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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에 6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신작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4%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 원)에 이어 역대 2번째 성적이다.지난해 2분기(10조4439억 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던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소폭 반등을 이뤄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6조4927억 원이었다.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77조1176억 원, 영업익 4조961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실적이 24.9%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납품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겹쳐 실적 전망을 어둡게 봤다. TV·가전 등 주요 제품군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디스플레이에서 수익성이 둔화되는 등의 악재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효과, 메모리 반도체 사업 선방, 가전 부문 성과 등을 앞세워 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 이번 잠정 실적에서 사업부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 대 판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 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3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적자 규모가 2조 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는 등 메모리 관련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많았던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크게 개선됐다. 또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D램 반도체 출하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다만 2분기에도 대내외 경영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갤럭시S25의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뿐 아니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 중 50%가량이 생산되는 베트남이 미국의 상호 관세 46%를 적용받는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 부담 요소이다. 또 5세대 HBM의 납품이 지연되고 있어서 HBM의 매출 기여도도 여전히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근 심화되는 미국발 ‘관세 전쟁’을 두고 미국 현지에선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KOTRA 미국 무역관장 8명 전원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관세 전쟁을 극복할 해결책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진출 분야로 자동차, 조선, 변압기 등을 꼽았다.● ‘일자리’ 위한 관세 전쟁… “미국 진출이 해법”KOTRA 미국 무역관장 8명을 대상으로 미국이 관세 전쟁으로 현지 진출 기업에 얻고자 하는 것(복수 응답)을 질문한 결과, 8명 전원이 ‘미국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관세 장벽을 높여 세수(稅收)를 올리는 게 아니라 미국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뜻이다. 무역관장 8명 중 7명은 “현재 미국에서 한국 기업을 향한 투자 압박이 거세다”고 답할 정도다. 김락곤 시카고 무역관장은 “일부 대기업 제품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진출이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다만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생산에 필요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수입은 미국 정부와 협의해 관세를 면제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은호 댈러스 무역관장도 “핵심 연구개발(R&D) 부문은 한국에 유지하되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조시설은 미국으로 옮겨 관세 장벽을 극복하고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 무역관장들은 한국 기업들이 꾸준히 미국에 투자한 효과를 미국 정부에 적극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오형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유입되기 전 미 인디애나주 코코모 지역은 제조업 쇠퇴로 건물이 버려지고, 인구 유출과 높은 실업률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삼성SDI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코코모에 63억 달러 이상을 합작 투자하면서 도시가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성준 애틀랜타 무역관장은 “방직산업이 쇠퇴한 웨스트포인트 지역은 2009년 기아 공장이 들어선 후 1만5000여 명의 고용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망 가장 밝아”KOTRA 미국 무역관장들은 관세 전쟁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의 미국 진출을 추천했다. 8명이 복수 투표한 결과 5표가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좋은 업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최근 조지아주에 전기차 신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준공한 현대차그룹과 동반 진출 부품사들이 자리 잡은 요인이 크다. 무역관장들은 미국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더라도 R&D 기능과 첨단 제품 생산의 핵심이 되는 ‘마더 팩토리’를 국내에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근형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장은 “핵심 기술 분야 사업장은 국내에 보유해야 한다”며 “미국에는 현지 진출을 통해 기술력을 올릴 수 있거나 범용 생산 위주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산업계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나자 “이제 갈등을 덮고 관세 전쟁 등 경제 현안 대응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소상공인들은 “침체된 경기부터 살려 달라”고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미국 관세 조치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적으로 복합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정 운영 공백과 국론 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여야를 초월한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경기 회복과 민생경제 활력 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산업계에서는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미국발 관세 전쟁 대처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새 정부 구성 전에라도 의원 외교 등을 통해 정치권에서 관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건설, 철강 등의 업계에선 정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국이 안정된 후 현 상황을 타개할 정책이 나와야 건설, 철강, 시멘트, 건축 내장재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한목소리로 ‘경제 살리기’를 주문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윤모 씨(55)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때 손님이 줄어든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주변 상가 공실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 씨(68)는 “가족이 함께 요리와 서빙을 해 그나마 버텼지만 주변 식당들은 점원 수를 계속 줄이고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연이어 들이닥친 고물가 등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와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위기가 대한민국 경제 전체로 파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남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또다시 기업 관련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원전 및 방위 산업은 정부 기조에 따라 업황에 영향을 받는다.