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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코스피가 10개월 만에 2,300 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이날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10.3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하며 출렁였다. 미국 국채 금리의 거침없는 상승세와 구글 등 빅테크의 실적 부진 여파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휩쓸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4.09포인트(2.71%) 내린 2,299.0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300 선이 깨진 것은 올 1월 6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하락 폭도 작년 9월 26일(─3.02%)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스닥도 743.85로 전날보다 26.99포인트(3.50%)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2.14% 내리는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앞서 25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도 나스닥 지수가 2.43% 급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공포의 핵심 원인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다. 22일 장중 연 5%를 돌파한 미국 국채 금리는 4.8% 선으로 후퇴한 뒤 25일 다시 4.96%로 반등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점증하는 중동 위기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26일 발표된 3분기(7∼9월)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4.9%로 시장 전망치(4.7%)를 상회했다. 미국의 강한 성장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정책을 뒷받침한다. 구글 등 빅테크들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25일 미국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9.5% 폭락해 하루에만 약 1600억 달러(약 216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총 하락 폭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도 다시 150엔 선을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기업실적 악화-내수 침체… 외국인, 이달 2조 넘게 주식 순매도 코스피 2300 붕괴-환율 10.3원 급등기업 체감 경기 8개월만에 최악고금리-고물가 겹쳐 ‘3중 악재’코스피 낙폭, 美은행사태 때보다 커… “한계기업 등 선별적 지원 고려를” 26일 코스피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1.58% 하락한 2,325.82에 개장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급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들이 4790억 원의 주식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결국 코스피는 10개월 만에 2,300 선이 붕괴된 2,299.0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 폭(2.71%)은 올 들어 최대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2.56%)를 넘어섰다. 주가 하락 종목은 836개로 상승 종목(81개)의 10배가 넘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50%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의 투매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과 중동 위기 등으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외국인투자가는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2조 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업 경기 8개월 만에 최악 이날 증시가 급락한 것은 고금리, 고물가에 기업 실적 악화까지 ‘3중 악재’가 덮친 데 따른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0으로 올 2월(68) 이후 가장 낮았다. 일부 제조업의 실적 회복에도 소비 심리가 나빠지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꺾였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인들의 판단과 전망을 산출한 통계로, 100 아래면 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4분기(10∼12월) 경기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상장사 242개의 4분기 매출 전망치는 614조595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2% 줄었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41조12억 원으로 2.13% 감소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수출 감소 영향이 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수출은 1558억 달러(약 211조8101억 원)로 1년 전보다 12.0% 줄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수출 감소 폭(― 3.5%)의 3배가 넘는다.● 소비자들 지갑 닫고, 기업 투자 줄여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내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막대한 가계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빚 부담을 높여 가계 소비를 위축시킨다. 또 대출을 통해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기업들의 투자를 저해한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시장금리 인상과 연동되면서 국내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기업도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태로 경기 회복 시기는 계속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7월(103.2) 이후 계속 하락세다. 중동 위기에 따른 유가 불안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8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소비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또 3분기 설비투자가 전 분기보다 2.7% 감소하는 등 투자도 줄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지며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2월(0.43%) 이후 42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업 대출 연체율도 0.47%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높아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전면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쓰기는 어렵겠지만 취약 차주나 한계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요인으로 미국 장기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꼽힌다. 25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6%로 다시 5%를 코앞에 뒀고 26일에도 장중 4.9%대를 유지했다. 미국 장기 금리는 미국 경제 ‘나 홀로 성장’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대)로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이다. 이날 발표된 3분기(7∼9월)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강력한 미 소비를 바탕으로 시장 전망치(4.7%)를 상회한 4.9%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2.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팬데믹 기저효과가 있던 2021년 4분기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다만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1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해 노동시장 과열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지난해 6월부터 10차례 연속 올리던 기준금리를 기존 4.5%를 유지해 첫 동결을 결정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 월가에서는 최근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장기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커졌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의 패널 토론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포퓰리즘과 반도체법 같은 미 정부 재정 부양책, 재정 적자는 모두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기준금리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에 많이 의존해 금리에 민감한 반도체 등 기술기업 실적 우려로 이어진다. 26일에도 뉴욕증시는 메타가 3% 이상 급락하는 등 기술기업 하락세로 나스닥지수가 장 초반 소폭 하락으로 출발했다. 