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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29일 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본사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 등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는 경제지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 씨가 대주주고, 천화동인 4호 대표 남욱 변호사는 김 씨와 함께 2014~2015년부터 화천대유 사업을 함께 해왔다. 이에 앞서 검찰은 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무대리를 출국금지하고, 민간사업자 공모 참여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천화동인 5호 대표 정양학 변호사를 27일 불러 조사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놓고 국민의힘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웅 의원 사무실에 대한 공수처의 9일 압수수색이 “불법”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오후 회동해 “공수처의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다. 정권의 대입 개입 공작을 분쇄하겠다”며 처음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 반면 공수처는 국민의힘의 압수수색 저지가 “합법적 수사 활동을 방해한, 명백한 범법 행위”라고 반박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대검찰청에 김진욱 공수처장과 공수처 검사 등 7명을 직권남용과 불법수색 혐의로 고발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 공수처 영장 집행과정의 위법성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 취소를 요구하는 준항고장을 제출했다. ○ 野 “공수처, 야당 탄압이자 대선 개입”김기현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일 김 의원실 압수수색 시도는 명백한 절차 위반이자 불법이기 때문에 영장이 무효화됐다고 한다”며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하겠다고 하면 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가 수사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조차 안 하고 야당 의원의 컴퓨터를 샅샅이 뒤져가겠다는 건 불순한 의도가 있는 야당 탄압”이라며 “공수처가 고발장을 접수한 지 4일 만에 압수수색에 착수했는데 대검찰청도 신속하게 (공수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압수수색을 해야 형평성에 맞을 것”이라고 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윤 전 총장과 회동한 뒤 두 사람이 “친여 시민단체가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공수처가 팔을 걷어붙인 것은 정치적 중립을 넘어선 정치 공작 가담행위”라며 “공수처의 대선 개입 선례를 결코 남겨선 안 된다”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수처는 ‘오수’라는 키워드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대표 이름이었다고 해명했는데 그럼 ‘(정)경심’, ‘(추)미애’, ‘(유)재수’도 대표 이름이냐”며 “공수처의 해명은 스스로 별건 (키워드) 검색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도이치모터스를 수사하느냐”며 “게다가 그걸 발표하더라도 김오수가 아닌 어떤 사건의 관계자를 지칭한다고 말하면 되지 않느냐. (공수처는) 기본이 안 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 입장문에서 공수처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때 의원실 PC에서 ‘조국’, ‘미애’, ‘오수’ 등 키워드를 검색한 데 대해 “‘오수’는 김오수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윤 전 검찰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돼온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 “국민의힘, 명백한 범법 행위”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 이를 제지한 국민의힘 의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이상한 말로 본질을 흐리지 말았으면 하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절차를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해선 “(집행 당시) 김 의원은 영장을 건네받아 상세히 읽고 검토한 바 있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서도 김 의원의 보좌진으로부터 ‘의원님이 협조하라고 했다’는 답을 듣고 변호인 선임 여부를 물은 뒤 ‘본인이 대리인으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답을 듣고 나서 보좌진의 안내로 의원실 내 PC에 접근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공수처가 받은 영장이 위법하므로 법원에서 다시 발부받아야 한다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위법하지 않고,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0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제기한 논란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공수처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의 명예와 긍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근거없는 정치 공세는 중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공수처는 12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김웅 의원실 PC 압수수색 키워드 논란 등에 대한 설명 및 입장’ 자료에서 “이제 출범 8개월을 앞둔 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의 명예와 긍지를 침해하는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정치 공세”라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에서 10일 압수수색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범위를 벗어난 불법 별건 자료 추출 의도” “별건 수사”라고 주장한 것을 정면반박한 것이다. 특히 공수처 관계자들이 보좌진 등 PC에서 ’오수‘를 입력한 것에 대해선 “김오수 검찰총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해당 키워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돼온 도이치모터스 권모 회장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공개한 키워드는 모두 언론 등을 통하여 일부 공개됐거나 공수처가 확보한 2020년 4월 두 건의 고발장과 입증자료로 첨부된 페이스북 게시글 캡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의힘이 “의원회관 PC가 2020년 총선 이후 지급받은 것이어서 사건과 무관하고, 보좌진 PC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공수처는 “디지털 전자기기의 특성상 시기나 장소와 상관없이 외장하드나 이메일 등을 통한 문건 작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김 의원이 사용 또는 관리하였던 전자기기가 보좌진들이 있는 부속실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또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의 방해와 제지로 키워드 입력 단계에서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이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려는 수사기관의 합법적 수사 활동을 방해한 행위로 명백한 범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또 압수수색 당시 고지 절차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반발과 문제제기에 대해선 “자택 앞에서 김 의원에게 직접 압수수색 범위에 의원회관 사무실과 부속실까지 포함돼 적시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했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서도 김 의원의 보좌진으로부터 ’의원님이 협조하라고 했다‘는 답을 듣고 변호인 선임 여부를 물은 뒤 ‘본인이 대리인으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답을 듣고나서 보좌진의 안내로 의원실 내 PC에 접근했다”고 해명했다. 공수처는 김 의원과 보좌진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장면을 채증했고 녹취 파일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수처는 국민의힘을 향해 “합법적인 수사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말인 11일부터 현역의원 37명을 비상대기조로 편성해 공수처의 압수수색영장 재집행에 대비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최근 만난 법조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진행되고 있다면 언론을 향해선 알권완박(알권리 완전 박탈)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점진적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서서히 진행되는 탓에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물론 여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을 지칭한 것이다. 이 규정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추진돼 2019년 12월 1일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 이 규정은 ‘티타임’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을 금지하고 전문공보관제 도입, 기자의 검사실 출입 금지 등 언론 활동을 제약하는 방안을 담아 논란이 됐다. 