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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북한이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기습적으로 국지도발을 감행하면 한국군뿐 아니라 미군 전력도 보복 응징 작전에 참가한다.정승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이상 육군 대장)은 22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기습도발 시 함께 대응하는 내용의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이하 공동대비계획)에 공식 서명했다고 합참이 24일 밝혔다.이 계획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미 양국 합참의장의 합의로 추진해 온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 형식의 대북 작전계획으로 2년여 만에 완성됐다. 합참 관계자는 “양국 합참의장의 서명과 동시에 공동대비계획이 발효됐다”며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군이 미군에 전력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대북 전면전에 대비해 한미연합사령부 차원의 ‘작전계획(OPLAN) 5027’과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한 한국군의 작전계획은 있었지만 한미가 공유하는 국지도발대비계획은 없었다. 이 때문에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북한의 국지도발 시 한국군 전력만으론 신속하고 충분한 보복 응징이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 의장은 서명을 마친 뒤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강력하고 결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한미 공동대응 태세를 구축했다”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미 연합 전력으로 강력히 대응해 뼈저리도록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먼 사령관은 “공동대비계획은 북한의 도발위협이 그만큼 심각하고, 이에 맞설 강력한 한미 동맹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타격한다는 한국군의 작전개념이 공동대비계획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미국이 22일 공식 서명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공동대비계획)은 북한의 기습 도발 시 한미연합전력으로 신속하고 확실히 보복 응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도발을 해 올 경우 ‘도발원점’은 물론이고 지원부대와 지휘부까지 격멸하는 한국군의 공세적 대북 억제 방침을 미국이 수용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은 북한이 또다시 서북도서를 공격하면 황해도의 북한군 4군단 사령부(지휘세력)까지 타격하는 강력한 응징 방침을 세웠고, 공동대비계획에 이런 개념을 포함시킬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 합참은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한국군의 ‘초강력 보복 응징’을 허용한 공동대비계획이 남북 간 교전사태 시 확전을 막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유엔사령부 교전 규칙(AROE)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은 북이 도발하면 확실하고 철저하게 응징해야 추가 도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미 양국 간 견해차로 공동대비계획의 세부 내용의 조율에 시간이 걸렸고, 서명 일정도 계속 미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대남 도발 협박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미국도 한국의 공세적 대북 억제 기조를 공동대비계획에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으로선 한국군뿐만 아니라 미군 전력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감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공동대비계획에 북한의 기습도발 시나리오 30여 개를 상정하고, 각 도발 유형에 따른 육해공 전력 동원 규모와 운용 절차, 구체적인 보복 응징계획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주요 도발 시나리오에는 △서북도서에 대한 기습 포격이나 무력 강점 △북한 공기부양정이나 저속 항공기의 기습 침투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잠수함의 아군 함정 공격 등이 포함됐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국지도발을 감행하면 일차적으로 한국군이 자위권 차원에서 보복응징을 하고, 미군 전력을 지원받도록 명문화했다”고 말했다. 가령 북한이 서해 NLL 인근에서 아군 함정을 공격하거나 서북도서에 대한 포격 도발 및 기습 강점을 시도할 경우 한국군이 즉각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주한미군에 아파치(AH-64D) 공격헬기와 다연장로켓포(MLRS), A-10공격기와 F-16 전투기 등 전력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미군 전력의 지원 절차는 합참과 주한미군이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지만 사실상 북한 도발 시 미군이 ‘자동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도발 양상과 작전 환경에 따라 미군 전력이 북한의 영해와 영토에 ‘물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군을 지원하는 미군 전력에는 주한미군의 항공 포병 전력을 비롯해 주일미군, 태평양사령부의 전력까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2일과 23일 이틀 연속으로 인민군 제1973부대의 지휘부와 예하 대대를 방문해 전투 태세를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 제1973부대는 평안남도 지역의 11군단(일명 폭풍군단) 산하 특수부대로 유사시 서울 침투 등 후방 교란 임무를 맡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이달 7일과 14일에도 서북도서와 마주보고 있는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해 ‘타격 대상’을 지시하고, 실탄사격 훈련을 지도하는 등 대남 위협 행보를 이어 왔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이달 들어 북한의 항공기 출격 횟수가 급증하자 공중 도발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북한군의 항공기 출격 횟수는 하루 150여 차례에서 이달 들어 300여 차례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23일 최전방 육군과 공군 방공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공군기 활동을 늘린 것은 뭔가 도발하려는 징후로 봐야 한다”며 “AN-2 저공 침투기나 최근 공개한 무인 타격기의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1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 군 당국은 서북도서 포격 위협 등 연일 대남 도발 협박을 쏟아내는 북한의 무력시위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5시경 강원 원산 일대의 차량 이동식 발사대에서 동해상으로 KN-02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공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KN-02는 옛 소련의 SS-21 단거리 미사일을 개량한 기종으로 최대 사거리는 120km이다. 기존 단거리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대폭 개선돼 위협적인 대남 도발 수단으로 군은 보고 있다.북한이 최근 동·서해상에 선박과 항공기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자 ‘조만간 KN-02 단거리 미사일이나 KN-08 중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매년 미사일 성능 개량을 위해 단거리 미사일을 동·서해상으로 여러 차례 발사해왔다”면서도 “최근 북의 대남 도발 위협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도발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은 북한이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단거리 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불벼락이 쏟아질 때 가장 현명한 선택은 멀리 뛰는 것”이라며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개 섬과 군사분계선 지구에 사는 주민은 피난 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호전광들이 전쟁연습장에서 산생(생산)한 우발적인 한 점의 불꽃도 순간에 전쟁의 불길로 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한미군사연습인 키리졸브 기간(11∼21일)에 전쟁 모의연습 시 가상의 북한군 총사령부 역할을 수행하는 모의본부를 공개했다.지난해까지는 한미연합군사령부 주관으로 경기 동두천시 주한 미 2사단에 있는 미군 전쟁모의시설(WTC)에서 북한군 총사령부 역할을 맡아 왔다. 하지만 군은 2015년 12월 전시작전권 전환을 앞두고 한국군 주도의 연합연습 체계 구축을 위해 모의본부를 만들었다. 2월 10일 완공된 모의본부는 지상 3층(전체 면적 3372m²) 규모로, 최첨단 통신시스템 및 네트워크와 화상회의 시설을 갖췄다. 미군 측에서 맡던 북한군 최고사령관 역할도 한국군으로 넘어왔다. 