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중인은 높고 양반은 낮다’는 의미의 동요가 길거리에 떠돌고, 절친하던 친구와 당쟁으로 절교한 뒤 결국 죽이게 되던 시대. 18세기 조선은 당쟁이 격화되고 신분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던 사회였다. 명, 청과의 교역을 통해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의 사회상을 담은 ‘송천필담’(보고사)을 신익철 조융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종서 한국학중앙연구원 강사, 한영규 성균관대 수석연구원이 최근 완역했다. 18세기 후반 문인인 심재(沈/·1722∼1784)가 편찬한 것으로 총 837편의 짤막한 글에 자신의 체험이나 독서편력, 관심사, 세태풍속 등을 기록했다. 18세기 초 한양의 도로가 눈으로 진창이 되자 관청에서는 도로 양편의 진흙을 깎아 모아 가운데를 높였다. 이 일로 ‘중간 길은 높고 양쪽 가는 낮다(中路高 兩班低)’는 동요가 유행했다. 중로(中路), 즉 중인의 힘은 커지고 가난한 양반(兩班)은 몰락하던 당대를 빗댄 노래이기도 하다. 당시는 조정이 노론과 소론, 소론은 또다시 남인과 북인으로 갈라지던 시대였다. 심재가 기록한 일화를 보면 당파마다 자녀교육법과 독서법까지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인 집안에서는 ‘장자’ ‘사기’ 등 다양한 글을 읽힌다면 북인 집안에서는 글을 가르치는 틈틈이 바둑을 반드시 두게 해 집안사람들이 모두 수준급의 바둑 실력을 갖췄다는 식이다. 심재는 말년에 함경남도로 귀양을 간 뒤 이 지방의 세태와 풍속도 책 속에 담았다. “관북(關北)의 여러 고을은 모두 큰 바다에 임해 있어서… 이따금 죽은 고래를 잡게 되면,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며 당시 고래잡이 풍경을 기록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한 길 남짓한 나무판으로 앞부분을 뾰족하게 하여 발의 좌우에 묶어 두니 ‘썰매(雪馬)’라고 하는 것이다”라며 일종의 ‘현대판 스키’가 당시 겨울철 사냥에 사용됐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미술사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있다. 역대 명필의 글씨를 모은 ‘대동서법’을 보고 각 명필의 글을 평한 글이나 궁궐 각 현판에 글씨를 쓴 인물을 기록한 대목 등이다. 이항복, 송시열 등 당대의 유명한 문인에 관한 일화, 종들이 주인을 저주해 죽이자 그 자식이 다시 종들을 벌한 사건, 세간에 화제가 됐던 살인사건 등의 전모, 기녀나 칼 만드는 장인 등 하층민 중에서도 기이한 인물들에 관한 기록도 등장한다. 신 교수는 “심재는 중국의 최신 서적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독서 폭이 넓고 함경도부터 남해 지역까지 두루 구경해 견문이 풍부했던 인물”이라며 “‘어우야담’이 17세기 초를 전후한 조선 사회상을 담았다면 ‘송천필담’은 18세기 조선 사회가 변모하는 양상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물이 끓는 온도는 100도다. 그렇다면 ‘사랑’이 끓기 시작하는 온도는 몇 도일까? 국내의 대표적인 이웃사랑 지표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계’가 도입 11년 만에 처음으로 100도에 못 미칠 위기에 처했다. 그 내막을 알아봤다.[관련기사] ■ “김정일, 당뇨 합병증으로 정기 인공투석”최근 왕성하게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당뇨 합병증에 따른 신부전증으로 정기적인 인공투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회담 일정이 늦어진 것도 투석 일정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데….[관련기사] ■ 18세기 조선의 민얼굴은 어땠을까‘중인은 높고 양반은 낮다’는 의미의 동요가 유행하고 친구끼리도 당쟁으로 원수가 되던 시대…. 당대의 문인부터 기생과 칼 만드는 장인까지, 18세기 조선을 살핀 책 ‘송천필담’이 완역됐다. 당시 조선의 민얼굴을 들여다본다.[관련기사] ■ 중장년층 ‘스마트폰 스트레스’젊은층에선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만만찮은 스마트폰 ‘진입 장벽’에 가로막힌 어른들도 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일반 휴대전화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까지 있다. 스마트폰을 안 쓰면 ‘뒤처진 사람’ 취급을 받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데….[관련기사]}

39년 전인 1971년 봄. 당시 처음으로 서울대 강사가 돼 강의를 맡은 허승일 교수는 첫 수업 시간에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꺼내들었다. 1961년 국내 출간된 이 책은 당시 금서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허 교수는 “그 사실도 모른 채 학생들에게 학기말 리포트를 써서 제출하게 할 정도로 그때는 이 책에 심취했다”고 회상했다. 오늘날 서울대 명예교수가 된 허 교수가 최근 ‘다시, 역사란 무엇인가?’(서울대출판문화원)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카의 역사철학에 의문을 제기하고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철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예전에 심취했던 카에 대해 그는 책에서 ‘가증스럽다’고까지 표현하며 비판했다.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교묘한 수사학적 기교를 사용해 마치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주장을 하는 양 말하고 있죠. 그래서 ‘가증스럽다’고 한 것입니다.” 허 교수는 “올해로 ‘역사란 무엇인가?’가 나온 지 50년째고, 그동안 역사철학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며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명제만을 되뇌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카는 역사에 우연이란 없다고 보고 역사를 이성적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간극을 고려하지 않은 역사 인식입니다.” 허 교수는 책에서 독일의 해석학자인 한스게오르크 가다머(1900∼2002)를 카와 대비시켰다. 가다머는 과거의 역사지평(당대를 둘러싼 정치, 경제, 제도적 상황 혹은 틀)을 통해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허 교수는 “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역사 속의 우연이 이성에 의한 필연적 결과라고 논증하는 데만 노력을 쏟게 된다”며 “그보다는 우연 자체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책은 이 외에도 철학의 역사화를 시도한 리처드 로티,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강조한 외른 뤼젠 등 다양한 역사학자의 사상을 소개했다. 