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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축구 영화’는 없어도 될 만큼 명승부였다. 카타르 월드컵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차세대 축구황제’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가 함께 만들어 낸 ‘걸작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메시의 해피엔딩이었다. 아르헨티나가 19일 카타르 루사일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릴러 같은 ‘6골 난타전’과 역사상 가장 잔인한 스포츠 규칙이라는 승부차기까지 거친 끝에 정상을 차지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양 팀은 전후반을 2-2, 연장전까지 3-3으로 마쳐 결판을 내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4-2로 이겼다. 둘 간 ‘세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처럼 메시는 2골, 음바페는 해트트릭(3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메시는 5번째 대회 만에 그동안 간절히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메시,16년 기다림 끝 월드컵 안아… “神이 주실 걸 알고 있었다” 아르헨, 월드컵 우승메시, 사상 첫 골든볼 2회 수상최고의 선수 ‘GOAT’ 논쟁 마침표펠레-마라도나와 레전드 반열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는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까지 ‘하나만 빼고 모든 걸 가진 선수’로 불렸다. ‘축구의 신’ 메시도 못 가진 그 하나가 바로 월드컵 트로피였다. 이제 그는 ‘모든 걸 다 가진 선수’가 됐다. 메시는 19일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정상에 오른 뒤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신이 이걸 내게 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2315분의 출전시간, 16년의 기다림메시는 해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는 상인 ‘발롱도르(Ballon d’Or·황금공)’를 7번이나 받았다. 스페인 라리가 최우수선수(MVP) 9회, 라리가 득점왕 8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남자 선수상 2회 등 개인상은 숱하게 받았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메시는 트로피로 집을 지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라리가 10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FIFA 클럽월드컵 3회, 올림픽, 코파아메리카(남미선수권대회) 등 우승 트로피도 여러 차례 들어올렸다. ‘트로피 수집가’ 메시에게도 월드컵만큼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메시는 2006년 독일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다. 이번이 5번째 월드컵이었다. 그 사이 16년의 시간이 흘렀고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까지 모두 26경기, 총 2315분을 뛰었다. 26경기는 월드컵 역대 통산 최다 출전 기록이다. 신이 언젠가는 월드컵 트로피를 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해도 기다리기엔 긴 시간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는 “메시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결국 그의 고통과 기다림은 끝이 났다”고 전했다. ○ ‘GOAT’ 논쟁에도 종지부메시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그를 둘러싼 ‘GOAT’ 논쟁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GOAT는 ‘역대 최고의 선수’를 의미하는 ‘Greatest of All Time’의 머리글자를 엮은 것이다. 그동안 메시는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선수라는 이유로 GOAT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무리 ‘축구의 신’이라고 해도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인 월드컵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펠레(82),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에게는 못 미친다는 것이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는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대회 기록도 여럿 남겼다. 메시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통산 13골 8도움이 됐다. 공격포인트 21개로 역대 가장 많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인 16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라운드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카타르 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받으면서 사상 첫 골든볼 2회 수상자가 됐다. CNN은 “더 이상 논쟁은 있을 수 없다. 있어서도 안 된다”며 “월드컵을 차지한 메시는 레전드의 신전에서 펠레, 마라도나와 함께 자리를 굳혔다”고 했다.○ ‘불후의 명작 결승전’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을 두고 다시 보기 힘든 명승부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두 팀의 경기는 메시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앙헬 디마리아(34)의 추가 골로 아르헨티나가 전반을 2-0으로 앞섰고 후반 들어 킬리안 음바페(24)의 멀티 골로 2-2 동점이 됐다. 