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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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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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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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남은 메이저 대회 3개 모두 출전하고 싶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사진)는 지난달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대회 역대 최다인 24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3, 4라운드에서 심한 부진을 보이며 컷을 통과한 60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가 기록한 16오버파 304타는 자신의 프로 경력을 통틀어 가장 나쁜 스코어였다. 하지만 우즈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즈는 2일 미국 NBC 프로그램 ‘투데이’에 출연해 “이번 달을 포함해 석 달 안에 3개의 대회가 남아 있다. 마스터스가 끝난 후 몸이 아프긴 했지만 남은 세 대회에 모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6일부터 PGA챔피언십이 열리고 6월 13일부터는 US오픈, 그리고 7월 18일부터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이 예정돼 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감추지 않았다. PGA투어 통산 최다 타이인 82승을 거두고 있는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15번 우승했다. 최근 메이저대회 우승은 2019년 마스터스다. 오랜 스폰서였던 나이키와 결별한 후 자신의 의류 브랜드 ‘선 데이 레드(Sun Day Red)’를 론칭한 우즈는 “(15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의미하는) 15개의 줄무늬를 통해 선 데이 레드의 로고인 호랑이 모양을 만들었다”며 “내 목표는 로고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로고의 줄무늬를 계속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84·미국)의 18승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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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 한국계 英 골프 유망주 크리스 김, PGA투어 데뷔

    2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는 모두 15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쟁쟁한 프로들 사이에서 영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아마추어 선수가 있다. 한국계 골프 유망주 크리스 김(17)이 주인공이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 메인 스폰서인 CJ는 그의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후원 계약을 한 뒤 이번 대회에 초청했다. 고등학생인 크리스 김은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주니어 골프대회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비롯해 맥그리거 트로피, 유럽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을 석권하며 골프 종주국 영국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작년 9월 주니어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도 3승 1무를 기록하며 유럽팀 내 최고 선수로 뽑혔다. 크리스 김의 어머니는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프로 골퍼로 뛰었던 서지현 씨(49)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서 공동 15위에 오르기도 했던 서 씨는 일본 투어에 갔다가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영국으로 이주했다. 런던 인근 골프 클럽에서 티칭 프로로 일했던 서 씨는 크리스 김이 여덟 살 되던 해부터 골프를 가르쳤다. 크리스 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치인 엄마로부터 긴장을 관리하는 법, 모든 샷에 집중하는 법, 잘못 친 샷을 잊는 법, 단순하게 플레이하는 법 등 모든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PGA투어에 첫발을 내딛는 그는 “일단 컷을 통과하는 게 목표다. 나도 (156명의) 참가 선수 중 한 명이고, 우승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총상금 950만 달러(약 131억 원), 우승 상금 171만 달러(약 23억6000만 원)가 걸린 이번 대회엔 지난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임성재를 비롯해 안병훈,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김성현, 강성훈 등이 출전한다. 이경훈은 이 대회가 AT&T 바이런 넬슨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2021년과 2022년에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더 CJ컵을 단독 개최했던 CJ그룹은 올해부터 PGA투어가 두 해에 걸친 시즌제에서 단년제로 복귀하면서 이 대회 후원사로 나섰다. CJ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1944년 시작된 바이런 넬슨 대회는 더 CJ컵의 전통을 이어받아 올해부터 우승자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트로피를 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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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레슨-대회 중계로 소통 강화

    글로벌 골프 토털 플랫폼 기업 골프존이 골프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익하고 즐거운 골프 콘텐츠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약 4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골프존 유튜브는 2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까지 넓은 연령층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다. 골프존 유튜브는 최근 3년간 매년 2배 이상의 구독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골프존 유튜브 채널의 흥행에는 골프에 진심인 골프존 직원들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양질의 골프 콘텐츠 기획을 위해 골프 인기 게스트를 섭외해 골프 실력을 겨루는 매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골프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유튜브뿐 아니라 24시간 스크린골프 전문 TV 채널 ‘스크린골프존’에도 동시 송출해 시청자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크린골프 투어 GTOUR 대회와 신한투자증권 한중일 스킨스챌린지, 와이드앵글 with 방신실 스크린골프챌린지 등의 이벤트 대회는 동시 접속자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로 3회를 맞은 ‘한중일 골프존 스킨스챌린지’는 한국 골프존 서울 미디어 스튜디오와 중국 골프존 베이징 플래그십 스토어, 일본 골프존 도쿄 스튜디오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3개국에 동시 생중계했다. 현재 방영 중인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스크린골프 대결 ‘프로vs아마’ 시즌6 △프로들의 홀인원 대결을 볼 수 있는 ‘홀인원 라이브’ △이정웅 프로의 골프 실력 향상 팁을 얻을 수 있는 ‘응급실’ △스포츠계 국가대표들의 도전기 ‘국대클라쓰3’ △골프 신동들의 골프미션 ‘영재스쿨’이 있다. 골프존 유튜브는 현재 누적 조회 수 2억6000회 돌파 및 50만 구독자 달성을 앞두고 있다. 골프존 미디어사업부 손장순 상무는 “초보부터 프로까지 모든 골퍼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전하는 풍성한 골프 콘텐츠를 통해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인기 프로그램을 시즌 정규 편성하고 특색 있는 신규 콘텐츠를 개발해 골프존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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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장’ 신문선 “아내와 인왕산 걷는 게 행복”[이헌재의 인생홈런]

    축구 선수와 해설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문선 씨(66)는 인생 후반전엔 교단에 섰다. 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난해 정년퇴임한 그는 요즘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연장전’이다. 연장전에서도 그는 여전히 활력이 넘친다. 어릴 때부터 사랑해 온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 공간’을 만들었다. 4년 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18년 동안 살았던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주택을 개인용 미술관으로 꾸몄다. 일본 민예관과 태국의 짐 톰슨 하우스를 모델로 한 문화 예술 공간이다. ‘신문선 공간’에서는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그림과 조각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얼굴’ 작품이 많은 권순철 화백을 비롯해 이상원 화백, 변시지 화백, 서용선 화백 등의 작품이 많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선물받았다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지금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언젠가는 대중에게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그림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그림을 사느라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외부 특강이나 강연이 잡혀 있으면 나중에 들어올 강연료를 계산해 외상으로 그림을 산 적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 있는 와우갤러리의 명예관장도 맡고 있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건물을 샀고, 2019년 그 건물에 갤러리를 열었다. 그림과 함께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아내 이송우 씨와 함께 인왕산 주변을 걷는 시간이다. 그는 “내게 운동은 밥이나 마찬가지다. 하루에 만 보는 기본으로 걷는다”며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주 다니는 길에는 ‘신문선 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운문학도서관을 출발해 이빨바위-가온다리-전망대-해맞이 동산-수성동 계곡-택견 수련터-황학정을 왕복하는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1시간 반가량 걸으면 걸음 수로 1만1000보 정도가 나온다. 뼛속까지 축구인인 그는 지금도 축구를 한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축구클럽’을 만들어 한 달에 두세 번 모여 함께 공을 찬다. 그는 “많은 분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축구로 돌아갈 것이다. ‘은퇴 해설’도 해보고 싶다. 평생 모은 그림을 통해서도 많은 분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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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담배 안하고 OO 샀다…신문선의 ‘인생 연장전’ 밝혀준 이것은[이헌재의 인생홈런]

