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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액션 스쿨을 찾아가 드라마 무술팀을 만난다. 방송 촬영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 전 마지막 연습을 하기 위해 모인 20여 명의 스턴트맨들. 10m 고공에서 맨몸으로 떨어지는 연습을 할 땐 안전장치라곤 종이박스로 탑을 쌓아 놓은 것뿐이다. 영하의 날씨에 배우를 대신해 깊은 강물에 뛰어들고 달려오는 차에 뛰어들어 부딪히는 연습은 기본. 고단한 스턴트맨의 하루를 소개한다.}

“야, 야, 나와, 나와, 나와!” “카메라 들어옵니다, 조심하세요!” 16일 오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의 멀티 스튜디오. 가로 21m, 세로 33m의 이곳에 설치된 세트장은 무려 5개다. 바퀴 달린 카메라 6대가 좌우로 미끄러지고 30여 명의 스태프는 카메라를 따라 우르르 떼를 지어 달린다. 바퀴 달린 카메라로 킥보드를 타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정말 급한 카메라맨은 오른발을 바퀴 위 발판에 올리고 왼발로 바닥을 차며 반대쪽 세트장으로 날아간다. 빨간 목장갑을 낀 스태프는 뒤엉킨 조명과 카메라 전선을 풀고 있다. 정신없다. 도대체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되는 ‘SNL(Saturday Night Live) 코리아’는 미국에서 38년간 방송된 라이브쇼 ‘SNL’의 한국 버전이다. 매주 바뀌는 호스트가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 코미디와 노래, 콩트로 쇼의 중심을 잡고, 신동엽 이병진 정성호 김슬기가 조연으로 나와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글로벌 텔레토비’ 같은 코너에서 19금(禁) 유머를 펼친다. 요즘 뜨겁기로 소문난 ‘SNL 코리아’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 TV에 나오는 19금 유머는 현장에서 펼쳐지는 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었다. 이날 호스트는 개그맨 유세윤(33). 제작진은 1주일 전부터 유세윤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회의실 칠판엔 인기 드라마, 예능 프로, 광고 등 패러디할 콘텐츠가 한가득 적혀 있다. 이지은 작가는 “작가 9명이 2주간 호스트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본을 9번까지 수정한다”고 전했다. 생방송 당일 스케줄은 이렇다. 오전 11시 대본 읽기, 오후 1시 리허설, 오후 8시 30분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허설(프리쇼), 오후 11시 생방송. 오후 1시 리허설에선 돌발 상황도 벌어진다. 신동엽은 “세트장에서 콩트를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다”며 유세윤에게 “네가 바지 벗을래?” “이 대사는 약하니까 빼자” 등 날카로운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너무 야한 내용은 프리쇼에서 걸러진다. 프리쇼엔 홈페이지에서 모집한 관객 200명이 초대된다. 안상휘 CP는 “프리쇼 때는 관객들 사이에 앉아 쇼를 본다. 반응이 좋지 않았던 대목을 체크해 코너의 순서를 바꾸고 늘어지는 대사는 쳐낸다”라고 말했다. 이날 객석에서 “푸하하” 대신 “어우∼ 뭐야” 하고 야유가 나온 장면이 있었다. 유세윤이 여러 개의 콘돔을 꺼내며 “딸기향 좋아해요? 야광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대목이었는데 생방송에선 빠졌다. 생방송 시작 30분 전이 되면 새로운 관객 200명이 객석을 메운다. 관객들에겐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거나 돌발행동을 하면 안 된다’ 같은 몇 가지 주의사항이 전달된다. 객석의 웃음소리도 생방송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손목 흔들기, 박수 치기, 함성 지르기 등 준비운동을 한다. “5, 4, 3, 2, 1!” 김민 현장PD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바람잡이가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을 유도한다. 출연진은 리허설 때보다 더 흥분한다. 유세윤이 따귀 맞는 소리도 프리쇼 때보다 더 크게 들렸다. 관객들은 2층 모니터와 1층 세트장을 번갈아 보며 쇼를 관람할 수 있다. 따귀를 너무 맞아 두 볼이 발갛게 부어오른 유세윤. 쇼가 끝나고도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여러분 쇼가 너무 짧았죠? 오랜만에 코미디 공연을 해서 좋았어요. 귀싸대기 때리고 맞는 게 제일 좋았죠. 미친놈 소리 듣는 거 좋아하는데 미국식 코미디가 딱 제 스타일이에요.”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SBS 월화드라마 ‘야왕’을 즐겨 보는 주부 석모 씨(52·서울 강남구 도곡동). 악녀의 ‘끝판왕’인 주인공 주다해(수애)의 신들린 연기를 욕하면서 보던 석 씨는 최근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나오는 의류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드라마에서 소름 돋는 악녀 연기를 하던 수애(33)가 광고에서는 “나를 잊지 마세요∼” 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기 때문이다. 