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26

추천

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1-07~2026-02-06
문학/출판58%
음악33%
칼럼3%
인사일반3%
사고3%
  • ‘패션 룩북’에 마스크가 안 보이네

    마스크는 일상에서 필수품이 됐지만 아직 주류 패션의 전면에 등장하기엔 이른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패션브랜드들은 최근 온라인으로 2021년 봄여름 시즌 디지털 위크를 진행했다. 그런데 루이비통, 셀린 등 250개가 넘는 유수의 브랜드 가운데 패션모델들이 마스크를 쓰고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마스크는 현재 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패션 아이콘이 됐음에도 2021년 새 컬렉션에서는 마스크가 마치 없는 것처럼 생략돼 있었던 것. 보그 등 해외 패션지에서는 “패션의 완성도에만 집착하다가 현실을 외면한 것이 아니냐”, “이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마스크를 착용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패션 브랜드들이 완벽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데만 집착했을 뿐, 정작 우리 시대가 처한 현실에 대한 사실적 반영과 고민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시즌의 신제품 룩북에서 모델들이 이례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한 건 베르사체와 라켈 알레그라 등 일부 브랜드뿐이었다. 베르사체는 룩북의 일부 이미지에서 모델들이 마스크나 페이스 커버를 착용하고 화보를 촬영했다. 모델들이 다양한 형태의 마스크를 썼지만 전체 착장의 완성도를 훼손하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스타일링된 것이 눈길을 끈다. 베르사체 측은 일부 모델이 마스크를 쓴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제품들은 시판용이 아니라 룩북을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비매품으로 알려졌다. 라켈 알레그라는 혹시 모를 바이러스에서 모델과 촬영팀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룩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꺾이기 힘든 만큼, 마스크가 진짜 ‘패션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 알레그라는 보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델 사진을 찍을 때 단순히 패션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2020년의 삶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패션에서 때때로 판타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에나 있는 마스크를 모델만 착용하지 않는 건 명백한 현실을 외면한 허상(illusion)의 주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올여름 ‘스티븐 킹 공포’에 또 한번 빠져든다

    ‘엄청난 사건들도 경첩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로 방향이 바뀔 때가 있다.’ 지독하게 운이 나쁜 몇 가지 일이 겹치면서 불명예스럽게 경찰직에서 쫓겨난 팀. 그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뉴욕으로 향하다가 역시나 사소한 우연의 중복과 충동의 연쇄에 따라 아주 한적한 시골 듀프레이에서 야경꾼으로 취직한다. 시골 마을에서 1950년대식 야간 순찰이나 하고 있기엔 성실하고 유능하지만 실직과 이혼을 동시에 겪으며 심란해진 그에게 이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마을에서의 삶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무더운 여름밤 귀가 찢어진 채 피를 흘리며 횡설수설하는 열두 살 꼬마 루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이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한 이 신작 장편소설은 텔레파시와 염력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추적, 관찰하다가 납치해 특수한 목적을 위해 교육하는 비밀 기관에 관한 이야기다. 팀이 외떨어진 마을로 오게 된 사연과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감질나게 이야기에 예열을 가하던 작가는 화목하지만 평범한 루크의 가정에 들이닥친 괴한의 습격으로 장면을 전환하면서부터 급박하게 사건을 전개시킨다. 실신했던 루크가 깨어난 곳은 자신의 방처럼 꾸며진, 하지만 그의 방이 아닌 어떤 곳이다. 그곳엔 또래 아이들이 모여 있는데 매일 고문과 체벌을 병행하는 이상한 실험을 당한다. 시설 관리자들은 아이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 징집당한 것이며 임무를 완수한 후 예전처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에머슨대 동시 진학을 위해 SAT까지 치른 루크는 그들이 새빨간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간파한다. 우회 접속 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납치되던 날 그의 부모가 피살됐다는 것을 알게 된 데다 실험 약물 부작용으로 입소자들이 죽기까지 하자 루크는 중대 결심을 한다. 이유도 정체도 알 수 없는 이 의문의 기관을 어떻게든 쓰러뜨리고 복수해야겠다는 것. 이제 남은 것은 루크를 중심으로 납치된 아이들이 어떻게 이 기관의 정체와 허점을 파악해서 탈출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느냐뿐이다. 독자는 루크가 얼마나 영특한 아이인지 알고 있고 초반부에 봤던 믿음직한 야경꾼 팀도 기억한다. 독자는 그 두 사람이 ‘경첩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 불과한 여러 우연 속에서 상봉할 때쯤 밝혀질 전모를 향해서 신나게 페이지를 넘기면 된다. TMI(너무 많은 정보)이자 약간의 스포일러를 하자면 통제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이 비밀 기관은 한국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호러나 스릴러는 무서워서 못 읽겠다는 이들도 이 책은 큰 불편 없이 읽을 수 있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끔찍한 기관과 학대보다 천재 소년 루크의 기지와 아이들의 연대가 더 빛을 발하게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특수한 목적에 아이들을 이용하기 위해 설립된 비밀 기관이 있다는 설정에서 섬뜩함이나 공포보다 선의와 연대가 더 부각되는 이유는 ‘(이 책을) 손자 손녀들에게 바친다’고 쓴 작가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티븐 킹은 항상 소설만큼이나 ‘작가의 말’이 좋은데, 이번 소설을 착안할 수 있도록 해준 오랜 동료를 추모한 이번 글 역시 그렇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생산성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생산성은 과연 시간에 비례할까. 서핑 장비를 제작하는 미국 타워패들보드는 하루 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뒤 창업 이래 처음으로 하루 매출 5만 달러를 넘었다. 그리고 이틀 후 이 기록을 또 깼다. 제조업체라서 가능한 일이었을까. 첨단 기술 투자 유치 기업인 블루스트리트캐피털은 타워패들보드의 사례에 감화를 받고 마찬가지로 하루 5시간 근무를 하자 매년 30%씩 수익이 늘었다. 현대사회에서 일의 문제점은 기술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발생한 혜택을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배달 플랫폼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영국의 디자인 기업, 일본의 숙박 애플리케이션 업체 등 주 4일 근무나 하루 6시간 미만 단축 근로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기업을 직접 탐방하고 인터뷰한 결과다. 생산성을 잃지 않으면서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단축근무의 새 가능성을 모색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계 패션계 ‘직원 모델’ 기용 왜?

