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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사단에서 박항서 사단으로…. 선수 때 못다 한 국가대표의 한을 국가대표 지도자 경력을 두껍게 쌓으며 풀어내고 있는 공오균 전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 코치(48·사진)가 베트남 U-23(23세 이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언론들은 23일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현재 베트남 U-23 대표팀은 박항서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이 겸임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A대표팀만 맡아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등에 집중하려는 박 감독과 협의해 공 전 코치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5월 2021 동남아시안(SEA)경기가 끝나는 대로 U-23 감독직을 내려놓고 테크니컬 디렉터로만 관여할 것이 유력하다. VFF 관계자는 “아직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진행이 잘되면 공 전 코치가 대표팀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 시절 대전과 경남에서 319경기에 출전해 43골(18도움)을 넣은 전천후 공격수였지만 국가대표 A매치를 뛰어보지 못한 공 전 코치는 은퇴 후 2016년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입문해 U-18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다. U-20, U-23 코치를 거쳐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당시에도 코치로 합류해 정정용 감독을 보좌하며 이강인(발렌시아) 등을 다독여 준우승을 이끌어 냈다. 이후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깊게 소통했던 신태용 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의 부름으로 인도네시아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신 감독과는 2010년부터 호주 ‘신태용축구교실’을 4년 넘게 맡은 인연도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며 신 감독마저 확진이 돼 긴급하게 한국으로 이송되는 상황에서도 팀을 돌봤다. 지난해에는 정 감독과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에서 감독과 코치로 재회했다. 2021 시즌 후 서울 이랜드와 계약이 만료된 공 전 코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 와중에 인도네시아와 신흥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박 감독과 신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즈키컵 조별리그에서 A대표팀을 이끌고 격돌해 0-0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공 전 코치가 동남아에 부는 ‘K감독’ 열풍에 가세할 것으로 보이면서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코리안 더비’ 가능성도 높아졌다.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 C조에 속해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우크라이나 ‘축구 영웅’ 안드리 셰프첸코(46·사진)가 러시아 침공으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2000년대 세계적인 축구 스타였던 셰프첸코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기와 영토 이미지를 올리고 국민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내 조국은 우크라이나다. 항상 국민과 내 나라가 자랑스러웠다. 우리는 많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지난 30년 동안 하나의 국가를 이뤄왔다”며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게 우리의 자산이다”라고 썼다. 이어 “힘든 시기지만 단결해야 한다. 단합하면 승리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글을 남기며 저항의 뜻을 모으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호주의 전설적 크리켓 스타 셰인 원과 전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공격수 마르코 보리엘로는 댓글로 하트를 남기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셰프첸코 글에는 10만12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2400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우크라이나 드비르키우시나 출신인 셰프첸코는 이탈리아 AC밀란(1999∼2006년)과 잉글랜드 첼시(2006∼2009년)에서 뛰며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AC밀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2002∼2003시즌)와 세리에A 우승(2003∼2004시즌)을 이끌었다. 세리에A 득점왕도 2번이나 차지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우크라이나의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A매치(국가대표 경기) 111경기에서 48골을 넣으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줬다. ‘유로(유럽축구선수권) 2020’에서 우크라이나 대표팀 감독을 맡아 사상 첫 8강행을 이끈 그는 지난해 8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손흥민 보냈더니 호날두가 왔네…?’ 프로축구 포항이 개막하자마자 ‘천군만마’ 같은 공격수를 얻었다. 20일 K리그1(1부) 1라운드 제주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2골을 터뜨리며 팀에 3-0 대승을 선물한 허용준(29·사진). 멋들어진 두 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세리머니까지 곁들이며 단숨에 개막전이 낳은 스타가 됐다. 포항은 지난해 여름 전북으로 이적한 간판스타 송민규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2022시즌 개막전에 나섰다. 포항에서 측면과 가운데를 부지런히 오가며 2020년 10골로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은 전천후 공격수인 송민규는 손흥민(토트넘)을 롤모델로 삼고 성장하다가 이적해 전북의 5연패에 기여했다. 축구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의 최우선 대체 자원으로 활약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월드컵 예선에서도 같이 뛴 손흥민에게 ‘엄지 척’까지 받았던 송민규의 공백은 포항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줬다. 김기동 감독은 개막전에서 어쩔 수 없이 미드필더 이승모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고육지책을 들고나왔다. 