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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숨진 배우 김새론 씨(25)가 생전 악플(악성 댓글)과 비방 유튜브 영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플러(상습적으로 악플을 다는 사람)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법안은 지난 국회에서만 최소 11건 이상 폐기됐고, 이번 국회에서 최소 5건이 계류 중이다. 악플로 인해 유명인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반복되는 만큼 정치권이 관련 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제21대 국회에서는 사이버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최소 11건 논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여기에는 형법에 사이버폭력 처벌 규정을 명시하거나 사이버폭력에 대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법안도 있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5건 이상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지난해 7월 ‘먹방 유튜버 쯔양’이 일명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악성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이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사이버 폭력을 가중 처벌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숨진 김 씨의 경우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악플에 시달렸다. 김 씨가 방송 출연을 중단한 기간에 온라인에는 ‘자숙 기간 중 생일파티를 했다’, ‘보여주기식으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다’ 등의 악플과 관련 유튜브 영상이 지속적으로 퍼졌다. 악플과 허위 유튜브 영상의 피해자가 늘고 있지만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쉽지 않다.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등 유명인을 비방하는 영상을 올려 온 유튜버 ‘탈덕수용소’는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관련 서버가 해외에 있어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악플러와 사이버 레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있는 명예훼손죄 등 조항을 악플러들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댓글 실명제를 시행하거나, 불법 영상 등이 올라오는 플랫폼을 제재할 수 있는 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17일 열렸다. 지난 주말 서울대에서 양측이 맞불 집회를 열고 대립한 지 이틀 만이다.17일 오전 서울대 캠퍼스엔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서울대 학생회관 옆 아크로폴리스 광장엔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측 집회 참가자 3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쿠데타 옹호세력 규탄!”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집회 시작 직전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 측 10여 명이 모여들며 바로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자 말다툼을 하다 넘어지는 등의 실랑이가 빚어졌다.이날 탄핵 찬성 집회에 나선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탄핵을 반대하는 학생들, 시민단체 등을 규탄했다. 발언자로 나선 진영준 서울대 수리과학부 대학원생은 “지난 2월 15일에 이어 오늘도 일부 극우 서울대 학생들과 내란 세력들은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 시대로 돌아가려고 한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하고 있다”며 “우리는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양측의 갈등은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던 장소 바로 옆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진행되며 본격화됐다. 서울대 공동행동 측은 발언이 끝난 뒤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된 학생회관 방면으로 행진했다.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라”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을 외치자 바로 맞은편에 있던 탄핵 반대 집회 측에서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고성이 오갔다.이윽고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시작된 탄핵 반대 집회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불법탄핵 타파하라!” “탄핵 무효” “부정선거 감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회관 앞으로는 학생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년층 등도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학생 이서진 씨는 “한국은 부정선거 수치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서울대 지성인이 일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15일에 이어 이틀 만에 캠퍼스 내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또다시 열리며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 인류학과 졸업생 조주영 씨(24)는 “가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지난 주말엔 소음이 상당해 다들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며 “잠깐 산책하러 나가보니 찬반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하기 직전이었는데 일반 학생들도 혹시 다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서울대 대학원생 신모 씨(27)는 “오늘 도서관에서 신입생 대상으로 도서관 인용 안내 프로그램 예정되어 있어 일찍 왔다가 시끄러워 나가는 중”이라며 “과격한 집회 모습을 처음봐서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배우 김새론 씨(25·사진)가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김 씨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와 약속한 친구가 김 씨 집에 방문했다가 김 씨를 발견했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22년 5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로수, 변압기 등을 들이받고 도주하는 사고를 내 벌금 20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4년 만나고 떠났네. 