책의 절반가량은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와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의 원조라고 알려진 니체의 사상을 그동안 역사학계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밝히고 이들의 역사철학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나 자신을 말살하고, 과거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같은 랑케의 명제를 지나치게 부각한 탓에 랑케는 마치 과거에만 집중하는 역사가인 양 이해됐습니다. 하지만 랑케는 역사가로서의 자신을 숨기고 그 대신 독자의 역사적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냈던 역사가였죠.” 허 교수는 “‘역사병’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던 니체도 랑케의 저작을 읽은 뒤에는 ‘처음으로 역사를 보는 눈을 얻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역사적 진리의 중요성에 주목했다”며 “니체를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의 원조로 보기보다는 근대 역사학의 새로운 경향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가 생각하는 역사는 ‘진실을 탐구해 그것을 후세에게 영대(永代)의 재산으로 물려줘 그들의 삶에 유익함을 주기 위한 학문’이다.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이 19세기 말 영국의 노동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태어난 역사철학인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 자체가 이미 역사철학인 셈입니다. 그러니 우리 개인은 모두 역사철학자이고, 기존 역사철학을 공부함으로써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심청가와 봉산탈춤이 일본 관객 1000명에게 한국의 멋과 흥을 전했다. 인구 약 13만 명의 일본 사가 현 가라쓰 시 나고야성박물관에서는 24일 ‘창(唱)·주(奏)·무(舞) 왔어!’(연출 정도연) 공연이 두 차례 열렸다. 제목은 한국의 소리와 연주, 춤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는 뜻이다. 24일 오전 10시부터 박물관 로비는 한 시간 뒤 시작하는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10시 반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500석 규모의 공연장은 가득 찼다. 오후 3시 공연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공연의 박물관 측 책임자인 야스나가 히로시 학예원은 “한국의 전통 탈과 악기 등을 전시하는 ‘한국의 전통예능’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예능을 전시로만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심청가를 공연했다. 고수와 남녀 소리꾼만 등장하는 ‘3인 판소리’ 형태다. 고수(김강수)와 남녀 소리꾼(최재일·박은선)만 출연했지만 탈을 활용해 한 사람이 2, 3가지 역할을 소화했다. 고수가 복장을 갈아입으며 화주승과 남경상인 역할을 맡고, 고수가 무대에 서는 동안에는 소리꾼 중 한 명이 고수를 맡았다. 창극보다는 규모가 작아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며 판소리보다는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고 극의 전개가 빨랐다.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 관객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 박물관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는 마쓰모토 다에코 씨(31)는 1부 공연이 끝난 뒤 “가사를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심청이 아버지를 부르며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뭉클했다”고 말했다. 2부에는 봉산탈춤과 춘앵전(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할머니 순종숙황후의 40세 생일을 맞이해 만든 궁중무용), 풍물놀이와 해금산조가 무대에 올랐다. 한국의 서민예술과 궁중예술을 대비한 구성이었다. 관객의 호응이 가장 컸던 것은 봉산탈춤과 풍물놀이였다. 봉산탈춤 중에서는 파계승(김태훈)과 취발이(이종호), 소무(젊은 여성·김진정)가 벌이는 남녀상열지사를 그린 제4과장 ‘노장무’를 공연했다. 취발이가 엽전을 내며 소무를 희롱하거나 소무가 파계승을 은근히 유혹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해금산조와 춘앵무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의상이 아름다웠다”(마에다 아유미·16) “탈춤이나 풍물놀이와는 다른 우아함이 있었다”(마쓰오카 아키·36)는 감상을 말했다. 이번 공연의 기획을 맡은 모리무라 아키코 간사이공연예술연구소 프로듀서는 “출연자들이 한국 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의 단원들인 만큼 지금까지 본 한국 전통공연 중에서 소리와 연주의 밀도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사가=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국립오페라단과 국립발레단이 2010년 공연을 대폭 늘렸다. 국립오페라단은 정기공연 작품을 지난해 4편에서 8편으로 늘리고 전국투어 공연도 대폭 확대한다. 국립발레단도 지난해보다 두 편 늘어난 발레 7편을 제작한다. 두 단체가 예술의 전당오페라하우스(토월극장, 자유소극장 포함)를 대관하는 날짜 수도 지난해 136일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277일로 늘었다. 이는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고 지원을 45억 원(국립발레단), 50억 원(국립오페라단)에서 각각 75억 원, 80억 원으로 증액한데 따른 것. 문화부는 “성과를 연말에 엄밀하게 평가해 내년도 지원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늘어난 공연의 양만큼이나품질도 진일보할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황홀한 파격감각적·관능적 안무 ‘트리플 빌’ 국내 초연러시아 고전 발레 극치 ‘레이몬다’도 기대 발레 7편에 이르는 올해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은 오늘날 발레 안무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일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전발레부터 컨템퍼러리 발레까지 다양한 안무가의 작품을 ‘골라 보는 재미’가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정기공연작으로 추가된 작품은 프랑스의 대표적 안무가 롤랑 프티가 안무한 ‘트리플 빌’(7월 15∼18일)과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의 ‘레이몬다’(9월 25∼30일). ‘트리플 빌’은 국내 초연이다.