    “골, 골, 골이에요~” 우렁찬 저음과 다양한 명언으로 한국 축구 해설계의 한 획을 그은 축구 해설가 신문선 씨(66). 그는 서울체고 시절 전국대회에서 3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엘리트 축구선수 출신이다. 연세대에 진학한 후엔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1983년 출범한 한국프로축구 유공 코끼리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도 했다. 그는 K-리그 제1호 어시스트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3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한 뒤 그는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연대 교육대학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몇 년 후 그는 프로스펙스 운동화를 만들던 국제상사에 입사해 홍보와 마케팅 업무도 맡았다. 축구 해설을 하게 된 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서였다. 당시만 해도 국내엔 해외 축구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국제대회 해설을 할 인력도 거의 없었다. 축구선수 출신에 대학원까지 다니던 그는 아르바이트 삼아 한 방송국에 월드컵 퀴즈 문제를 내고 있다가 갑자기 중계석에 앉게 됐다. 그는 “당시 한 경기 중계당 4000원짜리 바우처 한 장을 받았다. 바우처가 쌓이면 방송국 경리 창구에 가서 현금으로 바꾸곤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며 웃었다. 이후 10여 년 간 그는 세상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다. 송재익 캐스터와 호흡을 맞춘 축구 해설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 그는 축구 해설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봉 1억 원 시대를 열었다. 국제상사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사원, 대리, 과장대우, 과장, 차장을 거쳐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책임지는 부장이 됐다. 입사 10여년 만에 그가 관리하는 직원만 200명이 넘었다. 그는 없는 시간을 쪼개 모교인 연세대에서 축구 실기와 이론 강의도 했다. 한 스포츠신문과 종합지에는 칼럼도 연재했다. 그는 “하루 세 시간씩 자면서 일을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중계를 펑크 내거나 칼럼 마감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 회사 일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 승진이 빨랐다”고 했다. 축구선수와 해설가가 그의 인생 전반전이었다면 인생 후반전엔 어릴 때부터 꿈꾸던 교단에 섰다. 2006년 독일 월드컵 32강 본선 조별리그 한국과 스위스전에서 벌어진 ‘오프사이드 논란’ 이후 그는 해설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이듬해인 2007년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전공 교수에 임용돼 지난해까지 17년간 교수 생활을 했다. 그 사이 부정기적으로 축구 중계를 맡아 마이크 앞에 섰고, 2014년에는 성남FC 대표이사로 구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교편을 잡았을 땐 학생들을 나의 고객으로 생각했다”며 “지난해 정년퇴직하면서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치약을 4개씩 선물했다. 말이 나오는 입을 항상 깨끗해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그는 요즘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연장전”이다. 축구에서의 연장 승부 못지않게 그의 인생 연장전은 여전히 활력 넘치고 치열하다. 그에겐 어릴 때부터 사랑해온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는 예전에 살던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 공간’을 만들었다. 그의 가족이 4년 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18년 동안 살았던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주택을 개인용 미술관으로 꾸몄다. 일본 민예관(日本民芸館)과 태국의 짐 톰슨 하우스를 모델로 한 문화 예술 공간이다. ‘신문선 공간’에는 방마다, 그리고 복도마다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그림과 조각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얼굴’ 작품이 많은 권순철 화백, 군중(群衆)을 그린 이상원 화백, 제주의 자연을 그린 변시지 화백, 서울대 미대 교수 출신의 서용선 화백 등의 작품이 많다. 고 구본무 LG 회장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도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지금은 개인적인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중에게 오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림 환자’라고 칭한다. 한창 축구 해설자로 일하던 시절 외국에 나가면 중계할 때를 빼곤 혼자 현지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았다. 정말 마음이 드는 작품이 있으면 구매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해설을 시작한 이후 그림을 사느라고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외부 특강이나 강연이 잡혀 있으면 나중에 들어올 강연료를 계산해 외상으로 그림을 산 적도 있다”며 웃었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모은 그림들이 지금은 ‘신문선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는 “내게 그림은 일종의 부적과 같다. 그림들이 좋은 곳에 걸려 있으면 내게 무한히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그림의 세계에 빠지게 된 건 대학 입학 직후다. 당시 연세대는 일본 게이오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1년에 한 번씩 교환 방문을 했다. 그는 일본 방문 경기 때 한 일본 친구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신라시대 석탑과 조선시대 석등으로 정원을 꾸민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거실에 놓인 조선시대 달항아리는 단숨에 그를 사로잡았다. 그날 이후 그는 미술과 문화의 세계에 푹 빠져 버렸다. 그가 난생 처음 구매한 그림은 대학생 때 일민미술관에 들러서 산 박영선 화백의 작품이었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한 덕분에 그는 2000년대 초반 마포구 홍익대 앞에 한 건물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 그 건물에 ‘와우갤러리’를 오픈했다. 그는 “홍익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술대학 아닌가. 그런데 정작 홍대 앞에서 술집과 커피숍은 많지만 갤러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래서 일부러 그곳에 갤러리를 열었다. 이름 있는 작가 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도 초대해 전시회를 열곤 한다. 우리 갤러리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다. 그런 분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커 간다면 내게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와우갤러리의 명예관장직을 맡고 있다. 그림을 보는 것과 함께 그가 요즘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아내 이송우 씨와 함께 인왕산 주변을 걷는 시간이다. 4년 전 종로구 청운동으로 이사온 후 그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인왕산 주변을 걷는다. 그는 “내게 운동은 밥이나 마찬가지다. 하루 만보는 기본으로 걷는다”며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주 다니는 길에는 ‘신문선 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운문학도서관을 출발해 이빨바위-가온다리-전망대-해맞이 동산-수성동 계곡-택견 수련터-황학정을 왕복하는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1시간 40분 가량이 걸린다. 걸음 수로는 1만1000보 정도가 나온다. 경사가 완만해 아내 이 씨와 함께 걷곤 하는 인왕산 둘레길에는 ‘이송우 코스’란 명칭을 붙였다. 걷기를 좋아하는 부부는 제주 한라산의 숲길도 가끔 걷는다. 그는 “제주는 둘레길로 유명하지만 나무가 무성한 숲길이 제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숲길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아 사시사철 걷기에 좋다”고 말했다. 뼛속까지 축구인인 그는 지금도 여전히 축구를 한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신문선축구클럽’을 만들어 한 달에 2,3번 모여 함께 공을 찬다. 단장 겸 구단주를 맡고 있는 그는 다른 팀과의 경기를 잡고,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다. 그는 “축구인으로, 교수로, 또 미술과 차와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남은 인생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축구로 돌아갈 것”이라며 “당장은 ‘은퇴 해설’을 해보고 싶다. 