전반이 끝나고는 측면 수비수인 강상우를 투입해 이승모와 앞뒤로 배치하는 전술 변칙을 또 썼다. 또 후반 27분에는 이승모 대신 들어간 허용준이 강상우와 또 다른 변칙을 만들어냈다.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나서진 않았지만 허용준은 1분 만에 강상우의 크로스 기회를 살려 절묘한 논스톱 슈팅 골로 축구 인생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허용준은 후반 추가 시간에도 역습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속임 동작으로 흔들며 또 한 번 골문 구석을 갈랐다. 허용준은 지난 시즌 득점왕(22골)인 제주의 주민규가 보는 앞에서 호날두의 슬라이딩과 ‘호우’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진화된 자신이 돌아왔음을 강하게 어필했다. K리그 7년 차로 2019년 포항에서 송민규와 호흡을 맞췄던 허용준은 2020년 군에 입대해 김천에서 조용히 반전을 노렸다. 벤투 감독을 사로잡은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을 지원하는 김천의 공격 조커로 활약하면서 제대 후 무주공산인 포항의 왼쪽 공격, 스트라이커 포지션 점령을 준비했고, 단 한 경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개막전인 제주 경기까지 K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24골의 반응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매번 호날두 세리머니를 했는데 포항에 복귀해서 터뜨린 25, 26번째 골의 반응은 폭발력이 있었다. 진정으로 호날두와의 비교가 팬들에게 허용되는 시점에 섰다. 포항의 비밀병기를 넘어 ‘허날두’로 오래 남기 위해서는 향후 기복 없는 골 행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개 봉우리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62·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대장의 네팔 히말라야 학교 건립 사업이 의미 있는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과 방송 프로그램 제작 코스닥 상장기업인 (주)초록뱀미디어(회장 원영식)는 23일 16차 엄홍길휴먼스쿨 건립 지원을 위한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엄 대장은 2010년부터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 오지 지역의 학교를 짓고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해왔다. 16좌 완등 과정에서 10명의 동료를 잃었던 엄 대장은 히말라야로부터 받은 영광과 감사함을 돌려준다는 취지로 16개 휴먼스쿨 설립을 인생 17좌 목표로 삼아 열정을 기울여왔다. 2010년 1차 팡보체 스쿨을 시작으로 2015년 15차 심빠니 스쿨이 완공됐으며 16차 학교에 앞서 17차 성카리풀 스쿨도 세워졌다.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 딸께¤ 지역에 짓는 16차 스쿨은 유치원부터 초, 중, 대학(전문학사) 과정까지 이르는 종합학교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도서관과 마을회관, 1000명 이상 입장 가능한 체육관도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은 70% 정도로 완공되면 네팔 교육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1, 6차 스쿨 건립 지원에도 나섰던 초록뱀미디어는 16차 스쿨 지원과 함께 현지 교육 환경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엄 대장은 “좋은 생각을 가지면 좋은 일이 분명 이뤄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산을 오르듯 한 걸음, 한 걸음 의미 있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일타 강사’가 ‘대표 원장’이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직으로 팀을 맡아 2021∼2022시즌 정규리그 3위로 이끈 구나단 감독대행(40·사진)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신한은행은 22일 “구 감독을 승격시켜 3년 동안 팀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이휘걸 코치도 구 감독과 함께한다. 캐나다 이민 교포로 대학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구 감독은 은퇴 후 한국에서 영어학원 강사 등을 하면서 지도자 꿈을 키워 왔다. 2019년 부임한 정상일 전 감독의 부름으로 코치로 영입돼 한국에서 첫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정 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자기 사직하는 바람에 팀을 맡아 우려가 컸으나 기존 지도자들과는 다른 전술과 소통으로 선수들의 응집력을 끌어내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에이스 김단비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팀 컬러는 확실하게 지키고 족집게 작전으로 맞춤 역할을 부여하면서 주전은 물론이고 비주전 선수들까지 전력에 가세했다. 리그 중반부터는 종전에 쓰던 전술을 역으로 바꿔 펼쳐보고 상대의 대응을 분석해 다음 경기에 활용하는 치밀함까지 과시하며 신한은행을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3강 구도에 편입시켰다. 신한은행은 14승 11패로 정규리그 3위를 확보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사라진 공격 3인방 24골의 지분, 누가 메울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5연패를 이룬 전북과 함께 최강의 공력력을 자랑해왔던 울산이 이번 시즌 고난의 시험대에 올랐다. 2021시즌 전북(71골)에 이어 팀 득점 2위(64골)를 했던 울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공격의 ‘차포’가 모두 팀을 떠났다. 2선 공격과 최전방 자리를 오가는 이동준(25·헤르타 베를린)과 이동경(25·샬케 04)이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했고, 193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23)도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갑작스럽게 떠났다. 지난 시즌 3명이 만들어낸 공격 포인트는 24골 8도움. 팀 득점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던 이들이 떠나면서 정밀 타격 능력의 저하가 불가피해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기대를 많이 걸었던 스트라이커 김지현(김천)마저도 군에 입대해 백업 공격수의 두께도 얇아졌다. 발재간이 좋은 미드필더 이청용 등으로 어떻게든 문전으로 진입하는 전술 소화 능력은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위협적이다. 다만 골 결정력이 이번 시즌 울산의 성적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안방 개막전인 김천과의 경기에서도 점유율 60%로 흐름을 압도했지만 전후반 20개의 슈팅이 골문을 빗나가며 0-0으로 비겼다. 지난 시즌 오세훈의 제공권과 이동준, 이동경의 수비 배후 공간 침투 등이 사라진 울산은 시즌 초반에는 지난 시즌 9골을 기록한 조지아 출신 바코(29)의 ‘발끝’을 기대한다.