    버버리는 최근 2021년 봄여름 프리컬렉션용 룩북(look book·패션 관련 제품 정보를 담은 책자) 제작을 앞두고 회사 내부에서 모델 신청자를 받았다. 체크, 아이코닉 스프라이트 등 버버리의 고전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컬렉션의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려한 쇼 뒤편에 가려져 있던 스태프들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것. 디자인 부서뿐 아니라 재정, 소매, 구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각 분야 근무자들이 두루 지원했다. 선택된 이들은 새로운 시즌 컬렉션을 입은 뒤에 실제 자신이 사는 집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전문 모델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성별과 연령, 체형이 다양한 직원들이 실제 거주지 앞에서 찍은 사진은 자연스러움과 개성이 묻어나 눈길을 끌었다.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는 “버버리의 고유한 개성만이 아니라 ‘버버리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인재들을 함께 선보여 더욱 자랑스러운 컬렉션”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패션쇼를 열지 못하게 되면서 이처럼 패션업체가 자사 직원들을 전면에 내세운 독특한 룩북과 디지털 쇼로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런웨이에서 1, 2초에 전문 모델들이 완벽하게 갖춰 입거나 걸친 신제품을 선보이던 이전 같은 방식을 쓰기 어려워지면서 디자이너나 브랜드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스토리텔링이 훨씬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패션 회사의 스태프들은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다양성과 개성을 더욱 진실되게 보여주는 통로로 주목받는 추세다.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이끄는 구찌도 최근 디자이너들이 직접 신제품을 입고 모델처럼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밀라노 디지털 패션위크’ 기간 구찌 홈페이지 및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 공개한 ‘에필로그 컬렉션’에서는 남녀 기성복 디자이너 및 핸드백 아동복 액세서리 디자이너 등 각 분야 디자이너들이 신제품을 장착하고 나온 모습을 공개했다. 책상에 포스트잇을 붙이듯 디자이너의 착장(着裝) 컷을 화면에 붙여 넣는 독특한 방식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시대를 타개하려는 디자이너들의 노력으로 전통적인 패션 공식이 또 한번 깨지는 셈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랑 선생 위상 맞게 한국 최고 문학상으로 거듭나길”

    “흔히 ‘북에는 소월, 남에는 영랑’이라고 할 정도로 김영랑 선생은 우리 시문학사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자랑입니다. 그에 걸맞은 위상을 가진 상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승옥 강진군수(64·사진)는 3일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강진군이 영랑시문학상을 오래 운영해 왔지만 선생이 한국 시문학사에 끼친 영향에 맞지 않게 지역 단위로 작게 운영되는 것이 늘 아쉬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가 영랑시문학상을 함께 운영하게 된 올해는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이자 영랑 서거 70주기인 뜻깊은 해다. 이 군수는 “김영랑 선생은 광복 후 4편의 시를 동아일보에 발표했고 동아일보가 주축이 돼 1976년 5월 강진군에 3·1운동 기념탑을 건립하기도 했다”며 “이런 여러 인연이 영랑시문학상의 공동 운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서정시를 대표하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으로 잘 알려진 김영랑 선생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휘문의숙 재학 시절인 3·1운동 때 고향에서 독립만세를 주도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 군수는 “일제강점기 선생이 보여준 항일의식, 저항시는 문학사뿐 아니라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영랑 선생의 위상에 맞는 한국 최고의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름다운 우리말 리듬으로 개성적인 詩세계 보여줘”

