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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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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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칼럼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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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방어로 역전 만루포…‘위풍당당’ 양준혁 “어부로 제3의 인생”[이헌재의 인생홈런]

    ‘푸른 피의 사나이’ 양준혁(55)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왼손 타자 중 한 명이었다. 1993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2010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타율 0.316에 351홈런, 1389타점을 기록했다. 지금은 여러 기록들이 후배들에 의해 깨졌지만 당시만 해도 그는 한국 프로야구 타격 부분의 많은 기록들을 갖고 있었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양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만세 타법’과 땅볼을 친 후 1루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은퇴한 지 14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야구와 관계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는 한 방송사의 야구 해설위원이자, 양준혁야구재단의 이사장이자, 양준혁축구야구교실의 원장이자, 이천 양신리틀야구단의 감독 겸 단장이다. 매년 말 또 다른 야구 스타 이종범과 함께 ‘희망더하기 자선야구 대회’도 개최한다. 그는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의 선두 주자이기도 하다. 은퇴 이듬해인 2011년 채널A ‘불멸의 국가대표’를 시작으로 야구와 축구, 씨름 등 각종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짝짓기 예능과 가족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한다. 양준혁은 “천성이 하루만 쉬어도 좀이 쑤신다. 은퇴 후 14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 건 코로나에 걸려서 일주일 격리했던 게 유일할 것”이라며 웃었다. 양준혁에겐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직함이 있다. 자신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설립한 JH수산 대표다. 선수 시절 낚시가 취미였던 양준혁은 틈만 나면 경북 포항 앞바다로 나가 낚싯줄을 드리우곤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포항 구룡포에 위치한 양식장을 사들이게 됐다. 그는 “워낙 낚시를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물고기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날아 오르는 모습을 보고 반하고 말았다”며 “그러다 매물로 나온 양식장을 샀다. 도다리와 가자미, 돌돔 등 물고기를 키웠지만 딱히 재미를 보진 못했다.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했다. 전복 양식 실패가 대표적이다. 한때 전복 양식을 했는데 일대에서 일어난 사고로 애지중지 키우던 전복들이 모두 폐사하고 말았다. 그는 “우리 쪽 실수는 아니었는데 전복은 모두 죽고,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포기할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전력질주를 이어가다 보니 또 다른 희망이 생겼다. 바로 대방어로 단숨에 역전 만루홈런을 때린 것이다. 그는 전복의 실패를 딛고 5, 6년전부터 대방어 양식을 시작했다. 먼 바다에서 6, 7kg짜리 무게의 대방어를 잡아 와 자신의 양식장에 넣어 키우는 일이었다. 7, 8개월 가량 먹이를 주면서 최소 10kg이상으로 살을 찌웠다. 그는 “전국에 10여 개밖에 없는 축제식 양식장 중 하나인 우리 양식장이 대방어를 키우는데 무척 좋은 환경이라고 하더라. 야구장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양식장에서 현재 1만2000마리 정도의 대방어를 키우고 있다”며 “물을 끊임없이 순환시키며 바다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먹이를 주면 무지막지하게 먹어댄다. 대방어 양식으로 전국에서 1등 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양준혁 표 대방어는 지난해 업계에서는 큰 화제가 됐다. 품질과 크기 등에서 최상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도매업자들에게 납품을 주로 하던 양준혁은 작년 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자신이 키운 대방어를 직접 가지고 와 경매에 참가했다. 자신의 대방어가 어느 정도 가치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당초 그가 생각했던 금액은 kg당 2만 5000원 정도였다. 그런데 경매 시작과 함께 그의 대방어는 당시 최고 시세에 가까운 kg당 3만 8000원에 낙찰됐다. 그는 “10마리를 내놓았는데 곧바로 10마리가 한꺼번에 모두 좋은 가격에 팔렸다. 우리가 제대로 대방어를 키우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작년 말에는 한 대형마트와 함께 대방어회 행사도 열었다. 그는 “첫날 행사에는 나도 직접 참여했다. 할인을 많이 한 이유도 있겠지만 거의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완판됐다”며 웃었다. 대구에서 태어난 양준혁은 은퇴 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에서 보냈다. 그는 자신의 어장이 있는 경북 포항에서 본격적인 어부로 ‘인생 3막’을 살아보려 한다. 양준혁은 “작년에 포항시로부터 저희 양식장 주변을 ‘해상 낚시터’로 지정받았다. 현재는 양식장 시설밖에 없지만 올해 여름까지는 관광객을 위한 낚시터와 베이커리 카페 등도 들어서게 된다”며 “일종의 바다 위의 야구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낚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하는 건 축구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긴 쉽지 않아도 축구를 통해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어느덧 나도 50대 중반이다. 혼자서 운동하는 건 힘들기도 하고 딱히 재미도 없다. 그래서 여러 명이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 축구를 한다. 누군가와 함께하면 재미있게 땀을 흘릴 수 있다”고 했다. 축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서 친해지게 된 유도 스타 출신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1)가 그의 축구 멘토다. 김 교수를 통해 최수종, 이덕화 등 연예인들이 많이 소속된 일레븐FC에 들어가게 됐다. 양준혁은 “일레븐FC에서 매주 축구 경기를 뛴다. 25분씩 6번 정도 시합을 하는데 나는 한 번 차고, 한 번 쉬는 식으로 한다. 그런데 예순이 넘은 최수종 형님은 6번 모두 쉬지 않고 찬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운영하는 ‘양신스포츠아카데미’의 이름도 최근 ‘양준혁축구야구교실’로 바꿨다. 그는 “한 때 야구에서 ‘양신’으로 불렸지만 요즘 젊은 부부들이나 아이들은 내가 ‘양신’인지를 잘 모르더라(웃음)”며 “내가 야구를 오래 했지만 늦게나마 축구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가끔 성인들도 운동하러 오는데 이곳에서 4대4나 5대5로 풋살을 한다.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 수강생의 비율도 축구와 야구가 비슷하다고 한다. 선수 시절부터 남다른 먹성과 큰 덩치로 유명했던 그는 지금도 딱히 음식조절을 하진 않는다. 맛있는 걸 양껏 먹되 대신 틈나는 대로 몸을 많이 움직이자면 된다는 주의다. 양준혁은 “좀 덜 먹으려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편하게 먹고 그만큼 더 뛰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누구에게나 일주일이 있지만 나는 그 일주일을 열흘처럼 보내려고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했다. 그에게 프로야구 지도자의 꿈은 없을까. 양준혁은 “지도자를 할 마음이 있었다면 은퇴 후 초창기에 현장으로 돌아갔을 것”이라며 “하지만 야구장학재단 사업이나 각종 유소년 사업 등도 뜻깊다고 생각했기에 지금까지 이 길을 걷고 있다”며 “많은 스타 출신들이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처럼 사는 사람이 한 명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어려운 환경을 어린이들을 위한 멘토리 야구단을 전국 6곳에서 운영하면서 연간 1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다. 후원금도 받지만 모자랄 때는 사비도 낸다. 그는 “그럭저럭 양준혁 야구재단을 끌고 가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후원을 부탁하고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최근에는 경기 이천에 엘리트 선수 육성을 위한 양신리틀야구단도 창단했다. 그는 “리틀야구단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이천에 중학교와 고교 야구부를 창단해 보고 싶다”며 “갈수록 선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나 같은 야구인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좋은 선수들을 조기 발굴해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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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닷컴 “류현진은 FA 투수중 저평가된 숨은 보석”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팀의 스프링캠프 훈련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팀을 찾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MLB.com은 19일 “저평가되고 있지만 깜짝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5명의 자유계약선수(FA) 선발 투수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류현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류현진에 이어 제임스 팩스턴(36), 마이클 로렌즌(32), 제이컵 주니스(32), 카를로스 카라스코(37)도 기대 이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발 자원으로 꼽혔다. 