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있어 주 52시간 제도를 예외로 두는 ‘반도체 특별법’이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안’도 정부 기조에 따라 국회 통과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며 개시한 관세 전쟁이 부메랑이 돼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뉴욕 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4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5063조 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중 3조1000억 달러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美 증시 하루 만에 4500조 증발 3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4.84% 급락한 5,396.52에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8% 떨어진 40,545.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다우존스는 2020년 6월, 나스닥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다. 이날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2조 원) 수준이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본 닛케이225 지수(―2.77%), 유럽 스톡스600지수(―2.57%) 하락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날린 관세 폭격이 유독 미국 기업 주가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는 미국 정보기술(IT) 및 의류 기업들이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아시아 전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탓이다. 애플의 경우 미국 본사에서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한국 대만 등에서 부품을 가져와 90% 이상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편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맞아 총 54% 관세가 추가됐고, 애플이 생산기지를 이동하기 시작한 인도도 27%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로젠블랫 증권은 현재 1599달러(232만 원)인 ‘아이폰 16프로 맥스 1테라바이트(TB)’의 판매가가 2300달러(334만 원)로 약 43%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가가 이날 9.25% 하락한 이유다. 갭(―20.29%), 언더아머(―18.79%), 나이키(―14.44%)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도 컸다. 글로벌 의류 기업은 주로 캄보디아(관세율 49%), 베트남(46%)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확율 60%”…韓도 0% 대 성장 우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경제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관세에 따른 비용상승과 수요감소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관세 폭탄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고, JP모건은 미국이 휘청이며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내다봤다.세계 주요 경제대국 중국도 국가 부채와 관세 폭탄 압박에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중국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에서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씨티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최근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와 JP모건이 0.9%로 조정한 데 이어 세 번째 0%대 성장률 전망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를 내리자 산업계에서는 “이제는 갈등을 덮고 경제 현안에 정치권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로 치솟은 환율과 미국발 ‘관세 전쟁’ 문제 등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이다.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제계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미국 관세 조치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엄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도 “국민 모두가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함으로써 그동안 탄핵정국으로 야기된 극심한 정치·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종식하고 사회 통합과 안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또 “정부와 국회는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혼란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여야를 초월한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노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도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 안정과 우리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상당수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 25%에 부과한 ‘관세 전쟁’에 정치권이 합심해 나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출 비중이 많은 국내 한 제조업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라도 의원 외교 등을 통해 정치권에서 총력을 다해 관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관세 문제가 계속 불거지니 불확실성이 커서 주요 경영적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탄핵심판을 계기로 불확실성이 더 확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빨리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동안 철강, 건설, 배터리 등 극심한 침체를 겪는 산업군에 대한 적절한 정부 부양책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있는데 그동안 정부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정국이 빨리 안정돼 부양책이 나와야 건설 및 인테리어 업체들의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무역상사 관계자는 “계엄사태 이후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안정화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앞으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있어서 주52시간 근무의 예외를 두는 반도체 특별법의 국회 통과나, 상법개정안 재의요구권 이슈 등도 빨리 해소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미국의 주요 수입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한국(26%)뿐만 아니라 베트남(46%), 태국(37%), 인도(27%) 등 아시아 주요국에도 대거 상호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이용해 미국 수출 제품을 제조하는 해외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베트남은 대미 상호관세율이 한국과 비교할 때 20%포인트 높아 “차라리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수익성 하락 불가피한 스마트폰 수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만 연간 1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생산된다. 삼성전자의 나머지 스마트폰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 국내의 경북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 문제는 베트남 공장 물량이 주로 미국으로 수출된다는 점이다.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중국에 외주를 맡겨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도 마찬가지로 상호관세 대상이 된다. 기존 중국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부과하던 관세(20%)에 새로 부과된 상호관세(34%)를 더해 최대 54%의 관세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외주 업체에 맡겼다. 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에 보유 중인 재고로 이번 ‘관세 장벽’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모델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 미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하반기(7∼12월)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 등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 스마트폰 생산의 약 9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수익성 악화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한편 베트남에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진출했는데, 스마트폰 산업이 위축되면 이들 디스플레이·부품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이 예상된다.