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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주거복지 일환으로 마련된 공공임대주택에 페라리·벤츠 등 고가의 외제 차 보유자들이 입주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을 초과한 고가 차량 보유 세대는 61세대로 집계됐다.공공임대 입주자 선정 기준은 무주택 가구이면서 총자산이 2억5500만 원(영구) 또는 3억6100만 원(국민)을 넘지 않고, 자동차 가액은 3683만 원 이하여야 한다.현재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세대 중 입주자 기준을 벗어나는 고가의 페라리, 마세라티 같은 스포츠카와 벤츠, BMW, Jeep, 제네시스 등을 보유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최고가는 광주의 한 공공임대주택 주민이 소유한 9794만 원 상당의 BMW다. 이곳 단지 입주 대기자 수는 44명이다.이번에 발견된 입주 기준을 초과하는 고가 차량 보유 단지들의 입주 대기자 수는 이달 기준 총 4666명으로 집계됐다.기준가액을 초과하는 자산을 소유하더라도 재계약을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주택 업무처리 지침으로 악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장 의원은 “초과 자산 입주민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퇴거 등 조치를 해야 한다”며 “임대주택 입주가 필요한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지난 7월 15일 아침 창밖에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세종시에서 충북 증평군으로 출퇴근하는 정영석 씨(45)는 조금 일찍 집 밖을 나섰다. 증평군 수도사업소 하수도팀장인 그는 증평군 내 보강천이 범람해 침수 사고가 날까 봐 우려하며 오전 8시경 차를 몰고 출발했다.30분 정도 흘러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지나는 중이었다. 갑자기 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들어왔다. 차량 타이어 절반 정도가 물에 잠겼다. 정 씨 앞에 있던 다른 차량은 멈춰서 나아가지 못하다가 간신히 붕 하고 움직였다. 정 씨도 따라 가려 했지만 잠깐 사이 타이어 전체가 잠길 정도로 지하차도에 물이 찼다.정 씨 차량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악화했다. 곧 차량이 물에 떴다. 정 씨는 창문으로 탈출했다. 차 밖으로 나오니 허리춤까지 물이 찼다.정 씨는 지하차도 양쪽 끝에 튀어나온 연석으로 올라갔다. 정 씨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여성 1명과 남성 2명도 각자 차량에서 내려 정 씨 옆에 섰다. 연석 위에 올라가 있던 4명은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에 게걸음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물살이 세 10m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결국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물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키가 작았던 여성은 얼굴이 푹푹 물에 잠기자 “죄송합니다. 가방 좀 잡을게요”라며 정 씨를 잡고 둥둥 떠 있었다.물은 점점 차올랐다. 정 씨는 수영해서 가장 가까이 있는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갔다. 여성도 수영해 정 씨를 따라갔지만 지붕 위로 올라갈 힘이 없었다. “살려주세요”라는 여성의 외침에 정 씨는 손을 잡고 끌어올렸다. 4명 모두 차량 지붕 위로 대피한 뒤 정 씨는 자신의 옷 주머니를 뒤져 휴대전화를 찾았다. 119에 신고해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알렸다. 정 씨가 신고 전화를 한 그 찰나에 지하차도 천장까지 손이 닿을 만큼 물이 가득 차올랐다. 모두 패닉 상태였다.정 씨는 지난해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했던 침수 사고를 떠올렸다. 당시 목숨을 구한 사람들이 에어포켓을 언급했던 것을 기억한 정 씨는 천장을 훑어봤다. 철제 구조물이 지하차도 끝부분까지 연결된 게 보였다. “여기 있으면 죽으니 나갑시다” 정 씨가 외치니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어요”라며 같이 힘을 냈다.양손으로 철제 구조물을 잡고 발로 기둥을 짚으며 옆으로 이동했다. 100m쯤 갔을까. 물은 더 차오르고 체력은 떨어졌다. ‘이게 끝인가’라고 생각했다. 정 씨는 아내와 아이들을 떠올렸다. 아내는 3개월 전 갑상샘암 진단을 받아 3일 후 수술받기로 한 상황이었다. ‘일단 기운 한 번 내보자, 가는 데까지 가보자’며 이를 악물었다. 4명이 겨우겨우 이동하던 중 남성 1명은 물살에 휩쓸렸다. 결국 이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3명이 간신히 지하차도 끝에 왔을 때 물은 천장까지 거의 다 찬 상황이었다. 정 씨 뒤를 따라오던 나머지 2명은 철제 구조물에서 천장 와이어로 옮겨 탔다. 정 씨도 옮겨 타려 했지만 본인까지 와이어를 잡으면 끊어질 것 같아 끝까지 철제 구조물을 잡고 탈출했다.완전히 진이 빠졌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익사 직전이었다. 꼬르륵꼬르륵하고 물속에 잠기려는 순간 눈을 뜨자 스티로폼이 보였다. 스티로폼을 잡고 둥둥 떠 있다가 지하차도에서 일찍 탈출해 난간 위에 피신해 있던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 좀 잡아주세요”라고 도움을 청했다.간신히 난간 위로 올라가 숨을 돌린 뒤 물에 떠 있던 여성의 손을 잡았다. 끌어올리려 했지만 둘 다 힘이 없어 꺼내다가 놓치고, 또 꺼내다가 놓쳤다. 정 씨는 “자세를 바꿔서 꺼내 줄 테니 난간 꼭 잡고 있으세요! 포기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외친 뒤 자세를 바꿔 두세 번 시도해 여성을 난간 위로 끌어올렸다.난간 위에서 1시간 정도 버티던 사람들은 119의 고무보트를 타고 구조됐다. 정 씨는 이후 아내의 수술 일정을 챙기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죄책감에 시달렸다.“혹시 제가 차를 끌고 지하차도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서 따라 들어와 죽거나 다친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죄책감 때문에 1~2주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정 씨는 아직도 밤마다 잠드는 게 쉽지 않다. 두통이 있고 약도 계속 먹는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떠오른다.