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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폐렴 증상도 완화시키는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면역물질 ‘인터페론 람다’의 바이러스 감염 제어 및 면역 조절 기능을 확인했다. 이 물질을 비강으로 흡입하면 폐내 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고, 급성 폐 손상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은 항바이러스물질 인터페론 람다(IFN-λ) 비강으로 흡입했을 때 코로나 감염 억제 및 폐렴증상 개선효과가 어떠한지 동물모델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증상이 발현하기 전부터 감염자의 상기도에서 빠르게 증식한다. 바이러스가 사라진 후에도 호흡기에서 유발된 과면역반응으로 인해 일부 감염자에게는 지속적인 폐렴 소견이 남게 된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의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로 입원했다가 PCR 음성을 확인받고 퇴원한 환자의 70% 이상은 X-ray에서 폐렴 및 섬유화 관련 소견이 있었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감염 후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을 완화하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었다. 또한 스테로이드나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등 환자의 면역반응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는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김현직 교수팀은 바이러스 확산을 제어하고 폐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인터페론 람다’를 활용해 호흡기 점막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흡입형 치료제 연구를 진행했다. 인터페론 람다는 바이러스 침투 시 체내에서 분비되는 항바이러스 물질이다. 특히 감염 초기 단계의 면역반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 동물 모델을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은 대조군과 감염 직후 비강 및 상기도 점막에 흡입 치료제(인터페론 람다)를 투약한 치료군으로 분류한 뒤, 두 집단의 폐 조직을 분석했다. 투약 3일후, 치료군의 바이러스 수치는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 염증 수준을 의미하는 IL-1β, TNF-α 유전자 발현량도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낮았다. 즉 인터페론 람다를 비강으로 흡입하면 코로나가 폐까지 침투하는 것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성 염증도 제거하는 효과가 있었다. 인터페론 람다의 비강 흡입이 가져오는 폐렴 개선 효과를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폐내 유전자 발현 분석도 이뤄졌다. 그 결과, 대조군에 비해 염증 수준이 낮았던 치료군의 폐 조직에서 △손상 회복 △지질대사 △세포·조직재건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군에서 손상 회복 유전자(Fabp4)는 약 13배, 조직 재건 관련 유전자(Spp1, Saa3)은 90배 이상 더 많이 발현됐다. 인터페론 람다는 선천 면역반응을 유도해 바이러스성 급성 폐 감염을 완화시키며 이는 인터페론 람다가 코로나 치료제의 좋은 후보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편 인터페론 람다의 비강 흡입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하는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도 실시됐다. 선천적으로 분비되는 인터페론 람다를 비강으로 직접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고 인터페론을 유도하는 유전자 발현이 폐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페론 람다를 비강 흡입하면 인터페론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감염 초기부터 활성화해 호흡기 감염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현직 교수는 “상기도 점막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호흡기 바이러스 제어 및 폐감염 개선 물질로서 인터페론 람다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현재 치료제를 실제로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KAIST와 공동으로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면역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에 게재 예정이다.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대표 김창훈·이수강)이 지놈파운드리 ‘마크로젠 세종캠퍼스’ 착공식을 가졌다. 15일 세종시에서 열린 착공식에는 마크로젠 서정선 회장, 이수강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마크로젠 세종캠퍼스는 세종테크밸리의 4-2생활권 내 3570㎡ 면적 부지에 지어지며 2024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세종캠퍼스와 2025년 완공 예정인 송도 글로벌캠퍼스를 양대 지놈파운드리(Genome Foundry)로 조성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놈파운드리는 연구개발, 생산, 영업마케팅 등 유전체사업 밸류체인을 수직 통합해 효율화·고속화를 증대시키는 플랫폼이다. 마크로젠은 유전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우수한 인력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충남 이남지역의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해 바이오 전문가를 양성할 트레이닝센터도 갖출 예정이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마크로젠이 창립 25주년 만에 세종시에 미래 종합 지놈센터 역할을 할 세종캠퍼스를 착공하게 되었다”며 “세종캠퍼스는 마크로젠 글로벌 헬스케어의 전초기지이자 78억 인류에게 개인별 유전자 설계도를 제공하며 미래 건강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가톨릭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와 이선영 박사 연구팀이 면역T세포 조절이 가능한 복합단백질 p40과 EB13으로 구성된 사이토카인의 존재를 입증했다. 조미라 교수 연구팀은 동물 모델에서 p40-EBI3 이종이량체의 존재를 가정하고 면역 조절에서의 역할 조사를 진행했다. 인터루킨(IL)-12 사이토카인 계열은 자가면역 질환을 활성화 하거나 억제하는 T세포와 관련이 있다. IL-12 계열 구성원은 일반적으로 이종 이량체이며 3개의 α유닛 ‘p35, p19, p28’과 2개의 β유닛 ‘p40, EBI3’를 공유한다. 그러나 β유닛의 p40 동종이량체가 존재하고 이는 IL-23 염증성 신호 전달을 억제한다. 이에 연구팀은 β유닛의 p40-EBI3 이종이량체의 존재를 가정하고 면역 조절에서의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p40-EBI3의 수지상 세포 내에서의 발현을 확인했으며 면역조절 기능을 가지는 Treg 세포의 활성과 분화를 촉진함으로써 난치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생체 내에서 p40-EBI3 이종이량체의 존재를 확인했고 p40-EBI3 유전자와 단백질 p40-EBI3 유전자 및 단백질 투여에 의해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질환 활성과 관절내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L-17, IL-1β, IL-6 및 TNF-α’ 발현 면역 세포의 활성을 억제 할 수 있었다. 또한 시험관 내에서 p40-EBI3-Fc 단백질은 Th17 세포의 분화를 유의하게 억제했고 CD4+CD25+Foxp3+ 조절 Treg 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켰다. 이 연구에서 p40-EBI3은 생체 내 및 시험관 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질환 및 염증을 개선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p40-EBI3에 의한 Treg 세포의 증가와 Th17 세포, 파골세포 형성의 억제를 통해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새로운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임을 제안했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 IL-17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발현하는 Th17 세포의 제어와 동시에 면역항상성에 중요한 면역조절 기능을 가지는 Treg 세포의 증가 유도가 만성 염증성 관절염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 병인 Th17 세포와 조절 Treg 세포는 이들 각각의 전사인자인 STAT3 및 STAT5 활성 조절을 통해 선택적으로 분화 발달시킬 수 있고 p40-EBI3 단백질은 면역T세포에서 STAT5 전사인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조절 Treg 세포의 활성을 상향 조절한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서 p40-EBI3-Fc 단백질의 류마티스 관절염에서의 면역조절 효력을 입증하고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신규 치료법 및 그 잠재적 용도를 제시했다. 