연장전에 접어든 경기에서 메시가 다시 달아나는 골로 3-2를 만들자 음바페가 페널티킥 골로 3-3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의 운명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최다골 기록(260골) 보유자 앨런 시어러(52)는 트위터에 “이런 경기를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못 볼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펠레는 인스타그램에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축구”라고 썼다. FIFA는 “역대 최고의 결승전”이라고 했다. 두 팀의 결승전 소식을 전하면서 워싱턴포스트(WP)는 ‘불멸의 월드컵 결승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시, 음바페 그리고 월드컵 걸작’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잔인한 결과다.” 월드컵 2연패를 눈앞에서 놓친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54)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프랑스는 19일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지며 준우승했다. 데샹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경기 시작 후 70분 정도 공격적인 상대와 맞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에 사망 선고가 내려진 것처럼 어려웠지만 흐름을 뒤집었고 마지막 순간 우승할 기회까지 잡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전반을 0-2로 지다가 후반 킬리안 음바페(24)의 두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 리오넬 메시(35)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연장 후반 종료 2분 전 음바페의 골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데샹 감독은 “0-2로 지다가 0-3으로 끝났다면 후회 없이 상대를 축하했을 것이다. 정말 우리가 우승에 가까이 갔기 때문에 (결과에) 잔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데샹 감독은 이번 대회 정상에 올랐다면 84년 만에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일군 사령탑이 될 수 있었다. 대회 2연패는 1934년 이탈리아, 1938년 프랑스 대회 때 이탈리아를 이끈 비토리오 포초 전 감독(1886∼1968)이 유일하다. 프랑스는 카림 벤제마(35), 폴 포그바(29)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는 라파엘 바란(29), 킹슬레 코망(26) 등 5명이 감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샹 감독은 “일부 주전 선수의 에너지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변명이 될 수는 없지만 경기 일정도 영향을 미쳤고 지금껏 유지해 온 역동성을 가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10년간 프랑스를 이끌어 온 데샹 감독은 거취 질문에 “내년 초에 프랑스축구협회와 회의를 할 것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우리는 치열하고 정직하게 싸웠다. 전 세계가 우리를 우러러본다.” 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47·사진)은 15일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에 0-2로 패한 뒤 “오늘 졌다고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이룩한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원국 그리고 아랍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4강까지 올랐다. 라크라키 감독은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싶었고 모로코 국민들이 계속 꿈을 꿀 수 있도록 승리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기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프랑스와 경기를 치르면서 ‘진짜 챔피언’을 만드는 건 ‘작은 디테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우리도 그런 디테일을 갖춰 이런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계속해 “프랑스에 축하 인사를 전한다. 결승에서 프랑스가 승리하기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라크라키 감독은 파리 교외에 있는 코르베유에손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도 보유하고 있으며 프로 선수 생활도 대부분 프랑스 리그에서 보냈다. 단, 국제대회에서는 전부 모로코 대표로 뛰었다. 올해 5월 모로코 클럽 ‘위다드’를 CAF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라크라키 감독은 8월 31일이 되어서야 모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월드컵 시작을 석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라크라키 감독은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결국 ‘모로코인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팀’을 만들었다. 라크라키 감독은 “모로코 축구가 세계 정상과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아프리카 축구도 마찬가지다. 20년 또는 30년 후에는 분명 모로코나 세네갈 같은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 정상에 오를 거다. 그때가 오면 ‘아, 예전에 그 감독이 그렇게 말했었지’ 하고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아프리카 축구의 새 역사는 (크로아티아와 맞붙는) 3, 4위전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꼭 3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번 시즌부터 미국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9)의 이름이 붙은 트로피를 받는다. NBA 사무국은 이번 시즌부터 6개 부문 개인상 수상자가 받게 되는 트로피를 새로 디자인해 14일 공개했다. 