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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기간 전통시장에서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점포는 반찬가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통시장 매출은 설, 추석 당일 직전 이틀간 급증했다가 당일부터는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동아일보는 KB국민카드에 의뢰해 2023∼2024년 2만5000여 곳의 ‘전통시장 가맹점’의 설날, 추석 등 명절 연휴 기간 매출 증가율을 비교·분석했다. 설날·추석 연휴 전후 2주(총 14일) 하루 평균 매출을 ‘평상시 매출’로 가정해 기준점으로 잡고, 연휴 1주 전 및 연휴 기간의 매출이 얼마나 오르락내리락하는지 살펴본 것이다. 우선 전통시장 내 점포 가운데 가장 매출이 ‘뛰는’ 업종은 반찬전문점이었다. 2024년 설날 연휴 기준 설 전날인 2월 9일 반찬전문점의 매출은 평시의 7배 수준(579%)으로 점프했다. 그다음으로 농수축(353%), 지역마트(212%), 슈퍼마켓(154%), 음식점(104%), 커피전문점(48%), 편의점(28%) 순이었다. 2023년 설날, 추석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23년 추석 당일 직전인 9월 28일 반찬전문점 매출액은 10배로 급증하기도 했다. 명절 때 집에서 차례 음식을 만들기보다는, 시장에서 완성된 음식을 사먹는 추세로 변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통시장 매출은 설날·추석 당일 직전 이틀간 큰 폭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설 당일 하루 전에는 평시 대비 매출이 215% 증가했고, 이틀 전에는 210% 증가했다. 하지만 연휴 당일에는 매출이 19%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매출 증감 추이는 명절 연휴가 5, 6일로 길었던 때도 두드러졌다. 2023년 추석 연휴는 6일로 평소보다 길었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10월 3일 개천절 등으로 추석 당일 뒤로 휴일이 붙은 것이다. 당시 추석 당일 일주일 전부터 전날까지 매출이 34∼234%가량 늘었지만, 추석 당일부터 연휴가 끝날 때까지는 ―17∼2% 수준의 매출 증감 폭을 보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전통시장 가맹점 입장에서는 명절 당일 전으로 연휴가 길게 이어져야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금융감독원이 청년 대상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해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23일 금감원은 설계사들이 대부업체의 불법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보험 소비자 피해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설계사가 소속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문제가 된 대부업체 피에스파이낸셜의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GA 피에스파인서비스는 사태 발생 직후부터 검사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피에스파이낸셜의 유사 수신 행위와 관련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서울 강남에 있는 대부업체인 피에스파이낸셜은 피에스파인서비스 소속 설계사를 동원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신규 투자자를 모집한 뒤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폰지 사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과정에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일부 설계사들도 투자 유치 등에 가담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현재까지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한 다수는 20∼30대 청년으로 알려졌다.금감원은 “해당 GA의 보험 영업 과정에서 위법행위, 보험 영업과 불법행위와의 연관성을 자세히 점검할 예정”이라며 “현장검사에서 파악된 유사수신행위 등의 불법행위 정보는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금융 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3.8% 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치도 예정대로 7월 시행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별도 기금을 설치해 첨단산업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3년 연속 유지하고 있는 경상성장률 대비 가계대출 비율 관리 기조를 올해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7월 시행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의 구체적인 금리 수준과 적용 대상 등은 4월, 늦어도 5월에는 정해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지난해 9월 2단계 조치를 통해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 수도권 1.2%포인트, 비수도권 0.7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됐다. 그는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라며 “올해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은행장 소집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정부도, 정치권도 금리에 강하게 개입을 하는 부분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산업은행에 별도 기금을 마련해 반도체 공장 등을 설립하는 데 직접 투자하겠다는 지원책도 내놨다. 그는 “공장을 짓거나 신설 투자를 할 때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정책금융 투자가 함께 이뤄지면 기업의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정부의 저리 대출 지원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여건상 미국처럼 정부 보조금을 대거 풀 수 없는 만큼, 일본 정부의 직접투자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3월 중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올해 자동차 보험료가 많게는 1%가량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메리츠화재는 올해 개인용 차 보험료를 1% 인하한다고 밝혔다. 3월 중순 보험 혜택이 시작되는 계약에 적용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개인용 차 보험에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절감된 사업비를 고객에게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이번 주 손해보험회사들은 차 보험료 인하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각 사별로 평균 0.4∼1%가량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보험료를 내리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차 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보험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차 보험 손해율은 83.3%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폭설로 대형 손보사들의 차 손해율이 93%로 폭등하는 등의 영향이 반영된 탓이다. 통상 차 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대형사는 82%다. 하지만 상생 금융에 동참해 달라는 금융 당국의 요청에 보험료 인하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 IFRS17 시행 이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업계는 손해율이 오르고 올해 차 정비수가가 2.7% 인상된 가운데, 차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차 보험 영업손익은 악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자산 122조 원 규모의 저축은행업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중요한 자리지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는 등의 낌새조차 없는 상태인데요. 