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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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유영 부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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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2024-05-20
칼럼100%
  • “기업 변호보다 음식 변호하는 농부가 더 행복”

    “제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전 세계적으로도 음식 등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농사짓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농부로 변신한 에일리아 오른스테인 씨(32·사진)가 대표적이다. 그가 일하는 곳은 미국 뉴욕의 한 11층짜리 건물 옥상에 일궈진 4만 m² 규모의 밭이다. ‘브루클린 그레인지’로 불리는 이곳은 뉴욕 최대의 도심농장이다. 10여 개의 밭고랑 사이로 상추, 순무, 케일, 셀러리, 브로콜리, 토마토 등이 빼곡하게 심어져 있었다.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거대한 채소밭이 펼쳐진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맨해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노동법 전문으로 약 5년 동안 변호사로 일했던 그는 매일 야근하다시피 했다.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친환경 농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곳에 오게 됐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 등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농부들이 중점을 두는 유기농 농법 등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요. 신선하고 안전한 로컬푸드(지역에서 생산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그가 기른 작물들은 뉴욕 일대의 레스토랑에 공급되며, 개인 고객에게 꾸러미 형태로 배송되기도 한다. 또 제철 채소를 넣은 소스 등의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져 브루클린의 파머스마켓(농부들의 직거래 시장)에서도 팔린다. 그는 “기업을 변호하는 변호사로 일할 때보다 좋은 음식을 변호하는 농부로서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뉴욕=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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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농 아닌 創農… IT-디자인 접목으로 날개 단 ‘청정 달걀’

    전남 해남군 계곡면에 위치한 청정농원의 이용희 대표(36)는 소위 명문대 출신 농부다. 고려대를 졸업해 스포츠용품업체의 마케터로 일했었다. 그러던 2005년, 해남에서 절인 배추를 파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배추를 정성 들여 재배하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렸다. 뻔한 농산물이라도 이야깃거리를 붙여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해발 350m의 고랭지에서 청정한 지하수를 뽑아서 배추를 길렀다. 간수가 빠진 전남 신안군의 여름소금만 쓴다’는 식이다. 배추 값이 폭등하면서 대박이 났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3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농산물 가공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이듬해 아예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는 못생긴 고구마와 호박이 제값을 못 받는 점을 눈여겨보고 이를 재료로 건강호두과자를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계절별로 다른 작물을 팔아 현재 연매출 4억∼5억 원을 올리고 있다. 귀농 직후에는 좋은 대학을 나와 기껏 농사짓느냐는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도 엄연한 사업’이라고 맞받아치는 여유가 생겼다. 김 씨는 “직장 생활을 해도 20년 뒤에는 퇴직해서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며 “남들보다 빨리 ‘평생 직업’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농업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고 농촌에 몰리는 20, 30대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농사짓는 데에서 한발 나아가 농업에 관광산업, 정보기술(IT)이나 가공기술 등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숨은 일자리’를 찾아내고 있다.○ 축산업에 IT와 디자인, 브랜드 컨설팅 접목하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30대 이하 귀농·귀촌 가구 수는 5060가구로 2008년(359가구)의 14배로 뛰어올랐다. 귀농·귀촌 가구 수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부터 연간 300가구 안팎을 유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급증해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일자리 창출 능력이 임계점에 달한 도시를 벗어나 농촌으로 향하는 젊은이의 발길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젊은 귀농인이 늘면서 농업도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84만 명인 국내 농촌 인구는 급속한 고령화로 매년 10만∼15만 명씩 감소하고 있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각종 기술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농업에 가세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시 말해 접근을 달리하면 농업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신규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귀농한 젊은이들 중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듯 ‘창농(創農)’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친환경 달걀 생산협동조합인 ‘스트롱에그’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디자인과 IT, 브랜드 컨설팅 경험이 있는 젊은이들이 지난해 4월 세운 ‘축산 벤처기업’이다. 전남 곡성군 옥과면에 자리한 스트롱에그의 양계장에 들어서면 폐쇄회로(CC)TV가 곳곳에 달려 있다. 이들은 ‘닭답게 사는 닭’이 낳은 달걀을 판다는 구호를 내걸고 홈페이지를 통해 닭들이 자라는 환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다수 달걀이 밀집 사육장에서 사육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들은 친환경 축사를 짓고 양계장 바닥에 볏짚을 깔았다. 닭들에게 야생들풀과 토착 미생물을 발효시킨 사료를 먹인다. 닭들도 햇빛을 받는 등 좋은 환경에서 자라면 건강한 달걀을 낳는다는 취지다. 이런 사업을 구상하기까지는 창업 멤버들의 다양한 이력이 한몫했다.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신동호 대표(33)가 IT 시스템을 구축했고, 경영학을 공부한 남궁지환 이사(31)가 브랜드를 붙이고 건강한 달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디자이너였던 문국 이사(30)는 달걀 캐릭터를 그렸다. 이들은 “친구 3명이 퇴직금을 털어 회사를 세웠다”며 “친환경 달걀 생산에 그치지 않고 달걀 생산 ‘시스템’을 만들어 연 2조 원에 이르는 국내 달걀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블루베리 농장캠핑과 모바일 앱의 실험 농사라는 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체험·관광 등 3차 산업을 결합한 창업도 각광받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이석무 씨(31)는 농장에서 즐기는 캠핑을 ‘팜핑(농장을 뜻하는 팜과 캠핑의 합성어)’이라는 상품으로 발전시켰다. ‘강남 토박이’인 그는 4, 5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사 취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아 창업 아이템을 알아보다가 블루베리를 접했다. 고령화 시대에 항산화 식품인 블루베리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 단, 국내에도 블루베리 농장이 많은 만큼 단순히 블루베리를 파는 것만으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심 끝에 농장에서 블루베리를 넣은 바비큐를 굽고 블루베리 잼을 만들며 블루베리 따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도시인들에게 여유시간이 많아지면서 농촌 체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게 적중했다. 매년 1000∼1500명이 이곳에 몰리면서 그는 연매출 1억5000만 원을 거두고 있다. 이 씨는 “취업하지 않은 것에 후회는 없다”며 “농업을 통해 도시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것은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사이에 자리 잡은 경남 하동군의 한 공장. 3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직원 15명이 당근과 버섯, 고기 등 재료들을 썰어서 끓이고 있었다. 사장은 가장 젊은 오천호 씨(32). 당초 서울에서 죽집을 운영했던 그는 비싼 임차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슬로시티로 선정한 고향 하동에서 죽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2011년 이유식업체인 ‘에코맘’을 세웠다. 오 씨는 ‘흙에서 멀어진 식재료는 점점 생명을 잃어간다’는 신념에 따라 고향 땅에서 생산된 신선한 식재료를 바로 가공해 죽을 만들고 있다. 그는 하동솔잎을 먹인 한우와 자연 방사해 키운 유정란, 오메가3가 들어간 쌀 등을 재료로 쓴다. 또 고객층이 25∼35세의 젊은 주부라는 점에 착안해 인터넷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도 이유식을 판매한다. 현재 고객이 7000여 명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3억 원을 돌파했다. 그는 “대기업 못지않은 식품기업으로 키워 동네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 기자}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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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door]‘콘트라텍스’로 바람 막고 ‘메가 히트’로 보온성 극대화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던 가을이 지나갔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 아름다운 눈꽃을 즐길 수 있는 계절,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서는 강추위에 굴하지 않고 가볍고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해 주는 다운재킷을 구비하는 것이 필수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는 겨울철 아웃도어 활동을 든든하게 해줄 다운재킷 3종류를 내놓았다. 2014년 가을·겨울 레드페이스 겨울 재킷의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 자체 기술로 개발된 첨단 소재인 ‘콘트라텍스’를 사용했다는 점. 이 소재는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이 탁월함은 물론 투습력 역시 우수하다. 또 몸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복사열을 다시 피부로 재(再)반사하는 이른바 ‘메가 히트(Mega-Heat)’ 기술을 적용해 보온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통 아웃도어 업체들이 샘플을 무작위로 골라서 검수하는 것과 달리 제품을 전량 검수한다. 레스페이스는 ‘불량률 제로’를 목표로 내걸고 공인검사기관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FITI시험연구원(Friend of Industry Technology Information), 섬유기술연구소(KOTITI)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제품을 모두 검수해 엄선된 프리미엄 다운만을 충전재로 사용하고 있다. 레드페이스가 이번에 내놓은 ‘콘트라 윈드 써미트 구스 재킷’은 거위 솜털을 90% 이상 사용했다. 솜털을 눌렀을 때 다시 원래의 모양을 되찾으려는 복원력을 나타내는 ‘필파워’가 750∼800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레드페이스 관계자는 “아웃도어업계에서는 필파워가 600 이상으로 나오면 우수한 제품으로 본다”며 “콘트라 윈드 써미트 구스 재킷은 레드페이스가 이번에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은 주력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제품은 콘트라텍스 소재를 사용해 방수·방풍 기능과 투습력을 높였고, 메가 히트 기술을 통해 몸 안의 작은 열도 놓치지 않는 보온효과가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마찰이 잦은 부위에 내구성 높은 소재를 사용해 소매 단이나 팔꿈치 부분 등이 쉽게 마모되지 않도록 했다. 포인트 컬러와 입체 패턴을 적절히 활용해 레드페이스가 지향하는 도회적인 스타일을 연출할 수도 있다. 색상은 검정, 빨강, 머스터드 등 3가지 색상으로 가격은 39만 원. ‘콘트라 알파 다운 하프 재킷’ 역시 레드페이스의 자체 개발 소재인 콘트라텍스를 사용해 아웃도어 활동 시 혹독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준다. 이 재킷은 아웃도어업계에서 최고의 충전재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시베리안 다운을 사용해서 보온성이 탁월하다. 시베리안 다운이 프리미엄 다운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영하 60도에 달하는 시베리아의 매서운 추위에서 서식하는 동물일수록 솜털이 크게 발달하고, 솜털의 크기가 클수록 공기 함유량이 높아져서 보온력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콘트라 알파 다운 하프 재킷은 또 라쿤 퍼(Fur) 소재의 모자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보온과 함께 스타일까지 신경 쓴 셈이다. 이와 함께 털이 빠져나오지 않게 해주는 다운프루프(downproof) 안감을 이중으로 덧대어서 털 빠짐 현상을 최소화했다. 남성용 재킷은 짙은 남색과 파란색, 오렌지색, 노란색이, 여성용 재킷은 보라색과 오렌지색, 노란색이 있다. 가격은 29만8000원. 조금 더 밀도 있고 스타일까지 겸비한 다운재킷을 원한다면 ‘콘트라 캐논 다운 롱하프 재킷’이 제격이다. 일반적인 다운하프 재킷보다 기장이 더 길다. 때문에 하체 부분까지 따뜻하게 해 준다. 또 길이가 길어 자칫하면 벙벙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제품은 허리 부분에 줄을 넣어 조일 수 있게 했다. 몸매를 살려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양털 모자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혹한의 날씨에 모자를 통해 보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멋스러움까지 더할 수 있다. 남성용 재킷은 남색과 베이지색이, 여성용 재킷은 빨란색과 코코아색이 각각 있다. 가격은 29만8000원.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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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door]따뜻하고 멋진 윈디브룩 파카, 시티룩으로 그만!

