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

전주영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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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주영 기자입니다.

aimhigh@donga.com

취재분야

2026-03-10~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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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모시위 덮친 총성… 끝나지 않은 ‘퍼거슨 갈등’

    1년 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군의 추모 시위가 총격전으로 번졌다. 흑인 피해자와 백인 경찰 간 갈등이 가라앉기도 전에 상처가 또 생긴 셈이다. CNN에 따르면 9일 퍼거슨 시에서 지난해 숨진 브라운 군의 추모식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다가 오후 11시 15분경 브라운 군이 숨진 도로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경찰서장은 10일 새벽 “어젯밤 45초간 40∼50발의 총격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시위 도중 총을 쏜 용의자는 18세의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브라운 군의 친구로 추정된다. 그가 지난해 미주리 주에서 총기를 훔쳐 놓았다가 이번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9일 오후까지만 해도 추모 시위는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전에는 브라운 군을 추모하기 위해 흑인과 백인,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주부 등 1000여 명이 모였다. 브라운 군이 사망한 시간인 오전 11시 55분이 되자 이들은 4분 30초 동안 묵념을 올렸다. 이들은 ‘손들었으니 쏘지 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거나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며 추모 예배가 열린 교회까지 침묵 행진을 했다. 시위에 참가한 브라운 군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 씨는 “퍼거슨 사태 이후 경찰의 총격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진실은 숨겨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밤이 되자 추모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위대 100여 명은 브라운 군이 사망한 웨스트플로리선트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인도로 퇴거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측이 도로에서 대치하는 동안 몇몇 시위 참가자는 돌과 물병을 경찰에게 집어던지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시위대 중 일부는 거리에 있는 가게의 유리벽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오후 11시 15분경 정체불명의 총성이 들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급히 주차된 차들 뒤로 몸을 숨겼다. 사복을 입은 경찰 4명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용의자를 쫓던 도중 앞 유리창으로 총알이 날아오자 경찰관들은 차에서 내려 도로 위의 용의자를 향해 총을 쐈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는 “시위대의 남성 1명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고 전했다. 벨마 서장은 “이 남성이 9mm 구경의 반자동 총으로 먼저 총격을 가했다가 경찰들이 쏜 총에 맞아 10일 새벽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밤샘 대치 끝에 경찰은 10일 새벽 연막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하지만 시위대는 10일 ‘시민 불복종의 날’을 내걸고 다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현장에 있던 안토니오 프렌치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기자는 “슬프고 실망스럽다. 추모식 날, 이 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다”고 NYT에 전했다. 퍼거슨 시에 거주하는 토니 라이스 씨는 “이번에도 총을 맞은 흑인 소년이 살아있길 바랄 뿐”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시민 케빈 노먼 씨는 “이 지경까지 온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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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올해의 신조어 1위 후보로, ‘메르켈하다’ =우유부단하다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성에서 따온 ‘메르켈하다(Merkeln)’가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켈하다’는 어떤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우유부단하다는 뜻이다. 그리스 사태나 원전 폐기 등 각종 현안에서 메르켈 총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을 빗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켈하다’ 동사는 독일의 유명 사전출판사 랑겐샤이트가 매년 주최하는 ‘올해의 청년 신조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어는 인기 신조어 상위 30개 후보를 뽑는 온라인 1차 투표에서 3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온라인 투표는 10월까지 진행된다. ‘메르켈하다’ 외에도 ‘어스폰(Earthporn·지구포르노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의미)’, ‘시픈(Shippen·교제 중이라는 의미)’, ‘스몸비(Smombie·스마트폰 좀비로 스마트폰 중독자라는 의미)’가 상위권에 올랐다. 앞서 2010년에도 조심스럽지만 때로는 둔하고 느린 태도를 뜻하는 ‘메르켈스러운(Merkelsch)’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이름이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징조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선거에서 4선을 내다보는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 또한 최근 수백만 명이 시청하는 유튜브의 인기 채널에 출연해 동성결혼, 민족주의 등을 주제로 30분간 인터뷰를 하는 등 젊은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편 독일 정보기관의 온라인 감시 활동을 폭로한 기자들을 국가반역죄 혐의로 수사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검찰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4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하랄트 랑게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BBC는 “독일 사회는 나치 전체주의 시절의 고통스러운 경험 때문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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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조선족 여성, 중국군 장군됐다

    중국이 최근 단행한 중국군 장성 승진 인사에서 조선족 여장군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4일 반관영통신 중국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군부 내 비리 인사를 숙청하며 6일 진행한 승진 인사에서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사령부 소속 이현옥(李賢玉·50·사진) 대교(대령과 준장 사이 계급)가 소장으로 승진했다. 이 소장은 제2포병 장비연구원 소속의 엔지니어 총책임자로 중국군 여장군 10여 명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헤이룽장(黑龍江) 성 무단장(牡丹江) 시에서 태어난 조선족이다. 1982년 헤이룽장 성 대입시험에서 이과 수석을 했으며 베이징대 무선전자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이 소장은 1990년 졸업 당시, 한국에 거주하던 친척들로부터 해외에서 진로를 찾아보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 진출해 있던 대학동기들로부터 공동 창업 요청을 받기도 했지만 군 입대를 선택했다. 통신병으로 시작한 그는 ‘여성 미사일 전문가’로 유명해졌다. 1991년에는 중국군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이끌었고 당시 재래식 무기 중심이었던 중국군의 정보화시스템을 현대화했다. 1995년에는 미사일 발사훈련장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조선족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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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체감온도 73.9도 지구촌 곳곳 폭염 ‘헉헉’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란 남서부 도시 반다르마샤르의 체감온도는 73.9도까지 치솟았다. 2003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록됐던 81도의 사상 최고 기록에 근접한 것이다. 걸프 만의 바다에 인접한 반다르마샤르는 바닷물 온도가 33∼37도까지 높아지면서 습도가 치솟아 체감온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50도에 이르는 폭염이 며칠간 지속돼 정부에 전기 공급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라크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2일까지 나흘간의 임시 휴무를 선포했다. 중동 지역의 기록적 폭염은 ‘히트 돔(heat dome)’이라 불리는 고온의 고기압이 이 지역에 며칠째 자리 잡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일 일본에서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이 40도까지 올라가면서 열사병 환자가 속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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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이용자 15억명… 온라인 인구 절반

    페이스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OS)를 꺾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정보기술(IT) 서비스 자리에 올랐다고 CNN머니가 29일 밝혔다. CNN머니는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 온라인 인구의 절반인 15억 명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에 매일 들어오는 이용자는 9억68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2분기 매출이 4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늘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매출의 76%는 모바일 광고로 벌어들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에 대해 “모바일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광고주들이 주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 현재 글로벌 모바일 광고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WSJ는 전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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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달래는 美… 종신형 스파이 석방