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갖는 제공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좁은 공간에서 발아래 공 컨트롤과 2 대 1 패스, 골키퍼 타이밍을 뺏는 중거리 슈팅 능력이 좋은 바코를 가짜 최전방 공격수(제로톱)로 두고 수비를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홍 감독은 김천전에서 노련한 이청용을 측면 공격수에 배치해 바코와 짧은 패스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서 반대편 전환을 통해 엄원상(23) 등의 공간 침투를 활용하는 전술 카드를 꺼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아마노 준(31)도 바코와 수시로 위치 변경을 했고 아마노와 후반에 교체 투입된 윤일록(30)도 ‘제로톱’ 거들기를 했다. 특히 지난 시즌 광주에서 시즌 6골을 터뜨린 엄원상은 이동준을 대신해 실종된 ‘한 방’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정든 친정 서울을 떠나 스승인 홍 감독의 부름에 화답한 박주영(37)은 컨디션이 올라오는 대로 벤치에서 조커로 대기한다. 중국 슈퍼리그(CSL) 산둥 루넝에서 임대로 데려온 브라질 출신 공격수 레오나르도(25) 역시 23일 자가격리가 끝난 뒤 울산 공격력의 물음표를 지우는 원톱으로 ‘지분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으로선 일단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물량 공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고도 개최국 중국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돼 금메달을 도둑 맞고 화제가 된 류 사오린(헝가리)은 ‘윙크 남’으로도 유명하다. 4년 전 평창 대회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기 직전 중계 카메라를 향해 눈썹을 만지고 윙크를 하는 세리머니를 보여 인기를 모았는데 이번에도 훈훈한 외모로 똑같은 동작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그러면서 사오린이 평창 때까지 사귀던 영국의 전 여자 쇼트트랙 대표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문자 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한 뒤 당한 ‘복수극’도 핫이슈가 됐다. 크리스티가 2019년 유럽 챔피언십 결선 경주 전 사오린의 세리머니를 따라한 뒤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저격’한 중계 영상이 재조명된 것. “전 남자 친구(사오린)가 한국에서 눈 라식 수술을 받았고, 처음으로 나를 제대로 보게 됐다”고 비꼬면서 올린 크리스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글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공교롭게도 사오린의 라식 수술은 한국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 기록을 갖고 있는 전이경 대한빙상연맹 이사가 도와준 것이다. 전 이사는 2016~2019시즌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을 맡으면서 시력이 안 좋은 선수들이 정상 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안과 전문의인 남편에게 부탁해 무료 수술을 해줬다. 사오린도 전 이사와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 전재수 감독과의 인연, 그리고 한국을 좋아한 덕분에 수술을 받았다. 전 이사는 “당시 사오린과 크리스티에게 수술 의향을 물었는데 크리스티는 뿌옇게 보이는 상태로 스케이팅을 하는 게 좋다고 거절했다”며 웃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빛 반사에 노출돼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전 이사는 “대부분 선수들이 평소에도 두꺼운 안경을 쓸 정도로 눈이 나쁘다. 렌즈를 껴도 금방 눈이 건조해진다. 상대 팔에 맞아 렌즈가 빠지기도 한다. 불편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계주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한 ‘최고참’ 곽윤기(33)와 김아랑(27·이상 고양시청)도 평창 대회 전에 전 이사 남편에게 시력 교정 수술을 받고 확 트인 시야를 얻었다. 곽윤기는 이번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스케이트 날이 망가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고비를 버텨내며 은메달을 지켜냈다. 김아랑은 2014 소치 때부터 3개 대회 연속 계주 메달을 획득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축구의 ‘월드클래스’ 손흥민(30·토트넘)의 순간 스프린트 능력을 동경하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세계 최정상의 막판 스퍼트 능력을 뽐냈다.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마지막 바퀴 극적인 질주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값진 메달을 안겼다. 17세에 출전했던 4년 전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재원은 개인전 첫 메달을 품에 안았다.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로 10바퀴 이상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며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고 이승훈(34·IHQ)의 초대 금메달을 도운 정재원은 이제 이승훈을 잇는 확실한 에이스가 됐다. 평소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는 ‘손흥민 마니아’인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4위답게 체력을 아끼는 레이스 운영을 하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15바퀴째를 5위로 통과한 정재원은 치열한 상대 견제와 눈치작전에도 마지막 400m를 무려 23초40에 끊으며 2위로 들어왔다. 월드컵 1위이자 금메달을 딴 바르트 스빙스(벨기에)보다 조금 늦게 스퍼트 시동을 건 게 아쉬웠다. 스빙스와는 0.07초 차. 마지막 400m 기록만 보면 스빙스(23초47)보다 0.07초 빨랐다. 결승선이 5m만 더 멀리 있었더라면 추월도 가능했다. 당분간 세계 매스스타트는 정재원과 스빙스가 물고 물리는 ‘쌍두마차’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빙스가 31세이기 때문에 4년 후 올림픽에서는 정재원이 더 기대된다.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었다. 스빙스를 계속 쫓아가는 작전을 썼는데 잘됐다”며 기뻐했다. 먼저 치고 나가는 선수들을 바짝 쫓아가면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린 경기 운영에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승훈의 동메달도 값지다. 이승훈은 사격의 진종오(금 4, 은 2), 양궁의 김수녕(금 4, 은 1, 동 1)과 함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6개·금 3, 은 2, 동 1)을 획득한 ‘올림픽 전설’ 반열에 올랐다. 