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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전한 여자 3쿠션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했던 한지은(21·성남당구연맹)이 세계 랭킹 2위로 올라섰다. 한국 여자 선수 역대 최고 랭킹이다. 세계캐롬연맹(UMB)은 22일 네덜란드 헤이르휘호바르트에서 끝난 여자 3쿠션세계선수권 성적을 반영한 세계 랭킹을 최근 발표했는데 한지은은 종전 21위에서 19계단 상승한 2위가 됐다. 한지은은 이 대회 준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81점을 추가해 총점을 126점으로 늘렸다. 세계 랭킹 1위는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한지은을 누르고 우승한 테레사 클롬펜하우어(39·네덜란드)로 랭킹 포인트는 255점이다. 한지은은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번호벤 오픈 3쿠션 토너먼트’ 결승에서 클롬펜하우어를 꺾은 적이 있다. 클롬펜하우어는 당시에도 세계 1위였다. 한지은은 한국 여자 선수 최고 랭킹과 최고 랭킹 포인트를 동시에 작성했다. 종전 최고 랭킹은 여자프로당구(LPBA)로 전향한 이미래(26·TS샴푸·푸라닭)가 2016년 기록한 3위다. 종전 최고 랭킹 포인트는 2019년 김보미(24·NH농협카드)의 123점이다. 한지은은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여서 많이 떨렸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기뻤다”며 “목표는 세계선수권 우승”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시즌 막판까지 선두 SSG를 추격하고 있는 LG가 3연승을 달리면서 정규리그 1위의 희망을 키워갔다. 프로야구 2위 LG는 28일 최하위 한화와의 대전 방문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LG는 올 시즌 한화와의 상대 전적을 12승 4패로 마쳤다. 이로써 시즌 83승(2무 49패)째를 거둔 LG는 이날 경기가 없던 SSG(86승 4무 47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LG는 SSG보다 3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전날 한화전 승리로 팀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던 LG는 이 부문 기록을 83승으로 늘려놨다. LG는 올 시즌 남은 10경기 가운데 한 번만 이겨도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다. 2위 매직넘버가 1이 된 것이다. 이날 LG는 선발로 등판한 임찬규가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면서 2안타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1승(8패)에 그쳤던 임찬규는 올 시즌 6승(10패)째를 챙겼다. LG는 임찬규가 더그아웃으로 물러난 뒤 7회부터 3이닝 동안 6명의 투수를 차례로 등판시키는 ‘벌 떼 마운드’를 가동해 한화 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선에서 LG는 0-0으로 맞선 5회초 2사 2루에서 2번 타자 문보경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3번 타자 김현수의 후속 2루타로 1점을 더 보탰다. LG는 6회에 유강남, 7회 홍창기의 타점으로 1점씩 더 보태면서 달아났다. 6위 NC는 창원 안방경기에서 삼성을 4-3으로 꺾으며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KIA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5위까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다. NC 선발투수 구창모는 7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승(5패)째를 거뒀다. 구창모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건 2019시즌(10승 7패) 이후 3년 만이다. 4위 KT는 두산에 8-0 완승을 거두고 3위 키움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이날 두산은 내야수 오재원(37)의 은퇴를 발표했다. 2011년 도루왕(46개) 출신의 오재원은 2015, 2016, 2019년 등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열사’ 오재원(37·두산)이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프로야구 두산은 “오재원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프로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구단은 오재원의 뜻을 존중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두산 관계자는 “5월부터 퓨처스리그(2군)에 내려가 훈련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2007년 입단 후 16년간 두산에서만 뛴 오재원은 통산 1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을 남겼다. 2011년 도루왕(46개) 출신으로 2015, 2016, 2019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오재원은 원래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 팬들에게 ‘밉상’ 이미지가 강했다. 플레이 스타일도 거칠고 세리머니 동작도 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과 맞붙은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상대 선발 오타니 쇼헤이(28)에게 단 1안타로 막혀 있던 한국 대표팀이 4-3 역전승을 거두는 ‘도쿄돔의 기적’을 이뤄내는 데 앞장서면서 야구팬들에게 두루 사랑받는 선수가 됐다.오재원은 ‘오식빵’이라는 별명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라운드 안에서는 터프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누구보다 팬서비스에 열심인 선수로도 유명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때는 대표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불펜 포수’ 4인방을 따로 불러 삽겹살 파티를 열어주면서 ‘돈 잘 버는 착한 형’ 면모도 자랑했다.독서광인 오재원은 경희대 재학 시절 이 학교 야구부 역사상 처음으로 중앙도서관 대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책을 많이 읽는 만큼 글도 재미있게 잘 써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 팀 주장이었던 오재원은 이날 구단 발표에 앞서 SNS에 “이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사랑하는 팬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 10월 8일 (키움전에서) ‘뭉클 가득한’ 마음으로 배웅을 받고 싶은 주장의 마지막 명(령)을 팬들에게 전한다. 그날 안 오는 사람은 배신”이라고 남겼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늘도 네가 끝내기 안타를 칠 것 같다.” 프로야구 KT의 선발 투수 벤자민은 27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끝내주는 남자’란 별명을 가진 팀 동료 배정대(27)에게 이렇게 말했다.