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환

정양환 부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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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양환 기자입니다.

r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64%
인사일반13%
미국/북미7%
국제일반7%
국제경제3%
국제인물3%
여행3%
  • 채널A, 개국 5주년 슬로건 “하이파이브” 공개

     다음 달 1일 개국 5주년을 맞는 채널A가 기념 슬로건 ‘하이파이브(Hi-Five)’와 관련 로고를 공개했다. 채널A는 8일 “2011년 12월 1일 첫선을 보인 채널A가 개국 5주년을 맞아 채널A를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함께 행복을 나누며 축하하자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이파이브’는 기쁨과 반가움을 표현하면서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나누는 인사. 채널A는 여기에 친근함과 소통, 응원과 격려의 의미를 담아 재해석했다.  하이파이브 관련 행사와 캠페인도 선보인다. 이달 말부터 서울 청계광장과 동아미디어광장 등에서 ‘청춘과 하이파이브’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동아미디어센터 인근에 ‘하이파이브 북 카페’를 만들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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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N 드라마 ‘안투라지’, 원작의 수위를 낮춘 탓인가… 미드 리메이크의 맥빠진 출발

     분위기가 심상찮다. 시국 얘기가 아니다.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안투라지’ 말이다. 영화 드라마 관계자들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폭망’ ‘노잼’ 반응이 쏟아진다. 이런 열기(?)가 반영된 탓일까. 1회 시청률은 2.8%(TNMS 기준)로 나쁘지 않았으나 2회는 1.5%로 주저앉았다. 굳이 찾자면 ‘최측근’ 정도로 해석되는 ‘안투라지(Entourage)’는 배우 영빈(서강준)과 언제나 뭉쳐 다니는 친구들인 매니저 호진(박정민), 사촌형 준(이광수), 백수 거북(이동휘)의 이야기. 진한 우정의 네 남성이 시끌벅적한 한국 연예계에서 겪는 생기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여기에 영빈과 준의 기획사 대표인 김은갑 역으로 조진웅까지 출연해 요즘 핫한 배우의 ‘종합선물세트’를 꾸렸다. 그러나 올여름부터 홍보에 열을 올렸던 ‘포장’이 과했던 걸까. 시청자들로부터 ‘질소과자’란 푸념이 빗발친다. 특히 2004∼2011년 시즌8까지 선보였던 미국 HBO의 원작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럽단 반응이 많다. 당시 미 ‘안투라지’는 흥행 성적도 좋았지만, 방영 내내 에미상 작품상 후보에 3번이나 오를 정도로 평단 반응이 뜨거웠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긴 했다. 원래 원작은 할리우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질펀한 욕설과 성적 농담이 끊이지 않았다. 허나 15세 이상 관람으로 수위를 낮춘 한국 ‘안투라지’는 당연히 이런 코드를 ‘거세’당했다. 간혹 선정적 장면과 대사를 선보이긴 하나 오히려 ‘어른 흉내 내는 어린애’ 같은 어색함만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짜임새다. 화려한 연예계를 보여주려 속도감 있는 컷과 음악을 쓰는 건 충분히 수긍할 만한 전략. 근데 마구 남발해 몰입을 방해한다. 게다가 ‘시트콤’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면 대사라도 쫀득해야 될 텐데 이도 어영부영. 특히 조진웅이나 이동휘는 대사 맛 살리는 데 특출 난 배우들인데 이마저 둥둥 떠다닌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대목은 ‘화제성’은 선방하고 있단 점이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의 화제성 조사에서 이 드라마의 화제성 포인트는 508.2로 전체 17위. 같은 시간대 강자인 금요일 MBC ‘나 혼자 산다’(337.6)나 토요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139.9)보다 훨씬 높다. 이들의 지난 회 시청률은 각각 5.8%, 7.1%. 이런 화제성이 앞으로 얼마나 시청률에 반영될지는 미지수겠지만. ★★(★5개 만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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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웹툰시장 성장과 과제

     한국 웹툰 시장은 조만간 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툰은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웹툰의 1차 시장 규모만 봐도 2013년 1500억 원에서 2년 만인 지난해 약 2배 수준인 295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웹툰을 활용한 2차 수익 창출도 수직 상승했다. 캐릭터 용품 및 라이선스 사업 등을 포함한 2015년 웹툰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4200억 원. 연구소 관계자는 “부가가치 산업이 원활하게 이어진다면 2018년 전체 규모는 880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0년을 전후로 1조 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단 예측이다. 시장이 커지자 창작자 수입도 엄청나게 늘었다. 최근 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작가 수익 규모 추정’을 살펴보면, 상위권 만화가 250여 명의 평균 1년 수익은 9300만 원에 이른다. 한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한 초특급 작가는 한 달 최고 매출이 9억2000만 원이 나온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 수출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2013년 일본에 진출한 NHN이 만든 ‘코미코’는 현지 웹툰 플랫폼 1위에 올랐다. 2015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라인 웹툰’은 최근 월 방문자 4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도 최근 한국 웹툰 60편이 수출됐으며, 9월엔 코미코가 만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만화 최강국’ 일본을 비롯한 미국, 그리고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시장의 움직임이다. 세계 만화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일본은 최근 국내와 유사한 웹툰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은 디지털 만화 비율이 아직은 10.3% 정도지만, 마블과 DC코믹스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콘텐츠 산업이 2013년 기준 53억 달러(약 6조818억 원) 규모로 커지며 세계 웹툰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웹툰 관계자는 “국내 웹툰 시장의 자생력을 더 탄탄하게 키우고 해외 플랫폼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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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月 방문자 1000만… 웹툰, 일상으로 자리잡다