해당 규정은 “인권을 보호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국민의 알권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라는 목표와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당시에도 “조 전 장관 사건의 보도를 막기 위한 규정”이란 비판이 나왔다. 실제 이 규정 도입으로 1년 9개월 동안 인권보호가 증진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졌는지 의문이다. 서울동부지검은 2019년 해당 규정에 따라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의 공개 여부를 심의했지만 별다른 설명 없이 비공개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27)의 군 생활 시절 ‘특혜 휴가’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일부만 공개했을 뿐이다. 친정부 인사를 향한 수사 상황이 ‘깜깜이’여서 국민의 알권리는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시행된 개정안은 각 검찰청의 인권보호관이 검사와 수사관의 의도적인 수사정보 유출이 의심될 경우 진상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인권보호관은 진상조사에 이어 검사나 수사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내사할 수 있게 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의도적 수사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경우’ 인권보호관의 내사를 허용하면서 검찰 내부에선 불신이 더해지고 있다. 한 검사는 “다른 검사들을 잠재적 피의자로 취급할 수 있는 인권보호관은 ‘간부회의에도 참석하지 말라’는 반(半)농담조의 핀잔을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제도를 바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느냐다. 하지만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로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위축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영화 ‘1987’에 나오듯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에도 기자들은 검찰 간부들과 자유롭게 만나 취재했다. 만약 당시 수사정보 유출에 대해 내사를 허용했다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권이 이달 말 통과시키려는 언론중재법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국민 편익 차원에서 바라보고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따져봐야지, ‘한풀이’식으로 법과 제도를 바꾸려 해선 안 된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 참모진 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경위야 이해할 수 있다 해도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우산을 들고 있던 강 차관 수행비서가 취재진의 요청 등에 따라 자세를 낮추는 과정에서 무릎을 꿇은 측면이 있지만 경위와 관계없이 공직사회에 필요 이상의 의전이 없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이날 낮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이어졌다. 김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이 끝난 뒤 “그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위 공직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경고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장차관 직무 가이드’ 등 관련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를 꾀하는 차였고 부족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를) 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나 이쯤에서 이 문제는 좀 거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강 차관이 27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인 지원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는 동안 비가 오자 수행비서가 무릎을 꿇은 채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또 법무부 관계자가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6일 취재진에게 “박 장관이 아프간인 어린이들에게 인형을 전달하는 장면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하며 ‘취재 허가 취소’까지 언급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0일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 입국 과정에서 불거진 과잉 홍보 및 의전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를 꾀하는 차였고 부족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를) 꾀하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하고 싶은 이야기기 있으나 이쯤에서 이 문제는 좀 거둬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의 잇따른 과잉 홍보 및 의전 논란이 더는 확대되지 않기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정치인 장관이 본인의 홍보를 위해 이날 행사들을 준비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홍보와 의전은 다르다”고도 했다. 앞서 법무부 관계자는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6일 취재진에게 “인형 전달하는 장면을 찍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해 논란이 됐다. 또 다음 날(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브리핑을 하는 동안 비가 오자 수행비서가 무릎을 꿇은 채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우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당 등 야당에선 “황제 의전”, “우산 갑질” 등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그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위 공직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경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장·차관 직무가이드’ 등 관련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나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총리는 또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공직자들의 소극적인 복지부동도 문제지만 필요 이상의 의전 등 과잉 행위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그간 관행화된 의전 등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되짚어보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법원장을 지낸 원로 A 판사가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상급법원에서 진상 조사 중인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법원에 따르면 운전기사 B 씨는 이달 9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금까지 법원생활이 너무 힘들어 간절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썼다. B 씨는 △주 1회 선택권 없이 A 판사와 식사 △주 1회 금요일 점심시간 성경공부 △차량 주유가 완료돼있지 않으면 지적 등을 A 판사의 갑질 사례로 꼽았다. 이 글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판사와 법원 직원 등 9000여 명이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차량이 많아 신호에 걸리면 A 판사는 ‘그 시간이 쌓이면 몇 분인지 아냐. 빨리 운전하라’고 지시했다”며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 ‘급정거하기 전에 알아서 피해서 운전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했다. B 씨는 또 “원장님(A 판사)께서 차량 탑승 시 문 열어드리고, 우산 들고 차량까지 안내하고, 퇴근 시 차량 문을 열어드렸다”며 “하지만 원장님(A 판사)께서는 의전을 하지 않는다고 상급법원에 말씀하셨다”고 썼다. B 씨는 “위 상황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별 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3년간 있었던 일을 적은 것”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제 삶에 있어 마지막 선택까지도 생각했던 중이라 이렇게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상급법원 관계자는 11일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당 운전기사는 다른 법원으로 인사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A 판사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이 13일 풀려난다. 올해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207일 만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오후 6시 48분경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광복절 기념 가석방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 반 가량 회의를 진행한 끝에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 박 장관의 가석방 승인으로 적격 판정을 받은 이 부회장 등 수감자 810명은 광복절을 앞둔 13일 오전 10시 출소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나기까지 353일 동안 복역했고, 올 1월 법정 구속되면서 지난달 말 가석방 기준인 ‘형기 60% 이상’을 채웠다. 