내 해설을 좋아했던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낭랑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 평생 모아온 그림을 통해서도 더 많은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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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돈 15원에 팔렸던 佛범선, 파리로 성화 운반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해인 1896년 프랑스 낭트의 조선소에서 탄생한 범선 ‘벨렘(Belem)’이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를 싣고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로 출발했다. 길이 58m에 3개의 돛을 달고 있는 벨렘은 27일(현지 시간) 그리스 아테네 서남쪽 피레에프스항을 떠나 다음 달 8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성화는 이후 68일간 프랑스 64개 지역을 돈 뒤 7월 26일 파리 올림픽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벨렘은 원래 설탕과 코코아, 커피 등을 나르는 화물선이었다. 하지만 증기선 등에 자리를 내줬고 이후 이리저리 팔리면서 이름도 바뀌었다. 이 배를 항해 연습용으로 쓰던 이탈리아 경찰은 단돈 1리라(약 15원)에 이 배를 베네치아의 한 조선소에 팔기도 했다. 벨렘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79년 프랑스 국립은행과 프랑스 해군이 이 배를 다시 구매해 수년에 걸쳐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거친 뒤다. 벨렘이라는 이름도 되찾았다. 프랑스 돛단배의 역사적 상징물이 된 벨렘은 연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벨렘은 각종 국제 행사에도 프랑스의 얼굴로 참가했다. 1986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유의 여신상 건립 100주년 기념식과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가 대표적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템스강에 닻을 내렸던 벨렘은 이번엔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여름 올림픽의 성화 운송이라는 명예로운 임무를 맡았다. 다음 달 8일 마르세유항에서는 약 15만 명의 관중이 벨렘의 입항을 환영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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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빈틈 파고든 신민재의 발…이것이 챔피언 LG의 ‘잠실 클래스’[어제의 프로야구]

    이것이 디펜딩 챔피언 LG의 클래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LG가 만원관중(2만3750명) 앞에서 선두 KIA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패색이 짙던 경기였지만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끝에 7-6,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일궈냈다. LG는 전날까지 KIA를 상대로 4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더구나 선발진의 무게에서도 KIA에 뒤졌다. LG는 올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이 선발 등판한 반면 KIA 선발은 특급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다. 네일은 전날까지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14을 기록하고 있었다. 실제로 경기 중반까지는 완연한 KIA의 페이스였다. LG가 1회 선취점을 냈지만 KIA는 3회초 김도영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이창진의 적시타, 그리고 김선빈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대거 4득점했다. KIA는 4회초에도 구원투수 김대현의 폭투 때 한 점을 더 달아나며 5-1로 앞섰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신민재의 발이었다. 5회말 1사 2루에서 신민재는 네일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공이 포수 김태군의 글러브에 튕겨 땅에 떨어지면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태가 됐다. 공을 잡은 김태군이 별 생각없이 공을 네일에게 토스하는 사이 신민재를 1루로 전력질주해 공보다 빨리 1루 베이스를 밟았다. LG로서는 2사 2루가 될 상황이 1사 1,2루 찬스로 이어졌다. 다음 타자 홍창기의 몸에 맞는 볼로 LG는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늘도 LG를 도왔다. 2번 타자 박해민의 타구는 다소 빠른 2루 땅볼로 보였으나 2루수 바로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 오르며 행운의 2타점 적시타가 됐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문성주는 적시타를 때려 4-5, 한 점까지 따라 붙었다. KIA는 6회초 1점을 다시 달아났지만 LG는 6회말 다시 한 번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4-6으로 뒤진 1사 1, 2루에서 신민재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 다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박해민은 동점을 만드는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그런데 박해민이 1루 베이스를 밟고 1루와 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린 사이 1루 주자이던 신민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홈으로 쇄도해 7-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빠른 발의 신민재가 4타수 2안타 2득점 했고, 박해민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선발 김윤식이 일찍 무너졌지만 LG는 든든한 불펜진으로 남은 이닝 동안 실점을 최소화했다. LG는 이날 모두 7명의 투수진을 총동원해 네일과 맞섰다. 마무리 투수 유용찬은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해 1과 3분의1이닝을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두산은 대전 방문경기에서 양석환과 양의지의 홈런을 포함해 안타 13개를 몰아치며 한화를 10-5로 꺾었다. 지난해 데뷔한 두산 우완 김유성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프로 첫 승을 따냈다. 반면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한화 신인 황준서는 3과 3분의2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이날 1만2000명 만원 관중을 동원해 13경기 연속 매진으로 이 부문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6연패를 당했다. 삼성은 키움을 3-0으로 꺾었다. 선발 원태인이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셋업맨 김재윤과 마무리 오승환이 1이닝씩을 깔끔하게 책임져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시즌 8세이브째를 거둔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해 이와세 히토키가 1999∼2018년 일본프로야구에서 남긴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407개)를 넘어섰다. 키움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인천에서는 SSG가 KT를 5-2로 눌렀고, NC는 롯데를 4-0으로 셧아웃시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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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기종목 무너진 韓, 파리올림픽 선수단 200명 붕괴

    한국 남자 축구가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가장 적은 160명 이하의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는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 예선을 겸한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 규모를 170∼180명 정도로 내다봤다. 하지만 남자 축구가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실패하면서 선수 규모는 더 줄어 150∼16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엔트리는 18명이다. 한국이 여름올림픽에 200명 이하의 선수가 참가한 건 50명이 출전했던 1976년 몬트리올 대회가 마지막이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불참했던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210명이 출전했고 금 6개, 은 6개, 동메달 7개 등 모두 19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1988년 서울 대회엔 역대 가장 많은 477명이 출전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엔 312명이 나갔는데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직전 대회였던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줄곧 200명대를 유지했다.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 규모가 200명 아래로 떨어진 건 종목 인원이 많은 단체 구기종목들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파리 올림픽 단체 구기종목은 축구, 농구, 배구, 하키, 핸드볼, 럭비, 수구 등 모두 7개다. 이 가운데 한국이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낸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스웨덴)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은 11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파리 올림픽 본선에선 노르웨이 독일 슬로베니아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의 강팀들과 같은 조에 속했다. 12개국이 참가하는 여자 배구에서 아직 5장의 파리행 티켓이 남아 있지만 세계 랭킹 포인트 등을 감안하면 한국이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은 단체 구기종목에서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핸드볼과 여자 농구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까지 대회마다 메달을 땄던 구기 종목은 2016년 리우네자네이루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남자 축구, 여자 핸드볼, 여자 농구, 여자 배구, 남자 럭비 등이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두 대회 연속으로 메달이 없었다. 도쿄 올림픽 종목이었던 야구는 파리 올림픽에서 제외됐다. 