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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역 배우가 상황을 재연한 것을 표기하지 않고 보도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PD수첩은 11일 방영된 ‘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하며 김 여사와 비슷한 인물을 등장시켰지만 대역 배우가 재연했다는 것을 자막으로 알리지 않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성명을 내고 “최소한의 균형 보도 원칙을 내팽개친 방송”이라며 “개인 방송처럼 만든 편파 방송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MBC 노동조합(3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재연 영상은 사실에 한해 대안이 없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며 “김 여사 관련 사실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스틸 사진에 문자를 입혀 보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의 악의’를 가진 증오 표현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MBC는 시사·보도 제작준칙을 통해 ‘사실을 전달할 만한 대안이 없을 경우 재연 기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재연 영상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혼란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을 내리고 ‘재연’ 표기를 한 후 다시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 경위를 파악한 후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김건희 여사 대역 배우가 상황을 재연한 것을 표기하지 않고 보도한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PD수첩은 전날 방영된 ‘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김 여사의 논문표절 의혹을 보도하며 김 여사와 비슷한 인물을 등장시켰지만 대역 배우가 재연했다는 것을 자막으로 알리지 않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성명을 내고 “최소한의 균형 보도 원칙이 내팽개쳐진 방송”이라며 “개인 방송처럼 만든 편파 방송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MBC 노동조합(3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재연 영상은 사실에 한 해 대안이 없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며 “김 여사 관련 사실은 확정되지 않은데다 스틸 사진에 문자를 입혀 보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의 악의’를 가진 증오 표현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MBC는 시사·보도 제작준칙을 통해 ‘사실을 전달할 만한 대안이 없을 경우 재연 기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재연 영상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혼란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을 내리고 ‘재연’ 표기를 한 후 다시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 경위를 파악한 후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시간 개념을 앗아갔다. 이동을 못해 만남이 사라졌고, 감염이라도 되면 한곳에 갇혀 하루,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흐릿해진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근무시간과 여가시간의 경계도 불투명해졌다. 이제 길었던 코로나19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시점. 하지만 언제든 또 다른 팬데믹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미래에 인류가 이를 극복할 능력을 지녔는지를 살펴본 실험인 ‘딥 타임(deep time) 프로젝트’를 다뤘다. ‘인간 적응력 연구소’를 운영하는 저자는 참가자 14명과 함께 2021년 3월 14일부터 4월 24일까지 40일 동안 프랑스 아리에주의 위사라는 곳에 있는 롱브리브 동굴에서 생활한다. 빛도 시계도 전자기계도 없이. 처음엔 각자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다를 정도로 생활리듬이 맞지 않아 혼란을 겪지만, 곧 참가자들은 동굴 생활에 적응해 간다. 전직 소방대원과 의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직업도 가치관도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규칙을 만들어 나간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지만 이들은 공존을 깨우친다. 함께 환경에 적응하며 질서를 지키고 심지어 같이 동굴 탐험에도 나선다. 그 생생한 40일간의 여정을 통해 저자는 “급변하는 환경에도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에게 있다”며 “함께하는 한 디스토피아는 없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에 갇혀 사는 현대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양보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를 놓고도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사퇴 압박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맞섰다. 지난달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처음 보도하면서 영상 하단에 ‘이 ××’ ‘바이든’ 등으로 자막을 단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국익을 해하는 고의 조작”이라고 날을 세운 반면 민주당은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고 역공했다.○ 與野 “조작 자막” “언론 탄압”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MBC의 자막 논란을 지적하며 “과거 광우병 조작 사건으로 만든 일련의 사태를 보면 MBC는 공영방송이길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영식 의원도 “진영 논리에 매몰돼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사냥하고, 특정 진영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저널리즘’”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과거 ‘바이든’과 ‘날’ 등을 발음한 영상과 이번 논란의 순방 영상을 느린 속도로 편집해 반복 상영했다. 그는 “아무리 들어도 ‘바이든’으로 들리지 ‘날리면’으로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실이 악에 받친 공문을 MBC에 보냈는데 언론을 검열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내년 7월이 임기인 한 위원장의 거취도 쟁점이었다. 