    《 ‘웹툰의 전성시대.’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이 문을 연 지 10여 년. 웹툰은 2007년 첫 원작 드라마 ‘키드갱’(OCN) 이래 수많은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며 한국 문화콘텐츠의 가장 강력한 허브의 하나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웹툰 방문자 수가 월평균 10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우리네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어떤 웹툰을 즐겨 볼까. 동아일보가 조사업체 ‘엠브레인’과 최근 시민 1050명에게 모바일 설문을 벌인 결과, 현재 연재 중인 작품은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1위(22.2%)에 올랐다. 대표적 개그만화인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21.0%)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완결 작품은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18.7%)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 남성은 ‘코믹’ ‘판타지’, 여성은 ‘로맨스’ ‘일상’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미생’이 연재작 전체 1위에 올랐지만, 남녀 선택은 다소 엇갈렸다. 여성은 ‘미생’(21.9%) ‘마음의 소리’(19.2%) 순이었지만 남성 표는 근소하게 ‘마음의 소리’(22.9%)가 ‘미생’(22.5%)을 앞섰다. 3, 4위는 남성 팬이 월등히 많은 판타지 ‘신의 탑’(SIU)과 ‘노블레스’(손제호, 이광수)가 차지했으며, 여성의 절대적 지지(여성 10.1%, 남성 1.8%)가 눈에 띄는 로맨스만화 ‘좋아하면 울리는’(천계영)이 5위에 올랐다. 6∼10위도 남녀 취향이 확실했다. 6위 ‘생활의 참견’(김양수)과 8위 ‘어쿠스틱 라이프’(난다), 9위 ‘오무라이스 잼잼’(조경규)은 여성들의 선택이 몰렸던 작품. 반면 7위 ‘가우스전자’(곽백수)나 10위 ‘덴마’(양영순)는 남성 팬이 많았다. 좋아하는 장르를 묻는 문항에서 여성은 ‘로맨스’(28.8%)와 ‘일상’(23.6%)을 가장 많이 꼽았고, 남성은 ‘코믹·개그’(29.1%)와 ‘판타지’(17.2%)를 선호한 경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완성작에선 연령별 선호도가 눈에 띄었다. 죽음 이후의 삶을 감동적으로 담은 전체 1위 ‘신과 함께’는 10대(21.2%)와 20대(28.3%)의 지지가 컸다. 평범한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전체 2위 ‘순정만화’(강풀)는 30∼50대 이상에서 1위였다. 2000년대 초반 작품인지라 10대에서는 7위(3.4%)로 순위가 낮았다. 북한 특수부대를 소재로 다룬 ‘은밀하게 위대하게’(최종훈)와 고교생의 패션 도전기를 소재로 삼은 ‘패션왕’(기안84)이 각각 3, 4위에 오른 가운데, 5위를 차지한 ‘역전! 야매요리’의 연령별 편차가 컸다. 다른 세대는 하위권이었으나 10대에선 ‘신과 함께’와 함께 공동 1위였다. 6위 ‘이끼’(윤태호)와 8위 ‘송곳’(4.6%)은 30대 이상 지지가 높았고, 7위 ‘삼봉이발소’(하일권)와 9위 ‘다이어터’(네온비, 캐러멀), 10위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김규삼)는 10대와 20대가 선호했다.○ “무료 콘텐츠 많지만 소재나 주제 폭이 좁아” 이렇게 웹툰을 즐기는 이유는 뭘까. 싱겁게도 ‘무료 콘텐츠가 많아서’(30.4%)가 1위를 차지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출판만화가 ‘멸종’한 이유도 웹툰의 파상적인 무료 공세 탓이 컸다”며 “공짜로 볼 만화가 널렸는데 누가 책을 사 보겠냐”고 설명했다. ‘소재가 다양해서’(25.0%), ‘우리 정서에 잘 맞아서’(2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응답자들은 ‘소재나 주제의 폭이 좁다’(33.0%)를 한국 웹툰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장점 2위였던 목록이 단점 1위로 선택되는 모순이 벌어진 셈이다. 연령별로 주의 깊게 살펴보면, “소재가 다양하다”는 의견은 세대가 높아질수록 많았고, “소재가 한정됐다”는 의견은 10, 20대가 더 많았다. 현재 연재하고 있는 웹툰을 장르별로 분석해 보면 확실히 ‘편식 현상’이 드러난다. 동아일보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367편을 살펴본 결과, ‘판타지’(28.9%)와 ‘개그’(15.0%), ‘로맨스’(13.1%) 세 장르가 반 이상을 차지했다. ‘스릴러’(10.0%)와 ‘일상’(9.0%)까지 포함하면 5개 장르가 76%였다. 김숙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최근 중장년층도 웹툰을 즐기면서 저변이 확대됐지만 아직 작품 소재는 편중된 경향이 크다”며 “특히 최근엔 치열한 경쟁 탓에 선정성, 폭력성이 강한 작품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이지훈 기자}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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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돼먹은 영애씨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최근 시즌15를 론칭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가 최순실 게이트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31일 첫 방송에서 제주도에서 사기를 당한 주인공 영애(김현숙)가 우연히 승마장에서 사기꾼을 발견한 뒤 말을 타고 추적하는 내용을 방영했다. 이 과정에서 자막으로 “영애 씨,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 같은 자막을 내보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 관련 논란을 패러디한 것이다. MBC 예능 ‘무한도전’과 드라마 ‘옥중화’도 풍자에 나섰다. ‘무한도전’은 지난달 30일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 “상공을 수놓은 오방색 풍선” 등의 자막으로, 같은 날 ‘옥중화’는 무당이 오방낭을 건네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도울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넣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엇비슷한 자막으로 동참했다. 누리꾼들은 “속 시원하다”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대체로 많았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까지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데 (이번 사태가) 어이없게 마무리되면 절대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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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순시리…순데렐라…최순실 게이트 용어사전 총정리