● 가전·TV도 생산전략 수정 고심 가전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베트남과 태국, 중국 등에서 가전과 TV 제품을 만들어 일부 물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해 왔는데, 이 지역 관세가 최대 46%까지 오르게 돼 고심이 깊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생산량과 생산 품목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USMCA의 적용을 받는 가전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언제 또 멕시코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 모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자사 미국 공장의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이날 관세 전쟁 대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하고 있어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 생산기지 중 관세까지 고려해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는 9일 선적분부터 부과되니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등 반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개별 관세 부과 반도체·자동차도 ‘흐림’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은 대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기존 발표대로 이날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된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신공장 ‘메타플랜트’가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 가능 물량이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들은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가 여러 곳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배터리 물량은 비중이 크지 않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개별 품목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 각 기업이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를 마련하면서 미국 측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에는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제외됐다. 석유화학은 대미 수출 비중이 9% 수준이라 영향이 크지 않지만 관세전쟁으로 인한 환율 변동 등을 주시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수출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만약 인건비까지 고려해 볼 때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국내 생산 및 수출이 낫다면 생산지를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수입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발표로 한국(26%)을 비롯해 베트남(46%), 태국(36%), 인도(26%) 등이 대상이 됐는데 한국 업체들이 이곳에 생산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 수익성 하락 불가피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나 한국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 이 중에서 베트남 공장 물량이 주로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중국을 비롯한 외주 공장 생산을 맡겼는데, 중국산 제품은 관세율 54%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에 보유 중인 재고로 ‘관세 장벽’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모델의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에 미국으로 출하됐다. 그렇지만 하반기(7~12월)에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를 포함해 각종 스마트폰, 태블릿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은 미중 갈등의 심화에 발맞춰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 물량을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로 옮겼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약 90%에 이르는 데다 나머지 지역들도 모두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상호관세의 ‘덫’에 걸렸기에 이로 인한 시장 점유율 변화가 크지는 않겠지만 스마트폰 업계의 수익성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가전도 생산 전략 수정 필요가전 업계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는데 관세가 최대 46%에 이른다면 공급지 변경을 검토해야 할 판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단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가전도 USCMA 적용 품목이다. 다만 언제 또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지 모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보유한 공장에서의 생산 품목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둔 삼성전기나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 등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업체들도 관세 변화에 따라서 공급망 조정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개별 관세 적용받는 반도체·자동차도 ‘흐림’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자동차는 이날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신공장이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서 추가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반도체의 경우에도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들인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가 여러 곳에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의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도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하기에 일단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살피고 있다”며 “베트남 대신 다른 지역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는 9일 선적분부터 부과되니 일단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며 반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앞으로 노트북 가격이 최대 68%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또 스마트폰은 최대 3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기업들과 관계 당국은 산불 진화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산불의 예방, 감시, 진화 등 전 영역에 걸쳐 인공지능(AI), 열화상 카메라, 드론 등을 접목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AI 산불 관리 솔루션인 ‘T 라이브 캐스터’ 서비스를 최근 서울 노원구와 구로구 등의 지자체에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현재 130여 개 지자체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T 라이브 캐스터 서비스는 산불 감시 드론에서 보내온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산불 발생을 감지하자마자 사전 지정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기술이다. 올 2월 서울 구로구에서 발생한 산불을 초기에 탐지했고, 초기 진화가 마무리된 뒤 오후 11시쯤 다시 드론의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잔불을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또 산불로 인해 통신망이 소실된 산악지역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해 통신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향후 국내에 저궤도 위성이 상용화되면 실제 활용이 가능하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임업은 저전력 무선 산불감지 시스템을 친환경 정보기술(IT) 업체인 테크나인과 2023년 공동 개발했다. 현재는 일부 산불 위험 지역에 시범 설치하고 있다. 이는 연기 발생 여부를 센서를 통해 AI가 감지하는 기술이다. 해당 산불 감지 시스템에는 배터리를 두 개 장착해 한쪽이 태양광과 풍력으로 충전되는 동안 나머지 배터리의 에너지로 구동되도록 하고 있다.