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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는 제73주년 광복절(15일)을 기념해 독립운동을 위한 군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고 최병국 선생을 비롯한 177명을 포상한다고 5일 밝혔다. 훈격별로는 건국훈장 93명(애국장 31명, 애족장 62명), 건국포장 26명, 대통령 표창 58명이다. 최 선생은 1919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이듬해 평북 용암포에서 활동하다 체포돼 징역 8년을 선고받은 공로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는다. 1940년 당시 일본 패전을 주장하며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폐간의 부당성을 성토했던 고 손용우 선생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다. 포상 대상자 중 최 선생을 비롯한 5명의 애국지사 가족들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직접 포상을 받는다. 경축식은 포상 외에 연합 합창단 700명의 ‘환희의 송가’ 합창,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영상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는 20일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확산을 위한 공동 협력을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이 참석했다.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공간은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우울증 정도를 스스로 체크하고 결과에 따라 개인별로 휴식을 취하거나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2016년 서울 중랑구 신현중학교에 시범 설치해 운영한 결과 이용 학생들의 항스트레스 지수가 평균 33.7%(좌뇌 기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공간 조성을 위한 행정 지원과 디자인 컨설팅을 맡고, 재단은 사업 확산에 필요한 재원 확보와 설계·시공을 담당한다. 공간은 창신초, 성내중, 서울영상고, 경복비즈니스고, 경일고, 미림여고에 설치된다. KB국민은행과 교원그룹이 각각 후원한 6억 원, 1억4000만 원을 재원으로 활용한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개설한 시민참여 정책 제안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을 대폭 개편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처럼 일정 수준 이상 시민들의 공감을 얻으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답변하는 방안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혁신기획관실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민주주의 서울’ 실행 계획을 작성해 보고했다. ‘민주주의 서울’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출범시킨 온라인 시민 정책 제안 시스템이다. 2006년 시작했던 ‘천만상상오아시스’를 개편한 것이다. 시민들이 제안한 정책이 채택될 경우 어떻게 실행되는지 알 수 있도록 했고, 정책 시행 전후로 시민 의견을 수렴하거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서울시가 묻습니다’도 신설했다. 운영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공개 이후 접속 인원은 8만2273명으로, 1875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제안이 부서 검토로 이어진 경우는 125건이고, 이 중 20건이 받아들여졌다. ‘서울시가 묻습니다’에서는 ‘공공기관 화장실 생리대 비치’ ‘서울형 공해차량 운행 제한’ 등을 다뤄 시민 의견이 각각 1000건씩 접수됐다. 그러나 참여한 시민들이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천만상상오아시스’의 경우 제안이 채택되면 상품권을 주는 식이었는데, ‘민주주의 서울’은 공감을 누르고 의견을 다는 것 외에는 시민들의 참여 통로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편 계획에는 시민 제안 처리 절차를 보다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단 시민이 올린 제안에 ‘공감’이 50개 이상 달리면 자동으로 담당 부서가 수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담당 부서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제안은 20여 명 안팎의 전문가로 구성된 의제 선정 집단에 넘어간다. 이들은 부서의 검토 결과가 타당한지를 판단한다. 또 공감이 500개를 넘어갈 경우 이를 공론화할 것인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공론화 단계로 돌입하게 되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달 수 있다. 이 과정에 참여한 시민이 5000명을 넘으면 박 시장이 직접 나서서 답변하게 된다. 이런 개편 방안은 기존 홈페이지에서 몇몇 시민이 제안을 반복적으로 올리거나 단순 민원 글이 올라오는 등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추천만 많으면 의무적으로 답변하도록 돼 있는 청와대의 청원 게시판보다 ‘숙의 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각종 운영지침을 제작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공론화 의제 선정 집단 구성도 연말까지 완성한다. 2019년까지 웹사이트 재개발 등 장기적인 개선 방안도 마련 중이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민 투표 기능을 개발해 적용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보안성이 뛰어나 가상통화 원천 기술로 쓰이기도 한 블록체인 방식이 도입되면 온라인 여론 조작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가 모 사회복지법인 이사장의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올 1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수사 권한을 갖게 된 이후 서울시가 진행하는 첫 수사다. 