조미라 교수는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의 약물은 대부분 면역억제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지만 p40-EBI3 복합단백질은 면역억제가 아닌 면역조절 즉 면역항상성을 유도할 수 있는 기전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p40-EBL3 복합단백질의 신규사이토카인 등록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완수해 면역조절 약물 부재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규 사이토카인 p40-EBI3 복합체 발굴과 이를 이용한 병인림프구 Th17억제와 면역조절 Treg 세포유도로 면역 항상성 조절과 난치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효과 최초규명’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세계적 학술지 ‘Cell Mol Immunol(IF 22.096)’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연세대 의과대학이 11일 ‘연세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이하 ‘사업단’)을 발족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회의실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서승환 연세대 총장, 성태윤 교무처장, 박승한 연구부총장을 비롯해 윤동섭 연세의료원장, 이은직 연세대 의과대학장, 이민구 사업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발족한 사업단은 의과대학 인재들을 의생명과학과 바이오산업 리더로 육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사과학자(Physician-Scientist)란 의사 교육 과정을 밟거나 마친 인재가 이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를 뜻하며,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의사과학자들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연세대는 현재 의학 교육 전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생들이 생명과학·인공지능·공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또 석산·연세 장학사업을 통해 의사 자격 취득 후 과학기술 분야 박사과정(MD-PhD)을 지망하는 학생을 미리 선발하고 있다. 전공의 대학원생 가운데 전문의 취득 후 과학기술 분야 박사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융합형 의사과학자 지원사업’을 통해 연세대 공과대학·생명시스템대학·약학대학·이과대학과 함께 과학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매년 의대졸업생 및 전문의 취득자 중에서 신규 전일제 박사과정 학생 최대 10명을 선발해 기초생명과학·의생명정보학·의공학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MD-PhD 취득 후에도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 및 중개연구교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족하는 사업단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연세대학교를 세계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의 성공 모델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민구 사업단장은 “의사과학자 양성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연세의대의 사명에 가장 부합하는 내용”이라며 “앞으로 의학계와 정부·사회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의과학 발전을 이루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의사과학자 양성 및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현장진단 전문업체 바디텍메드(대표이사 최의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갑상샘 기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ichroma™ Free T4’와 ‘AFIAS™ Free T4’ 진단키트의 수출허가를 획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제품은 갑상샘의 정상적 기능 여부 판단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진 Free T4 농도를 측정하는 제품으로 검사 현장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진단 방식이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12분이다. Free T4는 갑상샘이 생성하는 호르몬인 T4의 한 형태로 총 T4 농도의 0.1%가 Free T4 형태로 방출된다. Free T4는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고 체내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갑상샘 기능과 관련된 정확한 수치를 제공한다. Free T4를 제외한 T4의 99% 이상은 혈중에서 갑상샘호르몬의 운반을 담당하는 단백질인 TBG(thyroxine binding globulin) 또는 체액 내 넓게 분포돼 있는 단순 단백질인 알부민(albumin)과 결합된 형태를 보인다. 이 경우 단백질 결합으로 인해 갑상샘 호르몬 수치 측정 시 부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 Free T4는 이 같은 검사오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갑상샘 기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물질로 평가 받는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스카이퀘스트 테크놀로지 컨설팅(SkyQuest Technology Consulting)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갑상샘 진단 시장 규모는 약 2조2500억 원이며 인구 고령화와 갑상샘암 등 관련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 인식 확대 등의 요인으로 연 평균 6% 이상 성장해 2028년에 3조4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갑상샘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는 약 7억50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발표된 갑상샘 관련 질환과 코로나19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갑상샘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한 검사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바디텍메드는 갑상샘 기능 진단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현재 국내외에서 판매 중인 TSH 측정 진단키트와 이번에 수출허가를 받은 Free T4 진단키트를 한 세트로 구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4년 ichroma™ TSH와 AFIAS™ TSH의 국내사용승인 및 수출허가를 받은 바 있다.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이사는 “이번 수출허가 획득으로 글로벌 의료현장에 환자의 갑상샘 기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보다 많은 의료진이 ‘ichroma™ Free T4’와 ‘AFIAS™ Free T4’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처 확보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며 Free T4의 국내사용승인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단백질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청단백질에 대한 정보와 시장 동향등을 제공하는 제 6회 유청단백질포럼이 진행됐다. 