    이스라엘에 기밀정보를 넘긴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 감옥에서 30년째 복역 중인 전 미 해군 정보분석가 조너선 폴러드(61·사진)가 올해 11월 석방된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미국이 ‘폴러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수십 년간 이스라엘과 미국이 벌인 외교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폴러드가 11월 21일 석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적의 유대인인 폴러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논란을 일으켜 온 스파이다. 조국을 배신한 간첩이라는 비난과, 죄에 비해 형량이 과도하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서 왔다. 텍사스 주에서 태어난 그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후 해군 정보국 분석가로 활동했다. 중동권 내 미국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기밀문서를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5년 11월 21일 체포됐다. 체포 직전 그는 워싱턴의 이스라엘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이스라엘 측은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이후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폴러드 석방 로비를 펼쳐 온 이스라엘 정부는 1995년 옥중의 폴러드에게 시민권을 줬고, 정보 습득을 위해 그에게 돈을 지불한 사실도 1998년 인정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석방을 요청할 때마다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등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1998년 폴러드를 석방하려고 하자 조지 테닛 전 CIA 국장이 사퇴하겠다며 반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러드 석방이 이란 핵협상 타결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8일 의회 청문회에서 “가석방 조치는 핵협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그가 풀려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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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들 35명이… 빌 코스비에게 당했습니다”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는 비어 있는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고 뉴욕매거진은 밝혔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뉴욕매거진은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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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이슈]지구촌 뒤덮는 ‘21세기 新아편전쟁’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의 탈옥으로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의 탈옥 이후 교도소 독방에서 외부로 연결된 길이 1.5km 땅굴이 발견됐다. 이곳이 탈출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그의 마약 카르텔이 1990년대 이후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하에 정교한 지하 터널을 뚫어놓고 마약을 밀매한 사실을 떠올리며 적색 경보를 울리고 있다. 구스만은 세계 23개국 이상의 범죄 조직과 내통해 왔다. 각국은 요즘 그가 손을 뻗었던 세계 마약 시장을 특별히 주시하며 악의 고리를 끊겠다는 태세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곳이다. 미군이 군사력을 빼면서 양귀비 거래가 크게 번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의 마약 밀매 조직은 막대한 물량을 갖고 가격까지 조절하고 있어 ‘마약 세계의 OPEC(석유수출국기구)’로 불릴 정도다. 여기에다 동유럽이 마약 유통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고, 인터넷 암시장이 생활공간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국제 마약 시장이 점점 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마약의 통로였던 중국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놓은 상태다.마약의 OPEC로 부상한 아프간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지난달 내놓은 ‘2015년 세계마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지는 2240km²로, 제주도 면적보다 크다. 지난해 아프간의 재배 면적이 크게 확대되는 바람에 세계 양귀비 재배 면적도 1930년대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양귀비는 아편과 헤로인의 원료다. 아편은 양귀비 열매의 유액(乳液)을 말린 것이다. 헤로인은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비싸게 팔 수 있는 마약이다. 이 둘은 아프간 농가의 가장 큰 수입원이 됐다. 아프간 농지는 올해 봄에도 온통 분홍빛, 붉은 꽃으로 물들었다. 그야말로 양귀비 일색(一色)이었다. 지난해 이곳의 아편 생산량은 6400t.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15년 전만 해도 아프간의 생산량은 세계의 70%였다.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존 솝코 특별감사관은 “탈레반과 양귀비의 나라인 이곳의 경제는 마약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죽음의 꽃밭’을 둔 아프간에서 미국은 2001년부터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해왔다. 하나는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을 제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편과의 전쟁이다. 하지만 탈레반도 아편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둘 다 활개를 쳤다. 미국은 지금까지 아프간 아편 생산 퇴치 프로그램에 84억 달러(약 9조1425억 원)를 쏟아부었다. 미국이 유난히 아프간 양귀비의 씨를 말리고자 했던 것은 아편이 탈레반의 주요 자금줄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이곳의 마약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미국은 아편 퇴치 프로그램을 통해 양귀비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밀, 과일이나 값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을 심으라고 유도했지만 농민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칸다하르의 자리 지역의 농민 압둘 바끼 씨는 AP통신에 “양귀비 재배가 불법인 줄 알지만, 내 자식들에게 공기밖에는 먹일 게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양귀비는 수확 기간이 5개월로 한 해 두 번 수확할 수 있고 다른 작물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농민들은 “올해는 수확 기간이 더 짧고 가뭄에 강한 새로운 양귀비 품종을 심었다”며 수익이 더 늘 것으로 기대했다. 미군 철수는 아편 퇴치 정책에 치명타를 날렸다. 미군이 떠나자 농지 통제권이 점차 탈레반 수중으로 들어간 것. AP통신은 “탈레반과 연계된 마약 거래상들이 가난한 농민들에게 양귀비 씨앗을 나눠 준다. 탈레반은 농민들에게 양귀비를 경작하지 않아도 양귀비를 경작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무조건 내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은 “테러 단체들이 마약의 공급과 가격을 동시에 통제하는 OPEC와 같은 조직으로 급부상했다”고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앙아시아 언론매체 아시아플러스에 따르면, IS는 아프간의 마약산업 주도권을 놓고 탈레반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마르 네사르 아프간현대화연구소 국장은 “올해 IS가 아프간 마약 이익의 30∼35%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력 약화를 걱정하는 탈레반이 IS와 대규모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간 마약은 파키스탄과 이란, 터키 등을 거쳐 유럽으로 유입된다. 한편 동유럽은 최근 코카인 임시 저장소로 떠올랐다. UNODC 보고서는 “코카인 수요가 유럽과 북미에서 줄어 지난해에는 1980년대 이후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벨라루스, 몰도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코카인 밀수 루트이자 밀수입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이 다량으로 밀매한 코카인은 종전까지 대서양을 지나 아프리카를 거쳐 서유럽으로 밀수됐다. 그렇지만 최근 동유럽이 수요가 폭발하면서 밀수 루트도 동진(東進)을 한 것이다. 공산당 간부까지 물들어 마약전쟁 선포 아시아도 비상이다. UNO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압수된 마약 규모는 2008년에서 2013년 사이 4배로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에서 압수된 필로폰 양은 2008년 11t이었지만 2013년에는 42t으로 4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아프간 마약은 중국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아프간 양귀비로 만든 헤로인은 이란-파키스탄-아프간 접경인 ‘황금 초승달 지역’에서 중국을 넘보고 있다. 중국이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한 것을 반기며 두 손을 놓고 있으면 담장이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까지 중국은 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지대인 ‘황금 삼각지’에서 강력한 마약 단속을 벌여 왔지만 헤로인과 필로폰을 근절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이 지대와 맞닿아 있는 중국 윈난(雲南) 성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황금 삼각지와 연결된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의 트렁크를 개조하거나 오토바이에 숨겨 마약을 들여오는 밀수꾼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 지린(吉林) 성은 요즘 ‘마약 택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린 성 창춘(長春) 시 공안국은 올해 초 택배를 이용한 마약 밀매 첩보를 입수하고 시내 10여 개 택배회사 사무실을 수색했다. 그 결과 헤로인 200g과 필로폰 30g, 흥분제 180정이 들어 있는 소포를 압수했다. 지린 성 공안청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지린 성에서 적발된 1kg 이하 마약사건의 절반 이상이 택배를 마약 운반 및 판매 수단으로 이용했다. 택배는 단속이 어렵고 적발돼도 검거 확률이 낮아 마약 밀매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경을 틀어막아도 마약을 근절하기 어렵다. 필로폰과 같은 합성 마약이 자국 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둥 성 루펑(陸풍) 시의 한 공장에서는 합성 마약 2.9t이 적발됐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 1월에도 2.4t의 마약이 압수됐다. UNDOC는 “중국이 주요 합성 마약품의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마약상황보고서도 처음으로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마약 퇴치는 국가 안보와 민족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며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병사를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마약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마약 사범은 1400만 명에 이른다. 인구 100명당 1명꼴이다. 과거 마약 복용자는 주로 실업자, 자영업자, 농민이었던 반면 지금은 대기업 직원, 연예인, 공무원들이다. 중국에서는 50g 이상의 마약을 사거나 팔면 사형에 처해지지만 마약 사범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공산당 고위 간부까지 마약에 취해 적발되기도 한다. 올 4월 후난(湖南) 성 린샹(臨湘) 시의 궁웨이궈(공衛國) 시장은 마약에 취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 한다”고 신고했다가 구속됐다. 이달 초에는 광둥 성의 한 노래방에서 지방 관리 등 남녀 9명이 함께 마약을 투여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노래방으로 위장한 이 마약 복용 장소의 운영자는 지방의 고위 간부였다. 홍콩 배우 청룽(成龍)의 아들은 마약 혐의로 6개월 동안 수감됐다가 올 2월 석방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마약류 사범 16만 명을 구속하고 69t의 마약류를 압수했다.새로운 복병, 인터넷 암시장 인터넷 암시장은 새로운 복병이다. 암시장 사이트 중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개인 간 폐쇄형 P2P 네트워크인 ‘다크넷’이다. 이곳은 인터넷주소(IP주소)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 마약류뿐만 아니라 위조지폐, 위조서류, 총기, 탄약, 폭발물, 인체 장기 거래, 살인 청부 등 온갖 불법의 온상이 됐다. 글로벌 보안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가 2년 동안 다크넷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래된 물품은 대마초로 3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신경안정제, 엑스터시, LSD 등 환각제가 뒤를 이었다. 다크넷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언어는 영어와 러시아어였다. 다크넷에 대해 UNDOC는 “기술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접근성도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 마약 거래의 요새가 점점 이곳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안부는 올해 4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마약 거래를 집중 단속해 832개 사이트에서 마약 밀매자 3만2871명을 체포하고 마약 3.3t을 압수했다. 한국 당국도 올해 상반기에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599명을 붙잡았다. 지난해보다 165% 증가한 규모다. 송병일 경찰청 형사과장은 “기존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익명으로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마약류 사범이 인터넷으로 몰려든다”며 “이 때문에 마약 단속에 적발되는 회사원과 학생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항구나 공항에서 적발되는 마약도 크게 늘었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3666kg(시가 256억 원 상당)으로 2001년 개항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마약을 땅콩버터에 섞거나 치약으로 위장하는 등 밀수 수법도 다양해졌다. 올해 한국에서 적발된 마약 중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된 식물성 마약인 ‘카트’가 3.6t으로 가장 많다.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진 한국을 경유지로 정하고 미국으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것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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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망막 이식 첫 성공

