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형

신아형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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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이 보고 듣겠습니다. 진실 앞에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abro@donga.com

취재분야

2025-06-17~2025-07-17
경제일반68%
사회일반10%
금융10%
복지3%
국제일반3%
세금3%
무역3%
  • 해외투자자 문의 빗발… 韓경제 대외신인도 ‘흔들’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진 후 경제부처에는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한국 국채를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번 뉴스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불확실성이 커져 국제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국내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보낼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금 연락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의 정치 불안에 질린 외국인은 4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증시 밸류업을 추진하던 정부가 도리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치 불확실성, 국가신용 악영향 가능성”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이 제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요한 법안을 효과적으로 통과시키거나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위기에는 취약한 경제 성장 전망, 도전적인 지정학적 환경, 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가뜩이나 경제 둔화 양상을 보이는 마당에 정치 불안까지 장기화될 경우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신인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갑작스러운 심야 계엄 사태가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의 정정 불안이 매우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대외 신인도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적 리스크가 신용 리스크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사태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당장은 신용등급 자체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킴엥 탄 전무는 이날 언론 세미나에서 “비상계엄이 몇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비상계엄 사태가) 투자자들에게 뜻밖의 일이고 향후 투자자의 결정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현 신용등급을 바꿀 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경기 침체 악재에 정치 불안까지 덮쳤다”전문가들은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가 내리막을 걷는 중에 나타난 점을 특히 우려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단 이번 사태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났기 때문에 리스크가 많이 흡수될 것”이라면서도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 불을 지핀 격이라 경기 하강 국면이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기업들의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는 등 내수 침체가 이어진 바 있다. 특히 내년부터 1%대 저성장 국면이 예고된 상태라 정치 불안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 경제 상황이 탄탄하면 모르겠지만 소비와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앞으로의 정치적인 갈등이 얼마나 확대되는지에 따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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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보유액 두달째 감소… “트럼프發 ‘킹달러’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3억 달러 줄었다. 10월 42억8000만 달러 감소 이후 두 달째 하락세다. 한은은 “해외 주식, 채권 등에 대한 운용 수익이 발생하고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도 증가했지만 미 달러화 강세에 따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06.05로 10월 말(103.99) 이후 2.0% 올랐다. 국내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723억9000만 달러(89.6%), 예치금 191억3000만 달러(4.6%), 특별인출권(SDR) 149억 달러(3.6%), 금 47억9000만 달러(1.2%) 등으로 구성됐다. 10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3조2611억 달러)과 일본(1조2390억 달러)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스위스(9374억 달러), 인도(6821억 달러), 러시아(6316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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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진 거라곤 집 한채뿐”… 노인빈곤율 OECD 1위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전모 씨(65)는 6개월 전 내놓은 집이 팔리지 않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은퇴 후 보유한 부동산을 정리해 대출금을 갚고 지방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전 씨는 “처음 내놨을 때보다 가격을 1억 원 내렸는데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은퇴 후 고정 수입이 100만 원대로 줄어든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쥐고 있는 한국의 고령층은 보유 자산에 비해 쓸 수 있는 돈이 적다. 현금화가 가능하고 배당 소득 등이 유입되는 금융 자산과 달리 부동산 자산은 즉시 유동화하기 어렵고 대출 이자 등으로 그나마 있는 소득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인이 보유한 순자산의 77.1%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비율은 22.9%에 그쳤다. 한국인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율은 미국(37.3%), 일본(43.1%, 2022년 기준)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전 씨처럼 한국에선 집 한 채가 고령층 보유 자산의 대부분인 경우가 많아 노인 빈곤층의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14.2%)의 3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OECD는 빈곤율을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을 가진 인구 비율’로 정의하고 있는데, 보유 자산을 고려하지 않는 OECD 기준에선 ‘똘똘한 집 한 채’로 노후를 대비한 한국 고령층 상당수는 빈곤층으로 분류됐다. 대출을 지렛대 삼아 부동산 구입에 쓰다 보니 고령자들은 빚만 잔뜩 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92%로 주요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자산의 높은 부동산 비중은 경제 성장 동력도 약화시킨다. 주식, 채권 등으로 흘러갈 자본이 부동산에 묶이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더 많은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며 “국내외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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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층 연금 덕분에 중산층”… 선진국 경제 무기는 ‘돈 쓰는 노인’

