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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해발 519m의 새별오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주요 탐방 오름 가운데 하나로 1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올랐다가 내려올 수 있다. 오름 북쪽 사면은 온통 억새로 뒤덮였다. 억새 사이로 분홍빛 층층이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멍석딸기는 열매를 맺었고 실타래가 꼬인 것처럼 보이는 타래난초도 붉은빛이 선명한 꽃을 피웠다. 서쪽 사면은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갯취가 군락을 이루는데 꽃은 이미 졌다. 정상에는 자줏빛 반점이 선명한 말나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꽃이 만발하는 봄 시즌이 지났는데도 새별오름은 들꽃의 향연이 여전했다. 새별오름은 2000년부터 매년 들불축제를 개최하는 장소로 동남쪽 사면이 통째로 불에 태워진다. 올해 3월에도 들불축제로 오름 사면이 불태워진 이후 새 풀이 돋아났다. 들불축제는 목장의 방목지나 초지에서 진드기를 구제하기 위해 불을 놓았던 화입(火入)을 현대적 감각에 맞춘 축제로 만들었다. 제주 지역에서는 이런 불 놓기를 ‘방애’라고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내려온 목축 문화였으나 산불 위험성에 따라 1965년부터 금지됐다. 화입으로 지상부의 유효양분이 파괴되고 유기물 함량이 낮아지지만 들풀의 생명력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제주대 석사학위논문인 ‘화입에 의한 새별오름의 식물상 및 식생변화’에 따르면 화입지 식물상은 종, 아종, 변종, 품종 등을 포함해서 168종으로 조사됐으며 화입을 하지 않은 곳은 202종으로 나타났다. 귀화식물(우리 땅에 정착한 외래식물)인 돼지풀, 도꼬마리 등은 화입지에서만 확인됐다.● 오름마다 특색 있는 들꽃 자생 새별오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름은 다양한 들꽃을 품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해발 33m의 붉은오름에서 해발 1813m의 한라산 장구목오름에 이르는 해발고도는 따뜻한 기온에 적합한 들꽃, 차가운 기온에 적응한 들꽃 등이 다양하게 자생하고 있다. 김명준 제주자생식물연구회 회장은 “오름 정상에는 굴곡을 이룬 분화구에 따라 햇빛, 수분을 받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양지,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모두 서식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형지질 등에 따라 오름은 저마다 특별한 들꽃을 키운다. 차가운 냉기를 뚫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 3총사’인 새끼노루귀, 변산바람꽃, 세복수초는 제주시 봉개동 민오름, 절물오름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 중 새끼노루귀, 변산바람꽃은 한국 특산식물로 앙증맞은 귀여움과 다소곳한 자태를 뽐낸다. 눈을 뚫고 솟아나는 개화 현장을 포착하려는 사진가들이 애지중지하는 들꽃으로도 유명하다. 제주시 애월읍 큰노꼬메오름에서는 상산나무 군락 인근 불과 30m²가량의 면적에서 이들 3총사가 한꺼번에 꽃을 피운 장관을 볼 수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종(鐘) 모양의 산방산은 해발 395m의 오름으로 암벽식물지대가 천연기념물 제376호로 지정됐다. 정상에는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등 온난한 기후에서 자라는 상록수가 서식하고 암벽에는 지네발란, 풍란, 석곡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등 학술연구 자원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서귀포시 안덕면 월라봉과 대정읍 송악산 등 해안가에 위치한 오름에서는 해국, 갯쑥부쟁이, 번앵초 등 염분에 강한 들꽃이 자생하는 특징이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따라비오름은 가을 억새로 파도치듯 물결친다.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꽃은 낭만적인 감성을 불러온다. 제주시 구좌읍 아부오름, 높은오름 등에 자생하는 피뿌리풀은 산림청과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몽골, 중국 북부, 러시아 등지에 자생하는 피뿌리풀이 제주의 오름에 정착한 연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려 말 원나라가 1274년부터 100년가량 제주를 지배하면서 목장을 운영할 당시 몽골에서 들여온 말이나 물품 등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희귀성 때문에 수난을 당했다. 도채꾼들이 몰래 캐가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오름에서 보이지 않아 야생 상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인위적 개입, 자연적 천이로 오름 식생 변화 인위적인 개입은 물론이고 자연적인 천이에 따라 오름의 식생은 계속 변하고 있다. 아부오름은 초지였던 분화구 능선이 30여 년 만에 곰솔 군락으로 변했다. 곰솔이 군락을 이루면 양지에서 자라는 들꽃이 사라진다. 특히 오름에 인공적으로 심은 삼나무나 편백나무 숲에는 음지식물 소수 종만이 자생할 뿐 식물 종 다양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제주시 구좌읍 안돌오름, 밧돌오름 등은 소나 말이 드나들면서 나무가 자랄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초지였는데 지금은 곰솔, 고추나무 등이 새롭게 뿌리를 내리면서 자연적인 천이가 이뤄지고 있다. 생물 종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한 오름에 대한 식물 조사는 드물었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지정 신청이나 곶자왈(용암 지대에 형성된 숲)을 연구하기 위해 간혹 조사가 진행된 정도였다. 오름만을 대상으로 한 학술적인 식생 조사는 2012년 호남대에서 진행한 ‘제주시 일대 오름의 식물 다양성과 보전 방안’이 시초로 보인다. 수산봉, 원당봉, 안세미, 천아오름, 큰노꼬메 등 모두 18개 오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4종이 나왔다. 한국 특산식물로 개족도리풀, 새끼노루귀, 벌깨냉이 등 14종이 확인됐으며 지극히 한정된 지역에만 자생하는 식물은 목련, 한라돌쩌귀, 갯취 등 14종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금오름, 안돌오름, 용눈이오름, 입산봉, 절물오름, 지미봉, 체오름, 다랑쉬오름 등 제주시 지역 8개 오름과 당오름, 물영아리, 민머루오름, 병곳오름, 수악, 원수악, 자배봉, 하논 등 서귀포시 지역 8개 오름에 대한 식물상을 조사했다. 자생하는 식물은 763종으로 나타났으며 멸종위기종인 솔붓꽃을 비롯해 옥녀꽃대, 야고, 제주상사화, 땅나리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은 12종으로 조사됐다. 이들 오름 가운데 다랑쉬오름 식물이 297종으로 가장 많았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 박사는 “무분별한 개발과 오름 탐방으로 중산간 지역의 자연생태계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생물 종 다양성 유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오름을 보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원하지 않은 오름, 자연 천이 과정 거치며 원래 식생 복원 전문가 “정기적인 모니터링 필요”과거 제주 사람들은 가을이면 ‘오름이 움직인다’는 말을 했다. 오름을 뒤덮은 ‘띠’가 바람에 한들거릴 때 마치 오름이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우마 방목을 위해 오름을 불태우기도 했지만 띠를 얻으려고 불을 놓기도 했다. 띠는 초가지붕, 거름 등 주민 생활에 요긴한 재료였다. 하지만 생활패턴이 달라지고 우마 방목이 줄어들면서 띠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불 놓기도 금지해 오름은 자연 천이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오름에서 방목이나 화입이 이뤄지면 꽃향유, 물매화, 잔대 등 바닥에서 꽃을 피우는 들꽃이 만발하다가 띠나 억새가 우점하면 점차 사라진다. 