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랜 기간 상시적으로 산불 상황을 감지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이를 통신으로 전파할 수 있다. AI 업체인 스피어AX는 산불 감시 시스템인 ‘파이어워처’를 2022년에 개발해 현재 16개 시군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이어워처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AI가 연기를 감지해 산불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기에 알리는 시스템이다. AI가 학습을 통해 화재로 인한 연기를 구름, 안개 등과 구별할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감지 정확도가 93.4%에 이른다. 올해 1월 25일 대구 동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대구시가 빠르게 발화 위치를 파악해 조기 진압했다. 산불 확산 예측에도 첨단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일몰 후 드론을 띄워 정찰 비행을 실시한다. 낮에는 진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열화상 센서를 장착한 드론을 통해 산불이 어느 방향으로 확산할지 예측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다. 수천 장의 사진을 커다란 사진으로 합친 뒤 이를 지도로 만들어서 재난 대응 유관 기관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한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한재희 기자(산업1부)}

“로봇이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가 될 나무들의 부피를 측정하는 중이에요. 그냥 놔두면 대형 산불의 연료가 되거든요.”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미국 오리건주 코밸리스시(市)에 위치한 맥도널드던 숲에서 오리건주립대 산림학과 소속 연구원 맷 슈만 씨가 연구실에서 개발한 산림 다목적 로봇을 가리키며 말했다. 약 1m 높이에 측정 장치와 컴퓨터, 트랙 바퀴가 달린 로봇이 움직이자 슈만 씨 손에 들린 스마트 패드에 주변 숲이 3차원으로 구현되기 시작했다. 슈만 씨는 “로봇이 숲을 돌아다니며 벌채 후 남아 있는 목재 등 산불 위험 요소를 찾고 임도 형태나 숲의 모양을 3차원으로 구현한다”며 “이 데이터로 산불을 조기 발견하고 나무의 쓰러짐 등으로 산사태 발생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숲이 주의 절반인 1173만5883ha를 차지하는 오리건주는 여름철 극도로 고온 건조해져 매년 대형 산불에 시달렸다. 이에 산불 예방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왔지만 산림 관련 업종이 궂은일에 속하는 탓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리건주립대 등 지역 학교와 연구기관들이 산림 로봇 등 기술 개발에 몰두하게 된 이유다.美도 깊은숲 관리 기피, 인력 못구해… 로봇 투입 ‘산불지도’ 만들어〈2〉 美, 산림기술 개발 집중이동형 ‘계획적 불놓기’ 로봇 개발… “마른 풀-나무 미리 태워 산불 예방”번개 떨어진 지점 추적해 조기 대응… 드론 활용해 묘목 자동식재 기술도州-美정부, 수백억원 예산 적극 지원“산불 예방 로봇을 활용하면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숲 구석구석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숲의 구조나 위험 요소도 사람보다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죠.”슈먼 씨가 스마트패드로 로봇을 원격 조작하며 말했다. 슈먼 씨가 소속된 오리건주립대 포레스트리 연구실은 지난해 델루카 학장이 로봇 전문가인 우희성 교수를 영입하며 산림 관리 로봇들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 개발 중인 산림 기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드론을 이용해 원하는 목표 지점에 나무를 심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숲은 산불 발생 시 불이 빠르게 번진다. 혼합림을 조성하거나 불에 강한 나무들을 심어야 하지만, 넓은 산림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묘목을 일일이 심기란 쉽지 않다. 슈먼 씨는 “흙에서 썩는 상자에 묘목을 담아 드론으로 숲까지 운반한 뒤 목표 지점에 투하해 자동으로 나무를 심는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커지는데 인력 감소… 기술 개발 불가피미국에서는 2012~2021년 10년간 연평균 6만122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로 총 297만7776ha(헥타르) 산야가 잿더미가 됐다. 경기도의 약 3배에 이르는 면적이다.기후 변화로 산불은 더욱 커지고 잦아질 전망이지만, 미국에서도 산림 관련 업종은 힘든 일로 여겨져 인력 유입이 점차 줄고 있다. 21일 오리건주 임업회사 스타커에서 임도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제니퍼 비스는 “산림대학에서 꾸준히 젊은 산림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지만 숲에 자주 가거나 벌목을 하는 것이 어렵거나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새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산불 관리, 나무 식재 업무의 경우 주로 멕시코 이민자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미국은 대형 산불을 예방하고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산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과 협력해 위성 이미지, 기상 자료를 활용한 ‘산불 연료 지도’를 구축했다. 산불이 발생했을 때 연료가 될 만한 수종, 목재 잔재, 마른풀 등이 어디에 많은지 확인해 산불 위험 정도를 표시한 지도다. 지금은 측정 기술과 데이터가 보강돼 산불 발생 시 확산 속도와 화염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모델로 고도화됐다.● 산불 위험 마른나무 소각하는 로봇도학교와 연구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다양한 산림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숲을 통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산불 예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오리건주와 함께 미 서부에서 가장 산불이 많이 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로봇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번봇’은 계획적 불놓기를 위한 이동형 로봇을 2023년 개발했다. 계획적 불놓기란 산불을 일으키거나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나무 잔재, 마른풀을 미리 소각해 대형 산불을 예방하는 산림 관리법이다.트레일러가 달린 대형 트럭처럼 생긴 이 로봇은 숲을 돌다 산불의 연료가 될 만한 마른나무, 풀을 발견하면 트레일러 하단에서 불이 나와 이를 소각한다.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가 불의 확산을 막고 연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환경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 26일 번봇 직원인 로릴아이 노어비 씨는 “기존에 계획적 불놓기는 날씨, 장소 제약이 심했는데 이 기기를 활용하면 연중 불놓기로 산불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기술은 단지 개별 기관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정부가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번봇의 계획적 불놓기 기기도 미국 산림청이 약 2970만 달러(약 436억8276만 원)를 지원한 덕에 빠르게 개발될 수 있었다. 2025~2026년 캘리포니아 주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화재 감지 카메라와 위성 기술 매핑 등 산불 예방 첨단 기술 개발에만 1040만 달러(약 152억9000만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번개도 추적해 산불 선제 대응미국에서는 전체 산불의 약 46%가 번개 때문에 발생한다. 실제로 오리건주에서는 2022년 발생한 산불 889건 중 216건이 번개로 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위성 및 고해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번개가 떨어진 지점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도 많다. 리스 도브마이어 스타커 산불예방 담당자는 21일 “번개가 내리친 지점을 빠르게 확인하면 산불에 조기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병충해 관리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기존에는 연구진이 일일이 나무를 확인해 병충해 진행 정도를 파악했다면, AI 기술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나뭇잎의 병충해 정도를 자동으로 분석한다. 이 기술을 드론에 탑재하면 광범위한 산림의 병충해 상황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토머스 델루카 오리건주립대 산림대학장은 “병충해 피해로 죽은 나무는 불에 더 잘 탄다”며 “기술을 이용하면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숲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한재희 기자(산업1부)}