유청은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로 여기서 수분을 없앤 유청 단백질은 우유단백질(카세인 80%+유청 20%)에서 카세인을 제외한 나머지 단백질을 가리킨다. 10일 오전 열린 ‘제6회 유청 단백질 포럼’에서 미국 유제품 수출협회 글로벌 인그리디언트 마케팅 부문 비키 니콜슨-웨스트(Vikki Nicholson-West) 부사장은 ‘미국산 유제품 단백질: 지속 가능한 영양의 원재료상의 해법’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근감소증 예방 등의 건강에 이롭고 필수 아미노산 비율이 단백질 식품 중 최고인 유제품 단백질이 ‘지속가능한 영양’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니콜슨-웨스트 부사장은 “유제품 단백질의 원료인 우유가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줄었다”며 “낙농 기술의 발전과 낙농인의 노력 덕분에 미국에서 불과 10년 만에 1갤런의 우유 생산에 물이 30%, 토지가 21% 적게 사용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19% 줄었다는 연구 결과(2017년 Journal of Animal Science)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제품 단백질의 5대 웰빙 효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니콜슨-웨스트 부사장은 “유제품 단백질은 건강한 체중 유지·배고픔 억제·건강한 노화·근육 생성·운동 후 근육 치유 등에 효과적이란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청 단백질 등 유제품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낮추고 체중을 더 효과적으로 뺄 수 있으며 더 활발한 노년 생활을 즐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근육 생성과 근육 손상 예방을 돕는 류신 등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는 것도 그가 유제품 단백질을 ‘지속 가능한 영양’ 식품으로 꼽는 이유다. 니콜슨-웨스트 부사장은 “유청 단백질·우유 단백질·카세인 단백질 등 유제품 단백질은 전체 아미노산 중 필수 아미노산과 류신 비율에서 모두 1¤3위 차지하고 있다”며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직접 생성하지 못해 반드시 음식을 통해 보충해야 하는 아미노산이고 류신은 근육 생성을 돕고 근감소증 예방에 기여하는 아미노산”이라고 덧붙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최기준)는 심방세동을 중심으로 부정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심전도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을 독려하기 위한 ‘하트 체크업(Heart Check-up)’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하트 체크업 캠페인은 대한부정맥학회가 지정한 11월 11일 ‘하트 리듬의 날’을 맞아 정기적으로 심장 리듬을 체크하고 심방세동을 조기발견해 건강한 삶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았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심방세동의 위험성 및 조기발견 방법을 환자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하는 유튜브 영상 시리즈 ‘당심소(당신의 건강한 심장 리듬을 위한 상담소)’를 제작해 공개했다. 총 5편으로 구성된 당심소 영상 시리즈에서는 학회 소속 전문의 5명이 출연해 심방세동 조기발견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집중적으로 전달한다. 11월 11일 하트 리듬의 날을 시작으로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 ‘KHRS 대한부정맥학회’에서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당심소 1편에서는 최기준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이 출연해 캠페인과 당심소 영상 시리즈를 소개하고 심방세동 질환 정보와 함께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전한다. 2편에서는 정래영 전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심방세동의 원인과 발생 위험이 높은 합병증을 소개하며 심방세동 조기발견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어 3편에서는 이지현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출연해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과 일상에서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부정맥 자가 진단법을 설명한다. 4편에서는 김민수 세종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출연해 7일 이상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등 이전보다 간편해진 최신 심전도 검사법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심전도 검사를 독려한다. 마지막으로 이기홍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출연한 5편에서는 심방세동 조기발견을 위한 실천 수칙과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가 필요한 대상에 대해 알리고 심방세동 예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대한부정맥학회는 많은 사람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심방세동 조기발견의 필요성과 생활 속 실천 방법을 한눈에 정리한 캠페인 포스터를 학회 소속 병원 및 일반 병의원 대상으로배포했다. 해당 포스터는 학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포스터에 삽입된 QR코드를 이용하면 당심소 영상 시리즈를 바로 시청할 수 있다. 최기준 이사장은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심방세동 환자의 약 30%는 진단 당시 무증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해 평소 심장 건강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검사법의 발달로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검출률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편리하게 장기간 연속적인 심전도를 관찰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검진받는다면 질환의 악화와 그에 따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심방세동의 위험성과 조기발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건강한 심장 리듬을 위한 실천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는 비만이 일부 질환에 있어서는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이른바 ‘비만의 역설’이 위암의 경우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조형호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9일 남녀 위암 환자 모두 저체중 환자군의 생존율이 가장 낮은 것은 동일했지만 남성이 ‘극도 비만’ 그룹으로 갈수록 예후가 점점 더 좋아진 반면 여성은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3~2020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된 1만4688명의 생존율과 연령, 성별, 체질량계수(BMI) 등의 인자 간 연관성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을 도출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 분문부(위와 식도의 경계부위) 위암의 발병률이 저체중에서 비만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감소하다가 극도 비만(BMI 30㎏/㎡ 이상) 그룹에서 반등하는 U자형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여성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남성과는 다르게 체질량계수가 증가할수록 미만형 위암(작은 암세포가 위벽을 파고들어 넓게 자라는 위암)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특징이 있었다. 미만형 위암은 진행이 빠르고 치료가 어려워 가장 위험한 위암 형태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는 비만의 역설이 남녀에 따라 다른 정도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한편 비만도가 암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 자체도 남녀 간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김나영 교수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물론 수술 여부, 암 병기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도 남성에서 체질량계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비례해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며 “성별에 따른 위암 예후 및 양상의 차이를 보다 깊이 연구한다면 ‘비만 패러독스’의 정확한 원리를 밝히고 위암 치료법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경희대한방병원은 중풍뇌질환센터 권승원 교수, 배인후 전공의 연구팀이 봉독 약침 요법의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SCI급 학술지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봉독 약침 요법(Bee venom pharmacopuncture, BVP)은 