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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3년 연속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90.8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아지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국내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에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분기별로 따지면 올해 1분기(1∼3월) BSI 전망치는 87.5에 그쳤다. 1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64.7) 이후 최저치다.업종별 3월 BSI 전망치는 제조업 95.1, 비제조업 86.3을 기록했다. 제조업에서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추가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금속·금속가공 제품(89.7), 자동차·기타운송장비(88.2) 등에서 부정적 전망이 도드라졌다. 특히 철강이 포함된 금속‧금속가공 제품은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섬유‧의복‧가죽‧신발(73.3), 식음료‧담배(94.7), 석유정제‧화학(96.3) 분야도 기준선을 밑돌았다. 그나마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장비(110.5), 반도체가 들어간 전자‧통신장비(105.6), 비금속 소재‧제품(108.3)의 경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비제조업에서는 정보통신(66.7), 전기·가스·수도(70.6), 운수·창고(73.9) 등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극심한 부진을 겪는 건설(81.0)은 2년 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소비‧투자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물가 불안,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내수‧수출의 이중고가 우려된다”며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범위 확대 등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통상 위협을 줄이기 위해 민관 공동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20, 30대가 가장 추가하고 싶어 하는 구독 서비스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함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구독 서비스 이용 실태’에 따르면 20, 30대에서는 ‘새롭게 구독하고 싶은 서비스’(복수 응답)에 대해 ‘생성형 AI’라는 응답이 21.3%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성형 AI는 20대에서 23.0%로 1위, 30대에서는 19.5%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생활과 업무에 두루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자 매달 돈을 내고 정기 구독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40대 이상에서는 건강, 생활가전 구독을 추가하고 싶다는 응답이 전체의 25.0%로 가장 많았다. 안마의자나 피부 미용기기, 의류관리기 등 생활 밀착형 구독 서비스 선호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생성형 AI를 새로 구독하고 싶다는 응답은 40대에서 21.0%(3위), 50대 20.5%(2위), 60대 이상 17.5%(4위)로 세대를 불문하고 높은 관심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이라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본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94.8%에 달했다. 가장 많이 경험해 본 구독 서비스(복수 응답)는 동영상 스트리밍(60.8%)이었다. 그 뒤로는 쇼핑 멤버십(52.4%), 인터넷·TV 결합 상품(45.8%), 음원 및 도서(35.5%), 정수기(33.8%) 순서였다. 구독 개수는 1인당 3∼4개(39.8%)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1∼2개(33.9%), 5∼6개(17.2%), 7개 이상(9.1%) 순서였다. 월간 구독료에 대해선 3만 원 미만(30.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소비자들이 1인당 구독 서비스를 보통 3~4개씩은 이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함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구독 서비스 이용 실태’에 따르면 응답자의 94.8%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변했다. 가장 많이 경험해 본 구독 서비스(복수 응답)는 동영상 스트리밍(60.8%)이었다. 그 뒤로는 쇼핑 멤버십(52.4%), 인터넷·TV 결합 상품(45.8%), 음원 및 도서(35.5%), 정수기(33.8%), 외식 배달(32.5%) 순서로 조사됐다.구독 개수는 1인당 3∼4개(39.8%)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1∼2개(33.9%), 5∼6개(17.2%), 7개 이상(9.1%)이 뒤따랐다.월간 구독료는 3만 원 미만(30.5%)이라는 응답이 최다였다. 15만 원이 넘는다는 응답도 14.9%를 차지했다. 이 외에 응답자의 22.9%는 3만∼5만 원, 22.3%는 5만∼10만 원, 9.4%는 10만∼15만 원(9.4%)을 쓴다고 답했다.신규 구독하고 싶은 서비스(복수 응답)를 묻는 질문에는 세대별 답변에 차이가 있었다. 20대가 새롭게 이용하고 싶은 구독 서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23.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건강·생활가전(18.0%)이었다. 30대의 경우 1위는 가사 서비스(20.5%), 2위는 생성형 AI(19.5%)였다. 2030 세대를 합산하면 생성형 AI(21.3%)를 신규 구독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반면 40∼60대는 구독하고 싶은 서비스로 건강·생활가전을 1위로 꼽았다. 합산 응답률은 25.0%였다. 40대와 60대는 건강·생활가전에 이어 가구(각 21.0%, 20.0%) 구독을 선호했다. 50대의 경우에는 생성형 AI(20.5%)를 구독하고 싶다고 답했다.구독 서비스의 장점(복수 응답)은 최신 제품과 서비스 이용(69.9%),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64.9%), 초기 저렴한 비용(58.8%) 등이 꼽혔다. 반대로 단점으로는 월정액 관리 부족으로 인한 낭비(77.4%), 해지 어려움(47.2%) 등의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이은철 대한상의 디지털혁신팀장은 “구독경제 모델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최신 상품을 경험할 수 있어 최근 소비 흐름에 부합한다”며 “기업들은 소비자 요구에 최적화된 구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가 이사진 10명 중 3명을 반도체 전문가로 꾸렸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규로 선임되는 사내·사외이사를 모두 반도체 기술 쪽에 전문성이 있는 인사로 채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65),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58)을 내정했다. 사외이사에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60)가 내정됐다. 