겨울 종목에서는 이승훈이 독보적이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2010년 밴쿠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1만 m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성기를 누렸다. 4년 뒤 소치에서는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에서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과거처럼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 사냥이 어렵다고 보고 당시 신설된 매스스타트에 집중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팀추월에서도 후배인 김민석(23·성남시청), 정재원과 호흡을 맞춰 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재원조차 “이번 올림픽에서 승훈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고, 다양한 전략을 풍부하게 배웠다”며 존경심을 보였다. 이승훈은 평창 대회 이후 후배 폭행 논란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했던 아픔도 동메달로 씻어냈다. 이승훈은 19일 경기 후 “마지막 올림픽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운동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즐겁다. 선수 생활을 당분간 할 것 같다.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후배들과 트랙을 함께 타주는 게 더 좋을 듯하다. 4년 뒤 내가 올림픽에 나오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안 되면(후배들이 나를 못 넘는다면) 가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0년 이상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접수했던 한일 ‘빙속 여제’ 이상화(33)와 고다이라 나오(36)의 돈독한 우정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간 이상화가 19일 고다이라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500, 1000m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일부러 만남을 자제했다가 재회를 하고 뜨겁게 끌어안아줬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7위에 그친 고다이라의 경기를 보고 마치 자신이 경기하는 듯 감정 이입하며 눈물을 쏟아냈고, 고다이라는 중계석의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라고 진한 우정을 보여줘 한일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상화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여자 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둘의 우정은 변치 않고 있다. 이상화는 첫 만남 때부터 ‘센파이(선배)’가 아닌 ‘나오’라고 편하게 불렀고 고다이라는 그런 이상화를 귀여워해주며 오랜 시간 서로를 응원했다. 이상화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같이 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상화의 응원 덕분에 조금 희망이 보였다. 상화와 팬들 앞에서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겠구나 싶어 출전을 하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자신을 여유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었다. 이상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4년 만에 재회. 보고 싶었잖아!!!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그리고 나를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었던 영원한 내 친구 올림픽 챔프”라는 글을 올리며 진한 애정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드디어 만났네. 기뻤어”라고 첫 답글을 남겼다.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들도 글을 남기며 기뻐했다. 이상화는 다시 “우리의 다음 ‘플랜’은 디즈니랜드야”라고 화답했다. 평소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상화는 4년 전 평창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도 만나 셀카를 찍으며 도쿄 디즈니랜드를 가자고 약속했었다. 고다이라도 바로 자신의 SNS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함께 재밌게 보내고 싶다”고 적으며 ‘찐우정’을 과시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0년 이상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접수했던 한일 ‘빙속 여제’ 이상화(33)와 고나이라 나오(36)의 돈독한 우정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간 이상화가 19일 고다이라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500, 1000m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일부러 만남을 피했다가 재회를 하고 뜨겁게 끌어 안아줬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7위에 그친 고다이라의 경기를 보고 마치 자신이 경기하듯 감정 이입하며 눈물을 쏟아냈고, 고다이라는 중계석의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라고 진한 우정을 보여줘 한일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상화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여자 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머물렀지만 둘의 우정은 변치 않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센빠이(선배)’가 아닌 ‘나오’라고 편하게 불렀고 고다이라는 그런 이상화를 귀여워해주며 오랜 시간 서로를 응원했다. 이상화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같이 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상화의 응원 덕분에 조금 희망이 보였다. 상화와 팬들 앞에서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겠구나 싶어 출전을 하게 됐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자신을 여유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었다. 이상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4년 만에 재회. 보고 싶었잖아!!!.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그리고 나를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었던 영원한 내 친구 올림픽 챔프”라는 글을 올리며 진한 애정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드디어 만났네. 기뻤어”라고 첫 답글을 남겼다.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들도 글을 남기며 기뻐했다. 