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미

임보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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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스포츠 기자의 세계표류기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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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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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수고 좌완 에이스 정현우, 전체 1순위로 키움行

    덕수고 왼손 투수 정현우가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최하위 팀 키움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하며 정현우를 선택했다. 정현우는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포크볼까지 갖춘 투수다.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 대회에서는 16경기에 등판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정현우는 “구단 이름(히어로즈)처럼 히어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지명에 나선 한화는 전주고 오른손 투수 정우주를 선택했다.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6km를 기록한 정우주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처럼 최고 시속을 163km까지 끌어올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계속해서 삼성은 3순위로 대구고 왼손 투수 배찬승을 뽑았다. 삼성 연고지 대구에서 나고 자란 배찬승은 “내 피는 (삼성 상징색인) 파란색”이라며 “백정현 선배의 위기 관리 능력이나 변화구 완성도를 닮고 싶다”고 했다. 야수 가운데는 덕수고 박준순이 두산으로부터 전체 6순위 지명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올해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우승팀인 덕수고는 5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은 오른손 투수 김태형까지 1라운드 지명 선수 3명을 배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체 11라운드에 걸쳐 총 110명(고졸 94명, 대졸 16명)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양동근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의 조카인 양제이, 차명석 LG 단장의 아들인 동원대 차유민 등은 끝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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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네르, US오픈 우승… ‘빅3’ 가고 이젠 2000년대생 시대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9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27·미국·세계랭킹 12위)를 2시간 16분 만에 3-0(6-3, 6-4, 7-5)으로 완파했다. 신네르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고 이번에 두 번째 기록을 남겼다.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을 시작할 때부터 경기력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감을 이어올 수 있었다.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한 것을 느낀다. 이번 대회 때는 호주오픈 때보단 압박감이 컸는데 이를 잘 다룬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21세트를 따내는 동안 두 세트밖에 내주지 않았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같은 해에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38·스페인·154위),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2위) 등 ‘빅3’뿐이었다. 올해에는 신네르뿐 아니라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3위)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기록을 남겼다.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메이저대회 우승을 양분하면서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투어 일정을 치르고 있는 조코비치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최다(24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 준결승에서는 신네르에게, 윔블던 결승에서는 알카라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빅3 중 누구도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또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 4개가 전부 2000년 이후 태어난 선수에게 돌아간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여자 단식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2001년생인 신네르는 2003년생 알카라스와 새롭게 ‘빅2’ 구도를 이루게 된 데 대해 “새로운 챔피언, 새로운 라이벌이 나오는 건 기쁜 일이다. 라이벌이 있기에 나도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라이벌 관계가 서로를 더 발전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US오픈 메인 경기장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는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의 연인인 미식축구 선수 트래비스 켈시를 비롯해 만원 관중(2만3771명)이 찾았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정상 등극을 노리던 프리츠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프리츠가 신네르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선수가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건 2003년 앤디 로딕(42)이 마지막이다. 이날을 포함해 이번 대회 총 관중 수는 104만8669명으로 집계됐다. US오픈 총 관중이 100만 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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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네르 US오픈 첫 우승…호주 오픈 이어 한 해 메이저 2승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통산 2승을 달성했다.신네르는 9일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27·미국·12위)를 3-0(6-3, 6-4, 7-5)으로 완파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었던 신네르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통산 2승을 포함해 올해에만 총 6개의 투어에서 우승, 세계랭킹 1위로 시즌 마감을 확정했다.전날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야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세계랭킹 2위)처럼 신네르 역시 올해 호주오픈, US오픈에서 모두 우승했다. 