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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때부터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뒤 1000명 이상의 교육부 직원 해고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미 연방대법원이 이 같은 감축 작업을 계속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위법일 수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던 하급 법원의 명령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이날 약 14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교육부의 주요 기능을 다른 부처로 이관하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계획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관련 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이 신속하게 교육부 해체 작업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맥마흔 장관은 교육부의 학자금 대출 기능은 재무부로, 인력 및 성인 교육 프로그램 관리는 노동부로, 장애인 교육 지원은 보건복지부로, 시민권 관련 업무는 법무부로 넘기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 학생의 성전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및 비판적 인종 이론(CRT·Critical Race Theory)에 관한 교육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에 대해서도 “관료주의와 낭비 속에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는 진보 성향 조직”이라며 교육 정책에 대한 권한은 연방정부가 아닌 미 50개 주(州)와 학부모들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3월 트럼프 대통령이 교육부 축소를 명령한 후 약 4000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다만 이날 대법원 결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교육부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최종적으로 부처 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의회에만 있기 때문이다. 또 9명의 연방대법관 중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교육부 인력 감축 추진을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 세 대법관은 이번 조치가 미 전역의 학생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소득층 및 장애 학생에게 연방정부의 자금을 지원하고, 성소수자와 소수 인종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 금지법을 담당하는 교육부의 기존 기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 24개 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68억 달러(약 9조 원)의 연방 교육 자금을 주 정부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자금은 원래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책 변경’을 이유로 돌연 지급을 보류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NYT는 “대통령은 의회가 승인한 자금의 지출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치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해 대선 때부터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뒤 1000명 이상의 교육부 직원 해고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미 연방대법원이 이 같은 감축 작업을 계속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위법일 수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던 하급 법원의 명령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이날 약 14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교육부의 주요 기능을 다른 부처로 이관하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계획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관련 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이 신속하게 교육부 해체 작업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맥마흔 장관은 교육부의 학자금 대출 기능은 재무부로, 인력 및 성인 교육 프로그램 관리는 노동부로, 장애인 교육 지원은 보건복지부로, 시민권 관련 업무는 법무부로 넘기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 학생의 성전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및 비판적 인종이론(CRT·Critical Race Theory)에 관한 교육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에 대해서도 “관료주의와 낭비 속에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는 진보성향 조직”이라며 교육 정책에 대한 권한은 연방정부가 아닌 미 50개 주(州)와 학부모들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3월 트럼프 대통령이 교육부 축소를 명령한 후 약 4000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다만 이날 대법원 결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교육부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최종적으로 부처 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의회에게만 있기 때문이다.또 9명의 연방대법관 중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잭슨 대법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교육부 인력 감축 추진을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 세 대법관은 이번 조치가 미 전역의 학생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소득층 및 장애 학생에게 연방정부의 자금을 지원하고, 성소수자와 소수 인종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 금지법을 담당하는 교육부의 기존 기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기 크기 때문이다.이날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 24개 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68억 달러(약 9조 원)의 연방 교육 자금을 주 정부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자금은 원래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책 변경’을 이유로 돌연 지급을 보류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NYT는 “대통령은 의회가 승인한 자금의 지출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치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결국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일론 머스크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가고 (이유를) 잘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냉철한 판단력으로 ‘얼음 아가씨(Ice Maiden)’로도 불리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68·사진)이 한때 대통령의 1호 친구로 불렸지만 최근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와일스는 9일(현지 시간) 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 등 다양한 백악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 인터뷰는 평소 언론 접촉을 피하는 와일스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언론과 가진 두 번째 인터뷰다. 