가석방되더라도 이 부회장이 당장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여서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선 법무부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의 다른 재판 2건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삼성물산 합병 의혹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재판을 받고 있다. 프로포폴 투약 혐의 재판도 이달 19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2019년 10월 MBC가 의혹을 제기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발한 2014학년도 하나고 편입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은 26일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당시 편입 전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고발인의 주장대로 평가표 등이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조작됐거나 위·변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앞서 전교조는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딸 김모 씨를 하나고에 편입시키기 위해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 등과 공모한 의혹이 있다며 김 사장과 김 전 이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전형 서류와 하나고 관계자 등을 조사한 결과 고발인의 주장을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檢 “김 씨가 내신성적 전체 결과 더 좋아” 고발인 측은 개별 면접 평가표에 ‘내신활동 무난함’이라고 기재된 김 씨가 내신 점수 50점 만점에 49점을 받고, ‘내신 위주이지만 매우 우수함’이라고 기재된 또 다른 지원자는 46점을 받아 전형계획과 다르게 서류심사 평가표가 작성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당시 편입 전형 지원자의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의 생활기록부 사본을 근거로 교과영역 산출 기준에 따라 다시 내신 점수를 계산한 결과 김 씨는 49점으로 그대로 나왔다. 검찰은 다른 지원자도 모두 기존 점수와 동일해 채점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봤다. 이에 대해 면접관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씨 면접 평가표에 ‘내신활동 무난함’이라고 기재한 것과 관련해 “고교 1학기 내신성적만을 보고 이같이 평가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성적 합산 결과 김 씨가 다른 지원자보다 전체 내신성적이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시교육청이 채점표 잘못 입력 고발인 측은 2019년 10월 면접관 2명 중 1명이 매긴 면접 채점표에서 김 씨의 성적은 12점에서 15점으로 상승했지만 한 학생은 14점에서 13점으로 떨어졌다며 면접 점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하나고 관계자들이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전교조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자료에 포함된 면접 채점표도 검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전교조 측의 채점표는 하나고가 2015년 11월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이 면접관 2명의 원점수와 환산점수를 혼동해 잘못 입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두 면접관의 채점 점수를 바꿔 적으면서 환산점수가 당초 계산 방법과 다르게 기재됐고, 이 때문에 오류가 15군데나 있었던 것처럼 오인됐다는 것이다. 당시 하나고는 서울시교육청에 오류 정정을 즉각 요구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감사 이후 이를 수용했다. 검찰은 불기소결정서에서 “잘못 기재해 일정한 기준 없이 환산된 것으로 보일 뿐 오류 없이 환산된 것”이라며 “실제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특정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새로이 발견된 주요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2016년 11월 하나고 편입 의혹에 대해 첫 무혐의 처분을 할 때 검찰은 서울시교육청의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면접관 2명 “부탁, 위협, 압박 받은 적 없어” 고발인 측은 1차 서류 평가표와 2차 면접 평가표에 두 교사의 필적 이외에 낯선 필체가 등장한다는 것을 근거로 평가 점수가 바꿔치기 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의 필적 감정 결과 당시 2차 평가표의 서명 등은 모두 면접관 2명의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평가표의 경우 기간제 교사가 진행요원으로 일부 평가표 작성에 참여하면서 다른 필적이 나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면접관 A, B 씨 모두 검찰에서 “피고발인으로부터 부탁, 위협, 압박 등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점 등을 근거로 평가표가 조작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 기록을 검토했던 한 검찰 관계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되려면 학교 측의 자료 조작이 있어야 하지만 면접 점수 등이 일부 잘못 기재됐을 뿐 학생들의 당락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면서 “원천적으로 범죄가 안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6년간 ‘고발→불기소→항고→기각→진정→무혐의→또 고발’… 모두 무혐의 2015년 서울교육청이 첫 고발檢, 1년 수사뒤 이듬해 불기소 처분… 서울교육청 항고했지만 다시 기각2019년 MBC 보도뒤 전교조가 고발… 2년 수사뒤 무혐의… 5번째 불기소 ‘2014학년도 하나고 편입 의혹’은 2015년 검찰 고발 이후 이달 26일까지 약 6년 동안 5차례 검찰의 불기소 판단을 받았다.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고, 이듬해 8월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의 전경원 하나고 교사가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하나고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해 9월 하나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두 달 뒤인 같은 해 11월 업무방해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 등 하나고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하나고의 입시 부정 의혹뿐만 아니라 교원 채용 비리 의혹, 교비 횡령 의혹까지 전방위로 수사했다. 당시 검찰은 약 1년 동안 수사를 한 뒤 2016년 11월 교비 횡령 의혹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무혐의 처분했다. 특히 2014학년도 하나고 편입 부정 의혹에 대해서는 “고발인 측의 주장대로 전형 절차 위반으로 인해 합격할 수 없는 지원자가 합격하는 등 최종 합격자 선발 결과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서부지검은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유를 A4용지 24쪽 분량의 불기소 결정서에 자세히 적었다. 검찰은 “고발인 측의 주장처럼 전형위원들의 오인, 부지, 착각을 통해 특정 지원자를 선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불복해 서울고검에 항고했지만 서울고검은 2017년 4월 항고를 기각했다. 항고가 기각된 뒤에도 전 씨는 2018∼2019년 ‘하나고 관계자들이 유력 인사의 자녀를 합격시키려고 면접 점수를 조작했으니 수사해 달라’며 2차례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진정 내용을 검토한 결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했다. 전 씨는 2019년 8월 26일자 한 일간지에 낸 기고문을 통해 “3년간 90명에 이르는 부정 입학 의혹을 검찰은 무혐의라며 불기소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MBC는 같은 해 10월 2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2014년 당시 하나고 편입 응시생의 면접 점수가 15건이 잘못 입력됐다”며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딸의 편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틀 뒤 전교조는 ‘특권층 부정 입학’이라고 주장하며 김 사장과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2년 가까이 수사한 끝에 26일 또다시 무혐의 처분을 했다. 고발 사건 2건과 진정 사건 2건, 여기에 항고 기각까지 포함해 5번째 불기소 처분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이랑 똑같이 될 것 같다. 정권 바뀔 때까지 1심 선고도 안 될 수 있다.” 최근 만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수사팀의 A 검사는 원 전 원장의 이름을 꺼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국정원의 댓글 사건으로 2013년 6월 기소된 원 전 원장은 4년 10개월 만인 2018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에서 공직선거법 혐의 무죄, 국정원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는 선거법도 유죄 판단을 받고 이후 상고심과 파기환송심 등을 거듭하며 5년간 5번의 판결 끝에 형이 확정됐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 진행돼 온 흐름을 보면 A 검사가 이런 의구심을 가질 만도 하다. 검찰은 지난해 1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 등으로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이 나서 상대 후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맞춤형 공약까지 설계해 주며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었다. 