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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24일 정상회담을 열고 국산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K2 전차 2차 계약 규모는 70억 달러, 약 9조7000억 원으로 10조 원에 가깝다. 단일 무기 체계 계약 규모로는 K방산 수출 역사상 최고치다. 계약은 폴란드 독립기념일인 다음 달 11일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군 통수권자로서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에 대해 굉장히 만족한다”며 “한국 무기 K2 전차, 천무(다연장로켓), K9 자주포를 직접 운용하는 폴란드 군인들과 대화해 본 결과 그들은 한국산 무기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앞서 우리 정부와 2022년 7월 442억 달러(약 60조9200억 원) 규모의 방산 수출 총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같은 해 1차로 123억2000만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 이행계약을 맺었다. 2차로는 지난해 12월 K9 자주포, 올해 4월 천무까지 43억1000만 달러(약 6조 원) 상당의 이행계약이 체결됐다. 정부 소식통은 “폴란드와 70억 달러 중 우리 정부가 얼마만큼의 수출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는지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협상은 순조로우며 큰 변수가 없다면 다음 달 11일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24일 새벽 30번째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남 전단(삐라)을 대량으로 실어 보냈다. 현 정부 들어 북한 전단이 뿌려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용산 대통령실 경내까지 이런 전단이 떨어졌다. 특히 이날 오후 1시경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이 열리기 직전에도 대통령실 경내 행사장에 떨어졌다. 의장대가 열을 맞춰 서 있고 군악대 연주가 시작되는 시점에 태극기와 폴란드 국기 사이 잔디밭으로 전단이 내려앉아 대통령실 직원들이 황급히 주워 회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 부부와 두다 대통령 부부가 등장하기 전이었다. 군 소식통은 “풍선 부양은 새벽에 이뤄졌고 건물 지붕 등에 걸려 있던 전단지가 뒤늦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이날 오전 2시 반을 전후해 부양한 오물 풍선 중 일부가 대통령실 경내를 비롯해 대통령실 인근 지역 곳곳까지 날아든 뒤 터졌다. 풍선이 터지며 떨어진 낙하물 대부분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손바닥 크기의 전단이었다. 전단엔 김 여사가 값비싼 귀금속을 착용한다고 주장하거나 윤 대통령의 판단력을 조롱하는 등 저급한 수준의 비난 문구와 사진이 주로 담겼다. 한국이 저임금, 실업 등으로 살기 힘든 곳이니 이민을 가라는 등 한국 사회를 비하하는 내용도 담겼다. 안전 점검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이 대통령실과 그 인근에 정확히 떨어진 건 북한이 최근부터 이동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장치를 부착한 것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물 풍선 살포 경험이 쌓이면서 낙하 정확도가 초기보다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통령 부부를 맹비난하는 전단까지 매달아 풍선을 살포한 건 국가정보원 등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군이 대규모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한 사실을 확인해 발표한 점 등에 대한 불만 표시로 해석하고 있다. 평양 상공 무인기 출현 사건도 전단 살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이러한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다음 주 경기 파주시에서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대북 전단을 공개 살포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남북의 전단 살포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를 위한 최종 관문으로 ICBM을 정상각도로 시험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미 대선 전 ICBM을 시험발사할 것이란 얘기가 많다”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질의에 “발사한다면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목표여서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ICBM의 경우 최소 7000km 이상은 비행시켜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6000∼7000도의 고열과 초속 7, 8km의 ‘극초음속’을 버텨야 기술을 최종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 고각 발사로는 이 같은 환경을 재현하기 어렵다. 북한은 앞서 1일 김강성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미 본토 안전에 중대한 우려감을 더해주는 새로운 방식들이 응당 출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새로운 방식’이란 북한이 ICBM 발사 시 최대 사거리를 줄이려고 적용해온 고각 발사가 아니라 정상 각도(30~45도) 발사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ICBM을 실제 발사할 때처럼 정상 각도 발사를 적용,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낙하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선 전 미북 직접 충돌 가능성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측은 북한이 소형 전술핵무기 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23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4년 핵 도전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런 가능성을 제기한 것. DIA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DIA는 북한이 핵무기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미국의 군사 관련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DIA가 핵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24일 새벽 또다시 오물 풍선 살포를 감행한 가운데 풍선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삐라(전단)’를 넣어 살포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이 5월 첫 오물 풍선 살포에 나선 이후 이같은 내용의 삐라를 넣어 살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24일 새벽 2시 이후 올 들어 30차례 살포한 풍선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해 맹비난하는 내용의 삐라가 대거 실려있었다. 이들 풍선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에 상당수 낙하했다. 풍선이 터지면서 삐라는 용산구 일대 곳곳에 흩어졌다. 이에 경찰을 포함해 군 등이 현재 낙하 현장에 출동해 삐라를 치우는 등 내용물을 수거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부터 풍선에 GPS를 달아 낙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5월부터 오물 풍선을 살포해왔지만 이번처럼 우리 정부나 대통령 부부를 직접 겨냥해 맹비난하는 내용의 삐라까지 넣어 살포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이 러시아로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사실을 국가정보원 등 우리 정보기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해 알리고, 대통령실이 무기 지원을 시사하자 이에 반발한 북한이 대통령 겨냥 삐라까지 묶어 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평양에서 김정은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이 묶인 무인기가 발견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이 무인기를 우리 정부 등 한국이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 등은 자작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앞서 15일 TNT 폭약으로 폭파했던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중 동해선에 콘크리트 방벽을 세우기 위한 구조물 설치 작업까지 진행 중인 모습이 우리 군 감시 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파 도발’로 휴전선과 접한 도로 일부를 없애 버린 데 이어, 그 자리에 아예 방벽을 쌓아 남북을 물리적으로 단절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3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동해선 도로를 폭파한 북한은 그 직후 잔해를 정리한 뒤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구조물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구조물은 