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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헤어진 남자친구 A 씨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던 이모 씨(34·여)는 고심 끝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이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이 씨는 A 씨의 동료직원에게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임신테스트기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 씨의 ‘임신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A 씨의 거래처 회사 대표까지 만나 “아이를 임신했는데 만나주지도 않고 투자 명목으로 5000만 원 사기까지 당해 낙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다른 A 씨의 지인에게도 “수천만 원의 외주 개발비를 떼이게 됐다. 아이까지 임신해서 믿었다”고 했다. 참다못한 A 씨는 이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씨는 “남자친구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표현이 아니었다”며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임동규)는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은 가치중립적 표현”이라며 “미혼남녀인 이 씨와 A 씨가 연인관계에 있었던 점에 비춰 사회통념상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는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며 일부 감경해 이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5000만 원을 사기당했다는 발언은 허위사실이고, 이 씨도 전파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판단해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궁금증 또 불러일으키시네, 요물…치” (최모 경감) “없으니 허전하고 외롭고…오피스 와이프 생활비 주시는 건가요ㅋ” (A 여경) 2013년 2월부터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최모 경감(33)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A 여경(32·여)과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그해 7월 복귀한 A 여경은 10월부터 최 경감과 카카오톡 메신저로 880여 차례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서로를 ‘자유부인’ ‘자유신랑’이라 부르던 둘은 “왜 이리 보고 싶고 옆에 두고 토닥거리고 싶징” “한번만 안아주시고 혼내시면” 등 SNS 상에서 밀회를 즐겼다. 그러나 둘의 비밀스런 관계는 4개월 만에 발각됐다. 지난해 1월 서울지역 다른 경찰서에 재직 중이던 A 여경의 남편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아내와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는 상관들의 부적절한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가 있다’며 감찰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낸 것. 감찰 결과 A 여경은 최 경감 외에도 수서경찰서 또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B 경사와도 부적절한 이성교제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A 여경은 B 경사와는 2000회가 넘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성관계를 암시하는 의사표시를 수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2014년 1월 25일자 A10면 참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4월 A 여경과 B 경사에게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처분을 내렸고, 최 경감에게는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 여경과 B 경사는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통해 정직 3개월 처분으로 징계수위가 낮아졌고, 최 경감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징계사유에 비해 감봉징계처분이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차행전)는 최 경감이 제기한 감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연인관계가 아니었더라도 두 사람이 단순한 직장동료사이가 아니라고 충분히 의심받을 만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배우자가 있음에도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본분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며 “최 경감, A 여경, B 경사의 관계가 언론에도 보도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그로인해 경찰 공무원의 위신이 손상됐으므로 감봉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6·4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자신을 ‘보수 단일 후보’라고 내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용린 전 서울시 교육감(68·사진)에게 1심에서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엄상필)는 30일 문 전 교육감에게 “‘보수 단일 후보’라는 표현은 허위 사실에 해당하며, 그것이 허위라는 점을 피고인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당초 지난달 6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벌금 100만 원을 구형했다. 문 전 교육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선거운동 비용으로 보전받은 32억 원을 전액 반납해야 한다. 재판부는 “‘보수 단일 후보’라는 표현은 통상 선거에 입후보한 ‘유일한 보수 성향 후보’ 혹은 ‘보수 성향 후보 사이에서 대표로 선출된 한 사람’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교육감이 특정 단체(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 전국회의)서 단일 후보로 추대된 것에 불과하다”며 “추대 주체를 명시하지 않고 명함, 선거공보, 방송 연설 등 선거 홍보물에서 ‘보수 단일 후보’라고 표시하거나 발언한 것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것으로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후보자 등록 단계에서부터 ‘보수 단일 후보’ 표현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며 “피고인이 선관위 요구에 따라 선거 홍보물에 작은 글씨로 추대 주체를 명기하는 방식으로 일부 수정했지만 이후 방송 연설에서 자신을 ‘보수 단일 후보’라고 소개한 점을 미뤄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문 전 교육감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회삿돈 200억 원을 빼돌리고 미국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의 구속영장이 28일 새벽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전형적인 무전 (영장) 발부, 유전 (영장) 기각 사례”라고 반발하며 추가 조사를 한 뒤 다시 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800만 달러(약 85억 원)에 이르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임직원들을 동원해 고액의 여행자수표를 발행받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국내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여행자수표로 만들어 미국 지사로 가져간 뒤 보관했다”며 “여행자수표를 발행하는 데 임시직 직원까지 이용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을 동원해 해외로 옮겨진 돈 중 일부는 장 회장 계좌로 입금했고, 일부는 현금화해서 장 회장에게 전달했다. 