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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방(沒放) 배구’ 시대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는 1일 안방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렀습니다.한국도로공사 모마(33·카메룬)는 이 경기 팀 전체 공격 시도 133번 가운데 51.1%인 68번을 책임졌습니다.사실 51.1%는 모마가 챔프전에서 남긴 개인 최고 공격 점유율은 아닙니다.현대건설 소속이던 2023~2024시즌 챔프전 1차전 때 공격 점유율 51.5%를 기록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이를 제외하면 2014~2015시즌 이후 챔프전에서 이날 모마보다 공격 점유율이 높았던 선수는 아무도 없습니다.GS칼텍스에서는 실바(35·쿠바)가 이날 공격 점유율 43.5%를 기록했습니다.그러면 모마와 실바 두 선수 공격 점유율 합계는 94.6%가 됩니다.이 역시 2014~2015시즌 3차전 이후 챔프전에서는 볼 수 없던 역대 14위 기록입니다.2014~2015시즌 3차전 때는 한국도로공사 니콜(40·미국)이 54.6%, IBK기업은행 데스티니(39·미국)가 50.9%로 합계 105.5%였습니다.참고로 한국배구연맹(KOVO)은 바로 다음인 2015~2016시즌부터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을 거쳐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도록 제도를 바꿨습니다.그러니까 트라이아웃 시행과 함께 사그라들었던 몰방 배구가 11년 만에 다시 만개한 셈입니다.동아일보를 비롯한 많은 매체가 ‘GS칼텍스 실바 vs 한국도로공사 삼각편대’ 구도로 이번 챔프전을 프리뷰했습니다.뚜껑을 열어보니 한국도로공사 역시 모마 몰방을 선택했습니다.만약 김종민 전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여전히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면 달랐을지 모릅니다.팀 세터 이윤정(29)이 이렇게 모마에게만 공을 계속 띄웠다면 어떤 ‘액션’이든 취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김 전 감독을 대신해 인라 경기를 지휘한 김영래 감독 대행은 경기 후 “속공 쓰려고 하면 리시브가 잘 안 되고 결국 모마만 보고 올리는 모습이 반복됐다”고 평했습니다. 네, 돌아온 몰방 배구 시대에 ‘리시브 타령’이 빠지면 역시 섭섭한 노릇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삼성화재가 토미 틸리카이넨 전 대한항공 감독(39·핀란드)에게 ‘명가 재건’을 맡기기로 했다.프로배구 2025~2026 V리그를 남자부 최하위(7위)로 마친 삼성화재는 틸리카이넨 감독과 2년 계약을 맺었다고 30일 발표했다.삼성화재는 그러면서 “팀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 리더를 물색했다”면서 “틸리카이넨 감독이 지닌 경험과 현대 배구 트렌드에 최적화한 데이터 분석과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022시즌부터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아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틸리카이넨 감독은 “삼성화재에는 젊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가 많다. 이들과 함께 역동적이고 끈끈한 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삼성화재가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삼성화재는 남녀부를 통틀어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최다(8회) 우승팀이지만 2017~2018시즌 이후로는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지 못하고 있다.2025~2026시즌 최종 승점은 19(6승 30패)로 6위 OK저축은행(승점 50·17승 19패)과도 31 차이가 났다.시즌 개막 당시 사령탑이던 김상우 전 감독(53)은 창단 후 첫 10연패를 당한 뒤 지난해 12월 19일 자진사퇴했다.이후 고준용 감독 대행(37)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NH농협은행이 새 시즌에도 소프트테니스(정구) 최강팀 명성을 자랑했다.NH농협은행은 24일 전북 순창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7회 회장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iM뱅크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첫 번째 경기였던 복식에서 이지아(19)-임진아(24) 조가 정다은(23)-김한설(25) 조를 5-2로 꺾었고 이어 단식에서 황정미(19)가 김가현(18)에 4-0 완승을 거뒀다.NH농협은행이 이 대회 정상에 복귀한 건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는 순천시청이 음성군청을 역시 2-0으로 제압하며 3년 연속으로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빅데이터로 본 ‘한국야구 민낯’프로야구 1200만 관중에 가려져 있던 한국 야구의 민낯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드러났다. 17년 만에 8강에 진출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확인했다. 한국 야구, 특히 마운드의 문제를 ‘빅데이터’로 살펴봤다.》‘307억 원의 사나이’ 노시환(26·한화)의 입이 쩍 벌어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던 도중이었다. 옆에선 안현민(23·KT)이 입을 삐쭉 내민 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1시즌을 보낸 류현진(39·한화)만이 익숙한 풍경이라는 듯 무표정하게 타구를 지켜봤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날아가 2라운드(8강) 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8강전을 하루 앞둔 13일 경기 장소인 론디포파크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과 차례로 타격 연습을 진행했다. 한국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은 연신 ‘총알 타구’를 쏘아댔다. 지난해 MLB 평균 타구 속도 1위(약 156.9km)가 이번 대회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멤버 오닐 크루스(28·피츠버그)다. 이 카리브해 섬나라 대표 선수 6명이 이 부문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타자들이 줄줄이 나와 배팅 볼을 받아치고 있으니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총액 300억 원이 넘는 계약을 따낸 노시환도, 지난해 KBO리그 신인왕 안현민도 ‘구경꾼 모드’가 될 만도 했다. 1200만 관중에 취해 있던 한국 야구가 이번 WBC를 통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 이 장면에 녹아 있다. 이튿날 한국 투수들이 ‘배팅 볼’을 던지면서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면서 확실히 그렇게 됐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로 투·타구 정보를 추적해 알려주는 ‘스탯캐스트’를 통해 한국 마운드 현실을 들여다봤다.● “타격은 타이밍, 투구는 그 타이밍을 빼앗는 것”(워런 스폰)현대 야구에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강속구’다. 투수가 던지는 가장 빠른 공은 흔히 ‘직구’라고 부르는 포심 패스트볼이다. 2015년 MLB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속도는 시속 148.4km였다. 10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151.4km로 약 3km가 늘었다. 이 시속 3km 차이가 정말 대수일까. 이번 WBC에서 이긴 팀 투수가 던진 속구 계열(포심, 투심, 컷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0.2km, 진 팀은 147.0km로 3.2km 차이가 났다. 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2개 팀(146.8km)과 2라운드에 진출한 8개 팀(150.3km)은 3.5km 차이였다. 한마디로 빠른 공을 던지는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2010년대 이후 ‘구속(球速) 혁명’ 바람이 전 세계 야구계에 불었던 이유다. 그런 점에서 한국 야구는 ‘갈라파고스’에 갇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WBC 2라운드에 진출한 건 2009년 제2회 대회 이후 17년 만이었다. 2009년 당시 한국(146.3km)은 일본(147.5km)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공을 던지는 팀이었다. 대회 결과 역시 일본이 우승, 한국이 준우승이었다.그러나 일본이 이번 대회 때 이 기록을 151.3km(4위)까지 끌어올리는 동안 한국은 145.0km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이 부문 순위도 20개 팀 중 18위까지 내려갔다. 한국은 한때 한 수 아래로 봤던 대만(149.5km)에도 시속 4.5km가 뒤진다. 