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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의 80%가 사라졌다. 억장이 무너진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가입한 김모 씨는 17일 판매사인 증권사의 전화를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가 가입한 펀드 ‘타이탄 3호’의 손실률이 78%로 확정됐다는 얘기였다. 수익률이 좋다는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을 믿고 1억 원을 투자했는데 계좌에 찍힌 잔액은 불과 2200만 원. 가입을 적극 권유했던 PB는 이제 와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소송을 걸든 알아서 하라”고 말을 바꿨다. 김 씨는 “투자금을 돌려받을 방법도 마땅치 않아 보여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라임운용 일부 펀드의 손실률이 확정돼 17일부터 통보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母)펀드인 ‘플루토FI D-1호’(플루토), ‘테티스 2호’(테티스)에 연결된 자(子)펀드들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날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로부터 손실률을 통보받았다. 적게는 한 자릿수 손실에서 많게는 80% 이상까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펀드 내 부실자산이 있는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 A 씨는 “오늘 기준으로 원금의 68%가 손실됐다는데 판매사에선 손실률이 95%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허탈해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달 21일까지 플루토와 테티스의 자펀드 손실률을 투자자에게 전부 통보할 계획이다. 또 실사를 진행 중인 플루토 TF-1호와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 등 무역금융펀드도 이르면 3월 말까지 자펀드 투자자에게 손실률을 통보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최대한 많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펀드 판매사까지 책임 소재를 확대해 최대한 많은 투자자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을 통하는 방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14일까지 227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손실률이 확정되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불완전 판매로 분쟁조정을 하면 배상액이 투자 원금의 절반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기 행위가 인정되면 계약 취소에 해당돼 투자원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도 있다. 판매사들이 분쟁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이 경우 길게는 5년까지 걸릴 수 있다. 금감원은 다음 달 합동현장조사단을 구성해 사실조사에 착수하는 등 분쟁조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판매 규정 위반이 드러난 판매사들에 대해서도 추가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금융회사들에 대한 징계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한금융투자가 추가검사 1순위 대상이다. 금감원은 중간검사 결과 발표 당시 신한금융투자가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 펀드)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고 해당 펀드를 지속적으로 판매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특정 지점 1곳에서만 1조 원가량 라임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실시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판매사와 운용사 간 손실 분담 문제, 투자자와 운용·판매사 간 법적 분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장조사 후에도 실제 배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라임펀드 투자자는 “빨리 현장조사와 분쟁조정이 진행돼 최대한 원금에 가깝게 배상을 받을 수 있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손실 규모만 1조 원에 육박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금융당국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감독이 소홀했던 데 대한 성찰 없이 사고를 유발한 기업을 제재하는 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위가) 규제를 너무 풀어줬다” “(금감원의) 감독 부실이 근본 원인이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14일 라임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당국으로서의 책임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제도가 완벽했다면 좋겠지만, 사고를 미리 예단할 수 없어 유감”이라며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다. 금감원은 검사 인력 부족으로 라임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없었다며 2015년 규제 완화가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이라고 그 책임을 금융위에 떠넘겼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 원인은 금융위의 규제 완화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금융위는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의 금융시장 진입 문턱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 투자금액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췄다. 자본시장의 유동자금을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등 실물경제로 흐르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시장에선 운용사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꾼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사모펀드 설정액은 규제완화 시점인 2015년 200조 원에서 지난해 말 400조 원을 넘어설 만큼 늘었다. 문제는 당시 대책에 투자자 보호 방안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10개 안팎의 완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자 보호 방안은 한 번도 내놓지 않았다. 금감원 역시 라임 사태가 수면으로 올라오기 전인 지난해 6월 말 기준 250여 개 운용사 중 100곳이 적자였음에도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2018년 3월 사모펀드 운용사 업계 1위인 라임운용의 전환사채 관련 부정 거래 제보를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뒤늦게 소비자보호 조직을 확대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 인력 규모를 30% 늘렸고 기존 26개 팀을 40개 팀으로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검사인력이 부족했다는데, 이번 조직개편을 보면 그 해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환매 중단 4개월 만에 뒤늦게 사모시장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일단 사모펀드 판매사에 펀드 운용사에 대한 감시 책임이 부여된다. 