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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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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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남북한 관계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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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10%
사회일반3%
  • “北, 최근 수개월간 비밀장소 여러곳서 농축 우라늄 생산 늘려”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내놓은 북한 핵 개발 실태에 대한 보고서가 미 정치권과 외교가를 강타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새롭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최근 수개월간 핵무기 개발을 위한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려 왔으며,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후에도 핵 개발 작업을 계속 진행해 왔다고 결론지었다. 북한이 해외 언론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라는 ‘큰 쇼(big show)’를 벌였지만 진정한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 앞두고 공개된 보고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보고서는 작성에 관여한 미 정보관리들이 언론에 주요 내용을 누설(leak)하면서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 됐다. 상부의 지시 없이 정보관리들이 언론에 북한의 핵능력 확대와 은폐 실태를 공개한 것은 “더 이상 북한의 핵위협은 없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과 마찬가지라고 뉴욕매거진은 지적했다. 정보 당국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호언장담하는 북한 비핵화 약속을 믿지 않을 정도로 행정부 내부 분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보고서 내용을 처음 보도한 NBC방송은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중대 양보까지 했는데 북한이 핵 비축량을 줄인다든지, 핵무기 생산을 포기하겠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정보관리의 발언을 소개했다. 6일 전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 핵개발 관련 기밀 정보가 알려지면서 비핵화 확약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과 만나 비핵화 의제 등을 사전 조율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다시 방한해 1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논의를 위한 실무 접촉인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에 관여했던 당국자 간 접촉이 확인된 것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19일 만이다. 지난 주말 방한한 김 대사는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북측과 1시간가량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김 대사의 상대였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한 대북 소식통은 “폼페이오의 이번 (세 번째) 방북은 북-미 정상회담 후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김 대사가 판문점으로 와서 직접 조율한다는 건 미군 유해 송환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후속 조치까지 논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보복’ 가능성 우려 트럼프 행정부는 DIA 보고서에 대해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 확대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대책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핵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에 “북한에 핵시설을 폐쇄하도록 압력을 넣는 데 레버리지(지렛대)로 이용될 수 있다”고 적었다.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거짓 약속에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슈퍼매파의 충고에 따라 ‘(군사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볼턴 보좌관은 1일(현지 시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 대다수가 1년 이내에 해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 업무(비핵화 협상)를 진행 중인 이들에게는 몽상적(starry-eyed)인 감정이 조금도 없다. 우리는 북한 사람들이 과거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에서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를 관장해 온 수전 손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가 7월 말 퇴임한다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2월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퇴임한 데 이어 손턴 지명자까지 물러나면 당장 미국의 대북 외교라인에 적잖은 공백이 예상된다.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신나리·주성하 기자}