카지노에서 여행자 수표를 환전하면 환전 수수료가 면제되는 곳이 많다. 검찰은 “장 회장이 미국 내에서 항공편 이용 흔적이 없었는데, 이는 장 회장이 미국에 입국하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VIP 고객인 장 회장에게 전세기를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5시간가량 앞둔 27일 오전 10시경 회사 법인계좌로 105억 원을 무통장 입금했다. 장 회장과 변호인 측은 “국내 횡령에 대한 피해 변제”라고 주장했고,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하면서 피해 변제가 됐다는 점을 기각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105억 원을 갑자기 입금한 것은 반성이 아니라 ‘위기 모면’의 전략”이라며 “급히 마련한 105억 원은 또 어디서 났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말했다. 기각 도장이 찍힌 장 회장의 구속영장에는 당초 ‘발부란’에 판사 도장이 찍혔다가 수정액으로 지워진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8년 전부터 귀신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2012년 3월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힙합가수 김우주 씨(30). 김 씨는 “귀신 때문에 놀라서 쓰러지는 바람에 응급실에 두 차례 실려 간 적도 있다”며 “불안해서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42차례나 병원을 방문해 같은 증상을 호소한 김 씨에게 병원은 지난해 ‘환시, 환청, 불면증상’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김 씨가 군 입대를 피하려고 꾸며낸 거짓말로 드러났다. 2004년 신체검사 결과 현역병 입영 대상자 판정을 받은 김 씨는 대학 재학, 대학원 편입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수년간 입대를 연기했다. 그러다 입영 연기 사유가 떨어지자 정신병 환자 행세를 해 병역을 면제받기로 마음먹고 장기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공익요원 대상자가 돼 현역 입대를 피해가는 듯했지만 결국 병무청에 접수된 익명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고, 올해 1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조정래 판사는 김 씨에 대해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속임수를 썼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우리 정치의 부패를 청산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노무현 정부 시절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두 차례 특별사면 의혹을 직접 거론한 데는 “검찰 수사에 간섭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성 회장의 정관계 로비 및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 대통령이 과거 성 회장의 사면에 대해 “법치가 훼손됐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불필요한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검찰은 수사만 생각하며 수사 일정대로 차분히 할 뿐”이라며 “수사 범위는 ‘성완종 리스트’에 한정된 게 아니라는 점은 수사팀 출범 당시부터 밝힌 사안”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007년 12월 성 회장의 두 번째 사면을 앞두고 수천만 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이미 이 부분을 주요 수사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말을 안 해도 (수사를) 하고 있었는데 굳이 이를 ‘밝히라’고 언급하면서 이제 뭘 내놔도 수사의 중립성이 의심받을 수 있게 돼 버렸다”고 푸념했다. 성 회장이 남긴 메모 쪼가리 한 장도 없는 사면 로비 의혹을 규명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검찰이 성과를 내놓으면 야당으로부터는 “가이드라인에 맞췄다”는 비난을 받게 되고, 결과를 못 내놓으면 여권의 압박을 받을 게 자명하다는 얘기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박 대통령의 언급은 과거 정부의 사면권 남발 문제를 지적하며 그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발언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신나리 기자}
등록금을 받아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기보다 적립금 쌓기에만 열을 올린 대학에 등록금 일부를 학생들에게 돌려주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판사 송경근)는 채모 씨 등 수원대 학생 50명이 학교 법인, 이사장, 총장을 상대로 낸 등록금 환불 소송에서 “학생들에게 30만∼9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막대한 재단 적립금을 두고도 열악한 교육을 개선하지 않은 대학에 위자료 명목으로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라는 취지의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값등록금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유사 소송이나 등록금 인하 요구가 줄을 이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학생들은 2013년 7월 “학교 재정이 매우 양호한데도 교육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1인당 100만∼400만 원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수원대는 지난해 2월 교육부 감사에서 해당 연도에 착공할 수 없는 건물의 신축 공사비를 3년 연속 예산에 부풀려 편성하는 등 이월금을 907억 원 늘린 사실이 적발됐다. 또 별도로 사용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669억여 원을 적립해 2013년 2월 말 기준으로 적립금이 총 32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는 총장과 이사장의 출장비 부당 지급과 교비회계 전용 등 총 33개 부문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2011∼2012년에는 전임교원 확보율이 대학평가 기준에 미달했을 뿐 아니라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와 학생지원비는 각각 수도권 종합대학 평균의 41%, 8.9% 수준에 그쳐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잠정 지정됐다. 