이 트로피에는 전부 조던, 윌트 체임벌린(1936∼1999) 등 NBA를 빛낸 ‘레전드 선수들’ 이름이 붙었다. 정규시즌 MVP가 받는 ‘마이클 조던 트로피’는 구리로 된 농구 선수가 검은색 바위를 딛고 투명하게 빛나는 크리스털 볼을 향해 뛰어오르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름과 달리 얼굴은 조던과 닮지 않았다. 마크 스미스 디자이너는 “조던의 제안에 따라 익명의 얼굴로 만들었다”면서 “조던은 수상자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노력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NBA 역사상 MVP 최다(6회) 수상자는 카림 압둘자바(75)다. 조던은 5회 수상으로 빌 러셀(1934∼2022)과 함께 공동 2위다. ‘카림 압둘자바 트로피’는 사회 공헌에 가장 앞장선 선수에게 수여 중이고 러셀도 파이널 MVP 트로피에 이미 자기 이름을 남긴 상태다. 지금까지 정규시즌 MVP는 리그 초대 커미셔너 모리스 포돌로프(1890∼1985)의 이름을 딴 ‘포돌로프 트로피’를 받았다. 이제는 정규시즌에 최고 성적을 낸 팀이 이 트로피를 받는다. NBA는 이번 시즌부터 ‘클러치 선수상’을 신설하기로 하고 수상자에게 제리 웨스트(84)의 이름을 딴 트로피를 주기로 했다. NBA 로고 디자인 모델이자 프로 골퍼 미셸 위(33)의 시아버지로도 유명한 웨스트는 현역 시절 찬스에 강해 ‘미스터 클러치’로 불렸다. 신인상 수상자는 신인 시절 평균 37.6득점, 27.0리바운드 기록을 남긴 체임벌린을 기념하는 트로피를 받고, 올해의 수비 선수로 뽑히면 공수겸장 센터로 명성을 떨쳤던 하킴 올라주원(59)의 이름을 딴 트로피가 따라온다. 최고 식스맨에게는 존 해블리첵(1940∼2019) 트로피가 돌아간다. 해블리첵은 보스턴 식스맨으로 6차례 우승을 도우면서 식스맨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량발전상(MIP) 트로피에 이름을 남긴 조지 마이컨(1924∼2005)은 지금도 빅맨들에게 필수 훈련법으로 통하는 ‘마이컨 드릴’을 고안한 인물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 진출은 경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은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14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레푸블리카 광장과 인근의 5월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아르헨티나가 3-0으로 이겨 결승에 오르자 사람들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 이름을 연호하며 펄쩍펄쩍 뛰었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두 광장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아르헨티나 군중으로 가득 찼다. 두 광장의 면적은 합쳐서 2만5000m²(약 7562평)에 이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1만3207m²(약 3995평) 면적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약 40만 명이 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응원 군중은 40만 명 이상이 모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간절히 응원한 것은 현재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삶이 그만큼 고단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아르헨티나의 올해 인플레이션율을 90∼100%로 전망했다. AP통신은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율은 매년 100%에 가깝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 수치를 보이는 나라 중 하나다. 또 10명 중 4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며 “축구 대표팀이 경제 불황에 빠진 아르헨티나의 국민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줬다”고 전했다. 이날 광장에 응원 나온 23세 실업자 몬테이로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고, 메시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다. 나에게 이번 월드컵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수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30)는 “우리 선수들은 아르헨티나 국민 모두의 응원을 받고 있다.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4년 전 러시아 월드컵까지 5차례 결승에 올라 2번 우승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이대호(40·롯데)가 황금 장갑을 안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대호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다.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이대호는 전체 313표 중 292표를 받아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2위 추신수(40·SSG·14표)보다 278표가 많았다. 이대호는 은퇴를 예고하고 맞이한 이번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건 이대호가 처음이다. 이날 만 40세 5개월 18일이던 이대호는 2015년 이승엽이 작성했던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39세 3개월 20일)도 새로 썼다.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대호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많으면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시즌을 시작하면서 그 편견을 꼭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롯데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부터 사인 위에 ‘롯데’라는 두 글자를 쓸 수 없다고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했다. 