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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만이나 우울장애에 시달리는 한국인이 2019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30, 40대 남성은 절반 넘게 비만 상태였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중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비율이 38.3%로, 전년(33.8%)보다 높아졌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 비만율은 46.4%에서 58.2%로, 40대 남성은 45%에서 50.7%로 증가해 1998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성인 여성 비만율도 25%에서 27.7%로 올랐는데, 그중 19∼29세의 비만율이 16.5%에서 22.8%로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2년에 한 번 조사하는 우울장애는 남성 유병률이 2018년 2.5%에서 지난해 4.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은 2.4%에서 6.5%로, 20대 여성은 9%에서 11.3%로 각각 올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우울감, 즉 ‘코로나 블루’의 영향으로 보인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남성의 경우 증가했지만 여성은 직전 조사와 비슷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우리 국민 건강에 변화가 나타났다”라며 “코로나19가 건강에 미친 요인을 추가로 심층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지난해 비만이나 우울장애에 시달리는 한국인이 2019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30, 40대 남성은 절반 넘게 비만 상태였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중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비율이 38.3%로, 전년(33.8%)보다 높아졌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 비만률은 46.4%에서 58.2%로, 40대 남성은 45%에서 50.7%로 증가해 1998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성인 여성 비만률도 25%에서 27.7%로 올랐는데, 그 중 19~29세의 비만률이 16.5%에서 22.8%로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2년에 한 번 조사하는 우울장애는 남성 유병률이 2018년 2.5%에서 지난해 4.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은 2.4%에서 6.5%로, 20대 여성은 9%에서 11.3%로 각각 올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우울감, 즉 ‘코로나 블루’의 영향으로 보인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남성의 경우 증가했지만 여성은 직전 조사와 비슷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우리 국민 건강에 변화가 나타났다”라며 “코로나19가 건강에 미친 요인을 추가로 심층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현장 곳곳에서 ‘의료 붕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보건소는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상태가 나빠진 80대 여성 코로나19 환자 A 씨에게 “DNR에 서명해야 빨리 입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DNR는 ‘심폐소생술 포기각서’다. 상태가 심각해져도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등의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중환자 치료 환경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제 의료진은 회복 가능성이 낮은 고령 환자에게 여력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명치료 포기’ 의사를 밝힌 환자에게 병상을 내주는 것이다. A 씨도 DNR 서명 후 응급실로 이송됐다. 현행법상 연명의료 포기 결정은 담당의사 설명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병상을 기다리다 지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이를 ‘치료 기회’와 맞바꾸고 있다. 13일 0시 현재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코로나19 환자는 1533명이다. 비수도권도 확진자와 중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위험도가 수도권과 같은 ‘매우 높음’으로 올라갔다. 방역당국은 수요일(15일)까지 이어질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통 주말에 검사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사라지면서 수요일 오전에 발표하는 확진자 수가 폭증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반 확진자가 8000명대에 접어들면 곧바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 사적 모임 인원을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나 10시로 줄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응급실로 번진 병상 대란… 심정지-호흡곤란 환자도 ‘수용 불가’ “사실상 의료 붕괴” 다급한 현장119구급차에 실려 온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 문턱도 밟지 못했다. 이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였다. 당시 응급실 음압격리 병상은 전부 다른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치료를 받다가 숨진 다른 코로나19 환자의 시신은 사흘 동안 응급실에 머물러야 했다. 장사시설 이용 순번이 밀려서다. 이 사례들은 최근 1주일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졌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A 씨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게 의료 붕괴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의료 붕괴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응급환자 늘어나는데 갈 곳이 없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부족이 응급실 대란으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중환자실의 빈 병상을 구하지 못해 짧게는 사흘, 길게는 열흘 넘게 응급실에 대기하고 있다. 최근엔 서울 내 모든 응급실의 코로나19 환자들이 하루 종일 단 하나의 병상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응급실 만원’ 상황은 집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거나 재택치료를 하던 중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감염병 전담병원 응급실은 13일 하루에만 호흡 곤란 등 위급환자 10여 명에게 ‘수용 불가’를 통보했다. 이 때문에 서울 환자가 전북 전주시의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일도 발생했다. 응급실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119구급대가 위급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채 장시간 헤매는 경우도 허다하다.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특수 구급차는 통상 4시간 이상은 연속해서 음압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최근 환자 이송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도중에 구급차를 교대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끝내 빈 병상을 찾지 못하고 응급실에서 숨을 거두는 환자도 적지 않다. 서울 B병원 응급실에서는 지난달 말 46세 코로나19 환자가 치료 도중 숨을 거뒀다. 의료진이 직접 입관 뒤 장사시설로 보내려 했지만 ‘순서가 밀려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몇 안 되는 코로나19 장사시설이 포화상태가 된 것이다. 결국 이 환자의 시신은 사흘 후에야 응급실에서 옮겨졌다.○ 의료단체 “일상 회복 멈추자” 긴급 제안이달 초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전립샘비대증으로 며칠간 소변을 누지 못한 70대 환자가 찾아왔다. 의료진이 응급 처치를 했지만 호흡 곤란과 고열 증상이 생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코로나19로 재택치료 중인 환자였다. 이 환자는 수차례 관할 보건소에 증상을 호소했지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자 자신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자가 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우고 응급실을 찾았다. 결국 방호복 없이 환자를 살핀 의료진 6명은 자가 격리됐고,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응급실 의료진은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응급실에선 지난달 이후 의료진 16명 중 7명이 사직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좌절감과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실에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빈 병상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각 시도 병상 배정반은 응급실 내 환자를 ‘입원 중 환자’로 분류해 배정 우선순위를 낮게 두고 있다. 