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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24)는 시즌 중간에 쉼표를 찍는 올스타전 당시 휘문고와 팀 1년 후배인 안우진(23)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가장 오래 지켜본 동료가 안우진이다. 어릴 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투수가 될 거라고 믿었다”면서 “안우진이 더 성장하려고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1일 KT-LG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2 KBO리그가 마침표를 찍는 동안 이정후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안우진은 이번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시즌 최다인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공동 2위) 8패, 평균자책점 2.11(1위), 224탈삼진(1위)을 기록했다. 비록 LG 켈리(16승)보다 1승이 부족해 2011년 윤석민(KIA) 이후 11년 만의 ‘트리플 크라운’에는 실패했지만 탈삼진에서는 1984년 최동원(223개)을 넘어 역대 KBO리그 한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또 공식 시상 기록은 아니지만 선발로 나와 6이닝 이상 던지면서 상대 타선을 3자책점 이하로 막은 퀄리티스타트(QS) 횟수(24회)에서도 안우진이 1위다. 그러면서 안우진은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113점)에서 5관왕에 오른 이정후의 가장 강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 후보로 떠올랐다. KBO 리그에서 타격 5관왕이 나온 건 이대호(롯데)가 2010년 7관왕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타격왕을 받으면서 “내년에는 홈런왕을 타겠다”고 했던 이정후는 23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홈런 20개를 넘겼다. 2루타 이상 장타 개수(69개)도 이정후가 가장 많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는 득점권 타율(0.387)이 가장 높은 것도 이정후다. 이정후가 포스트시즌 첫날 진행하는 MVP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 1994년 MVP 출신인 아버지 이종범 LG 퓨처스리그(2군) 감독과 함께 리그 최초 ‘부자(父子) MVP’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당시 이 감독도 올해 이정후처럼 24세였으며 역시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안타 도루 득점)에 올라 MVP로 뽑혔다. 정규시즌 우승팀 SSG의 에이스 김광현(34)도 이들과 함께 유력 MVP 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4실점하며 1.99였던 평균자책점이 2.13(2위)으로 올라가면서 MVP 레이스에서 한 걸음 비껴나게 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4·사진)이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퓨처스리그(2군) 감독(52)의 사위가 된다. 동시에 이 감독 아들인 ‘바람의 손자’ 키움 이정후(24)에게도 매제가 된다. 고우석의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는 ‘리코 스포츠에이전시’는 “고우석이 이 감독의 딸 이가현 씨(23)와 내년 1월 6일 결혼식을 올린다”고 10일 전했다.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고우석이 ‘바람의 손녀’와 교제 중이라는 건 LG, 키움 팬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에 가까웠다. 이 감독의 부인이자 이정후의 어머니인 정연희 씨(51)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올린 뒤 얼마 되지 않아 이 씨가 고우석과 함께 밥을 먹는 사진을 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 씨에게 고우석은 원래 ‘오빠의 친구’였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고우석(충암고)과 이정후(휘문고)는 고교 시절 학교는 달랐지만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면서 서로 집을 드나들 만큼 친분을 쌓았다. 에이전시에서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두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사랑의 결실을 봤다”고 소개한 이유다. 이 감독-고우석 이전에 가장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장인-사위는 김바위(67)-전준우(36·롯데)였다. 또 장원준(37·두산)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건우(32·NC)의 둘째 누나와 부부 사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의 한국인 최초 기록 2개를 만들어 내면서 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진출에 힘을 보탰다. 김하성은 10일 시티필드에서 열린 안방 팀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최종 3차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3볼넷 1도루 3득점으로 6-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동률이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승리로 2020년 이후 2년 만에 NLDS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4월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리그 전체 일정 가운데 96.2%에 해당하는 175일 동안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다 1∼3일 ‘디펜딩 챔피언’ 애틀랜타에 싹쓸이 패배를 당하면서 선두 자리를 내준 메츠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3경기 만에 올해 포스트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김하성은 이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MLB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도루를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4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음 타자 트렌트 그리셤(26)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전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9명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아무도 도루를 성공한 적은 없었다. 