    영국 남동부 억필드에 거주하는 맬컴 마케시 씨(83)는 농부로 일하다가 2006년에 은퇴했다. 은퇴 전엔 매일 소젖을 짜며 농사일을 했던 그지만 은퇴 후엔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 여행을 즐긴다. 마케시 씨는 “일할 때는 저소득층에 속했지만 지금은 연금 덕분에 도리어 형편이 나아져 중산층에 해당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마케시 씨는 한 달에 2400파운드(약 425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다. 국가연금이 그중 65%를 차지하고 있고 개인연금 17%, 퇴직연금은 10% 정도다. 나머지 8%는 세상을 떠난 마케시 씨의 아내가 고용주로부터 받았을 연금의 절반이다. 마케시 씨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국가연금에 조금씩이라도 항상 추가로 납입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한두 개 갖고 있다. 소득세를 피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영국 노동연금부가 관리하는 국가퇴직연금신탁(NEST)은 2012년 디폴트 옵션을 의무화했다. NEST 가입자의 99%가 디폴트 옵션에 가입하고 있는데 연평균 수익률은 8∼9%에 이른다.● 60대에 창업 도전… 고령층 소비가 경제 뒷받침 한국에서 2025년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원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장수 국가인 일본은 고령사회(노인 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로 오기까지 10년이 걸렸고 프랑스는 39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고령사회가 된 2018년부터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게다가 내년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부머’들이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 수순을 밟는다. 문제는 기록적인 고령화 속도와 달리 노년층의 은퇴 후에 대한 준비는 미진하기만 하다는 점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소득절벽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이유다. 준비 없는 초고령화로 신음하는 우리와 달리 선진국은 두둑한 연금을 바탕으로 고령층이 활발한 소비와 경제 활동에 나서는 추세다. 정부가 잘 운용해온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사적연금이 이를 뒷받침하고, 재취업 시장도 탄탄한 덕이다. 덕분에 노인들은 선진국 경제의 ‘비밀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은 현재 총 가계자산의 약 26%를 보유하고 있다. 연금 부자도 많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올해 2분기(4∼6월) 말 기준 자사 401K(미국 퇴직연금제도) 가입자 중 계좌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의 잔액을 가진 가입자가 49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노인들은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 지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총지출의 약 22%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이 고금리 추세,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속에서도 탄탄한 경제성장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노인 소비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비붐 세대만 해도 현재 77조1000억 달러(약 10경8109조6200억 원)의 부를 축적했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라는 쌍둥이 재앙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은퇴했기 때문에 노년층의 지출은 실업률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연구조사평가 및 통계위원회(DREES)에 따르면 2024년 월 4000유로(약 59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가 약 7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전체 연금 수급자 1700만 명 중 4.4%가량이다.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장피에르 퐁생 씨(78)는 법정 정년인 60세에 은퇴한 후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은퇴 땐 뒤늦은 재혼에서 얻은 딸이 고작 한 살이었고, 이듬해엔 아들까지 태어났다. 60대 초반에 ‘늦깎이 아빠’가 된 그는 과감하게 부동산 컨설팅 창업을 결심했다. 60대 창업은 녹록지 않았다. 현직에서 잘 알던 지인들은 이미 퇴직해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부동산 경기가 나쁘면 아예 수입이 ‘0유로’인 달도 있었다. 전기료 등 고정 비용만 나가 적자를 볼 때도 허다했다. 퐁생 씨는 “그래도 든든한 연금보험금이 3곳에서 나왔기 때문에 창업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연금에 일반 퇴직연금과 고위 임원용 퇴직연금까지 3곳에 ‘연금 파이프라인’을 뚫어놨던 것. 3곳에서 들어오는 연금 수입은 현재 월평균 6000유로(약 882만 원)에 달한다. 그는 ‘3중 연금’ 덕에 어린 두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었다. 연금을 든든한 발판 삼아 사업도 키울 수 있다. 퐁생 씨의 지금 소득은 퇴직 전의 60%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제 두 아이는 훌쩍 자라 독립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계속 일할 계획이다. 퐁생 씨는 “일하는 게 재밌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금으로 크루즈 여행”, 여유 누리는 은퇴 부자들“내년 70세 생일을 맞아 아들 둘, 손자 넷을 데리고 한국-일본 크루즈 여행을 갈 겁니다. 경비는 모두 제가 냅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비크로프트에 사는 애니타 하워드 씨(69)는 학교 교사를 하다가 은퇴 후 주민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책을 쓰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혼자 사는 그는 현재 아무런 경제 활동을 하지 않지만 본인의 연금만으로 손주까지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하워드 씨가 은퇴 후에도 자녀, 손주를 챙길 수 있는 이유는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과 노령연금이 생활을 든든하게 받쳐주기 때문이다. 하워드 씨는 매달 4000호주달러(약 360만 원)의 퇴직연금과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집의 일부 공간을 렌트하며 월 600호주달러(약 54만 원) 정도 추가 수입도 거둔다. ‘슈퍼’(최고)라는 이름을 내건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은 1992년부터 근로자 가입이 의무화됐는데 연간 수익률 8%대, 지난해엔 수익률 9%대를 기록했다. 맡겨두면 두둑한 연금자산을 누릴 수 있는 호주의 노인들은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해 쓰는 건 인생이 끝장난 사람이나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워드 씨도 “교사로 근무했을 때 월급의 10%는 퇴직연금에 넣었다”며 “지금은 월요일마다 친구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고 주민들에게 1시간 반 동안 미술을 가르치면서 만족스러운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중학교 교사 출신 시노미야 마사요 씨(70)는 국민연금과 후생연금(퇴직연금의 일종) 등 월 63만 엔(약 585만 원)을 받고,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은 국민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시노미야 씨는 “개인연금도 많이 적립했다. 남편도 조그만 부동산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면에서 식사나 의료 등 힘든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사회 담당 강사로 재취업해 경제활동을 이어나가는 시노미야 씨는 은퇴 전보다 월급(현재 17만 엔·약 159만 원)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노후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규직 담임 교사로 일할 때와 비교하면 책임이 줄어든 데다 학부모들과 부딪칠 일이 없고, 휴일도 많아졌다”며 “여유가 생긴 덕분에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누구의 할머니, 아내보다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밖에 나가서 일할 때가 재미있어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웃었다.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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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성장시대, 준비없이 닥친 초고령사회… 경제활력 급속히 떨어져