금융권의 뿌리 깊은 ‘관치 금융’이 배경이 됐다고 풀이됩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아직 개시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금융위원회 ‘사인’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국에서 후보군 등에 대한 ‘시그널’을 협회에 보내야 그제야 회추위, 모집 공고 등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협회의 역할과 위상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임기 만료 전 특정 시점에 회추위가 구성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실제 금융지주사들은 2023년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라는 모범 관행을 만들어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업계의 협회 정관, 회장후보추진위원회 규정 등에는 이 같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승계 절차가 개시되지 않아도 정관이나 규정 위반은 아닌 것이죠. 참고로 정관 개정은 금융위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관례적으로 ‘관 (官)’ 출신이 가는 자리인데 번거로운 절차를 만들라고 지시할 유인이 없고, 협회 입장에서도 먼저 정관 개정 화두를 꺼내 당국에 미운털 박힐 이유가 없었겠죠. 명확한 승계 관련 규정이 없는 건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다른 금융협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보다 경제적·사회적 영향력이 큰 곳들이죠.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6대 은행장 회담 시에도 은행연합회가 주도적으로 만남을 조율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지만 당국 ‘시그널’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협회장 공백 사태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죠. 금융 당국은 “협회장 선임은 회원사 간에 정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워딩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민간뿐만 아니라 금융협회장 선임 및 승계 절차를 위한 모범 관행 도입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6대 은행장들과 만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서민 금융 지원’ 역할을 강조한 것. 다만 이 대표는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여러분에게 뭘 강요해서 뭘 얻어보거나 아니면 뭔가를 강제하기 위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이 대표가 경제·민생 행보를 앞세워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선 것을 두고 “벌써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로들도 이 대표에게 “점령군, 개선군 같은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어려울 때 지원하는 게 금융기관 역할”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정치권과 금융가에서 ‘시중은행들을 소집해 가산금리 인하 등을 압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것. 이 대표는 이어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분들이 활동하는 데 우리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보려고 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은행 측에서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6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은행장이 참여했다. 야당 대표가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엔 ‘금융외교’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정치권이 지원할 것이 없는지 물었다는 것. 당초 금융권에선 이 대표가 가산금리 인하를 포함한 상생금융 방안 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이 대표는 “어려울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할 텐데 원래 금융기관의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원 업무가 아니냐”며 “서민, 소상공인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구속 이후 사실상 첫 대선 현장 행보로 은행장과 만나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관치’도 힘겨운데 눈치 볼 대상이 더 늘어났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되는 문제인데, 야당까지 금리 압박하니 부담이 겹겹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이 대표가 벌써부터 정권을 다 잡은 양 민간 기업을 호출하고 경영에 간섭한다”며 “민생 행보를 가장한 이 대표의 ‘대권 놀음’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냐”고 했다. ● 이재명 ‘尹 구속’ 관련 발언 이틀째 안 해 이 대표는 주말에 이어 이날도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계엄 이후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해법 마련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통상전략 마련을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격하는 언어를 쓰는 것은 약자의 전략”이라며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행보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기·임채정·문희상·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전 대표, 정동영 의원, 이용득 전 의원,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이날 오찬에서 이 대표에게 “당이 국민께 최대한 겸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화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연금 백만장자인 영올드가 소비의 버팀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고령층은 집 한 채에 자산 대부분이 묶여 있어 소비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타고 지난해 2분기(4∼6월) 기준 피델리티 401K(미국 퇴직연금제도) 가입자 중 계좌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 잔액을 가진 가입자가 49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프랑스도 연금 부자가 적지 않다. 프랑스 연구조사평가 및 통계위원회(DREES)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월 4000유로(약 59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는 약 7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전체 연금 수급자 1700만 명 중 4.4%가량이다. 이들 연금 부자가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영올드들의 소비 여력이 떨어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한국인이 보유한 순자산의 77.1%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비율은 22.9%에 그쳤다. 한국인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율은 미국(37.3%), 일본(43.1%·2022년 기준)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현금화가 가능하고 배당 소득 등이 유입되는 금융 자산과 달리 부동산 자산은 즉시 유동화하기 어렵고 대출 이자 등으로 그나마 있는 소득을 갉아먹는다. 상당수 한국의 고령자들이 은퇴 후 소득절벽에 시달리며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령층의 자금난을 반영하듯 대출도 확대되고 있다. 주택 구매를 위해 빌린 돈에 생활비 부족에 따른 대출 수요까지 더해지며 대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추정한 60대 이상 차주의 대출 잔액 비중은 2021년 말 18.5%에서 지난해 9월 말 20%까지 뛰었다. 이제 올해 1965년생 은퇴를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부머가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 수순을 밟는다. 