    •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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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탈락에 신난 英언론 “F조 순위표 오려두고 우울할때 보세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2골 차 패배를 당한 소식은 28일 하루 종일 세계 언론과 누리꾼 사이에서 최대 화제였다. 독일은 깊은 침묵과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독일을 라이벌로 여겨온 나라들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한국 축구를 좋게 평가하는 경우가 드문 중국과 일본 언론까지 한국의 경이로운 승리에 찬사를 보냈다.○ “오늘 우리는 매우 슬프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조별리그 탈락’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독일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전차군단’ 독일 대표팀의 공식 트위터엔 경기 직후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미드필더 메주트 외질의 사진이 올랐다. 외질의 사진 위로 ‘말문이 막힘(Speechless). 독일, 월드컵 탈락’이란 표현이 적혀 있다. 27일(현지 시간)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장에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와 대화하는 시연을 했다. 독일의 한국전 패배에 관한 정보가 입력돼 있는 소피아가 독일이 그동안 차지한 우승컵(4차례)을 세면서 메르켈 총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깊은 한숨과 함께 “맞아, 소피아. 지나온 오랜 시간을 보면 그건 사실이야. 그러나 솔직히 오늘 우리는 매우 슬프다”고 속삭였다. 독일 언론도 ‘재앙’ ‘악몽’ 등의 단어를 쏟아내며 일찌감치 짐을 싼 자국 대표팀을 비난했다. ‘빌트’는 ‘말이 안 나오네(Ohne Worte)!’라는 탄식성 표현으로 신문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매체는 4년 전에도 같은 표현을 썼었다. 하지만 당시엔 의미가 달랐다. 2014 브라질과의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이 개최국 브라질에 7-1의 대승을 거두자 ‘말이 안 나오네!’라는 경탄의 표현을 썼던 것이다. 빌트는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큰 굴욕”이라며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두 번 패하고 비틀거리며 러시아를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독일의 축구전문 매체 키커도 “역사적인 패배에 챔피언 독일이 사라진다”고 보도했다.○ “F조 순위표 소장하세요” 반면 독일 축구에 오랜 기간 눌려 지내온 유럽의 경쟁 국가들에는 신나는 하루였다. 특히 축구 종가이면서도 오랫동안 독일에 밀렸던 영국은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선스포츠는 28일자 신문 1면에 G조에 속한 잉글랜드 대표팀과는 관계없는 F조 순위표를 큼지막하게 실었다. 순위표 옆에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의 사진을 실었다. 그리고 순위표 주변엔 점선을 둘렀고 점선 위엔 가위 표시도 해놓았다. 그리고 ‘우울할 때 꺼내 보면 웃을 수 있으니 (순위표를) 잘라서 보관하라’는 취지의 설명도 달아놓았다. 영국의 한 스포츠 바에선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손님들이 마치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한 듯 환호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영국 못지않게 한국의 승리에 열광한 나라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4년 전 안방 대회에서 독일에 1-7로 참담한 패배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한국-독일 경기 종료 후 트위터를 통해 “아하하하(AHAHAHA)…”를 수십 번 반복해 올리며 독일을 조롱했다. 브라질 매체 ‘란세’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독일 국기를 나란히 배치한 다음에 ‘18!’이라고 썼다. 2018년에서 2와 0을 각각 2골을 넣은 한국과 무득점에 그친 독일의 국기로 대신한 것이다. 이는 독일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2017년 새해 축하 글을 SNS에 올리면서 숫자 ‘20’ 뒤에 브라질과 독일 국기를 나란히 배치했던 것에 대한 되갚음이다. ○ ‘한국이 독일 전차를 전복시켰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국이 독일 전차를 전복시켰다’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월드컵 최대 이변을 일으킨 한국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의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한국을 보고 우리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 마지막 90분까지 싸워 이기겠다”란 일본의 간판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의 말을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은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됐다”면서 언더도그의 반란을 조명했다. 한편 한국의 승리가 가져온 ‘나비효과’도 있다. 독일의 탈락으로 월드컵 판세까지 흔들리 게 된 것이다. 벌써 29일 오전 3시 G조 1, 2위 결정전을 치르는 잉글랜드와 벨기에는 서로 2위를 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며 눈치작전을 펴기도 했다. 이전까진 2위로 올라가면 독일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이젠 2위로 올라가야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포르투갈 등 강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1, 2차전에 나서지 않은 선수 중에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란 말로 1.5군을 출전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4골로 득점 2위이자 팀 전력의 핵심인 로멜루 루카쿠를 언급하며 “발목 보호를 위해 하루 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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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못미더운 美상원 “북핵협상 30일마다 보고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 정부와 벌이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의회의 감독권을 강화하는 법안이 26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서 발의됐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싱가포르 6·12 정상회담에서) 매우 애매한 합의안에 서명한 뒤로 비핵화 과정에 대한 어떤 세부 사항도 밝히지 않고 있어 의회의 감독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메넨데스 의원과 동아태소위원장인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 세부 내용과 전망 등을 30일마다 의회에 문서로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지속할 것과 미국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대북 군사행동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능 있는 사람” “자기 나라를 무척 사랑하는 지도자”라고 평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무자비하고 잔인한 전제군주”라고 규정했다. AP통신은 이 법안의 상원 통과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여야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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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 체크]G20서 정상들 메모 본뒤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활용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하셨다는 점을 환기시켜 드리고 싶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춘추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의 36년 전 사법연수원 성적이 언급된 이유는 이날 한 중앙일간지의 칼럼 때문. 22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A4용지를 들고 있는 장면을 두고 “정상 간의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거나, 소화해 발언하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 것을 반박하면서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을 맡은 후) 넉 달여 동안 많은 정상회담과 고위급회담에 들어갔다. 거의 모든 정상이 메모지를 들고 와서 이야기한다”며 “‘당신과의 대화를 위해 이만큼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는 성의 표시”라고 덧붙였다. 이어 “(메모지로) 지도자의 권위, 자질에 대한 신뢰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지난해 말까지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끌어낸 게 문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청와대 말대로 실제로 많은 정상들이 회담에서 메모지를 사용할까. 일단 외교부 관계자는 “회담의 성격이나 정상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상당수 정상은 회담에서 메모지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인사말과 농담까지 메모를 준비하는 정상도 있고, 핵심적인 내용만 담은 자료를 갖고 회담장에 들어가는 정상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에는 물론이고 지난해 7월 독일에서 가진 첫 한-러 정상회담에서 철도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의제들을 빼곡히 담은 메모지를 직접 손으로 넘겨가며 대화했다고 한다. 올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한일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문제 등을 담은 자료를 들고 문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정상회담 때 메모를 활용한다는 게 외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메모 없이 하는 경우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때는 자료를 활용하지만 단독 회담 때는 메모지 없이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트럼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메모 없이 회담을 했다. 그러다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서 다른 정상들이 메모를 참고하는 걸 보고 종종 메모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은 치열한 전략·논리 싸움인 만큼 지켜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정상들이 메모지를 활용하지 않을 때 더 조마조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주성하 기자}

