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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학의 거장 하비에르 마리아스(사진)가 1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71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고인은 17세에 소설 ‘늑대의 영토’로 데뷔했다. 1992년 소설 ‘새하얀 마음’으로 임팩 더블린 문학상을 수상했고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1994년)로 스페인어권 문학계 최고 권위를 지닌 상으로 꼽히는 로물로 가예고스 상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된 고인은 지난해 영국왕립문학회원으로 선출됐다. 로이터통신은 고인의 작품이 46개 언어로 번역돼 56개 국가에서 900만 부가량이 팔렸다고 전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방송사의 재승인·재허가 기간을 기존보다 늘리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해 넷플릭스 등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위주로 흐르는 방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영방송이 공영방송과 똑같은 잣대로 규제받는 현행법을 바꿔 산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및 자본 투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류 콘텐츠 만들도록 세제 혜택 등 줘야”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열린 ‘방송 규제개혁 방안 정책토론회’에서는 방송 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책이 이어지며 국내 미디어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금까지 정부가 국내 미디어 시장의 독점 방지에 초점을 맞춰 방송사업자가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고 파편화됐다”며 “특히 기업의 방송사 소유 지분을 제한해 산업이 경직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송법에서는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사 지분의 10%,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채널 방송사 지분은 3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한류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런 규제는 방송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 GDP 비중은 1.89%지만, 세계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5%로 높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한류를 지속할 수 있도록 방송사업자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미국은 1970년대부터 미디어 업계가 인수합병을 통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를 성장시켰다”며 “국내 시장에서 방송사업자끼리 ‘빈곤의 전쟁’을 하지 않도록 국내외 자본을 끌어들여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승인 완화하고 시장 원리로 풀어야”이날 토론에선 민영방송을 공영방송처럼 규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은 재허가 및 재승인 심사 방식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이 위원은 “민영방송을 지나치게 규제하다 보니 시장의 원활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방송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기한 연장 △재승인 시 조건 간소화 등이 거론됐다. 현재 방통위는 심사를 통해 평가 점수에 따라 방송사에 3년에서 5년까지 재허가·재승인 기간을 허가한다. 전문가들은 “심사 항목에 객관적인 측정이 힘든 ‘정성적’인 평가 항목이 많아 적극적인 콘텐츠 투자에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재량으로 여러 이행사항을 재승인 조건으로 부과하는 건 방송사업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상파와 종편 사업자의 재허가·재승인 기간을 5년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책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여라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방통위와 과기부, 문체부 등 미디어 관련 부처들이 각각 소관 법률과 정책에만 집중하지 말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디어 규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헌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도 “전체적인 틀이 없어 방송 규제 개선이 단편적인 건 사실”이라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방송사의 소유·겸영 제한 현실화와 매체 특성에 따른 규제 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6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6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과 특별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기관 및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2022년 제36회 인촌상 수상자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습니다. ▽교육=민족사관고등학교 ▽언론·문화=이수지 그림책 작가 ▽인문·사회=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과학·기술=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특별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인촌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올해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부문에 대해 5월 1일부터 후보자를 접수해 8월 말까지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특별상을 포함한 5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동아일보와 경성방직을 설립하고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통해 인재를 양성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인촌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10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치를 예정입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메달을 각각 수여합니다. 제36회 인촌상영광의 수상자들민족정신 교육 앞장… “사회와 세계에 공헌하는 인재 육성”교육 민족사관고등학교 “인촌 김성수 선생이 우리 민족을 지키기 위해 교육을 강조하고 학교를 설립했다면 민사고는 그 후손들이 민족정신을 잃지 않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일 강원 횡성군 민사고에서 만난 한만위 민사고 교장(62)은 인촌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 교장은 민사고의 교육 철학을 “개인적 성취만 좇는 영재가 아니라 민족과 사회, 세계에 공헌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촌이 강조한 ‘공선사후(公先私後·공적인 일을 우선시하고 개인적인 일은 미룬다)’ 정신과도 맞닿는다. 민사고는 이를 위해 ‘민족’이라는 토대 위에 ‘자율’과 ‘융합’을 더했다. 민사고 교실에는 학년과 반 표시가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교사 연구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다. 2008년 도입한 ‘무학년·무계열’ 교육도 민사고만의 특징이다. 