한국의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 6개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강세였던 유도, 레슬링 등 종목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자 단체전에서 10연패를 노리는 양궁과 국기 태권도, 펜싱 등에서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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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ABS 판정 이의제기… KBO는 “7.8mm 낮아서 볼”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다 올해 한화로 복귀한 투수 류현진(사진)은 24일 KT와의 수원 방문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공을 던지면서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여러 번 드러냈다. 한국프로야구는 올해부터 볼·스트라이크 자동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했는데 제구에 일가견이 있는 류현진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류현진은 등판 다음 날인 25일에도 KT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상대로 다시 한번 ABS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26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류현진이 던진 공과 관련된 투구 추적 데이터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류현진이 문제 삼았던 대표적인 장면은 24일 KT전 3회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던진 3구째 낮은 공이었다. 시속 140km의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 보더라인에 걸친 것처럼 보였는데 볼로 판정받았다. 깜짝 놀란 류현진은 곧바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KBO 사무국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공은 ABS 중간 존 하단 0.15cm 위로 통과했지만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로 통과하지 못해 볼로 판정됐다.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면과 끝면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타자 조용호도 스트라이크로 봤던 4구째 몸쪽 공도 KBO 데이터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것으로 나왔다. 이 판정에도 류현진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KBO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3일 선발투수 문동주의 투구 때는 왼손 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이 후했다. 그래서 류현진도 같은 방식으로 게임 플랜을 세웠는데 24일의 ABS 존은 전날과 달랐다”고 말했다. KT 선수들도 안방인 수원구장 ABS가 다른 구장과는 조금 다르다고 보고 볼 배합을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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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드러움 더해 빨라진 정해영, 구원왕 넘본다

    “해영아, 넌 왜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대로냐.”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23)은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당시 류 감독은 정해영을 두고 “던지는 모습을 보면 팔로만 던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던지면 시속 150km를 꾸준히 던질 수 없다. 따끔하게 혼냈다”고 말했다. 평소 웬만해선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류 감독으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2년 차이던 2021년 34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차세대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2022년엔 32세이브 2023년엔 23세이브를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 프로 데뷔 첫해 평균 시속 143.1km였던 패스트볼 구속은 지난해에도 143.2km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지난겨울 정해영은 볼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전엔 미국 시애틀에 있는 한 야구 전문 기관에서 유연성 강화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는 “공을 던지는 방식과 힘쓰는 방식을 다 바꿨다”고 했다. 올 시즌 들어 정해영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6.3km로 작년보다 3km 이상 빨라졌다. 패스트볼에 힘이 있으니 변화구도 덩달아 효과를 보고 있다. 정해영은 24일 팀이 6-4로 승리한 키움과의 경기에서 시즌 10세이브이자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22세 8개월 1일 만에 100세이브를 채운 그는 임창용(23세 10개월 10일)을 넘어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투수가 됐다. 정해영은 내친김에 데뷔 후 첫 세이브 타이틀에 도전한다. 올해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하면 1998년 22세에 세이브 1위에 올랐던 임창용에 이어 KIA 선수로는 26년 만의 세이브왕이 된다. 또 2009년 20세에 세이브 1위에 올랐던 이용찬(NC)을 포함하면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이번 시즌 KIA는 투타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이 앞서가는 경기가 많을수록 정해영의 세이브 기회도 늘어난다. KIA의 전신인 해태에서 포수로 뛰었던 정회열 동원대 감독(56) 아들인 정해영은 “지난해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신경이 쓰였는데 올해는 준비를 잘해 순조롭게 출발한 것 같다”며 “경기마다 집중하다 보니 최연소 100세이브를 한 것 같다”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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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8호 ‘쾅’… 최정, 이승엽 넘어 새 ‘전설’로

    20대에 ‘소년 장사’로 불렸던 SSG 중심 타자 최정(37)이 ‘국민 타자’ 이승엽(두산 감독)의 홈런 기록을 넘어서며 한국 프로야구의 새 레전드가 됐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회 상대 선발투수 이인복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까지 이 감독과 함께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공동 1위(467개)였던 최정은 이로써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10호 홈런을 날린 최정은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남겼다. 최정은 프로 2년 차이던 2006년 홈런 12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2016년(40개)과 2017년(46개)에는 2년 연속으로 4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1년에도 35홈런으로 홈런 1위를 하는 등 통산 3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최정은 14일 수원 KT전에서 개인 통산 465호와 466호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이 감독의 기록에 빠르게 다가섰다. 16일 KIA와의 안방경기에서는 2-4로 뒤진 9회말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2점 홈런을 쳐 이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17일 KIA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윌 크로우의 시속 150km짜리 패스트볼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기록이 다소 미뤄졌다. 당초 심각한 부상으로 여겨졌지만 정밀 검진 결과 다행히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최정은 며칠 휴식을 취한 후 23일 사직 롯데전(우천 노게임)부터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24일 경기 전 이숭용 SSG 감독은 “내 촉이 좋은 편이다. 오늘 최정이 홈런을 칠 것 같다”고 예언했는데 최정은 보란 듯이 홈런을 때려냈다. 1회와 2회 각각 유격수 뜬공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던 최정은 4-7로 뒤진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인복의 초구 변화구를 잡아당겨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최정이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이숭용 감독은 직접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대기록을 축하했다. 롯데 주장 전준우 역시 잠시 경기를 멈추고 축하 꽃다발을 선물했다.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는 타격 스타일을 고수하는 최정은 개인 통산 330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해 이 부문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정은 “솔직히 나도 몸쪽 공이 두렵다. 그렇다고 공을 두려워만 하다가는 좋지 않은 습관이 몸에 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대한 뒤로 빠지지 않고, 타구를 센터 방향으로 보내는 것에만 집중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정은 그렇게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며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일궈냈다. 30대 후반에도 여전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최정은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500홈런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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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 “수면제 대리처방 강요-보복, 반인륜적 불법”