    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17회 영랑시문학상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 인근에서 예심 심사위원회를 열고 본심에 올릴 다섯 작품을 선정했다. 영랑시문학상은 섬세하고 서정적 언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그의 시 세계를 창조적으로 구현한 시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올해부터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올해 4월 위촉된 운영위원회(위원장 신달자 시인)는 운영요강과 심사위원 위촉 및 심사기준을 확정하고 예심과 본심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김병호, 김참 시인과 이경수 문학평론가로 구성된 예심 위원은 6월부터 등단 20년 이상 시인이 2018, 2019년에 출간한 시집을 대상(기 수상작 제외)으로 추천작 15개 작품을 선정했고 이날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곽재구 시인의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김소연 시인의 ‘i에게’ △박라연 시인의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신해욱 시인의 ‘무족영원’ △황재학 시인의 ‘검은 잎사귀의 노래’다.(이상 이름 가나다순) 곽재구 시인의 ‘푸른 용…’은 전남 순천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쓴 작품들이 수록됐다. 일상적 삶과 여행에서 발견된 장면들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시들이 수록됐다.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넓은 지평이 미덕”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소연 시인의 시집 ‘i에게’는 일상 속에 감춰진 내면세계를 자신만의 개성적 시선으로 표현해냈다. “평면적 해석에 저항하고 기존 감각을 거부하는 자기 완결적 언어에 기초한 시집” “새로운 미학적 쾌감”이란 평이 나왔다. 박라연 시인의 ‘헤어진 이름이…’는 개인의 고통과 상처에 대한 공동체적 위로를 제공하는 작품. “언어의 화려한 겉치레를 극복하고 사유의 문장으로 시적 대상의 본질을 첨예하게 이끌어낸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신해욱 시인의 ‘무족영원’은 간결하면서도 여백이 풍부한 언어로 독특한 감각을 열어온 시인의 도약을 보여주는 시집. “새로운 시적 갱신을 통해 이전 세계를 넘어서는 경이로운 시도”라는 평을 받았다. 황재학의 시집 ‘검은 잎사귀의 노래’는 단형의 시 속에 절제의 미학을 갖춘 단아한 시를 선보인다. “말이 흘러넘치는 시대에 절제를 통한 ‘보여주기’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았다. 예심 위원들은 “다섯 작품 모두 우리말의 리듬감과 아름다움을 빛낸 시문학파의 대표적 시인 김영랑의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개성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본심은 19일에 진행된다. 시상식은 10월 16일 전남 강진군 영랑 생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이 초능력자들, 평범한데 비범하다

    팔이 길게 늘어난다거나 도망치는 데 따라올 자가 없는 것, 정지시력이 탁월하고 미세한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 모든 날의 요일을 외우고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을 과연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초능력이라면 응당 영웅적인 성공이나 화려한 주목을 담보해야 할 것 같지만 이들이 가진 재능이란 건 정작 세상에 나갔을 때는 딱히 쓸데없는 것들뿐이다. 오히려 이런 초능력은 무능력에 가깝다. 또래와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항상 기가 죽고 소외돼 있던 이 평범한 초능력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가 ‘초인간클랜(초클)’이다.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견 작가 김중혁의 신작 장편 소설은 이른바 ‘초클’에 소속된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초능력자들이 벌이는 유쾌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서로의 초능력과 그로 인한 아픔을 나누며 모임을 이어가던 이들은 과잉개체를 도태시키려는 동물원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쳐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서로의 모자람을 채우고 보완해 주면서 지금껏 없던 새 힘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서로의 특별함을 알아보고 손을 내밀 때 비로소 특별한 빛을 발하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산뜻하고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올해 수영복, 과감해졌다