올해 최고치에 비하면 10% 이상 내려간 수준이다. 장기 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로도 이어져 이날 엔-달러 환율이 다시 150엔을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9·11 메모리얼 풀’에서 세계무역센터(WTC)가 있던 방향으로 걷다 보니 8층 높이 반투명의 하얀 대리석 상자 모양 건물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 9·11테러 22주년에 맞춰 개관한 공연예술센터 페럴먼아트센터(PAC·팩)다.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위에 뉴욕주와 뉴욕시, 유가족 단체와 부동산 개발사 및 토지 소유주들이 합심해 5억 달러(약 6800억 원)를 들여 지었다.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민간 여객기 4대를 납치해 뉴욕 WTC와 국방부 펜타곤 건물 등을 공격해 미국인 등 3000여 명이 숨졌다. 팩에서 만난 케이디 카미라 수석 디렉터는 “22년 전 재건 계획을 짤 때부터 비극의 공간에 반드시 복원을 뜻하는 문화예술센터가 들어와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아픔의 기억이 서린 이곳은 이제 시민들이 거실처럼 드나들며 쉬고, 음식을 먹고, 공연을 보는 놀라운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도시 뉴욕으로 돌아간다”5000여 개 대리석 타일로 덮인 상자 모양 건물 아래 입구 계단을 올라 1층에 들어와 보니 정말 거실처럼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다. 팩 개장 시간에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안쪽으로 다음 달 개장하는 레스토랑 ‘메트로폴리스’가 보였다. 마커스 새뮤얼슨 메트로폴리스 셰프는 “22년 전 그라운드 제로 현장에서 음식 봉사를 했다. 다시 돌아와 식당을 열게 돼 내게 의미가 크다”며 “문화와 예술의 본고장 뉴욕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뜻에서 이름도 메트로폴리스로 정했고 메뉴 역시 시내 각 지역 특색을 담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첫 국빈 만찬 셰프를 맡은 그는 뉴욕 ‘레드 루스터’를 비롯해 캐나다와 유럽에서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팩 관계자들은 그라운드 제로 재건 사업 계획을 세우던 초기 단계부터 마이클 블룸버그 당시 뉴욕시장 주도로 “(팩이) 슬픔의 공간으로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공연예술센터를 추진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공모전을 통해 팩 건축 설계를 맡은 조슈아 라무스 건축가(사진)는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1000석 규모 공연장에 대해 “바로 옆 9·11테러 추모 공원을 찾은 이들의 추모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밤에는 등불처럼 환하게 빛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시애틀 공립도서관 설계자로 유명한 그는 “(진동이 큰) 지하철(이 지나는 구간) 위에 지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상자 속 상자로 음향을 살렸다”고 했다.● 오래 걸려도 제대로…부호들 나섰다9·11테러로 WTC 쌍둥이 빌딩이 모두 무너져내려 일대 16에이커(약 6만6000㎡·약 2만 평) 터는 그라운드 제로가 됐다. 원래 폭발물 지점을 뜻하는 용어로 그만큼 ‘아무것도 없는 땅’이란 뜻이다. 뉴욕주와 뉴욕시, 유가족 단체와 부동산 개발사 및 토지 소유주들은 이곳이 추모 공간인 동시에 새 세대가 모이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뜻을 모아 재건 사업을 진행했다.2011년에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는 ‘메모리얼 풀’이라는 연못으로 바뀌었다. 희생자 이름이 적힌 패널 아래로 폭포수가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추모 공간이다. 이후 높이 541m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원(One) WTC와 3, 4 WTC가 세워졌다. 지난해에는 성니콜라스 그리스 정교회 성당이 그리스계 사업가들 기부로 다시 지어졌다.재건 사업 걸림돌은 자금이었다. 팩 계획도 진행되다가 엎어지기 일쑤였다. 2016년 사업가 로널드 페럴먼이 7500만 달러(약 1020억 원)를 쾌척해 사업이 시작돼 페럴먼아트센터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기부금 모집 총대를 멘 블룸버그 전 시장이 1억3000만 달러(약 1770억 원)를 기부해 사업이 완성됐다. 재건 사업은 아직 미완이다. 2 WTC 건물은 아직 주요 입주 기업을 찾지 못해 시작을 못 했다. 5 WTC는 주상복합건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발 금리 공포에 휩싸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9.51% 폭락하며 하루 216조 원 시총이 증발하는 등 미 증시와 채권시장이 급락하고 달러가치는 상승하며 외환시장이 흔들렸다. 시장 공포의 핵심 원인은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다. 미 ‘나홀로 성장’과 지정학적 갈등, 재정적자 확대가 금리를 오랫동안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시장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3% 하락해 심리적 저항선인 4200선 밑으로 떨어진 4186.77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3%하락해 2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26일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지수가 각각 2%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아시아 시장도 하락하고 있다. 미 증시에선 특히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9.51%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1600억 달러(216조 원)가 증발했다. 이는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총 하락 규모다. 전날 공개된 3분기(7~9월) 매출이 11% 성장하는 등 선방했지만 클라우드 부문이 전망치를 하회하며 호실적을 보인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와 대조적 실적을 낸 것이 주가 폭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금리에 민감한 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5.58% 하락했을 뿐 아니라 엔비디아가 4.31% 하락하는 등 반도체 주가도 흔들렸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31% 떨어졌다. 애플(-1.35%)과 테슬라(-1.89%)도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가치도 상승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 달러 환율은 다시 150엔 선을 돌파하며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년 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도 전장보다 0.24% 오른 106.53으로 뛰었다. 금융시장에 발작을 일으키는 요인은 미 장기 국채 금리다. 월요일인 22일 장중 5%를 돌파했던 미 국채금리는 4.8%선까지 후퇴했다 이날 다시 0.12%포인트 오른 4.96%까지 올라 5%에 근접했다.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도 지난달 신규 주택 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해 미 경제 강세를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판매 건수는 75만9000건(계절조정 연율기준)으로 8월의 67만6000건보다 증가했으며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68만 건보다 훨씬 많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줬다.신규주택판매는 월마다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미 경제 강세에 따른 금리 장기화 우려에 해당 지표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시간으로 26일 오전 발표될 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의 시장 예상치는 4.7%로 2분기 2.1% 대비 높은 상태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모델에선 5.4%까지 보고 있어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고금리의 장기화를 부를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부지출 확대와 재정적자가 미 수요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주고 있다며 강력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다이먼 회장은 “연준의 18개월 전 경제 예측은 100% 틀렸다. 