○ 감정표출 중시하는 프티 안무 ‘트리플 빌’ 장인주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은 “프티는 20세기 이후 안무가 중 한번쯤 꼭 거론해야 하는 인물이었지만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다”며 “프티의 작품을 정기공연으로 넣은 것은 국립발레단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빌’은 ‘아를의 여인’ ‘젊은이와 죽음’ ‘카르멘’을 모은 작품. 고전발레의 바탕 위에 대중적이고 감각적인 감수성을 결합했다. 프티가 1946년 초연한 ‘젊은이와 죽음’에는 특히 무용수의 감정표출을 중시하는 현대무용의 영향이 엿보인다. 영화 ‘백야’의 도입부에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이 작품을 추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했다. ‘카르멘’의 경우 카바레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의상과 분장, 관능적인 안무가 특징이다. 무용평론가 문애령 씨는 “현대무용이 작가 자신의 개인적 감정표현을 중시하는 데 영향을 받은 프티는 이를 한층 객관화해 연애감정이나 그로 인한 비참함 등 보편적인 심리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고전 발레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 계승 ‘레이몬다’는 고전발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기사 장 드 브리앙의 약혼녀 레이몬다 공주가 사라센 영주 압드라호만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마침내 드 브리앙과 결혼한다는 줄거리다. 그리고로비치는 생존 안무가 중 러시아 고전발레의 전통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레이몬다’에서는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를 거의 그대로 계승했다. 무용칼럼니스트 유형종 씨는 “이 작품은 프티파가 말년에 안무한 작품으로 러시아 고전발레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헝가리 민속춤처럼 기존에는 디베르티스망에만 사용됐던 이국적 동작을 주역 무용수의 파드되에 넣는 등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발레 비튼 ‘신데렐라’ 2009년 정기공연작이었던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와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도 각각 29∼31일과 2월 4∼7일 무대에 오른다. ‘신데렐라’는 작년 공연에서 9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에이프만은 드라마 발레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안무가로 평가받는다. 드라마 발레는 연극적 연출을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장르다. 특히 ‘차이콥스키’는 에이프만이 안무가로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됐다. 국립발레단은 이 외에 제임스 전 씨가 안무한 ‘코펠리아’를 해설이 있는 발레로 4월 27일∼5월 6일 공연하고 12월에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모차르트의 추천… 정명훈의 지휘‘이도메네오’ 새해 장식… 3월엔 베르디 ‘맥베스’ 예약 오페라 국립오페라단의 2010년은 모차르트의 야심작 ‘이도메네오’로 서두를 장식한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해외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해온 성악진이 함께 꾸미는 무대다. 테너 김재형, 소프라노 임선혜와 헬렌 권,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씨가 호흡을 맞춰 21∼2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25세 때 쓴 작품으로 그의 오페라 ‘7대 거작’의 첫 번째를 장식하는 작품. 아들 이다만테 왕자를 해신(海神)에게 바쳐야 하는 이도메네오 왕의 고뇌, 이다만테를 둘러싼 아르고스의 공주 엘레트라와 트로이의 왕녀 일리아의 갈등을 그렸다. 모차르트 스스로 ‘내 최고 걸작’이라고 공언했지만 빈번한 중창과 합창, 격랑 이는 바다와 바람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야 하는 까다로운 무대효과 등 때문에 자주 공연되지는 않는다. 국내 초연 무대인 이번 공연은 사뭇 화려한 배역진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의 최근 음반 중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르네 야콥스가 지휘한 아르모니아문디사의 전집. 이 음반에서 일리아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임선혜 씨가 같은 역할로 출연한다. 유럽 무대에서 모차르트 오페라에 700여 회나 출연해온 소프라노 헬렌 권 씨가 엘레트라 역을 맡아 임 씨와 대결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극장 등에서 주역가수로 활동해온 테너 김재형 씨가 이도메네오 왕 역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해온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씨가 ‘바지역할’(여성이 남성 역을 하는 것)인 이다만테 역을 맡는다. 테너 이성은 씨와 소프라노 이상은 씨가 각각 이도메네오와 일리아 역의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전 공연 오후 8시. 2만∼15만 원. 02-586-5282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시즌공연은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작품을 망라한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여는 대형 무대는 3월 베르디 ‘맥베스’, 4월 도니체티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10월 보이토 ‘메피스토펠레’, 11월 베르크 ‘룰루’를 준비했다. 우수 레퍼토리를 지방도시에서 공연하는 전국 순회공연도 지난해 7개 지역에서 올해 10곳 정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투어 오페라 전국 순회공연도 판타지적 요소가 많은 바그너 작품을 골라 20개 지역에서 100회 이상 실시할 예정이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발레리나들은 오랜 시간 토슈즈를 신고 춤을 추는데, 특별한 발 관리 비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이지은·23·서울 성북구 돈암동)A: 마사지 후 발가락에 실리콘 패드 끼워 발레리나들에게 발은 컨디션 관리와 부상 방지의 출발점입니다. 