    예전처럼 여행지에서 마음껏 수영하긴 어려워진 계절.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라도 하라는 듯 올해 수영복은 과감한 컷아웃(cut out·어느 한쪽을 도려낸 듯한 스타일)부터 화려한 염색 기법까지 어느 때보다 재미있고 다채롭다. 휴가철 튀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핫한 수영복 트렌드는 단연 타이다이(tie-dye) 문양이다.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일명 홀치기염색 기법. 뉴트로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해 프라다, 디올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파리·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타이다이 패턴을 다양하게 선보였는데 한 시즌으로 끝나지 않고 수영복으로 여세가 이어지고 있다. 팔이 티셔츠처럼 긴 원피스 수영복의 등장과 원숄더 디자인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인의 래시가드 사랑을 글로벌 트렌드가 흡수하기라도 한 듯 긴 팔 원피스 수영복이 대세다. 캐주얼하면서도 보이시한 서퍼(surfer)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하의에 비치타월을 두르거나 팬츠를 매치하면 바로 레스토랑으로 향해도 무리가 없는 간편한 복장으로 변신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원피스든 비키니든 한쪽 어깨에만 끈이 있는 원숄더는 드레스나 독특한 블라우스를 입은 듯 우아한 포인트가 돼 준다. 수영복에서뿐만 아니라 패션계 전반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니 튀는 건 아닌지 걱정할 필요 없다. 러플이 달려 있거나 패턴이 화려한 원숄더 수영복은 물놀이 후 세련된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다. 인어공주가 된 양, 물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반짝이 수영복도 눈에 띄는 트렌드. 퍼플, 그린 같은 광택의 금속실로 짜여 빈티지한 느낌을 준다. 미국 트렌드 매거진 ‘더조리포트’는 “반짝이고 눈부신 금속사로 짜인 수영복은 올해 어딜 가도 보이는 최신 유행”이라며 “햇빛이 쨍한 날 더 즐거운 기분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과감한 컷아웃 수영복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음도 기억하자. 열심히 가꾼 몸매를 자랑도 할 겸 자신 있는 곳을 과감하게 노출할 수 있다. 과한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레그컷이 높게 잘린 하이컷을 검토해 보자. 해외에서는 엉덩이가 다 드러날 정도의 하이컷도 인기인데 다리가 길고 늘씬해 보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에미상 후보작, 넷플릭스가 싹쓸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작품들이 제72회 에미상 최다 후보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웠다.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TV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최종 후보작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을 포함해 16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작품상 후보에는 ‘오자크’와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 등 세 작품이 올라갔다. 드라마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더 크라운’의 올리비아 콜먼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왕좌의 게임’으로 에미상을 제패했던 HBO는 드라마 ‘왓치맨’ 등의 선전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107개 부문 후보작과 배우를 배출했다. 인종차별주의를 고발한 ‘왓치맨’은 2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단일 작품 가운데는 최다 후보가 됐다. 1921년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흑인 300여 명을 살해한 ‘털사 인종차별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물이다. 한편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는 BBC아메리카의 ‘킬링 이브’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8, 2019년에도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샌드라 오는 ‘킬링 이브’에서 사이코패스 여자 킬러를 쫓는 영국 정보부 MI5의 첩보원 이브로 출연하고 있다. 시상식은 9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리며, ABC 방송사가 생중계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넷플릭스 돌풍…美 TV 제치고 에미상 최다 후보 신기록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작품들이 제72회 에미상 최다 후보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웠다.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TV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종 후보작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을 포함해 16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작품상 후보에는 ‘오자크’와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 등 세 작품이 올라갔다. 드라마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더 크라운’의 올리비아 콜먼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왕좌의 게임’으로 에미상을 제패했던 HBO는 드라마 ‘왓치맨’ 등의 선전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107개 후보작과 배우를 배출했다. 인종차별주의를 고발한 ‘왓치맨’은 2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단일 작품 가운데는 최다 후보가 됐다. 1921년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흑인 300여 명을 살해한 ‘털사 인종차별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물이다. 한편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는 BBC아메리카의 ‘킬링 이브’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8, 2019년에도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샌드라 오는 ‘킬링 이브’에서 사이코패스 여자 킬러를 쫓는 영국 정보부 M15의 첩보원 이브로 출연하고 있다. 시상식은 9월 2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리며, ABC 방송사가 생중계한다.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9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여성 작가 8人 ‘불안’을 말하다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부터 최근의 n번방 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여성들에게 ‘불안’이란 감정은 삶을 설명하는 주요한 감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강화길, 손보미, 임솔아, 천희란 등 젊은 여성 소설가 8인이 동시대 여성들의 불안에 천착한 ‘고딕·스릴러’ 테마소설집을 펴냈다. 강화길의 ‘산책’은 죽음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화자로 삼아서 삼대에 걸친 여성 가족사를 풀어간다. 최진영의 ‘피스’는 언니의 자살 시도를 목격한 동생의 이야기. 손보미의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는 1930년대에 지어진 고택에 가정교사로 들어간 여성이 겪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를 그렸고 임솔아의 ‘단영’은 비구니가 주지로 있는 사찰에서 일어나는 음산한 일들을 긴장감 있게 전개한다. 작가들 각자의 개성으로 여성들이 겪는 불안을 으스스하고 그로테스크하게 형상화해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20년 젊은 건축가상’ 5명 수상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로 비유에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우승진 박지현 조성학), 지요건축사사무소(김세진), 온건축사사무소(정웅식)가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비유에스아키텍츠건축은 일상의 이야기를 건축으로 만드는 과정을 신선하고 새롭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요건축은 공공건축이 가진 여러 제약을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온건축은 건축표면을 활용해 자신만의 건축을 구현한 점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0월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2020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진행된다. ‘2020 젊은 건축가상’은 문체부가 주최하고 새건축사협의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공동 주관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복고 틴트 선글라스, 촌스러움이 반갑다