김하성은 또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3득점에 성공한 첫 번째 한국인 타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2회, 4회, 8회 볼넷을 얻어낸 김하성은 이후 팀 동료의 적시타에 힘입어 모두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팀 득점 절반이 김하성의 몫이었다. 단, 포스트시즌 한 경기 3볼넷은 김하성이 처음은 아니다. 최지만(31·탬파베이)이 휴스턴과 맞붙은 2019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차전에서 볼넷 3개를 기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지만은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포스트시즌에서 볼넷을 가장 많이(19개) 얻어낸 타자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의 NLDS 상대는 MLB 30개 구단 중 최다승(111승 51패)을 기록한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2년 전 NLDS에서 샌디에이고에 3전 전패로 탈락을 안겨줬던 구단이다. 다저스는 그해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NLDS 1차전은 12일 오전 10시 37분 막을 올린다. 한편 이날 경기 결과로 양대 리그 디비전시리즈 대진표도 모두 완성됐다. 아메리칸리그에는 클리블랜드와 뉴욕 양키스, 시애틀과 휴스턴이 각각 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샌디에이고-다저스 외에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가 맞대결을 벌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10일 시티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의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결정(WC·3전 2승제) 3차전.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2-0으로 앞선 4회초 2사에 1루 베이스에서 상대 투수의 눈치를 살피다 2루로 돌진해 득점권 기회를 만들어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포스트시즌(PS) 경기에서 최초로 도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김하성의 최초 기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7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이날 네 번의 타석에 들어서 3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PS 경기에서 이런 기록을 낸 선수는 없었다. 김하성보다 먼저 MLB ‘가을 야구’를 경험해 본 최희섭(43·은퇴), 추신수(40·SSG), 김현수(34·LG), 최지만(31·탬파베이) 중 누구도 근접하지 못한 기록이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야수 중 가장 많은 PS 볼넷을 보유한 선수는 최지만이다. 탬파베이는 2019년부터 4년간 꾸준히 PS에 진출했고, 최지만은 29경기에 나서 19볼넷을 남겼다. 최지만도 2019시즌 ALDS 휴스턴전 당시 3볼넷을 얻어낸 적이 있지만 이때 득점은 1점에 그쳤다. 선구안이 장점인 추신수도 빅리그 시절 경험한 가을 야구 7경기에서 볼넷은 단 한 차례만 얻었다.이날 김하성의 3볼넷 3득점 1도루 활약에 WC 시리즈 전적 1-1 동률을 기록 중이던 샌디에이고는 메츠를 6-0으로 완파하고 2년 만에 NL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에 진출했다. 김하성은 이번 WC 3경기에 선발 출장해 8타수 2안타 1도루 4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50이지만 WC 1차전 1볼넷을 포함해 총 4볼넷을 기록하면서 출루율은 0.500에 달했다. 공교롭게도 샌디에이고의 다음 상대는 2년 전 NLDS에서 0-3 스윕패 탈락을 안겨줬던 LA 다저스다. 샌디에이고를 누르고 NL 챔피언결정전(NLCS)에 오른 다저스는 그해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정상을 밟았다. 다저스는 올해도 정규시즌 구단 최다승(111승 51패)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1위(승률 0.685)에 오른 WS 우승후보 중 하나다. 이날 경기 결과로 MLB 양대리그의 DS 퍼즐도 모두 맞춰졌다. ALDS에는 클리블랜드와 뉴욕 양키스, 시애틀과 휴스턴이 올라 ALCS 진출권을 다투게 됐다. 최지만이 속한 탬파베이는 클리블랜드에 시리즈 전적 0-2로 패배했다. 류현진(35)의 소속 팀 토론토도 시애들에 스윕패했다. NLDS에서는 샌디에이고, 다저스 외에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가 NLCS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남자 10km에서도 ‘체육선생님 우승자’가 나왔다. 34분46초로 우승한 서울 여의도중학교 체육교사 정연우 씨(33)는 ‘0교시 체육’으로 학생들과 함께 달리다 정상에까지 섰다. 그는 “평소 아침에 학생들이랑 (아침) 7시 반에 매일 한강을 뛰고 8시에 일과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1km도 못 뛰던 아이들이 이제 3km를 4분30초에 뛴다. 학부모들도 ‘아침에 안 일어나던 애가 일찍 일어나고 밥도 먹는다’고 좋아한다”며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에 동기부여가 돼서 즐겁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1일 경포마라톤 10km에서 2등을 한 정 씨는 이날은 가족들의 응원 속에 우승했다. 정 씨는 “지난 대회에는 가족들이 못 왔다. 오늘은 서울이라 가족 응원 속에 달렸다”고 했다. 여자부에서는 지난달 공주백제마라톤 10km 우승자 조한솔 씨(27)가 37분55초로 다시 정상에 섰다. 중학교 시절 엘리트 육상 선수로 활동하다 골반 부상으로 운동을 접었던 조 씨는 “다시 태어나면 엘리트 마라토너가 되고 싶다. 중학생 때 펼치지 못한 꿈의 한계가 어디일지 궁금하다. 