이 매체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등은 1억 달러짜리 다년 계약을 하겠지만 이들 외에 숨겨진 보석 같은 투수들도 있다”며 “류현진을 비롯한 5명의 투수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류현진에 대해서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는 강력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지난해 후반기 복귀 후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작년 8월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은 52이닝을 던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변수로는 부상 이력과 적지 않은 나이를 꼽았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에 이어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 여파로 2017년 이후로는 한 시즌 100이닝 이상 투구가 3번밖에 되지 않는다. 이 매체는 “지난해 류현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역대 최저인 시속 142km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아프지만 않다면 류현진은 제구력과 변화구 등 구속 저하를 상쇄할 좋은 도구들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새 시즌에 대비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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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7세 필드 청년’ 랑거, 마스터스 마지막 도전

    독일 골프의 레전드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가 올해 마지막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랑거는 18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마스터스에 나가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출전도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매년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리는 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골퍼들에게 꿈의 무대다. 유럽투어를 주무대로 뛰며 42승을 거둔 랑거는 마스터스에서 두 차례(1985, 1993년) 우승했다. 랑거는 메이저대회 정상과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최초의 독일 선수다.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평생 출전권을 얻은 그는 지난해까지 40번이나 마스터스에 참가했다. 랑거는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PGA 챔피언스투어 최다승(46승) 기록 보유자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코스 세팅이 까다로운 마스터스에선 근래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3세이던 2020년 대회가 마지막 컷 통과였다. 랑거는 “다른 선수들이 9번 아이언으로 온그린을 시도할 때 나는 3번 아이언이나 2번 하이브리드를 잡아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랑거가 올해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하면 마스터스 역대 최고령 컷 통과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64세이던 지난해 컷을 통과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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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은 ‘제2의 클로이 김’ 만날 좋은 기회”

    “제2의 클로이 김, 제2의 에일린 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9일 개막하는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을 위해 한국을 찾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71)은 대회의 성공 개최를 자신하며 이렇게 말했다. 6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평창, 강릉, 정선, 횡성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79개국 1803명의 선수가 참가해 15개 종목에서 81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뽐낸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에선 항상 특별한 일이 생긴다.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선 미래의 올림픽 스타가 될 재능 많은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당장 2년 뒤인 2026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무대를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엔 역대 겨울청소년올림픽 참가 선수 341명이 출전했다. 스노보드의 클로이 김(24·미국)과 프리스타일 스키의 에일린 구(21·미국 중국 이중 국적)가 대표적이다. 2016 릴레함메르 청소년올림픽 2관왕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연속 제패했다. 2020 로잔 청소년올림픽 2관왕인 에일린 구 역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바흐 위원장은 “남자 선수들에 비해 어린 여자 선수들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IOC는 이런 선수들이 올림픽의 꿈을 키우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선수가 거의 같은 비율로 출전한다.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서는 평창 올림픽 시설을 그대로 사용한다. 바흐 위원장은 “어린 선수들이 평창의 레거시(유산)를 누릴 수 있어 다행이다. 선수들은 6년 전 자신의 영웅들이 뛰었던 곳에서 경기하게 된다. 이번 대회의 레거시는 다시 미래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평창이 눈과 얼음을 보기 힘든 나라 선수들을 위해 ‘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기념재단은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고 있다. 많은 나라 선수가 도움을 받았다. 포럼과 세미나 등을 통해 올림픽의 가치도 널리 알리고 있다”고 칭찬했다. ‘드림 프로그램’에 참여해 겨울 스포츠를 익힌 아르헨티나, 몽골,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네팔 등 6개국 청소년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바흐 위원장은 IOC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발맞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당장 올해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브레이킹과 서핑 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는 “IOC는 전통적인 스포츠와 새 시대 스포츠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후 줄곧 그래 왔다”며 “IOC는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을 묻자 그는 “‘예스’이자 ‘노’라고 말할 수 있다. e스포츠의 올림픽 진입은 차츰 논의할 수 있지만 이미 자체적으로 큰 대회를 치르고 있다. 현재로선 관련 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 의사에 대해서도 바흐 위원장은 “IOC로서는 훌륭한 옵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은 1988년 올림픽의 레거시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올해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의 레거시도 이어갈 수 있다. 세 차례의 올림픽 개최를 통해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행정가들을 배출했다. 2036년 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도시들이 여럿 되지만 서울도 강력한 경쟁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서독 펜싱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딴 바흐 위원장은 은퇴 후 변호사로 일하다가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해 세계 스포츠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도 배웠다. 이기고 지는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며 “내 인생엔 수많은 도전이 있었고 항상 성공했던 것도 아니었다. 가끔 패배했지만 모든 위기는 동시에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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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나간 1.3m 버디… 눈앞에서 날아간 안병훈 첫승