    《선글라스는 작은 액세서리지만 전체 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요즘처럼 자외선 차단이 필수가 된 불볕더위에는 스타일도 살리고 눈 건강도 지키는 선글라스가 필수 아이템. 사시사철 어떤 옷에나 어울리는 클래식한 스타일도 좋지만 올여름에는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하니 짙은 블랙 선글라스는 답답한 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패리스 힐턴까지 199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쓰던 틴트 선글라스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 촌스러운 걸 어떻게’란 생각은 금물. 제니퍼 로페즈, 블랙핑크 제니 같은 스타들이 즐겨 착용한 모습이 수시로 노출되는 등 가장 핫하다. 90년대 런웨이의 ‘단골템(단골 아이템)’이자 팝스타들이 자주 쓰던 복고 스타일인 틴트 선글라스는 연하게 색을 입힌 투명한 렌즈 덕분에 눈매가 모두 보이는 게 특징. 그 덕분에 마스크와 함께 써도 덜 답답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다. 투명한 렌즈에 여러 가지 색을 입힌 틴트 스타일은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매트릭스나 스키 고글을 연상시키는 형태부터, 눈만 간신히 가릴 것 같은 반달형이나 기하학적 문양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프레임과 더 다양해진 컬러감을 더해 업그레이드됐다. 최근 유재석(유두래곤) 이효리(린다G) 비(비룡)가 결성한 혼성그룹 ‘싹쓰리(SSAK3)’는 90년대 TV 브라운관에서 튀어나온 듯한 복고 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즐겨 쓰는 아이템도 다채로운 컬러의 틴트 선글라스다. 이들 3명은 화보나 뮤직비디오에서 한 번씩은 각자 다른 스타일의 틴트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줬다. 비가 착용한 블루와 레드 그러데이션의 고글 선글라스는 디자이너 본봄의 제품이고, 투명한 뿔테에 블루 컬러가 더해진 유재석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는 셀린 제품으로 알려졌다. 신진 디자이너서부터 명품 패션 브랜드까지 레트로 느낌을 주면서 미래적인 장치를 융합한 선글라스는 보는 재미가 크다. 버버리는 이니셜 ‘B’에서 영감을 받은 굵직한 프레임에 블루 핑크 옐로 등을 넣은 묵직하면서도 과감한 틴트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프라다는 기하학적으로 절개한 다각형 프레임을,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보잉 형태로 연결된 얇은 금속 브리지에 복고 느낌의 굵은 원형 테를 매치했다. 프레임은 시각적 충격을 주도록 튀는 스타일로 만들고 그 대신 렌즈 색은 옅고 다채롭게 넣은 것이 핵심. 색상 선택도 다양하다. 옐로 그린 핑크 같은 팝컬러로 여름철 발랄하고 가벼운 옷차림에 생기를 더해줄 수 있다. 가장 안정적인 색은 브라운 계열이지만 옐로도 일상생활에서 큰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다. 패션전문지 코스모폴리탄은 “런웨이서부터 스트리트 패션에 이르기까지 가장 무난하고 세련되게 소화할 수 있는 색을 찾는다면 노란색을 추천한다”고 했다. 1970년대 느낌을 주는 베이비 핑크, 밀레니얼 핑크도 올 들어 인기를 끄는 트렌드다. 미국색채연구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인 클래식 블루 계열은 틴트 선글라스임에도 마냥 캐주얼한 느낌보다는 우아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촌스럽다고? 뉴트로 타고 다시 왔다…올 여름 필수템 ‘틴트 선글라스’

