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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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5-03~202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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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점 올리려고 도전해본 마라톤… 20년 달리니 ‘사막 250km’ 거뜬”

    강윤영 씨(40)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몽골 고비사막에서 열린 250km 마라톤을 6박 7일에 걸쳐 완주하고 왔다. 대학 시절 마라톤을 완주하면 가산점을 준다는 교수의 제안에 달리기를 시작해 지금은 연간 40여 회의 각종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는 ‘철녀’가 됐다. “1999년 5km를 처음 달렸어요. 당시에는 운동을 한 번도 안 한 상태였죠. 마라톤을 전혀 모르고 전력질주하다 출발 2km만에 지쳐 결국 걸어서 완주했죠. 그런데 나이 지긋한 분이 1등을 했더라고요.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때부터 제대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뒤에는 각종 사내 동호회 활동을 하며 달렸다. 마라톤과 등산, 댄스 등의 동호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것은 증권금융계에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2003년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안 되던 게 됐다. 2004년 한국체대 레저스포츠학과(야간)에 재입학했다. 하는 일을 위해선 경영학과에 가야 했지만 스포츠 쪽이 끌렸다. 대학에 다니며 유도 및 특공무술 유단자가 됐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는 동국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등록했다.” 5km→10km→21.0975km→42.195km. 처음엔 도저히 엄두도 못 냈는데 막상 해보니 완주가 됐다. 몸도 강해지고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은 3시간38분, 하프는 1시간34분이다. “도전해서 다 성공하니 너무 재밌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주말에 비는 날이 있으면 어떤 대회에 참가할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자존감도 높아졌다. 달리기는 내 인생에 있어 새 지평을 열어줬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벨리댄스와 스쿠버다이빙,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달림이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강 씨는 지금까지 각종 마라톤 대회에 나가 200차례나 완주했다. 10km, 하프코스, 풀코스에서 상위권(6위 이내)에 수십 번 입상했다. 도쿄(2008년), 보스턴(2012년), 베를린(2016년), 시카고(2018년) 마라톤은 이미 뛰었고, 올 11월 뉴욕 마라톤과 내년 4월 런던 마라톤에 참가하면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하게 된다. 강 씨는 주말마다 대회에 출전하지만 기록과 순위를 위해서 달리진 않는다. “내 운동철학이 ‘대회 때는 최대치의 70∼80%만으로 달리자’다.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너무 힘들게 뛰면 행복이 반감된다. 난 즐겁게 달기는 게 최고의 목표다.” 이런 이유로 강 씨는 평소 울트라마라톤 등 긴 거리를 달리지는 않았다.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사막은 꼭 한 번 달리고 싶은 로망이었다.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마다 안 가보면 그 참맛을 모른다고 했다. “고비사막 마라톤이 사막 마라톤의 입문 대회다. 다른 대회보다 덜 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막 250km를 달릴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완주했다. 20년 넘게 달려서인지 몸이 달리기에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사막과 산, 개울을 건넜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다른 참가자들은 다 잡힌 발바닥 물집이 난 거의 잡히지 않았다.” 강 씨의 눈은 벌써 9월 29일 시작되는 칠레 아타카마사막 마라톤으로 향하고 있다. 사막은 딱 한 번만 달리려고 했는데 고비를 다녀온 뒤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고비사막 마라톤 최고령 참가자가 71세였다. 나도 70∼80세가 돼서도 건강하게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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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마니아들이 많이 쓰는 ‘테이핑’…붙이면 정말 효과 있을까?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국내 ‘사막마라톤의 선구자’ 유지성 유지성 OSK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48)는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6박7일간 250km를 달리는 고비사막마라톤을 5년 만에 완주하며 테이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5년 전엔 테이핑을 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해 중간에 관절과 근육 통증으로 완주를 못할 정도였다. 간신히 참고 완주는 했지만 고통스러웠다. 이번엔 테이핑 1급 자격증을 획득하고 제대로 테이핑 했더니 너무 즐겁게 레이스를 마쳤다”고 했다. 엘리트 및 마스터스 마라톤대회, 축구, 농구 등 각종 스포츠 대회 때마다 볼 수 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무릎은 물론 허벅지, 장딴지, 발목, 그리고 팔에까지 테이핑을 한 참가자 및 선수들이다. “뭘 저렇게 붙이고 다닐까?” “저런다고 달라질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효율적인 운동수행과 부상 예방에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 즐겁고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습관화된 운동도 중요하지만 각종 보조기구도 잘 사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요즘 근육에 테이핑해서 관절을 잡아주는 테이프 등 다양한 운동보조기구가 발달했다. 잘 활용하면 기록 단축 등 운동 능력을 돕고 부상도 방지한다”고 말했다. 엘리트 및 마스터스 스포츠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게 테이핑이다. 근육에 붙여서 관절을 잡아주는 역할로 신체활동을 보조해주는 테이핑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게 스포츠 테이핑이다. 접착성과 신축성 있는 테이프를 관절이나 근육에 부착해 관절 및 근 부상을 예방한다. 테이핑을 하면 근육이 한계 이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것을 막아준다. 관절이 좋지 않는 사람들에겐 근육 위에서 다시 한번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통증 및 부상을 막아준다. 다양한 브랜드의 테이프가 나와 있는데 최근엔 강한 탄성으로 운동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됐다. 유지성 대표는 최근 개발된 곤텍스(Gontex)를 잘 활용해 250km의 사막을 즐겁게 완주했다. 그는 “달리면서 무릎과 다리, 고관절, 장경인대 등에 통증을 느끼는 참가자들에게 테이핑 해줘서 다 완주시켰다”고 말했다. 키네시오 테이핑도 있다. 근육에 붙이면 근 통증 막아주는 효과를 낸다. 일본에서 개발된 것인데 피부에 붙이면 피부를 들어올려 혈관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그럼 피부 아래 고여 있던 조직액이나 내출액 등이 빨리 배출되고 혈액이나 림프액의 흐름이 원활하게 돼 통증이 완화된다. 근육이 뭉칠 때 붙이면 통증이 완화된다. 동전 파스와 같은 효과를 본다. 최근엔 속칭 ‘입는 테이핑’도 나왔다. 테이핑은 뜯었다 붙였다 해야 하지만 입는 테이핑은 토시처럼 착용을 해 근육을 압박한다. 일명 종아리 밴드로 불리는 바이오튜브는 축구와 배구, 배드민턴 등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 스타킹처럼 전부를 압박하는 게 아니라 스포츠과학적 원리에 따라 근육만을 압박한다. 바이오튜브보다 더 세밀한 제품도 있다. 에너스킨으로 하체는 물론 팔, 팔목 등 신체 일부분 물론 상체, 하체 등 신체 전체를 감싸는 제품도 나와 있다. 김용권 교수는 “운동을 쉬지 않고 즐기려면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테이핑을 포함해 입는 테이핑 등을 잘 활용하면 운동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부상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테이핑은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 된 테이핑 방법으로 해야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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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이 무서워 대중탕도 안가던 주부, ‘철인3종’ 최강자로…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물이 두려웠던 가정주부 이명숙 씨(57)는 1990년 9월 물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수영을 시작하며 ‘신세계’를 만났다. “물이 무서워 대중탕에도 가지 않던 시절이었다. 강원도 홍천 오대산으로 가족 친지들과 놀러 갔는데 누가 장난으로 날 물에 빠뜨렸다. 허우적대다 일어서니 물이 무릎에도 오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바로 돌아와 수영장에 등록했다.” 당시 서울 송파구 일대에는 잠실 롯데월드 수영장 밖에 없었다. 새벽 반에 등록했다. 첫째 딸이 갓 돌이 지났을 때였다. 1년 동안 지각 한번 안하고 나갔다. “그 땐 주 5일 강습 받으면 토요일 일요일 자유수영을 할 수 있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수영이 너무 좋았다. 솔직히 주부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집안일하고 아이 키우는 단조로운 삶에 수영은 유일한 활력소였다. 매일 새벽 1시간이었지만 ‘이명숙’이란 이름으로 물살을 가른 그 1시간이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줬다. 내 존재 의미도 찾아줬다.” 이 씨는 둘째를 낳을 때까지 3년간 단 하루도 수영을 거르지 않았다. 수영 실력으론 맨 꼴찌로 시작했지만 금세 최고가 됐다. “가장 먼저 가고 가장 늦게 나왔다. 호흡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운 것을 5분 먼저 도착해 반복하고 끝난 뒤 5분 반복하고 나왔다. 그렇게 한 달 지나니 내가 수영을 가장 잘했다. 1993년 둘째를 낳고 산후 조리 할 때 전후로 6개월 쉰 게 전부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을 본 뒤에는 마라톤을 시작했다. “몬주익 언덕을 넘은 황영조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쓰러졌다.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올림픽공원과 남한산성을 뛰어 다녔다. 수영장 가기 전에 먼저 한 두 시간 달렸다.” 둘째를 낳고는 집 근처인 올림픽수영장으로 옮겼다. 어느 순간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한다며 모든 수영장이 수요일에 문을 닫았다. 그 때 자전거를 배웠다. “일주일에 하루 수영 못해 안타까웠는데 올림픽 공원에서 자전거 교실이 열렸다. 그래서 자전거를 배웠다.” 사실 1993년 둘째를 낳고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왔다. 약을 먹어야했고 모든 게 귀찮은 무기력증이 찾아왔지만 운동을 포기할 순 없었다. “매일 새벽 달리기와 수영, 그리고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엔 자전거를 탔다. 가끔 수영 대회에 출전하기는 했지만 대회에 출전하려고 하기 보다는 매일 운동하는 게 즐거움이었다. 집 주변 올림픽공원과 남한산성의 멋진 경관을 감상하며 달리는 것도 좋았다.” 이 씨는 1999년까지 이런 식으로 혼자 즐겼다. 1990년 대 말 외환 위기가 온 뒤 국내에서 마라톤대회 출전 붐이 일었다. 그해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1999년 가을 춘천마라톤 공지를 보고 도전하고 싶어 등록했다. 같이 수영하는 분 중에 마라톤 하는 분이 있어 함께 훈련했다. 매일 저녁 10km를 달렸다. 춘천마라톤 가기 전에 제1회 하남 환경마라톤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또 충주 사과마라톤에서도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그 때 여자부 3위를 했다. 그리고 춘천마라톤을 완주했다.” 이 씨는 2000년 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를 4시간45분에 완주한 뒤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빠져 들었다. “풀코스 완주는 또 다른 세계였다.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황영조 선수같이 쓰러지지는 않았다. 