엄마한테 24년 행복을 주고 대못을 박고 떠났네.” 15일 이효은 씨(52)는 딸의 생전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씨의 둘째 딸인 박예원 씨(당시 24세)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예원 씨는 생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고등학교 동창과 태국 여행을 떠났다가 귀국길에 변을 당했다. 그는 생전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한 뒤 오전엔 장애 아동을 돕는 봉사를 하고, 오후엔 학원에서 첼로 등 악기를 가르치는 음악 강사로 일했다. 이날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49재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이 씨 가족이 광주 서구 자택을 떠나 오전 8시경 무안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차 안은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이 씨는 “예원이가 여행 갈 때 차를 가지고 갔어요. 이 길을 얼마나 신나서 갔을까”라고 말했다. 합동위령제에는 유가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씨는 분향소 앞에서 “24년 만나고 떠났네. 엄마한테 24년간 행복을 주고 대못을 박고 떠났네, 나쁜 가시나”라며 눈물을 흘렸다. 예원 씨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숨진 이민주 씨(당시 24세)의 부모는 전날부터 공항에 머물렀다. 민주 씨 어머니 정현경 씨(55)는 “바라는 건 진실 규명뿐”이라며 “비행기의 복행, 콘크리트 둔덕 등에 대한 책임 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떠난 딸에게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았으니 가서는 너무 애쓰지 말아라”며 “그곳에선 예원이와 건강하게 지내라”고 했다. 예원 씨의 어머니 이 씨도 “콘크리트 둔덕 설계, 정기적이지 못했던 점검, 과사용된 기체 등 원인 규명을 통해 억울하지 않은 죽음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크리스마스로 돌아가고 싶다”며 “거기선 생일이니 엄마랑 아빠랑 같이 지내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배우 김새론 씨(25)가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서울 성동경찰서는 김 씨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 2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는 지인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와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김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씨는 2022년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 변압기 등을 들이받고 도주하는 사고를 내 벌금 2000만원을 확정 받았다.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4년 만나고 떠났네. 엄마한테 24년 행복을 주고 대못을 박고 떠났네.” 15일 이효은 씨(52)는 딸의 생전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씨의 둘째 딸인 박예원 씨(24)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예원 씨는 생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고등학교 동창과 태국 여행을 떠났다가 귀국길에 변을 당했다. 그는 생전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한 뒤 오전엔 장애 아동을 돕는 봉사를 하고, 오후엔 학원에서 첼로 등 악기를 가르치는 음악 강사로 일했다.이날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49재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이 씨 가족이 광주 서구 자택을 떠나 오전 8시경 무안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차 안은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이 씨는 “예원이가 여행 갈 때 차를 가지고 갔어요. 이 길을 얼마나 신나서 갔을까”라고 말했다. 언니 채원 씨(26)는 “언니도 왔는데 너는 어디 있어”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합동위령제에는 유가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씨는 분향소 앞에서 “24년 만나고 떠났네. 엄마한테 24년간 행복을 주고 대못을 박고 떠났네, 나쁜 가시나”라며 눈물을 흘렸다. 예원 씨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숨진 이민주 씨(25)의 부모는 전날부터 공항에 머물렀다. 민주 씨 어머니 정현경 씨(55)는 “바라는 건 진실 규명뿐”이라며 “비행기의 복행, 콘크리트 둔덕 등에 대한 책임 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떠난 딸에게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았으니 가서는 너무 애쓰지 말아라”며 “그곳에선 예원이와 건강하게 지내라”고 했다. 