    아웃도어 브랜드 종사자들 사이에서 ‘시티룩’은 일상용어가 됐다. 시티룩이란 아웃도어 의류를 도심에서도 입어 야외활동과 일상생활의 경계를 허문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에는 겨울철 추운 날씨를 막아주는 아웃도어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디자인의 다운점퍼나 재킷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다운 제품은 방풍, 보온 등 기능적인 부분을 충족하면서도 도심에서도 입기에 손색이 없다. 아웃도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는 가벼우면서도 방풍 기능과 보온성이 좋아 겨울철에 일상적으로 입기에도 좋다”며 “출근할 때 정장에 입어도 어색하지 않는 다운점퍼나 재킷도 나올 만큼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야크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마모트’는 겨울철 아웃도어 다운 제품 중 ‘윈디브룩 파카’와 ‘와일더 다운자켓’을 추천했다. 윈디브룩 파카는 구스다운(솜털 80:깃털 20) 충전재를 이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해 물방울을 완벽하게 막아낼 정도로 방·투습 기능이 우수하다. 이뿐만 아니라 야상 스타일로 디자인을 살렸고, 앞면에는 주머니를 달아 실용성을 살렸다. 라쿤 털 모자는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보온성뿐 아니라 스타일에도 신경을 썼다. 여성용은 코럴색이, 남성용은 적색, 감색, 검정 제품이 있다. 가격은 69만9000원. 와일더 다운자켓은 도심에서도 입기에 좋은 제품이다. 구스다운(솜털 80%, 깃털 20%)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으며, 항공 재킷 스타일로 기장을 짧게 해서 활동성을 높였다. 여기에 생동감 있는 색상으로 캐주얼한 느낌을 더했으며 앞에는 큰 주머니를 달아 아웃도어 활동 시 간편함을 높였다. 기능성과 스타일 등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 역시 라쿤 털 모자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남성용은 적갈색과 검정이, 여성용은 베이지색과 검정이 있다. 가격은 39만9000원. 마모트는 겨울캠핑용 제품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겨울은 캠핑이나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는 백패킹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 어려운 계절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캠핑 마니아들은 눈 속에서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겨울을 진정한 캠핑의 계절로 꼽는다. 마모트는 이번에 이들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인도 겨울캠핑을 간편하면서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낭과 텐트, 침낭 등을 두루 갖춘 ‘백패킹 라인’을 출시했다. 마모트의 ‘파르고다운자켓’은 방풍성이 우수한 원단을 사용하여 보온성을 높였다. 솜털과 깃털의 비율이 각각 80%, 20%인 덕다운을 충전재로 사용해 겨울 아웃도어 활동에 손색이 없게 했다. 또 탈부착이 가능한 라쿤 털 모자는 스타일을 살리는 동시에 바람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색상은 올리브그린색과 진한 감색 등 2종류로 가격은 45만9000원. 여기에 수납은 물론 안전까지 책임지는 ‘스마트한’ 배낭도 있다. 보통 배낭을 수납용으로만 여기기 쉽지만, 배낭은 사용자가 넘어졌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등의 안전장치로서의 역할도 한다. 따라서 배낭을 고를 때는 등 전체를 다 덮어 허리와 어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면서도 수납공간이 많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모트의 ‘드라콘45’는 근교는 물론 오랜 산행에도 적합한 기능성과 활동성을 지니고 있다. 땀의 흡수와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게 특징. 또 사람별로 각기 다른 등의 곡선에 맞춰서 조절이 가능하며, 착용감이 좋은 허리벨트는 오랜 산행에도 피로하지 않도록 무게를 분산해 준다. 이와 함께 배낭 밑 부분에는 침낭을 쉽게 달거나 뗄 수 있도록 스트랩을 부착했으며, 레인 커버는 비나 눈이 오는 상황에도 완전한 방수기능을 제공한다. 색상은 감색과 카키색 2종류로 가격은 24만9000원.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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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겹살 인기 ‘기름기’ 빠지나

