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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초고액 자산가 전담 조직인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의 특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의 국내외 종합 자산관리는 물론이고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과 가업승계에 필요한 상속·증여 등 자산승계 솔루션, 부동산 매매·개발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투증권의 GWM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도이치뱅크와 UBS 등에서 근무하며 독자적인 자산관리 노하우를 쌓은 유성원 GWM전략담당(상무)이 총괄을 맡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한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이 주택, 상업용 부동산을 종합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세무, 글로벌 자산배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입체적인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2020년 9월 신설된 GWM은 자산관리를 국내에 한정 짓지 않고 전 세계로 확대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초고액 자산가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큰 데다 본인이나 자녀가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가 세계 시장을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도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며, 세무 컨설팅 역시 해외 세금까지 다룬다. 또 다른 차별점은 한투증권의 강점인 IB와의 시너지다. IB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 오너의 주요 수요인 IPO와 M&A 등을 지원하고 기업 IPO 준비 단계부터 성장과 승계까지 생애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또 IB와 함께 투자협력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 참여를 통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인수, M&A, 인수금융 등 글로벌 기관 특화 상품에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 GWM은 지난해 3월부터 상업용 부동산 거래 수요가 높은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업무도 시작했다. 김규정 소장을 비롯한 시장분석 및 자문 전문가가 직접 나서 매매 거래 자문, 임대차 투자 자문, 매매구조 자문 등 맞춤 부동산 솔루션을 제시한다. GWM은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코리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 부동산 중개 플랫폼 ‘디스코’ 등과 연이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GWM은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금융상품 투자와 자산승계 자문 외에도 여가 활동이나 품격 유지에 대한 고액 자산가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률(법무법인 바른·법무법인 원), 하이엔드 마케팅(불가리코리아·롤스로이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하나투어·케이닥·가나아트), 경영단체(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강소기업협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관들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유성원 GWM전략담당은 “각 분야 전문가가 종합 솔루션을 지원하고 계열사를 통한 기관급 특화 상품과 제휴 파트너를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 상품과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글로벌 IB급의 패밀리오피스, 자산승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하나금융투자가 다음 달 1일부터 사명을 하나증권(사진)으로 바꾼다. 2015년 9월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사명을 변경한 뒤 약 7년 만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하나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2000년 대한투자신탁증권으로 시작해 대한투자증권을 거쳐 2005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뒤 2007년부터 하나대투증권을 사명으로 썼다. 이번 사명 변경에는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하나금융그룹의 새 비전에 발맞춰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하나증권이라는 좀 더 쉽고 편한 이미지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새로운 투자와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부가 이르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처음 내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시기도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다음 달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사상 처음 밟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6월 또는 7, 8월에 6%대의 물가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게 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다음 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빅 스텝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또 한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것도 한은의 빅 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은이 빅 스텝을 밟아 기준금리가 2.25%로 오르더라도 연준이 추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2.50%로 높아져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국내 유가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131.16원으로 집계됐다.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7월 전기요금을 올릴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며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기로 했다.4인가구 月식비 100만원 훌쩍… 전기료도 오늘 인상안 발표 농산물-가공식품 값 오른데다 외식 수요까지 늘어 1년새 9.7% ↑정부, 뛰는 물가 잡을 대책없어 고민… 전문가, 전기요금 인상 방침 관련“다른 물가에 파급효과… 신중해야”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올 1분기(1∼3월) 4인 가족의 월평균 식비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 농산물 가격이 높아진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밝힌 가운데 사실상 물가를 잡을 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26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 1분기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00만 원을 넘어섰다. 1년 전(97만2286원)과 비교하면 9.7%(9만4616원) 증가했다. 식비는 식료품 구입비와 식당 등에서 쓰는 외식비를 합한 것이다. 항목별로는 외식비(48만6129원)가 1년 새 17.0%(7만667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지출한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도 4.3%(2만3948원) 증가했다. 식비가 급증한 것은 봄철 가뭄으로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오른 가운데 소비 증가로 외식 수요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열무 도매가격은 24일 1만3280원으로 1년 전(8384원)보다 58.4%(4896원) 올랐다. 정부는 고물가에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아 고심 중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6일 “국제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 전 세계에서 돈이 굉장히 많이 풀려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고 우리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올릴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전기료 인상 방침을 밝히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지난 5년 동안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전단가가 싼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올리니까 지금과 같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면 발전단가가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최근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출했고,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의해 최종 인상 폭을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기요금이 오르면 다른 물가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며 “고물가가 임금 인상,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공공요금 인상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달 들어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동시에 충격을 받았지만 국내 증시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주가지수 40개 가운데 한국의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의 하락률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코스닥지수는 24일 750.30으로 마감해 이달 들어 16.01% 급락했고 코스피는 11.89% 내렸다. 