예원 씨의 어머니 이 씨도 “콘크리트 둔덕 설계, 정기적이지 못했던 점검, 과사용된 기체 등 원인 규명을 통해 억울하지 않은 죽음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크리스마스로 돌아가고 싶다”며 “거기선 생일이니 엄마랑 아빠랑 같이 지내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시청각실은 친구들과 자주 지나가던 곳인데 앞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13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이 학교 재학생 신모 양(9)은 “학교로 돌아가기가 무섭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흘 전 이 학교에서는 1학년 김하늘 양(8)이 교사 명모 씨(48)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명 씨의 범행이 알려지자 재학생들 사이에선 2차 정신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 내 익숙한 공간에서 참극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큰 충격을 받았지만, 교육당국은 트라우마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재학생 홍모 양(10)은 “학교에 오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며 “선생님도 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지금은 학교가 임시 휴업 중이지만 학생들은 17일 개학 이후를 우려하고 있었다. 한 학생은 “임시 방학이 더 길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가해 교사의 상세한 범행 수법 등도 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퍼졌다. 재학생 김모 양(12)은 “(또래) 단톡방을 통해서 하늘이 사건이 일어난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다”며 “범인 선생님 이름도 단톡방에 계속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재학생 학부모 윤모 씨(37)는 “학교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으면 전학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박모 씨(39)는 “딸이 하늘이와 아는 사이라 심리적 충격이 훨씬 큰 상황”이라며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학생이 많은 만큼 학교 당국에서도 심리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재학생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평생 남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좌교수는 “부모님이 아이들이 이 사건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사건에 대해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도 아이의 트라우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선 하늘 양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영정사진 앞에서 유족 10여 명이 묵념을 마치자, 하늘 양의 아버지는 충혈된 눈으로 유족과 조문객들에게 “저희 하늘이 보러 가요. 여러분”이라고 말하며 입관실로 향했다. 2분 뒤 입관실에서는 통곡 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늘 양의 어머니는 생전 딸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손에 든 채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었다. 교사들도 빈소 곳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14일 오전 9시 반 발인 뒤 대전 정수원에서 화장 후 대전추모공원에 유해가 안치된다.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저희 하늘이 보러 가요 여러분들” 13일 오전 10시경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김하늘 양(8)의 빈소 앞. 하늘 양이 여교사 명모 씨(48)의 흉기에 숨진 지 4일 된 이날 입관식을 앞두고 빈소에는 깊은 한숨 소리와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 하늘 양의 영정사진 앞에서 유족 10여 명이 묵념을 마치자, 하늘 양의 아버지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유족과 조문객들에게 “저희 하늘이 보러 가요 여러분들”이라고 말하며 입관실로 향했다. 유족과 지인들 40여 명은 입관실로 가는 계단에서부터 손을 떨며 내려갔다. 울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거나 흐느끼는 이도 있었다. 오전 내내 애써 밝은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던 하늘 양의 친할머니는 입관실로 향하는 길에 가슴을 두드리며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이 장례식장 입관실에 들어간 후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입관실에서는 통곡 소리가 흘러 나왔다. 절규에 가까운 외마디 비명과 바닥을 치는 소리 등이 한참 동안 벽을 뚫고 들렸다. 한 유족은 한 손에는 곰인형을 든 채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관실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약 20분이 지나 입관식이 끝난 뒤 하늘 양의 아버지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절뚝이며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걸어 나왔다. 하늘 양의 할머니는 “우리 하늘아”를 연신 외치며 바닥에 쓰러져 통곡했다. 선유초 관계자들도 장례식장 2층 빈소 곳곳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하늘 양의 발인은 14일 오전 9시 반에 빈소가 마련된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하늘 양의 유해는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다. 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8)을 살해한 여교사 명모 씨(48)가 우울증 관련 진단서를 내고 휴직했다가 3주 만에 복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복직 당시 명 씨가 제출한 의사 진단 소견이 3주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 확인됐다. 두 진단서는 같은 의사가 발행했다. 12일 동아일보가 국회 교육위원회 김주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명 씨의 병원 진단서 기록에 따르면 의사는 12월 초 명 씨의 상태에 대해 “심한 우울감, 무기력감에 시달리고 있어 최소 6개월 정도의 안정을 요한다”고 적었다. “2023년 여름경 (병이) 재발”, “(2024년) 9월 중순부터 급격히 악화” 등의 내용도 있었다. 명 씨는 이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지난해 12월 9일부터 6개월간 우울증 관련 질병 휴직에 들어갔다. 경찰도 명 씨가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3주 뒤인 지난해 12월 30일 명 씨는 ‘복직하겠다’며 새 진단서를 제출했다. 