사모펀드가 상품 설명 자료에 맞게 제대로 운용되는지를 판매사가 점검해야 한다. 운용사의 손해배상 능력도 강화한다. 현재는 최소 유지자본금 7억 원만 적립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수탁액의 0.02∼0.03%가량을 추가로 쌓게 해 손해배상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사모펀드 운용사도 분기마다 개인투자자에게 운용보고서를 내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대응책은 지금도 상당수 펀드는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동안 이토록 기본적인 부분도 감독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는 얘기다. 대책이 나왔다고 한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감독의지 없이는 얼마든지 제2의 라임 사태가 또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융당국이 자기반성을 통해 더 강력한 감독에 나서야 할 뿐만 아니라 징벌적 배상제도 등도 향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거는 중징계(문책경고) 처분을 내린 것을 놓고 금감원의 제재 권한이 적절한지 논란이 나오고 있다. 검사를 하는 금감원이 징계 수위까지 결정하는 것은 검찰이 판결까지 내리는 격이라는 것이다. 은행 증권 등 업권별로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는 기관도 달라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제재를 통보할 예정이다. 문책경고를 통보받으면 3년간 금융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이 연임을 못 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금융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는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했다. 금융당국 4명과 민간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제재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제재심에서 97∼98%의 경우 검사를 담당한 금감원 검사국의 징계 초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제재심의위원장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맡고 있어 금감원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법체계로 따지면 수사권, 기소권, 재판권을 모두 휘두르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금감원 제재는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며 “권위 있는 민간 인사들을 제재심의위원으로 위촉해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민간위원을 사실상 금감원이 결정하는 구조다. 제재심에는 총 17명의 민간위원이 있는데 이 중 제재심 대회의에 들어갈 5명은 금감원이 지명한다. 제재심 결정에 사실상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이 가능하지만 금융사 입장에선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과 전면전을 펼치는 것은 부담스럽다. 법률마다 중징계 권한을 결정하는 주체가 제각각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은행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금감원장이 내릴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금융위원회가 권한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자본시장 부문별 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권한이 제각각이다 보니 형평성 문제가 나온다”며 “그동안 은행 수장이 금감원 제재로 옷을 벗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에서는 관련법상 혼재된 금감원의 제재 권한을 통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일 “금감원장의 권한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금감원 제재 권한 재정립에 대한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도 “금감원과 금융위가 소통을 잘해오던 시절에는 제재로 인한 잡음이 없었다”며 “금감원의 제재 권한은 일정 부분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가 금감원의 가장 큰 권한 중 하나인 제재 권한을 개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반민반관’ 성격인 금감원의 제재 권한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관련법 개정도 추진됐지만 금감원의 반발에 유야무야됐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금융사 제재에 대한 법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이 불거진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분산된 금융회사 관련법을 서둘러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우려가 확산되면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영을 우려한 소비자가 비대면으로 물건을 사는 일명 언택트(Untact) 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1월 28일~2월 3일)간 온라인 결제액은 2조5087억 원으로,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보다 4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결제액은 8조2840억 원에서 9조530억 원으로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고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언택트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올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간 오프라인 결제액은 전년 대비 11~30% 줄었다. 반면 온라인 전용 롯데마트 배송 건수는 같은 기간 51%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결제 수요 차이도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결제로만 놓고 보면 전체적인 소비 위축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언택트 소비 경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경남 양산시에 사는 30대 김모 씨는 2018년 11월 생활비 목적으로 한 대부업체로부터 250만 원을 대출받았다. 대출금이 나오는 날 50만 원을 선(先)이자로 냈고 매달 50만 원을 이자로 납부했다. 결과적으로 김 씨는 법정 최고금리보다 12배 높은 연 300%의 금리(선이자로 사전 공제한 경우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을 원금으로 이자율 계산)로 이자를 내고 있었다. 10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채 평균 이자율이 연 1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보다 6배가량 높았다. 