인간 한계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한 달도 안돼 부산 다대포마라톤, 포항 호미곶마라톤, 거제 해맞이마라톤 등 줄줄이 출전해 완주했다.” 이 씨는 2001년 ‘100회 마라톤클럽’에 가입했다. 100회를 완주하겠다는 게 아니라 평생 마라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30번까지 완주하고 세지 않았단다. 그 즈음 이 씨는 자연스럽게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으로 향하는 경험을 했다. “2000년 여름 서울수복 기념으로 수영하고 달리는 ‘아쿠아애슬론’ 대회가 있었다. 무작정 한강을 헤엄쳐 건너고 싶어 참가했다. 그리고 좀 있으니 역시 서울수복 기념 철인3종대회가 있어 구경을 갔다. 새로운 세계였다. 그리고 2001년 4월 천안에서 달리고 자전거타고 다시 달리는 두애슬론 대회에 참가했다.” 독립기념관 주위를 5km 달리고, 40km 사이클, 그리고 10km 달리는 천안 두애슬론을 준비하며 좋은 인연을 만났다. 그동안 생활자전거를 탔던 이 씨는 전문 사이클이 필요해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체형에 맞는 사이클을 찾았다. 그러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프로사이클의 김동환 대표(57)를 만난 것이다. “솔직히 사이클을 산다고 얘기도 안했다. 그냥 상담만 했는데 대회 1주일 남겨놓고 갔더니 사장님이 내게 맞는 사이클을 준비해 놓으셨다. 내가 다시 올 줄 알았다며….” 2001년 속초에서 열린 철인3종 올림픽코스에 도전해 완주했다. 얼마 뒤 경기도 이천 설봉유원지 철인3종 올림픽코스에서 여자 3등을 했다. 이 때부터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게 무의미했다. 철인3종에 나가면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철원 철인3종 하프코스(수영 2km, 자전거 90km, 마라톤 21.0975km)에서 1위를 한 뒤 2004년까지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우승하려고 한 게 아니라 무리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달리면 1등이었다.” 이 씨는 당시 마스터스 철인3종계에서 ‘여자 철인’으로 불렸다. 2002년 철인3종 철인코스로 불리는 킹코스(수영 3.9km, 자전거 180km, 마라톤 42.195km)에 처음 도전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어 킹코스 완주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그 즈음 지리산 무박 종주 이벤트가 있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종주에 성공하면 킹코스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뛰고 걷고 힘들었지만 12시간에 완주했다. 아주 빠른 기록이라고 했다.” 2002년 여름 강원 속초에서 열린 철인3종 킹코스를 13시간에 완주했다. “이번에도 인간의 한계를 못 느끼고 완주했다. 매일 모든 중목을 훈련한 결과였던 것으로 보였다.” 그해 100km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해 12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쓰러졌다. “갑상선 기능이 정지됐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운전대를 잡을 힘도 없었다. 운동을 즐기고 그 기분에 취해 내 체력이 완전히 바닥 난지 몰랐다. 그 때부터 먹는 것에도 신경 쓰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보약이란 것을 먹기 시작했다. 비타민도 챙겨 먹었다. 잘 먹지 않던 고기도 먹었다. 운동을 계속 즐기려면 잘 먹어야 했다. 그렇다고 운동을 쉬진 않았다. 갑상선 질환은 무기력증이 수반돼 자칫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었다. 운동이 유일한 돌파구였다. “운동 강도를 낮추고 철인3종은 올림픽 코스만 나갔다. 풀코스는 1년에 3개 대회만 출전했다. 운동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멈추진 않았다.” 1년 동안 체력 회복에 집중 한 뒤 2004년 철인3종 꿈의 무대인 ‘하와이 철인3종 대회 킹코스’에 도전했다. “2003년 통영 철인3종 대회에 출전했을 때 김동환 사장님이 나의 업힐 능력을 보고 훈련을 시켜준다고 불렀다. 아침마다 스피드 훈련을 했다. 그동안은 내가 앞에 서 있고 다른 분들이 뒤에서 받쳐줬는데 뒤에서 따라가며 떨어지지 않는 훈련으로 스피드를 키웠다.” 김동환 대표는 한국 최고의 사이클 선수 출신이다. 1981년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동아사이클대회에서 최우수신인상을 받았고, 1982년과 1984년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현역에서 은퇴한 김 사장은 마스터스 사이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그는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물론 가수 김창완, 김세환 씨 등과 함께 사이클을 타며 조언을 하고 있다. 동호인들에게는 안전하고 저렴한 사이클을 공급하며 사이클 훈련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씨는 2004년 8월 제주도 킹코스 대회에서 하와이 철인3종 티켓에 도전했고 여자 1등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하와이 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 “12시간37분에 완주했다. 그동안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 여자 선수 중에서 기록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더운 날씨에 바람도 셌지만 최고의 대회를 무난하게 완주해 기분이 너무 좋았다.” 2005년엔 한 실업MTB팀 소속 ‘엘리트 선수’로 잠깐 활약하기도 했다. “내가 사이클을 잘 타니 김동환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셨다. 하지만 나이도 가장 많은 상태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그동안은 내가 좋아서 운동을 했는데 결과만을 위해 매일 자전거를 타는 게 너무 괴로웠다.” 엘리트선수로 활약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운동에 회의를 느껴 1년여를 쉬었다. 수영 자전거 마라톤.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했다. 2007년부터는 자격증을 획득해 동호인들 자전거 타기 교육을 시키는데 집중했다. 자전거로 4대강을 ‘12호’로 완주하는 등 자전거를 탔지만 수영과 마라톤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 씨는 올 봄부터 다시 예전과 같이 운동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너무 처져 있어 보이니 큰 딸이 ‘다시 하와이 철인3종에 도전해보라’고 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 티켓을 따려면 국내 선발전 철인코스에서 1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예전 같이 훈련하다보니 부상이 왔다.” 전문가 진단 결과 몸의 밸런스가 깨졌다. 한동안 자전거만 타서 나타난 현상이다. “솔직히 50대 중반까지만 해도 운동 안하다 2개월 몸 만들면 한 80%는 돌아왔다. 2017년 철인3종 대회에 2차례 출전해선 우승도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2,3년 차이인데 이젠 너무 힘들다. 과거 내가 생각하는 훈련은 소화도 못 한다. 지금은 운동을 계속 하는데도 아직 몸이 50%도 회복이 안 됐다.” 이 씨는 각오를 새롭게 했다. 과거는 잊고 새롭게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이젠 다시 꾸준하게 운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1년에 한 두 번은 나를 위한 도전을 하겠다. 그래야 평생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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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경기+11만km 이동, 증명된 ‘손흥민 혹사’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사진)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가장 힘든 한 시즌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1일(현지 시간) 발표한 ‘한계―남자 프로축구 선수들의 부하량’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19시즌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 543명 중 손흥민이 ‘가장 많이 뛰고 멀리 이동한 선수’였다. 지난 시즌 출전 경기, 이동 거리, 휴식 시간 등을 조사한 결과 손흥민은 지난 시즌 78경기에 출전했고 11만 km를 이동했다. FiFPro 선정 ‘과부하’ 선수 16명 중 손흥민이 최고였다. 손흥민은 소속팀의 53경기(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경기, 유럽 챔피언스리그 12경기, 리그컵 4경기, FA컵 1경기, 구단 친선전 5경기)에 나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등 태극마크를 달고도 25경기에 출전했다. 소속팀 및 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총 11만600km. FiFPro는 “경기를 치른 뒤 최소 5일을 쉬어야 하지만 손흥민이 뛴 78경기 가운데 72%가 5일 휴식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뒤를 이어 브라질 국가대표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리버풀)가 72경기(소속팀 53경기, A매치 19경기)를 뛰었고, 이동 거리는 8만 km였다. 리버풀의 공격수 사디오 마네(세네갈)도 70경기(소속팀 54경기, A매치 16경기)에 출전해 10만 km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필드플레이어로서는 손흥민 다음으로 힘겨운 시즌을 소화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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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준함이 ‘운동절벽’ 막는다[양종구의 100세 건강]

    물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1990년 수영을 시작한 이명숙 씨(57)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마스터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계에서 ‘여자 철인’으로 불릴 정도로 잘나갔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가정주부였던 그에게 운동은 삶의 유일한 활력소였다. 집안일 하고 아이 키우는 단조로운 삶에서 운동은 탈출구였다. 과거 단 한 번도 운동을 한 적이 없지만 서울 잠실 롯데월드 수영장에 등록한 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갔다. “매일 새벽 1시간이었지만 ‘이명숙’이란 이름으로 물살을 가른 그 1시간이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줬다. 내 존재 의미도 찾아줬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을 본 뒤에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황영조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쓰러졌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올림픽공원과 남한산성을 뛰어다녔다.” 수영장 가기 전에 한두 시간 달렸다. 1993년 둘째를 낳고는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왔다. 모든 게 귀찮은 무기력증이 찾아왔지만 운동을 포기할 순 없었다. 어느 날부터 국가에서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한다며 매주 수요일 전국의 모든 수영장을 쉬게 했다. 그때 자전거를 배웠다. 수영과 자전거, 달리기. 대회 출전보다는 그저 즐거움을 위해 했다. 1999년까지 ‘나 홀로’ 즐기던 이 씨는 당시 외환위기를 맞아 국내에 마라톤대회 출전 붐이 일자 그해 말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이듬해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풀코스에 빠져들었고 철인3종까지 시작했다. 2001년 강원도 철원 철인3종 하프코스(수영 2km, 자전거 90km, 마라톤 21.0975km)에서 우승한 뒤 2004년까지 각종 철인3종 대회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04년 10월엔 세계 최고 권위의 하와이 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 2005년엔 한 실업MTB팀 소속 엘리트 선수로 잠깐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엘리트 선수로 활약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운동에 회의를 느껴 1년여를 쉬는 동안 자격증을 취득해 2007년부터 동호인들 자전거 타기 교육을 시키는 데 집중했다. 자전거로 4대강을 국내 ‘12호’로 완주하는 등 계속 페달을 밟았지만 수영과 마라톤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 씨는 올봄 다시 예전과 같이 운동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너무 처져 있어 보이니 큰딸이 ‘다시 하와이 철인3종에 도전해 보라’고 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 출전 티켓을 따려면 국내 선발전 철인코스에서 1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예전같이 훈련하다 보니 부상이 자주 왔다.” 