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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러시아 공장 유지 여부에 대한 경영진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공장 매각도 주요 시나리오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르노, 일본 닛산 등 경쟁사들이 연이어 철수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도 생산 설비 유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러시아 정세와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경영진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는 러시아 공장 매각 시 시나리오와 영향을 분석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8, 9월 두 달 동안 단 한 대의 차량도 팔지 못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1, 2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러시아 현지와 유럽시장에 매월 1만7000여 대씩 판매했다. 3월부터 부품 공급이 막히면서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을 멈춰 세웠다. 재고 차량 판매 등 영업 활동은 이어져왔지만 7월(14대) 이후로는 이마저도 끊긴 것이다. 러시아 발트해 연안 도시 칼리닌그라드의 현지 업체 압토토르에 위탁했던 차량 생산도 최근 중단했다.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건 정상적인 금융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공장 유지를 위한 인건비나 전기 및 수도 요금, 세금 등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인해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러시아 법인으로의 송금도 불가능하다. 결국 러시아 법인이 유보 현금을 소진하거나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버텨야 한다. 현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원리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낼 수도 있다. 경쟁사들은 금융 거래의 어려움과 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르노는 5월 글로벌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던 러시아 시장을 포기했다. 단돈 2루블(약 50원)에 러시아 정부와 모스크바시에 공장과 자산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6년 이내 같은 가격으로 지분을 되산다는 단서 조항(페이백)을 달았다. ‘합법적으로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을 피해 간 것이다. 일본 닛산도 11일(현지 시간) 6년 뒤 페이백을 조건으로 러시아 내 1조 원대 생산 설비와 자산을 1유로(약 1390원)에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에 넘기기로 했다. 일본 도요타는 9월 러시아 공장의 생산 종료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장을 당장 매각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는 2010년 연 생산 20만 대 규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했다. 2016년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직접 러시아 공장을 찾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당시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후에도 202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GM 공장을 추가 인수하는 등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내 시장점유율 2위까지 올랐다. 게다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도 러시아에 함께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반 구축도 시작했다. 러시아 상황이 언제 급변할지 알 수 없는 만큼, 현대차가 최대한 버텨보려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오는 배경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3년 만에 객실승무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4일까지 객실승무원 지원서를 접수받는다고 14일 밝혔다. 채용 규모는 100명 이상이다. 대한항공 채용 홈페이지(recruit.koreanair.c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2023년 2월 졸업예정자는 지원할 수 있다. 토익 550점 이상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능력을 갖춰야 하며, 교정 시력 1.0 이상에 해외여행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여행 수요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여객 수는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일부 객실승무원은 휴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 무비자 관광이 재개되는 등 올해 연말부터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을 꿈꿔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가질 기회조차 없었던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목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상황과 지원자 편의성 등을 고려해 전형 방식을 일부 바꿨다. 우선 3분 이내로 지원자가 직접 동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심사하는 ‘비대면 동영상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비대면 동영상 면접으로 시공간적 제약을 줄여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체력 테스트 방식도 바뀐다. 지원자들을 소집해 실시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체력인증방식으로 대체한다. 지원자들은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희망하는 일시에 전국 76개 지역 인증센터 중 편리한 장소 및 시간을 예약해 무료로 인증을 받으면 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약 5조 원의 재원을 풀어 중소 부품 협력사 지원에 나선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돕고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13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협력사들의 상생 협력을 위한 지원 방안이 발표된다. 지원 규모는 약 5조 원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지원 방식은 19일 정부와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도 참석할 것으로 예고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고환율 효과와 함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조979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부품사들은 수입 물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부품사들을 상대로 긴급 자금지원을 하고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대비한 연구개발(R&D)을 돕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12월에도 중소 부품 협력사에 1조6728억 원을 지원하는 상생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약 300개의 1차 부품사와 약 5000개의 2, 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생 방안도 운영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제임스 본드(영화 007 시리즈 주인공)의 스포츠카가 중국 지리의 포트폴리오에 합류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중국 지리홀딩그룹(지리홀딩)이 1913년 설립된 영국 고급차 브랜드 애스턴마틴 지분 7.6% 인수를 발표하자 외신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중국 자본의 우산 아래 들어가고 있다는 데 대한 충격이 이유였다. 