“우리는 리얼리티를 걷는 기업가들이니까 불안 요소 때문에 괜히 우리(기업인)까지 들뜰 필요는 없다고 난 생각해. 우리가 ‘정치가 불안할수록 경제까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경제가 나빠지지 않는 거야.”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80년대 선경(SK그룹 전신)의 신년 간담회 도중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최 선대회장의 생전 경영철학을 담은 이른바 ‘선경실록’이 최 선대회장의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SK는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해 디지털 자료로 변환한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해 2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와 비디오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3만1647점이다. 공개된 선경실록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1982년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고 인재 위주 인사를 강조했다. 1992년에는 SKC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하드웨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1992년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내용이 음성 녹취에 담겨 있다. SK는 이번에 디지털화를 완료한 선경실록을 SK 내부 시스템망에 일부 공개했다. 향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나머지 내용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우리는 가장 리얼리티를 걷는 기업가들이니까 불안 요소 때문에 괜히 우리(기업인)까지 들뜰 필요는 없다. 우리가 ‘정치가 불안할수록 경제까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경제가 나빠지지 않는다는 거야.”1970~1990년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80년대 선경(SK그룹 전신)의 신년간담회 도중 임원‧부장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선경실록’이 최 선대회장의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SK는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해 디지털 자료로 변환한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2023년 ‘창사 70주년 어록집’을 발간하는 도중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2년 만이다.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와 비디오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3만1647점이다.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로 3530개에 달한다. 이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들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분량이다.최 선대회장은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과의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녹음해 원본으로 남겼다. 해당 자료에는 당시 한국의 경제 상황과 최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SK는 설명했다.일부 외부로 공개된 ‘선경실록’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1982년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고 인재 위주의 인사를 강조한 바 있다. 1992년에는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하드웨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일찍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세계 경제 위기를 촉발한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당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 선대회장이 직접 중동의 고위 인사를 만나 석유 공급에 대한 담판을 짓는 내용, 1992년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을 격려하는 내용 등이 음성 녹취에 담겨있다.SK는 이번에 디지털화를 완료한 선경실록을 SK 내부 시스템 망에 일부 공개했다. 향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나머지 일부 내용도 내부 구성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세제 지원을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4대 그룹 총수들)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의 한옥 건물인 삼청당 회의실. 이곳에 모인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한 권한대행에게 올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통상 리스크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2일(현지 시간) 발표할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큰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관세 폭탄에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 축소나 폐지로 인한 부담까지 이중고를 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합동 회의체인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참석했고 정부에선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첫 회의인 이날엔 각 그룹 총수가 직접 참석했지만 다음 회의부터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의체는 한 권한대행이 지난달 21일 직무에 복귀한 뒤 최 부총리에게 “통상위기 대응을 위한 민관합동 회의체를 꾸리라”고 지시해 발족했다. 비공개로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총수들은 정부에 “당면한 미국과의 (관세, 보조금 분야) 협상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과 SK, LG 등은 바이든 정부 당시 전기차와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법안이 발효되자 미국에 5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꿀 경우 보조금을 못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3일부터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내 업체에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활동)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국가와의 동맹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정부도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세제 지원을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4대 그룹 총수들)“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의 한옥 건물인 삼청당 회의실. 이곳에 모인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총수들은 한 권한대행에게 올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통상 리스크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할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큰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관세 폭탄에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 축소나 폐지로 인한 부담까지 이중고를 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정부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합동 회의체인 ‘경제안보전략TF’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참여했고 정부에선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첫 회의인 이날엔 각 그룹 총수가 직접 참석했지만 다음 회의부터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의체는 한 권한대행이 지난달 21일 직무에 복귀한 뒤 최 부총리에게 “통상위기 대응을 위한 민관합동 회의체를 꾸리라”고 지시하면서 발족했다. 비공개로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총수들은 정부에 “당면한 미국과의 (관세, 보조금 분야) 협상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과 SK, LG 등은 바이든 정부 당시 전기차와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법안이 발효되자 미국에 5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꿀 경우 보조금을 못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이 3일부터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내업체에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활동)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국가와의 동맹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라며 “정부도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투자해 건립하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을 인수해 단독 공장으로 운영한다.LG에너지솔루션은 1일 GM과의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스 미시간주 3공장 건물 등의 자산을 모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3공장의 장부상 가치는 약 3조 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절반씩 투자했기 때문에 GM이 투자한 금액(약 1조5000억 원)을 LG에너지솔루션이 지급해 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GM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위험 요소를 줄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공장을 단독으로 운영해 여러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신규 증설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존 설비 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새 고객사 후보로는 일본 도요타가 꼽힌다. 