딱딱한 토슈즈를 신고 공연을 하거나 오랫동안 연습을 하고 나면 바닥을 디디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라고 합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예나 씨는 연습을 위해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지압봉을 꺼내듭니다. 지압봉으로 발바닥을 충분히 마사지한 뒤에 발가락 하나하나를 손으로 만져 풀어주죠. 강 씨는 “발이 피곤하면 종아리가 뭉치고, 점점 피로가 위쪽으로 타고 올라오기 때문에 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국립발레단은 전담 트레이너를 두어 수시로 마사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사지가 끝나면 다음 단계는 ‘토슈즈 신기’입니다. 실리콘 패드를 발가락 사이사이에 끼우고 밴드를 감은 뒤 발가락 전체를 감싸는 초승달 모양의 거즈를 댑니다. 이렇게 하면 발가락 사이에 땀이 차 짓무르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때로는 미끌미끌한 투명 테이프를 발가락에 감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발레리나 강수진 씨가 발과 토슈즈 사이에 ‘생고기’를 댔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는데 요즘은 생살 느낌과 비슷한 반창고나 실리콘 패드가 나오기 때문에 고기를 사용하는 발레리나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국립발레단 연습실의 냉장고에는 늘 물을 담아 얼린 종이컵이 갖춰져 있습니다. 연습 중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대고 열을 식히기 위해서죠. 특히 종이컵의 동그란 모양은 발 모양에 안성맞춤이죠. 후배 단원들의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가 이 종이컵 얼리기입니다. 발 모양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주원 씨는 정기적으로 발 각질관리를 받아 굳은살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강예나 씨는 발가락 사이에 살이 없고 발가락이 길어 각질관리를 하거나 발톱 모양을 내면 발톱이 꼭 부러진다고 합니다. 몸에 열이 많이 나고 땀이 잘 나는 무용수는 발을 시원하고 보송하게 해주는 풋 스프레이도 꼭 챙겨야 하죠. 평소 생활 속 발 관리도 중요합니다. 발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잘 때도 수면양말을 신고 연습 때는 워머를 꼭 신는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발조심’을 하는 무용수도 많습니다. 이불 속에서 발목을 돌려 근육을 풀어준 뒤 조심스럽게 바닥을 디디죠. 섣불리 발을 디뎠다가 근육에 무리가 가면 연습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습이 많을 때는 일상화도 바닥에 쿠션이 있는 운동화나 낮은 굽이 있는 구두를 선호합니다. 플랫슈즈나 하이힐처럼 딱딱하고 쿠션이 없는 신발은 발이 부딪힐 때마다 아프기 때문이랍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씨가 대답해드립니다.}

‘원조’ 바로크 실내악이 ‘원조’ 팝아트와 만났다. 전국 순회공연을 열고 있는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시치(이 무지치)’가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을 20일 찾았다. 이들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나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도 이처럼 수준 높은 기획 전시는 드물다”며 즐거워했다.[관련기사] ■ 한국 영어교사로 첫취업하는 美명문대생들‘아이비리그’ 출신 미국 명문대 학생들이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취업하기 위해 한국비자를 신청하고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최고 인재들이 월급 200만 원짜리 학원 강사도 좋다며 한국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총영사관에서 막 비자인터뷰를 마친 대학 졸업생 4명을 만나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이유’를 물었다.[관련기사] ■ 서울 강남 전세금 52주 연속 상승 비명올해 들어 서울지역 전세금이 연일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기 학군 전세 수요에 재개발,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4개구의 평균 전세금은 사상 처음으로 3억 원을 넘어섰다. 전세금 오름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관련기사] ■ 점령인가 지원인가… 미군 아이티 배치 논란인도주의를 실천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이웃의 불행을 틈타 기회를 포착하려는 것일까. 강진으로 혼란에 빠진 아이티에 미국이 1만 명이 넘는 병력을 보낸 것을 두고 논란이 많다. 미국은 오해라고 주장하지만 주변국들은 미국이 이번 기회에 아예 아이티를 ‘접수’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관련기사] ■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코픽스’로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2월 16일 나온다. 이에 따라 코픽스를 토대로 하는 다양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픽스는 대출이자 부담을 덜어줄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대출금리만 높이는 구실이 될까.[관련기사]}