애스턴마틴은 비록 지리홀딩의 이사회 참여는 제한했지만, 향후 중국 지리(吉利)차 등 지리홀딩 산하 브랜드들과의 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 경쟁에서 밀리고 최근 경영난마저 겹친 유럽의 전통적 강호들이 재도약을 위해 중국 자동차회사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지리홀딩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해 오던 애스턴마틴이 결국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결정적 이유는 자금난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매출 하락세를 단기간 내에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유럽 완성차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진인 유럽은 장기간 소비 침체를 겪어 소비 여력이 부족하다. 거대 소비 시장으로 기대하고 있던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중국 등 새로운 시장을 단기간 내에 개척하는 게 생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유럽 업체들의 어려움은 지리홀딩에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됐다. 지리홀딩은 2010년 볼보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유럽 브랜드 파워와 기술을 활용해 중국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 유럽 브랜드들 중 지리홀딩에 지분을 매각한 곳은 이미 다수다. 올해 5월 프랑스 르노가 한국의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를 지리홀딩에 팔았다. 지리홀딩은 단숨에 2대 주주에 올랐다. 2017년에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가 지리홀딩의 산하로 들어갔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AG마저도 지리홀딩이 지분 9.69%를 갖고 있다. 유럽 브랜드들에 중국 자본이 흘러가면서 유럽과 중국 간 협업 프로젝트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리홀딩은 앞서 올해 1월 르노 및 르노코리아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다임러AG가 운영하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도 2020년 합작사로 전환했다. 유럽차의 지리홀딩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방한한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수억 유로 규모) 한국 투자의 전제 조건은 지리홀딩과의 조인트벤처”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지리홀딩의 도움 없이 자체 역량만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리홀딩의 확장세가 빨라지자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르노의 오랜 파트너였던 일본 닛산은 최근 르노가 지리차와 협력을 강화하자 제조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에서 기술 유출은 필연”이라며 “전기차로의 전환이 늦은 유럽 업체들의 선택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짚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조명에 인공 음향도 내 취향에 맞춰주는 차, 개인 맞춤형 콘텐츠가 서비스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스스로 똑똑해지기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이 ‘똑똑한 차량’을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만 18조 원을 투자한다. 우선 2025년까지 전 세계에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무선 업데이트(OTA)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SW로 정의되는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현대차그룹은 12일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SW 중심 모빌리티(이동수단) 비전을 공개했다. 차량용 SW 강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SW 강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개인화된 서비스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선 내년부터 일부 차종에서 운전자가 자신의 개성에 따라 차량을 꾸밀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가 나온다. 전기차의 인공 음향이나 실내조명 색상 등부터 시작해 점차 ‘개인 맞춤형’ 서비스 품목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개인화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로보 택시’를 포함한 외부 서비스와의 연계도 가능해진다. 현대차그룹은 SDV 보급이 확대되면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 차량이 올해 말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무선 OTA를 통해 차량 SW가 최신 상태로 유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2023년부터 선보이는 모든 신차에는 무선 OTA를 탑재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체 라인업이 무선 OTA 가능 차량이 된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부사장)은 “기능과 성능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구입 후에도 더 발전하고 똑똑해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투입할 18조 원은 △커넥티비티(연결성) 및 자율주행 등 신사업 기술 개발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대상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으로 나눠 집행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8월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의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3억3900만 달러(약 48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SW 인력 채용을 늘리고 연구개발(R&D) 조직 확대도 추진한다. 차량 SW 성능을 극대화하는 공용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기차 모델에 따라 별도 사양이 적용됐던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하고, 제어기 수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SW 경쟁력에서 앞선 테슬라가 미래 모빌리티의 강자로 떠오르자, 이를 따라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뉴 오토’ 전략을 공개하고 SW 인력 확충을 위한 조직 정비와 투자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SW 전문 자회사 ‘우븐플래닛’을 앞세워 차량용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정KPMG가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를 분석한 결과 자율주행(37%)과 SW 협업(12%) 관련 투자가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국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하드웨어 기술 위에 최적화된 전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더하고, 그 적용 영역을 확대해 더 큰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중순 선보인 신형 전기차 ID.4(사진)가 전체 수입 전기차 중 월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성능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ID.4는 9월 한 달 동안 667대가 팔렸다. 9월 한 달 동안 팔린 수입 전기차 4024대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2위는 아우디 Q4 e-트론 40(518대)였다. ID.4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로 실용성과 함께 폭스바겐 차량의 특징인 탄탄한 주행성능, 최신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을 갖추고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05km. 