최다 득표의 영광은 이정후(24·키움)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2위 이대호보다 12표 많은 304표를 받으면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한 자리를 꿰찼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2년 차부터 이날까지 5년 연속으로 황금 장갑을 수집하면서 장효조(1956∼2011년)와 함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수상 타이기록도 남겼다. 이정후가 앞으로 골든글러브를 한 번 더 타면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6회)와 수상 횟수를 맞출 수 있다.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최다 안타(193개), 타점(113점) 부문에서 5관왕에 올랐던 이정후는 “TV로 지켜보고 계실 어머니, 늘 동기부여가 되는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팬들의 응원에 힘을 냈다. 내년에도 키움 선수들의 위대한 도전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초 안우진(23·키움)과 김광현(34·SSG)이 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투수 부문은 안우진의 낙승으로 끝났다. 안우진은 179표를 받아 김광현(97표)을 82표 차로 제치고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이번 시즌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4개)을 새로 쓰고도 학교 폭력 전력 때문에 각종 시상식에서 외면받기 일쑤였던 안우진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죄송하다. 더 많이 효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혜성(23)까지 2루수 부문 수상자로 뽑히면서 키움에서만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3명이나 나왔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 수상자였던 김혜성은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키스톤 콤비 두 자리에서 모두 황금 장갑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서 한 경기 2골을 터뜨린 조규성(24·전북·사진)이 카타르 월드컵 이후 몸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헤더로만 2골을 기록한 조규성의 퍼포먼스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축구전문 매체 ‘풋볼365’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가 크게 오를 걸로 예상되는 선수를 포지션별로 선정해 8일 발표했는데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조규성이 포함됐다. 이 매체는 “월드컵 개막 전까지 조규성의 예상 이적료는 140만 유로(약 19억4000만 원)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이 액수가 아니다”며 “가나와의 경기에서 3분 사이에 몰아넣은 두 골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조규성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뒤부터 독일과 프랑스 스코틀랜드 튀르키예 등 유럽 리그 클럽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45)도 한국-가나 경기 이후 “유럽의 아주 괜찮은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가 조규성 스카우트와 관련해 연락이 왔다. 그만큼 유럽에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조규성도 유럽 리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규성은 7일 입국 후 “해외로 나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쳐 보는 게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는데 지금도 그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성과 함께 공격수 포지션에서 몸값이 많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로는 네덜란드의 코디 학포(23·에인트호번)와 일본의 도안 리쓰(24·프라이부르크)가 꼽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조규성(24·전북)이 카타르 월드컵 이후 몸값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베스트11’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365’는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이적시장 가치(예상 이적료)가 급상승하게 될 포지션별 11명의 선수 명단을 선정해 8일 공개했다. 풋볼 365는 “지난달 조규성의 예상 이적료는 140만 유로(약 19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분석하며 조규성을 이 명단의 공격수 부문에 포함시켰다. 조규성은 지난달 28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세계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건 조규성이 처음이다. 풋볼 365는 “조규성이 가나전에서 3분 만에 몰아넣은 두 골로 그동안 손흥민에게만 집중돼 있던 한국 대표팀에 대한 관심을 뺏어왔다”며 “그 골들이 조규성의 인생을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조규성을 향한 유럽 구단들의 관심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셀틱(스코틀랜드), 페네르바흐체(튀르키예)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구단들이 이미 조규성에게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 K리그 득점왕으로도 활약했던 조규성은 “내 실력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보고 싶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조규성과 함께 베스트11 명단에 든 나머지 두 공격수도 면면이 화려하다. 