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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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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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영철 감독에게 3월 16일이란?[발리볼 비키니]

    우리카드는 16일 대전 방문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2-3(24-26, 25-23, 25-20, 21-25, 14-16)으로 재역전패를 당했습니다.우리카드(승점 70)에 이 패배가 뼈아팠던 건 승점 1 차이로 대한항공(승점 71)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기 때문.우리카드는 전반기(1~3라운드)를 승점 39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팀이 후반기에 승점 32 이상을 더할 확률은 97.3%에 달하지만 우리카드는 이날 패배로 이 확률을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재미있는 건 우리카드를 이끄는 신영철 감독에게는 3월 16일 경기 풀 세트 패배가 낯설지 않다는 점입니다.우리카드는 지난해(2023년) 3월 16일 인천 방문 경기에서도 2-3(20-25, 21-25, 25-20, 25-23, 14-16)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승점 56으로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면서 4위 한국전력(승점 53)과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렀습니다.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카드가 승점 2만 더했어도 준PO 없이 바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우리카드는 준PO에서 1-3(19-25, 18-25, 25-18, 22-25)로 업셋을 당하면서 한 경기 만에 ‘봄 배구’ 일정을 마감해야 했습니다.2022년 3월 16일 안방 경기 상대 역시 대한항공이었고 경기 결과 역시 2-3(21-25, 25-18, 23-25, 25-23, 10-25) 패배였습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 경기는 2021~2022시즌 6라운드 세 번째 경기라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하지만 3위 우리카드(승점 59)는 이때도 4위 한국전력(승점 56)과 승점 3 차이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준PO를 치러야 했습니다.같은 해 만우절(4월 1일) 열린 이 시즌 준PO 결과 역시 우리카드의 1-3(28-30, 25-18, 22-25, 19-25) 패배였습니다.우리카드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3월 16일 경기는 역시 2019년에 열렸습니다.2013~2014시즌 (재)창단한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3위로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습니다.우리카드는 천안 방문 경기로 열린 PO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과 풀 세트 접전을 치러 14-13으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습니다.그러나 박진우(34)가 서브 범실을 저지른 끝에 결국 2-3(25-20, 21-25, 12-25, 25-23, 14-16)으로 경기를 내줬습니다.신 감독은 한국전력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5년 3월 16일 대전 경기에도 역시 풀 세트 패배를 경험했습니다.그러니까 신 감독이 우리카드 사령탑에 앉은 뒤 갑자기 3월 16일 징크스에 시달리게 된 건 아닙니다. 다만 이 경기는 2015~2015시즌을 통틀어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였기 때문에 앞에 등장한 경기보다는 부담이 적었습니다.한국전력은 이날 승점 1을 보태며 여전히 구단 역사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승점 65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그렇다고 신 감독이 3월 16일에 계속 패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대한항공 감독 시절인 2010년 3월 16일 안방 경기에서는 3-1(25-21, 25-15, 23-25, 25-19) 승리를 거둔 적이 있습니다.이 경기는 이제는 여자프로농구 팀 신한은행 안방이 된 도원체육관에서 열렸고, 상대 팀 역시 이제는 프로배구에 참가하지 않는 신협상무였습니다.이 정도면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팀은 3월 16일에는 제발 경기 일정을 잡지 말아 달라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읍소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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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TD 기록 새로 쓴 삼성화재 [발리볼 비키니]

    삼성화재가 프로배구 남자부 역사상 가장 지독한 ‘DTD’를 경험한 팀이 됐습니다.DTD는 원래 프로야구 팬들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는 뜻으로 쓰는 표현입니다.삼성화재는 13일 수원 방문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1-3으로 패하면서 승점 추가에 실패했습니다.이제 16일 시즌 최종전에서 승점 3을 더한다고 해도 후반기(4~6라운드)에 따낸 승점은 17이 전부입니다.삼성화재는 승점 34로 전반기를 마쳤으니 전·후반기 사이에 승점이 최소 17 차이 나게 되는 것.이는 2009~2010시즌 KEPCO45(현 한국전력) 그리고 2017~2018시즌 삼성화재가 남긴 15 차이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만약 삼성화재가 이 경기에서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 여자부를 포함해 최다 타이기록을 남기게 됩니다.현대건설도 2022~2023시즌 전반기에 승점 45, 후반기에 25로 20 차이가 난 적이 있습니다.비율로 따지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이번 시즌 삼성화재(50%)가 지난 시즌 현대건설(55.6%)보다 더 나쁜 후반기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습니다.여자부 2위 기록은 삼성화재와 대전 충무체육관을 함께 쓰는 정관장(당시 KT&G)가 2007~2008시즌 남긴 18(전반기 34, 후반기 16)입니다.이때는 KT&G(47.1%)로 이번 시즌 삼성화재보다 더욱 심한 DTD를 경험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아, 프로배구가 현재 방식으로 승점을 계산한 건 2011~2012시즌부터입니다.이번 ‘발리볼 비키니’에 등장한 승점은 당시 경기 결과를 요즘 방식으로 다시 계산한 겁니다.지난번 ‘발리볼 비키니’()는 ‘엘로 평점 시스템(Elo Rating System)’을 다뤘습니다.삼성화재는 전반기를 엘로 평점 1654로 마감했습니다.13일 경기 패배로 이 점수는 1303점까지 351점이 내려왔습니다.전·후반기 사이에 엘로 평점이 이렇게 크게 하락한 남자부 팀 역시 삼성화재가 처음입니다.그전에는 2009~2010시즌 KEPCO45가 1496점에서 1163점으로 333점 떨어진 게 기록이었습니다.이리 보고 저리 봐도 삼성화재는 참 지독한 DTD를 경험한 셈입니다.여자부에서는 (이번에도) 현대건설이 2016~2017시즌 1731점에서 1349점으로 382점 떨어진 게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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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오브 발리 “김연경 여전히 현존 세계 톱10” [발리볼 비키니]

    “(아본단자) 감독님이 내 나이를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상기시켜드리고 있다.”‘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은 5일 화성 방문 경기에서 팀의 3-1 승리를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아본단자 감독이 스스로 “적지 않은 나이”라고 말하는 김연경을 중용하는 건 물론 김연경이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아본단자 감독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전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 오브 발리’도 최근 전 세계 현역 남녀 선수 톱10을 선정하면서 김연경을 포함시켰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자 선수 5명은 평균 32.8세로 김연경은 3.2세가 많았다.이 매체는 “한국 출신 배구 선수 가운데 가장 명성 높은(decorated) 선수인 김연경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한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고 평했다.다음은 월드오브발리 선정 현역 남녀 선수 톱 10(가나다 순).