최대 충전 용량 135kW(킬로와트)의 급속 충전 및 11kW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모두 지원한다. 최대 급속 충전 속도로 충전 시 약 36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5∼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량 가격은 5490만 원으로, 651만 원의 국비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의 회생 제동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어냄으로써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이 전기차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회생 제동은 전기차가 속도를 줄일 때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스템으로, 내연기관의 부드러운 제동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이를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기도 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의 울컥거림을 최소화했고, 노면 소음 및 풍절음 등도 최소화해 주행 질감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ID.4에는 5.3인치 크기 계기판에 속도, 주행거리 등을 보여주는 시스템과 함께 12인치 디스플레이, 무선충전 시스템, 운전석과 뒷좌석 등의 온도를 개별 설정할 수 있는 자동 에어컨 등도 기본 탑재돼 편의성을 높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이라는 콘셉트에 맞춘 차량으로, 쾌적한 전기차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가 ‘뉴 푸조 408’(사진), 신형 전기차 e-208 등 신차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푸조는 17일(현지 시간) 개막 예정인 2022 파리 모터쇼에서 다수 신차를 일반 관람객에게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푸조의 ‘뉴 푸조 408’은 중형 세단으로, 지붕에서부터 트렁크까지 자연스럽게 내리뻗은 패스트백 형태를 띠고 있다. 푸조는 투명한 구체 내부에 차량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상하 구분 없이 어느 방향에서나 뉴 푸조 408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푸조는 2023년부터 전 제품에 하나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제공하며, 2030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 전량을 전동화 모델로 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에 맞춰 신형 전기차 e-208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형 e-208은 kWh당 8.3km의 전비와 115kW의 출력을 통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400km 이상의 성능을 갖추게 된다. 아울러 중형 수소전기상용차 e-엑스퍼트 하이드로젠, 최대 112km까지 주행 가능한 신형 전기 스쿠터 e-스트리트존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7월부터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에 참가한 푸조9X8하이브리드 하이퍼카의 실물도 선보인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 뒤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대만 간 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만과는 수출유사성지수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향후 미국 시장을 놓고 대만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주요국 수출 경합관계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7년 3.05%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38%로 0.3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대만은 1.81%에서 2.76%로 0.95%포인트 상승했다. 두 나라 간 격차가 1.24%포인트에서 0.62%포인트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점유율은 1.99%에서 3.93%로 1.94%포인트나 올랐다. 중국이 21.59%에서 16.73%로 4.86%포인트 점유율이 낮아진 사이 한국보다는 베트남과 대만이 상대적으로 큰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과 대만 간 경쟁 구도에 주목했다. 한국과 대만의 수출유사성지수는 2017년 0.351에서 지난해 0.373으로 증가했다. 수출유사성지수는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을 수치화해 특정 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 정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산 반도체 수입이 줄어든 자리를 놓고 한국과 대만이 경쟁하면서 수출유사성지수도 0.480에서 0.575로 올랐다. 보고서는 “2018년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영향으로 메모리 모듈 수입처가 중국산에서 한국산, 대만산으로 바뀐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경우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올랐지만 한국과의 수출유사성지수는 2017년 0.206에서 지난해 0.189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을 르노그룹의 핵심 수출 기지로 키울 방안을 찾겠습니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사진)이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시장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6년 동안 한국에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수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한화 기준으로는 약 1조 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 메오 회장은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 세아트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20년부터 르노그룹을 이끌고 있다. 한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르노그룹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어려운 행보를 걷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라다(아브토바즈)의 지분과 공장 등을 단돈 2루블(약 50원)에 모스크바 시정부 등에 매각했다. 다만 6년 내 지분 재매입 조건을 달아 러시아의 완전 국유화 시도는 막아둔 상태다. 