호주오픈이 잔디코트에서 하드코트로 바뀐 1988년 이래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이 두 대회 남녀 단식을 같은 선수가 동시에 석권한 건 1988년 마츠 빌란데르(60·스웨덴)-슈테피 그라프(55·독일)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이날 우승으로 신네르는 한 해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호주오픈-US오픈)를 석권한 역대 4번째 남자 단식 선수가 됐다. 빌란데르 이후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2위), 로저 페더러(43·스위스)가 각각 세 번씩 같은 해 두 대회를 석권했다. 다만 신네르는 역대 최연소(23세 23일)로 이 기록을 세웠다. 신네르는 미국 선수로는 2006년 이후 18년 만에 US오픈 결승에서 홈팬들의 응원을 받은 프리츠를 상대했다. 프리츠는 2003년 US오픈 우승자 앤디 로딕(42)이후 21년간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신네르는 정교한 서브와 정확한 베이스라인 공략으로 프리츠를 압도했다. 신네르는 마지막 두 세트에서는 첫 서브 공격에서 한 차례 실패도 없이 28번 서브를 넣어 모두 포인트를 따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을 추가한 신네르는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신고한 올해 통산 승리를 2승까지 늘렸다. 이는 빅3(조코비치, 페더러, 라파엘 나달)도 하지 못한 일이다.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해에 통산 2승까지 달성한 남자 단식 선수가 나온 건 47년 만이다. 이전까지는 1974년 지미 코너스(미국),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72·아르헨티나)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올해 남자 단식 메이저대회 중 신네르가 우승한 2개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프랑스오픈, 윔블던은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2위)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한 해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모두 23세 이하였던 경우는 1993년 이후 31년 만이다. 조코비치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하나도 들지 못하고 한 해를 마친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의 일이었다. 신네르는 이에 대해 “새로운 챔피언이 나오는 건 기쁜 일이다. 다음 세대가 서로를 더 발전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 시작부터 경기력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감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나에게 여전히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안다. 나도 앞으로 내가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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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드코트 퀸’ 사발렌카, US오픈도 포옹

    아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세계랭킹 2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단식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사발렌카는 8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30·미국·6위)를 2-0(7-5, 7-5)으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발렌카가 호주오픈(하드 코트), 프랑스오픈(클레이 코트), 윔블던(잔디 코트), US오픈(하드 코트) 등 4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사발렌카는 지난해와 올해 호주오픈을 2연패했다. 이번 우승으로 사발렌카는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36·독일) 이후 8년 만에 하드 코트 시즌 2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다. 사발렌카는 포핸드가 남자 선수 못지않게 강해 바운드된 공의 속도가 빠른 하드 코트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발렌카는 작년에도 US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코코 고프(20·미국·3위)에게 패했었다. 2021년 이후 US오픈에서 줄곧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발렌카는 “US오픈은 우승할 뻔한 적이 정말 많았던 대회다. 언젠가는 이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꿈이었는데 마침내 들게 됐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계속해 “페굴라도 언젠가는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날이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 처음 올랐던 페굴라는 2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며 승부를 마지막 3세트까지 끌고 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자기 서브 게임을 연달아 잃으면서 5-6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2세트 12번째 게임 30-40 상황에서 포핸드 실수를 하며 1시간 53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페굴라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개인 최고인 3위로 오르게 됐다. 페굴라는 “많은 이들이 ‘축하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아주 잘한 거야’라고 하겠지만 ‘더 잘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이 또한 곧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페굴라는 14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페굴라는 지난해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자신을 ‘하프 코리안’이라고 소개했다. 페굴라의 어머니 킴 페굴라 씨(55)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보육원에서 지내다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올해 코리아오픈에는 세계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도 참가한다. 시비옹테크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건 처음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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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영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대기록