거기에는 “12월 초까지만 해도 잔여 증상이 심했으나, 이후 증상이 거의 없어져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 있었다. ‘최소 6개월’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정상 근무가 가능’하다는 진단으로 바뀐 것. 새 진단서 때문에 명 씨는 복직할 수 있었고 이후 학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두 진단서는 모두 대전 모 대학병원의 한 의사가 작성했다. 이에 대해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 정도 환자가 3주 만에 호전되는 상황이 일반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동아일보 문의에 “진단서는 의학적인 판단 아래 이뤄진 것으로 잘못된 점이 없다”고 했다. 10일 범행 당일 명 씨의 행적도 속속 드러났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명 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 학교에 출근했다가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낮 12시 50분경 무단 외출했다. 명 씨는 동료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차를 몰고 학교를 빠져나가 약 2km 거리의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가 외출하기 위해선 학교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경찰은 12일 명 씨에 대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전날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명 씨의 주거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하늘 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다발성 예기(날카로운 물건) 손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결론 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챙겨주고 싶어요.” 12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8)의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초등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티니핑’ 음료와 간식 등이 배달됐다. 이를 배달한 배달 기사 이대용 씨(43)는 “춘천에서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분이 ‘하늘이 가는 길에 간식이라도 챙기고 싶다’며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주문해 배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씨가 보여준 배달 요청 문자에는 “아들만 둘이라 딸은 뭘 좋아하는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낸다”며 “하늘이가 좋아하길 바란다. 하늘아 예쁜 별로 잘가”라고 적혀 있었다. 이 씨가 장례식장에 배달을 완료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메세지보고 눈물이 많이 나서 답장이 늦었다”며 “기사님과 제 마음이 아이의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하늘 양의 소식이 알려진 뒤 전국에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빈소가 차려진 전날부터 이날까지 시민들은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대전 서구에서 온 탁모 씨(39)는 “조카 또래인 하늘이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찾아왔다”며 “초소한 학교에 보낸 시간 만큼은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에서 온 장모 씨(30)는 “하늘이도 대전하나시티즌 팬이었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며 “같은 축구팀 팬으로서 남 일 같지 않아 오게됐다. 하늘이가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가해 교사 명모 씨(48)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이날 명 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경찰은 명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입원 치료 중인 명 씨의 거동이 가능한 시점을 의료진과 조율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8)을 살해한 여교사 명모 씨(48)가 우울증 관련 진단서를 내고 휴직했다가 3주 만에 복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복직 당시 명 씨가 제출한 의사 진단 소견이 3주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 확인됐다. 두 진단서는 같은 의사가 발행했다.12일 동아일보가 국회 교육위원회 김주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명 씨의 병원 진단서 기록에 따르면 의사는 12월 초 명 씨의 상태에 대해 “심한 우울감, 무기력감에 시달리고 있어 최소 6개월 정도의 안정을 요한다”고 적었다. “2023년 여름경 (병이) 재발”, “(2024년) 9월 중순부터 급격히 악화” 등 내용도 있었다. 명 씨는 이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지난해 12월 9일부터 6개월간 우울증 관련 질병 휴직에 들어갔다. 경찰도 명 씨가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밝혔다.하지만 3주 뒤인 지난해 12월 30일 명 씨는 ‘복직하겠다’며 새 진단서를 제출했다. 거기에는 “12월 초까지만 해도 잔여 증상이 심했으나, 이후 증상이 거의 없어져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 있었다. ‘최소 6개월’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정상 근무가 가능’하다는 진단으로 바뀐 것. 새 진단서 때문에 명 씨는 복직할 수 있었고 이후 학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두 진단서는 모두 대전 모 대학병원의 한 의사가 작성했다. 이에 대해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 정도 환자가 3주 만에 호전되는 상황이 일반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동아일보 문의에 “진단서는 의학적인 판단 아래 이뤄진 것으로 잘못된 점이 없다”고 했다.10일 범행 당일 명 씨의 행적도 속속 드러났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명 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 학교에 출근했다가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낮 12시 50분경 무단 외출했다. 