박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 “방통위 공무원들이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 불쌍하다, 소신 없고 비굴하다’고 이야기한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위원의 임기 보장은 방통위 독립성 보장을 넘어 언론 독립을 보장하려는 정신”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도 엄호에 나섰다. 고민정 의원은 박 의원의 사퇴 압박에 대해 “말이 아닌 이야기에 대해서는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 위원장을 옹호했고,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사퇴 압박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말이 아니라니, 사과하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한 위원장이 임명된 지 3년 넘었는데 편파 보도, 방송의 중립성, 공정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재승인 정성평가 비중 높아, 방통위 황제 권한”이날 국감에선 방송사업자 재승인·재허가 제도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평가점수 총점 1000점 중 570점이 비계량 방식이다. 이렇게 정성 평가 비중이 높으면 방통위가 황제의 권한을 갖고 종편(등 방송사업자의) 목줄을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승인·재허가 때 부과하는 이행 조건도 많아 방송사 운영에 과도한 개입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재승인 조건과 권고 사항은 박근혜 정부 때 총 31건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72건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2020년 TV조선 재승인 당시 과락 점수가 나온 것과 관련해 방통위가 심사에 개입해 고의로 점수를 낮췄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권 의원은 “학교로 치면 부정입학이고 선거로 치면 부정선거”라며 “처음부터 불이익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점수를 조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방통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보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에 대한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에서 5일 열린 문체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에 상을 주고 전시를 했다고 해서 문체부가 대회를 주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에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와 비교할 성격이 아니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한다. 문제를 삼는 것은 만화진흥원의 운영 방식이다”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당초 문체부의 후원 심사를 받을 때는 정치적인 작품은 공모에서 제외한다고 했지만 이후 이 조항을 임의로 뺐다. 중고교생 만화공모전이 정치 오염 공모전이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해당 만화는 고등학생 작품으로, 기차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 넣었고 김건희 여사를 연상시키는 인물과 칼을 휘두르는 검사들이 기차에 타고 있다. 놀라 도망가는 사람들도 담겼다. 이 작품은 금상을 받았고, 문체부 후원으로 최근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됐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는 고영주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했다고 정부에서 민형사 소송까지 했지만 최종 무죄 판결이 났다”며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은 문재인 정권이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만약 지난 정부에서 기차 얼굴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꾸고 차장을 김정숙 여사로, 탑승자를 586운동권과 시민단체, (북한) 김정은으로 그렸다면 고등학생을 상대로 제재는 물론이고 고소·고발과 온라인 집단 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민주당 소속 경기도 의원을 지내는 등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라고 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입대가 연기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30)의 병역에 대해 박 장관은 “다른 병역 의무자와의 형평성, 여론 및 BTS가 한국을 세계에 알린 기여 등을 고려해 12월 안에 입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열독률 조사를 정부 광고 집행 기준으로 도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열독률은 일정 기간(최근 일주일) 이용자가 읽은 특정 매체의 비율을 말한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열독률 조사는 샘플 수를 늘려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지방신문 대부분은 조사에서 ‘0’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역, 거리 등에서 무가지(무료 신문)를 배포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며 “실제 지난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이 무가지를 배포했다”고 꼬집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역 신문 관계자들을 만나 열독률 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체부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 광고 집행 기준으로 ABC협회가 인증하는 신문 유료 부수를 폐지하고 열독률 조사를 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열독률 조사 결과 응답자가 신문을 읽었다고 밝힌 매체는 전국 1676개 중 302개로 18%에 불과했다. 대다수 지역 매체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황보 의원은 “지역지 열독률이 대부분 0으로 나오는 열독률 조사를 따른다면 지자체는 지역지에 광고할 수 없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무실 상점 학교 가판 등 영업장의 신문 구독 비율이 60%가량 되는데도 열독률 조사에서는 영업장이 제외돼 조사의 정확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도 불투명해 실제 답변 숫자와 가중치를 부여한 결과가 상당히 다르게 나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밑그림 없이 펜으로 즉흥적인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 씨가 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47세. 