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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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며 올림픽,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고 들으며 글로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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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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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속 金 모태범-이상화 “선생님 돼요”

    ‘금메달리스트 선생님.’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한국체대는 4일 “모태범과 이상화가 29일부터 4월 24일까지 4주 동안 교생 실습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체육학과 07학번인 모태범과 이상화는 교직 과정 이수자로 선발됐기 때문에 4학년이 된 올해 교생 실습을 거쳐야 한다. 한국체대는 2학년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 정도를 교직 과정 이수자로 선발한다. 선발 기준에는 학과 성적이나 국가대표 경력 등이 반영된다. 모태범과 이상화가 어느 학교에서 실습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체대는 “모태범은 원하는 학교를 결정하지 못했고 이상화는 모교인 휘경여고에서 하고 싶다고 신청서를 냈다”고 전했다. 이들이 갈 학교는 다음 주 초 결정된다. 같은 과 동기이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역시 교직 과정 이수자다. 하지만 이승훈은 모태범 이상화와는 달리 전반기에 훈련 일정이 많아 가을에 교생 실습을 할 예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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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취미는 태권도, 김치 맛도 구별하죠”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낸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샤니 데이비스(28). 남자 10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그는 1만 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한국체대)처럼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그는 경기 뒤 “한국인 코치가 나를 많이 도와줬고 쇼트트랙 훈련에도 참여하게 해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코치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장권옥 감독이다. 장 감독과 데이비스는 2002년 처음 만났다. 장 감독은 “내가 미국대표팀 코치가 된 것은 샤니 덕분이다. 올림픽 한 달 전까지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면서 가르쳤다”고 말했다. 데이비스가 출전한 남자 500m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데이비스는 1차 시기가 끝난 뒤 장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기록을 전했다. 장 감독은 1000m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2차 시기는 기권하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이 조언을 그대로 따랐고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1000m 2연패에 성공했다. 장 감독은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 아니지만 데이비스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동갑내기인 오노와는 둘도 없는 사이다. 둘은 평소 장 감독의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훈련을 한다. 휴가 때도 장 감독의 집을 찾는다. 그렇다 보니 오노와 마찬가지로 데이비스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info 2010’을 보면 그의 취미는 태권도다. 한국음식도 굉장히 좋아한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장 감독은 데이비스의 한국음식 사랑에 대해 묻자 ‘김치’를 예로 들었다. 장 감독은 “샤니는 김치맛을 구별할 줄 안다. 이 김치가 신맛이 나는지, 맛있는 김치인지 냄새만 맡고도 알 수 있다. 한식당에 가면 먼저 김치부터 맛을 보고 이 음식점이 맛집인지 아닌지 단번에 안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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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아가 선택할 일이지만 2014 소치 출전했으면…”

    “오서, 금메달 축하해요.”“경기 잘 봤어요. 해낼 줄 알았어요.”‘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의 전담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49·사진)는 1일 캐나다 밴쿠버 미디어센터에서 수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Thank you(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다닐 정도였다. 유명 인사라고 덕담을 건네자 그는 “올림픽 시즌이니까 그렇지 보통 때는 그렇지 않다”며 웃었다.○ 연아의 금메달, 22년 만에 꿈을 이루다겨울올림픽 폐회식을 2시간 앞두고 오서 코치를 만났다. 캐나다와 미국의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한창 열리고 있던 때였다. 그는 “인터뷰 때문에 다 보지 못하고 왔다. 연장까지 갈 줄 몰랐다. 하지만 결승골을 넣는 것을 봐서 다행이다”라며 기뻐했다. 캐나다 국민답게 아이스하키를 좋아한다는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TV에 나오는 아이스하키 메달 세리머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캐나다 국민으로서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아이스하키에서 캐나다가 금메달을 따내 기쁘다. 하지만 연아의 금메달보다 기쁘지는 않다”고 말했다.피겨 선수 출신인 그는 1984년과 1988년 겨울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두 번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한이 맺힐 법도 하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제자를 통해 금메달의 꿈을 이루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연아가 금메달을 딴 뒤 비로소 올림픽에 대한 미련을 털어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오서 코치는 2006년 김연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4년간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가장 힘든 시기는 연아가 2006∼2007시즌에 부상 때문에 힘들어했을 때다”라며 제자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보였다.○ 소치 올림픽도 함께 뛰었으면…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을 받았다. 하지만 오서 코치는 여전히 목말라 보였다. 그는 “연아가 더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가 필요하다. 연아는 올림픽 챔피언이 됐지만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악셀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도 말했다. 그는 “발목과 무릎, 엉덩이까지 몸 어디 한 군데도 아픈 데가 없다면 시간을 갖고 연습할 수 있다. 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뛰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시즌 김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경기에서는 물론 연습에서조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연속 3회전 점프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지만 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그러면서 김연아가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는 “우선 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해야 한다. 이후 시간을 좀 갖고 쉬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 다음에 연아가 무엇을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014년까지 연아가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전혀 없다. 겨우 24세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연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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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후 한국선수 실격 바란다고 한 적 없어”