    선글라스는 작은 액세서리지만 전체 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요즘처럼 자외선 차단이 필수가 된 불볕더위에는 스타일도 살리고 눈 건강도 지키는 선글라스가 필수 아이템. 사시사철 어떤 옷에나 어울리는 클래식한 스타일도 좋지만 올여름에는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하니 짙은 블랙 선글라스는 답답한 감이 있다. 그래선지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페리스 힐튼까지 199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쓰던 틴트 선글라스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 촌스러운 걸 어떻게’란 생각은 금물. 제니퍼 로페즈, 블랙핑크 제니 같은 스타들이 즐겨 착용한 모습이 수시로 노출되는 등 가장 핫하다. 90년대 런웨이의 ‘단골템(단골 아이템)’이자 팝스타들이 자주 쓰던 복고 스타일인 틴트 선글라스는 연하게 색을 입힌 투명한 렌즈 덕분에 눈매가 모두 보이는 게 특징. 덕분에 마스크와 함께 써도 덜 답답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다. 투명한 렌즈에 여러 가지 색을 입힌 틴트 스타일은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매트릭스나 스키 고글을 연상시키는 형태부터, 눈만 간신히 가릴 것 같은 반달형이나 기하학적 문양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프레임과 더 다양해진 컬러감을 더해 업그레이드 됐다. 최근 유재석(유두래곤) 이효리(린다G) 비(비룡)이 결성한 혼성그룹 ‘싹쓰리(SSAK3)’는 90년대 TV 브라운관에서 튀어나온 듯한 복고 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즐겨 쓰는 아이템도 다채로운 컬러의 틴트 선글라스다. 이들 3명은 화보나 뮤직비디오에서 한 번씩은 각자 다른 스타일의 틴트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줬다. 비가 착용한 블루와 레드 그라데이션의 고글 선글라스는 디자이너 본봄의 제품이고, 투명한 뿔테에 블루 컬러가 더해진 유재석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는 셀린 제품으로 알려졌다. 신진 디자이너서부터 명품 패션 브랜드까지 레트로 느낌을 주면서 미래적인 장치를 융합한 선글라스는 보는 재미가 크다. 버버리는 이니셜 ‘B’에서 영감을 받은 굵직한 프레임에 블루 핑크 옐로 등을 넣은 묵직하면서도 과감한 틴트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프라다는 기하학적으로 절개한 다각형 프레임을,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보잉 형태로 연결된 얇은 금속 브릿지에 복고 느낌의 굵은 원형 테를 매치했다. 프레임은 시각적 충격을 주도록 튀는 스타일로 만들고 대신 렌즈 색은 옅고 다채롭게 넣은 것이 핵심. 색상 선택도 다양하다. 옐로 그린 핑크 같은 팝컬러로 여름철 발랄하고 가벼운 옷차림에 생기를 더 해줄 수 있다. 가장 안정적인 색은 브라운 계열이지만 옐로도 일상생활에서 큰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다. 패션전문지 코스모폴리탄은 “런웨이서부터 스트리트 패션에 이르기까지 가장 무난하고 세련되게 소화할 수 있는 색을 찾는다면 노란색을 추천한다”고 했다. 1970년대 느낌을 주는 베이비 핑크, 밀레니얼 핑크도 올 들어 인기를 끄는 트렌드다. 미국색채연구소 펜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인 클래식 블루 계열은 틴트 선글라스임에도 마냥 캐주얼한 느낌보다는 우아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3
    • 좋아요
    • 코멘트
  • “사회모순과 갈등 치유해가는 문화적 해법 돋보였다”

    올해 10회를 맞는 박경리문학상의 최종 후보자 5명이 22일 발표됐다. 벤 오크리(61·나이지리아), 서정인(84), 윤흥길(78), 조너선 프랜즌(61·미국), 황석영(77) 작가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국내외 작가들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한국 최초의 세계 문학상이다. 올해 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사진)와 함께 권기대 번역가, 김승옥 고려대 명예교수, 이세기 소설가, 유석호 연세대 명예교수, 장경렬 서울대 명예교수(가나다순)로 꾸려졌다. 22일 서울 안국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체험과 사회, 정치, 역사 등의 이데올로기적 큰 틀을 성공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라며 “사회 모순과 갈등을 작품 속에서 노출하고 나름의 관점에서 문화적 해결을 향해 나아가려고 한 작가들이 최종 후보자에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 작가 세 사람이 포함됐다. 박경리문학상은 1회 수상자인 최인훈 작가 이후로는 계속 외국 작가들이 수상해 왔다.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의 큰 역사적 변화를 겪으며 항일, 독립,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에서 현실 이해와 극복의 열쇠를 찾으려 했던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오크리는 영국 부커상 수상작인 ‘굶주린 길’(1991년)을 포함해 ‘매혹의 노래’(1993년), ‘무한한 풍요’(1998년), ‘마법의 시대’(2014년) 등을 쓴 나이지리아 작가다. 아프리카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 중 하나로 왕성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표작 ‘굶주린 길’은 식민 자본주의의 세계와 미개발 상태 원시림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세계가 동시에 나타나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정인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이나 혼탁한 시대상을 직접 내세우기보다는 날카로운 작가 의식을 통해 우리 사회 여러 모습을 해학과 아이러니의 어조로 그려냈다. 대표작 ‘달궁, 박달막 이야기’(2017년) 등이 있다. “상징, 실존적 시각, 서술의 기교를 통해 역사로부터 탈퇴, 초월하려는 작품을 썼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평가다. 윤흥길은 대표작 ‘장마’(1973년), ‘문신’(2018년) 등에서 6·25전쟁의 비극과 이념 대립, 산업화 과정을 통해 왜곡된 역사 현실과 삶의 부조리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그려냈다. 김 위원장은 “근대화 이전 전통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대로 노출하면서도 그 밑바닥의 감정적, 근본적 유대를 통한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프랜즌은 ‘인생수정’(2001년), ‘자유’(2010년) 등에서 희극적인 동시에 비극적인 미국 중산계층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 전체를 조망해 나간다. 현재 미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손꼽힌다. 환경, 정직의 가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황석영은 ‘객지’(1971년), ‘삼포 가는 길’(1973년) 등 한국 현대사의 고난과 노동계급의 삶을 끈질기게 형상화해 왔다. 최근작 ‘철도원 삼대’(2020년)도 일제하 근대화와 함께 독립운동, 사회주의 운동의 주된 흐름을 그려냈다. 김 위원장은 “그의 소설에 들어 있는 전체성의 원리는 대체로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약속하는 사상과 운동”이라고 말했다. 수상자는 9월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10월 24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동아일보는 최종 후보자 5명의 작품세계를 차례로 지면에 소개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그런 생활’ 김봉곤 젊은작가상 반납