    영국의 노환성 실명 환자가 인공망막을 이식받아 시력을 회복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연금생활자 레이 플린 씨(80)는 8년 동안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이는 노인성 황반변성을 앓아 왔지만 인공망막 삽입 수술로 중심 시력을 되찾았다. 불치병으로 알려진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인공망막 삽입 수술은 시세포가 유전자 변이로 죽어가는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지난달 맨체스터대의 파울로 스탕가 교수는 미국의 세컨드 사이트 메디컬 프로덕츠사가 개발한 인공망막 ‘아르구스2’를 플린 씨에게 이식했다. 4시간이 걸린 수술이었다. 아르구스2는 환자의 안구 뒷면에 이식한 인공망막과 환자의 안경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가 시각 정보를 주고받으며 부분적으로 시력 회복을 도와주는 기법이다. 우선 소형 카메라가 영상 이미지를 확보해 전기신호로 바꾼 뒤 인공망막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이후 인공망막에 부착된 전극이 망막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뇌에서 빛의 패턴을 인식하는 구조다. 인공망막 삽입 수술 2주 후 시험을 해본 결과 플린 씨는 사람의 윤곽과 사물의 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가디언은 “아르구스2로 환자가 세부 시력까지 회복하지는 못하지만 생물과 사물의 패턴과 형태를 구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르구스2 이식 수술에는 15만 파운드(약 2억7000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아직 임상시험 단계여서 무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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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노역, 美에만 머리 숙인 日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일본 기업 중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을 당했던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19일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를 비롯한 회사 대표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에서 미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와 가족들을 초대한 특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무라 상무는 피해자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한 제임스 머피 씨(94)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고개를 숙였다. 기무라 상무는 “머피 씨를 비롯한 미국 전쟁포로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미국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 이 같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과 2010년 일본 정부가 미군 포로 강제노역에 대해 사과를 한 바 있지만 이들을 광산이나 공장에서 노예처럼 부렸던 일본 기업이 사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게 붙잡혀 1944년부터 1년 동안 일본의 구리 광산에서 강제 노역을 한 머피 씨는 포로 생활에 대해 “음식, 약, 옷, 위생을 전혀 제공받지 못한 노예의 삶 그 자체였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난 70년 동안 오늘을 기다렸다. 미쓰비시의 사과에는 금전적인 보상은 없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본다. 내가 미쓰비시의 사과를 받아들인 것이 오랜 시대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정리해 줄 수 있길 바란다”며 기무라 상무와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당시 미쓰비시에서 징용을 당한 미국인은 현재 2명이 생존해 있다. 이날 행사에는 머피 씨만 참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차 대전 중 미군 포로 1만2000여 명이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정부나 기업이 소유한 50여 곳의 노역장에서 강제노동을 했고 이 중 1100명 이상이 현지에서 숨졌다. 특히 4개의 광산을 운영하던 미쓰비시에서는 미군 876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으며, 이 중 27%가 사망했다고 19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쓰비시의 사과는 다음 달 발표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를 앞두고 미국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AP통신은 “국민과 야당의 반대에도 집단자위권 법안을 강행 처리한 아베 총리가 전후 약해진 군사력을 회복하기 위해 전쟁의 악행을 정리하고 감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미 일본대사관 측은 “이번 사과는 미쓰비시의 독립적인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한국과 중국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무라 상무는 “다른 나라 징용자들에 대해서도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며, 한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기무라 상무는 ‘한국과 중국에 사과할 계획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2차 대전 당시 강제 징용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며 종전의 태도를 되풀이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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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나은 삶의 미래 열렸다” 테헤란 축제의 밤