시장에서는 2차 베이비부머의 씀씀이가 살아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부동산의 연금화 등으로 고령층의 소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 성향이 단기간 내에 정책으로 쉽게 바꾸기 힘든 만큼 주택연금 제도의 개선 및 활성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자산과 소득, 건강을 갖춘 6070 ‘젊은’ 고령층 ‘영올드(Young Old)’가 소비의 주체로서 선진국 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K팝에 열중하고, 순수 학문에 심취하며 더 나아가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축이 된 것이다. 한국도 ‘영올드’가 부상하고 있지만 ‘집 한 채’에 자산이 묶여 소비 주체로 부상하기엔 한계가 적지 않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일본의 구마이 아쓰코(熊井敦子·60) 씨는 2023년 십수 년간 근무했던 콜센터 직장을 떠났다. 이제는 평생 모은 금융 자산과 연금 등 월 33만 엔가량의 실소득을 기반으로 하루를 한국어 공부로 시작한다. 일주일에 한국어학당을 두 번 이상 다니며 틈이 나면 한국 여행에도 나선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남 함안을 찾아 전통 문화를,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에서 식도락을 즐겼다. 그는 “드라마, 케이팝 콘서트를 한국어로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게 이제는 삶의 큰 부분으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비크로프트에 사는 애니타 하워드 씨(70)는 학교 교사를 하다가 은퇴 후 이웃 주민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책을 쓰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연금(월 4000달러) 덕에 틈틈이 돈을 모아 여행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9월에는 70세 생일을 맞아 두 아들과 네 명의 손주와 유람선 여행을 계획 중이다.과거보다 더 건강하고, 더 부유하며, 학력 수준도 높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는 강력한 소비 및 사회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충분한 자산을 기반으로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은 기업에 매력적인 공략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선 돈 있는 영올드가 경제의 ‘비밀 무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은 현재 총가계자산의 약 26%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 지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총지출의 약 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령 세대는) 부를 축적했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라는 쌍둥이 재앙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은퇴했기 때문에 노년층의 지출은 실업률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배움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강연자로도 변신 지적 호기심을 자랑하며 배움을 위해서도 투자하고 사회적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도 영올드의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방문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본관 지하 2층의 한 강의실. 흰머리에, 돋보기를 코 아래로 내려 쓴 수강생 40여 명이 모여 앉아 판서를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이날 수업 주제는 천문학. 시간제로 일하며 짬짬이 수업에 나오는 60대부터 100세가 임박한 수강생까지 ‘별의 법칙’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이 강의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네덜란드 대학 5곳이 운영하는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현재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는 약 7000명의 시니어가 수업을 듣고 있다. 네덜란드 전체로 넓히면 2만5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오프라인 수강생을 모집한 ‘미술사 코스’가 매주 2시간씩 10회 진행되는데 강좌 가격이 355유로(약 54만 원)로, 전반적으로 수강료가 저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올드들의 등록 열기는 뜨겁다. 항공기 조종사로 근무했던 피터 그리피스 씨(76)는 은퇴 이후 영국 남동부에 소규모 강의를 다니며 자신의 인생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홍콩 국적기 조종사부터 러시아 석유 재벌, 카자흐스탄 광업 재벌, 벨기에의 한 금융인 등의 개인 파일럿으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영어 교육” 사회적 가치 창출도 2010년 교사로 은퇴한 영국의 제니퍼 윌슨 씨(70)는 2016년부터 은퇴자 학습공동체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 활동에 여념이 없다. 영국 U3A는 회원 수 40만 명 이상, 산하 소규모 그룹만 1000곳이 넘는 대형 노인 커뮤니티다. 윌슨 씨는 “U3A 구성원들이 새로운 노년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대해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U3A는 단순 친목단체 이상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000여 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 영국 옥스퍼드대의 지원을 받아 제2차 세계대전의 일상 이야기와 물건을 담은 온라인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영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은 영올드가 출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가구의 연소득은 2023년 기준 3469만 원으로 2020년보다 442만 원 늘었다. 교육 수준도 높아졌다. 고졸 비율은 2020년 28.4%에서 31.2%로 2.8%포인트 증가했고, 전문대 이상 졸업자도 같은 기간 1.1%포인트 늘어 7.0%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올드의 등장과 동시에 한국 노인들의 외로움과 빈곤 문제 역시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565만5000가구로, 이 중 213만8000가구(37.8%)가 홀몸노인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55.8%)은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6대 은행장들과 만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서민 금융 지원’ 역할을 강조한 것. 다만 이 대표는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여러분에게 뭘 강요해서 뭘 얻어보거나 아니면 뭔가를 강제하기 위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이 대표가 경제·민생 행보를 앞세워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선 것을 두고 “벌써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로들도 이 대표에게 “점령군, 개선군 같은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어려울 때 지원하는 게 금융기관 역할”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정치권과 금융가에서 ‘시중은행들을 소집해 가산금리 인하 등을 압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것. 이 대표는 이어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분들이 활동하는 데 우리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보려고 하는 자리”라고 했다.이날 간담회에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은행 측에서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6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은행장이 참여했다. 야당 대표가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이 대표는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엔 ‘금융외교’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정치권이 지원할 것이 없는지 물었다는 것. 