    “자만하지 말라는 것 같다. 아직 열심히 해야 하고 갈 길이 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 문턱에서 멈춘 안병훈(33)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안병훈은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매번 우승 경쟁을 펼치며 다가올 우승이 멀지 않음을 알렸다. 안병훈은 15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공동 준우승했다. 이날 6타를 줄인 안병훈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그레이슨 머리,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그동안 PGA투어 181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4번 했던 안병훈은 182번째 대회에서 준우승 횟수를 ‘5’로 늘렸다. 2024시즌 개막 대회였던 지난주 더 센트리에서 단독 4위를 한 데 이어 다시 톱5에 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준우승 상금 73만8700달러(약 9억8000만 원)를 챙겼고 페덱스컵 랭킹 2위로 올라섰다. 53위였던 세계 랭킹도 50위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안병훈으로선 연장전 마지막 퍼트가 아쉬웠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첫 번째 연장전은 안병훈에게 유리하게 펼쳐졌다. 안병훈은 3번째 샷을 홀 1.3m 거리에 붙였다. 브래들리는 약 5m, 머리는 약 12m를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머리에게 미소 지었다. 머리의 퍼트는 12m를 구른 뒤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반면 안병훈의 퍼트는 홀컵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날 안병훈은 정규 홀에서도 우승 기회가 있었다. 선두 브래들리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안병훈은 18번홀에서 약 24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을 홀 4m 거리에 떨어뜨려 이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글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빗나가면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안병훈은 “세컨드샷이 정확히 원하던 곳으로 갔다. 퍼트도 잘했는데 브레이크를 잘못 읽었던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탄탄한 한 주였다. 마지막 마무리가 아쉽지만 지금까지 경기력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탁구 스타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은 잇단 시련을 딛고 부활에 성공했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2021년 페덱스컵 랭킹이 146위로 떨어지면서 투어 카드를 잃었다. 이듬해 콘페리투어(2부)를 거쳐 PGA투어에 복귀한 안병훈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직전 마지막 대회였던 윈덤챔피언십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작년 가을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성분이 포함된 기침약을 먹었다가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안병훈은 상승세를 탄 최근의 경기력을 두고 “지난 몇 달간 쉬면서 매 라운드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돌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알코올 의존증과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낸 머리는 4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12m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우승 상금 149만4000달러(약 19억8000만 원)를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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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169km 힉스, 이정후와 같은 곳 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인 조던 힉스(28·사진)가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팀 동료가 됐다. MLB.com은 14일 “샌프란시스코가 힉스와 4년 총액 4400만 달러(약 579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건 힉스의 보직이다. 그동안엔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으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한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한 힉스는 MLB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다. 경기 막판 등판해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며 빠른 공을 뿌렸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토론토로 트레이드되면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그는 패스트볼과 싱커 두 구종의 평균 구속이 100마일(시속 161km)을 넘겼다. 최고 구속은 105마일(시속 169km)까지 찍었다. 힉스는 지난해 65경기에 등판해 3승 9패 13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삼진을 81개나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3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1승 21패 51홀드 32세이브, 평균자책점 3.85다. 선발 투수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2022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 8차례 나선 적이 있다.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대부분 조기 강판되면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에 이어 힉스까지 영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레이는 지난해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반기 등판이 어렵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힉스 역시 선발 투수로 팀 전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다. MLB 선수들의 이적에 관한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선발진 추가 보강에 무게를 실으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있는 류현진을 포함해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마이크 클레빈저, 마이클 로렌젠 등을 언급했다. 류현진은 검증된 선발 투수로 평가받는다. 류현진과 이정후가 같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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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빈후드 애로’ 주현정 “양궁의 갈증, 골프로 풀어요”[이헌재의 인생홈런]

    주현정(42)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박성현, 윤옥희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그때보다 더 큰 화제를 모았던 건 선수 생활 말엽인 2014년이었다. 그해 콜롬비아에서 개최된 세계양궁연맹 1차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비공식 연습에서 주현정은 과녁 한가운데 명중시킨 화살 끝을 다른 화살로 꿰뚫어 버렸다. 두 개의 화살이 이어져 기다란 한 개의 화살이 됐다. 0.0058%의 확률로 나온다는 일명 ‘로빈후드 애로’였다. 정작 주현정은 “보통 사람들은 신기해하지만 수천, 수만 발을 쏘는 한국 여자 양궁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라면서 “당시도 처음 든 생각은 ‘에이, 아까운 화살 하나 버렸네’였다”며 웃었다. 같은 해 열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출전권을 후배 이특영에게 양보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던 그는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에 방해가 돼선 안 되었기에 내 욕심을 버렸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한국 여자 양궁은 그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2015년 은퇴한 그는 현재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주현정 양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100명 가까운 수강생 중 70% 정도는 학생이고, 나머지 30%는 성인이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는 “많은 분이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몇몇 주부 수강생은 ‘가슴이 모처럼 다시 뛰는 것 같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주현정 양궁클럽’이 짧은 시간 안에 자리 잡게 된 데는 한국 양궁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치러진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4개를 따냈다. 이후 “양궁을 배우고 싶다”는 전화가 빗발쳤다. 수강생이 늘면서 그는 지난해 공간이 훨씬 넓은 현재 장소로 이전했다. 그는 양궁 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명궁회’ 회장도 맡고 있다. 수시로 초등학교 등으로 재능기부를 다니고, 지역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대회도 살뜰하게 챙긴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골프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선수 시절 여자 선수 중 유독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던 그는 ‘장타자’다. 드라이버로 평균 180m, 멀리 칠 때는 220m를 보낸다. 그는 “지금도 양궁이 그립지만 시위를 당길 때마다 통증이 찾아온다. 양궁의 갈증을 골프로 푼다”며 “두 종목 모두 멘털이 중요하다. 침착하게 준비하고, 힘을 빼고 치거나(골프) 시위를 놓아야 한다(양궁)는 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 수영과 볼링 등을 열심히 했다. 주변에서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보라”는 말도 들었을 정도다. 