이들의 선임 여부는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전임자의 임기 만료 및 퇴임 등으로 신규 선임되는 이사 3명은 모두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경력이 많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전체 총괄하고 있다. 송 사장은 반도체연구소장과 DS부문 CTO를 맡으며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이끄는 인물이다. 이 교수는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과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그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로 선임됐던 사내이사 자리에 CTO가 지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중요해진 고역대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확대,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초격차’ 유지 등이 과제로 대두된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회사의 핵심 현안을 결정하는 이사회 구성에 기술 전문가를 늘려 반도체 기술력 강화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다만 관심이 쏠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 회장이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음에도 검찰이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에 대해 상고를 결정하자 이사회 복귀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며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의 상고 결정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서 약 3조486억 원 규모를 20일에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의에 따른 결정이다. 더불어 이날부터 5월 16일까지 약 3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해당 자사주는 임원 성과급 지급이나 주주 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활용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가 전 세계 TV 시장에서 19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부문에선 LG전자가 12년 연속 1위를 지켜냈다. 중국 업체들이 박리다매를 앞세워 추격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고품질 제품으로 선두를 수성하고 있다. ● 삼성-LG 고급화 전략으로 정상 수성1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28.3%를 기록했다.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2006년 정상에 자리한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16.1%의 점유율로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치면 점유율이 44.4%에 달한다. 중국 TCL(12.4%)과 하이센스(10.5%), 일본의 소니(5.4%)가 그 뒤를 이었다.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기간 정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고가형 제품에서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대당 2500달러(약 360만 원) 이상의 고가형 제품에서 지난해 점유율 49.6%(1위)를 차지했다. 2위인 LG전자의 점유율도 30.2%에 달한다. 75형 이상의 대형 제품에서도 삼성전자 매출 점유율은 28.7%(1위), LG전자는 15.1%(2위)다. 마찬가지로 고가형 제품인 OLED TV에서도 LG전자가 매출액 점유율 49.3%로 1위, 삼성전자는 27.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고가형, 대형,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1, 2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TV는 인공지능(AI) 기능이나 고품질의 화질을 제공해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사용 이력을 학습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화질이 낮은 영상을 분석해 선명한 화면으로 바꾸고, 영상 내용에 걸맞은 음향을 제공하는 등의 고급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TV용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를 통해 영화 속 배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거나, 영상 속 외국어 대화를 실시간으로 자막화해 주는 등의 기능이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격차 좁히는 中 TCL-하이센스-샤오미 현재는 한국 TV가 정상을 굳게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중국 업체 3사(TCL, 하이센스, 샤오미)의 전체 TV 점유율은 26.0%다. 아직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020년 점유율(16.4%) 대비 약 10%포인트 급성장한 것이다. 더군다나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3사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앞섰다.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회사들의 TV 시장 점유율이 한국을 앞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형 소형 제품을 앞세운 박리다매를 통해 한국 TV 업체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이 우위를 지닌 디자인이나 소프트웨어, AI 기능 접목 등에서 격차를 유지하고 미국발 관세전쟁에서 공급망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자칫 방심하다가는 한국이 일본 TV를 제쳤듯이 이번에는 중국 업체들에 역전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의 출하량은 약 2억883만 대로 전년 대비 3% 이상 늘어나며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그중에서도 OLED TV 출하량은 607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8% 이상 성장해 전체 시장 성장률을 웃돌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가 이사진 10명 중 3명을 반도체 전문가로 꾸렸다.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신규로 선임되는 사내·사외 이사를 모두 반도체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이들로 채운 것이다.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약 3조 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또다시 추가로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삼성전자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을 내정했다. 