친(親)정부 성향의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지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시장의 핵심 공약인 공공병원 추진을 위해 2018년 3월 선거를 앞두고 울산 공공병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던 이진석 대통령국정상황실장 등은 올 4월 뒤늦게 기소됐다. 법원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의 1차 공판은 송 시장 등이 기소된 지 1년 4개월 만인 올 5월 처음 열렸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기소 후 6개월 내에 1심 선고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전임 재판장이었던 김미리 부장판사는 1년 넘게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 여는 데 그쳤다. 김 부장판사는 인사 관례를 깨고 서울중앙지법에 4년째 유임돼 논란이 됐다. 진보 성향의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 부장판사가 정권에 부담이 되는 사안에 대해 판결을 보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 이후 김 부장판사는 건강상 문제를 호소하며 휴직을 신청했고 주심판사가 교체된 뒤 재판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재판은 문재인 정부가 끝나기 전까지 1심 선고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피고인 측의 증거 의견 제출 지연과 재판부 인사 등으로 속도가 늦어진다는 주장도 있지만 검찰 안팎에선 “의지의 문제”라고 반박한다. A 검사가 원 전 원장 사건 재판을 언급한 것은 박근혜 정부 당시 법원이 원 전 원장 재판을 정치적으로 고려한 것과 무관치 않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고위 법관들은 상고법원 도입 등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를 끌어내고자 원 전 원장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로 전직 대법원장까지 구속되며 홍역을 앓았던 법원이 과오를 되풀이할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해당 재판부가 신속한 재판을 통해 ‘지연된 정의’라는 괜한 오해를 사지 않아야 할 것이다.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관종(관심종자)이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통제 불능이었다.” 최근 만난 여권 핵심 관계자 A 씨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여권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두 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청와대에 두 사람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야권이 아닌 여권 인사인 A 씨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A 씨는 “검찰의 조 전 장관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중도층마저 추 전 장관의 ‘윤석열 몰아내기’를 보면서 추 전 장관이 과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저서 ‘조국의 시간’을 출간한 것도 부정적으로 봤다. A 씨는 “예민한 시기에 책을 내고, 자신의 책이 완판이 됐다는 것 등을 왜 SNS에 쏟아내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며 “여기에 더해 조국 지지자들과 일부 의원들이 잊혀진 조국 이슈를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 전 장관도 지난달 2일 “민주당은 이제 나를 잊고 개혁 작업에 매진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끊임없이 SNS 활동을 이어가며 ‘조국 수호대’로 나선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 추 전 장관도 만만치 않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 후 1년 동안 윤 전 총장과 대척점에 서면서 윤 전 총장 몰아내기에 급급했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의 이탈을 막기 위한 듯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윤 전 총장은 결국 문재인 정부를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으로 규정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A 씨가 추 전 장관을 ‘통제 불능’이라고 표현한 것도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사실상 청와대의 통제권 바깥에 있었다는 점 등을 짚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출신인 김종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법무부에 문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 실패했다. 추 전 장관은 사의 표명 다음 날 잠수를 타는 등 돌출 행동을 이어갔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를 자처한 것도 윤 전 총장만 키워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 검찰 갈등은 고스란히 검찰 내부의 분열로도 이어졌다. 검찰 조직은 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지명과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2년 가까이 양분돼 홍역을 앓았다.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은 줄줄이 출세 길에 올랐지만 정권을 향해 칼을 겨눈 수사팀은 대놓고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인사에서 거듭 물을 먹고 있다.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도 다르지 않다. 취임 이후 검찰 조직이 비교적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난달 검찰 간부 인사에선 여전히 친정부 검사들만 우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불공정, 보복 인사가 이어질수록 어느 순간 국민들도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박 장관마저 정권의 리스크로 기록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honest)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임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23일(현지 시간) 공개된 ‘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서’라는 제목의 타임 기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타임이 사용한 표현인 ‘honest’를 국내 언론이 ‘정직’이라고 번역해 보도하자 24일 “인터뷰 당시 문 대통령은 ‘정직’이 아닌 ‘솔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반면 타임은 문 대통령의 답변을 담으면서 “다수의 북한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착각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운동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소개했다. 타임은 이번 인터뷰에서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2018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화해가 시작됐지만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던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후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대북 접근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합의한 것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자녀들이 핵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타임도 “문 대통령에겐 돌파구가 마련된다는 희망을 가질 만한 이유가 더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가 짧게 끝난 이후, (미국) 공화당 측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만남을 가로막는 빗장이 낮아지고 정치적으로 더 안전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타임은 “김 위원장은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제재 완화와 같은 일방적 양보 없이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선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재고의 여지도 없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바이든 정부가 검토한 대북정책 역시 ‘지연전술’로 요약된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실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노이 노딜’을 경험한 북한이 협상에 나오기 쉽지 않으며 미국이 제재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무리라는 전문가 지적도 전했다. 타임은 “하락하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과 부동산 등 국내 문제도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구상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달 9일 화상으로 진행됐고, 타임 아시아판 표지에 실렸다. 문 대통령이 아시아판 표지에 등장한 것은 2017년 5월 대선 직전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honest)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임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서’라는 제목의 타임 기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타임이 사용한 표현인 ‘honest’를 국내 언론이 ‘정직’이라고 번역해 보도하자 24일 “인터뷰 당시 문 대통령은 ‘정직’이 아닌 ‘솔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반면 타임은 문 대통령의 답변을 담으면서 “다수의 북한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착각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운동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소개했다. 