이상화는 다시 “우리의 다음 ‘플랜’은 디즈니랜드야”라고 화답했다. 평소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상화는 4년 전 평창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도 만나 셀카를 찍으며 도쿄 디즈니랜드를 가자고 약속을 했었다. 고다이라도 바로 자신의 SNS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함께 재밌게 보내고 싶다”고 적으며 ‘찐우정’을 과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약불로 요리하다 마지막 23초 센불로 금맛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선수들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IHQ), 여자의 김보름(29) 박지우(24·이상 강원도청)가 19일 올림픽 매스스타트 남녀 경기에 나선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4년 전 평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승훈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17세의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다. 레이스 내내 후미 그룹 앞에 위치해 선두 그룹에 바짝 붙어 주는 역할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체력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면 에이스가 후미에서 체력을 아끼다 막판 추월을 노린다. 2명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국가들은 이 전략을 주로 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정재원과 이승훈 둘 다 ‘메인 셰프’로 나선다. 정재원은 4년 동안 체력 및 기술적으로 성장해 매스스타트의 세계 강자가 됐다.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이 4위이고 이승훈은 5위다. 이번엔 각자도생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정재원이 이승훈을 보조 셰프로 활용할 수 있다. 결선에 진출한다면 16명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스퍼트가 약한 선수들은 처음부터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치고 나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요릿 베르흐스마(11위)가 대표적이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마지막 1, 2바퀴를 남기고 추월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나온다. 정재원은 “막판 스퍼트가 베이스다. 힘을 아끼다 마지막에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월드컵 랭킹 1위 바르트 스빙스(벨기에)와 조이 맨티아(미국·8위)도 막판에 강한 스타일이다. 막판까지 선두권에 자리만 잡는다면 라스트 스퍼트가 폭발적인 정재원과 이승훈에게 승산이 있다. 둘은 월드컵에서 순위가 잘 나올 때 마지막 400m를 23초대 초반으로 끊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한 한계점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속도다. 마지막 코너 진입에서 가속을 세게 받는다면 금빛 질주일 가능성이 크다. 김보름에게 19일은 각별하다.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전이 있었던 날이다. 김보름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1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제 평창 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8위다. 가장 좋은 성적은 6위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막판 스퍼트에 강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SNS에 올린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의 명대사(몸이 기억하고 있다)처럼 승부사의 DNA가 제대로 폭발할지 기대를 모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약불로 요리하다 마지막 23초 센불로 금맛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선수들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IHQ), 여자의 김보름(29·강원도청)이 19일 올림픽 매스스타트 남녀 경기에 나선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4년전 평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승훈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17살의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다. 레이스 내내 후미 그룹 앞에 위치해 선두 그룹에 바짝 붙어 주는 역할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체력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면 에이스가 후미에서 체력을 아끼다 막판 추월을 노린다. 보통 2명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국가들은 이 전략을 주로 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정재원과 이승훈은 둘 다 ‘메인 셰프’로 나선다. 정재원은 4년 동안 체력, 기술적으로 성장해 매스스타트의 세계 강자가 됐다.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이 4위고, 이승훈은 5위다. 이번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정재원이 이승훈을 보조 셰프로 활용할 수 있다. 결선에 진출한다면 16명이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스퍼트가 약한 선수들은 처음부터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치고 나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요릿 베르흐스마(11위)가 대표적이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마지막 1~2바퀴를 남기고 추월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나온다. 정재원은 “막판 스퍼트가 베이스다. 힘을 아끼다 마지막에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월드컵 랭킹 1위 바트 스윙스(벨기에)와 조이 맨티아(미국·8위)도 막판에 강한 스타일이다. 막판까지 선두권에 자리만 잡는다면 라스트 스퍼트가 폭발적인 정재원과 이승훈에게 승산이 있다. 둘은 월드컵에서 순위가 잘 나올 때 마지막 400m를 23초대 초반으로 끊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한 한계점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속도다. 마지막 코너 진입에서 가속을 세게 받는다면 금빛 질주일 가능성이 크다. 김보름에게 19일은 각별하다.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전이 있었던 날이다. 