-발레리나들은 오랜 시간 동안 토슈즈를 신고 춤을 추는데, 특별한 발 관리 비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지은·23·서울 성북구 돈암동) 발레리나들에게 발은 컨디션 관리와 부상 방지의 출발점입니다. 딱딱한 토슈즈를 신고 공연을 하거나 오랫동안 연습을 하고 나면 방바닥을 디디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라고 합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예나 씨는 연습을 위해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지압봉을 꺼내듭니다. 지압봉으로 발바닥을 충분히 마사지해준 뒤에 발가락 하나하나를 손으로 만져 풀어주죠. 강 씨는 "발이 피곤하면 종아리가 뭉치고, 점점 피로가 위쪽으로 타고 올라오기 때문에 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국립발레단은 전담 트레이너를 두어 수시로 마사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사지가 끝나면 다음 단계는 '토슈즈 신기'입니다. 실리콘 패드를 발가락 사이사이에 끼우고 밴드를 감은 뒤 발가락 전체를 감싸는 초승달 모양의 거즈를 댑니다. 이렇게 하면 발가락 사이에 땀이 차 짓무르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때로는 미끌미끌한 투명 테이프를 발가락에 감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발레리나 강수진 씨가 발과 토슈즈 사이에 '생고기'를 댔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는데 요즘은 생살 느낌과 비슷한 반창고나 실리콘 패드가 나오기 때문에 고기를 사용하는 발레리나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국립발레단 연습실의 냉장고에는 늘 물을 담아 얼린 종이컵이 갖춰져 있습니다. 연습 중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대고 열을 식히기 위해서죠. 특히 종이컵의 동그란 모양은 발 모양에 안성맞춤이죠. 후배 단원들의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가 이 종이컵 얼리기입니다. 발 모양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주원 씨는 정기적으로 발 각질관리를 받아서 굳은살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강예나 씨는 발가락 사이에 살이 없고 발가락이 길어 각질관리를 하거나 발톱 모양을 내면 발톱이 꼭 부러진다고 합니다. 몸에 열이 많이 나고 땀이 잘 나는 무용수의 경우 발을 시원하고 보송하게 해주는 풋 스프레이도 꼭 챙겨야 하죠. 평소 생활 속 발 관리도 중요합니다. 발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잘 때도 수면양말을 신고 연습 때는 워머를 꼭 신는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발조심'을 하는 무용수도 많습니다. 이불 속에서 발목을 돌려 근육을 풀어준 뒤 조심스럽게 바닥을 디디죠. 섣불리 발을 디뎠다가 근육에 무리가 가면 연습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습이 많을 때는 일상화도 쿠션이 있는 운동화나 낮은 굽이 있는 구두를 선호합니다. 플랫슈즈나 하이힐처럼 딱딱하고 쿠션이 없는 신발은 발이 부딪힐 때마다 아프기 때문이랍니다.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1799년에 제작된 ‘본영도형(本營圖形)’은 정조의 호위부대였던 장용영(壯勇營)의 본영 내부 평면도다. 건물 및 관련 시설물의 건축구조와 지붕 형태, 재료를 채색화로 상세히 기록했다. 영내 연못에 떠 있는 연꽃까지 묘사했을 정도다. 조선 왕실과 관련된 주요 고문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서각 명품선’(한국학중앙연구원)이 최근 출간됐다. 장서각의 전체 소장자료 2만여 종 가운데 국왕의 어필(御筆)이나 왕실족보, 궁중의례절차 등 왕실 행사나 생활상과 관련된 희귀본 126점을 수록했다. ‘월중도(越中圖)’(보물 1536호)는 강원 영월의 단종 유적과 무덤 등을 그린 1820년대 화첩이다. 단종이 유배됐던 영월 청령포(淸령浦)의 풍경, 단종이 숨을 거둔 관풍헌(觀風軒)의 평면도 등 8폭이 담겨 있다. ‘훈국등록(訓局謄錄)’은 1628년부터 훈련도감이 혁파되는 1881년까지 작성한 일지. 여기엔 숙위를 비롯한 각종 군사 활동, 인사 및 재정 관련 기록, 군기 제도와 군인들의 생활상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김학수 장서각 국학자료조사실장은 “‘훈국등록’은 장서각 유일본으로 양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내용이 다채로워 ‘본영도형’과 함께 군제사 및 사회사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국왕의 어필로는 1726년 영조가 생모 숙빈 최씨의 영전에 올린 치제문(致祭文)의 초본, 숙빈 최씨의 무덤인 소령원에 세운 비문의 초고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하가 짓는 치제문을 영조가 직접 친필로 지었다는 데서 영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는 사료다. 이 외에 조선시대 왕비 가문의 유래와 혈통을 기록한 ‘열성왕비세보’ 등 각종 왕실족보, 1880년대 녹둔도를 비롯한 두만강 유역의 국경 현황을 그린 채색 지도첩 ‘아국여지도(俄國輿地圖)’도 수록됐다. 김 실장은 “책에는 예술적, 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것들만을 모았기 때문에 앞으로 학자들이 장서각 소장 고문헌을 연구할 때 일종의 좌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선 ‘키네마’ 영화회사에서는 뎨 일회 작품으로 ‘룡중조’라는 영화를 제작하야 만흔 환영을 밧고 뎨 이회 작품으로 조선 영화 배우계 일류스타인 라운규 군을 중심으로 현대극 ‘아리랑’을 촬영중이라는 바 녀배우로는 신흥련이란 신진 녀우가 출연하엿스며 또는 이 영화에 특별한 것은 엑스트라를 수백 명이나 쓰는 것이라 한다….” ―동아일보 1926년 9월 19일자》‘아리랑’의 주인공 영진은 미치광이다. 마을에서 놀림감이던 그는 악덕 지주이자 일본의 앞잡이인 오기호가 누이동생 영희를 겁탈하려는 것을 보고 낫으로 오기호를 찔러 죽인다. 영진은 붉은 피를 본 충격으로 제정신이 들지만 법망을 피하지 못하고 경찰에 붙잡힌다. 영화는 결박된 채 아리랑 고개를 넘는 영진의 모습에 주제가 ‘아리랑’이 깔리며 끝을 맺는다. 나운규가 제작, 감독, 주연을 겸한 흑백무성영화 ‘아리랑’은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비참한 현실을 반영한 이 영화는 2편과 3편이 제작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규환 감독의 ‘임자 없는 나룻배’ 등 민족의 비애를 다룬 영화가 속속 제작됐다. 이에 비해 일제강점기 초기에는 신파 연극을 필름에 옮긴 듯한 통속적 내용의 영화가 많았다. 1919년 10월 27일 개봉한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義理的 仇討)’는 부유한 집안의 재산 다툼을 다뤘다. 이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둬 이후 조선 영화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아일보가 1925년 11월 18∼24일 연재한 ‘조선영화계의 과거와 현재’ 시리즈의 6회 기사에 따르면 1925년 당시 영화제작사는 12곳이었으며 배우학교가 생길 정도로 영화제작에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일제는 검열을 통해 영화제작을 통제했다. 동아일보 1928년 8월 23일 ‘영화업자합동 검료감하(檢料減下)운동-류례가 업는 비싼 검열료’ 기사는 당시 ‘3메돌(미터)에 5전’씩의 검열료를 거두는 규정이 새로 제정되자 영화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1930년대에 들어서자 청구영화사, 고려키네마 등 영화사 20여 곳이 생겼다. 그러나 일제의 검열이 강화되고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영화제작은 어려움을 겪어 제작편수가 1935년에 17편, 1936년에 5편, 1937년에는 4편으로 줄어들었다. 