진짜로 그렇게 됐다. 배정대는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마지막에 집중하려 노력했는데 운이 좋았다. 신기한 하루”라고 말했다.배정대는 올해 세 차례 ‘끝내줬다.’ 끝내기 안타는 지난달 25일 SSG전과 이날까지 두 차례, 지난달 16일 키움전에서 나온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포함하면 끝내기 타점 기록은 시즌 세 번째다. 배정대는 “긴장된 상황에서 심호흡을 많이 한다. 공을 잘 치려면 손이나 어깨의 힘을 빼야 하는데 (호흡에) 신경을 쓰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배정대가 처음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건 2020년 9월 한 달에만 끝내기 안타를 세 번 쳐낸 다음부터다. KBO리그 역사상 한 달에 끝내기 안타를 세 차례 기록한 건 지금까지도 배정대가 유일하다. 배정대는 그다음 달 끝내기 안타 하나를 추가해 2004년 현대 브룸바와 함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끝내기 안타 공동 1위(4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브룸바 역시 수원에서 같은 기록을 남겼다.배정대는 이제 ‘현역 최다 끝내기 안타’의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7일 현재 통산 끝내기 안타 7개를 친 배정대는 이 부문 현역 1위 그룹인 황재균(KT), 최형우(KIA), 강민호(삼성)를 1개 차이로 따라잡았다. 1개만 더하면 이들과 공동 1위, 2개를 더하면 단독 1위로 올라선다.끝내기 안타 숫자에서는 뒤져있지만 생산 속도는 배정대가 1위 그룹보다 빠르다. 프로 데뷔 7년 차인 배정대는 2020시즌 4개, 지난해 1개, 올 시즌 2개로 최근 3년간 끝내기 안타를 몰아서 쳤다. 반면 황재균은 15시즌, 최형우는 17시즌, 강민호는 19시즌 사이에 8개를 기록했다. 현역 공동 2위 그룹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배정대를 제외하고 끝내기 안타 7개를 친 현역 선수는 김현수, 오지환(이상 LG), 최정(SSG), 박석민(NC), 이대호(롯데), 손아섭(NC) 등 6명이다. 이들 중 2010년 이후에 데뷔한 선수는 없다. 적게는 14시즌부터 많게는 18시즌에 걸쳐 공동 2위 기록을 남겼다.‘끝내주는’ 활약에도 배정대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후반에 3점을 내주면서 쉽게 넘겨줄 수 있는 경기였는데 동료들이 잘해줘서 역전승을 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정대가 빠른 페이스로 끝내기 안타를 늘려가고 있지만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 1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는 정근우다. 그는 SK(현 SSG), 한화, LG에서 16시즌을 뛰면서 끝내기 안타 16개를 남겼다. 시즌당 1개꼴의 페이스를 16년간 이어간 셈이다. 그 뒤를 △2위 김태균(11개) △공동 3위 김한수, 박한이, 이호성(이상 10개) △4위 송지만(넥센ㆍ9개)이 잇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미즈노가 골퍼들의 다양한 스윙 특성에 따른 맞춤형 아이언 4종인 ‘JPX923’ 시리즈를 내놨다. 미즈노는 글로벌 스테디셀러인 JPX시리즈의 새로운 모델 JPX923 시리즈를 최근 공식 출시했다. 제작에 앞서 미즈노는 독자적인 피팅 프로그램인 ‘샤프트 옵티마이저 3D’로 35만 골퍼의 스윙 자세를 분석했다. 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JPX923 시리즈가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골퍼들의 다양한 수요를 채워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즈노가 고객 맞춤형 아이언 제작에 주목한 건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도 기성품 대신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찾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틀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아이언의 약 40%는 골퍼 개개인의 신체조건에 맞춘 커스텀 클럽이었다. 두 명 중 한 명 정도의 골퍼가 자신의 스윙 타입과 신체조건에 최적화된 클럽을 찾았다는 얘기다. 미즈노는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이번 시리즈를 세 가지 소재의 헤드와 네 가지 종류의 아이언으로 구성했다. ‘JPX923 투어’ 아이언은 고순도 연철 ‘1025E’를 헤드 소재로 채용해 정확도와 타구감을 높인 라인업이다. ‘JPX923 포지드’ 아이언은 번호에 따라 ‘크로몰리 4120’ 소재와 연철 ‘1025E’를 개별 적용해 상황별 활용성을 높였다. ‘JPX923 핫메탈’, ‘JPX 핫메탈 프로’ 두 종류의 아이언은 기존보다 강도가 35% 높은 신소재 고강도 ‘크로몰리 4335+’ 소재를 활용해 클럽의 가벼움과 비거리 성능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JPX923 투어’ 아이언의 가장 큰 장점은 부드러운 타구감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부드럽고 연한 소재인 구리를 클럽 헤드 내 크롬과 니켈 소재 중간에 배치해 타구감을 개선할 수 있었다. 여기에 반사가 되지 않는 크롬 도금으로 마감을 하면서 눈부심 현상도 없앴다. 시리즈 두 번째 라인업인 ‘JPX923 포지드’ 아이언은 번호에 따라 적합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4번부터 7번 아이언에는 타격 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이 좋은 ‘크로몰리 4120’ 소재의 헤드를, 정확한 클럽 컨트롤을 요구하는 8번과 9번 아이언에는 고순도 ‘1025E’ 연철 헤드를 착용했다. 미즈노는 여기에 왼손잡이 골퍼를 위한 ‘JPX923 포지드 LH(Left Hand)’ 아이언과 여성 골퍼에게 잘 맞는 ‘JPX923 포지드 레이디’ 아이언도 함께 출시했다. ‘JPX923 핫메탈’ 아이언은 강도가 높으면서도 클럽 페이스를 더 얇고 가볍게 해주는 ‘크로몰리 4335+’ 소재를 헤드에 채용했다. 미즈노가 새로 개발한 ‘코어테크 페이스’ 기술을 이 아이언에 접목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중심부를 8% 얇게 구현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핫메탈 아이언은 역대 JPX 시리즈 제품 중 가장 얇은 페이스 두께에도 긴 비거리를 내게 됐다. 핫메탈 아이언과 동일한 헤드 소재를 쓰는 ‘JPX923 핫메탈 프로’ 아이언은 핫메탈보다 더 탁월한 비거리 성능을 낸다. 미즈노는 이번 JPX923 시리즈를 아우르는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스태빌리티 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헤드의 중량 배분을 통해 타구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골퍼가 공의 중심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을 때도 타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돕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코브라푸마골프가 안정성과 비거리 성능을 향상시킨 4세대 킹 포지드 테크 아이언을 국내에 출시한다. 