고인은 2008∼2010년 네이버에 웹툰 ‘TLT(TIGER THE LONG TAIL)’를 연재했으며,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라이브 드로잉 제작 영상을 공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016년 찍은 SK이노베이션 광고로도 유명해졌다. 내년까지 전시 일정이 꽉 차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 고인은 파리 전시를 마치고 미국 뉴욕으로 가던 중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에 대한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에서 5일 열린 문체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에 상을 주고 전시를 했다고 해서 문체부가 대회를 주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에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와 비교할 성격이 아니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한다. 문제를 삼는 것은 만화진흥원의 운영 방식이다”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당초 문체부의 후원 심사를 받을 때는 정치적인 작품은 공모에서 제외한다고 했지만 이후 이 조항을 임의로 뺐다. 중고생 만화공모전이 정치 오염 공모전이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해당 만화는 고등학생 작품으로, 기차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 넣었고 김건희 여사를 연상시키는 인물과 칼을 휘두르는 검사들이 기차에 타고 있다. 놀라 도망가는 사람들도 담겼다. 이 작품은 금상을 받았고, 문체부 후원으로 최근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됐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는 고영주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했다고 정부에서 민형사 소송까지 했지만 최종 무죄 판결이 났다”며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은 문재인 정권이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만약 지난 정부에서 기차 얼굴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꾸고 차장을 김정숙 여사로, 탑승자를 586운동권과 시민단체, (북한) 김정은으로 그렸다면 고등학생을 상대로 제재는 물론이고 고소·고발과 온라인 집단 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민주당 소속 경기도 의원을 지내는 등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라고 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입대가 연기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30)의 병역에 대해 박 장관은 “다른 병역 의무자와 형평성과 여론 및 BTS가 한국을 세계에 알린 역할 등을 고려해 12월 안에 입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4일 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첫 국회 국정감사는 첫날부터 여야의 거센 충돌이 펼쳐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와 박 장관 해임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파행을 거듭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전·현직 국회의장단을 비롯한 다선 의원들이 주로 활동하는 외통위에서조차 여야가 이토록 극렬하게 대립한 것은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개의 32분 만에 파행된 외통위는 오후 2시 12분에야 속개됐지만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 상영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재차 충돌하면서 43분 만에 다시 파행됐다. 여기에 오후 10시 41분경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 관련 질의로 인해 또 정회했다. 이날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개의 선언과 동시에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바보인가.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한테 ‘이 ××’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단 한마디 사과도 듣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가야 하냐”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교 참사가 아닌 민주당 억지에 의한 국익 자해 참사”라고 응수했다. 오후 속개된 외통위에선 윤 대통령의 음성이 공개됐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음성을 재생한 뒤 박 장관에게 “윤 대통령이 책임질 수 없는 것이니까 외교부 수장인 박 장관이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박 장관은 “사적 발언에 대해 말꼬투리를 잡아서 빈손외교다, 막말외교다 논쟁을 벌이는 것은 국력 낭비”라고 일축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발단이 돼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대통령이 욕설하고 비속어 논란을 일으키는 말씀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 거짓말을 누가 믿느냐”고 하자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여당 의원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서도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MBC를 향해) 자막을 편집하고 왜곡했다고 하는 것은 언론과 방송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옥죄기”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이란 말이 없었는데도 MBC는 자막에 삽입했다. 이것은 편성과 편집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도 관련 공방이 오갔다. 여당 추천인 김도인 이사는 “‘취재 내용이 불분명할 때는 확인될 때까지 방송하지 않거나 잠정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는 MBC의 보도 가이드라인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추천의 김석환 이사는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국제기자연맹(IFJ)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당이 MBC를 형사고발한 것은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로, 이를 규탄한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아이의 탄생은 가슴 벅차도록 경이롭지만 현실의 육아는 행복 51%, 고통 49%의 비중이랄까. 