    “이란이 이겼다!” “잘 가, 팔라펠(중동 전통 빵). 어서 와, 맥도널드!” 14일 오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로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자 이란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오랜 경제제재로 피폐해진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 시민들의 마음을 지배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TV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이란의 주적 격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긴급 성명을 발표하는 장면이 이란 국영TV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됐다. 이란 TV에 오바마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등장한 것은 이란 핵개발 중단과 대(對)이란 제재 해제 잠정합의안이 발표된 올해 4월을 포함해 이번이 두 번째다. 두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던 전자제품 상점 주인 알리 호세이니 씨는 “전쟁이 아닌 대화로 풀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날이 저물자 수도 테헤란 거리에는 수천 명이 몰려 나와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바나크 광장 등에 모인 사람들은 이란 국기와 함께 이번 협상에서 이란 측 대표로 나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의 사진을 손에 들고 흔들었다. 얼굴에 이란을 상징하는 흰색, 붉은색, 녹색을 칠한 채 “이란”을 반복적으로 외치는 모습은 마치 이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찰들이 제지에 나섰다. 국민들이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이 외부로 공개되면 이란의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국민들이 이처럼 환호하는 이유는 협상안 타결로 수십 년의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국내에 돈이 유입되고 경제가 살아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 이란은 지난해 유가 급락 이후 40%에 이르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10%가 넘는 실업률을 겪고 있다. 이미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의 3중 제재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온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정치권보다 국민들이 더 컸다. 외국 기업들도 제재 해제 이후 본격화될 이란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이란 국민들은 서방 브랜드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다”며 “특히 미국 브랜드인 코카콜라와 GM 쉐보레를 좋아한다”고 전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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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데탕트에 견줄만한 외교적 성과”

    “이번 협상으로 당장 미국과 이란이 친구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적이 아니란 것만으로도 세계는 더 안전해질 것이다.”(미국 CNN) “닉슨 시절 미중 데탕트에 견줄 만한 외교적 성과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전 세계 주요 언론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이번 협상이 ‘역사적 돌파구(historical breakthrough)’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란 핵무장을 막는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 냈다고 환호하는 분위기다. 당사국인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구체적 합의 내용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타결은 상호 존중이 승리한 결과다. 좋은 시작이다”라는 자축 메시지를 올렸다. 핵협상에서 이란에 가장 강경했던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도 “(이란 핵무기 보유를 막는 조치로) 최소 10년간은 협상안이 충분히 견고하다”며 “다만 이란이 제재 해제로 번 돈을 어디에 쓰는지 잘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세계는 오늘 큰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며 “러시아도 이번 합의가 충분히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까지 이란과의 핵협상을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특보는 “이번 합의안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본다”며 “최소 10∼15년 동안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중동 질서에 대한 변화도 예고됐다. CNN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외교적 핵심 과제가 마침내 결실을 거뒀다”면서 “과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해 온 미국의 중동 정책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이란 또한 서방 제재의 고삐에서 풀려나게 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자축 분위기가 역력하다. 골람호세인 카르바스치 전 테헤란 시장은 “이번 협상은 이란과 세계에 새로운 기회이다. 특히 제재 조치에 발목이 잡혔던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하미드레자 잘라에이푸르 테헤란대 사회학과 교수는 “복잡한 과정을 딛고 협상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협상단, 야권, 이란 국민 등 다양한 정치세력이 지난 10년간 이룬 최대 정치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신중론도 있었다. FT는 “이번 타결안이 종파 분쟁과 같은 뿌리 깊은 중동의 악령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종파적 갈등이 오히려 양국의 중동 내 패권 경쟁과 함께 더욱 첨예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서방의 악의 축(이란)에 대한 역사적 항복”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가는 길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란은 또 수천억 달러의 현금을 얻을 수 있는 잭팟을 터뜨렸다. 이란은 중동과 세계를 향해 침략과 테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김정안 jkim@donga.com·전주영 기자}

    •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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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위기]1000명 줄서던 무료급식소에 이젠 2만명이…

    ‘그리스 금융 위기, 가장 가난하고 배고픈 자들을 가장 세게 덮치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그리스 사태로 인해 사회취약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아테네 시 케라메이코스 지역의 한 성당이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는 9일부터 극빈자들에게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전에는 수프 빵 파스타 고기 아이스크림 디저트 등의 음식을 무료 급식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넉넉하게 나눠줬다. 하지만 이제는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수입, 고용 상태, 공과금 서류를 확인한 후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이그나티오스 모스코스 신부는 “앞으로 어렵고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테네 도심이나 부유한 교외 지역에는 밤 12시가 넘도록 음주를 즐기는 부자나 관광객들이 여전히 넘쳐난다. 하지만 오모니아 광장 주변 등 관광객들이 가지 않는 동네에 가보면 누더기를 걸친 노숙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모니아 광장 주변에서 아테네 시가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는 보통 하루 600∼1000명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만 명이 됐다. NYT는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의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빈곤층에 할당되는 정부 보조금은 대폭 삭감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그리스의 고학력 인재들은 해외에서 탈출구를 찾기도 한다.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10일 이들이 그리스를 등지는 일명 ‘브레인 드레인(인재 유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유능한 의사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니코스 씨는 영국으로의 ‘유턴’을 다시 준비 중이다. 그는 “그리스에서는 기본적인 의료기기나 의약품도 동나기 직전이고 병원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돌아왔지만 더이상 그리스에 남아 있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3만 명의 석사 학위 이상의 고급 인재들이 그리스를 등졌다. 그리스에서 석사 학위 이상 고학력자의 12%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들이 그리스를 등지고 떠나려는 곳은 독일 영국 미국 등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서방선진국이다. 고급 인력을 수용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창업 환경이 부실한 것도 인재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유학 후 2013년 귀국한 존 씨는 인터넷 취업정보 사이트를 개설하려던 계획을 접고 조만간 그리스를 다시 떠날 예정이다. 그는 “경제 상황뿐 아니라 복잡한 행정절차나 관료주의 때문에 창업 계획을 포기했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김정안 기자}