    2025년을 앞두고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년과 후년 성장률이 1%대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초고령사회 원년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1일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19.2%로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기정사실화됐다. 고령사회가 된 2018년 이후 불과 7년 만의 일이다. 가뜩이나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초고령사회라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으로 수출이 위협받는 가운데 내수라도 살려야 하는데 고령인구와 노인빈곤율의 급증은 소비 진작과 경제 선순환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리우고 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미국 등 선진국에서 부자 노인이 여전한 소비력을 보이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과 달리 한국의 고령층은 지갑을 닫고 있다. 근로소득에 의존하면서 살다가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금을 받아들고는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소비부터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퇴직연금제도인 401K의 10년간(2013∼2022년) 연평균 수익률은 7.79%인 반면에 한국 퇴직연금의 10년간(2014∼2023년) 연평균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매월 50만 원씩 30년을 꾸준히 퇴직연금을 넣는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근로자는 7억2000만 원을 손에 쥐게 되지만 한국 근로자에게 돌아오는 퇴직금은 2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미국 등 선진국 은퇴자가 연금 수익 등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반면에 한국은 ‘쥐꼬리 연금’, ‘은퇴 거지’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나오는 이유다. 벌어둔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도 한국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령층 자산의 83.66%는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 9.41%, 금융투자 자산은 1% 미만이다. 자산은 많아도 이를 바탕으로 풍족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노인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일자리로 근로소득을 확보할 처지도 안 된다. 한국의 일하는 노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7.3%에 달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운 노인들이 월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 정부에서 노인형 일자리를 양산하지만 월 급여는 21만 원에 불과하다. 고령 취업자를 직군별로 살펴보면 단순 노무(34.6%)와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3.3%)의 합이 절반 이상이다. 한국의 고령층은 연금뿐 아니라 금융자산, 일자리 기회가 모두 부족한 ‘삼저(三低)’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김모 씨(73)도 2010년 그간 운영해온 가게를 닫은 뒤 마땅한 벌이가 없어 생활이 막막해진 경우다. 국민연금에 최소 금액만 넣은 탓에 월 수령액이 4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에는 다행히 인근 학교에서 숙직 전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면서 월 90만 원씩 챙겼지만, 지난해 실직하면서 이마저도 끊겼다. ● 활력 떨어지는 한국 경제도 조로화 기로초고령화는 한국 경제에도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선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내년부터 70%를 밑돌기 시작해 2050년에는 51.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내년 20%를 넘은 뒤 2050년에는 40.1%까지 치솟을 예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노동생산성 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미국(77.9달러), 독일(68.1달러), 프랑스(65.8달러), 영국(60.1달러) 등의 국가가 한국을 크게 앞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까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2015∼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0.3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은퇴할 경우 2024∼2034년 11년에 걸쳐 연간 경제성장률이 0.2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진단한다. 결국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발맞춰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 수준 및 디지털 친화력이 높은 만큼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취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은에서는 이들의 고용률이 증가할 경우 경제 성장률 하락폭이 최대 0.2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금 제도 개선으로 노인들의 주머니를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의 의무연금 소득대체율은 31.2%로 OECD 회원국의 평균치(50.7%)를 크게 밑돌고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센터장은 “(개인들도) 퇴직금이나 주택 등의 자산을 활용해서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연금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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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집 중 한 집은 1인가구… “소득 적어 내수 악영향”