코브라푸마골프의 이번 4세대 아이언 시리즈는 ‘킹 포지드 테크’와 ‘킹 포지드 테크 X’ 두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이번 모델은 헤드를 5번 두드려 만드는 단조 공법으로 제작돼 타격감이 부드럽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체와 페이스 제작에도 단조 공법이 적용됐다. 이번 모델에서는 헤드 내부를 비워두는 구조로 가벼움과 비거리 성능을 모두 잡아냈다. 대신 내부에는 가볍고 부드러운 폼을 채웠다. 이 폼은 타격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면서 페이스의 반발력을 높여 비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준다. 타격 시에는 골퍼들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타격음도 만들어낸다. 날렵한 느낌의 외관도 이번 모델의 장점 중 하나다. 샤프트와 클럽 헤드 사이에 벌어진 간격인 오프셋을 줄이고 톱라인도 얇게 만들었다. 대신 솔에 텅스텐 추를 장착해 무게 중심을 밑으로 낮췄다. 양쪽으로 낮게 배치된 무게 덕분에 볼은 쉽게 뜨게 되고 잘못된 타격에도 헤드의 비틀림이 줄어든다. ‘킹 포지드 테크 X’ 아이언은 초중급 골퍼를 위한 모델이다. 타격 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킹 포지드 테크 모델보다 무게 중심을 더 낮췄고, 가장자리에 무게를 폭넓게 배치했다. 킹 포지드 테크에는 45g의 텅스텐 추를, X 모델에는 65g 추를 넣었다. 코브라푸마골프 관계자는 “새로운 킹 포지드 테크 아이언은 세련된 디자인에 공을 멀리 똑바로 때려낼 수 있으며 타격감과 타격음이 부드럽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킹 포지드 테크 X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킹 포지드 테크 모델은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의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이 미국 포틀랜드의 골프 용품 브랜드 ‘존스(Jones)’와 협업 컬렉션을 출시한다. 왁은 존스와의 협업을 통해 골프백을 포함한 남성 의류 컬렉션을 공개했다. 존스가 오랜 시간 쌓은 디자인 노하우를 활용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1971년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존스는 50년 넘게 선수들에게 필요한 골프 전문 백을 제작해온 창립자 조지 존스의 장인 정신이 담긴 브랜드다. ‘존스 바이 왁(Jones by WAAC)’으로 불리는 남성 의류 협업 컬렉션은 다수의 골프백 등 골프 용품을 만들어온 존스에게 새로운 시도다. 왁과의 협업을 계기로 존스는 골프 용품 외에 남성 의류 컬렉션을 처음 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존스는 이번 협업의 테마를 ‘그린에서 벗어나 일상 속 나만의 페어웨이를 꿈꾼다’는 의미로 ‘비욘드 더 페어웨이(Beyond the fairway)’로 선정했다. 의류 컬렉션에는 왁의 주요 색상인 빨강색과 검은색, 초록색을 주로 사용했다. 협업을 위해 자체 개발한 그래픽 로고도 상품에 적용했다. 컬렉션은 아노락 후디, 윈드브레이커, 스웨터, 카고팬츠, 캡모자, 삭스, 캐디백 등 24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컬렉션 속 출시된 라이더 캐디백은 체계적인 분리 구조와 넉넉한 수납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쿠셔닝이 우수한 메시 소재의 스트랩을 사용해 골퍼들의 어깨 피로와 쏠림 현상을 방지해준다. ‘존스 바이 왁’ 협업 컬렉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온라인 사이트인 코오롱몰과 더카트골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바람의 아들’ 이종범(52)은 스물네 살이었던 1994년 타격 5관왕에 오르면서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역시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타격 5관왕과 MVP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정후는 26일 현재 타율(0.348), 출루율(0.420), 장타율(0.577), 최다 안타(184개), 타점(108점) 등 5개 부문 1위다. 이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기록은 역시 타율이다. 이정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율 1위를 차지하면 역대 4번째로 ‘연속 타격왕’에 등극하게 된다. 프로야구 역사가 41년이니까 이정후는 문자 그대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키움이 끝까지 3위 자리를 지키고 본인 역시 5개 타이틀을 모두 지킨다면 이정후는 SSG의 ‘에이스’ 김광현(34)과 함께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를 보면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가 (MVP를) 받더라”면서 개인 첫 MVP 수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후가 ‘타자 대표’로 김광현 등 ‘투수 대표’와 MVP 경쟁을 벌이려면 일단 삼성 피렐라(33)를 넘어서야 한다. 피렐라는 타율(0.342), 출루율(0.415), 장타율(0.558), 안타(179개), 타점(102점)에서 모두 이정후에 이어 2위다. 이 중 최다 안타와 타점은 피렐라가 역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삼성이 정규시즌 종료까지 9경기를 남겨둬 키움(5경기)보다 4경기를 더 치르기 때문이다. 홈런에서는 피렐라가 이미 이정후에게 앞서 있다. 피렐라는 이번 시즌 26홈런으로 홈런 선두(33개) 박병호(36·KT)에 이어 2위다. 이정후는 홈런 22개로 김재환(34·두산)과 공동 6위다. 피렐라의 MVP 수상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팀 순위다. 삼성은 10개 팀 중 8위로 ‘가을 야구’와 멀어진 상태다. ‘계단식’ 포스트시즌 도입 이후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선수가 MVP로 뽑힌 건 2005년 손민한(롯데)과 2012년 박병호(넥센)뿐이다. 8개 팀 체제였던 당시 롯데는 5위, 넥센은 6위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다저스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1로 꺾고 시즌 106승(47패)째를 거뒀다. 이는 2019년과 지난해 작성했던 구단의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이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이제 남은 9경기에서 1승만 더해도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현재 승률 0.693인 다저스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6승을 더해 112승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112승은 68년 전인 1954년 클리블랜드가 세운 MLB 시즌 최다승 4위(111승)를 뛰어넘는 기록이다.만약 다저스가 9경기에서 전부 승리하면 115승으로 1906년 시카고 컵스와 2001년 시애틀이 달성한 역대 최다승(116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둔 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다저스는 144경기 만에 100승 거두면서 시즌 최다승 기록에 도전했지만 24일 세인트루이스에게 0-11로 패하면서 이미 이 기록은 물거품이 됐다.