모의본부에서 ‘김정은’으로 통하는 이모 예비역 준장은 “모든 것이 컴퓨터로 진행되지만 북한의 전술교리와 작전계획,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대한 실제와 같은 한반도 전쟁 상황을 상정해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북한군에 맞서는 한미 연합군의 모의연습은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의 연합전투모의훈련센터(CBSC)에서 이뤄졌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2014년까지 용산 국방부 내에 신축될 워게임 센터인 ‘합동 전쟁수행모의본부(JWSC)’에서 한미 연합군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모의연습에 참가하는 부대는 국내의 한국군 6개, 미군 3개 부대를 비롯해 미국 본토의 7개 부대와 일본 오키나와 주둔 1개 부대 등 17개에 달한다. CBSC는 동두천 및 용산의 주한미군전투모의센터(KBSC)와 연동되어 있을 뿐 아니라 미국 텍사스 주의 포트후드 기지와 일리노이 주 스콧 공군기지 등 미국 본토의 주요 기지와 주일 미군기지, 평택·오산기지 등과 통신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이날 CBSC를 공개하는 한편, 기술통제실(TCR)에서 화상연결 시연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신임 검찰총장에 채동욱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국세청장에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 경찰청장에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명하는 등 18개 외청장 인사를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주요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민형종 조달청장(현 조달청 차장), 김영민 특허청장(현 특허청 차장) 등 18명 중 9명이 내부 승진이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998년 금감원 설립 이후 내부 승진으로 금감원장에 오른 첫 사례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전문성을 중시했으며 주무부에서 청장이 내려왔던 것을 최소화하고 내부 차장을 적극 승진 발령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주무부에서 청장으로 간 경우는 백운찬 관세청장(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이용걸 방위사업청장(현 국방부 차관), 이양호 농촌진흥청장(현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등 3명이다. 황철주 전 벤처기업협회장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의 첫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됐다. ‘손톱 밑 가시’로 대표되는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총장의 경우 다른 외청장들과 별도로 인선을 발표해 권력기관장으로서 대우를 해주던 관례를 깨고 이날 다른 외청장 인사와 함께 발표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개혁의 신호탄 아니냐”며 긴장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 권력기관장 ‘빅4’ 서울 3명-대전 1명… 지역안배 없어 ▼■ 靑 “채 후보, 군산에 선산” 궁색 해명… 경찰청장 임기보장 공약 뒤집어, 임기 남은 감사원장도 교체 가능성출신 지역을 보면 영남이 9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충청 4명, 호남과 서울이 각각 2명, 경기 1명이었다. 특히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4대 권력기관장에는 이례적으로 영·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고, 서울 3명, 대전 1명(국세청장)이었다. 호남 출신 중용 등의 지역 안배는 없었던 셈이다. 윤 대변인은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인선 배경의 하나는 지역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채 후보자는 서울 출생이지만 아버지가 5대 종손이고 선산이 전북 군산에 있다”고 말했다. 또 “(채 후보자가) 매년 선산을 다니면서 그 지역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도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궁색한 설명이란 지적이 나왔다. 채 후보자는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법조인 대관에도 출신지가 서울로 기재돼 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윤 대변인의 발언은 궤변과 변명에 불과하다. 지역 안배가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경찰청장 2년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지난해 5월 임명된 김기용 경찰청장을 이날 교체했다. 윤 대변인은 경찰청장 교체 배경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새롭게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만 했다. 전날 오후 10시경 갑자기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위원들에게 소집 연락을 한 점이나 ‘약속’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뒤집으면서까지 경찰청장을 갑자기 교체하게 된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기 2년 보장 약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4대 악 척결이라는 국정철학 실천이 더 중요하다”며 “경찰청장 교체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기가 남아 유임이 예상돼 온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뭐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해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 백운찬 관세청장 ▼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 세제실장 등 조세와 관련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제 전문가. 세제실장으로 일하면서 재벌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 제도를 도입했다. 국선도를 10년 이상 수련했다. △경남 하동(57) △진주고 △동아대 법학과, 서울시립대 세무학 박사 △행정고시 24회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 박형수 통계청장 ▼한국은행 출신으로 2001년부터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재정, 예산 분야를 연구한 재정 전문가. 역대 최연소 통계청장이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전남 화순(46)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한국은행 조사국 △한국조세연구원 예산분석센터장, 연구기획본부장 ▼ 이용걸 방위사업청장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예산·재정 분야 전문가다. 뛰어난 기획력과 꼼꼼한 일처리가 장점. 국방부 차관 재직 시 저렴하고 질 좋은 민간제품을 군수품으로 채택해 예산 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56)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23회 △기획예산처 재정운용기획관 △기획재정부 2차관 △국방부 차관 ▼ 변영섭 문화재청장 ▼조선시대 회화를 전공한 미술사학자로 사상 첫 여성 문화재청장이란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평소엔 털털한 성격이나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호에 적극적이다. △경북 봉화(62) △안동여고 △이화여대 사학과 박사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한국미술사학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 신원섭 산림청장 ▼충북대에서 20년간 강단에 섰으며 산림휴양관리 전문가로 산림치유사업단장 등 실무 경험도 많다. 부드러운 성격에 소통이 능하다. ‘숲으로 가는 건강 여행’ ‘치유의 숲’ 등 저서를 냈다. △충북 진천(54) △청주 운호고 △충북대 임학과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석사 △토론토대 박사 △세계산림의학회 부회장 △한국산림휴양학회장 ▼ 이일수 기상청장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88년 과학기술처 행정사무관에 특채된 뒤 2007년 기상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머감각이 있고 친화력이 뛰어나 기상청 출신이 아닌데도 인기가 높다. 외국인 기상전문가 영입 등 기상청 혁신 업무를 주도했다. △부산(57) △기장종합고 △공사 29기 △과학기술부 총무과장 △기상청 기획조정관, 차장 ▼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행정고시 출신으로 법제처에서 근무하다 1997년 해경에 경정으로 특채됐다. 해적 퇴치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국내 첫 ‘해적 박사’로 국제해양법의 전문가다. 기획통으로 제주지방해경청과 평택, 창원해경서 신설을 주도했다. △경남 하동(48) △진주 동명고 △한양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37회 △해경 기획과장 △남해지방해경청장, 기획조정관 ▼ 민형종 조달청장 ▼공직 입문 후 32년간 외길을 걸어온 조달정책 전문 관료. 조달청장에 내부 출신이 임명된 건 1997년 이후 16년 만이다. 전자조달 체계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영암(55) △광주 제일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24회 △서울지방조달청장 △부산지방조달청장 △조달청 차장, 기획조정관 ▼ 박창명 병무청장 ▼학군장교(ROTC) 출신으로 주로 야전에서 근무한 작전통이다. 