사외이사에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보공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이사 선임 안건이 다음달 있을 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되면 현재 9명인 삼성전자 이사회(사내 3명, 사외 6명)는 10명(사내 4명, 사외 6명)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 이사회에서도 포함되지 않았다.메모리 사업 부문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개발을 맡은 송 사장은 반도체연구소장과 DS부문 CTO를 맡으며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이끄는 인물이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전문가인 이 교수는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 센터장과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신규 선임 이사를 모두 반도체 전문가 3인으로 꾸리면서 삼성전자 이사회는 반도체 분야 전문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의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며,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6억9700만 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이번 달 20일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식 소각 결정은 2024년 11월 15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취득한 자기주식에 관한 소각 건”이라고 설명했다.또한 삼성전자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억5783만 원 규모),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 원 규모)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이 중 약 5000억 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 기준 보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2조5000억 원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임원 대상으로 지난해 성과인센티브(OPI)의 50%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괜찮다. 나는 상관없다.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둬라. 그건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것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보복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괘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러 반발에도 관세를 활용한 통상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확고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EU의 보복 관세 추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이 부과하는 게 무엇이든 간에 우리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로부터 농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EU 위원회가 EU와 다른 기준으로 재배된 미국산 식품에 대해 엄격한 수입 제한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EU에서 허용되지 않는 살충제로 키운 대두 등이 첫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EU는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비례적인’ 보복을 천명한 바 있다. 영국 역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관철될 경우 2022년 폐지한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각국이 저마다 보복 관세를 적용하면 한국 경제 역시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반적인 관세 장벽이 높아져 글로벌 무역이 줄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내수 중심 국가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3년 기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7%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주요국들이 맞대응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한국의 수출은 최대 448억 달러(약 65조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실질 GDP는 0.29∼0.67%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각국이 보호 무역주의로 흐르면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 중간재에 대한 해외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괜찮다. 나는 상관없다.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둬라. 그건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것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보복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괘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러 반발에도 관세를 활용한 통상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확고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EU의 보복 관세 추진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이 부과하는 게 무엇이든 간에 우리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로부터 농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EU 위원회가 EU와 다른 기준으로 재배된 미국산 식품에 대해 엄격한 수입 제한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EU에서 허용되지 않는 살충제로 키운 대두 등이 첫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EU는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비례적인’ 보복을 천명한 바 있다. 