이어 스웨덴(―11.73%), 브라질(―11.39%), 오스트리아(―10.78%)의 하락률이 컸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60.7% 급등해 이달 중순 기준금리를 52%로 인상한 아르헨티나(―10.49%)보다 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반면 일본 증시는 2.89% 하락에 그쳤고 중국(5.13%), 홍콩(1.43%) 등 중화권 증시는 이달 들어 오히려 상승했다. 국내 증시와 비슷하게 반도체 종목 비중이 큰 대만(―8.95%)도 한국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을 최장 20년 동안 갚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줄어든 개인 채무자는 9월 말까지 가계대출 원금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 조치가 9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당국은 하반기(7∼12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밀린 대출 원리금을 수월하게 갚을 수 있도록 ‘소상공인 새출발기금’ 대상자의 채무 상환 기간을 최장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새출발기금은 지난달 발표된 2차 추가경정예산 사업에 포함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다. 앞서 금융위는 2차 추경안에 포함한 ‘금융 부문 민생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30조 원 규모의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10월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추심 중단과 원리금 감면, 상환 일정 조정 등의 지원 내용이 담겼다. 차주에 따라 20년에 이르는 장기간 대출 분할 상환도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또 최대 3000만 원 한도로 연 1%대 초저금리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2020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폐업한 75만 개 업체 중 재창업자를 대상으로 연 2% 안팎의 저리로 5000만 원을 빌려주는 ‘재도전 대출’ 신설도 추진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금융회사 프리워크아웃 특례’ 적용 시기를 9월 말까지 3개월 추가 연장했다. 2020년 4월 시행 이후 앞서 세 차례 연장된 데 이어 네 번째 연장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득이 감소해 대출을 연체하거나 연체 우려가 있는 개인 채무자는 9월 말까지 신용대출 등에 대해 원금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대출은 제외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개인연체채권 매입 펀드 신청 기간도 12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됐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77%를 넘어 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금리가 빠르게 뛰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취약 차주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 3개월 새 11.7%포인트 뛰었다. 최근 금리 상승에도 변동금리 비중이 늘어난 것은 현재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약 1%포인트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이 다음 달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대출 금리는 더 뛸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현재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 원)를 감안하면 앞으로 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연간 6조7478억 원 불어난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과 고령층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20대 신용대출은 3월 말 6조8894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574억 원 늘었다. 60세 이상은 28조3945억 원으로 1532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청년층과 고령층 일부의 생계형 대출이 제2금융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달 들어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동시에 충격을 받았지만 국내 증시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주가지수 40개 가운데 한국의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의 하락률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코스닥지수는 24일 750.30으로 마감해 이달 들어 16.01% 급락했고 코스피는 11.89% 내렸다. 이어 스웨덴(―11.73%), 브라질(―11.39%), 오스트리아(―10.78%)의 하락률이 컸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60.7% 급등해 이달 중순 기준금리를 52%로 인상한 아르헨티나(―10.49%)보다 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반면 일본 증시는 2.89% 하락에 그쳤고 중국(5.13%), 홍콩(1.43%) 등 중화권 증시는 이달 들어 오히려 상승했다. 국내 증시와 비슷하게 반도체 종목 비중이 큰 대만(―8.95%)도 한국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고환율이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와 해외 자본 이탈을 부채질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의 복합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01.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을 넘어선 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단 사흘을 빼고 줄곧 올라 65원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하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에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 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고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원화는 재정·무역수지 적자와 가계부채 등 종합적 리스크가 반영돼 유독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코스피는 1.22% 하락한 2,314.24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4.36% 급락한 714.3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5조7000억 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고환율이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와 해외 자본 이탈을 부채질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의 복합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01.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을 넘어선 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단 사흘을 빼고 줄곧 올라 65원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하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에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 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고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원화는 재정·무역수지 적자와 가계부채 등 종합적 리스크가 반영돼 유독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코스피는 1.22% 하락한 2,314.24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4.36% 급락한 714.3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5조7000억 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원달러 환율 13년만에 1300원 돌파원화값 ―4.86%때 유로화 ―1.05%…수출의존 韓, 글로벌 침체에 더 취약 외환위기-엔저쇼크-금융위기 이어환율 1300원 넘은 4번째 사례경제 위기 때마다 찾아오던 ‘환율 1300원 시대’가 13년 만에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긴축 행보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쳐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는 세계적인 추세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조만간 135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이고 이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경기 하강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00원 뚫은 환율…위기 수준 진입23일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개장 이후 약 10분 만에 1300원을 뚫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 안정 노력을 하겠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결국 1301.8원에 마감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위로 올랐던 적은 세 차례뿐이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2000원 가까이 치솟았고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엔저 여파가 컸던 2001∼2002년 1300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1300원을 넘었다가 13년 만에 1300원 시대를 연 것이다. 