보건의료 단체들은 현장 역량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중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상 회복을 2주만 멈추고 민관이 힘을 합쳐 장기전에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김미화 정치부장은 “간호사 한 명이 중환자 4명을 돌보고 있다. 물 한 잔 마시지도, 화장실 한 번 제대로 가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한감염학회도 성명서를 내고 “진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심각한 인명 피해를 막으려면 강력한 거리 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간격이 3개월로 단축된다. 18세 이상 성인이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3개월만 지나면 맞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환자와 사망자 증가세를 꺾기 위해 부스터샷 확대가 절실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스터샷 간격, 3개월… 추가 아닌 ‘기본 접종’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차 접종 후 3개월(90일)이 지난 18세 이상 성인은 13일 0시부터 홈페이지(ncvr.kdca.go.kr)를 통해 부스터샷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당초 접종 간격은 18∼59세가 5개월, 60세 이상은 4개월 등이었는데 이를 일괄적으로 단축했다. 60세 이상은 31일까지 예약 없이도 가까운 병원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18∼59세도 네이버와 카카오톡을 이용한 당일 예약이나 의료기관을 통한 잔여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3차 접종이 이제 추가가 아니라 기본이라는 의견이다. 이번 조치로 연내 부스터샷 대상자는 1699만 명에서 2641만 명으로 늘어난다. 10월에 2차 접종을 마친 18∼49세 대다수는 내년 1월경 부스터샷 대상이 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 9000만 회분을 더 들여오기 때문에 (백신) 물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6개월로 유지하기로 했다.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도 곧장 노래방 등 방역패스 적용 시설 출입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2차 접종 후 짧으면 2개월 후부터 예방 효과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으니 이르면 3개월 후부터, 늦어도 6개월 전에는 맞아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 퍼지기 전 면역 강화해야”이번 조치는 2차 접종을 마친 고령층에서 돌파감염과 사망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연구에 따르면 부스터샷의 중증화 예방 효과는 2차 접종의 19.5배였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면역 인구를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홍 팀장은 부스터샷 후에 4차 접종이 필요할지에 대해선 “또 새로운 변이가 나오면 무슨 일을 일으킬지 모른다.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 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접종을 완료한 뒤 3개월만 지났어도 부스터샷을 맞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MA의 백신 전략 책임자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극도로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현재의 권고 사항은 백신 2회 접종 6개월 뒤 부스터샷을 맞으라는 것이지만, 접종 3개월이 되자마자 맞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과 그리스는 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정부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 부스터샷은 아직 검토하지 않지만 해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신을 맞고 사망한 경우 인과성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도 내년부터 위로금 5000만 원을 유가족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이전 사망자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관련 예산은 84명분이 책정돼 있다. 지금까지 인과성을 인정받은 접종 후 사망 사례는 2건이다. 추진단은 “지금도 국내 접종인원 100만 명당 피해 보상 인정 비율은 67건으로 핀란드(20건)나 일본(0.7건), 미국(0.004건) 등과 비교해서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가 ‘특단의 조치’ 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확산세 악화를 전제로 다음 주 발표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0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3차 유행 때 가장 강력한 조치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오후 9시 운영 제한이었다”며 “확산세가 더 추가된다면 다음 주에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면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포함한 특단의 방역대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볼 때 다음 주 확산세를 보겠다는 건 ‘버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현재 위중증 환자는 852명,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에 육박했다. 병상 대기자는 1258명에 이른다. 확진자는 사흘째 7000명을 넘었다. 일단 정부는 13일부터 18세 이상 모든 성인의 3차 접종(부스터샷)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비수도권 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려 병상 1800여 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 이후 네 번째 행정명령이다. 하지만 지난달 정부가 병상 부족의 대안으로 내놓았던 ‘모듈형(이동형) 병상’은 운영은커녕 아직 공사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보다 많은 환자 치료를 위해 모듈형 병원 등 특수한 시설들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모듈형 병상은 사전 제작한 음압병상을 부지로 운송해 바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 비코로나 환자들과 동선이 분리돼 전문가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모델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간격이 3개월로 단축된다. 18세 이상 성인이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3개월만 지나면 맞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환자와 사망자 증가세를 꺽기 위해 부스터샷 확대가 절실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스터샷 간격, 3개월…추가 아닌 ‘기본 접종’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차 접종 후 3개월(90일)이 지난 18세 이상 성인은 13일 0시부터 홈페이지(http://ncvr.kdca.go.kr)를 통해 부스터샷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당초 접종 간격은 18~59세가 5개월, 60세 이상은 4개월 등이었는데 이를 일괄적으로 단축했다. 60세 이상은 31일까지 예약 없이도 가까운 병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18~59세도 네이버와 카카오톡을 이용한 당일 예약이나 의료기관을 통한 잔여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3차 접종이 이제 추가가 아니라 기본이라는 의견이다. 이번 조치로 연내 부스터샷 대상자는 1699만 명에서 2641만 명으로 늘어난다. 10월에 2차 접종을 마친 18~49세 대다수는 내년 1월경 부스터샷 대상이 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 9000만 회분을 더 들여오기 때문에 (백신) 물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6개월로 유지하기로 했다.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도 곧장 노래방 등 방역패스 적용 시설 출입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2차 접종 후 짧으면 2개월 후부터 예방 효과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으니 이르면 3개월 후부터, 늦어도 6개월 전에는 맞아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 퍼지기 전 면역 강화해야”이번 조치는 2차 접종을 마친 고령층에서 돌파감염과 사망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연구에 따르면 부스터샷의 중증화 예방 효과는 2차 접종의 19.5배였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본격 확산하기 전에 면역 인구를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홍 팀장은 부스터샷 후에 4차 접종이 필요할지에 대해선 “또 새로운 변이가 나오면 무슨 일을 일으킬지 모른다.