    한국 전체 인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경제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민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로,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 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10년간 빠르게 늘어나 지난해 전체 소비 지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1인 가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경제 형편은 다인 가구에 비해 취약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약 70%가 연소득이 3000만 원에 미치지 못했으며, 균등화 소득 기준 1인 가구의 평균 소득(2606만 원)은 전체 가구(3950만 원)보다 34.0% 적었다. 1인 가구 가운데 청년층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가장 컸고, 고령층 1인 가구는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월세가 오르고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이들의 소비 심리는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은 2019년 0.78에서 지난해 0.74로 5.8% 감소해 전체 가구 가운데 감소율이 제일 높았다. 한은은 “1인 가구의 경제적 취약성이 소비 등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수 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이들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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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쉬었음’ 청년 42만2000명… 1년새 25% 늘어

    일도, 구직활동도 안 하고 ‘그냥 쉰’ 청년(25∼34세)이 1년 사이 25%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쉬었음’ 인구가 42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들이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청년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나 학업, 건강 등의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은 지난해 3분기(7∼9월) 33만6000명에서 올 3분기 42만2000명으로 25.4% 급등했다. 보고서는 “이들은 특별한 사유나 교육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재적 노동력 손실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 들어 전체 ‘쉬었음’ 인구(235만 명)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과 핵심연령층(35∼5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청년층 ‘쉬었음’ 비중은 지난해 4분기(10∼12월) 22.7%에서 올 3분기 29.5%로 크게 증가했다. 자발적으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쉬는 청년과 비자발적으로 쉬는 이들 모두 늘었다. 한은은 자발적으로 쉬는 청년이 많아진 이유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을 꼽았다. 청년층은 핵심연령층(35∼59세)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이들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구직 단념자)이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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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한국, 6년연속 잠재GDP 밑돌 것”

    한국은행이 내년과 후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은 가운데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내년까지 6년 연속 잠재GDP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제 생산성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구조적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실질GDP와 잠재GDP의 격차를 나타내는 GDP갭이 2020년부터 내년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GDP가 잠재GDP를 오랫동안 밑돈다는 것은 생산 설비와 노동력 등 한 나라가 보유한 생산 요소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장기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 GDP갭은 2001년부터 2019년까지는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연도별 GDP갭률은 2020년 ―2.5%를 시작으로 2021년 ―0.6%, 2022년 ―0.3%, 2023년 ―1.0% 등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0.4%, ―0.3%를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6년 연속 GDP갭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국가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일본과 미국은 2023∼2025년 3년 연속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면서 구조적 장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6년 연속 마이너스라는 것은 이미 한국이 구조적 불경기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정말로 기존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이 한계에 도달한 게 아닌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할 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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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로 이자부담 감소… 환율 뛰고 가계빚 다시 증가 우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차갑게 얼어붙은 경기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는 순기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에 시달리던 가계의 이자부담이 줄고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더 나아가 금리 인하가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내수시장을 회복시킬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경제성장률을 0.07%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내수와 민생이 어려운 가운데 금리 인하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예상보다 빠른 2차례 연속 금리 인하 조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극도로 부진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이번 인하로 환율과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 전망으로 이미 환율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가 달러 가치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장중 1410원을 넘어 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후 여전히 1390원대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 금리 격차가 더 확대됐는데 금리가 더 높은 미국으로 자본이 빠져나가면 환율이 더 오를 수밖에(원화 가치 하락) 없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재과열 가능성을 더 큰 문제로 꼽는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6월 말 대비 18조 원 늘어난 1913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다만 당국이 9월부터 규제에 나섰고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여 4분기(10∼12월) 들어서는 가계 빚 증가세가 꺾여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은행들의 대출 총량이 초기화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증할 수도 있다”며 “금리를 미리 내려놓은 상태에서 경기도 안 좋은데 부동산까지 다시 과열되면 그때 가서 대응할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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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트럼프 재집권, 韓 등 수출대국에 불리… 다자주의에 충실해야”