▽남자 △막심 미하일로프(36·러시아·오퍼짓 스파이커) △시몬(37·쿠바·미들 블로커) △오스마니 후안토레나(39·이탈리아·아웃사이드 히터) △왈라시 지 소자(37·브라질·오퍼짓 스파이커) △윌프레드 레온(31·폴란드·아웃사이드 히터)▽여자 △가브리엘라 기마랑이스(30·브라질·오퍼짓 스파이커) △김연경(36·한국·아웃사이드 히터) △브렌다 카스티요(32·도미니카공화국·리베로) △주팅(朱婷·29·중국·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자 메네지스(37·브라질·미들 블로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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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희진표 정관장은 얼마나 강한가 [발리볼 비키니]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지금 현재’ 가장 강한 팀은 어디일까요?‘정관장‘이라고 답하시는 분이 제일 많을 겁니다.정관장은 7일 대전 안방 경기에서 GS칼텍스에 3-0 완승을 거두고 7연승을 질주했습니다.정관장이 7연승을 기록한 건 2009년 2월 15일~3월 15일 8연승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그래도 순위표 제일 높은 곳은 여전히 현대건설(승점 74) 차지입니다.지금껏 ‘쌓아 놓은 숫자(승점)’가 가장 많으니까요. 그러면 지금 당장 제일 강한 팀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숫자는 없을까요? 그래서 세상에 ‘엘로 평점 시스템(Elo Rationg System)’이 등장했습니다. 원래 체스 선수 랭킹 계산에 쓰려고 만든 이 시스템은 일대일 매치만 존재한다면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엘로 평점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1500점에서 시작해 상대가 강할수록 그리고 크게 이길수록 점수를 많이 가져가고 반대일 때는 점수를 크게 내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 유저라면 이 시스템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계산 방식도 기본적으로 이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물론 위에 있는 그림처럼 프로배구에도 당연히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사실 정관장은 올해 1월 1일만 해도 엘로 평점 1375가 전부였습니다.페퍼저축은행(1181) 딱 한 팀만 정관장보다 엘로 평점이 낮았습니다.그러다 4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 새해 첫날 한국도로공사에 3-1 승리를 거둔 걸 시작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이제 3위 정관장(승점 61)이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하고 4위 GS칼텍스(승점 51)가 승점 6을 보태도 준플레이오프는 열리지 않습니다.GS칼텍스 역시 4라운드 후반까지 정관장과 엎치락뒤치락했지만 5라운드서 승점 2(1승 5패)를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결국 ‘봄 배구’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이렇게 한 경기,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엘로 평점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팀이 어떤 시즌을 보냈는지도 이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현재 정관장 엘로 평점 1769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구단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그러니까 ‘고희진(감독)과 아이들’이 프로배구 출범 이후 가장 상대를 두렵게 만드는 팀을 구축한 겁니다.이전까지는 2011년 12월 25일 수원 방문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0으로 꺾고 1745를 찍었을 때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KGC인삼공사라는 이름을 쓰던 당시 정관장은 이날 이전 11경기에서 10승 1패로 승점 26을 쌓았습니다.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현대건설의 추격을 3승 2패로 뿌리치고 프로배구 출범 이후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당시 우승은 지금까지도 정관장의 마지막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정관장은 6라운드 들어 ‘양강’ 흥국생명(3-1)과 현대건설(3-2)을 모두 꺾었습니다.그래도 봄 배구 무대에서는 ‘언더도그’로 분류하는 게 합리적인 평가일 겁니다.일단 고 감독은 삼성화재 선수로 여덟 번 우승했지만 사령탑으로는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 무대입니다.또 7일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소영(30·아웃사이드 히터)이 언제 어떤 컨디션으로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고 감독이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처럼 올 시즌 정관장도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처럼 사고 한번 제대로 칠 수 있을까요?고 감독은 “아직 끝이 아니다.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선수들은 분명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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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팬은 LG가 라이벌이라는데, LG 팬은… [데이터 비키니]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해마다 ‘각 팀 팬이 생각하는 라이벌 팀’을 조사한 다음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라는 책자를 통해 공개합니다.이 협회가 최근 펴낸 202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 사이에서는 두산, LG 팬이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두산 팬 가운데는 61.7%, LG 팬 가운데는 55.5%가 상대 팀을 라이벌 1위 팀으로 꼽았습니다.두산 팬이 LG를 선택한 것보다 높은 비율로 특정 팀을 라이벌 1순위로 평가한 팬덤은 없었습니다.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일 같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스포츠조선’은 2019년에 전년도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LG팬은 두산이 라이벌이라는데…두산팬은 달랐다!’고 제목을 달았습니다.당시에는 LG 팬 65.7%가 두산을 라이벌로 꼽았지만 두산 팬 가운데는 19.7%만 LG를 라이벌로 지목했습니다.심지어 LG보다 SK(현 SSG)를 라이벌로 꼽은 두산 팬 비율(20.6%)이 더 높았습니다.2018년뿐만이 아니라 이 협회에서 관련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 그랬습니다.LG 팬이 두산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비율이 그 반대 케이스보다 계속 더 높았습니다.그러다 지난해 처음으로 크로스가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두산 팬이 LG를 라이벌로 평가하는 비율이 6.2%포인트 더 높습니다.이미 많은 분이 짐작하셨겠지만 이 결과는 역시 성적과 관련이 큽니다.2022년까지만 해도 어떤 팀 팬으로부터도 2위 안에 드는 라이벌로 지목받지 못한 팀은 한화 한 팀뿐이었습니다.지난해에는 한화뿐 아니라 정규시즌 최하위 키움 역시 라이벌로 인정받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또 NC 팬이 두산을 2순위 라이벌로 지목한 걸 제외하면 수도권 팀은 수도권 팀끼리 나머지 팀은 나머지 팀끼리 라이벌 관계를 이루는 것도 특징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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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구에 속도 붙은 류현진… 7만명 시청

    류현진(37·한화)이 4172일 만에 팀 안방 대전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7일 구단 자체 연습경기에 백팀 선발투수로 나서 3이닝 1피안타(2루타) 1실점을 기록했다.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을 활용한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공을 총 46개 던졌고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볼넷 1개를 내줬다. 최고 구속은 1회초에 기록한 시속 143km였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최고 기록(시속 139km)보다 4km가 올라간 속도다.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움)전 이후 11년 5개월 3일 만에 대전구장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에게 피안타와 실점을 안긴 선수는 주황팀 4번 타자 채은성(34)이었다. 채은성은 2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고 나간 다음 이재원(36)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점수까지 올렸다. 류현진은 경기 후 “채은성이 안 봐주더라”며 웃은 뒤 “(대전구장 마운드는) 예전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재미있게 경기한 것 같다. ABS도 거의 생각한 대로 콜(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한화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에는 최다 동시 시청자 수 7만997명이 몰렸다. 