명 씨는 동료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차를 몰고 학교를 빠져나가 약 2km 거리의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가 외출하기 위해선 학교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경찰은 12일 명 씨에 대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전날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명 씨의 주거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하늘 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다발성 예기(날카로운 물건) 손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결론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항상 아이한테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 11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8)의 빈소에서 만난 하늘 양의 아버지 김민규 씨(38)는 끝내 울분을 토했다. 전날 하늘 양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같은 학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씨는 “외부인도 아니고 교사가 제 딸을 죽였다”며 “하늘이는 여러 군데에 칼을 찔렸고, 저항을 한 것 같은 칼자국들도 손에 많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가해 교사 명모 씨(48·여)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양의 할머니가 먼저 학교에 도착해 시청각실에서 명 씨를 만났을 때 명 씨는 “애기(하늘 양)는 여기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엔 (명 씨에게) 자해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며 “이후 시청각실 문을 잠가서 강제 개방했을 때 피투성이였던 걸로 보아 (명 씨가) 들켜서 자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맑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딸이 이제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계속 방학”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김 씨는 “평소 제가 아침 7시에 출근하니까 하늘이는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서 저를 배웅했었다”면서 “평소처럼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하늘이는 2월 10일 죽었고, 하늘이 동생은 2월 9일이 생일이다”라며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하늘 양은 커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하늘이의 꿈은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었다”며 “생일 선물로 포토카드를 사달라고 하고 모든 물품도 다 장원영이었다”고 했다. 하늘 양의 친할아버지 김형용 씨(64)는 “하늘이는 순해서 늘 동생한테도 져주는 아이였다”며 “춤도 참 잘 춰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도 많이 피우고 커서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아직 하늘 양의 소식을 모르는 동생(6)이 빈소에 도착하자 적막이 흘렀다. 김 씨는 “언니 이제 못 봐. 언니 없어 이제”라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김 씨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하늘이 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 교사 명모 씨(48·여)가 경찰 진술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명 씨는 사건 당일 “시청각실 바로 앞에 있는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기존에 담임교사를 맡고 있었지만 복직 후 교과전담교사가 됐고, 이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명 씨가 “복직 3일 후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을 못 들어가게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건 닷새 전인 5일에는 “업무 포털이 빠르게 접속되지 않는다”며 컴퓨터를 파손했고, 6일에는 불 꺼진 교실에 혼자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동료 교사가 ‘함께 퇴근하겠느냐’ ‘이야기를 나누겠느냐’고 묻자 동료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해야 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살해 도구인 칼에 대해 “근처 마트에서 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명 씨는 사건 당일 “3층 교무실에 있기 싫어 잠겨 있던 2층 시청각실(범행 장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현재 명 씨는 목 부위에 부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범행에 대해 시인한 상황이다. 경찰은 명 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곧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 A 씨가 8세 학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가운데 이 교사가 범행 약 3시간 전 학교 인근 주방용품 전문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9분경 A 씨는 학교에서 약 2.2km 떨어진 주방용품 전문 마트에 승용차를 몰고 도착했다. 영상에 따르면 마트로 들어간 가해 교사 A 씨는 흉기를 구입하고 약 6분 뒤인 1시 36분경 마트에서 나왔다. 그의 손에는 검은색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마트에서 날 길이만 16cm에 달하는 흉기를 구매했다. 이윽고 그는 차를 몰고 다시 떠났다. 이날 A 씨는 오후 5시 50분경 근무하던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초등학생 김하늘 양(8)을 흉기로 살해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김 양은 끝내 숨졌으며 A 씨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항상 아이한테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11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8)의 빈소에서 만난 하늘 양의 아버지 김민규 씨(38)는 끝내 울분을 토했다. 