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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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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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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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불태우고 거리에 방치”…‘부차 대학살’ 참상 드러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에 저질렀던 ‘부차 대학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시신 458구가 발견됐고 그 중 9구는 어린이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32일 간 자행된 살인을 조사하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다”며 참상을 전했다. 최근에도 부차 주민들은 마을의 빗물 배수구와 숲 등에서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고 3월경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주(州)의 소도시 부차를 점령했다. 이 기간 러시아 군인들은 마을의 민간인들을 조직적으로 고문, 살해했고 4월 1일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 퇴각한 후 그 참상이 드러났다. 부차 시(市) 당국은 8일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발견된 시신 458구 중 남성은 366구, 여성은 86구였다. 성별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은 5구였다. 신체의 일부가 파편만 발견된 시신도 1구 있었다. 이들 시신 중 9구는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드러났다. 시 당국은 “발견된 시신들 중 419구에서 총에 맞거나 고문당한 흔적, 구타당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은 러시아군이 부차 민간인들을 잡아 손을 뒤로 묶어 포박한 뒤 뒤통수에 총을 쏴 살해했다고 전했다. 시 당국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전범 재판에 세우기 위한 노력이 검찰에 의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발견된 시신들 중 39구는 외부의 충격 흔적이 없는 ‘자연사’로 보인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그 중에는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지하실에서 자녀들과 숨어 지내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34세 여성, 여동생과 함께 살다가 여동생이 러시아 군에게 총살된 뒤 숨진 언니도 포함됐다. WP는 “순수하게 자연사라고 보긴 힘든 죽음들”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사망자 중 많은 수의 신원을 확인했으나 아직까지도 50여 구의 시신은 신원을 밝히지 못했다. 당국은 “러시아군이 위생 문제나 고문 은폐를 위해 시신을 일부 불태웠다”고 했다. 유골이 잿더미로 변해버려 DNA 감식도 불가능하다. 시신 대부분은 거리에 방치되거나 우물 속에 던져져 있거나 숲에 버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한 시신 규모에는 군인의 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군인 시신은 별도로 당국이 인수한 뒤 따로 집계한다. 러시아군 시신도 3구가 발견돼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에도 부차 주민들은 마을 숲과 배수구에서 시신 2구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실종된 친척, 가족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당국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비를 세워 이들의 이름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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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대만 둘러싸고 전쟁하면… “中 GDP 25% 날아갈 것”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2009년 세계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경제적 파장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한다면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 중국은 25% 가량을 잃게 될 것이라고 9일(현지 시간) 미국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전쟁 상황에서 중국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할 경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반도체 패권’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만의 TSMC 공장을 파괴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야후파이낸스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전쟁이 미중 사이로 번질 경우 미칠 경제적 파장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력 충돌이 일어난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어떤 군사적 대결보다 세계 경제와 세계 시장에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은 경제적 타격을 유발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러시아의 연간 무역은 360억 달러(약 47조16억 원) 규모에 달했다. 미국-우크라이나 무역은 40억 달러(약 5조2224억 원) 규모였다. 전쟁으로 인해 총 400억 달러(약 52조2240억 원)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무역이 위험에 처한 것이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 2위인 중국, 반도체 선진국인 대만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면 그 여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연간 무역 규모는 6560억 달러(약 856조4736억 원)에 달한다. 미국과 대만의 교역액은 1140억 달러(약 148조8384억 원)다. 여기에는 ‘산업의 쌀’이자 미래 기술패권의 열쇠로 꼽히는 ‘반도체’가 포함된다. 미국, 중국, 대만의 교역액을 합치면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교역액의 약 10배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은 미중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의 총 GDP(약 23조 달러) 중 5%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이다. 아시아와 전 세계로 여파가 미쳤던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의 GDP 하락 폭은 2.6%에 그쳤다. 그보다 약 두 배 달하는 경제적 후폭풍이 닥치는 셈이다. 중국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시작한다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없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대(對) 러시아 제재 사례로 확인됐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됐다. 