    ‘사적 대화의 무단 전재’에 이어 ‘강제 아우팅(성정체성 공개)’ 논란을 부른 소설가 김봉곤 씨(35·사진)가 문제가 된 소설로 받은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김 씨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유한 삶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반성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자신의 지인과 사적으로 나눈 성적 대화를 무단 인용한 것이 밝혀진 단편 ‘그런 생활’로 김 씨는 올 초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앞서 19일 그의 단편집 ‘여름, 스피드’와 ‘시절과 기분’의 출판사인 문학동네, 창비는 이 책들을 판매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단 인용 논란은 10일 ‘그런 생활’에 C누나로 묘사된 출판계 종사자 C 씨가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를 김 씨가 허락도 없이 전재했다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김 씨가 사과했지만 “동의한 줄 알았다”고 해명한 것이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또 이 작품을 수록한 단행본을 각각 펴낸 문학동네, 창비 측이 문제가 된 내용을 수정만 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일부 독자와 작가들의 공분을 샀다. 두 출판사에 대한 책 구매와 원고 청탁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생겼다. 또 ‘여름, 스피드’의 ‘영우’라는 등장인물이 자신이며 소설 때문에 강제 아우팅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작가와 출판사의 명확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결국 문학동네와 창비가 해당 작품집 판매 중단과 후속 대책 마련을 밝힌 데 이어 작가도 수상을 반납하게 된 것이다. 2016년 등단한 김 씨는 한국 문학에서는 보기 드문 성소수자로서의 일상과 동성애 문제를 1인칭 시점의 자전적 소설로 발표하며 화제와 비평의 중심에 있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오래된 책 냄새를 좋아하세요?

    ‘무슨 물건이든 책갈피로 쓴다’ ‘오래된 책 냄새를 좋아한다’ ‘문장부호에 집착한다’ ‘국민 소설이 될 작품을 구상 중이다’ ‘도서관의 단골 연체료 미납자다’ ‘항상 노트를 가지고 다닌다’ ‘아이들의 책을 훔쳐 읽기도 한다’ ‘가끔 허구와 현실을 혼동한다’…. 만약 이런 특징을 몇 가지 갖고 있다면 당신도 이 책이 진단하는 ‘책덕후(책+오타쿠)’다. 이 책은 미국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에 만화를 연재하는 저자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그린 카툰 에세이집이다. 맥주도, 복권도 아니라 다름 아닌 책에 중독된 사람들, 도서관과 동네서점, 헌책방 곳곳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쓰레기통에서까지 책을 주워오는 책덕후들 이야기. 책덕후들은 책장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을 즐긴다. 파티에 초대 받으면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 그 집 서재를 둘러본다. ‘멋 부렸지만 얄팍한 사람’ ‘고등학교 수준에 머문 사람’ ‘정리벽이 있는 사람’ ‘진정한 독서가!’ 등등. 책장만 봐도 상대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다. 만약 이런 평가를 받기 싫다면 아무도 모르는 비밀 책장을 설치하거나, ‘프루스트가 더 있어야겠네요’ 식으로 조언해주는 책장 컨설팅을 받거나, 책덕후는 파티에 절대 초대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면 책덕후들의 책장이야말로 어떤지 한번 보자고? 저자는 말한다. “한 가지만 부탁할게. 책장만 보고 날 판단하진 말아줘.” 버스 안에서도, 요가를 하면서도 책을 읽고 실현 불가능한 독서 목표를 늘 세우며, 대단한 글을 쓰고 말겠다는 야망을 포기하지 않는 책덕후들. 이들은 글이 긴 두꺼운 책도, 글이 짧고 얇은 책도 좋아하고, 글이 없는 그림책도 좋아한다. 책은 새로운 세상의 관문이자 새로운 지식에 이르는 발판일 뿐 아니라 문을 괼 때 쓰는 받침대나 파리채의 유용한 대용품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빙고’(하루키 작품의 특징으로 구성된 빙고게임), ‘강박증 환자를 위한 책 정리법’ 등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키득거리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귀여운 그림체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이어진다. 작가의 본업이 치과의사라는 점도 흥미롭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우정과 사랑 사이 흔들리는 마음들