콘크리트 방벽의 뼈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구조물이 최종 완성되는 대로 콘크리트 타설 등을 통해 방벽 설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이날 동아일보가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확인한 결과, 동해선 폭파 현장에는 북한군 100여 명에 트럭 굴착기 등 중장비까지 동원돼 구조물 설치로 추정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 안에 방벽으로 도로를 아예 막아 버리는 조치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로의 대규모 파병 등으로 내부 동요가 심각해져 탈북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그 루트를 사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홍범도 장군 흉상(사진)이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내에 존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흉상 이전 추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시작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앞서 이 흉상을 독립기념관 등 외부 시설로 이전하려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독립군, 광복군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홍범도 지우기’란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홍 장군 흉상을 포함해 5인(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의 흉상 모두 육사 내에 재배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당초 육사 내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된 5인 흉상 중 홍 장군 흉상만 외부로 이전하고 나머지 4인 흉상은 육사 내에 재배치할 계획이었지만 모두 육사 내 재배치로 정했다는 것. 육사는 올해 안에 확정되는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이들 5인 흉상을 독립운동, 한미동맹 등을 주제로 교내에 조성하는 기념공원에 각각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지난해 8월 점화됐다. 육사가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5인 흉상을 모두 교외로 이전하려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립운동 역사 지우기’ 논란이 일었다. 악화된 여론에도 육사는 지난해 8월 말 공식 입장을 내고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홍 장군 흉상에 한한 외부 이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와 야당 등 각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고, 일각에선 이 논란 자체가 민생을 뒷전으로 한 과도한 이념 소모전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육사는 결국 악화된 여론 등을 고려해 1년 넘게 끌어온 이 문제를 교내 재배치로 마무리 짓는 것으로 최근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과 국방부도 육사가 홍 장군 흉상을 육사 내에서 재배치한다는 내용의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보고하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육사 측은 이날 동아일보의 관련 질의에 “존치 여부와 이전 관련 사안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만 했다. 광복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육사 내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재배치하려는 것은 독립전쟁 영웅들의 역사와 정신을 훼손하고 국군의 뿌리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시도로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그동안 홍 장군 동상을 현재 위치에서 1mm도 옮겨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홍범도 장군 흉상이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내에 존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흉상 이전 추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시작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앞서 이 흉상을 독립기념관 등 외부 시설로 이전하려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독립군, 광복군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홍범도 지우기’란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정부 소식통은 22일 “홍 장군 흉상을 포함해 5인(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의 흉상 모두 육사 내에 재배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당초 육사 내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된 5인 흉상 중 홍 장군 흉상만 외부로 이전하고 나머지 4인 흉상은 육사 내에 재배치할 계획이었지만 모두 육사 내 재배치로 정했다는 것. 육사는 올해 안에 확정되는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이들 5인 흉상을 독립운동, 한미동맹 등을 주제로 교내에 조성하는 기념공원에 각각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지난해 8월 점화됐다. 육사가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5인 흉상을 모두 교외로 이전하려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립운동 역사 지우기’ 논란이 일었다. 악화된 여론에도 육사는 지난해 8월 말 공식 입장을 내고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홍 장군 흉상에 한한 외부 이전을 공식화한 것이다.그러나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와 야당 등 각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고, 일각에선 이 논란 자체가 민생을 뒷전으로 한 과도한 이념 소모전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육사는 결국 악화된 여론 등을 고려해 1년 넘게 끌어온 이 문제를 교내 재배치로 마무리 짓는 것으로 최근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과 국방부도 육사가 홍 장군 흉상을 육사 내에서 재배치한다는 내용의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보고하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육사 측은 이날 동아일보의 관련 질의에 “존치 여부와 이전 관련 사안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만 했다. 다만 광복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육사 내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재배치하려는 것은 독립전쟁 영웅들의 역사와 정신을 훼손하고 국군의 뿌리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시도로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그동안 홍 장군 동상을 현재 위치에서 1mm도 옮겨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러시아의 대북 첨단 무기기술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북한의 정예 특수부대는 물론 미사일 개발·운용을 담당하는 기술진까지 파병된 정황들이 속속 확인된 가운데, 추가 파병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 한미 정부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기술 이전을 북-러 간 군사협력의 ‘레드라인’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이나 군사정찰위성 기술 등을 제공받을 가능성을 우선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무기만 러시아에 지원해온 북한이 대규모 추가 파병까지 단행해 북-러가 혈맹으로 단단히 묶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술 이전 요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쉽게 거절하기 힘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北, 러에 ICBM 재진입 기술 우선 요구 가능성21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18일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미사일 기술자로 추정된다며 사진 속 한 인물을 지목했는데, 그와 유사한 인물이 지난해 12월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도 등장했다. 