    ‘유럽의 국제통화기금(IMF)’ 격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피에르 그라메냐 총재가 한국을 찾았다. ESM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이어 2013년 공식 출범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상설 구제금융 기관이다. 7000억 유로(약 1030조 원) 상당의 구제기금을 운용하면서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에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ESM의 도움을 받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문제아’로 손꼽혔던 남유럽 국가들은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유럽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큰 충격에도 유럽 경제가 다시 안정을 찾은 데는 ESM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12월 ESM 총재로 부임한 그라메냐 총재는 한국과 인연도 깊다. 외교관 출신인 그는 1996∼2002년 일본 주재 룩셈부르크대사로 근무하며 한국도 담당했다. 아래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눈 그라메냐 총재와의 문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된다면 세계 무역량은 줄고 특히 유럽 일부 국가를 비롯해 한국, 중국 등 ‘수출 대국(export champions)’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평소보다 더 많은 경제적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인 건 맞다. 하지만 지정학 분열 우려가 커질수록 원칙에 기반한 양자 간, 또는 다자간 무역 협력 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유럽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가 주목해야 할 글로벌 메가 트렌드는 뭔가. “지정학적 분열과 기후변화, 인구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화가 둔화되면서 ‘슬로벌라이제이션(Slow+Globalization)’ 현상이 등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는 공식적으로 47건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긴장 상황 속에서 ‘무역의 지역화(regionalization of trade·세계를 단일 무역 질서로 통합하는 세계화와 달리 특정 국가 간의 상호 협정으로 무역 장벽을 없애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유럽과 한국 간 협력 관계가 대표적 예다. 이달 한국과 EU가 안보·방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이르렀던 그리스 경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ESM은 유럽 경제 안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 유럽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유럽 경제의 회복력(resilience)은 강하다. 많은 이들이 유럽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침체는 오지 않았다. 유럽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1%대로 높진 않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상황은 갈수록 나아질 거다. ESM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키프로스, 아일랜드 등 5개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우리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면밀히 주시하며 부채 부담이 각국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한다. ESM이 없었다면 일부 국가는 유로존에서 이탈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ESM의 존재만으로 유럽은 경제 안정화 효과를 얻는다. 우리는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늘 준비가 돼 있다.” ―한국과는 어떤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자 하나. “우리는 진심으로 다자주의를 신뢰한다. 한국은행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만남을 통해 ESM이 구제금융 기관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다자주의가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옳은 방법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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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365’ 계좌 보유 고객은 주식 거래-환전 수수료 ‘0원’