    #최순실 게이트 용어사전 총정리#최순실 사태로 검색어 순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과거 연예인 관련 단어가 대부분이었지만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어들이 가득합니다.세상을 뒤흔드는 최순실 연관 검색어를 모아봤습니다.#라스푸틴.-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1869¤1916).제정 러시아의 요승(妖僧)입니다.니콜라이 2세와 황후의 총애를 얻어 전횡을 일삼다로마노프 왕조의 멸망을 부추겼죠.그가 없었다면 소련은 탄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최근 뉴욕타임즈가 최순실을 라스푸틴에 비유했죠.#.신돈-고려 공민왕 시대의 요승(?¤1371).부인 노국대장공주의 죽음으로 슬퍼하던 공민왕을위로하며 권력을 얻어 초기에는 개혁 정책을 추진합니다.하지만 곧 사치, 향락, 부정부패에 빠져고려 왕조의 멸망을 촉진시켰죠.라스푸틴처럼 여성 편력에 관한 수많은 야화가 있습니다.#.신권정치(神權政治)신정정치(神政政治)라고도 합니다.지배자가 "나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절대적인 것"이라며 국민의 절대적 복종을 요구하죠.지배자는 종교 지도자나 주술사의 도움으로신탁의 증거를 얻은 뒤 국가를 통치합니다.#.샤머니즘"무당이 정권을 장악하는 사회가 제정일치 사회인데요.청동기 단군왕검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즉 지금으로부터 반만 년 전 이야기죠"- 최태성 EBS 한국사 강사#.하야(下野)'들판으로 내려가다'라는 뜻.들판은 민초(民草)들이 사는 땅을 의미하죠.권력자가 관직 및 정계에서 물러날 때 주로 씁니다.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가 속속 번지고 있죠.#.순시리(순 Siri)최순실 + 애플 Siri최 씨의 이름 '순실'과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시리(Siri)'와 발음이 비슷해 탄생한 합성어.애플 사용자가 시리를 이용하듯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모두최 씨에게 물어본다는 조롱이 담겼죠.#.순데렐라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10월 31일 최 씨가 검찰에 출두하다 신발 한 짝이벗겨져서 생긴 '순실+신데렐라'의 합성어입니다.해당 신발이 프라다 제품이어서'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는 말도 나왔죠.#5000년 전 등장했던 신권정치가왜 21세기 한국에서 현실이 되었을까요.라스푸틴도 신돈도 한때는 민중을 위했다는데최순실 일가는 왜 비리와 탐욕으로만 일관할까요.억장이 무너지는 국민들의 마음이 언제쯤 치유될까요.원본: 정양환 기자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이고은 인턴}

    •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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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환 기자의 억지로 쓰는 문화수다]나라 망친 라스푸틴과 신돈은 처음엔 국민 지지라도 받았지

     찾질 못하겠다. 이럴 땐 뭐라고 해야 맞는 건지. 자꾸 멍해진다. 세월호 땐 가슴이 찢어지더니 이번엔 뇌가 찢어진다. 젠장. 인터넷 검색어도 난리 났다. 연예인 동정 가득했던 순위가 묵직한 혹은 당연한 말로 채워졌다. 휴대전화나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한숨이 포털사이트를 뿌옇게 뒤덮었다.  그래, 어차피 선배들이 써보라 해서 ‘억지로 쓰는’ 글. 이번엔 요즘 세상을 도배한 검색어들을 뒤져봤다.청동기 시대 신권정치는 무당정치하야는 민초의 삶으로 내려가는 것 ①라스푸틴=풀네임은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1869∼1916). 제정러시아 시대 ‘희대의 요승(妖僧)’이라 불린다. 최후의 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의 총애를 얻어 온갖 전횡을 일삼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고려 공민왕 때 신돈(?∼1371)도 함께 거론되곤 한다. 두 인물의 생애는 워낙 회자되니 길게 다룰 필요는 없겠다. 전설이나 괴담 같은 얘기도 접어 두자. 다만 한 역사학자는 “요즘 자주 비교되는 인물과는 급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물론 ‘나라를 망쳤다’는 공통점이 있죠. 하지만 신돈은 권문세족에 대항해 민생정치를 펴려던 인물입니다. 백성은 ‘문수보살의 재림’이라고 했어요. 라스푸틴도 악마로만 조명되지만, 초창기엔 고된 수행을 치르며 성자라 지지받았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권력에 관여한 인물들이에요.” ②신권정치(神權政治)=최근 누리꾼들은 26일 KBS ‘역사저널 그날’의 패널로 잘 알려진 최태성 교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글에 주목했다. 전문을 소개한다. “신석기 시대부터 등장한 샤머니즘은 초자연적 존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무당 중심의 종교입니다. 이 무당이 정치권력마저 장악하는 사회를 제정일치사회라고 합니다. 청동기 단군왕검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반만 년 전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해 영화 ‘300’(2006년)에서 “나는 관대하다”고 되뇌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제도란 얘기다. 굳이 찾자면, 16세기 칼뱅주의나 미국 식민 초기 일부 지역에 비슷한 통치 형태가 존재하긴 했다고 한다. 하나 더. 많은 누리꾼은 ‘청동검이라도 사야 하나’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청동은 인류 최초의 합금으로 매우 귀했다. ‘말을 타고 다니며 권세를 부리던’ 소수나 청동검을 가질 수 있었다. ③하야(下野)=직역하면 ‘들판으로 내려가다’. 한 한문학자는 “여기서 야(野), 들판은 민초(民草)들이 사는 땅을 뜻한다”며 “관련어로는 야인(野人), 야생(野生)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들판에서의 삶이라. ‘생물 다양성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저서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사이언스북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 본성은 자기 파괴적인가? 환경 정복과 자기 증식의 욕구는 도저히 멈출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유전자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일까? 나의 대답은 단호하다. 인간은 자멸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 요컨대, 의지가 있기에 희망이 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간에 인류의 대부분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무서운 사실은 여전히 남는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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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딩용 ‘1박2일’ 이렇게 잘 나갈줄은…