통증 감소 및 염증 억제 효과가 뛰어난 봉독을 질병과 관련있는 혈위나 압통점에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다양한 질환의 치료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이상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부작용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근골격계, 혹은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등 한정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넘어 내과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환자군까지 포함해 이상반응 연구의 한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승원 교수, 배인후 전공의 팀은 2013년 1월 1일부터 2021년 5월 1일까지 경희대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봉독 약침을 시술받은 4821인 환자의 6만2413회의 시술을 대상으로 기저질환, 연령, 성별, 봉독 약침 이후 발생한 이상반응의 종류와 빈도, 중증도를 조사한 결과, 봉독 약침을 시술받은 환자 중 2.32%(112인)가 이상 반응을 호소한 것이 확인됐고 생명에 지장을 끼칠 수 있는 이상 반응 및 아나필락시스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상 반응을 호소한 환자 중 대부분은 생명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의 경도의 가려움증, 국소부위 피부 붉어짐 등이었다. 112인 중 2명만이 흉부 불편감, 전신 부종 등의 이상 반응을 호소했지만 증상은 별다른 처치 없이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이상 반응의 빈도는 여성, 고령, 근골격계 주소의 환자가 남성, 저연령, 다른 질환군의 환자에 비해 높았다. 이는 봉독 약침 요법 시술 부위가 작고 단시간에 잦은 빈도로 시술되는 근골격계 질환의 시술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론됐다. 신경계 질환자, 뇌혈관 질환자는 다른 질환군에 비해 특별히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았다. 권승원 교수는 “다양한 질환을 주소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봉독약침 요법의 이상 반응을 연구한 이번 연구가 봉독 약침 요법 시술 범위 확대와 안전한 치료의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인후 전공의는 “다양한 효능을 가진 봉독 약침 요법이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와 효능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 SCI급 학술저널 ‘Toxin’(IF 5.075)에 게재됐다.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굴은 전 세계적으로 100여 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참굴·벚굴·강굴·바윗굴 등 10여 종이 수확·양식되고 있다. 바다 암초에 다닥다닥 붙은 모습이 돌에 핀 꽃과 같아 ‘석화’라고도 불린다.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경남 통영과 거제, 고성 연안의 300여 개 굴 박신장(껍데기를 제거하고 알굴을 발라내는 작업장)도 굴 수확철을 맞아 일제히 가동에 들어갔다. 전남 여수를 포함해 남해안에서만 전국 생굴 80%의 이상이 난다. 굴은 맛도 좋지만 영양가가 매우 높은 식품이다. 대표적인 고단백 저열량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도 매우 높아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굴에는 아연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아연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을 늘려주기도 하고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를 늦춰줘 백내장, 야맹증 등 각종 안질환으로부터 눈을 지켜준다. 칼륨도 굴에 함유된 대표적인 영양성분이다. 칼륨은 체내에서 혈압 조절을 돕는 역할을 해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매우 탁월하다. 또한 굴의 비타민 A와 E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면역력을 증가시켜 감기와 같은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굴에는 다량의 콜레스테롤이 있지만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타우린 성분도 함께 가지고 있어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다량의 오메가3도 들어있는데 오메가3 주요성분 중 하나인 DHA가 참치의 2배 이상 함유돼 있다. 아울러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도 풍부해 뇌졸중,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굴은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굴무침이나 굴전, 굴튀김으로도 먹는다. 굴죽과 굴밥, 굴국밥 등을 해먹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매일 굴 2∼3개면 하루에 필요한 아연을 섭취할 수 있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이 충족된다. 굴을 집에서 조리할 경우 껍질을 깐 다음 10분가량 소금물에 담가 놓았다가 물에 헹구면 된다. 레몬즙이 섞인 물이나 식초물에 담갔다 꺼내면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지만 굴은 수분이 많아 균이 번식하기 쉬워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하는데 생굴을 먹고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설사, 복통, 구토 등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4∼48시간 정도이므로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아도 이틀 정도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굴은 살이 부드럽고 연하기 때문에 저장과 관리가 쉽지 않다. 관리를 잘못해 상한 굴을 먹으면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을 권장한다. 껍질이 붙어 있는 굴은 입을 꽉 다물고 있으면서 깨끗한 수조안에 들어있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긴 굴은 살짝 눌렀을 때 살에 탄력이 있고 통통한 것이 좋다. 색은 유백색(우윷빛)으로 광택이 나는 것을 고른다. 가장자리의 검은 테가 뚜렷하며 비린내가 나지 않고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게 좋은 굴이다. 전체가 물에 불은 것처럼 희끄무레하고 살이 희거나 퍼져 있으면 싱싱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20년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 명으로 2010년 집계된 환자 수인 320만 명보다 10년 새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당뇨병은 모든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장기간 고혈당이 지속되면 여러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만성 신장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40% 이상에서 동반된다.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질환은 고혈당과 함께 시작해 매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악화되기 전까지는 환자 스스로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 신장 기능을 잃고 평생 투석 치료를 해야 하는 말기 신부전증에 이르게 될 수 있어 만성 신장질환은 가장 위험한 당뇨합병증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민경 보라매병원 당뇨내분비센터 교수와 정성진 여의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를 만나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질환과 최신 치료법, 질환을 보는 서로 다른 견해를 들어봤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어떤 질환인가? 정성진 교수=신장질환은 소변에서 단백질인 알부민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나오거나 사구체여과율이 많이 감소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신장질환의 원인이 당뇨병이면 당뇨병성 신장질환이라고 한다.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이 워낙 높고 고령화에 따라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내분비내과에서 신장질환이 발견되면 신장내과에서 치료를 이어가나? 문민경 교수=그렇지는 않다. 신장내과에 가더라도 치료가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신장기능이 굉장히 많이 손상된 경우나 신장 손상의 원인이 당뇨병이 아닌 것 같은 경우에 신장내과에 의뢰를 하게 된다. 