당시 신형 ICBM ‘화성-18형’ 발사 이틀 뒤 김 위원장이 ‘붉은기중대’ 군인들을 불러 격려한 행사 영상이었다. ‘붉은기중대’는 북한에서 신형 ICBM 등 주요 무기 개발의 핵심 부대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일각에선 북-러 간 은밀한 미사일 거래를 위해 핵심 무기 개발 기술자가 보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국정원은 두 인물이 동일인일 가능성에 대해 이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이달 초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예고하며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 등을 내비친 만큼,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선 ICBM 관련 대기권 재진입·다탄두 기술 등부터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ICBM 기술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이 기술들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북한은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타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 ICBM(화성-18형) 시험발사까지 성공했지만 ICBM 정상각도 발사를 통해 대기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은 입증하지 못했다. 당장 러시아가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북한은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5월 북한이 실패했던 정찰위성 3호기 발사를 올해 안에 다시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2021년 8차 당대회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전략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북한이 이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소형원자로 기술 등을 러시아에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지원받으면 장시간 잠항 후 기습 핵타격이 가능하게 된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첨단 방공체계인 S-400 미사일포대 등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F-35A 전투기 등 한미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 공중전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정부, 155mm 포탄 지원 우선 검토할 듯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기술을 제공해 ‘레드라인’을 넘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면 우리 정부는 당장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살상무기 지원 시 정부 내부에서 우선 거론되는 무기는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이다. 지난해 초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155mm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해 주며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다. 이 무기들은 병력 지원 없이 상호 호환도 가능해 우크라이나군이 바로 전쟁에 투입 가능하다. 또 살상 반경이 좁아 확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진짜 전쟁 나는 거냐.” 국방부 출입 기자로 일하며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을 꼽으라면 단연 이 질문이다. 북한이 최근 휴전선 10m 코앞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하고, 헌법에 “대한민국은 적대국”이라고 명시하며 남북관계 완전 부정 조치에 나서면서는 이런 질문을 더 많이 받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 김여정 등 북한 수뇌부는 당장 어떤 명분이든 만든 뒤 쳐들어와 한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라도 할 듯 연일 대남 협박을 쏟아내며 전쟁 공포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안보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 단골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보자면 “전쟁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요 군사 지표들부터가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의 전쟁 준비 움직임을 보여주는 ‘징후 목록’을 체크하는데, 북한의 연이은 공포 분위기 조성에도 이 목록 중 체크된 항목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한다. 징후 목록에는 병력 집결 동향, 방사포 등의 실제 발사를 위한 진지 이동 여부, 후방 전투기 등 항공기의 전방 전개, 전차 등을 운용하는 기갑 부대 이동 등이 포함된다. 북한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국경선 일대 8개 포병여단에 대해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13일 보도했지만 ‘작전 예비 지시’일 뿐 실제 사격 준비 명령도 아니어서 전쟁 준비 징후로 평가되지 않는다. 북한이 전쟁 대비가 돼 있지 않은 점도 전쟁 가능성을 낮춘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8월 이후 최근까지 1만3000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과 미사일 등을 러시아에 실어 날랐다. 탄약, 미사일 등 상대를 직접 타격하는 공격무기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임에도 2차 대전 이후 최대 소모전을 치르는 러시아를 위해 대량으로 내어준 것. 북한이 어느 때보다 전쟁 대비에 취약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에 전쟁을 일으킬 의지 자체가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도 18일 제시됐다. 북한 역사상 최대 규모인 1만2000명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키로 하고 1500명을 보낸 장면이 포착된 것. 1만2000명은 특수부대 최정예 요원이다. 한반도에서 제2의 6·25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심 시설 침투와 후방 교란 등의 주요 작전을 수행할 이들을 러시아에 내준 건 당분간 전쟁은 없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경의선과 동해선 폭파도 군사적으로는 ‘전쟁 의지 폭파’나 다름없다. 이 도로들은 남북 협력을 상징하던 ‘혈맥’이었다. 그런데 군사적으로 보면 이는 북한이 다시 남침할 경우 전차와 병력을 이동할 ‘평양-개성-서울’ 축선의 주요 기동로다. 이 도로를 스스로 폭파한 것을 비롯해 북한이 올 초부터 휴전선 곳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뢰 매설, 방벽 설치 등의 ‘요새화’ 조치는 북한이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다는 뜻이 된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으로 일부 병력 공백이 생긴 틈에 한미동맹으로부터 공격당할 수 있다는 내부 불안이 북한 기동로는 물론 남한 기동로까지 막는 ‘고립식 요새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언제까지나 ‘당장’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현재 전쟁 가능성이 작다고 해서 미래에도 가능성 낮은 상황이 계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김정은의 대규모 파병 결정은 ‘미래 전쟁의 승산’을 잡기 위해 현재 한반도에서의 전쟁 수행 능력을 담보한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파병 결정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큰 그림이자 미래 전쟁을 통해 적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베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파병 이후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북-러는 혈맹관계로 격상된다. 북한은 파병 대가로 첨단 기술을 얻어 핵과 핵을 미국 본토까지 실어 나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종 완성한다. 북한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안정되는 대로 북-러 조약에 따라 유사시 자동 개입할 러시아 대군을 등에 업고 남침을 감행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군의 참전은 당연해 보이지만 이미 북한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완성한 이상 미군은 개입을 주저한다. 선대의 유훈인 통일까지 삭제하고 남북은 더는 동족이 아니라며 ‘연막작전’을 펼치던 북한은 러시아를 뒷배로 적화통일을 시도한다. 이런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상상의 영역이지만 언제 현실이 될지 모른다. “전쟁이 나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자신 있게 “안 난다”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전쟁이 안 날 것이라고 안심하다가 후대는 전쟁 공포에 일상적으로 시달려야만 할 수 있다. 