    김도영(21·KIA)이 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로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클럽에 가입했다. 김도영은 선두 KIA가 최하위 키움을 5-2로 꺾은 8일 광주 안방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45에 35홈런-38도루-100타점-128득점이 됐다. 프로야구 역사상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는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과 2015년 테임즈(당시 NC)뿐이었다. 박재홍은 32홈런-30도루-115타점-101득점으로 이 클럽 문을 처음 열었고 테임즈는 47홈런-40도루-140타점-130득점 기록을 남겼다. 김도영은 타점이 2개 부족한 상태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3회말 ‘발’로 99번째 타점을 올렸다. 무사 1, 3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3루수 앞 땅볼을 쳤다. 3루 주자 박찬호가 홈으로 향하는 동안 키움 수비진은 병살타 처리를 노렸지만 김도영의 발이 1루에 먼저 들어갔다. 야구에서는 병살타를 친 타자에게는 타점을 기록하지 않는다. 8회말에 나온 100번째 타점은 ‘행운’이 따랐다. 1사 1루에서 때린 타구가 3루 쪽 파울라인을 따라가다가 베이스 끝에 맞아 페어가 됐다. 이 타구가 외야 담장까지 굴러가면서 1루에 있던 소크라테스가 점수를 올렸고 김도영은 시즌 8번째 3루타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그동안 착한 일을 많이 했더니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며 웃은 뒤 “솔직히 최근에 타점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다.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80승(2무 50패) 고지를 정복한 KIA는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KIA는 남은 12경기에서 반타작만 해도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받을 수 있다. 2위 삼성은 대구 안방경기에서 9위 NC를 10-2로 꺾었다. 삼성 선발 투수 원태인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하며 이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원태인은 시즌 14승(6패)을 기록하며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3위 LG도 안방 잠실에서 한화를 14-3으로 꺾었다. 코치진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는 바람에 3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도둑맞았던 LG 이영빈은 3회말 2사 2, 3루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린 데 이어 4회말에는 연타석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롯데는 사직에서 SSG에 6-11로 패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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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임보미]헌 장비 꿰매 쓰던 오상욱… 펜싱킹 만든 ‘1만원의 기적’

    오상욱은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에서 아시아 펜싱 선수 최초로 개인전,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오상욱은 이번 개인전 금메달로 4대 메이저 대회(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까지 완성했다. 이 역시 아시아 최초다. 사브르는 플뢰레, 에페와 달리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 공격도 인정된다. 신체 조건은 물론 손기술까지 좋아야 한다. 저변이 넓어 어린 나이부터 검을 다루는 데 익숙한 유럽이 유독 독식하던 종목이었다. 한국 펜싱계에는 20년 전만 해도 ‘사브르에서는 100년이 지나도 올림픽 금메달 못 딴다’는 자조가 만연했다. 그런데 그 종목에서 올림픽 2관왕이 나왔으니 ‘기적’이라 할 만하다. 올림픽이 끝나자 화보, 광고, 방송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런데 오상욱은 매스컴의 관심을 받을 때마다 상당 부분을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를 소개하는 데 썼다. 운사모는 대전 지역 학생 선수 가운데 장학생을 선발해 고교 졸업 때까지 매달 20만 원씩 장학금을 주는 비영리단체다. 대전시교육청 전국소년체육대회 담당 장학사였던 이건표 회장이 돈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이 없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커져 단체가 됐다. 오상욱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을 때도 운사모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이야기했다. 오상욱에게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이 감사할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오상욱은 “저는 그걸로 정말 장비를 사면서 운동을 했으니까요”라고 했다. “펜싱 처음 할 때는 도복을 다 물려받아서 누런색이었어요. 장갑, 펜싱화도 찢어진 걸 꿰매 썼고요. 누가 운동 그만두면 사이즈 대충 맞는 걸 집어 왔어요. 그러다 운사모 덕에 중3이 새 장비를 사서 운동하게 된 거죠. 그렇게 불편감 없이 운동을 해 보면 정말 감사해요. 새 도복 입고 가면 애들이 ‘야 뭐야, 너 새거 샀어?’ 하는데 막 어깨가 올라갈 정도로 저에게는 큰 거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기 마련 아닌가. 오상욱은 “장학금을 매달 계속 주셨어요. 화장실에 계속 들어간 거잖아요. 나올 일이 없어서 계속 감사한 마음이었어요”라고 했다. 운사모 회원들은 매달 1만 원씩 회비를 낸다. 신규 회원 20명이 모일 때마다 학생 1명을 더 지원할 수 있다. 한 번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학생이 스스로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원이 끊기지 않는다.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튼튼한 토양을 마련해주자는 게 단체의 취지다. 오상욱도 성인이 된 뒤 운사모 회원이 돼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꾸준히 주기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동시에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한결같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중3 오상욱은 그 어려운 마음을 품고 실천한 어른들 덕에 올림픽 2관왕으로 컸다. 이제는 오상욱 같은 어른 덕에 더 많은 미래의 오상욱들이 자라고 있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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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연장 12회 끝에 두산 잡고 4연승

    롯데가 연장 12회에 나온 정훈의 결승타에 힘입어 4연승을 달리며 7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롯데는 1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두고 4연승했다. 시즌 56승(3무 62패)째를 거두고 7위로 한 계단 올라선 롯데는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KT(62승 2무 63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줄였다. 5위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이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건 정규리그 3위를 했던 2017년이 마지막이다. 롯데는 3-3으로 맞선 12회초 2사 1, 3루 기회에서 7번 타자 정훈의 좌전 적시타로 점수를 뽑아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정훈은 앞선 5번의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이 결승타 한 방으로 만회했다. 3연패를 당한 4위 두산(64승 2무 63패)은 5위 KT에 한 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두산은 5월 26일 KIA전부터 일요일 경기 14연패를 당했다. 두산이 일요일 경기에서 이긴 건 5월 12일 KT전이 마지막이다. 5월 19일 롯데전에선 3-3으로 비겼다. 선두 KIA는 이날 2위 삼성에 6-5 역전승을 거뒀다. 3회까지 먼저 5점을 내준 KIA는 4회 한 점을 따라붙은 뒤 5회와 7회 2점씩 뽑아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9회 2사 1루에서 터진 이우성의 1타점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과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이기며 75승(2무 49패)째를 쌓은 KIA는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2로 줄였다. 