이글스TV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자체 연습경기인데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다 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그만큼 컸던 것. 프로야구 역대 최고인 총액 170억 원(8년)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에 복귀한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두 차례 나서 투구 수를 끌어올린 뒤 23일 서울 잠실에서 LG와 맞붙는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한화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KT와 상대하는 29일 안방 개막전 선발도 류현진이 맡게 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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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더도 말고 덜도 말고 태권도장만 같아라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을 둔 워킹맘 A 씨. 입학을 코앞에 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학교 시설 공사로 입학이 2주 미뤄진 것. ‘돌봄 공백’과 마주한 A 씨는 휴가를 내야 하나, 친정어머니 손을 빌려야 하나 전전긍긍했다. A 씨를 구원한 건 태권도장이었다. 태권도장이 종일반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동네 학부모들 숨통을 터준 것이다. 태권도장은 현존 최고 맞춤형 돌봄 센터다. 시작은 ‘하교 서비스’다. 필요에 따라 다음 학원으로 인계하는 ‘셔틀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태권도뿐 아니라 요즘 초등학교 필수 종목인 줄넘기는 기본이고 축구, 피구 같은 구기 종목도 가르친다. ‘태권도장 겨울 캠프 때 스키를 처음 타 봤다’는 아이도 적지 않다. 태권도장은 학교 체육 실기시험은 기본이고 학예회 준비도 돕는다. 태권도장 이름은 ‘지역명+관장 졸업 대학명+효(孝)+태권도’ 구조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 이름에 정말 충실하다. 태권도장은 ‘자립심을 길러준다’면서 도장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까지 불러다 주말 합숙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 합숙을 마친 저학년 아이들은 부모와 만나자마자 눈물을 터뜨리기 일쑤다. 효심이 깊어진 건 물론 고학년 형 누나들과 하룻밤을 함께 보낸 것만으로 ‘내 고집대로만 했다가는 큰코다치게 된다’는 사실까지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보다 좋은 ‘인성 교육’이 또 있을까. 말하자면 태권도장이 있기에 대한민국 출산율이 그나마 아예 제로(0)가 되지는 않는 것이다. 태권도장만큼 한국의 여성 경제참가율을 끌어올리는 업종도 없다. 아이 넷을 키우는 B 씨는 “회사에 있을 때 남편보다 (아이들과 더 가까이에 있는) 태권도 관장님과 더 자주 통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학기부터 초등학생이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늘봄학교’를 도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1학년에게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체부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훑어보며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로서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 있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학부모들이 체육 활동을 선호하는 건 태권도장처럼 해달라는 거지 은퇴 스타 선수들이 얼굴을 비춰달라는 게 아니다. 태권도장은 되는데 관제(官製) 돌봄 프로그램은 왜 안 될까. 이 저출산 시대에도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이들 대부분은 아이를 얼른 키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 저녁은 언제든 아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정부는 이 문제는 내버려두고 ‘퍼블릭 케어(public care)’만 강조한다. 부모의 역할을 국가가 대신해줄 수 있다고 믿는 건 오만이다. 그러니 관제 돌봄을 ‘남의 것’으로 느끼는 부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늘봄학교 이전 버전인 돌봄학교 참여율은 지난해 기준 11.5%에 그쳤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제발 ‘태권도장은 어떻게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도 돌봄의 끝판왕이 되었나’부터 연구해 보시라.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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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희진 정관장 감독 ‘승리의 주문 F·B·S·O를 부탁해’ [발리볼 비키니]

    스포츠팀 성적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0) 효과로 한국 스포츠 팬들 사이에 ‘축구는 역시 감독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반면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은 ‘감독이 축구 경기 결과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그렇다면 배구 경기에 감독이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이런 질문에 답을 찾을 때는 감독들 인터뷰 레토터리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사람이 말을 하다 보면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유달리 강조할 때가 많은 법이니까요.그런 의미에서 한국 프로배구 감독은 ‘리시브 후 첫 공격’까지는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V리그는 거의 모든 감독 특히 패장 ‘18번’이 ‘리시브 타령’인 리그이기 때문입니다.감독들이 리시브를 강조하는 건 리시브가 정확할수록 ‘약속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이런 믿음이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27일까지 열린 이번 시즌 여자부 109경기에서 ‘리시브 정확’ 이후 공격수들은 공격 효율 0.385를 남겼습니다.아닐 때는 0.252로 공격 효율이 3분의 1 이상 내려갑니다. 다만 리시브 정확이 바로 점수로 연결되는 건 아닙니다.예를 들어 현재 여자부 7개 팀 가운데 가장 리시브 효율이 높은 팀은 한국도로공사(42.9%)입니다.그런데 리시브가 정확하게 올라왔을 때도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남긴 공격 효율은 0.357로 리그 평균보다 기록이 떨어집니다.반면 리시브 효율 5위(34.9%)인 현대건설은 같은 상황에서 팀 공격 효율 0.440(1위)을 남겼습니다.이렇게 한 기록이 다른 기록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는 바로 지름길로 가면 됩니다.리시브 이후 바로 공격에 성공한 비율을 따져 보면 감독이 리시브 작전을 얼마나 잘 준비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겁니다.그래서 세상에 등장한 개념이 FBSO(First Ball Side Out)입니다.FBSO는 위 GIF처럼 상대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득점으로 끝났을 때를 뜻합니다.이번 시즌 여자부에서 FBSO 성공률(41.2%)이 가장 높은 구단은 정관장입니다.정관장은 리시브 효율(36.5%)은 3위지만 주전 세터 염혜선(33)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FBSO에서는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27일 김천 방문경기를 앞두고 “(염)혜선이가 잘해주고 있다. 그만큼 받아주는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고, 올려주는 걸 공격수들이 잘 처리해준다”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단독 드리블이 없는 배구인 만큼 서로의 시너지 효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고 감독이 이야기한 시너지 효과가 결과로 나타난 게 바로 FBSO 성공률 1위입니다.그리고 리시브 효율보다는 FBSO 성공률이 팀 승리와 연관이 더욱 큽니다.이날까지 프로배구 남녀부 총 218경기 가운데 리시브 효율이 더 높은 팀이 이긴 건 128경기(58.7%)였습니다.FBSO 성공률이 더 높은 팀이 이긴 건 171경기(78.4%)에 달합니다.FBSO 성공률 1위 팀 정관장은 리시브 효율 1위 팀 한국도로공사와 맞붙은 이 경기에서 3-1(25-19, 25-16, 22-25, 25-22) 승리를 거두고 5연승을 질주했습니다.3위 정관장은 이 승리로 승점 56(18승 14패)을 확보하면서 4위 GS칼텍스(승점 48·17승 14패)를 승점 8 차이로 따돌렸습니다.정관장으로서는 7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꿈꿀 수 있는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한 셈입니다.