그는 머스크에 대해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며 “흥미로운 인물이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관심이 많았고, 저녁 식사 등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가까이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진 결정적 계기나 원인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생각만 했던 것을 그냥 말하는 게 그의 장점”이라며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냥 말하지만 (일을 할 땐 이런 점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들이 ‘허위 정보’를 전한다고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는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같은 신문을 탐독한다고도 전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최고 실세로 통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68)이 9일(현지 시간) 취임 후 두 번째 인터뷰에서 백악관 뒷이야기와 그의 개인사를 풀어냈다. 다른 참모들과 달리 언론 노출을 피했던 문고리 권력 와일스의 이례적인 인터뷰여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를 총괄한 와일스는 ‘얼음 아가씨(ice maiden)’로 불릴 만큼 냉철한 판단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이날 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에서 와일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결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흥미로운 인물이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관심이 있었고 저녁 식사 등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까이서 이야기했다”며 “결국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 질투를 느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머스크답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해 백악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근무하는 등 행정부 업무에도 긴밀히 관여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취임 첫날부터 일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었고, 초인적인 속도로 일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출범 후 약 6개월간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이 생각만 했던 것을 그냥 말하는 게 그의 장점”이라며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냥 말하지만 효과적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바이든 정부가 4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호평했다. 기성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같은 신문을 탐독한다고도 전했다.백악관 최초 여성 비서실장인 와일스는 자신의 직무에 대해 “아무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동시에 큰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운동과는 완전히 다르고 웨스트윙의 의전 절차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고충도 토로했다. 전임 바이든 정부의 초당적인 인수인계 과정에 대해서는 “예상 가능한 돌발 상황과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알려주는 데 훌륭했다”고 평했다.‘워킹맘’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도 공유했다. 와일스는 두 딸을 낳은 뒤 10년 넘게 ‘경력 단절’을 겪은 경험을 토대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아이들을 걱정한다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겠지만 그 상황을 이해한다”며 “여성들이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백악관이 젊은 부모들에도 가능한 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출산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사무실에서 갓난아기를 안은 채 근무하는 모습이 종종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리 두 나라가 유럽 대륙의 안보를 위해 특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이제 이를 명확히 할 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8일 영국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 날 영국 정부는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유럽의 양대 핵 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핵전력을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 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가 유럽 전역에 걸쳐 실질적인 핵우산을 제공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프,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 개발할 듯9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양국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과 영국 내각이 공동 의장을 맡는 ‘핵 감독 그룹’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기구는 핵 관련 정책, 운용,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핵담당 관리로 일했던 윌리엄 알베르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양국이 핵무기 공동 개발까지 확대하진 않겠지만 탄두 설계 연구를 교류하고 자재를 공동 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올해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합쳐서 약 545기다. 러시아가 5459기, 미국이 5177기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핵탄두 1기만으로도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사용 협력은 의미 있는 안보 효과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핵심적인 핵 억지력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다. 영국은 이 미사일을 미국에서 조달했지만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중 발사 옵션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엔 미국산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국 F-35A 전투기 구매 계획도 포함됐다. 프랑스의 핵무기는 자체 개발된 잠수함 발사 및 공중 발사 미사일로 구성돼 있다.양국은 핵전력 협력 외에도 2010년 합의된 광범위한 방위 협정을 개선한 ‘랭커스터 하우스 2.0 선언’에도 서명하기로 했다. 이 선언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 미사일과 스칼프 미사일을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양국의 합동 원정군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유럽 안팎에선 영국과 프랑스의 이번 결정을 두고 파격적인 조치란 시각이 많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기획그룹(NPG) 회원국으로, 나토 안보를 위해 자국의 핵전력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나토 핵공유 협정에서 탈퇴해 핵전력 사용과 관련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핵전력 운용이나 협력을 놓고 입장 차이가 있던 두 나라가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유럽 관련 안보 전략 변화로 손을 잡았단 평가가 나온다.