그 전까지는 내분비내과에서 치료를 진행한다. 정 교수=민감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강하 치료에는 여러 가지 경구 약제나 인슐린이 선택된다. 하지만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임상과 간 입장 차가 있을 수 있다. 신장내과에서는 신장질환 발생의 위험군부터 신장내과에서 진료를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과 의사들은 치료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신장내과가 아닌 과에서 진행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장내과에서는 신장을 다른 각도에서 조금 더 고민해볼 수 있다. 약제가 아니더라도 식이나 운동 관리 같은 비약물적인 치료라도 좀 달라질 수 있다. 환자가 다른 전문의를 만나게 되면 치료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장질환이 의심되면 신장내과 전문의를 조기에 만나볼 것을 권하고 싶다. ―환자가 내분비내과에서 신장내과로 의뢰될 때 환자들의 상태는 대개 어떠한가? 정 교수=신장질환이 많이 진행된 중증 상태, 만성 신장질환 4단계 정도 됐을 때 신장내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 늦게 오는 환자가 많다. 4단계가 되면 신장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거나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치료가 우선될 수 없고 투석이나 이식을 고민해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돌이킬 수 없다. 신장 기능이 많이 망가져서 오는 환자에게 할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감한 경우가 많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어떤 치료를 받나? 문 교수=단계에 따라 다르다. 미세혈관 합병증의 경우에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잘 조절하는 것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당뇨병 신장질환도 마찬가지다.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사구체여과율과 알부민뇨 수치를 확인한다.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신장 기능이 상당히 떨어지기 전까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CEi), 안지오텐신II수용체 차단제(ARB), SGLT-2 억제제를 통해 혈당, 혈압 등을 조절하면서 최대한 신장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정 교수=당뇨병 환자에서의 식이와 신장질환이 동반됐을 때의 식이는 달라진다. 또 ACEi, ARB 등 흔히 쓰는 치료제 외에도 신장내과 전문의들만 고민할 수 있는 추가적인 보조 치료도 있다. 특히 최근 허가 받은 피네레논의 해외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효과가 굉장히 좋다. 피네레논은 알부민뇨를 줄여주기 때문에 신장 보호 효과가 있다. 신장 기능이 손상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심혈관 보호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재다능한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그 동안 약제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던 당뇨병성 신장질환 영역에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자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문 교수=당뇨병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느슨해지면 안 된다. 항상 운동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약도 잘 복용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힘들어한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를 위해 평소 하는 노력들이 심혈관 질환, 노화, 치매 등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들이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좋을 것 같다. 정 교수=신장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이 신장질환의 발병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당뇨병을 조기에 잘 관리하는 것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불과 얼마 전까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으로 재임하던 이희열 대표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직원들의 존경과 신임을 한 몸에 받던 임원이라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충격이 작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에서 본사 경영진 경력을 가진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아시아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Great Place to Work’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로 3년 연속(2020∼2022년) 선정됐으며 ‘Singapore Business Review’에서는 2021년 올해의 경영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헬스케어 전문 투자 회사인 벤처블릭을 설립했다. 벤처블릭은 현재 호주, 한국, 싱가포르, 미국 등 4곳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중국 법인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벤처블릭 펀딩 플랫폼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펀딩 플랫폼과 전문 커뮤니티를 통해 의사, 임상의, 병원 관리자 등 헬스케어 업계 전문가들이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처방 의약품(ETC), 의료기기, 동물 의약, 진단시약, 일반 의약품(OTC)을 포함한 다양한 헬스케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10개국 이상 지역에서 근무했으며 세계적인 헬스케어 회사인 머크, 브리스틀 마이어스 스퀴브, 바이엘, 메드트로닉에서 일했다. 인수합병(M&A), 전략적 파트너십, 신흥 시장 진출, 스타트업 육성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이력을 쌓았다.” ―벤처블릭은 어떤 회사인가. “초기 단계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헬스케어 전문 투자 회사’다. 헬스케어 산업은 독특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회사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벤처블릭은 단순한 투자가 아닌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최대한의 유연성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신속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벤처블릭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나.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자본이다. 우리는 이들 기업을 위해 적절한 규모의 국내외 투자를 유치할 것이다. 초기 투자자는 헬스케어 전문가들로 구성한다. 스타트업 회사는 투자뿐 아니라 이들 전문가에게 체계적인 평가, 자문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래의 헬스케어 소비자로 필요한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에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벤처블릭의 차별화된 펀딩으로 스타트업 기업이 자신들의 사업 방향에 맞게 경영이 가능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한 전문가로서 우리나라 헬스케어 사업의 문제점을 진단한다면… “최근 우리나라는 헬스케어 분야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신약은 거의 없다. 외국에서 승인된 한국의 신약은 단 한 건도 없다. 헬스케어, 특히 신약 개발 등 바이오는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통상적으로 신약은 5000억 원 매출인 회사에서도 나오기가 어렵다. 