새벽에도 2시간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해야 하는 신생아 수유도 힘들지만 먹이고 난 뒤 트림을 시키는 것도 일이다. 아기는 젖을 먹고 꼭 트림을 해야 하는 걸까? 아기는 모유를 먹든 젖병으로 분유를 먹든 공기를 같이 들이마신다. 아기의 위에 모인 이 공기가 상당 부분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장으로 내려가면 장을 팽창시켜 통증을 유발한다. 트림을 시키면 아기의 위에 모인 공기를 빼줄 수 있다. 어른도 음식을 먹으면서 위에 공기가 들어간다. 하지만 위의 크기가 아기보다 크고 들이마신 공기 중 산소가 몸 안에서 재사용되기 때문에 아기처럼 트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나마 아기 트림 ‘일’에 덜 시달리고 싶다면 모유가 낫다. 엄마 젖이 아기의 입에 더 잘 달라붙고 젖병보다 젖이 더 고르게 나와 공기가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분유를 뗀 아기가 음식을 먹다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5초 안에 주워 먹이면 문제가 없을까? 항간에 나도는 ‘5초의 법칙’은 미신이다. 수분이 많은 수박은 1초가 지나기도 전에 세균 범벅이 된다. 양탄자가 깔린 바닥이라면 어떨까. 양탄자에서는 음식에 세균이 생기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수분이 거의 없는 음식의 경우 순발력을 발휘해도 좋다. 독일의 과학전문 기자인 저자는 초보 아빠로, 이처럼 육아 중에 의문이 들었던 14가지 질문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정리했다. 온라인에 온갖 육아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똥 기저귀를 갈면서도 뭔가 배움을 원한다면 책장을 넘겨볼 만하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7일 이번 사건을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MBC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언론 탄압”이라고 맞서며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 與 “MBC, 끊임없이 당에 편파 방송”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해 편파 방송 시정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항간에 돌아다니는 소위 ‘지라시’(사설정보지)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 방송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도 “우리의 최우방 동맹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한 MBC의 답변이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음성 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일부 언론에서 특정하고, 누가 보더라도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동맹을 마치 조롱하는 듯한 그런 뉘앙스의 문장을 만들어냈다”며 “그것이 급속도로 외신을 통해 퍼져나갔고, 특히 일부 매체는 확정되지 않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미국 측 입장도 물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 발언 속 ‘○○○’을 ‘바이든’이라 단정한 뒤 미국 백악관에 논평을 구한 MBC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 이 부대변인은 전문가 자문 결과 “‘○○○’이 바이든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비속어 논란 발언이 터진 직후 참모들에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말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전날(26일) ‘순방 기간 중 보도에 대한 질의’라는 제목의 공문을 MBC에 발송했다. 이에 대해 MBC는 답변을 거부하고, 입장문 발표를 통해 “대통령비서실이 ‘비속어’ 발언 보도 경위에 대해 답하라고 공문을 보낸 건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등은 27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익을 해친 건 대통령의 거친 언사이지, 보도하는 언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野, ‘박진 해임건의안’ 당론 발의정부여당의 본격적인 반격에 맞서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의 이름으로 발의했다. 장관 해임건의안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가 가능하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도 안 되는 상태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MBC 등에 대한) 제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참으로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의총 직후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또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언론 탄압이나 한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을 ‘탄압의힘’이라 불러야겠다”고 했다. 해임건의안은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서 보고하면 그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거치게 된다. 재적 과반수(150석 이상)의 찬성이면 가결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만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9일에 본회의가 이미 잡혀 있기 때문에 여당과 의사일정 협의 없이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고 했다. 다만 해임 여부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기 때문에 해임건의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국회를 만들려는 속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써서 미국 의회를 비판했다’고 언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전 온라인상에서 주장한 누리꾼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의 보좌진 최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씨는 2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의 엠바고가 해제되기 39분 전이었다. 