북한이 말 폭탄으로 조성한 인위적인 긴장 외에 실제 전쟁 가능성이 낮은 현재는 미래의 전쟁 가능성을 낮출 최적기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김정은의 핵-ICBM 완성을 위한 ‘파병 도박’이 성공하기 전에 한미 모두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손효주 정치부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 1500명을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이미 파병하면서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155mm 포탄을 미국을 통해 추가로 우회 지원하는 방침 등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추가로 병력을 보내면 그 규모가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 만큼, 정부는 우선 추가 파병 차단에 최대한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 파병 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이나 우크라이나 등 국제사회의 무기 지원 요구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어떻게 지원할지 등 문제에 대해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북한이 추가 파병을 이어간다면 한국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북한이 추가로 파병하는 병력이 북한 청진항 등을 출발해 러시아 땅에 도착하는 게 확인되면 그날을 우크라이나 지원 등 가능한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디데이’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파병이 공식화된 18일 대통령실은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앞서 6월 대통령실은 북-러 조약 체결을 규탄하며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만 당시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법적 검토만 했을 뿐, 실제 살상무기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정부는 올여름 일명 ‘코뿔소’로 불리는 국산 지뢰 제거 전차 2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등 트럭이나 방호복 같은 비살상무기 중심으로만 지원을 이어왔다.그러나 북-러 관계는 이제 북한이 해외 파병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을 보낸 것을 계기로 단순 협력 수준을 넘어 혈맹 관계로 진화했다. 정부 소식통은 “일단 외교적 경고 메시지에 집중하겠지만 이를 넘어 무기 지원 등 어떤 식으로든 더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내부에서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일단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 강화 등으로 추가 파병을 막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파병 인력을 1만 명까지 보내거나 하면 미 측과 공조해 무기 지원 카드도 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155㎜ 포탄, 우크라戰 승패 좌우 무기… 추가 파병 주저하게 할 北-러 압박 수단”[北, 러시아 파병]정부, 포탄 추가지원 가능성일각 “살상무기 직접 지원 검토를”… ‘죽음의 백조’ NLL 이북 시위도 거론“수출량 부족 포탄 더 못줘” 관측도북한이 1500명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선발대로 파병하면서 혈맹(血盟) 수준으로 북-러 관계가 격상되자 우리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당장 직접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한 기류다. 그 대신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대응 카드로 155mm 포탄 우회 지원이 거론된다. 지난해 봄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이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해 주며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는데, 일단 이 방식을 재차 쓰면서 북-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전쟁 승패 좌우’ 155mm 포탄 지원은 북-러 압박 수단”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포탄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축량 역시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155mm 포탄을 추가로 우회 지원하는 자체가 북한의 파병을 주저하게 만들 강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155mm 포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평가도 있다”고 했다. 다만 포탄 물량 자체가 적어 추가 지원이 현실적으로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안보 불안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K-9을 구매한 폴란드나 핀란드 등 러시아 인접 국가들이 더 많은 포탄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155mm 포탄 자체의 인기가 높은 데다 K-9 자주포와 함께 수출되다 보니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것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의 기준인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여겨 왔다. 하지만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이전이 예고된 수순인 만큼, 대규모 파병 자체를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우회 지원을 넘어 살상무기 직접 지원까지 검토는 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나오는 것.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 파병은 북-러 조약에 명시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선례를 남겼다”며 “북한군의 실전 경험 축적 등 우리 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중대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살상무기 지원 옵션은 충분히 검토 가능한 카드”라고 했다.● “초고강도 대북 무력시위로 추가 파병 의지 꺾어야” 북한군의 추가 파병을 막는 게 급선무인 만큼 우선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수위부터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부 내부에서 나온다. 한반도에서의 대북 억제 작전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해 북-러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 2017년 9월 미국은 공개 작전 역사상 최초로 전략폭격기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편대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150km 지점까지 북상시킨 바 있는데, 이 같은 초고강도 무력시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정예 부대를 대규모 파병해 병력이 줄어든 만큼 안보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때 북한 지휘부를 초토화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대거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서면 추가 파병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는 북-러 문제가 한반도에 국한된 이슈가 아닌 공통의 문제인 만큼 함께 압박하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서방 세계 등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근 무인기(드론)가 북한 평양 상공에 세 차례나 침투한 것과 관련해 군·정부 당국이 “우리 영공에서 북으로 넘어간 무인기는 없었다”고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가 직접 무인기를 날려 “반공화국 선동삐라(대북전단)를 살포했다”는 북한 주장과 달리 우리 당국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 자체가 없고, 우리 민간단체 등이 한국에서 날린 무인기 항적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 당국은 북한의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평양에서 발견된 무인기 잔해 사진까지 19일 공개한 북한은 우리 군에서 운용하는 무인기와 동일 기종이라며 한국 당국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군·정부 당국은 북한이 무인기 침범을 주장한 시점(이달 3, 9, 10일) 등을 중심으로 항공기 항적을 집중 추적·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한국 상공에서 북으로 넘어간 무인기는 전혀 없었단 결론을 내렸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상공 등 평양 ‘심장부’가 뚫렸을 당시, 일각에선 우리 군이 오물 풍선 살포 등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을 띄워 북으로 날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전방인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평양까지는 직선 150km, 왕복 300km 거리인데 이 거리를 오갈 수 있는 상용 드론이 드문 것도 군에서 날린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우리 당국은 날린 사실이 없고, 우리 상공에서 날아간 무인기도 없었다. 