한국 시장에서는 올해 1∼9월 3만9487대를 팔며 국내 시장 점유율 4위(3.9%)에 그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측은 중국 지리홀딩그룹 산하 볼보의 최신 플랫폼을 활용해 2024년 선보일 중형급 하이브리드 차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데 메오 회장은 “한국에서의 위치를 재정립하겠다”며 “다만 한국 시장에 맞는 차량을 제조 판매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형 차량에 집중된 라인업을 중대형 차량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나 콘텐츠 및 인포테인먼트 업체들과 협업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데 메오 회장은 “장기적 파트너를 찾고 견고한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제트기류(강한 편서풍)와 러시아 영공 제한 탓에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비행시간이 예정보다 3시간 늘어났다. 이에 승무원 교체를 위해 일본에서 ‘테크니컬 랜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미 동부를 출발한 비행기의 운항 시간 증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간) 뉴욕 존F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221편은 출발 19시간 5분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이 비행기의 비행 예상 시간은 15시간 40분이었다. 하지만 편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소요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뉴욕을 출발하기 전 일본 나리타 공항에 착륙해 승무원들을 교체하는 ‘테크니컬 랜딩’을 하기로 결정하고 승객들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했다. 해당 항공기는 에어버스 A350-900 기종으로, 승객 290명이 타고 있었다.항공업계에서는 겨울철을 맞아 미 동부(워싱턴, 애틀랜타,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에서 인천으로 오는 노선의 비행시간 증가를 예상해왔다. 현재 러시아 영공 사용이 중단돼 있어서다. 북미와 유럽 등을 오가는 항공편은 모두 러시아 영공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와 우회하는 노선(태평양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이 노선의 비행 고도에서는 겨울철 시속 150∼400km 정도의 강한 편서풍(제트기류)이 불고,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는 제트기류를 정면으로 맞는다. 이 때문에 평소 15시간 걸리던 미 동부 출발 항공편이 17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업계에서는 향후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일보 10월 5일자 A14면 참고제트기류에 의한 ‘테크니컬 랜딩’이 발생한 건 OZ221 편이 처음이다. 다만 8일 출발한 OZ221편 외에는 테크니컬 랜딩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 A380이나 보잉 B747, B777, B787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중형기 A350 기종이라 제트기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겨울철 비행시간 증가가 우려됐던 만큼 테크니컬 랜딩에 대비해왔다”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이 국내외 누적 200만 대를 넘어섰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8월 말까지 현대차, 기아 브랜드로 생산된 하이브리드 차량의 누적 판매량은 200만6795대로 나타났다. 외부에 전원을 연결해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은 2009년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로 시작됐다. 두 모델은 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단, 판매량은 2010년까지 연간 6000대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를 내놓은 뒤 2009년 이미 200만 대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생산 전략에서 경쟁사에 비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차 쏘나타, 기아 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라인업을 늘려 나갔다. 최근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현대 투싼,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21년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간 판매량은 36만6665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미 32만7095대가 팔렸다. 일부 차종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내연기관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쏘렌토의 경우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4만3291대 중 하이브리드 비중이 74.6%(3만2301대)이며, 기아 K8도 같은 기간 판매량 2만9108대 중 58.6%(1만7061대)다. 쏘렌토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을 계약할 경우 약 11개월 후 받을 수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비가 높다. 또한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기차에 비해 관리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022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9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골프 대회다. 제네시스는 인천 연수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우승상품 3억 원을 포함해 총상금 15억 원을 내걸었다. 우승자에게는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80도 주어졌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자리 매김을 위해 2017년부터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같은 해 열기 시작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오픈’은 2020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로 격상됐다. 올해부터는 PGA 내에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도 추가됐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골프 투어 후원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견고하게 하기 위한 중요한 스포츠 마케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은 데뷔 11년 차인 김영수 선수(33)에게 돌아갔다. 그의 데뷔 첫 우승이다. 다른 그룹들도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날 그룹이 운영하는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의 마지막 경기를 직관했고, 전날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 은퇴식에 직접 참석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이 국내외 누적 200만 대를 넘어섰다.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 내연기관차보다 효율은 높고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현대차, 기아 브랜드로 생산된 하이브리드 차량의 누적 판매량은 200만6795대로 나타났다. 이 수치에는 외부와 연결돼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포함되지 않았다.2009년63122011년3만13502013년7만10752015년5만80132017년20만88992019년21만82642021년36만66652022년 1~8월32만70952009~2022년 누적200만6795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은 2009년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로 시작됐다. 