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너무 충격받아 당시 상황이 아예 기억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무서워서 블랙박스 영상을 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정 씨는 본인 차량 바로 뒤에 있던 1t 트럭 운전자의 생사가 걱정됐다. 경찰에게 물으니 다행히 해당 트럭 운전자는 일찍 탈출했다고 한다. 정 씨는 아주 조금씩 죄책감을 내려놓고 있다.“제가 살아 돌아와서 느낀 게 ‘행복이라는 건 별것 없구나’였어요. ‘일상에서 아무 일이 없으면 행복한 건데 굳이 돈과 명예를 찾을 필요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과도 ‘우리 새 생명 얻은 기분이니 다시 행복하게 잘 살자’고 인사했습니다.”정 씨가 구해준 여성은 사고 당시 남색 셔츠를 입고 있던 정 씨를 떠올리며 언론 인터뷰에서 정 씨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정 씨는 이렇게 ‘남색 셔츠 의인’이 됐다. 이 여성은 가족과 함께 정 씨를 직접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의인상을 받은 정 씨는 너무 과분하다며 민망해했다.“아마 그 상황이라면 누구나 저같이 했을 텐데 너무 과분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당장 눈앞에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누구나 손을 내밀어서 끄집어내지 않았을까요? 꼭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저 같은 행동을 했을 텐데 뭐 부끄럽게 그런 상을 주시나 싶었습니다.”정 씨가 사람들을 구할 당시 또 다른 의인도 지하차도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애썼다. 타일 기능공인 한근수 씨(57)는 며칠 전 일하고 마감 못 한 부분이 있어 1t 트럭을 끌고 오송으로 향했다.지하차도 중간쯤 가자 물이 고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은 점점 불어났다. 지하차도 밖으로 조금 올라가니 앞에 가던 차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멈춘 상태였다. 한 씨의 트럭도 그곳에서 멈췄다. 옆으로는 버스가 지하차도 밖으로 나오던 중 멈춰버렸다.한 씨는 재빨리 트럭 문을 열고 중앙분리대로 올라갔다. 이때 옆에 있던 차량에서 여성 1명이 창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했다. 여성은 다른 차량 지붕으로 올라가려 했으나 자꾸 미끄러져 실패했다. “도와주세요!”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은 한 씨는 여성의 손을 잡아끌어 중앙분리대를 잡을 수 있게 도왔다.다른 차량에서도 운전자가 밖으로 나오려 했으나 차 문 사이에 발이 끼었다. 이를 본 한 씨는 다가가 차 문을 손으로 잡아당기고, 차량을 발로 밀어 운전자의 발을 빼냈다. 그러나 차 문이 좁게 열려 운전자는 나올 수 없었다. 곧바로 한 씨는 차량 뒷문을 열었다. 약간의 공간이 있었으나 너무 겁을 먹은 운전자는 그대로 경직됐다. 한 씨 손도 운전자에게 닿지 않았다. 결국 한 씨는 현장을 벗어나 터널 바깥쪽으로 향했다.“차들이 터널 안으로 떠내려갔습니다. 물살이 너무 셌어요. 그때 ‘저분은 죽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이 자꾸 생각나요. 버스에서도 조그마한 창문을 열고 ‘살려달라’ ‘여기 사람 있다’고 소리쳤지만 그쪽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버스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어 살려달라고 했던 분이 많이 기억나요.”기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던 한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의 손에는 탈출하던 과정에서 다친 흉터가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심적인 상처가 더 크게 남았다.“제가 물속에서 힘들었던 것보다 그분들을 도와주지 못한 게 너무 충격이에요. 못 나오고 계신 분을 더 적극적으로 구해드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제대로 빨리 구해드렸으면 나오셨을 텐데…….”한 씨도 아직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겉으로는 괜찮은 것 같은데도 문득 그때 생각이 난다. 사실 지하차도 쪽을 보기도 싫다”고 토로했다.의인상을 받았을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한 씨는 “‘이걸 받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희생된 분들도 계시고 엄청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탈출하려는 사람이 보이는데 절대 무시할 수 없고 누구나 다 도와드리려 했을 거다. 의인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사건·사고는 항상 있으니 더 좋은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한 씨가 구해준 여성은 경찰을 통해 한 씨를 수소문했다고 한다. 여성은 한 씨에게 전화로 고맙다고 전한 뒤 직접 만나서도 선물을 건네며 감사함을 표했다.한 씨는 정신적으로 힘든 것뿐 아니라 생계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 그는 “차를 잃었고, 차 안에 있던 공구도 다 못 쓰게 됐다. 물기를 말리고 닦으면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예 망가졌더라. 일을 하려면 새로 구입해야 한다”고 털어놨다.한 씨는 오송 지하차도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더 상처받았다고 한다.“관련 기사들을 보면 좋지 않은 댓글도 보이는데 그런 댓글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잘못을 해서 희생당한 게 아니라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고, 아직도 힘들어하는데 그런 것으로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언가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도 아닌데 좋지 않게 보는 시선에 마음이 아픕니다.”오송 지하차도는 당시 인근 미호강 제방 붕괴로 침수됐다. 이 사고로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11명이 발생했다. 현재 참사가 발생한 지 석 달째이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감감무소식이다. 피해자들은 이른 시일 내 검찰 수사가 마무리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길 기다린다.■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지난 6월 A 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세탁기 가격을 비교한 후 최저가로 판매 중인 한 오픈마켓에서 구매했다. 