대만은 2023년 WBC 때만 해도 속구 평균 시속 18위(143.2km) 팀이었지만 3년 만에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도 구속 혁명 물결에서 완전히 비켜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10이닝 이상 던지면서 속구 평균 시속 150km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총 14명이었다. 이 14명 중 11명이 김영우(21·LG·152.7km), 문동주(23·한화·152.3km) 같은 25세 이하 선수였다. 이들은 부상 등을 이유로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홈플레이트는 움직이지 않는다”(새철 페이지) 투수에게 스피드를 강조하는 이야기에는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가 엉망이면 소용없다’는 반론이 늘 따라다닌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한국 투수는 제구가 엉망이다’는 평가가 맞는 말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투수들이 던진 공 734개 가운데 331개(45.1%)가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20개 참가팀 중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소위 ‘코너 워크’, 그러니까 스트라이크 존 상하좌우 코너로 들어온 비율은 16.5%(121개)로 10위였다. 4사구가 너무 많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9이닝당 4사구 5.1개를 기록했다. 미국(2.4개), 일본(2.5개), 도미니카공화국(2.9개) 같은 팀과 비교하면 4사구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대회 평균(5.2개)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한 것만 해도 ‘대담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지면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홈런을 허용한 투구 10개 중 9개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한국 투수진은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던졌을 때 총 49루타를 허용했다. 이를 장타율로 바꾸면 0.544가 된다. 20개 참가국 중 네 번째로 나쁜 기록이다. 물론 2라운드 진출팀 가운데는 가장 나빴다. 참고로 한국프로야구에서 홈런 418개를 남긴 ‘국민 거포’ 박병호(40·은퇴)의 통산 장타율이 0.538이다. 상대 팀과 무관하게 한국 투수가 스트라이크 존 안에 던진 공은 배팅 볼이 되고 말았던 거다. 시속 150km가 넘는 공도 펑펑 때려내는 상대 타선을 이겨내기에는 한국 투수들 구위가 역부족이었다.● “다음 공은 직구 아니면 변화구예요”(김상훈 전 야구 해설위원)구위는 꼭 빠른 공에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이 이번 대회 때 허용한 장타는 총 12개. 상대 타자가 장타로 연결한 구종은 속구 계열이 절반(6개), 변화구가 절반(6개)이었다. 한국 투수진이 속구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변화구 구사에 애를 먹었다는 뜻이다. 흔히 ‘브레이킹 볼’로 함께 묶이는 슬라이더와 커브가 특히 좋지 못했다. 한국 투수가 던진 이 두 구종을 상대 타자가 쳤을 때는 타율 0.471로 이어졌다. 2루타 1개, 홈런 2개로 장타율은 1.235에 달했다. 역시나 배팅 볼이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결과다. 슬라이더는 너무 밋밋한 게 문제였다.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옆으로 휘어 나가는 구종이다. 이번 대회 한국 투수들이 던진 슬라이더는 ‘좌우 무브먼트’ 14.2cm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야구공 지름이 7.3∼7.5cm니까 직선 궤적보다 공 두 개 정도 바깥으로 휘어 나간 셈이다. 이 부문 1위 도미니카공화국(26.7cm)과 비교하면 좌우 움직임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낙폭은 아예 최하위였다. 커브는 반대로 너무 많이 떨어져서 문제였다. 한국 투수가 던진 커브는 이번 대회 20개 참가국 투수가 구사한 같은 구종 가운데 ‘상하 무브먼트’가 33.3cm로 가장 컸다. 여기에 평균 구속(시속 123.0km)은 네 번째로 느렸다. 이러면 상대 타자는 투수가 공을 던진 순간 ‘커브’라고 예상하게 된다. ‘너무 정직한 변화구’로는 상대 타자를 속일 수 없다. 체인지업이 그나마 ‘최후의 보루’였다. 한국산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를 타율 0.149로 막았다. 재미있는 건 체인지업은 일반적으로 땅볼을 유도하고자 할 때 던지는 구종이지만 이번 대회 때는 뜬공 유도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체인지업은 속구가 뒷받침될 때 위력이 배가된다. 그런데 속구 자체에 힘이 없으니 이런 일이 생겼다. 요컨대 ‘세계 야구’가 스위퍼, 킥 체인지 같은 신종 변화구를 ‘명품 조연’으로 활용할 때 한국은 속구라는 ‘주연’ 캐스팅에도 애를 먹고 있다. 그 바람에 변화구마저 녹슬고 말았다. 명심하자. 배팅 볼은 아무리 제구가 잘돼도 배팅 볼일 뿐이다.도쿄·마이애미=황규인 기자·미국야구연구협회(SABR) 회원 kini@donga.com}

도쿄의 환호가 ‘마이애미 참사’로 끝났다.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핵타선’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17년 만에 WBC 2라운드 무대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단은 한 경기 만에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젊은 어깨’를 키우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날 한국 선발투수는 베테랑 류현진(39·한화)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0개국 투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노경은(42·SSG)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류현진은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으로 3점을 내줬고, 노경은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했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23·KT)마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점을 내주면서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 한국은 결국 이번 대회를 팀 평균자책점 5.91로 마감했다. 8강 진출국 가운데 가장 나쁜 기록이다. 한국 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는 ‘구속 혁명’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투수가 던진 속구 계열(포심·투심 패스트볼, 싱커) 평균 시속은 약 144.7km였다. 이보다 속구 평균 시속이 느린 팀은 호주(약 143.2km)와 체코(약 139.0km)뿐이었다. 류현진, 김광현(38·SSG) 등의 뒤를 이을 젊은 투수 육성이 한국 야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 5-8로 역전패했다. 일본이 역대 WBC를 통틀어 4강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우승 당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9회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결정지었던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는 이날 일본의 마지막 타자로 뜬공으로 아웃되며 대회를 마쳤다. 한국과 일본을 꺾고 4강에 오른 중남미 야구 강국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냈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도쿄의 환호가 ‘마이애미 참사’로 끝났다.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핵 타선’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17년 만에 WBC 2라운드 무대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단은 한 경기 만에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젊은 어깨’를 키우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날 한국 선발투수는 베테랑 류현진(39·한화)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0개국 투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노경은(42·SSG)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류현진은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으로 3점을 내줬고, 노경은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했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23·KT)마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점을 내주면서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 한국은 결국 이번 대회를 팀 평균자책점 5.91로 마감했다. 8강 진출국 가운데 가장 나쁜 기록이다. 