기존에는 혐의가 포착되면 경찰 등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마포구의 한 사회복지법인 이사장인 A 씨(71)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A 씨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직원에게 2100만 원가량의 급여를 지급(이후 반납)한 혐의(사회복지사업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그 밖에 법인 계좌에서 직원의 개인 계좌로 업무와 무관한 돈이 입금된 명세도 발견됐다. 특사경은 9일 복지법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이다. 이번 수사는 합동 점검을 벌인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의 의뢰로 이뤄졌다. 장애인복지정책과와 마포구는 5월 18일부터 약 일주일간 이 복지법인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석연찮은 운영 실태를 발견했다. 점검 결과 우선 사회복지법인의 설립 이유라고 볼 수 있는 ‘목적 사업’의 수행 실적이 턱없이 적었다. 통상 사회복지법인들은 목적 사업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다. 순이익의 70% 이상을 목적 사업에 지출해야 한다. 이 법인은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도모하기 위해 결연 및 후원사업, 장학사업 등을 행한다’는 목적 아래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주로 용역 사업을 벌이며 지난해 127억 원을 벌어들였다. 2013∼2017년 연간 순이익은 4000만∼2억4000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목적 사업에는 연간 약 400만∼2500만 원밖에 쓰지 않았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이 지출 명세마저 부풀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사업을 벌인다고 했지만 사실은 일반 기업처럼 운영하면서 세제 혜택을 누린 것으로 의심된다. 또 이 복지법인은 팔거나 임대하려면 시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기본 재산에 대한 관리 규정도 어겼다. 기본 재산으로 등록된 경기 광주시의 토지에 송전탑을 설치하는 대가로 약 8000만 원을 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사회복지법인 재무 회계 규칙에 따라 구분해 정리하도록 돼 있는 법인 회계와 수익사업 회계가 혼합돼 처리되는 등 장부 운영도 불투명했다. 이에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는 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으로 16일 청문회를 열어 A 씨의 해임을 논의했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시장이나 도지사는 정당한 명령을 불이행하거나 불법행위가 발견됐을 경우 사회복지법인 임원을 해임할 수 있다. 청문회에 출석한 A 씨는 사실 관계를 대부분 인정했지만 고의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경은 첫 수사인 만큼 증거자료를 꼼꼼하고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이 법인 고유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경기 가평군의 대표적 관광지로 꼽히는 테마공원 쁘띠프랑스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입장료 할인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쁘띠프랑스는 남부 프랑스의 전원마을을 재현한 공원으로 ‘작은 프랑스’라는 뜻이다.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며 2014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었다. 2008년 7월 25일 문을 열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입장권 할인 이벤트는 개관 10주년 당일인 25일에 적용된다. 방문객의 생일이 7월 25일이면 입장료(성인 기준 1만 원)를 받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에 숫자 ‘10’이 들어가는 고객은 입장료 1000원을 할인받는다. 이달 15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어린 왕자와 함께 작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10가지’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이 열린다. 쁘띠프랑스가 운영하던 주요 전시관과 체험관을 새로 단장해 소개한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유품과 유작, 어린 왕자 원본 노트를 직접 볼 수 있는 ‘생텍쥐페리 기념관’, 19세기 유럽에서 만들어진 오르골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오르골 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오르골 하우스에서는 하루 여섯 차례 연주회도 열린다. 프랑스 출신 예술가가 3분 캐리커처를 그려 선물하는 체험도 열린다. 