이날 다저스 승리에 앞장선 건 선발 투수 마이클 글로브(26)였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글로브는 시즌 6번째 등판인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약 154km의 속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곁들여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요리했다.타선도 글로브의 호투에 화답했다. 1회말 1사 1루에 프레디 프리먼이 우중간 2루타로 1타점 선취점을 냈고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 조이 갈로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했다. 2회와 3회에는 윌 스미스와 코디 벨린저가 각각 적시타를 치면서 1점씩 점수 차를 벌렸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다승 3위(195승)의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는 결국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한편 이날 샌디에이고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27)은 콜로라도와의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포함해 6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3-6 완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데뷔 시즌 뛰어난 수비력에도 타율 0.202로 부진했던 김하성은 이번 시즌 타율을 0.252까지 끌어올려 팀 주전 유격수로서의 타격 우려를 떨쳐냈다. 24일부터 빅리그 첫 두 경기 연속 안타를 때린 배지환(23·피츠버그)은 26일 세 번째 경기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타율도 0.286에서 0.182(11타수 2안타)까지 떨어졌다. 피츠버그는 컵스에 3-8로 패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린 배지환(23·피츠버그)이 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배지환은 25일 시카고 컵스와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8연패 중이던 팀의 6-0 승리에 기여했다. 데뷔전이던 전날 컵스와의 경기에서는 9번 타자 2루수로 나서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배지환의 MLB 데뷔는 피츠버그와 계약 이후 4년 만이다. 경북고 유격수 출신 배지환은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2019년엔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뛰었다. 2021년 더블A를 거쳐 올 시즌 트리플A까지 올라온 뒤 24일 MLB 무대를 밟아 26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됐다. 우투좌타인 배지환은 서울고를 나온 강백호(23·KT)와 동기인데 고교 3학년이던 2017년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그해 고교야구 최고 타율 선수에게 주는데 2017년 배지환은 타율 0.474를 기록했다. 배지환은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 108경기를 뛰면서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내야수뿐 아니라 좌익수, 중견수로도 출전했다. 주 포지션은 2루수와 유격수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배지환이 첫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재능 있는 선수”라며 만족해했다. MLB.com은 “데뷔전에서 안타와 볼넷에 도루 2개까지 기록했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는 24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통산 700홈런을 달성했다. 베이브 루스(714개), 행크 에런(755개), 배리 본즈(762개)에 이은 MLB 역대 4번째 700홈런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인 역대 26번째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배지환(23·피츠버그)이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배지환은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8연패 중이던 팀의 6-0 완승에 힘을 보탰다.배지환은 피츠버그가 1-0으로 앞선 5회말 1사 2, 3루에 애드버트 알조레이의 몸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5구째 체인지업을 우전 2타점 2루타로 연결시켰다.전날 데뷔전에 이은 2경기 연속 안타다. 배지환은 24일 시카고 컵스전에 9번 타자 2루수로 빅리그 첫 무대를 밟으며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경북고 시절인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 후 4년 만의 빅리그 콜업이었다. 이날 배지환은 한국인 26번째 메이저리거이자 박찬호, 강정호, 박효준에 이어 피츠버그 선수로 MLB 무대를 밟은 4번째 빅리거가 됐다. 배지환이 MLB 첫 경기에 오르자마자 안타를,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타점을 올리자 피츠버그 더그아웃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첫 두 경기에서 배지환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오늘(25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인플레이 타구를 내며 타점을 낸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배지환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올해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108경기에서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로 출전해 타율 0.289, 8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구단은 25일 그를 팀의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하며 “다양한 포지션을 뛰면서도 흔들림 없이 팀 타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피츠버그 더그아웃은 배지환의 이 장점이 더 많은 빅리그 출전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셸턴 감독은 “9개뿐인 타자 선발 로테이션을 짤 때 그의 다재다능함은 정말 크게 다가온다. 다양한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만큼 9인 명단에 오를 가능성도 크다”며 “배지환이 팀에 에너지를 심어주면서도 좋은 주루 능력과 타격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만 배지환의 활약과 함께 과거 행적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배지환은 야구보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는 자신의 전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가한 혐의로 2019년 MLB 사무국에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24일 보도했다. 