    •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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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탄-차르-황제… 스트롱맨 시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4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2018년은 세계 정치사에서 ‘신권위주의’ 도래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장 2033년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술탄, 황제, 차르, 파라오’ 잇따라 집권 에르도안 대통령에겐 터키의 전신 오스만제국의 황제를 일컫는 술탄에 빗대 ‘21세기 술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에르도안 대통령뿐만 아니라 2018년은 ‘황제’ ‘차르’ ‘파라오’ 등이 줄줄이 출현한 해로 기록되게 됐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3월 종신 집권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해 ‘황제’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같은 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앞서 14년간의 통치에 이어 2024년까지 6년 더 러시아 대통령직에 올라 ‘현대판 차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역시 같은 달 이집트에선 ‘파라오’라는 별칭을 얻은 군부 출신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2022년까지 4년 더 집권하게 된다. 그가 헌법을 개정해 2022년 이후에도 권력을 놓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 집권 바람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나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똑같이 불고 있다. 2월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대연정에 성공해 2005년부터 이어진 집권의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4월엔 헝가리에서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해 역시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올해 9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3선에 성공해 2021년까지 연임하면, 그는 일본 최장기 총리가 된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장기 집권 권력자가 민주주의 투표로 자리를 내놓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반대로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을 자처한 리더가 장기 집권으로 가는 사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남미에서 그런 바람이 거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올해 6월 재선에 성공했고,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2016년 헌법을 개정해 임기 제한 없는 대통령에 올라 지난해엔 부인을 부통령에 임명하기도 했다. 혼란에 빠진 브라질에선 국민의 40%가 군부 쿠데타를 원한다는 여론조사도 발표돼 충격을 주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임기는 정해졌지만 강력한 스트롱맨을 자처하는 리더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왜 스트롱맨이 성공하는가 민주주의를 도입한 국가들조차 ‘스트롱맨’에게 의존하는 시대로 회귀하는 세계적 추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스트롱맨의 시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급변하는 정세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강력하고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혼란과 이민자 급증, 경제 악화 등을 틈타 강력하고 터프한 엘리트들이 ‘우리’를 ‘그들’에게서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하며 집권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부패한 엘리트가 될 수도 있고, 욕심 많은 가난뱅이가 될 수도 있으며, 외국 인종이나 종교적 소수자 등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정치인의 거짓말이 반복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관료, 은행가, 판사, 기자 등이 신뢰를 잃으면서 이런 혼란 속에 강력한 지도자를 추구하는 대중의 욕구가 증폭되고 있다고 잡지는 분석했다. 한편으로 장기 집권자들은 ‘과거 영광의 시대’를 다시 열겠다고 약속하며 강국이 될 수 있는 장기적 전략 목표를 제시하고 국가를 경영하지만, 유권자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단기 임기의 민주주의 지도자들은 눈앞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도 스트롱맨들에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정보통신 기술의 혁명이 국가 대신 개인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독재를 약화시킬 것으로 모두가 믿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사례를 보면 강력한 권력자들은 인터넷 여론을 쉽게 통제해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대중에게 전파하는 데서 우위에 서고 있다. 타임은 “적잖은 미국인들조차도 미국의 정치개혁이 중국보다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런 생각이 스트롱맨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냉전의 승자들이 선택한 시스템의 매력은 크게 떨어져가고 있으며, 민주주의 지도자가 국가의 안보와 대중의 민족적 자부심을 보장하지 못할 때 스트롱맨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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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 사이]김정은, 아버지의 마지막 꿈을 기억하라

    2011년 8월 김정일은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으로 절뚝거리며 힘겹게 생애 마지막 해외 방문에 나섰다. 나흘 동안 열차로 3900km를 이동해 간 곳은 러시아 아무르주. 이곳에서 그는 서울 면적(6만 ha)의 3배가 넘는 빈 땅 20만 ha를 임차해 농사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그해 10월에도 아무르 주지사를 평양에 불러 임차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두 달도 안 돼 사망하면서 그의 마지막 꿈은 물 건너가는 듯했다. 북한이 2013년 아무르주에 1000ha 규모의 작은 시범농장을 시작하고 이듬해까지 운영했다는 것까진 알려졌지만 이후 소식이 없다. 작황도 시원치 않았던 것 같고, 대북 제재로 대규모 인력 파견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북한의 식량 문제를 풀려고 농지 임차 계획을 세웠겠지만, 만약 이 구상이 지금 현실화됐다면 다른 시각에서 탁월한 선택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세계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대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이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중국이 내달 6일부터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 3300만 t, 139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문제는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돼지고기와 식용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를 대체할 수입처를 찾지 못했다. 동북 지역을 활용해 내수로 대체하려 해도 경작지가 많지 않고, 시간도 꽤 걸린다. 하지만 러시아 극동(원동)의 광활한 땅은 중국의 대두 공급처로 적합하다. 북한이 20만 ha에 콩을 심었다면 최대 40만∼50만 t을 생산했을 것이다. 러시아 극동의 1ha당 콩 생산량은 유기농 1t, 일반 콩은 최대 3t을 넘지 못한다. 극동에선 콩 보리 밀 귀리를 한 세트로 순환 재배를 한다. 이 작물들은 높이가 비슷해 한 콤바인으로 경작이 가능하다. 옥수수는 높이가 달라 콤바인을 새로 사야 한다. 극동에서 쓰는 농기계는 미국산이 많다. 한국 농기계는 작아서 광활한 극동의 농사엔 적합지 않다. 극동에 경작지가 늘면 미국 농기계도 대거 팔릴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농가들에 직접적 피해가 될 러시아 극동 농지 개간을 반길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생산량 100만 t 정도는 북한과 러시아만 결심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국을 경계하는 러시아는 극동에 북한 외에 딱히 갖다 쓸 만한 노동력이 없다. 러시아산 곡물은 한국인과도 밀접히 연관될 수 있다. 2년 전 러시아는 유전자변형동식물(GMO) 금지법을 채택했다. 러시아산 곡물은 Non-GMO라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연간 1000만 t의 GMO 곡물을 수입한다. 인구 1인당 쌀 소비량이 65kg인데, GMO 소비량은 45kg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한국에선 GMO 대두 100만 t이 독성 물질인 헥산을 사용하는 유기용매 추출 방식으로 식용유 생산에 쓰인다. GMO 유해성은 과학적 논쟁의 대표적 주제다. 한쪽에선 한국이 GMO를 수입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자폐증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유방암 치매 증가율 1위가 됐으며, 출산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쪽에선 GMO 부작용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른다. 다만 북한에서 살다 온 나는 왜 같은 민족인데 남쪽엔 자폐증과 치매 환자 등이 너무 많은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북한은 GMO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고, 콩기름도 전통적 압착 기법으로 생산한다. 수입 GMO 곡물을 러시아산 Non-GMO 곡물로 대체하면 최소한 손해 볼 일은 없다. 깨끗한 공기와 더불어 안전한 먹을거리 역시 한국인의 사활적인 관심사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 방문 때 농업 교류를 좀 더 중요하게 다뤘어야 했다. 이미 극동 지역엔 한국 농업인들이 진출해 10만 ha 이상 경작하고 있다. 극동 농업은 노동력 때문에 북한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러시아는 김정은에게 9월 이전 자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간다면 농업 교류를 먼저 추진하길 바란다. 이는 강대국들의 사활적 이해관계에 북한이 뛰어들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김정은이 아버지의 마지막 꿈을 기억하기 바란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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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北 전면적 비핵화 이미 시작… 빨리 움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전면적(total) 비핵화’가 이미 시작됐다”며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이후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은 핵 문제를 끝내길 원하고 우리도 끝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 그들은 엔진 시험장을 파괴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대형 시험장소 중 하나를 폭파시켰다. 사실 그것은 대형 실험장들 중 4개였다”고 말했다. 이 실험장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장 최신 정보에 정통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6월 12일 이후 실험장을 해체하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의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도 “6월 12일 이후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의 대표적 미사일 발사장인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뚜렷한 해체 움직임은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내 미사일 관련 시설 8곳에서 해체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폼페이오) 어디 있나”라는 농담으로 회의 참석자들의 시선을 끈 뒤 자신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여기 있군. 북한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북-미 회담 후속 협의를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했음을 내비쳤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주성하 기자}