그리고 고 감독이 정관장에 ‘봄 내음’을 선물하게 만든 ‘마법의 주문’은 역시 FBSO 네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물론 FBSO 성공률만 높다고 무조건 성적이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여자부 전체적으로 보면 전체 리시브 가운데 37.9%만 득점으로 바로 연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관장은 3라운드 이전에도 FBSO 성공률 2위(40.6%)를 기록했지만 팀 순위표에서는 3위 GS칼텍스(승점 34·12승 6패)에 승점 10이 뒤진 5위(승점 24·7승 11패)였습니다.전반기 때는 GS칼텍스가 FBSO 성공률 1위(41.2%) 팀이었습니다.당시 정관장은 공이 다시 ‘우리 팀 코트’로 넘어 왔을 때 공격 효율이 7개 팀 중 5위(0.236)에 그친 팀이었습니다.4라운드 이후에는 이 기록이 현대건설(0.304)에 이어 2위(0.284)로 올랐습니다.그러면서 팀 성적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반면 GS칼텍스는 이런 상황에서 전반기에 공동 1위(0.277)였던 공격 효율이 0.248(6위)로 떨어진 상황입니다.랠리가 계속 이어질 때는 감독 역량보다 선수 기량이 더 중요한지 모릅니다.그렇다고 이 부분에서 감독 역량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고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은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그렇게 고 감독은 정관장을 점점 더 단단한 팀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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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중국이 축구를 못하는 이유, 그게 한국과 관계 있는 이유

    중국은 축구를 못한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탈락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88위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도 한국과 일본이 모두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따낸 2002년 대회 한 번뿐이다. ‘스포츠 강국’ 중국이 유독 축구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만가지 해석이 나와 있다. 그중 하나가 ‘외아들’ 이론이다. 외아들 이론은 ‘맏형 말고 동생’ 가운데 유명 축구 선수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로 리오넬 메시, 엘링 홀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해리 케인 모두 형(들)이 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톱100으로 꼽은 선수 가운데 맏이는 28명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별 형제 숫자를 근거로 계산한 예상치보다 오차범위 이상 적은 숫자다. 반면 중국 축구 선수는 기본적으로 외아들이라 형이 없다. 중국 정부에서 1978년부터 2013년까지 35년간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한 결과다. 그럼 유명 축구 선수 가운데 동생이 더 많은 이유는 뭘까. 영국 우스터대 연구진은 “자기 친형보다 축구를 잘하는 것이야말로 주변에서 ‘쟤는 축구에 재능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적어도 친형보다는 축구를 잘하는 동생만이 계속 선수로 선택받게 된다. 거꾸로 맏이는 동생들보다 축구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연 도태’당하는 일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어떤 동생이 축구를 잘할까. 이번에는 ‘형 말을 잘 따르는 동생’이 정답에 가깝다. 그래야 어린 시절 ‘동네 축구’에서부터 형이 친구들과 뛰는 ‘상위 리그’를 경험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형 친구들’과 동네 축구를 하면서 동생은 팀원으로서 살아가는 법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축구 좀 잘한다고 형들에게 까불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중국 축구에는 이런 문화가 부족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자녀 정책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월드컵 우승 꿈을 파괴해 버렸나’라는 기사를 통해 “한 자녀 시대 선수들은 팀원들과 협력하는 기술(cooperation skill)이 떨어진다”며 “중국 유소년 축구에서는 팀이 점수를 올려도 선수들이 (자기가 골을 넣지 않았으니) 기뻐하지 않는 경우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외아들, 외딸인 스포츠 유망주에게 가족과 선생님 모두 ‘잘한다, 잘한다’고 칭찬하기 바쁘다. 이런 접근법이 개인 종목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희생정신이 필요한 팀 스포츠에서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탁구에서 중국이 세계 최강이 된 이유가 거꾸로 축구에서는 중국이 약체인 이유가 된다는 해석이다.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여성도 아이를 1.13명밖에 낳지 않는 나라다. 자연스레 축구 선수 가운데도 형이 있는 동생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 축구는 이 변화에 얼마나 대응하고 있을까.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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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겨울체전 MVP에 서울 여자 청각장애 컬링팀

    ‘주장’ 김지수(27)를 비롯해 권예지(27), 김지수(27), 박경란(25), 오혜빈(24), 이수정(24)으로 이뤄진 서울 여자 청각장애 컬링팀이 제21회 장애인겨울전국체육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대회 3연패에 성공한 이들은 21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31표 중 14표를 받아 봉현채(21·경기·노르딕스키·11표)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김지수는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체전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데플림픽(청각장애인올림픽)에서도 입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서울 컬링팀은 다음 달 튀르키예 에리주룸에서 열리는 데플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2회 연속 입상에 도전한다.이들은 2019년 발텔리나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 데플림픽 입상 기록을 남겼다.청각장애 컬링 선수들도 평소에는 보청기를 끼운 채 비장애인 선수들과 똑같이 연습한다. 다만 ‘실전’에서는 부정 방지 차원에서 보청기 착용을 금지하기 때문에 손동작만으로 의사소통을 나눠야 한다.이번 장애인체전 신인선수상은 김홍준(15·서울·아이스하키)에게 돌아갔다.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 선수 출신은 김홍준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김홍준은 이번 대회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한편 서울은 총점 3만441.00점으로 경기(2만9886.80점)를 제치고 3회 연속 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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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人事) 실패’ 직격탄 맞은 현대캐피탈 [발리볼 비키니]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인사가 만사’라는 명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그리고 인사를 상징하는 표현은 역시 적시(適時), 적재(適材), 적소(適所)라고 할 수 있다.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프로 스포츠 무대에서는 적시, 적재, 적소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지난해 12월 21일 최태웅 감독(48)을 경질한 현대캐피탈은 필리프 블랑 감독(63)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다.재미있는 건 블랑 감독이 현재 일본 대표팀 사령탑이라 8월 이후에야 팀을 지휘할 수 있는데도 서둘러 선임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이다.현대캐피탈은 이 발표 이후 세 경기에서 승점 3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특히 20일 경기에서 ‘숙적’ 삼성화재에 2-3으로 패하면서 ‘봄 배구’를 향해 진격하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현대캐피탈은 2020년 11월 13일 신영석(38·미들 블로커)을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하면서 ‘리빌딩’을 선언했다.이후 두 시즌 연속 하위권을 면하지 못했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리빌딩 완성에 한 걸음만 남겨 놓게 됐다.그것도 공수 겸장인 전광인(33·아웃사이드 히터)이 부상으로 ‘봄 배구’ 무대에서 이탈한 빠진 상태로 이룬 성과였다. 그러나 구단 살림살이를 새로 맡게 된 수뇌부는 이 결과를 실패라고 판단했다.그래서 비시즌에 최 전 감독을 경질하려 했지만 “준우승 감독을 자르는 건 무리”라는 내부 반대 의견에 막혀 최 전 감독 체제로 시즌을 맞이했다.