당초 금융권에선 이 대표가 가산금리 인하를 포함한 상생금융 방안 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다만 이 대표는 “어려울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할 텐데 원래 금융기관의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원 업무가 아니냐”며 “서민, 소상공인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구속 이후 사실상 첫 대선 현장 행보로 은행장과 만나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관치’도 힘겨운데 눈치 볼 대상이 더 늘어났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되는 문제인데, 야당까지 금리 압박하니 부담이 겹겹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이 대표가 벌써부터 정권을 다 잡은 양 민간 기업을 호출하고 경영에 간섭한다”며 “민생 행보를 가장한 이 대표의 ‘대권 놀음’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냐”고 했다.● 이재명 ‘尹 구속’ 관련 발언 이틀째 안 해이 대표는 주말에 이어 이날도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계엄 이후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해법 마련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통상전략 마련을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격하는 언어를 쓰는 것은 약자의 전략”이라며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생 행보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원기·임채정·문희상·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전 대표, 정동영 의원, 이용득 전 의원,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이날 오찬에서 이 대표에게 “당이 국민께 최대한 겸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했다.한편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화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우리금융지주가 ‘윤리적 기업문화 확립’을 위해 전 그룹사 임직원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윤리 문화 진단을 20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기업문화연구실은 ‘윤리 문화 특화 진단’을 위해 해외 컨설팅 회사 등의 사례를 참조해 25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 조사를 만들었다. 설문은 △윤리 프로그램 △소통 문화 △임직원 윤리 의식 등의 주제로 2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우리 회사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된다” “내가 문제를 제기한 어떤 사안이든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믿는다” 등의 항목에 5점 척도로 표시하게끔 돼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항목에는 내부 고발 프로그램(Whistle Blowing System) 등 윤리 관련 문제가 제기되면 회사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련 제도들이 윤리 문화를 뒷받침하고 있는지 등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설문 후 계열사별 최고경영자(CEO)가 진단 결과와 개선안을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직원 의견을 반영한 실행계획을 수립해 실제 추진하는 순서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025년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최우선 과제로 ‘개인의 윤리 의식 제고와 조직 내 윤리적 기업문화 정착, 그룹 차원의 윤리경영 실천’ 등을 꼽은 바 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대신 공공기관이 갚아준 빚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속에 중소상인들의 빚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신용보증재단(지역 신보)의 일반보증 대위변제 순증액은 2조3997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1조7126억 원)보다 40.1%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산하 금융기관인 지역 신보의 재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다. 대위변제는 보증을 제공한 지역 신보가 소상공인이 갚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지역 신보 대위변제 순증액은 2021년 4303억 원, 2022년 5076억 원, 2023년 1조7126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보증 잔액 대비 대위변제 순증액인 대위변제율도 지난해 5.66%로 치솟았다. 대위변제율은 2021년 1.01%에 그쳤지만 2022년 1.1%, 2023년 3.87%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 규모가 커진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대출을 크게 늘린 소상공인 등이 아직 상환 여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742조6500억 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1084조500억 원으로 46% 늘었다. 중소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의 중소·벤처기업 일반보증 대위변제액도 지난해 1조1568억 원 순증하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1조31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IBK기업은행의 석 달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증가세로도 확인된다. 2023년 말 3조1910억 원에서 지난해 말 4조1518억 원으로 1년 새 30%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계엄 정국 여파로 내수 침체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게다가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보편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환율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가 맞물려 중소기업들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김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은 통상환경 변화, 환율 상승 등 대외 여건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부족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신고 건수가 최근 5년 새(2020∼2024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금감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신고 건수는 1만2398건으로 전년 동기(1만1278건) 대비 9.9%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2020년 6615건, 2021년 8213건, 2022년 8947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세부 피해 유형을 보면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 관련(5604건)이 가장 많았고, 채권추심(2429건), 고금리(1868건), 불법 광고(1390건), 불법 수수료(584건), 유사 수신(523건) 순이었다.특히 채권추심 관련 피해 상담·신고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1621건)에 비해 49.8% 급증해 채권추심에 따른 피해 문제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앞서 지난해 9월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여성이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불법 추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바 있다. 이달 13일 서울 북부지검은 관련 불법 사채업자인 30대 A 씨를 구속 기소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이 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혼 10가구 중 8가구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5’를 발간했다.