     누가 고삼차를 마셨는지 맞혀 야외 취침을 결정한다. 멤버 가운데 숨은 좀비는 비밀리에 미션을 수행한다. 2명씩 짝 지어 먼저 단계별 게임을 통과한 팀이 우승한다. MBC ‘무한도전’ 말인가. 아니면 KBS2 ‘1박2일’이나 SBS ‘런닝맨’? 모두 아니다. 요즘 10대 이하 청소년, 특히 초등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투니버스 ‘막이래쇼7’ 얘기다. ‘어린이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한 이 프로그램이 최근 7∼12세 시청률 평균 4.8%(최고 5.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1년 5월 시작한 ‘막이래쇼’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어린이들에게 본격 밖에서 놀기를 제안한다”는 취지의 어린이 눈높이 맞춤 예능. 지금은 나름 스타가 된 가수 MC그리(김동현)와 신동우(EBS ‘톡! 톡! 보니하니’ MC), 배우 김유정이 출연하던 초창기엔 스튜디오 중심으로 제작됐다가 현재는 야외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 여러 가지 모험과 놀이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초등학생 대상 시청률 약 5%가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하니(이수민) 신드롬’을 일으켰던 최고 인기 어린이 예능 ‘톡! 톡! 보니하니’와 비교해 보면 그렇지 않다. EBS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과열 경쟁을 우려해 시청률을 공개하지 않는데, 보니하니는 초등학생 대상 시청률이 7% 안팎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 시청 ‘황금시간대’인 오후 6시에 편성돼 있다. 반면 ‘막이래쇼7’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내보낸다. 지상파와 종편의 메인뉴스와 일일연속극 틈을 비집고 들어가 올린 수치다. 특히 ‘막이래쇼7’은 최근 모두가 중학생인 출연진 6명(김혜인 손상연 이자인 임형찬 정택현 최하호)의 합이 잘 맞아 들어가며 더 재미가 커졌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이 집계하는 화제성 추이를 보면 이런 점이 더 확실히 드러난다. ‘막이래쇼’는 19, 20회의 화제성 지수가 이전보다 3배가량 높아졌다. 관심 포인트를 살펴봐도 출연진 6명 모두가 0.3∼0.7점으로 고른 점수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막이래쇼7’은 조만간 최강자 보니하니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까. 아직은 쉽지 않다. 보니하니는 시청률만 봐선 잘 드러나지 않는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관심 포인트만 봐도 같은 기간 보니(신동우)는 4.5다. 막이래쇼 6명을 합친 것보다 높다. 다만 보니하니는 이수민이 하차한 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다소 하락하는 추세. EBS 관계자는 “새로운 MC 진솔(걸그룹 ‘에이프릴’ 멤버)이 잘 안착하고 있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이래쇼7’이 고민할 대목은 따로 있다. 기존 어른 버라이어티 예능과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지가 관건이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엇비슷한 포맷을 반복할 경우 굳이 런닝맨이나 1박2일을 놔두고 이 예능을 챙겨 볼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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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음모론 단골소재 CIA 뒷얘기, 그것이 사실이라고?

     솔직히 말하련다.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마주쳤다면? 아마 안 골랐으리라. 미안한 말이지만 겉모습이 좀 ‘구리다’. 너무 두껍기까지. 막상 읽어 보면 흥미롭단 말도 차마 못 하겠다. 냉전 시대에 미국 중앙정보국(CIA) 주도로 이뤄진 문화 선전전을 다뤘는데, 방대하고 디테일해서 문외한 입장에선 상당히 버겁다. 그런데 이 책은 왠지 쓰윽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CIA의 첩보전을 관람하는 재미는 없지만, 이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넓게 그물망을 짜 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음모론에나 나오던 얘기가 진짜 현실이었던 거다. 영국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역사학자인 저자가 특히 주목한 인물은 마이클 조셀슨. 에스토니아 유대인 출신으로 미군이 된 그는, CIA에 합류한 뒤 서구의 문화 선전전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성장한다. 그가 주도해 만든 민간단체가 ‘세계문화자유회의’(1950∼67년)다. 세계 35개 지부(한국에도 있었다)를 둔 이 단체는 수많은 세미나 전시회 음악제를 개최했다.  놀라운 건 잭슨 폴록과 버트런드 러셀, 조지 오웰, 해나 아렌트, 아서 밀러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당대 지성들도 이 단체(혹은 CIA)와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었단 점이다. 그들이 이런 정황을 인지했건 아니건. CIA는 엄청난 금전과 막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들을 입맛에 맞게 활용했다. 물론 그들이 ‘선전선동의 나팔수’는 아니었지만, CIA의 큰 그림 속에서 움직여졌다. 조셀슨과 그의 동료들은 그림자 속에서 이를 설계하고 지휘했다. 요즘 시국에 이런 얘기가 관심을 끌까. 21세기 한반도에선 더한 일도 벌어졌는데. 그나마 CIA는 그들 나름대로 정당성을 갖추고 주도면밀하기라도 했건만.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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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임새-영상미 굿… ‘너무 산뜻한’ 결말 아쉬움