그만큼 환율이 경제 위기 상황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 하락세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 이달 들어 22일 현재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4.86% 떨어져 유로화(―1.05%), 위안화(―0.44%)보다 하락 폭이 크다.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며 급락 중인 엔화(―5.58%)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원화 디스카운트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로 수출 지표가 꺾이고 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효과보다는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이 더 크다”고 했다.○ 고환율이 복합위기 더 키운다 환율 13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으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복합위기를 더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 상승세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인플레이션을 더 높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의 물가 전가율은 0.06으로,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뛴다. 수입물가에 영향을 받는 생산자물가도 5개월째 상승세다. 이날 발표된 5월 생산자물가지수(119.24)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은 증가하는데 수출 증가세는 둔화돼 3개월째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금리도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데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도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은 한 번 오르면 오버슈팅하는 경향이 있어 조만간 1350원 위로 올라설 수 있다”며 “고환율이 고물가로 전이돼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오기 전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고환율이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와 해외 자본 이탈을 부채질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의 복합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01.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이 달러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단 사흘을 빼고 줄곧 올라 65원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하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에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 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 연착륙을 전망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고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원화는 재정·무역수지 적자와 가계부채 등 종합적 리스크가 반영돼 유독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코스피는 1.22% 하락한 2,314.24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1월 2일( 2,300.16)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4.36% 급락한 714.4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5조5000억 원 넘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민간 부채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자영업자 대출이 올해 1분기(1∼3월)에만 50조 원 넘게 늘어 10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뛰는 가운데 대출 만기 연장 등 정부의 금융 지원 조치가 9월 말 종료되면 내년부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부실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 자영업자 대출, 코로나19 이후 40% 급증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960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909조2000억 원)에 비해 51조5000억 원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 원)과 비교하면 40.3% 급증했다. 이는 개인사업자대출과 자영업자가 보유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모두 더한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됐던 올 1분기엔 매출 회복이 더딘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영업자금 대출 수요가 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2020년 이후 매 분기 10%가 넘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132조5000억 원의 대출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부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며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정부가 자영업자 손실에 대해 재정보다 금융 지원을 해온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내년 채무 상환 위험 본격화”1000조 원에 육박한 자영업자 대출이 민간 부채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은도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위험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책이 9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데다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도 내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복합 충격’ 시나리오에서 자영업 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올해 38.5%에서 내년 46.0%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복합 충격은 금융 지원 조치가 추가 연장 없이 종료되고, 손실보전금을 추가 지급하지 않으며, 매년 대출 금리가 0.5%포인트씩 오르는 것을 가정했다. 특히 하위 30% 저소득 자영업 가구의 DSR는 올해 34.5%에서 내년 48.1%로 13.6%포인트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8%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한은의 가정보다 시중금리가 더 큰 폭으로 뛰고 있어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영세 자영업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다중 채무자 등 취약차주가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은 3월 말 현재 88조8000억 원으로 2019년 말(68조 원)보다 30.6% 증가했다. 한은은 “취약차주 비중이 높고 담보·보증 대출 비중이 낮은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 대출부터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 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자영업자에 대해선 채무 재조정, 폐업 지원 등의 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시장과 연계된 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67.0%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과 주가 상승률의 상관관계도 코로나19 이후 6배로 뛰었다. 한은은 “향후 자산시장 변화가 대출 부실을 유발하면서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내 증시가 또다시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우며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하루 새 시가총액은 64조 원 이상 증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한국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에 먹구름이 낀 데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 등의 복합위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금융불안지수도 ‘주의’ 단계에 진입해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한국 증시 유독 힘 못써2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4%(66.12포인트) 급락한 2,342.81에 마감해 이틀 만에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3207억 원)과 기관(―794억 원)의 ‘쌍끌이 매도’가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5조 원 넘는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4.03% 급락한 746.96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 하락 종목은 1364개로 1996년 시장 개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은 64조4805억 원 급감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2.8%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4.