수사기관과 협회에 등록된 지난해 불법사채 피해 건수는 1048건, 1건당 평균 대출 금액은 3372만 원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단기 급전이나 일수 등 이자율을 연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러한 피해자를 돕기 위해 대출 금리를 대신 계산해주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를 넘어 받은 이자는 무효이며, 상환 명세 등의 서류가 있다면 피해자가 초과 납부한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대부금융협회 소비자보호센터로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우리금융과 금융감독원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손 회장이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아니면 당국의 압박을 버텨내지 못하고 끝내 자리에서 물러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한 사건을 최대한 빨리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2018년 자체 감사를 통해 이 사건을 파악했는데 금감원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빠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휴면계좌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용한 비밀번호는 최소 2만3000개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은 손 회장이 재차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손 회장과 우리금융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6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리고 중단된 은행장 선임 절차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가 악재가 계속 터지면서 손 회장의 입지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손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고객 비밀번호 도용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도 금융당국의 징계에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로 맞설 것이 유력하다. 손 회장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보되면 바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싸웠을 때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임직원이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행법 규정을 근거로 손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DLF 손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우리금융 측은 CEO가 내부 통제를 위한 조직과 절차를 마련했다면 이미 책임을 다한 것이며, 일부 직원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경영진을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회사 CEO가 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투자 손실과 관련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2009년 자진 사퇴했다.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2009년),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상 2014년) 등 역시 시기만 다를 뿐 결국 퇴진하고 말았다. 다만 2018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두고 금감원과 하나금융이 맞붙었을 때는 ‘관치 금융’ 프레임이 작동하면서 김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황영기 전 회장 등 일부 사례에선 나중에 법원 소송 끝에 제재 취소 판결이 나오며 금융당국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도 이사회 안건 자료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소송을 통해 징계취소 결정을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사태가 김정태 모델로 갈지, 황영기 모델로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이 소송전을 강행하면 손 회장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수 있지만 향후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최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과정부터 금융당국이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를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판매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제재심의 중징계 결정은 권위 있는 민간위원들이 수차례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며 우리금융의 소송 움직임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형민 기자}

IBK기업은행 노사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다른 금융공공기관 노동조합들도 가세하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노조들이 공동 전선을 꾸리고 정치권을 압박할 것으로 보여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노사 합의사항에 따라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노조가 추천하는 인물을 선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기업은행은 행장이 사외이사를 제청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나 정부도 합의안에 따라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방침을 바꿀 경우 4월 총선 국면을 활용해 정치 쟁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노조는 윤종원 행장에 대해 27일간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끝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역시 올해 초 새로운 노조가 꾸려지자마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도입을 위해) 기타 금융공공기관 노조와 연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앉히는 제도다. 근로자 대표가 직접 사외이사가 되는 노동이사제보다는 노조의 개입 강도가 약하지만, 노조를 대표하는 인물이 경영진에 자리한다는 측면에서는 다를 바 없다. 노조는 대외적으로는 노조추천이사제를 통해 조직의 방만 경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내는 금융권 노조의 사측에 대한 요구사항을 더욱 쉽게 관철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금융권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매년 시도해왔다. 2017년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까지 매년 노조가 선임한 인물을 사외이사에 앉히려 했지만 모두 주주총회에서 무산되거나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의 반대에 부딪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임에도 번번이 도입에 실패한 것은 제도 도입으로 부정적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사회에서 경영상황과 상관없는 노조의 요구사항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기로 했던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인력 구조조정 등이 사실상 중지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철밥통’에 고연봉 일자리라는 인식이 강한데 사외이사까지 금융노조를 대변하는 인물을 앉혀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노조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놓고 반대하지 않지만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실제로 올해 초 수은 노조가 추천한 인물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금융위 역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발을 빼는 분위기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 관련 당국자 14명이 금융회사, 금융 관련 협회·연구기관 등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에서 9명이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당국과 한은 퇴직자 20명이 재취업했고, 이 가운데 14명이 금융 관련 기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9명, 금융위 3명, 한은 2명이었다. 