두 회사는 2023년 연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2022년 6월 착공한 3공장은 26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해 올 초 양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수요 위축에 지난해 건설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는 건물 공사가 마무리되고 장비 반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한국 경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대미 투자를 크게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리쇼어링(생산시설 본국 회귀) 등 달라진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관계 당국과 산업연구원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제품 배송, 판매 등 파생되는 일자리 포함)는 80여만 개에 이른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전체 인구(2023년 80만9000명)와 맞먹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 덕분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한국은 또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세계 최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3년 215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2010년대만 해도 10위권이던 것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FDI) 통계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1위 투자 대상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미국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체는 2432곳(한국무역협회 2024년 분석)에 이른다.경제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무관하게 이제 한미 경제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중저가 상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니어쇼어링(멕시코 등 인접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면,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현지 경제에도 기여하는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윤성용 미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인구가 3억 명이 넘고 소득 수준도 워낙 높아 한국 기업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제2의 내수시장’이 됐다”고 말했다.금성 첫 공장후 40년, 美투자 1000배로 “수출 넘어 제2 내수시장”〈1〉 일자리-시장 넓힌 윈윈 투자韓기업, 美 50개 주 중 47곳 진출… 제네시스 3대 중 1대가 美서 팔려현대차 정의선 “‘뿌리’ 내리러 왔다”… 조선-에너지 등 진출도 가속화 전망“R&D-생산 핵심은 한국에 둬야”“우리는 공장을 짓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정 회장의 말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투자해 메타플랜트를 건립했다. 직접 찾아간 서울 여의도 4배 크기(1176만 ㎡)의 이 공장은 ‘가장 진보된 공장’이란 평가처럼, 한국과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었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뒤 20년 동안 대미 수출과 국내 생산, 고용이 모두 늘었다”고 전했다. 이번 준공식이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 시대의 막을 여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0년 만에 1000배 늘어난 美 투자1982년 10월. 금성사(현 LG전자)는 당시 550만 달러(약 80억 원)를 들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간 생산 12만 대 규모의 컬러TV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한국 업체가 미국에 처음 단독 투자한 ‘1호 공장’이다.40여 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432개 업체(2024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가 기업정보업체인 D&B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기업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이 오히려 극소수란 뜻이다.한국 업체들은 40년 동안 공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렸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기업들의 미국 대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20억8438만 달러로 2014년 투자액(59억8599만 달러)의 3.7배로 늘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5.4배, 30년 전의 42.7배, 40년 전의 1096.3배로 증가했다. 미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것이다.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가장 많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2432개 업체 중 26.8%가 제조업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반도체와 가전을,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자동차를, LG전자는 테네시주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미국 진출 속도가 가파르다. 2021∼2024년에는 금융이나 부동산 등 서비스업의 미국 신규 진출이 42.9%로 가장 많았다.한국 기업들이 만드는 현지 일자리도 급증했다. 1982년 금성사가 헌츠빌에 공장을 준공할 때는 5년 안에 3000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수출입은행은 2023년 기준 한국 기업들의 북미 지역 고용이 총 11만3387명(한국인 포함)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2의 내수 시장’ 된 미국‘코러스노믹스 2.0’ 시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단순히 미국에만 유리한 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고급형·대형 제품이 많이 팔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것 또한 한국 업체들이 최근 미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3대 가운데 한 대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고급 주방 가전 브랜드 ‘SKS’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한다.미국엔 한국 기업들의 ‘큰손 고객사’도 많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고객사인 퀄컴, 구글, IBM 등이 모두 미국 회사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을 겨냥해 북미 지역에 공장을 늘리고 있다. 고객의 피드백을 곧바로 반영할 수 있고, 납품 대상과 가까운 덕에 물류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조선, 소형모듈원전(SMR),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해 국내 산업이 공동화(空洞化)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 세계 생산기지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더 팩토리’를 한국에 만드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 세계 생산기지에서 생산될 상품에 대한 핵심 기술 연구나 시험 생산,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한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핵심 업무를 맡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고임금 일자리가 많이 배출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신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에 핵심 연구개발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코러스(KORUS)노믹스 2.0코러스는 한국(KOREA)과 미국(US),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말. 