구단 수뇌부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선수들이 제일 먼저 안다.실제로 현대캐피탈 선수 중 일부가 시즌 초반에 자기 실력을 100% 발휘하지 않았다는 건 프로배구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최 전 감독 경질 후 진순기 감독 대행(41) 체제에서 현대캐피탈 성적이 반등하자 “원래 올라올 팀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른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문제는 수뇌부가 블랑 감독 선임 사실을 발표하면서 진 대행 역시 ‘차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서둘러 공표했다는 점이다.현대캐피탈은 최 전 감독 경질 이후 프런트 물갈이까지 예고한 상태다.이럴 때는 직원들이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예외 케이스라는 걸 인정해 주셔야 한다’며 자기 살길을 찾아 노력하게 마련이다.이렇게 코트 안팎이 어수선한 팀이 잘 나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20일 현재 남자부는 1위 대한항공(승점 58)과 6위 현대캐피탈(승점 41)이 승점 17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2위 우리카드(승점 56)와 22일 경기에서 승점 3을 더해 선두로 올라서도 1위와 6위 사이가 승점 18 차이다.프로배구 출범 이후 20년 동안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와 ‘뒤에서 2등’ 사이에 이렇게 승점 차이가 적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현대캐피탈은 이렇게 ‘역대급’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즌을 인사 때문에 그르칠 위기에 처했다.어차피 계약 종료를 앞둔 최 전 감독에게 시즌 개막 때까지는 힘을 실어 줬다면…어차피 최 전 감독을 경질했으니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진 대행에게 힘을 실어 줬다면…어차피 사령탑 교체를 결정했으니 프런트는 믿고 맡겨 줬다면…이렇게 모든 인사가 어긋나면서 한때 혁신적 이미지를 표방하는 모기업의 표상(表象) 그 자체였던 현대캐피탈 배구단도 그저 그런 팀이 되고 말았다.하다못해 최하위 KB손해보험도 이미 결정 난 지 오래인 프런트 인사 발표를 시즌 종료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아, 여러분이 막 읽은 기사는 ‘스토리 발리볼’이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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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12년 만에 한화 복귀… ‘170억+α’에 4년 계약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그와 독점 계약할 권리가 있는 ‘친정팀’ 한화는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했고 류현진도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한화는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류현진의 국내 복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구단 안팎에 따르면 한화는 류현진과 4년 총액 170억 원을 ‘하한선’으로 잡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류현진의 몸값은 180억 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이전까지는 자유계약선수(FA) 양의지(37)가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4+2’년 동안 152억 원에 계약한 게 최고 기록이었다. 한화는 2013년 류현진의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비용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로부터 2573만7737달러(약 343억 원)를 받았기 때문에 170억 원을 줘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와 4년간 8000만 달러(약 1068억 원)에 FA 계약을 맺는 등 MLB에서 11년간 총 1억2138만 달러(약 1620억 원)를 벌었다.류현진이 지난 시즌 종료와 함께 다시 FA 자격을 얻은 뒤에도 미국 무대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지난해 MLB 윈터미팅 때 “류현진은 내년에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을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고 지난해 8월 MLB에 복귀한 류현진도 미국 무대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등과 계약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MLB 30개 전 구단이 스프링캠프 일정에 돌입한 뒤에도 사인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사이 한화에서 적극적으로 ‘구애 작전’을 펼치면서 류현진의 마음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던 류현진은 한화가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코리안 메이저리거 가운데 ‘맏형’이던 류현진의 국내 복귀 소식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도 전해졌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고우석(26)은 “우리 팀에 오실 수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팀 김하성(29)도 “우리 팀과 계약했다면 우석이가 특히 좋아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선배님이 심사숙고하신 결과라고 생각한다. 응원하겠다”고 말했다.류현진은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2006년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하면서 한화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건 류현진뿐이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뛴 7년간 통산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 탈삼진 1238개를 기록했다.2013시즌을 앞두고 MLB 도전을 선언한 류현진은 포스팅을 거쳐 다저스에 입단한 뒤 개막 엔트리에 바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 가운데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직행하는 최초의 기록도 남겼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재활 등판을 제외하면 마이너리거 생활을 한 적이 없다.류현진의 MLB 통산 성적은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다. 류현진보다 MLB 통산 승수가 많은 한국인 투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51)뿐이다. MLB에서 124승(98패)을 기록한 박찬호는 39세이던 2012년 한화에 입단해 류현진과 1년을 함께 뛴 뒤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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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로스만 진심이었던 클린스만 감독[데이터 비키니]

    “2018년에 빚진 걸 이제야 갚을 수 있게 됐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0·독일)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독일 축구 팬 사이에서 이런 우스개가 유행했습니다.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 기록을 남겼습니다.‘빚을 갚았다’고 표현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선수 시절과 달리 전술적인 면에서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그리고 한국에서도 ‘무(無)전술’이라는 평가 속에 354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습니다.축구에서 전술을 분석하는 첫걸음은 패스 특징을 분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 대표팀 패스 네트워크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는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이었습니다.황인범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선수니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황인범은 이번 대회를 통틀어 패스 성공이 가장 많은(528번) 선수이기도 합니다.선수들을 공격수와 수비수로 크게 나누면 설영우(26·울산)가 패스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였다는 것도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사실 호주와 맞붙은 8강전까지는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제일 중요한 수비수였는데 준결승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뒤로 밀렸습니다.공격수 가운데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PSG)이 제일 중요한 선수였습니다.