김보름은 논란을 터트린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소송에서 1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17일 SNS에 “이제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8위다. 가장 좋은 성적은 6위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막판 스퍼트에 강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의 명대사(몸이 기억하고 있다)처럼 승부사의 DNA가 제대로 폭발할지 기대를 모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커졌어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현재이자 미래인 김민선(23·의정부시청·사진)이 ‘포스트 이상화’에 확실하게 더 다가가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김민선은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49로 출전 선수 30명 중 16위에 올랐다. 500m에서 선전하며 7위에 오른 김민선은 올림픽에서 처음 뛴 1000m에서 순위는 처졌지만 다음 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상화가 틈틈이 가르쳐준 스타트의 팁과 100m 진입 자세, 국제 경기 경험은 확실하게 흡수해 1000m에서도 뽐냈다. 500m에서부터 1000m까지 속도를 유지하는 스피드 지구력 향상이 과제로 남았다. 8조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민선은 첫 200m를 전체 4위인 17초71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600m도 45초45(9위)로 통과했지만 중반부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본인의 최고 기록(1분14초60)에 못 미치는 기록으로 결승선을 들어왔다. 김민선은 “500m 7위에 대해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1000m는 500m를 더 잘 타기 위한 도전이었다. 다음 올림픽을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국민들의 응원으로 잘 마무리했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한편 김현영(28·성남시청)은 1분17초50으로 25위, 박지우(24·강원도청)는 1분19초39로 30위에 머물렀다. 일본의 다카기 미호(28)는 1분13초19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500m와 1500m, 팀 추월 은메달을 딴 다카기는 1000m를 제패하며 세계 최고의 전천후 스케이터 반열에 올라섰다. 4년 전 평창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딴 이상화의 절친 고다이라 나오(36·일본)는 1분15초65로 10위를 기록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92년 2월 18일은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작의 날’이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당시 19세의 김윤만이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출전한 후 44년 만에 나온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이보다 이틀 뒤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첫 메달이자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관계자와 취재진은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장에 모여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 김기훈이 한국의 겨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주종목인 500m에서 10위를 했던 김윤만은 1000m에서는 입상 욕심 없이 후련하게 레이스에 임했는데 120%의 경기력이 나왔다.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몸의 균형을 잡고 힘 있게 치고 나간 스케이팅은 최고 시속 48km의 속도를 내더니 1분14초86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전광판에는 ‘ROK(Republic of Korea) 2’가 떴다. 금메달을 딴 독일 올라프 칭케와는 불과 0.01초 차였다. 예상하지 못한 낭보에 당시 국내는 난리가 났다. 현장에 취재진이 거의 없어서 지금도 시상식 말고는 변변한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샤우팅’ 해설로 인기가 높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당시 김윤만과 함께 1000m에 나섰는데 1분17초34로 26위에 올랐다. 이로부터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18일, 차민규(29·의정부시청)와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나서 30년 전 이정표 재현에 도전한다.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500m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와 역시 1500m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1000m에서도 빙상 역사에 이름을 남길 태세다. 현재 대한체육회 생활체육부 과장인 김윤만(49)은 “베이징 올림픽 1000m 경기 날짜가 정확하게 30년 전 은메달을 땄던 날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알베르빌 이후 올림픽 1000m에서 두 번이나 메달이 나왔는데 베이징에서도 후배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1000m를) 겨울 대표 효자 종목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어 “김형호 대표팀 코치와 통화를 했다. 두 선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한다”며 “1000m가 강한 네덜란드 선수들과 잘 경쟁을 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1000m 10위, 김민석은 17위다. 시즌 랭킹에서 밀리지만 차민규는 지난해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분7초32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김민석도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8초18을 찍어 자신감이 있다. 월드컵 1위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와 1500m에서 김민석에게 밀린 닝중옌 등이 1분6초대의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데 현재의 경기력과 자신감이라면 충분히 기록 근접 대결이 가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포스트 이상화’로 한발 더 다가가는 의미 있는 타이틀을 얻었다. 김민선은 13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60으로 선전하며 7위에 올랐다. 평창 대회 16위에서 순위를 크게 당겼다. 