정부 소식통은 “정전협정 위반 등 리스크를 감수하고 굳이 무인기로 북한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군·정부 당국은 이번 무인기 사태가 북한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개정한 헌법에 “대한민국은 적대국”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켜 온 북한이 무인기 침투까지 조작해 그 적개심을 더 끌어올리려 했다는 것.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위해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만큼 이에 따른 우리의 군사적 대응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우리 정부가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조작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부깡패들의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추락된 무인기 사진’이라며 우리 군이 운용하는 것과 외형이 유사한 무인기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창설된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가 보유한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이라며 “‘국군의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대꾸해줄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군 소식통도 “얼마든지 우리 무인기 외형만 복제해 던져 놓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북한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 교관을 맡아 독립군을 양성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서다 소련 정부의 한인 탄압 과정에서 체포돼 1942년 1월 러시아(당시 소련) 아르한겔스크주 노동수용소에서 숨을 거둔 김경천 장군 등 일제강점기 러시아 등에서 서거한 독립유공자 7명의 위패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위패 봉안관에 합동 봉안된다. 국외 독립유공자에 대한 합동 위패 봉안식은 1955년 국내에 국립묘지가 조성된 이후 처음이다. 국가보훈부는 17일 오후 서울현충원 위패 봉안관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희생된 김경천 장군을 포함해 오성묵 한창걸 김미하일 최성학 한성걸 이영호 등 독립유공자 7명에 대한 합동 위패 봉안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오성묵 지사는 1918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한인사회당 결성에 참여하고 1924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3·1운동 기념식을 주도했다. 이후 1938년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서거했다. 다른 지사들도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 지역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번 위패 봉안은 7월 말 중앙아시아 지역 안장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 과정에서 한국 국립묘지에 위패 봉안을 희망하는 유족들의 신청으로 추진됐다. 이날 위패 봉안식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김경천 장군의 외증손녀 김올가 씨 유족들도 참석했다. 강 장관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독립유공자 일곱 분의 혼백을 늦게나마 고국산천이자 민족 성역인 서울현충원에 모실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이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어 폭 1m가량의 노란 선 앞으로 다가간 노 대통령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더니 성큼 왼발을 내디뎌 MDL을 넘어갔다.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당시 노 대통령 부부가 노란 선을 넘자마자 시작된 경의선 북측 도로 한편엔 ‘개성 공업지구 5km’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2024년 10월 15일. 17년이 지난 뒤 이 ‘개성 공업지구 5km’ 표지판은 또 등장했다. 북한군이 이날 경의선 육로를 폭파했는데 우리 군이 공개한 폭파 영상에 등장한 것. 북한은 노 대통령이 감격하며 MDL을 넘어 진입한 그 지점에서 보란 듯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로 여겨진 경의선 폭파를 감행했다. 북한이 이날 일부 폭파한 경의선과 동해선은 각각 한반도 서쪽과 동쪽에서 남북을 잇던 대표적인 육로다. 남북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던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철도와 도로 구간을 연결하는 데 합의했고, 곧이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2002년 말 경의선 동해선 임시도로가 완공됐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는 각각 개성공단 기업의 물류 수송과 금강산 관광객의 이동 통로였다. 경의선 남북 철로는 2003년 연결됐고, 2007년 5월부터는 문산부터 개성 구간에서 222회에 걸쳐 화물열차가 운행됐다. 동해선은 2005년 고성 제진부터 금강산에 이르는 구간이 연결됐다. 순조로웠던 경의선 운행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현지에서 피격당해 숨진 뒤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해 남북 철도를 다시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대북제재가 강화된 데다 북-미 정상회담도 ‘하노이 노딜’로 끝나면서 실제 경의선 운행은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2002∼2008년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경의선·동해선 북측 구간에 대한 철도·도로 및 역사를 짓는 데 필요한 자재와 공사 장비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1억3290만 달러(약 1800억 원)의 차관을 제공한 바 있다. 통일부는 이날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진행돼 온 대표적 남북협력 사업”이라며 “차관에 대한 상환 의무가 여전히 북한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2020년 6월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2018년에는 북핵 협상을 위한 신뢰 조치라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2008년엔 핵시설 불능화를 내세우며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北, 수천㎏ TNT로 ‘남북교류’ 날려버려… 軍, 중화기 대응사격[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오전 11시 59분 경의선 도로 폭파… 2분뒤 동해선서도 불기둥 치솟아우리軍, 반경 500m 밖 미리 대피… “김정은 렉서스 도로 폭파 현장에”北 ‘비무장지대 무효화’ 노릴 가능성… “완충구역 없애 하마스식 기습 위협”15일 오전 11시 59분. 경기 파주와 북한 개성공단을 연결하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통하던 경의선 육로(도로) 북측 구간에서 불기둥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화염은 폭파 현장 앞에 세워둔 6m 높이 비닐 소재의 얇은 가림막을 가뿐히 넘어 3, 4배 높이로 솟구쳤다. 가림막 바로 앞에 있던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 전방 10m’란 문구의 도로 표지판은 폭파 충격으로 공중에서 휘청거렸다. 연기가 가라앉자마자 북한은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중장비를 줄줄이 동원해 폭파 잔해물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북한군 10여 명이 이 잔해물 수거 작업을 감독하는 듯 분주히 오갔다. 2분 후인 낮 12시 1분. 이번엔 과거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에 쓰이던 동해선 육로에서도 불기둥이 치솟았다.●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 폭파 도발”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 등 각종 장비로 북한이 두 육로에서 거의 동시에 감행한 이 ‘폭파 도발’을 실시간으로 감시했다.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상황에 대비한 것. 특히 이번 폭파가 MDL 코앞인 10m 떨어진 구간에서부터 감행된 만큼 군은 이날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폭파는 남북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감행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은 폭파 전 위험 반경을 최대 500m로 보고 휴전선 이남 위험 반경 안에 우리 장병이 없도록 미리 대피시켰다.북한은 이날 폭파에 앞서 경의선과 동해선에 새벽까지 각각 구덩이 수십 개를 파 구덩이마다 수십 kg 분량의 TNT를 매설했다. 군은 TNT의 총량에 대해 합계 수천 kg에 이를 수 있는 양이라고 봤다. 이후 정오가 되자 폭파 버튼을 눌렀다. 