선(先)이수 과목을 수강하면 학년에 상관없이 다양한 선택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3년 전에 시작한 ‘융합영재교육’은 민사고가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교육 실험이다. 학생들은 입학 첫 학기부터 ‘융합 독서’, ‘융합 상상력’, ‘융합 프로젝트’ 코스를 5학기에 걸쳐 이수해야 한다. 관심 분야의 책을 실컷 읽고, 이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설정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런 민사고의 도전과 실험은 국내외 영재학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커리큘럼을 소개해 달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민사고에서의 3년은 ‘무엇을, 왜 공부하는지’ 스스로가 깨치는 과정입니다. 여기에 민족과 공동체에 대한 개념을 더했을 때 좋은 리더가 탄생할 것입니다. 인촌상은 이런 학교의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한 교장) 공적 민족사관고는 ‘민족정신으로 무장한 세계적 지도자 양성’이라는 건학 이념 아래 1996년 설립됐다. 올 6월 작고한 최명재 파스퇴르유업 창업주가 사재 1000억 원을 들여 학교를 세우고 키웠다. 2012년에는 세계 명문 사립고 단체인 ‘G20 하이스쿨’(현재는 G30 하이스쿨)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학교 역량을 인정받았다. 매년 고교생 50명을 선발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에도 최근 5년 동안 1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입시 위주가 아닌 자율에 기반한 교육을 추구하면서도 다수의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졸업생의 약 37%인 986명이 해외 주요 대학에 진학했다. 그림책 불모지서 문학-미학적 혁신… “아이들 삶에 스며들 것” 언론·문화 이수지 그림책 작가 “그림책은 문학도 미술도 아닌 ‘경계’에 선 장르다 보니 주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인촌상이 그림책도 엄연한 예술이라 인정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48)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그림 작가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그림책 작가 최초의 인촌상 수상자다. 국내에는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 없다. 그는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저변을 확대해 온 인촌 선생의 정신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예술을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고 인정해주신 덕분에 예술의 저변이 한 차원 더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인촌상 수상을 통해 그 책임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고 밝혔다. 인촌상 심사위원들은 그림책 불모지에서 그가 걸어온 길이 “문학적이며 미학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어린이가 생애 처음 만져보는 책이라는 물성(物性)에 매료돼 그림책 작가가 됐다. 제본선을 활용한 경계 그림책 3부작인 ‘거울속으로’(2009년)과 ‘파도야 놀자’(2008년), ‘그림자 놀이’(2010년)는 현실과 거울, 해변과 바다, 실체와 그림자라는 경계를 시각화하고 책의 물성을 예술로 확장했다. 그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그림책 21권, 독립출판물 7권, 외국 작가와 협업한 그림책 5권 등 모두 33권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미술관이에요. 자유롭게 상상하며 내면이 튼튼해진 아이들은 시련을 만나도 잘 견뎌낼 거라고 믿어요. 먼 훗날 어른이 된 아이들이 제 그림책을 떠올리며 세상은 아름답고 살 만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삶에 스며들겠습니다.” 공적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석사 과정 졸업 작품으로 처음 선보인 그림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그해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다. 경계 3부작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 놀이’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13개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대상인 ‘라가치상’ 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 3월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그림 작가 부문)을 받았다. 문학연구-평론 대가… “극기복례로 仁村 공선사후 계승”인문·사회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문학의 기본정신은 타인과 함께하는 ‘극기복례(克己復禮·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감)’의 마음입니다. 극기복례는 인촌 선생의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 봅니다.” 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인 김인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76)는 “인촌 선생의 얘기를 들으며 학문을 시작했는데 인촌상을 받게 되니 과분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1982년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문학 연구 및 문학 평론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학자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는 기존 문학이론에 기대지 않고 한국 문학 작품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문학의 4가지 개념인 운율과 비유, 구성, 문체를 정립했다. 김 교수는 그의 스승이었던 ‘청록파 시인’ 조지훈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1920∼1968)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았다. 김 교수는 국어학과 국문학,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결합뿐 아니라 철학과 한학, 정신분석학 등 서로 다른 영역의 학문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에 힘써 왔다. 1982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논문을 발표해 정신분석학적 문학비평에도 기여하는 등 선구적인 통섭 연구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의 통합적 연구는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김 교수는 조선 말기 한시에 나타난 개화와 쇄국 논리를 통해 당시 자생적인 문호 개방의 가능성을 분석하는 논문을 집필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의 ‘시경 강의’를 분석하고 현대 시인의 평전도 출간할 계획이다. 그는 “학문 연구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여겼는데 인촌상을 받게 되니 더 힘을 내 연구에 매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한국 문학 전반을 관통하는 이론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공적 한국 문학 평론은 물론이고 문학의 이론 정립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학자로 손꼽힌다. 국문학을 비롯해 철학과 한학 등 다방면의 학문을 연구해 전공분야를 뛰어넘어 학문적 통섭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9∼2011년 고려대 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언어학과 문학’(1999년) ‘새 한국문학사’(2021년) 등 저서 30여 권과 논문 100여 편을 발표했다. 