필립스 오브라이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이)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decoupling)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의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부각된 러시아의 위협이 가장 직접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핵심 동맹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와 역할 축소 등을 시사하며 ‘미국 없는 안보’ 위기를 고조시킨 점도 한몫했다. 트럼프식 예측 불가능한 외교가 노골화되며 ‘미국을 믿을 수 없으니 스스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영국 정부는 9일(현지 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 억제력 강화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두 나라는 새로 서명된 선언문에서 각국의 억제력이 독립적이지만 조율할 수 있으며, 두 나라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유럽에 대한 극단적 위협은 없다고 처음 명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등 적대국의 공격 시 핵전력으로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프랑스 엘리제궁(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의 동맹과 적대세력 모두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로 양국은 핵 대응 조율을 논의하는 군사·정치기구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美없는 핵우산’ 대비 나선 英-佛 “유럽 안보에 책임 다할때”“우리 두 나라가 유럽 대륙의 안보를 위해 특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이제 이를 명확히 할 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8일 영국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 날 영국 정부는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유럽의 양대 핵 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핵전력을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 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가 유럽 전역에 걸쳐 실질적인 핵우산을 제공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프,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 개발할 듯9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양국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과 영국 내각이 공동 의장을 맡는 ‘핵 감독 그룹’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기구는 핵 관련 정책, 운용,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핵담당 관리로 일했던 윌리엄 알베르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양국이 핵무기 공동 개발까지 확대하진 않겠지만 탄두 설계 연구를 교류하고 자재를 공동 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국이 작전구역을 서로 나누거나 부족한 전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올해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합쳐서 약 545기다. 러시아가 5459기, 미국이 5177기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핵탄두 1기만으로도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사용 협력은 의미 있는 안보 효과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핵심적인 핵 억지력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다. 영국은 이 미사일을 미국에서 조달했지만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중 발사 옵션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엔 미국산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국 F-35A 전투기 구매 계획도 포함됐다. 프랑스의 핵무기는 자체 개발된 잠수함 발사 및 공중 발사 미사일로 구성돼 있다.양국은 핵전력 협력 외에도 2010년 합의된 광범위한 방위 협정을 개선한 ‘랭커스터 하우스 2.0 선언’에도 서명하기로 했다. 이 선언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 미사일과 스칼프 미사일을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양국의 합동 원정군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유럽 안팎에선 영국과 프랑스의 이번 결정을 두고 파격적인 조치란 시각이 많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기획그룹(NPG) 회원국으로, 나토 안보를 위해 자국의 핵전력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나토 핵공유 협정에서 탈퇴해 핵전력 사용과 관련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핵전력 운용이나 협력을 놓고 입장 차이가 있던 두 나라가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유럽 관련 안보 전략 변화로 손을 잡았단 평가가 나온다.엘루아즈 파예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연구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군사 및 정치적 차원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공조를 이룬 진정한 조치”라고 평했다. 필립스 오브라이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이)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decoupling)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중 누구와 먼저 정상회담을 할 것인지가 한국 외교에 결정적 포인트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9일(현지 시간) CSIS가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전 윤석열 정부보다 균형 잡힌 대미·대중 관계 설정을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차 석좌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조기 귀국과 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불참으로 한미 정상이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큰 질문 중 하나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먼저 만나려 할 것인지, 아니면 시진핑 주석을 먼저 만나려 할 것인지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또 다른 결정 요소는 이 대통령이 중국의 9월 3일 전승절 참석 초청에 응할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 대통령이 중국을 통해 활로를 찾고자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그는 한국 측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 대통령의 방미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 2개의 기회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이어 중국이 이런 상황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 대통령이 미·중과의 정상회담 개최의 선후 문제, 중국의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 등에 대해 전략적인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연방대법원이 연방정부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어 줬다.