수십 년 동안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20여 m 폭의 경의선과 동해선 콘크리트 육로 중 70여 m 구간은 몇 분 만에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고, 도로 곳곳은 흉물스럽게 파였다.폭파 뒤 콘크리트 파편 등 폭발 잔해가 MDL을 넘어 우리 측으로 날아왔다. 군은 곧바로 “폭파 행위는 우리에게 위협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니 멈추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곧이어 K4 고속유탄발사기와 K6 중기관총 등 중화기로 대응사격에 나섰다.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각각 수십 발을 발사했다. 대응 사격에 동원된 탄은 MDL 이남 100m 지점의 우리 군이 미리 설정해 둔 표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사격한 건 공개된 것을 기준으로 앞서 6월 북한군 수십 명이 불모지 작업 중 실수로 MDL을 넘어왔을 때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뢰 매설 등을 통해 이미 폐쇄 조치가 끝난 도로를 굳이 이날 폭파까지 해 날려버린 건 남북 영구 단절 의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극적인 드라마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는 렉서스 차량이 폭파 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실제 김 위원장이 시찰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DMZ 무력화’ 신호탄 쏜 걸 수도북한은 남북 충돌 완화를 위해 MDL 남북 2km 구간에 설정한 DMZ를 무력화하듯 MDL 코앞에서 폭파 버튼을 누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군 내부에선 이번 폭파가 북한이 ‘DMZ 무력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선포식’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을 시작으로 MDL 곳곳에서 폭파를 벌이며 남북에 더는 군사 완충 구역이 없다면서 언제든 한국으로 기습 침투할 수 있다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당시 지역 간 DMZ와 같은 완충 구역이 없어 이스라엘의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김 위원장은 14일 북한판 NSC인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처음 소집해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나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한국군부깡패들이 수도 상공을 침공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도발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폭파 구간에 콘크리트 방벽을 세워 (북한이 최근 공식화한) ‘국경선 요새화’ 조치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3일 ‘국경선 부근(최전방) 8개 포병 여단’이라며 구체적인 부대 수까지 공개하며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히자 합동참모본부가 예하 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서부∼동부 휴전선 전 전선에 배치돼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부대다. 북한은 약 570문에 달하는 장사정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장사정포 위협 등은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남북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전방 지역 전체에 걸친 여단”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언급한 ‘작전 예비 지시’는 ‘준비 명령’으로 포격장비 일체를 갖추고 언제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 8개 포병 여단이 보유한 장사정포가 240mm 방사포 200여 문을 포함해 약 570문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0mm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65km로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 북부를 비롯한 수도권 타격이 가능하다. 차량 1대에 발사관이 22개인 240mm 200여 문만 운용해도 한 번에 4400여 발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치명적인 위협으로 평가된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남북을 잇던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육로)를 폭파하려고 준비 중인 모습도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북한군이 결집한 가운데 대형 가림막을 세워 두고 폭발물을 매설하기 위해 땅을 파는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저녁 사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한국 지칭)들에 의해 침해당했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미국 지칭)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의 이름을 바꾸는 등 대대적으로 공작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통일 노선을 천명하며 완전한 남북 단절 조치에 나선 북한이 대남 공작부서 조직은 확대한 것. 그런 만큼 향후 핵·미사일 개발, 국지 도발 위협 등과 병행해 간첩 침투, 반국가세력 포섭 등 대남 공작 활동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 준비… 가림막 치고 폭발물 매설 작업[北, 휴전선 포격도발 위협]‘무인기 침투’ 빌미 ‘서울 불바다’ 위협… 김여정 “한국, 美가 길러낸 똥개” 막말ICBM발사 등 美 직접 겨냥 도발 예고… 미군 포천사격장 6년만에 정상화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 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이 화력 대기 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휴전선 일대 포격 위협은 북한의 단골 대남 압박 카드였지만 북한은 지난해 말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포격 위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남 적개심을 쭉 높이고, 한국 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이날 사흘째 연이어 낸 담화에서 무인기의 평양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을 “잡종개” “똥개”라고 비난하고 미국을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을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수도권 겨냥 ‘서울 불바다’ 협박 더 세져북한은 13일 밤 국경선(전방) 부근에 전시 정원 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 여단에 ‘완전사격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상부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대량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다.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240mm 방사포 등의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이다. 더욱이 북한은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mm 신형 방사포를 최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이달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mm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 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북한의 1개 포병 여단은 170mm 자주포와 240·300mm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 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 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8개 포병 여단이면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5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 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 대기 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운용 중이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 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군은 14일 경기 포천의 미군 사격장인 영평훈련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이 6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30km에 있는 이 훈련장에선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와 순환배치 전력의 사격 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군 당국자는 “전방지역에서 주한미군 대비 태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북한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동해서 