다승 1위인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13승 6패)은 6이닝 3실점 투구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NC는 SSG를 8-2로 꺾고 3연승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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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올림픽 金’ 조코비치가 졌다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세계 랭킹 2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32강전(3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31일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알렉세이 포피린(25·호주·28위)에게 1-3(4-6, 4-6, 6-2, 4-6)으로 패했다. 조코비치가 US오픈 16강에 오르지 못한 건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날 패배로 조코비치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를 무관(無冠)으로 마쳤다. 조코비치가 해마다 네 차례 열리는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조코비치는 2017년 7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이해 열린 US오픈엔 출전하지 않았다. 올해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4강에서 탈락했고 프랑스오픈에선 무릎 부상으로 8강전을 앞두고 기권했다. 윔블던에선 준우승했다. 조코비치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인 통산 25번째 우승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 후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쓴 게 사실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US오픈에) 왔다”며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기에 도전했지만 너무 지쳤다. 경기력만 봤을 땐 솔직히 3회전까지 온 것도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5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단식에서 모두 우승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이날 14개의 더블폴트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자신의 메이저대회 한 경기 최다 더블폴트였다. 포피린의 더블폴트는 6개였다. 이번 대회 세 경기에서 모두 32개의 더블폴트를 기록한 조코비치는 “대회 초반부터 특히 서브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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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코비치, US오픈 32강서 탈락 “올림픽 金에 에너지 많이 써”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세계랭킹 3위)가 US오픈 3회전(32강)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가 US오픈 16강을 밟지 못한 건 프로 2년차였던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31일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32강에서 알렉세이 포피린(25·호주·28위)에게 1-3(4-6, 4-6, 6-2, 4-6)으로 패했다. 조코비치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치게 됐다. 조코비치는 그해 7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US오픈을 뛰지 못했었다. 반면 올해에는 6월 무릎 수술을 받고도 공백 없이 윔블던, 파리 올림픽을 연달아 치렀고 결국 커리어 첫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 후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쓴 게 사실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US오픈에) 왔다”며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기에 도전했지만 너무 지쳤다. 경기력만 봤을 땐 솔직히 3회전까지 온 것도 잘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더블폴트만 14개 쏟았다. 자신의 메이저 대회 한 경기 최다 더블폴트 기록이었다. 조코비치는 “대회 초반부터 특히 서브가 좋지 않았다. 하드코트처럼 공 속도가 빠른 코트에서 서브게임에서 포인트를 쉽게 못 따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2위)가 30일 64강에서 탈락한 데 이어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까지 탈락하면서 US오픈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 중에는 다닐 메드베데프(28·러시아·5위)만 남게 됐다. 메드베데프는 2021년 이 대회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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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세계 3위 알카라스, 74위에 메이저 3관왕 놓쳐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세계랭킹 3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에서 74위 선수에게 져 2회전에서 짐을 쌌다. 알카라스는 올해 프랑스오픈,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연속 우승한 뒤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했었다. 2022년 US오픈 챔피언인 알카라스는 30일 열린 올해 대회 2회전에서 보틱 판더잔츠휠프(29·네덜란드·사진)에게 0-3(1-6, 5-7, 4-6)으로 완패했다. 알카라스가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랭킹 15위 이하 선수에게 패한 건 2021년 프랑스 오픈 3회전 이후 처음이다. 알카라스는 이날 패배로 메이저 대회 15연승도 마감했다. 공격 성공(위너)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1세트를 마친 알카라스는 2세트마저 내준 뒤 라켓 줄을 조이고 오겠다며 경기장을 잠시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3세트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2시간 19분 만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혼란스럽다. 경기 내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이 몰려 왔다”면서 “오늘 쉽게 내준 점수가 너무 많았다. 앞으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연구해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개인 두 번째로 US오픈 3회전에 오른 판더잔츠휠프는 25위 잭 드레이퍼(23·영국)와 16강 진출을 타툰다. 올해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1위)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앨릭스 미컬슨(20·미국·49위)을 3-0(6-4, 6-4, 6-2)으로 꺾고 3회전에 안착했다. 