한국문학교육학회장과 민족어문학회장을 지냈다. 김환태평론문학상(2001년)과 팔봉비평문학상(2003년), 대산문학상(2008년), 김준오시학상(2012년)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의학-전자공학 융합 선도… “훌륭한 선배들과 같은 상 영광” 과학·기술 권성훈 서울대 교수 “2006년부터 연구실을 운영 중인데 그간 함께 연구했던 학생들의 노고가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노력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47)는 “역대 수상자 목록에 훌륭한 선배 과학자들이 많은데 같은 상을 받을 수 있어 놀랐고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권 교수는 대학 3학년 때 병원에 40일 넘게 입원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그는 “병원에서 쓰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들도 전자공학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고 의공학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의공학에 대한 관심은 현재의 연구 주제로 이어졌다. 권 교수는 직접 개발한 맞춤의학용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퀀타매트릭스, 셀레믹스 등 기술벤처기업을 창업했다. 퀀타매트릭스는 패혈증 환자들에게 최적의 항생제를 처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는 “항암제의 경우 약효는 25%에 불과하다”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약을 추천해 의료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권 교수의 진단 기술은 당일 오후에 검사 결과가 나오도록 했다. 권 교수는 “패혈증 환자는 1시간이 지날 때마다 생존율이 7∼9% 떨어질 정도로 촌각을 다툰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자다. 그가 만든 패혈증 진단 장비에 유전체 진단,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반도체 칩 등의 기술이 녹아 있다. 그는 “한 분야에 통용된 방식을 다른 문제에 적용했을 때 혁신적인 것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인촌상 심사위원들은 “권 교수는 융합 연구로 혁신적인 진단 기술을 개발해 실제 임상적 가치를 창출하고, 임상적 실험을 통해 새로운 학문적 사실을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학자”라고 평가했다. 공적 권성훈 교수는 개인별 맞춤의학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온 선구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 등에 100여 편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대표 논문 10편의 피인용 횟수가 8600회를 넘어설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평가받는다. 2004년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1년에는 직접 개발한 패혈증 항생제 처방 시스템을 실용화하기 위해 ㈜퀀타매트릭스를 설립했다. 2018년 한국공학한림원의 젊은공학인상,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연구개발성과 유공 포상 등을 받았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성공 주역… “우주 과학자 격려로 받아들여” 특별상 항우연 한국형발사체본부 “연구원들이 인촌상 수상 소식을 듣고 다들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상을 통해 이 순간에도 연구에 몰두 중인 우주 과학자들을 격려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고정환 본부장은 5일 대전 유성구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고 본부장은 수상 소식을 듣고 녹록지 않았던 누리호 개발 및 발사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세계 각국이 발사체 기술을 극도의 보안 속에 관리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며 “개발 초기 예산 지원이 늦어져 설비 및 장비 구축이 늦어졌고, 독자 기술 개발에 난관이 적지 않았던 탓에 일정이 늦어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학계에서도 ‘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발사체를 개발해야 하느냐’ ‘한국 과학자들이 우수한 발사체를 만들어낼 능력은 되느냐’ 등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 본부장은 ‘누리호 발사 성공이 과학기술과 관련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 발사는 발사체를 우리 손으로 설계하고 제작, 시험한 후 발사까지 성공한 쾌거”라며 “앞으로 원할 때 우리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16∼18세기는 해양 강국이, 20세기엔 정보산업 강국이 패권을 쥐었지만 21세기는 우주 강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 것”이라며 “우주 강국의 열망을 품은 과학자들에게 가장 큰 버팀목은 국민의 격려와 성원”이라고 강조했다.공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올 6월 누리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개발에 착수한 지 12년여 만에 엔진은 물론 지상시험설비, 발사대, 발사운용체계 등 우주발사체 발사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명실상부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1t 이상의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또 독자적 우주개발 역량과 우주 운송 능력을 온전히 갖출 수 있게 됐다. 항우연은 이제 2031년 누리호 후속으로 개발될 차세대 발사체에 달착륙선을 실어 달로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제36회 인촌상 심사위원▽교육 △위원장 김경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전 서울교대 총장 △위원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신종호 서울대교수▽언론·문화 △위원장 양승목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문학평론가, 이주향 수원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김용학 연세대 명예교수·전 총장 △위원 구범진 서울대 교수, 김영민 서울대 교수,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과학·기술 및 특별상 △위원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한양대 석학교수 △위원 이긍원 고려대 교수, 천진우 연세대 교수,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위원횡성=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사진)이 월남전에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한 KBS 다큐멘터리에 대해 참전유공자와 가족을 모욕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박 처장의 부친은 월남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국가 유공자다. 