    •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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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베이징 도착 13분만에… 中언론, 이례적 신속 보도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소식과 일정을 이례적으로 19일 도착 직후 공개했다.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 땅을 벗어난 뒤에야 방중 사실을 공개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중국 당국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전 10시 13분(현지 시간) 앵커가 속보 형식으로 “김 위원장이 19, 2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짧게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같은 시간 속보를 내보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가 이날 오전 10시경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착륙한 지 13분 만에 도착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이어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도 이날 오후 3시경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를 한층 심화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한 북-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이 관행을 깬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3월 말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단둥 철교를 거쳐 북한으로 넘어간 뒤에야 방중 사실을 공개했다. 5월 2차 방중 때도 김 위원장의 비행기가 북한으로 넘어간 뒤 오후 7시 뉴스를 통해 방중 사실을 알렸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찾았을 때부터 내려온 이런 관행은 전통 혈맹으로서 북한과 중국의 ‘특수관계’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돼 왔다. 중국이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북한을 정상 국가로 대우하겠다는 중국의 메시지가 읽힌다.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앞세우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중국의 신속 보도를 수용한 것을 놓고 더 이상 ‘폐쇄적이고 비밀스러운’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조짐은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10∼13일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도 나타났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과 싱가포르 도착, 현지 명소 방문, 북-미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다음 날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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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 새 대통령에 ‘42세 우파’ 두케 당선… 반군과의 평화협정 깨나

    17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반군과의 평화협정 수정론자인 우파 ‘민주중도당’의 이반 두케 후보(42·사진)가 당선됐다. 두케 당선인은 54%를 득표해 42%에 그친 좌파연합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8월 7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콜롬비아 현대 정치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보수 색채가 강한 콜롬비아에선 좌파 후보가 당선은 고사하고 결선 투표에 오른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다. 페트로 후보는 수도 보고타 시장까지 지냈지만 과거 좌파 게릴라 조직인 M-19에 몸담고 있었던 경력이 큰 약점이 됐다. 2010년 이후 8년 동안 집권했던 중도우파 후안 마누엘 산토스 현 대통령은 3선을 금지하는 헌법에 따라 불출마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상원의원을 지낸 두케 당선인은 2002∼2010년 집권했던 강경우파 성향의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한 인물이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의 미주개발은행에서 일하던 그를 2013년 콜롬비아로 불러들여 주요 정치인으로 키워냈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산토스 정부가 2016년 11월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정안에 합의할 때 자신이 이끄는 민주중도당 의원 전원과 합께 의회 표결에 불참했다. 협정이 내전 기간 마약 밀매, 살인과 납치 등 반인권 범죄에 연루된 FARC 지도자들과 대원들을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정계에 발을 디디고 사회로 복귀하게 허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두케 당선인 역시 중범죄를 저지른 반군 지도자들과 대원들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고, 특별 전범재판소를 구성해 이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평화협정을 수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두케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사회로 복귀한 옛 FARC 대원 7000여 명 중 일부가 반발해 다시 무장투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화 정착의 걸음마를 막 뗀 콜롬비아에 내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 반군인 민족해방군(ELN)과의 평화협상도 더 진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대선 투표는 50여 년 만에 처음 반군과의 무력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치러졌다. 옛 FARC가 정당으로 거듭난 데다 ELN은 대선을 전후로 임시 정전을 선언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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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만명 소국의 ‘천둥 축구’… 아이슬란드, 아르헨과 깜짝 무승부