여자 단식 1위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도 시바하라 에나(26·일본·217위)를 2-0(6-0, 6-1)으로 제압하고 메이저 대회 19회 연속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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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석 전 국회의원,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선출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66)이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회장을 맡는다. SOK는 발달 장애인의 체육 및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SOK는 “정 전 의원이 27일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어 제5대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정 당선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거치면 다음 달 8일부터 4년 간 SOK를 이끌게 된다.그는 “발달장애인 선수 및 아티스트가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발달 장애인이 주인인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는 여름과 겨울 대회로 나눠 4년마다 지적 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이 참가하는 스페셜올림픽을 개최한다.스페셜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 받은 유일한 대회다.이 대회에서 SOK가 한국을 대표한다.현재 SOK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 인타임즈인 대표(59)는 발달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에 기여한 공로를 기여를 인정받아 지난해 동아스포츠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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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연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어제의 프로야구]

    두산의 ‘아기곰’ 김택연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과 함께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김택연은 27일 창원 NC 방문 경기에서 8회말 2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4개를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16시즌 나승현(롯데)의 고졸신인 최다 세이브(16세이브)와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던 김택연은 세이브를 추가해 고졸 최다 세이스 신기록을 썼다. 이날 8회 2사 상황까지 8-6으로 앞서던 두산은 NC 박민우의 희생플라이로 8-7까지 쫓기며 2사 1루 위기가 이어가자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랐다. 김택연은 첫 아웃카운트는 손쉽게 잡았다. 이어진 김주원의 타석에서 김택연이 공 2개를 더닞는 사이 1루 주자 박영빈이 도루실패로 아웃됐기 때문이다.막내가 위기를 막자 형들도 힘을 냈다. 두산 타선은 9회초 1사 주자 1, 2루 찬스에서 4연속 안타로 5점을 뽑는 집중력으로 점수차를 13-7까지 벌렸다. 하지만 이미 앞서 3점차 상황에서 등판한 김택연은 세이브를 올리는 데 문제가 없었다. 비에 웃은 1위 KIA광주에서는 KIA가 비에 웃었다. 이날 SSG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른 최형우가 1회부터 20호 홈런을 날리며 2-0으로 앞서간 KIA는 2회까지 4점을 먼저 뽑았다. 이후 비로 52분, 32분씩 경기가 두 차례 중단됐으나 이어진 경기에서 KIA는 4회 6점을 더해 10-0까지 앞서갔다. KKIA 선발투수 양현종은 4회까지 무실점 하다 5회 박성한에게 만루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경기가 5회 강우콜드 선언되면서 양현종도 그대로 시즌 10승을 신고했다. 2위 삼성, 코너 완봉승삼성은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한 코너가 삼진만 11개를 잡고 1-0 완봉승을 거뒀다. 삼성에서 완봉승이 나온 건 올 시즌 처음이다. 앞서 2일 SSG전에서 원태인이 9이닝 3실점으로 완투숭은 거둔 게 올 시즌 완봉에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삼성 구단에서 완봉승은 2022년 5월 뷰캐넌이 달성한 이후 약 2년 만에 나왔다. 코너의 완봉으로 키움 선발투수 헤이수스는 6이닝 1실점 호투하고도 시즌 10번째 패배를 떠안았다.3연승 달리던 한화 막고 나선 롯데3연승을 달리던 한화는 사직 롯데 방문경기에서 롯데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한화는 선발투수 문동주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도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맞섰다. 이어 문동주는 마운드를 박상원에게 넘겼고 박세웅이 결국 7회 먼저 1실점 했다. 하지만 롯데는 8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든 뒤 전준우의 볼넷으로 다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는 윤동희와 정보근의 연속안타로 3-1 역전을 만들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고 시즌 20세이브를 올렸다. LG, 천적 KT 벤자민에 793일 만에 승리LG는 잠실 안방에서 KT를 6-1로 꺾고 2위 삼성과 2경기차 간격을 유지했다. KT의 선발투수 벤자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LG전에 9번 나서 5승1패 평균자책점 1.48로 극강이었다. 하지만 LG는 이날 상대 수비 실책이 겹치며 벤자민을 5이닝 4실점(2자책)으로 무너뜨렸다. 2022년 6월26일(4이닝 3실점) LG전에서 첫 패전을 기록한 뒤 2년 넘게 패배 없이 호투하던 벤자민에게 LG 상대 통산 두 번재 패배를 맛봤다. LG는 토종 선발 임찬규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8승을 신고했다. ▽28일 프로야구 선발투수△사직: 한화 와이스-롯데 반즈 △잠실: KT 조이현-LG 최원태 △창원: 두산 김민규-NC 임상현 △광주: SSG 송영진-KIA 김도현 △고척: 삼성 이승민-키움 이종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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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경기서 양팀 선수로… 148년 MLB 최초

    대니 잰슨(29·보스턴)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 양 팀 선수로 모두 출전하는 기록을 남겼다. 잰슨은 류현진(37·한화)이 토론토에서 뛸 때 ‘전담 포수’를 맡아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선수다. 잰슨은 27일 안방 연속 경기 1차전에 상대 팀 토론토 선발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고는 자기 타격 차례에 돌턴 바쇼(28)가 대타로 들어서는 걸 확인한 뒤 보스턴 교체 포수로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이런 일이 생긴 건 이 경기가 6월 27일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토론토 7번 타자로 나선 잰슨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는 파울. 그때부터 빗줄기가 굵어졌다. 심판진은 1시간 48분을 기다린 뒤 결국 서스펜디드(일시 중단) 경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로부터 61일이 지나 이 경기가 다시 열렸다. 서스펜디드 경기는 중단됐던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이어 가야 한다. 문제는 잰슨이 그사이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는 점이었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14경기를 뛴 잰슨이 다시 토론토 선수로 나설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토론토는 잰슨 타격 차례에 바쇼를 대타로 냈다. 보스턴도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으로 내려간 리즈 맥과이어(29)를 빼고 잰슨을 포수 자리에 투입하는 선수 교체를 진행했다. 