띠나 억새가 점령한 초지에 찔레, 청미래덩굴 등 키 작은 식물이 먼저 들어온 뒤 이어서 해송으로 불리는 곰솔이 자리를 잡는다. 종자에 날개가 있는 곰솔이 바람을 타고 이동해 햇빛이 잘 드는 초지에 숲을 이루면 초지는 물론 들꽃도 대부분 자취를 감춘다. 곰솔 숲도 영원하지 않다. 새의 배설물 등을 통해 발아한 녹나무, 참식나무, 새덕이, 후박나무, 생달나무 등 상록수가 자라기 시작하면 ‘종의 전쟁’에서 밀려나 터전을 내줘야 한다. 김명준 제주자생식물연구회 회장은 “오름에 대한 인위적 개입이 사라지면 자연 천이 과정을 거쳐 원래 식생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름 식생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청년 혁신인재 양성과 취업·창업 통합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가 30일까지 ‘탐나는 인재 5기’를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취업 및 창업가 육성을 위한 일반 분야 60명, 디지털 분야 15명 등 75명이다. 일반 분야에는 다른 시도의 청년도 신청할 수 있다. 5기부터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는 디지털 분야가 신설됐다. 이 분야에 제주지역 청년이 대상이다. 5기 모집 대상은 15세에서 34세까지로 학력, 경력 등의 제한은 없다. 최대 2년 동안 센터가 운영하는 교육(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참여가 가능해야 한다. 최종 합격자는 디지털 분야의 경우 8월 31일, 일반 분야는 9월 6일 각각 발표된다. 선발자에게는 센터 프로그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월 100만∼150만 원의 훈련수당 및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한다. 탐나는 인재로 선발되면 센터 기본교육을 받은 뒤 일반 분야 참여자는 일 경험 과정과 인턴 과정 등을 통해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다. 디지털 분야 참여자는 팀 기반 개발 프로젝트 수행 및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게 된다. 김종현 제주더큰내일센터장은 “1기 참여자 100명 중 71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22명은 사업자등록 후 일정 수준 매출을 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며 “맞춤형 진로 설계 등 체계적 교육훈련과 지원으로 청년 세대에게 희망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추진하는 ‘2022년도 녹색자금사업’에 응모할 사업시행자를 31일까지 모집한다.공모 사업 대상은 복지시설 나눔 숲 실내·실외 부문, 무장애 나눔길 조성사업, 치유의 숲 조성 등 취약지역 녹색 인프라 확충사업 분야와 산림체험·교육, 숲치유·헬스케어·임업·산촌지역 체험관광, 나눔숲 돌봄 등 소외계층 숲 체험·교육 지원사업이다. 이 가운데 무장애 나눔길 조성사업은 보행 약자층도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으로 개소당 20억 원까지 지원한다. 소외계층 숲체험·교육은 사업당 2억 원 이내로 지원한다. 소외계층의 숲 체험을 지원하는 숲치유·헬스케어는 산림레포츠, 등산 관련 법인단체 등이 신청 대상이다. 제주도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자연휴양림과 복지관 등에 녹색자금 59억9700만 원을 지원했다. 문경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녹색 인프라 사업을 늘려 소외계층과 도민, 관광객에게 편리한 숲 탐방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섶섬, 문섬 등 서귀포 앞바다와 무인도 전경이 펼쳐진 해발 250m에 들어선 헬스케어타운. 서쪽 용지에 리조트단지가 들어섰지만 인적이 드물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동쪽 용지에 웅장하게 들어선 병원 건물은 녹이 슬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변했다. 중국 뤼디(綠地)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신축했는데 ‘외국인 전용’으로 제한되면서 개원하지 못한 채 법정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 공공성 훼손이냐, 의료서비스 확대냐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던 영리병원에 대해 특례를 삭제하는 법개정이 추진되면서 녹지국제병원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은 최근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영리병원을 폐지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도특별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이 간담회에서 “영리병원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더불어 건강보험 체계를 무너뜨리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온 만큼 의료공공성을 지키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영리병원 관련 조항을 폐기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제주특별법에 담긴 영리병원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입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리병원 폐지 의견에 대해 제주도는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형태로 유지하자고 맞서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영리병원은 투자 유치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다만 공공의료체계 유리 등을 위해 ‘내국인 진료 제한’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리병원은 병원 설립이나 투자가 힘든 점을 개선해 대규모 투자로 의료 수준을 높이고, 해외 의료관광객도 끌어들이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국내 영리병원 논의는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시작됐으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특별법은 ‘의료기관 개설 등에 관한 특례’ 조항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은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투자자가 없던 영리병원은 2015년 중국 뤼디그룹이 정부로부터 영리병원 사업계획 허가를 받고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뤼디그룹 측은 778억 원을 들여 2017년 8월 헬스케어타운 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녹지국제병원을 지었다. 이후 개원 신청을 하자 영리병원을 둘러싼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18년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허가 불가 의견이 허가 찬성보다 높게 나타나자 여러 상황을 고려해 ‘외국인 전용’을 조건부로 국내 첫 영리병원을 승인했다. 하지만 뤼디그룹 측은 내외국인 관계없이 진료하는 당초 약속과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개원을 하지 않자 제주도는 2019년 4월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현재 이에 대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바다에 무단으로 버려진 폐그물이 실생활에 필요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환경 개선을 위해 제주시, 제주시수협, 사회적 기업 모어댄 등과 함께 ‘해양 폐그물 업사이클링 사업’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업은 해양에서 수거한 버려진 폐그물을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JDC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폐그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만든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업사이클링 제품은 여행 중 수납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이 편리한 아이템이다. 