     속았다. 제목만 보고선 새터민이나 북한 얘길 줄 알았다. 뭐, 물론 약간씩 관련 에피소드가 나오긴 하나 큰 상관은 없다. 23일 방영한 KBS 드라마스페셜 ‘평양까지 이만원’은 지난한 삶의 존재 이유를 다루는 작품이다. 대리기사 영정(한주완)은 사제의 길을 걷다 박차고 나와 하루하루를 덧없이 보내는 청년. 술에 취해 “평양에 가달라”는 어르신을 모셔다 드린 뒤 귀가하다 형제처럼 지내던 차준영 신부(김영재)와 마주한다. 포장마차에서 함께 회포를 풀다 차 신부는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에 당황하며 급히 자리를 뜬다. 황당해하며 홀로 술을 마시던 영정 옆에 어디선가 소원(미람)이란 젊은 여성이 나타나 합석하는데….  ‘평양까지…’는 제목에 속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드는 드라마다. 단막극답게 짜임새가 좋고, 장면 장면도 유려하다. 뭣보다 장편으론 다루기 힘든 이런 소재를 TV드라마로 즐길 수 있다니. 인간은 어떤 옷을 걸쳤어도 본질적으로 이성과 본성을 함께 지닌 존재. 그로 인해 외재적 내재적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물론 이 작품이 그 해답을 찾아주진 못하지만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쉬움도 있다. 이런 무게의 소재였다면 작품이 한 톤쯤 더 무채색에 가까웠어야 하지 않았을까. 따뜻한 결론도 나쁘지 않지만 ‘너무 산뜻했다’고나 할까. 단막극 특유의 연극적 대사도 조금만 버렸더라면 싶다. 현재 국내 유일의 단막극인 KBS 드라마스페셜(10회 예정)은 5화 ‘평양까지…’로 딱 반을 채웠다. 지난 회 시청률은 2.2%(닐슨코리아). 허나 수치론 드러나지 않는 팬이 많다는 걸 기억해주길. 남은 후반전도 응원을 보낸다. ★★★☆(5개 만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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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써니’ 美 할리우드서 리메이크 추진

     2011년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써니’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 CJ E&M은 26일 “2018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 ‘써니’의 미국판 리메이크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한 단계”라고 밝혔다. 리메이크 버전은 CJ E&M과 미국의 랫팩(RatPac)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랫팩은 청룽(成龍)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러시 아워’ 시리즈를 연출했던 브렛 래트너 감독이 대표로 있는 회사다. 아직 ‘써니’의 메가폰을 누가 잡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시나리오는 2004년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코미디 드라마 ‘프리키 프라이데이’를 썼던 헤더 해치 작가가 맡았다. ‘과속 스캔들’(2008년), ‘타짜-신의 손’(2014년)을 연출했던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는 국내 개봉 당시 736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복고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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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나홀로 식사에 묘한 압박감… 불판위 고기는 왜 더디 익는지

    《 “내가 혼술(혼자 술 마시기)을 하는 이유는, 힘든 날 진심으로 이해해 줄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지구란 별은 인구가 73억 명이 넘는다. 하나 이토록 바글바글해도 이 행성 토착민들은 쓸쓸해 보인다. 홀로 밥 먹고, 외로이 술 마시고. 한국도 마찬가지. 지난달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20만 가구가 넘어 전체의 27.2%. 1990년보다 5배가 늘어났다. 》  근데 ‘홀로 된다는 것이’ 말처럼 간단치 않다. 최근 ‘혼밥(하기 좋은) 식당’ 소개 글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심지어 공력을 가늠하는 ‘혼밥 레벨 테스트’까지 나왔다. 1∼10단계가 있는데 편의점, 패스트푸드는 초보 수준이란다. 요원들이 상위 레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혼밥 하수인 에이전트2(정양환)가 패밀리레스토랑과 점심 때 줄서는 맛집에, 중수 이상인 에이전트41(김배중)이 고깃집과 뷔페를 체험했다. 혼밥에는 어떤 미학과 고충이 담겨 있을까.○ “여성 가득한 승강기에 홀로 탄 기분” 먼저 에이전트2가 레벨7 ‘맛집 혼밥’에 나섰다. 장소는 서울 중구 유명 냉면집. 낮 12시 언저리라 대기 줄이 길다. 잠시 머뭇거리다 맘을 다잡았다.  의외로 줄 서고 자리 앉는 건 쉬웠다. 딱히 신경 쓰는 이도 없다. “몇 명이세요?” 물을 때 “1명요”에서 목소리가 작아졌을 뿐. 주문 뒤에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면 된다. 현대문명에 경의를. 후딱 ‘미션 클리어’ 해야지. 사건은 한창 젓가락질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손님, 합석 되죠?”에 답할 겨를도 없이, 여성 2명이 맞은편에 앉았다. 앞자리 남정네가 ‘윌슨’(MBC ‘나 혼자 산다’ 곰 인형)으로 보이나. 온갖 수다를 쏟아냈다. 난 냉면 먹으며 왜 립밤 구입 요령을 배워야 하나.  다음 날, 레벨8 패밀리레스토랑. 역시 점심때라 바글바글. 한 번 해봤다고 성큼성큼 들어섰다. 설마 여긴 합석은 없겠지. 헉, 근데 90% 이상 여성 고객. 이성만 잔뜩 탄 엘리베이터에 발을 내딛는 느낌이랄까. 흘깃흘깃 쳐다본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매력도 있다. 요리에 집중하기 좋았다. 브로콜리가 꼼꼼히 씹으면 이런 식감이구나. 육질도 입에 착착 감겼다. 후배에게 온 업무 문자도 반가웠다. 바쁜 짬을 쪼개 여유를 즐기는 문화인. 살짝 우쭐해졌다. 긴장을 놓친 탓일까. 디저트를 기다리며 웹툰을 보다 ‘킥’ 웃음이 터졌다. 아뿔싸. 0.1초 찰나 모여든 눈빛. 땀방울이 피처럼 흘러내렸다. 순간 방심에 치명적인 내상을. 앞으로 혼밥 때 개그 만화는 금기.○ “천하에 홀로 위대(胃大)하리니” 레벨9 뷔페에 나선 에이전트41. 평소 혼밥을 가뿐히 여긴 터라 ‘마실’ 나가는 기분. 일부러 유동인구 많은 홍익대 인근으로 골랐다. 아, 근데 고등학생 단체손님이 있을 줄이야. 교복에 둘러싸인 스타의 꿈을 잡채 앞에서 이루다니. 음식을 담으러 갈 때마다 자꾸 타이밍을 노리게 된다. 너무 많이 담았는지 ‘자기 검열’까지. 테이블에 남겨둔 가방도 신경 쓰인다. 메고 가면 더 이상하겠지? 40대 혼밥 고수 A 씨(자영업자)는 “화장실 등 잠시 자리 비울 때가 가장 불편하다”며 “간혹 음식을 치우기도 하니 종업원에게 말해 두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중수 이상인 에이전트41은 곧 적응을 마쳤다. 커피랑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아포가토’도 제조해 먹었다. 그러나 목표량을 채우진 못했다. 혼밥의 다이어트 효과인가. 마지막 레벨10 고깃집 혼술. 난세지웅(亂世之雄). 이번엔 직장인 퇴근시간을 골랐다. 왁자지껄한 삼겹살 집에서 홀로 고기를 굽노라니. 돼지를 평정한 장수가 되었구나. 들락날락거리는 뷔페보다 훨씬 나았다. 3인분에 소주 1병, 밥 한 공기와 된장찌개를 해치웠다. 그러나 묘하게 ‘심리적 압박’이 밀려오는 고비가 있다. 이상하게 고기가 안 익는 불판. 1인분을 3번째 시킬 때 이모의 눈빛. 소주 한잔에 저절로 나온 ‘캬’. 그걸 다 먹고 혼자 계산하는 카운터 앞. 위대(偉大)하고자 했으나 위대(胃大)만 했던 게 아닐까. 왜 그럴까. 또 다른 고수인 30대 직장인 B 씨는 이를 ‘모호한 정체성 탓’이라 진단했다. “게임하듯 접근해서 그래요. 혼밥혼술의 핵심은 ‘자기 위안’에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성가시기 싫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스스로 다독거리는 거죠. 거기에 무슨 유별남이나 독특함이 필요할까요? 각자 취향 따라 사는 생활 방식일 뿐입니다.” 그래, 혼밥혼술은 무슨 유행이 아니다. 그저 하나의 일상일 뿐. 거기에 색안경을 쓰고 덤빈 요원들이 문제였다. 우리 이제 혼밥을 그냥 내버려두자. (다음 편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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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검 보자” 5000명 구름인파… 팬사인회 북새통