연구 인력도 5000명 이상은 돼야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 이런 최소한의 규모를 갖춰야 그나마 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품질, 규제, 임상 요건 등 높은 시장 진입 장벽과 장기간 소요되는 제품 개발 기간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투자자가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중은 0.5%도 되지 않는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헬스케어 기업들에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우선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국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러 나라에서 투자자를 구하는 것이 좋은데, 회사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러운 기업 홍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제품이 완성돼 그 나라에서 허가를 받을 때도 도움이 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투자와 달리 헬스케어 분야의 이해도가 높아 장기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헬스케어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자본. 차별화된 펀딩으로 각 스타트업이 원하는 경영이 가능하도록 도울 계획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 연구팀이 급성신장질환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신장손상(CKD)’은 신장이 혈액에서 대사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이 짧은 시일 동안 급격히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발생 시 부종이나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체적 과부하, 전해질 장애,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급성신장손상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투석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전체 사망률은 4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 연구팀(제1저자 서울대의대 신동진)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급성신장손상이 진단된 환자 136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투석치료 중 하나인 CRRT(지속적 신대체요법) 시작 당일과 2일째, 7일째에 수집한 혈액 샘플을 분석해 예후가 불량한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TNF-α)를 구성하는 ‘종양괴사인자 수용체1(TNFR1)’의 발현과 급성신장손상 예후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환자 생존율 추정을 위해 널리 이용되는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 분석 결과는 혈중 TNFR1 농도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했다. CRRT 시작 후 7일째까지 혈중 TNFR1 농도가 가장 크게 상승한 그룹의 사망 위험 또한 다른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NFR1 수준이 환자의 임상 결과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시행한 다변량 cox 비례 분석 결과에서는 통계 분석을 위해 자연 로그값으로 변환된 TNFR1 수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사망 위험은 1.54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신동진 학생은 “이번 연구는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한 환자의 생존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수치 상승은 진행성 신기능 손상과 사구체신염 발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급성신장손상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혈액 정화(Blood Purification)’에 10월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고 식은땀, 구토 등이 동반된다면 ‘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정기관에 있던 먼지같이 작은 돌(이석)이 떨어져 나와 몸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잘 나타나며 고령일수록 발생률이 높다. 이석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극심한 스트레스, 만성피로,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이석이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입은 뒤 이석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이 생기면 단순히 어지러운 것을 넘어 주변 사물이 돌아가는 듯한 회전감을 느끼게 된다. 30초∼1분 정도 증상이 지속된 후 완화되며 자세를 바꿀 때, 머리를 움직일 때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질 수 있지만 머리를 움직이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은 보통 갑자기 시작된다. 머리의 움직임, 자세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통 아침에 일어서거나 돌아누울 때 많이 발생한다. 어지럼증이 발생한 상태에서는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해 일어서지 못하거나 심한 메스꺼움과 동시에 구토를 하기도 한다. 어지럼증이 좋아져도 상당 시간 머리가 무겁고 메스꺼움이 지속될 수 있다. 이석증이 의심되면 머리와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고개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 과도한 움직임을 삼가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가급적 머리를 세운 채 앉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석증 진단은 먼저 의사와 상담을 통해 이석증의 증상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석증을 진단하는 데 ‘딕스-홀파이크’ 검사가 도움이 된다. 이 검사는 환자가 어지럼을 느끼는 특정한 자세를 취하게 한 후 눈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이석증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이석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위치인 전정기관으로 다시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증상을 일으키는 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이석치환술의 방법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는 이석증 치료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환서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이석증은 당장 증상이 사라져도 쉽게 재발할 수 있다”며 “한 번 증상이 생긴 후에는 과도한 머리 움직임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석증을 겪었다면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음식을 짜게 먹는 등 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만성피로도 이석증이 발생·재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헌혈할 수 있는 젊은 인구는 감소하고 수혈을 받아야 하는 노령인구는 증가하는 등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헌혈할 수 있는 인구조차 헌혈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정부는 전 국민에게 헌혈에 동참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까지 발송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연간 헌혈률과 헌혈 건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 건수는 260만4437건으로 2020년 261만1401건보다 6964건이 감소했다. 2019년 279만1092건과 비교하면 18만6655건 줄어든 수치다. 감소하는 헌혈과 부적정한 수혈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환자혈액관리(PBM)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혈은 장기이식과 비슷… 신중하게 선택해야 수혈은 과다한 출혈이나 화상, 외상 뒤에 혈액량을 회복해주는 치료법이다. 빈혈환자에서와 같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은 경우 산소 운반 능력을 증가시키며 쇼크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보편화된 방법이지만 혈액형의 항원·항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안전하지 못했다. 1900년에 최초로 혈액형의 ABO식 혈액형계가 발견되면서 수혈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수혈은 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하고 어려운 치료를 가능하게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적합하지 않은 혈액이 수혈되면 환자는 발열이나 오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있다. 