타임은 이번 인터뷰에서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2018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화해가 시작됐지만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던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후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대북 접근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합의한 것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자녀들이 핵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타임도 “문 대통령에겐 돌파구가 마련된다는 희망을 가질 만한 이유가 더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가 짧게 끝난 이후, (미국) 공화당 측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만남을 가로막는 빗장이 낮아지고 정치적으로 더 안전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타임은 “김 위원장은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제재 완화와 같은 일방적 양보 없이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선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재고의 여지도 없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바이든 정부가 검토한 대북정책 역시 ‘지연전술’로 요약된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실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노이 노딜’ 을 경험한 북한이 협상에 나오기 쉽지 않으며 미국이 제재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무리라는 전문가 지적도 전했다. 타임은 “하락하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과 부동산 등 국내 문제도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구상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달 9일 화상으로 진행됐고, 타임 아시아판 표지에 실렸다. 문 대통령이 아시아판 표지에 등장한 것은 2017년 5월 대선 직전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황형준기자constant25@donga.com}

정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단체 사진을 소개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만 잘라내 공개한 데 대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2일 “홍보 관점에서 잘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13일 이런 사진을 올렸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다음 날 “제작 과정의 실수”라며 사진을 교체했음에도 이를 다시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프랑스의 경우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가운데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절제한 사진으로 홍보하기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있는 그대로 보여 드리는 게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자기 나라 국가수반을 가운데에 두고 홍보하기도 한다”며 “나는 잘한 거라 본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13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사이트에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올리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잘린 사진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되자 15시간 만인 14일 다시 원본으로 교체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25세 대학생’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정무비서관에 국회 의정 경험이 없는 47세 김한규 전 민주당 법률대변인을 임명했다. ‘0선’의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되면서 불기 시작한 여야의 정치혁신 경쟁이 청와대의 파격 인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박 신임 청년비서관은 현안들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소신 있게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균형감을 보여주었다”며 “청년의 입장에서 청년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청년과 소통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조정해 가는 청년비서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996년생인 박 비서관은 2019년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지난해 이낙연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냈다. 현재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최초의 대학생 청와대 비서관이자 최연소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 박 비서관은 비서관 재직 동안 휴학할 예정이다. 역대 청와대 최연소 비서관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35세에 비서관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이었다. 청와대는 또 청년정책 조정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청년비서관을 정무수석비서관 산하에 두기로 했다. 김 비서관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사법시험(41회) 출신의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지난해 총선에서 정치권에 입문해 서울 강남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민주당 법률대변인을 지냈다. 정무비서관은 여야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소통하는 자리인 만큼 그간 전직 의원이 주로 맡아 왔지만 김 비서관은 의정 경험이 없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 대표도 있다”며 “(김 비서관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당을 굉장히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고, 정무적인 감각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임명된 이승복 교육비서관(55)은 연세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행시(35회)를 거쳐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 대변인, 대학지원관,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1~18일 6박 8일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의 코드명이 ‘콘서트’였다고 20일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해외순방 행사에는 암구호(암호) 같은 행사명이 붙는다”며 “이번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이번 코드명은 19세기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프로이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빈 조약으로 구축한 ‘유럽 협조체제’(Concert of Europe)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국에서 열린 G7이 여러 국가와 호흡을 맞추는 심포니(교향곡)였다면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국빈방문은 독주 악기의 기교를 충분히 드러내는 콘체르토(협주곡)였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대통령 순방 뒤 순방 코드명이 공개된 적 있다. 1990년 1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련 방문 당시 코드명은 ‘노고단’이었다.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과 첫 만남이란 의미에서 양국 정상 이름의 머리글자인 ‘노’와 ‘고’를 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4년 9월 러시아 방문은 양국간 우주 기술 협력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차원에서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로 지칭됐다. 2019년 3월 동남아 순방 당시 코드명은 고려시대의 국제무역항인 ‘벽란도’(碧瀾渡)였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명명됐다. 탁 비서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이 공군1호기 내부에서 회의하는 장면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외국 정상과 마주치는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려 “‘번개’ 만남도 있었고 지나치다 우연히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순방 기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견제하기 위한 대규모 글로벌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에 대한 주요7개국(G7) 회원국들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중국의 대규모 대외 경제협력 구상을 통한 이른바 ‘경제 영토’의 확장 시도를 겨냥해 서구 동맹국들의 결집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G7 회원국 정상들은 12일(현지 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이런 글로벌 인프라 계획 추진에 합의했다. 