    김현수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36·LG)이 선수 시절 같은 팀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진 은퇴 선수 오재원(39)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과 오재원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시즌 동안 두산에서 함께 뛰었다. 김 회장은 24일 프로야구 선수 전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아 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가해를 하는 등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인,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프로 데뷔 후 2022년까지 두산에서만 뛰다 은퇴한 오재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작년 4월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재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두산 시절 팀 후배 8명과 지인 1명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유도제를 대신 처방받게 한 뒤 이를 전달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두산 구단은 3월 말경 자체 조사를 통해 이런 내용을 파악한 뒤 2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오재원은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협박과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프로 선수인 우리는 여러 가지 불법행위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며 “혼자서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달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그는 또 “선배의 강압으로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난다.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들이 선을 넘는 요구를 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일어난다”면서 “선배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서도 안 되고, 후배들은 이를 받아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압적인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면 선수협회 고충처리 시스템에 신고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오재원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두산 구단은 “팬들과 리그 구성원께 죄송하다. 사건과 관련된 선수 8명은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알렸다. 오재원이 은퇴한 뒤인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도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안타깝다. 나를 비롯한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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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르다, LPGA 5연승 최다 타이… 소렌스탐과 나란히

    ‘코르다 천하’가 활짝 열렸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5개 대회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최다 연속 우승 기록과 타이다. 코르다는 22일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클럽 칼턴우즈(파72)에서 끝난 LPGA투어 셰브론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코르다는 2위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르다는 이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홀 그린 옆 호수에 뛰어들며 ‘호수의 여인’이 됐다.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5600만 원)다. 올 시즌 코르다는 ‘골프 여제’라 불리기에 손색없다. 올해 1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월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과 포드 챔피언십, 이달 초 T모바일 매치플레이까지 이번 대회 직전까지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날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5연속 우승을 일궜다. 올 시즌 코르다가 우승을 놓친 건 첫 출전 대회이던 1월의 힐턴 그랜드 베케이션스(공동 16위)가 유일하다. 코르다 이전에 5연승을 거둔 선수는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와 2004, 2005년에 걸쳐 같은 기록을 남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둘뿐이다.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한 코르다는 2022년까지 8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메이저대회인 KPMG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2년 왼팔 혈전 증세로 수술대에 오르며 몇 개월을 쉬어야 했다. 지난해엔 허리 통증으로 몇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작년엔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세계 랭킹 5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자 “코르다는 이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수군거림도 들렸다. 코르다는 이번 대회 우승 후 인터뷰에서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골프장 안팎에서 더 열심히 노력했다. 시련과 슬픔을 극복하면서 더욱 성숙해졌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강해진 코르다는 악천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좋지 않은 날씨 때문에 이번 대회 3라운드의 남은 7개 홀과 4라운드 18개 홀 등 하루에 25개 홀을 도는 강행군을 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4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한 유해란이 초반 5개 홀에서 세 타를 잃는 사이, 공동 2위로 출발했던 코르다는 3, 4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뒤집었다. 10번홀(파4)에선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칩샷으로 버디를 낚는 집중력을 보였다. 코르다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코르다는 드라이버 샷보다는 아이언 샷이 단연 돋보인다. 이번 시즌 코르다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33위(264.7야드), 페어웨이 적중률은 61위(74.2%)인데 그린 적중률(75.9%)은 1위다. 코르다는 25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JM이글 LA 챔피언십에서 투어 사상 첫 6연승에 도전한다. 셰브론 챔피언십 4라운드를 마친 뒤 코르다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후반 9개 홀이었다. 우승한 지금에서야 겨우 숨이 쉬어진다”며 “일단 이 상황을 즐기면서 다음 대회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 좋겠다. 5연승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 유해란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5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은 2라운드까지 7오버파를 치며 컷 탈락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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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명3루수’ 김용국 “팔굽혀펴기 100개면 어깨 이상 무”

    1980, 90년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3루수로 뛰었던 김용국 TBC 야구 해설위원(62)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항상 유쾌한 사람이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아들뻘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곤 했다. 그래서인지 그에겐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삼성 코치를 지내면서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그는 뛰어난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약해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 2루수 부문 이 상을 차지한 나바로(도미니카공화국) 대신 단상에 올랐다. 그는 “꿈에 나바로가 나타나 기자분들과 감독님, 팬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유급 코치’가 됐다. 실업야구 현대 피닉스 코치로 잠시 일했던 그는 1997년 가족을 모두 데리고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났다. 첫해엔 밀워키 산하 루키리그 코치를 했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밀워키 산하 싱글A에서 수비 및 주루코치를 맡았다. 그리고 3년째인 1999년 그는 밀워키 구단과 정식 코치 계약을 했다. 1년 차에 원정 식사비, 2년 차에 6개월 아파트 렌트비만 받았던 그는 렌트비 전액 지원과 함께 연봉 3만 달러를 받았다. 미국에서 동료들과 선수들은 그를 “용(Yong)”이라고 불렀다. 성실함과 낙천성, 친화력, 유머 감각까지 갖춘 ‘용 코치’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원정 경기에 가면 한참 어린 선수들과 함께 식당에 가 맥주 한 병씩을 돌리곤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진 못했지만 진심을 다해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몇 년 더 있었으면 마이너리그 감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LG, 삼성, KT 등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프로야구 선수로 11년, 지도자로 19년 등 30년간 현장을 누볐던 그는 요즘 야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삼성의 한 시즌 144경기를 모두 따라다니며 라디오 해설을 한다. 야구를 사랑하고 말솜씨가 좋은 그로서는 ‘천직’이다. 김 위원은 “편파 중계는 아니다. 다만 삼성을 중심으로 한 ‘편애 중계’인 것은 맞다”며 “야구 좀 아는 아재와 함께 맥주 한 잔 마신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들어주시면 된다”면서 웃었다. 60대 나이에도 그는 배팅 볼을 던질 만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꼽은 비결은 팔굽혀펴기다. 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틈만 나면 팔굽혀펴기를 한다. 한 번에 20개씩, 하루에 100개 안팎을 한다. 그런데 개수를 세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대개는 팔을 굽혔다 올라올 때 숫자를 세지만 그는 내려갈 때 숫자를 센다. 그는 “팔굽혀펴기만 꾸준히 해도 어깨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야구와 가까이 있으니 행복한 인생”이라며 “해설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 언제까지나 야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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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하의 선동열을 무너뜨린 ‘용 코치’ 김용국…마이크 잡고 인생 2막[이헌재의 인생홈런]