대부분 임원 혹은 2급(국·실장) 이상의 고위직 인사로, 금융회사 감사나 연구기관 연구위원 등으로 이동했다. 모두 3년 재취업 금지 기간을 넘겨 법적인 문제는 없다. 유관기관을 포함한 전체 재취업자 수도 증가 추세다. 2016년 31명이었던 세 기관 출신 재취업자는 2017년 8명으로 줄었다가 2018년 15명, 지난해 20명으로 늘었다. 세월호 이후 주춤했던 금융권의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감독기관인 금감원 간부들이 피감기관으로 대거 옮겨가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신한 KB국민 하나 NH농협은행 감사가 금감원 출신이고, 우리은행도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를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으로 손태승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우리금융 지배구조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정치권 개입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민간회사 지배구조를 흔들며 ‘관치(官治)’의 망령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3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중징계)를 의결한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원안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금감원의 제재대로라면 손 회장은 금융권 취업이 3년간 제한돼 회장 연임이 어려워진다. 연임 강행과 포기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진 손 회장은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6일 사외이사들과의 비공식 간담회에서 거취에 관한 생각을 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장과 행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空席)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보니 이미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뜻밖의 기회가 생긴 셈”이라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주자들은 여기저기 줄을 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로 중량감 있는 퇴직 관료들의 이름이 자천타천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은행장 후보였던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부문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도 자연스럽게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제재심의 이후 손 회장의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이미 차기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 개입설까지 나온 상황이다. 또 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이 움직인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규제 산업인 금융사 입장에서는 결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지배구조가 안갯속에 빠지면서 우리금융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원톱’이었던 손 회장이 물러날 경우 경영 공백도 문제지만,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 보니 자연스레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이 금감원의 제재를 정면 비판하고 손 회장에 대해 공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도 관치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낙하산 논란을 딛고 취임한 것처럼 대주주가 금융위원회 산하 예금보험공사인 우리금융 역시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당국의 보유 지분 매각 작업도 꼬이게 됐다. 정부는 예보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 17.25%(1조5000억 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까지 2, 3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전체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DLF 사태 이후 급락한 우리금융 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5일 종가 기준으로 1만250원으로 원금을 회수하기 위한 주당 가격(1만3800원)보다 20%가량 낮아 당분간 매각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지난달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2·16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2개월 연속 둔화됐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줄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388억 원 늘어난 611조395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3월(3401억 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다. 전월(2조2230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한 달 만에 약 30% 수준으로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정부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9조6861억 원으로 전달보다 2247억 원 감소했다. 연말 성과급으로 목돈이 생긴 근로자들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우선 상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반등을 기대하던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증시 등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기 시작한 데 이어 실물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생산, 소비 부진에 따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감염증 공포로 소비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주 새 국내 증시 104조 원 증발 신종 코로나 확산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것은 금융시장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2,119.01로 마감해,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7일보다 5.8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5%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88조 원, 코스닥은 16조 원 줄었다. 