한국 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는 ‘구속 혁명“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투수가 던진 속구 계열(포심·투심 패스트볼, 싱커) 평균 시속은 약 144.7km였다. 이보다 속구 평균 시속이 느린 팀은 호주(약 143.2km)와 체코(약 139.0km)뿐이었다. 류현진, 김광현(38·SSG) 등의 뒤를 이을 젊은 투수 육성이 한국 야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 5-8로 역전패했다. 일본이 역대 WBC를 통틀어 4강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우승 당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9회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결정지었던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는 이날 일본의 마지막 타자로 뜬공으로 아웃되며 대회를 마쳤다. 한국과 일본을 꺾고 4강에 오른 중남미 야구 강국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냈다. 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끝내 ‘올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을 넘어서지 못했다.한국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경기를 치러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이번 대회 때는 7회 이후에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17년 만에 오른 WBC 2라운드 무대를 단 한 경기 만에 마감하게 됐다.이날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타자 9명 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는 포수 아구스틴 라미레스(25·마이애미) 한 명밖에 없었다.나머지 8명의 올스타 누적 선발 횟수는 총 27번에 달했다.라미레스를 포함해도 평균 세 차례씩 MLB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셈이다.MLB 리그별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 슬러거 누적 수상 횟수도 18번이었다.반면 한국 대표팀에서 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투타를 통틀어 류현진(39·한화) 한 명밖에 없었다.류현진은 이날 한국 선발 투수로 나서 1회말 수비를 삼자범퇴로 마쳤다.그러나 2회 들어 선두 타자 블라미디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게레로 주니어는 주니오르 카미네로(23·탬파베이)의 2루타 때 한국 포수 박동원(36·LG)의 태그를 피하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도미니카공화국은 이후 내야 땅볼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7·샌디에이고)의 적시타 등으로 3-0 리드를 잡았다.류현진은 결국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노경은(42·SSG)에게 마운드를 넘겼다.2회말을 추가 실점 없이 마친 노경은은 3회말 시작과 함께 후안 소토(28·뉴욕 메츠)에게 안타를 내줬다.계속해 게레로 주니어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면서 점수는 4-0까지 벌어졌다.노경은 대신 박영현(23·KT)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매니 마차도(34·샌디에이고)에게 타점을 허용했다.이후 곽빈(27·두산)이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한국은 0-7로 끌려가게 됐다.그걸로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그리고 소형준(25·KT)이 7회말 2사 1, 3루에서 오스틴 웰스(27·뉴욕 양키스)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맞으면서 콜드게임 패배를 확정했다.반면 한국 타선은 3회까지 상대 선발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에게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4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온 2번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가 단타를 쳤지만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이때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안현민(23·KT)이 2루타를 쳤지만 점수와는 연결하지 못했다.안현민은 “도미니카공화국은 정말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다. 우리가 더 강해지려면 개개인의 능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류현진은 이 경기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류현진은 경기 후 “이제 마지막인 것 같다. 끝맺음이 아쉽지만 대표팀에 복귀해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 타자들이 적응할 시간을 만들어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그리고 계속해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를 경험한 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오늘 경기를 시발점으로 생각하고 잘해달라”고 당부했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끝내 ‘올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을 넘어서지 못했다.한국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경기를 치러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이번 대회 때는 7회 이후에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17년 만에 오른 WBC 2라운드 무대를 단 한 경기 만에 마감하게 됐다.이날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타자 9명 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는 포수 아구스틴 라미레스(25·마이애미) 한 명밖에 없었다.나머지 8명의 올스타 누적 선발 횟수는 총 27번에 달했다.라미레스를 포함해도 평균 세 차례씩 MLB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셈이다.MLB 리그별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 슬러거 누적 수상 횟수도 18번이었다.반면 한국 대표팀에서 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투타를 통틀어 류현진(39·한화) 한 명밖에 없었다.류현진은 이날 한국 선발 투수로 나서 1회말 수비를 삼자범퇴로 마쳤다.그러나 2회 들어 선두 타자 블라미디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게레로 주니어는 주니오르 카미네로(23·탬파베이)의 2루타 때 한국 포수 박동원(36·LG)의 태그를 피하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도미니카공화국은 이후 내야 땅볼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7·샌디에이고)의 적시타 등으로 3-0 리드를 잡았다.류현진은 결국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노경은(42·SSG)에게 마운드를 넘겼다.2회말을 추가 실점 없이 마친 노경은은 3회말 시작과 함께 후안 소토(28·뉴욕 메츠)에게 안타를 내줬다.계속해 게레로 주니어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면서 점수는 4-0까지 벌어졌다.노경은 대신 박영현(23·KT)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매니 마차도(34·샌디에이고)에게 타점을 허용했다.이후 곽빈(27·두산)이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한국은 0-7로 끌려가게 됐다.그리고 7회 2사 1, 2루에서 오스틴 웰스(27·뉴욕 양키스)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맞으면서 콜드게임 패배를 확정했다.반면 한국 타선은 3회까지 상대 선발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에게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산체스는 결국 5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볼넷으로 한국 타선을 막고 이 경기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이 한국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도전 선봉에 선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7시 30분 열리는 8강전에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8강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13일 열린 대회 공식 훈련이 끝난 뒤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류 감독은 “류현진이 류현진이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 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다. 