당시 두 모델은 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판매량은 2010년까지 연간 6000대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를 내놓은 뒤 2009년에 이미 200만 대를 넘어섰다. 국내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는 일본차’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도요타, 렉서스, 혼다 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친환경차 생산 전략에서 경쟁사에 비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현대차그룹은 2011년부터 현대차 쏘나타, 기아 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갔다. 2016년에는 아이오닉 시리즈와 니로 등 친환경차 전용으로 개발하는 모델들을 선보이기도 했다.최근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현대 투싼,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21년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간 판매량은 36만6665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미 32만7095대가 팔리며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40만 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해외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일부 차종에서는 하이브리드차량이 내연기관보다 더 많이 팔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쏘렌토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4만3291대 중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74.6%(3만2301대)이며, 기아 K8도 같은 기간 판매량 2만9108대 중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58.6%(1만7061대)다. 이에 쏘렌토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을 계약할 경우 약 11개월 후 받을 수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비가 높다. 또한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기차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구입 시 친환경차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과,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이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합작법인을 만든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는 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GS 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두 회사가 약 1700억 원을 투자해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51%, GS에너지가 지분 49%를 보유하게 된다. 두 회사의 협력 방안은 지난해 9월 경영진 교류회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이차전지 재활용을 포함한 양사 핵심 신사업을 놓고 손을 맞잡는 방법을 찾아왔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는 연내 법인 설립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합작법인은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추출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의 성능 진단과 평가, 재사용 등과 같은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원료 추출 기술을, GS에너지는 자동차 정비 및 배터리 수거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차전지가 탑재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를 합한 수치가 2025년 54만 대에서 2040년 80배 이상인 4636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는 같은 기간 53GWh(기가와트시)에서 3455G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통상 연한 기준으로는 5∼20년, 주행 기준으로 10만∼20만 km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게 되면 핵심 원자재인 니켈, 리튬, 코발트 등 희귀금속 수급에 이점이 있다. 천연 광물 상태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금속 정제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전 세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2019년 1조6500억 원에서 2050년 6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차전지 원료와 소재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삼은 포스코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성일하이텍과 협업해 폴란드 배터리 재활용 공장 PLSC를 8월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과 관련한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두 그룹의 사업역량을 모아 에너지 전환이라는 산업적·사회적 변화 요구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유럽의 현 상황은 한마디로 ‘종합 병원’ 수준입니다.” 5일 재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가 국내 기업들의 현지 생산 공장에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은 조만간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권역별 시장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지만 유럽의 경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싱크탱크 HMG경영연구원은 이번 주에 내년 경영계획 수립의 기초가 될 세계 경제 전망을 경영진에 보고할 예정이다. 유럽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전망이 더 악화될 것”이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사업의 위기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4일 기준 헝가리의 천연가스 비축률은 74.31%까지 낮아졌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80%대 중후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 동유럽 국가는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자동차,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한국타이어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생산 설비가 다수 위치한 곳이다. 기업들은 이곳에서 만든 제품을 유럽 전역으로 판매한다. 우선 에너지 비용이 급상승했다. 헝가리의 경우 2019년 대비 올해 에너지 수입 금액이 약 4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유럽 내 전력 도매가격은 2020년 1월 MWh(메가와트시)당 47.4유로에서 올해 8월 421.4유로로 9배 가까이로 올랐다. 국내 기업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이 올라 이미 유럽 현지 공장 가동을 위한 비용이 대폭 올랐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향후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공급이 완전히 끊길 경우 내년 2월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률은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내년 에너지 부족 사태에 대비해 동유럽과 독일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있는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의 생산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유럽 현지 기업들도 서둘러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럽 시장 침체는 또 다른 근심거리다. 