이제 그 열정을 골프에 쏟아보려 한다. 80대 중반을 친다는 그는 “양궁과 골프 모두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도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양궁 저변을 확대하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한국 양궁이 지금처럼 세계 정상을 유지하려면 엘리트 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선수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생활체육을 통해 한국 양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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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58% 확률 ‘로빈후드 애로우’ 주현정의 소감은? 이게 韓양궁 클래스[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 여자 양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가장 최근에 끝난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한국 여자 선수들은 여자 단체전에서 9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10연패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아무리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라 해도 남미에 있는 콜롬비아 언론이 한국 양궁을 크게 다룰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2014년 콜롬비아 언론 ‘엘 콜롬비아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자 한 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주현정(42)을 대서특필했다.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해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이 열린 차 콜롬비아 메데린에서 한국 양궁 선수들은 대회 전 비공식 훈련을 하고 있었다. 주현정은 연습 도중 과녁 한가운데 명중시킨 화살 끝은 다른 화살로 또 한 번 꿰뚫어버렸다. 두 개의 화살이 이어져 기다란 한 개의 화살이 됐다. 0.0058%의 확률로 나온다는 일명 ‘로빈후드 애로우’였다. 세계양궁연맹도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하지만 놀라운 건 주현정 및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의 반응이었다.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 사진을 찍고 취재에 나선 현지 언론과 달리 주현정은 그저 담담했다. 주현정은 “연습 때는 화살을 많이 쏘다 보니 화살끼리 ‘도킹’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그날 ‘로빈후드 애로우’를 쏜 뒤에도 처음 든 생각은 ‘에이, 아까운 화살 하나 버렸네’ 였다. 맞은 화살은 더이상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게 그렇게 큰 화제가 될 줄 몰랐다. 사진을 찍자고 했을 때도 민망했다”며 웃었다. 그는 “경기 때는 로빈후드 애로우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연습 때는 심심찮게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20번 이상은 한 것 같다”고 했다. 주현정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혜성처럼 등장했다.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그가 한국 양궁의 신데렐라로 등장한 것이다. 당시 소속팀이던 현대모비스에서 양창훈 감독을 만난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난 원래 활을 빨리 쏘는 스타일이었다. 많은 분들이 그걸 불안하게 생각했는데 양 감독님은 달랐다. 오히려 ‘시원시원하게 쏘니까 속이 뻥 뚫린다’고 칭찬해주셨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그가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였다. 그는 박성현, 윤옥희와 짝을 이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수많은 영광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빛나는 장면 중 하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나왔다. 엄마 선수였던 그는 3명을 뽑는 대표 선발전을 3위로 통과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을 딛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그는 대회를 앞두고 출전 자격을 4위 이특영에게 양보했다. 어깨가 아픈 자신이 후배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자리를 선뜻 내놓은 ‘아름다운 양보’였다. 주현정을 대신한 이특영이 선전하면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그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한국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응원하던 주현정을 경기장으로 데리고 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며 눈물을 쏟았다. 주현정은 “예전 같았으면 어깨가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대표 자리를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대표 최종 선발전 후 후배들의 눈물을 보면서 내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내가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에 방해가 되선 안 되겠구나’라고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듬해인 2015년 25년간 정들었던 활을 내려놨다. 현재 주현정은 경기 용인 처인구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주현정양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사거리 30m가 나오는 널찍한 실내 공간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한다. 100명 가까운 수강생 중 70% 정도는 초등학생부터 고교생까지의 학생들이다. 하지만 양궁을 취미로 하는 성인들도 20~30명이 된다. 손자와 함께 온 70대 어르신은 양궁의 매력에 푹 빠져 오히려 더 열심히 활을 쏜다고 한다. 서울에서 매주 이곳을 찾는 수강생도 있다. 주현정은 “한 번 수업이 60분 가량 된다. 많은 분들이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몇몇 주부 수강생들은 ‘활을 잡고 난 후 모처럼 다시 가슴이 뛰는 것 같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모두 ‘엘리트 선수’를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활을 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 그는 “아이가 활을 쏘면서 사춘기를 무난히 보내고 있다는 말씀을 부모님들로부터 듣곤 한다”고 했다. 엘리트 선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20여 명 가량이다. 주현정은 그들에게 착실히 기본기를 가르친 뒤 양궁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시킨다. 그는 “사실 돈을 번다기보다는 학생과 성인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훨씬 크다”며 “한때 양궁을 했던 선수 출신 두 분을 코치로 모셨다. 저도 은퇴를 했지만 은퇴 선수 출신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는 보람도 있다”고 했다. ‘주현정양궁클럽’이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잡게 된 데는 한국 양궁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주현정이 처음 클럽의 문을 연 것은 2021년이었다. 당시엔 사거리가 10m 밖에 되지 않는 크지 않은 공간이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테리어도 남편과 함께 직접 했다. 그는 “양궁을 하려면 장비가 꽤 필요하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장비를 더 많이 구입해 누구든 편히 몸만 와서 배우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처음 수강생이 1명일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벽에 못을 박다가 수업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제대로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몇 달 되지 않아 수강생은 20~30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2021년 여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이 그에겐 큰 기회가 됐다. 한국 양궁은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4개 종목 금메달을 땄다. 각각 3관왕과 2관왕에 오른 여자 양궁의 안산과 남자 양궁의 김제덕의 활약이 빛났다. 때마침 그는 여름 휴가를 떠나 있었는데 휴대 전화 등을 통해 “나도 양궁을 배우고 싶다”는 전화가 빗발쳤다. 받을 수 있는 데까지 사람을 받았더니 비는 시간 없이 140명의 수강생이 가득 찼다. 주현정은 “지금은 다소 줄어 80~90명의 수강생이 있다. 더 나은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 9월에 훨씬 넓은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궁클럽 운영 외에도 양궁 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명궁회’ 회장도 맡고 있다. 명궁회 회원들과 함께 초등학교 등을 돌며 재능기부를 다닌다. 지역에서 열리는 학생 양궁 대회나 생활체육 대회의 살림을 챙기는 것도 그의 몫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골프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은퇴 후 한동안 수영을 열심히 했던 그는 요즘엔 틈이 될 때마다 필드를 걸는다. 선수 시절 여자 선수 중 유독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던 그는‘장타자’이기도 하다. 드라이버로 평균 180m, 멀리 칠 때는 220m 가량 보낸다. 그는 “요즘도 여전히 양궁을 하고 싶지만 활시위를 당기면 선수 때 아팠던 어깨에 통증이 있다. 그래서 골프를 대신 친다”며 “따지고 보면 골프와 양궁은 비슷한 점이 많다. 준비과정도, 피니시 과정도 비슷하다. 