석 씨는 “아무리 광고라지만 드라마 이미지와 너무 달라 섬뜩한 기분까지 들었다”고 했다.이 여성의류 브랜드는 11일부터 ‘야왕’이 끝난 뒤 수애가 청순녀로 변신해 바다낚시를 하고 드럼을 치며 밝게 웃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수애의 악녀 이미지 때문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주다해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보육원에서 만난 하류(권상우)의 지극정성 뒷바라지로 대학을 나와 취직하지만 야망을 위해 하류를 버리고 재벌가 아들과 결혼한다. 이 과정에서 죽어간 사람이 3명이다. 어린 그를 성폭행했던 의붓아버지는 칼로 찔러 죽였고, 하류의 쌍둥이 형을 하류인 줄 알고 의붓오빠를 시켜 죽였다(고의는 아니었지만). 이후 자동차에 폭탄을 설치해 남편까지 죽게 했다. 눈엣가시인 시누이의 애마(愛馬)도 우리 문을 열어둬, 도로로 뛰어나가 자동차에 치여 죽게 만들었다.수애의 악랄한 연기 덕에 ‘야왕’은 시청률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올랐다. 하지만 수애를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는 그녀의 리얼한 연기가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을 줄까 봐 노심초사한다. 의류 광고를 본 누리꾼들이 “꿈에 나올까 무서운 악녀가 옷 광고라니…” “○○는 악마의 브랜드”라며 악플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이 브랜드의 홍보 관계자는 “2009년부터 수애가 모델이었는데 이렇게 싸늘한 반응은 처음”이라며 “회사와 수애도 촬영에 들어가기 전엔 연민이 느껴지는 악역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폭탄’일 줄 몰랐다.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송혜교(31)가 모델인 화장품 브랜드는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송혜교가 연기하는 오영은 예쁘고 동정심을 유발하는 캐릭터다. 더구나 이 드라마는 아름다운 영상을 위해 편집 과정에서 수차례의 보정을 거치는데 송혜교의 잡티 없는 얼굴이 드라마 전후에 나가는 광고의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극 중 시각장애인인 오영이 도톰한 입술을 손으로 더듬으며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이 나간 후 해당 립스틱은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물건을 빌려주고 빌려오는 임대 서비스 개념과 비슷한 ‘공유경제’에 대해 알아본다. 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 2조2000억 원으로 올라선 에어비엔비(AIRBNB) 사이트. 일반 가정의 빈방을 여행자들에게 알선해주는 ‘빈방 공유 사이트’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 5만 명, 누적 이용 건수는 1000만 건을 넘었다. 공유경제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자연과 사람, 찬란한 유산이 어우러진 태국을 찾아간다. 태국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치앙마이에서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있었던 란나 왕국의 흔적을 살펴본다. 치앙마이는 란나 왕국의 수도로 란나 예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프라싱 사원 등이 있다. 치앙마이 일요시장에 가서 란나 인형극을 공연하는 부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위키피디아 공동창립자 래리 생어 등 지성 150명이 전망한 미래의 모습을 담은 책. 이들이 속한 지식 프로젝트 ‘에지(Edge)’는 매년 ‘올해의 질문’을 선정해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질문은 ‘인터넷 시대의 생각의 메커니즘 변화’다. 사이버 기계에 마음을 업로드하는 세상의 미래, 인간 지성과 인터넷이 통합된 새로운 시대의 문제를 조망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고관절 질환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엉덩관절이라고도 불리는 고관절은 우리 몸의 중심을 지탱하며 하반신의 움직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신체 부위다. 고관절 질환은 통증이 어느 한 지점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많은 사람이 허리 질환으로 착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고관절 질환 수술에 대해 설명한다.}
◇지식경제부 △장관비서관 나승식 ◇가천대 길병원 △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소아응급실장 김성국 △신경과장 박현미 △소아청소년과장 손동우 △흉부외과장 박철현 △이비인후과장 김동영 △일반외과장 박연호 △심장내과장 신미승 △소화기내과장 권광안 △내분비대사내과장 김병준 △응급의학과장 임용수 △병원경영개선 TFT 위원장 이상표 ◇한림대 △의과대학교학팀 과장 윤배연 ◇인덕대 △공학부장 강문상 △디자인예술학부장 박태호 △어문사회학부장 염대성 △디지털산업디자인학과장 오재성 △영어학과장 유제관 △방송연예학과장 양미경 △대외협력실장 순수호 △도서관장 김종국 △전산센터장 도경민 △교육방송국장 겸 신문사주간 오부윤 △미래교육단장 김세준 ◇KBS 비즈니스 △사장 박갑진 △이사 김선권 ◇뉴스데일리 △편집국장 박종현}