재판부는 “수원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해 적립금과 이월금을 부당하게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등록금에 비해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실험·실습 교육을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학생들의 실험·실습, 시설, 설비 등에 사용돼야 할 예산이 교육부 감사 결과 부적정한 곳에 쓰인 점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학생들이 수원대를 선택할 당시 기대나 예상에 현저히 미달해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대구지법은 지난해 10월 경북외국어대 학생 등 245명이 학교와 관계자를 상대로 “부실 운영 등으로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학교 측이 1인당 100여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판사 아줌마, 왜 저한테 아무것도 안 물어보세요?” 지난해 8월 서울가정법원의 면접조사실. 머리를 양 갈래로 땋은 A 양(8)이 물었다. A 양 부모의 이혼 소송과 함께 A 양과 남동생(5)의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을 위해 면접조사를 진행하던 판사는 “응, 아무것도 묻지 않을 거야”라고 대답했다. A 양은 ‘판사 아줌마’가 물어볼 예상 질문에 미리 준비한 답변이 쓸모가 사라졌다고 생각한 듯 시무룩해졌다. 각각 한 차례 이혼 경력이 있던 A 양의 아버지 임모 씨(42)와 어머니 이모 씨(41)는 2002년 지인 소개로 만나 재혼했다. 하지만 재산과 종교 문제로 다툼이 잦아졌고, 끝내 임 씨는 상습적으로 이 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저질렀다. 결국 이 씨는 2013년 2월 이혼을 결심하고 두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러나 임 씨는 두 달 뒤 A 양의 조부모와 고모 등 친가 식구 8명을 대동해 유치원에 가려던 A 양과 남동생을 승합차에 태워 왔다.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아이들이 엄마와의 만남을 거부한다”며 이 씨와 자녀들을 떼어놓았다. 이혼 소송 진행 중 면접조사 기일에 출석한 아이들은 16개월 만에 처음 만난 엄마 앞에서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두 자녀는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거나 헛구역질을 하면서 코피까지 흘렸고, 거부 반응은 갈수록 심해졌다. 하지만 이 씨가 자리를 뜬 후엔 이 씨가 가져온 간식도 먹고, 예전 가족사진을 보고 자연스럽게 기억을 떠올리는 등 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결국 재판부는 ‘임 씨가 자녀들에게 이 씨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주입시킨다’고 보고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이수영)는 “정서적 교류가 부족한 폐쇄적인 양육 환경을 의심케 한다”며 “자녀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를 이 씨로 지정한다”고 선고했다. 자녀들의 의사에 반해 양육자를 지정한 이례적인 선고였다. 이혼한 부부끼리 서로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가정법원은 남겨진 미성년 자녀에 대해 친권자와 양육자를 직권으로 지정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유무, 경제적 능력, 자녀의 의사와 부모에 대한 친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서울가정법원이 최근 내부적으로 펴낸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실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 말까지 7개월간 가정법원 합의부가 판단한 주요 기준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였다. 자녀들의 양육 환경을 최대한 바꾸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이 때문에 부부들이 이혼 소송 전 고정적인 양육 상황을 만들려고 자녀들을 무기 삼아 서로 탈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존 양육자가 누구였는지보다 양육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 성실한 보조양육자(조부모 등) 존재 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게 재판부의 중론이다. A 양의 친권과 양육 권리를 임 씨가 아닌 이 씨에게 준 것도 이런 맥락이다. 통상 미취학 연령 때부터 엄마가 양육해 온 경우가 많아 친권과 양육권은 주로 엄마가 갖게 된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아들일수록 아버지로 지정되는 비율이 높아진다. 7개월간 선고된 판례 속 자녀 74명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아버지가 지정된 건수(14건·18.9%)를 살펴보면 0∼6세의 경우에는 24건 중 2건(8.3%), 7∼12세는 27건 중 5건(18.5%), 13세 이상은 23건 중 7건(30.4%)이었다. 자녀가 딸일 때는 16%에 불과했던 아버지 지정률이 아들일 경우 23%나 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사진)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증인으로 다음 달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24일 열린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3차 공판에서 “다음 재판기일에 박 회장의 측근 전모 씨를, 그 다음 기일에 박 회장을 부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박 회장을 3시간 정도 신문할 예정이다. 당초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던 전 씨가 이날 출석하지 않아 증인 신문 일정도 차례로 미뤄졌다. 격주로 금요일마다 열리는 재판 상황을 고려할 때 박 회장은 다음 달 22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 씨가 출석하는 8일에 박 회장도 함께 신문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두 증인을 함께 신문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회의원을 지낸 방송인 강용석 변호사(46)가 ‘불륜 스캔들’에 휘말려 소송을 당한 것으로 24일 뒤늦게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모 씨는 “아내와 강 변호사의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강 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강 변호사 측은 2개월 동안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담당 재판부인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선희)는 이달 1일 변론 없이 선고하려 했다. 