대만과의 전쟁 비용도 천문학적인 규모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 결과 중국은 17조 달러 규모의 GDP 중 25% 가량을 잃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 국가 중 대만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GDP는 6700억 달러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GDP가 45% 줄었다. 대만도 그에 버금가는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의 반도체 공장은 중국의 첫 번째 목표물로 꼽힌다. 야후파이낸스는 “미국과 서방은 대만 반도체 공장이 중국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먼저 이를 파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손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아예 없애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실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당사국들이 감수해야 할 피해가 너무 막대하기 때문이다. 야후파이낸스는 “중국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한계선 까지만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 보다는 지속적인 군사훈련 실시, 사이버 공격 등 ‘회색지대 전술’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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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7세 소년, 참전용사 위해 모금운동 벌여 마을에 기념비 건립

    미국 북부 미네소타주의 소도시 올리비아에 사는 17세 소년 도미니크 클래스먼군이 참전용사를 위해 모금 운동을 벌여 기념비를 세웠다고 7일(현지 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클래스먼군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군인으로 복무한 집안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참전 용사들의 무용담을 숱하게 들었지만 정작 올리비아에 참전용사를 위한 기념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 그는 기념비를 세울 결심을 하고 즉각 행동에 나섰다. 우선 다른 마을의 참전용사 기념비들을 직접 관찰한 뒤 디자인을 구상했다. 그는 약 1만5000달러(약 2000만 원)의 제작 비용을 모으기 위해 이웃에게 전단지를 돌리고 마을 행사에서 연설도 했다. 주민들 또한 적극 동참해 당초 목표액을 훨씬 넘는 7만7777달러(약 1억 150만 원)가 모였다. 이에 따라 기념비 역시 당초 구상보다 훨씬 크게 만들 수 있었다. 클래스먼 군은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5월 30일 ‘메모리얼 데이’에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기념비 앞에는 21발의 예포를 상징하는 ‘21개의 군화 발자국’이 바닥에 찍혔고 올리비아 출신 참전 용사의 이름, 생년, 참전한 전쟁 등이 기록됐다. 주민들은 “이런 기념비를 살아있는 동안 눈으로 보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제작에 참여한 클래스먼군의 부친도 “참전 용사와 그 가족들이 기억할 만한 장소를 만드는 일에 일조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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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대만행 연기를” 설득에… 펠로시 “바이든 공개요청땐 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전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을 보내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이 뜻을 굽히지 않자 바이든 행정부는 주미 중국대사관 관계자들과 만나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전 의장 측을 찾아가 대만 방문이 초래할 지정학적 위험을 브리핑했으나 허사였다. 백악관은 82세인 펠로시 의장이 ‘35년 정치 인생’ 마감을 위한 치적 쌓기를 위해 대만 방문을 계획한다고 보고 분개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된 만류에 펠로시 의장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 연기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면 수락을 고려하겠다”며 사실상 강행 의사를 밝혔다. 난감해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대사관을 통해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베이징과 최대한 빨리 의사소통해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핫라인’ 구축을 시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서 중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낼 경우 자칫 미중 양국의 의도치 않은 무력 충돌을 촉발할까 우려해서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리스크’를 막기 위해 백악관이 동분서주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이 비밀리에 추진한 대만 방문 계획이 지난달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처음 알려진 것은 그의 대만행을 막으려고 백악관이 일부러 누설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이 소문에 대해 백악관은 2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미 상원은 대만을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 명시해 4년간 안보비용 명목으로 매년 45억 달러(약 5조8973억 원)를 지원하는 ‘대만 정책법’ 처리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법안이 미중 관계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백악관이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집권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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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부, 中의 대만 무력통일 비상사태 대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현지 시간)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 국방부는 중국군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는 컨틴전시(contingency·비상사태)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자칫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기고에서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대만과의 긴장을 극도로 격화시켰다”며 중국이 대만 방공식별구역 주변 및 그 너머로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 순찰을 해 왔다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이런 움직임을 분석해 중국이 대만을 무력 통합하는 비상사태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대만 통일을 시도하는 중국이 미국의 개입에 맞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에 따르면 5월 미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NAS)는 ‘2027년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전쟁이 일어난다’는 시나리오의 워게임(전쟁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은 미국의 군사 개입 의지를 