    “후!” 짧지만 커다란 외침과 함께 팔을 넓게 벌리고 머리 위에서 손뼉을 친다. 굵고 짧은 함성과 함께 손뼉 치는 소리가 마치 천둥 같다. 아이슬란드 팬들이 내는 ‘천둥 박수’다. 16일 인구 33만8000명의 소국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는 축구 중계를 볼 수 있는 주점은 물론이고 미술관 박물관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천둥소리를 냈다. 이날은 아이슬란드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 날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이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평균 신장 185cm가 넘는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흐트러지지 않는 수비 대형을 유지하며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얼음 성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메시는 페널티킥을 포함해 11개의 슈팅(전반 3개, 후반 8개)을 날리고도 골을 잡아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26개의 슈팅(유효 7)을 날렸지만 단 한 골에 그쳤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게로가 수비수를 등지고 돌아서며 날린 그림 같은 골로 앞서 나갔지만 4분 뒤 역습에 나선 알프레드 핀보가손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핀보가손은 아이슬란드 본선 첫 골의 역사를 썼다. 이날 후반 19분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골키퍼 한네스 할도르손은 “오늘 경기는 우리의 전형적인 경기 모습이다. 상대를 초조하게 만들고 빠르게 역습한다. 우리는 예측불허다.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에 우리는 악몽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아이슬란드가 보여준 역습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에서 강호 잉글랜드를 잡고 8강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는 크로아티아와 우크라이나, 터키 등이 속한 유럽 예선 I조에서 조 1위로 사상 처음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로 2016 첫 경기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무실점으로 막고 포르투갈과 1-1로 비기며 돌풍을 예고했던 아이슬란드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도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하며 ‘제2의 반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였다.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등이 함께 속한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토의 70%가 빙하와 호수 용암지대로 이뤄져 있어 ‘불과 얼음의 나라’로 불리는 아이슬란드는 1년 중 축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국토가 눈과 비, 얼음으로 뒤덮여 9월부터 5월까지는 축구를 하지 못하는 악조건을 갖고 있다. 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는 풀타임 축구선수는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은 소금 포장 공장에서 일했다. 감독인 헤이미르 하들그림손은 치과의사 출신이다.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으며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골키퍼 할도르손은 4년 전까지 축구가 부업, 영화감독이 주업이었다. 지금은 하들그림손 감독이 축구에만 전념하고 있고 선수 대부분도 각국 프로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은 ‘투잡맨’이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정부의 지원으로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하들그림손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레이캬비크의 주점에서 팬들을 만나 스타팅 멤버와 전술을 공개하는 등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처음엔 10명도 오지 않던 팬들이 지금은 수백명씩 모인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15년 동안 실내경기장 7개를 짓고 국가가 나서 축구 코치와 선수 육성에 나섰다. 인구가 적은 대신 모든 선수와 시민들이 서로를 잘 알고 지내다 보니 협동심이 높다. 하들그림손 감독은 “상대가 우리를 작은 나라 출신이라고 가벼이 보기 일쑤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우리를 더 뛰게 만든다”고 했다. 2016년 유로 경기에서 아이슬란드가 프랑스 니스에서 잉글랜드를 이기는 첫 기적이 일어났을 때 전체 국민의 약 8%인 2만7000명의 아이슬란드 인이 니스 경기장에 모였다. 당시 TV 점유율은 99.5%에 달했다. 축구가 있는 날은 모든 게 올스톱이다. 아이슬란드는 6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133위였지만 지금은 22위까지 올라갔다. 축구는 2008년 경제위기로 주요 은행이 무너지는 침체를 겪은 아이슬란드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되고 있다.  모스크바=양종구 yjongk@donga.com / 주성하 기자}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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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텍쥐페리가 그린 ‘어린왕자’ 삽화 3억원에 팔려

    ‘어린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그린 연애편지 삽화(사진)가 16일(현지 시간) 24만500유로(약 3억 원)에 팔렸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미술품 경매업체 아르퀴리알은 이날 경매에 나온 생텍쥐페리의 작품 49점 중 이 삽화가 최고가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삽화는 1942년경 수채화로 그려 연애편지와 함께 봉투에 넣어 보낸 것으로 생텍쥐페리가 1943년 소설을 통해 창조한 주인공 ‘어린왕자’를 빼닮았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의 일러스트를 다른 삽화가들에게 부탁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자신이 직접 그렸다. 어린왕자 이미지가 1년 전 연애편지 그림에서 비롯된 셈이다. 경매업체는 삽화에서 어린왕자와 닮은 인물이 긴 편지 두루마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것은 생텍쥐페리가 한 여성에게 보내는 11쪽짜리 편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삽화가 그려진 편지가 생텍쥐페리의 마지막 서한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해당 편지가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42년 생텍쥐페리가 미국 뉴욕에서 어린왕자를 쓸 당시엔 엘살바도르 출신의 매력적인 부인 콘수엘로 순신 산도발이 내조했다. 생텍쥐페리가 남긴 연애편지도 부인에게 쓴 것이 가장 많았지만 작가에겐 부유하고 지적인 여성 사업가 넬리 드 보귀에라는 연인도 있었다. 어린왕자는 지금까지 1억 부 넘게 팔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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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외교관 “최고 존엄 셀카 찍은게 최대 화제… 변화 실감했다”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한 주민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기는 무조건 환영 분위기”라고 대답했다. 그는 “아직 노동신문을 통해 회담 결과만 봤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핵 폐기와 경제제재 해제는 모든 사람이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짜로 핵을 모두 폐기하더라도 제재를 풀어 잘살게만 해준다면 모두가 환영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주민은 “여기 사람들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이 본질상 우리의 핵 폐기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단지 허리띠 졸라매면서 핵 보유국이 됐다고 해놓고 핵을 폐기한다는 것이 체면이 서지 않으니 듣기 좋게 비핵화라고 표현한다는 것도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도 체제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핵 폐기란 말은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며, 완전 투항처럼 보이는 합의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 있는 한 북한 외교관도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소감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 관료들과 함께 찍은 셀카가 가장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하루 전인 11일 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 등 싱가포르 관광명소들을 둘러보며 수행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셀카를 찍어 화제가 됐다. 그는 “최고 존엄이 그렇게(셀카 촬영)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며 “그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최고 존엄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놀라워했다. 이 외교관은 “국기(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린 사진을 보면서도 (북한) 사람들이 ‘야, 야’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며 “이 두 깃발이 나란히 걸려 있는 사진을 노동신문에서 보니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선대가 하지 못했던 일, 그것도 자본주의 나라(싱가포르)에까지 가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는 자체가 파격”이라며 “지금으로선 김 위원장이 정권도 유지하고 인민들도 잘살게 하는, 어려우면서도 반드시 택해야 할 그런 길을 걷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한 소식통들은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를 북한 군부도 대부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한다고 해도 군부가 특별히 기득권을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의 모호성 때문에 회담 결과에 약간은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언급된 북한 외교관은 “핵 포기와 그에 따르는 완전한 경제제재 해제와 같은 것이 명확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사실 무엇 하나 명백한 건 없구나 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가난한 일반 주민들도 정상회담을 당연히 환영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돌아올 혜택 같은 것이 합의문을 통해 드러나지 않으니 아마 기대엔 못 미쳤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북한 사람들은 대체로 믿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핵을 폐기한다고 하면 사실 여기 대부분의 사람도 ‘그래도 몇 개는 감춰놓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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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 사이]김정은, 이젠 진심을 보여주라