거의 10년 만에 다시 달렸는데 3년 만에 이렇게 뛸 수 있다니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조 씨는 16일 경주국제마라톤 10km에도 출전해 35분대 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랜 기다림 끝에 함께 달려 의미가 더 크고 소중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의 이용훈 회장(57·사진)은 8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2022 슈퍼블루마라톤’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SOK는 2015년부터 롯데와 이 대회를 공동 주최해 왔지만 2019년 대회 이후 2년간은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동아일보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슈퍼블루 캠페인’의 하나로 개최돼 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총 8000명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은 이번 대회는 예정된 마감일 전에 접수가 끝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5km 코스를 선택한 비장애인 참가자들은 슈퍼블루(5km) 코스에 참가한 장애인 및 가족 참가자 1266명과 함께 달렸다. SOK는 발달장애인의 체육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이지만 슈퍼블루마라톤에는 장애 구분 없이 모든 장애인이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비장애인이 더 많은 장애인과 함께 달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이 장애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아직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에는 갈 길이 멀다”며 “슈퍼블루마라톤으로 장애인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슈퍼블루마라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잘 어우러지는 사회로 가는 데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서울 연희초등학교 체육교사 김은섭 씨(31)가 하프코스 마스터스 남자부에서 1시간11분25초로 우승했다. 8일 열린 슈퍼블루마라톤에서 10km를 우승한 뒤 하루 만에 하프코스 대회 우승을 추가했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엘리트 장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이제 마스터스 최강으로 떠오르고 있다. 풀코스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매일 15km 이상씩 훈련하고 있다. 데상트 러닝크루에서 운영하는 러닝클래스 ‘런콥’의 코치로도 활동 중인 그는 회원 100여 명과 함께 레이스에 나섰다. 특히 러닝크루의 마스코트 강아지 ‘사월이’(보더콜리 믹스·2세)도 서울광장까지 응원을 나왔다. 사월이 역시 국내 강아지 달리기대회, 트레일런에서 여러 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여자부에서는 이지윤 씨(38)가 1시간22분22초로 2018년에 이어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매 주말 운동 삼아 달리기 대회에 나서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던 ‘강자’다. 이 씨는 “코로나19 기간에 대회를 못 나가 운동에 소홀했다. 그 대신 데이트를 하면서 맛있는 걸 많이 먹어 살도 좀 쪘다(웃음). 그래도 서울레이스는 코스가 평탄해서 그런지 신기하게 늘 기록이 잘 나온다. 개인 최고기록을 세워 기쁘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서울달리기대회가 3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1만10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2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에서 ‘달리기 축제’를 즐겼다. 서울달리기가 오프라인에서 열린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 2021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버추얼 레이스로 진행됐다. 오전 7시 30분 출발 직전 섭씨 13도로 날씨가 쌀쌀했지만 민소매나 반팔 차림의 참가자들은 출발 총성이 울리자 경복궁과 청와대, 을지로, 청계천 등을 돌아오는 하프코스와 10km를 즐겁게 달렸다. 청와대로를 처음 달린 유일한 대회에 참가한 달림이들은 가수 싸이의 ‘댓댓(That That)’ 음악에 맞춰 몸을 풀 때부터 저마다 휴대전화나 액션 카메라를 높이 든 채 오랜만에 열린 가을 달리기 축제를 기록으로 남기기 바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출발선 옆 단상에 올라 달림이들에게 “마스크 벗으니 이렇게 좋네요. 어제 (여의도 불꽃축제) 불꽃놀이도 보셨어요? (어제) 밤에는 불꽃놀이 보고, 아침에는 뛰고, 바쁩니다”라며 인사했다. 오 시장은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출발한 뒤 10km 레이스에 직접 나서 약 5km를 시민들과 함께 달렸다. 이날 레이스 종반인 오전 9시쯤부터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비를 맞으며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달림이들은 “덕분에 시원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네 살짜리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하프코스를 달린 조충훈 씨(37)는 “이렇게 함께 대회에 나오는 것도 육아의 한 방법이구나 싶다. 비가 와서 아이가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재밌어한다. 들어오면서 만세를 부르더라”라고 말했다. 경희대 마라톤 동아리 ‘불도라’(불가능에 도전하라)에서 만났다는 캠퍼스 커플 윤원(28)-김예은(22) 씨는 함께 하프코스를 달렸다. 엘리트 하프코스에서는 오드바야르 볼두(29·몽골)가 1시간7분8초로 우승했다. 출발선에서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박원하 서울시체육회장, 손승원 데상트코리아 대표이사,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오가와 사토시 한국 아지노모도 대표이사, 김재호 동아일보사 사장, 이인철 스포츠동아 대표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뛸 때마다 항상 동생 생각에 슬펐어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만난 신주아 양(10)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2022 슈퍼블루마라톤에 참가한 신 양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자 첫 번째’ 대회다. 그동안 동생 없이 네 번의 슈퍼블루마라톤을 달렸던 신 양이 이날 처음으로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 달릴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와 롯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주관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대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장애의 벽을 허물자는 ‘슈퍼블루 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최돼 왔다. 2015년부터 열린 대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19년 이후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신 남매가 3년간 함께 달릴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유다.