    메리츠증권이 업계 최초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의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메리츠증권은 2026년 말까지 비대면 전용 종합 투자계좌 ‘슈퍼365’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무료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슈퍼365 계좌는 투자를 하지 않아도 보유한 현금에 일 복리 이자 수익을 제공하고 국내외 주식과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 투자 상품을 국내 최저 수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통합 투자 계좌로 2022년 12월 출시됐다. 메리츠증권의 디지털금융센터 예탁자산은 2022년 말 11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슈퍼365 계좌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12월 40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으로 미국 주식의 매도 비용을 비롯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내야 하는 수수료까지 모두 메리츠증권이 부담한다. 무료화 전 슈퍼365 계좌의 국내, 미국 주식 수수료는 각각 0.009%, 0.07%였다. 달러 환전 수수료 우대율도 기존 95%에서 100%로 변경됐다. 이번 혜택은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 적용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슈퍼365 계좌로 거래 시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되며 신규 고객도 애플리케이션(앱) ‘메리츠 스마트’에 접속해 슈퍼365 계좌를 개설하면 별도 신청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슈퍼365 계좌에 기존에 있던 여러 혜택에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 및 달러 환전 수수료 ‘완전 제로(0)’ 혜택까지 더해져 개인투자자를 위한 ‘만능 투자 계좌’로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퍼365를 이용하는 고객은 거래·환전 수수료뿐만 아니라 예수금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현재 슈퍼365 계좌는 원화 및 미국 달러 예수금에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을 각각 연 2.90%, 3.75%로 제공하고 있다. 예수금에 RP 자동매매를 이용해 일복리 수익을 지급하는 것으로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3%대 금리의 파킹통장 역할을 병행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강화를 위한 첫 단계로 2026년 말까지 디지털 고객들이 차별 없이 매매 및 환전 수수료 ‘0원’을 적용받는 획기적 혜택을 준비했다”며 “고객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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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C 퇴직연금 계좌 이전하면 상품권 지급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를 활용해 퇴직연금 계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3만 원 상품권을 제공하는 ‘확정기여형(DC) 신규 이전’ 이벤트를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DC 퇴직연금 계좌에 100만 원 이상 이전 입금한 신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는 고객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엠팝(mPOP)’에서 신청 후 순입금된 잔고를 유지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련 문의는 패밀리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도하지 않고 계좌를 다른 금융회사로 손쉽게 옮길 수 있는 제도로 연금 관리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증권은 신규 광고 캠페인 ‘바꾸는 게 답입니다’를 통해 퇴직연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삼성증권 퇴직연금 서비스의 전문성과 편리함을 알리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의 ‘다이렉트IRP(개인형퇴직연금)’는 퇴직연금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펀드 보수 등은 별도 발생)로 제공되는 혁신적 상품으로 간편한 ‘3분 연금’ 서비스와 더불어 고객들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였다. ‘엠팝’에서는 연금 자산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 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고객 편의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또 삼성증권은 서울, 수원, 대구 등 3곳에서 연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프라이빗뱅커(PB)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가 퇴직연금 가입자 및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과 설명회를 진행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500건 넘는 세미나를 진행하며 퇴직연금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앞으로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연금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증권사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관리를 간소화하고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마련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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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처럼 쓰는 ‘모니머니’ 드려요

    삼성카드의 ‘모니모A 카드’는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모니모’에 자주 방문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모니모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한 달 동안 적립된 ‘모니머니 리워드’는 다음 달 1일 ‘모니머니’로 자동 전환된다. 모니머니는 모니모에서 보험 가입, 송금, 펀드투자 등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모니모A 카드는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의 0.5%를 모니머니 리워드로 기본 적립해준다. 기본 적립 혜택은 전월 이용금액 및 적립 한도 제한 없이 제공된다. 카드 사용 전월에 모니모를 7일 이상 방문하면 1%를 적립해준다. 모니모에 7일 이상 접속한 고객에게는 기본 적립 혜택에 더해 생활필수영역과 혜택 대상 보험에 추가 모니머니 리워드 적립 혜택이 주어진다. 여행, 백화점, 편의점, 영화관, 의료, 학원, 주유 등 생활필수영역에서 이용한 금액의 1%를 월 최대 2만 포인트 한도로 추가 적립해준다. 모니모A 카드 혜택 대상 보험 결제 시 9% 추가 적립 혜택을 월 최대 1만 포인트 한도로 제공한다. 해당 보험 상품은 모니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모니모에 1일부터 말일까지 한 달 동안 매일 로그인한 고객은 스타벅스에서 5000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할인 혜택을 월 1회 받을 수 있다. 생활필수영역, 보험상품 리워드 추가 적립과 스타벅스 할인은 전월 30만 원 이상 이용 시 제공된다. ‘모니모A 카드’ 연회비는 국내 전용, 해외 겸용(마스터카드) 모두 1만 원이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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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없었다면 유로존 이탈 국가도 생겨났을 것…어떤 위기 상황에도 준비돼 있어”