그로부터 22분 뒤 최 씨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단정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가 첫 글을 올린 지 33분 뒤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최 씨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26일 오후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나는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며 ‘지라시’를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진보매체 기자 출신으로 21대 국회 때 보좌진으로 이직했다는 최 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라며 “그 뒤로 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는데 그(발신자)중 MBC 기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이 사실이라는 걸 여러 루트로 확인하고 첫 글을 올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당 발언이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이라고 확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 측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말한 것”이라며 최 씨 글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와 최 씨 등이 공식 언론 보도 전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것처럼 사전에 낙인을 찍어 퍼뜨렸다”며 “이들이 영상을 입수한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MBC가 22일 윤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했다며 유튜브에 처음 공개한 영상을 두고 “MBC 디지털뉴스룸 국장이 소속 부장이나 기자를 건너뛰고 직접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영진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써서 미국 의회를 비판했다’고 언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전 온라인상에서 주장한 누리꾼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의 보좌진 최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씨는 2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의 엠바고가 해제되기 39분 전이었다. 그로부터 22분 뒤 최 씨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단정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가 첫 글을 올린 지 33분 뒤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최 씨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26일 오후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나는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며 ‘지라시’를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진보매체 기자 출신으로 21대 국회 때 보좌진으로 이직했다는 최 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라며 “그 뒤로 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는데 그 (발신자) 중 MBC 기자는 없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발언이 사실이라는 걸 여러 루트로 확인하고 첫 글을 올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당 발언이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이라고 확인했다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 측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말한 것”이라며 최 씨 글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와 최 씨 등이 공식 언론 보도 전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것처럼 사전에 낙인을 찍어 퍼뜨렸다”며 “이들이 영상을 입수한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박 원내대표부터 최 씨까지 어떻게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비공개 영상과 조작된 자막 내용을 최초 보도 이전에 파악했는지 반드시 밝혀야한다”고 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 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민주당의 일개 의원 비서관이 어떻게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비공개 영상과 워딩을 갖고 있었는지, 엠바고 사항과 MBC의 보도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유리지 공예가(1945∼2013)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 특별전시회 ‘사유(思惟)하는 공예가 유리지’가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는 모두 326점으로 유족이 올여름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구성됐다. 공예박물관이 기증특별전을 여는 건 처음이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작가인 유영국 화가(1916∼2002)의 장녀인 유 작가는 조형물과 장신구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 서정성을 표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1968년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고인은 1981∼2010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004년 공예전문미술관인 치우금속공예관을 설립해 관장을 지냈다. 11월 27일까지. 무료.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방송사의 재승인·재허가 절차에서 과도한 이행 조건을 줄이고 객관적인 평가 항목을 늘리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사업자 재승인·재허가 제도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현행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재허가 제도의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조발제를 맡은 송종현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재승인·재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부과하는 이행 조건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방송 환경에서 방송사 운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방송사에 사업 재승인 및 재허가를 해주는 대신 부처 재량으로 프로그램 투자와 경영 관련 기구 설치 등 다양한 조건을 붙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2010년 12건이던 이행 조건은 2020년 32건으로 늘었다. 