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 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접종을 완료한 뒤 3개월만 지났어도 부스터샷을 맞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최근 영국과 그리스도 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정부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 부스터샷은 아직 검토하지 않지만 해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 시간)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을 16~17세에도 긴급 승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 17세 청소년들에 백신 2차 접종을 한 지 6개월이 되자마자 부스터샷을 할 것을 권장했다. 정부는 백신을 맞고 사망한 경우 인과성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도 내년부터 위로금 5000만 원을 유가족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이전 사망자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관련 예산은 84명분이 책정돼있다. 다만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추진단은 “지금도 국내 접종인원 100만 명당 피해 보상 인정 비율은 67건으로 핀란드(20건)나 일본(0.7건), 미국(0.004건) 등과 비교해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내년 2월 청소년(12∼18세) 방역패스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정부가 일부 수정 방침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9일 진행된 특별 브리핑에서 “학부모와 관련 단체 의견을 수렴해 제도 시행 전 불안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이 사실상 ‘강제 접종’이라는 반발이 나오자 발표 6일 만에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다만 정 청장은 “안전한 등교와 일상 회복 지속을 위해 간절하고 강력하게 청소년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확산세와 관련해선 “거리 두기나 모임 제한을 하지 않으면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어느 시점에 비상계획을 발동할지 매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102명으로 연이틀 7000명 선을 넘었다. 이날 사망자는 57명.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3세 미만 사망자도 처음 나왔다. 최근 30일간 하루 평균 36명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교통사고 하루 사망자(11명)의 3배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하루 사망자가 100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황 악화에 대비한 비상조치도 미리 준비하겠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방역상황 안정화를 국정 최우선 현안으로 대처해 달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7175명. 8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첫날 1684명이던 하루 확진자 수는 37일 만에 4.3배 규모로 폭증했다. 4일 최다 확진자(5352명)가 나온 지 불과 나흘 만에 6000명 선을 뛰어넘어 7000명대가 된 것이다. 8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6500명을 넘어 전날 같은 시간보다 더 많았다. 9일 오전 발표될 최종 집계도 7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증가는 예정된 수순이다. 그래서 정부는 “신규 확진자 1만 명 발생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환자 병상과 의료인력 확충 그리고 재택치료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볼 때 어느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심각한 건 중환자와 사망자의 규모다. 이날 입원 중인 중환자는 840명으로 또 최다였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4.5%다. 위중증 환자 증가는 곧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유행 시작 후 코로나19로 4020명이 숨졌는데, 그중 1040명이 최근 30일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전망도 어둡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8일 내놓은 예측에 따르면 현재 방역 수준을 유지할 경우 12월 말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1만2000명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보름 전만 해도 ‘12월 중순 하루 확진자 6000명’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또 위중증 환자는 1767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새롭게 분석됐다. 3주 후 의료 현장의 부담이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방역당국도 아직 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확진자는 사상 최다인데 이동량은 크게 줄지 않고 백신 3차 접종도 속도를 못 내고 있기에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걸로 본다”며 “어느 시점에 특단의 조치, 즉 비상계획을 취해야 할지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일상 회복 추진의 핵심 근거인 중증화율(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잘못 예측했다고 시인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서 병상을 확보했는데 실제로는 2∼2.5%로 (중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환자 병상을 한계까지 확보해도 대략 (하루) 1만 명 정도까지의 확진자만 견딜 수 있다. 그 이상을 위해선 상당히 많은 의료적 조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병상 확보가 불가능한 경우 회복 가능성이 낮은 일부 중환자의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전망하고 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장은 8일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병상 수는 한정적인데 환자는 늘고 있다”며 “‘중환자실 우선 배정 기준’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증가세가 정부 예측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중환자 병실 포화에 따라 자택 대기 중 사망하는 경우가 늘면서 의료계에선 회복 가능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병상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만2000명을 넘어서고 중환자가 1800명에 육박할 것이란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오는 등 확산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 위드 코로나 준비, 중환자 예측부터 틀렸다 8일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840명에 달했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많다. 당초 정부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앞두고 하루 확진자 수 7000명에 대비해 병상을 늘렸다. 당시 확진자 가운데 중환자가 되는 중증화 비율을 1.6%로 잡았다. 하지만 이 중증 악화 비율이 정부의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최근 중증화율이 2.0∼2.5% 수준에 이르며 중환자실 가동률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스스로 환자 수 예측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코로나19 중환자가 수용 범위를 넘어 발생하자 의료계에선 ‘선별 입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 마련’ 토론회에 참석해 “말기 장기부전, 중증 외상, 말기 암, 심각한 뇌기능 장애, 예측 생존율 20% 이하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코로나19 환자는 중환자실 배정의 후순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발표한 ‘감염병 거점병원 중환자실 입·퇴실기준’을 설명한 것이다. 정부도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는 중환자 병실을 늘릴 수 있지만 이보다 늘면 많은 ‘의료적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비(非)코로나 중환자가 사용하는 병상 수를 줄이거나 코로나19 입원 기준을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확진 1만2000명-위중증 1800명’방역당국에 따르면 연이틀 7000명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역 상황이 유지된다면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이달 31일 확진자 수가 1만2158명, 위중증 환자 수가 1767명에 이를 것으로 8일 예측했다. 이는 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인 감염재생산지수를 1.28로 설정해 예측한 결과다. 