침착하게 어드레스를 한 뒤 힘을 빼고 치거나 시위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80대 중반 스코어를 친다는 그는 “양궁과 골프 모두 끊임없이 코칭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도 공통점 중 하나다. 올해는 골프를 한 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궁을 통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결혼을 하고, 양궁클럽까지 운영하게 된 그는 “앞으로 양궁 저변을 확대하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한국 양궁이 지금처럼 세계 정상을 유지하려면 엘리트 체육뿐 아니라 생활체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점점 선수층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지만 한국 양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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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 아빠’ 김시우 소니오픈 2연패 도전, “하와이 신혼여행 와서 우승… 축복의 땅”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29·사진)에게 미국 하와이는 ‘축복의 땅’이다. 2022년 12월 결혼한 김시우는 지난해 1월 신혼여행을 겸해서 간 하와이에서 통산 4번째 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소니오픈이 그 무대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7승을 거둔 오지현(28)이 그의 아내다. 두 달 뒤 아빠가 되는 김시우가 좋은 기억이 가득한 소니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김시우는 12일부터 나흘간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PGA투어 시즌 2번째 대회 소니오픈(총상금 830만 달러·약 109억 원)에 출전한다. 만삭의 아내도 이번 대회에 동행한다. 김시우는 한국 미디어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결혼하고 나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아내가 3월 초 출산 예정이어서 이번 소니오픈이 함께 다니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서 20언더파 272타로 공동 25위를 했다.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보기는 3개밖에 내지 않으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PGA투어는 소니오픈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김시우를 8위에 올려놨다. 지난해까지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했던 김시우는 지난주 대회에선 일반 퍼터를 들고나왔다. 그는 “일반 퍼터로도 자신감을 찾았다. 비시즌 동안 일반 퍼터로 연습을 많이 했다. 브룸스틱을 안 쓰는 건 아니다. 거리감을 맞추는 데는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대회에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김시우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 우승도 했고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올해도 1승 이상 거두면서 투어 챔피언십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소니오픈에는 안병훈, 이경훈, 김성현 등 4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주 더 센트리에서 4위에 오른 안병훈의 기세가 좋다. PGA투어는 안병훈을 이번 대회 파워랭킹 6위에 올렸다. 안병훈은 그동안 PGA투어 181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아직 우승이 없다. 시즌 개막전 우승자 크리스 커크(미국)는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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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가 극찬한 이마나가, 시카고 컵스 계약 초읽기

    “시속 150km대의 패스트볼은 많이 봤지만 그렇게 회전량이 많은 공은 난생처음이었다. 만약 포수가 받지 않는다면 백네트까지 뚫고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 일본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이마나가 쇼타(31·사진)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마나가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마나가의 시카고 컵스 입단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MLB.com은 “컵스가 일본 출신 좌완 투수 이마나가와 계약에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전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년 3000만 달러(약 396억 원)가 보장되고, 다양한 옵션을 모두 달성할 경우 계약 연장과 함께 최대 8000만 달러(약 1055억 원)짜리 계약이 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마나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DeNA에서 뛰면서 통산 165경기에 등판해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을 남겼다. 키(178cm)는 크지 않지만 최고 시속 155km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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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리’ LPGA 대회 명칭은 ‘퍼 힐스 세리 박 챔피언십’

    한국 여자 골프 레전드 박세리(47)의 이름을 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공식 명칭이 ‘퍼 힐스 세리 박 챔피언십’으로 정해졌다. LPGA투어 사무국은 “글로벌 투자회사 ‘퍼 힐스(Fir Hills)’가 대회 스폰서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대회 이름이 최종 결정됐다”고 10일 발표했다. ‘퍼 힐스 세리 박 챔피언십’은 올해 LPGA투어 6번째 대회로 3월 21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팰로스 버디스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총상금도 175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약 26억4000만 원)로 늘었다. 대회 호스트를 맡게 된 박세리는 “내 이름을 딴 대회의 호스트로 LPGA투어에 돌아오게 돼 영광이다. 내가 사랑한 골프를 다음 세대에 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LPGA투어에서 25승을 거두며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2년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의 호스트를 맡았다. 올해 LPGA투어에서는 모두 33개 대회가 열리는데 선수 이름이 들어간 건 ‘퍼 힐스 세리 박 챔피언십’을 포함해 2개뿐이다. 다른 하나는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4·스웨덴)의 이름을 딴 ‘안니카 드리븐’으로 11월에 열린다. 5월 열리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은 대회명에 선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지만 미셸 위 웨스트(35·미국)가 호스트로 나선다. 올 시즌 LPGA투어는 18일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힐턴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막을 올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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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나이키, 27년 동행 마침표… 다음엔 어떤 마크 새길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82승을 거두는 동안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중에서도 2005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일 16번홀(파3)에서 나온 칩샷은 ‘인생 샷’이라 할 만하다. 우즈가 러프 위에서 친 세컨드샷은 그린에서 90도로 꺾인 뒤 내리막을 타고 홀을 향했다. 홀 가장자리에 잠시 멈춰 선 이 공은 나이키 로고를 드러낸 뒤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즈는 포효했고,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나이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중계 영상을 실제 광고에 활용했다. 이처럼 운명과도 같았던 우즈와 나이키의 동행이 27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우즈는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후원 계약 종료 사실을 밝혔다. 우즈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와 함께해 행운이었다. 나를 이끌어준 필 나이트 나이키 창립자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우즈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조건이던 5년 4000만 달러에 후원 계약을 맺었다. 2001년에는 5년 1억 달러, 2006년에는 8년 1억6000만 달러로 계약 규모가 늘었다. 우즈와 나이키는 2013년 2억 달러(추산)에 후원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우즈는 나이키의 후원으로만 5억 달러(약 6578억 원) 이상을 벌었다. 그가 지금껏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대회 총상금(1억2100만 달러·약 1592억 원)의 4배가 넘는 액수다. 나이키골프의 간판이었던 그는 자신의 이니셜을 딴 브랜드 ‘TW’도 론칭했다. 나이키는 우즈가 어려울 때도 그와 함께했다. 우즈가 불륜 스캔들에 휘말렸던 2009년과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때에도 나이키는 줄곧 우즈의 편에 섰다. 하지만 나이키는 골프 사업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6년 골프채와 골프공 등 장비 사업에서 철수한 뒤 골프 의류 부문만 남겨뒀다. 이후에도 골프 시장에서 나이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골프계에서는 27년 만에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우즈를 어떤 회사가 후원할 것인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즈는 소셜미디어에 “내게 새로운 챕터가 있을 거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또 다른 챕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썼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 역시 “우즈가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며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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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력도 선행도 최고…2023 제네시스 대상 함정우, 소아암 환우에 2000만원 기부