그런데 며칠 후 판매업체 측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구매를 자동 취소 처리했다. 판매자는 A 씨에게 연락해 유명 종합 쇼핑몰 사이트 링크를 보내며 “회원가입하고 현금으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해 준다”고 안내했다. 이에 A 씨는 46만8000원을 입금했지만 판매자는 제품 입고가 지연된다는 이유로 배송을 미루더니 A 씨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오픈마켓과 연계해 대형 홈쇼핑 등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한 사이트에서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상품을 보내지 않고 대금만 탈취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올해 1~9월 접수된 사기 피해 사이트 수는 총 162개로, 전년(42개)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2019년~2022년 4년간 접수된 사기 사이트 건수(78건)보다도 2배 큰 규모다.사기 사이트 유형 중 ‘유명 온라인몰 사칭 사이트’ 피해가 218건(103개 사이트)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금액은 1억3950만 원이다. 이외 ‘전시상품 할인판매 사이트’ 피해는 235건, ‘일반 온라인몰’ 피해는 106건 등으로 조사됐다.유명 온라인몰 사칭 판매자들은 주로 오픈마켓에 최저가로 상품을 등록하고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면 재고 부족을 이유로 취소 처리한 뒤 미리 만들어 둔 허위 사이트에서 재구매하도록 유도해 대금을 탈취했다.오픈마켓에서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배송 완료될 때까지 판매자가 대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한 사이트로 결제를 유도한 것이다.특히 관련 피해의 90% 이상이 특정 오픈마켓을 통해 발생했는데, 이 오픈마켓은 비사업자도 본인인증만 거치면 쉽게 입점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시가 느슨한 주말 사이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당초 사칭 사이트는 유명 가전 전문몰에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유명 종합 쇼핑몰까지 확대돼 가구·식품·골프용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화됐다. 유명 온라인몰의 사업자 정보와 이미지, 로고 등을 그대로 도용하면서 공식 홈페이지 주소에 알파벳이나 특수 문자를 추가 삽입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짜 사이트인지 가짜 사이트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서울시는 유명 온라인몰 사칭 사이트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국내 주요 4개 웹서버대여(호스팅) 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특정 단어가 포함된 인터넷 주소를 차단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사기 사이트·패턴을 공유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서울시는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물품을 판매자가 주문 취소한 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품절됐다거나 추가 할인해 준다며 별도 사이트에서 현금 결제를 유도하면 구매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 쇼핑 관련 피해를 본 소비자는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ecc.seoul.go.kr 또는 ☎2133-4891~6)로 상담 신청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소비자들이 유명 온라인 쇼핑몰을 신뢰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기 수법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유의가 요구된다”며 “오픈마켓 판매자 본인인증 강화·비정상 거래취소 모니터링 강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업계와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에서 1등급 한우라며 팔았던 제품에 젖소 고기가 섞여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공영홈쇼핑에서 판매하는 A 사의 한우 제품에서 ‘젖소형’ DNA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며 SBS와 진행한 방송 인터뷰 링크를 공유했다.권 의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지난달 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영홈쇼핑 측이 진행한 시료 분석 결과, A 사의 한우 제품에서 ‘젖소형’ DNA가 검출됐다.해당 제품은 유명 쉐프가 판매 방송에 출연해 한우 1등급이라는 등급 판정서까지 보여주며 광고한 한우 불고기다.A 사 관계자는 “(한우와 젖소 고기를) 한 냉동실에 해포를 해놓은 것”이라며 “(고기를) 까 놓으면 사실 구분이 잘 안 간다. (젖소가) 섞여 들어왔다”고 SBS에 해명했다. 냉동 소고기를 녹여 분배하는 과정에서 한우 제품에 젖소 고기가 섞였다는 것이다.젖소 고기가 섞인 날 제조한 제품 중 이미 1만여 세트가 팔렸으나 공영홈쇼핑 측은 한 달 넘게 구매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공영홈쇼핑 측은 경위 파악 및 후속 조치를 준비하다가 고지가 늦어졌다며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판매한 제품은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권 의원은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 마련과 함께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19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1·3호선 종로3가역 환승 통로에서 연기가 발생해 3호선 열차가 14분간 양방향 무정차 통과했다.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경 종로3가역 지하 4층 환승 통로에서 연기가 발생했다.이에 공사는 112와 119 요청으로 오전 8시 15분부터 오전 8시 29분까지 14분간 3호선 상·하선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켰다.총 7대를 통과시켰으며 연기를 빼내는 작업을 마친 뒤 양방향 열차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공사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선제적으로 무정차 통과 조치했다”고 밝혔다.