    《외국 스포츠 선수 가운데 이토록 한국인의 미움을 받는 선수가 또 있을까. 미국 쇼트트랙 간판 아폴로 안톤 오노(28·사진). 그는 올림픽 때마다 한국선수와 악연을 이어왔다.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레이스 초반 잦은 몸싸움을 하더니 한국선수들끼리의 충돌로 어부지리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오해를 살 만한 발언과 몸짓으로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오노는 미국에선 가장 사랑받는 겨울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딴 3개의 메달(은 1개, 동메달 2개)을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8개의 메달(금 2개, 은 2개, 동메달 4개)을 목에 걸었다. 오노를 지난달 24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만났다.》본보 단독 인터뷰○ “한쪽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를”오노는 지난달 14일 열린 남자 1500m에서 어부지리 은메달을 땄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했다. 경기 뒤에는 “한국 선수의 실격을 바랐다”는 말이 한국 언론에 보도됐다. 하지만 그는 “목을 긋는 동작은 다른 뜻이 있었던 게 아니다. 코치에게 선수 한 명이 실격을 당했냐고 물으면서 그런 동작을 했던 것이다. 한국선수를 가리킨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격을 바란다고 말한 적조차 없다. ‘이호석이 성시백과 몸싸움이 있었는데 그 선수가 실격인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을 뿐이다. 왜 언론에 내가 실격을 바랐다고 나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1500m에선 김동성과 자리 다툼과정에서 화들짝 놀라는 표정과 함께 두 손을 들어올리는 할리우드 액션을 해 한국에서는 그에 대한 분노가 정점에 이르렀다. 김동성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을 당했고 금메달은 그의 차지가 됐다.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다는 오노는 “정말 그때 충격이 컸다. 그 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2005년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비난하며 나를 죽일 것 같았던 한국사람들은 환대를 해줬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왔는지 허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시애틀에 살고 있는 그는 한국인 친구가 많다. 한국에서 나오는 자신의 뉴스에 대해선 친구들을 통해 듣곤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날 비신사적인 선수라고 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내가 어쩔 수 있겠나.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쇼트트랙에서 몸싸움은 자주 일어난다. 일방적으로 한쪽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 바란다”고 하소연했다.한국을 세 번 방문했던 그는 친한 한국선수가 많다고 했다. 누구인지 말해달라고 하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가 이름을 말하면 그들이 다칠까 봐 걱정된다. 혹시 그들이 나로 인해 비난받고 마음 아파할까 봐 이름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장권옥-전재수 코치, 쇼트트랙 인생의 은인 오노는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가 쇼트트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한국선수 때문이다. 12세 때인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인 김기훈의 경기를 보고 멋있다는 생각에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어렸을 때 함께 지내던 친구들 중에도 한국계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익혔다. 그는 “한국음식과 문화를 아주 좋아한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 한국음식을 자주 사주셨다. 작은어머니도 한국사람이다”라며 웃었다. 인연은 또 있다. 그가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였다.오노는 2003년 현 미국대표팀 장권옥 코치와 전재수 코치를 만나면서 쇼트트랙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만약 내가 두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진작 쇼트트랙을 포기했을 것이다. 기술, 스케이팅 등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고 고마워했다. 옆에서 듣던 장 코치는 “오노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린다. 인터뷰 내용이 자신이 말한 방향과 다르게 변질될까 봐 걱정한다. 오노도 한국사람이 주위에 많으니 한국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번에 한국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선수들은 진짜 강하다”는 글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한국선수에게 경외감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선수들은 정말 강하다. 그리고 늘 강하다. 이번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체력은 물론이고 컨디션도 최상이어서 붙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훨씬 강했다”고 칭찬했다.○ 소치 올림픽은 마이크 들고 참가 가능성국내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오노는 미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다.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해 8개의 메달을 따내며 쇼트트랙 통산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어떤 조사에선 스노보드 1인자 숀 화이트를 제치고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겨울올림픽 선수로도 뽑혔다. 미국 언론은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그를 가장 비중 있게 다뤘다. 실제로 그와 인터뷰를 추진하면서 미국 언론과 약속이 얼마나 많은지 사흘이 지나서야 겨우 성사됐다.쇼트트랙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정말 재미있고 어려운 스포츠 중의 하나다.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얼음 위의 내스카(NASCAR·북미 대륙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개조 자동차 경주대회)’같다”고 말했다. 28세인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32세가 된다. 또 출전하기에는 많은 나이다. 혹시 메달을 더 딸 생각은 없는지 묻자 그는 “아마 소치에서는 스케이트 대신 마이크를 들고 참가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2018년에도 마이크를 잡게 된다면 꼭 평창에서 잡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아폴로 안톤 오노 △1982년 미국 시애틀 출생 △키 170cm, 몸무게 66kg △쇼트트랙 통산 최다 메달(금 2개, 은 2개, 동메달 4개)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 5000m 계주 동메달▲다시보기=오노, 이번엔 실격패…성시백 첫 은메달}

    •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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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가 뒤집어졌다

    일요일 오후 1시(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 시내는 조용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마저 뜸해 유령의 거리 같았다. 일부 상점은 ‘오후 3시에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았다. 실제로 옷가게 등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점원들은 휴대전화로 뭔가를 시청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몰린 곳은 따로 있었다. TV가 있는 식당과 바 등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유리창 사이로 함성과 탄성이 흘러나왔다. 1일(한국 시간) 열린 캐나다와 미국의 아이스하키 남자부 결승전은 뜨거운 관심 속에서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캐나다는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드니 크로스비의 짜릿한 결승골로 3-2로 이기며 우승했다. 캐나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에서 통산 8번째로 정상에 섰다. 올림픽 개최국이 아이스하키에서 우승한 것은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의 미국 이후 30년 만이다.이날 캐나다 전역에는 응원 인파가 거리로 몰려들면서 시내 광장은 인산인해였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캐나다 국민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붉은악마를 연상시켰다. 시내 광장을 제외하고는 거리에서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내 스포츠바에서는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해 ‘오늘은 TV에서 아이스하키만 시청이 가능하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캐나다 대표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시내 여기저기에서 함성이 울려 퍼졌다. 2-0으로 앞서다 잇달아 두 골을 내준 뒤 정규 3피리어드가 끝나자 시내는 풀이 죽은 듯 조용해졌다. 하지만 연장 7분 40초 크로스비가 골든골을 넣으며 우승을 확정짓자 온통 축제라도 열린 듯 열기가 뜨거워졌다. 사람들은 캐나다 국기를 들고 거리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고, 캐나다 고(Go, Canada Go)’를 외치며 어깨동무를 하는가 하면 기차놀이로 승리를 만끽했다.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온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우승을 자축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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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노 “목 자르는 제스처 의미는…”

    외국 스포츠 선수 가운데 이토록 한국인들의 미움을 받는 선수가 또 있을까.미국 쇼트트랙 간판 아폴로 안톤 오노(28). 그는 올림픽 때마다 한국 선수와 악연을 이어갔다.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레이스 초반 잦은 몸싸움을 하더니 한국 선수들끼리 충돌로 어부지리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오해를 살 만한 발언과 몸짓으로 비난의 표적이 됐다.하지만 오노는 미국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겨울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딴 3개의 메달(은 1개, 동메달 2개)을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메달(8개·금 2, 은 2, 동메달 4개)을 목에 걸었다.오노를 겨울올림픽 폐막을 앞두고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만났다.●"한 쪽만 생각하지 않기를"오노는 지난달 14일 열린 남자 1500m에서 어부지리 은메달을 땄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오노는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했다. 경기 뒤에는 "한국 선수의 실격을 바랬다"고 했다.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1500m에선 김동성과 자리 다툼과정에서 화들짝 놀라는 표정과 함께 두 손을 들어올리는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 김동성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을 당했고 금메달은 그의 차지가 됐다. 한국에서는 오노에 대한 분노가 정점에 이르렀다.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다는 오노는 "정말 그때 충격이 컸다. 그 뒤 4년 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2005년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비난하며 나를 죽일 것 같았던 한국 사람들은 환대를 해줬다. 머리속이 복잡했다. 내가 4년 간 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왔는지 허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이번 올림픽에서 실격 발언과 목을 긋는 동작에 대해서 그는 할말이 많다고 했다. 그는 "목을 긋는 동작은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코치에게 선수 한 명이 실격을 당했냐고 물으면서 그런 동작을 했던 것이다. 한국 선수를 가리킨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실격을 바란다고 말한 적도 없다. '이호석이 성시백과 몸싸움이 있었는데 그 선수가 실격인 것 같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을 뿐이다. 왜 그렇게 언론에 나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시애틀에 살고 있는 그는 한국인 친구가 많다. 한국에서 나오는 자신의 뉴스에 대해선 친구들을 통해 듣곤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날 비신사적인 선수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내가 어쩔 수 있겠나. 하지만 이 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쇼트트랙에서 몸싸움은 자주 일어난다. 일방적으로 한 쪽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 바란다"고 하소연했다.한국을 세 번 방문했던 그는 친한 한국 선수가 많다. 누구인지 말해달라고 하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가 이름을 말하면 그들이 다칠까봐 걱정된다. 혹시 그들이 나로 인해 비난받고 마음 아파할까봐 이름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김기훈의 경기 보고 쇼트트랙 시작오노는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가 쇼트트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한국 선수 때문이다. 12살 때인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인 김기훈의 경기를 보고 멋있다는 생각에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어렸을 때 함께 지내던 친구들 중에도 한국계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익혔다. 그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아주 좋아한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 한국 음식을 자주 사주셨다. 작은 어머니도 한국 사람이다"고 웃었다. 인연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그가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국내에서 열린 대회였다.오노는 2003년 현 미국 대표팀 장권옥 감독과 전재수 코치를 만나면서 쇼트트랙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만약 내가 두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진작 쇼트트랙을 포기했을 것이다. 기술, 스케이팅 등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고 고마워했다. 옆에서 듣던 장 감독은 "오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꺼린다. 인터뷰 내용이 자신이 말한 방향과 다르게 변질될까봐 걱정한다. 오노도 한국 사람이 주위에 많으니 한국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번에 한국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선수들은 진짜 강하다"는 글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한국 선수에게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정말 강하다. 그리고 늘 강하다. 이번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체력은 물론 컨디션도 최상이어서 붙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훨씬 강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그는 2007년 한국의 한 실업팀과 몇 달 간 함께 훈련하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집중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한국의 일반 선수들도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는데 나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겨울 스포츠 스타국내에서 평가와는 달리 오노는 미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다.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해 8개의 메달을 따내며 쇼트트랙 통산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어떤 조사에선 스노보드 1인자 숀 화이트를 제치고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겨울올림픽 출전 선수로도 뽑혔다. 미국 언론은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그를 가장 비중 있게 다뤘다. 실제로 그와 인터뷰를 추진하면서 미국 언론과 약속이 얼마나 많은지 사흘이 지나서야 겨우 성사시킬 수 있었다.쇼트트랙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정말 재미있고 어려운 스포츠 중의 하나다.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얼음 위의 나스카(NASCAR·북미 대륙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개조 자동차경주대회)'같다"고 말했다. 28살인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32살이 된다. 계속 출전하기에는 많은 나이다. 혹시 메달을 더 딸 생각은 없는지 묻자 그는 "아마 소치에서는 스케이트 대신 마이크를 들고 참가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2018년도 마이크를 잡게 된다면 꼭 평창에서 마이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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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인 좀… 사진도 함께…” 대표팀 “이렇게 좋을수가”