입장료 이외의 모든 행사는 무료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가 장소를 빌려주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를 보낸 공모전 시상식에서 ‘통일 한국은 핵보유 국가’ 등의 주장이 담긴 작품들이 대거 수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서울시 청사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 기념 감상작 공모전 우리는 통일일세대 시상식 및 발표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평화이음과 민족재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공동 주최했다. 이들은 남북 간의 교류협력 증진을 늘려 통일을 지향한다는 단체들이다. 시상은 판문점 선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출품작 104편 중 수필, 영상, 시, 그림, 노래 등 10여 편을 선정해 이뤄졌다. 수상작은 10대 청소년이나 20대 대학생들이 만든 것이 많았다. 영상부문 우수상을 받은 작품에는 ‘통일을 하게 되면’이라는 제목 아래 통일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미사일 그림과 함께 ‘핵보유국가’라는 내용이 나온다. 다른 수상작에는 또 ‘우리 사회 대부분의 모순이 미국과 매국노의 농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시상식에 영상 축사를 보냈다. 박 시장은 영상에서 “오래전부터 서울과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꾸었다.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며 “벅찬 우리의 기억이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통일을 위한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가 단체와 행사 내용 등이 개략적으로 보고됐고 취지가 좋다고 판단해 축사를 보낸 것으로 안다”며 “시상 작품들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와 서울적십자병원은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병원 치료 기회와 의료비를 지원하는 ‘2060 의료비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업 대상은 만 20∼60세 중 ‘비수급 빈곤층’에 속하는 시민 40명이다. 중위소득 100% 이하(4인 가구 기준 451만 원)이면서 의료급여 1, 2종 수급자가 아니어야 한다. 서울시는 16일부터 보건소, 시립병원 등과 협조해 지원 대상자를 발굴한 뒤 서울적십자병원에 대상자 명단을 전달한다. 병원은 치료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내부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원 대상이 되면 적십자병원이 내년 3월까지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치료비(본인부담금)의 50∼100%를 지원받는다. 비용이 한도를 넘어서면 주치의 소견서 등에 따라 500만 원이 추가로 지원될 수 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2, 4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는 통로가 18일부터 약 3개월간 폐쇄된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통로 폐쇄는 환승 통로에 설치돼 있던 노후 에스컬레이터 3대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교체되는 에스컬레이터는 설치된 지 20년이 지났다. 월평균 4.97건의 장애를 일으키는 등 다른 에스컬레이터(0.9건)에 비해 고장이 잦았다. 서울교통공사는 부분 폐쇄 등도 고려했으나 승객 안전을 이유로 포기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부분 폐쇄 때 혼잡도가 정상 보행이 불가능한 ‘F등급’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쇄 기간 중 2, 4호선 간 환승은 가능하지만 5호선 환승은 다른 역을 이용해야 한다. 2, 5호선 간 환승은 을지로4가역을 이용하면 된다. 우회에 따른 예상 소요 시간은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또타지하철’에서 17일 오후 6시부터 확인할 수 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4월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 신축 현장. 3대의 이동식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의 예리한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알고 보니 크레인 중 1대는 1월 안전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기계였다.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 등이 달린 크레인 윗부분(선회 장치)의 상태 불량, 자동차의 번호판과 같은 ‘등록번호표’의 봉인 손상 등이 이유였다. 불합격된 장비는 최대 1년 이내에 정비를 받아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크레인은 정비도 받지 않고 현장에 재투입됐다. 정비 기간 내에 현장에 투입해도 처벌할 수 없는 애매한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다른 두 대도 상태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대는 와이어로프(붐대와 고리를 연결할 때 쓰이는 강철 줄)가 손상돼 있어 끊어질 우려가 있었다. 1대는 ‘권과 방지 장치’라는 안전장치의 알람을 강제로 꺼둔 채였다. 