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는 20∼64세 남녀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다. 금융소비자의 금융자산은 2024년 1억178만 원으로, 2023년(9049만 원) 대비 1000만 원 넘게 급증하며 처음으로 1억 원대에 진입했다. 예금 비중은 다소 줄이는 대신 투자·신탁으로 돈을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금융자산 운용 방법 중 ‘투자·신탁’이라 답한 비중은 29.5%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금·예적금’은 지난해 42.7%로 전년(45.4%) 대비 2.7% 포인트 줄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 출생자)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자산 중 27.6%가 투자·신탁이라 답했는데, 전년 대비 5.7%포인트 오르는 등 전 세대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투자자산 역시 은행에서 증권사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은행업권의 자산 예치 비중은 54.7%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감소한 반면 증권사는 22.5%로 같은 기간 2.3%포인트 증가했다. 또 주식 투자자 절반가량(44.6%)은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국내주식에는 평균 2822만 원을 투자했지만, 해외주식에는 1619만 원을 투자하고 있어 여전히 국내주식 투자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준비와 관련해 기혼 10가구 중 약 8가구(77.0%)는 ‘노후를 준비 중이나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하지만 준비하지 못한다’는 가구도 11.9%에 달했으며,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10.6%뿐이었다. 기혼 가구의 현재 총자산 평균치는 6억7000만 원으로, 은퇴 시점까지 9억2000만 원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자금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응답한 가구는 12.8%뿐이었다. 부족하다는 가구가 51.1%, 보통이라는 응답이 36.0%였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한국의 일하는 노인 수 자체는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편이며 지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고용시장 성장세를 견인했고 그 결과 한국은 모든 연령대 중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영 올드’가 산업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활동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고령층 대부분은 평생 경력과 무관한 단순 노무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1년 전보다 29만8000명 불어난 67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취업자 수는 12만3000명 늘었는데, 2.4배에 달한다. 그 결과 지난해 60세 이상은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로 올라섰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하는 노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3년 9월까지 60세 이상은 10대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였다. 하지만 그해 10월 20대 취업자를 뛰어넘기 시작하더니, 2020년 9월 30대, 2023년 5월 40대를 차례로 제쳤고 지난해 9월에는 50대보다도 많아졌다. 지금은 전체 취업자의 4명 중 1명(23.5%·지난해 11월 기준)이 60세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2003년엔 65세 이상 10명 중 3명(28.6%)만 일을 하거나 일을 구하는 등 경제활동을 했는데, 2023년엔 38.3%로 껑충 뛰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03년에도 1등, 2023년에도 1등이다. 2위인 일본과의 격차는 2003년(일본 20.2%) 8.4%포인트였다가 2023년(일본 25.7%) 12.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2분기(4∼6월)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가 가구주인 가구 중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비율은 46.7%로 절반에 달했다.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65세 이상 근로자 중 절반 가까이는 일해서 받는 돈이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고령 근로자 절반이 일하는 이유로 ‘생계 유지’를 꼽고 있는 점 역시 일해도 가난한 노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중년기 이후 취업자들은 육체적 단순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이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개선해 직무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국책은행 IBK기업은행의 주가가 최근 2년간(2023∼2024년) 지속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5대 금융그룹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배당주’로서의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시총은 이날 11조7541억 원으로 5대 금융그룹 중 한 곳인 우리금융지주(11조5250억 원)를 2291억 원가량 앞질렀다. 2022년 2월 9일 우리금융 시총이 기업은행을 최대 3조3525억 원까지 앞서 있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기업은행이 우리금융 시총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5월, 2023년 8월, 10월 적게는 1일, 많게는 7일 정도 시총을 앞지른 바 있는데, 지난해부터 그 빈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증시 개장일(244일)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7일(43.9%)을 우리금융에 앞서 있었다. 기업은행이 시장의 고평가를 받는 건 기본적으로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9월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역대 최대 실적(2조1977억 원)을 기록했다. NH농협금융(2조3151억 원), 우리금융(2조6591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은행의 주가 상승은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3년 말 기준 기업은행 배당 성향은 29.4%로 국내 4대 금융그룹(28.4%)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배당 성향을 2026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기업은행이 노동조합, 퇴직자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밀린 임금 775억6000만 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노조가 사상 첫 총파업을 개시하고 있는 데다, 240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쳤지만 투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다만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발표한 배당 성향(40%)은 타 금융그룹이 발표한 목표 수준인 2027년까지 50%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7% 수준의 배당이 지속해서 유지되면서 시장에서 배당주라는 인식이 공고해졌고, 과거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를) 관두라고 하는 건 차별 아닌가요.” 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프랑크 괴틀 씨(67)는 유럽 전역 30여 곳에 지점을 둔 화물 운송 업체의 중역이다. 10년 전에 일찌감치 노후 준비를 끝냈는데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괴틀 씨는 “작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현역으로 계속 뛸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에서 만난 ‘영 올드(Young Old·젊은 노인)’들은 왕성한 경제 활동을 자부하고 있었다. 