영국 역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관철될 경우 2022년 폐지한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각국이 저마다 보복 관세를 적용하면 한국 경제 역시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반적인 관세 장벽이 높아져 글로벌 무역이 줄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내수 중심 국가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3년 기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7%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주요국들이 맞대응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한국의 수출은 최대 448억 달러(약 65조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실질 GDP는 0.29%~0.67%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각국이 보호 무역주의로 흐르면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 중간재에 대한 해외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이 연일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주요한 협상 카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인도와 일본은 이미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리겠다고 했고,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도 LNG 협력이 의제로 등장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LNG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장기 도입 계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도 미국산 원유 및 LNG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비싼 운송료나 설비 변경 필요성 등으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산 LNG 최대 46억 달러 추가 수입 가능” 16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최근 다수의 미국 LNG 업체를 장기 도입 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전체 LNG 수입량의 약 80%는 한국가스공사가 차지한다. 만약 기존 중동산 LNG를 미국산으로 전부 대체할 경우 수입액은 46억4700만 달러(약 6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대미(對美) 무역 흑자(557억 달러)의 8.3% 수준으로, 그만큼 대미 무역 흑자 폭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가스공사와 1990년대부터 이어온 카타르, 오만과의 연간 총 898만 t 규모의 장기 계약은 지난해 말 종료됐다. 정부도 미국산 LNG 수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영국 석유 기업 BP로부터 약 158만 t의 LNG를 공급받을 예정인데, 이 중 상당수는 미국산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계 LNG 시장에서 미국만큼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일 정상회담 후 일본 정부는 미국산 LNG 구매 확대와 미일 공동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전 사업 협력 논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가스공사와 달리 민간 기업들이 당장 LNG 수입 지역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너지사 관계자는 “LNG는 쌓아둘 수 없기 때문에 기존 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산 물량을 늘리면 공급 과잉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유사들 미국으로 원유 수입처 변경 검토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민관 차원에서 미국산 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 수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산 가스, 원유 수입 비중은 트럼프 출범 직전인 2016년에는 각각 0.2%, 0.1%에 그쳤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대폭 증가해 2023년에는 13.5%, 11.6%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 미국산 LNG 수입량은 571만 t으로, 전체 수입량의 12%를 차지했다.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원유 수입처를 미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석유기업 셰브런과 합작한 GS칼텍스, 수입처 다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SK에너지 등이 상황에 따라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국산 원유는 경질유로 분류돼 중질유인 중동산과 비교할 때 정제 방법의 차이가 있어 추가 비용이 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질유 설비를 경질유로 바꾸려면 그만큼 정제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당장 (수입처 변경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 중동 국가들의 반발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그간 중동 국가들은 정부의 원유 도입처 다변화 지원 제도가 부당한 지원이라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업의 연구부서 4곳 중 3곳이 주 52시간 제도 도입으로 인해 연구 성과가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 혁신이 요구되는 만큼 연구개발(R&D) 분야라도 노사 합의에 따라 근로시간을 자율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함께 기업부설연구소 및 R&D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제도가 기업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5.8%가 “주 52시간 시행 이후 기업 연구부서의 R&D 성과가 줄었다”고 답했다. 주52시간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혁신성이 저하된 R&D 분야로는 ‘신제품 개발’이 45.2%로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조사대상 기업의 53.5%는 주 52시간 제도로 인해 “연구개발 소요 기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늘어난 연구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전체의 69.8%가 ‘(기존 연구 시간의) 10% 이상’을 꼽았다. 주 52시간 제도의 대응책으로 시행되는 현행 유연근로시간제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37.8%만 도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기업들은 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적합한 근로 시간제로 ‘노사 합의를 통한 자율적 근로시간 관리’(69.4%)를 꼽았다. 이어 ‘R&D 업무에 한해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합산 관리’(23.4%)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14일 최 회장은 SK 경영진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럼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은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베트남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관련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럼 서기장은 “최 회장과 SK그룹의 애정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베트남 국영방송인 ‘베트남의 소리(VOV)’에 따르면 최 회장은 베트남 국가서열 3위인 팜민찐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계획을 밝혔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베트남 기술정보센터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수소 