특히 심각한 수혈 부작용은 부적합수혈에 의한 용혈반응이다. 수혈에 의해 체내에 들어온 혈액 성분들에 의한 면역 반응이 감염의 악화나 종양의 재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알레르기반응, 수혈 후 간염·매독·말라리아·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등의 감염, 항응고제인 시트르산 중독·혈전색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수혈은 일종의 장기이식이므로 신중함이 요구되고 필요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중요하다.빈혈 교정, 자가수혈 등 수혈률 낮추는 노력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적혈구제제 공급량이 일본은 26.3유닛, 호주는 27유닛, 캐나다는 21.1유닛인 반면 우리나라는 41유닛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선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78%가 수술 시 수혈 받지만 호주는 14%, 미국과 영국은 8%만 수혈한다. 심장수술 때도 한국의 수혈률은 76∼98%로 29%인 미국보다 2∼3배 높다. 최근 유럽국가들은 PBM 도입이 활발하다. 환자혈액관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집행위원회(EC) 등에서 2010년부터 권장하고 있는 개념이다. 수혈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는 수혈을 하지 않고 필요한 환자는 자신의 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외국에선 환자혈액관리로 상당량의 혈액을 절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PBM 관련 올해부터 개정된 혈액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라 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내 수혈위원회가 설치되고 정기적인 인력교육이 시행된다. PBM 환자 임상 결과는 출혈, 빈혈, 수혈 세 가지를 잘 조절해야 좋은 치료성과를 얻을 수 있다. 세 가지 위험인자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면 수혈률을 낮추고 환자 사망률, 재수술 비율, 재입원율,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10월 호주 환자혈액관리 새 교과서 공저자로 참여한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수술 전 정맥철분제나 조혈호르몬을 사용해 빈혈을 교정하고 수술 중에는 자가수혈 방법 등 수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수혈을 피하거나 수혈량을 줄일 수 있다”면서 “유럽과 호주 미국 등에서도 환자혈액관리를 통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PBM은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며 “수술 전 환자의 빈혈상태를 개선하고 기존 방식대로 수혈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과 고통은 형언조차 하기 어렵다.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났지만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이 된 이태원역 1번 출구와 156명의 목숨이 스러진 골목 초입엔 여전히 하얀 국화와 쪽지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기자 역시 사고 이후 제대로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누군가의 자녀, 연인, 친구였을 사람들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처절했던 현장의 기록들을 보며 수시로 울컥했다. 청춘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상실감에 많은 이들이 힘들어한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남은 이들에게 한꺼번에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선 부모를 잃고, 형제자매를 잃으며 친구를 잃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별은 우리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우리가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표현하고 흘려보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적이 없다. 이태원 참사 댓글에 비난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이유도 어쩌면 감정 표현에 서툰 이들의 표현 방식일 수 있다. 정신분석가들은 상실이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려면 반드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은 수많은 상실의 연속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이루지 못한 작은 소망들, 타인에게서 오는 실망들, 크든 작든 모두 상실을 느끼게 한다. 상실에는 실망, 좌절, 분노 등의 감정이 있다. 이런 상실을 잘 흘려보내는 것이 ‘애도’다. 제대로 치러지지 않은 이별의 의식은 훗날의 삶을 왜곡한다. 애도는 우리가 어떤 대상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슬픈 감정이다. 즉 상실의 자연스런 결과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게 흔한 위로의 말이지만, 아니다. 상실의 대상은 자연스럽게 잊히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애도라는 힘든 노동을 통해서 그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때 잊혀진다. 통곡은 애도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지금은 울 수 없는 사람들도 있으며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애도의 노동으로는 애도일기를 쓰는 것 외에도 스크랩북을 만들거나 포토앨범을 꾸미는 것도 좋다. 그가 즐기던 음악이나 봉사활동을 물려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안에 사진 액자로 ‘그의 자리’를 마련해두는 것도 괜찮다. 슬픔을 환기시킬 수도 있지만 우리가 지속해야 하는 삶 속에 그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지지대가 돼 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랑했던 이의 상실을 삶 속에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가트라우마센터,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서는 건강한 애도의 방법을 제시했다. △울고 싶을 때 운다. △자신의 감정들을 바라볼 수 있으며 건강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한다. △가족, 친구들과 솔직하게 대화한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필요한 도움을 받아들인다. △스스로를 잘 돌본다.(식사, 수면, 휴식, 운동 등) △사별이라는 현실을 수용한다. △고인과의 상징적인 연결고리를 찾는다. △자신이 속한 세상의 변화, 그 변화로 인한 슬픔을 알고 그것이 가져오는 것들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갖는다. △종종 자기 파괴적인 생각을 하더라도 그 생각들을 빨리 떠나보내고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위원장)는 “안정화 기법은 스트레스 반응이 심할 때 스스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라며 “공황발작과 같은 갑작스러운 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겪을 때 도움이 되며 불안, 불면, 두통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임상수탁기관 씨엔알리서치는 임상시험의 효율적인 관리·운영을 위해 메디데이터의 임상 데이터 통합 관리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씨엔알리서치는 제약·바이오 업체에 신약 개발을 위한 허가용 임상과 시판 후 조사 등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메디데이터는 임상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솔루션을 개발한다. 