잰슨은 토론토의 4-1 승리로 이 경기가 끝난 뒤 “야구가 정말 오래된 경기이고 온갖 일이 벌어지는데도 내가 이런 기록을 남긴 첫 선수라고 해서 놀랐다. 이런 멋진 스포츠 역사의 일부가 될 기회를 얻었다는 게 신기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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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땐 이팀 수비땐 저팀… MLB 선수가 ‘한경기 두팀’ 뛴 사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대니 잰슨(29·보스턴)이 한 경기에 두 팀 소속으로 모두 뛰는 진기록을 남겼다. MLB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잰슨은 6월 27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MLB 경기에 토론토 7번 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이 경기는 잰슨이 타석에 들어서 파울 타구를 하나 날린 2회초 1사 0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비로 중단됐고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 경기는 27일 2회 잰슨의 타석부터 이어졌다. 65일 18시간의 중단 이후 자신의 타석부터 다시 이어진 경기에서 잰슨은 타석이 아닌 홈플레이트 뒤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었다. 잰슨이 지난달 27일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잰슨의 타석에는 토론토의 중견수 달튼 바르쇼가 대타로 나섰다. 1스트라이크 상황을 이어받아 경기를 이어간 그는 공 두 개에 삼진 아웃됐다.잰슨은 보스턴 타자로 나선 타석만 인정돼 4타수 1안타 기록을 남겼다. 물론 토론토 쪽 선발 출장 라인업에도 이름은 나오지만 타석에 선 기록은 남지 않게 됐다. 잰슨은 “야구가 정말 오래된 경기이고 온갖 일이 벌어지는데도 내가 (한 경기에서 두 팀 소속으로 뛴) 첫 번째 선수라고 해서 놀랐다. 이런 멋진 스포츠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게 신기하고 그런 기회를 얻어 기쁘다. 이럴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또 유일하다고 하니 멋진 일”이라고 했다. 잰슨은 “내가 역사에 남을 어떤 일에 속해있을 거라고 상상한 적도 없다”며 “기록지를 모아본 적이 없지만 이건 다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이날 젠슨의 자녀와 부인 역시 경기장을 찾아 특별한 순간을 직관했다. 가족들이 경기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전광판에는 잰슨이 토론토 모자를 쓰고 타자로 소개되는, 서스펜디드 상황 당시의 장면이 떠 있었다. 잰슨은 “경기장에 처음 나왔을 때도 전광판에 (타자로) 내가 있었다. ‘아 저 때 경기가 중단됐구나’ 싶었다”며 웃었다.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잰슨은 이제껏 한 번도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는 백업 포수다. 통산 타율은 0.223으로 아직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운 적도 없다. 다만 보스턴은 세 명의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내준 뒤 잰슨을 영입했고 잰슨은 트레이드 이후 나선 15경기에서 0.231,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야구 실력으로는 명예의 전당과 거리가 멀지만 잰슨은 이번 진기록으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명예의 전당에서 이번 경기와 관련된 물품을 전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기 때문이다. 잰슨은 “직접 연락을 받은 건 아닌데 경기 관련 물품의 정품 인증 절차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 뭔가를 보낼 것 같은데 정말 멋진 일”이라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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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서핑, 아시안게임 출전권 획득…2026 나고야 종합대회 데뷔

    한국 서핑 대표팀이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대표팀은 17~24일 몰디브 툴루스드후에서 열린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에서 걸려있던 아시안게임 티켓 남녀 1장씩을 모두 땄다. 아시안게임 출전권은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각각 국가별로 남녀 1장씩, 총 12장이 배분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지역을 5개 권역(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으로 나눠 각 권역 1등 국가에 아시안게임 출전권 한장을 우선 배분했다.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권역에서는 일본이 모두 이 우선 배분 티켓을 가져갔다. 남자부에서 종합순위 8위, 여자부에서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한 한국은 권역별 티켓을 얻지 못한 나머지 국가들 중 랭킹 7위 안에 들어 출전권을 확보했다.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출전 선수 전원이 1라운드에서 2위 안에 들어 3라운드로 직행했다. 특히 남자 오픈부에서는 카노아 희재 팔미아노(17)가 4라운드까지 진출해 한국 서핑의 경쟁력을 증명했다.이번에 함께 열린 주니어 대회 18세 이하 남자부에서는 전서현(15)이 첫 국제 대회 출전에서 준결선까지 진출, 최종 5위로 마무리하는 쾌거를 이뤘다.내년 아시아 챔피언십에서도 같은 티켓이 걸려있다. 한국은 내년 대회 결과에 따라 최대 남녀 2장씩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송민 감독은 “이번 대회는 2026년 아시안 게임을 향한 여정의 시작일 뿐”이라며 “내년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남녀 각 1장씩의 출전권을 추가로 확보해 아시안 게임에 남녀 각 두 명의 선수를 꼭 내보내겠다”며 “또 남은 2년 동안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높여 첫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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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물하나, 우승 한번 못 해봐… ‘30-30’ 달성한 올해가 딱 적기”

    “살면서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다. 뭐든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좋다. 올해가 딱 적기다.”김도영(21·KIA)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 회원이 됐다. 그러고는 “더 높은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도영에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것이냐’고 묻자 “지금도 팀이 높은 위치(1위)에 있지만 이걸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한국시리즈 우승 의지를 피력했다.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재학 시절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리던 유망주였다. 그만큼 공수주에 걸쳐 못하는 게 없다는 뜻이었다. 김도영은 프로 데뷔 첫해인 2022년 시범경기 때는 고졸 신인 최초로 타격 1위(0.432)에도 올랐다. 그러나 정규 시즌 때는 타율 0.237, 3홈런, 19타점에 그쳤다.지난해에는 개막 두 번째 경기부터 발목을 다쳐 6월 말이 되어서야 복귀했다. 김도영은 대신 84경기밖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타율 0.303, 7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을 향한 기대치가 ‘헛된 바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김도영은 “언젠가는 30-30을 할 선수라면서 (KIA에서) 나를 뽑아 주셨다. 