김도연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행 조건에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해 방송사를 겁박하거나 혼내주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사 평가항목 가운데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추상적인 정성 평가가 많아 방송사업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영구 MBN 정책기획부장은 “총점 1000점 중 570점이 비계량적인 부분이고 중점심사 사항인 공적책임 부분도 주관적인 평가 항목이어서 심사위원의 성향에 좌우될 우려가 크다”며 “평가 항목을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승인 조건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본부장은 “예를 들어 콘텐츠 투자 1000억 원이라는 조건을 부과했는데 999억 원을 투자했으면 과연 조건 불이행으로 봐야 하는가”라며 “이행 여부를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간 기준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장기 투자 등을 위해 재승인·재허가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방송 재승인·재허가 기간은 평가점수에 따라 3년에서 5년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미국이 8년, 영국은 10년 내외, 일본은 5년이다. 송 교수는 “영국은 이행 조건을 부과하더라도 규제 당국이 방송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조건의 내용을 결정한다”며 “국내 방송도 당국과 방송사업자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각각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내용으로 재승인·재허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에서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두현 의원실 주최로 열렸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남태평양의 에콰도르령이자 화산섬 123개로 이뤄진 갈라파고스 군도. 1835년 찰스 다윈(1809∼1882)이 20대에 비글호를 타고 와 진화론의 단초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진화론자에게 갈라파고스를 간다는 건 ‘성지순례’와 다름없는 일. 일본 생물학자인 저자 역시 꽤 흥분했던지, 이곳을 “피시스(physis)”라 부르며 경탄한다. 피시스는 ‘원초적인 자연’ 정도로 해석되는 그리스어. 인적 드문 이곳의 생물들은 인간을 만나도 동요가 없다. 수풀에서 마주친 이구아나 한 쌍은 사람이 다가가도 사랑을 나눌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 촬영용 망원렌즈로 날아와 살포시 앉는 새들도 있다. 이곳 생물들은 손을 뻗어도 도망가지 않는다. 저자가 볼 때 이런 반응은 “생명 본래의 행동”일 뿐이다. 갈파라고스 생명체들이 ‘여유’가 넘치는 건 치열한 약육강식 없이 풍부한 생태 환경이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살아남는 데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니, 호기심이 넘치고 자유롭고 자발적이다. 저자는 갈라파고스 곳곳을 안내하며 현장 사진도 110여 장을 실어 친절하게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아오야마가쿠인대 총합문화정책학부 교수인 저자는 일본에서 5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생물과 무생물 사이’(은행나무)의 지은이로도 유명하다. 분자생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으로 국내에선 2008년 처음 출간됐다가 2020년 재출간됐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MBC 현직 간부가 박성제 MBC 사장에 대해 “공정성을 잃은 편파 방송으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보경 MBC 심의팀 국장은 16일 사내게시판에 ‘헌법 위반 의혹 박성제 등을 같이 고발합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국장은 “최경환 (전 부총리) 측 65억 원 신라젠 ‘카더라(근거 없는 의혹)’ 보도를 본인 확인과 반론도 없이 결정했다고 취재 기자가 재판에서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MBC는 2020년 4월 최 전 부총리와 주변 인사들이 횡령과 주가조작 의혹 등이 불거진 신라젠에 65억 원을 투자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로부터 들은 내용을 전제로 한 보도였다. 최 전 부총리는 MBC 관계자와 이 전 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만 재판에 넘겼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국장은 “해당 보도가 나간 시점은 4·15 총선 2주 전”이라며 “공영 방송은 선거철에 중립을 지켜야 할 존재이유와 의무가 막중한 만큼, 헌법 21조 4항이 보호하는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법 21조 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대통령실이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여성가족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유관 부처와의 협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인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목표로 2027년 상반기까지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세종시에 두겠다는 일정을 마련한 데 이어 정부 부처, 위원회의 추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8개 중앙 부처 중 현재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여가부 등 5곳이 수도권에 남아 있다. 위원회 형태의 중앙 행정기관 중에는 국가인권위, 방통위, 금융위, 개인정보보호위, 원자력안전위 등 5개 기관이 세종시로 옮겨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추가 이전 기관을 물색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은 추가 이전 기관에 대해 검토한 결과 방통위와 여가부를 우선순위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을 옮길 경우 이미 세종시로 옮겨 간 유관 부처와 협업의 기대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방통위의 경우 향후 미디어 정책의 틀을 재편하려면 세종시에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가부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 따른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교육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업무와 기능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대선 후보 시절 중앙 행정부처 추가 이전 계획을 공약한 만큼 여야 협치 차원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대통령실 “방통위 등 이전해 