재정 지출은 그 어느 때보다 많으며,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전지전능한 느낌이 있다“며 정부와 연준의 위기관리 대응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할렘에 있는 데모크라시프렙 할렘고등학교 지하 강당에서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학생들이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 강당에 모인 학생 300여 명 중에는 ‘아리랑~ 저리랑~’ 하며 장난치는 학생도 있었지만 이내 조 씨의 열창에 한국어로 “사랑해요”를 외치며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였다. 학생들을 위한 조수미 씨의 무료 ‘희망 콘서트’였다.조 씨는 “요즘 세상에 어려운 일도 많고, 뉴욕에서도 (인종 간) 좋지 않은 일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음악을 통해 모든 것을 초월하는 하나 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그가 프로그램에 없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가운데 ‘세상의 산을 모두 올라가요(Climb Every Mountain)’를 젠스 리데만의 트럼펫 연주에 맞춰 선보이자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조 씨는 “노랫말처럼 학생들이 꿈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공연 후 그의 사인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섰다.데모크라시프렙은 자율형 공립학교로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많지만 한국과 인연이 깊다. 의무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해야 하고 성적 우수 학생은 한국 여행을 보내준다. 한국에 다녀온 적 있다는 조셉 조코토예 군(17)은 “한국 말과 역사를 배우는 것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 공연도 정말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9일(현지 시간) 미국 동부 대도시 필라델피아를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계단을 뛰어올라 두 팔을 번쩍 드는 장면을 촬영해 유명해진 ‘록키 계단’이 보였다. 계단을 오르니 미술관 기둥 가운데 영어로 ‘Korean Art after 1989’(1989년 이후의 한국 미술)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나타났다. 미술관의 ‘간판 전시’로 한국 미술전을 내세운 것이다. 계단 앞에서 만난 관람객 이선 닐리 씨(34)는 “한국 미술이라고 하면 뭔가 ‘쿨(cool·멋진)’할 것 같은 느낌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의 한국 미술’ 특별전을 이달 21일부터 개최했다. 미국 7대 미술관의 하나로 147년 역사를 지닌 이곳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약 1000㎡(약 300평) 전시실에 작가 28명이 참여해 규모에서 역대 최대 한국 현대미술전이다. 내부에 전시명이 한글로도 쓰여 있었다.● 美 5개 미술관에 K미술전 “미국에 온 지 2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전시를 기획한 우현수 필라델피아 미술관 부관장은 “싸이 ‘강남스타일’ 직후인 2014년 기획을 시작해 BTS가 미국을 흔든 지금, 미술관의 ‘대표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미술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미술관뿐 아니라 올가을 미 주요 미술관 5곳에서 한국 미술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뉴욕을 대표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이 다음 달부터 ‘리니지’ 전시를 열어 12세기 칠기부터 한국 근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작품 30여 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지난달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손잡고 1960, 70년대 한국 실험미술 전시를 열고 있다. 샌디에이고 미술관은 이달에, 덴버 미술관은 12월부터 각각 한국전을 연다. 앞서 6, 7월 뉴욕 록펠러센터에서도 얼마 전 작고한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작가 등의 작품을 모아 한국 미술전을 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반기(7∼12월) 미 주요 미술관 최소 5곳에서 한국전이 열릴 만큼 미국이 한국 미술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다”며 이 같은 열기를 전면 기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대형 미술관에 중국관이나 일본관이 생기면 구색 맞추기로 한국관이 마련되던 과거와 달리 변화된 흐름이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메트나 필라델피아 미술관과 같은 미 대형 미술관은 민간기관이라 ‘펀딩(모금)’이 전시 개최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수십 명 큐레이터 간 경쟁 속에 후원 재단들이 기부할 만한 주제여야 미술관에서 이른바 ‘간판 전시’로 재정, 마케팅 등 자원을 밀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 부관장은 “필라델피아의 이번 한국전에 명망 있는 앤디워홀재단, 퓨재단이 후원했다. 그만큼 한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내 한국계 여성 큐레이터 파워 미 전역의 동시다발적 미술 전시에는 한국계 여성 큐레이터들의 파워가 있었던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 부관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1996년 미 유학 후 2006년 필라델피아 미술관 큐레이터로 부임했고, 2021년에는 임원급인 부관장으로 승진해 아시아 미술뿐 아니라 전체 소장품을 담당하고 있다. 구겐하임의 한국 실험미술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강수정 학예관과 구겐하임의 안휘경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덴버 미술관도 한국인인 김현정 큐레이터가 분청사기 전시를 맡고 있다. 메트의 ‘리니지’ 전시회 역시 한국계인 엘리너 현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현 큐레이터는 “메트가 처음(1889년) 소장한 한국 예술품은 악기이고 이후 분청사기가 추가됐다”며 “메트의 소장품과 한국에서 대여한 근현대 회화를 통해 한국 예술의 ‘계보(리니지)’를 뉴욕에 소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42년 역사상 첫 여성 디렉터로 세인트루이스 미술관을 이끄는 김민정 관장도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NYT는 김 관장 등을 언급하며 “한국계 여성 큐레이터의 리더십이 이 같은 다양한 한국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필라델피아=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전쟁은 잔혹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전우애와 인류애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줬습니다. 오늘 콘서트는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끔 한 200만 유엔군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콘서트에 앞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가 이같이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윽고 사회를 맡은 주주 장 ABC 앵커가 “지금 이곳에는 6·25전쟁 참전용사와 동기들을 그 전쟁에서 잃은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이 와 있다”고 하자 청중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는 24일 ‘유엔의 날’을 하루 앞두고 6·25전쟁 당시 22개국 200만 유엔군의 참전을 기념하고,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주유엔 한국대표부와 국가보훈처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유엔 회원국 외교단을 대상으로 유엔군의 6·25전쟁 참전의 의미를 기리는 콘서트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니스 프랜시스 제78차 유엔총회 의장, 참전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50여 개 대사 부부 등 유엔 관계 인사만 1000명가량 참석했다. 2500여 석 규모의 대공연장은 거의 가득 찼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사진)를 비롯해 배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초교향악단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유엔에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함께 가자는 의미를 음악에 담았다. 