    •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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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벗어나면 재앙” vs “더 나빠질 것도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빚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은 그리스에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5일)를 앞두고 심한 국론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은행 문을 닫는 자본통제 조치가 국민투표 다음 날인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이 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1일 현금카드나 신용카드가 없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없는 연금생활자들을 대상으로 은행 문을 열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전국 1000여 개 은행 지점이 한시적으로 문을 열었으나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새벽부터 주요 은행 앞에는 백발이 성성한 연금생활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일부는 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에 눈물까지 흘렸다. 운 좋게 은행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도 1인당 한도인 60유로(약 7만5000원)밖에 찾지 못했다. 연금생활자인 알렉산드로스 씨는 “지난달 연금도 절반만 계좌에 들어왔는데 60유로만 주면 어떻게 살라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면서 이 중 일부는 쓰레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상태로 내몰렸다. 건설업계에서 일하다 최근 실직한 아테네 시민 니코스 폴로노스 씨(55)는 요즘 하루 8시간씩 시내 쓰레기통을 뒤진다. 1kg에 0.5유로인 구리선과 70개에 1.5유로인 알루미늄 캔을 주워 하루에 5∼10유로(약 6200∼1만2500원)를 벌어 근근이 생활하는 그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쓰레기통에서 상태가 좋은 음식을 발견하면 바로 먹는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그리스 전역에서 구제금융안을 지지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세(勢) 대결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는 구제금융안 지지자 2만 명이 모였다. 소나기와 번개가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집회를 강행한 이들은 EU에 남아있기를 원한다는 의미에서 이마에 유로화를 붙이고 가슴엔 그리스어로 ‘예’를 의미하는 ‘NAI’ 스티커를 붙인 채 그리스 국기와 EU기를 함께 흔들었다. 은행원 알렉스 알기로스 씨는 “국민투표 결과 그리스의 EU 탈퇴(그렉시트)가 결정된다면 그리스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유로화 체제를 벗어나 드라크마화 시대로 돌아가면 그리스인의 고통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상당수 참가자는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진 것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 때문이라며 둘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 남성은 “치프라스 총리와 바루파키스 장관은 적절한 대책도 없이 무조건 EU 탈퇴만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남성도 “EU를 벗어난 그리스가 (전 세계에서 고립된) 북한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것이야말로 재앙”이라고 말했다. 신타그마 광장에서는 3일에도 채권단 협상안에 찬성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아테네와 테살로니키 등에서 약 1만7000명이 구제금융안 반대 집회를 벌였다. 이 집회에는 각각 그리스어, 영어, 독일어로 부정을 의미하는 ‘OXI’ ‘NO’ ‘NEIN’ 깃발이 나부꼈다. 특히 대다수 참가자는 독일어 ‘NEIN’ 깃발을 흔들었다. 긴축정책을 주도한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 독일에 깊은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테네에서 생선 가게를 하는 파리스 클로니스 씨는 “아테네는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도시지만 정작 아테네 시민들은 노예처럼 살고 있다”며 그렉시트를 지지할 뜻을 밝혔다. 변호사라고 밝힌 또 다른 남성도 “EU 구제금융안에 서명하는 것은 독일의 식민지가 되겠다는 뜻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텔레그래프는 변호사 금융인 회계사 등 안정적 직업을 가진 중장년층 그리스인들이 구제금융안 찬성 집회에 몰린 반면에 예술가 자영업자 젊은층은 반대 집회에 몰렸다고 전했다. 이어 “5일 국민투표의 진짜 의미는 EU 탈퇴에 대한 찬반 여부가 아니라 채권단이 제시할 추가 긴축안을 받아들일 용의와 여력이 있는 부유층과 이를 견딜 수 없다는 젊은층의 대립”이라며 국민투표에서 세대, 계급 갈등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정민 dew@donga.com·전주영 기자}