또 MLB 팀 마이애미가 안방으로 쓰는 이 돔구장에서 공을 던져 본 한국 대표팀 투수도 류현진과 데인 더닝(32·시애틀)뿐이다. 류현진은 선수 생활 내내 돔구장에서 애를 먹었지만 론디포파크에서는 두 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은 MLB 시절 돔 구장에서 통산 평균자책점 5.81을 남기는 데 그쳤다.8일 도쿄콤에서 열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도미니카공화국전이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매니 마차도(34·샌디에이고) 등과 이날 훈련 도중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마차도를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타자 15명 가운데 9명이 MLB 올스타 출신이다. D조 1위로 8강에 오른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네 경기를 치르면서 팀 타율(0.313)과 홈런(13개), 득점(41점)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1.130으로 1위였다. 더닝은 “도미니카공화국은 사실상 ‘어벤져스’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더닝은 왼팔에 한글로 ‘같은 피’라고 문신을 새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도 “프로 선수와 고교 선수가 싸우는 게 아니다. 우리 역시 한국을 대표해 모인 같은 프로”라며 “지금 우리 팀엔 좋은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패기와 기세로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가 선발로 등판한다. 산체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폴 스킨스(24·피츠버그)에 이어 2위를 했던 왼손 투수다. 다만 이번 대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산체스는 조별리그 1차전에 니카라과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산체스는 “솔직히 한국 타자 가운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그 선수(이정후)만 안다. 한국 타자들 역시 나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면서 “우리 팀 타선이 현재 최고라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MLB 통산 홈런 4위(703개) 주인공인 앨버트 푸홀스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깔끔하게 하고 실수를 잘 하지 않는다”면서 “단기전은 상대 실수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에도 마차도 등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 안정적으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마이애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는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최종 4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7-5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 13명이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후안 소토(뉴욕 메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등 1∼4번 타자가 나란히 홈런을 치면서 이번 대회 팀 홈런 1위(13개)로 올라섰다. 팀 득점(41점)도 1위다.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 야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한국 선수단 일부도 이 경기를 ‘직관’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미국에 계속 있던 팀과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우리는 컨디션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내일까지 컨디션을 살펴 선발 투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MLB에서 최근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왼손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긴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는다.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최종 4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7-5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한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 13명이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후안 소토(뉴욕 메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등 1~4번 타자가 나란히 홈런을 치면서 이번 대회 팀 홈런 1위(13개)로 올라섰다. 팀 득점(41점)도 1위다. 이 팀 감독 역시 MLB 통산 홈런 4위(703개) 앨버트 푸홀스다.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 야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한국 선수단 일부도 이 경기를 ‘직관’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미국에 계속 있던 팀과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우리는 컨디션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내일까지 컨디션을 살펴 선발 투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MLB에서 최근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왼손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긴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이탈리아가 미국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11일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에서 ‘세계 최강’을 자부했던 미국이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한 뒤 MLB닷컴은 이런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이탈리아와의 최종전에서 6-8로 패했다. 투타에 걸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들로 ‘드림팀’을 구성한 미국이 야구보다 축구로 유명한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3승 1패로 조별리그를 마친 미국은 이제 ‘경우의 수’에 8강 진출 가능성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일 오전 8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경기에 따라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11일 현재 3승 무패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가 12일 멕시코를 이기면 이탈리아가 조 1위, 미국이 조 2위로 8강에 합류한다. 하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멕시코에 패하면 미국을 포함한 세 팀은 모두 3승 1패로 동률이 된다. 이 경우엔 C조에서 한국이 호주와 대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던 방식대로 ‘최소 실점률’을 따지게 된다. 만약 이탈리아가 4실점 이하로 패하면 멕시코가 함께 8강에 가지만 5실점 이상으로 지면 나머지 한 자리는 미국의 차지가 된다. 미국 선수단은 12일 숙소로 쓰고 있는 호텔에서 이 경기를 단체 관람할 예정이다. 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의 언행도 논란이 됐다. 이날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데로사 감독은 “우리는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탈리아를 꼭 이기고 싶다. 대진 일정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데로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패한 후엔 “경기 전 말실수를 했다. 경우의 수 계산을 완전히 착각했다. 득점과 실점을 따져가며 계산해 보면 우리가 탈락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며 사과했다. 