배종훈 지휘자의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스승인 작곡가 이언 크라우스가 작곡한 ‘한국전쟁 영웅들을 위한 팡파르’가 세계 최초로 공연됐다. 6·25전쟁과 인연을 맺은 미 아티스트도 출연했다. 재즈 팝아티스트인 맷 카팅구브는 “아버지가 6·25전쟁에 참전한 뒤 돌아와 재즈 뮤지션인 어머니를 만났다. 정전을 기념하는 뜻깊은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오늘의 음악을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안정준 작곡가의 ‘아리아리랑’ 등을 열창했다. 이날 유엔 지인의 초청으로 공연장을 찾았다는 캐나다인 레아 씨는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지금, 유엔 깃발 아래 함께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사실을 멋진 음악과 함께 느낄 수 있어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이날 콘서트 전 유엔 외교단과 유엔 사무국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리셉션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부는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조수미는 24일 뉴욕 맨해튼 할렘가의 데모크라시 할렘고교에서 ‘희망 콘서트’를 연다. 조수미와 연주자 모두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데모크라시 할렘고교는 2013년 뉴욕시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학교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회사 이름을 검색하세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생긴 웹사이트 ‘반이스라엘직원닷컴’에서는 세계 1만2000여 개 기업 직원 2만여 명이 올린 ‘친(親)팔레스타인’ 게시글과 프로필을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블랙리스트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직원도 포함돼 있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헤지펀드 매니저 이타이 립츠 등이 만들었다. 립츠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회사에서 일하지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동료를 보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순히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 피해나 인도적 지원 부족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올린 직원도 ‘하마스 지지자’로 분류돼 이름이 올라 있다는 점이다. 이름을 클릭하면 구인구직을 비롯한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링크트인 프로필을 삭제한 사람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동전쟁이 촉발한 진영 갈등의 불똥이 기업으로까지 튀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이 이스라엘 지지 성명을 낸 기업은 가자지구 희생자에 대해서도 성명을 내라는 내부 압박을 받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 근무 직원들에게 위로의 이메일을 보냈지만 팔레스타인계 직원에게는 침묵으로 일관해 중동계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에 따르면 이날까지 130여 개 기업이 하마스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요즘 미국 월가를 휩쓰는 질문은 이것이다. “도대체 미국 국채 금리는 왜 이렇게 오르나?” 지난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5%를 찍었다. 지난 16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이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인 올 4월에는 3.5%였다. 월가 관계자는 “5% 수준도 놀랍지만 빠른 상승 속도가 더욱 시장에 공포감을 준다”고 말했다. 장기 금리를 올리는 장본인은 누굴까.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것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정점이던 9.1%보다 많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대)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강력한 ‘나 홀로 성장’은 2%대 전망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 그래서 장기 금리가 오른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연준이 금리를 팍팍 내릴 것 같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최근 급상승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 두 번째 요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직접 언급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 경제클럽 대담에서 파월 의장은 10여 분을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확실히 인플레이션이나 연준 금리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오랜 기간 국채를 보유할 때 위험을 보상해줘야 하는 ‘기간 프리미엄’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만기까지 천지가 개벽할 만한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시장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위험의 예로 재정 적자를 들었다. 미 연방정부 재정 적자 규모는 2023년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6.3%인 1조6950억 달러(약 2290조 원)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역사적으로 높다. 미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리더십 내홍 속에 다음 달 또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감이 커질 것이다. 미 국채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 우려도 작지 않다. 미 국채는 누가 사줄까? 미국에서는 연준, 해외에서는 일본 중국이 물량을 받아내는 축이었다. 하지만 연준은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양적긴축(QT) 중이다. 일본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억누르고 있는 국채 금리 상한선을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서 일본 국채로 돌아선다. 중국은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두 전쟁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야 하는 미국으로서 국채 공급은 늘어날 것이 뻔한데 수요는 위축되는 셈이다. 그러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다. 금리를 높이는 미국의 나 홀로 성장과 재정 적자,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은 쉽게 해소될 길이 보이지 않는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시장의 실질적인 기준이 되는 금리다. 이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같은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는 물론이고 주택담보대출, 회사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SVB가 금리 급등으로 보유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파산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 국채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약한 고리’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 크다.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테크(정보기술·IT) 기업은 빚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에 취약하다. 소비자는 할부로 사야 하는 자동차 TV 같은 고가 제품 소비를 줄인다. 한국 수출의 기둥 같은 품목들이다. 어느 것 하나 한국 경제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회사 이름을 검색하세요.’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생긴 웹사이트 ‘반이스라엘직원닷컴(anti-israel-employees.com)’에서는 세계 1만2000여 개 기업 직원 2만 여 명이 올린 ‘친(親)팔레스타인’ 게시글과 프로필을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블랙리스트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직원도 포함돼 있다.