    “와! 여기 와서 선수들 얼굴 제대로 보네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이 28일 캐나다 밴쿠버 팬퍼시픽호텔에서 한국선수단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이번 올림픽의 성과에 대한 자축과 함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선수단과 대한체육회 임직원, 국제빙상경기연맹 임직원을 비롯한 국내외 취재진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장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와 스피드스케이팅 남녀부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이상화(이상 한국체대), 스피드스케이팅 1만 m에서 우승한 이승훈(한국체대),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단국대) 등 금메달리스트가 모두 모였다. ○ 체육회-연맹 임직원 등 200명 참석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메달리스트였다. 특히 김연아에게 쏠린 관심은 다른 메달리스트의 부러움을 살 만했다. 김연아는 행사장에서 계속된 사인 요청과 사진 촬영 부탁에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결국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채 10여 분 만에 서둘러 행사장을 떠나야 했다. 김연아는 빠졌지만 사진과 사인 요청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모태범 이승훈 성시백(용인시청)에게는 많은 여성이 몰려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승훈은 “정말 정신이 없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 이상화가 김연아와 악수를 하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두 스타의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모태범-성시백 여성팬 인기 ‘짱’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박승희(광문고) 등 다른 선수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 16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피겨스케이팅 곽민정(군포 수리고)도 쇼트트랙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쇼트트랙 조해리(고양시청)는 호텔 라운지에 마련된 그랜드 피아노에서 멋진 연주를 하며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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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간 매일 6시간 연아 스트레칭-치료

    “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연아에게 미안하네요.”지난해 11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5차 대회.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 날 프리스케이팅 때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합쳐 처음으로 빙판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김연아의 지상훈련과 치료를 맡고 있는 송재형 물리치료사(43·사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얼굴을 보니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연아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인 28일 선수촌 앞에서 그를 만났다.○ 2년간 자는 시간 빼고는 그림자처럼 동행김연아보다 김연아의 몸을 더 잘 아는 사람. 잠자는 시간을 빼고 거의 항상 함께 있는 사람이 바로 송재형 물리치료사다. 그가 메고 다니는 검은색 가방에는 온갖 물품이 들어 있다. 김연아만을 위한 상비약과 붕대, 의료 장비 등이다. 김연아에게 그는 무엇이든지 제공하는 맥가이버 혹은 가제트 같은 존재이다.그가 김연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연아는 2008년 고관절 부상으로 진통제를 맞으면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3위를 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을 찾아 부상 치료를 부탁했다. 그때부터 그는 김연아의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당시 김연아의 상태에 대해 그는 “허리 등 천장관절과 골반 부위에 문제가 있었다. 척추측만증도 있었다. 치료 위주로 가면서 천천히 몸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을 썼다”고 밝혔다. 근육 상태도 문제였다. 그는 “김연아의 근육은 강하면서 단단했다. 피겨라는 종목 특성상 근육을 강하면서 부드러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 시급했다”고 말했다. ○ 피겨를 위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김연아의 몸은 피겨를 위해 타고났다. 그는 김연아의 신체에 대해 “장점이 참 많다”고 한마디로 말했다. 그는 “스트레칭이나 지상 훈련을 하나만 가르쳐도 바로 이해한다.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금세 좋아진다.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말했다. 잔병치레도 거의 없는 체질이다. 특히 허리와 엉덩이로 이어지는 몸의 중심이 되는 부위가 탁월하다. 그는 “피겨에서 회전과 힘을 내는 몸의 중심 쪽이 정말 좋다. 다른 운동선수처럼 식스팩이 나타나는 복근이 아니라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는 근육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훈련 때나 경기 때나 많이 사용하다보니 부상도 집중된다. 김연아 신체의 비밀도 있다. 하체의 오른쪽과 왼쪽 근육 비율이 조금 다르다. 오른쪽으로 하는 도약과 착지가 많다 보니 51 대 49 정도로 오른쪽이 좀 더 발달되어 있다. 선천적인 것만으로는 세계 최고가 되지 못한다. 끊임없는 훈련과 인내심도 있었다. 그는 “일요일 휴일을 빼고 하루에 두 번 빙판 훈련을 제외하면 6시간 이상 스트레칭과 치료를 받는다. 2년간 김연아는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견뎌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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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석]美 시카고트리뷴 필립 허시 스포츠 전문기자