네덜란드의 코디 학포(23·에인트호벤)는 조별리그 A조 3경기에서 연달아 3골을 터뜨리며 이번 월드컵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번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득점(9개)과 도움(6개)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학포는 벌써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명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일본의 도안 리쓰(24·프라이부르크)도 조별리그 E조 독일과의 1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30분 교체로 나온 지 4분 만에 동점골을 넣어 2-1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며 눈도장을 찍은 선수다. 리쓰는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도 후반 교체 3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려 2-1 역전승을 이끌었다.이밖에 베스트11 미드필더진에는 주드 벨링엄(19·잉글랜드) 소피앙 암라바트(25·모로코) 타일러 애덤스(23·미국) 등 3명이 선정됐다. 수비진에는 해리 사우터(24·호주) 요슈코 그바르디올(20·크로아티아) 누사이르 마즈라위(25·모로코) 덴젤 덤프리스(26·네덜란드)가, 골키퍼에는 야신 부누(31·모로코)가 뽑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카타르 사막을 뒤덮었던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일) 돌풍’은 결국 모로코만 남긴 채 종적을 감췄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 오른 팀 중 아프리카 대표 모로코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전통의 강호’인 유럽(네덜란드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프랑스)과 남아메리카(브라질 아르헨티나) 팀이다. 모로코 역시 선수들 면면을 보면 아프리카 팀이라고 단정 짓기가 애매하다. 16강전에 선발 출전한 11명 중 7명이 유럽에서 나고 자라 유럽 프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유럽파’이기 때문이다. 모로코 대표 26명 가운데 절반(13명)이 유럽 출신이다. 모로코 주전 골피커 야신 부누(31)도 캐나다에서 태어나 21세 때부터 스페인 라리가에서 활동 중이다.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한 아시아는 사정이 더욱 좋지 못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때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이 포르투갈(9위)을, 일본(24위)이 독일(11위)을, 사우디아라비아(51위)가 아르헨티나(3위)를 각각 꺾으면서 아시아 축구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사상 최초로 3개 팀(한국 일본 호주)이 16강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토너먼트 무대는 ‘노는 물’이 다르다”는 교훈만 얻은 채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월드컵 8강 진출국 대표 선수 208명 가운데 93.8%(195명)가 유럽축구연맹(UEFA) 산하 리그 소속이다. 반면 한국 일본 호주 대표 선수 78명 가운데는 53.8%(42명)만 유럽 리그 소속이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카타르 사막을 뒤덮었던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일) 돌풍’은 결국 모로코만 남긴 채 종적을 감췄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 오른 팀 중 아프리카 대표 모로코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전통의 강호’인 유럽(네덜란드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프랑스)과 남아메리카(브라질 아르헨티나) 팀이다. 모로코 역시 선수들 면면을 보면 아프리카 팀이라고 단정짓기가 애매하다. 16강전에 선발 출전한 11명 중 7명이 유럽에서 나고 자라 유럽 프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유럽파’이기 때문이다. 모로코 대표 26명 가운데 절반(13명)이 이런 유럽파다. 모로코 주전 골피커 야신 부누(31)도 캐나다에서 태어나 21살 때부터 스페인 라리가에서 활동 중이다.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한 아시아는 사정이 더욱 좋지 못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때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이 포르투갈(9위), 일본(24위)이 독일(11위), 사우디아라비아(51위)가 아르헨티나(3위)를 각각 꺾으면서 아시아 축구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사상 최초로 3개 팀(한국 일본 호주)이 16강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토너먼트 무대는 ‘노는 물’이 다르다”는 교훈만 얻은 채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월드컵 8강 진출국 대표 선수 208명 가운데 93.8%(195명)가 유럽축구연맹(UEFA) 산하 리그 소속이다. 반면 한국 일본 호주 대표 선수 78명 가운데는 53.8%(42명)만 유럽 리그에서 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동료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역시 이정후(24·키움)였다.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 이정후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메디힐과 함께하는 2022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스포츠동아가 동아일보, 채널A, 메디힐과 공동 주최하는 동아스포츠대상은 국내 5대 프로 스포츠(골프, 농구, 배구, 야구, 축구) 선수들의 직접 투표로 각 종목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자리에서 여러 종목 선수에게 상을 주는 것도 동아스포츠대상만의 특징이다. 