이러면 크레인의 로프가 과도하게 말려 올라가 충돌해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 조성주 서울시 시설안전과 주무관은 “상점에서 오작동을 이유로 화재경보장치를 몰래 꺼놓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장비만 설치해 놓고 실제로는 작동을 안 하니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사장에서 크레인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추가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시내 공사장 16곳의 이동식 크레인 29대를 안전 점검한 결과 13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1대당 평균 4.5건이다. 한 번에 9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현장도 있다. 특히 소규모 공사장일수록 장비 상태는 물론이고 현장 근로자의 안전 의식 수준이 높지 못했다는 게 합동점검반의 결론이다. 지난해 타워크레인 사고로 전국에서 19명이 숨지고 46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에서는 6, 12월 각각 영등포와 강서의 공사 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 사고가 나 모두 3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전자는 장비 결함, 후자는 부족한 안전 관리가 주된 사고 원인으로 꼽혔다. 점검 현장의 크레인과 각종 장비에서는 71건의 지적사항이 쏟아졌다. 크레인이 자재를 들어 옮기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와이어로프와 슬링벨트(자재를 묶어 올릴 때 쓰는 넓적한 벨트)의 상태 불량 건수는 17건에 달했다. 두 개 모두 큰 하중을 견뎌야 하는 장비라 작은 불량이나 손상이 있어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휘어지거나 갈라져 적은 무게에도 꺾일 우려가 있는 붐대도 6곳에서 발견됐다. 등록번호판이 손상됐거나 제작연도가 보이지 않는 크레인 2대도 발견됐다. 등록번호판 봉인을 손상한 경우 심하면 고발 조치될 수도 있다. 미등록 기기에 번호판을 바꿔 달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 의식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재가 추락하더라도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크레인 근처를 막는 울타리(방호울)를 치지 않은 경우가 10곳에 달했다. 경고표지판 등을 붙여놓지 않거나(18건) 신호수(수신호, 무전기 등을 이용해 크레인의 작업을 돕는 근로자) 없이 작업을 한 곳(4곳)도 있었다. 서울시는 등록번호표 봉인이 없거나 훼손된 2대에 대해서는 각각 등록된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지적 사항이 나온 크레인과 현장의 조치 결과를 확인한 뒤 필요하면 추가 점검도 벌일 방침이다. 고승효 서울시 시설안전과장은 “검사에 불합격한 크레인의 현장 투입을 막고, 중량물 취급 작업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2고가차도 철거 공사가 시작일 하루를 앞두고 갑자기 연기됐다. 공사 개시가 연기되면서 당초 11월 말로 잡혀 있던 개통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9일 “교통 대책 보완 등의 이유로 공사와 차량 통제를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주에 내부 회의를 열어 공사 시작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공사 일정 연기는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당초 예측한 것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가 시 내부에서 나온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민원도 제기됐다고 한다. 서울시는 당초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철거 작업을 벌이고 야간 공사 비중을 늘려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또 철거된 고가차로 아래에 있는 한남대로에 2.0km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설치하는 방안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 용산구 한남2고가차도(한남2고가) 철거공사가 10일 시작된다. 공사는 11월 말까지 실시될 예정이라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에 철거되는 한남2고가는 1976년 준공됐다. 한남대로와 한남대교를 연결하며 한남오거리 위를 지난다. 그러나 한남2고가는 차로 진입을 위해 한남1고가와 이태원로 쪽에서 유입된 차량들이 뒤엉키는 일이 잦아 이 일대 혼잡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앞서 서울시는 2002년부터 고가차로 철거를 시작했고 2016년 9월 한남2고가 등 고가 8곳의 추가 철거 계획을 발표했다. 한남2고가가 철거된 자리에는 2.0km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들어선다. 고가 아래 구간의 한남대로는 6차로에서 7차로로 확장된다. 서울시는 중앙차로 개통 시 출근시간대 도심방향 버스 통행 속도가 현재 평균 시속 18.6km에서 23.3km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사는 11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공사기간 내내 혼잡이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대교와 남산1터널을 이용했던 출퇴근자들은 반포대교, 동호대교와 동호로를 이용하고 강변북로 대신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간시간대 등을 이용해 공사를 진행한다. 