후방 지역의 민관군 통합방위작전 경험이 풍부해 병역자원 관리와 예비군 동원 업무에 밝다는 점이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작년에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국방안보추진단에서 활동했다. △경남 사천(63) △마산고 △경상대 △학군 12기 △36사단장 △9군단장 △육군 1군사령부 부사령관 △국방대 총장 ▼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소방방재청을 떠난 지 8년 만에 청장으로 복귀했다. 1980년 소방간부후보생 2기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소방이론과 실무에 모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화한 성품으로 대인관계도 원만하다. △충북 괴산(60) △청주상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충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행정자치부 소방국장 △한국소방검정공사 사장 △대전대 소방방재학과 대우교수 ▼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농림부에서 기획 인사 공보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거쳤다. 성격이 온화해 부하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높다. 차관 승진 유력 후보였지만 영남대 선배인 이동필 장관이 취임함에 따라 외청장으로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 구미(54) △영남고 △영남대 행정학과 △행시 26회 △농림수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 김영민 특허청장 ▼공직에 입문한 뒤 30여 년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특허청에서 근무하며 산업정책과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 때는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의 기초를 닦았다. △경북 상주(55) △함창고 △경북대 행정학과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정책학 석사 △행정고시 25회 △산업자원부 기획예산담당관 △지식경제부 통상협력정책관 △특허청 차장 ▼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7급 공무원 출신으로 드물게 차관급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올랐다. 고교 졸업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한국방송통신대를 다녔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택·도시계획 전문가로 개성공단 등의 개발에 참여했다. △경기 연천(58) △용문고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재무부, 금융위원회를 거친 금융관료로 2011년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맡았다. 금감원에서 수석부원장이 곧바로 원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꼼꼼한 성격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충남 예산(58) △서울고 △서울대 생물학과 △행시 25회 △재무부 이재국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금융위 기획조정관 △금감원 수석부원장동정민·장원재 기자 ditto@donga.com}
북한이 최근 백령도를 겨냥해, 남한의 포보다 사거리가 긴 장사정포 전력을 이동 배치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군 당국은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연일 서북도서에 대한 도발 협박을 쏟아 내는 북한이 한국군의 반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술책이자 유력한 도발 징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황해남도 장연군과 용연군 일대의 내륙 지역에 170mm 자주포(사거리 24∼54km)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사거리 40∼65km)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이 포병 전력은 북한군의 대표적인 장사정포이다. 주로 황해남도 강령군 연안군 청단군의 북한군 4군단 예하 포병 부대에 300여 문이 집중 배치돼 유사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기습 타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북한이 장사정포로 50km 이상 떨어진 서해 내륙지역에서 백령도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다면 백령도에서 적의 ‘도발 원점’을 직접 타격할 수 없다. 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사거리 40km)와 구룡 다연장로켓포(사거리 36km) 등 한국군 포병 전력의 사거리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군 당국은 이런 장사정포 전력이 백령도와 가까운 서해 내륙지역으로 전진 배치된 것을 심상치 않은 징후로 판단하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때보다 사거리가 훨씬 긴 포병 전력으로 백령도를 기습 타격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연평도 도발 당시 북한군은 서해 최전방의 무도와 장재도 방어대 등에 배치된 76mm 평사포와 122mm 방사포 등으로 기습 도발을 감행했다. 두 해안포의 최대 사거리는 20∼30여 km다. 이에 맞서 연평도의 해병부대는 K9 자주포로 적진에 대응 포격을 실시했다.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하고, 실사격 훈련까지 지도한 것도 장사정포를 활용한 백령도의 도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장사정포로 백령도를 타격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현재로선 도발 시 공중과 지상 전력으로 도발 원점과 지원 및 지휘세력을 응징하는 방안을 강구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백령도 맞은편인 황해남도 내륙 지역에 장사정포를 배치한 것은 더 먼 거리에서 ‘긴 펀치’로 서북도서를 타격해 한국군의 대응 계획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은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130mm 다연장로켓인 ‘구룡’을 증강 배치했다. 당시 북한군이 ‘일제타격(TOT)’ 방식으로 포탄 170여 발을 연평도와 인근 해상에 쏟아 부은 데 반해 적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격파할 수 있는 대응 전력이 부족해 아군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북한이 서북도서 인근에 집중 배치한 포병 전력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고려한 조치였다. K-9 자주포와 구룡은 정확도와 파괴력 측면에서 북한이 서해 최전방 지역 섬과 해안지역에 배치한 122mm 방사포나 76mm 해안포보다 월등하다. 실제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구룡이 보강되면서 대북전력과 화력 면에서 연평도 도발 이전보다 4, 5배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또다시 서북도서에 포격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증강된 포병 전력으로 도발원점을 강력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은 한국군의 이런 경고가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꿰뚫어 보고 있다. 연평도 도발과 같은 수법으로 백령도를 건드릴 경우 한국군 해병부대에 치명타를 입히기는커녕 호되게 당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학과를 다녔고, 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백령도를 겨냥해 한층 강력하고 기발한 도발 수법을 예하부대에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일환으로 장사정포를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서해 내륙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북한군 장사정포는 사거리 연장탄(RAP)을 사용할 경우 최대사거리가 54∼65km에 달한다. 특히 240mm 방사포는 군용트럭에 20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다연장포로 한 차례 발사로 축구장 4, 5배 면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무차별 포격을 가할 수 있다. 강력한 기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김정은이 백령도와 가까운 월내도 방어대에 이어 서해 내륙의 ‘백령도 타격부대’인 641장사정포 부대를 방문했을 때도 170mm 자주포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백령도에서 50km 이상 떨어진 황해남도 내륙기지에서 장사정포로 기습포격을 감행해 ‘제2의 연평도 도발’을 획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런 도발을 일으킬 경우 군 당국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아닌 합동참모본부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전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서게 된다.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정밀폭격이나 육상에 배치된 사거리 60km 이상의 육군 다연장로켓포(MLRS)와 사거리 160km급의 전술지대지미사일(에이테킴스) 등으로 도발원점과 지원, 지휘세력에 대한 보복 타격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다. 공군 전투기가 정밀타격을 하려면 북한 서해지역의 지대공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해야 한다. SA-10, KN-06 등 북한이 서해 지역에 배치한 지대공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00km에 달한다. 이만큼 먼 거리에서 적진을 공격할 수 있는 정밀유도무기는 공대지미사일(SLAM-ER) 정도인데 최근 성능에 일부 문제가 생긴 데다 수량도 40여 발에 불과하다. 