이정후는 투표인단 50명으로부터 △1위(5점) 36표 △2위(3점) 7표 △3위(1점) 1표를 받아 총점 202점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프로야구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가 나온 건 2012, 2013년 박병호(36·KT)에 이어 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당시 박병호 역시 키움의 전신인 넥센 소속이었다. 이정후는 “각 종목 최고 선수들과 이 자리에서 2년 연속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특히 시상자가 고교 시절 은사님이라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정후는 이날 휘문고 재학 시절 코치였던 오태근 현 휘문고 감독(44)으로부터 황금 열쇠와 꽃다발을 받았다. 이정후는 계속해서 “(남자 프로농구 부문 수상자인) 최준용(28·SK) 형과 함께 자리할 수 있게 돼 더욱 좋다”고 말했다. 2021∼2022시즌 MVP인 최준용이 먼저 상을 받으면서 “이정후처럼 훌륭한 선수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여자 프로농구 부문에서도 지난 시즌 MVP 박지수(24·KB스타즈)가 이 상을 탔다. 박지수 역시 2년 연속 수상이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뒤 코트를 떠나 있는 박지수는 “너무 받고 싶은 상이었다. 빨리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부문에서는 K리그1 MVP 이청용(34·울산)을 제치고 신진호(34·포항)가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신진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상이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상을 발판 삼아 더욱 열심히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배구에서는 한선수(37·대한항공)와 양효진(33·현대건설)이 각각 남녀부 수상자로 뽑혔고, 남녀 골프 부문 올해의 선수상은 김영수(33·PNS홀딩스)와 박민지(24·NH투자증권)에게 돌아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3일 포르투갈과의 H조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1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황소’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상의를 벗고 환호하는 팬들 앞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넣기도 했지만 1, 2차전 벤치를 지키며 억눌렀던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낼 수 있었기에 감정이 더욱 복받쳤다. 황희찬은 9월 열린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A매치(국가대항전) 때 햄스트링을 다쳤다. 지난달까지 몸을 추슬러 카타르에 입성했지만 줄곧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황희찬은 이날 ‘내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각오로 벤치에서 기다렸고, 후반 20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그리고 손흥민(30·토트넘)의 환상적인 질주에 이은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시켰다. “앞선 두 경기에 못 나오는 동안 팀 동료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많이 났다”는 황희찬은 “3차전 시작 전 동료들이 ‘희찬아, 네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찬 조끼는 전자성능추적시스템(EPTS)으로 불리는 기기다. 경기 중 선수들이 뛴 거리,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와 구간 등 각종 데이터가 기록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3일 열린 포르투갈과 H조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황소’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상의를 벗고 환호하는 팬들 앞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넣기도 했지만 1,2차전 벤치를 지키며 억눌렀던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낼 수 있었기에 더 기쁨이 복받쳤다. 황희찬은 9월 열린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A매치(국가대항전) 때 햄스트링을 다쳤다. 지난달까지 몸을 추슬러 카타르에 입성했지만 줄곧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황희찬은 이날 ‘내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각오로 벤치에서 기다렸고, 후반 20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그리고 손흥민(30·토트넘)의 환상적인 질주에 이은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시켰다. “앞선 두 경기에 못 나오는 동안 팀 동료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많이 났다”는 황희찬은 “3차전 시작 전 동료들이 ‘희찬아 네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찬 조끼는 전자성능추적시스템(EPTS)으로 불리는 기기다. 경기 중 선수들의 뛴 거리,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와 구간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카타르 사막에 ‘아프리카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아프리카 북서부에 자리한 모로코 축구 대표팀은 2일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캐나다를 2-1로 꺾고 조 1위(2승 1무·승점 7)로 16강에 올랐다. 