한남오거리 일대 등 시내 곳곳에는 안내판 100여 개, 현수막 30여 개, 배너 900여 개를 설치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가 내부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민간위탁기관과 위탁 협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피해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을 위한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제도 개선을 마무리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되던 올 3월 ‘성희롱·성폭력 없는 성평등 도시 서울 대책’을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표준협약서를 개정해 민간위탁기관이나 협력업체 등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시가 협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용역업체를 심사할 때 직장 내 성폭력으로 과태료 이상 처분이나 벌금 이상 처벌을 받았을 경우 최대 5점을 감점하는 ‘일반용역 적격심사 세부기준’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은 행정안전부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시행된다. 사각지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서울 #위드유(WithU) 프로젝트’도 시작된다. 법률지원을 위한 상담과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변호인 선임비용 지원 등이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는 8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서울시 내부에서 사건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한 제도 변경도 이뤄졌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생기면 신고 및 조사 단계에서 가해자를 직무 배제하고 전보시키기로 했다. 가해자로 확정되면 성과급 미지급, 주요 보직 미발령 등 인사상 불이익이 내려진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 동북선 도시철도가 내년에 착공된다. 지난해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에 이어 동북지역과 도심을 잇는 두 번째 경전철이 된다. 서울시는 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동북선 경전철 사업 시행자인 동북선경전철㈜과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동북선경전철과 협상을 시작한 지 약 2년 6개월 만이다. 동북선경전철은 대표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로템, 두산건설, 금호산업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협약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현대로템 김승탁 대표 등이 참석했다. 동북선은 왕십리역∼제기동역∼고려대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으로 이어지는 13.4km 구간의 도시철도다. 정거장은 16개다. 개통되면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25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호선과 2호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12분 단축되는 것이다. 지하철 1·2·4·5·6·7호선과 경원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모두 9개 노선과 이어져 시민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올해 안에 설계와 각종 영향평가를 거쳐 2019년 착공할 계획이다.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총 사업비는 약 9895억 원으로 동북선경전철이 사업비의 50.1%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비(38.0%)와 국비(11.9%)로 충당한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종묘 담벼락 아래 길고양이 쉼터는 누가 없앴을까.’ 서울 종로구 종묘 주변에 길고양이를 위한 임시 쉼터를 만들어 놓은 직장인 전모 씨(29·여)는 최근 두 달 남짓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인근 원남동 사거리 부근 직장에서 일하는 전 씨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영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캣’과 엄마인 ‘맘’의 합성어)이다. 전 씨는 2년 전 가로세로 30∼40cm 검은색 상자 모양 플라스틱 쉼터 약 10개를 사서 종묘 담벼락 아래 늘어놓았다. 가격은 개당 1만5000원 정도지만 계절마다 갈아줘야 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사료도 통에 듬뿍 담아줬다. 찾아오는 고양이는 자주 바뀌지만 쉼터 관리를 위해 가보면 항상 서너 마리는 쉼터에 있었다. 그러던 5월 10일경 쉼터 박스 3개가 사라졌다. 먹이통은 전부 부서져 나뒹굴고 있었다. 전 씨는 인근 상점 폐쇄회로(CC)TV까지 보며 누가 그랬는지 추적했다. 영상에는 공무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쉼터 박스 주변에 접근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종로구에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구와 종묘관리사무소 측은 “쓰레기만 수거했을 뿐이다. 쉼터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쉼터가 파손된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 씨는 “작은 생명이지만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힘없이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길고양이는 지난해 기준 약 13만9000마리로 파악됐다. 20만 마리에 이르던 2015년보다는 줄었다. 