폭파 초읽기 들어간 듯” 군은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 포병 부대의 병력 추가 배치와 포문 개방 및 전진 배치 등 도발 임박 징후를 집중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마구잡이식 타격’보다는 신형 방사포 몇 발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시설 등을 정밀 포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부터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대남 충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폭파 준비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폭파 실행은 시간문제”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이 화력대기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휴전선 일대 포격 위협은 북한의 단골 대남 압박 카드였지만 북한은 지난해 말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포격 위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남 적개심을 쭉 높이고, 한국 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김여정은 이날 사흘 때 연이어 낸 담화에서 무인기의 평양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을 “잡종개” “똥개”라고 비난하고 미국을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을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수도권 겨냥 ‘서울 불바다’ 협박 더 세져북한은 13일 밤 국경선(전방) 부근에 전시정원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상부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대량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다.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240mm 방사포 등의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이다. 더욱이 북한은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mm 신형 방사포를 최근 실전 배치한데 이어 이달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mm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북한의 1개 포병여단은 170mm 자주포와 240·300mm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8개 포병여단이면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0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대기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운용 중이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 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이런 가운데 군은 14일 경기 포천의 미군 사격장인 영평훈련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이 6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30km에 있는 이 훈련장에선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와 순환배치 전력이 사격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군 당국자는 “전방지역에서 주한미군 대비태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북한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동해서 폭파 초읽기 들어간 듯”군은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 포병 부대의 병력 추가 배치와 포문 개방 및 전진배치 등 도발 임박 징후를 집중 감시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 때처럼 ‘마구잡이식 타격’보다는 신형 방사포 몇 발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시설 등을 정밀포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부터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대남 충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폭파 준비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폭파 실행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1일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적이 없다”며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남북 단절을 공식 선언한 북한이 대남 군사 도발에 나서려는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나오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한국이 3차례나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하며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위협했다. 이어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며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우리는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최후통첩으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본부 청사 상공에 출현한 무인기를 찍었다면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 형상, 삐라 묶음통이라고 주장한 물체, 삐라가 공중에 살포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 도중 우리가 무인기를 보냈다는 북한 주장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어 구체적인 정보를 묻는 말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 있어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북한 내부 소행일 수도 있다”고 북한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밤 언론 공지를 통해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어떤 형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하고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 일각에선 우리 민간단체에서 북한으로 날린 무인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군 관계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간단체에서 날렸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200만 원도 안 되는 무인기도 개조해서 날리면 평양을 찍고 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달 북한 주민 1명이 배를 타고 서해로 귀순한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8월 8일 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온 ‘도보 귀순’, 같은 달 20일 북한군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지뢰밭 우회 귀순’에 이어 또다시 한국으로 넘어온 것. 한 달여 만에 알려진 사례로만 3건의 귀순이 이어진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해당)가 9일 “남쪽 국경을 영구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전격 선언한 것도 북한 주민·군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요새화 조치는) 김정은 체제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라며 “외부 차단 목적과 함께 내부 인원 유출을 막기 위한 것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북한 주민이 목선을 타고 귀순했다. 우리 군 등 경계 병력은 배가 북방한계선(NLL)을 넘기 직전부터 감시 장비로 포착해 관계 당국에 인계하는 등 귀순 유도 작전을 성공적으로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자가 전방에서 복무 중이던 북한군일 가능성도 제기됐다.북한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개성공단을 잇던 경의선과 금강산 관광에 쓰이던 동해선 육로 등에 지뢰를 대량 매설하는 등 11개월에 걸쳐 남북 단절을 위한 공사를 이어 왔다. 그러다 이번에 남북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전방 북한 주민들이나 군인들의 이탈을 확실히 막아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도 이날 “경의선과 동해선은 (이미) 8월에 차단됐다. 