지난달 3일만 해도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12월 말 예상 확진자 수를 1117명, 위중증 환자 수를 349명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뜻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예측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변수가 빠져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 일일 확진자 2만 명 이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가)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악화 상황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0월 20일 한국의 감염재생산지수는 0.84였으나 이달 1일 1.27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순위도 35위에서 7위로 올랐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난 미국(1.24)이나 이탈리아(1.23)보다 유행 상황이 더 나쁘다.○ 남은 ‘비상계획’은 다중이용시설 제한 감염병 유행이 사그라들기 위해선 국민 이동량이 줄어야 한다. 하지만 좀처럼 의미 있게 줄지 않고 있다. 11월 첫 주(1∼7일) 2억5141만 건이던 전국의 이동량은 지난주(11월 29일∼12월 5일) 2억3379만 건으로 2000만 건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계속된 방역 위기감에도 이동 자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추가 접종(부스터샷) 역시 10월 시작됐지만 가장 먼저 시작한 60대 이상 접종률도 아직 22.09%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부 내부에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의 특별방역대응계획 중 아직 시행하지 않는 것은 기존 거리 두기 때 적용하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정도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수도권 사적 모임 6명 제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확산세를 잠재우려면 오후 6시 이후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닫는 등 ‘록다운’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7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6400명을 넘었다. 이미 기존 하루 최다 확진자 수(4일 0시 기준 5352명)를 훌쩍 넘어섰다. 7일 오후 6시까지 집계된 확진자 수는 5400여 명이었는데 3시간 만에 1000명가량 늘어났다. 지역별로도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에서 2500여 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다. 경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000명을 넘었다. 부산 인천 등지에서도 이미 최다 확진자가 나왔다. 이대로라면 8일 오전에 발표될 0시 기준 전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7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위중증 환자도 7일 0시 기준 774명으로 유행 이후 가장 많았다. 위중증 환자 수는 1일부터 일주일 연속 700명대다. 사망자는 64명으로 4일(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계절성 바이러스 감염증마저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큰 유행 없이 사라졌던 인플루엔자(독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유아를 중심으로 세 가지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데믹(Triple+Pandemic)’을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1월 28일∼12월 4일) 6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598명이다. 인구 10만 명당 8.9명이다. 20대(5.7명)와 40대(6.0명)에 비하면 1.5배가량 많다. 영·유아 독감 발생도 지난해 10, 11월 외래환자 1000명당 3명 정도로 계속 유지됐는데 올해는 이를 웃돌고 있다.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영·유아 환자도 올해 급증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독감과 RSV 감염증 환자가 많지 않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전체적인 영·유아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등으로 방역의식이 낮아진 탓에 독감과 RSV 감염증이 유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독감과 RSV 감염증은 증상이 발열과 기침 등으로 코로나19와 같다. 증상만으론 어느 바이러스인지 구분조차 불가능해 방역 현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는 7일 0시 기준 3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만에 다시 12명 늘어났다. 특히 서울에서도 처음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열린 화상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4주가 (방역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라며 “방역의 벽을 다시 높일 수밖에 없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국민들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재택치료’ 중인 환자의 수가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다만 재택치료 환자가 가족에게 감염시키는 가정 내 감염 사례는 1% 수준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병상 부족 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1주 만에 7000명 늘어난 재택치료 환자지난달 26일 정부는 고령 확진자라도 당뇨, 호흡곤란 등 입원 요인이 없으면 재택치료를 ‘선택’이 아닌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그 후 재택치료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당국에 따르면 전국 재택치료 대상자는 지난달 30일 9702명이었던 것이 7일 1만6824명으로 증가했다. 일주일 사이에 7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증가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954명 가운데 2368명(47.8%)이 재택치료 배정을 받았다. 새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집에서 격리하는 셈이다. 다만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까지 재택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연령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사망률이 다른데 일괄 재택치료 방침은 잘못”이라며 “병상 가동률이 낮은 일반 중소병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평균 병상 가동률이 65% 수준인 중소병원에 코로나19 중증 위험환자를 더 수용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등은 이날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진료에 동네의원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재택치료 과정에서 우려할 문제로 꼽혀 온 ‘가족 내 감염’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11월 한 달 동안 재택치료자 298명을 모니터링한 결과 재택치료 도중 가족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사례는 3명이었다. 전체의 1% 수준이다. 이곳에서 모니터링하던 환자 중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이 3일 동안 나아지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20명(6.7%)이었다.○ 치료 못 해 사망자 늘어날 수도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954명으로 국내에서 일주일 연속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확진자 수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이날 77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조만간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환자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적절한 중환자 치료를 못 하며 집계에서 빠질 것이란 얘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위중증 환자가 하루에 70명씩 늘어나는 건 그만큼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조만간 환자가 중환자실 문턱을 밟지 못해 위중증 기록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서 4일 이상 병상 대기자만 310명에 달했다. 전체 1일 이상 대기자(919명) 중 70세 이상 고령이 494명,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425명이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0시 기준 사망자도 64명에 달했다. 