꺾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핵무기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위크 또한 중국이 겉으로는 ‘핵무기 선제사용 금지(NFU)’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중국공산당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비해 핵무기 선제 사용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미 비영리 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 역시 3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일본 오키나와 및 괌 미군기지는 중국의 핵 보복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1시간 안에 미국과 중국의 모든 도시가 폐허로 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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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대만 둘러싸고 핵전쟁 가능성” 우려 나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현지 시간)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 국방부가 중국군이 무력으로 대만 통일을 시도하는 ‘컨틴전시(Contingency·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자칫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대만과의 긴장을 극도로 격화시켰다”며 중국이 대만 방공식별구역 주변 및 그 너머로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 순찰을 감행해왔다고 비판했다. 국방부가 이런 움직임을 분석해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합하는 비상사태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만 통일을 시도하는 중국이 미국의 개입에 맞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에 따르면 5월 미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NAS)는 ‘2027년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전쟁이 일어난다’는 시나리오의 ‘워게임(War Game·전쟁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은 미국의 군사개입 의지를 꺾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핵무기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위크 또한 중국이 겉으로는 ‘핵무기 선제사용 금지(NFU)’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생존이 위협 받는 상황에 대비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미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들의 모임’ 역시 3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일본 오키나와 및 괌의 미군 기지는 중국의 핵 보복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한 시간 안에 미국과 중국의 모든 도시가 폐허로 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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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中항모 뜬 남중국해 우회… 전세계 30만명 항로 지켜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탄 전용기는 2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출국해 남중국해를 거치는 짧은 항로 대신 필리핀을 우회하는 긴 항로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중국해에 떠 있는 중국 항공모함 등을 의식해 두 시간가량 더 걸리는 항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눈은 펠로시 의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전용기 C-40C(호출부호 SPAR19)의 항적에 집중됐다. 항공기 항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이트에는 이례적으로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 SPAR19편의 운항 정보를 지켜봤다. 이날 스웨덴의 항공기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측은 트위터를 통해 “전례 없는 접속량 폭증 때문에 접속 장애가 벌어지고 있다.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이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치닫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류더인 회장이 1일(현지 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 전쟁이 벌어진다면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더 이상 반도체칩이 아니다. 세계 질서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나면 반도체 10%를 TSMC에 의존하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TSMC가 중국에 넘어가면 아시아 유럽 미국 협력사들이 거래를 끊어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과 중국의 악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1991년 중국 방문 때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에게’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 이후에도 인권 탄압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등 대중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 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1일 펠로시 의장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두둔하고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톰 미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베이징 지부장은 “시진핑 주석도 이번 사건을 별것 아니라며 무시할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쳐 버렸다”며 “세계 최강국을 상대할 준비가 됐는가. 시 주석은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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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은행, 주택대출 465조원 손실 직면”… 부동산 위기론 확산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잇단 파산으로 아파트 공사가 줄줄이 중단되고 분양받은 사람들이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면서 은행권으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은행들은 3560억 달러(약 465조 원) 규모의 손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모기지론 압박이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여파가 세계 경제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CNN은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에서 ‘경제 성장 목표’에 대한 언급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중국 내부의 위기감을 전했다.