이는 ‘더 나은 세계 재건(B3W·Build Back Better World)’ 계획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더 나은 재건’에서 따온 명칭이다. 선진 부국들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맞서 내놓은 첫 대안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간 업체들의 파이낸싱 방식 등으로 추진되는 규모는 수천 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그 규모와 야심은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재건을 위해 미국이 진행했던 ‘마셜 플랜’을 크게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G7 국가들이 민주주의 부국들이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초청국 자격으로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등을 주제로 한 확대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이 개최되기 전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처음으로 대면했으나 서로 “반갑다”는 인사를 건네는 데 그쳤다. 청와대가 기대했던 한일, 한미일 간 약식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G7 회의장에서 한일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나 회담하는 ‘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황형준 기자, 콘월=공동취재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콘월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처음으로 조우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현지에서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스가 총리와 조우해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 인사를 했다고 밝혔을 뿐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첫 조우에선 관심을 모았던 약식회담(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의 짧은 대화만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두 정상이 각각 독일 등 참석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만큼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별도의 만남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호주, 독일 등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까지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임기 말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해 스가 총리와 약식회담을 가지려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다만 문 대통령이 13일 오전부터 한영 정상회담과 G7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에 오스트리아로 이동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스가 총리와 회담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또 회담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된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콘월(영국)=공동취재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콘월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1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지며 6박8일간 유럽 3개국 순방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첫 다자회의 참석이다. 미국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년 반 가량 중단됐던 문 대통령의 외교전이 재개됐다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과 모리슨 호주 총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47분간 콘월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저탄소 기술 등 경제협력 외연 확대와 지역 및 다자무대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호주 모두 G7 회원국이 아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 나란히 초청됐고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진 것. 두 정상은 이날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악수 대신 팔꿈치를 부딪히는 것으로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모리슨 총리는 인사말에서 “한국과 호주는 코로나에 매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오히려 경제가 더 강해졌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 대통령도 “호주는 최근 마티아스 콜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배출하며 국제사회에서 아태지역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또한 총리의 리더십 하에 코로나 위기 극복에 모범이 되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에 함께 기여하고, 저탄소 기술과 수소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수소 생산 및 활용 등 저탄소기술 관련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수소 및 연료전지 선도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가운데 호주도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글로벌 수소 생산공장 지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정상은 올해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격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가기로 했다. 아울러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호주, 중국, 일본, 뉴질랜드 등이 지난해 11월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호주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고 모리슨 총리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호주 총리 정상회담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 글로벌 CEO를 만나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 생산 및 공급과 바이오헬스 영역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2월 한국에서 처음 접종된 코로나19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상반기 1400만 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공급에 애써준 그간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 중인 백신으로 올해 2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모두 이 백신을 맞았다. 이에 대해 소리오 글로벌 CEO는 “한국에서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 세계 75개국에 신속하고 공정하게 공급함으로써 전 세계에 공평한 백신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었으며, 이 같은 협력 모델을 지원해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G7 확대회의와 한-EU 정상회담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일 및 한미일 정상회담이 13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약식회담(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 형식으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콘월(영국)=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7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권의 위기 상황을 “변화맹시(變化盲視·change blindness)”로 규정하고 “박원순 전 시장 시민장(葬)부터 시작됐다. 부동산이나 한국주택토지공사(LH) 사태는 발화점에 불과했다”고 진단했다. 변화맹시는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용어다. 그는 문재인 정부 4년에 대해 “위기극복 정부로 평가받을 것”이라면서도 “(청와대 참모와 내각에) 능숙한 아마추어가 너무 많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 “절박함이 없다”며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따져 보면 비관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양 전 원장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건 3년 만에 처음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던 그는 문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권유하며 2012년, 2017년 대선 캠프에서 브레인 역할을 맡았다. 2017년 5월 대선 승리 직후에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뉴질랜드, 일본 등 해외를 떠돌며 문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2019년 5월 민주연구원장을 맡아 지난해 4·15총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총선 직후 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올해 1월부터 3개월간 미국을 다녀오는 등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선한 대통령’이 당시 시대정신” ―4년간 백의종군해왔다. 