연평도 도발 이후 북한의 서해 내륙기지의 갱도 속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해온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도 기술적 문제로 서북도서의 실전 배치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대사거리가 100km 이상으로 산 뒤편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를 잡을 수 있는 한국형중거리정밀유도폭탄(KGGB)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전투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해 아직 수량이 충분치 않다. 북한이 황해남도 서해안을 따라 배치한 함대함·지대함 미사일도 우리 군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최대사거리 80km인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은 북한 해군 함정에서 발사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에 접근하는 아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2002년 6월 제2차 연평해전 당시 한국 해군 초계함이 북한 경비정을 쫓다가 서해기지에 정박한 북 경비정의 스틱스 미사일 발사 신호를 포착하자 결국 채프(적의 레이더 신호를 교란하는 물질)를 뿌리면서 추격을 포기해야 했다. 최대사거리가 80km인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은 한 발로 구축함을 격침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다. 합참의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지역의 각종 미사일로 아군 해·공군 전력의 손발을 묶는 동시에 장사정포로 서북도서를 타격할 경우 충분한 보복 응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해 백령도와 연평도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것은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북한이 황해도의 해안과 내륙지역에 함정과 전투기 등 해·공군 전력의 60%와 지대함미사일, 해안포를 집중 배치한 것도 유사시 서북도서를 철저히 견제하기 위해서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에 ‘목과 허리’를 겨누는 비수에 비유된다. 북한이 전면남침을 감행할 경우 두 섬은 아군의 결정적 반격을 위한 북한 상륙작전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둔 중인 6000여 명의 해병대 병력은 미 해병대와 함께 상륙함과 상륙돌격장갑차, 상륙헬기 등 한미연합 전력의 지원 아래 10∼20여 km 떨어진 북한의 서해지역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감행하게 된다. 그 후 최단 시간에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까지 진격해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함으로써 북한군의 전쟁 수행 의지를 꺾는 임무를 맡게 된다. 북한으로선 두 섬이 ‘목에 가시’ 같은 존재인 것이다. 남한의 경우 서북도서는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의 사활을 좌우하는 최후 보루이다. 한국군은 북한의 도발을 즉각 감지할 수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해상 인계철선’으로 삼아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 전력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있다. 북한은 개전 초기 3, 4개 여단 규모의 특수부대를 공기부양정에 태워 서해상으로 침투시킨 뒤 서울과 수도권을 때리는 침투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서북도서가 그 침투로의 길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백령도와 연평도를 장악하지 않는 한 서울과 수도권을 점령하려는 어떤 군사작전도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한 뒤 서북도서를 겨냥한 전력 증강과 훈련에 몰두해 왔다. 황해남도 비파곶 기지에 특수전 부대인 해상저격여단 3000여 명을 배치하고, 남포 인근 무인도인 초도 앞바다에서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가정한 대규모 합동상륙 훈련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노린 실전 연습으로 봐야 한다. 언제 비슷한 도발을 또 저지를지 모른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007년 3월 말 서울시내 한 특급호텔의 한식당.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손에 든 한 권의 책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핵무기의 가공할 위력과 핵테러의 현실적 위협을 경고한 ‘핵테러리즘(Nuclear Terrorism)’이란 제목의 책이었다. 저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이 전 시장과 자리를 함께했다. 앨리슨 교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국방부 차관보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위성국들이 보유한 1만4000여 기의 핵무기 감축 협상을 주도한 핵안보 전문가이자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이다. 두 사람은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현실로 성큼 다가선 한반도의 핵 위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전 시장은 “북핵 6자회담이 결실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앨리슨 교수도 “김정일은 만만치 않고(tough), 영리하며(smart), 까다로운(tricky) 인물”이라며 북핵 해결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보탰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은 각각 대통령과 명예 자문위원으로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고 북핵 해법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 회의에 참가한 어떤 전문가도 ‘북핵 딜레마’를 해결할 묘책(妙策)을 내놓지 못했다. 6년 전 두 사람이 우려한 이상으로 지금 한반도의 북핵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그 사이 북한은 두 차례나 핵실험을 거듭하며 ‘핵 무장력’을 강화했고,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로켓까지 발사했다. 최근엔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시비 걸어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하지만 북핵 위기 때마다 국제사회가 꺼내 드는 대북제재 카드는 북한의 ‘핵 폭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앨리슨 교수는 책에서 파키스탄의 핵보유국 부상 과정과 ‘불량국가(Rogue State)’를 고객으로 하는 ‘핵판매 비즈니스’의 실상을 파헤쳤다. 파키스탄과 북한의 끈끈하고 은밀한 ‘핵-미사일 커넥션’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북핵 위기의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2000년대 초부터 북한과의 불순한 거래를 시작으로 핵 제조 장비와 관련 기술을 전 세계에 퍼뜨리면서 많은 증거를 남겨 ‘제1의 핵 확산국’으로 지목됐다. 대한민국을 ‘핵의 인질’로 삼아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의 최종 목표는 ’제2의 파키스탄’이 아닐까. 앨리슨 교수도 북한이 매년 10여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갖춘 핵보유국으로 부상한다면 다른 불량국가들이나 테러 세력들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동족에게 핵전쟁 협박을 일삼으면서 미국을 상대로 핵테러를 꾸미는 외부 테러세력에 핵물질의 판매를 시도한다면…, 사상 초유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 군축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악몽 같은 시나리오지만 현 북핵 위기를 보면서 무작정 외면할 수도 없는 섬뜩한 상상이다. 세계에서 호전적인 핵 확산국과 등을 맞댄 채 핵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담판으로 해결할 ‘남의 일’로 여기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하기야 한때는 “북한이 설마 동족에게 핵무기를 사용하겠느냐” “어차피 통일이 되면 북한의 핵무기는 우리 것이 된다”는 ‘핵감상주의’가 횡행했으니…. 과거 정부에서 ‘햇볕정책’을 주도한 일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개발에 나선 건 미국의 적대정책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자구적 수단이라고 했다. 북핵은 대미용이지 결코 대남용이 아니라며 ‘북핵 보유 당위론’까지 설파했다. 지금 북한의 대남 핵 협박을 보면서 그들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자조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북한의 핵 공갈에 이대로 운명을 맡길 것인가. 국가 생존이 걸린 ‘발등의 불’로 여기고 정부와 국민이 수단과 방책을 강구할 것인가. 