    올림픽 15번 취재한 베테랑… 김연아 심층기사로 유명 “오서 코치 공도 크지만 안무가 윌슨 역할에 주목해야 곽민정 유심히 지켜봐… 10년 내 정상급 선수로 클 것”“김연아는 너무 완벽해서 도저히 결점을 찾을 수 없다.”“현역 선수 중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선수는 딱 하나, 김연아다.”“김연아는 여느 선수들과는 다른 리그에서 뛰는 것 같다.” 국내 언론에서 나온 말 같지만 아니다. 바다 건너 미국의 한 기자가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쓴 문장들이다.미국 10대 신문 중 하나인 시카고트리뷴의 필립 허시 기자(63). 피겨스케이팅을 좋아하는 국내 팬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2, 3년 전부터 김연아가 각종 대회 정상에 서기 시작하면서 그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피겨 팬들은 시카고트리뷴이나 다른 신문에 그가 쓴 김연아 관련 기사나 기고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뜨면 재빨리 번역해서 인터넷에 올리곤 했다. 그는 유난히 다른 외국 기자에 비해 김연아에 대해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왔다. 세계 피겨계에서 김연아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져갔다.그는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9번째 겨울올림픽 취재다.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대회를 시작으로 줄곧 겨울올림픽 현장을 지켰다. 여름올림픽도 6번 참석해 모두 15번 올림픽을 취재한 베테랑 스포츠 기자다. 그는 방송 출연도 잦은 유명 인사다. 미국 CBS의 저녁 뉴스인 ‘더 투데이 쇼’를 비롯해 NBC의 ‘나이틀리 뉴스’, CNN, ESPN, 영국 BBC 등 많은 곳에 출연해 스포츠 기자로서 명성을 높였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예일대를 졸업한 그는 프랑스어를 전공했고 부전공으로는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를 배워 4개 언어를 구사한다. 1984년부터 시카고트리뷴에서 일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네 번이나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다.스포츠 중에서도 겨울스포츠를, 그 가운데서도 피겨스케이팅을 가장 좋아한다.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피겨는 음악과 스토리텔링이 선수의 스케이팅 기술과 뒤섞여 하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기간에 김연아가 다녀간 모든 곳을 쫓아다니며 관련 기사를 쏟아낸 그를 28일 피겨 갈라쇼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김연아와 한국 빙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당신이 쓴 김연아 관련 기사는 한국에서 유명하다.“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 이야기를 해줘서 알았다. 그렇게 유명한가? 나는 단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선수 가운데 한 사람에 대해서 쓴 것뿐이다. 물론 최근에 내가 김연아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썼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김연아를 빼고 피겨스케이팅, 특히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김연아의 매력은 무엇인가.“이미 내가 쓴 기사들에서 모든 매력을 말해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자신이 가진 매력을 모두 보여줬다. 더 보여줄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김연아는 스피드와 힘 있는 점프, 물 흐르는 듯한 우아함 등 여자 피겨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한마디로 말해 종합세트(the whole package)다. 지금까지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었다.”―김연아의 금메달은 피겨 역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피겨를 하고 있고, 시작하고자 하는 여자 선수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 10년간 김연아가 얼마나 더 많은 영향을 미칠지는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예전에 내가 기사를 썼듯이 김연아가 정말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빙판을 떠나거나 이젠 라이벌이 없다며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겨 선수로 남게 될 것이다.”―몇 년 전만 해도 김연아의 세계 제패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는데….“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공도 크지만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윌슨이 있어 김연아의 가장 큰 장기인 멋진 점프를 절묘하게 안무에 결합할 수 있었다. 물론 오서 코치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끝난 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얼마나 멋진 조합인가를 느꼈다. 환상적인 조합이다. 김연아는 이미 자신의 코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했다.”―김연아와 같은 선수가 한국에서 계속 나올 수 있을까.“참 어려운 질문이다. 김연아는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선수다.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김연아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정상급 선수들이 안타깝다. 한국에도 많은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나오겠지만 김연아와 같은 선수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녀는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특출한 경우다.”―현재 피겨계에서 김연아의 위치는….“김연아는 2002년부터 채택된 신채점제를 완벽하게 정복했다. 김연아를 위해 이 제도가 도입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압도적인 테크닉과 우아함, 그리고 완벽한 콤비네이션 점프 등은 심판들이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만약 점수를 좀 더 받고 싶은 선수들이 있다면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완벽하게 짜인 교과서이기 때문이다.”―김연아에게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면….“하하. 참 어려운 질문이다. 지금도 완벽한 선수에게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는 것은 나에게 완벽하게 완성된 자동차를 흠집이라도 내서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잠깐만 시간을 달라. 다른 기술은 흠잡을 데가 없다. 굳이 이야기한다면 김연아의 스파이럴은 지금도 좋지만 좀 더 좋아질 필요가 있다. 발을 좀 더 세우고 다리를 좀 더 폈으면 한다. 스핀도 좀 더 빨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건 아닌지 두렵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도 완벽하다.”―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곽민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곽민정의 연기를 유심히 보았다. 분명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앞으로 10년 안에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곽민정 외에도 한국에는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언제든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한국 쇼트트랙은 20년 가까이 계속 좋은 선수가 있었다. 물론 올림픽에서 성적도 좋았다.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놀라운 것은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이전에도 메달은 땄지만 색깔은 금색이 아니었다. 이번에 정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떻게 이런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었는지 나를 비롯한 주위 기자들도 놀라고 있다.”―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거둔 놀라운 성적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전공 종목이 아니라서 자세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뛰어난 지도자와 뛰어난 선수들이 빚어낸 조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거둔 성적은 한마디로 놀랍다.”―빙상 종목에서의 강세는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한국은 빙상 종목에 강하지만 설상 종목은 갓난아기나 다름없다. 분명 이 점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의 한국의 선전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장기적으로 모든 것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국의 겨울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라도 평창 올림픽 유치는 필요하다.”―이번 올림픽처럼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하려면….“투자가 우선이다. 투자 없이는 좋은 결과도 없다. 한국의 빙상 종목 선전도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좋은 외국인 코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봅슬레이 등의 분야에 좋은 코치들을 영입해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투자를 병행한다면 짧게는 몇 년 뒤, 길게는 10년 뒤 이번 올림픽과 같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허시 기자의 김연아 관련기사“회견장 가면서 내달 세계선수권 대비 채점표 점검… 역시 위대한 선수 ” 미국 시카고트리뷴지의 필립 허시 국제 스포츠 담당 전문기자에게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 취재는 김연아(20·고려대)를 따라가는 여정이었다. 그가 이번 대회 동안 쓴 수십 건의 기사 중 김연아에 대한 것이 가장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쓴 ‘한국과 일본 간의 경쟁심이 스케이팅보다 더 중요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앞서 양국 사진기자들의 취재 싸움에 주목했다. “20여 명의 일본 사진기자가 경기 시작 9시간 전인 오전 7시 반에 경기장으로 몰려갔다. 사진 취재가 150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들보다 한국 사진기자들이 이미 도착한 뒤였다.” 그는 양국 간의 뜨거운 자존심 싸움이 20세의 김연아에게 얼마나 큰 압박감으로 작용할지 우려했다. 24일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쓴 기사에선 김연아가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굉장한 연기 바로 직후 순서여서 엄청난 부담감이 작용했을 텐데도 더 뛰어난 연기를 해냈다고 칭찬했다. “아사다의 굉장한 연기 때문에 관중들이 크게 환호하는 가운데 김연아가 링크장 안으로 들어섰다. 김연아의 연기가 끝났을 때 세계 빙상계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개의 쇼트프로그램을 잇달아 보았다. 하지만 김연아의 연기가 더 나았다.”26일 프리스케이팅에 대한 기사는 김연아에 대한 칭송으로 메워졌다. “거슈윈의 경쾌한 재즈풍의 리듬에 맞춰 마치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얼음 위를 날아 다녔다. 전 국민의 금메달 기대에서 오는 압박감을 결연히 버티면서 김연아는 역사에 남을 연기로 경쟁자들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그는 다른 빙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육상이었다면 100m를 8초에 뛴 정도의 기록”이라고 비유했다.허시 기자는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 3시간 뒤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함께 차로 이동하는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20분간 차 안에서 앞좌석의 오서와 뒷좌석의 김연아는 그날 금메달의 기쁨에만 젖어 있지 않았다. 채점표를 꼼꼼히 살피며 다음 달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보완할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야말로 김연아가 왜 위대한 선수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20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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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아가 경기중 엉덩방아 찧을때 '내 탓이다' 여기는 이 남자는?