    삶의 한때를 나눈 어떤 우정은 연인보다 각별하다. 서른 중반, 안정적인 직장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프랑스로 유학 온 ‘나’와 남자들이 득실대는 파리 주재원 세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싱글이던 ‘언니’는 금방 친구가 된다. 하지만 취향도, 성향도, 취미도 비슷한 그들의 우정은 내가 프랑스인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조금씩 균열이 간다. 공부를 중단하고 낯선 땅에서 전업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막막함에 휩싸이기 시작한 나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은 모든 면에서 빛나 보이기만 하는 언니를 밀어내고 결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말까지 내뱉게 한다.(‘시간의 궤적’) 우아한 문장과 섬세한 플롯으로 주목받는 백수린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우정과 사랑, 연대, 미움, 질투…. 수많은 관계 속에서 끝없이 움직이고 요동치는 사람의 마음을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언어로 더없이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넌 캡틴 아메리카의 진짜방패 받을 자격 충분”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가 6세 소년에게 영화에서 사용한 진짜 방패를 선물로 보냈다. 16일(현지 시간) 할리우드리포터를 비롯한 미국 연예매체에 따르면 에번스는 맹견에게서 동생을 구한 와이오밍주의 꼬마 브리저 워커에게 이 특별한 선물과 함께 격려의 영상편지를 보냈다. 워커는 9일 이웃집 셰퍼드 혼종견이 달려들자 맨몸으로 여동생을 껴안아 보호하면서 안전한 곳으로 도망쳤다. 이 과정에서 머리와 왼쪽 얼굴을 물려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워커의 사연은 그의 이모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모는 워커가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팬이라고 밝혔다. 에번스는 워커 앞으로 보낸 영상편지에서 “너는 용감한 영웅이고 캡틴 아메리카의 진짜 방패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지금 모습 그대로 자라 달라. 우리는 너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번스뿐만 아니라 ‘어벤져스’에서 ‘헐크’ 역을 맡은 마크 러펄로,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 영화 ‘엑스맨’의 ‘울버린’ 휴 잭맨 같은 다른 스타도 워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줌마템서 대세템으로… 선캡의 부활

    강변에서 파워워킹하는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선캡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줌마템(아줌마 아이템)’의 상징처럼 보이던 선캡의 위상이 소재와 디자인의 다변화 속에 ‘국민 모자’로 떠오르는 것.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꼽히는 여름 아이템은 라피아 소재의 선캡이다. 라피아 선캡 열풍의 원조는 ‘품절 대란’까지 부른 호주의 모자 전문 브랜드 헬렌카민스키. 놀이터 갈 때도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젊은 유모차 부대에서부터 패션에 관심 많은 2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여성의 ‘대세템’이 됐다. 개당 가격이 20만∼30만 원을 호가하지만 본격적인 여름을 맞으면 인기 선캡 라인은 품절될 만큼 불티나게 팔린다. 몇 년째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누려왔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원 마일 웨어’(근거리에 편하게 입고 나갈 수 있는 패션)가 뜨면서 더 핫해졌다. 페도라, 벙거지 스타일 등 종류가 많지만 올해 가장 인기 있는 라인은 역시 선캡 제품이다. 특히 선캡은 ‘강남 맘 라이딩 룩’ ‘강남 교복’으로 불린 몽클레어처럼 ‘강남 맘 등·하원 모자’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에 사는 워킹맘 정모 씨(39)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올해는 전부 이것만 쓴다”며 “인기 있는 색상은 구하기도 힘들어서 직구(해외 직접 구매)하는 등 난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류도 아닌 특정 브랜드 모자의 돌풍은 이례적인 현상. 모자치고는 비싸지만 명품 의류에 비해서는 접근성이 좋고, 선캡의 띠에 브랜드명이 쓰여 있어 과시형 로고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헬렌카민스키 선캡이 큰 인기를 끌자 다른 의류 브랜드에서도 이와 흡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패셔니스타인 배우 공효진도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에서 라피아 소재로 된 한 의류 브랜드의 선캡을 쓰고 나왔다. 선캡 형태는 쓰는 순간 ‘줌마’ 인증이라는 편견이 무색하게 버버리 체크 남방과 청바지에 선캡을 매치해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도 선캡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인 샤넬은 미니 선캡이 장착된 유니크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개되면서부터 화제를 모은 이 제품은 11월경 실제로 구매할 수 있다. 골프나 테니스같이 특정한 운동 말고는 활용이 제한적이던 스포츠 선캡도 요즘은 산행, 산책 같은 레저 활동에서 광범위하게 애용되고 있다. 패션계의 복고 열풍을 타고 운동할 때 레깅스에 두꺼운 스포츠 양말을 신거나 1990년대 스타일의 크로스백을 메는 것과 함께 선캡도 필수 아이템이 된 것이다. 티셔츠에 레깅스, 스니커즈와 함께 다양한 컬러의 선캡을 매치해 간편하게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0-07-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