자신은 늘 있었다”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정말 그랬다. 첫 두 시즌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올 시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제1의 김도영’으로 우뚝 선 올해도 시작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김도영은 4월 7일까지 시즌 개막 첫 2주 동안 타율 0.192(52타수 10안타)에 그쳤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 너무 안 좋다 보니 오히려 편하게 ‘조금씩만 좋아져 보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성적도 올라 좋은 결과까지 나왔다. 야구에서는 ‘멘털’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4월 30일이 되었을 때 김도영의 성적은 타율 0.338, 10홈런, 26타점, 14도루가 되어 있었다. 43년 프로야구 역사상 한 달에 10홈런-1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건 김도영이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KIA 팬들 사이에 ‘도영아, 니 땀시(덕분에) 살어야’라는 문구도 유행하기 시작했다.인기는 유니폼 판매로 이어진다. 올해 6월까지 팔린 김도영의 유니폼은 2만 장이 넘는다. 10개 구단 선수를 통틀어 최다 판매 기록이다. KIA가 2년 전 유니폼 판매를 직영으로 바꾼 뒤로 올 시즌 김도영보다 유니폼을 많이 판 선수도 없었다.김도영은 그만큼 사인 요청도 많이 받는다. 김도영은 “알아보시는 분들이 사인 요청 하시면 최대한 밝게 해드리고 있다. 선수로서는 행복한 일이고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이라며 “고등학교 때는 사인이 따로 없으니 사인 요청을 받으면 이름을 정자로 그냥 써 드렸다. 지금은 누나가 만들어준 사인을 쓰고 있는데 내가 봐도 별로다. 사인을 새로 만들어 봐야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사인을 바꾸면 이전 버전 사인을 가지고 있는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사인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팀에서 김도영에게 하는 유일한 걱정은 부상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 4개월 동안 재활을 했다. 김도영의 부상에 놀란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타자주자가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 벌금 1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자기 연봉 10분의 1에 달하는 벌금도 김도영의 슬라이딩을 막지는 못했다. 김도영은 9일 안방 삼성전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들어갔다. 김도영은 부상 없이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KIA는 벌금을 1억 원까지 올리면서 재차 경고 사인을 보냈다. 김도영은 “‘가을 야구’를 앞두고 다치면 지금까지 한 게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절대 안 한다”며 웃었다.광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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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런 저지 48호 홈런 ‘쾅’… 두번째 시즌 60홈런 정조준

    에런 저지(32·뉴욕 양키스·사진)가 2년 만에 다시 60홈런 고지에 도전한다. 저지는 23일 클리블랜드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시즌 48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양키스는 6-0 완승을 거둔 이날까지 128경기를 치렀다. 팀이 2.7경기를 치를 때마다 저지가 홈런을 1개씩 날린 것. 저지가 남은 34경기에서도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61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저지는 2022년 62홈런을 치면서 팀 선배 로저 메리스(1934∼1985)가 1961년 세웠던 아메리칸리그(AL) 최다 홈런(61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발가락 부상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는 가운데도 37홈런(AL 4위)을 기록했다. 저지가 이번 시즌에도 홈런을 60개 이상을 쏘아 올리면 MLB 역사상 처음으로 약물 도움 없이 60홈런 이상을 두 번 기록한 타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새미 소사(56)는 세 차례, 마크 맥과이어(61)는 두 차례 6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두 타자 모두 약물 사용 전력이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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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상욱 “내가 그랬듯, 후배들도 ‘벽’ 같던 선배들 넘어 함께 ‘월클’로 올라서야”

    “와, 잘생겼다. 사진 같이 찍어 주세요.” 21일 대통령배 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선수 선발대회가 한창인 전남 영광스포티움. 오상욱(28)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이 몰렸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장비 검사를 받으러 온 오상욱은 경기장에 머문 약 6시간 동안 후배 선수들부터 의료봉사 요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에게 다가와 휴대전화를 내민 모든 이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펜싱 선배들도 “우리 딸이 사진 꼭 찍어 오래”, “사인 좀 많이 해줘”라고 오상욱에게 부탁하기 바빴다. 17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는 총 1021명. 지난해 843명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올해로 64회를 맞은 이 대회 참가 선수가 1000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해마다 참가 선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3개 종목(에페, 플뢰레, 사브르) 가운데서는 사브르 참가자가 가장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오상욱을 비롯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는 파리 대회 때까지 올림픽 단체전에서 3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아시아 펜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르는 기록까지 남겼다. 오상욱은 “펜싱을 처음 시작한 중1 때(2009년)만 해도 ‘한국 펜싱 사브르는 100년이 지나도 올림픽 금메달 못 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라며 웃었다. 한국 펜싱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처음 딴 건 2000년 시드니 대회 남자 플뢰레 정상을 차지한 김영호(53)였다. 이상기(58)도 같은 대회 남자 에페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사브르는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사브르는 상체 전체를 찌르거나 베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팔다리가 긴 서양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런데 한국 남자 대표팀이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16∼2017시즌부터 줄곧 국제펜싱연맹(FIE) 팀 랭킹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이 정설을 깨뜨렸다. 