    •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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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몸체에 금으로 새긴 글자… 백제-倭 동맹 상징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이 자국 주도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이전투구를 되풀이하던 4세기, 세 나라 모두 왜(倭)를 끌어들여 군사 원조를 받거나 적어도 상대국에 군사 원조를 못하도록 막으려 노력했다. 김현구 선생 말에 따르면 ‘어떤 의미에서 당시 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왜로서도 한반도와의 교류가 절실했다. 고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선진 문물을 도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는 어찌하여 유독 백제와 가까웠을까. 당시 중국은 남북조 시대였는데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남조(南朝)와 지리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교류하던 나라가 백제였다. 백제는 왕인 박사를 통해 그리고 남조에서 수입한 최신 문물을 왜에 제공해 일본을 동맹국으로 만들었다. 이를 상징하는 유물이 바로 칠지도(七支刀)이다.○ 복제품도 보기 어려운 칠지도 칠지도는 백제 근초고왕(近肖古王·재위 346∼375년)이 왜왕에게 주었다는 칼이다. 쇠로 된 긴 몸체에 좌우 여섯 가지가 엇갈려 배열돼 몸체와 함께 모두 7개의 가지를 가진 칼(刀)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몸체에는 백제왕이 왜왕에게 전한 외교 문서가 담겨 있다. 일본은 칠지도를 국보로 정하고(1953년) 여간해선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다 올 2월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연 ‘고대일본과 백제와의 교류’전에 단 10일간 공개된 적이 있다. 말로만 듣던 진품이 나온다는 소식에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었다. 도쿄 한국문화원을 통해 이소노카미(石上) 신궁에 보관된 칠지도를 보고 싶다고 했으나 신궁의 대외 홍보를 맡고 있는 이치무라 겐타(市村建太) 씨는 칠지도 역사에 대한 설명은 해줄 수 있으나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복제품이라도 좋다”고 지속적으로 청했지만 답이 없었다. 무작정 찾아가기로 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떠나기 이틀 전에야 “신궁에서 참배를 하면 복제품만큼은 보여줄 수 있다”는 답이 왔다. 이소노카미 신궁은 나라(奈良) 현 덴리(天理) 시에 있었다. 덴리역에서 택시를 타고 5분가량 산속으로 들어가니 울창한 숲 속에 신궁이 있었다. 6월 초 이곳을 찾았을 때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에 풀과 나무 향기가 가득했다. 이 일대는 원래 늪지대였으나 융기된 후 지금의 지형이 돼 아예 신궁 이름을 석상(石上·이소노카미)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궁이다. 3세기 말 일본 최초의 통일 정권인 야마토 정권 때에는 무기고로도 이용됐다. 이곳에서 칠지도가 발견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이소노카미 신궁은 근대 천황가의 보물창고라는 인식 때문에 숨겨진 보물들에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었다고 한다. 신궁 안에는 누구도 발을 디뎌서는 안 된다는 ‘금족지(禁足地)’라는 곳이 있었고 여기에는 여섯 개의 가지를 지닌 신기한 창(槍)이 보물상자 안에 모셔져 있는데 이 상자를 여는 사람에게는 저주가 내린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42년 전인 1873년 어느 날, 신궁의 대궁사(大宮司·신궁을 지키는 우두머리)로 부임한 간 마사토모(菅政友)가 구석진 창고에서 1500여 년간 봉인돼 있었던 보물상자를 연다. ‘칠지도’가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연 그는 깜짝 놀랐다. 녹이 심하게 슬었지만 녹 사이로 금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칠지도를 발견할 당시에 대해 “녹슨 칼에 금빛이 보여 녹을 제거하니 칼 몸체에 금으로 상감된 글자가 보였다”(大和國石上神宮寶庫所藏七支刀·1874년)고 기록했다. 금 상감이란 글자를 예리하게 파낸 뒤 금을 밀어 넣어 새기는 기법이다. 간 마사토모가 계속 칠지도를 닦아내자 글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앞면에 34자, 뒷면에 27자 총 61자가 새겨져 있었다. ○ 액운을 막아주는 신성한 물건 기자가 신궁으로 들어서니 한국에서 연락을 주고받았던 이치무라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안내를 받아 배전(拜殿·참배하는 장소)으로 갔다. 가마쿠라 시대의 건축물인 배전은 900년이 넘은 고건축물로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었다. 배전에 들어가 무릎을 꿇자 북소리가 크게 울렸다. 머리를 두 번 조아리니 직원 한 사람이 기자의 머리 위로 하라이우시(발串)라고 불리는 흰 종이를 붙인 나뭇가지를 세 번 흔들었다. 다마구시(玉串)라고 불리는 나뭇가지를 건네받고 제단 위에 뿌리를 앞쪽으로 두고 무릎을 다시 꿇은 뒤 머리를 다시 두 번 조아리고 박수를 쳤더니 참배가 끝났다. 기자가 사무실로 들어서니 잠시 후 직원 2명이 유리 액자에 눕혀 놓은 칠지도 복제품을 내왔다. 신줏단지라도 모시듯 종종걸음으로 들어오더니 복제품을 받치고 있는 나무 받침대를 바닥에 내려놓으면서도 무릎을 꿇고선 일어나지도 않았다.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복제품은 진품과 같이 손잡이를 포함한 전체 길이 74.9cm, 칼 길이는 65cm였다. 얇은 철심에 겉은 플라스틱 수지로 모양을 만든 후 색을 입혔다고 했다. 앞뒤에 새겨진 글자에는 금빛이 돌았다. 이치무라 씨는 “현재 진품은 두 동강 나 있는 상태지만 복제품은 완전체로 복원했다”며 “진품은 복제품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칠지도는 액운을 막아주는 신의 힘이 깃들어 있어 신성한 물건으로 모시고 있다. 요즘도 매년 1월이 되면 첫 3일인 1∼3일에 소원을 빌기 위해 10만 명이 찾을 정도”라며 “이렇게 훌륭한 물건을 백제가 일본에 보냈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와 일본의 오래된 우호관계를 보여줘 한일 교류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유물”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곳 신궁에서는 칠지도를 신이 내려준 보물이라며 ‘신보(神寶)’라 부르고 있었다. 이렇게 단단했던 백제와 왜의 관계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663년 ‘백강 전투’에서 결정판을 이룬다.   ▼ 韓 “하사” vs 日 “헌상” ▼61글자 해석따라 상하관계 달라져칠지도가 논쟁적인 유물인 이유는 칼 앞뒷면에 새겨진 총 61개 글자 중 지워진 앞면 8개 글자, 뒷면 5개 글자를 어떻게 유추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글자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당시 백제와 일본의 상하 관계가 뒤바뀐다. 한국 학자들은 백제왕이 왜왕에게 하사했다고 주장하고 일본 학자들은 백제왕이 왜왕에게 헌상했다고 주장한다. 한국 학계의 해석에 따르면 칠지도에 새겨진 글귀는 근초고왕의 아들 귀수세자(근구수왕 375∼384년 재위)가 369년 왜왕에게 적군을 물리치라며 하사했다는 뜻이다. 서법도 주는 쪽(백제)이 받는 쪽(왜왕)에 내려주는 명령적 하행 문서 형식으로 되어 있다고 본다. 백제와 왜가 동맹관계를 맺은 시기도 근초고왕 재위 때이다. 당시 왜는 오진(應神) 또는 닌토쿠(仁德) 왕의 재위기간이었으며 이때 백제의 왕인과 아직기가 건너가 유학과 여러 문물을 전했다. 이영식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는 “주는 사람은 왕세자(귀수세자)인 반면 받는 사람은 왜왕이므로 백제가 우위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 학자들 중에는 칼을 제작한 귀수세자가 왜와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백제가 헌상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시 백제가 고구려의 침략 위협을 받고 있어 왜의 군사적 지원이 절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한일 학계에서는 귀수세자가 왜에 하사했거나 최소한 동등한 관계에서 선물했다고 해석하는 쪽으로 기우는 추세이다. 칠지도가 제작됐을 것이라 추정되는 369년은 백제의 세력이 강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논문 ‘이소노카미(石上) 신궁과 칠지도’에서 “칠지도 글귀는 한일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학계에서 다르게 해석돼 왔다. 명문 해석이 정치적 상황과 이어지는 것은 칠지도의 숙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소노카미 신궁 측은 “한반도와 일본의 상하 관계를 가리기보다는 고대의 훌륭한 보물을 어떻게 보전할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귀의 실체에 다가가려는 학계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칠지도에 담긴 백제와 왜의 우정에 대한 한일 국민들의 관심도 있어야 할 것이다.:: 신궁 :: 보물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일왕이나 왕실의 조상신 등 격이 높은 신을 모신 신사를 말한다. 이소노카미 신궁은 진무(神武·기원전 711∼585년) 왕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늘에서 도운 영(靈)을 모셨다고 한다. 덴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11회 ‘백강 전투’로 이어집니다.}