    ‘유럽의 국제통화기금(IMF)‘격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피에르 그라메냐 총재가 한국을 찾았다. ESM은 2010년 그리스 재정위기를 계기로 조성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시한이 끝난 2013년 7월 공식 출범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상설 구제금융기관이다. 7000억 유로(약 1030조 원) 상당의 구제기금을 운용하면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에게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ESM의 도움을 받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문제아’로 손꼽혔던 남유럽 국가들은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유럽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큰 충격에도 유럽 경제가 다시 안정을 찾은 데는 ESM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2022년 12월 ESM 총재로 부임한 그라메냐 총재는 한국과도 인연도 깊다. 외교관 출신인 그라메냐 총재는 1996~2002년 일본 주재 룩셈부르크 대사로 근무하며 한국을 겸임했다. 아래는 20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나눈 그라메냐 총재와의 문답이다.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이르렀던 그리스가 최근 EU 전체 경제 성장률을 상회하는 등 경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ESM은 유럽 지역의 경제 안정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고, 앞으로 유럽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유럽 경제의 회복력(resilience)은 강하다. 많은 이들이 유럽의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침체는 오지 않았다. 유럽의 경제 성장률은 1%대로 높진 않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상황은 갈수록 나아질 거라 믿는다. ESM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사이프러스, 아일랜드 등 5개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이후에도 우리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면밀히 주시하며 부채 부담이 각국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한다. ESM이 없었다면 일부 국가는 유로존에서 이탈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ESM은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늘 준비가 돼 있다.”―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재집권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가.“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실제 관세가 인상된다면 세계 무역량은 줄고 특히 유럽 일부 국가를 비롯해 한국, 중국 등 ‘수출 대국’(export champions)들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는 평소보다 더 많은 경제적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인 건 맞다. 특히 지정학적 분열이 심화되면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우리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원칙에 기반한 양자간, 또는 다자간 무역 협력 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트럼프 당선인에 의한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일부 경제학자들의 분석대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고, 이는 다른 나라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다. 중요한 건 속도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고 얼마나 빠르게 물가가 오르는지는 지켜봐야 한다.”―앞으로 유럽 경제에 미칠 주요 글로벌 메가트렌드는 뭔가.“지정학적 분열과 기후변화, 인구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화가 둔화되면서 ‘슬로벌라이제이션(Slow+Globalization)’ 현상이 등장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에 의해 촉발됐다. 유엔(UN)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는 공식적으로 47건의 전쟁이 진행 중이고, 이 수치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 상황 속에서도 ‘무역의 지역화(regionalization of trade)’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유럽과 한국 간 협력 관계가 대표적 예다. 이달 한국과 EU가 안보·방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는 어떤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자 하나.“우리는 진심으로 다자주의를 신뢰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자주의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한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이뤄졌다고 믿는다. 한국은행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등과의 만남을 통해 ESM이 구제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다자주의가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옳은 방법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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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감에 투자 쏟아붓는 빅테크, AI 수익화 성공할진 변수”

    “2년 안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운용역인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기업분석부 부서장(사진)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HBM 업황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2020년 국회 예산처 반도체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곽 부서장은 약 14년의 경력을 쌓은 테크 전문 운용역이다. 그는 “현재 반도체 업황은 기존 PC·서버·모바일 등에 사용된 ‘레거시(범용) 반도체’와 AI 구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핵심 부품인 HBM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반도체’ 등 두 분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AI 열풍과 함께 GPU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점차 공급자가 많아지고 대체 가능한 캐파(생산 능력)가 늘면 이 또한 결국 공급 과잉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들이 AI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곽 부서장은 “지금은 AI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투자를 쏟아붓고 있어서 반도체 장비 수요도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이게 실제 어떤 사업 모델로 이어질지는 모른다”며 “정작 빅테크가 돈을 벌지 못하면 GPU 주문과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HBM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고객사들의 구매 저항 심리가 강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GPU 제조는 엔비디아가, GPU에 들어가는 HBM 공급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단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결국 단가를 낮추기 위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 독점 체제를 깨뜨리려 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곽 부서장은 “엔비디아 스스로는 독점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HBM 공급사들에 경쟁을 붙여 단가를 떨어뜨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범용 반도체 재고가 올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내년 상반기 이후 수급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범용 D램과 HBM 등을 통틀어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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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처지면 죽는다’ 불안감에 투자 쏟는 빅테크, AI 수익화 여부는 변수”