박 처장은 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KBS가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월남전 참전용사 모두를 학살자인 것처럼 매도하는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라면 전쟁의 비극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고 전쟁의 한 단면만을 침소봉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는 지난달 7일 월남전 참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다룬 시사멘터리 추적 ‘얼굴들, 학살과 기억’을 방송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BS의 해당 제작진은 “베트남 양민 학살 의혹은 한국 현대사의 오래된 숙제로 KBS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보도해 온 사안”이라며 “베트남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내용을 다뤘고 월남전참전자회에도 기획 의도 등을 사전에 설명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반영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월남전에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한 KBS 다큐멘터리에 대해 참전유공자와 가족을 모욕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박 처장의 부친은 월남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국가 유공자다. 박 처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KBS가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월남전 참전용사 모두를 학살자인양 매도하는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라면 전쟁의 비극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고 전쟁의 한 단면만을 침소봉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참전용사들도 전쟁 피해자이자 나라의 부름에 젊음과 생을 바치고 조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희생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해당 프로그램이 “32만 50000명의 월남전 참전유공자와 그 가족 모두를 욕보였다”면서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KBS는 지난달 7일 월남전 참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의혹을 다룬 시사멘터리 추적 ‘얼굴들, 학살과 기억’을 방송한바 있다. 이에 대해 KBS의 해당 제작진은 “베트남 양민 학살 의혹은 한국 현대사의 오래된 숙제로 KBS 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보도해 온 사안”이라며 “베트남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을 다뤘고 월남전참전자회에도 기획의도 등을 사전 설명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반영했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 중인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과 문체부 산하 기관인 한국관광공사, 국립현대미술관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잇달아 해킹을 당했다. 가상화폐 홍보 영상 재생 등 올 6월과 7월에 발생한 방송사 YTN, SBS 유튜브 공식 채널 해킹 공격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동일한 주체의 해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일론 머스크 인터뷰 등 가상화폐 영상 재생4일 문체부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 등을 홍보하는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은 3일 오전 3시 20분쯤 해킹을 당했다. 채널명이 ‘대한민국 정부’에서 ‘스페이스엑스 인베스트(SpaceX Invest)’로 변경됐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및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가 등장하는 가상화폐 관련 영상이 재생됐다. 구독자 수 26만2000명의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은 문체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4일 “해킹 당일 오전 6시쯤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7시 20분에 채널을 복구했다”며 “유튜브 채널의 관리자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도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사이버범죄수사과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 계정에 접속할 수 있는 메일 계정은 총 4개다. 그중 2개는 계약을 맺은 외부 용역업체가 영상 등을 제작해 채널에 올릴 때 사용하는 관리자 권한대행 계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글 측으로부터 이들 계정 중 어떤 계정의 보안이 필요하다는 통보는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문체부 산하 기관의 공식 유튜브 채널들도 해킹을 당했다. ‘범 내려온다’ 뮤직비디오 등으로 유명해진 한국관광공사의 해외홍보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는 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해킹 공격을 받았다. 두 번 모두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 해킹과 같이 머스크의 인터뷰 및 가상화폐 관련 영상이 재생됐다. 구독자 수 50만9000여 명인 ‘이매진 유어 코리아’는 구글의 자체 해킹 대응으로 3일 오후 9시까지 폐쇄됐다가 4일 현재 정상 운영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공식 채널도 지난달 29일 가상화폐 관련 영상이 재생되는 해킹을 당했다가 2시간 만에 복구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두 산하기관의 유튜브 채널 해킹 피해와 관련해 5일 경찰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외부 용역업체에 관리 계정 권한 부여 이번에 해킹 피해를 입은 유튜브 채널은 모두 1개의 관리자 계정과 다수의 관리자 권한대행 계정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총 5개 메일 계정 중에 4개가 외부업체가 영상 등을 올릴 때 사용하는 관리자 권한대행 계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해킹 공격 당시) 10개 내외의 메일 계정 중 3개가 외부 하청업체의 관리자 권한대행 계정이었다”며 “해킹 피해를 입은 뒤 구글로부터 외부업체 중 한 곳의 메일 계정에 대한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정부기관 유튜브 공식 채널 해킹은 금전적 이득을 노렸다기보다는 정부기관의 공신력을 깎아내리려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 교수는 “정부기관의 홈페이지 관리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리를 외주업체에 주면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국가적 차원의 투자가 없다면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체부는 3일 전병극 1차관 주재로 해킹 관련 대책회의를 열어 소속 기관과 산하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등 SNS의 추가 피해 여부 등을 점검했다. 앞으로 시스템 마련 등 사이버 보안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예술에는 어떤 한계도 장애도 없습니다. 이번 청와대 특별전시가 장애인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배은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청와대 춘추관이 전시공간으로 변신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장예총은 청와대 개방 후 첫 번째 특별전시로 춘추관 2층에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2022 장애예술인특별전’을 개최한다.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선 장애예술인 작가 50여 명의 작품 60점이 공개된다. 대표작은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 걸려 있던 김현우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 드로잉’이다. 