한반도의 미래를 가를 ‘북핵 시계(時計)’는 지금도 째깍거리며 돌아가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해 한국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평도 포격도발을 주도한 무도와 장재도 방어대에 이어 백령도에서 불과 11∼18km 떨어진 월내도 방어대와 인근 내륙의 장사정포 부대까지 직접 찾은 저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백령도에 증강 배치된 한국군 해병대의 전력을 자세히 언급하면서 타격순서와 진압밀도까지 지시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군 관계자는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대남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올리고,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군 당국은 북한이 백령도를 기습 도발하면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응징보복에 나설 계획이다. 군은 연평도 도발 때처럼 북한이 해안포나 240mm 방사포로 ‘무차별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비하고 있다. 240mm 방사포는 군용트럭에 20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다연장포로 한 차례 발사로 폭 300m, 길이 900m의 면적을 파괴할 수 있다. 수백 발의 포탄을 비 오듯 퍼부어 ‘충격과 공포 전술’로 기습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이 경우 백령도에 주둔 중인 해병6여단의 K-9 자주포 20여 문이 최초 보복 타격에 나서게 된다. 연평도 도발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의 K-9 자주포 전력은 2배 이상 보강됐다. 이어 130mm 다연장로켓(구룡)과 155mm 견인포도 ‘도발원점’인 북한군 포병부대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게 된다. 구룡은 20초 내 최대 사거리 36km의 로켓 36발을 발사해 적진지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아군의 반격에도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적의 지원·지휘세력을 격멸하기 위한 2단계 반격 작전에 돌입한다. 공군 F-15K, KF-16 전투기 수개 편대가 출격해 공대지미사일로 북한군 4군단사령부 등 후방의 적 지휘소를 ‘족집게 타격’하게 된다.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도 인근 해상에 배치돼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게 된다.북한군이 백령도에 대해 기습 강점을 시도하는 시나리오에도 군은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백령도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정박시킬 수 있는 기지를 완공했다.북한은 고암포 기지에서 2개 여단 규모의 특수전 병력을 태운 공기부양정을 은밀히 내륙 해안선을 따라 최대한 서북도서에 접근시킨 뒤 일제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0분 안에 백령도를 기습 점령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에 맞서 군은 백령도에 여러 대의 코브라 공격헬기를 배치했다. 코브라는 특수부대가 탄 공기부양정이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시도할 경우 90mm 해안포, 벌컨 기관포와 함께 해상에서 격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군 고위 관계자는 “연평도 도발 이후 서북도서 대북 전력의 화력은 4, 5배 강화됐고 교전규칙도 완전히 바뀌었다. 북이 도발한다면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엔 도발 때 확전을 우려해 같은 종류의 무기로 도발 지점만을 타격하도록 했지만 지금은 육해공 전력으로 도발 원점과 지원·지휘세력까지 격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서북도서의 남북 화력은 양적 측면에서는 북한이, 질적 측면에서는 남한이 우세하다. 어느 일방의 압도적 우위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군이 조만간 원산을 중심으로 동해지역에서 김정은이 참관하는 국가급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훈련이 기습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북한군의 동태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특히 북한의 동서해 기지에서 잠수함 등 대남 침투전력의 활발한 움직임이 예년보다 한두 달 정도 빨리 감지돼 아군 함정을 겨냥한 ‘제2의 천안함 기습도발’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1일 키리졸브 연습이 시작됐음을 지적하면서 “이 시각부터 초래될 모든 파국적 후과(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 괴뢰 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정전협정과 불가침 합의들의 전면 폐기를 거듭 언급하며 “전쟁을 막을 제동장치가 완전히 풀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이제 사정없이 전쟁폭발의 길로 질주하게 됐다”고 협박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3년 전 군 당국은 천안함 폭침일(26일)을 ‘국군 치욕의 날’로 정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전력 증강과 국방 개혁 등 후속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북한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를 빌미로 대남 도발위협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지만 그때 그 약속들은 흐지부지됐거나 실천이 더디기만 한다. 천안함 3주기를 앞두고 북한의 기습에 또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나온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 잠수함(정)의 가공할 위협을 입증했다.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130t급)은 자기보다 10배가량 큰 천안함(1200t급)에 몰래 다가가 어뢰 1발로 함체를 두 동강 내 침몰시켰다. 천안함에 장착된 구형 소나(음파 탐지기)는 주파수 대역이 한정돼 적 잠수정의 접근과 어뢰 공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당초 군은 천안함과 동급인 초계함과 호위함 30여 척의 소나를 신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교체 작업이 힘들고, 노후 함정에 많은 예산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결국 흐지부지됐다. 이 때문에 구형 소나를 탑재한 초계함과 호위함들은 지금도 적 잠수함의 기습 위협에 노출된 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은 차선책으로 일부 초계함과 호위함에 적 잠수함이 쏜 어뢰의 소리를 식별해 기만탄을 쏴 어뢰를 빗나가도록 하는 어뢰대항(對抗)장비(TACM)를 설치했다. 하지만 북한의 어뢰 발사 음향정보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고, 숙련된 음향탐지사도 부족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백령도 주변 40km를 포함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총 160km의 해저구간에 적 잠수함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수중음향센서를 설치하는 작업도 지난해 말까지 완료했어야 했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 천안함 폭침 이후 한국군의 약점을 간파한 북한은 잠수함 침투훈련을 크게 늘렸다. 2011년과 지난해 북한 서해상에서 각각 50여 차례의 잠수정 침투훈련을 했다. 천안함 폭침 이전에는 한 해 10차례 미만이었다.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추진된 국방개혁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각 군 참모총장이 예하 부대를 작전지휘(군령·軍令)하는 내용의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뼈대로 한 국방개혁은 군 안팎에서 찬반 논란만 거듭하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가 무산돼 자동 폐기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남북한 모두 극도의 긴장감에 숨죽인 하루였다.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의 시점이라고 위협했던 11일 한국과 미국은 키리졸브(Key Resolve) 연합군사연습을 예정대로 한국 전역에서 본격 시작했다.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한국군 1만여 명과 미군 3500여 명, F-22 스텔스 전투기와 B-52 전략 폭격기, 이지스 구축함 등 대규모 미군 전력이 참가했다. 한국군도 이지스함과 F-15K 전투기, 다연장로켓포(MLRS) 등 육해공 핵심 전력이 투입됐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키리졸브는 대한민국의 방위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연례적인 한미 연합·합동 지휘소 연습”이라며 “훈련 기간 중 북한이 도발한다면 즉각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위협이 실제 기습 도발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대북 감시 및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 최전방 부대에 철저한 대비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현재 북한군은 서해 NLL과 서북도서 인근 해안 동굴진지의 해안포 상당수를 포격 위치로 이동시키고 포문을 개방하는 한편 인근에 240mm 방사포 등 전력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연평도 등 서북도서의 해병부대는 K-9 자주포와 M-48 전차 등을 포진지에 투입하고, 대포병 레이더를 가동하는 등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해안포나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직접 타격하거나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앞바다를 향해 포격 도발을 감행할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선 운항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고 한반도의 전쟁 공포를 극대화해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충격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최근 선박과 항공기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동·서해에 KN-02 단거리미사일이나 KN-08 미사일 등을 발사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금주 중 강원 원산 일대에 육해공군과 특수전 부대가 집결해 대규모 국가급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또 4차 핵실험을 위한 풍계리 남쪽 갱도의 준비를 끝낸 상태로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총 30여 개의 북한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최후 결전의 시각이 왔다”며 “3월 11일, 바로 오늘부터 이 땅에서 간신히 존재해 오던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됐다”고 주장하며 대남 협박 공세를 이어 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조숭호 기자 ysh1005@donga.com}