    2023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함정우(30·하나금융그룹)가 소아암 환우를 위해 2000만 원을 기부했다. 8일 매니지먼트사 스포츠인텔리전스 그룹에 따르면 함정우는 작년 말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소아암 환우를 위해 써 달라며 2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날 기부증 증정식에는 프로골퍼인 아내 강예린 씨와 딸 소율 양도 함께 참석했다.함정우는 “작년에 딸 소율이가 태어나면서 소아 질병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번 기부를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암 환우들이 치료받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뷔 6년 만인 지난해 KPGA 제네시스 대상을 받으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함정우는 최근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했다. 공동 45위를 하며 PGA투어 직행 티켓은 놓쳤으나 콘페리(2부) 투어 조건부 출전권을 확보했다. 함정우는 14일 시작되는 2024 콘페리투어 개막전인 바하마 그레이트 엑서마 클래식부터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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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오구플레이’ 윤이나 징계 감경, 개막전 출전 가능

    ‘오구(誤球) 플레이’로 출전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았던 윤이나(21·사진)가 징계 감경에 따라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 대회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됐다. KLPGA는 8일 서울 강남구 협회에서 2024년도 제1차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윤이나에게 내렸던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였다. KLPGA는 “대회 스폰서를 비롯한 골프 관계자와 팬들, 전체 회원 등의 입장과 대한골프협회(KGA)의 징계 감경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GA는 앞서 지난해 9월 윤이나에 대한 징계를 출전 정지 3년에서 1년 6개월로 줄여줬다. 2022년 장타를 앞세워 KLPGA의 새 스타로 떠오른 윤이나는 그해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골프 규칙을 위반했다. 당시 윤이나는 대회 1라운드 때 러프에 빠진 공이 자신의 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경기를 이어 나갔다. 이후에도 그는 다른 대회에 계속 출전했고 7월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는 우승까지 했다. 윤이나는 오구 플레이가 있었던 한국여자오픈이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7월에야 KGA에 규칙 위반을 자진 신고했다. KGA는 8월, KLPGA는 9월에 각각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내렸다. KLPGA의 징계 감경 조치로 윤이나는 4월 개최 예정인 2024시즌 KLPGA투어 개막전부터 필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미지수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은 이날 “윤이나의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력이 일정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는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이나는 소속사를 통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할 것을 약속한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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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노장은 살아있다”… 방출 선수들의 유쾌한 반란

    베테랑 선수에게 ‘방출’은 대부분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지만 방출을 기회로 바꾼 선수들이 있다. 선수의 간절한 마음과 베테랑에 대한 팀의 믿음이 더해져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프로야구 SSG의 40대 베테랑 불펜 듀오 노경은(40)과 고효준(41)이 대표적이다. SSG가 6일 발표한 2024시즌 연봉 협상 결과에 따르면 노경은은 지난해보다 1억 원 인상된 2억7000만 원에, 고효준은 6800만 원 오른 1억5300만 원에 사인했다. 두 선수는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은퇴 위기에 몰렸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당시 소속팀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22시즌을 앞두고 SS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둘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각각 오른손과 왼손 불펜의 핵심으로 2022시즌 SSG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나이를 잊은 둘의 활약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노경은은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의 절반이 넘는 76경기에 등판해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두산에서 프로 데뷔를 한 2003년 이후 한 시즌 최다 등판이었다. KT의 2년 차 투수 박영현(21·32홀드)에게 2홀드 차로 뒤져 타이틀을 놓치긴 했지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고효준 역시 지난해 73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의 기록을 남겼다. 롯데 시절이던 2019년 75경기 등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마운드에 올랐다. 2022년 SSG 입단 당시 연봉 5000만 원을 받았던 고효준은 지난해 8500만 원에 이어 이번에 억대 연봉으로 올라섰다. 5일 삼성과 2년 총액 8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39) 역시 방출 선수 반란의 주인공이다. 2015∼2017년 3년 동안 NC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기도 했던 임창민은 기량 저하로 2021시즌이 끝난 뒤 방출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2022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32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방출됐다. 하지만 지난해 키움으로 이적한 뒤 51경기 2승 2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부활했다. 삼성은 “임창민을 영입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을 구축했다.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출 선수에서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김진성(39) 역시 38세이던 지난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김진성은 2021시즌 후 NC에서 방출당한 뒤 나머지 9개 구단에 전화를 돌려가며 새 팀을 찾았다. 결국 LG에 새 둥지를 튼 김진성은 2022시즌 LG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한 뒤 2년 7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2023시즌엔 데뷔 후 최다인 80경기에 등판해 커리어 최고인 2.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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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나이퍼’ 장성호 “계단 오르기로 짧고 굵게 땀 흘려요”[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프로야구에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장성호 KBSN 야구해설위원(47)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확한 타격 덕분에 ‘스나이퍼’라는 별명도 얻었다.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2016년부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9년 차 해설위원이다. 2012년 한 스포츠 케이블TV에서 열린 이벤트 당구대회 출전이 그가 해설자가 된 계기였다. 지금이야 당구 중계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당시엔 당구 해설을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날도 해설자가 따로 없어 경기에 출전한 야구 선수들이 번갈아 중계석에 앉았다. 평소 언변이 좋았던 그는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그곳에서 찾았다. 