전문가 진단 결과 몸의 밸런스가 깨졌다. 한동안 자전거만 타서 나타난 현상이다. 잘나가던 선수가 오랜 시간 쉬었다 다시 시작할 때 오는 무기력감. 일종의 ‘운동절벽’은 강호의 고수들에게서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생활 변화나 부상으로 장시간 운동을 하지 않다 다시 시작하면 훨씬 힘들다.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대부분 과거 생각에 빠져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반에 체력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 나이 들어 운동을 하다 하지 않으면 ‘원상태’로 떨어지는 시간도 짧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다시 건강한 체력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조언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일명 낭떠러지 이론으로 비유할 수 있다.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지면 어느 누구도 바로 올라갈 수 없다. 처음 시작한 곳에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간의 체력도 마찬가지다.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원상복귀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씨는 “50대 중반까지만 해도 운동을 안 하다 2개월 정도 몸 만들면 한 80%는 돌아왔다. 2, 3년 차이인데 이젠 너무 힘들다. 과거 내가 했던 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젠 다시 꾸준하게 운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1년에 최소 한두 번은 나를 위한 도전을 하겠다. 그래야 평생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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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주부에서 철인3종 ‘여자 철인’으로 거듭난 비결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물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1990년 수영을 시작한 이명숙 씨(57)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마스터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계에서 ‘여자 철인’으로 불릴 정도로 잘 나갔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가정주부였던 그에게 운동은 삶의 유일한 활력소였다. 집안일하고 아이 키우는 단조로운 삶에서 운동은 탈출구였다. 과거 단 한번도 운동을 한 적이 없지만 서울 잠실 롯데월드 수영장에 등록한 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장으로 나갔다. “매일 새벽 1시간이었지만 ‘이명숙’이란 이름으로 물살을 가른 그 1시간이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줬다. 내 존재 의미도 찾아줬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을 본 뒤에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황영조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쓰러졌다.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올림픽공원과 남한산성을 뛰어 다녔다.” 수영장 가기 전에 한 두 시간 달렸다. 1993년 둘째를 낳고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왔다. 모든 게 귀찮은 무기력증이 찾아왔지만 운동을 포기할 순 없었다. 어느 날부터 국가에서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한다며 매주 수요일 전국의 모든 수영장을 쉬게 했다. 그 때 자전거를 배웠다. 수영과 자전거, 달리기. 대회 출전보다는 그저 즐거움을 위해 했다. 1999년까지 ‘나홀로’ 즐기던 이 씨는 당시 외환 위기를 맞아 국내에 마라톤대회 출전 붐이 일자 그해 말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이듬해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풀코스에 빠져들었고 철인3종까지 시작했다. 2001년 강원도 철원 철인3종 하프코스(수영 2km, 자전거 90km, 마라톤 21.0975km)에서 우승한 뒤 2004까지 각종 철인3종 대회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04년 10월엔 세계 최고 권위의 하와이 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 2005년엔 한 실업MTB팀 소속 엘리트 선수로 잠깐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엘리트선수로 활약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운동에 회의를 느껴 1년여를 쉬는 동안 자격증을 취득해 2007년부터 동호인들 자전거 타기 교육을 시키는데 집중했다. 자전거로 4대강을 국내 ‘12호’로 완주하는 등 계속 페달을 밟았지만 수영과 마라톤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 씨는 올 봄 다시 예전과 같이 운동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몸이 예전 같이 않았던 것이다. “내가 너무 처져 있어 보이니 큰 딸이 ‘다시 하와이 철인3종에 도전해보라’고 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 출전 티켓을 따려면 국내 선발전 철인코스에서 1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예전 같이 훈련하다보니 부상이 자주 왔다.” 전문가 진단 결과 몸의 밸런스가 깨졌다. 한동안 자전거만 타서 나타난 현상이다. 잘 나가던 선수가 오랜 시간 쉬었다 다시 시작할 때 오는 무기력감. 일종의 ‘운동절벽’은 강호의 고수들에게서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갑작스런 생활변화나 부상으로 장시간 운동을 하지 않다 다시 시작하면 훨씬 힘들다.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대부분 과거 생각에 빠져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에 체력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은 물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 나이 들어 운동을 하다 하지 않으면 ‘원상태’로 떨어지는 시간도 짧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는 “나이 들수록 다시 건강한 체력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조언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 심리학)는 “일명 낭떠러지 이론으로 비유할 수 있다.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지면 어느 누구도 바로 올라갈 수 없다. 처음 시작한 곳에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간의 체력도 마찬가지다.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원상복귀 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명숙 씨는 “50대 중반까지만 해도 운동 안하다 2개월 정도 몸 만들면 한 80%는 돌아왔다. 2,3년 차이인데 이젠 너무 힘들다. 과거 내가 했던 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젠 다시 꾸준하게 운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1년에 최소 한 두 번은 나를 위한 도전을 하겠다. 그래야 평생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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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히 걷다보면 숨이 턱…달리는 남편 보니 안되겠다는 생각들어”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3남매의 엄마이자 가정주부인 김현자 씨(46)는 남편 따라 마라톤대회 구경 다니다 마라톤에 입문해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에서 여자부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우린 대구에 살았는데 남편이 2011년 부산으로 잠시 전근을 가게 됐다. 2013년 다시 대구로 돌아왔는데 달리기에 빠져 있었다. 마라톤클럽에 가입하고 대회에 출전하기에 구경삼아 따라 다니다보니 나도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 김기홍 씨(51)는 부산에서 남는 여가 시간에 헬스클럽에 등록해 러닝머신에서 2년 달렸고 대구로 오면서 대구 런너스클럽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집에서 살림만 하다보니 급하게 길을 걷다보면 숨이 턱 막혔다. 건강하게 달리는 남편을 보니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2013년 초 본격 마라톤을 시작했고 김 씨는 6개월 여 남편의 대회 출전 모습을 직접 지켜보다 그해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5km 완주를 목표로 혼자 달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숨이 차서 100m도 못 갔다. 그래도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 5km를 완주했다. 10km에 도전했다. 10km도 완주했다. 언젠가부터 조그만 지역 대회에서 4, 5등으로 입상을 하게 됐다. 그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니 더 열심히 달리게 됐다.” 몸은 건강해졌고 만성 두통과 변비도 사라졌다. 달리기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그에게 가져다 줬다. 2014년부터 숲길 및 산악 마라톤에도 도전했고 하프마라톤도 시작했다. “마라톤은 훈련하지 않으면 절대 완주를 생각도 못한다. 난 늦게 시작했으니 차근차근 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 하프마라톤은 2015년 초에야 완주했다.” 김 씨는 2015년 여름 지리산화대종주 마라톤대회를 다녀온 뒤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에 빠져들게 됐다. 화엄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대원사까지 장장 47km의 산길을 남편과 함께 완주하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산악마라톤의 매력에 빠졌다. 좋은 경관을 보며 달리는 맛이 좋았다. 산과 개울, 나무, 꽃, 바위…. 자연 속에서 달리는 재미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2016년부터 트레일러닝 대회에 자주 출전했다. 긴 거리보다는 10~20km을 주로 달렸다. 김 씨는 올해만 6월 2일 제16회 금산느재산악마라톤대회(13.7km), 6월 12일 김해숲길마라톤대회(하프코스), 7월13일 OSK인제정글트레일(20km), 7월14일 보은속리산힐링알몸마라톤대회(10km)에서 우승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이다. “즐겁게 달리다보니 우승까지 따라왔다”고. 김 씨는 풀코스를 5번 완주했는데 2017년 이후에 풀코스는 달리지 않고 있다. “2017년 말 풀코스를 달리다 부상을 당한 뒤에는 주로 숲길마라톤이나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한다. 진주마라톤에서 풀코스 3시간7분대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다 부상을 당했다. 그해 겨울 훈련을 하지 못했다. 이후 숲과 산을 달린다. 이상하게도 숲길과 산은 달려도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김 씨는 처음에는 ‘독립군’처럼 혼자 훈련했다. 남편이 같은 클럽에 나가자고 해도 나가지 않았다. “시간을 맞춰 나가서 한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내 시간에 맞춰 조금씩 달리는 게 편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혼자 하는데 한계가 찾아왔다. 그래서 남편과 같은 대구 런너스클럽에 가입해 훈련했다. 주 2, 3회 하는데 난 한달에 몇 차례만 참가한다. 함께 하니 좋은 점이 많았다. 서로 응원하고 달릴 때 앞에서 끌어주기도 하고….” 김 씨는 집안일을 끝낸 뒤 오후에 매일 10~15km를 달린다. 주말에는 장거리를 달리거나 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 요즘엔 도로보다는 숲길 혹은 산악마라톤에만 출전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근력훈련도 한다. “근력훈련은 주로 집에서 한다. 스핀사이클(실내자전거)을 강도 높게 탄다. 스쿼트도 하고 복근운동도 한다. 주로 코어 근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스트레칭체조도 충분히 한다.” 김 씨는 남편하고 함께 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남편하고 함께 달리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 서로 공감대가 있다보니 대화도 많이 한다. 우리의 대화는 달리기 관련 훈련과 대회출전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아이들도 함께 다녔다. 대회 출전이라기보다는 가족 여행이었다. 