전날 하늘 양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같은 학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씨는 “외부인도 아니고 교사가 제 딸을 죽였다”며 “하늘이는 여러군 데에 칼을 찔렸고, 저항을 한 것 같은 칼자국들도 손에 많았다”고 말했다.김 씨는 가해 교사 명모 씨(48·여)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양의 할머니가 먼저 학교에 도착해 시청각실에서 명 씨를 만났을 때 명 씨는 “애기(하늘 양)는 여기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엔 (명 씨에게)》 자해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며 “이후 시청각실 문을 잠가서 강제 개방했을 때 피투성이였던 걸로 보아 (명 씨가) 들켜서 자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김 씨는 해맑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딸이 이제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계속 방학”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김 씨는 “평소 제가 아침 7시에 출근하니까 하늘이는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서 저를 배웅했었다”면서 “평소처럼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하늘이는 2월 10일 죽었고, 하늘이 동생은 2월 9일이 생일이다”라며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하늘 양은 커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하늘이의 꿈은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었다”며 “생일 선물로 포토카드를 사달라고 하고 모든 물품도 다 장원영이었다”고 했다. 하늘 양의 친할아버지 김형용 씨(64)는 “하늘이는 순해서 늘 동생한테도 져주는 아이였다”며 “춤도 참 잘 춰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도 많이 피우고 커서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아직 하늘 양의 소식을 모르는 동생(6)이 빈소에 도착하자 적막이 흘렀다. 김 씨는 “언니 이제 못 봐. 언니 없어 이제”라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김 씨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하늘이 법’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살다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지난달 6일 25년 만에 출소한 김신혜 씨(48). 억울한 옥살이를 마친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가”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런 김 씨가 보름 뒤인 21일 고향인 전남 완도에서 약 350km 떨어진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근처에서 발견됐다. 출소 후 심한 불안과 망상을 앓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실종신고로 약 하루 만에 발견된 김 씨는 관할 파출소에서 ‘나는 북한에 가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망상 증세가 심각해지자 김 씨의 남동생과 담당 변호사는 김 씨를 국립 정신의료기관에 보호입원시키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호자-환자 3개월 이상 동일 주소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자 못 받는다”, 거절 사례 빈번 김 씨처럼 정신질환자에게 주민등록상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와 오래 떨어져 살았던 경우 보호입원이 어려워 당사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건강증진법상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는 환자의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그 외 형제자매나 친인척 등이 될 수 있다. 다만, 직계혈족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최근 3개월 이상 환자와 같은 주소에 거주해야만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다. 10일 동아일보가 전국 정신의료기관 20곳을 취재한 결과 ‘3개월 이상 동일 거주지 요건’을 못 채워 보호입원을 거절당한 사례가 16곳에서 나왔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은 최근 경기 부천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다. 그의 형과 누나가 이 병원을 방문했지만 두 사람 모두 3개월 동일 주소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입원하지 못했다. 조현병 환자 가족 모임 ‘가족은 바꿀 수 없다’ 운영자는 “환자의 형제자매가 부양 요건을 갖춰서 보호입원을 신청했는데 ‘이미 이혼해서 소식도 모르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직접 와서 신청해야 한다’며 입원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입원을 거절당한 보호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신질환자가 본인이나 남을 해치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한 정신의료기관 관계자는 “심한 망상으로 타인에게 폭력을 가할 우려가 큰 환자가 있어도, 아직 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서 응급입원도 못 시키는 경우가 한 달에 한두 번꼴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2019년 경남 진주시 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안인득은 사건 발생 2주 전부터 형제들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키려 했으나 요건을 채우지 못해 입원이 무산됐다.