단 2주 동안 국내 증시에서 104조 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1조7300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최근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 속에 반등 흐름을 보이던 중국 소비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화장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아모레퍼시픽(―21.46%) LG생활건강(―10.53%) 등 화장품, 호텔신라(―19.45%) 신세계(―16.69%) 등 면세점 업종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세계 증시도 최근 열흘 새 3000조 원 넘게 시각총액이 줄었다. 2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기준 이들 주요국 증시 시총은 86조6050억 달러(약 10경3216조 원)로 지난달 20일(89조1560억 달러)보다 2조5510억 달러(2.8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국 증시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휴가 뒤 처음 개장하면 외국인 자금의 아시아 이탈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 수출, 소비 등 실물경제 충격 불가피 신종 코로나 확산이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경제의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각각 한국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0.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추산된다. 사스는 중국의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켜 대(對)중국 수출에 타격을 줬고, 국내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메르스는 내수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신종 코로나는 수출과 내수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경제충격의 강도도 사스 때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규모 자체가 커진 데다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8.1%에서 지난해 25.1%로 늘었다. 관광과 소비도 비상 상황이다. 2일 정부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체류자의 입국 금지, 제주도 무비자 방문 중단 등을 발표함에 따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불안감에 외출을 줄이게 돼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1∼4월 관광객이 202만1000명 줄어들고, 관광 수입은 2조9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놓고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이건혁·김형민 기자}
국내 금융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피해를 본 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대출 규모를 늘리거나 금리를 깎아 주는 등의 금융 지원을 시행한다. 2일 신한은행은 신종 코로나 피해 중소기업에 업체당 5억 원 이내로 총 1000억 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존 대출의 상환을 연장하거나 다른 대출로 대환할 때는 금리를 최대 연 1.0%포인트 감면한다. 신한카드도 연매출 5억 원 이하의 영세가맹점 232만 곳을 대상으로 2,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지원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직접적인 피해를 본 고객에게 보험료와 보험계약 대출이자 납입을 최장 6개월간 유예해준다.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실효되는 것을 방지하는 특별부활제도도 도입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 지원을 통해 피해 기업의 유동성 확보, 금융비용 절감 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신종 코로나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업체당 최대 5억 원 한도로 신규 대출을 지원하고 최대 연 1.0%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중국 관련 수출입 중소기업과 음식, 숙박, 관광업을 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규 대출 500억 원, 대출 연장 5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지난해 11월부터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일부 운용사의 사모펀드가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유사한 형태로 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라임운용과 거래가 많은 사모펀드 운용사 2곳과 최근 환매중단 사태를 겪은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을 포함해 4, 5곳이 라임운용 펀드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들 운용사의 펀드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체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 자산에 상당 부분 투자한 것으로 파악했다. TRS나 메자닌 투자 등은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감원은 이들 운용사가 라임운용과 같이 수익률 조작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유동성 부족으로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어 추가 검사에 나설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라임운용은 지난해 임직원에게 평균 2억6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10명은 무려 60억 원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고객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최고경영진에 금융회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생긴 소비자 피해의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진 교체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3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DLF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에게 금감원이 사전통보한 ‘문책경고’를 확정했다. 임원이 중징계에 속하는 문책경고를 받으면 임기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을 못 한다. 제재심은 두 은행이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DLF의 손실 위험 등을 고객에게 알리는 데 소홀했고, 이에 따라 경영진을 징계해야 한다는 금감원 주장을 인정했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부실을 문제 삼아 경영진을 문책하는 건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손 회장은 3월 주주총회를 거쳐 2번째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연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함 부회장도 내년 하나금융 회장 도전이 어렵게 됐다. 