○ 주택대출 465조 원 채무불이행 위험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현재 중국의 총 주택대출 중 6.4%인 3560억 달러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했다고 추산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위험 규모를 총 주택대출 중 최소 7%로 올려 잡으면서 “이마저도 보수적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중국 은행들이 “상환 거부 사태로 영향을 받는 대출금은 21억 위안(약 4048억 원) 수준”이라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크다. 중국은 최근 주택 판매 부진, 집값 하락, 대출 상환 거부 등 부동산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주요 70개 도시 중 주택가격 약세 현상이 나타난 곳은 1월에 20곳이었으나 6월에 48곳으로 늘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봉쇄 정책을 단행해 경기가 위축된 데다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가계 소득이 하락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중국 은행들의 주택대출 규모는 급증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잔여 주택대출 규모는 39조 위안(약 7533조 원)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 등 사업자들이 갚아야 할 대출도 13조 위안(약 2511조 원) 규모다. 중국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 가운데 주택대출의 비중이 32.5%를 넘길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주요 은행인 중국우정저축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은 지난해 말 34%를 기록해 상한선을 넘겼다. 홍콩대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천즈우 교수는 “부동산 사업이 지연될수록 사업자는 손실을 보는데 은행이 그 사이에 끼여 있다”고 설명했다. ○ 부동산이 中 GDP 25%, 글로벌 위기 우려중국 부동산 문제가 글로벌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AFP통신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중국 금융 시스템으로 위기가 번지면 그 충격은 국경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CNN은 지난달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GDP 성장 목표치에 대한 언급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가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여긴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격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중국은 향후 5∼10년간 여전히 4, 5%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미국 CNBC에 말했다. 반면 마이클 페티스 중국 베이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일본이 겪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어 소비 진작을 통한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며 “매우 장기적인 일본식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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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유럽 확진자, 6주새 3배로… 매주 3000명 숨져”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6주 새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배로 증가했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망자도 매주 3000여 명씩 나오고 있다. 7차 대유행이 시작된 일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5만 명을 넘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위인 스텔스 오미크론(BA.2)과 BA.5가 유럽 53개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3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번 변이는 앞서 델타 변이 등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워낙 빠르게 퍼져서 확진자가 급증해 입원율이 두 배로 늘었다. 유럽 코로나19 재확산은 BA.2와 켄타우로스 변이(BA.2.75) 같은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한국을 비롯한 10여 개국에서 확산 중이다. 감염자가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롱코비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에 변이 맞춤형 백신 개발을 주문했다. 클루게 국장은 “의료 체계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을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고 경고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20일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5만24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11만661명(이달 16일)보다 4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다만 하루 사망자는 10∼30명 정도로 2월의 100∼300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아직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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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유럽 코로나 확진 3배로 급증…사망자도 매주 3000명씩”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6주 새 유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배로 증가했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망자도 매주 3000여 명씩 나오고 있다. 가을 겨울로 접어들면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위인 스텔스 오미크론(BA.2)과 BA.5가 유럽 53개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3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번 변이는 앞서 델타 변이 등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워낙 빠르게 퍼져서 확진자가 급증해 입원률은 두 배로 늘었다. 유럽 코로나19 재확산은 BA.2와 켄타우로스 변이(BA.2.75) 같은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한국을 비롯한 10여 개국에서 확산 중이다. 감염자가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롱코비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에 변이 맞춤형 백신 개발을 주문했다. 클루게 국장은 “의료체계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을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백신 4차 접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을 강조했다. 일부 국가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클루게 국장은 마스크를 쓴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의무가 아니라고 해서 쓰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대부분 국가는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하거나 줄이는데 이는 위험한 사각지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각심 감소에 우려도 나타냈다. 클루게 국장은 “사람들은 내게 ‘정말 바이러스가 돌아왔느냐’고 묻는다”며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악하고 치명적이며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느라 바쁘겠지만 여전히 의료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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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행렬에 세계 채권가치 2경 증발