일제가 1942년 조선영화주식회사를 발족한 것 역시 조선인의 영화제작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광복 뒤에는 조선영화주식회사를 국내 영화인들이 인수해 조선영화건설본부를 설립했다. 당시 제작된 ‘자유만세’(1946년) ‘윤봉길의사’(1947년) 등은 광복의 감격과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그려냈다.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한국 영화계는 1970, 80년대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화에 성공했고 잇따라 대작을 배출하며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 2009년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의 총관객은 약 1억5631만 명,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7661만 명이 한국영화를 관람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4년 전 존 역을 할 때는 무엇보다 흥분을 주체하기 힘들었죠. 지금 그때 같은 흥분은 덜하지만 긴장감과 결의로 주먹이 꽉 쥐어질 지경입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불리는 ‘미스 사이공’이 돌아온다. 이 뮤지컬은 2006년 한국 초연 당시 전국에서 2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남성 주역인 미군 병사 크리스로 베트남 처녀 킴과 사랑에 빠지는 이건명 씨(사진)는 4년 전 공연에서는 크리스의 친구인 존 역을 맡았었다. 1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스 사이공’ 제작발표회에서 이 씨는 “대학교 때 ‘미스 사이공’의 악보를 보고 공부하던 시절부터 ‘미스 사이공’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크리스 역에 도전했다가 떨어졌을 때는 낙담하기도 했었지만 존 역 제의를 받고 너무나 행복하게 무대에 섰었다”고 말했다. “당시 1년 이상을 존으로 살면서 크리스와 킴, 엘렌의 사랑을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었죠. 당시 경험은 이번에 연기할 크리스 역에 큰 도움이 될 걸로 생각합니다. 이 배역을 통해 배우로서 ‘한 점’을 찍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이 씨 외에도 ‘돌아온 스타’가 많다. 우선 더블 캐스팅으로 크리스 역을 맡는 마이클 리 씨와 킴 역의 김보경 씨가 4년 전과 같은 배역으로 돌아온다. 존 역을 맡은 김우형 씨는 2006년 킴 역을 맡았던 김아선 씨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여기에 2009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던 임혜영 씨가 킴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국 측 연출진과 4년간 작업해 지나친 직역 투로 가사 전달이 어색했던 2006년 공연의 단점을 개선했다.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캐딜락 세트는 일반적인 공연장 무대에 맞는 크기로 새로 제작해 처음 국내 무대에 선보인다. 하이라이트인 헬기 장면은 3차원(3D) 영상으로 선보인다. 2만∼9만 원. 3월 13일∼4월 4일 경기 고양 아람누리. 4월 16일∼5월 1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2만∼11만 원. 5월 14일∼9월 12일 서울 충무아트홀. 02-518-7343.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홍혁의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 창비세계문학전집/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김영희 엮고 옮김/각권 260∼492쪽·각권 1만2000∼1만5000원, 세트 11만7000원·창비최근 100년 사이 전 세계의 문학을 한눈에 훑을 수 있는 7권짜리 전집이다.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라틴아메리카, 프랑스, 폴란드 등 각국 주요 작가의 단편소설을 엄선해 책 속에 담았다. 수록된 작품의 수는 114편, 작가는 102명이다. 특히 그동안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폴란드와 스페인·라틴아메리카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폴란드 편 표제작 타데우시 보로프스키의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만행을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시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각 권에 각 나라, 언어권의 문학사를 설명한 해설을 첨부하고 작품마다 ‘작가소개’ ‘감상의 길잡이’ ‘더 읽을거리’ 등을 실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높은 사람, 낮은 사람/홍두승 지음/228쪽·1만1000원·동아시아양극화, 노사관계, 대형마트와 동네슈퍼, 지역차별….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종류의 계층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각종 계층 현상의 배경과 양상을 정리한다. ‘자영업주인가, 임금근로자인가’에서는 화물연대의 파업 등으로 알려진 ‘특수고용노동자’의 지위에 대해 설명하고, ‘달동네에서 중산층 마을로’에서는 주택보급률과 무주택비율이 동시에 높은 이유를 설명한다. 책 말미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계층 현상의 해결 방향이 나온다. 저자는 “‘계층간의 격차 해소’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기보다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이나 ‘빈곤 퇴치’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회적 평등화를 과다하게 강조하는 것은 자칫 모두가 낮은 수준에서 비슷해지는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아기 물범아, 용기 내!/이혜다 지음·김재홍 그림/32쪽·8000원·포에버북스지구온난화로 북극에 사는 동물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아기 물범도 마찬가지다. 무리에서 낙오된 엄마 물범은 예상보다 빨리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아기를 낳을 장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찾은 얼음 위도 낮이 되자 쩍 하고 갈라져 갓 태어난 아기 물범이 물에 빠지고 만다. 엄마 물범은 필사적으로 아기 물범을 건져내 목숨을 구한다. 쑥쑥 자란 아기 물범은 엄마와 떨어져 독립한다. 