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5%), 홍콩 H지수(―1.1%), 대만 자취안지수(―8.7%) 등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은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지표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팀장은 “한국 증시는 외국인 수급 영향이 큰데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7원 오른 1297.3원에 마감해 사흘째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융불안지수 ‘주의’ 진입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5월 현재 13.0까지 올랐다. 이 지수는 금융 안정에 영향을 주는 20개 실물·금융지표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으로 8 이상이면 ‘주의’, 22 이상이면 ‘위기’로 분류된다. FS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4월(24.5) 위기 단계를 넘어섰다가 지난해 6월 0까지 내려온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올 3월(8.9)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수치를 다시 높이고 있다. 한은은 또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상자산의 리스크(위험)가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기관들의 가상자산 투자가 늘어난 데다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이 달러 자산을 보유하면서 가상자산과 금융시장의 연계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장의 외국인 자본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취약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물가 전망치를 대폭 높인 지 한 달도 안 돼 또 올려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 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금통위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지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고물가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올 하반기(7∼12월)에는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민간소비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물가가 4.7%를 웃돌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다. 이 총재도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6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5.4%)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는 데다 한은이 한 달 만에 물가 전망치를 높인 만큼 빅스텝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며 “경기와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글로벌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고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국내 물가와 성장의 상충 관계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 이상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한은은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내놓고 이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물가 전망치를 대폭 높인 지 한 달도 안돼 또 올려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 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26일 금통위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지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고물가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는 본 것이다. 올 하반기(7~12월)에는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민간소비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물가가 4.7%를 웃돌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다. 이 총재도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는 데다 한은이 한 달 만에 물가 전망치를 높인 만큼 빅스텝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며 “경기와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글로벌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고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국내 물가와 성장의 상충 관계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 이상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한은은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내놓고 이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발 고강도 긴축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또다시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코스피는 1년 7개월 만에 2,400 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49.90포인트) 급락한 2,391.0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400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4일(2,357.32) 이후 19개월 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하루 새 36조66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이날 외국인이 662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29억 원, 4448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4조4000억 원가량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3.60% 급락한 769.92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92.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1295.3원까지 올랐다가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려면 내년 상반기(1∼6월)는 돼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 약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4조원 ‘셀 코리아’… 코스피 외국인 지분 13년만에 최저 美 ‘자이언트 스텝’에 外人자금 유출日 ―0.74%, 中 ―0.04%보다 韓 충격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계속되면서 코스피가 2,400 선으로 주저앉은 지 4거래일 만에 2,300대로 추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도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년 만에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달 ‘4조 셀 코리아’…“자본 유출 전조 현상”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6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6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셀 코리아’에 나서며 4조3753억 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여파로 이달 코스피는 이틀을 빼고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2,500 선이 무너진 데 이어 20일엔 2,391.03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2,400 선마저 내줬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0.98%(294.87포인트)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지분도 17일 30.85%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18일(30.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은 2010년 이후 줄곧 30%대 중반을 유지해 오다가 올 들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반짝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미국의 긴축 공포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긴축 강도에 달러 강세가 지속되자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이 셀 코리아에 나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292.4원에 마감해 이달 들어서만 52.2원 급등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다음 달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간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밟더라도 금리는 역전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2018∼2020년과 달리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겹친 위기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아직 한국 채권을 팔고 있지는 않지만 증시에서 돈을 빼나간다는 건 자본 유출의 전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2,200대로 떨어질 수도” 이날 국내 증시는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7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4%), 홍콩 H지수(0.43%) 등 주요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하락률이 더 컸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 부문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산업 구조가 비슷한 대만 증시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을 만큼 취약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디스카운트되고 있다”고 했다. 