    "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연아에게 미안하네요." 지난해 11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5차 대회.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합쳐 처음으로 빙판 위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김연아의 지상훈련과 치료를 맡고 있는 송재형 물리치료사(43)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얼굴을 보니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연아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인 28일 선수촌 앞에서 그를 만났다. ●2년간 자는 시간 빼고는 그림자처럼 동행 김연아보다 김연아의 몸을 더 잘 아는 사람.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 거의 항상 함께 있는 사람이 바로 송재형 물리치료사다. 그가 메고 다니는 검은색 가방에는 온갖 물품이 들어 있다. 김연아만을 위한 상비약과 붕대, 의료 장비 등이다. 김연아에게 그는 무엇이든지 제공하는 맥가이버 혹은 가제트 같은 존재이다. 그가 김연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연아는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관절 부상으로 진통제를 맞으면서 출전해 3위를 했다. 부상 치료를 위해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부탁했다. 그때부터 그는 김연아의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당시 김연아의 상태에 대해 그는 "허리 등 천장관절과 골반 부위에 문제가 있었다. 척추측만증도 있었다. 치료 위주로 가면서 천천히 몸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을 썼다"고 밝혔다. 근육 상태도 문제였다. 그는 "김연아의 근육은 강하면서 단단했다. 피겨라는 종목 특성상 근육을 강하면서 부드러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 시급했다"고 말했다. ●피겨를 위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 김연아의 몸은 피겨를 위해 타고났다. 그는 김연아의 신체에 대해 "장점이 참 많다"고 한 마디로 말했다. 그는 "스트레칭이나 지상 훈련을 하나만 가르쳐도 바로 이해를 한다. 머리만 이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몸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금세 좋아진다.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말했다. 잔병도 거의 없는 체질이다. 특히 허리와 엉덩이로 이어지는 몸의 중심이 되는 부위가 타고났다. 그는 "피겨에서 회전과 힘을 내는 몸의 중심 쪽이 정말 좋다. 다른 운동선수처럼 식스팩이 나타나는 복근이 아니라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는 근육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훈련 때나 경기 때나 많이 사용하다보니 부상도 집중된다. 김연아 신체의 비밀도 있다. 하체의 오른쪽과 왼쪽 근육 비율이 조금 다르다. 오른쪽으로 도약과 착지가 많다 보니 51대49 정도로 오른쪽이 좀더 발달되어 있다. 선천적인 타고남만으로는 세계 최고가 되지 못한다. 끊임없는 훈련과 인내심도 있었다. 그는 "일요일 휴일을 빼고 하루에 두 번 빙판 훈련을 제외하고 6시간 이상 스트레칭과 치료를 받는다. 2년 간 김연아는 한 번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견뎌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2년간 힘든 외지생활을 함께 견뎌낸 그는 "김연아가 일생 목표로 삼았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미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훈련과 치료 계획표를 짜놨다는 그는 자정을 한 시간 앞두고 "연아에게 도수치료를 하러가야 한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밴쿠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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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련의 쇼트트랙, 오늘은 3번 웃자

    시련은 잊었다. 남은 3개의 금메달이 목표다. 이미 금 2, 은 2, 동메달 1개를 따낸 쇼트트랙 대표팀이 석연찮은 판정의 악재를 넘어 남은 3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겠다는 각오다. 남자 대표팀은 27일 500m 준준결선과 5000m 계주 결선을 앞두고 있다. 여자 대표팀도 1000m 준준결선부터 시작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500m, 5000m 석권 노린다 남자 500m에는 성시백(용인시청), 이호석(고양시청), 곽윤기(연세대)가 금메달은 물론 은, 동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성시백은 1500m 결선에서 이호석과 결승선을 앞두고 충돌하면서 넘어져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의 기회를 접었다. 1000m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해 500m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각오다. 성시백은 준준결선 1조에서 캐나다의 간판 샤를 아믈랭과 미국의 신예 사이먼 조(한국명 조성문), 닐스 케르스톨트(네덜란드)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갖는다. 성시백은 500m 세계기록(40초651)을 갖고 있지만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받는 아믈랭, 미국 대표 선발전 500m 1위였던 사이먼 조와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된다. 성시백은 “긴장도 되지만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줘서 기운을 차렸다. 1번 자리를 못 잡았지만 뒤에서 추월할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1000m 은메달리스트 이호석은 3조에서 1번 자리를 차지해 2번인 캐나다의 올리비에 장과 접전이 예상된다. 곽윤기는 4조 3번 자리에서 결승 진출을 노린다. 미국 대표팀 장권옥 감독은 “곽윤기는 머리 회전이 빨라 지능적인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다른 팀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5000m 계주는 여자 3000m 계주와 마찬가지로 한국, 미국, 중국, 캐나다가 결선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독기 품으며 메달 노려 여자 대표팀은 1000m에서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1500m 은메달리스트인 박승희(광문고)와 조해리(고양시청)가 나선다. 조해리는 3조에서 전날 3000m 계주 반칙 선언의 빌미를 제공했던 중국의 쑨린린과 한조에 포함돼 복수전의 성격을 띠게 됐다. 박승희는 1조에서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서 결선 진출의 선봉을 맡는다. 박승희는 “꼭 금메달을 따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강함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11시 남자 500m 준준결선을 시작으로 결선은 낮 12시 17분, 여자 1000m 결선은 낮 12시 28분, 남자 5000m 계주 결선은 오후 1시 3분에 열린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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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해치워버리자 생각… 자신감 있어서 긴장도 안했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맨 마지막에 위치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데는 족히 1시간 반이 걸렸다.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고 세계 각국의 방송사, 통신사, 해외 언론이 줄줄이 믹스트존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무 번이 넘게 같은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했겠지만 싫은 내색은 없었다. ―금메달 소감은….“오랜 기간 연습했는데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고 금메달까지 따서 정말 기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프로그램을 모두 ‘클린프로그램’으로 처리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인 것 같다. 점수도 너무 잘 나왔다.”―프리스케이팅 연기 뒤 눈물을 흘린 이유는….“많은 선수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다. 난 오늘 경기가 끝나고 처음으로 울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연기를 잘하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 와서 끝났다는 느낌에 그랬던 것 같다.”―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부담스럽지 않았나.“예상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았다. 컨디션도 좋아서 심적 부담감은 없었다. 올림픽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더 편안하게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감이 있어서 긴장감도 없었다.”―점수가 이렇게 높게 나올 줄 알았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점수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정말 높게 나왔다. 이런 점수가 가능한가 싶다. 내 자신의 한계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오늘 모두 몇 번 눈물을 흘렸나.“연기가 끝나고 한 번 울고 시상대 위에 서 있는데 옆에 있던 조아니 로셰트가 메달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애국가가 흐를 때도 눈물이 나왔다.”―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어떤 존재인가.“오서 코치와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함께해서 영광이고 행운이다. 올림픽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마음을 잘 이해해 주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분들이 있는가.“계속 지켜본 엄마, 묵묵히 한국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빠, 그리고 언니, 오서 코치와 토론토의 많은 분들, 치료에 도움 주신 분들, 에이전트, 친구들, 주위 모든 분들…. 연예인의 시상식 소감 같은데 모두모두 감사드린다.”김연아는 큰 짐을 벗은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큰 짐을 내려놓았다는 게 홀가분하다. 그간 부담감을 없애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고 말했다. 홀가분하다는 의미에 대해 김연아는 “오늘이 가장 중요한 경기였고 그래서 해치워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것도 기쁘지만 동시에 모든 게 끝났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다시보기 = 김연아, 완벽한 연기…세계신기록 금메달}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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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민정, 4년 뒤엔 연아 언니처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웠던 목표를 이뤄 기뻐요.”26일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연기를 마친 뒤 키스앤드크라이존에 있던 곽민정(16·군포 수리고)은 숨죽이며 점수 발표를 기다렸다. 얼마 후 전광판에는 ‘102.37’이라는 숫자가 표시됐다. 곽민정은 옆에 있던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를 꼭 껴안으며 기뻐했다. 그리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펄쩍 뛰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후회 없이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곽민정은 기술점수(TES) 53.57점과 프로그램 구성점수(PCS) 48.80점을 합쳐 102.37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베스트 점수인 101.03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53.16점을 합쳐 총점 155.53점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역대 최고점인 154.71점을 0.82점 끌어올렸다.올 시즌 전주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 이어 밴쿠버 겨울올림픽은 시니어 데뷔 뒤 두 번째 무대.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히 겨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환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난 그는 “만족스러운 경기다. 하지만 두 번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를 한 것이 아쉽다. 그것만 잘했어도 클린 프로그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긴장할 법도 했지만 그는 침착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때보다 덜 긴장됐다. 목표를 세우고 꼭 이뤄야겠다고 생각하면 잘 안됐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비웠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밴쿠버 현지에서 그를 지켜본 정 이사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체력을 조금 더 기르고 점프를 보완한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다시보기 = 곽민정, 개인 최고점 ‘깜짝 13위’}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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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아가 내디딘 한걸음 한걸음이 한국 피겨의 역사가 됐다