영국 런던 현지 은행의 위험관리 업무 총괄자인 맵 카트리 씨(64)는 “직장에서 책임을 다하며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75세가 넘어도 은행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있다. 나 역시 건강만 허락한다면 70대에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의 현실은 암울하다. 선진국 ‘영 올드’들과 달리 한국의 고령층은 현역 시절 숙련된 기술을 살리지 못한 채 단순 임시직에 그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5∼64세 국내 임금근로자 중 34.4%는 기간제 근로자 등 임시고용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로 2위 일본(22.5%)과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났다. 올해부터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순차적으로 은퇴하면 소득 절벽에 시달리는 노인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구조개혁이 없을 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에는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며 “고령층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선 숙련 인력 ‘귀하신 몸’… 독일 68세 금융인 “정년 2년 지나도 금융회사 일해”〈2〉 ‘영 올드 현역’이 뛴다네덜란드-영국, 정년제도 없애고… 독일은 정년 67세로 단계적 상향민관 플랫폼으로 경제활동 지원한국 고령층 일자리, 복지성 대부분… “직무설계 등으로 질적 성장 유도를”“돈 때문에만 일하는 건 아닙니다. 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게 여전히 재밌어요.”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벨리 아부다크 씨(68)는 2년 전 정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현지 금융회사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부다크 씨는 “난방비, 관리비 등 웬만한 물가가 다 올랐는데 월급과 연금을 동시에 받기 시작하니 생활비에도 물론 제법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인터뷰한 건축 설계 엔지니어 얀 브륀덜 씨(73)는 네이메헌 지역의 철도 시스템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브륀델 씨는 “네덜란드 스히폴 국제공항과 네이메헌을 오가는 열차가 1시간에 세 번 정도 오는데, 이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2029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때까지는 당연히 일을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금도 업무 의뢰가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며 전기 분야 엔지니어로서 본인의 전문성에 대한 자랑스러움도 내비쳤다.● 유럽에서는 70대도 엔지니어로 활약본보가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 만난 ‘영 올드’들은 정년 이후에도 숙련자로서 활발히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정부, 지역사회 등이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영 올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숙련 노동자가 갈수록 귀해지는 데다 ‘영 올드’ 소비자의 부상에 발맞춰 고령 근로자를 중시하는 움직임이다.아부다크 씨는 “숙련된 인력이 퇴직하지 않고 회사에 오랜 기간 기여하는 게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주요 분야에서 전문 인력들이 부족해 기업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륀덜 씨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나 같은 숙련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분위기”라며 “대기업들 역시 고령층의 근속 기간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독일 기업 보쉬(Bosch)는 기술력 유지를 위해 ‘시니어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령 근로자에게 교육, 멘토 역할을 맡기고 있으며 영국의 보험사 아비바 역시 고용 인력의 3분의 1 이상을 50대로 구성하고 있다.각 정부도 ‘영 올드’들이 일터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정년 제도를 사실상 없앴으며, 독일은 현재의 정년 연령인 만 65세를 2029년까지 만 67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독일 노동사회부 관계자는 “퇴직 이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경력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며 “2023년 1월부터는 조기 퇴직한 고령자도 연금 삭감 없이 추가 소득을 무제한으로 받게 되는 등 퇴직자의 재취업을 다방면으로 장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정부 차원에서 ‘생애 설계 서비스’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2020년 영국 노동연금부는 중장년층들이 노후 준비를 스스로 점검하고 재취업 관련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Mid-life MOT’를 출시했다. MOT는 차량의 정기 점검을 의미하는 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장년층이 스스로 삶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자는 취지를 담았다.영국 런던에서 파트타임 컴퓨터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김기정(가명·58) 씨는 “정년을 일괄적으로 정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존재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학교·기업 등도 시니어 일자리 지원교육기관, 지역사회 등도 ‘영 올드’들이 고유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5개 대학이 합심해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학습 프로그램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을 만들었다.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 HOVO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카롤린 판베르헌 디렉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번역일을 하는 60대 학생이 건축 수업을 들은 다음 관련된 책을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네덜란드에는 은퇴자들을 매년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중소기업으로 파견시키는 ‘PUM’이란 비영리단체도 있다. 베테랑 근로자들의 수십 년간 숙련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전수해주는 역할이다. PUM은 1978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4만 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네덜란드 정부의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독일에서는 전국 각지에 있는 900여 개의 ‘시민대학’이 영 올드 교육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 지원하에 양질의 강사진들이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시니어사무소’도 독일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돕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50세 이상 구직자들에게 현지 지역 기업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고 연결해준다.전문가들은 한국도 고령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장기간 근무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고령자 일자리는 질적인 수준과 지속 가능함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성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직무 설계, 취업 개선 능력 등을 지원해 시니어 일자리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덜랜드 ‘부파(BUPA) 은퇴자 마을’ 아파트 안. 