신 양의 동생 신시환 군(7)은 복합성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났다. 심장장애와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뒤 줄곧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어머니 이혜연 씨(45)는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주아 양과 슈퍼블루마라톤에 나섰다. 장애가 없는 딸이 장애를 가진 동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지 않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생은 코로나19가 터진 2019년에야 퇴원했다. 이날 휠체어에 몸을 싣고 나온 시환 군은 곁에 선 누나를 바라보며 방긋 미소지었다. 주아양도 “전 대회에는 동생 없이 달렸는데 이번에 같이 달리게 돼서 기분이 좋다. 그동안 시환이랑 정말 같이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아 양은 이날 휠체어를 끈 아버지 신영희 씨(44)의 도움으로 동생과의 슈퍼블루(5km) 레이스에 나설 수 있었다.주아 양의 가족처럼 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 참가자가 많았다. 직장인 조진철 씨(52)도 발달장애를 가진 큰아들 민규 씨(25)와 슈퍼블루마라톤을 찾았다. 슈퍼블루마라톤은 이번이 네 번째 참가다. 아버지 조 씨는 “여기 참가하신 분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물자는) 대회 취지를 모두 알고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장애인 한분 한분이 여기서 장애인들을 마주보면서 생각에 작은 변화가 생겨나고,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큰 변화도 생겨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주재현 씨(26)의 어머니 신명순 씨(55)도 같은 마음이다. 신 씨는 “처음에는 장애인 부모회에서 제안을 했는데 대회 취지를 보고 슈퍼블루마라톤에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이 세 번째 대회인데 이제는 아들이 먼저 ‘가고 싶다’고 해서 매번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만 참가한 건 아니다. 비장애인인 두 자녀를 데리고 참가한 이화숙 씨(41)는 “내 주변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나오게 됐다. 실제로 장애인들을 마주치고 함께 뛰다보면 ‘장애인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백광영 씨(36)에게는 이날 슈퍼블루마라톤이 뜻깊은 대회가 됐다. 슈퍼블루 코스를 17분46초 만에 주파해 우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청각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백 씨는 가천대 전자공학과 3학년 당시 점점 강의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고 좌절하면서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백 씨는 “마라톤을 하면서 부정적인 마음을 다잡게 됐다. 달리기가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마라톤으로 생긴 긍정적인 마음을 토대로 백 씨는 올해부터 한양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과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백 씨는 올 6월 청각장애인과 일반인이 교류하는 러닝크루 ‘데프런’도 창립해 운영 중이다. 남자 10km 우승자 김은섭 씨(31)도 대회 취지에 공감해 슈퍼블루마라톤에 두 번째 참가했다. 서울 연희초교 체육교사인 김 씨는 “방과 후 특수반 아이 8명을 가르치고 있다. 대부분 자폐를 가진 학생들인데 이 아이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며 “오늘 대회에서 장애인들을 많이 마주쳤는데 학교로 돌아가면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프코스 남자 1위 안대환 씨는 “장애인과 함께 달리면서 땀도 흘리고 공감하는 자리가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인으로 하프코스 여자부에 출전해 우승한 효우도 유미코 씨(42)도 “이 대회의 취지를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여러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뛰니 감동이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대회 출발 전에는 나경원 SOK 명예회장(59)과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52)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김 부회장은 “장애인과 비자애인이 함께하는 뜻깊은 행사에 홍보대사로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 (홍보대사로서)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대호(40·롯데)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린 이대호가 8일 오후 5시 고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2001년 9월 19일 마산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을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22시즌 만이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와 2년간 계약하면서 은퇴 시기를 미리 못 박은 이대호는 올 시즌 그 어느 타자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생에 마지막 한 경기만 남겨 놓은 7일 현재 타율 0.332, 23홈런, 100타점을 기록 중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만 40세 이상 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건 2016년 삼성 이승엽(당시 40세·118타점)과 올해 이대호 둘뿐이다. 올해 이대호는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1위를 했고 만루홈런도 한 시즌 개인 최다인 3개를 쏘아 올렸다. 롯데 팬들뿐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 팬들까지 이대호의 선수 생활 연장을 바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대호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이대호를 야구부 감독에게 추천한 이가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40·SSG)다. 이후로 이대호는 야구 명문 경남고의 에이스로 성장했고 2001년 신인 2차 지명 때 롯데에 전체 4순위로 지명됐다. 당시 투수로 입단했지만 어깨 부상 때문에 타자로 전향했다. 