대회 전 MLB닷컴의 파워랭킹에서 1위에 올랐던 미국은 이날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0-0이던 2회초 카일 틸(24)에게 솔로포, 샘 안토나치(23·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4회에는 잭 캐글리온(23·캔자스시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6회초까지 0-8로 뒤졌다. 홈런을 친 이탈리아 타자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탈리아 선발 투수 마이클 로렌젠(34·콜로라도)도 5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미국의 ‘최강 타선’을 잠재웠다. 미국은 6회말 거너 헨더슨(25·볼티모어)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추격에 나섰다. 7회 피트 크로암스트롱(24·시카고 컵스)의 우월 3점 홈런으로 4-8까지 쫓아갔고, 8회엔 2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더 만회했다. 9회엔 1사 후 크로암스트롱이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6-8까지 압박했지만 ‘캡틴’ 에런 저지(34·뉴욕 양키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3회, 홈런왕 3회를 차지했던 저지는 이날 4타수 무안타(1볼넷)로 침묵했다. 저지는 경기 후 “(8강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행운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언더도그의 반란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도 이변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천신만고 끝에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벌인다.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 중 하나다. 조 1위의 향방은 12일 오전 9시 열리는 양국의 맞대결에서 판가름 난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한국은 MLB 올스타급 타자들이 즐비한 ‘최강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후안 소토(28·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7·샌디에이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베네수엘라에도 로날드 아큐냐 주니어(29·애틀랜타), 루이스 아라에스(29·샌프란시스코) 등이 포진해 있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이탈리아가 미국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11일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에서 ‘세계 최강’ 자부했던 미국이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한 뒤 MLB닷컴은 이런 제목을 기사를 올렸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대회 B조 이탈리아와의 최종전에서 6-8로 패했다. 투타에 걸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들로 ‘드림팀’을 구성한 미국이 야구보다 축구로 유명한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3승 1패로 조별리그를 마친 미국은 이제 ‘경우의 수’에 8강 진출 가능성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일 오전 8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경기에 따라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11일 현재 3승 무패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가 12일 멕시코를 이기면 이탈리아가 조1위, 미국이 조2위로 8강에 합류한다. 하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멕시코에 패하며 미국을 포함한 세 팀은 모두 3승 1패로 동률이 된다. 이 경우엔 C조에서 한국이 호주와 대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던 방식대로 ‘최소 실점률’을 따지게 된다. 만약 이탈리아가 4실점 이하로 패하면 멕시코가 함께 8강에 가지만 5실점 이상으로 지면 나머지 한자리는 미국의 차지가 된다. 미국 선수단은 12일 숙소로 쓰고 있는 호텔에서 이 경기를 단체 관람할 예정이다.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의 언행도 논란이 됐다. 이날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데로사 감독은 “우리는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탈리아를 꼭 이기고 싶다. 대진 일정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데로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패한 후엔 “경기 전 말실수를 했다. 경우의 수 계산을 완전히 착각했다. 득점과 실점을 따져가며 계산해보면 우리가 탈락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며 사과했다.대회전 MLB닷컴의 파워랭킹에서 1위에 올랐던 미국은 이날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0-0이던 2회초 카일 틸(24)에게 솔로포, 샘 안토나치(23·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4회에는 잭 카그리아노네(23·캔자스시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6회초까지 0-8로 뒤졌다. 홈런을 친 이탈리아 타자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탈리아 선발투수 마이클 로렌젠(34·콜로라도)도 5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미국의 ‘최강 타선’을 잠재웠다.미국은 6회말 거너 헨더슨(25·볼티모어)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추격에 나섰다. 7회 피트 크로우암스트롱(24·시카고 컵스)의 우월 3점 홈런으로 4-8까지 쫓아갔고, 8회엔 2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더 만회했다. 9회엔 1사 후 크로우암스트롱이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6-8까지 압박했지만 9회말 ‘캡틴’ 에런 저지(34·뉴욕 양키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3회, 홈런왕 3회를 차지했던 저지는 이날 4타수 무안타(1볼넷)로 침묵했다. 저지는 경기 후 “(8강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행운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언더독의 반란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도 이변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천신만고 끝에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벌인다.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 중 하나다. 조 1위의 향방은 12일 오전 9시 열리는 양국의 맞대결에서 판가름 난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한국은 MLB 올스타급 타자들이 즐비한 ‘최강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도미니카공화국는 후안 소토(28·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7·샌디에이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베네수엘라에도 로날드 아큐냐 주니어(애틀랜타), 루이스 아라예스(샌프란시스코·이상 29) 등이 포진해 있다. 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노경은(42·SSG·사진)에게 정말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류 감독은 “사실 오늘 수훈갑은 노경은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이닝을 막아줬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국은 이날 호주와 조별리그 C조 마지막 경기를 치러 7-2로 승리했다. 2실점 이하에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2라운드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꽉 채운 결과였다. 류 감독은 이날 2회말 수비를 앞두고 베테랑 투수 노경은에게 ‘SOS’를 보냈다. 선발 투수였던 손주영(28·LG)이 한 이닝 소화한 뒤 팔꿈치 이상으로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게 된 다음이었다. 