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공무원 인력 감축 행정명령 효력을 중단한 올 5월의 하급심 판결을 무력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을 보수 성향 법조인으로 채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8일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기관 재편 및 대규모 인력 해고에 제동을 건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의 금지 명령을 해제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개입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효력은 본안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된다. 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인 현 대법관 9명 중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등 진보 대법관 2명을 포함한 8명이 이번 결정에 찬성했다. 라틴계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해온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정부가 관련 법률에 따라 운영하라고 (연방정부) 기관들에 지시했다”며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인력 감축 계획이 대법원에 상정되지 않았기에 해당 행정명령의 적법성은 현재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흑인 여성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오만하고 몰상식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이 기술적으로는 일시적 조치이지만 사실상 특정 행정부에 내키는 대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할 재량을 부여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논쟁적인 정책 집행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자 대법원의 ‘긴급 개입 요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대법원은 행정부의 긴급 개입 요청에 따라 정부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이들의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편 브룩 롤린스 농림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8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 국민의 미국 농지 구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고 밝혔다. 중국인이 소유한 농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기존에 구매한 농지를 회수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갈라서지 말고 함께 나아갑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10일 영국 국빈 방문에서 ‘유럽의 단결과 연대’를 호소했다.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했다. 2016년 6월 투표로 브렉시트는 가결됐고, 2020년 1월 탈퇴가 이뤄졌다. 브렉시트 논의가 처음 등장한 지 꼭 10년 만에 EU 회원국 정상의 영국 국빈 방문이 이뤄진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또한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이후 17년 만이다. 최근 유럽 주요국은 방위비 증액 및 관세 압박을 가하는 미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자동차와 철강 산업에서 저가 생산품을 덤핑 수출하는 중국의 위협에 공통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같은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려면 유럽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변덕과 러시아의 호전성 때문에 유럽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영어로 연설한 마크롱 “양국 협력이 운명” 영국 왕실과 정계는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하게 환대했다. 윌리엄 왕세자와 캐서린 왕세자빈 부부는 8일 런던 근교 라이즐립의 노솔트 공군기지에 직접 마중을 나가 전용기로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를 맞았다. 찰스 3세 국왕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왕실 마차를 타고 오찬이 열리는 윈저성까지 이동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성으로 입장했다. 만찬에는 엘턴 존, 믹 재거 등 유명 가수들도 함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날 런던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해 의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중국은 보조금 등으로 공정 무역을 위협하고 미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브렉시트에도 양국 교역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손에 손을 맞잡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범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를 이어갈 뜻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 안보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유럽은 절대로 우크라이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미국 중국 등에 대한 공동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지도자의 정상회담은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처음이다.● 미-중-러 위협에 뭉치는 유럽 2010년 5월∼2016년 7월 집권한 캐머런 전 총리는 2015년 당시 경제난, 불법 이민자 급증 등으로 반대파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에 그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승부수 차원에서 브렉시트 의제를 꺼냈다.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 결과는 백인 장노년층이 가결에 몰표를 던졌다. 이후 캐머런 전 총리가 속해 있던 보수당은 잦은 총리 교체로 브렉시트 협상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국민투표 가결 3년 반 만에 실제 탈퇴가 이뤄졌고 이후 영국 경제는 대(對)EU 수출 감소, 투자액 감소, 값싼 동유럽 노동자 부족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여파로 노동당은 지난해 7월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스타머 총리는 줄곧 브렉시트를 반대해 왔다. 그는 취임 후 “EU로 복귀하지는 않겠지만 EU와의 관계를 재정비(reset)하겠다”며 안보, 무역, 경제, 에너지 등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며 유럽 주요국에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유럽 주요국의 밀착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내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핵 억지력을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핵우산론’도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돌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했지만 이달 7일 지원을 재개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유럽의 ‘안보 자강론’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연방대법원이 연방정부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어줬다.