    해태 타이거즈의 ‘검빨 유니폼(검정색 하의+빨간색 상의)’이 상대 팀 선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던 때가 있었다. 특히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마운드를 지키던 1985년~1995년의 해태는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선 더욱더 강한 팀이었다. 선동열을 앞세운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다. 1990년에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5연패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해의 선동열로 말할 것 같으면 정규시즌 35경기에 등판해 22승 6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190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189개나 잡았다. 무엇보다 놀랍게도 그해 724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홈런은 단 1개만 허용했다. 하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 일어난다.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5회초 무사 2루에서 선동열이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타율 0.220, 4홈런의 김용국(62)이 있었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친 공은 평범한 1루수 방면 파울플라이. 그런데 이 공을 포수 장채근과 1루수 김성한이 서로 양보하다가 떨어뜨리고 말았다. 죽다 살아난 김용국은 5구째 빠른 공에 냅다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런데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은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김용국은 9회에도 선동열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이날 팀이 얻은 4타점을 모두 올렸다. 충격을 받은 선동열은 2차전에서 김용철에게 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삼성은 3전 전승으로 해태를 꺾었다. 김용국은 “돌이켜보면 타자로서 최고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천하의 선동열을 상대로 혼자 4타점을 올렸으니. 아마 그때가 포스트시즌에서 해태를 처음 깬 시리즈였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태를 꺾은 기쁨도 잠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삼성 앞에는 ‘신바람 LG’가 버티고 있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LG에 4전 전패를 당했다. 여기서 다시 김용국의 말이다. “LG는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는데 두 번 다 내가 지분이 좀 있다. 1990년에는 삼성 선수로 4전 전패를 당했고, 1994년에는 태평양 유니폼을 입고 4전 전패를 당했다. LG가 8번 이겼을 때 난 8번 졌다.” 따지고 보면 한국시리즈에서 그만큼 많이 패한 선수도 찾기 힘들다. 당시 2002년 첫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삼성은 한국시리즈에만 가면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풀리지 않았고,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 때 못 이룬 꿈은 지도자가 돼서 이뤘다. 삼성은 2002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5년과 2006년에도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는데 그는 2006년 삼성 2군 코치로 재직하고 있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며 마침내 ‘왕조’를 이뤘다. 그는 1군 수비코치로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선수 시절 그는 명3루수로 불렸지만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다. 뛰어난 수비 실력에 비해 타격이 약한 편이었고, 3루수 포지션에는 한대화를 비롯한 강타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5년 당시 삼성 외국인 선수 나바로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 고국으로 돌아간 나바로를 대신해 대리 수상을 했다. 단상에 선 그는 “선수 생활 11년을 했는데 (아무 상도 못 받다가) 대리수상까지 하게 됐다”며 “꿈에 나바로가 나타났다. 나바로가 한국말을 못하고 나도 스페인어를 못하지만, 2년간 함께 하니까 대충은 알아듣겠더라. 첫째로 ‘기자 분들게 감사하고, 성적이 안 좋았는데 계속 기용해주신 류중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야구가 잘 될 때건 안 될 때건 그는 항상 유쾌한 사람이었다. 바로 그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미국프로야구에서 월급을 받는 코치가 됐다. 선수 은퇴 후 잠시 실업야구 현대 피닉스 코치로 일했던 그는 1997년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났다. 첫해 그는 밀워키 산하 루키리그 코치를 했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밀워키 산하 싱글A에서 수비 및 주루 코치를 맡았다. 연수 코치 신분이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첫해엔 원정 경기 때 받는 밀 머니(식사비)가 고작이었다. 2년차엔 구단에서 6개월 치 아파트 렌트비를 지원해 준 게 다였다. 하지만 3년째 그는 구단과 정식으로 코치 계약을 했다. 아파트 렌트비 전액 지원에 연봉으로 3만 달러를 받았다. 지금이야 3만 달러가 큰돈이 아니지만 당시 마이너리그 코치로서는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그는 “그대로 미국에 1, 2년 만 더 있었으면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미국 코치 시절 그는 가운데 이름을 따서 “용(Yong)”이라고 불렸다. 성실함과 낙천성, 친화력과 유머 감각까지 고루 갖춘 ‘용 코치’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영어를 잘하진 못했지만 진심으로 이를 커버했다. 원정 경기를 가면 한참 어린 선수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이나 식당을 다녔다. 배고픈 마이너리거들에게 맥주 한 병씩을 돌리며 소통하려 애썼다. 필드에서는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배팅볼을 던졌다. 구단으로서는 ‘용 코치’ 같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었다. 1999시즌이 끝난 뒤 그의 연봉은 3만 5000달러로 뛰었다. 1년에 두 번 한국을 오갈 수 있는 비행기 표도 구해주기로 했다. 원하면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 승격도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1999시즌 후 스카우트를 겸해 한국에 왔다가 LG 트윈스와 계약하게 된다. 그는 “미국 생활이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선수들과의 좋은 관계와 달리 주변 코치들에게서는 남모를 시기 질투를 받았다”며 “당시 LG 구단에서 손을 내밀어주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프로야구 선수로 11년, 지도자로 19년 등 30년간 현장을 누볐던 그는 요즘엔 대구 경북지역의 민영방송사 TBC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말하는 것 좋아하고, 언변이 좋은 그로서는 ‘천직’과 같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단일팀 라디오 중계로 2200경기를 넘게 중계한 김대진 캐스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구를 연고로 하는 팀이자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삼성의 정규시즌 전 경기 144경기를 모두 따라다니며 라디오 중계를 한다. 걸쭉한 대구 사투리를 섞어서 하는 그의 해설에 대해 많은 팬들이 ‘전설’이라고 평가한다. 여기서 전설은 ‘傳說’이 아닌 ‘전에 없던 해설’의 줄임말이다. 대구 경북 지역이 아니더라도 애플리케이션 ‘티팟’을 다운받거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하면 어디에서나 ‘전설’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김용국 해설위원은 “편파 중계는 아니다. 다만 삼성을 중심으로 한 ‘편애 중계’인 것은 맞다”라며 “야구 좀 아는 아재와 함께 맥주 한 잔 마신다는 기분으로 들어주시면 된다. 브라질이나 미국 하와이 등 외국 청취자가 많아서 놀랐다”며 웃었다. 당초 KT 수석코치를 마친 뒤 해설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하필이면 성대 쪽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느라 해설 데뷔가 늦어졌다. 대신 경주고 감독으로 2년간 후학을 지도했고, 2021년부터는 경기도 야구협회 감독관으로 활동하며 초·중·고와 대학야구, 그리고 독립리그 현장을 누볐다. 작년엔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7개팀) 선수들로 구성한 독립리그 대표팀의 코치로 일본에도 다녀왔다. 원래부터 건강 체질에 낙천적인 성격까지 갖춘 그이지만 성대 수술 후엔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 무엇보다 수십 년간 피워왔던 담배를 단번에 끊었다. 그는 “마음을 먹자 금연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1년에 200만 원 이상 아꼈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운동도 틈틈이 한다. 따로 시간을 내 피트니스센터를 찾기보다는 양치를 하면서 스쾃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런지 동작을 하는 식이다. 그가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대표적인 맨몸운동 중 하나인 팔굽혀펴기다. 