손주영은 결국 대회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가 아니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갑자기 호출됐지만 노경은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해 35홀드를 올리며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갈아치운 노경은은 2, 3회를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손주영의 빈자리를 지웠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체코전이 끝난 뒤 “(내 임무는) 시키면 그냥 하는 것”이라고 했던 노경은은 “내가 팔이 빨리 풀리는 걸 김광삼 (대표팀 투수) 코치님이 알고 계셨고, 나도 ‘당장 나가겠다’고 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며 “경기 전부터 등판은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일찍 던지게 될 줄은 몰랐다. 2이닝을 던지게 될 줄도 몰랐다. 그냥 있는 힘을 다 짜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한국 투수 WBC 최고령 등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노경은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 나와 3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노경은은 “내가 대표팀에 뽑힌 이유를 증명하게 돼 마음의 짐을 덜었다”며 “나는 원래 국가대표 레벨 선수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뛰는 이번 대회에 8강 진출을 해 다행”이라고 했다. 1984년 3월 11일생인 노경은은 자신의 42번째 생일을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맞는다. 이번 WBC에 출전한 모든 팀 투수를 통틀어 노경은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노경은은 “생일을 상공에서 보내게 됐다. 정말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호주의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의 2라운드(8강) 진출을 확정 지은 순간 우익수 자리에 서 있던 ‘캡틴’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감정이 북받쳐 일어서지 못하는 이정후에게 가장 먼저 달려간 건 9회초 희생플라이로 ‘7-2’라는 경우의 수를 완성한 안현민(23·KT)이었다. 한국 더그아웃은 9회말부터 이미 눈물바다였다. 조병현(24·SSG)이 8회에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고우석(28·디트로이트)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전광판에 채워지자 고우석은 눈물을 쏟으며 마운드로 뛰쳐나갔다.처남, 매제 지간이자 친구 사이인 이정후와 고우석에게 도쿄돔은 아픔이 서린 곳이다. 정확히 3년 전 이날 한국은 호주와의 2023 WBC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7-8로 일격을 당했다. 한국은 패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3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던 고우석은 갑작스러운 담 증세로 공 한 개 던져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참사의 주역’이라 자책해 왔던 두 사람은 1096일 만에 8강 진출의 한을 풀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왕조의 주역인 (류)현진 선배님과 새로운 왕조를 써 내려갈 후배들의 기운이 더 강해서 이겼다”며 “드디어 ‘참사의 주역’이라는 말을 끊어낸 것 같다. 살면서 이렇게 떨린 경기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2009년 제2회 대회 이후 17년 만에 WBC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그라운드에 남아 승리의 여운을 만끽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조차 붉어진 눈시울로 동생들과 포옹했다.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승리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대표팀에서 뛰니까 아직 좋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승리 직후 남몰래 눈물을 쏟았던 류지현 감독(55)도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류 감독은 “내 인생 경기였다. 눈물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또 나온다. 오늘은 울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뚫어낸 한국 선수단은 11일 0시 무렵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했다. 이미 조별리그부터 5성급 호텔에 묵는 등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지만 이번 마이애미행부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특급 대우’를 받는다. 전 선수단은 WBC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탄다.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개조된 특별 전세기다. 미국 현지에서는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선수단 버스 앞뒤로 총 12대의 오토바이가 호위한다. 금전 보상도 두둑하다. WBC 조직위는 1라운드 참가만으로 한국에 기본 수당 75만 달러(약 11억 원)를 지급한다. 2라운드에 오르면서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추가 확보했다. 총 175만 달러(약 25억7000만 원) 가운데 절반(약 12억3500만 원)이 선수들의 몫이다. 여기에 KBO가 8강 진출 시 지급하기로 약속한 포상금 4억 원도 추가된다. 30명의 선수는 1인당 5000만 원 이상의 보너스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에서 하루 1만 엔의 ‘밀 머니(Meal Money)’를 받았던 선수단은 미국에서는 하루 100달러씩을 수령한다. C조 2위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D조 1위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10일 현재 D조에선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이상 3승)가 8강행을 확정 지었다. D조 1위의 향방은 12일 오전 9시에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판가름 난다. 이정후는 “WBC는 축제다. 미국에 가면 빅리그 선수들의 사인도 받으며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천성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이려나. 야구를 처음 볼 때부터 궁금했다. 어차피 아웃인데 저 타자는 왜 저렇게 열심히 뛸까. 체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매번 1루를 향해 저렇게 전력질주할 필요가 있을까. 힘을 아껴 다음 타석에서 더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게 낫지 않을까.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도 비슷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오타니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 오사카에서 치른 두 차례 연습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리고 4일 대회 현장인 도쿄돔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 행동’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대답은 이랬다.“선수는 기본적으로 연습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는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즌 초라 선수들이 감각적으로 100% 상태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시기다. 그런 가운데 쉬는 것도 용기이고 (연습을) 하지 않는 것도 연습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 하고 어디부터 하지 않을지는 결국 선수 개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대회 개막 후 오타니는 완전히 달라졌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대만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그다음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9일까지 타율 0.556(9타수 5안타)에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면서 일본의 전승을 이끌었다. 이 정도면 연습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던 게 ‘의식적 부진’이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미국 작가 제니 오델(40)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오델은 2019년에 펴낸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어야 유지와 회복, 보살핌이 가능하다’고 썼다. 