특정 지역에 가서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지금은 아이들이 모두 고등학생이 돼 주말에 학원 다니느라 함께 못한다. 그래도 부모와 아무 대화도 하지 않는 다른 집 아이들과 달리 우리 아이들은 아빠 엄마와 거리낌 없이 대화한다. 모두 달리기가 가져다 준 행복이다. 16살 막내딸은 요즘도 가끔 엄마 아빠를 따라 나선다.” 김 씨는 8월 3일 경남 거제에서 열리는 바다로세계로 40km 참가신청을 했다. 거제의 산과 바다를 달리는 트레일러닝이다. 그동안 달리지 않았던 긴 거리의 산악마라톤이다. 하지만 무리하진 않을 생각이다. 김 씨는 산길 20km 정도 즐겁게 달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리다 보면 더 긴 거리 욕심내지만 그는 무리하지 않는다. 그는 “뒤늦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즐겁게 달린다는 자체로 만족한다. 남편도 건강하고 나도 건강하면 되지 않나. 아이들도 입시를 마치면 다시 달릴 것이다. 이렇게 가족 전체가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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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2022 월드컵 예선 같은조 대결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북한을 만나게 됐다. 한국은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 추첨에서 북한과 함께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10월 15일 북한과 방문경기를 먼저 치르고 내년 6월 4일 홈에서 북한을 상대한다. 한국이 월드컵 예선에서 북한을 만나는 것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린 2009년 4월 한국 안방경기 이후 10년여 만이다. 당시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3차예선에서 북한은 “우리 하늘 아래서 남쪽 국기와 애국가를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8년 북한 방문경기를 대신해 중국 상하이에서 두 차례 중립 지역 경기를 치렀다.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한국과 북한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 성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최근 남과 북이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포츠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열린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도 북한에서 개최됐는데 당시 한국 여자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렀다. 남북 유소년 축구 교류 등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로 북한(122위)에 크게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7승 8무 1패로 앞선다. 하지만 남북 대결은 실력보다는 분위기와 기 싸움에서 갈리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다. 한국은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가장 최근 경기인 2017년 12월 동아시안컵에서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간신히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지만 북한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남북이 나란히 본선에 올라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반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3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현장에서 조 추첨을 지켜본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북한을 만나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2경기를 치르는 상대일 뿐”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에는 한국, 북한 외에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가 속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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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야근하며 야식, 여러 운동에도 살이 빠지지 않았는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이사(63)는 40대에 들어 살을 빼는 방법을 찾다 지인의 권유로 달리기 시작해 마라톤마니아가 됐다. “1995년쯤이다. 한국투자신탁에 다닐 때다. 매일 야근을 하며 야식을 먹고 집에 들어가 바로 잠을 자니 살이 쪘다. 술도 많이 안 마시는데…. 살을 빼기 위해 여러 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시간이 없어 야간 등산도 했다. 그래도 빠지지 않았다.” 172cm에 83kg, 고도비만은 아니었지만 더 찌면 건강도 나빠지지만 활동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았다. 헬스클럽도 다녔고 테니스, 골프도 했지만 살은 빠지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가 닥친 뒤인 1998년 9월 홍보실장으로 발령받은 게 건강 되찾는 계기가 됐다. “당시 한국일보 출입기자였던 김준형 현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이 만날 때 마다 ‘어제 20km 달렸습니다’ ‘30km 달렸습니다’ ‘풀코스 완주했어요’라고 하면서 달리면 살이 빠진다고 했다. 난 솔직히 겁이 났다. 걷기도 힘든데 어떻게 달릴 수가 있나….” 하지만 이 대표는 ‘그래 한번 해보자’며 일단 몸무게를 빼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달리려면 살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달리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무릎 등 관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5, 6개월 꾸준히 걸었고 음식도 줄였다. 그러니 2~3kg이 빠졌다. “참 운동이라는 게 신기하다. 처음엔 걷기도 힘들었는데 많이 걸으니 달릴 수 있었다. 천천히 달리다보니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그렇게 2, 3년 혼자 달리다 2001년 10km 대회에 출전했다. 10km를 완주하니 하프도 달릴 수 있었고 결국 풀코스까지 완주하게 됐다.” 이 대표는 2003년 가을 춘천마라톤에서 첫 풀코스를 완주했다. 달리면서 73kg이 됐고 이 체중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솔직히 하프까지는 완주하는 게 힘들지 않았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 참가신청을 한 뒤 잠이 오지 않았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을 가렸다.” 3시간35분. 첫 풀코스 도전으론 아주 좋은 기록이다. 이 때부터 매년 풀코스를 2회 완주하고 있다. 봄엔 서울국제마라톤, 가을엔 춘천마라톤. “아침 일찍 출근해 회사 체육관에서 달리거나 날씨가 좋으면 여의도공원, 한강공원을 달렸다. 달리면서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몸이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항상 자신감이 넘쳤다. 몸이 건강하니 일도 더 잘됐다.” 그런데 풀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달리는 게 시들해졌다. 큰 목표를 이루고난 뒤의 허전함이랄까? “목표를 달성하니 계속 운동하기 쉽지 않았다. 좀 나태해졌다. 그래서 또 다른 목표를 잡았다. 꿈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보스턴에 가려면 당시 내 나이로 3시간30분 이내에 들어와야 했다.” 200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3시간17분을 기록했다. 그리고 2006년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다. 보스턴에 다녀와선 또 다른 목표를 잡았다. 100km 울트라마라톤 완주. “매년 풀코스를 2회만 즐겁게 달리자는 원칙을 깼다. 100km를 완주하기 위해 매주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리고 2007년 지금은 없어진 서울마라톤클럽 주최 한강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출전했고 14시간에 완주했다.” 이 대표의 도전은 계속됐다. 울트라마라톤까지 완주한 상태에서 뭘 더할 수 있을까? “봉사활동에 눈을 돌렸다. 페이스메이커에 도전했다. 당시 서울국제마라톤과 춘천마라톤에서는 페이스메이커를 공개모집했다. 그래서 자원했고 지금까지 페이스메이커만 10번 이상했다.” 페이스메이커를 시작한 이유도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페이스메이커에 자원을 했는데 완주 못하면 얼마나 창피하나? 솔직히 중간에 퍼지는 페이스메이커도 있다. 마라톤은 정직하다. 중간에 퍼지지 않기 위해 운동을 많이 했다.” 2013년엔 색다른 도전으로 자신을 옭아(?)맸다. “운동을 많이 하는데도 컨디션이 좋지 않고 피곤함이 계속 이어졌다. 발목과 무릎 등 잔 부상도 많았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았다. 국가대표 출신 방선희 감독이 운영하는 방선희아카데미를 찾아 상담한 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훈련하고 있다.” 풀코스 20여 차례 완주에 100km 울트라마라톤까지 완주한 ‘마라톤 고수’가 왜 방 감독(48)을 찾았을까? 방 감독은 선수생활을 마감 한 뒤 생활체육에서 올바르게 달리기법을 10년 넘게 전수하고 있던 ‘마라톤 전도사’다. 방선희아카데미는 마라톤클래스와 웰니스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1년 4학기(2개월 훈련하고 1개월 쉬는 식)로 운영한다. 방 감독은 바로 이 대표의 문제점을 잡아냈다. 방 감독은 “이 대표님은 평소 관리를 잘 해 기본 체력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달림이들처럼 달리기만 해 몸이 불균형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방 감독의 진단은 다음과 같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방 감독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 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가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 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으로부터 달리기의 자세교정은 물론 기본체력요소인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유연성. 다양한 스트레칭 체조와 기구를 활용한 체조 지도를 받았다. 운동 시작하기 전후 충분한 체조는 기본. 근력은 하체 복근 상체 등 코어를 키우면서 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잔근육도 키워줬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 피곤한 게 사라졌다. 잔 부상도 없어졌다. 지금도 풀코스를 3시간40분대에 즐겁게 완주한다”고 말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이 3시간17분인 그는 매일 10km를 달리며 연 2회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골프장에서 카트를 타 본적이 없다. “운동하러 나갔는데 카트를 타는 게 영 개운치 않았다. 그래서 동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뛰어다닌다. 아무리 높은 산악지형이나 홀과 홀 거리가 멀어도 뛰어 다닌다.” 마라톤마니아들과 골프를 칠 땐 더 걸작이다. 부킹을 오후로 해 놓고 새벽에 만나 산을 한 두 개 탄 뒤 골프를 친단다. “경기 포천 아도니스골프장에서 골프 칠 땐 왕방산과 국사봉을 오른 뒤 골프를 친다. 경기 광릉골프장을 갈 땐 주금산을 등반하고 골프를 친다. 마라톤 하는 사람들하고 칠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이 대표는 6년 넘게 방선희아카데미에서 매주 2회 지도를 받으며 매일 하루 1시간30분 훈련한다. 유연성 훈련을 받은 뒤에는 운동 전후 30~40분을 스트레칭 체조에 투자한다. 달리는 시간은 50분에서 1시간.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완주다. “회사를 운영하면서는 쉽지 않고 은퇴한 뒤 꿈이다. 보스턴과 뉴욕마라톤은 다녀왔으니 4개 더 뛰면 된다. 6대 마라톤 완주할 때 쯤 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다. 이렇게 즐겁게 건강하게 죽기 직전까지 달리는 게 최고의 목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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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은 보약이지만 ‘편식’하면 몸 망친다[양종구의 100세 건강]