제재심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사모펀드 판매 업무 6개월 정지와 과태료 약 200억 원을 부과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은행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은 앞으로 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금융회사에는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라임펀드 사태 등 금융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 전반으로 ‘CEO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불완전 판매 같은 영업행위로 CEO에게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유례없이 강경한 조치다. 2008년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낳았던 ‘파워인컴펀드’ 사태 때도 불완전 판매 책임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징계만 내려졌다. 앞서 금감원 중징계를 받은 CEO들은 대규모 투자 실패, 부당한 금융 지원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불완전 판매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고 실제로 내부 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CEO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16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제재심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현행 법 규정만으론 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며 CEO가 상품 판매를 위한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하지만 제재심은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상품 판매를 경고하는 내부 의견을 묵살하는 등의 책임을 CEO에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겼던 중징계 조치가 현실화되자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에는 당장 비상이 걸렸다. 특히 3월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으려던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는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지주 회장은 물론 현재 공석인 우리은행장 선임까지 맞물린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하나금융 역시 차기 회장 후보 중 ‘원 톱’이었던 함영주 부회장이 중징계를 받음에 따라 후계 구도가 엉클어지게 됐다. 함 부회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고, 3연임 중인 현 김정태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물론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제재의 효력은 ‘통보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의 의지에 따라 손 회장이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이 길어져 3월 주총 이후 제재 결과가 통보된다면 손 회장이 이미 새 임기를 시작한 뒤라 제재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과 우리금융이 금감원 처분에 불복해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행정소송 등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금감원과의 전면전은 손 회장이나 우리금융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감원 중징계를 받고 자리를 지킨 전례가 없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빚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금감원의 문책경고에 반발하다 결국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강경처분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은행 관계자는 “CEO 한 명 지키려다가 조직 전체가 금감원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성규 하나은행장에게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에게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IBK기업은행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IBK희망디자인’ 사업을 통해 서울 염천교 수제화 거리에 있는 45곳의 수제화 판매점, 제작소 등의 간판과 어닝(차양) 등을 새롭게 디자인해 교체했다. IBK희망디자인은 기업은행 디자인 경영팀 직원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의 간판을 무료로 디자인하고 제작, 설치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2016년 시작해 2018년까지 39개 점포를 지원했다. 지난해까지는 개별 점포를 선정해 지원했지만 올해는 소상공인이 밀집한 ‘특화 거리’를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거리 전체의 노후 간판 정비 등을 통해 도시재생과 상권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 거리는 1925년에 조성된 최초의 수제화 유통단지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는 등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에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행사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경영진은 수제화 판매점 한 곳을 방문해 수제화를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희망디자인 사업이 기업과 지역 소상공인이 상생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영세 소상공인의 성장과 재도약을 돕는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또 중소기업 근로자들과의 상생과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해 근로복지공단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2017년 9월 금융권 최초로 근로복지공단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2018년 4월 인천 남동공단에서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어린이집인 ‘IBK 남동사랑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2019년 3월엔 구미공단에 두 번째 어린이집인 ‘IBK 구미사랑 어린이집’의 문을 열었다.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만을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은 기업은행, 근로복지공단,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IBK기업은행은 은행 점포의 유휴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설치비와 운영비 일부를 지원했다. 어린이집 운영에는 남동공단 소재 31개 중소기업, 구미공단 소재 34개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컨소시엄에 참석한 중소기업의 근로자 자녀라면 누구나 입원할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육아 편의를 고려해 오후 9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하며 특히 ‘IBK 구미사랑 어린이집’은 입학비, 특별활동비 등 교육비를 전액 지원한다. 기업은행과 근로복지공단은 업무협약에 따라 어린이집 한 곳을 추가로 설립한다. 