    다섯 살 때 처음 신어본 스케이트. 놀이 삼아 처음으로 빙판 위에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15년 뒤 그 소녀가 ‘피겨 여왕’이 될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수만 번의 엉덩방아를 빙판에 찧었다. 남 몰래 흘린 눈물도 많았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얼음이 좋았던 소녀는 이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 것은 1996년 여섯 살 여름이었다. 집 근처 과천시민회관에 실내링크가 생겼다. 함께 방학 특강반에 등록했던 언니는 몇 달 후 “재미없다”며 그만뒀다. 그는 계속 타고 싶어 했다. 집에 가면 만화영화 대신 피겨 선수들의 비디오를 볼 만큼 좋아했다.마스터반이 끝나갈 무렵 당시 지도를 해주던 류종현 코치가 선수가 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어머니 박미희 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최소한 10년 넘게 시키려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4만9000원이었던 수강료는 35만 원이 되고 9만 원이던 스케이트는 100만 원으로 바뀌었다. 생활의 중심도 ‘피겨’가 됐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미셸 콴(미국)을 보며 ‘나도 저렇게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10년 뒤 콴을 뛰어넘는 선수가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초등학교 4학년 때 그는 처음으로 어머니와 떨어져 미국 콜로라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당시 지도자였던 신혜숙 코치는 “연아는 다른 학생들이 자유시간을 즐길 때 혼자 내일 연습에 쓸 장갑을 빨아 놓곤 했다”고 회상했다. 트리플 점프 5개(플립, 루프, 토루프, 살코, 러츠)를 모두 성공시킨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가장 늦게 완성시킨 점프는 트리플 루프였다. 무조건 뛰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기본을 지키며 훈련했다. 지금 ‘점프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것은 그 덕분이다. 아버지의 사업이 흔들려 피겨를 하고 싶어도 못할 위기에도 처했다. 당시 그를 눈여겨보던 모 그룹의 회장이 후원금을 내는 등 도움도 받았다. 아버지 김현석 씨는 “연아가 피겨를 포기할 뻔한 적이 많았다. 그럴때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등 고비를 넘기곤 했다”고 말했다.2002년 첫 국제대회였던 트리글라브 트로피 우승으로 김연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기쁨도 잠시.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훈련해 다음 날 오전 2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반복해야만 했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20)는 예전부터 알았지만 처음 마주친 것은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였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 점프까지 성공하는 것을 보고 그는 “세상에 뭐 저런 애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는 은퇴도 생각했다. 이유는 스케이트 때문이었다. 4개월은 신어야 하는 스케이트가 일주일만 신으면 탈이 났다. 다행히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스케이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회사가 나타나면서 문제는 해결됐다.2006년에 그는 피겨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을 만나러 간 캐나다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만나게 된 것이다. 그를 보고 ‘토털 패키지(Total Package)’라 부르며 감탄한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생애 첫 제자로 맞이한다. 윌슨 코치는 수줍음을 잘 타던 김연아를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소녀로 변신시켰다. 이후 김연아는 각종 세계 대회를 석권했다. 2007∼2008시즌에 3개의 그랑프리 대회를 휩쓸었고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김연아는 천하무적이다. 세 번의 대회에 나서 모두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은 것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뿐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과 기대로 많은 부담감을 안고 있었지만 김연아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금메달이 그에게 모든 것은 아니다. 그는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미 그는 국민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줬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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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퉁퉁 부은 女선수들 얼굴엔 독기가…