배지환은 2017년 12월 당시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대구지검으로부터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된 바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IA 에이스 양현종(34·사진)이 팀의 ‘가을야구 희망’을 지키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대기록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22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방문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9연패에서 탈출한 KIA는 6위 NC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5위를 지켜 상위 5개 팀에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이날 12승(7패)째를 거두며 이번 시즌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첫 투수가 됐다. 특히 상대 에이스 구창모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의미가 더 컸다. 양현종이 NC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2010년 10월 13일 이후 709일 만이다. 지난달 평균자책점 6.99(1승 2패)로 부진했던 양현종은 이날 최고 시속 148km의 속구에 변화구 3개 구종을 곁들여 NC 타선을 잘 막았다. 양현종은 5회말 1사에서 상대 타자 서호철을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2014년부터 이어온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기록을 완성했다. KBO리그에서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는 양현종이 처음이다. 정민태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1995년부터 2003년까지(2001∼2002년은 일본 진출) 이뤘던 7시즌 연속 170이닝 기록을 넘어섰다. 2020시즌에도 172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2021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1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해 다시 대기록을 이어갔다.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한 양현종은 다양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그는 4월 14일 롯데 경기에서 만 34세 1개월 13일 만에 통산 2000 투구 이닝을 채워 정민철 현 한화 단장의 종전 최연소(만 34세 2개월 9일) 기록을 경신했고, 5월 19일 역시 롯데 경기에서 만 34세 2개월 18일의 나이로 역시 정민철 단장(만 35세 2개월 27일) 이 갖고 있던 최연소 150승 기록도 갈아 치웠다. 양현종은 통산 159승으로 이강철 KT 감독(152승)을 제치고 KBO리그 다승 3위에 올랐다. 또한 이날 경기까지 통산 1811개의 탈삼진으로 이강철 감독(1751개)을 넘어 개인 통산 탈삼진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선두 SSG는 문학에서 한화에 10-1 완승을 거뒀다. 8회 결승타를 허용한 한화 장시환은 2020시즌부터 이날까지 18연패를 해 심수창(2009∼2011년)과 함께 리그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 타자는 못 잡겠다.’ 지난달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 LG 중간계투 정우영은 3-1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이렇게 생각했다.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였다. 2구 만에 안타를 맞은 그는 던지던 자세까지 급하게 틀어봤지만 안치홍에게 안타, 정훈에게 희생 뜬공까지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홀드 2위(22개) 정우영은 그렇게 패전 투수(시즌 3패)가 됐다. 정우영은 지금도 이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기고 있던 그 상황에서도 나는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안타를 맞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투구 자세에 변화를 줬는데 그러면서 혼란이 더 커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날부터 정우영은 팀 선배 김현수와 오지환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오랜 시간 자신의 위치를 지켜낸 선배들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서였다. 관찰 결과 정우영이 깨달은 건 이들이 4, 5타수 동안 안타 없이 물러나는 부진이 이어져도 자신의 타격 자세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우영은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아지면 공 던지는 팔 각도를 올리거나 내리며 ‘손장난’을 쳤다. 원래 던지던 각도가 아니다보니 내 싱커의 무브먼트만 떨어지고 장점이 사라졌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내 공을 믿고 꾸준하게 던져야 나도 ‘롱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팀 선배들이 이미 조언을 해줬던 내용이었다. 김현수는 “넌 생각이 너무 많다”고 장난스럽게 운을 떼며 “싱커 구위가 워낙 좋으니까 그것만 잘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칠 거다”라고 말했고, 오지환은 “난 슬럼프가 와도 변화 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8월에만 홀드 7개를 쏟아내며 29홀드를 쌓은 정우영은 이달 15일 KT전에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30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27홀드로 2013년 이동현이 세웠던 구단 최다 기록(25홀드)을 넘어선 정우영은 21일 현재 31홀드로 매일 구단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정우영은 “내가 내 기록을 깨면 그게 구단 기록이 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스스로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개인 첫 홀드왕에도 도전 중이다. 4홀드 차의 2위 김재웅(키움)이 당초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지난달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정우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정우영은 “원래 홀드왕 욕심까지는 없었다”면서도 “(김)재웅이 형이 빠지고 내가 1위로 올라서면서 ‘이제 뭔가 보인다’는 기대가 생겼다. 감독님이 믿고 자주 기용해주시는 만큼 더 많은 홀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60홈런입니다! 베이브 루스, 당신에게 동료가 생겼습니다.”