     “이영 세자(박보검) 보러 수천 명이 모였네.” 19일 오후 3시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광장이 북새통이 됐다.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 배우 사인회에 5000여 명의 인파가 몰리며 시위라도 벌어진 듯 시끌벅적했다. 이날 행사는 배우 박보검의 “시청률 20%를 넘기면 광화문에서 한복 입고 사인회를 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려 미리 온라인에서 선정한 200명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다. 하지만 오전부터 유모차를 끈 여성부터 해외 한류 팬까지 몰려들었다. 안전 문제로 행사 시작이 30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경복궁에 드라마 주역인 박보검과 김유정 진영 곽동연이 모습을 드러내자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박보검은 “이영이다”라고 인사한 뒤 “약속을 지키게 돼 영광이다.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주인공 김유정 역시 “다 얼굴을 못 뵈어 죄송하다.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사인회는 예정됐던 200명과의 만남만 진행하고 1시간 뒤 끝마쳤다. 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궁중 로맨스를 그린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일 최종회 시청률 22.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방영 내내 ‘박보검 신드롬’을 일으키며 안방극장을 점령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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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제례용 ‘정’을 쓰레기통으로 쓰는 나라

    #제례용 '정'을 쓰레기통으로 쓰는 나라. 공공디자인의 창의성은 이런게 아니야!#이렇게 생긴 쓰레기통, 본 적 있으신가요?#사실 이 것은 우리의 전통 그릇 중 제례에 쓰는 정(鼎)입니다. 조상이나 하늘에 바치는 음식을 조리하던 솥의 일종이죠. #이 외에도 장을 담가 보관하는 옹기 항아리, 돌절구 등 우리의 전통 용기들이 길거리 쓰레기통 디자인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리 곳곳엔 전통 문화를 왜곡한 공공디자인이 넘쳐납니다.전통 체험 행사장에서 옹기를 본 외국인이 “한국인은 쓰레기통에 음식을 담그냐”며 경악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됩니다. 옛 것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도 비슷한 실정이죠.#“아마 누군가가 처음 (쓰레기통) 아이디어를 냈을 땐 참신하다고 칭찬받았을 겁니다. 전통의 오용이나 남용이란 인식이 없었을 거예요.창의성을 표출하기 어려운 공직사회의 경직성이 만든 결과물이입니다.”- 공공디자인 전문가 박효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공공디자인은 화려함이나 얼마나 주목받느냐의 외양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성이 핵심이어야 합니다.최근 가장 많은 간판 정비 사업의 목표도 시민들의 시각공해를 없애고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죠. #전은경 ‘월간디자인’ 편집장도 “보기에 근사한 벤치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앉아 쉬기 편한 게 진짜 공공디자인이다.” 라고 조언했습니다.#전통 쓰레기통 디자인은 쓰레기통의 ‘본질’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항아리나 절구 형태는 쓰레기의 너저분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정(鼎)은 쓰레기를 버리기 쉽지 않으며 나중에 수거하는 분들도 이용하기 불편합니다.#항아리나 제례용 정에 쓰레기나 담배꽁초가 수북한 모습을 선조들이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전통을 살리며 쓰임새도 적절한 공공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본: 정양환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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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환 기자의 억지로 쓰는 문화수다]‘제례용 鼎’을 쓰레기통으로 쓰는 나라