시는 2008년 시작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효과로 보고 있다. 개체 수는 줄었다고는 하지만 길고양이를 둘러싼 주민들 간의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權)’에 더 민감해진 젊은층이 많아지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2월 구청 별관 옥상에 만든 ‘고양이 어울쉼터’를 두고 최근 구 공무원노동조합과 동물보호단체가 갈등을 빚었다. 노조 측은 “고양이로 인한 악취와 털 날림 등으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며 올 4월경부터 구에 시설물 이전을 요구했다. 구는 쉼터를 인근 카페형 유기견 분양기관이 있는 건물로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쉼터를 운영하는 고양이 보호 시민단체 ‘미우캣’은 옮기게 되면 안정적으로 쉼터를 운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미우캣 회원 약 20명이 구청 앞에서 이전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같은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의견이 달랐다. 길고양이가 객사(客死)하지 않도록 밥이라도 주자는 의견과 사료를 주니까 고양이가 몰려든다는 주장이 맞섰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빌라에 사는 정모 씨(35·여)는 최근 생면부지인 동네 남성과 말다툼을 벌였다. 정 씨가 평소 사료를 주던 길고양이를 향해 이 남성이 “재수 없게 자꾸 찾아온다”며 돌멩이를 던지는 모습에 욱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시민 인식을 개선하는 정책도 함께 벌이고 있다”며 “캣맘과 주민 사이의 갈등은 서로 잘 협의해 풀어 나가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박광일 기자}

지난해 서울 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51.5세로 조사돼 서울 시민의 고령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비중도 늘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서울시는 3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8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가구주 평균 연령은 2016년(48.5세)보다 1년 만에 평균 연령이 껑충 뛰었다. 2007년 48.5세였던 가구주 평균 연령은 이후 몇 년간 48∼49세에 머물렀다. 서울연구원 측은 가구주 평균 연령 상승의 원인으로 고령화 현상을 꼽고 있다. 가족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구당 구성원 수의 평균은 2007년(2.76명)보다 줄어든 2.45명이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가 가구 축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가 2016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시의 2016년 1인 가구 비중은 30.1%로 나타났다. 조사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한 것이다. 반면 4인 가구의 비중은 18.1%였다. 관악구(45.1%), 중구(38.2%), 종로구(37.6%) 등에 1인 가구가 많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 2016년 인구총조사를 사용한 것은 지난해 9월 조사 당시에는 2016년 통계청 데이터가 가장 최신 자료였기 때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삶의 질은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 수준을 묻는 질문에 1인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45.0%가 “2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이 비중이 10.0%에 그쳤다. 10점 만점인 행복지수도 다른 가구에 비해 낮았다. 1인 가구의 행복지수는 6.53점으로 2인 이상 가구(7.04점)에 비해 낮았다. 서울시 전체 평균은 6.96점이었다. 사회 계층을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에 대한 희망은 해마다 줄고 있었다. ‘내가 노력하면 나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높다’고 답한 비율은 29.7%에 그쳤다. 2011년 이후 이 비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런 인식은 저소득층일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응답자 중 43.2%가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성 역할에 대한 인식 조사도 포함됐다. 그러나 인식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아내에게 가사노동에 대한 주된 책임이 있고 남편이 약간 돕는다’는 응답이 58.0%로 가장 많았다.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노동을 한다는 응답은 13.8%에 그쳤다. 