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방망이를 휘두르자 중계진이 이렇게 외쳤다. 저지는 2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4-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마무리 윌 크로(28)의 시속 153km 싱커를 받아쳐 자신의 시즌 60번째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순간 4만157명의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 홈런으로 저지는 95년 전인 1927년 MLB 역사상 첫 시즌 60호 홈런을 쏘아 올린 베이브 루스(1895∼1948)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에서 한 시즌에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1년 만이다. ‘스테로이드 전성시대’로 불린 2001년 배리 본즈(58·샌프란시스코)와 새미 소사(54·시카고 컵스) 이후로는 한 시즌에 홈런을 60개 이상 낸 타자가 없었다. 저지는 타자 수로는 6번째, 누적 횟수로는 9번째로 MLB에서 시즌 60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경기 후 저지는 “루스, 로저 매리스(1934∼1985) 등 양키스의 모든 위대한 선수들에 대해 말할 때 나와 같은 애송이(kid)가 그들과 함께 언급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시즌 60홈런 달성은) 믿을 수 없는 영광이고, 이 기록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지가 남은 기간 한 시즌 최다 홈런 순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이 부문 선두는 21년 전 본즈가 기록한 73홈런이다. 저지는 60번째 홈런으로 루스와 함께 이 부문 8위에 올랐다. 경기당 0.4홈런 이상을 치는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남은 15경기에서 6홈런을 더할 수 있다. 66홈런 달성 시 1998년 소사와 역대 공동 3위에 오르게 된다. 홈런 하나만 더해도 61년 묵은 아메리칸리그(AL) 시즌 최다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961년 매리스 이후 AL 타자 가운데는 61홈런을 친 타자가 없었다. 동시대를 뛰는 다른 타자와 비교하면 저지의 홈런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2위는 카일 슈워버(29·필라델피아)로 저지보다 20개가 적은 40홈런이 전부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은 “1928년 54홈런을 친 루스가 해당 시즌 마지막 날 공동 2위 그룹(31홈런)에 23개 차로 1위를 차지한 이후 홈런 더비 선두가 2위보다 20홈런 이상을 앞선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양키스는 이날 저지의 홈런으로 반격의 기회까지 잡았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잡은 무사만루 기회에 장칼로 스탠턴(33)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그랜드 슬램으로 9-8 역전승을 거뒀다.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은 “4점 차로 뒤진 9회말 우리 팀 타선을 자극시킨 무언가가 있었다. 저지의 홈런에서 마법 같은 불꽃이 일었다”며 저지를 치켜세웠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서천군청)이 2022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감하게 됐다. 21일 세계육상연맹(WA)이 공개한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에 따르면 우상혁은 13일 기준 랭킹포인트 1405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근 열린 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2m34로 우승을 차지한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가 1383점으로 2위, 우상혁의 라이벌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이 1375점(3위)으로 뒤를 이었다. 우상혁은 7월 26일 처음 WA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른 이후 선두를 뺏기지 않고 있다. 한국 선수가 육상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우상혁이 처음이었다. 우상혁의 세계 1위 자리는 2023년 초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WA는 최근 12개월간 각 선수가 낸 가장 좋은 5개 대회 성적을 중심으로 세계랭킹을 산정한다.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 성적에는 가점을 준다. 이번 시즌 주요 국제대회 일정은 모두 끝났고, 탐베리와 바르심의 자국 대회 일정도 마감돼 내년 초까지 우상혁을 넘어설 기회가 없다. 우상혁은 “세계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 평균 기록이 좋아야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정말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아.” 15년 전 오영석 씨(60)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2007년 8월 18일 사고를 겪고 난 뒤부터였다. 중학교 동창들과 강원 인제로 떠난 1박 2일 여행 중 계곡에서 다이빙 실수로 목이 꺾여 척수가 손상되면서 전신이 마비됐다. 좌절한 오 씨는 병원에서 18개월간 자신을 간호했던 아내 이금희 씨(54)의 가슴에 못박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 그날 이후 지체장애인이 된 오 씨는 그때마다 아내가 해준 대답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신 돈 안 벌어도 돼. 내가 당신 책임질테니 치료 잘 받고 살아만 줘.” 냉방 설비 엔지니어였던 오 씨의 수입이 끊긴 뒤 아내는 미싱 공장에 취업했다. 하루 12시간을 일해 10만 원가량의 일당을 벌며 남편 재활과 초중고교 학생이던 두 딸 육아도 책임졌다. 아내의 헌신은 남편의 굳은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 퇴원 후 오 씨는 “빨리 회복해 아내를 덜 고생하게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 복지관을 찾아 탁구 연습을 시작했다. 오른손잡이인 오 씨는 완전히 굳어 움직이지 않는 오른손 대신 손가락이나마 까딱할 수 있는 왼손으로 탁구채를 잡았다. 처음 목표는 ‘탁구공을 네트 너머로만 넘겨보자’였다. 근육이 뒤틀리는 아픔을 감수하며 팔을 수십번 휘둘렀지만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탁구를 시작한 비장애인 동료들의 실력이 늘면서 ‘내가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상대가 친 공을 잘 받아치려다 자신도 모르게 휠체어에 기댄 채 일어나 스매싱을 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오 씨가 20일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최로 열린 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한 것도 아내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이날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만난 오 씨는 “사고 이후 아내가 나를 복지관, 동창 모임 등에 데려다줬다. 