    미국 등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올 상반기(1∼6월) 전 세계 채권 가치가 17조 달러(약 2경2328조 원) 하락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하락 폭의 약 두 배다. 니혼게이자이가 인용한 국제결제은행(BIS) 집계 자료에 따르면 세계 채권 가치는 지난해 말 142조 달러(약 18경6503조 원)에서 지난달 말 125조 달러(약 16경4175조 원)로 약 12% 줄었다. 1990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세계 채권 종합지수도 상반기에 12% 급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채권은 발행될 때부터 금리와 만기가 정해져 있어 만기에 받을 수익금도 고정된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발행된 채권은 현재 고금리 상황에서 발행된 채권에 비해 기대 수익이 떨어지고 사려는 사람도 적다. 이 때문에 과거에 산 채권을 현재 처분하려면 손해를 감수하고 싼값에 ‘할인’해 팔아야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손실을 줄이려면 서둘러 파는 게 유리하다. 채권 가치 하락은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국채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 왔던 신흥국들은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채권을 다량 보유한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사의 손실이 커질 조짐이 나타나자 채권을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6월 중국 채권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25억 달러(약 3조2813억 원) 이상어치를 순매도했다. 중국도 미국 국채 보유량을 1조 달러 아래로 줄여 5월 기준 9808억 달러(약 1287억 원)까지 내려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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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러 이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성공… “푸틴 향한 경고장”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뒤처진 미국이 시험발사에 연달아 성공했다. 마하5(음속 5배) 이상으로 빠르게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방공 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뿐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익스프레스는 “(시험발사) 성공으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은 13일 극초음속 미사일 공중 및 지상 발사에 모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공군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극초음속 미사일 ARRW(공중 발사 신속 대응 무기) AGM-183A가 전날 캘리포니아 해상 상공 B52-H 전략폭격기에서 시험발사됐다고 밝혔다. 히스 콜린스 준장은 “극초음속에 도달했고 주요 및 부차 목표를 달성했다”며 “일련의 부스터(엔진) 시험을 마쳤고 올 하반기 탄두를 탑재해 전면적인 시험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비행 거리와 속도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발사장에서 작전화력 극초음속 무기의 지상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지상, 공중 발사를 여러 차례 시험했으나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로 인해 당초 9월 ‘전투 가능한 첫 극초음속 무기’ 완성을 선언하려던 국방부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잇단 실패로 곤경에 처한 미국은 초강대국 군비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컸다”며 “이번 성공으로 진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체 개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2020년 10월 대만과 마주한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는 올 5월 바렌츠해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시험 발사해 1000km 밖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호텔과 쇼핑센터 폭격에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첫 실전 사용 사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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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범죄 급증에…美 LA-시애틀 등 스타벅스 영구폐쇄

    “우리 직원들이 보고한 모든 사건 보고서를 확인했다. 사례가 매우 많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회사도 직원과 파트너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본사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모든 직원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워싱턴 오리건주의 스타벅스 매장 16곳을 영구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유동인구도 많은 도심이어서 제법 잘 되는 매장들이다. 그럼에도 본사가 이 같은 이례적인 결정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타벅스의 매장 폐쇄 원인은 마약 범죄 급증 때문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최근 미 전역에서는 마약성 진통제 일종인 펜타닐 중독이 무섭게 퍼지고 있다. 펜타닐 중독자가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와 직원이나 손님에게 해를 끼치는 등 범죄가 급격히 늘자 매장 폐쇄에 이른 것이다. 최근 미 언론에 따르면 헤로인의 50~100배 위력을 지닌 마약 펜타닐 중독 관련 사건이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남동부 플로리다주 소도시 개드즌카운티에서는 이달 4일 하루 동안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9명이 숨지고 9명이 입원했다. 이 지역은 많은 주민이 가축을 기르거나 채소를 재배한다. 거리에는 골동품점과 유서 깊은 건물이 즐비하다. 평화롭고 작은 시골마을에서 열 명 가까운 마약 중독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2일 마약 단속 잠복 경찰에게 펜타닐을 팔려던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사복경찰에게 다가와 “혹시 ‘블루스’를 찾고 있느냐, 사겠느냐”고 말했다. 블루스는 마약상 사이에서 펜타닐 은어로 쓰인다. 경찰은 이 남성의 파란색 펜타닐 알약을 압수했다. 