일선 병원 중환자실은 이미 자체 발생 환자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들어 병원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과 환자를 치료하느라 타 병원에서 오는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내과 중환자실을 20% 줄여 코로나19 치료에 동원하는 형편이다. 비(非)코로나 중환자의 진료 환경 역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통 장기 이식 수술을 마치면 하루 이틀 경과를 보기 위해 중환자실에 머무는데, 중환자실이 줄어들면서 이식 수술에도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그간 영·유아와 어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상대적 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 감염자 수가 적고 위중증 악화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저연령층이 ‘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과 인플루엔자(독감)까지 유행 조짐을 보이며 ‘트리플데믹(Triple+Pandemic)’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영·유아 RSV-독감 환자 급증 RSV 감염증은 주로 영·유아 사이에서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다. 아이들의 침 등 분비물이 손에 묻어 전파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열과 콧물, 기침 등이 주요 증상이며 악화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용화된 예방 백신이 없고, 고위험군 아이에게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수동면역’ 요법을 쓰는 게 전부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인 최은화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에겐 오히려 코로나19보다 더 위험성이 큰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최근 한 달 사이(10월 31일∼11월 27일) 6세 이하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92명. RSV 감염증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계절성 바이러스인 만큼 전문가들은 앞으로 확산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본다.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지난 두 달간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했다가 잠잠해지더니 바로 RSV 감염증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독감도 마찬가지다. 11월 마지막 주(21∼27일) 1∼6세 외래환자 1000명당 5.7명꼴로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3명) 대비 2배 가까이 많다. 질병관리청이 정한 유행 기준(전 연령대에서 환자 1000명당 5.8명의 환자 발생)에 근접한 것이다. ○ “작년 유행 안 한 탓에 올해 위험”전문가들은 지난해 두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감염을 통해 자연면역을 획득한 영·유아가 그만큼 적어서다. 최 교수는 “그간 방역수칙 준수로 다른 바이러스들이 유행하지 않았다. (동시 유행은) 언젠가는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 바이러스 모두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보기 전까진 어떤 바이러스인지 알 수 없다. 충북 청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원성이 자자하지만 잔기침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이를 등원시키지 않도록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신을 맞지 못하는 저연령층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주 전(11월 7∼13일)만 해도 10만 명당 4.4명 수준이었던 9세 이하의 코로나19 발생률은 지난주 8.9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동 감염의 진짜 위험은 아이를 돌보는 고령층으로의 전파”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속속 아동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캐나다 등은 이미 5세 이상 접종을 진행 중이고, 미국도 지난달 2일 5∼11세 대상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한국은 접종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소아용 화이자 백신은 구매 허가부터 새로 해야 한다”며 “12월 안에 (소아 접종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신종 코로나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재택치료’ 중인 환자의 수가 1주일 만에 2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다만 재택치료 환자가 가족에게 감염시키는 가정 내 감염 사례는 1% 수준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병상 부족 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1주 만에 7000명 늘어난 재택치료 환자지난달 26일 정부는 고령 확진자라도 당뇨, 호흡곤란 등 입원 요인이 없으면 재택치료를 ‘선택’이 아닌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그 이후 재택치료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당국에 따르면 전국 재택치료 대상자는 지난달 30일 9702명이었던 것이 7일 1만6824명으로 증가했다. 1주일 사이에 7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증가세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954명 가운데 2368명(47.8%)이 재택치료 배정을 받았다. 새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집에서 격리하는 셈이다. 다만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까지 재택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연령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사망률이 다른데 일괄 재택치료 방침은 잘못”이라며 “병상 가동률이 낮은 일반 중소병원에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평균 병상 가동률이 65% 수준인 중소병원에 코로나19 중증 위험환자를 더 수용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등은 이날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진료에 동네의원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재택치료 과정에서 우려할 문제로 꼽혀 온 ‘가족 내 감염’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11월 한 달 동안 재택치료자 298명을 모니터링한 결과 재택치료 중에 가족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사례는 3명이었다. 전체의 1% 수준이다. 이 곳에서 모니터링하던 환자 중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이 3일 동안 나아지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20명(6.7%)이었다.치료 못해 사망자 늘어날 수도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954명으로 국내에서 일주일 연속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확진자 수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이날 77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조만간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환자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적절한 중환자 치료를 하지 못하며 집계에서 빠질 것이란 얘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위중증 환자가 하루에 70명씩 늘어나는 건 그만큼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조만간 환자가 중환자실 문턱을 밟지 못해 위중증 기록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서 4일 이상 병상 대기자만 309명에 달했다. 전체 1일 이상 대기자(982명) 중 70세 이상 고령이 547명,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435명이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0시 기준 사망자도 64명에 달했다. 일선 병원 중환자실은 이미 자체 발생 환자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들어 병원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과 환자를 치료하느라 타 병원에서 오는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내과 중환자실을 20% 줄여 코로나19 치료에 동원하는 형편이다. 비(非)코로나 중환자의 진료 환경 역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통 장기 이식 수술을 마치면 하루 이틀 경과를 보기 위해 중환자실에 머무는데, 중환자실이 줄어들면서 이식 수술에도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소민기자 somi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5차 감염까지 이어지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조만간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2명 추가돼 총 24명이다. 