하지만 29일 변론기일이 다시 잡혔으며, 양측은 소송을 취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아내 A 씨는 유명 파워 블로거로, 지난해 말 “강 씨와 해외로 밀월여행을 다녀왔다”는 내용의 글이 한 포털 사이트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별다른 근거도 없이 소송이 제기됐다”며 “이미 방송에서 거듭 밝혔듯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100억 원대 방위사업 국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65)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24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회장 측은 “(사업) 중개만 했을 뿐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짙은 녹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이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검찰 측을 응시했다. 피고인 신분 확인을 할 때엔 재판부가 본인 여부를 물어도 처음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재차 “진술을 거부하는 거냐”고 묻자 그제서야 “맞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터키 방위산업체 ‘하벨산’사가 제작한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를 들여오면서 주요 부품을 새로 연구 개발할 것처럼 속여 방위사업청에서 국비 1100억 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말 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 사건 공급 계약은 하벨산 사와 방사청, SK C&C가 맺은 것”이라며 “(이 회장이) 무기 중개 과정 이후 일부 계약을 하청 받은 사실은 있지만 계약 당사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약 이행에 관한 책임은 하벨산사와 SK C&C에게 있으며 계약사항도 정상적으로 이행됐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속이거나 편취한 행위도 없다”고 덧붙였다.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공군 준장 출신의 권모 전 SK C&C 상무(61), 일광 계열사 솔브레인 전 이사 조모 씨(50)도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아직 이 회장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 있다”며 공판 과정에서 추가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사진)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증인으로 다음달 법정에 서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24일 열린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3차 공판에서 “다음 재판기일에 박 회장의 측근 전모 씨를, 그 다음 기일에 박 회장을 부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박 회장을 3시간 정도 신문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던 전 씨가 출석하지 않아 신문 일정이 차례로 미뤄졌다. 격주로 금요일마다 열리는 재판 상황을 고려할 때 박 회장은 다음달 22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 씨가 출석하는 8일에 박 회장도 함께 신문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두 증인을 함께 신문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기소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55)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란색 줄무늬 수의 차림의 그는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에 실려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 준비 기일에서 김 씨는 “리퍼트 대사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황상현 변호사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 훈련 문제 등이 일어날 때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호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김 씨 측의 납득하기 힘든 주장은 이어졌다. 황 변호사는 “김 씨가 일종의 문화운동을 기획했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여러 번 소동을 피운 바 있다”며 “(피습행위도) 김 씨 표현으로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고 전했다. 시종 여유롭던 김 씨는 재판 말미 결정타를 날렸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제 자랑을 하려는 건 아니고 보람찼다고 했다가는 검사님께 야단맞겠지만 단 하루 저 때문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중단돼 많은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다는 부분을 참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 70년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번 군사훈련 때문에 갑자기 중단됐다”며 “훈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느냐”고 궤변을 이어갔다. 김 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길이 24cm 과도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입힌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유죄 선고를 받은 데에는 무엇보다도 ‘영주권 의혹’에 대한 자체 확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불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조 교육감의 선거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이모 씨와 손모 씨는 뉴스타파 기자 최모 씨가 트위터에 올린 고승덕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영주권 보유 의혹을 보고 이를 조 교육감에게 보고했다. 이후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자체적으로 한 확인 절차는 사실상 인터넷 포털 검색밖에 없었다. 미국대사관에 문의 전화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날은 대사관이 쉬는 휴일이었다. 조 교육감은 구체적인 추가 확인을 지시하지 않고 이들이 써준 기자회견문을 다음 날인 지난해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그대로 읽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자회견에 앞서 주한 미국대사관이나 외교부에 고 씨의 영주권 관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지, 또는 자료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지 않고 확인을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이 씨와 손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고승덕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확인했을 뿐 미국 영주권에 관해 자문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기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판시했다. 