북한 출신 이광 씨(40)와 베트남에서 시집 온 아내 류빈 씨(25) 사연이 방송된다. 1월 이씨 부부에게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났지만 가족은 경제난으로 차디찬 여관방에서 지내고 있다. 남편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리어카를 끌며 폐지와 빈 병을 주워 판다. 아내도 요리 실력을 발휘해 남편 옆에서 베트남 떡을 판다. 고되지만 행복한 부부와 동행했다.}

동서양을 이어주는 교차로이자 1만 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땅 터키를 찾아간다. 제작진은 터키 특유의 자연과 삶을 만날 수 있는 동부 지역으로 떠난다. 살구의 도시 말라티아는 전 세계에 수출되는 살구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살구시장을 찾아가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고대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레벤트 협곡에서 1000년 대대로 사는 사람들도 만나본다.}

“밥 먹으러 나오라고 했는데 남편이 뭉그적거리며 늦게 나오면 ‘밥 ×먹어’라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SBS 토크쇼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서 데뷔 2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 진행에 도전한 탤런트 김희선(36). 진행의 달인 신동엽(42) 윤종신(44)과 공동 MC지만 김희선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거침없는 언변에 책임지지 못할 거짓말로 무리수를 두는가 하면 ‘아줌마 푼수끼’를 발휘해 ‘19금’ 개그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3회분이 방영됐는데 2주 연속으로 강호동의 KBS ‘달빛프린스’를 제치고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5일 방영분의 시청률은 6.3%, ‘달빛프린스’는 4.8%였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 여배우가 토크쇼 진행을 맡아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배우 고현정(42)이 진행자로 나와 큰 기대를 모았던 SBS ‘고쇼’도 “방영 내내 (고개를 숙이고 웃는 고현정의) 정수리만 보인다”는 누리꾼의 질타로 롱런하지 못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토크클럽 배우들’은 황신혜(50) 심혜진(46) 예지원(40) 송선미(39) 등 여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진행했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방영 7회 만에 막을 내렸다. 배우로서 김희선의 중량감은 고현정에게 한참 못 미친다. 그런 고현정도 두 손 들고 물러난 예능프로 진행을 맡아 강호동까지 누르고 주목받는 비결이 뭘까. 우선 이미지 소모가 적었다는 점이 비결로 꼽힌다. 결혼 생활 6년간 그는 연예계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복귀한 그의 미모는 변함없이 화려하다. 하지만 말씨는 여느 아줌마 못지않게 걸걸해 주부 시청자들로부터 “속이 시원하다”는 환호를 듣는다. ‘아내가 차려주는 밥’이 주제로 나오면 대본을 내리치며 “여자가 종이냐”라고 소리치고, ‘연인과의 말싸움’에 대해 얘기할 때는 “나도 부부싸움 한다. 치약 뚜껑 안 닫을 때, 술 먹고 내 칫솔 쓸 때…”라고 다 털어놓는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오랜만에 연예계에 복귀하며 ‘여신’ 이미지를 버리고 과감히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건 예능 욕심이 크다는 것”이라며 “아줌마 김희선의 모습에 팬들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KBS 드라마 ‘프로포즈’(1994년)부터 지난해 복귀작 SBS ‘신의’까지 그는 시종일관 당차고 솔직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SBS 최영인 CP는 “얼마 전 ‘힐링캠프’ 게스트로 나왔을 때 보여줬던 가식 없는 모습이 ‘화신’ 진행자 자리를 꿰차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고현정은 대통령(SBS ‘대물’)을 비롯해 무거운 배역을 주로 맡아 MC로서의 모습이 부담스러웠지만 김희선은 초지일관 발랄한 캐릭터로 밀고 나가 이미지 충돌이 없다”며 “직설화법과 부담스러운 당돌함을 희석시키는 귀여움, ‘파’와 ‘솔’ 사이의 높은 톤이 친근감을 일으키게 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화신’의 포맷 자체가 여배우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프로의 첫 코너 ‘문제의 발견’은 MC들이 특정 상황을 콩트로 재연한 후 게스트 3, 4명과 세대별 설문조사 응답을 맞히는 식으로 진행된다. 