전 세계적 금리 인상 기조로 글로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등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이 늦게 이루어지면서 내년 하반기(7∼12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년 이내 유럽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32%로, 미국의 15%에 비해 크게 높게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의 지난달 대유럽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가 줄어 3월(―1.9%) 이후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대표 기업들 중에는 유럽 매출액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업들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삼성SDI(41%),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37.2%), 한온시스템(34%), 기아(25.7%), LG화학(22.3%) 등은 20% 이상의 매출을 유럽에서 올렸다. 현대자동차(16.4%), 삼성전자(15.7%), LG전자(15.0%)도 유럽 매출이 적지 않은 기업들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태풍 ‘힌남노’ 상륙 직전 골프를 치고 미술 전시회에 참석한 사실이 논란이 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달 6일 태풍의 영향으로 침수돼 현재 복구가 진행 중이다. 4일 국회 행안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에게 “포스코가 지난달 1일부터 태풍 대비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는데 직전 주말(지난달 3, 4일)에 골프를 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3일에 쳤다”고 인정했다. 최 회장은 “회사 매뉴얼에 제철소장이 재난대책본부장으로 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골프장에서 노닥거리면서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힌남노 피해 전날인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전시회에도 참석했다고 인정했다. 반면 야당은 포항제철소 인근을 흐르는 냉천이 범람하며 공장이 침수된 만큼 포스코와 최 회장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최 회장도 “짧은 시간에 기록적 폭우가 내렸고 만조 시간이 겹쳤다. (피해 전날)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회사로선 최선을 다했다”며 책임론을 반박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현지 중고차 경매업체를 인수하고 글로벌 중고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중고차 경매장 운영업체인 ‘그레이터 에리 오토 옥션(GEAA)’을 인수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미국 법인이 GEAA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인수 금액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해외에서 현지 중고차 업체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EAA는 중고차 거래가 많은 뉴욕, 오하이오 등 대형 소비시장과 가까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2003년부터 중고차 경매사업을 해온 업체다. 20만 m²(약 6만 평) 부지 경매장에서 5개의 경매 레인을 통해 연간 2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를 취급한다. 회원으로 등록된 딜러는 약 4000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리적 이점과 편의성, 저렴한 수수료 등 GEAA의 강점을 내세워 영업 범위를 새로운 지역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2025년 미국 주요 도시 내에 경매장 6곳을 확보하고 경매장과 연계해 도소매, 수출 등으로 사업을 강화해 2025년 이후 현지에서 연간 3000억 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게 목표다. 또 현장 경매 중심으로 운영되던 GEAA를 온라인 중심 경매장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다채널 네트워크 경매,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력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KOTRA에 따르면 미국 중고차 판매율은 신차 판매율의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중고차 판매량은 4080만 대로 신차(1700만 대) 대비 2.4배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판매와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산은이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의 인수합병(M&A)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최근 해상 운임의 급락으로 HMM의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각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 안팎에서도 HMM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HMM은 2016년 채무재조정을 통해 산은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산은은 HMM 지분 20.6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한국해양진흥공사(19.96%)와 신용보증기금(5.02%)까지 더하면 정책기관이 45.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까지 더하면 공공 보유 지분은 약 74%에 이른다. 3일 금융위원회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혁신 계획’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HMM을 지분 매각 대상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출자 목적이었던 유동성 지원이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고, 매각할 때 정부(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대우조선과 금호타이어,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등 17개사 지분은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HMM 조기 매각설에 일단 선을 그은 모양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도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HMM을 대우조선해양처럼 지금 바로 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칙적으로는 HMM의 민영화가 필요하지만, 시기는 신중하게 정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8월 해수부 업무보고에 “HMM의 공공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 민영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은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HMM 매각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지만, 속도는 시장 전망보다 더 느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기 민영화 가능성이 제기됐던 건 HMM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HMM은 2020년(9807억 원)에 이어 2021년 7조3775억 원의 흑자를 내며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쌓인 영업손실 누적액 3조8401억 원을 모두 털어냈다. 