그리고 이강인이 패스 네트워크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가 된 건 ‘크로스’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강인은 이번 대회 때 크로스를 총 69번 시도했습니다.이 부문 공동 2위(36번)인 김태환(34·전북), 아크람 아피프(28·카타르)와 비교해도 1.9배 많은 숫자입니다.한국에서는 역시 공동 10위(24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이번 대회 크로스 톱10 안에 세 명이 이름을 올린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그렇다는 건 전체적으로 크로스가 많았다는 뜻.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크로스를 총 178번 기록했습니다.2위 이란(125개)과 비교해도 40% 이상 많은 숫자입니다.물론 경기를 많이 치르면 크로스 누적 횟수도 자연스레 늘어나게 마련입니다.한국은 90분당 평균 크로스 횟수(26.6번) 역시 팔레스타인(30.5번)에 이어 2위였습니다.이번 대회 전체 평균이 17.2번이니까 한국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10분에 한 번 정도 크로스를 더 올린 셈이 됩니다.요컨대 전임 파울루 벤투(55·포르투갈) 감독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빌드업’이었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크로스만 감독’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크로스는 ‘이게 정말 효과적인 전술인가?’라는 물음이 따라다니는 공격 방법입니다.그래서 유럽 5대 리그(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에서도 크로스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2017~2018시즌에는 총 3576경기에서 크로스가 6만6819번 나왔습니다.2022~2023시즌에는 같은 경기에서 6만2083번으로 4736번이 줄었습니다.한국 대표팀이 거꾸로 크로스를 이렇게 사랑했던 건 ‘제일 쉬운 공격 전술’이었기 때문일 겁니다.세밀한 작전 지시가 없을 때는 크로스가 제일 무난한 선택이니 말입니다.크로스는 또 패스를 ‘배달’하는 선수만큼 받는 패스를 받는 선수 기술이 중요한 전술이기도 합니다.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은 어쩌면 ‘아, 왜 저걸 못 넣지?’라고 생각하고 말았을지 모릅니다.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무능한 지도자라고 부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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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주 보내…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손흥민(32·토트넘)이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가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토트넘이 16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복귀를 반겨주신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그런 환영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운을 뗐다.이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주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팬 여러분께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리고 계속해 “이번 시즌 (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그리고 토트넘 소속으로 뛰는 마지막 날까지 여러분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또 토트넘 팬이라는 걸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손흥민은 18일 0시 복귀 후 두 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 나선다.이 경기 상대는 황희찬(28)이 몸담고 있는 울버햄프턴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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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국생명이 잘 나가는 이유… 윌로우 효과? 레이나 효과![발리볼 비키니]

    “스파이크를 할 수 있는 건 토스가 올라온 덕분이다. 토스가 올라왔다는 건 거기까지 연결해준 리시브가 있었다는 것이다.” ─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배구에서 랠리는 기본적으로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 (블로킹, 디그…) → 득점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에서 그런 것처럼 배구에서도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가장 주목을 받게 마련입니다.그래서 프로배구 기사에 ‘양 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린 ○○○’ 같은 표현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반면 ‘가장 세트가 많았던’ 혹은 ‘가장 상대 서브를 많이 받은’ 같은 표현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가장 세트가 많았던’에 해당하는 선수는 어차피 양 팀 세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상대 서브를 많이 받은 선수’가 가장 과소 평가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난 뒤 14일까지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상대 서브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정관장 지아(26·미국·150개)입니다.다만 리시브 점유율은 지아(42.1%)보다 상대 서브를 142번(2위) 받은 흥국생명 레이나(25·일본·54.4%)가 더 높습니다.5라운드 들어 리시브 점유율이 50% 이상인 그러니까 상대 서브를 절반 이상 받아낸 여자부 선수는 레이나뿐입니다.레이나는 4라운드까지 14.5%였던 공격 점유율도 5라운드 들어 27.7%까지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레이나는 5라운드 들어 치른 네 경기에서 공격을 139번 시도했습니다.오퍼짓 스파이커로 상대 서브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같은 팀 윌로우(26·미국·141번)도 레이나보다 공격을 두 번 더 시도했을 뿐입니다.레이나의 서브 리시브 점유율과 공격 점유율을 합치면 82.1%가 나옵니다.5라운드 들어 여자부에서 이 두 점유율을 합쳐 이보다 높은 기록을 남긴 선수는 아무도 없습니다.그러니까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에는 레이나가 여자부에서 ‘가장 바쁜’ 선수인 셈입니다.물론 그저 바쁘기만 하다고 팀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레이나는 5라운드 들어 공격 효율 0.388을 기록하면서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29·미국·0.416)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리시브 효율 25.3%는 좋은 기록이라고 하기가 쉽지 않지만 큰 문제는 아닙니다.이 GIF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리시브가 정확하지 못해도 자신이 해결하는 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레이나는 이 기간 리시브 후에 바로 공격했을 때 효율 0.480을 남겼습니다.같은 상황에서 공격을 15번 이상 시도한 선수 가운데 레이나보다 공격 효율이 좋은 건 지아(0.480) 한 명뿐입니다.레이나는 1~4라운드 때는 같은 상황에서 공격 효율 0.300에 그친 선수였습니다.레이나가 이렇게 살아나면서 ‘배구 여제’ 김연경(36)의 어깨가 가벼워졌습니다.김연경은 1~4라운드 때는 리시브를 받았을 때 6번 중 1번은 본인이 공격까지 책임져야 했지만 5라운드 들어서는 17번 중 한 번으로 부담이 줄었습니다.아본단자 흥국생명은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레이나는 팀을 앞에 놓고 자신을 뒤에 놓는 선수”라고 말합니다.동시에 김연경을 비롯해 팀원이 믿고 기다려줬기에 레이나도 기량을 꽃피울 수 있었을 겁니다.김연경을 ‘착한 언니’라고 표현하는 레이나는 “배구를 할 때는 잘하면 칭찬해주고, 실수는 할 때도 ‘이렇게 하는 게 낫겠다’고 말해줘서 도움이 된다. 코트 바깥에서도 선수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게 많이 도와준다”며 고마워했습니다.‘하이큐’에서 다나카 류노스케(田中龍之介)는 첫 연습 경기를 앞두고 잔뜩 긴장한 후배 히나타 쇼요(日向翔陽)에게 이렇게 말합니다.“못 해도 돼! 민폐 팍팍 끼쳐! 그런 걸 덮어주려고 팀이 있고 선배가 있는 거다!”그리고 선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본인부터 일단 ‘예쁜 후배’가 되어야 합니다.흥국생명은 ‘거함’ 현대건설을 무너뜨린 지 사흘 만인 15일 IBK기업은행를 상대로 5연승에 도전합니다.상대 팀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보다 이틀을 더 쉰 상황.이럴 때일수록 코트 위에서 더욱 바쁘게 뛰는 후배가 있을 때 선배들도 힘을 내게 마련입니다.거꾸로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물리치려면 레이나를 흔드는 게 중요합니다.과연 레이나가 또 한 번 승리를 안기는 ‘승리 요정’이 될 수 있을까요?