    “더 독기가 생겼어요.”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전날 여자 3000m 계주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날려버린 여자 선수들도 쉼 없이 트랙을 돌고 있었다. 최광복 코치는 가끔 선수들을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선수들도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훈련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여자 선수들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다. 전날 얼마나 울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박승희(광문고)는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던 그는 “전날 밤 선수들과 코치 선생님이 모여 비디오 화면을 계속 봤다. 10년 이상 쇼트트랙을 해왔지만 이런 행동으로 실격을 주지는 않는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한국팀은 4분6초7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신기록은 물론 세계 신기록이다. 박승희는 “계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것은 정말 어렵다. 모든 선수가 잘 타서 금메달은 물론 세계 신기록을 세웠는데 한순간에 날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격을 당한 당사자인 김민정(용인시청)은 “정말 손은 물론 스케이트도 닿지 않았다. 왜 뒤따르던 쑨린린(중국)이 밀려나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할리우드 액션을 취한 것 같다”며 억울해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자 대표팀은 악재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은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27일 열리는 여자 1000m에 나서는 박승희는 “원래 내가 강한 성격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으로 독기가 생겼다. 어떻게 하든 1000m에서 (조)해리 언니와 함께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을 따면 언니들을 안고 펑펑 울고 싶다”고 덧붙였다. 휴이시 “판정 논란여지 없다” 한편 휴이시 심판은 이날 호주 A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이 화가 난 것은 이해하지만 판정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어렵지 않은 결정이라 국제빙상경기연맹이 나에게 (판정에 대해) 연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휴이시 심판 사퇴나 호주 제품 불매 운동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 보도나 블로그를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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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흘린 이유는?” 김연아 일문일답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 맨 마지막에 위치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데는 족히 1시간 반이 걸렸다. 시상식에 참가해야 했고 세계 각국의 방송사, 통신사, 해외 언론이 줄줄이 믹스드존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무 번이 넘게 같은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했겠지만 싫은 내색은 없었다. -금메달 소감은? "오랜 기간 연습했는데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고 금메달까지 따서 정말 기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프로그램을 모두 '클린 프로그램'으로 처리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인 것 같다. 점수도 너무 잘 나왔다." -프리스케이팅 연기 뒤 눈물을 흘린 이유는?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다. 난 오늘 경기가 끝나고 처음으로 울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연기를 잘하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 와서 끝났다는 느낌에 그랬던 것 같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부담스럽지 않았나?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았다. 컨디션도 좋아서 심적 부담감은 없었다. 올림픽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더 편안하게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감이 있어서 긴장감도 없었다." -점수가 이렇게 높게 나올 줄 알았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점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말 높게 나왔다. 이런 점수가 가능한가 싶다. 내 자신의 한계라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늘 모두 몇 번 눈물을 흘렸나? "연기가 끝나고 한번 울고 시상대 위에 서있는데 옆에 있는 조애니 로셰트가 메달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애국가가 흐를 때도 눈물이 나왔다." -부모님 모두가 경기장에 오셨는데? "올림픽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왔다. 그동안 아빠가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셨는데 오늘은 직접 관전하셨다. 부모님이 계신 자리에서 좋은 연기를 하고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어떤 존재인가? "오서 코치와 함께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함께 해서 영광이고 행운이다. 올림픽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마음을 잘 이해해주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분들이 있는가? "계속 지켜본 엄마, 묵묵히 한국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빠, 그리고 언니, 오서 코치와 토론토의 많은 분들, 치료에 도움주신 분들, 에이전트, 친구들, 주위 모든 분들…. 연예인들의 시상식 소감 같은데 모두모두 감사드린다." 김연아는 큰 짐을 벗은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큰 짐을 내려놓았다는 게 홀가분하다. 그간 부담감을 없애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고 말했다. 홀가분하다는 의미에 대해 김연아는 "오늘이 가장 중요한 경기였고 그래서 해치워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것도 기쁘지만 동시에 모든 게 끝났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밴쿠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다시보기 =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피겨여왕’의 金}

    •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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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이 좋았던 소녀 ‘감동주는 선수’로

    다섯 살 때 처음 신어본 스케이트화. 놀이 삼아 처음으로 빙판 위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15년 뒤 그 소녀가 '피겨 여왕'이 될 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동안 수만 번의 엉덩방아를 빙판에 찧었다. 남 몰래 흘린 눈물도 많았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얼음이 좋았던 소녀는 이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다. ●피겨 선수들 비디오 보며 꿈 키워'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 것은 1996년 여섯 살 여름이었다. 집 근처 과천시민회관에 실내링크가 생겼다. 함께 방학 특강반에 등록했던 언니는 몇 달 후 "재미없다"며 그만뒀다. 그는 계속 타고 싶어 했다. 집에 가면 만화영화 대신 피겨 선수들의 비디오를 볼 만큼 좋아했다.마스터 반이 끝나갈 무렵 당시 지도를 해주던 류종현 코치가 선수가 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어머니 박미희 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최소한 10년 넘게 시키려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4만9000원이었던 수강료는 35만 원이 되고 9만 원이던 스케이트는 100만 원으로 바뀌었다. 생활의 중심도 '피겨'가 됐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미셸 콴(미국)을 보며 '나도 저렇게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10년 뒤 콴을 뛰어 넘는 선수가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초등학교 4학년 때 그는 처음으로 어머니와 떨어져 미국 콜로라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당시 지도자였던 신혜숙 코치는 "연아는 다른 학생들이 자유시간을 즐길 때 혼자 내일 연습에 쓸 장갑을 빨아놓곤 했다"고 회상했다. 트리플 점프 5개(플립, 루프, 토루프, 살코, 러츠)를 모두 성공시킨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가장 늦게 완성시킨 점프는 트리플 루프였다. 무조건 뛰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기본을 지키며 훈련했다. 지금 '점프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것은 그 덕분이다. 아버지의 사업이 흔들려 피겨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위기에도 처했다. 당시 그를 눈여겨보던 모 그룹의 회장이 후원금을 내는 등 도움도 받았다. 아버지 김현석 씨는 "연아가 피겨를 포기할 뻔한 적이 많았다. 그때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등 고비를 넘기곤 했다"고 말했다.●2002년 국제무대 데뷔해 우승2002년 첫 국제대회였던 트리글라브 트로피 우승으로 김연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기쁨도 잠시. 일요일을 제외하고 아침 10시부터 훈련해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반복해야만 했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20)는 예전부터 알았지만 처음 마주친 것은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였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 점프까지 성공하는 것을 보고 그는 "세상에 뭐 저런 애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는 은퇴도 생각했다. 이유는 스케이트화 때문이었다. 4개월을 신어야 하는 스케이트화가 일주일만 신으면 탈이 났다. 다행히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스케이트화를 무료 제공하는 회사가 나타나면서 문제는 해결됐다.●오서-윌슨 코치 만나며 비상2006년에 그는 피겨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안무가 데이빗 윌슨을 만나러 간 캐나다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만나게 된 것이다. 그를 보고 '토털 패키지(Total Package)'라 부르며 감탄한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생애 첫 제자를 맞이한다. 윌슨 코치는 수줍음을 잘 타던 김연아를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소녀로 변신시켰다. 이후 김연아는 각종 세계 대회를 석권했다. 2007~2008시즌에 3개의 그랑프리 대회를 휩쓸었고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김연아는 천하무적이다. 3번의 대회에 나서 모두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은 것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뿐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과 기대로 많은 부담감을 안고 있었지만 김연아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금메달이 그에게 모든 것은 아니다. 그는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미 그는 국민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줬다.밴쿠버=김동욱기자 ▲ 다시보기 = 김연아, 완벽한 연기…한국피겨사상 첫 금메달}

    •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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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본 김연아

    1-시니어로 전향한 2006~2007시즌부터 아사다 마오(일본)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그는 명실상부한 1위였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우승하며 라이벌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지웠다.3-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로 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역사상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다. 피겨 전설인 미셸 콴(미국)조차 "올림픽에서 김연아만큼 저 점프를 뛴 선수는 없었다"고 감탄했다. 5-국내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점프 5개(플립, 루프, 토루프, 살코, 러츠)를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다.6-여섯 살이 되던 해 집 근처에 실내링크가 생겨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접했다. 선수들의 비디오를 구해볼 만큼 피겨를 좋아한 그는 코치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선수로 나섰다. 10-현재 대한민국에서 CF 여왕을 꼽는다면 단연 김연아. 그의 몸값은 처음에는 4억원 정도였지만 현재 최고 10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금까지 김연아가 약 92억을 벌었을 것으로 추산했다.164-그의 키. 피겨선수에게 키는 연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쩍 크는 키 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현재는 성장이 거의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200-2002년 신채점제가 적용된 이후 처음으로 여자 싱글에서 200점을 넘은 선수가 김연아다.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207.71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는 210.03점을 얻어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1100-2008년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받은 인형의 수. 전무후무한 인형 세례를 받은 그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복지시설에 기증했다.1500-연평균 연습시간. 일주일에 48시간의 연습을 한다는 김연아는 하루 3시간의 링크 훈련 외에도 하루 평균 2시간 30분의 체력훈련을 소화한다. 한 시즌 평균 5개의 대회에서 35분간의 연기를 위해 그는 고된 훈련을 견딘다. 2305만-2004년 10월에 만든 뒤 약 6년간 그의 인터넷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방문한 인원. 하루에만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그의 홈피는 최고 인기를 자랑한다. 그는 대회 기간 중에도 호텔 방에서 미니홈피를 살펴보는 등 애정을 갖고 있다.밴쿠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다시보기= 김연아, 한국피겨사상 첫 금메달}