하루 만에 2배로 늘었다. 밀접 접촉자 600여 명을 포함해 조사 대상자는 약 1370명이다. 새로 확인된 12명 중 10명은 첫 확진자인 인천 40대 부부에서 비롯된 지역 내 ‘n차 감염’이다. 인천의 한 30대 남성도 1일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최종 확인됐다. 국내 오미크론 첫 접촉(11월 24일) 이후 일주일 만에 5차 감염까지 이뤄졌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파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나왔다. 인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9일 감염자(30일 확진)와 접촉 후 3일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음식을 서빙하고 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직접 접촉한 시간은 약 1분에 불과했고, 내내 마스크도 착용했다”고 전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유럽과 미국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확진자 중 중증 악화 사례는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위원회가 오미크론 발생 지역인 하우텡주 의료진을 인용해 발간한 보고서에도 ‘델타 변이 유행 때와 달리 산소 주입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가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 담겼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 속에 병상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1월 28일∼12월 4일) 동안 입원을 기다리다가 집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은 분명하다”며 “고령층 3차 접종과 청소년 기본접종이 여전히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더 이상 선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역패스 확대를 반대하는 여론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부터 식당 카페 학원 등에도 방역패스가 시행된 가운데 내년 2월 1일부터 소아·청소년(12∼18세)까지 확대 적용키로 한 결정의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의 한 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소년 적용 반대 게시물에는 6일 오후까지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5차감염까지 간 오미크론… 하루새 확진 12명→24명 추가확진 10명, 인천發 ‘n차 감염’… 확진자 접촉 조사대상만 1370명당국 “조만간 국내 우세종 가능성”… 일주일간 입원 대기중 13명 사망金총리 “백신접종 더는 선택 아니다”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델타 변이’는 4월 처음 확인된 뒤 7월 우세종이 되기까지 석 달이 걸렸다. 지난달 24일 국내에 상륙한 ‘오미크론 변이’는 1주일 만에 5차 감염까지 일으켰다. 이미 인천을 벗어나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이 역학조사를 통한 전파 차단 속도보다 빠를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마스크 쓰고 1분 남짓 대면접촉 후 감염방역당국은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30대 여성 A 씨 감염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감염자인 60대 여성 B 씨가 A 씨 식당을 찾았다. B 씨는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뒤 지난달 25일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판정을 받은 40대 부부를 차로 태워 준 지인의 장모로, 3차 감염자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음식을 나르고 계산할 때 외에는 B 씨와 전혀 대면하지 않았다. A 씨와 B 씨가 상대방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2분 미만’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이 식당에 1시간 정도 머물렀지만, A 씨는 나머지 시간 동안 주방에 머물렀다. 마스크도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둘 다 코로나19 백신은 접종하지 않았다. 하지만 A 씨는 이달 3일 코로나19로 확진됐고, 정밀검사(전장유전체 검사)에서 6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판정됐다. A 씨는 인천 미추홀구 교회를 중심으로 퍼진 다른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점이 없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B 씨의 바이러스가 식탁 등에 비말 형태로 남았다가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달 중순 호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다른 방에서 격리 중이던 여행객 간에 오미크론 변이 전파가 일어났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사람이나 물건이 오가지 않았다. 홍콩대 연구진은 “음식을 들여놓기 위해 문을 열 때 바이러스가 한 객실에서 다른 객실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주일 만에 5차 감염… “증상은 경미” 오미크론 변이가 새로 감염된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 전파력을 갖출 때까지 증식하는 데 걸린 시간은 1, 2일에 불과했다. 최초 감염자인 인천 40대 부부는 지난달 24일 입국했다. 여기서 4차례 전파를 거친 5차 감염자인 30대 남성 C 씨는 1주일 뒤인 1일 시행한 검사에서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평균 1.8일마다 새로운 전파가 일어난 셈이다. 현재까지 국내 오미크론 변이 5차 감염자는 총 3명이다. 이런 전파 속도는 기존 비(非)변이 바이러스는 물론 델타 변이보다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변이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 감염 땐 5차 감염까지 17일 걸렸다. 올 7월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 확진자 수십 명이 나왔을 때도 새로운 전파가 일어나기까지 평균 2일 걸렸다. 지금까지 나온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4명 가운데 16명은 확진 당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24명 모두 건강 상태가 안정적이고 증상이 경미하다고 밝혔다.○ 대학가 비상… 인력 부족에 역학조사 한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과 밀접 접촉했거나 동선이 겹친 이들은 약 1370명. 이 중 10명이 이미 변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오미크론 의심 소견을 받았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를 중심으로 의심환자가 늘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10대 여성 한 명은 이 교회를 방문한 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반 학생 36명은 일단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잠복기가 남아 있어 추가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충북 진천군의 70대 여성 확진자는 인천 교회 방문 후 택시비를 현금으로 치러 방역당국이 접촉자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각각 경희대와 서울대, 한국외국어대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3명도 이 교회 방문 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경희대와 서울대는 해당 유학생들과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할 방침이다. 한국외국어대는 14일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방역당국 안팎에선 향후 오미크론 추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방역요원들이 지쳐 있는 데다 인력 확충이 어려워 역학조사가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인천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밀접 접촉자 전원을 자가 격리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진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안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서울 지역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비수도권에서도 처음으로 의심환자가 나왔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역당국은 경희대, 서울대,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명에 대해 변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돼 정밀검사(전장유전체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한국외국어대 A 씨는 지난달 29일∼이달 1일 대면수업을 듣고 도서관을 이용했다. 