쉬어야 다시 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쉬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종의 행동 계획”이라고 했다.그래서 다시 한 번 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휴식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막상 ‘쉬어야겠다’고 마음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적지 않은 이들이 ‘잘 쉬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오타니처럼 ‘쉴 자격’을 갖춘 이들만이 잘 쉴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인지 모른다. ‘성과’를 증명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휴식 시간에도 늘 불안이 따라다닌다.남들이 ‘팔자 좋다’고 흔히 평하는 스포츠 기자들도 이 역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타니가 휴식을 강조하고 나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전하려 이역만리에서 주말도 반납한 채 노트북을 펼쳐야 한다. 아이 생일을 챙기지 못한 스포츠 기자가 한둘이 아니고, 그 아이들이 크면서 스포츠를 멀리하게 됐다는 사연도 심심찮게 들린다.도쿄 취재를 마친 여러 야구 기자들은 곧바로 한국이 대회 2라운드 경기를 치르는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5시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여정이다. 고생스러운 길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푹 쉬고 난 뒤 한국 야구의 또 다른 기적을 독자들께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호주의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의 2라운드(8강) 진출을 확정되는 순간 우익수 자리에 서 있던 ‘캡틴’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감정에 북받쳐 일어서지 못하는 이정후에게 가장 먼저 달려간 건 9회초 희생플라이로 ‘7-2’라는 경우의 수를 완성한 안현민(23·KT)이었다.한국 더그아웃은 9회말부터 이미 눈물바다였다. 조병현(24·SSG)이 8회에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고우석(28·디트로이트)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전광판에 채워지자 고우석은 눈물을 쏟으며 마운드로 뛰쳐나갔다.처남, 매제 사이이자 친구 사이인 이정후와 고우석에게 도쿄돔은 아픔이 서린 곳이다. 정확히 3년 전 이날 한국은 호주와의 2023 WBC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7-8로 일격을 당했다. 한국은 패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3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던 고우석은 갑작스러운 담 증세로 공 한 개 던져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참사의 주역’이라 자책해왔던 두 사람은 1096일 만에 8강 진출의 한을 풀었다.이정후는 경기 후 “왕조의 주역인 (류)현진 선배님과 새로운 왕조를 써 내려갈 후배들의 기운이 더 강해서 이겼다”며 “드디어 ‘참사의 주역’이라는 말을 끊어낸 것 같다. 살면서 이렇게 떨린 경기는 처음”이라며 웃었다.2009년 제2회 대회 이후 17년 만에 WBC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그라운드에 남아 승리의 여운을 만끽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조차 붉어진 눈시울로 동생들과 포옹했다.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승리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대표팀에서 뛰니까 아직 좋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승리 직후 남몰래 눈물을 쏟았던 류지현 감독도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류 감독은 “내 인생 경기였다. 눈물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또 나온다. 오늘은 울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뚫어낸 한국 선수단은 11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했다. 이미 조별리그부터 5성급 호텔에 묵는 등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지만 이번 마이애미행부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특급 대우’를 받는다. 전 선수단은 WBC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탄다.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개조된 특별 전세기다. 미국 현지에서는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할 땐 선수단 버스 앞뒤로 총 12대의 오토바이가 호위한다.금전 보상도 두둑하다. WBC 조직위는 1라운드 참가만으로 한국에 기본 수당 75만 달러(약 11억 원)를 지급한다. 2라운드에 오르면서 100만 달러(14억7000만 원)를 추가 확보했다. 총 175만 달러(25억7000만 원) 가운데 절반(12억 3500만 원)이 선수들의 몫이다. 여기에 KBO가 8강 진출 시 지급하기로 약속한 포상금 4억 원도 추가된다. 30명의 선수들은 1인당 5000만 원 이상의 보너스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에서 하루 1만 엔의 ‘밀 머니(Meal Money) 받았던 선수단은 미국에서는 하루 100달러씩을 수령한다. C조 2위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D조 1위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10일 현재 D조에선 도미니카공화국(3승)과 베네수엘라(3승)가 8강행을 확정 지었다. D조 1위의 향방은 12일 오전 9시에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판가름난다. 이정후는 “WBC는 축제다. 미국에 가면 빅리그 선수들의 사인도 받으며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노경은(42·SSG)에게 정말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류 감독은 “사실 오늘 수훈갑은 노경은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이닝을 막아줬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한국은 이날 호주와 조별리그 C조 마지막 경기를 치러 7-2로 승리했다. 2실점 이하에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2라운드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꽉 채운 결과였다.류 감독은 이날 2회말 수비를 앞두고 베테랑 투수 노경은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선발 투수였던 손주영(28·LG)이 한 이닝만 소화한 뒤 팔꿈치 이상으로 더이상 공을 던질 수 없게 된 다음이었다. 손주영은 결국 대회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가 아니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갑자기 호출을 받았지만 노경은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해 35홀드를 올리며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갈아치운 노경은은 2, 3회를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손주영의 빈자리를 지웠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체코전이 끝난 뒤 “(내 임무는) 시키면 그냥 하는 것”이라고 했던 노경은은 “내가 팔이 빨리 풀리는 걸 김광삼 (대표팀 투수) 코치님이 알고 계셨고, 나도 ‘당장 나가겠다’고 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며 “경기 전부터 등판은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일찍 던지게 될 줄은 몰랐다. 2이닝을 던지게 될 줄도 몰랐다. 그냥 있는 힘을 다 짜냈다”고 말했다.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한국 투수 WBC 최고령 등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노경은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 나와 3과 3분의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노경은은 “내가 대표팀에 뽑힌 이유를 증명하게 돼 마음의 짐을 덜었다”며 “나는 원래 국가대표 레벨 선수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뛰는 이번 대회에 8강 진출을 해 다행”이라고 했다.1984년 3월 11일생인 노경은은 자신의 42번째 생일을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 위에서 맞는다. 