    •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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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승훈이 金때문에 내가 묻혔네요, 하하”

    기자회견이라기보다 토크쇼에 가까웠다.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말했다. 웃음보가 터져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이상형을 말할 때는 얼굴이 벌게지기도 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에 금 3, 은메달 2개를 안긴 스피드스케이팅 한국체대 2007학번 삼총사 이승훈(22), 모태범(21), 이상화(21)가 25일 캐나다 밴쿠버 하이엇 호텔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3명 모두 초등학생 시절부터 친구이다 보니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모태범은 “서로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선수촌에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경기에 나섰고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금메달 하나뿐인 이상화에게 각각 금, 은메달을 딴 두 친구가 부러운지 묻자 “500m에서 우승할 땐 큰 화제가 됐는데 승훈이가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따니까 나는 묻혀버린 것 같다”며 웃었다. 이승훈은 “한국 첫 메달인 은메달을 따고 뿌듯했는데 친구들이 금메달을 따니까 조금 압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삼총사에게는 힘든 시절도 있었다. 모태범은 중학교 2학년 때 목표를 상실하며 운동을 포기할 뻔했다. 이상화는 “지난해 발목을 다쳐 올림픽 출전이 불확실했을 때 힘들었다”고 했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졌을 때 포기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강 한가운데서 허우적거리는 게 아니라 지금이 강 밑바닥이니 이제 치고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주위의 탄성을 자아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빙속 금메달 삼총사 기자회견}

    •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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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연아를 위한 金요일

    김연아(20·고려대)는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기록을 세우고도 담담했다. 역시 세계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올 시즌 그랑프리 1, 5차 대회 때 기뻐하던 표정과는 대조적이었다. 기록보다 더 중요한 올림픽 금메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전 같았던 공식훈련 풍경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사이 하루 휴식일인 25일 김연아는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공식훈련을 했다. 훈련을 보려고 경기장에 관중 7000여 명이 몰렸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팽팽한 연기 대결로 팬들의 관심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관중의 시선은 쇼트프로그램에서 1, 2위를 차지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0·일본)에게 쏠렸다.새벽녘에서야 눈을 붙였다는 김연아는 마지막 그룹 6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실전 연기를 펼쳤다. 웅성거리던 관중석이 금방 조용해졌다. 김연아는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듯 5개의 점프를 생략했고 스핀과 스파이럴, 스텝 연기에 집중했다. 이어 아사다가 등장했다. 아사다도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점프를 뛰지 않은 채 연기 동선만 점검한 채 연습을 마쳤다.배경음악에 맞춘 연기를 마치고 두 선수가 본격적인 점프 연습을 시작했다.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두 차례 넘어지자 관중석에선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후엔 몸이 풀린 듯 10여 차례 점프를 연속으로 모두 성공시켰다. 아사다는 장기로 내세운 트리플 악셀 점프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여덟 차례 시도해 다섯 번 성공했다. ○ 라이벌 관계 끝낼 좋은 기회김연아는 첫날 믹스트존 스탠딩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다른 인터뷰는 거절하고 있다. 그 대신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공식훈련이 끝나면 매번 인터뷰를 자청해 취재진의 궁금증을 풀어준다.이날 10여 명의 기자에 둘러싸인 오서 코치는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를 세운 기쁨을 잠시 잊기로 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원하는 것은 오직 깨끗이 연기를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다와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다시 한 번 연이어 출전하게 된 데 대해선 “심판들이 두 선수의 기량을 제대로 비교할 기회”라며 웃어 넘겼다. 오서 코치는 아사다에 대해선 “거침없는 연기를 보여준다”고 했고 김연아에 대해선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절대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으며 영혼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스케이팅을 보여준다. 건물의 마지막 층까지 도달한 상태와 같다”고 칭찬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리 승부처는 4분 대결… 초반 3번 점프에 달렸다김연아(20·고려대)가 겨울올림픽의 꽃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를지는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열리는 4분 안팎의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결정된다. 아이스댄싱을 제외한 피겨의 모든 종목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고 이 두 프로그램 연기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낸다. 여자 싱글의 쇼트프로그램은 2분50초(±10초), 프리스케이팅은 4분(±10초)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다. 프리스케이팅은 예전에는 말 그대로 자유롭게 연기하면 됐으나 연기가 예술적으로 너무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프로그램 내 꼭 해야 할 요소를 자꾸 추가하면서 지금은 시간이 길어진 쇼트프로그램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프리스케이팅은 최대 7번의 점프와 최소 3번의 스핀, 최소 1번의 스텝, 최소 1번의 스파이럴 등 12개의 요소를 순서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금메달 경쟁자인 김연아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20) 모두 프리스케이팅에서 7번의 점프를 뛴다. 이날 승부는 점수 비중이 가장 높은 점프, 그 중에서도 연기를 시작한 뒤 뛰는 3번의 점프에서 결국 갈릴 것이다. 체력 안배를 위해 가장 난도가 높은 점프를 맨 앞에 배치하기 때문. 김연아는 주특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연속 3회전)에 이어 트리플 플립(3회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2회전 반 점프에 이어 다시 연속 2회전 점프)를 잇달아 뛴다. 이 세 점프의 기본점수 합계는 21.8점이다.김연아 바로 뒤 순서인 아사다 역시 고난도의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을 시작으로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3회전 반+2회전), 트리플 플립을 잇달아 시도한다. 기본 점수 합산은 23.2점으로 김연아보다 높지만 김연아의 명품 점프에 붙는 높은 가산점(수행점수)을 감안하면 두 선수 모두 깨끗하게 성공했을 때의 점수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첫 세 점프의 성공 여부는 나머지 연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 아사다에게 4.72점 앞서 있어 이 부분만 잘 마치면 이후엔 마음 편히 연기할 수 있다. 연기 시작 2분이 지난 이후 뛴 점프엔 10%의 가산점이 붙는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도하다 실수할 위험도 있다. 김연아 아사다 모두 2분 이후 4개의 점프를 뛴다. 역대 성적을 볼 때 아사다가 프리스케이팅에선 좀 더 강했다. 아사다는 130점 이상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7차례 기록했고 김연아는 4차례였다. 하지만 ISU가 인정하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33.95점)은 김연아가 갖고 있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다시보기 =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퍼팩트 연기 &ltA HREF="http://ar.donga.com/RealMedia/ads/click_nx.ads/newsports.donga.com/fixed@x20"&gt&ltIMG SRC="http://ar.donga.com/RealMedia/ads/adstream_nx.ads/newsports.donga.com/fixed@x20"&gt&lt/a&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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