    “2년 안에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운용역인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기업분석부 부서장은 25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메모리 반도체인 HBM 업황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2020년 국회 예산처 반도체 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곽 부서장은 IT 분야에서만 약 14년의 경력을 쌓은 테크 전문 운용역이다. 그는 “현재 반도체 업황은 기존 PC·서버·모바일 등에 사용된 ‘레거시(범용) 반도체’와 AI 구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핵심 부품인 HBM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반도체’, 두 분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AI 열풍과 함께 GPU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점차 공급자가 많아지고 대체 가능한 캐파(생산 능력)가 늘면 이 또한 결국에는 공급 과잉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이 AI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곽 부서장은 “지금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투자를 쏟아 붓고 있어서 반도체 장비 수요도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이게 실제 어떤 사업 모델로 이어질지는 모른다”며 “정작 빅테크 기업들이 돈을 벌어주지 못하면 GPU 주문과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HBM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고객사들의 구매 저항 심리가 강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GPU 제조는 엔비디아가, GPU에 들어가는 HBM 공급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AI 반도체 제품의 구매 단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곽 부서장은 “(구매사들 사이에서)성능이 가장 좋은 최신 버전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대체하려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결국 단가를 낮추기 위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 독점 체제를 깨뜨리려 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했다. 곽 부서장은 “향후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납품업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엔비디아 스스로는 독점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HBM 공급사들을 경쟁에 붙여 단가를 떨어뜨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부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향후 국내 메모리 업체 제품 발주량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범용 반도체 재고가 올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내년 상반기 이후 수급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범용 D램과 HBM 등을 통틀어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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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억 ‘기업 밸류업 펀드’ 오늘부터 투자 개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문제 해결을 위한 2000억 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 투자가 2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펀드의 하위 펀드 설정을 완료해 21일부터 기업 밸류업 투자를 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4일 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 5개 사는 총 2000억 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는 민간 연기금 투자풀을 활용한 재간접 펀드로 증권 유관 기관이 1000억 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000억 원은 민간에서 매칭해 조성했다. 주요 투자 대상에는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 구성 종목, 지수 미편입 밸류업 공시 종목 등이 포함된다. 또 증권 유관 기관은 올해 안에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2차 조성으로 기업 밸류업 펀드는 총 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이번 펀드 추가 조성은 밸류업 관련 투자 문화 확산 및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증권 유관 기관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탄력을 얻을 수 있도록 향후에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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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 3일 연속 1400원대

    미국 대선 이후 연일 치솟는 환율에 정부가 뒤늦게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결국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으로 인해 140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증시 역시 보합세에 그치며 의미 있는 반등을 거두지 못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이렇듯 외환시장에 대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치솟았던 4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내린 1405.1원(오후 3시 반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정부의 엄포에도 환율이 3일 연속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기면서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새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휩쓰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되면서 달러화가 더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고 풀이한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고 106.78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 여파로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증시 부진도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07% 오른 2,418.86에 거래를 마쳤으나 외국인은 2000억 원 넘게 팔면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 갔다. 8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약 17조 원에 달한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7% 하락한 681.56으로 장을 마쳤다. 2023년 1월 5일 이후 1년 10여 개월 만의 최저치다. 여기에 시가총액 1위인 대표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내려오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고가(8만8800원) 대비 44%나 빠졌다. 투자자들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미 대선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 당국의 외환시장 구두개입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전혀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백약이 무효한 상태”라는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내에 강한 반등을 보이지 못한다면 국내 증시가 장기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인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3.2%에서 3.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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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결국 ‘4만전자’로 추락…4년 5개월 만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며 결국 ‘4만 전자’가 현실화됐다. 5일 연속 내리던 삼성전자 주가가 결국 5만 원선도 내준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4만 원대에 거래된 건 약 4년 5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00원(1.38%) 내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 넘게 올랐지만 장 막판에 힘을 잃으면서 5만 원대 밑으로 미끄러졌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4만 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7일 5만7500원에 마감한 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하락률은 36.43%로, 연중 최고가인 8만8800원과 비교하면 44%나 내려앉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일 연속 삼성전자를 내다팔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날 하루 외국인 투자자는 약 4760억 원을 팔아치웠고, 최근 12거래일 동안 순매도 규모는 3조1750억 원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재집권 성공에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마땅한 반등 모멘텀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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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환율에 물가도 비상, 고금리 이어질듯

    ‘킹달러’(미국 달러화 초강세) 귀환에 국내 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황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한국 경제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신3고(高)’ 위기에 놓이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7.61(2020년 100)로 전월보다 2.2% 올랐다. 8월(―3.5%)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던 수입물가지수가 10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상승 폭도 4월(3.8%)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광산품(4.4%), 석탄·석유제품(4.1%), 1차 금속제품(2.9%) 등이 크게 뛰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61.0원으로 전월(1334.8원)보다 약 2.0% 올랐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9월 배럴당 73.52달러에서 지난달 74.94달러로 1.9% 상승했다. 트럼프 재집권의 영향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어 앞으로 수입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장중 141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전일보다 3.1원 오른 1406.6원(오후 3시 반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통상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가 상승 압박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 최근 안정세로 돌아선 물가가 다시 자극을 받으면서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외환시장이 불안해진 상황에 물가마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한은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우려가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 예측되는 점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에 나설 예정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안정은 통화정책의 1순위 고려 요소인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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