같은 주(洲) 킹카운티는 최근 펜타닐 중독이 확산하자 공중보건 위기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249명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급증했다. 연말까지 사망자가 지난해 396명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 마약단속국(DEA)는 펜타닐 유통과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미국을 오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국경 근처 멕시코 마을에서 펜타닐 제조공장이 발각됐다. 멕시코 검찰은 이곳에서 완성된 펜타닐 알약과 분말, 마약 제조에 쓰인 압착기 등을 압수했다. DEA 관계자는 “펜타닐 주성분으로 쓰이는 화학물질은 중국에서 생산해 멕시코로 들어와 마약 카르텔을 거쳐 미국에 흘러든다”고 말했다. DEA는 중국에서 펜타닐 원료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DEA는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펜타닐 원재료 2100파운드(약 950㎏)를 압수했다. 펜타닐 치사량은 2mg이다. DEA가 압수한 양이면 약 10억 명을 펜타닐 중독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CBS뉴스는 “최근 18~45세 미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 펜타닐 중독”이라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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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크루즈가 몰았던 전투기 ‘굴욕’…美항모서 굴러 바다 추락

    지중해상에 있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 해리트루먼호에서 전투기 F/A-18 슈퍼 호넷 한 대가 8일(현지 시간) 악천후 속에 바다로 떨어졌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피트 미첼 대령(톰 크루즈)이 적국 비밀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탔던 기종이다. 12일 미 해군과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바다에 떨어지는 일은 간혹 있지만 갑판에 있던 전투기가 굴러 떨어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사고 당일 악천후와 거센 바람 때문에 풍랑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예상치 못한 날씨 때문에 전투기가 떨어졌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이 좋지 않을 땐 갑판 전투기를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서 고정시키게 돼 있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갑판 근무 중이던 승조원 한 명이 가볍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F/A-18 슈퍼 호넷 대당 가격은 5700만 달러(743억 원)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떨어진 전투기를 인양할지 검토 중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비슷한 사고는 1995년 4월 미 해군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 갑판에서 벌어졌다. 당시 F-14 톰캣 전투기가 이륙 전 엔진을 점화하자 제트엔진에서 배출된 배기가스에 바로 뒤에 있던 다른 톰캣 전투기가 맞아 바다에 떨어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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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반도체 자립’ 가속… 佛 7조-獨 18조원 투자 계획

    한국과 미국,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이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프랑스 엘리제궁(대통령실)은 11일(현지 시간) 미국과 스위스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57억 유로(약 7조506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프랑스 서남부 그르노블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3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생산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반도체 산업 육성에 140억 유로(약 18조4177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와 스위스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동 투자를 통해 그르노블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2026년 가동이 목표인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용, 공장설비용, 가전제품용 18nm(나노미터) 공정 반도체를 생산한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아시아에 대한 유럽의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를 콕 집어 언급한 것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이 회사들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발표 다음 날인 12일 공장 설립 예정 부지를 직접 둘러보고 반도체 산업에 50억 유로(약 6조5778억 원)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번 투자는 최근 수십 년간 원자력 분야를 제외하고 프랑스의 역대 최대 투자다. 산업 주권을 위한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도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텔은 170억 유로(약 22조3722억 원)를 들여 독일 작센안할트주(州)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 허브를 지을 예정이라고 3월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TSMC 공장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 능력은 10%에 불과하다. 첨단 반도체 분야는 한국과 대만이 선두이고, 반도체 설계는 미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생산은 일본, 대만, 한국 등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공급 능력을 20%로 끌어올리기 위해 430억 유로(약 56조5687억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유럽반도체법’을 2월 제안했다. 이 법안은 EU 회원국과 EU 의회의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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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총격범, 범행 전날 종교단체 건물에 사제총 시험발사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총으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사진)가 범행 하루 전인 7일 원한을 품은 나라의 특정 종교단체 건물에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 미리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답사한 사실도 밝혀졌다. 