    •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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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슨 칼에 금빛이…” 백제 칠지도, 日서 ‘신이 내린 보물’이 되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이 자국 주도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이전투구를 되풀이하던 4세기, 세 나라 모두 왜(倭)를 끌어들여 군사 원조를 받거나 적어도 상대국에 군사 원조를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 노력했다. 김현구 선생 말에 따르면 ‘어떤 의미에서 당시 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왜 입장에서도 한반도와의 교류가 절실했다. 고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선진 문물을 도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는 어찌하여 유독 백제와 가까웠을까. 당시 중국은 남북조 시대였는데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남조(南朝)와 지리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교류하던 나라가 백제였다. 백제는 왕인 박사를 통해 그리고 남조에서 수입한 최신 문물을 왜에 제공해 일본을 동맹국으로 만들었다. 이를 상징하는 유물이 바로 칠지도(七支刀)이다. ○복제품도 보기 어려운 칠지도 칠지도는 백제 근초고왕(近肖古王·재위 346~375년)이 왜왕에게 주었다는 칼이다. 쇠로 된 긴 몸체에 좌우 여섯 가지가 엇갈려 배열돼 몸체와 함께 모두 7개의 가지를 가진 칼(刀)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몸체에는 백제왕이 왜왕에게 전한 외교 문서가 담겨 있다. 일본은 칠지도를 국보로 정하고(1953년) 여간해선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다 올 2월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연 ‘고대일본과 백제와의 교류’전에 단 10일간 공개된 적이 있다. 말로만 듣던 진품이 나온다는 소식에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었다. 오사카 한국문화원을 통해 이소노카미(石上) 신궁에 보관된 칠지도를 보고 싶다고 했으나 신궁의 대외 홍보를 맡고 있는 이치무라 겐타(市村建太) 씨는 칠지도 역사에 대한 설명은 해줄 수 있으나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복제품이라도 좋다”고 지속적으로 청했지만 답이 없었다. 무작정 찾아가기로 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떠나기 이틀 전에야 “신궁에서 참배를 하면 복제품만큼은 보여줄 수 있다”는 답이 왔다. 이소노카미 신궁은 나라(奈良) 현 덴리(天理) 시에 있었다. 덴리역에서 택시를 타고 5분가량 산속으로 들어가니 울창한 숲 속에 신궁이 있었다. 6월 초 이곳을 찾았을 때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에 풀과 나무 향기가 가득했다. 이 일대는 원래 늪지대였으나 융기된 후 지금의 지형이 돼 아예 신궁 이름을 석상(石上·이소노카미)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궁이다. 3세기 말 일본 최초의 통일 정권인 야마토 정권 때에는 무기고로도 이용됐다. 이곳에서 칠지도가 발견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이소노카미 신궁은 근대 천황가의 보물창고라는 인식 때문에 숨겨진 보물들에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었다고 한다. 신궁 안에는 누구도 발을 디뎌서는 안 된다는 ‘금족지(禁足地)’라는 곳이 있었고 여기에는 여섯 개의 가지를 지닌 신기한 창(創)이 보물상자 안에 모셔져 있는데 이 상자를 여는 사람에게는 저주가 내려진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42년 전인 1873년 어느 날, 신궁의 대궁사(大宮司·신궁을 지키는 우두머리)로 부임한 간 마사토모(菅政友)가 구석진 창고에서 1500여 년간 봉인돼 있었던 보물상자를 연다. ‘칠지도’가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연 그는 깜짝 놀랐다. 녹이 심하게 슬었지만 녹 사이로 금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칠지도를 발견했을 당시에 대해 “녹슨 칼에 금빛이 보여 녹을 제거하니 칼 몸체에 금으로 상감된 글자가 보였다”(大和國石上神宮寶庫所藏七支刀·1874년)고 기록했다. 금 상감이란 글자를 예리하게 파낸 뒤 금을 밀어 넣어 새기는 기법이다. 간 마사토모가 계속 칠지도를 닦아내자 글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앞면에 34자, 뒷면에 27자 총 61자가 새겨져 있었다. ○액운을 막아주는 신성한 물건 기자가 신궁으로 들어서니 한국에서 연락을 주고받았던 이치무라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안내를 받아 배전(¤殿·참배하는 장소)으로 갔다. 가마쿠라 시대의 건축물인 배전은 900년이 넘은 고건축물로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었다. 배전에 들어가 무릎을 꿇자 북소리가 크게 울렸다. 머리를 두 번 조아리니 직원 한 사람이 기자의 머리 위로 하라이우시(¤串)라고 불리는 흰 종이를 붙인 나뭇가지를 세 번 흔들었다. 다마구시(玉串)라고 불리는 나뭇가지를 건네받고 제단 위에 뿌리를 앞쪽으로 두고 무릎을 다시 꿇은 뒤 머리를 다시 두 번 조아리고 박수를 쳤더니 참배가 끝났다. 기자가 사무실로 들어서니 잠시 후 두 명의 직원이 유리 액자에 눕혀 놓은 칠지도 복제품을 내왔다. 신줏단지라도 모시듯 종종걸음으로 들어오더니 복제품을 받치고 있는 나무 받침대를 바닥에 내려놓으면서도 무릎을 꿇고선 일어나지도 않았다.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복제품은 진품과 같이 손잡이를 포함한 전체 길이 74.9cm, 칼 길이는 65cm였다. 얇은 철심에 겉은 플라스틱 수지로 모양을 만든 후 색을 입혔다고 했다. 앞뒤에 새겨진 글자에는 금빛이 돌았다. 이치무라 씨는 “현재 진품은 두 동강 나 있는 상태지만 복제품은 완전체로 복원했다”며 “진품은 복제품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칠지도는 액운을 막아주는 신의 힘이 깃들어 있어 신성한 물건으로 모시고 있다. 요즘도 매년 1월이 되면 첫 3일인 1~3일에 소원을 빌기 위해 10만 명이 찾을 정도”라며 “이렇게 훌륭한 물건을 백제가 일본에 보냈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와 일본의 오래된 우호관계를 보여줘 한일 교류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유물”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곳 신궁에서는 칠지도를 신이 내려준 보물이라는 ‘신보(神寶)’라 부르고 있었다. 이렇게 단단했던 백제와 왜의 관계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663년 ‘백강 전투’에서 결정판을 이룬다. <11회 ‘백강 전투’로 이어집니다.> ▼백제가 헌상? 왜가 헌상?… 칠지도가 ‘논쟁적 유물’ 된 이유는▼칠지도가 논쟁적인 유물인 이유는 칼 앞뒷면에 새겨진 총 61개 글자 중 앞면 8개 글자, 뒷면 5개 글자를 어떻게 유추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글자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당시 백제와 일본의 상하 관계가 뒤바뀐다. 한국 학자들은 백제왕이 왜왕에게 하사했다고 주장하고 일본 학자들은 백제왕이 왜왕에게 헌상했다고 주장한다. 한국 학계의 해석에 따르면 칠지도에 새겨진 글귀는 근초고왕의 아들 귀수세자(근구수왕 375~384 재위)가 369년 왜왕에게 적군을 물리치라며 하사했다는 뜻이다. 서법도 주는 쪽(백제)이 받는 쪽(왜왕)에 내려주는 명령적 하행 문서 형식으로 되어 있다고 본다. 백제와 왜가 동맹관계를 맺은 시기도 근초고왕 재위 때이다. 당시 왜는 오우진(應神) 또는 닌토쿠(仁德) 왕의 재위기간이었으며 이때 백제의 왕인과 아직기가 건너가 유학과 여러 문물을 전했다. 이영식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는 “주는 사람은 왕세자(귀수세자)인 반면 받는 사람은 왜왕이므로 백제가 우위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 학자들 중에는 칼을 제작한 귀수세자가 왜와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백제가 헌상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시 백제가 고구려의 침략 위협을 받고 있어 왜의 군사적 지원이 절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한일 학계에서는 귀수세자가 왜에 하사했거나 최소한 동등한 관계에서 선물했다고 해석하는 쪽으로 기우는 추세이다. 칠지도가 제작됐을 것이라 추정되는 369년은 백제의 세력이 강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논문 ‘이소노카미(石上)신궁과 칠지도’에서 “칠지도 글귀는 한일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학계에서 다르게 해석돼 왔다. 명문 해석이 정치적 상황과 이어지는 것은 칠지도의 숙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소노카미신궁 측은 “한반도와 일본의 상하 관계를 가리기보다는 고대의 훌륭한 보물을 어떻게 보전할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귀의 실체에 다가가려는 학계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칠지도에 담긴 백제와 왜의 우정에 대한 한일 국민들의 관심도 있어야 할 것이다.덴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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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도… 콜라병도… 무지개로 뒤덮인 美