에너지, AI 연구, 한-베트남 산학 포럼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미 경제 의존도가 1기 행정부 당시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관세 인상 품목들이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고, 이들의 수출액을 합치면 전체 대미 수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관세 폭탄의 파편을 동맹국인 한국이 집중적으로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한 반도체,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의 지난해 대미 연간 수출액은 522억9164만 달러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액이 1277억8647만 달러였는데 이 중 5개 품목이 40.9%나 차지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이미 결정했거나 부과를 예고한 5개 품목은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이다. 자동차의 경우, 작년 국내 기업 전체 해외 수출액의 49%가 미국으로 향했다. 현대차·기아만 지난해 미국 시장에 101만 대를 수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는 대미 수출액이 지난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7월 미국 회사와 1조46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는 등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해당 품목이 한국의 주력 업종인 것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한국 경제의 미국 의존도 역시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686억 달러였던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77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수출 비율 역시 2017년 12.0%에서 지난해에는 18.7%로 급상승했다. 그간 미중 갈등을 피해 한국 기업들이 북미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수출을 확대한 것이 주력 산업의 ‘관세 폭탄’이라는 철퇴로 돌아온 것이다. 이처럼 높아진 대미 의존도와 미국의 전방위적인 관세 인상 때문에 한국 기업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기가 1기 행정부 당시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에 사업장을 둔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추가 관세가 현실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당장 사업성 검토를 해 미국에 공장을 짓더라도 4∼5년은 걸릴 수 있기에 그사이 관세 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美수출 7년새 2배로 늘었는데… 관세 리스크 전방위로 확산[트럼프發 통상전쟁] 더 복잡해진 트럼프 2기 관세전쟁① 너무 커진 美수출 의존도… 대체시장 없어 관세부과 땐 직격타② ‘자국 생산’만 고집하는 트럼프… 멕시코 등 인접국 진출 韓기업 당혹③ 韓주력 바이오-반도체까지 겨냥… 통상전쟁 대응 나설 대통령도 부재산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이 8년 전 1기 때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의 대미 의존도가 커지며 트럼프 정부의 작은 조치에도 한국이 받는 영향이 커졌다. 트럼프 1기의 ‘관세 폭탄’ 때 한국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멕시코로 옮기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활용했지만, 이번엔 그 방법이 원천 봉쇄됐다. 트럼프 2기 관세 전쟁이 한국 기업들에 더 풀기 까다로운 ‘고차방정식’인 이유를 기업인들에게 들어 봤다.① 너무 큰 미국 의존도한국 기업인들은 8년 만에 다시 시작된 ‘트럼프 스톰(폭풍)’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한국의 대미 의존도를 꼽았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도 미국 수출은 많았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421억 달러로 대미 수출액(686억 달러)의 약 2배였다. 미국 수출 의존도는 12.0%였고, 중국은 24.8%였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북미로 생산 기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점점 미국과 중국의 수출 의존도 격차가 좁혀졌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나 중간재 등을 미국 공장으로 대거 수출한 결과다. 특히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사태가 벌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 대신 북미,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7년 686억 달러였던 대미 수출은 2024년 1277억 달러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시장 없이 미국 시장의 관세가 오르면 한국 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은 한국 입장에서 수익성 좋은 차량이 팔리는 성장 시장이었다”며 “관세로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공급망 재편을 고심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② “니어쇼어링 노(No), 온쇼어링 오케이(OK)”트럼프 2기가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온쇼어링’을 고집하는 것도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1기 때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온쇼어링을 강조했지만 인접국에 생산 기지를 짓는 ‘니어쇼어링’에도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1기는 2017년 8월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신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시작했다. 한국 대기업들은 여기에 맞춰 지난 8년 동안 협력업체들과 함께 북미 생산기지를 키웠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까워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데다 인건비도 저렴하다. 미국에 수출할 때 USMCA 무관세가 가능해 삼성전자, 기아, LG전자 등 500여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는 ‘미국 내 생산’만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2일 만인 1일(현지 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1기 관세정책의 핵심은 ‘중국 견제’였지만 이번엔 우방이라도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이 대상이 됐다. 멕시코에 있는 한국 기업 관계자는 “인건비가 8∼10배에 달하는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게 사업성이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③ 반도체까지 관세 전쟁 확전 트럼프 1기 때는 관세 전쟁의 전선(戰線)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도체와 바이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모두 한국 기업들이 잘하는 사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관세를 매기지 않는 반도체까지 걸고 넘어진 것이 의외”라며 “숙련공 수급이나 인건비를 고려하면 미국이 반도체 공장을 짓기 좋은 입지가 아니라서 고심”이라고 말했다. 