소방당국과 공사는 연기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이스라엘에서 자국 교민들을 대피시킬 때 3만 엔(약 27만 원)을 내라고 해 논란을 빚은 일본 정부가 자위대 수송기를 동원해 자국민들을 무료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해당 항공편에 한국 재외국민도 동승할 수 있게 했다.18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교전이 심각해지자 자위대 수송기를 투입해 자국민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탑승자에게는 대피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을 계획이다.이스라엘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주이스라엘한국대사관은 전날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는 특별 항공편을 마련했으며 여기에 한국인 탑승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탑승 가능한 인원은 대한민국 국적을 소지한 재외국민 및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까지 총 20명이다. 항공 운임은 전액 무료다.이 항공편은 오는 19일 오후 8시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서 이륙한 뒤 연료 보급을 위해 요르단 암만과 싱가포르를 경유해 21일 새벽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 교민 8명을 이스라엘에서 아랍에미리트로 대피시켰다. 전세기에 탑승할 때는 1인당 3만 엔을 내야 했다.이보다 하루 앞선 14일 한국 정부는 공군 수송기로 한국인 163명과 함께 일본인과 그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이송했다. 이에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며 ‘유료 철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을 절단할 위기에 놓인 육군 병장을 다시 걷게 한 군의관이 이번엔 다리를 절단할 뻔한 민간인을 구했다.1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 제2진료과장인 문기호 중령은 최근 중상을 입고 후송된 강모 씨에 대한 응급 수술을 집도했다. 국군외상센터는 지난해 말 경기소방본부와 협약을 맺고 권역 내 민간인 응급 외상환자의 후송과 치료도 맡고 있다.강 씨는 지난 12일 낮 12시 15분경 경기 성남의 모란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의 피해자다. 1톤 트럭 한 대가 모란시장의 한 건강원을 들이받으면서 트럭 운전자와 강 씨 등 보행자 7명이 다쳤다.강 씨는 이 사고로 왼쪽 다리 대퇴부 동맥과 정맥이 완전히 파열돼 적시에 수술하지 못하면 다리 전체를 절단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문 중령과 정성엽 중령, 노현석 소령 등 군 의료진은 수액줄로 파열된 혈관을 잇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 강 씨의 다리를 지켰다.수액줄을 활용한 수술법은 문 중령이 2019년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지난 6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는 “스위스 학회에 공부하러 갔을 때 미군 군의관이 수액줄로 혈관을 이어 팔다리를 살리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문 중령은 지난해 10월 임무 수행 중 지뢰 폭발 사고로 다친 표정호 병장의 발뒤꿈치 재건 수술을 17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끝마친 바 있다. 집중 치료와 재활을 통해 지난 4월부터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표 병장은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가볍게 뛰어 보이기도 했다.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문 중령을 비롯한 군 의료진에게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전우와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투철한 사명감으로 헌신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다친 전우들이 이곳에 오면 반드시 건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생후 6개월간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분유수유와 혼합수유(모유·분유수유)를 한 아이에 비해 병원 입원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8일 경희의료원은 소아청소년과 최용성·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정선 교수, 성균관대 이승원·신주영 교수, 연세대 신재일 교수)의 모유수유와 아이 병원 입원율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호에 실렸다고 밝혔다.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2009년~2015년 태어난 약 160만 명의 신생아를 생후 6개월간의 수유 형태에 따라 완전 모유수유, 분유수유, 혼합수유로 나눠 10년간 병원 입원율을 분석했다.연구 결과, 생후 6개월간 완전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입원율이 분유수유를 한 아이에 비해 15%, 혼합수유를 한 아이에 비해 12% 낮았다.특히 감염 질환 입원율을 낮추는 방어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소화기, 호흡기, 비뇨 질환 순으로 방어 효과가 확인됐다.이 같은 입원율 감소 효과는 나이가 어릴수록 크며, 감염 질환에 대한 방어 효과는 10세까지 지속됐다.연 교수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에서 진행하는 생후 6개월간 완전 모유수유 권장 캠페인뿐 아니라 모유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활동들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지난해 성인 비만율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32.5%로 집계됐다. 남성은 10명 중 4명, 여성은 10명 중 2명이 비만으로 남성 비만 인구가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18일 질병관리청은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 기반한 지자체별 자가보고 비만율 현황을 상세 분석해 발표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비만율은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단위 ㎏/㎡)가 25 이상인 사람의 분율로, 과체중·비만·고도비만을 모두 포함한다.