내가 자꾸 집에만 있으려하니 사람도 만나고 운동도 할 수 있게 항상 도와줬다. 내 아내는 천사”라고 말했다. 오 씨는 이제 같은 복지관 소속 탁구 동료 10명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가 됐다. 이따금 70대의 비장애인 신입 회원이 복지관을 찾으면 함께 공을 치며 탁구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오 씨의 생활도 달라졌다. 사고 직후엔 아내가 좌약을 넣어줘야만 대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일상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화장실도 가고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오 씨는 “사고가 났을 때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 장애가 생겼을 때는 불평도 많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운동해서 아내의 고생을 덜어주고 싶다. 지금의 삶을 더 소중히 쓸 것”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베키 해먼 라스베이거스 감독(45·러시아)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역사상 처음으로 사령탑 데뷔 첫해 우승을 이끌었다. 해먼 감독이 이끄는 라스베이거스는 19일 WNBA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코네티컷을 78-71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창단 처음 정상에 올랐다. 해먼 감독이 올해 라스베이거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26승 10패로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피닉스와 시애틀을 차려로 무너뜨린 뒤 파이널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한 것이다. 1996년 출범한 WNBA에서 신임 감독이 첫해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프로농구(NBA)로 확대해서도 데뷔 시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끈 감독은 해먼 감독을 포함해 6명뿐이다. 해먼 감독은 미국 농구계에서 ‘여성 1호’의 발자취를 남겨온 인물이다. 1999년부터 2012년까지 WNBA 선수 생활을 한 그는 2014년 여성 최초로 풀타임 유급 코치(샌안토니오)에 선임됐다. 2016년에는 여성 최초로 NBA 올스타전 코치로도 활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이 LA 레이커스와의 경기 중 퇴장당하자 대행을 맡으면서 감독으로서 NBA 선수들을 이끈 첫 여성 지도자가 됐다. 지난달 27일 WNBA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기도 한 해먼 감독은 “만약 내가 ‘브라이언’이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면 나는 이미 여러 차례 NBA 감독에 올랐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내가 지금껏 겪었던 모든 힘든 일 덕분에 나에게 필요한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역대 프로야구 선수 순위를 매기면 ‘국보급 투수’ 선동열(59)이 40위 안에 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회, 현역 단장, 감독, 선수 및 출입 기자단 대표 등 ‘KBO 레전드 40인’ 투표에 ‘전문가’ 자격으로 참가한 156명 가운데 한 명은 ‘선동열이 40위 바깥’이라고 판단했다. 선동열이 전문가 투표에서 만점(80점)에 0.51점이 부족한 79.49점에 그친 이유다. 전문가 투표에서 만점을 받은 건 ‘무쇠팔’ 최동원(1958∼2011) 한 명뿐이었다. 대신 최동원은 팬 투표(총 109만2432표)에서는 5위(9.99점)에 그쳤다. 그 결과 전문가 투표 80%, 팬 투표 20%를 합산해 선정한 최종 순위에서는 팬 투표 1위 선동열(11.56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둘만이 아니다. KBO에서 19일 최종적으로 공개한 투표 결과를 보면 ‘울보’ 정민태(52), ‘노송’ 김용수(62), ‘헐크’ 이만수(64), ‘불사조’ 박철순(66)은 팬 투표에서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문가 투표에서는 11위 다음으로 밀렸다. 반대로 ‘회장님’ 송진우(56), ‘짱구’ 장효조(1956∼2011), ‘대성불패’ 구대성(53), ‘핵잠수함’ 이강철(56)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지만 팬 투표 톱 10에서는 빠졌다. 전체적으로 전문가와 팬 의견이 가장 엇갈린 인물은 정민철(50)이었다. 현재 한화 단장을 맡고 있는 정민철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장종훈과 함께 공동 10위였지만 팬 투표에서는 34위로 24계단 차이가 났다. 거꾸로 이순철(61)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39위였지만 팬 투표에서는 17위로 22계단 차이였다. 전문가와 팬이 생각한 ‘레전드 마지노선’도 달랐다. 팬 투표 40위 전준호(53)는 전문가 투표에서는 31위였고, 전문가 투표 40위 박진만(46)은 팬 투표에서는 20위였다. 단, 아직 전체 후보 177명에 대한 투표 결과를 모두 공개한 건 아닌 만큼 실제 순위는 이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KBO는 레전드 투표에서 41∼50위에 오른 선수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구단별로는 가장 오래 몸담은 팀을 기준으로 할 때 해태(현 KIA)와 삼성이 각 7명으로 가장 많은 레전드를 배출했다. 반면 쌍방울 소속으로 레전드로 뽑힌 건 김기태(53) 한 명뿐이었다. 포지션별로는 야수가 25명으로 투수(15명)보다 많았다. 레전드 40인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포지션별로 최고 활약을 선보인 선수가 받는 골든글러브를 평균 3.4번 받았다.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건 30위와 31위였다. ‘헤라클레스’ 심정수(47)가 총점 50.71점으로 30위에 올랐고,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68)이 0.08점 뒤진 50.63점으로 31위에 위치했다. 심정수가 현대에 몸담고 있던 2001∼2004년 이 팀 감독이 바로 김재박이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8일 백제 ‘700년 고도(古都)’에서 열린 동아일보 2022 공주백제마라톤은 3년 만에 돌아온 ‘마라톤 축제’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오전 9시 출발을 앞두고 기온은 섭씨 27도, 습도는 75% 가까이 올라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났다. 하지만 출발지인 공주시민운동장에 모인 참가자 7000여 명은 저마다 운동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마련된 축제를 기념하기에 바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면 레이스로 열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달림이들은 출전 그 자체로 행복한 모습이었다. 