확전되는 관세 전쟁의 여파는 이미 예측치로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한국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액은 11.3%(1조2000억 원) 줄어든다. 트럼프 1기 정부가 본격 관세 부과에 나섰던 2018년 한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했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고 있어 권한대행 체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출범과 동시에 관세 부과에 나섰다”며 “한국의 대응도 더 빨라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알루미늄뿐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까지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한국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해당 품목들은 한국 기업들의 주력 수출 품목인 데다 공통적으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정부는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비슷한 입장에 처한 국가들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원), 반도체는 106억 달러(약 15조 원), 의약품은 15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른다. 자동차(미국 수출 의존도 49.1%)와 의약품(15.8%)은 전 세계 국가 중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으며, 반도체(7.5%)는 미국이 한국에 5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한국 기업들의 북미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1∼9월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19.5% 늘어난 313조 원에 달했다. 각 업계에서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1∼3월)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장까지 합쳐 미국 내에서 연간 최대 100만 대를 생산하면 국내 생산분을 대체할 수 있다. 다만 국내산 강판을 쓰면 새로 부과되는 철강 관세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관세 부과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동차뿐 아니라 건설, 조선 등 전방 산업에 부정적인 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미국 수출길에 장애물이 생기면서 더욱 암울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도 비상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서버 확대 덕에 지난해 미국 수출이 전년 대비 116.2% 늘었는데 이런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만 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짓는 중이라 메모리 반도체는 모두 미국 밖에서 조달해야 한다. 바이오 업계 역시 고객사 중 미국 기업이 많아 앞으로 미국 생산기지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업계와 소통하면서 피해를 입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또 “관세 조치 발효일인 3월 12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한국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는 방향으로 대미 협의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외교·안보 라인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대미 소통도 지원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어 “일본, 유럽연합(EU) 등 우리와 유사한 상황인 국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그간 유지돼 온 철강 쿼터 폐지에 따른 대미 수출 경쟁력 분석 등 대응 전략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0∼12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제품 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5’에 참가한다. AHR 엑스포는 미국 난방냉동공조학회(ASHRAE)가 주최하는 행사로 1800여 개 글로벌 업체가 냉난방, 환기, 공기 청정, 가습, 제습 등 공조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 350㎡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최신 가정용 및 상업용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삼성전자의 가정용 히트펌프 ‘EHS’는 공기열과 전기를 이용해 온수를 만들 수 있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보다 탄소 발생이 적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냉매인 R410A의 32% 수준인 R32를 적용한 상업용 대용량 시스템에어컨 ‘DVM’도 선보인다. 지난해 말 공조 시스템 등을 다루는 ES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AHR 엑스포에 646㎡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2025 AHR 혁신상’ 지속가능 솔루션 부문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를 전시한다. 이 제품은 영하 35도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며 실외기 응축수 동결을 방지해 난방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R32 냉매를 적용한 냉각 설비와 실외기도 소개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 ‘통상전쟁’을 총괄할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사진)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한국, 유럽연합(EU)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국 등이 구글 등 미 빅테크 기업들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입법을 추진하면 ‘보복 관세’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리어 후보자는 ‘EU와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미국 테크 기업들에는 특별한 요건이나 세금을 부과하지만 자국이나 중국 기업에는 이를 면제한다. 이런 조치에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질의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기업들을 어떻게 규제할지 등을 EU, 브라질이나 다른 국가들에 맡겨선 안 된다”며 “그들이 우리를 차별해선 안 된다.