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한 공무원 인력 감축 행정명령 효력을 중단한 올 5월의 하급심 판결을 무력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을 보수 성향 법조인으로 채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 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기관 재편·대규모 인력 해고에 제동을 건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의 금지명령을 해제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개입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효력은 본안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된다.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인 현 대법관 9명 중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등 진보 대법관 2명을 포함한 8명이 이번 결정에 찬성했다. 라틴계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해온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정부가 관련 법률에 따라 운영하라고 (연방정부) 기관들에 지시했다”며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인력 감축 계획이 대법원에 상정되지 않았기에 해당 행정명령의 적법성은 현재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흑인 여성 커탄지 브라운잭슨 대법관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오만하고 몰상식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이 기술적으로는 일시적 조치이지만 사실상 특정 행정부에 내키는 대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할 재량을 부여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논쟁적인 정책 집행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자 대법원의 ‘긴급 개입 요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대법원은 행정부의 긴급 개입 요청에 따라 정부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이들의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한편 브룩 롤린스 농림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8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을 포함한 ‘우려국가’ 국민의 미국 농지 구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고 밝혔다. 중국인이 소유한 농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기존에 구매한 농지를 회수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해 온 대규모 연방기관 인력 해고에 길을 터줬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기관 재편·대규모 인력 해고에 제동을 건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금지명령을 해제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개입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효력은 본안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된다.연방대법관 9명 중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진보 성향 대법관을 포함해 총 8명이 이번 결정에 찬성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정부가 관련 법률에 따라 운영하라고 기관들에 지시했기 때문에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이 계획 자체가 대법원에 상정되지 않았기에 계획들이 적법하게 실행될 수 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며 개별 기관이 추진하는 인력 감축 계획이 법적인 기준을 충족하는지 등에 대해선 판단을 보류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출범 직후 ‘정부효율부(DOGE)’를 출범시켜 대대적인 연방기관 축소와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또 2월 DOGE를 중심으로 연방 정부에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행정부 기조에 맞지 않는 조직·프로그램 개편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2기 출범 100일간 해고·사직 또는 조기 퇴직한 공무원만 26만 명이라고 추산했다.이에 미국공무원연맹(AFGE)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등 6개 지방 정부와 11개의 비영리 단체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고,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5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집행을 중지시켰다. 정부가 의회와 협의 없이 연방 기관의 대규모 조직 개편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연방대법원 결정이 기술적으로는 일시적 조치이나, 사실상 행정부에 내키는 대로 구조조정을 할 재량을 부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진보 성향의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정말 불행할 뿐만 아니라 오만하고 몰상식한 결정”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의회가 만든 연방 정부의 많은 부분을 해체”해 “엄청난 현실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대법관 누구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진보 성향 3명으로 ‘보수 우위’인 미국 대법원은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친화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도 정부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로이터통신은 “행정부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노력이 거둔 가장 최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북한이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예정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회의 개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북한이 아직 참석자 관련 정보를 말레이시아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실제로 불참한다면 2000년 ARF에 가입한 후 처음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불참 이유를 두고 2021년 말레이시아와의 단교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후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말레이시아 또한 2021년 미국의 대북한 제재를 위반한 북한 사업가를 미국으로 보냈다. 이후 두 나라가 단교했다. ARF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을 포함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총 27개국이 참가하는 역내 최대 다자 안보협의체다. 특히 북한이 정식으로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회의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북한은 ARF에 매년 참석해 왔다. 한때 외무상을 보냈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에는 ARF 회의가 열리는 나라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참석시켰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 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 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23년 10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6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중재로 휴전 회담을 가졌다. 