이대호는 2006년 타격 4관왕(타율, 홈런, 타점, 장타율)에 올랐지만 그해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을 달성한 신인 류현진(당시 한화)에게 밀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놓쳤다. 이대호는 4년 뒤인 2010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이해에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는데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해에 이대호는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퍼시픽리그 베스트9에 2차례 뽑혔다. 소프트뱅크에서 뛰던 2015년엔 한국인 최초로 NPB 저팬시리즈 MVP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엔 시애틀 입단으로 야구 선수에겐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대호는 한미일 프로 무대를 모두 경험한 한국인 첫 타자다. 이대호는 5년간의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7년 다시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평생의 꿈이었던 ‘한국시리즈 진출’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사직구장에서 팬들과 술 한잔 나누고 싶다던 그의 희망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8일 경기가 끝나면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은 롯데 구단 역대 두 번째 영구결번으로 남아 사직구장에 걸린다. 팀 선배 최동원(1958∼2011)의 11번 바로 옆자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5위 KIA가 4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KIA는 6일 광주 안방경기에서 박동원(사진)의 역전 2점 홈런을 앞세워 2위 LG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2-2 동점이던 7회초에 채은성에게 1점 홈런(시즌 12호)을 내주며 2-3으로 끌려갔지만 8회말 1사 2루에서 박동원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시즌 18호)을 치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최근 세 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IA는 이날 승리로 69승 1무 72패(승률 0.489)를 기록하면서 남은 두 경기에서 1승을 거두거나 세 경기를 남긴 6위 NC(66승 3무 72패·승률 0.478)가 한 번만 패해도 가을야구행 마지막 티켓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NC도 이날 창원 안방경기에서 SSG를 6-1로 꺾고 4연승을 달렸지만 KIA가 승리를 거두면서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안타 3개를 추가한 NC 손아섭은 시즌 151안타를 기록하면서 LG 박용택(2012∼2018년)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7년 연속 150안타 고지를 밟았다. 한화는 연장 11회 말 2사 2루서 나온 유상빈의 끝내기 안타로 키움을 3-2로 눌렀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포스트시즌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을야구 첫 라운드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12일 막을 올리며 최종 라운드인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진행될 때는 다음 달 8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사진)가 확률 0.004%의 사나이가 됐다. 오타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6일 오클랜드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삼자범퇴로 1회말 수비를 끝냈다. 8월 23일 탬파베이 방문경기에서 이미 규정타석(502타석)을 채운 오타니가 규정이닝(162이닝)까지 채우는 순간이었다. 이날까지 단 한 번이라도 MLB 경기에 출전한 2만2860명 가운데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운 건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이날 5이닝 1실점을 하고도 팀이 2-3으로 지면서 패전 투수가 된 오타니는 결국 투수로는 166이닝을 던져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타자로는 666타석에 들어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면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오타니는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우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운 시즌이었다.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포츠 베팅 업체 대부분은 지난해 투표인단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타니가 올해는 MVP 타이틀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62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홈런과 타점(131점)에서 AL 선두를 기록 중이던 저지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결국 타율(0.311) 2위로 시즌을 마쳐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는 실패했다. 저지는 팀이 텍사스에 2-4로 패한 이날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은 “(타율 경쟁은) 이미 끝났다. 홈런 기록이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답했다. 저지가 타율 1위 루이스 아라에스(25·미네소타·0.316)를 넘어서려면 이날 5타수 5안타는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6일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와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도류’ 오타니는 6일 오클랜드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MLB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모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경기까지 161이닝을 소화하고 있던 오타니는 이날 5이닝을 더해 166이닝으로 규정이닝(162이닝)을 충족했다. 규정타석(520타석)은 8월 28일 이미 채운 상태다. 단순히 이닝과 타석 수만 채워넣은 게 아니다. 