마라톤 마니아 서주식 씨(49)는 “3년 전 서울마라톤 이후 첫 레이스였다. 코로나19 탓에 이런 메이저 대회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아쉬웠다. 오늘 한풀이처럼 달렸다”고 했다. 오전 10시부터 체감 온도는 섭씨 30도를 넘어섰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풀코스 선두권 선수들조차 레이스 중 몇 차례나 걷다 뛰기를 반복했을 정도였다. 결승선에는 2003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살수차가 등장해 완주한 사람들의 열을 식혀줬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도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2시간52분23초로 우승한 송재영 씨(33)를 포함해 4명이 마스터스 마라토너 꿈의 기록인 ‘서브 3’(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 레이스 내내 선두를 지켰던 송 씨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포기만 안 하면 1등이라는 생각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19년 서울마라톤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27분24초)으로 1위를 한 송 씨는 이번이 두 번째 우승이다. 송 씨는 “내년 2월 결혼 예정이라 원래 (10월 16일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다. 오늘 우승할 줄 알았으면 (예비 신부를) 데려올 걸 그랬다. 오늘 (프러포즈를) 못 했으니 경주 때 또 우승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풀코스 우승자 김현경 씨(42) 역시 “너무 더워 포기하려고 했는데 반환점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완주만 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이자 두 번째 풀코스 도전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된 김 씨는 “기를 쓰고 완주는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우승할 줄은 몰랐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몸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배재국 씨(26)는 아버지 배종훈 씨(56)와 함께 3년 만에 풀코스 완주에 나섰지만 하프코스 완주로 만족해야 했다. 아들은 휠체어를 밀고 뛰는 아버지 배 씨를 위해, 아버지는 아들의 건강을 위해 무리하게 풀코스 완주를 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아 하프코스만 달렸다. 재국 씨는 “풀코스 완주 메달은 못 받았지만 오랜만에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뛰니까 좋았다”면서 웃었다. 배 씨 부자(父子) 역시 좀 더 시원해지는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다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5km를 직접 완주한 최원철 충남 공주시장을 비롯해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윤석형 공주시 체육회장, 이상근 공주경찰서장, 강종범 공주소방서장, 박제균 동아일보사 논설주간(상무)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공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회가 3년 전 서울국제마라톤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런 메이저 대회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아쉬웠다. 오늘 한풀이처럼 뛰러 왔다.” 2019년 마지막 레이스 이후 18일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2022 공주백제마라톤에 나선 마라톤 마니아 서주식 씨(49)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출발을 앞두고 기온은 27도, 습도는 75% 가까이 올라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나는 날씨였다. 하지만 출발지인 공주시민운동장에 모인 7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저마다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마련된 축제를 기념하기 바빴다. 2020년 행사가 취소되고 2021년 행사는 비대면으로 열렸지만 여러 사람들과 부대껴 달리는 기쁨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10km에 참가한 유숭제 씨(40) “언택트로 뛴 적도 있지만 오프라인으로 뛸 때가 더 재밌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같이 부딪히고 경쟁하며 뛰고 싶었다”고 했다. 그간 코로나 19로 마라톤 대회들이 연달아 취소면서 이번 대회에는 마라톤 첫 출전을 기다려온 이들이 유독 많았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올 2월부터 KDI 국제정책대학원 석사과정 유학 중인 린제이 치스웨 씨(31)는 5월부터 세종마라톤클럽 동호회 활동을 시작해 4개월 만에 첫 하프코스 실전 도전에 나섰다. 치스웨 씨는 “코로나 19로 (짐바브웨에서) 락다운(폐쇄)이 됐을 때 정말 답답했다. 유학도 늦어졌는데 이렇게 대회에 나설 수 있어 너무 신난다”고 했다. 더운 날씨에도 첫 도전을 완주해낸 치스웨 씨는 “짐바브웨도 이렇게 덥지는 않다. 16km 때부터 걸은 것 같다(웃음). 그래도 첫 대회 출전 치고는 괜찮았던 것 같다. 다음번 대회에서 더 좋은 기록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마라톤클럽에서 뛰며 역시 이번에 첫 하프코스 도전에 나섰던 김영인 KDI 연구원 역시 목표로 했던 제한시간 내 완주에 성공했다. 마라톤 첫 도전부터 섭씨 30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를 이겨낸 김 씨는 “(남자)풀코스 1등이랑 같이 들어왔다”며 부끄러워했지만 “그래도 이제 10km는 수월하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다음달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 진수진 씨(30)도 만삭의 몸으로 남편의 첫 10km 도전 응원을 위해 직접 대회장을 찾았다. 남편 김창연 씨(32)는 “늘 마라톤을 해보고 싶었는데 (대회가 없어) 못하다 (대회) 현수막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 헬스장 러닝머신으로만 뛰다가 직접 뛰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출전 경험이 있는 예비엄마 진 씨는 “아들이 태어나면 가족이 함께 뛰고싶다”고 말했다.이재근 씨(39)는 온 가족과 함께 이번 대회 5km에 참여했다. 막내 딸은 유모차에 태우고 이 씨가 직접 밀며 뛰었다. 아들이 공주백제마라톤 개막식 시범공연을 한 ‘태어로즈 태권도영웅단’ 소속으로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됐다. 이 씨는 “마라톤 자체가 처음이다. 혼자 뛴 적도 없다. 공주마라톤처럼 큰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가족이 다 같이 오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왔다”며 웃었다. 공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