그래서 대표팀 동료들도 김민선의 숙소 방문에 500m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잘 탔다는 의미로 ‘지구 7위’라고 쓴 종이 팻말을 붙이고 축하를 해줬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4년 후 기대감을 크게 부풀렸다. 최초의 흑인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에린 잭슨(미국)이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일본)로 이어진 빙상 여제 왕관을 새로 받았다고는 하나 나이가 30세라 적잖다. 36세의 고다이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힘과 경기력이 꺾였다. 500m 깜짝 은메달을 딴 28세 다카기 미호(일본)는 중장거리 전문이다. 동메달 안겔리나 골리코바(러시아)도 31세다. 김민선의 7위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는 메달 가능권일 수 있다. 소속팀 제갈성렬 감독도 “조금만 인내하면 밀라노는 너의 올림픽이 된다. 내가 정상에 오를 때까지 지켜줄게”라며 성과에 만족했다. ‘포스트 이상화’가 영광스럽지만 이상화라는 존재감이 너무 커 다가갈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김민선은 확실하게 세계 7위로 홀로서기를 하며 간격을 좁혔다. 옆에서 힘이 된 이상화가 은퇴해 허전함이 컸지만 동경하던 우상이 애정을 갖고 물려준 국제 경기 경험과 스케이팅 노하우는 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김민선이 결선 후 이상화에 대한 질문에 살짝 눈물을 보인 것도 자신을 후계자로 기꺼이 인정해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였다. 김민선으로선 17일 열리는 1000m 레이스가 ‘대선배’에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000m 랭킹은 22위지만 자기 최고 기록(1분14초60)을 깨고 500m에서처럼 순위를 끌어올린다면 확실하게 단거리 톱 레벨에 오를 가능성을 보여주게 된다. 500m 톱 랭커들은 1000m에도 강하다. 평창 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차지한 고다이라는 당시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도 2위다. 골리코바도 4위다. 500m에서 한동안 강자였던 브리트니 보(미국)도 세계기록(1분11초61) 보유자면서 이번 시즌 1위다. 이상화도 500m 세계 최강이었던 2013∼2014시즌 1000m에서도 10위권 내에 있었다. 김민선이 1000m 레이스에서 500∼1000m 구간을 잘 타면 500m 레이스 운영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500m를 넘어 1000m까지 파워 넘치는 질주를 펼친 선수들이 500m에서도 기록 상승 폭이 더 크다. 메달 진입 여부와 관계없이 김민선의 역주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평소 자주 짓는 ‘찐 웃음’을 17일 잠시 감추고 예리하게 눈빛을 바꿀 김민선이 다시 ‘이상화 판박이’를 향해 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팀을 이긴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직전인 1월 27일. 이날 국내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의 강호인 광운대가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한 여자팀에 쩔쩔매고 있었다. 상대는 세계 최강 캐나다 여자 대표팀이었다. 설마 했지만 오히려 남자 팀에 맞먹는 평균 신장 177cm, 체중 70kg의 피지컬과 현란한 스틱워크를 앞세운 캐나다 대표팀에 광운대 선수들은 3피리어드 내내 진땀을 뺐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이라 광운대 선수들이 강력한 몸싸움을 자제했다고는 하지만 캐나다는 4-0으로 광운대에 완승을 거뒀다. 광운대의 한 선수는 실점 상황에서 캐나다 여자 선수와 몸싸움을 하다 부딪치고 밀려 입술 주위가 터지기도 했다. 캐나다 대표팀은 나흘 뒤 대학 최강 연세대와 가진 시뮬레이션 연습에서도 남자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몸싸움과 경기력을 보여줬다. 연세대 선수들은 “스틱 싸움과 페이스오프(얼굴을 맞대고 마주 서서 퍽을 뺏으려는 상황)에서도 완전히 밀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복수전에 나선다. 4년 전 한국 남자 선수들을 압도했던 운동 능력을 보여줬던 캐나다는 결국 결승전에서는 미국에 패해 다섯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이 깨졌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미국이 초대 대회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후 역대 네 번의 금메달을 차지한 캐나다는 17일 ‘디펜딩 챔피언’ 미국과 결승전을 벌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여자하키선수협회(PWHPA) 소속인 캐나다와 미국은 다른 국가와 실력차가 커서 지난해에도 라이벌 시리즈로 여섯 번의 맞대결을 치르며 전력 담금질을 해왔다. 미국은 감독, 코치를 비롯해 마사지 세러피스트 등 20명의 스태프까지 힘을 보탠다. 진정한 스틱 여왕국을 가리는 역대급 끝판 대결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새 ‘단거리 여제’가 탄생했다. 미국의 에린 잭슨(30·사진)이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04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흑인 여성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주인공이 됐다. 흑인 남성으로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4차례 1위를 했던 잭슨은 기대를 뛰어넘는 벼락같은 질주로 이상화-고다이라 나오(36·일본)로 이어진 단거리 왕관을 넘겨받았다. 시즌 월드컵 순위 44위 다카기 미호(일본·2위)와 42위인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4위)가 예상을 뒤엎고 37초18, 37초28로 선두권에 올라 심리적 압박을 크게 받을 만했지만 잭슨은 거침없었다. 100m를 10초33(2위)으로 통과한 잭슨은 코너 구간에서 흐트러짐 없이 얼음 마찰력을 강하게 이겨내며 첫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중계 해설을 하던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코너에서 다리가 안 보인다”며 괴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적 같은 스토리 라인이 왕관을 더 빛나게 한다. 인라인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잭슨이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건 6년도 안 됐다. 2016년 9월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에서 뒤뚱뒤뚱 걸었다. 그나마 인라인을 타던 습관으로 어설프게 코너를 돌았던 잭슨은 1년 5개월 만에 평창 대회 500m에서 24위를 했고, 4년 만에 세계 여자 단거리를 평정한 것이다. 평창 대회에서 이상화와 명승부를 벌이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 고다이라는 38초09(17위)의 저조한 기록으로 쓸쓸히 퇴장을 했다.