그는 “굉장히 흥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은퇴가 다가올수록 큰 소리로 책을 또박또박 읽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고 했다. 야구 해설은 그에게 천직이다. 그는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공부해서 알려드리는 희열이 있다. 준비한 만큼 좋은 해설이 나올 때 너무 재미있다”며 “요즘 야구는 시시각각 변한다. 덕분에 한 번도 해설 권태기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현장 중계를 하고, 경기 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한두 차례 출연한다. 3년 전부터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U리그 왕중왕전 해설도 시작했다. 그는 “작년 어느 날엔 프로야구 하이라이트에 출연하고 토론 프로그램 녹화까지 한 후 딱 두 시간 눈을 붙이고 오전 9시에 열리는 대학야구 해설을 하러 나갔다. 그럴 땐 해설이 나의 숙명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했다. 왕성한 활동의 배경에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있다. 요즘도 그는 여전히 주 4, 5회 운동을 한다. 집에서 가까운 서울 한강변을 걷는 것도 좋아하고, 아내와 함께 인왕산과 안산 등 높지 않은 산도 종종 오른다. 하지만 빠지지 않는 뱃살이 그의 고민이다. 장성호는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아픈 곳은 없다. 그런데 운동을 하니 입맛이 돌고 먹성이 좋아진다”면서 “음식 조절과 절주의 필요성을 느낀다. 뱃살만 좀 빼면 내 삶이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올해부터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해 볼 작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몇 해 전 그는 계단 오르기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다. 당시 다니던 피트니스센터가 문을 닫자 그는 집이 있는 아파트 31층을 걸어서 올랐다. 그는 “지하 주차장 3층에서 31층까지 두세 번을 오르내렸다. 시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 등을 쓰면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었다. 계단 오르기는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기 체중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배웠다. 계단 오르기는 나의 신체를 고스란히 쓰는 운동이다. 최소한 이틀에 한 번은 계단을 오르려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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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뱃살만 빼면 완벽한 인생”, ‘스나이퍼’ 장성호가 9년차 해설자로 사는 법[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10년 가까이 3할을 쳤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3명쯤 된다.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용택(전 LG)이 선두 주자다. ‘양신’이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양준혁(전 삼성)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은 장성호(47·전 KIA)다. 장성호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을 쳤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정확히 타율 0.300을 맞췄다. ‘스나이퍼’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정교한 왼손 타자였다. 타격 시 오른쪽 발을 크게 들어 올리는 특유의 레그킥을 하면서도 공을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혔다. 공을 골라내는 선구안 역시 뛰어났다. 20년간의 선수 생활 동안 통산 1101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879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선수 생활 말엽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그는 통산 타율 0.296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아쉬워하는 건 통산 타율 3할이 아니라 99개에 멈춘 통산 도루 수다. 선수 생활 내내 그에겐 ‘발이 느리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뛸 수 있을 때 뛰었고, 착실히 도루 숫자를 늘려나갔다. 장성호는 “이왕이면 100개 또는 200개처럼 딱딱 끊어지는 게 좋지 않나. 하지만 99도루는 내게는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아마 장성호가 도루를 100개 가까이 했다는 걸 아는 야구팬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장성호에 대한 또 다른 편견 하나는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라는 것이었다. 이는 평소 잘 웃는 그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그는 원래 웃는 상인데다가 실제로도 잘 웃었다. 수비 실책을 하고도, 병살타를 치고 난 뒤에도 얼굴에 미소를 짓곤 했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그는 엄청난 승부욕을 갖고 있던 선수였다. 훈련 및 경기에도 진지하게 임하는 스타일이었다. 스스로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동시에 노는 것도 열심히 놀았다”고 말한다. 그가 여느 은퇴 선수들처럼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100% 최선을 다했따고 하긴 어렵겠지만 선수 생활 내내 후회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고 생각한다. 은퇴한 이후에도 배트를 잡고 스윙을 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는 요즘도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 몸을 만드는 꿈을 꾸곤 한다. 그는 “나뿐 아니라 프로 선수라면 모두 열심히 훈련한다. 손바닥이 까지고, 근육에 알이 배기는 게 일상이다. 요즘도 훈련하는 꿈을 꾸고 나면 온몸이 땀에 젖어 일어나곤 한다”고 했다.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현재 KBSN의 야구 해설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은퇴 이듬해인 2016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도 벌써 9년차 해설위원이다. 2012년 한 스포츠케이블TV에서 열린 프로야구 선수 당구 대회에 출전한 게 그가 해설자가 된 계기였다. 지금이야 프로당구가 출범하며 당구 중계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당구 해설을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날도 따로 해설자가 없어 경기에 출전한 야구 선수들이 번갈아 중계석에 앉았다. 평소 위트가 있고, 언변이 좋았던 그는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그곳에서 찾게 됐다. 장성호는 “굉장히 흥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은퇴가 다가올수록 나름 준비를 했던 것 같다.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던지, 발음을 정확히 하면서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했다”고 했다. 수시로 해설자들이 바뀌는 가운데 그는 큰 사건, 사고 없이 9년째 중계석을 지키고 있다. 제2의 인생이 된 ‘야구 해설가’는 그에게는 천직이다. 그는 “팬들이 잘 모르거나, 궁금해 사실 만한 부분을 내가 공부를 해서 알려드리는 희열이 있다. 준비한 만큼 좋은 해설이 이뤄질 때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야구 해설을 위해 그는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가진다. 정치와 경제, 사회, 영화, 심지어는 날씨까지 야구 해설을 위한 좋은 소재가 된다. 야구 공부도 열심히 한다. 메이저리그 사이트들을 찾아보고, 야구 인플루언서들의 글도 꼼꼼히 읽는다. 궁금한 게 있으면 동료 해설위원이나 기록원들에게도 수시로 물어본다. 그는 “현대 야구는 시시각각 변한다. 몇 년 전부터 세이버매트릭스(야구 통계학)이 관심을 끌었고, 시프트와 발사각도 등도 유행했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도입한 피치 클락 등이 큰 화제”라며 “야구가 계속 바뀌고 있으니 싫증이 날 틈이 없다. 내게 해설 권태기가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 때 그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현장 중계를 하고, 한두 차례 경기 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야구의 참견’이라는 야구 토론 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야구 유튜브도 운영한다. 그는 “매번 출연할 때마다 새롭게 얘기할 거리가 나온다. 야구의 세계가 넓고 깊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했다. 3년전부터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U리그 왕중왕전 해설도 시작했다. 프로야구 중계와 시간이 겹치는 걸 피하기 위해 오전 9시 경기를 위주로 중계를 잡는다. 작년 어느 날엔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하고, 야구의 참견 녹화까지 끝난 뒤 새벽 3시에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오전 9시 대학야구 중계를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는 “딱 두 시간 눈 붙이고 중계를 하러 나갔다. 힘은 들었지만 ‘내 위치에서 아마추어 야구를 위해 할 수 있는 하자’는 숙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야구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 갈 길도 멀다. 하지만 프로야구 중계에 비해 할 얘기는 훨씬 많다. 가끔씩 누가 봐도 생각지도 못한 플레이가 나오곤 한다. 