여성 2명 중 1명(51.2%)은 거의 매일 저녁식사를 준비한다고 응답했고, 남자가 매일 준비한다는 답변은 10.1%에 그쳤다. ‘밀레니엄 세대’로 꼽히는 1981∼1997년생 중 42.7%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서울서베이는 2003년 시작돼 15회째를 맞았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9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2687명)를 방문해 면접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학교 밖 청소년(학업 중단 청소년)들로 구성된 동아리가 서울 양천구와 손잡고 저소득 가정에 가구를 기부하는 활동에 나선다. 2일 양천구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3동과 학교 밖 청소년 목공 동아리 ‘피노키오 프로젝트’는 지난달 28일 신월3동주민센터에서 ‘지역 사회공헌 자원봉사 활동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에 따라 주민센터는 아이를 기르는 저소득층 가정들의 가구 수요 등을 조사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노키오 프로젝트가 의자, 책꽂이, 책상, 신발장 등 가구를 만들어 필요한 가정에 기부할 예정이다. 활동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피노키오 프로젝트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4명과 지도교사로 구성된 목공 동아리다. 대안전문교육기관 살레시오 미래교육원에서 운영하는 학교 밖 배움터(징검다리 거점 공간) ‘바라지’ 소속으로, 아름다운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다. 올해 3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이웃에게 희망을 주자’는 목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 영등포구는 2019년도 민관 협치 사업을 구민들이 투표로 직접 선정하는 ‘2018 영등포 열린공론장’을 연다고 2일 밝혔다. 행사는 ‘다 함께 그려보는 영등포의 내일’이라는 슬로건으로 5일 오후 2시 반 국회대로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다. 협치 사업 진행 상황을 소개하는 1부 순서가 끝난 뒤 2부에서 본격적인 선정 절차가 시작된다. 먼저 참석자 150명을 10명씩 나눈 원탁에서 1차 토론이 열린다. 참석자들은 토론을 거쳐 원탁별로 사업 우선순위를 매긴다. 이를 바탕으로 전원이 모여 2차 토론을 진행한다. 이후 투표를 통해 사업 추진 우선순위를 다수결로 정한다. 이날 논의될 협치 사업 주제는 모두 12개다. 구는 행사를 앞두고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의제를 사전 발굴했다. 민관 심의회 등을 열어 실행 가능성과 공익성 등을 검토해 의제를 12개로 추렸다. 구는 이날 순서가 정해지는 12개 사업을 내년에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예산(8억5000만 원)을 초과하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때까지 시행을 보류한다. 참가를 원하는 구민은 4일까지 구 기획담당관실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도 가능하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 영등포구 대방역 사거리와 여의교 오거리를 잇는 여의교가 확장 공사를 마치고 2일 개통한다. 이에 따라 샛강을 사이에 두고 신길동과 여의도동을 연결하는 여의교 일대의 차량 정체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공사로 대방역 앞·대방지하차도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1개 차로가 추가로 생겼다. 기존 여의교는 왕복 8차로에 보행 도로 2개가 다리 양쪽 끝에 붙어 있는 형태였다. 서울시는 이 중 한쪽 보도를 차로로 바꿨다. 직진과 우회전을 겸했던 4차로는 직진 차로로 바뀌었다. 신설된 5차로는 우회전 차로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다리 오른편(대방역→여의도 방향 기준)에 없어진 보도를 대신해 길이 240m, 폭 5m의 보행 전용 다리를 새로 만들었다. 시는 여의교 차로 확장으로 이 일대의 교통 지체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의교 오거리 일대 지체 시간(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등 이유로 정지한 시간)이 1대당 124.7초에서 61.3초로 50.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여의교 확장 개통으로 교통 정체 개선뿐 아니라 보행 전용 다리도 운영될 수 있게 됐다”며 “인근 지역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골! 골! 골! 골! 대∼한민국!”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기적 같은 승리에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민들은 “불가능을 넘어섰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7∼28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 곳곳의 거리응원 열기는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를 방불케 했다.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인 독일과의 경기가 열린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강남구 영동대로에는 퇴근 무렵부터 응원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광장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젊은이들이 자리를 잡았다. 일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듯 정장 차림의 직장인도 많았다. 태극기와 붉은색 막대풍선을 손에 든 응원단은 오후 10시 공연이 시작되자 몸을 흔들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후반 45분이 지나고 추가시간에 들어선 뒤 김영권의 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벌떡 일어났다. 이어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비디오판독(VAR)에 들어가자 숨죽인 듯 조용해졌다. 이윽고 심판이 골을 선언하자 광장은 떠나갈 듯했다.