이번 WBC에 출전한 모든 팀 투수를 통틀어 노경은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노경은은 “생일을 상공에서 보내게 됐다. 정말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경우의 수’를 이겨내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에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 티켓을 선물한 선수는 안현민(23·KT)이었다. 한국이 WBC 2라운드에 진출한 건 준우승했던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4위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최종 4차전에서 호주(11위)를 7-2로 꺾었다.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조1위를 일찌감치 확정한 일본에 이어 C조 2위로 2라운드행을 확정지었다. 일본, 대만에 연달아 패해 1승 2패로 몰렸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대만, 호주와 함께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때는 성적이 같은 팀 간 경기를 기준으로 △승자승 △아웃카운트당 최소 실점 △아웃카운트당 최소 자책점 등의 순서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세 팀이 서로 물고 물리며 1승 1패씩을 기록했기 때문에 승자승은 의미가 없었다. 다만 한국이 조 2위로 8강행 티켓을 받기 위해서는 호주를 2점 이하로 묶으면서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다.한국은 8회말까지 6-2로 앞섰지만 1점이 모자라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의 타구가 상대 투수 잭 올로클린(26)의 글러브에 맞고 흐르면서 ‘행운의 여신’이 한국에 미소를 지었다. 타구 방향을 잃은 호주 유격수 제리드 데일(26)이 공을 잡은 뒤 송구 실책까지 저지른 것. 최악의 경우 병살타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 1사 1, 3루 기회로 바뀌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안현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3루에 있던 대주자 박해민(36·LG)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정확하게 경우의 수를 충족하게 된 순간이었다. 도쿄돔은 ‘대∼한민국’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도쿄돔에는 양 팀 팬을 합쳐 3만2908명이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이 상황에선 이정후의 수비가 빛났다. 우익수로 수비 포지션을 바꾼 이정후는 9회말 1사 1루 위기에서 릭슨 윙그로브의 시속 150km로 날아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만약 이 공이 빠졌다면 1루 주자가 무난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타구였다. 이 실점은 곧 한국의 탈락을 뜻했다. 하지만 한국은 끝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아웃카운트당 실점 0.1228로 호주(0.1296)를 제쳤다. 한국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문보경(26·LG)은 이날도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리며 ‘보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까지 이번 대회 전체 타점 1위(11점)가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2회초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손을 마주치면서 “할 수 있다”고 외쳤고 결국 바람은 현실이 됐다. 9회말 수비 때부터 1루수 수비에 나선 문보경은 팀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뜬공을 잡아낸 뒤 글러브를 하늘 높이 던지며 승리를 자축했다. 10일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에 오르는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안방 구장인 론디포 파크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현재 D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2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D조 1위가 유력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경우의 수’를 이겨내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에 미국 플로리다행 전세기 티켓을 선물한 선수는 안현민(23·KT)이었다. 한국이 WBC 2라운드에 진출한 건 준우승했던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4위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최종 4차전에서 호주(11위)를 7-2로 꺾었다.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조1위를 일찌감치 확정한 일본에 이어 C조 2위로 2라운드행을 확정지었다. 일본, 대만에 연달아 패해 1승 2패로 몰렸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대만, 호주와 함께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때는 성적이 같은 팀 간 경기를 기준으로 △승자승 △아웃카운트당 최소 실점 △아웃카운트당 최소 자책점 등의 순서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세 팀이 서로 물고 물리며 1승 1패씩을 기록했기 때문에 승자승은 의미가 없었다. 다만 한국이 조 2위로 8강행 티켓을 받기 위해서는 호주를 2점 이하로 묶으면서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다.한국은 8회말까지 6-2로 앞섰지만 1점이 모자라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의 타구가 상대 투수 잭 오로린(26)의 글러브에 맞고 흐르면서 ‘행운의 여신’이 한국에 미소를 지었다. 타구 방향을 잃은 호주 유격수 제리드 데일(26)이 공을 잡은 뒤 송구 실책까지 저지른 것. 최악의 경우 병살타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던 상황이 1사 1, 3루 기회로 바뀌었다.이때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안현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3루에 있던 대주자 박해민(36·LG)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정확하게 경우의 수를 충족하게 된 순간이었다. 도쿄돔은 ‘대~한민국’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도쿄돔에는 양 팀 팬을 합쳐 3만2908명이 찾았다.하지만 여전히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이 상황에선 이정후의 수비가 빛났다. 우익수로 수비 포지션을 바꾼 이정후는 9회말 1사 1루 위기에서는 릭슨 윙그로브의 시속 150km로 날아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만약 이 공이 빠졌다면 1루 주자가 무난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던 타구였다. 이 실점은 곧 한국의 탈락을 뜻했다. 하지만 한국은 끝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아웃카운트당 실점 0.1228로 호주(0.1296)를 제쳤다.한국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문보경(26·LG)은 이날도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리며 ‘보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까지 이번 대회 전체 타점 1위(11점)가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2회초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손을 마주치면서 “할 수 있다”고 외쳤고 결국 바람은 현실이 됐다. 9회말 수비 때부터 1루수 수비에 나선 문보경은 팀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뜬공을 잡아낸 뒤 글러브를 하늘 높이 던지며 승리를 자축했다.▽WBC 조별리그 C조 4차전(도쿄·한국 2승 2패 ) 한국 022 011 001 7손주영(선발·1승)호주 000 010 010 2라클란 웰스(선발·1패)문보경(2회 2점·2호·한국) 로비 글레디닝(5회·1호·호주)10일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에 오르는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안방 구장인 론디포 파크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현재 D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2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D조 1위가 유력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