    서울 강남의 레스토랑인 ‘쉐플로’에서는 제주산 돼지고기의 뒷다리살로 만든 살라미나 수제 소시지가 인기 메뉴로 꼽힌다. 유행에 민감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저지방 돼지고기 요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유난히 삼겹살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돼지고기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 돼지고기 뒷다리살이나 안심 등 저지방 부위 섭취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통상 여름 캠핑과 휴가철에 삼겹살 소비가 많아 여름이 지나면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곤 했다. 하지만 저지방 부위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 최근 들어서는 여름이 지나도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10월 돼지고기 가격은 kg당 4756원(경락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3272원보다 45.4%나 뛰었다. 이 기간 삼겹살 도매가격은 kg당 1만1750원에서 1만2367원으로 5.3% 오르는 데 그쳤다.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돼지고기 뒷다리살의 kg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10월 3065원에서 올해 10월 4909원으로 60.2%나 치솟았다. 이 기간 돼지고기 안심은 40.8%(4733원→6664원), 앞다리살은 24.8%(5695원→7109원)씩 상승했다. 류상권 롯데마트 축산 상품기획자는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면서 기름기 많은 삼겹살 대신 뒷다리살이나 안심 등 저지방육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됐고, 캠핑인구가 늘면서 스테이크 형태로 돼지고기를 요리해 먹으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 올해 1∼10월 돼지고기 삼겹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줄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안심(6.2%), 앞다리살(7.0%), 뒷다리살(1.5%) 모두 판매량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의 소비가 느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은 돼지고기 한 마리를 도축하면 50% 이상 나오지만 퍽퍽한 식감 때문에 ‘계륵’과 다름없는 부위였다. 반면 삼겹살은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20% 미만으로 나오지만 한국인의 1인당 섭취량이 19.0kg(2012년 기준)으로 전체 육류 섭취량(43.7kg)의 절반에 육박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가 ‘제값’을 받으면 돼지고기의 부위별 수급 불균형이 개선되고 국민 건강에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롯데푸드, 동원F&B 등 햄과 스팸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고민이다. 햄과 스팸에 주로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를 쓰고 있는데 원료육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7월을 전후로 햄과 스팸 등의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는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를 주원료로 하는 햄과 스팸에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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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광군제 특수 한국기업도 ‘대박’

    이달 11일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마케팅 담당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로 ‘솔로의 날’이란 뜻)를 맞이해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광군제 시즌의 배 이상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광군제는 원래 중국 업체들에는 엄청난 대목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淘寶)는 광군제를 맞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여 571억 위안(약 10조2000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흥미로운 것은 올해는 중국 업체들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광군제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에뛰드 브랜드의 립스틱과 눈썹용 화장품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제품들은 타오바오의 글로벌 쇼핑몰인 티몰(TMALL)에서 광군제 할인 행사 시작 15분 만에 1만8000개의 물량이 모두 팔려 나갔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도 이날 고급 화장품 부문에서 크리니크와 랑콤 등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에스티로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도 광군제를 기념해 8∼10일 마스크팩 세트 1만4000개를 사전 판매했고, 광군제 당일에는 컬러컨트롤(CC) 세트 4500개를 ‘완판’했다. 농심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농심은 11일 타오바오에서 30만 위안(약 537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평상시 하루 평균치보다 10배나 많은 수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 김치라면 등 라면 11종이 들어간 ‘농심라면 패키지’를 판매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구명선 농심차이나 영업본부장은 “광군제 특수로 농심차이나의 11월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트진로도 중국의 주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주셴왕(酒仙網)’에서 이날 하루 동안 1만4000상자(상자당 20병)가량의 주문을 받았다. 7, 8일 치 매출을 하루 만에 올린 셈이다. 주셴왕은 중국에서 전체 주류 거래의 6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인 ‘후 공진향 인양 2종 세트’도 이날 티몰에서 준비한 5000세트가 모두 팔려 나갔다. CJ오쇼핑이 중국에 세운 홈쇼핑채널인 ‘동방CJ’에서는 국내 착즙기인 ‘휴롬’의 판매가 급증했다. 덕분에 동방CJ의 판매액은 10월 하루 평균 판매액의 3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중국에서도 모바일 쇼핑객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주문은 지난해 광군제의 16배로 늘었다. 황유선 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은 “중국의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광군제는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 K푸드, K뷰티 등 한국 제품의 열풍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 기자}

    •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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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떼고 쌀 떼고’… 양국 민감품목 제외해 시장충격 완화