지난해 사건 당시 선관위는 이 사건을 주의 경고로 끝냈기 때문에 변호인은 “검찰의 정치적 기소”라고 강력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관위의 주의 경고는 행정처분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조 교육감의 기소가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가 지연된 이유가 바로 피고인이 출석을 불응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라며 조 교육감의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장인 심규홍 부장판사는 “배심원들도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며 “배심원 일부는 고 씨가 영주권과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를 좀 더 빨리 제시했다면 이런 안타까운 선택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조 교육감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처음 의혹을 제기하고 고 씨가 답신을 통해 해명했을 때 의혹 제기를 멈추거나 사과를 해서 원만히 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이 불안한 신분에 놓임에 따라 그가 추진했던 혁신학교 확대, 일반고 전성시대 프로젝트, 교원 청렴운동 등도 줄줄이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됨에 따라 당분간 조 교육감은 항소심과 상고심 재판 준비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항소심에서 유죄를 무죄로 뒤집지 못하면 벌금이 줄어들어도 교육감직을 잃기 때문이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신나리 기자}
독립유공자로 건국훈장을 받았더라도 뒤늦게 친일행적이 드러나 정부가 서훈을 취소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3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가 친일행적이 드러나 서훈이 취소된 고 이항발 선생의 후손이 “서훈 취소가 부당하다”며 국가보훈처와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서훈취소 사유를 직접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여러 유공자 후손들이 낸 소송에서도 법원마다 판결이 엇갈려 이번 판결에 관심이 모아져왔다. 이 선생은 1990년 12월 독립유공자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지만 1936년 일제 식민정책 협력 단체인 백악회 창립총회에 참석하는 등 친일행적이 뒤늦게 확인돼 2011년 서훈이 취소됐다. 앞서 원심은 “대통령이 서훈대상자를 결정하는 행위는 국가원수로서 행하는 통치행위로 법원의 심사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친일행적이 뒤늦게 밝혀진 점은 서훈 취소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서훈취소가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행하는 것이라도 고도의 정치성을 띄고 있거나 통치행위라고 볼 수는 없어 법원의 판단 대상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상훈법에 따라 “친일 행적이 드러났다면 서훈 수여 당시 공적이 거짓임이 판명된 상황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훈 취소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50)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지사에게 벌금 500만 원과 추징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지사에게 돈을 건넸다는 유 회장의 진술, 당시 현장에 있던 동석자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유죄가 인정된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 회장의 진술서가 적법절차를 위반해 작성됐는데도 원심에서 이 진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진술서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 보더라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이 전 지사는 2009~2011년 유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중 2010년 6월 1000만원을 건넨 부분에 대해서만 “유 회장의 진술이 처음부터 일관되고 이를 뒷받침할 카드전표 등 증거와 관련자 증언도 일관된다”고 유죄로 판단했고, 나머지 2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지사는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0년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1년 1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돼 지사직을 잃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리 검토한 사건 기록 속 피고인을 직접 마주하니 긴장이 되네요.”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418호.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한 20대 남성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이 남성은 길을 가던 여성을 보고 집까지 쫓아 들어가 넘어뜨리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사석 맨 오른쪽에는 재판부 3명 외에 법복을 입은 또 한 명의 법관이 앉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이성호)의 ‘일일 명예법관’으로 위촉된 영화감독 양우석 씨(46)였다. 법정에서 성범죄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본 양 감독은 “공소 사실을 글로 접했을 때는 우발적인 강제 추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상을 보니 피고인이 돈을 노리고 접근해 피해자의 가슴을 스친 것인지도 따져볼 수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관객 1137만 명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을 만든 양 감독은 법원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1980년대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이었던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변호인’을 제작할 당시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을 수차례 찾아 재판을 방청했다. 서울남부지법 양우창 판사(42·사법연수원 33기)가 양 감독의 친동생이다. 