김 작가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발달장애 작가로, 파랑 노랑 주황 바탕에 수학 공식이 빼곡히 쓰여 있는 ‘퍼시잭슨…’은 윤 대통령이 올 5월 한미 정상회담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했던 정은혜 작가의 작품 ‘영옥과 영희’도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드라마 속 영희(정은혜)와 영옥(한지민)의 친근한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전시 참여 작가 중 최연소 작가인 지적장애인 작가 정성원 씨(21)는 31일 어머니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동료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봤다. 여우 그림을 자주 그리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여우가 등장하는 ‘풀사이드 파티’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앞으로 청와대에서 예쁜 전시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전시장을 찾은 김미옥 씨(58)는 “표현 방법과 작품 재료도 다양해 색다른 느낌”이라며 “예전엔 청와대라고 하면 무거운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전시회가 열리니 밝아진 느낌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된 점도 눈에 띈다. 시각장애인 관람객의 경우 오디오 도슨트(소리 전문 안내기)와 함께 그림의 선을 따서 제작한 점자도록으로 촉감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은 관람 전 사전 예약을 하면 통역사가 수어 통역으로 전시관 관람을 안내한다. 이정은 문체부 예술정책과장은 “장애인 관람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소리나 움직임은 관람객들에게 사전에 안내를 통해 양해를 구하는 ‘릴랙스 퍼포먼스’ 방식으로 전시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에이플러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춘추관 특별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기간에는 전시 해설 봉사자가 매일 2회(오전 11시, 오후 3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작품을 해설하는 시간을 갖는다. 주말에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진행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미디어연대는 9월 1일 오후 2시 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송계는 시청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주간’ 제안 기념 토론회를 개최한다. ‘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주간’은 현재 이념적인 편향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계의 문제점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는 “방송의 날(9월 3일)에 즈음해 9월 1일부터 7일까지를 ‘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주간’으로 정하고, 모든 미디어 수용자를 위한 방송정책의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는 토론회에서 “매체와 시청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방송계가 먼저 수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조 발표를 맡았다. 김인숙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서울인실련 대표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따른 수용자 의식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KBS 수신료 자율납부를 요구하는 시청자의 의식 변화에 대해 분석한다. 사회는 유의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에는 남승석 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와 박우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2국장이 참여한다. 토론회는 유튜브 채널 ‘미디어연대TV’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감사원이 시민단체 등의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KBS를 감사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30일 국민감사청구심의위원회에서 KBS노동조합(1노조)과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등 20여 개 시민단체가 청구한 국민감사를 받아들여 감사 개시를 결정했다. 이번 감사는 6월 20일부터 1노조 등이 11가지의 감사 청구 사유를 제시하며 이뤄졌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김의철 KBS 사장 임명 제청 과정에서 KBS이사회가 내부 규칙을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했으며, 김 사장의 허위 기재에 대해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했다는 청구 사유를 감사 대상으로 정했다. 자본잠식 상태의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에 400억 원을 증자했다는 주장과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단장이던 복진선 씨가 2019년 7월 복무규정을 어기고 히말라야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달 KBS를 방문해 예비조사를 진행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관련 자료도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감사 개시가 결정되면 60일 안에 감사를 종결하고, 그 결과를 종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청구인에게 알려야 한다. KBS 관계자는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릴 수 있도록 성실히 감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영화 ‘글래디에이터’(2000년)에서 주인공 막시무스 장군(러셀 크로)이 숙청당하고 노예시장으로 끌려갈 때 칼로 깊이 베인 왼쪽 어깨 상처엔 구더기가 붙어 있다. 막시무스가 구더기를 떼어내려고 하자 다른 노예가 그냥 놔두라고 한다. 구더기가 항균 치료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엔 그럴 일이 많이 없겠지만 구더기는 꽤 오래전부터 인류의 외과 의사 역할을 해왔다. 상처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분비물과 죽은 세포는 피부 재생을 방해하지만, 구더기에겐 더없이 좋은 영양분이다. 구더기의 소화 효소엔 세라티신과 디펜신 등 항균 물질이 있어 감염된 상처 치료에 효과적이다. 나폴레옹의 주치의 도미니크 장 라레도 18세기 말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당시 구더기를 활용했다. 1940년대 페니실린 도입 후 구더기의 활용도는 떨어졌지만 지금도 상처 치료가 어려운 당뇨병 환자에게 구더기 요법이 쓰인다고 한다. 독일의 생물학자인 저자는 이처럼 동물의 다양한 역할을 ‘직업’이라 보고, 관련한 50가지 이야기를 전한다. 지뢰 탐지에 활용되는 쥐나 고대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이 일종의 탱크로 동원했던 코끼리 등 뉴스나 역사서를 통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도 지루하지 않게 정리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그동안 몰랐던 동물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80년 전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데 쓰였던 아프리카발톱개구리, 등을 핥으면 몽롱해지는 콜로라도개구리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160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낸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그건 어찌 보면 한 장의 ‘기차 시간표’가 좌지우지했다. 