한미 경제 협력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코러스노믹스 1.0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교역에 치중하는 단계였다면, 코러스노믹스 2.0 시대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사업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드는 유기적인 경제 관계로 도약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클라크스빌=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엘라벨=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국내 기업들이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을 뜻하는 ‘빅 블러’의 시대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사업 분야와 상관없이 인공지능(AI), 로봇, 에너지, 바이오 등에 과감하게 도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앞서가기 위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과 중국 기업들의 맹렬한 추격 등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앞선 기술력만이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열쇠라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AI 연구개발에 목숨 거는 기업들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 AI 반도체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PC 및 모바일보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HBM4도 올해 하반기(7∼12월) 양산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 또한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HBM4부터 대만 TSMC와 협업을 강화해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PIM(하나의 칩에 메모리, 프로세서를 집적한 반도체), AI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도 개발하고 있다. LG도 AI 분야에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인 LG AI 연구원은 2021년 12월 3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에는 ‘엑사원 2.0’, 지난해 8월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 3.0’을 국내 최초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12월에는 또다시 개선된 ‘엑사원 3.5’를 선보였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을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1월 열린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내 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해 AI 우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바이오와 에너지도 성과 나와 LG와 롯데는 바이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국내 대표적 기업이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23년 연 매출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사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L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제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도 주목받는 분야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연료 시장 환경에 맞춰 바이오항공유(SAF), 바이오선박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바이오 연료 실증 연구’에 참여해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의 SAF를 공급받아 2023년 국내 최초로 SAF 급유 및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무탄소 발전 주 기기의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로봇·신소재에서도 ‘초격차’ 도전 현대자동차그룹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비즈니스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시범 적용했으며 향후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의 AI 학습 과정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경우에는 2008년 국제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L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존 합금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망간을 포함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제품 구현에 성공했다. 고망간강은 자성을 띠지 않아 잠수함, 함정, 군수용 전차에 적용할 경우 스텔스(은폐) 성능을 높일 수 있어 방위산업으로도 수요처가 확대될 수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지금은 ‘강자의 시간’,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준비합시다.” 올해 2월 3일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사장이 회사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의 제목이다. 호시우보는 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뜻이다. 즉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는 동시에 성실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김 사장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제품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추는 활동을 정말 우직하고 묵묵히 실행해 나갈 시점”이라며 “이런 자세로 준비하면 다가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지배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이미 강자의 요건을 갖추고 있고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을 축적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슈퍼사이클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근거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기술 지배력’이다. 그는 “업계 최초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셀투팩(CTP), 유럽상용차용 고전압 미드니켈, 46시리즈 등 대규모 수주를 달성한 것이 우리의 기술 지배력을 방증한다”며 “또한 게임 체인저가 될 건식 전극도 누구보다 먼저 갖춰 나가고 있으며 실제 고객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글로벌 톱 오퍼레이션 역량’을 언급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자동차용 전지 연평균 역대 최고 수율인 95%를 돌파했다. 이는 절대 쉬운 성과가 아니다”며 “시장이 활력을 되찾는 시기에 분명한 강점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오퍼레이션 역량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 번째로 수많은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꼽았다. 김 사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경험을 축적했고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 선정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단기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단순 배터리 제조를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순환 생태계’ 중심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 등을 통해 위기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비중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신사업의 기회가 많은 사업에도 투입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한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3대 폼팩터(제품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갖춰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업계 최초로 탠덤 OLED를 양산한 이래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OLED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탠덤 OLED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두께는 동일하다. 