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헤지펀드 매니저 이타이 립츠 등이 만들었다. 립츠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회사에서 일하지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동료를 보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문제는 단순히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 피해나 인도적 지원 부족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올린 직원도 ‘하마스 지지자’로 분류돼 이름이 올라 있다는 점이다. 이름을 클릭하면 구인구직을 비롯한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삭제한 사람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동전쟁이 촉발한 진영 갈등의 불똥이 기업으로까지 튀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이 이스라엘 지지 성명을 낸 기업은 가자지구 희생자에 대해서도 성명을 내라는 내부 압박을 받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 근무 직원들에게 위로의 이메일을 보냈지만 팔레스타인계 직원에게는 침묵으로 일관해 중동계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에 따르면 이날까지 130여 개 기업이 하마스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 코스피가 7개월 만에 2,400 선을 밑돌았다. 중동 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금리가 더 오래갈 것이라는 ‘H4L(Higher for Longer)’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 금리의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넘어섰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9%(40.80포인트) 하락한 2,375.00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4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올해 3월 21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현재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전체 종목 중 81%가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1.89%(14.79포인트) 떨어진 769.25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38조3068억 원 증발했다. 코스닥은 이틀 새 4.96%(39.64포인트) 급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하락한 건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5.001%까지 상승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는 발언이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美 국채금리-중동’ 악재 쌓인 증시… “당분간 변동성 클듯” 코스피 7개월만에 2400 붕괴파월 발언에 美 국채금리 5% 뚫어추경호 “고금리 장기간 지속 가능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현지 시간) 뉴욕 이코노미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2%대 물가로 떨어뜨리기 위해 동료들과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높지 않았을 수 있다”며 “연준의 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마의 벽’으로 불리는 5%를 뚫은 가운데 금리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지원할수록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 자경단’ 용어를 만든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경단이 돌아왔다”고 썼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때 국채를 다량 매도해 금리를 높이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해외발 악재가 쌓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주식시장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시킬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큰 변화 없이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굉장히 긴장하면서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해외 자국민에 대한 테러 위협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에 유럽 일부 국가는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19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세계 여러 지역의 긴장 고조와 테러 공격 및 폭력 행위 확률이 높아져 해외 미국인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무부가 해외 자국민 신변 주의 권고를 내린 것은 2022년 국제 무슬림 테러 조직 알카에다 2인자 알 자와히리가 미군 드론 공격으로 숨졌을 때 이후 처음이다. 스웨덴인 2명을 살해한 벨기에 브뤼셀 총격 테러범인 튀니지 출신 이민자가 범행 전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를 마음대로 오간 것이 밝혀지자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솅겐 조약’ 일부 중단을 선언한 나라도 나왔다. 이탈리아는 중동 난민의 유럽행 통로로 꼽히는 슬로베니아에 대한 국경 검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도 이웃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에 대해 국경을 일시 통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테러 공포가 퍼지면서 다음 달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MTV ‘2023 유럽 뮤직 어워즈(MTV EMA)’가 전격 취소됐다. MTV EMA 측은 19일 “이 쇼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오는 수천 명의 직원과 아티스트, 팬, 파트너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정국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해외 자국민에 대한 테러 위협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에 유럽 일부 국가는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19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세계 여러 지역의 긴장 고조와 테러 공격 및 폭력 행위 확률이 높아져 해외 미국인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무부가 해외 자국민 신변 주의 권고를 내린 것은 2022년 국제 무슬림 테러 조직 알카에다 2인자 알 자와히리가 미군 드론 공격으로 숨졌을 때 이후 처음이다.스웨덴인 2명을 살해한 벨기에 브뤼셀 총격 테러범인 튀니지 출신 이민자가 범행 전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를 마음대로 오간 것이 밝혀지자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셍겐 조약’ 일부 중단을 선언한 나라도 나왔다. 이탈리아는 중동 난민의 유럽행 통로로 꼽히는 슬로베니아에 대한 국경 검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도 이웃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에 대해 국경을 일시 통제할 예정이다.유럽에서 테러 공포가 퍼지면서 다음 달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MTV ‘2023 유럽 뮤직 어워즈(MTV EMA)’가 전격 취소됐다. MTV EMA 측은 19일 “이 쇼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오는 수천 명의 직원과 아티스트, 팬, 파트너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정국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미국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기업으로 번졌다. 씨티그룹은 이날 히틀러를 언급한 반(反)유대주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직원을 해고했다. 