● “기준 개선 필요, 사법입원제도 검토할 만”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보호입원 거절 통계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신고 이전에 입원 요건 미충족 등을 사유로 입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의사나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최장 3일까지 정신의료기관에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응급입원’도 해마다 입원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청이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응급입원 반려 건수는 2020년 385건에서 2023년엔 105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837건이 반려됐다.전문가들은 재산을 노리고 가족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사례가 많았던 탓에 ‘3개월 이상 동일 거주지 요건’이 생겼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자나 보호자마다 처지가 다른데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 등에서 법원이 정신질환자의 상태를 검토해 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사법입원제’를 시행 중인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와 가족마다 상황이 제각각인데 3개월 같은 주소지라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법입원제 같은 시스템으로 환자를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보호입원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정부가 부인 이순자 씨 등을 상대로 추진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시도가 불발됐다. 7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김진영)는 정부가 이 씨와 옛 비서관 이택수 씨, 장남 재국 씨 등 연희동 주택 지분 소유주 11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전 씨(전두환)의 사망에 따라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형사 사건의 각종 판결에 따른 채무는 원칙적으로 상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2021년 10월 연희동 자택 본채가 전 씨의 차명 재산으로 보인다며, 전 씨가 내지 않은 추징금 집행을 위해 이 씨 명의의 자택 소유권을 전 씨로 이전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이 소송이 제기되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11월 사망했다. 전 씨는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내란목적살인·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완납하지 않았고,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뒤에도 “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며 버텼다. 현재까지 867억 원이 환수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판결로 남은 미납 추징금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판결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신종 마약 ‘러시(Rush)’의 원재료를 해외에서 밀반입해 국내에서 제조·유통한 20대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복용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심장 발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러시를 병당 많게는 30만 원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미니카연방 국적의 남성 A 씨(24)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임시마약류인 러시를 국내에서 제작해 직접 판매하고, 중간 유통책 2명 등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임시마약류란, 마약류는 아니지만 오용 또는 남용했을 때 신체에 위험이 있어 마약류에 준해 취급하는 물질이다. 러시는 일종의 최음제로 알려져 있으나 의식 상실, 심장 발작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국내에선 임시마약류 중 2군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A 씨가 국내에서 제조한 러시는 약 4L로, 4000회가량 흡입할 수 있는 양이다.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러시의 원재료와 화학약품을 화장품인 것처럼 위장해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은신처에서 직접 제조해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했다. A 씨는 러시를 30mL 병당 24만∼30만 원에 판매하며 “엄청 저렴하고 흔하게 구할 수 있다. 약국에서도 판매하고, 중독성이 없다”고 홍보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20여 병이 판매됐으며, 아직 판매되지 않은 3.42L는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에선 외국인 마약 밀수사범과 이들이 밀반입하는 마약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발간한 마약류 동향에 따르면 국내 유통 마약류는 대부분 해외에서 밀수됐으며 2023년에 밀반입된 양은 총 637.87kg으로 전년 대비 약 62.1% 늘었다. 외국인 밀수사범도 2023년에 590명으로 2019년(196명)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기자가 5일 텔레그램에서 ‘러시’라고 입력하자 수십 개의 판매 채널이 떴다. 이 중 한 명에게 구입을 문의하자 1분 만에 답변이 와 “2병에 35만 원”, “부작용이 없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안내를 받았다. 수사 당국은 임시마약류도 마약만큼 신체 및 정신적 위해를 끼칠 수 있으며, 형사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한다. 현행법은 임시마약류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불법이 아닌 마약류도 국내에 들여와 제조하거나 판매 및 소지하는 행위는 형사 처벌을 받는다”며 “특히 ‘중독성이 없고 처벌받지 않는다’고 속이는 행위는 엄중히 단속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신종 마약 ‘러쉬(Rush)’의 원재료를 해외에서 밀반입해 국내에서 제조·유통한 20대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복용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심장 발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러쉬를 병당 많게는 30만 원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미니카연방 국적의 남성 A 씨(24)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임시마약류인 러쉬를 국내에서 제작해 직접 판매하고, 중간 유통책 2명 등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임시마약류란, 마약류는 아니지만 오용 또는 남용했을 때 신체에 위험이 있어 마약류에 준해 취급하는 물질이다. 