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는 시민들,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어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주최 측의 응원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미 16강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광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서울에서만 광화문광장 6000명, 서울광장 2000명, 강남 영동대로 1만 명 등 모두 1만8000명(경찰 추산)이 몰려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기대감은 한국 대표팀이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전반전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날 일찌감치 응원을 온 대학생 김윤수 씨(23)는 “전반전 내내 화장실에 가고 싶었는데 경기가 흥미진진해서 참느라 애썼다. 예선 세 경기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대형 스크린에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승점 0점’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며 걱정했던 응원 인파들은 마지막 선전에 크게 만족했다. 시민들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홍석호 will@donga.com·김자현·권기범 기자}

“5000원까지는 참을 만한데, 그 이상은 어휴….” 올 초 충남 지역의 모 편의점에서 일한 이모 씨(25·여)는 ‘종이컵 아저씨’를 잊지 못한다. 소주와 안줏거리를 잔뜩 집어온 이 아저씨는 물건값 3만 원 가운데 1만 원이 넘는 돈을 동전으로 냈다. 100원과 500원짜리 동전이 종이컵 두 개에 가득했다. 이 씨는 진땀을 흘리며 돈을 셌다. “빨리빨리 좀 하라”란 재촉에 울컥하기도 했다. 이 씨는 “현금을 내는 손님이 무슨 잘못이 있겠냐마는 귀찮은 건 어쩔 수 없다. 200원짜리 사탕 하나 사면서 1만 원짜리 지폐를 낸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편의점, 카페 등의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들은 현금, 그것도 동전으로 계산하는 손님을 ‘동전 빌런(villain·악당)’이라고 부른다. 미국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악당을 빗대 일하기 귀찮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비꼬는 것이다. 단순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현금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는 ‘현금 귀차니즘’ 증상이다. ‘귀찮다’란 말에 주의(主義)를 뜻하는 영어 접미사 ‘-ism(이즘)’을 붙여 만든 귀차니즘은 어떤 현상이 만연해 귀찮을 정도라는 뜻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금 결제 비율은 2014년 17.0%에서 2016년 13.6%로 계속 줄고 있다.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간편 결제서비스가 늘면서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는 한국 사회의 단면이 현금 귀차니즘인 셈이다. 신용카드 수수료나 세금이 아까워 현금 지불을 바라던 소규모 상점도 최근에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직장인 김모 씨(35)는 며칠 전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시키고 현금을 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생은 “카드 없느냐”고 되물었다. 김 씨는 “일부러 현금을 가져갔는데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택시에서 기본요금 3000원이 나와 5000원짜리 지폐를 냈다가 택시 운전사에게 “그냥 카드로 하시라”고 핀잔을 들었다는 승객도 있다. 한 푼 두 푼 모은 동전을 아이가 가게에 가져가면 “기특하다”고 칭찬받던 시대는 지났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조모 씨(25)는 “동전은 세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나중에 정산하다 틀릴 수도 있다. 아무래도 귀찮은 존재”라고 했다. 미취학 아동에게는 ‘돈=현금’이란 공식도 잘 먹히질 않는다. 워킹맘 박모 씨(39)는 7세 딸에게 경제관념을 알려준다며 “돈이 뭐냐”고 물었다가 깜짝 놀랐다. 딸은 팔을 들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 그었다.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을 흉내 낸 것이다. 현금 귀차니즘이 업무 혁신을 불러오기도 한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매장 평균 현금 결제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자 올해 4월 ‘현금 거래 없는 매장’ 3곳을 시범 운영했다. 도입 50일 만에 3곳의 현금 결제율은 평균 0.2%까지 떨어졌다. 정산하는 데 드는 시간이 하루 평균 50분씩 절약됐다. 시범 매장 점장인 이상엽 씨(30)는 “정산할 때 100원, 200원이 빌까 걱정하는 직원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현금 없는 매장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현금 두둑한 지갑 대신 카드 몇 장만 넣은 머니클립이 인기를 끌더니 간편 결제가 대중화되자 이마저도 사라지는 추세다. 현금 사용은 생소한 행동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박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