해양 폐기물은 높은 염분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은 데다 비용이 발생해 무단 투기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따개비 등 이물질이 붙은 폐그물은 처리시설이 없어 도외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제주도는 연간 1만 t이 넘는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에 6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 있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폐그물 외에도 버려지는 자원을 업사이클링해 제주 환경을 살리겠다”며 “도민과 관광객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가치 증진사업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유흥업소, 어린이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적 대유행이 시간문제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24명. 사흘 연속 1300명을 넘었다. 서울 등 수도권 확진자가 여전히 982명으로 많다. 비수도권 확진자도 330명이 나왔다. 1일 112명이었는데 열흘 만에 3배 가까이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건 3차 유행 때인 1월 4일(300명) 이후 188일 만이다. 방역당국은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에 수도권 유행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의 경우 이달 발생한 확진자 중 42.1%가 수도권 등 다른 지역 거주자였다. 이에 따라 제주와 충남은 12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올린다. 앞서 부산 대전은 8일 2단계로 올렸다. 모두 휴가철 여행객이 몰리거나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로 방역의 둑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의 경우 12일부터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 모일 수 없다. 수도권에서 방역이 헐거운 비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방대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수도권에서는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2배 넘게 나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적 유행을 막으려면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도 최소한 2단계나 3단계로 상향해야 한다. 확진자 기준을 채울 때까지 기다렸다간 수도권처럼 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현재 유행 급증세를 정부가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방역적 긴장감 유지를 위한 메시지 소통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제주-부산-대전 확진자 급증… 휴가철 ‘수도권發 풍선효과’ 비상어제 비수도권 환자 330명 발생… 300명 넘긴건 1월4일 이후 처음김해 유흥주점發 43명 확진… 울산 어린이집 감염 40명으로 늘어소규모 산발 감염에 역학조사 한계… “선제적 거리두기 상향” 목소리도 11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뺀 비수도권 환자는 330명이다. 이는 전체 코로나19 환자 1324명의 24.9%다. 불과 4일 전인 7일 0시까지만 해도 비수도권 환자는 185명, 비중은 15.3%에 그쳤다. 비수도권의 유행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양상은 수도권 유행 초기와 판박이다. 요양병원 등 특정 장소가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 부산 대전 등이 잇따라 거리 두기 단계를 올리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 수도권 주민들의 접촉을 막지 못한다면 비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빼닮은 ‘소규모 일상 감염’비수도권 가운데 확진자 증가 폭이 가팔랐던 곳은 영남과 충청, 제주 등이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감염이 나타났다. 경남 김해시의 한 유흥주점에서는 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11일까지 43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외국인 종업원들이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여러 업소에서 일해 확산이 빨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의 주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규모는 이날까지 21명으로 집계됐다. 대구 중구의 주점을 중심으로 한 확진자도 총 29명으로 늘었다. 울산 동구 어린이집 집단 감염 역시 확진자가 40명까지 증가했다. 이달 들어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중에는 지난해 1차나 2차 유행처럼 특정 집단 및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100명 넘게 속출한 ‘대형 감염’이 전무하다. 오히려 이번 수도권 유행의 ‘출발신호’가 된 서울 마포구 주점 관련 집단 감염처럼 일상적인 공간이 집단감염의 온상이 되고 있다. 소규모 산발 감염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역량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은 3981명(30.7%)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 등 거리 두기 격상… “아직 미흡”비수도권의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7월 한 달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수도권 가운데 부산 대전은 8일부터 거리 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고 제주 충남은 12일부터 2단계로 올린다. 이미 제주는 최근 일주일(5∼11일)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가 15.4명으로 이미 3단계 기준(13명 이상)을 넘었다. 울산은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거리 두기 2단계 기준을 채웠지만 1단계만 적용 중이다.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은 여전히 소극적인 방역 대응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한 박자 빠른 대응으로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이 책임지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주민들이 휴가나 모임 등의 이유로 비수도권을 찾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에서는 9∼11일 감염자 48명 중 20명(41.7%)이 다른 지역에서 온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다른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구의 주점에 다녀온 광주의 20대가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광주시는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에 다녀온 시민들에게 코로나19 증상이 없어도 즉시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제주에서도 주민 A 씨가 제주를 방문한 서울 거주자에게서 9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의 가족 역시 10일 확진됐다.