러쉬는 일종의 최음제로 알려져 있으나 의식 상실, 심장 발작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국내에선 임시마약류 중 2군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A 씨가 국내에서 제조한 러쉬는 약 4L(리터)로, 4000회가량 흡입할 수 있는 양이다.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러쉬의 원재료와 화학약품을 화장품인 것처럼 위장해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은신처에서 직접 제조해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했다. A 씨는 러쉬를 30mL 병당 24만~30만 원에 판매하며 “엄청 저렴하고 흔하게 구할 수 있다. 약국에서도 판매하고, 중독성이 없다”고 홍보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20여 병이 판매됐으며, 아직 판매되지 않은 3.42L는 압수했다고 밝혔다.이처럼 국내에선 외국인 마약 밀수사범과 이들이 밀반입하는 마약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발간한 마약류 동향에 따르면 국내 유통 마약류는 대부분 해외에서 밀수됐으며 2023년에 밀반입된 양은 총 637.87kg으로 전년 대비 약 62.1% 늘었다. 외국인 밀수사범도 2023년에 590명으로 2019년(196명)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기자가 5일 텔레그램에서 ‘러쉬’라고 입력하자 수십 개의 판매 채널이 떴다. 이 중 한 명에게 구입을 문의하자 1분 만에 답변이 와 “2병에 35만 원”, “부작용이 없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안내를 받았다. 수사 당국은 임시마약류도 마약만큼 신체 및 정신적 위해를 끼칠 수 있으며,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한다. 현행법은 임시마약류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불법이 아닌 마약류도 국내에 들여와 제조하거나 판매 및 소지하는 행위는 형사 처벌을 받는다”며 “특히 ‘중독성이 없고 처벌받지 않는다’고 속이는 행위는 엄중히 단속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가게 평점이 1.4점까지 내려갔다.”(서울 용산구 자영업자 김모 씨)“대통령이 주장한 ‘부정선거’는 사실이 아니라는 영상을 올린 뒤 내가 ‘화교’ ‘중국인’이라는 소문이 퍼졌다.”(이모 변호사 겸 유튜버) 12·3 불법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일반 시민이 시민에게 온·오프라인에서 위해를 가하고 협박하는 ‘정치적 린치(lynch)’가 늘어나고 있다. 자신과 이념,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일명 ‘좌표’를 찍고 가게에 낮은 별점을 주거나, 신상을 찾아내 유포하는 식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서 “정신병이 있냐” 등 비난 메시지를 받았다는 피해자도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분열된 사회 분위기와 군중 심리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테러 예고 글부터 스토킹까지 19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영장 발부한) 판사 죽이자” 등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사 청구를 기각한 판사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판사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 시민을 겨냥한 ‘온라인 린치’도 늘고 있다. 구독자 7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이모 변호사는 최근 ‘대통령 등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란 취지의 영상을 올렸다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다. 이후 그의 유튜브 채널에 수천 개의 비난 댓글이 달렸고, 변호사 사무실에도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이 변호사는 “제가 화교라거나 중국 유학생 출신이라는 소문까지 퍼졌다”며 “수십 명이 전화를 걸어 욕을 하니 악몽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시민은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뒤 “당신 가게 주소를 확인했으니 찾아가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저와 견해가 다른 분이 가게 주소를 온라인에 유포했다”며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역시 이런 ‘정치적 린치’가 군중에 의해 극단적으로 발현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기보다는, 폭력으로 즉각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 내부에 침입한 시위대와 유튜버 등 46명 전원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문가들 “사적 테러, 처벌 수위 높일 필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은 경중을 떠나 모두 범죄라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적 테러는 형법상 범죄로, 이런 탈법 행위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사람이 익명으로 군중 심리에 기대 파괴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행동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온라인 린치’는 전파가 빠르고 광범위하다”며 “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게시글은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비방 목적의 게시글을 방치한 온라인 사이트 운영자에게도 불법 행위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며 “사건이 벌어지면 차단 조치가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