올해도 상반기(1∼6월)까지 6조8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운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HMM 실적 전망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1922.95를 기록하며 16주 연속 떨어졌다. 약 2년 만에 2000 선 밑으로 내려오면서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1월 7일보다 약 62% 하락했다. 소비 심리 악화, 최근 기업들의 재고 상승과 이로 인한 생산 감소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상 운임의 추락은 곧 HMM의 실적 하락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HMM 주가는 1만850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말(2만6900원) 대비 31.2%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도 HMM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 HMM의 영업이익이 1000억 원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HMM의 실적 악화가 예고되면서 기업 가치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때 15조 원을 넘나들었던 HMM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9조 원까지 떨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HMM의 몸값도 당분간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HMM이 2026년까지 15조 원을 투자해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해운 전략자산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HMM을 매수할 만한 후보도 없다. 해운업계에서는 10조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현대자동차, 포스코, CJ 등 대기업이 그나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만큼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HMM의 민영화는 대우조선보다 더 지난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첫 생산 차량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사진)가 출시 1년 동안 4만 대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공식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9월 29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4만5086대가 팔렸다. 캐스퍼가 월평균 3000∼4000대 수준에서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중 판매량 5만 대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스퍼는 제네시스를 제외한 현대차 브랜드 승용차 중 그랜저, 아반떼, 팰리세이드, 쏘나타에 이어 5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캐스퍼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캐스퍼는 올해 1∼8월 3만980대가 팔려 기아 레이(2만8936대)와 모닝(1만9686대), 쉐보레 스파크(7943대) 등을 제쳤다. 캐스퍼가 인기 차종으로 올라서면서 올해 국내 경차 전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GGM에 100% 위탁 생산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온라인 구매 시스템이 도입된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소비자들은 전용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을 통해 차량 정보를 찾고 구매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관련 ‘빅딜’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 회장은 한국 체류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 ‘잠룡’ 삼성전자, ARM 인수전 뛰어들까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ARM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럼에도 국내외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로서는 약한 고리인 시스템반도체 설계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보유한 ARM은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 등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0% 이상을 설계하는 회사다. 올해 내부적으로 자체 칩 설계 프로젝트에 착수한 삼성은 최근 ARM과의 모바일 AP 우선 제공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여전히 “예상되는 인수 효과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굳이 처음부터 나설 필요는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앞서 공동 인수 의사를 밝혔던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기업들과의 컨소시엄 인수 혹은 상장 전 일부 지분 인수 등 두 가지 시나리오가 업계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너지 효과를 취하면서도 단독 인수의 부담과 경쟁당국의 견제를 피할 수 있는 방향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이 ARM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ARM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조9000억 원이다. 이에 비해 현재 예상되는 인수 가격 50조∼70조 원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는 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삼성의 의구심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가 만드는 중앙처리장치(CPU) 중 일부는 이미 ARM을 앞선 것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종 ‘빅딜’ 여부 무관하게 적극 검토 나서야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최종 인수 결정과는 별개로 이번 ARM과의 다양한 제휴 가능성 검토를 긍정적인 기회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최종 무산이 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면서 실제 ARM과의 시너지가 무엇이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RM이 보유한 무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가능성이 수면에 떠오른 것은 올해 2월 ‘세기의 딜’로 불렸던 미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M&A)이 발표 1년 반 만에 최종 무산되면서부터다. 소프트뱅크는 이후 ARM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1일 오후 캐주얼 차림으로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손 회장은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방한 취지에 대해 “비즈니스 목적”이라고 짧게 답했다. 손 회장은 약 일주일간 한국에 체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이 이 부회장의 전향적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 귀국길에 “(손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