    싱가포르로 날아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보며 18세기 연암 박지원이 쓴 ‘허생전’을 떠올렸다. 외진 산골에 박혀 있던 허생은 굶주린 아내의 질책에 7년 만에 집을 나서더니, 서울 최고 부자에게서 1만 냥을 빌려 순식간에 100만 냥을 만들었다. 김정은도 집권 7년째에 문을 열고 나와, 전국을 휘젓고 다닌 허생처럼 남쪽에도 오고 중국에도 갔다. 시골 선비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행동거지, 임기응변은 외교 신인답지 않다. 12일 세기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김정은이 판을 짠 외교 행보는 설계대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운전자’가 되고 싶은 문재인 대통령을 적절한 시점에 두 번이나 활용했고, 북-미 ‘빅딜’에 불안감을 느끼는 중국 대륙의 황제도 두 번이나 찾아가 안심시켰다. 두 달 동안 네 차례의 숨 가쁜 정상회담을 연 끝에 드디어 세계 최강국 미국의 수뇌와 마주 앉는 데 성공했다. 김정은은 원했던 합의문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함께 얻었다. 특히 이미지 세탁에 성공했다. 지난달 25일 김정은과 만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한국에서도 아주 인기가 많다”고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4·27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 대학생 1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김정은에 대한 긍정 이미지는 회담 전 4.7%에서 약 10배인 48.3%로 급증했다. 부정적 이미지는 87.7%에서 25.8%로 크게 감소했다.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김정은에 대한 세계인들의 부정적 이미지도 크게 희석됐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6일 “수개월 사이 김정은은 핵에 미친 사람에서 숙련된 지도자로, 현대 외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신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죽인 살인적인 독재자이자 핵 미치광이라는 이미지를 각국 정상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합리적 지도자의 이미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김정은은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하고, 뿌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왜 이 길을 떠났는지, 출발선에 선 심정으로 되돌아볼 때이다. 이번 결행의 목적이 이미지 세탁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정을 받기 위한 건 아닐 것이다. 가난한 북한과 자신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떠난 길일 것이다. 김정은의 희망대로 북한을 발전시키려면 이제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한다. 핵까지 내놓은 진짜 이유가 바로 이걸 위해서다. 하지만 남의 돈은 좋은 이미지만으론 절대 받을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성공에 대한 확신과 함께 나를 믿어도 된다고 투자자를 이해시켜야 한다. 특히 가진 것이 없을수록 투자자의 신뢰를 진실된 마음으로 얻어내야 한다. 북한보다 더 가난했던 1960년대에 가난한 조국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가득했던 한국의 40대 지도자가 바로 그랬다. 1963년 서독을 방문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총리를 만나 호소했다. “우리 국민 절반이 굶어 죽고 있다. 빌린 돈은 반드시 갚는다. 도와 달라. 우리 국민 전부가 실업자다. 라인강의 기적을 우리도 만들겠다.” 이 말을 하며 박정희는 눈물을 흘렸고, 이 말을 옮기던 통역관도 함께 울었다. 진심은 통한다. 광복 후 최초의 차관(借款)을 주었던 서독은, 박정희와의 만남 이후엔 담보도 필요 없는 막대한 추가 지원으로 고속성장의 밑천을 마련해 주었다. 1960년대 한국의 구세주가 ‘라인강의 기적’을 이뤘던 서독이었다면 오늘날 북한의 구세주는 ‘한강의 기적’을 만든 동포의 땅 한국이 될 것이다. 남쪽의 많은 사람이 김정은의 이미지가 아닌 진심에 감동할수록, 한국은 큰 내부 갈등이 없이 북한 발전의 최대 후원자가 될 것이다. 이제 박정희의 눈물을 김정은이 흘려야 하고, 박정희의 길을 김정은이 가야 한다. “김정은은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가 맞는다면, 북-미 회담의 다음 행보로 그가 한국 언론 앞에 나서길 바란다. 단독 회견이든, 기자회견이든 상관없다. 그 자리에서 남한 국민을 향해 이렇게 호소해야 한다. “북한은 가난하다. 도와 달라. 한강의 기적을 우리도 만들겠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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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언론 헤드라인 장식… 分단위로 업데이트하며 속보 경쟁