    마라톤 마니아 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이사(63)는 2013년 12월 방선희아카데미를 찾았다. 국가대표 마라토너 출신으로 은퇴한 뒤 생활체육에서 올바른 달리기법을 10년 넘게 전수하고 있는 방선희 감독(48·한국체대 외래교수)의 지도를 받기 위해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혼자 달리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 20여 회에 울트라마라톤 100km까지 완주한 고수지만 뭔가 부족한 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운동을 많이 하는데도 몸이 피곤하고 발목과 무릎 등 잔부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과 상담한 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방선희아카데미에서 6년 넘게 훈련하고 있다. 방 감독은 “이 대표는 평소 관리를 잘해 기본 체력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달림이처럼 달리기만 해 몸이 불균형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방 감독의 진단은 다음과 같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방 감독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도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으로부터 달리기의 자세 교정은 물론 기본 체력요소인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유연성. 다양한 스트레칭 체조와 기구를 활용한 체조법 지도를 받았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후 충분한 체조는 기본. 근력은 하체 복근 상체 등 코어를 키우면서 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잔근육도 키워줬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 피곤한 게 사라졌다. 잔부상도 없어졌다. 지금도 풀코스를 3시간40분대에 즐겁게 완주한다”고 말했다.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17분인 그는 매일 10km를 달리며 연 2회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할 때 근력과 근지구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기본 체력 요소가 균등하게 발달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관절 가동범위와 근력의 밸런스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는 “우리 몸은 안 쓰면 퇴화한다. 자꾸 써야 현상 유지하거나 더 발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 무릎은 가동범위가 최대 135도 정도 된다. 달릴 때 필요한 무릎 가동범위는 60도다. 계속 뛰기만 하면 무릎은 0도에서 60도에 익숙해져 더 큰 각도에서는 안 굽혀지거나 굽힐 때 통증을 유발한다. 가동범위를 계속 좁게 쓰면 주변 근육을 사용하지 않게 돼 딱딱해진다. 근육의 석회화다. 근수축 전해질인 칼슘이 쌓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트레칭을 할 때 관절 부위가 끊어질 듯 아픈 현상이 이런 석회화 때문이다. 관절 및 근육을 가동범위 이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 체조를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근육은 딱딱하면 잘 찢어진다. 운동을 할 땐 그 기능을 수행할 충분한 근력도 필요하다. 김용권 교수는 “우리 몸은 움직일 때 주동근과 길항근이 상호 작용하는데 이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달릴 때 다리를 들어올리는 대퇴사두근이 주동근, 무릎 관절을 축으로 뒤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늘어나면서 잡아주는 햄스트링이 길항근이다. 모든 운동은 이렇게 주동근과 길항근으로 움직인다. 김 교수는 “주동근은 자주 쓰기 때문에 근력이 유지되거나 더 세지는데 길항근은 따로 근력을 키우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다. 마라토너나 축구선수에게 햄스트링 경련이 일어나는 이유가 햄스트링 단련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정 운동을 오래 즐기려면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히고 근육을 조화롭게 발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처럼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다양한 체력요소를 키우면서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완주가 목표인 이 대표는 “죽기 직전까진 달리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를 계속 받을 계획이다. 그래야 계속 또 다른 목표를 잡아 도전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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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하는데도 몸이 피곤하고 잔부상 많은 이유 알고보니… [양종구의 100세 건강법]

    마라톤마니아 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이사(63)는 2013년 12월 방선희아카데미를 찾았다. 국가대표 마라토너출신으로 은퇴한 뒤 생활체육에서 올바른 달리기법을 10년 넘게 전수하고 있는 방선희 감독(48·한국체대 외래교수)의 지도를 받기 위해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혼자 달리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를 20여 회에 울트라마라톤 100km까지 완주한 고수지만 뭔가 부족한 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운동을 많이 하는데도 몸이 피곤하고 발목과 무릎 등 잔 부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의 상담을 받은 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방선희아카데미에서 6년 넘게 훈련하고 있다. 방 감독은 “이 대표는 평소 관리를 잘 해 기본 체력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달림이들처럼 달리기만 해 몸이 불균형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방 감독의 진단은 다음과 같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방 감독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 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도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 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으로부터 달리기의 자세교정은 물론 기본체력요소인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유연성. 다양한 스트레칭 체조와 기구를 활용한 체조법 지도를 받았다. 운동 시작하기 전후 충분한 체조는 기본. 근력은 하체 복근 상체 등 코어를 키우면서 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잔근육도 키워줬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 피곤한 게 사라졌다. 잔 부상도 없어졌다. 지금도 풀코스를 3시간40분대에 즐겁게 완주한다”고 말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이 3시간17분인 그는 매일 10km를 달리며 연 2회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할 때 근력과 근지구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기본체력 요소가 균등하게 발달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게 관절 가동범위와 근력의 밸런스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우리 몸은 안 쓰면 퇴화한다. 자꾸 써야 현상 유지하거나 더 발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 무릎은 가동 범위가 최대 135도 정도 된다. 달릴 때 필요한 무릎 가동범위는 60도다. 계속 뛰기만 하면 무릎은 0도에서 60도에 익숙해져 더 큰 각도에서는 안 굽혀지거나 굽힐 때 통증을 유발한다. 가동범위를 계속 좁게 쓰면 주변 근육을 사용하지 않게 돼 딱딱해진다. 근육의 석회화다. 근수축 전해질인 칼슘이 쌓여 나타난 현상이다. 스트레칭 할 때 관절 부위가 끊어질 듯 아픈 현상이 이런 석회화 때문이다. 관절 및 근육을 가동범위 이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 체조를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근육은 딱딱하면 잘 찢어진다. 운동을 할 땐 그 기능을 수행할 충분한 근력도 필요하다. 김용권 교수는 “우리 몸은 움직일 때 주동근과 길항근이 상호 작용하는데 이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달릴 때 다리를 들어올리는 대퇴사두근이 주동근, 무릎 관절을 축으로 뒤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늘어나면서 잡아주는 햄스트링이 길항근이다. 모든 운동은 이렇게 주동근과 길항근으로 움직인다. 김 교수는 “주동근은 자주 쓰기 때문에 근력이 유지되거나 더 세지는 데 길항근은 따로 근력을 키우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다. 마라토너나 축구선수가 햄스트링 경련이 일어나는 이유가 햄스트링 단련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정 운동을 오래 즐기려면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히고 근육을 조화롭게 발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규 대표처럼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다양한 체력요소를 키우면서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완주가 목표인 이 대표는 “죽기 직전까진 달리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를 계속 받을 계획이다. 그래야 계속 또 다른 목표를 잡아 도전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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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20 월드컵 전사들 포상금, 2000만원씩 균일하게 지급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쾌거를 이룬 리틀 태극전사들이 2000여만 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21명의 선수단 전원에게 약 2000만 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상금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특별 찬조금으로 낸 10억 원으로 지급한다. 6억 원을 선수단 포상금으로, 4억 원을 이 선수들을 배출한 초중고교에 지원하기로 했다. 선수들 포상금은 선수들의 출전 시간과 기여도 등에 따른 ‘차등 지급’이 아닌 ‘균등 지급’으로 배분한다. ‘원팀’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들이 성인대표로 성장해서도 ‘원팀’으로 활약해줄 것을 바라는 의미다. 정정용 감독 등 코칭스태프에게 주는 포상금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선수들보다 약간 더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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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단도 잘 오르지 못했는데…남편 따라 산 올라 히말라야 등정까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칠순을 앞둔 이정심 씨(67·주얼리 코어디네이터)는 1995년 남편 따라 산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활기찬 인생을 살고 있다. 결혼한 뒤 살림에 매달리느라 건강을 챙기지 못해 어느 순간부터 하루하루 버티기도 쉽지 않았지만 산은 그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 “건강이 너무 악화돼 지하철 계단도 제대로 오르지 못했다. 소화도 잘 되지 않았다. 어느 날 등산에 빠져 있던 남편이 내 손을 끌고 집 근처 근린공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조그만 언덕만 봐도 힘겨워 하고 눈물을 보이자 ‘나중에 애들 고생시키지 말고 올라봐라’고 해서 오르기 시작했다.” 남편은 근린공원 1년, 그리고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 산을 3년 끌고 다닌 뒤 지방의 산으로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솔직히 힘들었지만 자꾸 산을 오르다보니 체력도 붙었다. 무엇보다 공기가 좋았고 정상에 올랐을 때 펼쳐진 광경도 멋졌다. 산은 내게 활력을 줬다. 남편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컸다. 그래서 매주 산을 찾아 나섰다.” 50대 초반인 2000년 중반 주말마다 시간을 내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 남편이 가입한 서울호연산악회 회원들하고 함께 했다. “당시 15명 중 여성은 나 혼자였다. 백두대간 종주를 6번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난 그 사람들 뒤꽁무니 쫓아다니기 바빴지만 그래도 끝가지 따라 갔다. 낙동정맥과 호남정맥까지 다 종주했다. 사실 당시는 어느 산을 갔다 왔는지도 모르게 산을 탔다. 