“전차 1대, 야포 1문의 움직임까지 24시간 집중 감시 중이다.”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된 11일 합참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반드시 도발해올 것으로 보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키리졸브를 빌미로 남북 간 불가침 합의 파기와 정전협정의 전면 백지화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지정한 이날 청와대와 군 당국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북한이 예측불허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교안보 라인의 당국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청와대, 24시간 비상태세 가동 청와대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의 군 대비 태세를 보고했다. 북한의 각종 도발 시나리오 및 이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점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청와대 당국자는 “언제라도 도발 상황이 터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고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를 겨냥한 북한의 기습 테러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박 대통령에 대한 경호 및 청와대 주변 경계도 강화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북한 동향이 심상치 않은데 연평도 주민과 국민의 안전을 각별히 유의해서 지켜봐 주고,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를 결의했는데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무엇보다 긴밀한 국제 공조가 중요하고, 또 외교부가 역할을 잘해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해공군의 총력 대북 감시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모종의 도발을 획책할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샅샅이 훑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백두(신호정보)와 금강(영상정보) 정찰기를 비롯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등 모든 감시자산을 활용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장재도와 무도 방어대 등 서북도서 인근 북한군 포병 부대와 대규모 국가급 종합 훈련 준비가 진행 중인 원산항 일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의 KH-11 정찰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3호는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을 비롯해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 중이다. 북한군의 구체적인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군 당국은 이날 전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궐기대회 하고 전쟁하는 나라가 있느냐. 전쟁 도발의 기본은 기습”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일 원색적인 전쟁 위협과 호전적 발언을 쏟아 내고 있지만 실제 도발은 키리졸브 훈련 이후 우리 군의 긴장이 느슨해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이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김정은의 불안정한 대응이 우발적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전면 남침을 상정해 미군 증원 전력의 한반도 전개 절차와 한국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연례 합동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는 21일까지 진행된다. 함께 진행되는 독수리(FE)연습은 북한의 후방 침투 등 20여 개의 도발 시나리오에 따라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이뤄지는 한미연합 및 합동 야외 기동훈련으로 이달 1일 시작돼 다음 달 30일까지 계속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국지 도발보다 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정은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lightee@donga.com}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미 연례군사연습의 명칭에는 당시의 안보 상황과 훈련 내용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1969년에 시작된 ‘포커스 레티나(focus retina)’는 ‘망막의 초점’처럼 북한이 남침하면 미군 증원 전력을 최단 시간에 한반도에 집중적으로 전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71년에 실시된 ‘프리덤 볼트(Freedom Vault)’는 한미 연합공수훈련으로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도약’의 뜻을 갖고 있다. 1976년부터 1993년까지 진행된 ‘팀 스피릿(Team Spirit)’은 냉전시기 북한의 군사 위협에 맞서 강력한 혈맹국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자는 ‘협력정신’의 의미가 강조됐다. 1984년 팀 스피릿 훈련엔 20여만 명의 병력이 참가해 서방 세계에서 실시하는 최대 규모의 기동훈련이었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실시된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 명칭엔 유사시 한국에 전개되는 미 증원 전력을 수용(Reception)하고 대기(Staging)시킨 뒤 전방으로 이동(Onward Movement)해 통합(Integration)한다는 구체적인 훈련 내용이 함축돼 있다. RSOI 연습은 2008년부터 키리졸브(Key Resolve)로 이름을 바꿨다. 키리졸브는 ‘중요한, 핵심적 결의’라는 뜻으로 북한의 도발을 반드시 격퇴한다는 의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11일 본격 시작되면 정전협정의 효력을 전면 백지화하고, ‘제2의 조선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막가파식 협박’을 해왔다.키리졸브가 연례 훈련이듯 북한의 맹비난도 연례 행사다. 2011년 3월 훈련 직전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성명을 통해 ‘전면전 대응’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며 군사도발을 경고했다. 2009년 3월 훈련 때도 북한군 총참모부 명의로 ‘한반도는 지금 전쟁상태’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 키리졸브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과 내용으로 진행된다”며 “북한이 올해 더 과격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례 훈련을 맹렬히 비난하는 이유군 안팎에선 김정은 체제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경우 절대 권력자로서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강온 전략’을 구사하며 체제를 유지했지만 김정은은 강경 군부에 둘러싸여 있고 권력 장악도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내부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를 둘러싼 정치적 협상과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등을 계기로 중단된 팀스피릿 한미 연합훈련의 전철을 밟게 하려는 술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 북한은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팀스피릿 훈련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그 뜻을 이뤘다. 이번에도 한국에 전쟁 공포를 고조시켜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반미 감정을 확산시켜 키리졸브를 무력화하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과 반미단체들은 키리졸브가 ‘북침전쟁연습’이라는 북의 주장을 답습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키리졸브에 참가하는 미군 전력의 가치는 한국의 한 해 국방예산(지난해 기준 32조9500억 원)과 비슷한, 최소 약 30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북한은 이런 막강한 미군 전력을 결코 상대할 수 없다. 