다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석방 숫자,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안,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 등을 둘러싼 양측 이견이 팽팽해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다.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 모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 본토에 미 역사상 최초로 공습을 감행해 양측 휴전을 이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의 휴전도 성사시켜 외교 치적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우리의 조건대로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기존의 강경 행보를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美 중재안보다 많은 인질 데려올 것”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 도하에서 약 3시간 30분간 휴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이스라엘이 카타르 측에, 하마스가 이집트 측에 각각 입장을 전달하는 간접 회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미국이 전달한 중재안에 따라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10명 및 시신 18구를 인계하고, 이후 ‘60일 휴전’을 발효하는 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수정 의견을 내면서 결렬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취재진에게 “생존자 20명과 시신 30구를 데려오고,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축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안보다 더 많은 인질과 시신을 데려오겠다고 주장한 셈이다. 하마스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만약 양측이 60일 휴전에 합의하고 이 기간에 영구 종전에 대한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휴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이스라엘 측이 거부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 또한 요구하고 있다. 역시 이스라엘 측이 거부하는 사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는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까지 이스라엘이 직접 통치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이견이 뚜렷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그는 6일 취재진에게 “이번 주 안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인질이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휴전 기간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마스 측에 제시하려 하고 있다. 올해 초 앞선 휴전 기간 중 이스라엘군이 휴전을 깨고 공격했다고 불만을 제기한 하마스를 달래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중인 6일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24시간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주민 8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최대 위기 맞은 하마스 휴전 협상의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는 물론이고 그간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와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는 물론이고 이란과 헤즈볼라 등의 전력도 모두 크게 약화한 만큼 이들 적대 세력의 완전한 무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7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의 호데이다, 라스이사, 살리프 등 항구 3곳과 라스카나팁 발전소 등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후티를 향해 “이란처럼 다룰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달 이란 본토 곳곳을 공습했듯 앞으로도 후티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정권은 1948년 건국 후 유대교 전통을 수호한다는 이유로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던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에게도 6일부터 징집 통지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하마스는 휴전 후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하마스 고위 장교는 6일 영국 BBC에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마스 지도부의 95%가 숨졌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고 전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설립한 싱크탱크가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후 구상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6일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이주 비용을 지급해 이들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이 포함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23년 10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6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중재로 휴전 회담을 가졌다. 다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석방 숫자,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안,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 등을 둘러싼 양측 이견이 팽팽해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다.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 모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 본토에 미 역사상 최초로 공습을 감행해 양측 휴전을 이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의 휴전도 이끌어내 외교 치적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우리의 조건대로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기존의 강경 행보를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美 중재안보다 많은 인질 데려올 것”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 도하에서 약 3시간 30분간 휴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이스라엘이 카타르 측에, 하마스가 이집트 측에 각각 입장을 전달하는 간접 회담 방식으로 진행됐다.양측은 미국이 전달한 중재안에 따라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10명 및 시신 18구를 인계하고, 이후 ‘60일 휴전’을 발효하는 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수정 의견을 내면서 결렬됐다.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취재진에게 “생존자 20명과 시신 30구를 데려오고,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축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안보다 더 많은 인질과 시신을 데려오겠다고 주장한 셈이다. 하마스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하마스는 만약 양측이 60일 휴전에 합의하고 이 기간에 영구 종전에 대한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휴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이스라엘 측이 거부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 또한 요구하고 있다. 