양 감독은 “법원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특정한 가치가 아니라 이제는 ‘법원 사용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 시작 전에 변호인 구하는 법도 몰라 쩔쩔매는 분들이 많다”며 “아주 기본적이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법원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 문턱을 높게만 바라보는 국민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평생 법원 근처에는 안 가는 게 좋다’는 옛말을 파기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전·월세금을 놓고 벌이는 소송처럼 누구나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법원을 어려운 곳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법원이 국민과의 접촉을 넓히기 위해 ‘법원 박물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다른 곳으로 옮겨 폐쇄된 지방법원을 부수지 말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법정을 보존하면 어떨까요? 영화 세트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관람객들도 다녀가면 한층 국민과 법원이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편의점에 납품하는 컵 커피 값을 담합한 남양유업이 과징금 74억 원을 물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남양유업이 “시정명령과 74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양유업이 매일유업과 2007년 2월 초 임원급 회의에서 컵 커피 가격 인상을 담합했음이 인정되고, 두 회사의 컵 커피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담합행위가 시장 경쟁을 제한하거나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2007년 초 자사의 ‘프렌치카페’와 비슷한 컵 커피 ‘카페라떼’를 생산하는 매일유업과 짜고 편의점 판매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하기로 담합했다가 공정위에 적발됐다. 두 회사는 생산원가 차이 등으로 출고가 담합이 어렵자 이례적으로 매출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편의점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담합한 뒤 시차를 두고 가격을 인상했다. 이후 2011년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정보교환금지 명령을 내리자 남양유업은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매일유업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제도)를 통해 과징금을 면제받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일본 기업에 끌려간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 1000여 명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는 21일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등 1004명을 원고로 해 미쓰비시중공업, 미쓰이, 아소광업, 닛산토목 등 72개 일본 기업을 상대로 미지불 노임과 손해배상,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2012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규모의 소송이다. 유족회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한일청구권협정에 관한 대일민간청구권 문제 해결은 양국의 과거사 평화적 청산에 가장 큰 과제”라며 “전후 7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제징용 한국인들의 미지급 노임 공탁금, 후생연금 등 수십조 원의 개인 저금이 일본 우정성에 공탁돼 낮잠을 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 또는 부속협정인 ‘청구권-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양국 간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에 의해 일제강제징용피해자 배상문제는 다 해결됐다고 주장한다”며 일본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유족회는 2012년 대법원 판결과 함께, 2013년 7월 신일본제철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고 한 서울고법 판결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회는 청구금액을 1인당 1000만 원으로 시작해 1억 원으로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소송가액은 총 1000억 원에 달해 관련 소송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 변호인단에는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피해자들을 대리해 독일 정부와 오스트리아 군수기업들을 상대로 75억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던 미국 로펌 ‘콘, 스위프트 앤드 그래프’의 로버트 스위프트 변호사와 국내 법무법인 동명 장영기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법무법인 동명과 콘, 스위프트 앤드 그래프는 이번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승소하면 이 판결문을 토대로 미국 법원에서 강제집행 승인을 받아낸 뒤 미국 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가압류하는 등의 방법으로 배상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부인 서정희 씨(55·여)를 폭행한 혐의(상해)로 불구속 기소된 방송인 서세원 씨(59)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손주철 판사 심리로 열린 서 씨의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있지 않은 피고인에 실형을 선고해 달라”며 이렇게 구형했다. 이날 서 씨 측은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친다”면서도 “아내의 목을 조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정희의 무분별한 발언으로 본인은 ‘예쁜 아내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파렴치한 사람’이 됐고 지난 삶에서 쌓아온 인격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 씨의 변호인은 “아내 서 씨가 몸이 힘들 때면 환청과 환각 증세를 보였다”며 “내 의지가 아니라 아내 서 씨의 권유로 이승만 전 대통령과 관련된 영화제작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또 부인 서 씨가 불륜 정황으로 의심했던 서세원 씨의 홍콩 여행과 관련해서 “이승만 관련 영화 제작에 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다녀온 것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서 씨의 변호인은 서 씨의 과거 결혼생활 전반을 되짚으며 “아내 서 씨와 자녀들이 피고인 몰래 전모 목사와 접촉하며 과도하게 신앙생활을 펼쳐 불화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폭행사건 당시 출동해 현장사진을 촬영했던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아내 서 씨가 몸도 못 가누는 상황이었고 상의가 찢어져있어 치료의 필요성이 보였다”고 진술했다. 서세원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로비에서 부인 서 씨를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