스타벅스는 노조가 회사 로고와 유사한 녹색 원형을 사용해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했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노조는 상표 사용 허용을 요구하는 맞불 소송에 나섰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도 미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기가 불확실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줄곧 유지했다. 1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뉴욕 이코노미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최근 3~6개월 단기 근원 물가는 3%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단기 물가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까지 갈 길이 험난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2%대 물가로 떨어뜨리기 위해 동료들과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강력한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 경제에 대해 ”계속된 성장은 추가 긴축을 정당화 할 수 있다“며 성장이 둔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의 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한 시간여 진행된 발언과 대담에서 “데이터를 봐야 한다”, “과다 긴축과 과소 긴축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신중한 어조를 이어갔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연준의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고려할 때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매우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경제활동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고, 매우 불확실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에도 미 경제가 회복력이 강한 것에 놀랐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저금리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은 사람들을 포함해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 영역에서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날 4.996%을 찍으며 2007년 이래 처음으로 5%에 가까워진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나 연준의 정책 금리를 반영하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오히려 미 재정적자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채 금리 상승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상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의 대담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서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전날보다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전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0%로 내다보던 투자자들은 연설 이후 29%까지 낮췄다. 1.9%에 그쳤지만 처음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선택지에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경제성장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태롭게 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의 금리동결 시사에도 연준의 긴축 장기화와 국채 금리 급등,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우려로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0.91포인트(0.75%) 하락한 3만3414.17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두푸어(S&P) 500 지수는 0.85% 내려간 427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두 0.96% 하락한 1만3186으로 내려앉았다. 홈리치 버그의 스테파니 랑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연준은 그들의 임무가 끝났다고 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금리가 어디에서 정점을 찍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행사에 기후변화 시위자들이 난입해 파월 의장이 퇴장했다 다시 입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들은 “화석 연료 금융을 멈추라”는 구호를 외치며 무대에 올랐다 제지됐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중동발 위기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하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올 2월 이후 6연속 동결하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46.80포인트(1.90%) 하락한 2,415.8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784.04로 전날보다 3.07% 급락했다. 한국 이외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1% 떨어졌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74%, 홍콩H지수는 2.49% 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상승한 1,357.4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8일 장중 연 4.93%까지 치솟아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이 컸다. 9월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며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린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등 중동발 위기가 확산하면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8.22달러로 1.83% 올랐다. 월가에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34포인트(7.49%) 오른 19.22로 20에 육박했다.美국채 금리 4.9% 돌파, 16년만에 최고 예상밖 소비 강세, 물가상승 압박연준 인사들, 고금리 장기화 시사주담대 금리도 23년만에 첫 8%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일(현지 시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4.9%를 돌파했다. 최근 미국 소비 강세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장중 4.95%를 넘으며 5%에 육박한 10년 만기 국채는 시장 ‘벤치마크’ 금리여서 시중 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3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8%대를 찍었다.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미 소비 강세 영향이 크다. 전날 발표된 올 9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물가가 연준 목표인 2%대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짐 리드 애널리스트는 “한층 높아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투자 심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19일 자정 기준 약 95%로 보고 있다. 문제는 12월 회의다. 소비 지표 발표 이후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일주일 전 약 25%에서 이날 약 40%까지 높아졌다. 연준 인사들은 미중 갈등과 중동전쟁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퀸스칼리지 대담에서 “우리는 (물가) 2%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금은 잠시 자리에 앉아 있을 때다. 고금리에 생존할 수 없는 기업들이 걱정된다”며 연준의 금리 동결 필요성을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아시아지역보고서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물가 인상률이 확고하게 목표 범위에 내려올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일(현지 시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4.9%를 돌파했다. 최근 미국 소비 강세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장중 4.95%를 넘으며 5%에 육박한 10년 만기 국채는 시장 ‘벤치마크’ 금리여서 시중 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3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8%대를 찍었다.국채 금리를 끌어 올린 것은 미 소비 강세 영향이 크다. 전날 발표된 올 9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물가가 연준 목표인 2%대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짐 리드 애널리스트는 “한층 높아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투자 심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19일 자정 기준 약 95%로 보고 있다. 