중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도움으로써 중소기업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이어 나가고자 노력할 예정이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그룹의 당면 과제를 ‘2020 SMART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와 ‘일류신한’을 향한 도전을 꼽았다. 이어 두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전략 방향성으로 ‘F.R.E.S.H 2020’을 제시했다. F.R.E.S.H에서 △F(Fundamental)는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기초체력 △R(Resilience)은 축적된 성공의 힘으로 조직의 혁신을 추진하는 회복 탄력성 △E(Eco-system)는 핀테크, 생활 플랫폼을 아우르는 디지털 생태계 구현 △S(Sustainability)는 고객,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는 책임 있는 기업시민 △H(Human-talent)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융·복합형 인재 확보다. 조 회장은 다섯 가지 키워드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R(회복탄력성)를 꼽았다. 회복탄력성이란 위기 상황에서 핵심 역량을 재창조해 재도약을 이루어내는 힘이다. 조 회장은 “전략적 복원력을 높인 기업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새로운 역량을 지닌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회색 코뿔소’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금 신한을 향해 R(Recession·경기침체)와 D(Deflation·가격하락)라는 회색 코뿔소가 돌진해 오고 있으며 국내와 해외, 금융과 실물에 걸친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회복탄력성이 있다면 오히려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두 당면 과제 수행을 위해 7가지의 구체적인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7가지 전략은 △고객중심 One Shinhan(원 신한) 체계 강화 △시장선도 비즈니스 모델 확대 △고도화된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혁신주도 디지털화 △지속가능·혁신금융 본격화 △변화대응 리스크관리 역량 차별화 △일류지향 신한가치 확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원 신한 체계 강화를 위해 그룹사 간 융·복합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그룹의 고객자산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또 시장 선도 사업 확대와 관련해서는 그룹 내 보험·부동산 사업라인 운영체계를 정교화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성과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분야에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 소비자금융’, ‘금투 IB’등 업권별 성공 모델을 중심으로 지역별·규모별 세분화된 성장전략을 추진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기반 사업화, 빅데이터 활용 등 디지털 융·복합을 통해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존의 디지털 플랫폼을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중심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포함했다. 지속가능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신재생·고효율 에너지 시장 선점 등 지속가능 금융을 계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혁신금융과 관련해 기업대출 체계 개선을 통한 성장기업 여신지원, 혁신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향상 등을 추진한다.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는 신한AI를 활용해 그룹의 위기 조기감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기 시나리오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올해 신한금융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외부 환경에 흔들림 없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펀드 환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모펀드 대란’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라임 사태’ 같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대준 대출금을 회수하면 환매 중단을 선언하는 운용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매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 등 일반 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 28일 알펜루트 측은 환매 일정이 도래한 알펜루트 에이트리 1호 펀드와 추가로 환매 신청이 접수된 알펜루트 비트리 펀드 1호, 알펜루트 공모주2호 펀드 등 3개 펀드, 1108억 원 규모의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말까지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이미 환매 연기를 결정한 3개 펀드를 포함해 26개 펀드, 1817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알펜루트 측은 운용사 자체의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이 환매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TRS는 쉽게 말해 레버리지(차입) 투자다. 자산운용사가 개인 등 일반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펀드자산)을 담보로 증권사에 대출을 받고, 당초 모은 투자 원금에 대출금까지 더해 더 많은 자산을 운용하는 구조다.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의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증권사들도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저금리·저수익 환경에서 짭짤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운용사의 환매 중단으로 대출금 회수가 불투명해지자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고, 최근 자산운용사에 TRS 계약 해지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TRS 계약상 증권사는 언제든 대출금 상환(중도 해지)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는 증권사에서 빌린 대출금까지 펀드에 넣어 운용하고 있어 상환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 펀드자산만 4조∼6조 원이었던 라임자산운용도 유동화할 수 있는 회사 자산이 200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TRS 계약 해지→유동성 악화→환매 연기 또는 자산 급매→수익률 악화→투자자 손실’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앞으로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와 TRS 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는 18∼19곳에 이르며 계약 규모만 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투자자들은 벌써 투자금을 날릴까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가 대출금을 우선 찾아가면 운용사는 펀드에 들어 있던 자금을 팔게 되고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펀드를 그대로 들고 있던 개인 등 일반 투자자가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펀드 투자자는 “시장이 호황일 때 돈 대주고, 조금 위험하니까 돈 빼가는 증권사 행태가 올바른 건지 모르겠다”며 “결국 피해는 개미들만 짊어지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권사의 일방적인 TRS 계약 해지에 우려를 표명하며 우회적으로 증권사에 경고장을 날렸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시장점검 회의를 열고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가 편입 자산 부실과 관계없는 정상적인 펀드에까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를 확산시키고 펀드 투자대상기업의 부담으로도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8일 금융감독원도 6개 대형 증권사를 불러 TRS 계약 해지에 대해 다소 강도 높게 경고했다. 