자신의 어머니가 이 종교단체에 빠져 파산한 것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라고 용의자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체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은 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신자였고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7일 종교단체 시설의 건물 외벽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쏜 부분을 살폈지만 손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며 다만 총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당황한 채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이 종교단체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 역시 ‘펑’ 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며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서 집 밖에 나와 봤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는 소리를 뉴스로 듣고는 그날의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NHK에 따르면 경찰은 아베 전 총리가 살해당한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한 결과 8일 오전 10시에 야마가미가 현장에 도착해 음료수를 들고 근처 쇼핑몰을 돌아다닌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그가 수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현장을 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가미는 약 2시간 반 뒤 연설 중인 아베 전 총리를 총으로 쐈다. 다나카 도미히로(田中富廣) 통일교 일본교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마가미가 통일교와 아베 전 총리의 연관성을 의심해 살해했다고 한 데 대해 “아베 전 총리는 우리 단체의 고문도, 회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의자에 대해서는 “통일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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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피살에 日보수 결집 “자민당 압승”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日개헌파, 참의원 개헌의석 확보 확실시”… ‘아베 숙원’ 힘 실릴듯 NHK “자민-공명 여당, 과반 확실”… 중의원은 작년 선거서 개헌선 확보국민 74% “아베 피격, 선거에 영향”… 3년전 선거보다 투표율 3%P 높아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방안 마련”… 與추진 방위력 증강 급물살 가능성 10일 낮 12시경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조난초등학교.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의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가 설치된 이곳에 유권자들이 들어섰다. 5분 사이 20명 이상이 투표소에 입장했다.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는 장소 앞에 1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NHK의 분석에 따르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70∼83석을 얻어 여당의 과반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 과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일본 언론이 선거 전 예상한 최대 의석수보다 의석을 더 얻어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본 것이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의석수는 총 248석 가운데 개헌 통과가 가능한 3분의 2(166석)를 웃돌 것으로 보도했다. 2019년 참의원 선거 때는 개헌 세력이 전체 의석에서 160석을 차지해 개헌 확보선 마련에 실패했다. 출구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선을 확보한 데 이어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추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 “아베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 줬다” 일본 민영방송 TV도쿄가 이날 실시한 시청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자민당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의 뜻이 표심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NHK는 이날 투표 마감(오후 8시) 기준 투표율을 52.16%로 추계했다. 3년 전(48.8%) 참의원 선거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투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으로 일본 전체가 불안해질 것을 걱정했다. 한 40대 유권자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보고) 투표로 정치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불안하니 방위와 안보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은 “(피습 사건 이후) 투표소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봐 무서웠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정국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표장에서 만난 50대 회사원 남성은 “아베 전 총리 사건을 듣고 놀라긴 했지만 이번 선거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했다. 지지 후보도 안 바꿨다”고 말했다. ○ 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 방안 마련할 것”자민당 등 개헌지지 세력이 개헌통과선을 확보하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제’로 추진하던 헌법 개정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개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일본 방위력 증강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은 향후 5년 이내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높여 현재의 2배로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수방위’(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폐기하고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현안에서 아베파와 물밑에서 갈등했던 자민당 내 소수파인 기시다 총리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자민당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해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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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격범 “어머니가 종교에 빠져 파산… 아베가 확산시켰다 믿어”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 일본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범행 동기가 드러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의 돈을 기부하다 파산했다고 진술했다. 과거 종교단체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된 뒤 서로 연관이 있다고 믿어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개인적 원한을 품은 ‘외로운 늑대’에게 아베 전 총리가 살해된 셈이다. 