따뜻해지는 북극에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북극곰과 북극여우에게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은 아기 물범은 물범 무리에게 발견돼 겨우 목숨을 건진다. 7년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아기 물범은 새끼 낳을 곳을 찾는 중이다. 하지만 갈수록 짧아지는 겨울, 과연 안전한 얼음 땅을 찾을 수 있을까? 책 말미에는 북극 동물의 생태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짧은 글이 실려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가족을 그리다/박영택 지음/286쪽·1만3800원·바다출판사손을 맞잡은 가족이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벌거벗어 황갈색으로 그을린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표정은 넌지시 미소 짓고 있다. 계속 바라보면 네 명이었던 가족은 어느새 빙빙 도는 하나의 원, 한 덩어리로 보인다. 이중섭의 작품 ‘춤추는 가족’이다. 1952년 생활고로 부인과 두 아들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 이중섭은 죽을 때까지 가족과 만나지 못했다. 이 그림은 가족과 다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그의 염원을 담고 있다. 동시에 그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또 다른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특히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산업화 등 근·현대를 거치며 한국에서 가족은 수많은 역사적 굴곡을 넘어야 했다. 저자는 이 같은 ‘가족의 변천사’를 그림을 통해 읽어낸다. 조선시대에는 가족을 한 화폭에 담는 경우가 드물었다. ‘조 씨 삼형제’는 그런 점에서 예외적인 작품이다. 18세기 형양 조씨 집안의 조계, 조두, 조강 형제를 그린 이 그림은 삼형제 모두가 과거에 합격한 경사를 기념해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깐깐해 보이는 눈매와 입꼬리가 꼭 닮았다. 저자는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을 1920년대로 본다. 일제강점기 배운성의 ‘가족도’는 3대에 걸친 가족 17명을 그린 화가 가족의 초상이다. 저자는 “이 그림은 거의 마지막 잔해처럼 간직된 대가족의 초상”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그림을 그린 것 자체가 과거의 전통적 대가족이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가족이 본격적으로 미술 표현의 주제가 된 것은 1950년대였다. …‘개인의 실존을 위협하는 체제의 폭력과 광기에 대한 미학적 반응물’이 그 당시 그려진 가족 그림일 것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친 한국의 현실은 피폐했다. 가족 간 결속이 강조된 것은 현실을 극복하고 정서적으로 위안받기 위한 필연적 결과였다. 전쟁 중 가족을 잃은 장욱진의 작품 ‘마을’에는 집 안에 덩그러니 남아 화폭 너머를 응시하는 여인들이 등장한다. 전쟁으로 아버지와 아들을 잃은 아픔을 형상화했다. 박수근의 그림에는 전후 살아남은 가족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나무와 두 여인’에는 잎사귀가 다 떨어진 나무와 아이를 업은 어머니, 행상을 떠나는 동네 아낙이 등장한다. 아버지가 전쟁으로 희생되고 어머니가 생계를 떠맡은 당시 현실을 담았다. 1970년대 산업화는 농촌의 대가족제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동인(動因)이었다. 오윤의 판화는 당시 도시 빈민의 삶을 담아낸다. 자신의 가족을 그린 ‘범 놀이’에는 아이를 등에 태우고 호랑이 흉내를 내는 아버지, 이를 보며 웃음 짓는 할아버지와 아내의 모습이 등장한다. 단란한 한때이지만 남루한 복장에서 가난의 흔적이 묻어난다. 이후 가족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술에서도 가족은 끌어안아야 할 대상이기보다는 질문과 의심의 대상이 됐다. 안창홍의 ‘가족사진’(1982년)은 이 같은 변화를 충격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언뜻 평범한 가족으로 보이지만 실은 아버지와 어머니, 자식 모두 흰색 가면을 뒤집어쓴 허깨비다. 어머니의 가출과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작가의 개인적 사연이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가족사를 죽음의 이미지를 차용해 묘사했다. 1990년대 이후 페미니즘 미술 역시 여성에게 억압적이었던 한국 가족 제도에 물음표를 던진다. 그러나 작가들은 돌고 돌아 결국 가족으로 회귀한다. 공동의 신화가 부재하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근원적 공동체인 가족을 통해 자신의 신화,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과거와는 조금 다른 가족이 등장한다. 국제결혼을 한 부부(김옥선, ‘Happy Together’ 시리즈), 동성애 커플(‘You and I’ 시리즈), 다문화 가정 부부(신혜순), ‘1인 가족’을 택한 독신여성(백지순) 등이다. 저자의 말대로, 여전히 가족을 다룬 작품 속에는 한국 사회의 모든 것이 응축되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한국일본학회는 2월 5, 6일 오후 3시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과 동아시아’(5일)와 ‘동아시아의 일본어교육과 일본연구’(6일)를 주제로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02-568-4662}

‘아카하치(赤蜂)는 봉건제도에 대해 반항하여 자유민권을 주장하고 섬 주민들을 위해 용감히 싸웠다. 비록 싸움에서는 지고 말았으나 그의 정신과 행동은 길이 후세에 전해질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최남단 하테루마(波照間) 섬에는 현 교육위원회가 1953년 세운 추모비가 있다. 15세기 말 오키나와의 류큐(琉球)왕국에서 활약했던 오야케 아카하치, 일명 ‘홍가와라(洪家王) 아카하치’를 기리는 비석이다. 이 아카하치가 바로 조선의 홍길동이었다는 주장을 담은 장편소설이 나왔다. 강철근 경희대 한류문화언어학과 교수(사진)가 지은 ‘사람의 나라’다. 소설은 조선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활빈당수 홍중산(소설 속에서 ‘길동’은 중산의 아명)이 오키나와로 건너가 정착한 뒤 율도국을 세우고 세력을 펼치는 과정을 그렸다. “홍길동은 연산군 실록에 나오는 실존 인물로, 오키나와에는 수많은 관련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습니다. 류큐왕국의 역사를 기록한 책에 오야케 아카하치에 대한 내용이 나오죠. 이 부분과 조선왕조실록에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나오다 사라지는 부분을 대조해 보면 시기가 일치해요.” 오키나와 현 구메(久米) 섬에는 구시카와(具志川) 성터가 남아 있다. 