지난해 국내 성인 비만율은 32.5%로, 전년인 2021년 32.2%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연도별로 보면 2013년 24.5%→2014년 25.4%→2015년 26.3%→2016년 27.9%→2017년 28.6%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처음으로 30%를 넘긴 31.8%를 기록하고, 2020년(31.3%) 증가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32.2%→2022년 32.5%로 또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성별로는 남성 비만율이 40.2%로, 여성의 22.1%를 크게 웃돌았다. 남성은 20대에 38.8%였다가 30대에 비만율이 51.4%로 높아졌다. 이어 40대 48.1%, 50대 40.1%, 60대 33.0%, 70대 27.9%로 점차 낮아졌다.30대에는 20대보다 운동을 덜 하고 직장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술을 마시거나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 비만율이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여성은 20대 15.5%, 30대 19.0%, 40대 19.7%, 50대 22.7%, 60대 27.6%, 70대 30.6%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만율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중 제주의 성인 비만율이 36.5%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27.7%)이었다. 전년 대비 비만 인구가 많아진 곳은 13개로 울산, 충북, 전남·경남이 각각 2.4%포인트, 1.9%포인트, 1.5%포인트 올랐다. 비만율이 개선된 곳은 4개로 인천이 1.9%포인트, 대전이 0.9%포인트, 대구·광주가 0.6%포인트 감소했다.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비만은 높은 위험성 대비 질환이라는 인식이 낮은 데다 중대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질환”이라며 “개인 스스로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경각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충북 괴산군에서 40대 성범죄자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8일 대전보호관찰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4분경 괴산군 사리면 수암리에서 법무부 보호관찰을 받는 A 씨(46)가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가 훼손됐다는 신호가 감지됐다.A 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경기 용인시, 광주시, 성남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아직 정확한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았다.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며 A 씨를 추적 중이다. 대전보호관찰소도 A 씨를 공개수배하고 제보를 받고 있다.타워크레인 기사인 A 씨는 키 170㎝, 몸무게 90㎏의 뚱뚱한 체형이며 두상이 크다. 도주 당시 흰색 반소매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검은색 가방을 멘 상태였다.신체에 문신은 없으며 사투리를 쓰지 않는 말투에 약간의 팔자걸음이 있다.대전보호관찰소 관계자는 “A 씨를 목격한 시민은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A 씨를 목격했거나 소재를 아는 경우 대전보호관찰소(042-280-1201)나 세종 북부경찰서(044-330-0224), 112로 신고하면 된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방송인 박수홍이 형수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18일 박수홍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전날(17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형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박수홍 측은 그간 유튜버 김용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재판을 진행 중이었다. 김용호는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박수홍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김용호가 지난 12일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며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노 변호사에 따르면 김용호의 변호인은 재판 당시 박수홍의 형수에게 제보받아 방송했다는 증거를 내놨다. 이에 박수홍 측은 형수에게 법적 책임을 묻게 됐다.박수홍 친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박수홍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1인 기획사 법인 자금과 박수홍 개인 돈 61억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열린 박수홍 친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박수홍 아버지 박모 씨와 어머니 지모 씨가 박수홍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박수홍 측은 “부모님은 김용호 재판 과정에서 허위 사실로 밝혀진 내용을 사실처럼 증언했다”며 이를 부인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2019년 전신주 관리를 소홀히 해 강원 산불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 소속 전·현직 직원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18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상실화, 업무상과실치상, 산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전 전현직 직원 7명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앞서 2019년 4월 4일 강원 고성·속초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899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와 함께 산림 1260㏊가 불에 탔고 주민 2명이 화상 등의 피해를 봤다.