역시 이스라엘 측이 거부하는 사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는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까지 이스라엘이 직접 통치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이처럼 양측의 이견이 뚜렷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그는 6일 취재진에게 “이번 주 안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인질이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휴전 기간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마스 측에 제시하려 하고 있다. 올해 초 앞선 휴전 기간 중 이스라엘군이 휴전을 깨고 공격했다고 불만을 제기한 하마스를 달래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중인 6일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24시간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주민 8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최대 위기 맞은 하마스휴전 협상의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는 물론이고 그간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와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는 물론이고 이란과 헤즈볼라 등의 전력도 모두 크게 약화한 만큼 이들 적대 세력의 완전한 무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실제로 이스라엘군은 7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의 호데이다, 라스이사, 살리프 등 항구 3곳과 라스카나팁 발전소 등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후티를 향해 “이란처럼 다룰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달 이란 본토 곳곳을 공습했듯 앞으로도 후티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정권은 1948년 건국 후 유대교 전통을 수호한다는 이유로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던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에게도 6일부터 징집 통지서를 발송하기로 했다.하마스는 휴전 후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하마스 고위 장교는 6일 영국 BBC에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마스 지도부의 95%가 숨졌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고 전했다.한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설립한 싱크탱크가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후 구상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6일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이주 비용을 지급해 이들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이 포함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18년간 아이를 가지지 못했던 미국의 한 난임 부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의료진이 식별하지 못했던 극소량의 정자를 AI가 찾아낸 까닭이다. 3일(현지 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18년간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한 부부는 올 3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난임센터가 개발한 AI 기반 ‘정자 추적 및 복구(Sperm Tracking and Recovery·STAR)’ 기술을 이용한 체외수정(IVF)으로 첫아이를 갖게 됐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 부부는 그간 전 세계의 난임 클리닉을 방문해 15번이나 IVF 시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남편의 정액에 정자 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 무정자증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일반적인 정액 샘플에는 수억 개의 정자가 포함되지만, 무정자증 환자의 샘플에는 2∼3개만 있어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몇 시간 동안 들여다봐도 검출이 어렵다. 정자는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작은 세포다. 문제를 해결한 것은 AI다. 컬럼비아대 난임센터는 AI 기반 STAR 기술로 남편의 정액 샘플에서 숨겨진 정자를 검출했다. STAR 기술은 정액 샘플을 통과시킬 수 있는 특수 칩과, 정자 세포를 감지하도록 5년간 학습시킨 AI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정액 샘플을 칩에 흘려보내면 AI는 현미경과 연결된 고속 카메라로 1시간에 800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정자로 추정되는 세포를 인식한 AI는 이를 연결된 세관(細管)으로 분리해 낸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분리된 소수의 정자는 보관, 냉동 또는 난자 수정에 사용될 수 있다. 이번에는 AI가 검출해 낸 정자 3개를 난자에 수정한 결과 아내가 임신에 성공했다. 출산 예정일은 올해 12월이다. 이 기술은 천체물리학자들이 AI를 사용해 새로운 별과 행성을 탐지하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 개발을 주도한 제브 윌리엄스 컬럼비아대 난임센터장은 CNN에 “숙련된 기술자가 이틀간 (정액) 샘플을 살펴도 정자를 찾지 못했는데, AI는 단 1시간 만에 44마리를 찾아냈다”며 “AI는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개발팀은 이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해 다른 난임센터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생식의학회 차기 회장인 로버트 브래니건은 워싱턴포스트(WP)에 “겉보기에는 유망하지만 데이터를 추적하고 더 연구해야 한다”며 “다른 병원에서도 결과가 유지되는지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난임 시술 같은 생식 의학에 AI 적용을 서두르는 것이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웨일 코넬 의대의 난임 시술 전문가 잔피에로 팔레르모 교수는 “일부 남성들은 인간이든 기술이든 누가 검증해도 정자가 없을 수 있다”며 AI 기술이 난임 분야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18년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은 미국의 한 난임 부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했다. 현미경으로 확인되지 않았던 극소량의 정자를 AI가 찾아낸 데 따른 것. 무정자증 치료의 획기적 대안이라는 목소리와 더불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3일(현지 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부부는 18년간의 임신 시도 끝에 올 3월 체외수정(IVF)으로 첫 아이를 갖게 됐다.이 부부는 그간 전 세계의 난임 클리닉을 방문해 15번이나 IVF 시술을 시도했으나, 남편의 정액에 정자의 수가 희박한 ‘무정자증’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일반적인 정액에는 수억 개의 정자가 포함되지만, 무정자증 환자에게서는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몇 시간 동안 들여다봐도 검출이 어려울 만큼 그 수가 적다. 문제를 해결한 것은 AI다. 미국 컬럼비아대 난임 센터는 새로운 AI 기반 기술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정자 추적 및 복구)’를 이용해 남편의 정액 샘플에서 숨겨진 정자를 검출했다. 검출한 정자 3개를 사용해 난자를 수정한 결과 아내는 건강하게 임신에 성공했다. 출산 예정일은 올해 12월로, STAR 시스템을 이용한 첫 번째 임신 성공 사례다.STAR 시스템은 정액 샘플을 통과시킬 수 있는 특수 칩과, 정자 세포를 감지하도록 5년여간 학습된 AI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정액 샘플을 칩에 흘려보내면, AI는 현미경과 연결된 고속 카메라로 1시간에 800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정자로 추정되는 세포를 인식한 AI는 이를 연결된 세관(細管)으로 분리해 낸다. 