대체 어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아마추어 야구가 처한 어려운 현실과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맛볼 수 있는 매력들을 더 많이 알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새해 목표 중 하나는 뱃살을 빼는 것이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에도 그는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유지해 왔다. 요즘에 일주일에 4, 5번은 운동을 한다. 한 번 운동을 할 때는 근력 운동 20분, 유산소 운동을 40분 가량 한다. 집에서 가까운 한강을 가볍게 걷는 것도 좋아하고, 아내와 함께 서울의 인왕산과 안산 등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 것도 즐긴다. 행주산성 둘레길 등도 종종 간다. 하지만 살찌는 건 막기 힘들다는 게 그의 호소다. 장성호는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몸이 아픈 곳은 없다. 그런데 운동 덕분에 입맛이 좋아지고 먹성이 좋아진 것 같다”며 “한 번 찐 살이 잘 빠지지 않아 고민이다. 결국 음식 조절과 절주가 핵심인 것 같다. 뱃살만 좀 빼면 내 모든 삶이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뱃살을 빼고 하체를 강화하기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해 볼 작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한창이던 몇 해 전 그는 계단 오르기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시 그가 다니던 피트니스센터도 문을 닫았는데 그는 아파트 31층을 걸어서 올랐다. 그는 “지하주차장 3층에서 31층까지 두세 번을 오르내렸다. 시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 등을 쓰면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었다. 계단 오르기는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가 사는 아파트는 36층 건물이다. 지하 6층에서 꼭대기인 36층까지 오르면 42층이 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기의 체중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배웠다. 계단 오르기는 내가 갖고있는 신체를 고스란히 쓰는 운동이다. 올해 최소 이틀에 한 번은 계단을 오르며 한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현재 자신의 삶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행복을 계속 누리려면 건강해야만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물론 해가 갈수록 더 깊이 있는 해설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껏 해온 웃음 있는 해설을 놓치고 싶진 않다”며 “재미와 내용을 동시에 주는 해설자가 되려 더 노력하겠다. 그런 고민을 뺀다면 지금처럼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다. 지인들에게도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주곤 한다”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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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세 최형우, 최장 2년 22억

    프로야구 KIA의 간판타자 최형우가 41세 나이에 다년 계약에 성공했다.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으로는 역대 최고령이다. KIA는 최형우와 1+1년 총액 22억 원(연봉 20억 원, 옵션 2억 원)에 계약했다고 5일 발표했다. 최형우가 올해 옵션을 달성하면 내년 계약은 자동 연장된다. 최형우는 불혹이던 지난해에도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통산 1542타점으로 이승엽 두산 감독(1498타점)을 넘어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타점 1위에도 올랐다. 최형우의 드라마 같은 야구 인생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작년 11월 “한때 팀에서 방출됐던 선수가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형우의 인생 역정을 전했다. 2002년 프로 데뷔를 했던 팀 삼성에서 방출당했다가 군 제대 후 삼성에 재입단한 최형우는 이후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FA 자격을 얻어 KIA와 4년 100억 원에 계약하면서 처음으로 FA 1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2017년부터 KIA에서 뛴 그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2020년 말에는 3년 총액 47억 원에 재계약했다. 이번 계약으로 최대 9년간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최형우는 “다년 계약이라는 좋은 조건을 먼저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선수 생활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았던 선수로 타이거즈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최형우는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된 선수”라며 “앞으로도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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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만에 삼성 떠나는 뷰캐넌… “내 몸엔 언제나 푸른 피 흐를 것”

    지난해까지 4년간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사진)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뷰캐넌은 5일 아내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띄운 영상편지를 통해 “내 몸에는 언제나 푸른 피가 흐를 것이다. 팬 여러분은 언제나 우리 가족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2020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30경기에 등판해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4년 통산 성적은 113경기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다. 삼성 구단은 뷰캐넌과 재계약을 추진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뷰캐넌은 다년 계약을 원했는데 구단은 외국인 선수 샐러리 캡(연봉 총액 상한)을 이유로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적극적인 팬 서비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뷰캐넌은 “삼성에서 은퇴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팬 여러분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꼭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삼성은 4일 새 외국인 투수로 데니 레이예스(28)를 총액 80만 달러(약 10억5000만 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레이예스는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서 뛰며 9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78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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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450만달러 고우석, 5년 2800만달러 마쓰이와 ‘마무리 경쟁’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는 4일 구단 소셜미디어에 고우석(26)의 입단 소식을 전하며 한국어로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고우석이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9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선수 가운데 이보다 적은 돈에 계약한 선수는 최향남(53)밖에 없다. 최향남은 롯데에서 뛰던 2009년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넜다. 고우석의 계약 규모는 좀 더 커질 수 있다. 3년 차인 2026년에 상호 옵션에 따라 300만 달러에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고우석은 출전 경기 수와 성적에 따른 보너스 계약도 별도로 했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고우석이지만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당장 2월 스프링캠프부터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팀의 마무리로 뛰었던 조시 헤이더(30)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간 뒤 샌디에이고는 작년 말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29)를 5년 2800만 달러(약 367억 원)에 영입했다. 왼손 투수인 마쓰이는 174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지난 시즌 개인 최다인 39세이브를 올리는 등 일본에서 10시즌 동안 통산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지난해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던 오른손 투수 로베르토 수아레스(33)도 강력한 경쟁자다. 지난해 5년간 총액 4600만 달러(약 603억 원)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수아레스는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4.23으로 계약 첫 시즌을 마쳤다. MLB.com은 “세 선수가 마무리 투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다. 마무리 자리를 누가 꿰차든 세 선수 모두 경기 막판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몸값만 놓고 보면 고우석이 세 선수 중 가장 열세다. 스프링캠프부터 구위와 실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는 수밖에 없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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