     최근 한 지인이 사진 한 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근사한 풍경? 유명 맛집? 어느 공원에 있는 쓰레기통이었다. 문화재계 인사인 그가 게재한 사연은 이렇다. ‘가끔 공공디자인은 이해하기 힘들다. 대표적 경우가 길거리 쓰레기통이다. 옹기 항아리나 돌절구, 게다가 (제례에 쓰는) 정(鼎)을 그대로 본떠서 만드는 건 우리 전통에 대한 부적절한 왜곡이 아닐까.’ 이런 해프닝도 하나 덧붙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전통 체험을 갔다가 기겁을 했단다. ‘한국인은 쓰레기통에 음식을 담느냐’며. 길에서 봤던 옹기 항아리가 원래는 음식 보관용이란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단 얘기다. 그는 “외국인은 둘째 치고 옛것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도 헷갈릴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거참, 생각해보니 맞다. 무심코 마주쳤던 그 많은 쓰레기통들. 장을 담그는 항아리, 조상이나 하늘에 바치는 음식을 조리하던 정(鼎)이라니. 쓰레기나 담배꽁초가 수북한 모습을 선조들이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이를 “전통문화에 대한 적절한 해석이 부족해 아쉽다”고 평했다. “옛날에도 옹기 중에 ‘똥항아리’가 있긴 했어요. 하지만 형태를 길게 하고 입구를 좁게 만들어 생김새가 달랐습니다. 이런 쓰레기통을 두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속 좁은 배격이겠죠. 하지만 옛것을 참조하되 변화를 꾀했다면 어땠을까요.” 공공디자인 전문가인 박효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박 교수는 “공공디자인에서 창의성을 표출하기 어려운 공직사회의 경직성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아마 누군가가 처음 (쓰레기통) 아이디어를 냈을 땐 참신하다고 칭찬받았을 겁니다. 전통의 오용이나 남용이란 인식이 없었을 거예요. 요샌 지방자치단체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공공디자인 사업을 벌입니다. 근데 화려함에 치중해 얼마나 주목받을지만 신경 쓰는 듯해요. 공공디자인은 외양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성’이 핵심입니다.” 편의성이라. 쉽게 말해 이렇다. 최근 지자체가 가장 많이 벌이는 공공디자인 사업이 간판 정비다. 근데 길거리가 지저분하니 보기 좋게 만들자는 공공디자인의 목표가 아니다. 시민들의 시각공해를 없애고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 이게 근본 취지고 철학이어야 한다. 쓰레기통으로 돌아가 보자. 항아리나 절구 형태는 쓰레기가 담긴 너저분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鼎)은 뭔가 버리기 쉽지 않고 나중에 수거하는 분들도 불편하다. 쓰레기통의 ‘본질’에 적합하지 않단 소리다.  전은경 ‘월간디자인’ 편집장은 “벤치는 보기에 근사한 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앉아 쉬기 편한 게 진짜 공공디자인”이라고 조언했다. 옹기에서 소재를 가져왔어도 새로운 해석이 담긴 쓰레기통. 전통을 적당히 살리며 쓰임새도 적절한 공공디자인. 우리도 길거리에서 이 정도는 누릴 때가 되지 않았나.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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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스센터, 언론인 공익시설로 돌려달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소유권과 관리운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프레스센터에 대한 5개 언론단체의 건의문에 대해 “프레스센터의 설립 취지에 맞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신문협회(회장 이병규)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황호택) 등 5개 언론단체는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조 장관을 만나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 언론단체들은 “언론의 공동 자산인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의 소유권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국가로 귀속시키고, 언론정책의 총괄부처인 문체부 및 산하기구가 관리 운영하는 방식으로 언론인의 공익시설로 돌려달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두 시설은 자산적 가치를 놓고 다툴 것이 아니라 한국 언론의 발전, 언론이라는 상징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며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을 문체부 업무의 중요한 의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프레스센터 문제는 2012년 미디어법이 제정돼 코바코가 무자본 특수법인에서 주식회사형 공기업(공영미디어렙)으로 바뀌면서 시작됐다. 프레스센터 소유권을 가진 코바코와 언론계 환원을 촉구해온 언론계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빚어온 것. 코바코는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관리권 관련 부당이익금(157억여 원) 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에 신문협회 등 11개 언론단체는 7월 8일 ‘코바코는 언론의 공익시설인 프레스센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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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하는 아빠에게 편지로 말해요

     연예인 아빠와 자녀의 이야기를 담는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빠본색’이 한국우편사업진흥원과 함께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는 ‘아빠에게 편지로 말해요’ 캠페인을 펼친다. 채널A는 “12월 15일까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보내 오면 특별 제작된 ‘아빠본색’ 우표를 붙여 무료로 편지를 발송한다”고 12일 밝혔다. 김구라 김흥국 이창훈 등이 출연하는 ‘아빠본색’은 연예인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담는다는 취지를 시청자와 공감하자는 뜻에서 이런 캠페인을 마련했다. 편지는 접수된 다음 달 일괄 발송하며, 매달 편지 20통을 뽑아 아빠본색 기념우표와 고급 문구용품을 선물한다. 연말엔 채널A 사장상과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상도 시상할 예정이다. 이춘호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은 “아버지와 자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편지로 디지털 시대에 점점 잊혀가는 따뜻한 감성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빠에게 편지로 말해요’ 접수 사이트(www.postlette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채널A ‘아빠본색’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반에 방영한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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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육아 소홀한 것 같아” 바쁜 엄마들의 ‘나쁜 엄마’ 자책