    26일 미국 연방 대법원의 역사적인 동성결혼 합헌 판결에 힘을 얻은 동성애자 권리 옹호 운동가와 정치인들이 동성애자들의 취업과 주거, 경제활동 등을 가로막는 생활 속 차별 철폐를 위한 새로운 전쟁에 나섰다. 민주당의 데이비드 시실라인 하원 의원(로드아일랜드), 제프 머클리 상원 의원(오리건)은 성적 소수자의 직장 내 차별 금지 등을 규정한 새로운 법안을 다음 달 발의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시실라인 의원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토요일에 결혼해서 일요일에 사진을 찍어 올리면 월요일에 해고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키 스페이어 민주당 하원 의원(캘리포니아)도 성전환자와 그 가족을 포함해 모든 군인에 대한 비차별 보호 정책을 국방부가 즉각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다음 달 발의할 계획이다. 연방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미국 전역은 동성애자들의 상징인 무지개 모양과 빛깔로 뒤덮였고 곳곳에서 축하 행사가 열렸다. 백악관은 이날 밤 외벽에 무지개색 조명을 밝혀 역사적인 판결을 축하했다. 그동안 동성결혼이 금지됐던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14개 주 법원에는 동성결혼 허가증을 받으려는 동성 커플이 줄을 이었다.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에서는 26일 하루에만 170쌍에게 동성결혼 허가서가 발급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사랑은 승리한다(Lovewins)’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트위터에 무지개색 콜라병 이미지와 함께 “이제 공식적이다. 사랑은 사랑이고 사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기업 로고 위에 무지개 깃발이 꽂힌 사진과 함께 “자랑스럽다”라는 글귀를 올렸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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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동성결혼 합헌판결…생활속 차별 철폐 ‘새로운 전쟁’

    지난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동성결혼 합헌 판결에 힘을 얻은 동성애자 권리 옹호 운동가와 정치인들이 동성애자들의 취업과 주거, 경제활동 등을 가로막는 생활 속 차별 철폐를 위한 새로운 전쟁에 나섰다. 민주당의 데이비드 시실라인(로드아일랜드), 제프 머클리(오리건) 하원의원은 성적 소수자의 직장 내 차별 금지 등을 규정한 새로운 법안을 다음달 발의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시실라인 의원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토요일에 결혼해서 일요일에 사진을 찍어 올리면 월요일에 해고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키 스페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성전환자와 그 가족을 포함해 모든 군인에 대한 비차별 보호정책을 국방부가 즉각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다음달 발의할 계획이다.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미국 전역은 동성애자들의 상징인 무지개 모양과 빛깔로 뒤덮였고 곳곳에서 축하 행사가 열렸다. 백악관은 이날 밤 외벽에 무지개색 조명을 밝혀 역사적인 판결을 축하했다. 그동안 동성결혼이 금지됐던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14개 주 법원에는 동성결혼 허가증을 받으려는 동성 커플들이 줄을 이었다.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에서는 26일 하루에만 170쌍에게 동성결혼 허가서가 발급됐다. 첫 허가서를 받은 잭 에반스(85)와 조지 해리스(82) 커플은 54년 동안의 ‘동거’ 상태를 마치고 이날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NBC방송은 27일 보도했다. 드니즈 가르시아 판사는 휴가 중 법원에 나와 이들 노(老) 부부에게 결혼 허가서를 발급했다. SNS에는 #사랑은승리한다(Lovewins)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트위터에 무지개색 콜라병 이미지와 함께 “이제 공식적이다. 사랑은 사랑이고 사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기업 로고 위에 무지개 깃발이 꼽힌 사진과 함께 “자랑스럽다”는 글귀를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성애자 권익보호 단체 ‘결혼할 자유’의 에반 울프슨 대표는 27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성적 소수자의 27%가 직장 내에서 차별을 경험했으며 7%는 해고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캘리포니아주립대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미국 내 20개 주 정도만이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직장 내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숫자를 더 늘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kyle@donga.com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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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만삭스 인턴 밤샘금지령…자정 이전에 퇴근

    미국 월가의 대표적 금융기관 골드만 삭스가 인턴 혹사를 막기 위해 밤샘 근무 금지령을 내렸다. 오전 7시 전 출근을 금지하고 자정 이전에 퇴근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골드만 삭스가 하루 근무시간을 최대 17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여름 인턴 기간이 시작된 이달 1일 세계 각 지사의 여름 인턴들에게 통보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올해 골드만 삭스는 2900여 명의 여름 인턴을 채용했다. 보통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에서는 신입 직원들이 주당 100시간 이상 일하고 매일 밤샘 근무를 하는 게 일종의 관행이다.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골드만 삭스가 인턴의 근무시간까지 이례적으로 제한한 것은 2013년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런던지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21세 독일 대학생이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그는 상사에게 잘 보여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 위해 72시간을 잠도 자지 않고 내리 일한 후 숙소에서 샤워하던 중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기존에 앓던 간질로 밝혀졌지만 과로가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며 과도한 근무 시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골드만 삭스는 이번 인턴 근무시간 제한에 앞서 회사 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직원들의 삶의 질 문제를 논의하고 직원들에게 토요일 휴무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 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당신은 남들이 말을 걸고 싶어 할 사람이 돼야 하며 작은 일(업무)을 제외한 다른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당신의 모든 삶을 이 회사에 바치면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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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 필리프 왕자, 남성잡지 모델 출신과 결혼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칼 필리프 왕자(36)가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한 바 있는 전직 모델 소피아 헬크비스트(31)와 13일 결혼식을 올렸다. 헬크비스트는 2010년 지인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필리프 왕자와 만나 지난해 약혼했다. 하지만 헬크비스트의 과거 경력 때문에 두 사람의 교제에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헬크비스트는 2004년 한 남성 잡지에 보아뱀을 걸친 채 상반신을 노출한 토플리스 모델로 등장한 바 있다. 또 이듬해에는 남녀 10명이 한 호텔에 모여 사는 모습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 ‘파라다이스 호텔’에 출연했다. 이후 모델 등으로 활동하다 미국 뉴욕에서 회계 일을 배우면서 요가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왕궁 교회에서 열렸다. 결혼식이 끝난 뒤 부부는 마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를 돌며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날 결혼식은 TV로 중계됐다. 해군 소령이자 자동차 경주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는 필리프 왕자는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 외아들이지만 성별에 상관없이 첫째가 왕위를 계승하도록 한 헌법에 따라 왕위 계승 서열은 3위다. 앞서 2010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는 시골 우편집배원의 아들인 평범한 헬스 트레이너와 왕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둘 사이에 태어난 에스텔레(3)가 왕위 계승 서열 2위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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