에인절스에서 규정이닝을 달성한 투수는 오타니뿐인데 팀 전체 승리(73승) 중 20%가 넘는 15승(9패)을 홀로 책임졌고, 평균자책점도 2.33으로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올랐다. 에인절스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도 오타니를 포함해 세 명인데 오타니의 OPS(출루율+장타력)가 0.875로 이들 중 가장 높았다. 오타니는 “나는 평소에 개인 기록이나 숫자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기록에 가까워지면서 규정이닝과 타석을 모두 채우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 자신이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지막 선발 마운드에서 승운은 따르지 못했다. 오타니는 이날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했지만 5회 1사에서 5번 타자 스티븐 보그트에게 볼넷을 내준 뒤 6번 타자 채드 파인더에게 첫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1사 2, 3루에서 7번 타자 코너 카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다. 오타니는 5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은 2-3으로 졌다.팀 패전에도 개인 타이틀은 챙긴 오타니와 달리 저지는 팀 패배와 함께 트리플크라운 달성에도 실패했다. 홈런(62개)과 타점(131점)에서 AL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저지는 6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텍사스전에 결장하면서 타율 2위(0.311)로 시즌을 마감했다. 홈런 신기록 경신을 위해 8월 4일 휴식 이후 모든 경기에 나섰던 저지를 위한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의 배려였다. 저지 없이 뛴 양키스는 이날 2-4로 졌다. MLB에서는 2012년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 이후 10년간 타격 3관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9월 29일까지 타율, 홈런, 타점 세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던 저지는 그 다음날부터 루이스 아라에스(25·미네소타)에게 타율 부문 역전을 허용했다. 아라에스는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안타 1개를 더하며 시즌 타율을 0.316으로 끌어올려 1위를 자치했다. 저지는 아라에스에게 타율 5리가 뒤지며 3관왕 타이틀을 놓쳤다. 저지는 “전날 밤 감독과의 면담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율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분 감독은 “저지에게 ‘우린 이미 홈런 기록이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요미우리는 일본시리즈 최다(22회) 우승팀이지만 올해는 68승 3무 72패(승률 0.486)를 기록하면서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승률 0.496(61승 20무 62패)으로 3위를 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했다. 요미우리가 2년 연속으로 승률 5할 미만에 그친 건 구단 87년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러면서 3년 계약 기간 중 첫 시즌을 보낸 하라 다쓰노리 감독(64·사진)이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제 결론은 ‘재신임’이었다. 5일 요미우리신문 자매지인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라 감독은 전날 야마구치 도시카즈 구단주를 찾아 ‘시즌 종료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제가 자만했다. 그러나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말했고 야마구치 구단주도 이 뜻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구단 역사상 최장인 17년 동안 팀을 이끌게 됐다. ‘라이온 킹’ 이승엽(46)의 요미우리 시절(2006∼2010년) 감독으로도 유명한 그는 2002년 처음 요미우리 사령탑을 맡아 2003년까지 팀을 이끌었고 2006∼2015년 두 번째 임기를 보냈다. 2019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을 맺었다. 2002, 2009, 2012년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던 하라 감독은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으로 일본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에 4전 전패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연속으로 5할 승률을 채우지 못해 해임 위기에 몰렸지만 결국 ‘니혼이치’(일본시리즈 우승)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요미우리는 일본시리즈 최다(22회) 우승팀이지만 올해는 68승 3무 72패(승률 0.486)를 기록하면서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승률 0.496(61승 20무 62패)으로 3위를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했다. 요미우리가 2년 연속으로 승률5할 미만에 그친 건 구단 87년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러면서 3년 계약 기간 중 첫 시즌을 보낸 하라 다쓰노리 감독(64·사진)이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제 결론은 ‘재신임’이었다. 5일 요미우리신문 자매지인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라 감독은 전날 야마구치 도시카즈 구단주를 찾아 ‘시즌 종료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제가 자만했다. 그러나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말했고 야마구치 구단주도 이 뜻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구단 역사상 최장인 17년 동안 팀을 이끌게 됐다. ‘라이온 킹’ 이승엽(46)의 요미우리 시절(2006~2010년) 감독으로도 유명한 그는 2002년 처음 요미우리 사령탑을 맡아 2003년까지 팀을 이끌었고 2006~2015년 두 번째 임기를 보냈다. 2019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을 맺었다. 2002, 2009, 2012년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던 하라 감독은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으로 일본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에 4전 전패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연속으로 5할 승률을 채우지 못해 해임 위기에 몰렸지만 결국 ‘니혼이치’(일본시리즈 우승)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빅보이’ 이대호(40·사진)의 ‘가을 야구’ 희망이 날아갔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에서 열린 두산과의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3-9로 지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 탈락을 확정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63승 4무 75패(승률 0.457)가 됐다. 