백두대간 진부령 진고개 27km 구간을 넘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실 정도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산은 오를수록 나를 즐겁게 했다.” 8년 전 갑작스레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떴지만 그의 ‘산행’은 멈추지 않았다. 국내 명산은 다 다녀왔다. 이 씨는 2017년 7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오토바이에 쳐 중상을 입기도 했지만 산이 있어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슬개골 골절로 수술하고 2개월 넘게 병원에 입원했다. 사고가 나는 순간 ‘아 산에 못 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다. 걸을 수 있는 순간부터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오르내렸다. 다리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2개월 뒤인 9월 23일 퇴원한 뒤 10월 1일 설악산으로 떠났다. 나를 실험하고 싶었다. 그 좋은 산을 못 가면 사는 의미가 없었다. 한계령부터 시작해 대청봉, 공릉을 올랐다. 비선대로 내려온 뒤 펑펑 울었다. 완주한 기쁨이 너무 컸다. 계속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의사 선생님이 사고로 신경과 근육을 다칠 수도 있는데 평소 운동 많이 해서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정상이다.” 지난해 11월 말부터는 서울 종로구 파고다헬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도 시작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뒤 딸이 엄마 근육량이 줄었다며 웨이트트레이닝 PT(개인 지도)를 끊어 줬다. 많이 도움이 됐다. 주 3회 PT를 받고 시간 날 때도 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근육이 잡히면서 자세 교정이 됐고 피로 회복도 빨라졌다. 근육은 몸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다.” 진광식 파고다헬스클럽 관장(59)은 “이정심 회원은 탄탄한 체형을 선천적으로 타고 났다. 고관절도 안정돼 있고 관절 상태도 좋았다. 그래서 상하체를 조화시키고 코어를 강화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주로 시켰더니 바로 힘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진 관장과 이인혜 PT 트레이너(56)의 도움을 받아 근육을 탄탄하게 키우고 있다. “올 4월 15일 15박 17일 일정으로 히말라야 등정을 다녀왔다. 고산증 약을 한 알 먹었는데 부작용이 있어 먹지 않고 등정했다. 트레킹으로 고쿄리(5335m)와 촐라페스(5420m), 칼라파트라(5550m)를 올랐다. 너무 행복한 일정이었다. 히말라야는 천상이 따로 없었다. 내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등정하자 ‘좀 일찍 능력을 발견했으면 산악인 오은선처럼 8000m급 봉도 올랐을 것’이라고 함께 간 사람들이 농담하기도 했다.” 이 씨는 히말라야를 무사히 등정하고 온 원동력이 평소 산을 자주 다니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진 관장도 “근육을 키우면 산을 오르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한계를 극복하는 능력도 길러진다”고 했다. “고산증으로 등정을 시작도 하기 전에 내려온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괜찮았다. 입술이 트고 코가 헌 사람이 있었는데 난 멀쩡했다.” 이 씨는 5년 전 우연히 배우기 시작한 경기 민요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민요를 하면서 폐활량도 좋아졌다. 복식 호흡을 하며 노래를 부른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씨는 경기 민요를 배우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매달 한번 씩 서울 남부구치소를 찾아 위문 공연을 한다. 또 조계종 행사 때도 공연을 하기도 한다. 민요를 하기 전에는 남 앞에 서는 게 무서웠다. 다리도 떨고. 그런데 어느 순간 5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도 즐겁게 노래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으로 일생생활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 씨는 민요를 배우고 무대에 서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난 스킨스쿠버도 즐기고 번지 점프도 한다. 한번은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갔는데 한 놀이기구에 ‘55세 이상 금지’라고 써 있어 ‘혹 문제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쓰고 탔다. 스릴 넘쳤다.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살고 있다.” 이 씨는 주중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고 주말엔 산으로 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지난주에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을 올랐다. 이번 주에는 충북 제천 옥순봉하고 구담봉을 오른다. 매달 마지막 주말에는 강원도 홍천강 일대에서 1박2일이나 2박3일 캠핑을 한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너무 즐겁다.” 이 씨는 결혼한 자녀들의 ‘손주 봐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다. “내가 건강하게 산을 타는 것에 대해서 자식들이 반대하지는 않았다. 내가 일도 하고 있어 바쁘게 지내니 애들이 손주만 봐달라고도 안했다. 그런데 ‘혹 쉴 때 좀 봐주면 안 되느냐’고 했을 때 단번에 거절했다. ‘홀어머니에 8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다 건사하고 결혼해 시동생까지 맡았고 너희들까지 다 출가시켰다. 여기서 애까지 보라고? 내가 너무 불쌍하지 않느냐’고 했다. 난 내 인생을 즐겁게 살고 싶다. 그래서 매주 산을 타며 즐긴다.” 당초 목표로 했던 백두산과 스위스 융프라우,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이젠 이 씨에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목표가 남았다. “솔직히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히말라야는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민요를 함께 배우는 회원이 간다고 해 따라 나섰고 무사히 다녀오며 자신감도 붙었다. 이제 기회를 봐서 산티아고를 완주하는 게 꿈이다. 산티아고를 다녀오면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이다.” 이 씨는 끊임없이 공부도 하고 있다. “살면서 불교로 개종했다. 불교의 어려운 용어들을 공부하면서 빠져 들었다. 조계종 기초반을 1년 넘게 다녔고 대학 2년 과정, 대학원 2년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선문화체험 과정인 선림원 2년 과정에 등록해 1학기를 마쳤다. 동국대 최고경영자과정도 다니고 있다. 뭔가를 배우고 있는 자체에서 얻는 즐거움도 크다.” 이 씨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건강하고 즐겁게 ‘자신만의 100세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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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과 함께 걸음마… 유럽 ‘축구 DNA’ 성공적 이식

    16일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이강인(18·발렌시아)이었다. 한국이 준우승했지만 FIFA는 그를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했다. 2골 4도움으로 활약한 측면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보여준 킬 패스와 명품 크로스는 지구촌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강인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이강인의 ‘슛돌이’ 시절(2008년 KBS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부터 스페인 유학 시절까지의 성장 스토리가 조명되고 있다. 최근 소속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이끈 손흥민(27·토트넘), 11일 이란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백승호(22·지로나 FC)도 일찌감치 유럽으로 건너갔다. 이들을 둘러싼 ‘축구 유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손흥민은 17세인 2009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백승호는 13세인 2010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바르사) FC에 몸담고 성장했다. 이들의 부모들은 “운이 좋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명이 성공한 공통분모는 어릴 때부터 기술을 습득한 뒤 선진 축구 시스템 속에서 상황에 따라 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축구 본능’을 이식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강인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축구를 시작했다. 태권도사범을 하는 축구광 아버지 이운성 씨는 초등학생들에게 도장에서 축구를 가르쳤다. 돌잡이 때 축구공을 두 손으로 들었다는 이강인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도장에 다니는 초등생 형들과 에어매트 위에서 매일 축구를 하며 어울렸다. 형들이 빠져나간 후엔 아버지를 상대로 연습을 거듭했다. 이강인은 8세이던 2009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을 거쳐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의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이강인의 부모는 아들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족 전체가 스페인 발렌시아로 갔다. 이강인은 2011∼2012시즌부터 프리메라리가 알레빈C(10∼11세)리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 시작했다. 손흥민도 강원 춘천시에서 유소년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아버지 밑에서 기저귀를 차고 다닐 때부터 장난감 공을 갖고 놀았다. 잘 알려진 대로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의 ‘개인훈련’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미래에 투자했다. 볼 리프팅(양발로 볼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차기)과 드리블, 트래핑(자신에게 오는 볼을 안전하게 컨트롤하는 기술) 등 기본기 훈련을 시켰다.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슈팅력은 어릴 때부터 하루 수백 번씩 한 훈련의 결과다. 페널티지역 및 외곽의 중앙과 좌우,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곳에서 오른발 왼발로 각각 100회 이상 슈팅을 날렸다. 이런 기본기가 원동력이 돼 손흥민은 2008년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4골), 2009년 FIFA 17세 이하 월드컵(3골)에서 맹활약했고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이 활약했던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백승호도 부모님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전문적인 조기교육을 받았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공을 가지고 노는 늦둥이 아들을 보고 아버지 백일영 연세대 교수(체육교육과)는 만 5세 때인 2002년 5월 어린이날 선물로 ‘김진국 축구교실’에 들어가게 해줬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이회택 축구교실’로 보내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가도록 했다. 백승호는 2009년 한국유소년축구연맹(12세 이하)이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개최한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바르사 유소년육성팀장의 눈을 사로잡아 2010년 바르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금도 매년 스페인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는 유명환 한국유소년축구연맹 사무국장은 “이강인과 손흥민, 백승호가 성공한 이유는 축구를 일찍 시작해 이미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한 뒤 ‘정글’ 같은 유럽 시스템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축구 기술은 10세면 더 이상 발전이 되지 않는다. 이강인 등은 10세 이전부터 축구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스페인과 독일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유럽은 10세 이후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럽에 간다는 발상은 난센스다”고 강조했다. 