검찰은 한전 직원들이 도로변에 설치된 전신주 하자를 방치했기 때문에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한 불티가 산불로 이어졌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전신주 하자로 전선이 끊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신주 하자 때문에 단선됐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하자를 방치했다고 볼 수 없고 이 때문에 산불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1심은 전현직 직원 7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당시 재판부는 데드엔드클램프(전선고정장치)에 스프링와셔가 빠져있던 설치상의 하자는 인정했지만 이로 인해 산불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거나 그로 인해 전선이 끊어져 산불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동해안에 매년 국지적 강풍이 불어 전선 관리 업무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항소심 재판부는 “한전의 점검지침이나 규정을 만들지 않은 구조상·체계상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전 속초지사 소속 피고인들 개개인에게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한전의 지침이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뿐인 직원들에게 지침에 명시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어 “직원들에게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형사 책임을 물으려면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인의 주의 정도를 기준으로 당연히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돼야 한다”며 “하지만 전문가들조차도 이 사건 전선의 꺾임 현상이 하자인지 여부를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대구에서 “‘배신의 정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고 촉구했다. 신당 창당 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하면서도 “보수가 더 잘되는 길, 개인적으로도 유의미한 선거를 위해서는 다른 결심을 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얼마 전 대통령께서 국회의원들에게 걸어 놓으신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는데, 이제는 대구 시민이 ‘배신의 정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고 말했다.그는 뻐꾸기 등이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다른 새가 키우도록 하는 ‘탁란(托卵)’ 과정을 언급하며 “탁란돼 알에서 갓 깨어난 뻐꾸기 새끼가 본능에 따라 (원래 둥지의 주인인 새의) 알을 밀어내듯이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보수의 가치에 대해 오래 고민해 오지 않은 사람들이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이어 “누군가 대구를 우습게 보고 배신의 정치와 내부 총질 따위의 단어로 대구를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해 당권·대권을 노린다면 그 행동이 보수의 파이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대구가 다시는 그런 화근의 씨앗을 탁란하지 않고 수도권과 젊은 세대,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할 수 있는 형태의 보수의 알을 품을 것이라고도 선언해달라”며 “총선에서 이기고 싶어서 간곡히 호소한다. 수도권 전역이 위기다. 수도권 선거의 해법은 아이러니하게 대구가 바뀌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이 전 대표는 대구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대구에서 정치하겠다는 건 죽자 살자 멱살을 잡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대구에 어떤 배 나온 아저씨가 강경보수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는 게 의미 없게 되면 그 사람을 잡으러 나오겠다”고 했다.신당 창당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보수가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해달라”며 “저는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정 기조와 관련) 변한다는 방향성을 줘야 한다”며 “총선 80일 전까지 그렇게 하면 저는 노원병에서 의미를 찾아 뛸 것이고, 80일의 기간을 허무하게 보낸다면 제 입장에서도 정치에 다른 위기가 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수도권 소재 한 4년제 대학교의 학생 식당 음식에서 벌레와 못, 케이블타이 등 이물질이 잇따라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학교 측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즉각적인 시정조치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 13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한 대학 게시판에는 학식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글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한 재학생은 당일 학식으로 나온 뼈 없는 감자탕 사진을 올리며 “이건 들깻가루가 아니라 벌레 아니냐. 아무리 봐도 다리가 있다. 내가 가져온 음식은 운이 없어서 저렇게 (벌레가) 많았나 보다. 나도 믿고 싶지 않았다”고 적었다. 사진을 보면 감자탕 국물에 다리가 달린 것으로 보이는 이물질 여러 개가 둥둥 떠 있는 모습이다.다른 재학생들이 올린 사진에서도 칼국수에서 유리 조각이 나오거나 김치가 케이블타이에 묶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음식에서 못이나 포장 비닐 쓰레기가 나오기도 했다.재학생들은 “학식 업체 바꾸기 전에는 절대 안 먹겠다” “개강하고 5번을 갔는데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편의점에 가는 게 낫겠다” 등 불만을 토로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는 방법을 알아 왔다.