금감원 측은 증권사에 “TRS 계약 등은 자본시장의 혁신성을 제고하고 투자자에게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TRS 계약을 통해 취득한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조기 환매 요청을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당부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이건혁 기자}

‘3분 40초.’ 기자가 KEB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모바일 비대면 신용 대출로 대출금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대출)한도 조회 및 신청하기’를 클릭한 뒤 제공된 대출신청 약관을 훑어보고 동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개인 정보가 모바일 스크래핑(mobile scraping)을 통해 은행에 제공된다. 직장정보가 맞는지 묻는 질문에 ‘직장정보 맞음’ 항목만 클릭하면 된다. 휴대전화와 공인인증서 인증만 거치면 곧바로 대출 가능 금액이 화면에 뜬다.○ ‘컵라면 대출’… 대출 규제 우회로 활용 빠르고 편리한 대출이라는 뜻에서 ‘컵라면 대출’ 등으로도 불리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비대면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과열 경쟁으로 자칫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쏠편한 직장인 S 대출’(신한) ‘하나원큐 신용대출’(KEB하나) ‘KB Star신용대출’(KB국민) ‘올원 직장인 대출’(NH농협)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력 모바일 대출상품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4893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3조613억 원에서 5개월 사이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기의 비결은 단연 ‘편리성’이 꼽힌다.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일부 은행의 경우 업무 시간과 무관하게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대 대출가능금액은 은행에 따라 1억5000만 원에서 2억5000만 원 정도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거나 약 0.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부담하면 일반 대출 대신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진행할 수도 있다. 급여계좌 등록, 은행에서 발급하는 카드 발급 등을 선택하면 0.1%포인트씩 금리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는 대출 우회로를 찾는 직장인들이 모바일 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피해 신용대출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대부계 관계자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총부채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모바일 신용대출의 경우 용처를 따지지 않아 별다른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공기업 재직자, 공무원 등 급여와 신용도가 높은 사람이 최고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어 유리한 편이다. 물론 기존에 이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쓴’ 경우에는 추가로 대출받기는 어렵다. ○ 과열 경쟁으로 부실 대출 우려도 은행권에서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약진과 함께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전환에 열을 올리면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대출로의 전환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출 심사 기준 완화 등을 조건으로 고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여신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쉬운 대출에 따른 연체율이 높아지는 점도 문제다. 은행권에 따르면 실제 소액 신용대출 상품의 연체율은 평균 2∼3%에 이른다. 0.5%에 불과한 일반 대출 연체율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의 경우 고객에 대한 전담 직원이 없어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면 대출 고객에게 하듯 은행 본점 차원의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김형민 기자}
환매가 중단된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산 가운데 6700억 원 정도는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받아갈 수 있는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자금 회수율이 40% 선을 밑돌면 일반 투자자들은 자칫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27일 금융 당국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환매 중단된 라임운용의 3개 모(母)펀드 1조6000억 원 중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자금이 6700억 원에 이른다. TRS는 일반 투자자들이 모은 펀드 투자액을 담보로 금융회사에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불리는 것을 말한다. 계약상 펀드 자산을 처분할 때는 펀드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 준 것이어서 일반 투자자보다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펀드 회수율이 금융사 대출 몫인 40% 선 밑으로 쪼그라들면 일반 투자자 몫은 전혀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라임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금융사는 신한금융투자(5000억 원), KB증권(1000억 원), 한국투자증권(700억 원)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이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도 라임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TRS 계약 규모가 가장 큰 신한금투는 라임운용과 함께 다단계 금융사기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라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라임 사태에 놀란 증권사들이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다른 헤지펀드들로 불똥이 튀고 있다.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은 TRS 계약을 맺은 한국투자증권의 환매 요청으로 약 400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