강 교수는 “얇은 돌을 기왓장처럼 포개는 오키나와 방식과 달리 자연석을 거칠게 다듬어 쌓은 방식이 홍길동의 마지막 근거지로 알려진 충남 공주시 무성산성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 야에야마(八重山) 민속박물관에는 조선의 것과 흡사한 농기구도 전시돼 있다. 소설은 활빈당과 백성을 이끌고 류큐왕국 인근에 있는 하테루마 섬에 정박한 중산이 이시가키(石垣) 섬에 율도국을 세운 뒤 구메 섬을 점령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부분도 기존 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강 교수가 상상력을 덧붙인 것이다. 강 교수는 “하테루마 섬은 산호초가 많아 큰 배가 정박할 만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류큐왕국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첫 정박지로 적당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며, 이시가키 섬에 정착했다고 설정한 것은 조선 관련 유물과 유적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1년 반 동안 자료조사를 하고 오키나와를 방문해 관련 유적을 답사했다. 그는 “홍길동이 소설이나 만화영화 때문에 도술을 부리는 전설 속 인물 정도로만 취급받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홍길동의 민권 사상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진보적인 것으로 현대에도 곱씹어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3일 오후 3시 반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관에서 ‘예술인 의료비 지원 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문화예술위와 화랑협회가 개최한 미술품 자선경매행사 수익금과 문화예술위 임직원 기부금 1900만 원을 합쳐 총 3억1900여만 원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 기금은 수술이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예술인들을 위해 사용된다. 문화예술위는 29일까지 예술단체들을 대상으로 수혜 예술인 추천을 받는다.}

“무용은 인간이 제자리에 있는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한국춤비평가협회도 무용 평론계에서 이 같은 역할을 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이순열 전 음악동아 편집장)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춤비평가협회 발족식이 열렸다. 무용계 인사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 취지 등을 밝혔다. 한국 무용계에서 평론가 단체는 월간 ‘춤’을 기반으로 한 한국춤평론가회뿐이었는데 이번에 새 단체가 결성된 것이다. 평론가 단체의 다양화는 무용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새 단체가 평론가회의 내부 갈등으로 인해 출범했다는 점에서는 아직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지난해 11월 평론가회 회원 7명이 당시 회장이었던 장광열 춤정책연구소장을 ‘친목을 해쳤다’는 이유로 회장 자격을 박탈하고 제명했다. 이에 장 소장을 비롯한 이순열 전 음악동아 편집장, 채희완 부산대 교수 등 다른 회원 7명이 반발해 이번 모임을 결성했다. 이 때문에 발족식에서는 “정당한 명분이나 절차 없이 이뤄진 제명이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는 발언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춤평론가회 측은 “명문화된 규정은 없으며 기존에도 관례대로 제명한 적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국내 무용계는 2009년 한 해 공연이 2000여 건에 이를 정도로 양적으로 팽창했다. 올해는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무용중심극장(아르코예술극장)의 출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무용계의 질적 평가를 위한 평론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다. 비평가협회 공동대표인 김태원 ‘공연과 리뷰’ 편집인은 발족식에서 “지방 공연이 늘어나는데 지역 무용 평론계는 공연 리뷰도 전부 소화하지 못한다. 좀 더 확대된 평론가 모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춤평론가회의 성기숙 회장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론가회 운영 방향에 불만이 있다면 내부에서 좀 더 논의를 거쳤어도 됐을 텐데 아쉽다”면서도 “(춤비평가협회 출범은) 무용계 세대교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일종의 분화(分化)이자 무용계 발전을 위한 생산적 진통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춤비평가협회는 앞으로 춤 비평 전용 웹진 창간, 비평 워크숍 개최 등을 할 예정이다. 비록 내부 갈등으로 인해 춤비평가라는 또 다른 모임이 출범했지만 두 단체가 비평의 질을 높이는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우리 무용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새샘 문화부 iamsam@donga.com}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의 일대기가 연극 ‘영웅을 생각하며(호암의 혼)’로 만들어진다. 이 연극의 연출을 맡은 장두이 씨는 12일 낮 1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병철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내면세계와 경영철학을 중심으로 극을 구성했다”며 “음악과 무용을 결합한 형식의 연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을 주최하는 선행칭찬운동본부의 김윤영 사무총장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많이 보고 영향을 받아 제2, 제3의 이병철 창업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영 씨가 이병철 창업주 역을 맡고 부인 고 박두을 여사 역은 소프라노 윤정인 씨가 연기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역에는 배우 이정성 씨가, 이병철 창업주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그림자 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상준 씨와 조복자 씨가 출연한다. 전석 무료. 2월 9∼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02-2047-8906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