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자”며 식약처 민원 신고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학생도 있다.이번 사태는 2학기에 학식 업체가 바뀌면서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 식당 관리 및 운영을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고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설명했다.학교 측은 1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학생 식당 위생 문제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무관리처와 제2기숙사 생활관, 운영업체가 지난 주말 3차례 관계자 회의를 열어 재발 방지책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구체적으로 △급식 관리 담당자의 위생 안전교육 주 1회 실시 및 교육일지 작성 △철저한 위생 관리 유지하되 만에 하나 발생 시 학생에 대한 보상 체계 수립 △균형 있는 식단 구성 및 퀄리티 있는 메인 메뉴 제공 위한 메뉴 전면 개편 △금일부터 라면 코너 오픈 △오는 18일부터 팝업 델리 오픈(샐러드 및 간편식 제공) △샐러드와 컵 과일 등 take-out 메뉴 확대 △오는 19일부터 제2기숙사 생활관 조리장 신규 채용 및 근무 △제2기숙사 영양사 보강 △다음 주부터 1개월간 주 2회 특식 제공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학교 측은 “오는 17일 운영업체 대표 등 관계자 회의를 열어 교내 구성원에 대한 사과문 게재 및 이상에 제시된 계획의 지속적인 이행 및 유지를 위한 관리 감독 체계를 구성할 것”이라며 “구성원 모니터링단 운영, 정기적으로 학생 및 교직원 만족도 조사 실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 내용들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이어 “만일 개선 방안이 충분하지 않거나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운영업체와의 계약 해지 등을 포함한 법적 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알려진 이문설농탕에서 16일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경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이문설농탕에서 “검은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종로소방서는 소방대원 166명과 차량 38대를 현장에 보내 진화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우정국로 1개 차로를 통제하고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당시 이문설농탕 안에 있던 손님 30여 명과 직원 11명, 인근 식당 광희칼국수 직원 4명 등이 자력 대피했다.이문설농탕은 1904년 문을 열어 ‘서울시 음식점 허가 1호’로 지정돼 119년째 운영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집 앞에 흉기를 두고 간 40대 남성이 16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특수협박, 특수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홍모 씨(42)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홍 씨는 이날 오후 2시 28분경 붉은색 바람막이를 입고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한 장관 집 앞에 왜 흉기와 토치를 놔뒀나’ ‘권력자에게 공격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떤 공격을 말하는 거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한데 나중에 말하겠다”고 답했다.그러면서 “지금 제 모습이 앞으로 한 장관의 미래 모습”이라고 말했다.홍 씨는 지난 11일 새벽 3시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한 장관 자택 현관 앞에 흉기와 점화용 토치 등을 놓고 간 혐의를 받는다.홍 씨가 놓아둔 흉기는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그날 아침 집을 나서던 한 장관이 직접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13일 수서경찰서에 진정서를 내고 수사를 요청했다.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범행 나흘째인 14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홍 씨를 체포했다. 현재 무직인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권력자 중 기억나는 사람 집에 찾아가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특정 정당에 소속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우리나라 감나무 중 최초로 국가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된 경남 의령군 감나무에서 최근 감 50여 개가 열려 화제다.16일 의령군에 따르면 정곡면 백곡리에 있는 수령 500년 된 감나무에서 올해 감 50여 개가 열렸다.이 감나무는 높이 28m, 가슴높이 둘레 4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다.일반적으로 감나무는 200~25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감나무는 일반 감나무보다 두 배 더 살고 있는 셈이다.이 감나무는 2020년 10년 만에 감 4개가 열려 관심을 끈 바 있다. 올해는 3년 만에 무려 50여 개의 감이 열려 더 화제가 됐다.마을 사람들은 올해 의령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은 때마침 감이 익고 지난 9일 막을 내린 부자(富者) 테마 축제 ‘의령 리치리치페스티벌’이 성공을 거두자 축제 대박을 예감한 감나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군 관계자는 “토양 개선으로 땅심을 높이고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생식능력이 향상돼 감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추정”이라며 “500년 나무에 감이 열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신기한 일이 분명하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원인 모를 급성 간부전으로 간이식까지 할 뻔한 50대 여성이 기생충 감염증으로 확인돼 치료받고 극적으로 호전되는 사례가 발생했다.16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소화기내과)·조문영 임상강사(소화기내과)·이성학 교수(병리과) 연구팀은 이 같은 사례를 소화기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위장병학 (Gastroenterology)’에 게재했다고 밝혔다.