아니면 IBK기업은행이 드디어 흥국생명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게 될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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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러브 스토리에… 슈퍼볼, 역대 최다 시청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 TV 시청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이번 슈퍼볼 중계를 맡은 미국 CBS 방송은 캔자스시티가 샌프란시스코를 25-22로 물리친 12일 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1억234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시즌에 나온 1억1510만 명보다 830만 명(7.2%) 많은 슈퍼볼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에 대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캔자스시티)의 러브 스토리가 (스포츠에는 별 관심이 없던) 대중문화 팬들까지 TV 앞으로 몰려들게 만든 결과”라면서 “슈퍼볼 58년 역사상 두 번째로 연장까지 이어질 만큼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간 것도 시청자 수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스위프트는 ‘미스 아메리카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큰 존재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슈퍼볼보다 미국 내 TV 시청자 수가 많았던 이벤트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닐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순간에는 약 1억2500만∼1억5000만 명이 TV 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추산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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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운의 숫자 13” 슈퍼볼 승리의 여신 된 스위프트

    서양에서 13은 불길한 숫자로 통한다. 반면 12월 13일생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는 13을 행운의 숫자라고 믿는다. X(옛 트위터) 계정부터 ‘@taylorswift13’이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11일(2+11=13)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캔자스시티와 샌프란스시코가 맞붙은 제58회(5+8=13) 슈퍼볼은 스위프트가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35·캔자스시티)가 뛰는 모습을 ‘직관’한 13번째 경기였다. 스위프트는 일본 도쿄에서 콘서트가 끝난 뒤 약 13시간 만에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 착륙해 남자 친구가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주고 예약한 VIP룸에 경기 시작 약 130분 전 도착했다. 스위프트는 남자 친구 등번호(87번)로 된 목걸이를 찬 채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캔자스시티가 뒤지고 있을 때는 손톱을 물어뜯는 모습이 경기장 전광판에 잡히기도 했다. 전광판에 스위프트가 나올 때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스포츠 베팅 업체도 샌프란시스코의 우승 확률(56.5%)을 더 높게 평가했다. 미국도박협회(AGA)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 베팅 규모는 역대 최대인 231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했다. 그래도 이 행운의 숫자는 이번에도 스위프트를 배반하지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연장전 끝에 25-22 역전승을 거두고 두 시즌 연속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에 올랐다. 슈퍼볼 2연패 팀이 나온 건 2004∼2005시즌 뉴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이다. 미국에서는 켈시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 스위프트에게 청혼을 할 것인지를 두고 베팅이 열리기도 했다. 켈시는 청혼 대신 입맞춤으로 여자 친구와 기쁨을 나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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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슈퍼볼 ‘승리 요정’ 타이틀 안긴 ‘행운의 숫자’ 13 [데이터 비키니]

    서양에서 13은 불길한 숫자로 통한다. 반면 12월 13일생인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는 13을 행운의 숫자라고 믿는다. 각종 시상식에 참가할 때마다 ‘(13번째 로마자인) M열 13행 좌석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11일(2+11=13)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58회(5+8=13) 슈퍼볼은 스위프트가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35·캔자스시티)가 뛰는 모습을 ‘직관’한 13번째 경기였다. 스위프트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공연을 마친 뒤 8900km를 날아와 남자 친구가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주고 예약한 VIP룸에 경기 시작 약 130분 전 도착했다.이 행운의 숫자는 이번에도 스위프트를 배반하지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연장 접전 끝에 샌프란시스코를 25-22로 물리치고 두 시즌 연속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에 올랐다. 슈퍼볼 2연패 팀이 나온 건 2005년 뉴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이다.이날 경기장 전광판에 남자 친구 등번호(87번)로 된 목걸이를 차고 있는 스위프트의 모습이 나타날 때마다 환호보다 야유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았다는 방증이다. 스포츠 베팅 참가자들도 샌프란시스코의 우승 확률(56.5%)을 더 높게 평가했다. 미국도박협회(AGA)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 베팅 규모는 역대 최대인 231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했다.‘언더도그’(예상 승률이 더 낮은 선수나 팀)에는 행운이 필요한 법. 캔자스시티가 터치다운을 허용해 13-16으로 역전을 허용한 4쿼터 초반 행운이 찾아왔다. 샌프란시스코가 보너스 킥(1점)에 실패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때 보너스 킥을 61번 시도해 60번(98.4%) 성공한 팀이다.그 결과 캔자스시티는 13-16, 3점 차이로 샌프란시스코를 추격할 수 있게 됐다. 미식축구에서 3점 차이는 필드골(3점) 하나로도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4점 이상 차이가 날 때는 최소 필드골 두 개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 1점 때문에 캔자스시티는 19-19 동점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연장전에서도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캔자스시티는 연장전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먼저 필드골을 내줬다. 지난 시즌까지 슈퍼볼은 어느 팀이든 점수를 내면 바로 끝나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연장전을 치렀다. 그러다 올 시즌부터 양 팀에 공격 기회를 최소 1번씩 주도록 규칙을 손질했다. 그 덕에 캔자스시티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얻어 역전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2010년 이후 NFL 플레이오프 경기가 연장전까지 이어진 건 이번 슈퍼볼이 13번째였다.미국에서는 켈시가 이번 슈퍼볼 때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NFL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 스위프트에게 청혼을 할 것인지를 두고 베팅이 열리기도 했다. 켈시는 청혼 대신 진한 입맞춤으로 여자 친구와 기쁨을 나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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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로우와 레이나가 (김연경과) 만나 팀이 된다는 것[발리볼 비키니]