씨엔알리서치는 메디데이터의 ‘레이브 CTMS’와 ‘레이브 eTMF’를 통해 시험 대상자와 임상 운영에 대한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확인·관리하고 다국가 임상의 경우 기관별, 국가별로 한눈에 연구 현황을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문태 씨엔알리서치 대표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많은 제약·바이오사들의 요구를 충족하고 다국가 임상시험의 효율적인 통합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장애는 재발하기는 쉽지만 환자 스스로 재발을 인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일단 재발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더라도 회복까지 수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발 조짐을 먼저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예방적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만으로 재발성 우울증과 조울증 환자의 재발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재발성 우울증과 조울증 환자에서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되는 생체신호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실시간 분석하면 환자 스스로 증상을 인식하기 전에 다가오는 미래의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와 조철현 교수, 성신여자대 융합보안공학과 이택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최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 사용패턴으로 우울증, 조울증의 재발을 93%이상의 성능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간편한 데이터수집을 통해 재발을 미리 예측함으로써 기분장애 환자들의 재발 횟수와 증상을 경감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전국의 8개 병원에서 주요기분장애 환자(주요우울장애, 1형 양극성장애, 2형 양극성장애) 총 495명을 대상으로 활동량, 수면양상, 심박수변화, 빛노출 정도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수집했다. 연구팀은 참여환자들의 증상 변화와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양상을 수개월에서 5년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연구기간동안 발생한 총 270회의 우울, 조증, 경조증 삽화의 양상을 AI을 이용해 140개 생체리듬 관련변수로 전환시켜서 이를 기분삽화 재발여부로 기계 학습시켰을 때 최종적으로 향후 3일 후 재발 예측 성능(AUC: Area Under Curve)은 우울증은 0.937, 조증은 0.957 경조증은 0.963으로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헌정 교수는 “우울증, 조울증이 환자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재발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만으로 측정된 일주기생체리듬만으로 재발을 예측하는 연구결과는 환자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헌정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개발한 재발예측 알고리듬을 탑재한 스마트폰앱을 ㈜휴서카디안과 공동으로 환자 스스로가 우울증-조울증의 증상 관리 하는데 도움을 주는 비처방 디지털테라퓨틱스인 ‘CRM (Circadian Rhythm for Mood)’을 개발했으며 실제 예방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전국의 5개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체외진단 전문기업 바디텍메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키트가 국내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이 키트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A·B형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의 검체 채취로 코로나19는 12분, 인플루엔자는 10분 내 결과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독감도 빠르게 확산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만4766명에 달한다. 지난 10월 16¤22일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000 명당 7.6명으로 전 주 대비 22.6% 증가했다. 이미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 때문에 두 바이러스의 동시진단 수요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는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독감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 수도 늘고 있어 올 겨울 트윈데믹 현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의료현장에서 두 바이러스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키트 공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4기 HER2 양성 위암에서 세포독성·표적·면역항암제를 같이 사용하면 치료 반응률이 약 77%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과 세포독성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를 밝힌 연구는 있었지만 세포독성·표적항암제에 면역항암제를 더한 삼중 요법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정민규·김효송·이충근 교수, 연세대 정현철 명예교수는 화순전남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한림대성심병원과 함께 2017~2019년 4기 HER2 양성 위암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양성 위암은 음성보다 공격적이다. HER2는 암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수용체로 암세포를 빠르게 분열시켜서다. 항암제는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구분한다. 세포독성항암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를 공격하지만 암세포와 일반세포를 구분하지 못해 부작용이 심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반응하지만 오랜시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가 적용됐다. 연구팀은 4기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항암제 삼중 요법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카페시타빈·시스플라틴을, 표적, 면역항암제는 각각 트라스투주맙·펨브로리주맙을 사용했다.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약 18개월 간 종양 크기 감소 등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은 76.7%로 좋은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환자 7명은 총 치료 기간인 2년 동안 암 진행이 없어 항암 치료를 마쳤다.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은 각각 8.6개월, 19.3개월이었다. 1년 무진행 생존율은 41.9%,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0.8개월로 나타났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 표적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는 객관적 반응률 47%, 무진행생존기간 6.7개월, 전체생존기간 13.8개월로 삼중 요법이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또 치료 환자가 보인 부작용은 세포독성항암제와 관련 있는 부작용으로 면역항암제 추가 사용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환자 종양 조직에 대한 유전체도 연구했다. 삼중 요법에 반응이 있는 환자군 검사 결과, HER2 유전자 증폭은 물론 암 성장을 촉진하는 RTK·RAS 단백질 신호전달경로에서도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치료 후 이들 환자에게서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신생항원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상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3상 임상 중간 분석 결과도 2상 연구과 똑같이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연구 대상인 삼중 요법을 조건부 신속 승인했다. 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위암에서 항암제 삼중 요법이 종양 감소와 생존 기간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미국 FDA가 삼중 요법을 조건부 신속 승인한 만큼 삼중 요법이 HER2 양성 위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HER2 양성 위암 표준 항암 치료법은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병용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실렸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