오상욱은 그 비결로 ‘펜싱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걸 후배에게 전수하는 문화’를 꼽았다. 오상욱은 고교 3학년이던 2014년 처음 대표팀에 뽑혀 열세 살 많은 김정환(41)과 방을 같이 썼다. 오상욱은 “서로 경쟁하는 사이였는데도 정환이 형이 자기 노하우를 전부 알려주더라. 나 역시 후배가 물어보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에는 후배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내 기량이 떨어질 때 후배들이 올라오는 건 좋지 않다. 함께 ‘월드클래스’로 올라서야 한다. 그래야 나도 동생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할 수 있다. 후배들이 내 그늘에만 있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상욱이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2014∼2015시즌 FIE 사브르 개인 랭킹 1위는 구본길(35), 2위는 김정환이었다. 2015∼2016시즌에는 김정환이 1위에 올랐고 2016∼2017시즌에는 구본길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 2018∼2019시즌 오상욱이 1위에 올랐다. 선후배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세계 최정상을 지켜온 것. 오상욱은 “대표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형들이 엄청 단단해 ‘못 이기는 벽’이라 생각했다. 사실 선배가 몸이 좋을 땐 후배가 못 이긴다. 처음에는 열심히만 하면 형들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훈련의 영역을 넘는 경험과 배포가 필요하더라. 특히 사브르는 후루룩하면 다섯 점씩 줘버리니까 뒤집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렇게 대단했던 형들이 어느 순간 기량이 떨어지더라. 형들에게 ‘에이징커브’가 올 때 5, 6등 하던 후배들이 버텨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톱(top)을 찍었던 사람들도 다 내려온다. 나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후배들과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만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광=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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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스키팀 3명, 전지훈련 뉴질랜드서 교통사고 사망

    한국 알파인 스키 지도자와 유망주 등 3명이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2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매체와 대한스키협회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캔터베리 고속도로 교차로 구간에서 한국 알파인 스키 지도자 1명과 유망주 3명이 탄 차량이 반대편에서 오던 4륜 구동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지도자 조모 씨(24), 선수 박모 씨(20)와 김모 군(17)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선수 한모 군(17)과 상대 차량 운전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 지점에서 지난해 4월에도 교통사고로 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일주일 전에도 인근 교차로에서 1명이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있었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후보 선수 및 지도자였던 이들은 같은 클럽팀 소속으로 7, 8월에도 눈이 있는 스위스, 뉴질랜드 지역으로 훈련을 떠났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 있는 마운트돕슨 스키장에서 훈련을 마친 이들은 퀸스타운으로 이동해 23일부터 시작되는 ‘윈터게임’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윈터게임은 뉴질랜드에서 2년에 한 번 열리는 겨울스포츠 국제대회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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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임보미]‘내 안의 꼬마’가 롱런 비결… 올림픽 金 조코비치의 고백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노바크 조코비치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전거 타는 모습을 올리고는 이렇게 적었다. ‘훈련 재개. 새 목표는 투르 드 프랑스. 타데이 포가차르, 내가 간다!’ 포가차르는 ‘투르 드 프랑스’에서 올해까지 종합 우승을 세 번 차지한 현역 최강 사이클 선수다. 별명이 ‘조커(Joker)’인 조코비치에게 이 정도 농담은 일상이다. 그렇다고 이런 실없는 모습이 그의 전부는 아니다. 한 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26일 개막이다. 테니스 선수 최초로 메이저 25승에 도전하는 그가 마냥 웃고 떠들고만 있을 리는 없다. 기자가 파리 올림픽 취재 기간 조코비치의 훈련을 지켜보다 놀랐던 장면도 세상 심각하다 일순간 장난꾸러기로 돌변하는 모습이었다. 조코비치는 자신이 움직이던 방향과 반대로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즉 받지 못하는 게 당연해 보이는 공을 놓칠 때마다 한참이나 허공을 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무릎 수술을 받은 지 7주 차였고 첫 적응 훈련이었음에도 그랬다. 관중석이 텅 빈 코트에서 조코비치는 결승이라도 치르는 듯 공 하나에 울고 공 하나에 웃었다. 반전은 2시간 훈련을 마친 뒤였다. 조코비치는 네트 앞에서 공 두 개를 차례로 반대쪽 코트로 던졌다. 훈련을 돕던 스태프 두 명도 똑같이 했다. 베이스라인에 공을 가장 가까이 보내는 사람이 이기는 내기를 하고 있던 것이다. 조코비치는 스태프의 공이 라인을 넘자 단호히 “아웃”을 외치기도 했다. ‘테니스 역사상 최고 선수’라 불리는 사람이 이런 시답잖은 내기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다 불현듯 조코비치가 했던 말이 스쳤다. 조코비치는 2022년 호주 오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에서 추방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뒤 “내가 테니스를 계속하는 건 아직도 내 안에 꼬마가 있어서다. 라켓을 쥐고 ‘나 이거 좋아, 하루 종일 할래’라고 말하던 네 살짜리 꼬마 말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대체로 “재미있어서” 운동을 시작한다. 다만 그게 업이 되고 경쟁에 파묻힌 일상이 반복되면 재미를 잃기도 쉽다. 어린 나이에 세계를 제패하고도 바로 은퇴하거나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꼬마 시절 느낀 순수한 기쁨은 어른이 될수록 남들의 평가, 커리어에 대한 압박으로 퇴색되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더 이룰 것도 없는 이 남자는 벌써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도 가고 싶다”고 한다. 4년 뒤 그의 나이 마흔하나다. 법정 스님(1932∼2010)은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에 ‘우리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저버릴 때 늙는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흥미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고 썼다. 이마 주름은 좀 늘었을지 몰라도 조코비치의 영혼은 아직 팽팽해 보인다. 사람들은 여전한 그의 신체 능력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의 진짜 능력은 세상이 뭐라든 매일 ‘내 안의 꼬마’를 먼저 웃게 만드는 힘일지 모른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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