남은 1년도 같은 원칙인가? “물론이다. 지난 4년 그래왔듯 앞으로도(그리고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공직을 맡거나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게 (대통령과 청와대에) 도움되는 일이라 판단해 그랬고, 한편으로는 그게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공성불거(功成不居·공을 세웠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 원칙도 중요하고 내 자유도 소중하다.” ―정권 출범을 사실상 기획했다는 평가다. 2016년 최순실 씨 등 국정농단 사건 터지기 이전에도 당선을 확신했나.“당선을 확신한 건 꽤 오래전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 탄생을 정권연장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명박 정권과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더 심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대처하는 것을 보고 민심을 돌이키기 어렵겠구나 판단했다. 당시 야권으로서는 대안이 문 대통령밖에 없기 때문에 준비만 잘 하면 집권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 선거 당일 당선 예측 방송을 대통령과 같이 보면서도 둘 다 별로 기쁘지 않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문 대통령이 집권해야 한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시기마다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을 거치면서 김대중 노무현 시기 뿌리내리기 시작한 민주주의적 기초와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 허물어졌다. 박근혜 이명박 그 다음 대통령으로서, 리더로서 핵심 코드와 자질은 좋은 사람, 선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봤다. 지금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안팎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국민들이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를 문 대통령과 분리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 대통령은 선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당정청 전체적으로는 오만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힘의 근원은 대통령의 성정과 덕목 덕분이다.”―세 번째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는데…“내 의사와 무관한 얘기였다. 어떤 공직도 안 맡겠다고 그렇게 여러 번, 그렇게 세게 공언해 왔는데, 새삼 말을 바꿀 아무 이유가 없다.” ―예전 손혜원 전 의원이 문 대통령이 본인은 완전히 쳐냈다고까지 말했는데, 김정숙 여사한테 미움을 샀다는 이야기도 있다. “답변할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 “청와대, 정부에 능숙한 아마추어가 너무 많아”―문재인 정부 4년을 평가해달라.“문재인 정부는 위기극복 정부로 평가받을 것이다. 한국사회에 전례 없는 두 가지 메가톤급 위기를 잘 넘었다. 먼저, 탄핵과 그로 인한 헌정 중단 사태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발한 정부가 인수위 기간을 알차게 준비한 이전 정부들보다도 훨씬 안정되게 초기 3년 할 일을 다 했다. 다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그 감염증 위기는 전인류적, 전세계적 초유의 사태였지만 대체로 잘 대처해왔고 결국 잘 극복할 것이다. 외환위기 극복에 비견할 만하다. 다음 대통령이 전환기적 시대를 열 수 있는 조건을 갖춰놨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더 원대한 목표가 많았었는데…”―뭐가 한계였나.“이유를 따지자면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지만 청와대와 내각의 참모진은 최선에 이르지 못했다. 능숙한 아마추어가 너무 많았다. 그 언밸런스 때문에, 대통령 스스로 당초 기대했던 국정 성과에 못미쳤다고 본다. 대통령이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과도한 애정과 불필요한 책임감에서 냉정하게 하는 얘기다.” ―능숙한 아마추어라는 건 특정 참모들을 겨냥한 말인가. “대체적으로 청와대와 내각 참모 진용의 국정운용 행태에 아마추어적 모습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모의 덕목 중에 핵심은 책임감이다. 특히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여러 선택의 옵션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 전체를 통틀어서 청와대를 제일 잘 아는 게 대통령이었다. 참모들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있어 운동장을 넓게 쓸 수 있는 많은 옵션을 드렸는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의 개인기와 역량에 참모들이 따라가는데 급급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정권 출범 이후 꽤 오랜 기간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 이후 닥쳐올 어려운 시기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게 아쉽다. 지지율에 취했다고 할까. 능숙하고 익숙해서 무난하게 가는 것 같지만 선을 넘지 못하는 아마추어적 기질이 많았다고 보는 것이다.”―능숙한 아마추어를 뽑은 건 결국 문 대통령 아닌가.“시스템과 절차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 특성상 어떤 자리에 누구를 콕 찍어 보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했고 절차적 규범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률가 출신이다. 인사수석과 민정수석, 그리고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걸러져 올라오는 사람에 대해 선택은 하지만 직접 어떤 자리에 누구를 콕 집어 사람을 쓰는 분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참모들이 가용 인적자원을 폭넓게 쓰도록 하지 못한 면에서도 협량함이 있었다고 본다.”● “민주당 재집권, 지금으로선 예단 어려워”―4.7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심판을 받았다. 그 이유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당정청 모두 안이했다. 우리 정치사에서 한 대통령 임기 중 그랜드슬램(2017년 대선 승리, 2018년 지방선거 승리, 2020년 총선 승리)을 달성한 건 처음이었다. 국민들께서는 밀어줄 만큼 밀어주신 셈이다. 정말 두렵고 무서운 마음으로 더 겸손하고 더 치열하고 더 섬세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오만하고 무례했다. 변화맹시의 시작은 박원순 전 시장 시민장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부동산이나 LH사태는 발화점에 불과했다. 후보가 부족했거나 재보선 전략의 요인은 적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 전에 유증기처럼 민심의 불만이 가득 차있는 상황에서 각종 도화선이 생긴 것 뿐이다. 너무 많은 중도층 여론을 ‘태도 보수’로 돌려버린 게 패인이라고 본다.”―부동산 문제 등이 아니고 박원순 전 시장 시민장이 위기의 시작이었다는 건가. “변화맹시는 일종의 학술 용어인데 본인이 갖고 있는 선행적 경험이나 주관적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해 눈 앞에서 뻔히 벌어지는 변화조차 인식 포착 못한다는 뜻이다.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 사건은 명백한 과오다. 특히 박 시장은 죽음으로 책임을 안고 간 것인데 민주당으로서는 아프고 힘든 일이지만 조용히 보내드렸어야 했다. 정작 가족들은 조용한 가족장을 희망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 시민장으로 치렀다. ‘그 정도는 해도 된다’는 오만함이고 ‘이게 왜 문제가 되지’하는 무례함에 말없는 많은 시민들은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민심의 아래로부터 무서운 이반과 변화에 무감했던 괴리가 겹치면서 생긴 결과다.”―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비관적인 요소가 더 많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집권당이 무난하게 정권재창출을 한 사례가 세 번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이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등 간난신고 끝에 가까스로 된 만큼 이를 제외한 노태우, 김영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이다. 이들 모두 전직 대통령과 같은 당이었지만 ‘다른 당 다른 대통령상(象)’을 연출했다. 세 사람은 획기적인 6.29선언(노태우), 첫 문민정부 기대감(김영삼),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는 다른 당 후보보다 더 큰 대척점(박근혜)에서 마케팅에 주력했다. 일종의 착시를 노린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정권교체에 가까운 정권재창출이었다. 지금은 그런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야권에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권에선 흥행요소가 적다. “대선까지 열 달 가까이가 남았는데 아마도 그 사이 여러 부침과 변화가 있지 않을까. 역대 대선 중 가장 변화무쌍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 같다. 각종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고 코로나19도 잘 극복될 걸로 보면 그게 큰 플러스 요인이다. 거의 모든 광역을 커버하는 폭넓은 후보군도 상대적으로 밀리지 않는다. 당 중심으로 대대적인 쇄신과 변화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야권의 흥행요소라고 하는 게 언론 입장에서야 흥미롭겠지만 뒤집어보면 불안정성이다.