1914년 6월 사라예보 암살 사건에서 촉발된 전쟁의 이면엔 ‘슐리펜 계획’이 있었다. 독일의 기차를 이용한 전시 동원 계획을 말한다. 당시 유럽은 철도의 시대였다. 정확한 기차 시간 덕에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 있을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병력 동원도 이런 철도 시간에 맞춰졌다. 각국 군 참모부는 기차 시간표에 맞춰 병력 동원 계획을 만드는 데 몇 년씩 힘을 쏟았다고 한다. 먼저 병력을 동원하면 먼저 공격할 수 있으니 철도만큼 승리를 보장하는 수단이 없었던 셈이다. 독일군은 동서로 각각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 프랑스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할지가 고민이었다. 참모총장이었던 알프레드 폰 슐리펜 육군 원수(1833∼1913)는 서부전선의 프랑스를 선제공격하고 곧장 동부전선의 러시아를 공격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슐리펜 계획은 이후 독일 군부의 머릿속을 지배했고 1914년 8월 독일이 선전포고를 할 때도 다른 대안은 생각하지 않았다. 미리 기차시간표에 맞춰 짜놓은 병력 동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전쟁 당시 영국 내각은 논쟁 끝에 프랑스 북부 아미앵으로 원정군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전쟁 전 기차 시간표에 따른 도착지는 같은 프랑스 북부이긴 해도 모뵈주였다. 결국 원정군은 내각 결정과 상관없이 모뵈주로 갔다고 한다. 기차 시간표가 제1차 세계대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세계대전에 대해 웬만한 건 알고 있다. 한데 기차시간표를 통해 세계대전을 들여다보니 익히 알던 사실도 새롭게 보인다. 20세기 저명한 역사학자의 수작을 뒤늦게라도 만나는 기쁨 역시 쏠쏠하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배우 공효진(42)과 가수 케빈 오(본명 오원근·32)가 올해 10월 결혼한다. 공효진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은 17일 “공효진과 케빈 오가 10월 양가 친지만 모시고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다”며 “두 사람의 앞날에 많은 축복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올해 3월 31일 배우 손예진과 현빈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후 얼마 안 돼 케빈 오와 2년째 교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한 공효진은 드라마 ‘파스타’, ‘동백꽃 필 무렵’ 등 많은 작품에서 활약했다. 케빈 오는 미국 다트머스대를 졸업했으며 2015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7’에서 우승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웹소설 플랫폼 ‘시리즈’를 운영하는 네이버웹툰이 최근 국내에 처음 등장한 웹소설 전용 불법 공유 사이트 ‘북토끼’를 17일 경찰에 고소했다. 웹소설 불법 공유 사이트의 존재가 알려진 뒤 국내 양대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모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본보 7월 27일자 A14면 참조). 네이버웹툰은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북토끼 운영진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같은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카카오에 이어) 추가로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도 “북토끼 측이 웹소설을 임의로 내려받은 뒤 이를 북토끼에 올려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등장한 북토끼는 정식 플랫폼에서 편당 100∼120원가량 지불하고 봐야 하는 웹소설을 무단으로 무료 공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은 인기 웹소설 ‘화산귀환’을 포함해 700∼1000편에 이른다. 북토끼 측은 해외에 서버를 둔 성인·도박 콘텐츠 광고로 수익을 얻고 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앞으로도 한미 양국이 우정을 쌓아가길 바랍니다.”(우리암 선교사 증손녀 엘리자베스 윌리엄스 그레고리 목사) 일제강점기 한때 유관순 열사(1902∼1920)도 다녔던 영명학교를 세워 한민족의 독립과 교육에 헌신한 프랭크 윌리엄스(한국 이름 우리암·1883∼1962) 미국 선교사의 후손 27명이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우리암·우광복선교사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이들은 14일 우 선교사가 세운 충남 공주영명중고교 강당에서 열린 ‘8·15 광복 77주년 특별 감사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공주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예배에서 증손자인 조지 윌리엄스 목사(56)는 “우리 가족의 사명은 언제나 ‘자유’였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 자리엔 표용은 공주영명중고교 이사장과 노시청 우리암·우광복선교기념사업회장, 서만철 한국선교유적연구회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예배에 앞서 강당 입구에 있는 우 선교사 흉상 앞에선 가족이 새로 제작한 동판 제막식도 열렸다. 1937년 제자들이 만든 기존 흉상은 일제가 녹여 무기를 만드는 데 썼고, 광복 뒤 다시 만들어졌다. 증손녀인 그레고리 목사(57)는 “최근에 기존 흉상 받침대는 3·1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을 기려 돌 33개를 다듬어 넣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뜻을 되살리려 가족들이 비용을 모아 현재 흉상 받침대도 바꿀 예정”이라고 전했다. 1906년 9월 한국에 온 우 선교사는 같은 해 10월 ‘전도·애국·개화·자립’ 이념을 바탕으로 영명학교를 세운 뒤 34년간 교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몸 바치는 애국자를 기른다’는 교훈 아래 독립정신을 고취했다. 영명학교가 배출한 졸업생 1만7000여 명 가운데는 유 열사의 오빠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유우석(1899∼1968), 대한민국 내무장관을 지냈던 조병옥(1894∼1960) 등 애국지사도 포함돼 있다. 그의 헌신은 당시 동아일보에도 소개됐다. 1938년 5월 22일자 ‘사학계의 공로자 영명학교장 우리암 씨’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공적에 대해 “부단한 노력과 심신을 경주하야 … 영명문하에서 형설(螢雪)의 공을 성취한 다수 영재는 남북에 산재하야 사농공상 각계에 활약하고 있으며…”라고 썼다. 우 선교사는 일제의 신사참배 요구를 거부하다 1940년 한국에서 추방됐다. 학교도 1942년 강제 폐교됐다. 영명학교는 광복 뒤 1949년 다시 문을 열었다. 한국의 농촌 근대화에도 힘썼던 우 선교사는 광복 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서 미군정 농업고문으로 5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우 선교사는 1907년 첫아들의 이름을 ‘우광복’(1907∼1994)으로 짓기도 했다. 한국이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염원이었다. 의사이자 선교사였던 우광복은 존 하지 군정사령관 특별보좌관으로 통역 등을 맡았다. 우 선교사의 후손들은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주최 감사 행사에 참석한다. 벡스코에선 15일부터 이틀간 ‘우리암·우광복 선교사 사진전’도 열린다.