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 이런 일이 더욱 잦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가까운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은 주말인 10, 11일 이틀 동안 관광객 14만 명이 찾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 격상을 신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해=최창환 /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제주지역 청년 예술인을 지원하는 ‘제주컬 프로젝트’의 첫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진다. 제주시티발레단은 16∼18일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창작 뮤지컬 ‘매리 메리(Marry Merry)’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해 12월 제주문예회관에서 제주컬 프로젝트 쇼 케이스로 올려진 ‘더 웨딩’을 지역에 맞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재형, 문현정, 지혜련, 한정우, 김수언, 정용주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3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로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열정과 사랑을 잃지 말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길리 제주시티발레단장이 제작 및 감독, 정일균 서울예술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김 단장은 “이번 제주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우수 창작공연물이 쌓이면 관광객에게 공연 관광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뮤지컬은 8세 이상 유료 관람이다. 공연 시각은 16일 오후 7시, 17일 오후 2·7시, 18일 오후 2시 등 총 4회다. 중간 휴식 없이 매회 110분간 진행된다. ‘제주에서 뮤지컬을 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제주컬 프로젝트는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주의 청년 예술인을 지원하는 지역 공헌 프로그램. 롯데관광개발, 제주메세나협회가 후원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 지표면을 점령하고 확장하면서 생물종 다양성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 지표면을 점령하고 확장하면서 생물종 다양성을 해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조릿대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를 최근 ‘한라산의 제주조릿대’ 책자로 펴냈다. 책자에 따르면 제주조릿대는 토사 유출 방지와 탄소 저장 효과 등 경제적 가치가 연간 484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하고 탄소 저장량을 추정하기 위해 한라산국립공원 4개 탐방로를 중심으로 해발 400m부터 정상까지 고도 100m 간격으로 제주조릿대의 생물량 및 생육 특성을 조사했다. 제주조릿대 산출 면적과 중량을 파악한 뒤 2019년 거래가로 탄소거래금액을 산출한 결과 148억 원의 탄소 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탄소 저장량은 42만3839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조릿대의 잠재적인 경제 가치는 토사 유출 방지가 3773억 원으로 전체 77.9%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가축 사료 923억 원이었다. 제주에서 ‘송이’로 불리는 화산쇄설물이 한라산 고지대의 화산체인 장구목, 민머리오름, 윗세오름 등을 덮고 있는데 쉽게 무너져 내리는 특성이 있다. 이런 화산쇄설물을 제주조릿대 뿌리가 잡아주기 때문에 폭우 등에 따른 붕괴나 산사태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라산 사제비동산, 사라오름 등 산불이 났던 지역에는 제주조릿대가 먼저 자리 잡아 토양을 안정화시켜 주기도 했다. 제주조릿대가 급속히 퍼진 것은 1980년대 중반 한라산국립공원에 소와 말의 방목을 금지한 이후로 추정됐다. 이전까지는 방목된 수천 마리의 소와 말이 제주조릿대를 먹이로 삼았기 때문에 확장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마 방목 금지 이후 제주조릿대는 거침없이 영역을 확장해 지금은 한라산국립공원 면적 153km² 중 95%에 해당하는 146km²에 퍼져 있다. 계곡, 습지, 암석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제주조릿대로 덮였고 해발 고도로는 백록담 서북벽 1850m까지 진출했다. 백록담 분화구 내부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김종갑 한라산연구부 연구사는 “제주조릿대는 토사 유출 방지, 지하수 함양 등에 효과가 있고 기능성 물질을 탐구한 논문이 30여 편에 이를 정도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그동안 말 방목, 벌채 등으로 제주조릿대를 제거한 효과를 연구한 게 많았는데 추가 연구를 통해 제주조릿대를 ‘제어’하면서 공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주조릿대는 생물종 다양성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취급받았다. 제주조릿대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시로미, 흰그늘용담, 제주달구지풀, 제주황기 등 특산식물이 자라지 못할 뿐 아니라 생명력이 강한 산철쭉, 털진달래도 생육, 번식이 힘들어진다. 대나무아과 조릿대속에 속하는 제주조릿대는 한라산에만 분포하는 특산식물로 구분하지만 일본, 사할린에서도 동일종을 제시하는 학자가 있어 특산식물 여부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일 오전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삼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휴양객들이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산림욕을 즐겼다. 나무 평상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이 휴양림은 삼나무숲과 함께 절물오름(해발 697m)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절물오름 옆 사면에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너나들이길’(3km)이 만들어졌다. 지면에서 정상까지 높이(비고)가 120m, 거리는 1.6km가량으로 완만한 오르막인 초입을 지나자마자 지그재그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관광객 김경식 씨(64)는 “숲에서 휴식하다 오름을 올라 보니 시원하게 트인 전경이 펼쳐졌고, 분화구 능선 한 바퀴를 돌고 나자 몸과 마음이 한결 상쾌했다”며 “제주에는 한라산과 바다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름이라는 경관이 특별했다”고 말했다. 숲으로 이뤄진 오름을 걸으며 심신의 건강을 챙기는 오름 탐방은 ‘웰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웰니스는 육체·정신적 건강의 조화로 즐거운 삶을 찾는 웰빙(Well-being·참살이)에 건강(Fitness), 행복(Happiness)을 더한 의미다.