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발의됐지만 여야 간 시각 차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아직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그리어 “북미무역협정 무임승차 안돼”… 멕시코-加 진출 韓기업 등 겨냥“韓-EU 빅테크 규제 용납못해” 對美수출 무관세 혜택 변경 내비쳐韓기업, 美로 공장 이전 잇단 고심정부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동력이 완전히 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그리어 후보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이용해 제3국이 ‘무임승차’ 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낮은 멕시코에서 물건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USMCA에서 향후 어떤 구체적인 변경을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원산지 규정 등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제3국이나 우려되는 다른 국가들이 이 협정으로 미국과 우리의 무역 파트너(멕시코, 캐나다)들을 희생시켜 혜택을 받거나 무임승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때 멕시코, 캐나다와 USMCA를 맺고 이들 국가에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USMCA를 통한 무관세 혜택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멕시코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에 나섰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기아, LG전자, 포스코,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500여 개에 이른다. 캐나다에도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업체를 중심으로 100여 개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트럼프 2기에서 통상 압박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 적지 않은 신규 투자비가 필요한 데다 멕시코와 비교해 임금 부담이 8배 이상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일부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을 뜻한다. 금융권 대출 연장이나 정부 지원 등으로 겨우 연명하기 때문에 이미 생명력을 잃었음에도 활동한다는 의미로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부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과 주요 5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상장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19.5%(2260곳 중 440곳)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미국(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뒤로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 폭도 가팔랐다. 2016년에는 7.2%였지만 지난해에는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한계기업 수는 163곳에서 440곳으로 8년 새 2.7배로 늘었다. 미국(15.8%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영국(6.9%포인트), 프랑스(5.4%포인트), 일본(2.3%포인트), 독일(1.6%포인트)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 기간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5%포인트(8.4%→10.9%) 오른 가운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17.1%포인트(6.6%→23.7%) 늘어나 상승 폭이 더 컸다. 중소·중견기업의 타격이 더 컸던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됐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을 뜻한다. 금융권 대출 연장이나 정부 지원 등으로 겨우 연명하기 때문에 이미 생명력을 잃었음에도 활동한다는 의미의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경영 사정이 어려운 한계기업이 늘었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어려움에 빠졌다는 것을 나타낸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과 주요 5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상장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19.5%(2260곳 중 440곳)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미국(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뒤로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등의 순이었다.국내 한계기업을 업종별로 살피면 부동산업(33.3%),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24.7%), 도매‧소매업(24.6%), 정보통신업(24.2%) 순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한국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 폭도 가팔랐다. 2016년에는 7.2%였던 것 대비 지난해에는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한계기업 수는 163곳에서 440곳으로 8년 새 2.7배로 늘었다. 미국(15.8%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영국(6.9%포인트), 프랑스(5.4%포인트), 일본(2.3%포인트), 독일(1.6%포인트)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또한 2016~2024년 사이 코스피의 한계기업 비중은 2.5%포인트(8.4%→10.9%) 오른 가운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17.1%포인트(6.6%→23.7%) 늘어나 상승 폭이 더 컸다. 지난해 3분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코스피 대비 12.8%포인트 높았다. 중소·중견기업이 경기 부진의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이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됐다”며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링크트인’에 접속해 보라고 추천합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자회사인 링크트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입니다. 링크트인은 일상생활 공유보다 산업계가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앤디 재시), 메르세데스벤츠(올라 켈레니우스), MS(사티아 나델라) 등 글로벌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 계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선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4일 링크트인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조 대표는 “LG전자 CEO로서 ‘CES 2025’에서의 활동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조 대표 외에도 링크트인을 활용하는 국내 CEO가 적지 않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링크트인에 회사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생성형 AI 연구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팔로어(구독자)가 1만9000명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고객사인 글로벌 해운업체 관계자들과 링크트인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거의 매주 링크트인에 글을 올립니다. 