    《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은 한국 소비자와 기업들에 기회이자 시련이 될 수 있다. 소비자는 중국산 농축수산물을 싸게 살 수 있어 이익이지만 농가는 판로가 막힐 수 있다. 공산품 분야에선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이 FTA를 계기로 중국시장을 넓힐 수 있는 반면 중국산 저가 정보기술(IT) 제품이 대량으로 유입돼 한국 내수시장이 되레 잠식될 우려도 있다. 한중 FTA 체결이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 문답으로 정리했다. 》 [농식품] 중국산 농축산물 한국 식탁 점령하나▼ 전체품목 34% 기존관세 유지… 김치 소비는 늘어날 듯 ▼Q. 중국산 농축수산물이 대거 유입될까. A. 가장 민감한 쌀을 비롯해 고추, 마늘, 양파, 사과, 감귤, 딸기, 수박, 복숭아, 배, 조기, 갈치, 쇠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농축수산물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품목 기준으로 전체 농축산물의 34%에 대해 기존 관세체계가 그대로 유지(양허 제외)된다. 양허 제외 비율은 한국이 그동안 맺은 12개 FTA 중 가장 높다. 이런 점 때문에 소비자로선 농산물 가격 인하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Q. 어떤 농산물이 많이 싸지나. A. 과일이다. 현재 한국의 대형마트는 중국산 과일을 거의 팔지 않는다. 하지만 한중 FTA 로 두리안(관세 45%), 망고스틴(30%), 망고(30%) 등에 붙는 관세가 15년 내에 없어진다. 지금까지 이들 과일은 대부분 태국, 베트남에서 들여왔지만 중국산의 관세가 낮아지면 외국산 과일끼리 경쟁이 붙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Q. 중국산 김치가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할 수 있나. A. 가격에 민감한 저가 식당, 구내 급식소 등에서 중국산 김치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산 김치에 붙는 관세는 현행 20%에서 최저 18%로 내려간다.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 도매가격은 1kg에 900∼1000원 수준. 여기에 관세 인하폭을 적용하면 kg당 20원가량 싸진다. 다만 가격 인하폭이 적은 만큼 일반 가정의 소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Q. 비스킷, 빵 등 가공식품 가격은 어떻게 되나. A. 초콜릿(관세 8%)과 빵(8%)은 5년 내에, 비스킷 및 쿠키(5%)는 10년 내에 관세가 폐지된다. 하지만 중국산 가공식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아 소비가 당장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식품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5년 내에 관세가 사라지는 스파게티(5%), 라면(5%) 등의 식당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Q. 맥주, 와인 등 주류 가격에 변화가 올까. A. 현재 중국산 칭다오맥주는 640mL 병이 3200원, 500mL 캔이 2750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산 맥주에 매기는 관세(30%)가 20년간 단계적으로 사라지면 소비자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 중국산 와인에 붙는 관세(15%)도 10년 안에 폐지된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 때 중국 측이 한국 경제사절단 초청 만찬에 내놓은 중국산 ‘장위(張裕)’ 와인은 프랑스산 고급 와인보다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았다.   [수산물] 中어선 서해서 불법으로 잡은 꽃게도 관세인하?▼ FTA 협정문에 ‘불법조업물은 관세혜택 제외’ 명시 ▼Q. 중국 어선이 서해 불법 조업으로 잡은 수산물의 관세도 내리나. A. 아니다. ‘불법 조업물은 특별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라는 문구가 전 세계 FTA 협정 사상 처음으로 이번에 명시됐다. 또 불법 조업 가능성이 있는 조기(냉동) 갈치(냉동) 넙치(냉동 및 활어) 홍어(냉동) 돔(냉동) 멸치(건조) 고등어(냉동) 가자미(냉동) 등은 아예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정됐다. 꽃게(냉동)는 관세율을 기존 14%에서 13.86%로 0.14%포인트만 내린다. Q. 중국산 수산물 중 가격이 내려갈 품목은…. A. 낙지(20%) 미꾸라지(10%) 바지락(20%) 등은 국내 수입량 중 일정량에 한해 관세가 일부 내려간다. 다만 이들 품목은 수입이 일정량을 초과하면 다시 관세가 붙기 때문에 급격히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공산품] 국내 가전제품 시장 영향은▼ 10년내 관세 철폐… 中제품 가격-기술 경쟁력 무시 못해 ▼Q. 공산품 가격도 많이 내릴까. A. 공산품 가격 인하 대상에는 철강, 석유화학 제품 등 한국 대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한 품목과 의료기기, 밥솥, 믹서 등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품목이 고루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30%의 관세가 붙는 냉장고, 세탁기는 향후 10년 내에 관세가 사라진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약진이 기대되지만 중국 업체들의 품질도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이 계속 우위를 지킬지 장담하긴 어렵다. Q. 자동차는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데…. A. 완성차의 관세율(22.5%)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한국에서 생산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기아자동차 모하비 등이 중국에 많이 팔려 나갈 가능성이 낮은 셈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폴크스바겐, BMW 등이 한국으로 수입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급 이하 차종은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한중 FTA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Q. 자동차 부품 관세는 어떻게 되나. A. 완성차와 달리 자동차 부품에 매기는 6∼10%의 관세는 20년 내에 철폐된다. 관세율 자체는 변화가 크지 않지만, 품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한국산 부품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관련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Q. 한국산 화장품 수출은 늘어날까. A. 중국은 화장품을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해 한국산의 수입 공세를 경계했다. 이에 따라 관세 완전 철폐 품목에서는 제외됐지만 한중 FTA로 기초 화장품(6∼10%), 색조화장품(최대 30%)의 관세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져 중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Q. 중국산 의약품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A. 한중 FTA로 중국산 의약품에 붙는 관세(30%)가 발효 즉시 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수입된 중국산 의약품은 4억1907만 달러로 전체 의약품 수입액의 8.4%를 차지했다. [서비스] 비관세 장벽 완화 성과는▼ 中엔터테인먼트 시장, 한국기업 49%까지 지분 허용 ▼Q.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개방된다는데…. A. 중국 내에서 한국인이 최대 49%의 지분을 갖는 합자기업 설립이 가능해진다. 또 양국이 공동 제작하는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국내산에 준하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방송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 기간이 20년에서 50년으로 늘어나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도 강화됐다. 중국 내 영화관에서 영화를 몰래 촬영할 때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드는 등 중국 내 저작권 집행보장 근거도 마련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서 한중 합작 법무법인(로펌)도 만들 수 있다. A. 한국 건설업체가 중국의 특1급 이상 면허를 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에서 면허를 취득할 때 한국과 제3국에서 쌓은 시공 성과를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큰 건설사도 중국 내 실적이 적으면 큰 공사를 할 수 없었다. 다만 중국 건설사의 원가 경쟁력이 높고 법규 등 비관세 장벽이 여전히 높아 단기간에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김준일 / 김유영 기자}

    •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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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김유영]최고의 호사를 누리는 법

    한 대기업 오너의 얘기다. 그는 전담 농부를 두고 자신이 먹을 농산물을 지방의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기른다. 작물을 매주 1, 2차례 서울의 자택으로 배달시킨다. 엉터리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이 속출하고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작물이 적지 않은 세상에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스스로 조달한다는 취지다. ‘21세기 최고의 럭셔리 산업’은 농업이라더니…. 좋은 음식을 먹고 무병장수하고 싶은 건 인류의 꿈인 만큼 부(富)를 이렇게 쓰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가 “향후 20년간 농업 분야는 최고의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까지 감안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굳이 부자여야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가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도시농부는 전국에 88만여 명(지난해 말 기준)에 이른다. 5, 6년 전만 해도 소일거리로 농사짓는 어르신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가세하는 등 다양한 층으로 확산된 게 특징이다. 매주 목요일이면 20, 30대 ‘독거청년’들이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텃밭에 모인다. 텃밭 채소로 저녁을 함께 지어 먹기 위해서다. 이들은 건물 옥상 바닥을 밭으로 만들어 갖가지 작물을 키운다. 또 서울시내에는 요리사가 직접 키운 작물을 식재료로 쓰는 레스토랑이 생겨났다. 대기업도 도시농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는 서울 영등포구 본사 옥상에서 기른 채소를 구내식당에서 쓴다. “직원들에게 좋은 채소를 먹이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다. 구닥다리 취급을 받던 농사가 트렌드 세터들의 취미가 되는 순간이다. 도시농부들에게 농사는 식품 조달 수단 이상의 의미다. 작물을 보거나 만지고, 향을 맡으며, 물 주는 소리를 듣고, 먹기도 하고…. 오감(五感)으로 행복감을 맛본다. 또 농사를 통해 ‘작은 성취’를 경험하거나 자족감을 느끼면서 일상에서 겪는 좌절감이나 우울감을 떨칠 수 있다. 운동도 된다. 밭에서 30분간 물 주기는 60Cal, 땅고르기는 150Cal, 풀 뽑기는 175Cal를 소모시킨다. 농사가 ‘애그로힐링(agro-healing·농업과 치유의 합성어)’ 혹은 ‘애그로테인먼트(agro-tainment·농업과 즐김의 합성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도시농부는 증가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백악관에 ‘키친 가든’이라는 텃밭을 만들어 수확한 농산물을 백악관 식재료로 쓰거나 기부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청와대에서 수확한 사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21세기 최고의 호사를 느끼는 법은 어렵지 않다. 부자나 대통령이 아니어도 된다. 심지어 땅이 없어도 된다. 작물이 심어진 ‘상자텃밭’을 보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지 않으니 일단 삽을 들고 상자 놓을 곳을 마련하면 된다. 베란다나 동네 공터에서 마음만은 ‘최고의 부자’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김유영 소비자경제부 기자 abc@donga.com}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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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산 쇠고기 점유율 53%… 축산농가 ‘한숨’