예전 인기 프로인 ‘헤이헤이헤이’와 ‘야심만만’을 섞어놓은 포맷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성공이 입증된 안정적인 포맷이라 현재는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시청자들이 예전 프로들에 비춰 기시감을 느끼면 MC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강원 남부, 태백산맥 한가운데에 자리한 평창을 찾아간다.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준봉 10여 개에 둘러싸여 있는 이곳엔 한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인 계방산이 있다. 계방산에 한번 내린 눈은 겨우내 녹지 않아 3월까지 아름다운 설경이 이어진다. 강원도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옥수수, 감자, 곤드레, 메밀공이국수도 맛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양미술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를, 유명 화가들의 인생사에 관심이 더 많다면 ‘파워 오브 아트’를 손에 잡는 게 효과적이다. 전자는 구석기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별로 나눠 철학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후자는 카라바조, 베르니니, 렘브란트, 다비드, 터너, 반 고흐, 피카소, 로스코 등 8명을 인물별로 나눠 다룬다. ‘서양미술사…’는 시대정신과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나면 특정 예술기법의 등장은 쉽게 꿰뚫어볼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구석기인들은 어떻게 동굴벽화에 원근법을 구사할 수 있었을까’ ‘그리스의 완벽한 민주주의는 그리스 미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예술사학자이자 수리철학 분야 전문가인 저자의 관점은 이 대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운동법칙과 인과율의 수학적 표현인 함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결과물이 역동적인 바로크 예술로 나타난 것이다.” ‘파워…’는 세계적인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기획해 유럽과 미국을 누비며 만든 영국 BBC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쓰였다. 방송에서 담지 못한 내용들도 추가됐다. 천재 화가 8명을 보는 저자의 시선엔 경외감보단 안타까움, 연민이 가득하다. 방탕하게 살다 살인을 저질러 쫓기는 신세로 살았던 카라바조, 역사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인정받지 못해 그림의 5분의 4를 잘라냈던 렘브란트, 가장 정치적인 작품을 남긴 가장 비정치적인 화가 피카소…. 이들의 질곡 많은 삶과 시대의 걸작이 탄생하던 순간들이 숨 가쁘게 펼쳐진다. 천재들의 경솔함과 욕정, 자만심과 허영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양미술사…’는 부제 ‘예술의 형이상학적 해명’에서 보듯 독자들이 이해하기 버거운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저자도 서문에서 “내용의 난해함을 형식적 유연함으로 극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썼다. ‘파워…’는 천재 화가들의 인생을 요즘 익숙해진 휴먼 다큐 스토리로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객관적인 정보 외에도 저자가 천재들이 살았던 곳을 찾아가 현장 취재를 하면서 몸으로 겪은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문체로 들려준다. 코팅종이에 새겨진 화려한 색감의 작품 사진들도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살고 있는 믄타와이족을 만난다. 인구는 약 3만8300명. 원시종교를 믿고 열대우림을 지키며 문신이 자신을 지켜주고 강하게 만들어주는 주술의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신체 곳곳에 동물, 꽃, 바위를 형상화한 문신을 그려 넣는다. 하지만 현대문명의 유입으로 문신의 전통은 빠르게 사라진다. 믄타와이족의 지혜와 비밀을 탐험한다.}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나주 나씨 종갓집, 전북 순창의 강두마을을 찾아가 묵은지의 독특한 풍미를 알아본다. 매년 아홉 자식에게 묵은지를 싸서 보낸다는 땅끝마을 김광심 할머니의 묵은지 밥상, 나주 나씨 종부가 묵은지로 버무려낸 비빔밥과 도토리묵을 맛본다. 강두마을 사람들이 저수지에 묻어놓은 700포기의 묵은지도 꺼내 본다.}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통유리창으로 밖을 내려다보던 가수 남진(67)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야∼ 옛날 생각나네. 스무 살인가. 여기 옛날 동아방송 건물을 돌면서 음악부장에게 레코드판 돌렸잖아. ‘신인가수 남진입니다’ 하고 인사 다녔거든.” 1964년 1집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해 1960, 70년대 ‘오빠 부대’를 거느리며 한국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남진. 