코스피가 무섭게 추락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300 선이 깨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약세장이 하반기(7∼12월)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주춤해지는 신호가 나와야 하지만 그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발작적인 환율 움직임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어 코스피가 2,20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만성 적자인 재정수지와 함께 월간 기준으로 3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기류에 휩싸였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은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에서 흑자 규모(29억5000만 달러)가 1년 전보다 20억 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다 4월엔 통상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금 지급이 집중돼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4월 배당소득수지는 38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한은과 정부는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5월부터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상품수지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도 4월 적자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지출 확대로 통합재정수지는 올 들어 3월까지 이미 33조1000억 원 적자다. 4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면 201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빈번해질 수 있다. 쌍둥이 적자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물가 지표는 또다시 40여 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 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6% 올랐다고 밝혔다. 월가의 예상치(8.3%)보다 높고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월에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만성 적자인 재정수지와 함께 월간 기준으로 3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기류에 휩싸였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은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에서 흑자 규모(29억5000만 달러)가 1년 전보다 20억 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다 4월엔 통상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금 지급이 집중돼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4월 배당소득수지는 38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한은과 정부는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5월부터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상품수지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도 4월 적자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지출 확대로 통합재정수지는 올 들어 3월까지 이미 33조1000억 원 적자다. 4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면 201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빈번해질 수 있다. 쌍둥이 적자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물가 지표는 또다시 40여 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 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6% 올랐다고 밝혔다. 월가의 예상치(8.3%)보다 높고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월에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韓경제 거시 건전성 적신호…전쟁-공급망 불안에 원자재값 올라4월 수입 증가폭이 수출보다 커…‘나라살림’ 재정수지도 적자 예상통화-재정 정책대응 여력 떨어져…“외환위기 이후 25년만의 위기 우려” 4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나타내는 ‘쌍둥이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한국 경제의 거시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쌍둥이 적자가 계속되면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고 외국인 자금 유출,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위기를 더 증폭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상품수지 악화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수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상품수지는 29억5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20억 달러 줄었다. 수출(589억3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59억3000만 달러 늘었지만 수입(559억8000만 달러)이 79억3000만 달러로 더 많이 증가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4월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액은 1년 전에 비해 37.8% 급증했다. 통상 4월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외국인투자가 배당금이 반영돼 경상수지를 더 악화시킨다. 올해 4월에도 해외로 배당금이 대거 지급되면서 배당소득수지에서 38억20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지난해(―51억6000만 달러)보다 감소해 결국 상품수지 악화가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를 500억 달러 흑자로 전망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장기화하면서 상품수지와 연동된 무역수지는 이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는 4월(―25억1000만 달러), 5월(―17억1000만 달러) 두 달 연속 적자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적자는 78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무역수지가 158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쌍둥이 적자’ 현실화…대외 신인도 흔들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도 2019년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재정 적자가 7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무역수지와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눈앞의 현실이 된 셈이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의 동반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정부가 제어할 수 없는 대외 요인이 커 상품수지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앞으로 해외여행까지 폭발적으로 늘면 서비스수지마저 나빠져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 부채를 늘리고 국가 신용도를 떨어뜨린다”며 “결과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수입물가를 더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쌍둥이 적자가 이어지면 향후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할 정부의 정책 여력도 제한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 지출을 확대해 재정 적자를 유도할 수 있지만 경상수지도 적자가 되면 그럴 여력이 사라진다”며 “추가로 발생할 대내외 변수에 통화·재정 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만성 적자인 재정수지와 함께 월간 기준으로 3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기류에 휩싸였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은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에서 흑자 규모(29억5000만 달러)가 1년 전보다 20억 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다 4월엔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금 지급이 집중돼 경상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4월 배당소득수지에서 38억2000만 달러 적자가 났다. 