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 “민주당, 절박함 없어…가슴 콩닥거릴 비전 제시해야”―현재 민주당 문제는 뭐라고 보는가.“절박함이 없다. 스타일리스트 정치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 자각을 잊고 마이너리즘에서 못 벗어난 사람도 많다. 상대 당은 얼마나 절박하면, 30대 당 대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전 총장 영입 시도 등 지금까지의 정치권 통례와 상식을 뛰어넘는 일에 진력하고 있다.”―그걸 극복하려면.“첫째, 경제 민생 이슈에 집중하고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하다. 검찰 이슈, 언론개혁 이슈 등 개혁 과제는 정권 초기 과제다. 마무리에 접어들어야 할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 둘째,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현 정부 정책의 상징처럼 돼있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정책 등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난다면 중도 확장은 불가능하다. 담대하게 극복하고 뛰어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셋째, 남 탓해서는 안 된다. 억울해도 (국민이) 때리시면 맞고 야단치시면 야단맞는게 정치인데, 절박감도 겸손함도 부족해보인다. 지난 총선 때 기본 프레임이 ‘미래로 가는 정당이냐 과거로 가는 정당이냐, 유능한 정당이냐 무능한 정당이냐, 일하는 정당이냐 싸우는 정당이냐’였다. 상대 당과 정반대 이미지로 승부하려 노력했다. 어느새 1년 만에 바뀐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중도층을 잡기 위한 정책이나 제안하고 싶은 게 있나. 당에선 가령 종부세 완화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을 시도하고 있는데…“대선 주자들의 ‘기본시리즈’ 논쟁도 좋지만 더 담대한 게 나와야 한다. 의정사상 초유의 180석을 보유한 집권당이라면 예산편성에 대한 전례 없는 새로운 디자인을 해 볼 수 있다. 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는, 국방안보 이슈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다. 한국이 우주 경쟁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한 게 그 때문이었는데 이참에 당은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 국민들 가슴이 콩닥거린다.” ―등 돌린 2030세대를 다시 민주당 지지로 돌릴 방안은.“‘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2030을 생각할 때 딱 맞는 말 같다. 단선적이고 즉흥적인 대책에 골몰할게 아니라고 본다. 또 당내에 이미 훌륭한 젊은 의원들이 즐비하다. 그들도 많이 절제하고 다듬어져야겠지만 전면에 내세우기에 손색이 없다.” ―젊은 의원들을 어떤 방식으로 전면에 내세울 수 있을까. “대선기획단이나 선대위에 선수(選數)에 얽매이지 말고 분야별 전문성 중심으로 신예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야권을 뛰어넘는 외부의 신선한 젊은 전문가 그룹을 대거 모시고 앞에 포진시켜서 우리 당의 대선을 이끌고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국, 당에 대한 전략적 배려 아쉬워”―민주당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책을 계기로 옹호론이 퍼지고 있다. “허물에 대해서 여러 차례 사과했고 허물에 비해 검찰수사가 과했으며 그로 인해 온 가족이 풍비박산 나버린 비극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그 분 정도 위치에 있으면 운명처럼 홀로 감당해야 할 역사적 사회적 무게가 있다. 나 같으면 법원과 역사의 판단을 믿고, 책은 꼭 냈어야 했는지…. 당에 대한 전략적 배려심이 아쉽다.” ―조 전 장관 사태부터 갈등을 겪은 윤 전 총장이 이탈한 건 결국 여권 책임 아닌가.“조국 전 장관에 대해선 검찰이 무리를 해도 너무 했다. 나중에 더 많은 진실이 차차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이후 검찰과의 일은 세련되고 합리적이지 못했다. 목표가 정당하다고 해도, 이번엔 ‘정권이 심하고 무리한다’는 인상을 줘버렸다. 박범계 장관의 신현수 전 민정수석 패싱 논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아마추어적 일처리다.”―윤석열 전 총장과도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 있는데…“나는 민주당원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통합의 정치를 펼쳐가기를 바랄 뿐이다.” ● 이재명 배제 위한 ‘친문 제3후보론’에 “웃기는 이야기”―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양 전 원장을 여권의 킹 메이커라 부르며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된 순간부터 여한이 없어졌다. 나에게는 이제 정치적 목표와 소망이 없는 셈이다. 많은 요청을 받고 있지만 이제 선거 치르는 일이 엄두가 안 난다. 선거 한 번 치를 때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수많은 악업을 쌓게 된다. 정권재창출 대의 하나 때문에 또 뭔가의 악역을 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 ―현재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여권 대부분 인사와 다 막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굴, 도울 생각인가.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처신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당내 경선에 문심 논란 같은 게 생겨선 안 된다. 대통령이 경선에 소환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후보되는 분을 중심으로 본선에서 승리하도록 힘을 모으는 게 지혜로운 태도일 것이다. 일치단결 팀워크를 깰 수 있는 앙금이나 여진이 없도록 섬세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친문 제3후보 옹립 따위 전망은 웃기는 얘기다. 다만 내가, 우리 당 후보 선출 이후 뭘 도와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가장 탁월한 당 대표로 이해찬 전 총리를 뽑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돕는다던데…“이 전 총리는 당의 원로고 대선배다. 당 안팎에서 자꾸 이 지사를 배제한 ‘친문 제3후보론’ 따위 얘기가 나오고 하니까 조금 더 전략적 배려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중에 후보들 간 앙금이 안 생기고 팀워크가 안 깨지게 좀 더 신경을 쓰는 것 아닐까 싶다. 정치 일선에서 떠났고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하나로 헌신할 분이다.”● “여야가 개헌 공약 내걸고 연정해야”―이번 정부에서 개헌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여야 모든 후보들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되는 분이 임기 초에 여야 합의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이상적이다. 현재 여야가 극단적으로 부딪히는 사안의 80~90%가 진보 대 보수 가치의제가 아니다. 상대 당이 하니까 반대할 뿐이다.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 답은 연정밖에 없다. 3년 정도 해외 유랑에서 절감한 것은 ‘역시 노무현’이었다. 왜 고인께서 생전에 그토록 통합의 정치를 주창했고 조롱을 받아가면서도 대연정까지 추진하려 하셨는지, 앞서간 혜안이 와닿는다. 우리 쪽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저쪽 당과 통합형 협치내각을 구성해, 진보 보수를 뛰어넘는 국가적 목표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 만약 범야권의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더더구나 그렇게 가야 한다. 범진보가 190석인데 계속 대결적 정치구도로 가면 그쪽은 식물대통령 식물정부 되기 십상이다. 그게 무슨 비극인가.” ―통합과 연정을 얘기하는 건 의외다.“문 대통령 정치 시작하신 이후 일관되게 ‘우리가 중도와 보수를 끌어안고 포용하고 같이 가지 않고서는 집권이 어렵다. 선거는 결국은 중도확장, 외연확장 경쟁인데 그러지 않고서는 집권도 국정운영 성공도 쉽지 않다’고 건의드려왔다. ”―연정은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가. “우리 정치를 향한 내 개인적 충정이자 소신일 뿐이다. 대통령과는 연관짓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 적어도 통합이나 포용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과거 두 번의 개각 때 야권 인사들에게 입각 제안을 했었다. 비록 성사는 안 됐지만 대통령도 통합이나 포용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면은 필요하다는 생각인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 “노무현은 탄산수, 문재인은 막걸리”―문 대통령 퇴임하면 함께 할 계획인가.“그러고는 싶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어떤 정치행위도 하지 않고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싶다는 소박한 삶을 꿈꾸고 계시니, 내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교하면.“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질문처럼 느껴진다.(웃음) 비슷한 것 같지만 정말 다른 스타일이다. 서로 다른 매력 다른 장점을 가진 지도자다. 노무현이 장미꽃이라면 문재인은 안개꽃, 노무현이 인파이터 복서형이라면 문재인은 조정 선수형, 노무현이 탄산수면 문재인은 막걸리, 노무현이 카피라이터 기질이면 문재인은 시인적 기질이다. 두 분을 모신 게 행복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보는가.“간헐적 정치인? 선거 때만 나타나 소소한 역할을 감당하고 곧바로 사라지는…그조차도 그만 하고 싶다.”양정철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1964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법대 졸업△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경선 캠프 비서실 부실장△ 민주당 민주연구원장△ 일본 게이오대 법정대 방문교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선임연구원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