공주=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주말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1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8일부터 내린 비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컸는데 다시 비가 내리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비가 그친 뒤 15일 밤부터 또 한 번 8, 9일 내린 집중호우와 비슷한 강도의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이재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말 비, 다음 주엔 또 ‘물폭탄’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기압골이 13, 14일 서해에 머물며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오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충남, 전북·전남에서 비가 시작돼 낮에는 강원 영동과 경북·경남 동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겠다.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는 14일까지 비가 이어진다. 14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충남 북부의 예상 강수량은 30∼80mm다. 특히 수도권은 많게는 120mm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충북·충남 남부와 경북 북부 내륙, 서해 5도에는 20∼60mm의 비가 예상된다. 강원 영동, 남부지방, 제주의 예상 강수량은 5∼30mm다. 기상청은 “최근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가로 강한 비가 내리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하천변 등 침수 위험지역에서는 물 가까이 가지 말고,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 주민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다음 주 초에는 또 집중호우 예보가 있다. 한반도 북쪽에서 새 정체전선이 내려와 15일 밤부터 16일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강수 강도는 8일만큼 강할 수 있지만 그때처럼 한 지역에 비가 집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3명 된 폭우 사망자12일에도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8일 서울 서초구 도로의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50대 여성이 11일 오후 사고 지점에서 6.3km 떨어진 반포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폭우로 인해 숨진 사망자는 13명, 실종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택 및 상가 3819동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송암정터 인근 성벽이 산사태로 인해 높이 5m, 폭 길이 15m 정도 붕괴됐다. 서울 동작구 사당1동 주민센터와 강남구 구룡중 체육관에 설치된 이재민 대피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구청이 다른 대피소를 마련하기도 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 저자의 아버지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철학과 교수로, 평소 아들이 무슨 질문을 하든 친절히 답해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끔씩 전혀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 가족이 다 함께 외식을 하러 나간 날, 그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장모에게 거친 표현을 내뱉었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의문을 가졌다. ‘이 낯선 모습의 아버지는 과연 누구인가.’ 저자의 아버지는 중증정신질환(양극성 장애)을 앓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가끔씩 정신이 온전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는 아버지의 고백을 처음 듣게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1995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24년간 아버지와 나눈 대화 등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자신과 가족이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담담히 전한다. 아버지에게 남겨진 낙인을 극복하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아버지는 1936년 9월, 3m 높이의 집 지붕 위에서 뛰어내렸다. 당시 16세였던 그는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파시스트로부터 유럽을 구해 달라고 호소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자신이 자유세계를 구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생각하고 급기야 두 팔이 날개가 돼 날아오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병의 치료보다 더 힘든 건 낙인과의 싸움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낙인은 ‘예상 낙인’과 ‘명예 낙인’, ‘자기 낙인’이 있다. 아버지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병을 들키지 않을까 항상 걱정했고(예상 낙인), 스스로를 세상에서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여기는 패배의식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자기 낙인). 어머니는 멀쩡한 가족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명예 낙인). 저자와 여동생, 어머니는 매일 정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한 ‘역할극’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낙인은 수치를 낳고 수치는 침묵을 낳는다”고 말한다. 고통스러운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솔직한 대화가 절실하다. 낙인과의 싸움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인간성의 회복이라고 강조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금융권과 재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하나금융그룹은 14개 관계사들이 모은 기부금 30억 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집중호우 직후부터 긴급구호세트, 구호급식차량을 지원해온 우리금융그룹 역시 성금 20억 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KB금융그룹은 10억 원의 성금을 전달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신한 쏠(SOL)’에서 고객이 기부 ‘참여’ 버튼을 누르면 신한은행이 건당 1000원을 내는 방식으로 총 5억 원을 모금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KDB산업은행은 집중호우 피해 기업의 대출금에 대해 최대 1년간 만기를 연장하고 상환을 유예한다. IBK기업은행은 수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기업당 최대 3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수재민 지원을 위해 5억 원을 기부한다. 카카오뱅크도 임직원 모금액 등 총 1억4276만 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다. 재계의 구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한화그룹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각각 20억 원, 10억 원의 성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같은 단체에 카카오는 20억 원(김범수 창업자 10억 원 포함), 네이버는 15억 원을 각각 전달했다. LS그룹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억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롯데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0억 원을 기탁한다. 