방역당국은 A 씨와 동선이 겹친 13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A 씨 등 3명은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판정을 받은 40대 부부가 소속된 인천 미추홀구의 한 대형 교회 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에 사는 70대 여성 B 씨도 이 교회를 방문한 뒤 오미크론 변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비수도권에서 오미크론 변이 의심환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이들처럼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의심환자는 총 14명이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전날 3명과 이날 3명이 각각 추가돼 총 12명이 됐다. 추가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40대 부부를 통해 3차 전파가 이뤄진 30대 여성 등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어려서부터 심장질환이 있어서 백신 접종을 포기한 것인데 이제 저 같은 미접종자는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인 대학생 하모 씨(23)는 최근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방침에 대해 “연말 약속은 모두 취소하고, 밥은 혼자 먹어야 하나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이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등 5개 업종에서만 시행됐던 방역패스가 식당과 카페,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PC방 등 업종에도 적용된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미술관 등 예매 관람이 일반적인 업계에는 미접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장까지 방역패스가 확대된다는 정부의 방역 강화 발표 이후 방역패스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계도 기간을 고려해 13일부터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티켓을 취소하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확대보다는 병상을 확충하고 고령층 중환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패스가 효과를 보려면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접종자의 감염이 많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확진자 중 80%의 감염 경로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강한 조치를 짧고 굵게 시행해 시간을 벌며 병상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맞아 귀국하려 했던 교민과 유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최근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하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게 항공편 중단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아프리카 지역의 유일한 직항편인 에티오피아 항공편에 대해 4일부터 2주간 운항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내가 검진을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급히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3일 만에 입국을 포기했다”며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가지 못해 아내 약이 다 떨어져 가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방학을 맞아 13일 입국할 예정인 미국 유학생 이모 양(17)은 예약해놓은 항공권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3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 양은 “방학이 20일뿐인데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한국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혹시나 미국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학업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휴가를 내고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직장인 황모 씨(25)는 “코로나로 2년 만에 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공항 출발 약 5시간 전인 1일 저녁에 ‘해외 입국자 10일간 자가 격리’ 보도를 접했다. 회사 복귀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 씨(29)는 지난달 위드 코로나 이후 잡아놨던 동창 모임, 회사 송년회 등 연말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강화된 방역조치로 모임 인원이 6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연말을 함께 보내기로 한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의 약속 5개를 모두 취소했다”며 “6명까지 모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다 같이 모이기로 한 상황에서 4명을 제외하는 것이 곤란해 아예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의 접촉 규모가 하루 만에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에도 이미 전파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인천 A 씨(40대 여성) 부부의 10대 아들도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같은 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A 씨 부부와 지인 B 씨(30대) 등의 접촉자는 이날 오후까지 1000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A 씨 부부가 공항에서 B 씨의 차를 타고 귀가한 사실을 숨기며 접촉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방역당국은 “(비수도권 전파)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감시 및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일주일도 안 돼 주요 국가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에는 미국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왔다. 국내 첫 감염자인 A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에서 B 씨를 만나 보건소와 집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약 50분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는데도 (B 씨가) 감염됐다”며 “전파력이 진짜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266명이다. 이틀 연속 최다 확진자 수다. 위중증 환자도 7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의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오미크론 위협까지 커지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형태의 방역 조치를 도입할 방침이다. 다만 어려운 자영업자의 현실을 감안해 사적 모임 인원을 한꺼번에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다시 제한하기보다 일부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미접종자 인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도권 사적 모임 제한을 10명에서 6명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인 모임에 백신 미접종자를 1명 또는 2명 포함할지를 두고 방역당국 내에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식당·카페 이용 시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정부는 방역 강화 방안을 3일 발표한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급격한 거리 두기 강화보다는 (현재 조치를) 어떻게 미세 조정할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된 A 씨 부부가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공항에서 A 씨 부부를 자택까지 태워준 30대 B 씨는 백신 미접종자다. 규정대로라면 A 씨 부부가 코로나19로 확진된 25일부터 자가 격리 대상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역학조사 당시 B 씨의 차에 동승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B 씨가 인천 다중이용시설 여러 곳을 다니는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 3명이 추가 감염됐다. 특히 이 중 한 명은 28일 인천의 한 대형 교회에서 열린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도 참석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여했으며, 다른 예배에도 약 400명이 참석했다.