    주부 김혜정 씨(42)는 한 달에 2, 3차례 호주산 쇠고기를 사다 먹는다. 돼지고기 삼겹살과 비슷한 가격에 쇠고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따금 외식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인 빕스나 아웃백, TGI프라이데이 등에서도 호주산 쇠고기로 스테이크를 만든다. 수입량이 최근 10년간 배로 급증하는 등 호주산 쇠고기가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크게 소비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축산 농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호주 FTA마저 국회 비준 동의를 받는다면 호주산 쇠고기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6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등에 따르면 호주산 쇠고기의 외국산 시장 점유율(올해 1∼9월 누적 기준)은 53.6%로 미국산(36.9%), 뉴질랜드산(8.6%)을 크게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001년 쇠고기 수입 시장 개방 이후 2003년까지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는 시장 점유율 67.9%로 호주산(21.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광우병 파동을 겪은 뒤 전세가 역전됐다.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도 급증세다.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14만2797t으로 10년 전인 2003년(6만4127t)의 2.2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9만9409t에서 8만9239t으로 10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호주산=청정육’으로 간주되는 데다 가격 경쟁력도 높기 때문이다. 구이용으로 많이 먹는 호주산 쇠고기인 ‘척아이롤’은 이마트에서 이달 100g당 2180원으로 한우(7100원)의 30%에 그친다. 최근에는 삼겹살 가격이 급등하자 호주산 쇠고기는 국산 고급 삼겹살(2840원)보다도 싸고, 국산 일반 삼겹살(2100원)과도 가격이 비슷하게 됐다. 변상규 이마트 축산 바이어는 “캠핑용 바비큐나 스테이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호주산 쇠고기가 인기”라고 전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는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얹어 주는 일명 ‘4+4 쇠고기 식당’ 등에 집중 공급되는 등 대표적인 ‘저가 쇠고기’로 유통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미미했던 한미 FTA와 달리 한-호주 FTA의 위력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 한-호주 FTA가 발효되면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율(현재 40%)이 매년 약 2.6%포인트씩 낮아져 2030년에는 무(無)관세로 식탁에 오른다. 또 한-캐나다 FTA 역시 올해 3월 타결된 데에 이어 6월에 가서명되어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호주 및 캐나다와의 FTA가 내년에 발효될 경우 향후 15년간 축산 농가들이 1조7583억 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축산 농가들의 연합체인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소속 3만여 명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FTA 근본 대책 수립 촉구 및 국회 비준 반대 총궐기대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농식품부가 축산 농가의 피해액을 과소 계상했다며 △정책 자금 지원 금리 인하 △FTA에 따른 무역이득 공유제 법제화 △FTA 피해 보전 직불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창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축산 농가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대(對)정부 강경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축산 농가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과 함께 한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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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광고시장 2014년 460억달러 세계 2위… 제일기획 현지매출, 한국 본사 앞지를것”

    “중국 광고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일기획 중국총괄의 매출총이익(전체 매출액에서 협력사 등에 지급하는 매출액을 뺀 금액)이 한국 본사보다도 많아질 겁니다. 제일기획이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처음이라 의미가 깊어요.” 애런 라우 제일기획 중국총괄 대표(54·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일기획의 중국·대만 법인과 광고회사인 브라보아시아, 디지털마케팅회사인 오픈타이드차이나 등을 이끌고 있다. 라우 대표는 “올해 중국 광고시장의 규모는 460억 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인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광고시장 조사업체인 제니스옵티미디어에 따르면 중국 광고시장은 2011년 299억 달러에서 2013년 410억 달러로 2년간 무려 37.1%나 성장했다.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현지화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15개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제일기획 중국총괄 임직원 1400여 명 중 1300여 명이 현지인이다. 라우 대표 역시 홍콩 출신이다. 글로벌 광고사인 오길비와 DDB를 거쳐 ‘브라보’라는 광고회사를 창업한 그는 2012년 제일기획의 브라보 인수 후 제일기획 중국총괄 대표가 됐다. “중국 진출 기업의 실패는 현지화의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일기획은 과감하게 현지인을 기용하고 권한을 위임했어요. 덕분에 궁상(工商)은행, 바이두, 옌징맥주 등 굵직한 현지 기업들도 광고주로 끌어들일 수 있었지요.” 한때 ‘제일기획=삼성의 광고 제작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재 제일기획 중국총괄의 삼성 관련 매출(캠페인 기준) 비중은 이전의 70%에서 50%로 낮아졌다. 현지화는 광고에도 나타난다. 멀리 사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야만 휴대전화의 잠금 화면을 해제할 수 있는 효도 캠페인을 주제로 한 이리(伊利)우유 광고는 중국적 감수성을 표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제일기획 중국총괄은 최근 중국의 양대 광고제인 ‘ROI페스티벌’과 중국국제광고제(CIAF)를 잇달아 석권하기도 했다. 라우 대표는 “중국 제일기획은 제2의 본사”라며 “제일기획이 전통적인 플랫폼은 물론이고 디지털과 온·오프 소매채널 등에서 통하는 마케팅 솔루션을 제시해 글로벌 광고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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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향수 40개서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시중에 유통되는 유명 향수 일부에서 접촉성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 등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착향제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유통 중인 향수 40개 제품(수입산 20개, 국산 20개)을 대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착향제 20종의 사용 여부를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착향제 성분(제품에 따라 4∼15종)이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 40개 중 15개의 향수에는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됐지만, 제품에 해당 성분이 표시되지 않았다. 이들 제품은 ‘오 뒤 스와르 오드 파르퓸’(시슬리코리아)과 ‘폴로스포츠 오드 트왈렛’(엘오케이), ‘롤리카 렘피카 오드 퍼퓸 스프레이’(아모레퍼시픽), ‘불가리 블루옴므 오드트왈렛’(금비화장품) 등이었다. 또 일부 제품에서는 유럽연합(EU)이 안전성 문제로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인 착향제인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로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가 검출되기도 했다. 조사 대상 중 15개 향수에서 HICC가 검출됐으며, 이 중 7종에는 HICC 포함 여부가 표시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EU는 향수에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26종이 10ppm(0.001%) 이상 포함된 제품에 대해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착향제 의무표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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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원 → 발효미원, 58년만에 확 바꾼다

    ‘국민 조미료’로 불렸던 미원이 출시 58년 만에 ‘발효미원’으로 재탄생했다. 대상은 기존 미원 제품인 ‘감칠맛 미원’의 맛과 디자인을 바꿔 ‘발효미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내놓는다고 3일 밝혔다. 미원이 전면 리뉴얼된 것은 1956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대상은 제품 포장에서 고급요리를 상징하는 붉은 신선로 모양을 대폭 줄이고, 사탕수수의 이미지를 넣어 자연 재료를 부각시켰다. 또 미원에 핵산을 덜 넣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 이는 미원의 주(主)재료인 ‘글루탐산나트륨(MSG)=화학조미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상 측은 “미원이 자연재료인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조미료인데도 화학조미료라는 오명을 썼다”며 “미원의 제조법을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 디자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원은 1960년대 ‘마법의 조미료’로 통할 정도로 인기였다. 1950년대 중반 일본 조미료인 ‘아지노모토’가 확산되자 대상의 창업자인 임대홍 전 명예회장이 일본에 건너가 이 조미료의 제조법을 터득해 왔다. 그는 1956년 대상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을 세우고 미원을 생산했고 주부들은 손쉽게 감칠맛을 낼 수 있는 이 조미료에 열광했다. 미원은 영화배우 김지미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광고 모델로 나섰고, 명절 단골 선물로도 통했다. 하지만 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이나 두통 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유해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현재 MSG에 대한 누명은 벗겨진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4월 ‘MSG를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꾸린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1987년 ‘MSG가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원의 매출액은 지난해 2733억 원으로 2011년(3520억 원)보다 22.4%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 중 6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해외 매출액은 증가세다. 최강회 대상 식품사업총괄 상무는 “미원은 한국의 식문화에 한 획을 그은 조미료”라며 “미원의 안전성을 적극 알려 ‘글로벌 조미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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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대목 다가오는데… 景氣 언제 풀릴까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의 A백화점 4층. 아웃도어 업체들이 가을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에 나섰지만 매장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이따금씩 보이는 고객들은 매장 앞에 ‘미끼용’으로 할인 판매하는 제품만 둘러보고 갈 뿐이었다. A백화점에 입점한 아웃도어 20여 개 브랜드의 10월 매출액은 일제히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아웃도어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0% 늘어나는 등 최근 5년간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모든 매장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 A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제품의 실적이 특히 저조하다”며 “소비 회복은 아직 이른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추석 때 매출액이 반짝 증가하는 등 소비 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다시 울상을 짓고 있다. 유통업계는 연말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이달 들어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매출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월 소비 심리가 살아나야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 대목이 있는 내년 2월까지 매출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11월 효과’다. 2일 유통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주요 백화점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액은 △신세계백화점 0.4% △현대백화점 3.8% △롯데백화점 4.5% 등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 매출액은 8월 ‘이른 추석’의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10.5% 증가했지만 9월 6.3%나 감소한 데 이어 10월 역시 크게 오르지 않았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 매출액 역시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3.2%나 증가했지만 9월 매출액은 10.1% 감소했다. 10월 1∼30일 이마트는 0.9% 증가에 그쳤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0.5%, 0.8%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는 각종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월 105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의 10월 소매판매액지수 역시 한 달 전보다 3.2% 감소했다. 2011년 2월(―5.6%)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소비자들은 평상시 지갑을 닫는 대신에 ‘반값 행사’ 등 대규모 할인 행사에 몰리고 있다. 이달 1일 오전 9시 50분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 정문 앞에는 고객들이 80∼90m 정도 줄지어 서 있었다. 이날 마트 측이 한우를 최대 50% 깎아주는 행사를 마련한 데 따른 것. 마트 측은 고객이 몰리자 1인당 구매 중량을 2kg으로 제한했다. 백화점들도 11월에 이례적으로 명품 세일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명품 대전’ 행사는 매년 2월과 8월에 여는 게 관행이지만 올해는 전체 매출액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내년 2월 행사를 앞당긴 것. 롯데백화점은 이달 1, 2일 명품 행사를 마련했으며 현대백화점도 이달 7∼9일 멀버리와 마놀로블라닉 등 10여 개 해외 브랜드의 할인 행사를 연다. 유통업계는 연말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이어가면서 소비 심리를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12일까지 총 1200여 개 품목, 1000억 원어치 물량을 할인 판매한다. 행사 기간을 지난해보다 일주일 늘리고 세일 품목도 20%가량 확대했다. 이마트도 11월 한 달 내내 ‘블랙 프라이데이’를 내걸고 총 3000억 원 규모의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은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3억8000만 원 상당의 경품 이벤트를 열고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김유영 abc@donga.com·김범석 기자}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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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햅쌀로 만든 ‘막걸리 누보’ 맛보세요”