이제 8위 롯데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5위 KIA(67승 1무 71패·승률 0.486)가 남은 5경기에서 패해도 순위를 바꿀 수 없다. 롯데의 가을 야구 탈락이 확정되면서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활동한 17년 동안 한국시리즈(KS) 우승은커녕 진출도 한 번 못 해보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시즌 개막 전 “일단 PS에만 올라가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른다”던 이대호는 이날도 팀의 PS 탈락을 막기 위해 열심히 방망이를 휘둘렀다. 5회말 터뜨린 2점 홈런(시즌 23호)으로 2타수 1안타를 치고 홀로 팀의 3타점을 책임졌다. 이대호의 시즌 타점은 100점이 됐다. 만 40세 이상 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건 2016년 이승엽(46·삼성·118타점)과 올해 이대호뿐이다. 이대호는 또 개인 7번째로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이승엽, 최형우(39·KIA)와 함께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도 남겼다. 롯데는 탈락했지만 6위 NC와 7위 삼성의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단, 앞으로 KIA가 남은 2경기를 이기면 삼성이, 3경기를 이기면 NC가 올해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을 수 없다. 한편 이날 대전에서는 선두 SSG가 안방팀 한화에 4-7로 무릎을 꿇으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한화 신인 투수 문동주(19)는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면서 SSG 타선을 4실점(3자책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위 LG가 4일 잠실 안방경기에서 5위 KIA에 패하면 SSG는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대호(40ㆍ롯데)는 덩치만 커서 말이야. 결정적일 때 한 게 뭐가 있어. 결국 롯데는 올해도 '가을 야구'도 못 가고 한심하다."프로야구 롯데 팬 A 씨(57)는 2018년 10월 22일 부산 중구 영주동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가 같은 술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역시 롯데 팬 B 씨(58) 귀에 들어가면서 말싸움이 시작됐다. 이 싸움은 길이 10cm 흉기를 들고 A 씨를 위협하던 B 씨를 부산 중부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제압하고서야 끝이 났다.이 뒤로도 롯데는 한 번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도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두산에 3-9로 패하면서 ‘트래직 넘버’가 모두 사라졌다. 롯데는 이 경기 패배로 63승 4무 75패를 기록했다.이제 롯데가 남은 2경기를 전부 이기고 5위 KIA(67승 1무 71패)가 남은 5경기에서 전패한다고 해도 순위를 바꿀 수는 없다.그래도 이제는 A 씨조차 '이대호는 결정적일 때 한 게 없다'던 생각은 고쳤을 확률이 높다. 이대호는 5회말 시즌 23호 홈런(2회)을 치는 등 이날 2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리면서 시즌 100타점을 채웠다. 만 40세 이상 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건 2016년 이승엽(46ㆍ삼성ㆍ118타점)과 올해 이대호뿐이다. 이대호는 또 개인 7번째로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이승엽, 최형우(39ㆍKIA)와 함께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도 남겼다.이대호는 2018년부터 이날까지 전체 OPS(출루율+장타력) 0.857보다 득점권 기록(0.912)이 높은 타자였다. 찬스에서 제 몫을 다하려 애썼지만 결국 한 번도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됐다.이대호(1969경기)보다 1군 경기 출장 횟수가 많은데 한 번도 KS를 밟지 못한 건 강민호(37ㆍ삼성ㆍ2103경기) 뿐이다.강민호 역시 데뷔 이후 14년을 롯데에서 보낸 선수다.한편 이날 대전에서는 선두 SSG가 안방팀 한화에 4-7로 무릎을 꿇으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매직 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한화 신인 투수 문동주(19)는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면서 SSG 타선을 4실점(3자책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거뒀다.매직 넘버는 1위 팀이 이길 때뿐 아니라 2위 팀이 질 때도 하나씩 줄어든다.2위 LG가 4일 잠실 안방경기에서 5위 KIA에 패하면 SSG는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LG의 외국인 투수 켈리가 프로야구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켈리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NC 타선을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2-1 승리 발판을 놓았다. 이 경기 전까지 시즌 15승(4패)으로 팀 동료 플럿코(15승 5패)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던 켈리는 이날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단독 선두가 됐다. 5회초까지 0-1로 끌려가던 LG는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쳐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6회말 2사 만루에서 홍창기가 1루수 앞 내야 안타를 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7회초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홀드 선두 정우영이 마운드에 올라 불을 껐고 9회초에는 세이브 선두 고우석이 등판해 삼진 3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우영은 시즌 34번째 홀드, 고우석은 41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84승 2무 50패(승률 0.627)를 기록한 LG는 남은 8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2위를 확보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시즌 우승도 가능하다. LG는 4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 무대를 향하지만 2위 이상으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건 2013년(2위) 이후 9년 만이다. 