    한반도 유관 국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 세계 언론도 하루 종일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성명에서 “북-미 정상이 내린 정치적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회담 성과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으로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국 역할론’을 분명히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포괄적인 해결을 향한 첫걸음으로 보고 지지한다. 일본에 중요한 납치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해준 것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한 뒤엔 “내 뜻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한다. (납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만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결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극이 제공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렵,엽)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우리는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므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자극은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 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약속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하고 “IAEA는 관련 당사국들이 요청할 수 있는 (북한) 검증 활동을 어떤 것이라도 수행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은 싱가포르에 파견된 수천 명의 기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시시각각 생중계됐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는 새벽부터 3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차례로 들어설 때 각기 다른 언어로 동시 생중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2000여 명이 기자들이 모인 싱가포르 국제미디어센터에선 기자들이 하루 종일 모니터를 주시하며 회담 소식을 본국에 전송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나 악수를 하는 장면에선 큰 탄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기자들이 책상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들이 보내는 기사들은 모두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도 홈페이지에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배치하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등 새로운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제목도 ‘과거를 뒤로하고’(CNN) ‘역사적인 악수’(BBC) ‘악수, 그리고 합의를 향한 희망’(NYT) 등으로 고쳐 달며 하루 종일 회담을 분 단위로 중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만남이 성사됐으며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이 열렸다”고 전했다. BBC는 “양국이 1년간 위협을 주고받은 이후 전례 없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따뜻하게 맞아 독재국가 체제를 향한 수십 년간의 미국 정책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이날 특히 일본 방송들은 하루 종일 회담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관련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언론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외신들은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다”면서도 “디테일이 부족하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WP는 공동성명 내용이 개요 수준이고 북핵 프로그램 중단을 어떻게 검증할지, 또 구체적 내용이나 기한도 못 박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 역시 “공동성명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세부사항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로이터통신도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북한의 회담 성공은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한반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서영아 /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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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행사 능숙한 싱가포르, 텔레그램으로 실시간 취재 안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의 뜨거운 폭염도 ‘세기의 회담’에 걸맞게 달아오른 전 세계 매체들의 ‘취재 열기’보다 뜨겁지 않았다. 1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포뮬러원(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IMC)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 2500여 명이 등록했다. IMC는 당초 오전 10시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기자들의 줄이 길어지자 1시간 당겨 오전 9시에 개장했다. 약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IMC는 그 규모가 워낙 커 내부엔 빈자리도 듬성듬성 보였으나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이미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맡는 방식이어서 책상마다 자신이 소속된 회사명을 표기해 붙여 놓을 정도로 자리 쟁탈전도 치열했다. 테이블 전체가 대규모 취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BBC, 일본 NHK 등이 적힌 종이가 책상을 뒤덮어 시선을 끌었다. 이날 IMC에 가장 활기가 돌았던 순간은 낮 12시 리셴룽 총리가 하얀색 고급 세단을 타고 도착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던 때였다. 그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소감이 어떠냐는 등 즉석에서 질문이 쏟아졌지만 리 총리는 현장에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케이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장관은 ‘앞으로 회담 준비를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항상 최악의 상황에 준비해야 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싱가포르 당국은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2000명에 달하는 취재진에 회담 관련 정보를 일괄적으로 보내는 등 뛰어난 행정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일 개설된 ‘북-미 정상회담’이란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엔 현재 1200여 명의 취재진이 등록돼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명과 촬영한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방에 게재되고 있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할 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관련 자료와 사진 및 동영상을 텔레그램으로 전송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몰려든 기자들이 타전하는 뉴스로 전 세계 주요 언론은 메인 기사를 시시각각으로 바꿔가며 현지 상황을 생중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트럼트 대통령의 도착을 두고 “전투적이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모습은 현저한 대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왕실 결혼식만큼 인파가 몰리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이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출발하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기자들과 함께 호기심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리더와 만나는 것 자체로도 이미 승리를 쟁취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도 북한과 미국 정상의 싱가포르 도착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일요 주례미사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를 위한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긍정적인 길로 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특별한 우정과 기도를 거듭 보낸다”며 성공을 기원했다.싱가포르=한기재 record@donga.com / 주성하·위은지 기자}

    •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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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교 카드도 꺼낸 트럼프 “회담 잘되면 김정은 백악관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북한의 비핵화 완성에 대한 보상으로 국교 정상화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원하는 것을 빨리 얻고 싶으면 미국의 요구대로 최대한 빨리 비핵화를 끝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여러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답을 내놨다.○ “종전 합의 서명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접견할 때 했던 발언과 달라진 대목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에 빅딜이 있을 것이지만 서명은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엿새 만에 “서명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북-미 간의 실무회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에 대해 합의했음을 의미한다. ‘서명이 있는 종전선언’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로 나올 합의문에 종전 관련 내용이 명문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북-미 합의의 상징성은 물론이고 합의 이행에 대한 구속력을 더욱 높여준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종전 선언을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정상회담 이후 한국까지 가세해 남북미가 함께 종전을 선언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국교 정상화를 처음 시사한 것도 ‘비핵화 합의-종전선언-비핵화 이행-경제 지원-국교 정상화’로 이어지는 비핵화 로드맵을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종전선언과 국교 정상화는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가장 절실하게 요구했던 반대급부다. 그 대신 북한은 ‘신속하고 확실한 핵 폐기’를 주장하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북-미 수교’라는 당근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잘되면 당근, 안되면 채찍’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내밀었다. 그는 “회담이 잘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도 그것을 매우 우호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 지원을 거론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그들을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돕겠다고 말했다”며 “중국도 경제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우리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며 한발 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회담이 실패할 경우 추가 대북제재를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부과할 300개 이상의 제재 목록을 갖고 있다. 합의할 수 있을 때까지는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며 “필요하지 않으면 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나는 걸어 나올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주민들을 위해, 그의 가족을 위해, 그 자신을 위해 위대한 무언가를 하길 원한다고 정말 믿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상당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발언이다.○ “회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대단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한 번의 만남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담이 사흘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사진 이벤트가 아니냐”는 질문엔 “사진 이벤트보다 훨씬 더 큰일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하나의 프로세스”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첫발을 내디디는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에 대해 “조심스러운 국면이어서 공식적인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주성하 zsh75@donga.com·한상준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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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선언→CVID→수교 ‘트럼프 로드맵’