    “좋은 팀은 완벽한 선수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실체’가 아니라 부족한 것이 많은 선수들이 서로를 연민하고 빈자리를 메우려 도우며 도달하는 어떤 ‘상태’가 아닌가 싶다.” ─ 곽한영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지금은 연일 프로배구 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흥국생명 윌로우(26·미국)는 ‘완벽한’은 물론 ‘좋은’이라는 형용사도 앞에 붙이기 힘든 선수였습니다.그랬다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때 두 번이나 ‘물을 먹을’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같은 팀 레이나(25·일본)도 아시아쿼터 선수 드래프트 때 전체 최하위로 지명을 받은 선수입니다.그런데 두 선수가 만나 팀을 이루면서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이 김연경치고는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도, 두 경기 연속 셧아웃(3-0) 승리로 5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지난달 25일자 ‘발리볼 비키니’(https://bit.ly/49qnA05)는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가 모두 후위에 있을 때 흥국생명이 공격에 애를 먹는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그러면서 “김연경과 대각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받쳐 주지 못하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썼습니다.여기서 ‘김연경과 대각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바로 레이나입니다.레이나는 옐레나(27·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함께 뛴 4라운드까지 공격 효율이 0.244밖에 되지 않던 선수였습니다.그러다 5라운드 들어 윌로우와 호흡을 맞추면서 이 기록을 여자부 현재 1위인 0.507까지 끌어올렸습니다.배구에서 선수 A와 선수 B가 ‘대각에 선다’는 건 A가 전위에 있을 때 B는 항상 후위에 있다는 뜻입니다.거꾸로 선수 A가 후위에 있을 때도 선수 B는 항상 전위에 있습니다.따라서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는 레이나가 전위 왼쪽에서 공격을 책임져 줘야 합니다.그리고 이런 로테이션 상황 세 번 중 두 번은 윌로우도 항상 전위에 있습니다.윌로우는 예전에 ‘라이트’라고 부르던 오퍼짓 스파이커니까 코트 오른쪽을 책임집니다.이런 상황에서 레이나의 공격력이 떨어진다면 상대 팀 블로커는 코트 왼쪽을 비워도 됩니다.김연경에게 서브를 넣는다면 중앙까지 비우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아웃사이드 히터가 후위에 있을 때는 코트 중앙에서 ‘파이프 공격’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김연경이 서브 리시브에 신경 쓰느라 코트 가운데 공간을 차지하면 세트(토스)는 오른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흥국생명은 4라운드 때까지 미들 블로커가 주로 시도하는 속공을 선택한 비율(6.5%)이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팀이기도 합니다.상대 감독 성향 또는 경기 상황에 따라 반대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오퍼짓 스파이커에게 블로커를 붙여도 어차피 점수를 내줄 테니 왼쪽을 봉쇄하자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는 겁니다.그리고 어떤 선수라도 블로커 숫자가 늘어나면 점수를 올리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레이나는 4라운드까지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한 명일 때(러닝 세트)는 공격 효율 0.368을 기록했지만 2명 이상일 때(스틸 세트)는 0.188에 그쳤습니다.그래서 ‘양쪽 날개’가 균형을 이룰 때 상대 블로커를 헷갈리게 만들 수 있고 그래야 다시 팀 전체 공격 효율도 올라오게 됩니다.레이나가 윌로우의 덕을 보고 있는 건 바로 이 지점입니다.레이나는 2일 장충 GS칼텍스전이 끝난 뒤 “블로커 한 명의 존재가 큰 영향을 끼친다. 윌로우가 있기에 상대 블로커가 그를 의식하고 그래서 공격이 수월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실제로 위에 있는 GIF를 보시면 GS칼텍스 블로킹 라인이 윌로우를 의식하다가 레이나에게 ‘원(1) 블로킹’ 상황을 내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레이나가 공격을 시도한 27번 중 11번(40.7%)이 러닝 세트 상황이었습니다.4라운드 때까지 레이나가 러닝 세트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한 비율은 29.0%였습니다.이렇게 느끼는 건 윌로우도 마찬가지입니다.윌로우 역시 “레이나와 김연경 덕분에 상대 블로커가 한 명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각이 비어 공격하기가 쉬웠다”고 말했습니다.레이나와 윌로우가 이렇게 상부상조하면서 흥국생명은 5라운드 들어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도 팀 공격 효율 0.393을 기록하고 있습니다.흥국생명은 4라운드 이전까지는 같은 상황에서 공격 효율 0.238에 그친 팀이었습니다.부족한 것이 많은 선수들이 서로를 연민하고 빈자리를 메우려 도우며 어떤 ‘상태’에 도달한 겁니다.물론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하는 상태(狀態)는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GS칼텍스는 상대에게 러닝 세트를 허용하는 비율(32.2%)이 여자부 7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구단 = 블로킹에 약점이 있는 구단입니다.반면 8일 맞대결 상대인 정관장은 상대 공격 시도를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한 비율(6.5%)이 가장 높은 팀입니다.김연경, 레이나, 윌로우 삼각편대가 서로를 도와 정관장의 블로킹 벽도 뚫을 수 있을까요.그렇게 될 때 흥국생명의 상태는 비로소 ‘보통 때의 모양이나 형편’을 뜻하는 상태(常態)가 될 수 있을 겁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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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스바니는 (레오처럼) ‘몰방’을 계속 버텨낼 수 있을까 [발리볼 비키니]

    프로배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삼성화재는 ‘몰방(沒放) 배구’에 울고 웃는 팀입니다.삼성화재는 5일까지 공격을 총 2665번 시도했는데 그중 50.1%(1331번)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3·쿠바) 차지였습니다.배구에서는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특정 선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격 점유율’이라고 표현합니다. 남녀부 14개 팀을 통틀어 특정 선수 공격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는 팀은 삼성화재뿐입니다.삼성화재는 요스바니가 한국에서 뛰는 네 번째 팀입니다.다만 ‘풀 시즌’을 소화한 팀은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밖에 없습니다.요스바니는 2018~2019시즌 OK저축은행에서 공격 점유율 39.4%를 기록했습니다.한국 프로배구 V리그가 제아무리 몰방 배구가 기본인 리그라고 해도 요스바니가 이렇게 때리고 또 때리는 건 이번이 처음인 셈입니다.특히 올 시즌 5라운드 두 경기는 더 심합니다.삼성화재는 이 두 경기에서 공격을 총 240번 시도했는데 그중 57.5%(138번)가 요스바니 차지였습니다.그렇다고 몰방 배구 그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다만 몰방 배구가 통하지 않는데 계속 이 전략을 고집할 때는 문제입니다.요스바니는 4라운드 때까지 공격 효율 0.368을 기록했습니다.그러나 5라운드 두 경기에서는 0.210까지 기록이 내려온 상태입니다.그러면서 시즌 전체 공격 효율도 0.352까지 내려왔습니다.누적 기록으로 보면 요스바니는 라운드가 지날수록 점점 공격 효율이 떨어지는 선수가 되고 있습니다.같은 경기에서 초반과 후반을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집니다.요스바니는 지금까지 한 경기에 공격을 평균 51번 시도했습니다.첫 공격부터 51번째 공격까지는 효율이 0.366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0.262로 기록이 나빠집니다.특히 60번째를 넘어가면 0.186까지 기록이 내려갑니다.팀 주포가 공격을 유독 많이 시도하는 경기는 승부가 치열하게 벌어졌을 확률도 그만큼 높습니다.그리고 이런 경기는 후반에 승부처가 찾아오는 일이 많습니다.그런데 요스바니는 바로 그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하지 못하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른 말로 하자면 요스바니는 몰방 배구에 아주 적합한 선수는 아닌 셈입니다.몰방 배구계 최고 ‘아티스트’ OK금융그룹 레오(34·쿠바)는 다릅니다.레오는 경기 50번째 공격 시도까지 0.408이던 공격 효율을 그 이후로는 0.490으로 끌어 올립니다.같은 경기에서 60번째가 넘어가는 공격을 시도한 게 10번밖에 없지만 이때도 7번 점수를 올렸습니다.요컨대 꺼내도 꺼내도 공격 카드가 계속 나오는 ‘요술 바구니’는 (요스바니가 아니라) 레오인 셈입니다.몰방이 경기에서 이기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필요악’인지 아니면 배구를 망치는 ‘절대악’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실컷 몰방 배구를 하고도 이기지 못하면 절대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삼성화재는 6일 레오가 이끄는 OK금융그룹과 5라운드 세 번째 경기를 치릅니다.몰방을 필요악으로 만드는 팀은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 중 어느 팀이 될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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