북한이 핵개발에 매달리는 주된 이유도 미군 전력에 대한 열세를 일거에 만회하려는 측면이 크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키리졸브 훈련이 지속되는 한 대남 도발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계속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 키리졸브의 내용과 전력키리졸브는 북한의 남침으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한미 공동작전계획(OPLAN)에 따라 미국 증원병력과 무기를 신속히 한반도에 배치해 전방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절차를 숙달하는 연례 훈련이다. 또 쿠데타 내란 등 북한 급변사태 시 핵무기 등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고 수복 지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작전도 포함돼 있다.국지도발의 경우 서북도서에 대한 포격이나 기습 점령에 맞서 한미 연합군이 해·공군력을 동원해 격퇴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북한이 장사정포나 스커드 미사일로 수도권을 타격하고 최전방 지역의 병력을 남하시키는 전면전 단계로 진입하면 한미 군 당국은 대북 방어태세인 데프콘을 격상시킨다. 또 한미 군 통수권자의 승인 아래 미군 증원전력 전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올해 훈련에는 주한미군 2만8500여 명과 해외 미 증원병력 1만3500여 명(독수리연습 포함)을 비롯해 미국 태평양사령부 소속 해·공군 전력이 다수 참가한다. 군은 키리졸브 기간에 북한이 예측 불허의 시간과 장소를 노려 그들의 소행임을 확인하기 힘들게 만드는 ‘치고 빠지기식’ 기습적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수립한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의 서명 일정은 미국 당국의 최종승인이 늦어지면서 계속 미뤄지고 있다.북한의 국지도발 개연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데도 양국 군이 대비계획을 완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6일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7일에는 “침략자들의 본거지에 대한 핵 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더 나갔다. 북한은 서울과 미국 워싱턴을 모두 거론했지만 군 전문가들은 “북핵의 실질적 타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미국의 ‘핵 보복’을 감당할 수준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공언한 ‘핵 선제타격 권리’ 주장은 ‘핵 우선사용교리(Nuclear first-use doctrine)’를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교리는 이미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으며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에 상관없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자멸’을 초래할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능력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즉각 수십 배, 수백 배의 대량 핵 보복에 나서게 된다. 수십 kt(킬로톤·1kt은 다이너마이트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급 전술핵무기뿐만 아니라 단 1발로 인구 1000만 명 규모의 대도시도 초토화시킬 수 있는 Mt(메가톤)급 전략핵무기가 북한 정권의 심장부를 비롯해 전역에 날아드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북한은 핵 공격 피해를 막을 방호시설이 크게 부족한 데다 미국의 핵 보복을 맞받아칠 ‘제2격(擊) 핵전력’을 갖고 있지 않다. 지구상에 ‘핵 우선사용교리’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국가는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정설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보유한, 최대 10여 기로 추정되는 핵탄두로는 미국을 상대로 핵 도발을 감행할 수 없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 선제타격 표적은 미국이 아닌 한국이고, 북한의 위협 발언은 유사시 대남 핵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한미 연합군의 막대한 재래식 무기 공세로 평양이 함락되거나 정권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자포자기식의 핵무기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남 선제타격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리 군의 전쟁 의지를 꺾어 미국 증원전력의 전개를 차단하기 위해 수kt급 핵무기로 아군 지휘사령부 등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앞으로 대남 핵공격의 능력을 보여주는 후속 조치를 취할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좀 더 강력한 핵 폭발력을 보여주는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공개적인 열병식 등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위협적으로 드러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공해상에서의 핵폭발 실험과 같은 극단적인 ‘핵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도 벼르고 있다.”북한이 ‘서울 핵 불바다’ 등 연일 대남도발 위협 수위를 고조시키는 데 대해 군 고위 관계자들은 7일 이렇게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무력도발을 해올 경우 그 원점과 지원세력은 물론이고 지휘세력까지 ‘발본색원’하는 맞불작전을 공언한 상태다. 과거에는 북한군이 도발해도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유지해야 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처지를 고려해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보복 응징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백령도 등 서북도서를 겨냥해 모종의 군사도발을 할 경우 군은 전투기 함정 미사일 등 육해공군의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적 부대(도발원점)와 병참시설(지원세력)뿐만 아니라 황해도 4군단사령부(지휘세력)까지 응징한다는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전투기를 동원한 보복 타격을 준비하고도 확전 우려로 중단한 사례를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북이 또 도발해 온다면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휴전선 인근이나 수도권을 겨냥해 기습 포격을 가할 경우 전방지역에 배치된 다연장로켓포(MLRS)와 미사일 전력으로 남측 피해 지역과 그 규모에 맞는 북한 지역을 타격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그러나 북한 도발에 대한 이런 대응책에는 현실적 한계도 적지 않다. 제2차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과거 북한의 연이은 도발 때마다 군은 “다시는 기습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은 예측 불허의 수법으로 기습적으로 이뤄져 사전에 파악하기 힘들고, 초기 대응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군 관계자는 “‘방어자’인 한국군으로선 ‘한방 먹기’ 전에는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없는 원천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휴전선과 NLL 인근에 상당한 전력을 집중 배치한 북한군이 훈련을 가장해 예측불허의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의 즉시 응징은 쉽지 않다. 천안함 폭침사건처럼 도발 주체를 확인하기 힘든 도발일 경우 군의 대응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토로했다.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기습 도발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수립한 국지 도발 대비계획의 시행도 미군 당국의 최종 승인이 늦어지면서 계속 연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미국 측이 ‘한국군의 공세적 대북 억제 방침이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을 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되면 북핵 위기 등 현 안보상황을 고려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재평가하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전작권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견해를 밝혀 온 만큼 앞으로 이 문제가 박근혜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7일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하면 3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북핵 위협 등 현 대북 안보정세를 감안해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문제를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재평가할 계획이다. 