○ 오름에서 찾는 건강과 행복 홍성화 제주대 교수는 2018년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의 국제 트레킹 축제 참가자를 대상으로 웰니스와 행복감을 주제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자연·숲 치유를 콘셉트로 한 오름 탐방이 개인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갑갑증을 해소하는 오름 탐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웰니스의 바탕인 오름은 자연휴양림·숲, 건강·운동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휴양림·숲 유형의 오름은 서귀포휴양림 법정악, 붉은오름자연휴양림 붉은오름과 말찻오름, 교래자연휴양림 큰지그리오름, 치유 숲 시오름, 한라수목원 광이오름, 한라생태숲 샛개오리오름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울창한 숲으로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고 일부 오름에는 전망대가 들어서기도 했다. 숲이 있는 오름은 무엇보다 산림욕 효과가 크다. 숲에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맥박과 혈압이 감소할 뿐 아니라 식물에서 나오는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흡입하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내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람에 피톤치드가 날아가는 정상보다 산 중턱이 더 효과적이고, 활엽수보다 소나무 등 침엽수에서 피톤치드가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오름에 심어진 삼나무가 봄철 알레르기를 유발하지만 피톤치드를 대량으로 발산한다는 장점도 있다.○ 심폐 기능 높여주는 오름 걷기 관광객과 휴양객이 많은 절물오름과 달리 제주시 사라봉은 주민의 산책 장소로 유명하다. 탐방로를 속보로 걷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주민이 많다. 사라봉처럼 건강·운동 유형의 오름은 제주에서 별도봉, 원당봉, 민오름, 도두봉 등이 대표적이다. 서귀포시에는 고근산, 미악산, 삼매봉, 영천악, 제지기오름 등이 있다. 이들 오름은 시내 주택가와 가까워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건강·운동 유형의 오름은 시내에서 읍면으로 퍼지고 있다. 고내봉, 수산봉, 지미봉(이상 제주시), 단산, 모슬봉, 대수산봉, 월라봉, 송악산, 자배봉(이상 서귀포시) 등을 주민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상당한 장비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오름을 오르내리며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한 매력이다. 368개 오름 가운데 비고 50m 미만이 115개, 50∼100m 136개로 전체의 68.2%인 251개 오름이 100m 미만이다. 초보자도 큰 부담 없이 걷기운동을 할 수 있다. 오르막 운동은 평지를 걷는 것보다 심폐 기능을 2배 이상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름에서의 걷기운동 역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체육학과 연구팀은 2015년 20대 남녀 19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6일 동안 하루에 평균 시속 4km의 속도로 4시간 동안 오름 걷기를 한 결과 체지방량, 내장지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오름은 경사도, 계단 그리고 불규칙한 지면 조건의 영향으로 인해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하체에 더 많은 힘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웰니스 공간으로 각광 농사나 목축 등 노동 공간이 아닌 운동이나 산책 장소로서 오름에 대한 관심은 소득과도 관계가 깊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2010년 2036만6000원, 2015년 2828만 원에서 2019년 3072만 원으로 높아지면서 건강과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추세는 등산, 산책, 산림욕 등 효과가 있는 오름으로 눈길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오름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김종철(1927∼1995)이 1995년 출간한 ‘오름나그네 1·2·3권’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오름 각각의 특징, 탐방 방법, 명칭 유래는 물론이고 미학적인 시선까지 담으면서 ‘오름의 바이블’이라 불릴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 책이 나온 해에 오름 탐방 관련 동호회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동호회는 500여 개로 추정될 정도로 직장, 단체,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국내 대표적인 ‘치유, 사유의 길’로 불리는 제주올레 코스도 오름과 불가분의 관계다. 1코스 시작점이 말미오름이고, 전체 26개 코스에 25개 오름이 있다. 밋밋할 수도 있는 올레 코스가 저지오름, 당산봉, 서우봉, 녹남봉, 수월봉 등 다양한 형태와 높낮이의 오름 덕분에 다채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조성된 올레 코스는 도보 여행객, 관광객 등 외지인에게 단순한 화산체가 아닌 힐링 자원으로서 오름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오름 탐방 목적을 조사해 보니 제주도민은 건강과 경관 감상을, 관광객은 독특한 자연경관 감상을 꼽아 다소 차이를 보였다”며 “오름 탐방 환경을 제대로 조성하려면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하면서 건강 관련 정보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관광객 늘어나 탐방로 훼손… 오름 관리 비상 물찻오름 등 자연휴식년제 시행오름이 자연경관을 감상하면서 건강을 증진하는 최고의 웰니스 장소로 주목받으면서 탐방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제주연구원은 2017년 ‘오름 자율탐방 관리시스템 개발 및 운영방안 연구’에서 설문조사 등을 근거로 연간 오름 탐방객은 도민 349만9000여 명, 관광객 1900만2000명 등 모두 2250만1000여 명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상당한 인원이 오름을 오가면서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주에서 ‘송이’로 불리는 화산쇄설물이 쌓인 오름은 답압(踏壓)으로 인해 쉽게 무너져 내리는 특성이 있다. 야자 매트 등을 탐방로에 깔고 있지만 탐방객 증가로 훼손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물찻오름, 도너리오름, 송악산 정상부, 문석이오름, 백약이오름 정상 일부, 용눈이오름 등에서는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며 탐방객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무분별한 훼손을 막기 위해 2011년부터 ‘1단체 1오름 가꾸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 직능단체, 기업, 등산 동호회 등이 특정 오름을 선정해서 훼손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이 사업에 16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제주도는 오름 보전 및 관리를 위해 2007년 처음 관련 예산 2억7500만 원을 집행했고 올해는 22억 원을 책정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주삼다수’ 근원이 한라산 고지대에서 발원한 물로 밝혀졌다. 제주도개발공사는 “4년여에 걸친 연구 결과 제주삼다수의 생성 근원지가 한라산국립공원지역 진달래밭대피소 인근 해발 1450m 이상 지역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현재 제주삼다수 취수 지역인 해발 440m보다 1000m 정도 높은 지대다.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해발 1450m 이상 지대에 내린 빗물이 천연필터 역할을 하는 화산쇄설물층과 지하 암반층을 타고 흘러내리다 뽑아 올려진다. 고지대 빗물이 미네랄을 함유한 약알칼리성 제주삼다수로 판매되기까지 18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 지하수 유동 연구에서 신뢰성이 높은 ‘산소-수소 안정동위원소’ 기법을 사용했다. 