    ‘종전선언-완전한 비핵화-국교 정상화’로 이어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이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뜻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는 한국전쟁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 그것은 첫 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정말로 시작이고 아마 쉬운 부분이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그 다음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 “국교 정상화는 내가 하길 기대하는 일이다. 모든 게 마무리될 때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종전선언과 국교 정상화 추진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으로 ‘선(先) 비핵화, 후(後) 국교 정상화’ 로드맵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저런 많은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행 과정에 달라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구상”이라고 말해 북-미 간 ‘종전 합의 서명’ 등의 발언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해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CVID에 관해 북한으로부터 아직 확실한 대답을 듣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종전선언과 국교 정상화 등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비핵화와 관련해 결단을 주저하는 김 위원장에게 확실한 당근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 얼마나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 “하루, 이틀, 사흘….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사흘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회담이 잘된다면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아마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근만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협상이 잘 안될 경우 “걸어 나올 완전한 준비도 돼 있으며 전에도 한 번 그랬다”고 말했다. 또 “내가 ‘최대한의 압박’을 다시 사용하겠다고 하는 말을 듣게 된다면 협상이 잘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로이터 “김정은 10일 싱가포르 도착” 한편 로이터통신은 8일 싱가포르발(發)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이틀 전인) 이번 일요일(10일)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후 전용기로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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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북한 열공 중’… 김정은도 대외활동 없이 회담준비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 ‘세기의 만남’을 앞두고 비핵화 등 핵심 의제의 막판 점검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집중 분석에 나서는 등 ‘열공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내 책상 위에 핵단추 있다”고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더 크고 강력한 단추가 있다”고 엄포성 발언을 주고받았는데 이젠 회담장에서 만나게 된 만큼 세밀한 회담 전술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보고를 받으며 준비하고 있다. 검토해야 할 방대한 서면 자료들이 있다”고 전했다. 콘웨이 고문은 “짜임새 있고 광범위하게, 또 깊이 있게 하고 있다.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상대 ‘실전 연습’에 집중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사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란 지적을 자주 받았다. 단순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그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제대로 알고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왔다. 급기야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회담 취소를 선언했을 때 워싱턴포스트(WP)는 “줄곧 보여 온 성급하고 전략 없는 즉흥성”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몇 주 동안 일주일에 8∼10시간을 쏟아부으며 회담을 준비해 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대북 협상 전면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과외 선생’을 맡고 있으며,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이 거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샘 넌,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으로부터 직접 1991년에 진행한 일명 ‘넌-루거법’의 입법 과정까지 상세하게 전해 들었다고 한다. 넌-루거법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남은 핵 및 화학 무기와 운반체계 등을 어떻게 폐기하고, 그 대가로 기술 및 자금은 어떻게 제공할지를 담고 있다. 이른바 ‘카자흐스탄 모델’로도 알려진 이 방식은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해 폐기하는 것이어서 북한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은 일주일째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집중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경제현장 시찰에도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만 나서고 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온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최신 업데이트된 대미 과외를 받는 한편으로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을 이어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을 통해 미국의 전략과 의도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주성하 기자}

    •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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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노스 “北, 탄도미사일 시설 파괴”

    북한이 지난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용 일부 시설을 폐기했다고 미국의 대북 전문매체인 38노스가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중순 평안북도 구성시 북쪽 이하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테스트 스탠드(시험용 발사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상 10여 m 높이의 이 장비는 미사일을 고정한 채 엔진 추력과 정상적 사출 여부 등을 점검하는 데 사용돼 왔다. 이 시험장에선 고체연료형 미사일 개발이 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2월에는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쏴 올린 바 있다. 북한이 4월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중지를 선언한 지 3주 만에 이뤄진 이 조치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계획 중단의 진지함을 알리려는 작은 조치”라면서도 “향후 더 큰 조치가 뒤따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고체연료 미사일의 지상 사출시험이 완료돼 관련 시설을 철거한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어 동창리 발사장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동창리 발사장은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총본산’과 같은 곳이다. 은하 3호와 광명성호 등 장거리미사일 발사는 물론이고 화성 계열의 신형 중장거리 미사일용 엔진의 개발·분출시험 등이 꾸준히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수시로 찾아서 신형 ICBM용 고출력 엔진 개발을 독려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까지 폐쇄하면 비핵화 진정성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6·12 북-미 핵담판’과 이후 종전선언이 성사되면 북한이 대북 경제제재 전면 해제 등을 조건으로 동창리 발사장의 ‘폐쇄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막판까지 대미협상의 ‘히든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고도의 연구시설과 발사장비가 갖춰진 동창리 발사장은 지하갱도로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 체결 전까지 발사장을 담보로 최대 실익을 챙기고 주요 기술진과 장비를 빼돌린 뒤 가장 늦게 폐쇄하는 수순을 밟을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주성하 기자}

    •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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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볼턴-켈리, 싱가포르行 명단 포함”

    북-미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북-미 대화를 주도해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지인 싱가포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할 참모진 명단이 잠정 확정됐는데 폼페이오 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 등이 포함됐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카운터 파트로 물밑에서 북-미 대화를 주도해 온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까지도 대북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과외선생님’ 역할을 도맡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수주 동안 매주 8∼10시간을 할애해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의 ‘홀대론’이 제기됐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싱가포르행 참모진 명단에 일단 이름을 올렸다. 볼턴 보좌관은 대북 초강경 주장을 유지해 북-미 회담을 의도적으로 좌초시키려 했다는 비판이 불거지면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CNN은 4일 “볼턴 보좌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려고 ‘리비아 모델’ 등 강경 발언을 했고, 이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서로 협의해 볼턴을 대북 협상에서 배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데니스 로드먼도 싱가포르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높은 시청률이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에 나타나 협상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로드먼의 에이전트 대런 프린스는 로드먼이 싱가포르에 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최종 여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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