일본 J리그 오이타트리니타에서 유소년강화부장을 했던 황보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실장도 “축구는 가급적 일찍 시작해야 한다. 기술뿐만 아니라 육상, 기계체조 등으로 기초체력을 함께 기르면 훨씬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유소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프리메라리가 구단들은 7세부터 12세까지 5개 그룹으로 나눠 7인제나 9인제 축구를 가르친다. 프레벤하민(7∼8세), 벤하민 C, D(8∼9세), 벤하민 A, B(9∼10세), 알레빈 C, D(10∼11세), 알레빈 A, B(11∼12세)로 나뉜다. 그룹별로 11명을 엔트리로 정한 뒤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고 패스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키운다. 12세부터는 그라운드 전체를 쓰는 11인제 축구를 본격적으로 가르친다. 12∼18세는 인판틸 A, B(12∼14세), 카데테 A, B(14∼16세), 후베닐 B(16∼18세)로 나뉜다. 각 그룹 수준별로 20, 21명이 엔트리다. 18세를 넘어가면 본격적인 프로 선수가 된다. 모든 그룹은 주말에 홈 앤드 어웨이 리그 경기를 한다. 각종 국제대회에도 자주 출전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덩치 큰 선수, 기술이 좋은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유명환 국장은 “유럽에선 상황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축구 DNA를 심어준다”고 말했다. 프리메라리가 유소년팀에 입단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평가에서 기대 이하인 선수는 가차 없이 솎아 낸다. 백승호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 김미희 씨는 “승호 친구가 매년 8명 이상이 바뀌었다. 많을 땐 13명이 바뀐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매년 좀 더 나은 선수를 스카우트해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바르사 유소년팀에 있어도 1군 선수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2∼4년에 1명꼴로만 1군 선수가 나온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등은 이 바늘구멍을 통과해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전문가들은 축구 유학을 떠날 때는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균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회장은 “우리 부모들이 착각하면 안 된다. 손흥민 등은 이미 국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갔고 독일에서도 고생하면서 성장했다. 독일 스페인에 간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1999년부터 10년간 독일에서 축구 지도자 공부를 하고 온 김태엽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는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오는 선수가 많았는데 대부분 실패하고 돌아갔다. 유럽은 훌륭한 자국 선수들도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몰리는 곳이다. 대부분 한국에서 잘 안되는 선수들이 오는데 정말 무모한 짓이다”고 말했다. 유럽 명문 구단들은 해외 선수가 유스팀에 입단하려면 반드시 부모가 함께 이주하도록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정서적 안정과 교육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진출한 18세 이하 선수는 총 45명이었다. 독일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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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유학 가면 다 성공한다? “이강인, 손흥민, 백승호가 성공한 이유는…”

    16일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이강인(18·발렌시아)이었다. 한국이 준우승했지만 FIFA는 그를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했다. 2골 4도움으로 활약한 측면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보여준 킬 패스와 명품 크로스는 지구촌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강인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이강인의 ‘슛돌이’ 시절(2008년 KBS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부터 스페인 유학 시절까지의 성장 스토리가 조명되고 있다. 최근 소속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이끈 손흥민(27·토트넘), 11일 이란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백승호(22·지로나 FC)도 일찌감치 유럽으로 건너갔다. 이들을 둘러싼 ‘축구유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손흥민은 17세인 2009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백승호는 13세인 2010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바르사) FC에 몸담고 성장했다. 이들 부모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명이 성공한 공통분모는 어릴 때부터 기술을 습득한 뒤 선진 축구 시스템 속에서 상황에 따라 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축구 본능’을 이식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강인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축구를 시작했다. 태권도사범을 하는 축구광 아버지 이운성 씨는 초등학생들에게 도장에서 축구를 가르쳤다. 돌잡이 때 축구공을 두 손으로 들었다는 이강인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도장에 다니는 초등생 형들과 에어매트 위에서 매일 축구를 하며 어울렸다. 형들이 빠져나간 후엔 아버지를 상대로 연습을 거듭했다. 이강인은 2009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을 거쳐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의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이강인의 부모는 아들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족 전체가 스페인 발렌시아로 갔다. 이강인은 2011~2012시즌부터 프리메라리가 알레빈C(10~11세)리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 시작했다. 손흥민도 강원 춘천시에서 유소년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아버지 밑에서 기저귀를 차고 다닐 때부터 장난감 공을 갖고 놀았다. 잘 알려진 대로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의 ‘개인훈련’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미래에 투자했다. 볼 리프팅(양발로 볼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차기)과 드리블, 트레핑(자신에게 오는 볼을 안전하게 컨트롤하는 기술) 등 기본기 훈련을 시켰다.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슈팅력은 어릴 때부터 하루 수 백 번 씩 한 훈련의 결과다. 페널티지역 및 외곽의 중앙과 좌우,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곳에서 오른발 왼발로 각 각 100회 이상 슈팅을 날렸다. 이런 기본기가 원동력이 돼 손흥민은 2008년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4골),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3골)에서 맹활약했고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이 활약했던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백승호도 부모님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전문적인 조기교육을 받았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공을 가지고 노는 늦둥이 아들을 보고 아버지 백일영 연세대 교수(체육교육과)는 만 5세 때인 2002년 5월 어린이날 선물로 ‘김진국 축구교실’에 들어가게 해줬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이회택축구 교실’로 보내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가도록했다. 백승호는 2009년 한국유소년축구연맹(12세 이하)이 스페인 카탈로니아에서 개최한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바르사 유소년육성팀장의 눈을 사로잡아 2010년 바르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금도 매년 스페인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는 유명환 한국유소년축구연맹 사무국장은 “이강인과 손흥민, 백승호가 성공한 이유는 축구를 일찍 시작해 이미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 한 뒤 ‘정글’ 같은 유럽 시스템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축구 기술은 10세면 더 이상 발전이 되지 않는다. 위 3명은 10세 이전부터 축구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스페인과 독일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유럽은 10세 이후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럽에 간다는 발상은 난센스다”고 강조했다. 일본 J리그 오이타트리니타에서 유소년강화부장을 했던 황보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실장도 “축구는 가급적 일찍 시작해야 한다. 기술뿐만 아니라 육상, 기계체조 등으로 기초체력을 함께 기르면 훨씬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유소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프리메라리가 구단들은 7세부터 12세까지 5개 그룹으로 나눠 7인제나 9인제 축구를 가르친다. 프레벤하민(7~8세), 벤하민 C, D(8~9세), 벤하민 A, B(9~10세), 알레빈 C, D(10~11세), 알레빈 A, B(11~12세)으로 나뉜다. 각 그룹별로 11명을 엔트리로 정한 뒤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고 패스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키운다. 12세부터는 그라운드 전체를 쓰는 11인제 축구를 본격적으로 가르친다. 12~18세 까지는 인판틸 A, B(12~14세), 카데테 A, B(14~16세), 후베닐 B(16~18세)로 나뉜다. 각 그룹 수준별로 20, 21명이 엔트리다. 18세를 넘어가면 본격적인 프로선수가 된다. 모든 그룹은 주말에 홈 앤드 어웨이 리그 경기를 한다. 각종 국제대회에도 자주 출전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덩치 큰 선수, 기술이 좋은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유명환 국장은 “유럽에선 상황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축구 DNA를 심어준다”고 말했다. 프리메라리가 유소년팀에 입단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평가에서 기대 이하인 선수는 가차 없이 솎아 낸다. 백승호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 김미희 씨는 “승호 친구가 매년 8명 이상이 바뀌었다. 많을 땐 13명이 바뀐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매년 좀 더 나은 선수를 스카우트해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바르사 유소년팀에 있어도 1군 선수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2~4년에 1명꼴로만 1군 선수가 나온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등은 이 바늘구멍을 통과해 세계적 선수가 됐다. 전문가들은 축구유학을 떠날 때는 선수 본인은 물론 부모들도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균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회장은 “우리 부모들이 착각하면 안 된다. 손흥민 등은 이미 국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갔고 독일에서도 고생하면서 성장했다. 독일, 스페인에 가면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1999년부터 10년간 독일에서 축구 지도자 공부를 하고 온 김태엽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는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오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실패하고 돌아갔다. 유럽은 훌륭한 자국 선수들도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몰리는 곳이다. 대부분 한국에서 잘 안되는 선수들이 오는데 정말 무모한 짓이다”고 말했다. 