그가 데뷔 49년을 맞아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내 노래의 이력서’를 연다. “이력서처럼 가수로서의 인생사를 되새겨보는 공연이지.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빈잔’…. 히트곡 말고도 ‘광화문 연가’ ‘밤이면 밤마다’ 같은 동료 가수 노래도 내 버전으로 바꿔서 부를 거야. 싸이 말춤도 한번 출거고. 보면 깜짝 놀랄걸.” 그는 광화문에 얽힌 추억이 많다. 1965년 동아방송 라디오 공개방송에 신인가수로 소개될 때도 광화문이었고, 1971년 첫 단독 콘서트도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있던 서울시민회관에서 열었다. “매일 여기서 레코드판 돌리니까 라디오 공개방송에 날 출연시켜 준거야. 내가 얼마나 떨었던지 공개방송에 찾아온 누나가 무대로 나오는 날 보고 ‘홍시감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러더라고. 항시 여기 지나 댕기면 그때 그 짜릿함이 생각나지.” ‘님과 함께’ ‘마음이 고와야지’ 같은 히트곡들은 요즘도 아이돌 가수들이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즐겨 부른다. “일곱 살 꼬마가 ‘님과 함께’를 부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랐지. 그게 40년 된 노랜데. 평가는 역사가 한다고 하잖아. 노래도 그런 거 같아. 재주 좋은 후배들이 내 노래를 멋지게 불러주니 고맙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엔 가수 나훈아(66)와 한국 가요계에서 쌍벽을 이뤘다. “시대가 만들어준 라이벌이야. 그때 제일 인기 많았던 것도 경쟁자가 있어서야. 둘이 한번 같이 무대에 서서 팬들에게 공연도 보여주고 싶고 그래.” 기자의 어머니가 ‘나훈아가 아닌 남진의 팬’이라고 하자 그의 하얀 이가 더욱 빛났다. “나의 가장 큰 자신감이 ‘오빠’의 원조라는 거야. 엘비스 프레슬리 있잖아. 그 목소리, 그 ‘휠(feel)’. 엘비스는 가수 활동하다 군인으로 징집됐는데 나도 1969년에 월남전에 참전했고, 비슷한 점이 많아. 영원한 오빠로 남고 싶지.” 그는 얼굴에 주삿바늘 하나 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진짜요?”라고 물었더니 얼굴을 내밀었다. “만져봐.” 사실 확인을 위해 한쪽 볼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봤다. 잔주름은 있어도 탄력이 느껴졌다. 검은 머리털도 꽤 두껍다. 그는 손바닥으로 눈썹부터 이마 위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관록 있어 보이는 게 좋지. 뿌리를 봐, 염색한 머리가 아니야. 흰머리가 안 난다니깐.” 인터뷰 내내 편한 자세로 호탕하게 웃는 모습에 애주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좋아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인데 술은 안 좋아해서 다행이지. 맥주 한 잔 마시면 최고로 기분 좋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피운 담배도 끊은 지 20년 됐어. 고향 목포에서 알아주는 불량학생이었는데 말이지.” 노래를 한 지도 50년이 다 돼가고 전성기도 누려 봤다. 더 남은 게 있을까. “옛날에는 최고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어디가 끝인가 알려줘 봐. 노래는 살아 있는 한 끝없는 길이야. 이젠 내 삶이 곧 노래지. 노래의 진정성을 찾아서 마음에 담고 부르는 거야. 묵은지의 깊은 맛 있잖아. 입에 착 씹히는 맛, 군내 나는 맛 그런 거.”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아마존 카마이우라 부족을 찾아간다. 수천 년 동안 대자연 속에서 먹을거리를 얻어온 이들은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며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문명 도시에서 맛본 햄버거와 콜라의 독한 방부제, 조미료 때문에 부족 여성들이 아이를 조산하기 시작한 것. 부족 추장은 “숲의 정령이 등을 돌렸다”며 걱정한다. 문명과 전통의 기로에 서 있는 카마이우라 부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진행된 자원 외교의 실상을 다룬다. 인도네시아, 파나마, 카자흐스탄 등 세계적인 자원 부국들을 상대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맺어진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 양해각서(MOU)는 총 71건. 이 중 본계약이 체결된 것은 한 건이다. 전문가들이 바람직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방향을 제안한다.}