윤성택 고려대 교수와 제주도개발공사 수자원팀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6월호 논문집에 실렸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제주삼다수의 기원과 함양 지역을 명확히 밝혀 청정성을 증명한 과학적 성과”라고 밝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제주테크노파크원과 함께 전기추진 선박 및 충전 설비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제주지역 다기능 어항에 전기추진 선박을 건조하고 충전할 수 있는 실증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전기추진 선박 관련 산업 및 기업 활성화를 위한 연구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제주분원을 개설해 실증사업을 주도한다. 제주도는 친환경 선박 개발 보급 등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전기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협력도 한다. 이를 위해 실무 협의체를 꾸려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운항이나 항구에 머물면서 엔진 가동에 따른 매연이 심각하다”며 “전기추진 선박이 실용화되면 친환경 선박 개발을 주도하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 등 해양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목장지대와 한라산국립공원 구역 사이 국유림지대가 희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이자 각종 개발에 따른 피난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와 함께 국유림인 제주시험림 일대 산림생태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름 철새인 팔색조(천연기념물 제204호)의 번식이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팔색조는 통상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등지에서 월동하다 5월 중하순경 제주에 도착해 6월 초부터 7월까지 산란한다. 올해는 5월 29일 알을 낳고 이달 17일 부화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번식이 일주일 정도 빨라진 것은 올해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팔색조의 이동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팔색조의 주요 먹이인 지렁이 개체수가 증가한 점도 산란 시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종인 팔색조는 몸길이가 18cm가량으로, 7가지 무지개 색 깃털이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이하 개체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등이 주요 번식지다. 제주지역에는 100쌍 정도의 팔색조가 여름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험림 면적은 서귀포시에 있는 한남시험림 1393만8000m²와 서귀포시험림 1752만9000m²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제주시험림에서는 팔색조뿐만 아니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긴꼬리딱새가 여름을 지낸다. 일본식 이름인 ‘삼광조’로 불리기도 하는 긴꼬리딱새는 수컷의 꼬리가 암컷보다 3배 이상 길고 정수리에 작은 댕기가 있다. 제주시험림에서는 호반새, 흰눈썹황금새, 큰유리새, 검은머리방울새, 말똥가리 등 여름 및 겨울 철새가 관측되고 있다. 제주시험림에서는 이들 조류를 포함해 포유류, 파충류, 수서무척추동물 등 모두 130종이 관측되고 있다. 이 중 멸종위기종이 16종에 이를 정도로 희귀 동물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비바리뱀이 서식하고 있으며 희귀종인 삼각산골조개가 채집되기도 했다. 제주시험림 내 서중천 습지에는 기후변화의 지표종 역할을 하는 제주도롱뇽이 번식하고 있다. 제주시험림에서 2011년 처음 확인한 운문산반딧불이는 국내 고유종이다. 경북 청도군 운문산에서 처음 보고된 뒤 이름이 붙여졌다. 6월경 짝짓기 시기가 되면 몸에서 스스로 빛을 내며 숲속에서 별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운문산반딧불이는 습지를 선호하는 반딧불이와 달리 유충기를 땅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숲속에서 생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남시험림은 10월 말까지 숲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일반인에게 일정 구역을 개방하고 있다. 이임균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제주시험림은 목장지대와 한라산국립공원 지역 사이 해발 300∼1000m에 자리해 생태계 보전과 생물종 다양성 공간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연과 공존하는 청정 제주를 유지하도록 관리와 연구 활동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제주에너지공사,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8월부터 ‘하절기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사업’에 나선다. 제주도풍력자원공유화기금 3억 원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조성한 9000만 원 등 3억9000만 원으로 장애인·조손수급자가구 등 저소득층 4200여 가구의 전기료를 지원한다. 제주도는 읍면동 주민센터와 행정시를 통해 신청 가구를 접수한 뒤 다음 달 대상자를 확정한다. 8월부터 하절기 전기요금을 가구당 2회에 걸쳐 9만 원을 지원한다. 풍력자원공유화기금은 풍력발전 사업자들의 풍력자원 개발 이익 공유화 기부금과 제주도가 소유한 재생에너지 전력판매대금 등으로 조성한 재원이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풍력자원공유화기금으로 취약계층 1만1545가구에 9억 원을 지원했다. 태양광 보급 지원사업과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사업도 추진해 149억 원을 도민에게 환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2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사라오름. 백록담 정상으로 가는 성판악탐방로 중간지점에 있는 사라오름 분화구로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날 비가 내린 덕분에 분화구에 물이 가득한 전형적인 산정화구호 모습 때문이었다. 한껏 푸르름을 머금은 참빗살나무, 아그배나무, 산개벚나무 등이 병풍처럼 화구호 주변을 둘렀고 무당개구리는 발소리에 놀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제주조릿대 풀숲에서는 맹꽁이 소리가 요란했고 물속에서는 수많은 올챙이가 분주히 헤엄쳐 다녔다. 해발 1325m의 사라오름은 백록담을 제외한 산정화구호 가운데 표고가 가장 높다. 화구륜 둘레는 1200m, 지름은 100m 내외다. 목재 탐방로 입구 반대편 전망대에서는 성널오름, 논고악 등의 오름과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더구나 이곳은 최고의 묏자리인 제주의 6대 음택 명혈 가운데 제1혈로 꼽힌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생사축와형(生蛇逐蛙形)’ 형상인 명혈지로, 탐방로에 무덤이 보였다. 사라오름에서 동쪽으로 5km 떨어진 물장오리(해발 937m)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산정화구호다. 10일 정도면 물이 상당량 빠지는 사라오름과는 달리 물장오리는 가뭄이 심할 때도 물이 차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인 물장오리는 현재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13일 오전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물장오리 산정화구호로 들어서자 베일에 싸인 비경이 드러났다. 한라산과 오름을 창조한 여신인 ‘설문대할망’이 물 깊이를 재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떠올라 옷깃을 여몄다. 설문대할망 전설 등으로 물장오리는 백록담, 영실과 더불어 한라산 3대 성소(聖所)로 불린다. 