    “독일에는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프랑스에는 해포도로 만든 와인을 선보이는 ‘보졸레 누보’ 출시 행사가 있습니다. 한국도 막걸리 축제를 통해 막걸리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리는 ‘막걸리 페스티벌’을 앞두고 박성기 한국막걸리협회장(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막걸리 축제는 막걸리협회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막걸리 누보’, 즉 햅쌀 막걸리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쌀 수확 시기 등을 감안해 2011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막걸리의 날’로 정하고 행사를 시작한다. 해포도로 만든 와인을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출시하는 보졸레 누보에서 착안한 것. 막걸리 업체들은 30일부터 올해 말까지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8500여 곳에서 ‘막걸리 누보’를 판매한다. “올해에는 행사 규모를 키워 국내외 관광객 100만여 명을 대상으로 햅쌀 막걸리 무료 시음행사를 엽니다. 또 외국인 막걸리 소믈리에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막걸리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어요.” 막걸리협회가 이처럼 막걸리 살리기에 나선 것은 막걸리가 최근 수입 맥주나 와인 등에 밀려 국내외에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올해 1∼9월 막걸리 수출액은 114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줄어드는 등 2011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세다. 하지만 박 회장은 “중국에서는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 때문에 인기가 좋다. 여전히 세계화의 가능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1∼9월 대중(對中) 막걸리 수출액은 143만9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1%나 늘었다. 올해 행사에서도 30일 오후 6시(한국 시간)를 기준으로 한중일 3국에서 동시에 막걸리 누보 건배식을 가진다. 중국 상하이한국문화원과 일본 도쿄한국문화원에서 각각 막걸리 애호가와 현지 취재진 등을 초청한 가운데 햅쌀 막걸리 출시 발표회를 갖는다. 박 회장은 “업체들이 기존 막걸리(약 6도)보다 도수가 3∼4도로 낮고, 맥주처럼 탄산을 주입해 젊은층도 좋아할 수 있는 막걸리를 내놓으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막걸리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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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보, 오늘 저녁엔 양고기 스테이크 먹어볼까?”

    회사원 현진수 씨(39)는 한 달에 한 번가량은 단골 레스토랑에서 양(羊)고기 스테이크를 즐긴다. 통상 스테이크를 먹을 경우 쇠고기를 택했지만 지난해 다녀온 프랑스 출장에서 양고기를 맛본 뒤로는 꾸준히 양고기 스테이크를 먹는다. 그는 “양고기가 웬만한 고기보다 담백하면서도 부드럽다”고 말했다. 누린내 등으로 소비를 꺼렸던 양고기가 최근 인기다. 양고기 대부분은 호주산으로 올해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양고기 수입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관세청과 농협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양고기 수입액은 2927만8000달러(약 308억 원)로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총 수입액인 2621만3000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2000년 398만8000달러에 그쳤던 양고기 수입액은 2010년 1804만8000달러, 2011년 2658만4000달러, 2012년 2733만5000달러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양고기는 저지방 고단백 저칼로리의 대표적인 육류로 꼽힌다. 기존에 국내에 수입된 양고기는 생후 20개월 이상의 성숙 면양의 고기로 누린내가 심해 소비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입되는 양고기는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인 ‘램(lamb)’으로 누린내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육질이 부드럽고 연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양고기를 맛본 소비자들이 늘고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양꼬치와 양갈비 전문점이 많아진 것도 양고기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도 올해 4월부터 양고기를 취급하기 시작하는 등 양고기 판매처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경우 현재 22.5%인 양고기에 대한 관세가 매년 낮아져 10년 후에는 관세가 0%로 된다. 농협경제연구소는 “국내 양 농가는 1만200여 곳으로 연평균 11.2%씩 감소하고 있다”며 “한-호주 FTA 이후 호주산 양고기의 수입 증가와 국내산 육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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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응답하라…’ 경제효과 1181억원… 4DX 산업 일자리 수천개 창출

    새로운 장르와 콘텐츠를 만들고 감독과 작가, 아티스트 등 뛰어난 국내 인재를 전 세계 문화콘텐츠와 융화시키는 것. 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그리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 이는 ‘글로벌 문화기업’이 모토인 CJ그룹이 지향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다. CJ그룹은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 사업을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CJ E&M의 채널 tvN이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복고 열풍을 일으키면서 최고 시청률 11.9%를 기록했다. CJ그룹은 이로 인해 발생한 ‘복고 경제 효과’만 8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드라마 수출과 드라마에 등장한 국산 소비재의 수출 증가 효과 등까지 감안하면 드라마의 경제 효과는 총 1181억 원이나 된다고 보고 있다. 단일 케이팝 공연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2013년 MAMA(Mnet Asian Music Awards)’도 창조경제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미디어기업이 참여한 이 공연은 94개국 24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방송되면서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CJ그룹은 글로벌 기업 40여 곳이 이 공연의 협찬사로 참여하는 등 다국적 기업의 스폰서십 규모가 2012년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CNN,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 외신들도 MAMA를 취재해 공연의 마케팅 효과가 260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 CJ그룹의 분석이다. CJ는 바람이 불고, 물이 튀는가 하면 향기까지 나는 오감 체험 영화관 ‘4DX’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 콘텐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극장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4DX는 2009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5년 만에 미국과 중국, 멕시코, 브라질,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 등 27개국의 116개 상영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4DX는 국내외 4D 산업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움직이는 의자와 각종 효과를 내는 기기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의 수는 50여 개로 이들 기업은 직원 3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4D 효과 에디터, 4D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자 등 양질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됐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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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추나 심는 옥상텃밭? 오감만족 힐링텃밭!