“왜 같이 누워서 자면 안 되는데? … 너 남자야? 오빠잖아. … 만지면 안 돼?” 동생이 기어이 오빠를 옆에 누인다. 오빠의 긴 손가락이 잠든 여동생의 뺨을 스친다. “오빠 가지 마….” 잠꼬대인가. 여동생이 가슴팍으로 파고들자 오빠의 눈빛이 흔들린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가장 달달한 러브 스토리는 남매간의 애틋함을 그린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다. 재벌의 외동딸로 유일한 후계자이자 시각장애인인 오영(송혜교), 그리고 어릴 적 헤어졌다 나타난 친오빠인 척하며 그의 돈을 노리는 오수(조인성)의 야릇한 줄다리기를 그린 드라마다. 솜사탕을 사이에 두고 입맞춤을 하는 ‘솜사탕 키스’부터 한 침대에서 (손만 잡고) 자다 일어나 바닷가 해돋이를 함께 맞는 것까지 둘이 남매라는 것만 빼고는 여느 연인과 다를 바가 없다. ‘그 겨울···’의 시청자 게시판엔 “오빠와 동생 사이치곤 너무 달달하다” “아직까지 여동생은 친오빠라고 알고 있는데 뭔가 조금 그렇다” 등 남매간의 성적 긴장을 언급하는 글이 많다. 남매간 사랑 얘기는 1990년대 이후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드라마의 주요 소재이다. KBS ‘사랑을 위하여’(1992년)와 ‘가을동화’(2000년), MBC ‘다모’(2003년), SBS ‘하늘이시여’(2005년)가 대표적인 사례. 이들은 모두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이복 남매가 서로 사랑하다 한 핏줄임을 깨닫고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줄거리로 시청률도 높았다. ‘그 겨울···’은 남녀 주인공이 가짜 남매 관계로 설정됐지만 오영이 오수를 친오빠라 믿고 이성적 매력을 느낀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주 시청률은 13.9%로 경쟁 드라마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 인류학에서는 남매간 사랑 이야기의 원형을 오누이가 등장하는 전래설화에서 찾는다. 큰 홍수로 남매만 살아남아 결혼해 인류의 씨가 되었다는 남매혼 설화, 비에 젖은 누이의 몸을 보고 성적 충동을 느낀 오라비가 죄책감에 남근을 돌로 찍어 죽자 누이도 따라 죽었다는 달래고개 설화가 대표적이다. 강정원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남매가 인류의 기원이 되었다는 오누이 설화는 남방계통에서 흔하다. 오누이 설화가 한국 드라마의 모티프로 설정돼 이어져 왔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남매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가 대중문화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며 주목받는 이유도 남매 사이가 본능적으로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문화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금지된 관계이기 때문이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매간의 사랑, 그리고 그런 관계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심리적 행동 유형인 ‘원형’으로 볼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 억제됐지만 남매는 신체적으로 가장 닮아 있고 살아온 환경도 비슷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매간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금기를 깨는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이 같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인위의 세계에서 근원적인 세계로의 귀환, 원초적 관계의 추구”라고 해석했다. 드라마 속에서 반복되는 남매의 사랑 이야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배국남 문화평론가는 “남녀 간 사랑을 극단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장치가 출생의 비밀, 금기에 대한 도전이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계속 나오는 건 한국 드라마 속 극적 장치의 소재가 빈곤하다는 증거다”라고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학생들이 응답자의 23%에 이른다. 통계청은 2011년 자살한 청소년의 수가 373명이라고 발표했다. 자살을 시도했던 청소년의 인터뷰를 통해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분석하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은 실제 자살 사망자의 20배로 추정된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했던 청소년들은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빈집같이 혼자 남겨진 외로운 존재’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자신을 표현한다. 죽을 용기도, 살 용기도 없어 스스로에게 내리는 벌로 자해를 한다는 아이도 있다. 자살 충동으로 상담을 받고 싶어도 기록이 남을까봐 반대하는 부모 때문에 더 죽고 싶었다는 아이도 있다. 자신이 사라지는 것으로라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아이들. 제작진은 이들에게 맞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주목한다.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해결 방안을 짚어본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