연구팀에 따르면 기저 질환이 없던 51세 여성 환자는 갑자기 39도의 고열과 오른쪽 복부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백혈구·호산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심각한 간농양이 확인돼 입원했다. 간농양은 면역기능이 떨어졌거나 세균이 간으로 침투해 발생하는 것으로, 간에 종괴 같은 고름이 생기는 질환이다.이 환자는 치료에 반응이 없을 만큼 간농양이 심각해 간부전이 진행됐다. 결국 간이식 수술까지 논의돼 올해 초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됐다.이후 성 교수팀이 시행한 간 조직 검사에서 개회충 유충이 발견됐다.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해 개회충증으로 인한 간농양 및 간동맥 가성동맥류 출혈로 진단됐다.이 환자에게 개회충 감염을 치료하는 항원충제(구충제) 복용과 염증 반응 개선을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진행한 결과 극적으로 증상이 호전됐다. 환자는 퇴원 후 현재까지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국내 보건의료와 위생 수준이 높아지며 최근엔 기생충에 의한 간농양이 드물지만 익히지 않은 생고기, 생간, 오염된 흙이 묻은 야채를 섭취할 경우 간이나 폐, 눈, 뇌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성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기생충 감염 및 잠복을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인 항체검사를 한 결과, 개회충감염 표지자가 50%까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해외 여행력이 있거나 생식을 하는 경우 발열, 복통, 간기능 이상을 보인다면 개회충증 기생충 감염을 고려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샤인머스캣 수확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한 부모님을 대신해 판매에 나선 20대 여대생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따뜻한 발걸음이 이어졌다.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녕하세요. 샤인머스캣 하시는 부모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글 작성자 A 씨는 광주에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부모님이 약 2주 전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자신과 동생, 삼촌, 고모 등이 함께 열심히 농장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운을 뗐다.강원도에서 대학에 다니는 20대 딸인 A 씨는 부모님이 정성 들여 재배한 샤인머스캣의 수확 시기를 놓치는 것이 우려돼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샤인머스캣 판매 장소를 기재하며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니 도와달라는 내용으로 글을 마쳤다.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 친구가 기특하다” “광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방문해야 한다” “직장과 가까우니 꼭 들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를 칭찬했다.거리가 멀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은 “공동 구매를 하자” “택배 판매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했고, A 씨가 해당 글을 게시한 지 만 하루가 지났을 무렵 샤인머스캣은 거의 다 팔렸다고 한다.A 씨는 재차 글을 올려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말 많은 손님이 농장에 다녀갔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그는 “이곳 광주 하우스는 아버지의 고향으로, 친할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해온 소중한 곳”이라며 “부모님은 추석 전 출하한 상품을 납품하던 중 교통사고가 크게 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다”고 설명했다.이어 “사고 당시엔 경황이 없어 상품에 대해 전혀 생각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두 분 다 조금씩 호전되고 계셔서 동생과 함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A 씨는 “부모님이 1년 내내 애지중지 키운 상품이 버려지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부모님도 정말 고마워하신다.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저도 주말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야간에 횡단보도에서 넘어진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16일 대구지법 형사6단독 문채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59·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A 씨는 지난 1월 20일 오후 10시 10분경 대구 한 도로의 횡단보도 앞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차량 신호에 따라 정지 후 출발했는데, 이때 보행자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넘어진 80대 여성 B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A 씨 측은 B 씨가 무단횡단을 하다가 넘어져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B 씨가 보행자 신호 녹색등이 점멸 중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해 보행자 신호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다가 넘어졌는데, 마침 차량 신호가 녹색등으로 바뀌어 A 씨는 넘어져 있는 B 씨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법원은 B 씨가 A 씨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지점에 넘어져 A 씨가 B 씨를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또 옆 차로에서 정지선을 넘어 정차해 있던 택시에 A 씨의 시야가 가려져 넘어지기 전에 뛰어오던 B 씨를 발견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