    “서울에서 어떻게 농사를 짓는다는 거야?” “대형마트나 시장에 가면 채소가 널렸는데 굳이 왜 자기가 농사를 짓는다는 거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박정자 씨(49·여)는 곧잘 이런 질문을 접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을 자신의 ‘삶의 터전’인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2길 가톨릭청년회관 건물 옥상 ‘다리텃밭’에 초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220m²(약 67평) 넓이의 옥상에 올라서면 스피아민트와 차이브, 레몬그라스, 레몬밤 등 허브가 심어진 상자 텃밭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처음엔 자신이 길러서 먹기 위해 시작했던 농사의 규모가 커져서 지금은 회원들과 함께 농사를 지을 정도가 됐다. 박 씨는 옥상 농장에서 수확한 작물들을 인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납품한다. 당일 딴 채소를 바로 넘기다 보니 레스토랑 셰프들이 “도매시장의 채소보다 신선하고 가격도 싸다”고 입을 모은다. 박 씨는 일반 고객에게도 채소를 판다. 옥상에서 수확한 재료로 오이피클과 레몬잼, 허브비누 등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어 서울 양재동의 주말 도심 장터인 ‘마르쉐’ 등에서 판매한다. 마포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라는 뜻에서 ‘Made in Mapo’의 약칭인 MIM 브랜드를 붙였다. 얼마 전에는 배추와 양배추, 허브를 추가로 심었다. 회원들과 11월 김장철에 김치를 담가 먹을 작정이다. 박 씨는 “올바른 농업은 올바른 식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신선한 음식을 먹으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도시농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씨와 같은 시티 파머(도시농부)가 늘고 있다. 시티 파머란 말 그대로 도시의 건물 옥상이나 공터, 공원, 주차장 등을 텃밭으로 활용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일컫는다.도시농부, 3년 내 100만 명 돌파할 듯 시티 파머는 전통적인 의미의 농부와는 다르다. 대개 농부라고 하면 농촌에서 농사짓는 어르신들을 떠올리지만, 도시농부 중에는 30, 40대가 적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250만 명에 이르던 전통적인 고령 농부가 매년 15만∼30만 명씩 줄고 있다. 하지만 시티 파머 수는 매년 증가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티 파머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8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2010년(15만3000명) 이후 3년 사이에 5.8배로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17년에는 시티 파머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도시농업이 트렌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 ‘키친 가든’이라는 텃밭을 만들어 농사를 짓는다. 수확한 농산물은 백악관의 식자재로 쓰거나 푸드 뱅크에 기부한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의 시티 파머는 약 8억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인구(70억 명)의 12% 정도다. 특히 유럽이나 북미, 일본 등 선진국에 시티 파머가 많다. 국내에서는 2005년경부터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시티 파머들 사이에서는 ‘상자텃밭’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이 ‘티핑포인트(변곡점)’로 통한다. 그 덕에 농사는 땅에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도시농업에 대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잇따라 만들어졌다. 전국에 조성된 도시텃밭은 5만4805개(지난해 기준)에 이른다. 면적은 564ha(약 170만 평)로 2010년(104ha)의 5.4배로 늘었다. 2017년에는 도시텃밭 면적이 1500ha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길러 내가 먹는다 시티 파머는 팔기 위한 농업보다는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을 하는 게 특징이다. 자신이 먹거나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기 위해 작물을 재배한다. 농사에 대한 관점도 다르다. 이들은 농사를 애그리컬처(Agriculture·농업)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놀이)를 결합한 ‘에그리테인먼트’로 본다. 시티 파머들은 채소를 기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이달 9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구수동의 5층짜리 건물 옥상에 젊은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대부분 도시 출신이지만 씨앗 종류와 채소 재배법 등을 줄줄이 꿰고 있는 이들이었다. 전화번호부 두께만큼 두꺼운 ‘텃밭백과’를 ‘열공’(열심히 공부)한 덕분이다. 이들은 옥상 바닥에 만든 밭에서 기른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주메뉴는 바질을 넣은 만둣국. 껍질째 먹는 콩(그린 빈)을 잘라서 마늘과 함께 볶은 반찬도 곁들였다. 이들은 “방금 딴 재료로 만든 요리라 일반 식당에서 파는 음식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모임은 2011년 대학생 10여 명이 모여 서울 노들섬의 텃밭에서 농사를 지은 게 계기가 돼 만들어졌다. 이듬해 한 카페 주인이 빌려준 건물 옥상에서 농사를 짓게 됐다. 서울시의 지원금과 소셜펀딩 등을 통해 모은 돈으로 바닥에 흙을 깔고 배수시설을 했다. 지난해에는 ‘파절이’라는 이름의 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다. 이들은 빗물을 모아 밭에 물을 주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해 거름으로 쓴다. 현재 토마토, 당근, 고구마, 바질, 고수 등 50∼60종류의 작물을 기르고 있다. 현재 조합원은 200여 명에 이른다. 15m²(약 4.5평)였던 밭 면적이 지금은 50m²(약 15평) 규모로 늘었다. 회원들은 자신이 시간이 있을 때 자유롭게 밭에 와서 농사를 짓는다. 매주 오는 사람도 있고, 서너 달에 한 번 오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시티 파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의 현대카드 본사 사옥 옥상에는 텃밭과 함께 호미 등의 농기구, 밀짚모자 등이 놓여 있다. 이 회사는 한강과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토마토, 오이, 호박, 파프리카, 가지, 고추, 블루베리, 바질, 로즈마리, 레몬 버베나, 당근, 비트, 치커리, 상추 등 40여 종에 이르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 6월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구내식당 조리사들이 매일 아침 이곳에서 딴 식재료로 아침식사를 만든다. 수확한 작물은 파스타와 샐러드에 쓰인다. 허브 종류인 애플세이지와 스피아민트는 ‘홈메이드 허브티’로 만들고 간식으로 그만인 치아바타 빵에도 허브가 들어간다. 휴식하러 옥상에 올라온 직원들은 블루베리와 토마토 열매를 따먹으며 잠시나마 자연을 느낀다.농사로 치유 받다 시티 파머들은 농사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받기도 한다. 매주 도심에서 농사를 짓는 회사원 윤미화 씨(27)에겐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심신이 지쳐가던 때가 있었다. 머릿속에선 ‘쉬고 싶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하지만 시골로 가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어떻게 들어온 회사인데’ ‘거기 가서 뭐 먹고 살지’라는 두려움도 컸다. 그러던 중 도심텃밭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농사를 짓고 작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메마른 마음에 위안을 얻게 됐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큰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바질을 심고, 꽃 피우고, 수확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감회가 새로웠고 ‘아, 내가 생명을 탄생시켰구나’ 하는 생각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것 자체에 치유 기능이 있다”고 강조한다. 농사는 오감(五感)을 골고루 환기하고 달래준다. 식물에 물을 주는 소리(청각), 색깔과 모양(시각), 향기(후각), 농기구나 땅과의 접촉(촉각), 작물 맛보기(미각) 등이 모두 심신을 어루만져준다. 김태곤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사는 반복 작업이 많고 쉽게 체득할 수 있어 누구나 ‘작은 성공(Small Win)’을 하게 해 준다”며 “이런 경험은 자기 긍정으로 이어져 의욕을 고취하고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시티 파머들은 종종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신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옥상에서 토마토, 오이, 고추, 상추 등을 기른다. 이곳의 ‘비치파라솔’은 즉석 반상회 장소로도 쓰인다. 주민들은 서로를 ‘언니’ ‘동생’으로 부르면서 언제든 채소를 들여다보고 과일을 따 먹는다. 특히 날씨가 좋았던 올여름에는 수박 200여 통과 참외 1200여 개를 수확해 과일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농사를 주도한 고창록 씨는 “아파트촌 특유의 서먹함이 없어졌고, 예전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 맨해튼 빌딩숲 건너 4만㎡ 채소밭… “이거 합성사진 아니죠?” ▼뉴욕 한복판 도심농장 ‘브루클린 그레인지’흡사 ‘합성사진’ 같았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 강가에 위치한 11층짜리 건물 옥상에 올라서니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거대한 채소밭이 펼쳐졌다. 채소가 심어져 있는 모습은 여느 농촌의 밭과 다름없었지만, 허드슨 강 건너편의 고층 건물과 강을 가로지르는 윌리엄스버그 다리가 도심 농장임을 실감케 했다. 이곳은 뉴욕 최대의 도심농장인 ‘브루클린 그레인지’. 4만여 m²의 옥상에 10여 개의 밭고랑 사이로 상추, 순무, 케일, 셀러리, 브로콜리, 토마토 등이 빼곡하게 심어져 있었다. 브루클린 그레인지의 벤 플래너 수석 농부는 밭고랑을 거닐며 케일 잎을 뜯어 씹으면서 기자에게도 내밀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퇴비로만 길렀기 때문에 씻지 않고 먹어도 안전해요. 신선하고 안전한 로컬푸드(지역에서 생산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케일을 맛보니 신선하면서도 쌉쌀한 향이 풍겼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작물은 연간 3t 규모에 육박한다. 뉴욕 일대의 레스토랑에 공급되며, 개인 고객에게 꾸러미 형태로 배송되기도 한다. 또 제철 채소를 넣은 소스 등의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져 브루클린의 파머스마켓(농부들의 직거래 시장)에서도 팔린다.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산업공학을 전공한 플래너 씨가 2010년경 기자, 변호사, 회계 전문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지속가능한 삶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식물을 제대로 길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에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이들은 결국 건물 옥상으로 눈을 돌렸다. 대부분의 옥상은 그냥 방치돼 있었다. 다만 마땅한 건물 옥상을 빌리는 게 큰 숙제였다. 마침내 이들의 취지에 공감한 브루클린네이비야드개발공사가 1900년대 초반 미국 해군의 조선소 등으로 쓰였던 ‘네이비 야드’ 건물을 10년 동안 무상으로 빌려주기로 했다. 플래너 씨와 그의 친구들은 건물에 배수 시스템을 갖추고 하중을 줄여주는 가벼운 흙으로 밭을 만들었다. 밭이 생긴 후 브루클린 그레인지에는 꿀벌과 무당벌레, 새들이 날아들었다.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도심 속의 농업 체험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플래너 씨와 친구들은 청소년 및 성인들을 대상으로 ‘시티 그로어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사와 친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작물 기르는 법과 균형 있는 식생활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그동안 1만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결혼식과 기업 모임 등 행사 장소로도 활용된다. 매주 2, 3차례씩 황금빛 노을을 배경으로 요가 교실이 펼쳐진다. 푸드 저널리스트 출신인 아나스타시아 콜 플래키어스 브루클린 그레인지 부대표는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티 파머의 증가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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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일하고 싶습니다” 4만명의 노크