화구륜은 빽빽한 숲을 이뤘고 이방인에게 놀란 섬휘파람새가 경계의 소리를 냈다. 습지에는 큰고랭이 등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다.● 생물 종 다양성과 기후변화 비밀 간직 오름 정상의 둥근 분화구에 물이 가득 찬 산정화구호는 이색적인 최고 경관미를 선사했다. 구름이나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신비감을 더했다. 이런 산정화구호를 품고 있는 오름은 사라오름, 물장오리를 비롯해 물영아리, 물찻오름, 어승생악, 동수악, 금오름, 원당봉 등 8곳이다. 동수악과 금오름은 화구호가 딱딱한 땅으로 변하는 ‘육화(陸化)’ 단계를 밟고 있으며 원당봉 화구호는 사찰 연못으로 변했다. 물(水)과 관계가 깊은 물영아리, 물장오리 등 2개 오름은 생물종 다양성을 인정받아 2006년과 2015년 각각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이들 습지에는 수생생물을 비롯해 이를 먹이로 하는 조류, 파충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물장오리에 337종의 식물과 함께 20여 종의 수서곤충이 확인됐으며 직박구리 등 23종의 조류가 관측됐다. 이들 산정화구호는 과거 기후와 식생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를 간직하고 있다. 2018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에 따르면 사라오름과 동수악의 퇴적층을 추출해 연구한 결과 2700년, 3300년, 4000년, 4700년, 5700년 전에 상당히 건조한 기후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600∼700년의 주기성을 보이는 건조성 기후는 제주지역 기후변화 특성을 규명하는 자료가 된다. 물장오리 퇴적층의 화분(꽃가루) 분석을 통해 다소 한랭했던 기후가 고온다습으로 변하면서 습지가 확장했으며 낙엽 및 상록 활엽수가 혼재한 식생이 발달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발 380m인 물영아리의 습지 퇴적물은 고대 기후뿐 아니라 고려, 조선시대의 상황을 알 수 있게 한다. 박정재 서울대 교수팀이 물영아리 화구호 습지의 깊이 4m까지 퇴적물을 확보해 2cm 간격으로 화분과 세립 탄편(불 탄 조각)을 분석한 결과 탄편 유입량이 1150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1250∼1300년에 정점을 보인 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려 말 중국의 원나라가 제주에 주둔해 목마장을 조성하면서 중산간(해발 200∼600m)에 불을 질러 나무를 없앤 대규모 화입(火入) 때문으로 파악됐다. 박 교수는 “농경이나 목축이 시작되기 전 제주의 중산간 일대는 일부 오름을 제외하고는 지금의 초지와 달리 참나무, 서어나무, 느릅나무 등으로 이뤄진 산림지대였다”며 “원나라가 목마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현재와 유사한 크기와 형태의 광활한 초지가 만들어지는 등 인위적인 경관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제주 사람의 애환 간직한 산정화구호 산정화구호는 제주 사람과 얽힌 이야기도 많다. 일제강점기 어승생악은 물을 식수로 활용할 수 있어 제주지역 일본군을 총지휘한 58군사령부가 한때 주둔했다. 당시 주민 등을 동원해 미군과의 전투에 대비한 동굴진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물장오리 주변은 수만 명의 인명 피해를 낸 제주도4·3사건 당시 무장대가 주둔, 훈련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라산으로 쫓긴 무장대에 물장오리 산정화구호의 물은 귀중한 식수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66년 조성된 제주지역 1호 골프장에서 물장오리 화구호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파이프를 매설하기도 했다. 한라산 환경보호활동가인 이범종 씨는 “물장오리 인근에서 지상으로 노출된 수도 파이프를 발견했다”며 “파이프 외에도 과거 숯을 굽거나 목재를 얻기 위해 임시 기거하다 버린 쓰레기 흔적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고문헌도 산정화구호를 기록하고 있다. 1530년 편찬된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장올악(물장오리)은 한라산 중턱에 있는데 산 위에 못이 있다. 원당봉 봉우리 위에 못이 있어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거북, 자라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분화구 내부가 농지인 입산봉을 두고 ‘산 위에 못이 있는데 연꽃과 순채가 난다’는 내용이 나와 과거에 연못 형태의 물이 담겼던 것으로 보인다. 1653년 간행된 이원진(1594∼1665)의 탐라지에는 물장오리에 대해 ‘산봉우리에 용못(龍池)이 있는데 깊이를 잴 수 없다.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면 구름과 안개가 사방에서 일어나고 비바람이 사납게 몰아친다.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를 지내면 효험이 있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용, 기우제 등의 표현을 한 것은 당시에도 성스러운 장소로 여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화구 경사면에 토사-낙엽 등 쌓여 만들어진 듯 산정화구호 형성의 비밀은…물을 가둬두는 산정화구호가 형성되려면 원형 분화구가 필수적이다. 제주의 368개 오름 가운데 원형 분화구는 53개, 원형과 말굽형이나 원추형 분화구가 함께 있는 복합형 오름은 39개다. 이들 오름 가운데 8개 오름만이 산정화구호(또는 습지)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화구 경사면에서 흘러내리거나 유입된 토사와 낙엽 등이 쌓여서 물을 담아둘 수 있었다는 견해가 있다. 김태호 제주대 교수는 “화산 쇄설물(스코리어)로 이뤄진 물영아리는 투수성이 높아 물이 고이기 어렵지만 분화구 안쪽으로 들어온 세립질 풍화물질이나 분화구에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불투수층에 의해 산정화구호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유형의 화산체가 있기는 하지만 투수성이 높은 화산체에 습지가 만들어진 것은 드문 사례로 지형학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의 연구에서 물장오리 산정화구호는 다른 화구호와 달리 흙처럼 끈적끈적한 점토 함량이 많아 오랜 시간 동안 물을 담아둘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점토 함량이 많은 습지는 오름 화구벽의 풍화 작용과 함께 외부에서 날아온 먼지가 퇴적한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지만, 특정 오름에만 점토가 쌓인 이유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인근에 있는 구린굴(해발 700m)과 평굴이 2만 년 전 백록담 분출 시 한라산 북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용암동굴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한라산 지질도 구축사업을 위해 2023년까지 진행하는 한라산 북서부 지역에 대한 정밀지질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세계유산본부는 스캔 등을 통해 용암동굴이 백록담에서 분출한 용암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구린굴 인근 용암류에서 얻은 고토양층 연대, 백록담 분화구 내부 퇴적층의 방사성 탄소연대, 백록담 내부 고토양층 연대 등을 종합해 해석한 결과 2만 년 전 백록담에서 화산이 분출할 때 동굴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라산에서 발견된 동굴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구린굴은 주 동굴 길이가 326m다. 호리병과 같은 독특한 형태여서 박쥐 서식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구린굴 하류에 위치한 평굴은 주 동굴 길이가 238m. 