한은과 정부는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5월부터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상품수지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도 4월 적자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지출 확대로 통합재정수지는 올 들어 3월까지 이미 33조1000억 원 적자다. 4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면 201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 여파로 경상수지 적자가 빈번해 질 수 있다. 쌍둥이 적자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이어 유럽도 긴축 움직임을 공식화해 대외 환경은 더 악화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월에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적 긴축 움직임에 전날 뉴욕 증시가 2% 안팎 급락한 데 이어 코스피도 10일 1.13% 하락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3, 4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9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2월 25일∼5월 20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는 일평균 1.15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가운데 가장 빨랐다. 원-달러 환율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9% 수준이었다. 물가가 1만 원 올랐다면 900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라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이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주요 품목의 결제가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하반기(7∼1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둔화 우려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어 한은은 통화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에 맞추기로 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시장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50∼2.75%로 예상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세계은행이 7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4.1%에서 2.9%로 크게(1.2%포인트) 낮추면서 1970년대에 겪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50년 만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4.5%(지난해 12월)에서 3.0%로 1.5%포인트 낮춰 하락 폭이 세계은행보다 컸다. 특히 OECD는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4.4%의 2배인 8.8%로 대폭 올렸다. 세계은행과 OEC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중국의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복합적인 악재로 지목했다. 세계은행이 제시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5.7%)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3.7%에서 2.5%로 낮췄고, 중국도 5.1%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내년과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각각 3.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 투자 약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연간 상승률(3.7%)의 2배가 넘는다. OECD는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4%에서 7%로, 중국은 1.7%에서 2.0%로, 일본은 0.8%에서 1.9%로 올렸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7일 기자회견에서 “평균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평균 이하의 성장세가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며 많은 나라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악의 경우 앞으로 2년간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2021∼2024년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가 2.7%포인트 둔화할 것이라며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1976∼1979년 경기 둔화 속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무역 장벽을 없애고 제품 생산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7%로 내렸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4.8%로 올렸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는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4월 발표된 성장률 속보치(0.7%)보다 낮아졌다. ‘50년만의 글로벌 S’ 경고음전쟁-감염병 따른 공급망 불안에물가 상승-성장률 약화-통화 긴축 1970년대 ‘경기침체속 고물가’ 닮아 세계銀 “올 성장률 작년의 반토막”…OECD “물가상승률 작년의 두배” 1980년대 수준 부채위기 올수도“최악의 결과가 현실화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앞으로 2년간 제로에 가깝게(close to zero) 떨어질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경제가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에 빠졌다고 경고한 보고서를 낸 7일(현지 시간)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2.9%)이 지난해(5.7%)의 반 토막에 그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경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교란 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은행은 이런 경기 둔화가 8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긴축 정책이 신흥국에 충격을 주고 유럽이 러시아 제재로 에너지 수입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중국이 다시 대규모 봉쇄에 나서면 올해 세계 성장률이 2.1%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1.5%로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 “50년 전 오일쇼크 때와 닮았다”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경제가 3가지 측면에서 1970년대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장기간의 부양책 이후 공급 측면의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성장률 전망치가 약화됐으며 △물가 억제를 위한 통화 긴축으로 신흥국이 위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나타났다. 이에 미국 등 주요국이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정책을 폈고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겪었다. 현재도 공급 부문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이 왔다는 점이 비슷하다. 미국 등 주요국이 강도 높은 통화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같다. 보고서는 “1970년대에 주요 선진국들이 스태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신흥시장과 개도국에 일련의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통화긴축 여파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 “일부 국가 1980년대식 부채 위기 내몰릴 것”주요국들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3.7%에서 2.5%로, 중국은 5.1%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기존(3.4%)의 반 토막 수준인 1.7%로 낮췄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일제히 올렸다. 미국 상승률을 4.4%에서 7%로, 중국은 1.7%에서 2%로, 일본은 0.8%에서 1.9%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2.7%에서 7%나 올렸다. 월가는 1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8.2%로 예상하고 있다. 3월(8.5%), 4월(8.3%)에 이어 3개월 연속 8%대 고물가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도 8.1%로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나서면서 신흥국과 각국 저소득층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올해 개발도상국의 1인당 소득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비해 5%포인트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 및 비료 생산 차질로 전 세계의 식품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어 코로나19 이전보다 최소 7500만 명 이상이 극도의 빈곤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국장은 “일부 국가가 1980년대에 경험한 부채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이는 실재하는 위협”이라고 진단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