이들이 링크트인을 활용하는 것은 해외 파트너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조 대표만 해도 지난해 7월 나델라 CEO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때 “링크트인을 아직 안 하고 있다면 한번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는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도 해외 고객사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유수의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서 전 세계 기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SNS 또한 세일즈맨들의 치열한 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NS는 시간 낭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금 링크트인을 본다면 ‘시간 낭비’라는 말을 슬며시 철회하지 않을까요.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혁신 기술이 집약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4∼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SE 2025’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피라 바르셀로나’ 전시장에 1728㎡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콘텐츠 광고를 위해 소비 전력을 혁신적으로 줄인 ‘삼성 컬러 이페이퍼’ 4종을 공개했다. 삼성 컬러 이페이퍼는 디지털 종이에 잉크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콘텐츠 유지 상태에서는 소비전력이 0W(와트)에 달할 정도로 저전력을 자랑한다. 화면을 변경할 때도 전력 소모가 크지 않아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LG전자는 1444㎡ 규모로 ISE 2025 부스를 꾸미고 초고화질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LG 매그니트’의 기능 향상 제품을 들고 나왔다. 사용 및 설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제품 뒤쪽에서만 가능하던 LED 모듈 간 높낮이 조절을 제품 앞쪽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콘텐츠에서 의도한 색감, 화질, 해상도 등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LED 컨트롤러(조절기) 기능도 강화했다. 화면을 껐을 때의 대기 전력은 최대 98% 낮췄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요즘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링크트인’에 접속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인 링크트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입니다. 다른 SNS는 일상을 공유하는 데 치중한다면 링크트인은 산업계가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앤디 재시), 메르세데스 벤츠(올라 칼레니우스), MS(사티아 나델라)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CEO들이 링크트인 계정을 직접 운영하며 회사의 비전과 철학을 수시로 외부에 공유하고 있습니다.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4일 링크트인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조 대표는 첫 게시물에 “LG전자 CEO로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행사인 ‘CES 2025’에서의 활동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5’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영상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더군다나 2016년부터 2년간 LG전자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할 정도로 영어가 유창한 조 대표는 게시물을 영어로 작성해 올렸습니다.조 대표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 중 링크트인을 사용하는 CEO는 부쩍 늘어났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링크트인에 회사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생성형 AI 연구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거의 매주 링크트인에 글을 올릴 정도로 열심입니다. 팔로워(구독자)가 1만9000명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고객사인 글로벌 해운업체 주요 관계자 등과 링크트인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링크트인을 열심히 활용하는 것은 파트너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요즘에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과 손을 잡고 신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너무 흔해졌습니다. 고객사도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곳곳에 퍼져 있다 보니 그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조 대표만 해도 지난해 7월에 사티아 나델라 CEO와 단독으로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때 “링크트인을 아직 안 하고 있다면 한번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는 한글이 아닌 영어로 글을 올리는 것도 해외 고객사들을 겨냥한 것입니다.또한 기업들은 링크트인을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활용합니다. 링크트인 사용자들은 자신의 계정에 경력 사항을 빼곡히 적어 놓곤 합니다. 링크트인 세계를 탐방하다 보면 해당 인물이 기업인으로서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덕분에 인재 물색에 편리하고, 업계의 실력자가 어디로 자리를 옮겼는지도 재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CEO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인재 영입 담당도 링크트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는 시간 낭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한국 기업 CEO들이 링크트인에서 전 세계 유수 기업 관계자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SNS 또한 세일즈맨들의 치열한 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퍼거슨 감독이 지금 다시 링크트인을 본다면 시간 낭비라는 말을 슬며시 철회하지 않을까요.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