현재 경의선, 동해선은 완전히 철거되고 허허벌판”이라며 “(북한이 완전 단절 선언을) 이번에 발표한 의도는 (요새화 공사 등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8월 중순부터 한 달여 동안 3건이나 귀순이 발생하면서 북한 집권층의 체제 유지에 대한 불안감은 가중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방벽을 세우는 등 차단 조치에 더해 전방 부대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 상부에서 모두 통제하기 힘드니 최근 전방 부대 내부에서 서로 감시·통제 수위를 높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7월 21일 휴전선 전 전선에서 전면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이 3개월째로 접어든 것도 북한의 불안감을 더한 요인으로 보인다. 애초 군 당국은 확성기 방송이 전방에서 지뢰 매설 작업 등을 하는 북한군이나 주민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끼쳐 이로 인해 탈북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가동 만 3개월쯤으로 예상했다. 반년쯤 지나면 그 효과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날 김 의장은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의 K팝 노래를 듣고 춤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입니까’라는 질의에 “사실”이라고 답했다. 대북 방송을 실시하는 국군심리전단의 양환석 단장(대령)은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에 최근 귀마개 착용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볼 때 확성기 방송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게 소음 방송 등으로 맞불 조치에 나섰음에도 전방 군인들에게 끼치는 확성기 효과가 적지 않아 귀마개까지 착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의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남쪽 국경’을 영구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9일 전격 선언했다. 그동안 남북을 잇는 도로·철도 등을 끊고 비무장지대(DMZ) 지역 내 방벽 설치 등 단절 조치에 나서온 북한이 이번에 남북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공식화한 것. 특히 북한은 우리 군이 아닌 미군 측에만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만 상대하겠단 ‘통미봉남(通美封南)’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이 끝난 뒤 핵보유국 지위를 내세우며 미국의 새 행정부와 핵보유국 인정 담판에 나서려는 사전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단절 조치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한 만큼 DMZ 지뢰 매설 작업 등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우발적 충돌 상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 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한국군 합참)는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9일 9시 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북한은 실제 이날 미군이 주축인 유엔군사령부에 DMZ 내에서 폭파 작업을 할 거란 내용 등이 담긴 전화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이번 단절 조치가 남한의 군사훈련 및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전략자산 전개 등 위협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나온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적반하장 논리를 내세우며 당당하게 미 대선 때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요새화 조치를 급하게 꺼내든 게 북한군 내 탈북 움직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도 보고 있다.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면 재개되면서 북한 내 MZ세대 군인들의 동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北, 南 빼고 美에만 “DMZ내 폭파 작업” 통보… 노골적 통미봉남[北 “남북단절 요새화”]“요새화 공사” 남북 완전단절 공식화北, 유엔사에 “DMZ 인원-장비 투입”… 지뢰 추가 매설-방벽 설치 가능성 합참 “김정은 정권 혹독한 고립 초래”… 北 ‘적대적 두 국가’ 개헌 여부도 주목북한이 9일 남북이 연결되는 도로와 철로를 끊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로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 온 남북 간 물리적 단절 조치를 공식화했다. 동시에 추가 적대 행위를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감행하겠다고 선포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전방 일대 우리 군 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북한이 책임을 전가한 만큼 향후 국지 도발을 포함한 릴레이 도발의 명분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이날 “이미 비무장지대에서 정전 체제 무력화를 획책해 온 북한의 이번 차단 및 봉쇄 운운은 실패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혹독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北 “미군 측에 요새화 공사 통보” 북한은 이날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면서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실을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만 통보했다.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임하는 유엔사를 미군과 동일시해 온 북한은 ‘미군 측’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있는 직통 전화기인 일명 ‘핑크폰’으로 통보한 내용엔 공사에 다수 인원과 중장비가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우리 군은 배제하고 유엔사에만 요새화 공사를 통보한 건 향후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의 대외전략에서 남한을 철저히 ‘패싱’하겠단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요새화’ 선언은 휴전선에서 남북 각각 2km로 설정된 DMZ 안으로까지 군사 행동 구역을 확대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그동안 DMZ 안에서 지뢰 매설 등 군사 행동을 하면서도 이를 유엔사에 통보하지 않았는데 이번 통보는 정전협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겠다는 엄포로 본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지난해 말부터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을 시작으로 DMZ 내 전 전선에 걸쳐 지뢰를 심었고, 경의선·동해선 철로까지 철거했다. 4월부턴 DMZ 인근에서 많은 병력을 동원해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방벽 및 철조망 설치, 지뢰 매설 등을 해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요새화를 위한 새로운 구조물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DMZ 내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이 자주 식별됐고 불모지 평탄화 작업에 나선 동향이 포착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부전선 오두산 전망대에선 북측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음이 청취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군이 DMZ 안에 지뢰를 추가로 매설하거나 대전차 방벽 설치를 휴전선과 근접한 곳에 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 “MZ세대 북한군 내부 단속 가능성” 군 당국은 이런 북한의 전방위적인 남북 분리 조치 강화가 북한군의 동요에 따른 내부 단속과도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8월 북한군 1명은 강원 고성군 일원 동해선 인근 지역 휴전선을 걸어서 귀순했다. 그에 앞서 7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 전선에서 전면 재개됐는데 방송 기간이 만 3개월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방송의 영향으로 귀순이 늘어나는 등 방송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 당초 예상됐던 통일·민족 삭제와 영토 규정 신설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반영한 헌법 개정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총참모부의 요새화 발표가 남북 관계 단절 등을 반영한 개헌 후속 조치일 수 있는 만큼 북한이 관련 개헌을 하고도 공개만 안 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관련 개헌을 일단 미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북한이 물리적 단절 조치부터 추진한 뒤 이를 헌법 개정으로 향후 명문화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 대선 결과를 보고 정치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추후 안건으로 미루는 속도 조절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