중대한 안보위기가 현실화된 만큼 전작권 전환까지도 포함해 정부와 군의 대응계획을 정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한 소식통은 “김 후보자는 지금의 북핵 위협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되 안보와 국익적 관점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냉철히 살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거나 핵미사일을 배치해 안보위기가 더 악화될 경우 전작권 전환 일정을 조정하거나 재검토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날 본보가 입수한 김 후보자의 청문회 서면답변 자료에서 김 후보자는 각 군 참모총장에게 군령(軍令)권을 부여하는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각 군 총장이 작전 지원(군정·軍政)에 작전 지휘(군령) 기능까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총장은 군정 측면에 전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도발할 경우 대북 심리전 등 모든 수단으로 단호히 응징하고,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명백하면 선제 타격까지 포함해 가용한 대응 방안을 총동원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위협에 맞서 한국의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자료에서 “핵무장이나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더라도 유사시 미국 측의 다양한 확장억제수단을 운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군복무 가산점제의 재도입에 대해선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해 보상이 필요하며 그 구체적 방안은 취임 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최근 정전협정 백지화 위협에 이어 동시 다발적으로 대남 도발 징후를 노출시켜 군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6일 “북한은 매년 한미연합훈련 때마다 대남 협박을 했지만 이번엔 심상찮은 구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도발 위협이 ‘공갈 협박’으로 끝나지 않고, 예측 불허의 기습 도발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직접 대남위협 성명을 발표한 데다 북한 전역에서 포착되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에 군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해주와 남포 등 동해와 서해 기지에서 잠수함 전력의 전투 태세 검열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내륙 지역에 배치된 방사포(다연장로켓)와 해안포 훈련도 예년보다 3배 이상 강화했다. 또 후방 기지에 배치돼 있던 전투기 전력을 휴전선과 가까운 전방 지역으로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날인 2월 25일에는 4군단 포병부대를 동원해 서울을 가상 목표로 모의 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은 10일부터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에 맞춰 전역에서 대규모 육해공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즈음해 이처럼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구체적인 훈련 내용과 참가 부대 등 관련 첩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군 당국은 북한이 남측보다 열세인 함정이나 항공기를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그 대신 △동시다발적 잠수함(정) 침투 △아군 함정에 대한 미사일·해안포 공격 △서북도서와 최전방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포격 △강력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 등을 주요 도발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2차 연평해전 이후 잠수함과 포 전력 등 남한이 취약한 ‘비대칭 무기’를 철저히 활용했다. 도발 시기와 관련해선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결의가 나오는 이번 주나 다음 주 직후가 유력시된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처럼 한미연합훈련 기간이나 직후인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예측 불허의 기습 도발로 ‘뒤통수’를 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습 공격으로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새 정부를 흔들겠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는 군내(軍內) 원인 불명의 사망 장병도 공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순직 처리할 수 있도록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의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5일 밝혔다. 현행 관련 훈령은 자살을 포함해 군 복무 중 숨진 장병의 사망 원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훈령이 개정되면 15년간 미궁에 빠져 있는 김훈 중위 사망 사건을 포함해 군내 의문사 사건들이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벙커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군내 사망자가 순직 처리되면 유족에게 사망 보상금이 지급되고, 국립묘지 안장 자격도 주어진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조치(시퀘스터·sequester)가 공식 발효되면서 한국 안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시퀘스터 명령’에 따라 미 국방부는 올해에만 460억 달러(약 50조 원)를 포함해 10년 내 5000억 달러(약 546조 원)의 국방예산을 도려내야 한다. 미 국방예산의 대폭 삭감 사태는 한국 안보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정부가 ‘자국 방어’에 더 많은 책임과 부담을 지도록 미국이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은 약 8500억 원이다.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42%에 해당한다. 미국은 올해 한국과의 ‘2014∼2018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50% 이상 부담하라고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럴 경우 한국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은 1조 원을 훌쩍 넘어서 그만큼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지난해 초부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며 “한국이 증액을 거부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등 일종의 압박 전략을 구사할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을 억제할 한미 연합 군사훈련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시작된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연습 등은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올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과 군별 연합훈련은 축소 또는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의 훈련이 축소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면서 그런 일이 없도록 미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예산 삭감 사태를 맞아 주한미군은 충격에 빠진 상황”이라며 “올해 계획된 연합훈련이 어떻게 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연합훈련부터 한국군 주도의 신(新)작전계획을 적용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 실태를 검증하기로 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또는 연기되면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시퀘스터 사태’로 주한미군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다. 주한미군은 다음 달부터 1만여 명의 군무원(미국인)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말 장병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방부는 올해 전례 없는 재정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이번 사태가 민간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미칠 직접적 영향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무원이 없으면 주한미군은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해외 분쟁지역에 파견된 미군 전력이 철수하거나 축소되면서 그 공백을 주한미군이 메우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군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 전력의 해외 차출이 잦아질 경우 대북억제력 약화 등 ‘안보 공백’ 논란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이 한국의 독자적 방위역량 강화를 강조하면서 그동안 기술 유출 등의 우려 때문에 꺼려온 첨단무기의 대한(對韓) 판매는 다소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영향으로 차기전투기(FX) 사업 등 미국 업체들이 주로 참여 중인 대형무기 도입 사업의 가격 협상 등에서 한국 정부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