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틈이 나면 팔굽혀펴기를 한다. 한 번에 20개 씩, 하루에 100개 내외를 한다. 그런데 팔굽혀펴기 개수를 세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대개는 팔을 굽혔다 올라올 때 숫자를 세지만 그는 내려갈 때 숫자를 센다. 그는 “팔을 뻗은 상태에서 버티고 있는 게 사실 크게 운동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팔을 굽히고 있는 상태에서 버티는 건 운동 효과가 좋다”며 “평생 이런 방식으로 팔굽혀펴기를 하다 보니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다. 지금도 여전히 배팅볼을 던질 수 있는 어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설을 하는 틈틈이 대구에 있는 모교를 찾아 재능기부를 한다. 프로야구 선수로 뛰었던 두 아들(동영, 동빈)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차린 야구 레슨장에서 배팅볼을 던지기도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한 인생”이라며 “지금 하는 해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나도 언제나 야구와 함께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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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바람 뚫고, 무패 투수 넘고… 이정후 2호포 ‘쾅’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매코비만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뚫고 오라클파크 첫 홈런을 날렸다. 11경기 연속 안타를 친 이정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한국 선수 데뷔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정후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MLB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0-1로 뒤진 1회말 상대 선발투수 잭 갤런의 높은 패스트볼(시속 150km)을 당겨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58km, 비거리는 111m였다. 갤런은 애리조나를 대표하는 오른손 에이스다. 지난해 17승 9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올해도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이었다. 이정후는 처음 만난 갤런을 상대로 2구째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MLB 데뷔 홈런을 친 이후 21일 만이었다. MLB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 중 하나로 꼽히는 오라클파크는 왼손 타자가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오른쪽 파울라인 담장까지 거리가 94m로 왼쪽 담장(103m)에 비해 짧지만 대신 펜스 높이가 8m에 이른다. 왼쪽 펜스 높이는 2.4m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매코비만에서 야구장 쪽으로 부는 바닷바람 때문에 타구가 멀리 뻗지 않는다. 당겨 치는 타구가 많은 왼손 타자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왼손 타자 이정후가 시즌 개막을 앞둔 2월 스프링캠프 때 “오라클파크에서 홈런을 치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다. 정확한 타격으로 2루타 등 장타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런 불리한 조건을 딛고 안방 팬들 앞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이정후가 베이스를 도는 동안 샌프란시스코 타자가 홈런을 치면 울리는 웅장한 뱃고동 소리가 구장에 퍼졌다. 이정후는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팀 구원투수 미겔 카스트로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 쳐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1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맷 채프먼의 안타 때 3루를 밟은 이정후는 마이클 컨포토의 우전 안타 때 홈으로 들어와 이날 2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8일 샌디에이고전부터 11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2015년 피츠버그 강정호(은퇴), 2016년 볼티모어 김현수(현 LG)의 10경기 연속 안타를 넘어선 한국 선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최다 기록이다. 이달 초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던 이정후는 최근 세 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시즌 타율을 0.289(83타수 24안타)로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16개의 안타를 날리며 7-3으로 승리했다. 6번 타자 포수 패트릭 베일리는 ‘스플래시 히트’(우익수 뒤 관중석을 지나 매코비만에 떨어지는 홈런)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이날 토론토와의 안방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5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샌디에이고는 2-5로 패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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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웅-윤동희 없었으면 어쩔 뻔…롯데 8연패 탈출, 김태형 감독 안도[어제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길었던 8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2015년 감독직을 맡은 뒤 생애 최다인 8연패를 경험했던 김태형 롯데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호투와 7회 상대 실책을 틈타 6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9-2로 승리했다. 롯데의 승리는 7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11일 만이자 9경기 만이다. 연패를 끊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롯데는 1회 레이예스와 전준우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3회초 롯데 공격이 끝난 후 벌어진 벤치클리어링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LG 선발 투수 켈리와 롯데 2번 타자 황성빈의 신경전에서 비롯됐다. 황성빈의 주루플레이와 피치 클록 위반 등에 신경이 예민해진 켈리가 3회초를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롯데 벤치를 향해 뭔가를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후 양팀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왔으나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됐다. 벤치클리어링 이후 LG는 4회말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패 중인 롯데로서는 전날의 5-6 역전패가 다시 생각날 만 했다. 하지만 전날과 달리 롯데는 이날 다시 앞서가는 점수를 올렸다. 2-2 동점이던 6회초 정보근 타석에서 대타로 나선 이정훈이 켈리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리며 소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이후 LG 수비진이 급격히 무너졌다. 7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바뀐 투수 김유영을 상대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빗맞은 2루타를 출루했다. 2번 타자 황성빈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오지환이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주자 1, 3루가 됐다. 후속 레이예스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신민재 역시 2루를 무리하게 밟으려다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그 틈을 타 3루 주자 윤동희가 홈을 밟았다.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는 전준우의 땅볼 타구를 잡은 투수 김유영의 2루 송구가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병살타가 되어야 할 타구가 안타를 친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모처럼 기세를 탄 롯데는 7회에만 대거 6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톱타자로 출전한 윤동희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룬 2번 타자 황성빈도 5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힘을 보탰다. 롯데 타선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박세웅이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7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신인 전미르는 5타자를 상대하며 1과 3분의2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타격이 좀 침체 되어 있었는데 오늘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오늘 승리로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선발 박세웅이 잘 던져줬고 이어 나온 전미르, 최준용이 잘 막아줬다. 