문제는 12월 회의다. 소비 지표 발표 이후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일주일 전 약 25%에서 이날 약 40%까지 높아졌다.연준 인사들은 미중 갈등과 중동전쟁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퀸즈칼리지 대담에서 “우리는 (물가) 2%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금은 잠시 자리에 앉아있을 때다. 고금리에 생존할 수 없는 기업들이 걱정된다”며 연준의 금리 동결 필요성을 지적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아시아지역보고서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물가 인상률이 확고하게 목표 범위에 내려올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구호물품 전달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12개 이사국의 찬성에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이 불발됐다.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의장국인 브라질 주도로 가자지구 구호물품 전달을 위한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과 하마스 규탄을 담은 안보리 결의안을 논의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하마스 규탄이 빠진 러시아 주도 결의안이 부결된 이후 이틀동안 각국이 협의해 브라질 주도 결의안을 다듬었지만 결국 채택되지 못한 것이다.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격으로 수백여 명이 숨지는 참사 이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프랑스 등 12개국은 브라질 안에 찬성했고, 영국과 러시아는 기권했다.결의안 표결을 미루자고 제안했던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빠져 있다”며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가 인도주의적 지원 합의를 이끄는 등 현장 외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안보리 이사국 중 유일한 중동국가인 UAE의 라나 자키 누세이베 대사는 “완벽하지 않지만 기본 원칙이 들어 있다”며 강력하게 발언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대사는 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방위권은 전적으로 인정한다. 동시에 국제법을 지키고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는다”며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한편 토르 베네슬란트 중동 특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피난처를 찾던 환자, 직원, 난민 등 수백 명이 사망한 가자지구 병원 공습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주의적 휴전을 주장해 온 안토니우 구테흐르 유엔사무총장은 19일 이집트를 방문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중동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가자 병원 폭발에 낙관하던 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국채금리는 급등하는 등 지정학적 우려를 반영했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332.57포인트(0.98%) 하락한 3만3665.08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4% 내려간 4314.60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2% 떨어져 1만3314.30에 장을 마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이 이번 전쟁을 억제할 중대 분수령으로 꼽혔지만 가자 병원 폭발과 이에 따른 중동 정상과의 만남 불발이 지정학적 위기감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를 조임에 따라 이날도 엔비디아(-3.96%), AMD(-2.82%), 인텔(-1.16%) 반도체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중동 확전 우려 속에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장보다 1.83% 상승한 배럴당 88.22달러에,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1.77% 오른 배럴당 91.49달러를 기록했다.미 국채금리는 최근 미국 소비 강세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돼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4.9%를 뚫으며 2007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3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8%를 기록했다. 짐 리드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에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파이낸셜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이미 콕스는 “시장은 금리가 어디에서 정점을 찍을지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5%에 도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고 싶어한다“고 CNBC 방송에 밝혔다. 연준 인사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퀸즈 칼리지에서 열린 대담에서 “우리는 2%라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이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며 “우리는 당분간 이러한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해야 하며, 세계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 이것이 미국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글로벌 경제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파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상 경로를 결정하기 전에 경제가 어떻게 진화할지 잠시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 정보기관 수장들이 17일(현지 시간) 중국의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탈취 위협을 일제히 경고했다. 이들이 공개 석상에 모여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상무부도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더욱 조이는 등 대(對)중국 기술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아이스 5개국 정보당국 수장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첫 ‘신흥 기술 안보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이 경제 스파이 활동을 국가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며 “중국공산당은 혁신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AI 분야 기술은 ‘중국이 도둑질하려는 표적’이라고 했다. 마이크 버지스 호주 정보국(ASIO) 국장도 “이번 회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대한 전례 없는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낮은 사양의 AI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대중 수출을 금지하는 등 AI 기술 장벽을 한층 높였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으로 판매해 온 A800 및 H800의 중국 수출이 차단된다. 또 제3국을 통한 규제 우회를 막기 위해 중국 기업의 해외 사업체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차단된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으로 전달될 위험이 있는 40여 개국에 대한 수출에 추가적인 허가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AI 기술이 위험한 군대에 들어가면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규정의 허점을 보완해 중국의 군사적 발전에 미국과 동맹국들의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뉴욕증시에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소속 30여 개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중 약 730억 달러(약 98조6000억 원) 증발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특히 이번 AI 규제의 주요 타깃이 된 엔비디아 주가는 4.68% 가까이 하락했고, AMD는 1.3%, 인텔은 1.4% 하락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장. 