하지만 유기발광층을 두 개 층으로 쌓아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은 늘어나지만 소비전력은 절감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을 높이고 소비전력도 약 40% 줄인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탠덤 OLED는 차량용 P(플라스틱)-OLED에 처음 적용된 이후 IT용으로 확대 적용되며 OLED 시장 확장에 기여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탠덤 OLED 소자를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제품이 차량용 P-OLED다. OLED 특유의 뛰어난 화질을 유지한다. 얇고 가벼워서 휘어질 수 있어 디자인 차별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기반의 차량용 OLED를 비롯한 차별화 기술을 토대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1등’ 지위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겨냥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혁신의 방향성을 제안하고 있다. SDV 시대에는 점점 다양해지는 차량 내 기능을 운전자와 탑승자가 큰 화면을 통해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탑재 수량도 많아지는 ‘스크린화’가 특징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운전석 앞 유리 기둥(필러) 왼쪽 끝에서 조수석 오른쪽 끝까지 가로지르는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필러투필러(P2P)’ 솔루션 등 SDV에 최적화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40인치 필러투필러’는 초대형 화면을 통해 각종 정보를 즉시 파악하는 동시에 차량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한다.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 주행 정보부터 공조 시스템 제어, 영화 및 음악 감상, 게임까지 SDV의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화면 전환 없이도 표시할 수 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했다. 더불어 이 제품에는 운전자가 안전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SPM 모드’도 적용했다.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 기술은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를 통해 동승자가 영화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해도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한다. 시야각 제어 기술은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 속에서 안전성을 강화하는 주요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TV,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TV,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에서 글로벌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발 ‘관세 전쟁’이 벌어지고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등 경영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에도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해 내겠다는 전략이다.19년째 글로벌 1위 지키는 삼성TV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19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8K TV를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며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을 주도했다. 특히 ‘QLED TV’ 제품군은 제품 크기가 중형에서 초대형까지 다양한 크기를 갖춰 소비자에게 다양하게 선택지를 줬다. 이어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Neo QLED’와 ‘초대형, OLED’ 등의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TV 제품에 적용해 ‘AI 스크린’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투명 마이크로 LED’, AI를 통한 TV 화질 개선 등 혁신적 기능에 관한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 아래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나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다양한 제품 타입, 소재, 색상을 제공해 가전 제조사를 넘어서 ‘소비자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23년엔 지속가능성, 초연결성, 디자인의 핵심 3대 가치를 추구하는 ‘비스포크 라이프’를 선언하고 새로운 연결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해 출시되는 모든 비스포크 신제품에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등 AI 기술을 가전제품에 적극적으로 확대 도입했다.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3년 연속 1위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1년 이후 13년 연속 출하량 1위를 지켜내고 있다.삼성전자는 2019년에는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좌우로 접히는 ‘Galaxy Z 폴드’로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2020년에는 상하로 접히는 ‘Galaxy Z 플립’을 출시했다. 더불어 지난해 1월 출시한 Galaxy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 최초로 Galaxy AI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새로워진 검색, 창의적인 사진 편집, 실시간 번역, 편리한 텍스트 요약 등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의 사업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태블릿과 웨어러블(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액세서리 등의 제품과 함께 콘텐츠와 서비스 부문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활용해 지역별 시장 상황과 경쟁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군을 운영한다.1992년부터 D램 정상 자리 지켜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한 이후 32년 동안 D램 점유율 1등을 유지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도 2003년부터 21년간 1등 업체의 위상을 지켜내고 있다. 지난해 DS 부문은 근원적 사업 체질 강화를 목표로 선단 및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차원에서 PC 및 모바일보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HBM4도 올해 하반기(7∼12월) 양산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8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뉴 리서치&디벨롭먼트-K’(NRD-K)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주요 경영진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000m2(3만3000여 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2030년까지 총 투자 규모는 2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흥캠퍼스는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메가비트) D램을 개발하고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서 근원적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첨단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조건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내용의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이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조건부 상여금이 있는 17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영향 및 대응 긴급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5%는 “통상임금 충격이 부담되거나 이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고 답했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책(복수 응답)으로는 가장 많은 32.7%가 임금 인상 최소화를 꼽았다. 이어 △정기상여금 축소 또는 대체(24.5%) △시간 외 근로 시간 축소(23.9%) △신규 인력 감축 등 인건비 증가 최소화(18.9%)가 뒤를 이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기업 대표들이 통상임금 컨설팅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후 예상되는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의 55.3%가 5% 이상, 23.1%가 2.5% 이내라고 응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예상 임금 상승률은 25.0%가 5% 이상, 43.4%가 2.5% 이내라고 답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