    “새 출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어요.” 22, 23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열렸던 ‘2014 리스타트 잡페어―새 희망의 일터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다시 일자리를 찾으려는 여성과 중장년층 은퇴자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행사장을 방문한 구직자는 지난해(3만5000여 명)보다 한층 늘어난 4만여 명에 이르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한층 내실 있는 재취업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육아로 직장을 관뒀던 여성과 희망퇴직 후 구직활동을 벌이던 중장년층 등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실제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SK텔레콤 등이 행사 기간에 직원 채용을 결정했으며 스타벅스코리아 등은 구직자와 상담을 거쳐 채용면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한 125개 부스 가운데 40여 곳이 실제 채용을 염두에 두고 구직자와 상담을 벌였다. 특히 올해에는 스웨덴의 가구기업인 이케아와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 등 외국계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등 행사의 외연이 넓어진 게 특징이다. 참석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23일 행사장을 방문한 서상식 씨(36·서울 강서구)는 “행사장에서 이력서용 사진을 촬영하고 이력서 쓰는 법 등 재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대안 일자리’로 강력하게 추진해온 시간선택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은정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팀장은 “다른 취업박람회보다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 남성이 훨씬 많이 다녀갔다”며 “구직자들이 바라는 자리도 전일제보다 시간선택제가 많았을 만큼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더 많은 업종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적합한 직무가 개발되어야 하고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고 복지 혜택이 보다 좋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행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도를 계속 손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유영 abc@donga.com·박창규 기자}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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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페어 참가 못했지만 시간선택제 앞장”

    23일 폐막한 리스타트 잡페어에 불가피한 이유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시간선택제 등을 통해 여성과 은퇴자 등의 재취업을 돕고 이들에게 적합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도 많다. 삼성전자는 전국 사업장에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동시에 직원들이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각자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게 하는 ‘자율 출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주요 사업장에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유연 근무제를 실시해 여성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줬다. 이 회사는 리스타트 잡페어에 부스를 마련해 상담을 했다. 계열사별로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직무를 다양하게 선정하는 기업들도 있다. 한화그룹은 시간선택제로 사무보조부문(㈜한화, 한화케미칼), 고객센터 상담원(한화생명), 재택상담(한화손해보험), 예약 상담 및 조리(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식품 판매(한화갤러리아) 등 약 100명을 시간선택제로 선발했다. GS그룹 역시 계산원, 상품 진열 및 판매(GS리테일), 주문 접수 및 문의(GS홈쇼핑), 영업장 기물 관리(파르나스호텔) 등의 부문에서 시간선택제로 채용했다. GS그룹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50명에 이어 올해 200명을 선발했다. 금융권도 여성과 고령자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서민들에게 재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희망금융플라자’에 퇴직 직원을 재취업시키고 있다. 또 외환은행은 경력 단절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창구 지원 텔러로 수시 채용하고 있다. 현재 80여 명이 시간제근로자로 채용돼 고객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 영업점 창구에서 일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잡페어에도 참가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이 이곳을 다녀갔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시간선택제 직원 220명을 선발해 영업 현장에 배치했다. 당초 채용 계획보다 10% 많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도 시간선택제 직원 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내년과 2016년에도 각각 100명씩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2011년 근로자의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해 약 2800명의 직원이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게 했다. 이들 직원은 심리적으로 안정돼 생산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숙련된 직원이 계속 근무하면서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두산그룹, KT, 농협 등도 시간선택제의 확산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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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재취업, 희망을 봤어요”

    “재취업의 꿈을 펼치세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2014 리스타트 잡페어―새 희망의 일터로’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지난해보다 참가 기업과 행사장을 방문한 구직자들이 늘어 높은 열기를 입증했다. 이날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이 125개의 부스를 마련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재취업 정보를 제공했다. 행사장은 재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로 붐볐다. 이날 행사장을 방문한 구직자는 약 2만 명으로 지난해 행사 첫날 방문객(1만5000여 명)보다 약 30% 많았다. 특히 양복을 입고 이력서를 써온 은퇴자와 아이를 업고 온 젊은 주부, 자녀를 대학에 보낸 뒤 일자리를 찾는 중년 여성 등이 유독 많았다. 은퇴자들이 다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출산이나 육아 부담으로 직장 생활을 그만둬야 했던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행사 취지가 확인된 셈이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에 열린 개막식에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박경국 안전행정부 차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재호 동아일보 및 채널A 사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오전 행사장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부스를 일일이 둘러보고 구직자들과 면담을 나누면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정 총리는 “한국이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행사가 열려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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