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중계를 하다 동병상련을 나눴던 라이벌이자 절친인 고다이라의 출발을 보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다이라는 경기 후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오늘 안 좋았다”고 말해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평창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눈물을 흘리던 이상화를 안아주던 고다이라가 4년 후 이상화에게 위로를 받는 극진한 우정에 한일 누리꾼들은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며 올림픽 정신’이라며 찬사를 보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역시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올림픽 체질’이었다. 한국 남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눈물을 펑펑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월드컵 랭킹도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23·성남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출격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두 번째 주말에도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12일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메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3초627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4분3초409)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3연패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순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27바퀴 레이스 내내 3위권을 유지했다. 2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전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25)의 2개월 자격정지 징계, 김지유(23)의 부상 낙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속에도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갔다. 11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0.052초’ 차이로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던 최민정은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심장’ 차민규 2연속 은메달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도 해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심리 상태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랭킹은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흔들린 무게 중심을 찾았다.’ 12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사진)가 2018 평창 대회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후배 김민석(23·성남시청)이 1500m에서 2연속 동메달을 따내 대표팀 분위기는 한껏 고무돼 있다. 베이징으로 향하기 전 컨디션을 80∼90%로 끌어올린 차민규는 평창 때 보여준 폭발력을 되새기고 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에서 11위에 머물러 있지만 올림픽에 맞춰 몸을 만든 만큼 메달권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4차례 8번 레이스)에서 드러난 남자 500m의 구도는 상향 평준화된 ‘춘추전국시대’다. 캐나다의 로랑 뒤브레유가 포인트 420점을 받아 랭킹 1위다. 일본 선수들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모리시게 와타루를 필두로 신하마 다쓰야, 무라카미 유마가 랭킹 2∼4위를 점했다. 월드컵 2차 대회까지는 신하마가 강세를 보였지만 3차 대회부터 모리시게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리시게는 3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4초09(2위)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차 레이스에서 33초99로 기록을 갈아 치우며 1위에 올랐다. 무라카미도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3초대(33초89)에 진입했다. 중국의 자존심 가오팅위도 이번 시즌 3차례나 33초대 기록을 냈다. 올림픽 직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33초87로 뒤브레유에 불과 0.09초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 500m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이번 시즌 33초대 기록은 5명이 갖고 있다. 차민규의 기록은 34초33. 하지만 상위 랭커 대부분이 최고의 빙질로 기록이 잘 나오는 캐나다 캘거리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12일 당일에는 34초 언저리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차민규는 베이징으로 오기 직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창 때처럼 ‘차민규’답게 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발목을 잡았던 스케이트 날 세팅도 올림픽 직전 완벽하게 보정해 불안감을 지웠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민규가 스케이트 날에 상당히 예민했는데 해결이 잘됐다. 스케이트 로그(날을 둥글게 깎는 것), 벤딩(날을 휘는 것) 세팅 고민 등 악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레이스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찾아온 골반 통증도 재활과 코어 훈련으로 확실하게 잡아 100m 진입 후 코너 구간 킥 보강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었다. 9초 5, 6대에 100m 진입만 된다면 코너링과 중·후반부의 강점을 살려 평창 때 세운 34초42를 넘어 자신의 최고 기록 34초03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형호 코치는 11일 “골반은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 100% 컨디션으로 봐도 된다”며 선전을 기대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고 해서 ‘멘털 갑’으로 불리는 차민규는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이날 40분간의 적응 훈련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선수들의 스케이팅을 지켜보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러고는 스타트 점검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랭킹 8위로 시즌 최고기록이 34초18인 김준호(27·강원도청)도 다크호스로 차민규와 함께 메달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