내부가 위아래, 좌우로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를 보여준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용암동굴의 형성 시기를 밝힘과 동시에 동굴 형태와 규모를 정량적으로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동굴의 형성 과정 연구뿐 아니라 동굴의 동식물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민들은 ‘특별자치도’로 바뀐 배경과 의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 15년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오피알에이에 의뢰해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도민 1010명을 대상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도민인식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2006년 7월부터 제주도 명칭이 제주특별자치도로 바뀌게 된 배경과 의미에 대한 인지도에서 59.7%는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40.3%는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18∼29세 젊은층과 학생층은 특별자치도에 대한 인지도가 각각 36.6%, 27.6%에 불과해 다른 나이대보다 비교적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뒤 15년간 제주 지역사회의 자치역량 수준에 대한 평가는 ‘높다’ 36.6%, ‘낮다’ 50.1%로 나타나 부정적인 응답이 더 높았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 위상을 제대로 확립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51.4%가 ‘그렇지 못하다’고 답변했고, ‘그런 편’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40.3%로 집계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중앙정부로부터 권한 이양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했다’는 응답이 29.3%에 그쳤으며 ‘부족했다’는 답변이 60.0%에 이르렀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35.7%, 친환경 도시 조성 32.6%로 나타났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국내외 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는 한-소 정상회담 제주 개최, 냉전 종식 등을 기념한 세션과 행사가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저명인사, 전문가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당시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24일은 청년의 날로 운영하며 △‘세기의 대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다’ △‘팬데믹(pandemic)의 현재와 미래’ △‘청년 주거 실태와 미래 방향성’ 등 청년세대의 고민과 주제들로 세션을 구성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청년 대표들과 함께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회의에 참여한다. 개회식에 주요 20개국(G20) 출범의 주역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책을 토론한다. 올해 냉전 종식 30주년을 맞아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영국 아치 브라운은 냉전 종식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의미 등을 전한다. 이번 포럼의 모든 세션을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국내외 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는 한국-소련 정상회담 제주 개최, 냉전 종식 등을 기념한 세션과 행사가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저명인사, 전문가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당시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24일은 청년의 날로 운영하며 △‘세기의 대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다’ △‘팬데믹(pandemic)의 현재와 미래’ △‘청년 주거 실태와 미래 방향성’ 등 청년 세대의 고민과 주제들로 세션을 구성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청년 대표들과 함께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회의에 참여한다. 개회식에 주요 20개국(G20) 출범의 주역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인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책을 토론한다. 올해 냉전 종식 30주년을 맞아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영국 아치 브라운은 냉전 종식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의미 등을 전한다. 이번 포럼의 모든 세션을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국내외 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는 한-소 정상회담 제주 개최, 냉전 종식 등을 기념한 세션과 행사가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저명인사, 전문가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당시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24일은 청년의 날로 운영하며 △‘세기의 대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다’ △‘팬데믹(pandemic)의 현재와 미래’ △‘청년 주거 실태와 미래 방향성’ 등 청년세대의 고민과 주제들로 세션을 구성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청년 대표들과 함께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회의에 참여한다. 개회식에 주요 20개국(G20) 출범의 주역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지그마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책을 토론한다. 올해 냉전 종식 30주년을 맞아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영국 아치 브라운은 냉전 종식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의미 등을 전한다. 이번 포럼의 모든 세션을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국내외 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는 한-소 정상회담 제주 개최, 냉전 종식 등을 기념한 세션과 행사가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저명인사, 전문가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당시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24일은 청년의 날로 운영하며 △‘세기의 대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다’ △‘팬데믹(pandemic)의 현재와 미래’ △‘청년 주거 실태와 미래 방향성’ 등 청년세대의 고민과 주제들로 세션을 구성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청년 대표들과 함께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회의에 참여한다. 개회식에 주요 20개국(G20) 출범의 주역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책을 토론한다. 올해 냉전 종식 30주년을 맞아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영국 아치 브라운은 냉전 종식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의미 등을 전한다. 이번 포럼의 모든 세션을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