    《 에이전트2(정양환)가 지구에 온 지도 꽤 오래. 허나 그는 지금도 헷갈린다. 이 행성의 ‘엄마’란 존재는 정말 초능력이 없는 걸까. 평소엔 연약하다가도 아이만 관련되면 헐크가 되는데. ‘모성(母性)’은 초자연이 부여한 원기옥(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필살기)이 아닐지. 그런데 요즘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이 초인들은 또 하나 묘한 성향을 보인다. “나는 ‘나쁜 엄마’인가요?” “난 ‘나쁜 엄마’인가 봐요”란 글들이 무수히 많다. 아니 슈퍼히어로인 줄 알았더니 ‘빌런’(악당)이었단 말인가. 그런데 눈 씻고 찾아봐도 “나는 나쁜 아빠입니다”란 글은 없다. 아빠들은 착한데 엄마들만 나쁜가? 에이전트2는 이 ‘잘못된 만남’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 ○ 자녀 문제에 가슴 졸이는 엄마들  ‘나쁜 엄마 고해성사’는 특히 육아나 주부 커뮤니티에서 많이 발견된다. 내용은 주로 엇비슷하다.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다 짜증을 냈어요.” “하루만이라도 다 잊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회사 다니느라 아이에게 소홀했네요.” 확실히 엄마들은 전업주부건 맞벌이건 아이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최근 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현재 육아 중인 30, 40대 남녀 200명에게 모바일 설문조사를 벌였더니, ‘스스로 나쁜 엄마(아빠)라 느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65%가 “(가끔 또는 자주) 그렇다”고 대답했다. 물론 남성도 같은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반응이 52%로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들은 15%가 “자주”라고 대답해 아빠들 3%의 5배에 달했다. 육아 커뮤니티에 ‘나쁜 엄마’임을 토로한 적 있다는 40대 여성 A 씨(자영업)는 “아이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을 때 엄마는 ‘내가 뭘 잘못했나’란 생각부터 덜컥 든다”고 털어놨다. 그런 기분이 들 때 해결법도 남녀가 미묘하게 차이를 드러냈다. 아빠 엄마 모두 “반성하고 문제점을 찾으려 노력한다”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는데 각각 75.8%, 52.7%였다. 하지만 “주위 사람이나 인터넷에서 의견을 구한다”는 방식도 여성은 20.9%나 선택했다. 남성은 5.5%에 불과했다. 30대 여성 B 씨(전업주부)는 “여전히 한국 사회는 자녀 문제는 엄마 책임이란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며 “남편과 얘기해도 잘 공감을 못해 친구나 커뮤니티를 찾는다”고 했다.○ 끝없는 애정 vs 인내와 절제 사실 여성들의 이런 고민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물 건너 미국도 최근 ‘나쁜 엄마’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7월 19일 개봉한 영화 ‘배드 맘스(Bad Moms)’를 통해서다. 총제작비가 2000만 달러(약 222억 원)로 할리우드 영화치곤 소품이었으나 북미에서만 1억7100만 달러(약 1900억 원) 수익을 거뒀다. 내용은 단순한 편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하던 여러 엄마들이 고단한 육아에 지쳐가다 일탈(?)에 나선다는 줄거리.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 밀라 쿠니스가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카시트에 앉혀 놓곤 안전벨트도 안 채우고 운전한 적 있다”며 “엄마들은 누구나 ‘나쁜 엄마’란 생각을 하는 때가 있다”고 고백한 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현지에서 전문가들은 이 영화의 흥행을 두고 “이제 엄마들이 환상을 벗어던질 때”라고 조언했다. 러네이 크레이머 드레이크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모성은 완벽한 육아를 지향한다는 통념을 벗어던져라”라며 “타인의 육아법에 신경 끄고 자신과 아이의 유대감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마들의 고백’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미국 사회학자 비앙카 저못 씨는 “아빠가 인스턴트식품을 데워 먹이면 대단하다고 칭찬하면서 엄마가 그랬다면 힐난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은 에이전트2는 앞선 조사 결과에서 씁쓸한 대목을 발견했다. ‘좋은 아빠(엄마)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뭔가’란 질문에 남녀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48%가 ‘끝없는 애정’을 최고로 꼽은 반면, 엄마의 48%는 ‘인내와 절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어쩌면 당신의 아내가 몰래 베갯잇을 적셨던 눈물을 남편들은 사랑이라 착각하고 산 건 아닐는지. 진짜 빌런은 엄마가 아니었다. (다음 편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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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문예위 미르 회의록 삭제… 은폐 의혹”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는 미르재단과 관련한 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회의록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문예위가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 삭제 의혹을 제기했다. 도 의원 측이 이날 문예위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11월 6일 제173차 회의록은 도 의원이 별도로 확보한 45쪽짜리 원본에서 14쪽이 누락돼 있었다. 삭제된 내용 중에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미르재단 설립을 위한 모금 과정과 관련해 “전경련이 대기업 발목을 비틀어 450억∼460억 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는 부분도 들어 있다.  도 의원은 이를 근거로 “문예위원 중 포스코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분(박 회장)이 ‘포스코에서 미르재단에 30억 원을 낸다고 했는데 이사회에서 추인만 하는 것이라고 해 부결 못하고 왔다’는 등의 내용을 뺐다”며 은폐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도 의원은 회의록 원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명진 문예위원장은 “관례적으로 회의록은 속기 초벌본이 아니라 정리본으로 보존한다”며 “실무자들 얘기로는 여담이었고, 안건과 상관이 없어 삭제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CF 감독 출신인 차은택 씨가 본부장을 맡았던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집중 거론했다. 더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예산을 지원한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해 “원장 공모 당시 1차 평가에서 2등, 2차 평가에서 3등을 했는데도 원장으로 선정된 것부터 문체부의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차 씨가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전시총괄 감독을 맡은 후 전시대행사인 시공테크는 5억 원짜리 영상 제작 용역 중 하나를 머큐리포스트에 맡겼다”며 “머큐리포스트는 송 원장이 대표로 있었던 업체”라고 했다. 송 원장은 “차 씨와 한때 아주 친했다”면서도 콘텐츠진흥원장 취임 후 유착 의혹은 부인했다. 한편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차 씨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된 뒤 한 달 만에 사퇴한 이유에 대해 “단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결재권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사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한상준 기자}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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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배상판결 비난한 고영주

     10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지난해 복사판을 보는 듯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사진)을 향한 야권의 성토가 거셌다. 특히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이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0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자, 고 이사장이 6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 더민주당이 판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한 게 도화선이 됐다.  박홍근 더민주당 의원 등은 “이런 황당한 발언이 건전한 상식 아래 나왔다고 보기 힘들다”며 “일국의 대통령 후보였던 문 전 대표를 여전히 공산주의자라 확신하는 고 이사장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보수의 가치가 발전하길 원하는 이들도 고 이사장의 수위 조절이 안 된 발언에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한 국민은 공산주의자를 지지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국민들이 몰랐을 테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도 지지했다면 문제가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사회가 주목하는 사건을 편향적으로 판결할 줄 몰랐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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