한국 프로야구 4년차인 켈리는 “이전까지는 정규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포스트시즌 준비를 해야 했다. 아직 1위를 할지, 2위를 할지 모르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기간)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할 수 있다는 게 이번 가을에는 정말 큰 이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안방 팀 삼성이 두산을 11-3으로 물리쳤다. 외국인 타자 피렐라가 시즌 28호 홈런(1점)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5이닝을 3실점으로 막은 삼성 백정현은 시즌 4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백정현의 시즌 4승 중 3승이 두산전에서 나왔다. 문학에서는 SSG가 연장 11회말에 터진 한유섬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키움에 7-3 으로 승리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 레이스가 멈출 줄을 모른다.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시즌 61호 홈런으로 ‘장군’을 외치자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는 8회 2아웃까지 노히트노런 투구를 이어가면서 ‘멍군’을 불렀다. 오타니는 30일 오클랜드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첫 상대 타자 토니 켐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23타자에게 연속해 아웃카운트를 빼앗았다. 결국 이 상황에서 코너 캐펠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노히트노런에는 실패했지만 8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무리해 팀의 4-2 승리에 앞장섰다. 이 경기에 3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남기면서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타율도 시즌 최고인 0.275까지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2.35로 끌어내린 오타니는 이날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시즌 15승(8패)을 수확했다. 15승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시절이던 2015년 달성한 개인 최다승과 타이기록이다. 오타니는 당시 160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이날까지 161이닝을 던지면서 개인 최다 투구 기록을 새로 썼다. 이미 규정타석을 채운 오타니가 남은 6경기에서 1이닝만 더 던지면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모두 채운 상태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MLB 역사상 아무도 해본 적 없는 기록이다. 저지와 오타니가 팽팽한 경쟁을 이어가자 미국 WBBM 라디오 방송은 “이 정도면 저지에게는 MVP를 주고 오타니에게는 ‘사이유슈센슈’(일본어로 ‘최우수선수’)를 주는 게 옳은 것 같다”고 평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6일 대구에서 키움과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그런데 이날 키움의 주축 내야수 김혜성(23)은 경기 고양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사흘 전 문학 SSG전에서 왼손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튼 김혜성은 팀 동료들을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혜성을 울컥하게 만든 건 동료들 모자였다. 이날 선발 투수 애플러는 ‘☆3’라고 쓴 모자를 쓰고 나왔다. 별(혜성) 문양과 김혜성의 등번호 3번을 상징하는 조합이었다. 외야수 이정후처럼 별 문양 세 개(☆☆☆)를 적고 나온 동료도 있었다. ‘빨리 돌아가야 한다’는 김혜성의 결심이 더 확고해진 순간이었다.시즌 아웃을 예상할 만큼 부상은 심각했다. “뼛조각이 발견됐다”며 골절 진단을 내린 병원에서는 최소 4주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김혜성은 3주도 지나지 않은 23일 고척 두산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이의 통증이 사실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고 했지만 김혜성은 “하나도 안 아프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김혜성은 복귀 후 29일까지 4경기에서 15타수 7안타(타율 0.467)를 기록했다. 5할에 가까운 타율로 며칠 전 아팠던 사람이라고 믿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왼손 타자인 김혜성은 부상 기간 다친 왼손을 못 쓰자 오른손만 사용해 배팅 연습을 하며 감각을 이어왔다. 뼈에 좋다는 홍화씨와 사골국 등을 매일 챙겨먹으며 빠른 회복에도 힘썼다. 복귀 후 맹활약으로 김혜성은 리그 역사상 최초 기록인 ‘2루수, 유격수 골든글러브 석권’에도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그는 올해 2루수로 활약하며 이 부문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29일 현재 김혜성은 타율 0.319로 KIA 김선빈, 롯데 안치홍(이상 0.289) 등에 앞선 상태다. 김혜성은 “골든글러브를 타려면 장타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장타율은 0.406(리그 26위)으로 안치홍(0.443ㆍ21위)보다 낮다. . 물론 이번 시즌 김혜성에게 개인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 팀의 ‘가을 야구’다. 키움은 79승 2무 60패로 리그 3위에 올라 있지만 4위 KT(77승 2무 59패)와 0.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김혜성은 “팀이 최근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이번엔 한 순위라도 더 높이 올라 포스트시즌(PS)을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혜성은 전반기에 0.298이었던 타율을 0.363까지 끌어올리면서 다짐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