수영장을 지나 공용 거실에 들어서자 70, 80대 입주자 11명이 골대가 그려진 매트 위에서 공 굴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며 공을 굴리던 이들은 공이 골대 가까이 갈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공무원으로 일하다 20년 전 은퇴한 제프 듀발 씨(77)도 부인과 함께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건 물론이고 사교 행사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삶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날도 수중 에어로빅, 공예 수업, 카드 게임 등 입주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열렸다. 매달 7000호주달러(약 640만 원)씩 나오는 퇴직연금이 있어 750호주달러(약 68만 원)의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느낀다. 그는 “생활비를 내고 남는 돈은 여행이나 파티, 가족을 위한 선물에 쓴다. 혜택이 좋은 연금 덕분”이라며 웃었다.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10년), 독일(36년), 프랑스(39년)와는 달리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하지만 ‘실버 시프트’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니어를 중심에 놓고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 모든 정책과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개혁의 움직임은 더딘 것이다. 건강과 소득을 갖춘 노년층을 일컫는 ‘영 올드(Young Old)’가 소비와 생산의 주체가 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노년층은 노후 버팀목의 부재 속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최근 10년 기준 2%대에 불과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 노인 절반은 100만 원 아래의 월급을 받는 현실 때문이다.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 상황에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가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2024∼2034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연금부터 의료, 산업 현장까지 모든 사회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아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영올드(Young Old)젊고 건강한 60, 70대 고령자. 이전 세대보다 평균 학력이 높고 구매력을 갖춰 은퇴 이후에도 여행과 취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실버 시프트, 영올드가 온다] 〈1〉 초고령사회, 갈길 먼 韓 실버시프트호주, 월급 12% 붓는 퇴직연금 기본… 없을땐 月최대 209만원 노령연금英은 기초-퇴직-개인 3중 연금… 노년층 ‘영올드’ 소비-생산 주체 부상韓, 준비없이 초고령사회 진입… 취업제도 개선-연금개혁 서둘러야‘부파(BUPA) 은퇴자 마을’의 여유로운 노인들 뒤에는 호주의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슈퍼)’이 자리한다. 1992년 도입된 슈퍼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월 450호주달러(약 41만 원) 이상을 버는 근로자라면 의무 가입해야 하는 ‘국민 퇴직연금’이다. 의무납입액(월 급여의 11.5%)은 전액 고용주가 내지만 높은 수익률 덕에 근로자들이 여윳돈을 추가로 붓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편의 슈퍼로 생활하는 닷 비숍 씨(81)는 “남편이 일할 때는 항상 내게 ‘생활비를 얼마나 썼냐’고 묻곤 했지만 은퇴 후에는 돈 걱정이 사라졌다. 2년에 한 번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을 오래 쉬어 슈퍼에 미처 많은 돈을 붓지 못한 호주인들에게는 세금으로 지급되는 노령연금이 노후 버팀목이 되어 준다. 67세부터 받을 수 있는 노령연금은 소득과 자산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데 1인 기준으로 한 달에 2300호주달러(약 209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금-일자리에 선진국은 여유로운데… ‘노후 버팀목’ 없는 한국지난해 말 영국 헨리온템스의 개인 회원제 클럽 필리스 코트에서 만난 캐런 그리브 씨(70)도 “우리 지역 노인들은 운동이나 취미,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다. 삶을 즐길 수 있는 돈이 있기 때문”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영국 국민 누구나 가입하는 기초연금 외에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은퇴 생활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66세 이상이 받는 기초연금은 한 달에 평균 815파운드(약 145만 원)까지 지급되고 있으며, 퇴직연금 수익률도 10년 평균 연 7% 정도다. 이렇듯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선 탄탄한 다층 연금, 재취업 시장 등을 바탕으로 노년층이 ‘영 올드(Young Old·젊은 노인)’로서 소비와 생산의 주체로 부상 중이다. 반면 준비 없이 초고령사회에 도달한 한국의 상황은 딴판이다.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국민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연금, 산업 구조를 변화된 사회 구조에 맞게 전환하는 ‘실버 시프트’엔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준비 없는 초고령화 탓에 한국의 고령층은 지갑을 닫고 있다.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금과 부족한 일자리에 소비부터 줄이는 것이다. 퇴직연금의 10년(2013∼2022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이 미국은 7.79%, 호주가 6.72%, 일본은 4.10%인 반면 한국(2014∼2023년 기준)은 2.07%에 불과하다. 전체 적립금의 87.2%가 여전히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린 결과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도 한국의 약점으로 꼽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령층 자산의 83.66%는 부동산이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전모 씨(65)도 대출을 끌어다 ‘집 한 채’에 자산을 몰아뒀다가 은퇴 후 자금난에 처했다. 전 씨는 “집을 팔고 싶지만 가격을 1억 원 내려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은퇴 후 고정 수입이 100만 원대로 줄어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고령층 일자리 시장도 열악하다. 한국의 일하는 노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7.3%에 달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운 노인들이 월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 활력 떨어지는 한국 경제도 조로화 기로초고령화는 한국 경제에도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2025년부터 70%를 밑돌기 시작해 2050년에는 51.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2050년 40.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은퇴할 경우 2024∼2034년 11년에 걸쳐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결국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발맞춰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 수준 및 디지털 친화력이 높은 만큼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취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은에서는 강력한 제도 변화로 이들의 고용률이 증가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최대 0.2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 개혁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노년 일자리 확보와 같은 정책 지원이 급선무라는 진단도 나온다. 로허르 플라녜 네덜란드 사회고용부 연금 프로그램 디렉터는 “연금 개혁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후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기까진 최소 1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조언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덜랜드 ‘부파(BUPA) 은퇴자 마을’ 아파트 안. 