유럽 명문 구단들은 해외 선수가 유스팀에 입단하려면 반드시 부모가 함께 이주하도록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정서적 안정과 교육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진출한 18세 이하 선수는 총 45명이었다. 독일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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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세 그대로 이젠 K리그 달궈야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분위기가 난다. 한국의 리틀 태극전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룬 준우승의 쾌거가 K리그 흥행으로 이어질 듯하다. 조영욱(FC 서울), 전세진(수원), 이광연(강원 FC), 오세훈(아산), 엄원상(광주 FC) 등 20세 이하 월드컵을 달군 선수들을 보려는 팬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이 6월 막을 내린 뒤 개막한 K리그는 1라운드 44경기에 109만6052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홍명보과 이천수, 유상철, 이을용 등 4강 신화의 주역을 보려는 팬들로 넘쳐났다. 경기당 2만4910명으로, 2001년 평균관중(1만2596명)의 배로 늘었다. 시간이 가면서 열기가 식었지만 ‘월드컵 특수’라 할 만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 승리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축구 인기가 상승하는 가운데 찾아온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호기를 계속 이어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FC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에 올 시즌 최다 관중인 3만2057명이 입장했고, 울산-포항(1만3121명)과 인천-전북(1만2017명) 경기도 1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축구에 관심이 높아졌다. 슈퍼매치뿐만 아니라 울산-포항전과 인천-전북전에도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찾았다”고 분석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 21명 가운데 15명이 K리그1과 K리그2에서 뛰고 있다. 선수들 나이가 어려 소속팀에서 후보나 교체선수로 뛰었지만 소속팀 감독들도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자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를 보러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차원도 있지만 기존 주전 선수들과의 경쟁을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멋진 경기로 감동을 줬다. 축구 팬들이 스타를 보려고 경기장을 찾는 만큼 K리그의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린 ‘특급 조커’ 조영욱을 더 활용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구단 감독들도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계기로 재밌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16일 슈퍼매치에서는 양 팀 모두 지키는 축구가 아닌 공격축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양 팀 모두 25개의 슈팅(유효슈팅 15개)을 날려 6골(4-2 서울 승)이나 터뜨렸다. 최용수 감독과 이임생 수원 감독은 “앞으로 빠른 공격축구로 박진감 있는 경기를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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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이재익 헤딩슛… 선방에 막혀 동점골 무산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한국 김세윤(대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다 돌아 나오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수비수 다닐로 베스코로바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이를 자세히 못 본 이스마일 엘파스(미국) 주심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지만 비디오판독(VAR) 심판으로부터 무전이 오자 경기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모니터를 직접 본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5분 이강인(발렌시아)이 왼발로 왼쪽으로 다이빙하는 상대 골키퍼 반대편으로 차 넣어 선제골을 잡았다.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한국은 기세를 탔지만 이번 대회에서 무패 행진을 벌인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거셌다. 결국 전반 32분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가 세르히 불레차를 막으려 거친 백태클을 시도하다 옐로카드를 받았고 이것이 동점골로 이어졌다. 2분 뒤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서 불레차가 찬 볼을 오세훈(아산)이 머리로 걷어냈지만 이 볼이 혼전 중 전방으로 재투입되면서 골지역 앞에 있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발 빠른 엄원상(광주)을 투입해 4-2-3-1 전술로 바꿔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더 강해졌고 후반 8분 결승골마저 내줬다. 한국의 파상 공세를 막아낸 우크라이나는 유킴 코노플랴가 중원에서 전진 패스 한 것을 수프리아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며 골네트를 가른 것이다. 한국은 조영욱(FC 서울)을 빼고 전세진(수원)까지 투입했다. 후반 24분 결정적인 기회가 왔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산됐다. 이강인이 왼쪽에서 날린 코너킥을 이재익(강원)이 헤딩슛 한 것이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온 것이다. 이 슈팅은 외신들도 안타까운 장면으로 보도했다. 영국 BBC는 “이재익의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낼 뻔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고 전했다. 동점골 기회가 날아갔지만 한국의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한국 편이 아니었다. 후반 44분 상대 역습에 추가골이 터졌다. 헤오르히 치타이슈빌 리가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파고든 뒤 왼발 슛으로 쐐기 골을 꽂아 넣은 것이다. 1-3. 한국은 역대 최고인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고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한편 FIFA가 전체 경기 중 가장 결정적이고 멋진 득점 16개를 20세 이하 월드컵 베스트골로 선정했는데, 조영욱의 세네갈전(8강전), 최준(연세대)의 에콰도르전(4강전) 골이 포함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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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월드컵 12일 첫승 재도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공식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0-4로 패한 한국은 12일 오후 10시 프랑스 그르노블의 데잘프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나이지리아를 꼭 잡아야 한다. 나이지리아도 1차전에서 노르웨이에 0-3으로 져 1승이 절실하다. 나이지리아는 FIFA 랭킹 38위로 한국(14위)보다 낮다. 하지만 1991년 1회 대회부터 여자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고, 1999년 대회에선 8강에 오르기도 한 복병이다. 윤덕여 한국 감독은 “나이지리아가 노르웨이에 세 골을 내줬지만 경기 초반에는 강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초반 실점을 주의하면서 공격에서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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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13일 ‘서울달리기’, 러닝화 파격 할인 이벤트

    ‘마라톤에도 참가하고 러닝화 할인 혜택도 받고.’ 10월 13일 열리는 서울달리기대회에서는 미즈노의 고급 러닝화를 묶은 스페셜 패키지 참가자도 모집한다. 9월 출시 예정인 미즈노 최신 러닝화 ‘웨이브 라이더 23’(소비자 가격 13만9000원·사진)을 약 60% 할인해 참가비 포함 총 10만 원에 받아볼 수 있는 패키지를 1000명에게 선착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패키지 상품은 9월 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웨이브 라이더 23은 미즈노를 대표하는 러닝화 모델이다.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메시 소재로 부위별로 탄력 강도에 차이를 둬 제작했다. 달릴 때 최고의 쾌적함과 착용감을 느끼게 해준다. 쿠션 소재(U4icX)와 미즈노 웨이브 기술은 착지할 때 충격을 흡수하고 안정된 추진력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색상은 그레이와 블랙이 조화를 이뤘다. 이번 제품은 서울달리기대회 신청자만 구매할 수 있다. 2인 릴레이 부문은 초보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km 코스에 2인이 함께 출전해 기록을 합산해 팀 기록을 측정한다. 1, 2주자를 신청 양식에 맞게 정해 신청하면 된다. 서울달리기대회는 하프 및 10km 코스 참가자 1만 명을 모바일 및 대회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모집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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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차례 VAR, 3차례 동점… 역대급 혈투

    ‘0-1→1-1→1-2→2-2→3-2→3-3→승부차기3-2.’ 리틀 태극전사들의 지칠 줄 모르는 투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각급 대회 역대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심을 바로잡는 비디오 판독(VAR)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한국과 세네갈의 8강전. 0-1로 끌려가던 후반 14분. 상대 페널티지역에 있던 이지솔(대전)이 세네갈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다. 주심은 놓쳤지만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는 VAR의 눈은 정확했다. VAR 심판으로부터 무전을 받은 주심은 경기를 중단한 뒤 모니터로 달려가 직접 확인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를 이강인(발렌시아)이 차분하게 차 넣어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후반 27분엔 세네갈이 두 번 웃었다. 이재익(강원)이 수비하다 핸드볼 반칙을 한 게 걸린 것이다. 세네갈의 페널티킥. 골키퍼 이광연(강원)이 이브라히마 니아네의 슛을 막았지만 주심은 재슈팅을 선언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BA)가 6월부터 적용한 ‘페널티킥 상황에서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골키퍼의 한쪽 발은 반드시 골라인을 밟고 있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칙 때문이었다. VAR에 킥하기 전 이광연의 두 발이 먼저 라인을 떠난 것이 포착됐다. 이광연은 다시 찬 슛은 막지 못했다. 1-2로 뒤지던 후반 41분엔 다시 한국이 웃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할 때 세네갈 선수의 핸드볼 반칙이 걸린 것이다. 결국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8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이지솔이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까지 3-3으로 마친 승부차기에서도 한국이 다시 한번 VAR 덕을 봤다. 2-2 상황에서 오세훈(아산)이 찬 공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는데 골키퍼가 먼저 움직인 게 VAR에 잡혔다. 결국 오세훈은 다시 차서 골을 넣었고 결국 상대 마지막 키커가 실축하는 바람에 승부를 극적으로 마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역대급 경기였다. VAR는 양 팀에 아주 공정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후반 3분 허용한 골이 VAR로 오프사이드로 판명되는 등 VAR와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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