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된 접촉자가 900명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B 씨 부인의 친구 등 접촉자 4명은 2일 추가로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인천시는 A 씨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고발을 검토 중이다. A 씨는 “당시 경황이 없어 ‘방역택시를 이용했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것 같다”며 오미크론 변이 유입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고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인천 거주 40대 여성 A 씨는 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전파가 이렇게 빠를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와 역학적으로 관련된 접촉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은 전국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초기에 미각·후각 상실”A 씨는 지난달 19일 처음 목이 아팠다고 전했다. 남편과 함께 세미나 참석차 나이지리아에 간 지 닷새 만이었다. 21일부터 냄새와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고, 설사도 했다. 이런 증상은 22일부터 점차 사라졌다. A 씨 남편은 지난달 24일 인천행 항공기에서 처음 오한 증상을 보인 뒤 미각과 후각이 무뎌지고 미열이 나타났다. 다만 증세가 무겁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을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은 기존 코로나19와 달리 초기에 미각과 후각 상실이 없었다고 설명했었다. A 씨는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냉방병이나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며 “가벼운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2일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건 A 씨 부부와 아들, B 씨 등 6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가족과 지인 등 7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A 씨는 “가장 심하게 앓았던 건 나와 남편이었고, 그 다음은 아들과 B 씨, B 씨의 부인 순이었다”고 말했다. 감염이 2차, 3차로 진행할수록 덜 아프고 짧게 앓았다는 얘기다. 특히 B 씨의 60대 장모는 당뇨병 환자인데도 별 증상이 없었다고 한다. A 씨는 “바이러스가 전파를 거듭할수록 더 약해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했다. ○ “이동 내내 마스크 썼는데 감염”A 씨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에 크게 놀랐다고 했다. A 씨 부부가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 B 씨가 자가용으로 보건소와 자택에 데려다줬다. 이동 시간은 50분 정도였다. 3명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도 B 씨가 A 씨 부부를 통해 감염됐다는 것이다. A 씨 부부가 KF94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걸 감안해도 빠른 전파 속도다. A 씨는 “남편과 B 씨가 차에 타기 전 잠깐 악수를 했는데 그때 옮은 게 아닐까 싶다. 전파력이 진짜 강한 것 같다”고 했다. B 씨를 통한 3차, 4차 감염도 빠르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B 씨는 지난달 28일 뒤늦게 나타난 오한 증세로 29일 재검사를 받아 30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그런데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27일에 B 씨와 만났던 지인도 3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B 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B 씨 부인의 친구 등 4명도 이달 2일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비(非)변이 바이러스는 통상 접촉자의 몸속에서 전파력을 갖출 때까지 3∼5일의 잠복기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미크론 변이는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 B 씨와 그 주변 확진자와 관련한 접촉자는 900명 수준이다.○ 접촉자 1000여 명…전국 확산 가능성A 씨 부부는 지난달 25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통보를 받았고, 이달 1일 정밀검사(전장유전체 검사)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A 씨 부부와 별개로 나이지리아 여행 후 1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확진된 50대 여성 2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와 역학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3명에 이른다. 50대 여성 2명과 같은 항공기에 탔던 승객 141명까지 포함하면 오미크론 변이 관련 접촉자 규모는 1000명을 넘어선다. 하지만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탓에 접촉자를 추적해 격리하는 방식의 역학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내 확산을 막기엔 이미 늦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2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비수도권으로도 전파됐을 우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연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5000명대,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 700명대 등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까지 현실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행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의료체계 붕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감당 가능한 중환자 수, ‘마지노선’ 직전” 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처음으로 4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4일(4115명) 이후 일주일 만이다. 위중증 환자 수도 723명으로 최다였다. 현재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원 위중증 환자 750명이 한국 의료 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봤는데 이미 가까워졌다”며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중환자실 여유가 줄면서 비(非)코로나19 환자 치료는 이미 지장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상 부족 문제는 지난해 3차 유행 당시를 넘어선 수준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일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환자들의 중환자실 입실을 제한하자”고 밝혔다. 병상 부족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학회 차원에서 회복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 위주로 병상을 배정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0.7%로 전날에 이어 90%를 넘었다. 대전과 세종은 입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이 하나도 없다. 문제는 지금이 ‘정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의 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사람 수)와 중증화율 등 방역 지표가 그대로 유지되고, 정부의 방역 조치에 변화가 없다면 내년 1월 초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월 말에는 일일 확진자가 지금의 2배인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역학조사는 사실상 ‘포기’ 상황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접촉자를 일일이 추적해 조기 격리하는 기존 역학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지 오래다. 접촉자를 찾아내는 것보다 확진자가 새로 나타나는 속도가 더욱 빠른 탓이다. 수도권의 한 역학조사관은 “최근 조사량이 늘면서 확진자가 들른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이고 노래방이나 헬스장 같은 고위험 시설조차 조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역학조사 등 방역 대응 체계를 더욱 촘촘히 가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한 역학조사관은 “인력 보강 없이 역학조사를 꼼꼼히 하라는 건 현장 사정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들이 다시 ‘방역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행 상황이 심각해지는데 정부가 내놓는 방역대책은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독려에 그쳤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의 한 위원은 “방역은 심리다. (위드 코로나 이후) 느슨해진 심리가 다시 강화되기는 쉽지 않은데 정부가 아직까지 필요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4000명대에서 5000명대로 늘어난 지금의 확진자 증가세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비상사태라도 선언할 상황”이라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금이 비상이며 위기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