야마가미는 10일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8일 체포 당시 안경을 쓰고 회색 티셔츠 차림이던 그는 남색 티셔츠에 안경을 벗은 얼굴로 취재진 카메라를 노려봤다. 교도통신은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아베가 모친 망친 종교 퍼지게 했다 믿어”요미우리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 특정 종교단체 이름을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많은 돈을 기부해 파산했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처음에는 이 종교단체 수장을 살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본부가 해외에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야마가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이 종교단체 산하 기구가 지난해 개최한 행사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의 화상 연설 장면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이후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이 종교단체가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따르면 야마가미 어머니는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 통일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다. 교회를 다닌 기간이나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마가미가 본 것은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상영된 특별연설 영상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생을 마감해 매우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총격범, 범행 전날도 아베 살해 시도”야마가미가 범행 하루 전인 7일에도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자민당 후보 연설회장을 찾아간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날 아베 전 총리 일정은 트위터에 미리 공개됐다. 야마가미는 사제 총을 들고 현장에 갔지만 10분간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 주위의 경찰과 경호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야마가미가 살아온 이력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가 어렸을 때 그의 부친은 건설회사를 경영했다.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회사를 물려받은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종교단체에 빠져들었다. 이후 많은 돈을 이 종교단체에 헌금으로 냈고 야마가미와 형, 여동생 등 삼남매는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기까지 했다. 어머니는 2002년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경영하던 회사도 문을 닫았다. 가난에 시달린 야마가미는 2002년 돈을 벌기 위해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3년 뒤 제대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최근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 저격 사제총, 한번 쏘면 총알 6개 난사 금속원통 2개 속에 총알 6개 캡슐저격범 아파트서 총 5개 추가 압수“폭탄 만들려다 실패해 총 제조”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한 번 쏘면 총알 6개가 한꺼번에 발사되는 사제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저격범 야마가미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총기를 개량한 뒤 살상 성능이 가장 높은 총을 골라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집에서 산탄총과 같은 구조의 총기 여러 개를 직접 제작했다. 범행 후 현장에서 압수된 총은 길이 약 40cm, 높이 20cm로 금속 원통 두 개를 목제 판에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형태였다. 원통 안에는 탄환 6발이 든 캡슐이 들어있었다. 한 번 발사되면 6개 총알이 난사되는 구조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도로변 유세 차량에서는 야마가미의 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 구멍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살던 나라현 나라시의 한 아파트에서 5개의 사제 총기를 추가 압수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화약을 샀고, 처음에는 폭탄을 제조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총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기자가 나라현에 있는 야마가미의 집을 찾아 살펴보니 철제 현관문 밑에 쇠파이프 같은 둔기로 내리친 듯한 자국이 보였다. 이웃들은 그의 집에서 톱 등 연장을 사용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기자에게 “한 달 동안 톱으로 금속을 쓱쓱 써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야마가미의 집에서 시끄러운 전기공구 소음이 흘러나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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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참의원 선거, 자민당 압승”…아베 피살에 보수 결집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가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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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럼비아대, 전미 대학평가 2위 올랐다가 순위 박탈

    미국 뉴욕시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아이비리그(미 동부 8대 사립 명문대) 대학인 컬럼비아대가 올해 전미 대학평가 2위에 올랐다가 순위를 박탈당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평가 주체인 시사 매체 US뉴스앤월드리포트는 컬럼비아대를 2022년 평가 순위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1위 프린스턴대에 이어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와 공동 2위였으나 빠지게 된 것이다. 앞서 마이클 태디어스 컬럼비아대 수학과 교수는 올 2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학이 실제보다 부풀린 평가 자료를 제출했다”며 순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 측은 “교수 현황과 교수·학생 비율 등 제출된 자료 수치를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컬럼비아대에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컬럼비아대는 영국 식민지 시기인 1754년 왕립대로 설립된 미국에서 역사가 5번째로 긴 대학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96명 배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정치학과 졸업)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한동훈 법무부장관(로스쿨 졸업) 등이 이 대학 출신이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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