세인트루크 오케스트라 공연을 앞두고 클라이브 길린슨 디렉터가 단상에 올랐다. “우리는 유대인과 아랍 예술가들과 함께 일해 왔고 이들은 모두 카네기홀의 가족입니다. 우리는 하마스의 무고한 민간인 살상과 납치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길린슨 디렉터의 연설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같은 시간 미 타임스스퀘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임스스퀘어의 명물인 전광판 아래 빨간 계단은 뉴욕경찰(NYPD)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놓은 상태였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 수장 칼리드 마슈알이 다음 날인 13일을 두고 “13일의 금요일은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날”이라고 선언하자 NYPD 전체에 비상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NYPD는 이날 전 근무 경찰에 제복을 입고 대기할 것을 명하는 등 경계 태세를 높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중동전쟁은 미국에서도 여론의 중심에 섰다. 공연장, 대학, 식당은 물론이고 건물 조명으로까지 양측 중 누구 편인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친(親)이스라엘 진영과 친팔레스타인 진영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온 데다 팬데믹 이후 반(反)유대주의 정서까지 강해지며 유대계 진영의 불만이 높은 상태다. 특히 미 대학가는 학생, 대학 지도부, 기부자가 서로 의견이 엇갈려 전례 없는 마찰로 확산되고 있다.월가 큰손들, 대학에 “기부 끊겠다” “저는 결코 이 학생들을 고용하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그렇게 비뚤어질 수 있죠?” 억만장자인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 케네스 그리핀은 하마스의 공습 직후 이스라엘을 비판한 하버드대 학생 단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에 이같이 밝혔다. 하버드대 동문인 그리핀은 5억 달러(약 6780억 원) 이상을 하버드대에 기부한 ‘큰손’ 기부자다. 그리핀을 비롯해 대학에 거액을 기부해온 미 월가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일부 대학 지도부와 학생들을 비난하고 있다. 발단은 하버드대 학생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이뤄진 7일 첫 성명을 내면서부터다. 하버드대 팔레스타인 학생 단체 등 30여 개 단체는 “모든 폭력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권에 있다”는 서한에 서명했다. 1500여 명의 목숨을 빼앗고 200여 명의 인질을 납치한 하마스의 공격을 사실상 옹호하는 주장인 데다 미 최고 명문대인 하버드대 학생 단체 명의로 나온 첫 성명이라 파장이 커졌다. 기부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유대계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서명 학생들의 이름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개별 학생에 대한 마녀사냥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내홍은 더욱 크다. 최근 이 대학의 팔레스타인 문학축제에 반유대주의 연사가 초청된 데 이어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학 측의 소극적 대처가 기름을 끼얹었다. 세계 4대 사모펀드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창업자이자 대학 기부자 모임의 중심인 마크 로언 최고경영자(CEO)는 총장 사임을 요구했다. 부호 가문인 존 헌츠먼 전 주러 미국대사는 더 나아가 가족 기부를 끊겠다고 밝혔다. 3대에 걸쳐 수억 달러를 기부해온 헌츠먼가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MBA) 와튼스쿨 본관 건물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학보사인 ‘데일리 펜실베이니안’에 따르면 헌츠먼은 리즈 매길 총장에게 13일 이메일을 보내 “‘선택적 도덕주의’는 대학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며 기부를 중단한다고 썼다. 팔레스타인계 펜실베이니아대 학생들은 기부자들이 학생들을 협박한다며 16일 시위에 나섰다. 뉴욕대도 리나 워크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이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비호하는 성명을 냈다가 로펌 입사가 취소됐고, 린다 밀스 총장은 하마스 규탄 성명을 냈다. 젊을수록 팔레스타인 지지 미 대학들은 그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 이후 적극적으로 정치적 성명을 내 왔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전쟁 반대 성명을 냈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논란을 불렀다. 헌츠먼 전 대사가 ‘선택적 도덕주의’라고 비난한 이유다. 국제적 사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미 언론도 공개적 논평을 삼가는 분위기다. 미 정계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누구도 공개적으로 발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에서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현 20대는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데 크게 주저하지 않는다. 대학 지도부의 침묵 속에 컬럼비아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펜실베이니아대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져 상대적으로 팔레스타인계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해석도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2, 13일 이틀 동안 미국인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을수록 이스라엘 지지 여론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0세 이상에선 53%였지만, 40세 미만에선 20%에 그쳤다. CNN 조사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동정을 표하는 응답률이 35세 이하에선 64%인 반면 65세 이상에선 36%에 그쳤다. 지지 성향별로는 민주당(49%)과 무당층(47%)에서 팔레스타인에 동정심을 느낀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다.뉴욕 식당들도 여론전 가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자 유대계 100만 명, 무슬림 70만 명이 거주하는 뉴욕시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된 7일부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뉴욕 유엔본부 건물에 하마스가 납치한 어린이 100여 명의 사진을 띄워놓고 하마스의 잔혹성을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주로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브루클린 일대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거리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고 지나가는 차량도 볼 수 있다. 뉴욕의 식당들도 이-팔 여론전에 가세하고 있다. 뉴욕 인기 이탈리안 레스토랑 ‘릴리아’ 등을 운영하는 그로브하우스 외식그룹은 매출의 1%를 이스라엘 지원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한 고객이 식당 소셜미디어 계정에 ‘팔로를 끊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상관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팔레스타인 식당들은 이번 중동전쟁의 여파로 애꿎게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전통 식당 ‘아야트’ 측은 ABC 뉴스에 “식당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듯한 사람들이 갑자기 별을 한 개만 주고 있다”면서 “우리도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처럼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중동전쟁이 미 여론을 휩쓸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블룸버그통신 뉴욕 본사가 입주해 ‘블룸버그 타워’로 불리는 731렉싱턴애비뉴 빌딩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최근까지 빌딩 옥상을 노란색과 파란색 불빛으로 비춰 왔다. 하지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 국기 상징색인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바꿨다. 하마스 전 수장이 ‘지하드의 날’을 호소한 13일 또 다른 랜드마크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원월드 트레이드센터도 연대를 나타내기 위해 건물 벽에 이스라엘 국기 색 조명을 밝혔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