수영장을 지나 공용 거실에 들어서자 70, 80대 입주자 11명이 골대가 그려진 매트 위에서 공 굴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며 공을 굴리던 이들은 공이 골대 가까이 갈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20년 전 은퇴한 제프 듀발 씨(77)도 부인과 함께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건 물론이고 사교 행사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삶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날도 수중 에어로빅, 공예 수업, 카드 게임 등 입주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열렸다. 매달 7000호주달러(약 640만 원)씩 나오는 퇴직연금이 있어 750호주달러(약 68만 원)의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느낀다. 그는 “생활비를 내고 남는 돈은 여행이나 파티, 가족을 위한 선물에 쓴다. 혜택이 좋은 연금 덕분”이라며 웃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10년), 독일(36년), 프랑스(39년)와는 달리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 하지만 ‘실버 시프트’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니어를 중심에 놓고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 모든 정책과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개혁의 움직임은 더딘 것이다. 건강과 소득을 갖춘 노년층을 일컫는 ‘영 올드(Young Old)’가 소비와 생산의 주체가 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노년층은 노후 버팀목의 부재 속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최근 10년 기준 2%대에 불과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 노인 절반은 100만 원 아래의 월급을 받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 상황에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가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2024∼2034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연금부터 의료, 산업 현장까지 모든 사회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아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영올드(Young Old)젊고 건강한 60, 70대 고령자. 이전 세대보다 평균 학력이 높고 구매력을 갖춰 은퇴 이후에도 여행과 취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주요 금융그룹들의 정기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대거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그룹 임원 25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한 달여간 자사주 총 2만3112주를 매입했습니다. 하나금융 경영진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함영주 회장을 비롯해 이승열, 이은형 부회장 등 9명의 임원이 총 1만350주를 사들였습니다. 하나금융 측은 “장기적 성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과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말 인사 후 가장 먼저 자사주 매입 행렬에 나선 KB금융은 8명의 임원이 총 2462주를 사들였습니다. 신한지주는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연임을 확정한 정상혁 은행장을 포함해 7명의 임원 등이 9500주를 사들였는데, 사외이사 1명(2000주)도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우리금융그룹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그룹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사실 연례행사처럼 이뤄져 왔지만, 이번에는 그 무게가 다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은행주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등에 업고 타 업권 대비 주가 상승 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4대 금융그룹 시총도 일주일 새 14조 원가량 증발하는 등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부 영향을 많이 받는 은행 또한 투자처로 신뢰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13일 기준 4대 금융 시총은 88조7014억 원으로 비상계엄 선포 직전 종가(99조9500억 원) 대비 11조 원 넘게 빠진 상태인데요. 다행스러운 점은 회복세에 있다는 겁니다. 정치가 망쳐놓은 시장 신뢰를 회복하느라 외국인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투자설명회(IR)를 벌이고, 투자자 서한도 보내고, 자사주 매입까지 하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노력들이 반영돼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조속히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연금 개혁은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면 서비스(수급액 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한국 정부도 국민연금을 개혁하려면 국민에게 이 시스템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부터 더 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 노동경제학자 세이케 아쓰시(清家篤) 일본적십사자 총재 겸 일본 고령화대책위원장(전 게이오대 총장·사진)은 지난해 말 일본적십자사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일본의 공적연금인 후생연금도 우리 국민연금과 유사한 진통을 겪었다. 1990년대 장기침체 여파로 2002년 후생연금은 적자로 돌아섰다. 당시 2100년까지 연금 지급액 740조 엔이 필요한데, 480조 엔이 부족하다는 추정치가 나와 연금 고갈 우려가 커졌다.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이를 계기로 2004년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보험료율을 13년에 걸쳐 조금씩 올리고, 공적연금 수급 개시 나이 역시 단계적으로 60세에서 65세로 인상했다. 또 이에 발맞춰 노사 합의로 65세까지 계속 고용을 실시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획일적 정년 연장 추진이 아니라 기업에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정년 폐지, 정년 연장, 정년 후 재고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세이케 총재는 “정부의 연금 개혁에 대한 명확한 모델 제시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 연금 지급 개시 나이 인상에 대응한 고용 연장 합의 등이 연금 개혁 성공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노인 고용 확대 정책을 둘러싼 청년층의 반발이 없었냐고 묻자 “일본은 전반적으로 일손이 부족해 젊은이들 취직이 어렵지 않아 저항이 크지 않았다”라면서도 “노인 일자리 확대로 국민연금 납부자가 늘면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인기 정책인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뚝심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 전가는 어떻게라도 막아야 한다는 대명제에 합의가 이뤄져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연금 개혁은 정치인 입장에서는 비인기 주제”라면서 “한국에서도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처럼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론의 반발이 거셌으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 연금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해당 정책 추진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라고 귀띔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