롯데는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구호물품 약 9000개와 이재민 구호키트 400여 개를 지원했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구호성금으로 각각 5억 원씩 기부한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과 간식 등 구호물품 3600개를 전달한다.아이유-수지 1억씩 기부 한편 가수 아이유와 배우 수지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는 데 써달라며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12일 밝혔다. 아이유는 자신의 팬클럽 ‘유애나’와 함께 ‘아이유애나’ 이름으로 기부에 동참했다. 아이유는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주말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12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미 8일부터 내린 비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컸는데 복구 작업을 끝내기도 전에 다시 비가 내리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비가 그친 뒤 15일 밤부터 또 한번 8, 9일 내린 집중호우와 비슷한 강도의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이재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말 비 그치면 다음주 또 ‘물폭탄’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기압골이 13, 14일 서해에 머물면서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오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충남, 전북·전남에서 비가 시작돼 낮에는 강원 영동과 경북·경남 동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겠다.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에선 14일까지 비가 이어진다. 14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충남 북부의 예상 강수량은 30~80㎜다. 특히 수도권은 많게는 12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충북·충남 남부와 경북 북부 내륙, 서해 5도에는 20~60㎜의 비가 예상된다. 강원 영동, 남부지방, 제주 예상 강수량은 5~30㎜다. 기상청은 “최근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가로 강한 비가 내리는 만큼 피해가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하천변 등 침수 위험지역에서 물 가까이 가거나 야영하는 것을 자제하고, 산사태와 옹벽·축대 붕괴가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문제는 다음주 초 다시 집중호우가 예보가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북쪽에서 새 정체전선이 내려와 15일 밤부터 16일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남하 시점과 속도에 따라 강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강수 강도는 8일만큼 강할 수 있지만 그때처럼 한 지역에 비가 집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3명으로 늘어난 폭우 사망자 12일 전국 곳곳에서 폭우 피해를 수습하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8일 서울 서초구 도로의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50대 여성이 11일 오후 사고 지점에서 6.3㎞ 떨어진 반포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과 함께 맨홀에 빠졌던 동생은 앞서 10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폭우로 인해 숨진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6명이다. 전국에서 주택·상가 3819동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 성벽 일부가 무너졌다. 경기도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송암정터 인근 성벽이 산사태로 높이 5m, 폭 길이 15m 정도 붕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이재민 대피소를 폐쇄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 동작구 사당1동 주민센터와 강남구 구룡중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구청이 다른 대피소를 마련해야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맨홀 추락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올 하반기(7~12월)부터 침수 취약지역과 하수도 역류 구간의 맨홀 뚜껑 아래에 그물망과 철 구조물 등의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응급 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위해 서울시에 28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청아 기자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KBS의 케이블 계열사 채널인 KBS N 스포츠에서 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던 중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KBS N 스포츠에서 지난달 29일 ‘2022 신한은행 쏠 KBO 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잠실 경기를 생방송하던 중 5회말이 끝나고 광고가 나가는 사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경기 하이라이트 등 대체 화면을 내보냈으나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시 중계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방문 팀 KT가 5-4로 승리했다. KBS N 스포츠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방송사고에 대해 “5회말 중계를 마치고 광고가 나가던 중 갑자기 변압기가 타서 중계차 상시 전원과 비상 전원이 모두 다운됐다”며 “곧바로 복구가 불가능해 중계방송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중계 전반에 관한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며 “프로야구 팬들과 KT위즈, LG트윈스 구단,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내의 탈모증에 대해 농담한 시상자의 뺨을 때린 배우 윌 스미스(54·사진)가 동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스미스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5분44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려 당시 배우 크리스 록(57)의 뺨을 때린 데 대해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폭행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로 유감을 나타냈지만 사과 동영상을 올린 건 처음이다. 스미스는 “당시 행동은 옳지 못했고 모욕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었다. 록과 그의 가족에게도 사과한다. 록이 다시 연락을 받아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을 실망시킨 내가 싫다”고 했다. 올해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록이 제이다 핑킷 스미스(51)가 탈모증으로 삭발한 머리를 보고 “영화 ‘지. 아이. 제인2’가 당신을 기다린다”고 하자 스미스는 무대로 올라가 록의 뺨을 때렸다.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시상식 참석을 10년간 금지했다. 스미스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