이렇게 분리된 소수의 정자는 보관, 냉동 또는 난자 수정에 사용될 수 있다.이 시스템은 천체물리학자들이 AI를 사용해 새로운 별과 행성을 탐지하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 개발을 주도한 제브 윌리엄스 컬럼비아대 난임센터장은 타임지에 “수십억 개의 별로 가득 찬 하늘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별이나 별의 탄생을 찾을 수 있다면, 같은 접근 방식을 사용하여 수십억 개의 세포를 살피고 우리가 찾으려는 특정 세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그는 “숙련된 기술자가 이틀간 (정액) 샘플을 살펴도 정자를 찾지 못했는데, 이를 AI는 단 1시간 만에 44마리를 찾아냈다”며 “AI는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미국에서 전체 난임의 약 40%는 남성 요인에 의한 것이며, 그중 약 10%는 무정자증 진단을 받은 경우로 추정된다. STAR 시스템은 현재 컬럼비아대 난임센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개발팀은 이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해 다른 난임센터들과 공유할 예정이다.윌리엄스 센터장은 STAR 시스템을 이용해 환자의 정자를 찾고 분리해 동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3000달러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이 “인간의 전문성을 대체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증폭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라며 “이것이 난임 치료의 미래”라고 말했다.다만 이번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생식의학회 차기 회장인 비뇨기과 의사 로버트 브래니건은 워싱턴포스트(WP)에 “겉보기에는 유망한 기술이지만, 우리는 데이터를 추적하고 더 연구해야 한다”며 다른 병원에서도 결과가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식 의학에 AI 적용을 서두르는 것이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웨일 코넬 의대의 난임 시술 전문가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는 “정자가 없다는 말을 들은 환자들을 끌어들여, 결국 헛된 희망으로 드러날지도 모르는 기술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일부 남성들은 불가피하게 정자가 없다. 인간이나 기계 누가 검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총리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인간 방패’다.(케미 베이드녹 영국 보수당 대표)” 영국 노동당 정부가 50억 파운드(약 9조3000억 원)의 지출 절감을 목표로 한 복지개편안 관철에 실패하면서 영국 재정 상황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특히 지출 삭감을 주도한 리브스 장관 교체설까지 확산되면서 영국 국채가격은 올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일 기준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16%포인트 오른 4.61%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시장이 요동친 올 4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9%, 유로화 대비 0.7% 각각 하락했다. 영국 정부는 복지 수당을 대폭 삭감해 약 50억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저소득층 피해를 우려한 당내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결국 1일 하원에선 장애인과 장기질환자를 위한 복지수당 변경을 보류한 수정안이 찬성 335표 대 반대 260표로 첫 관문을 간신히 통과했다. 한 달 새 세 번째 진행된 정책 변경으로 5일 집권 1주년을 맞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노동당 내각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2일 스타머 총리가 하원 총리 질의에서 리브스 장관의 거취를 묻는 야당 대표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해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총리 옆에 앉아 있던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생중계돼 교체설이 대두됐다. FT는 “총리가 향후 거취에 관한 질문에 전폭적 지지를 밝히지 않자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듯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리브스 장관이 회의 직전 린지 호일 하원의장과 말다툼을 하며 “너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등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리브스 장관은 영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다. 그는 보수당 집권 중 악화된 재정적자를 해결하겠다며 진보 정당에선 이례적으로 긴축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당에선 복지보다 재정을 우선한다는 비판에, 재계에선 친(親)기업 정책이 부족하다는 불만에 시달렸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미국 야당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 선거에서 인도계 무슬림 이민자이며 자칭 ‘민주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 뉴욕 시의원(34)이 세 차례 뉴욕 주지사를 지낸 앤드루 쿠오모 후보(68)를 꺾고 1일(현지 시간) 승리를 확정했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해 시장 선거에서도 통상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보다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11월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맘다니 후보에 대한 관심 역시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간당 16.5달러(약 2만2300원)인 뉴욕시 최저임금을 2030년까지 30달러로 대폭 인상하고, 저소득층의 임차료를 동결하겠다는 식의 그의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공약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과 우려가 커 본선거까지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시장 후보 경선 3차 개표를 마친 결과 맘다니 후보가 절반이 넘는 56%를 득표해 쿠오모 전 주지사(44%)를 눌렀다고 발표했다. 시 당국은 ‘선호 투표제’를 도입해 유권자들이 최대 5명의 후보를 선호도순으로 적도록 했다. 1차 개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해당 후보들에게 재배분하고, 2차 개표에서도 같은 형식으로 다음 회차 개표를 진행했다. 승리를 확정한 맘다니 후보는 “노동자를 우선시하는 시정을 실현하겠다”고 외쳤다. 그는 1991년 아프리카 우간다의 인도계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다. 7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고 메인주의 보딘칼리지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정계 입문 전 강제 퇴거 통보를 받은 저소득층이 해당 주택에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다. 시리아계 부인 라마 두와지(27)를 데이트 앱으로 만났으며 소셜미디어 활용에 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같은 날 플로리다주의 불법 이민자 수용 시설을 찾아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칭하며 “그가 불법 체류 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불법 체류자인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등에서도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 과거에도 민주당 내 급진 좌파들이 있었지만 (맘다니의 시장 후보 확정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를 ‘완전한 미치광이’, ‘재앙’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