행정수도 완성”방통위 내부 “세종시로 가면 직원이탈 우려” 방통위-여가부 이전 검토 대통령실은 정부 부처, 위원회의 세종시 추가 이전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굳건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정과제를 이루려면 부처 간 협업 기대효과가 큰 기관의 이전이 바람직하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이 방통위를 최우선 이전 검토 대상에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향후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문체부의 역할을 놓고 통합적인 재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달라진 방송통신 환경에서 미디어 정책을 관장하는 조직도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를 감안하면 방통위도 과기정통부, 문체부와 함께 세종시에 자리 잡아야 할 필요성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나뉜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규제 정책이나 진흥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이 방통위와 유관 부처 간 통·폐합의 필요성을 역설한 만큼 방통위 이전을 추진할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 이 대표도 대선 과정에서 미이전 중앙 행정기관에 대한 세종시 이전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와 중앙 행정기관 추가 이전에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어 협치 차원에서 함께 공론화하고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통위 내부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한 위원장이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국장급 주요 간부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조직 동요 이슈가 생겼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방통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주요 현안 업무 진행도 원활하지 않아 내부에서 불만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에서 ‘이러다가 세종시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이미 나온 적이 있다”며 “세종시로 이전하면 직원들의 이탈로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고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박성제 MBC 사장(55·사진)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 제출됐다.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20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 안건으로 박 사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최근 제출했다. 2020년 2월 취임한 박 사장의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는 해임 요구 사유로 박 사장이 취임한 후 MBC 보도의 편파성이 심화된 것을 들었다. 15일 김 이사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내용을 몰래 녹음한 것을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검증 없이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7월 MBC 기자가 김건희 여사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한 사건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MBC 내부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박 사장은 2019년 보도국장 재직 당시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박 사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개혁을 지지한 서울 서초동 집회 인원에 대해 “딱 봐도 100만 명”이라고 말해 비판이 일었다. 김 이사는 “2017년 MBC 파업에 불참하지 않은 직원들을 좌천시키는 등 박 사장은 회사 경영에서 능력보다는 진영논리에 충실했다”며 “파업에 불참했던 보도국 기자 88명 중 66명이 회사에 남아 있는데 이들 중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에 보도되는 기사를 쓰는 기자는 1명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 사장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박 사장이 취임한 후 MBC는 다양성과 공정성이 사라지고 노조 교조주의와 편파성만 남았다”며 “‘한동훈 죽이기 채널A 사건 오보’, ‘경찰 사칭 취재’, ‘김건희 여사 사적대화 억지 공개’ 등 연이은 편파 보도의 원인은 박 사장의 편향된 조직운영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팩트 체크, 갈등 조장 금지 등 기본적인 미디어 윤리도 준수하지 않는 편파 보도로 국민을 갈라치기 한 박 사장에게 더 이상 공영방송 MBC를 맡길 수 없다”며 “방문진 이사회는 박 사장 해임이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노동조합(3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박 사장은 노동탄압행위에 책임을 져야한다. 방문진은 20일 회의에서 박 사장의 해임결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6월 3노조는 박 사장이 2017년 파업 불참자들을 부당하게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며 박 사장을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 고소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인 배우가 된 이정재(50·사진)가 영화 ‘스타워즈’의 드라마 시리즈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미국 할리우드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은 8일(현지 시간)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보도했다. 이 작품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스타워즈 제작사 루커스필름과 함께 선보인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포스(초능력)를 사용하는 제다이와 시스 중 시스로부터 포스를 이어 받은 이들이 어콜라이트다. 할리우드와 스타워즈 팬들은 이정재가 시스 중 최고 포스를 가진 ‘시스 로드’ 역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정재도 스타워즈 주인공 캐스팅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9일(현지 시간) 열린 ‘오징어게임의 날’ 선언식에 참석한 이정재는 스타워즈 캐스팅에 대한 취재진에 질문에 “나중에 좀 더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