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원정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삼성은 대구 안방경기에서 두산을 5-2로 꺾고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이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한 것은 2013년 6월 7∼9일 이후 3966일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한 이승현이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전날까지 1군에서 등판한 147경기에 모두 구원으로만 나섰던 이승현은 148번째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1회부터 구자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삼성은 이성규의 2타점 2루타와 김현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회에만 4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3회에는 김영웅이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SG는 인천 안방 경기에서 선두 KIA에 7-5로 승리했다. 5-5로 동점이던 7회말 2사 2, 3루에서 SSG 에레디아의 땅볼 타구를 잡아낸 KIA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는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기록상에레디아의 내야 안타에 이은 박찬호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KT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3-0으로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KT 선발 투수 벤자민은 8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6탈삼진 호투로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NC전은 미세먼지 탓에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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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 9경기 연속안타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사진)가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18일 마이애미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57에서 0.270(74타수 20안타)으로 올랐다. 이정후는 MLB 데뷔 18경기 만에 20번째 안타를 날렸다. 이전까지 MLB 무대를 밟았던 11명의 한국 타자들을 모두 제친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볼티모어에서 데뷔한 김현수(현 LG)의 19경기였다. 마이애미가 왼손 투수 트레버 로저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왼손 타자 이정후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타순 8자리를 모두 오른손 타자로 채웠다. 이정후 역시 초반에는 로저스를 상대로 고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만들며 로저스를 강판시켰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오른손 투수 앤서니 벤더를 상대로 유격수 키를 살짝 넘는 좌전 안타를 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3-1로 승리하며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이정후는 19일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10경기 연속 안타에 도전한다. MLB 데뷔 첫해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한국 선수는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와 2016년 김현수 2명뿐이다. 지난해 NC 소속으로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이날 캔자스시티전에 선발 등판해 MLB 복귀 첫 승을 거뒀다. 앞선 3차례의 등판에서 승리가 없었던 페디는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년간 삼성에서 뛰다 올해 볼티모어와 계약한 알베르트 수아레스도 7년 만의 MLB 복귀전인 미네소타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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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의 여인’ 유소연 떠나면… ‘장타자’ 방신실이 잇는다

    18일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대회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ANA 인스피레이션 등으로 불렸던 이 대회는 2022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CC에서 열렸다. 우승자가 캐디와 함께 18번홀 그린 옆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대회 장소를 텍사스로 옮긴 뒤에도 우승자가 연못에 빠지는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04년 박지은을 시작으로 유선영(2012년) 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 고진영(2019년) 이미림(2020년) 등 6명의 한국 선수가 ‘호수의 여인’이 됐다. 이 중 박인비와 유소연, 고진영은 이후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다. 2017년 우승자 유소연(34)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16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지난달 자필 편지로 은퇴 의사를 밝힌 유소연은 챔피언스 디너 등에 참석하며 마지막 추억을 쌓고 있다. 2011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은 이듬해 LPGA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2012년 LPGA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2017년엔 이 대회를 포함해 2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해 유소연은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LPGA투어 6승을 포함해 프로 통산 18승을 거둔 유소연은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데 많은 분한테서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지내왔다”며 “골프를 통해 배운 것들을 가지고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제2의 인생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LPGA투어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선수도 있다. 유소연과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장타자’ 방신실(20)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방신실은 지난주 기준 세계 랭킹 37위에 올라 상위 40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장타 1위(262야드)에 오른 방신실은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앞세워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2승을 거뒀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LPGA투어 데뷔를 메이저대회에서 하게 된 방신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뛴다”며 “컷을 통과하는 게 1차 목표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뒤 더 높은 목표를 잡아 보겠다”고 했다. 방신실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고 LPGA투어 시드를 받을 수 있다. 고진영(29)과 신지애(36)를 포함해 한국 선수 20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세계 랭킹 6위로 한국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고진영은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약 7주 만에 투어에 복귀한다. 파리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신지애도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에 나선다. 신지애의 L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지막 우승은 201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최근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는 LPGA투어 최다 타이인 5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790만 달러(약 109억 원),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6000만 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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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오심은폐 논란 심판 3명 직무배제… 김태형 감독은 “ABS판정 못 믿어” 비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 ‘오심 은폐’ 논란을 부른 이민호, 문승훈, 추평호 등 3명의 심판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14일 NC와 삼성이 맞붙은 대구 경기에서 ABS 도입 후 처음 불거진 오심 논란에 따른 것이다. 문제의 장면은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나왔다. NC 이재학이 삼성 이재현에게 2구째를 던진 순간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를 훔치려다 아웃됐다. 투구 자체는 볼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진 상황에서 강인권 NC 감독이 문 주심에게 ‘ABS 판정 결과를 전달받는 KBO 태블릿PC에는 2구째가 스트라이크로 나왔다’며 어필했다. 심판진은 4심 합의를 진행한 뒤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미 다음 투구가 진행돼 어필 시효가 지났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태블릿PC에 결과가 늦게 떠 NC는 뒤늦게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재학은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3 역전을 허용했고 NC는 결국 5-12로 졌다. 그런데 TV 중계화면에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잡혔다. 4심 합의 과정에서 심판팀장인 이민호 1루심이 문 주심에게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아셨죠? 우리가 빠져나갈 (방법은) 그거밖에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탄 것. 주심과 동시에 ABS 판정을 전달받는 3루심 추 심판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KBO는 “ABS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양 팀 더그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형 롯데 감독(사진)은 ABS 시스템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14일 키움과의 고척 경기를 앞두고 “ABS에 대해 현장에서 불만이 많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다”며 “(시끄러운) 말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로봇심판 때문에 오히려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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