모로코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원국이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1998년 프랑스 대회 당시 나이지리아 이후 24년 만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역시 CAF 회원국인 세네갈이 A조 최종 3차전에서 에콰도르를 2-1로 누르고 조 2위(2승 1패·승점 6)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CAF에 속한 나라가 2개 이상 16강에 오른 건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나이지리아와 알제리가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CAF 대표로 본선에 참가한 가나 모로코 세네갈 카메룬 튀니지 등 5개 팀은 전부 자국 국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CAF 회원국에 본선 티켓을 2장 이상 지급하기 시작한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대신 ‘이민 2세’ 선수를 적극 영입했다. 모로코는 이날 선제골을 넣은 하킴 지예시(29·네덜란드)를 비롯해 14명(최다 1위)이 다른 나라 출신이고, 세네갈에서도 12명(공동 2위)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 이들이 ‘부모님의 나라’를 4강 무대로 이끌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직전 대회까지 카메룬(1990년)과 세네갈(2002년), 가나(2010년) 등 CAF 회원 3개국이 8강에 오른 적은 있지만 아직 4강 진출 기록은 없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컵대회 결승전에서 레드카드 10장을 꺼냈던 심판이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주심을 맡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일 0시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 한국-포르투갈 경기 주심으로 파쿤도 테요 심판(40·아르헨티나·사진)을 배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테요 심판은 지난달 7일 보카 주니어스와 라싱 클럽이 맞붙은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트로페오 데 캄페오네스(트로피 오브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보카 주니어스 선수 7명, 라싱 선수 3명을 퇴장시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 경기에서 테요 심판은 옐로카드도 10번 꺼냈다. 2013년부터 아르헨티나 1부 리그 ‘프리메라 디비시온’에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시즌 주심을 맡은 20경기에서 옐로카드 105장(경기당 평균 5.3개), 레드카드 6장(0.3개)을 꺼냈다. 리그 전체 심판 평균인 옐로카드 4.9개, 레드카드 0.2개보다 많았다. 월드컵에선 각 팀 선수가 받은 카드 수로 계산하는 ‘페어플레이 성적’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한국으로서는 테요 심판의 판정 성향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2-0으로 이겨도 우루과이가 가나를 4-1로 꺾으면 카드 수가 적은 팀이 16강에 오른다. 1일 현재 한국과 우루과이 모두 옐로카드를 3장씩 받은 상황이다. 2019년부터 FIFA 심판으로 활동 중인 테요 심판은 지난달 24일 스위스와 카메룬의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통해 월드컵 주심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그는 옐로카드 3장을 내밀었지만 레드카드는 꺼내지 않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월드컵 1호 감독 레드카드’ 불명예를 떠안은 한국이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포청천을 만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일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한국과 포르투갈의 3차전 주심에 아르헨티나 출신 파쿤도 텔로 심판(40)을 1일 배정했다. 텔로 심판은 최근 자국 리그에서 두 자릿수 레드카드를 꺼내든 인물이다. 가나와 2차전 때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퇴장당한 한국 대표팀이 이번에도 ‘레드카드 변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텔로 심판은 2013년부터 아르헨티나 1부 리그인 프리메라 디비시온에서 활동해왔다. FIFA 국제심판으로는 2019년부터 이력을 쌓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FIFA 아랍컵에도 참여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지난달 24일 스위스-카메룬 G조 1차전에서 한 차례 주심을 맡았다. 텔로 심판이 평소에 레드카드를 남발하는 성향은 아니다. 축구 전문 사이트 사커웨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리그 정규 시즌 중 그는 20경기에 나서 옐로카드 104개, 레드카드 6개를 꺼냈다. 경기 당 평균 옐로카드 5.2개(12위), 0.3개(13위) 수준으로 해당 리그의 기준으로 볼 때 경고와 퇴장 비율이 극도로 높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파울을 경기 당 27.3회(3위)로 많이 불고도 카드는 오히려 적게 나간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경기 외적으로 벌어지는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카드가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둔 지난달 7일 자국 컵 대회인 ‘트로페오 드 캄페오네스’에서 라싱과 보카 주니어스의 결승전 주심을 맡았는데 이때 총 10명의 선수에게 퇴장을 줘 화제가 됐다. 이날 대량의 레드카드가 나오게 된 데는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발생한 몸싸움에 원인이 있었다. 라싱의 미드필더 카를로스 알카라즈(20)가 1-1 동점으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에 골을 넣고 상대 팀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자 이에 격분한 보카 주니어스 선수들이 알카라즈의 귀를 잡아당기는 등 실랑이를 벌인 것이다. 이를 본 텔로 심판은 보카 주니어스 선수 5명을 줄지어 퇴장시켰다. 이미 두 명이 퇴장당한 상태였던 보카 주니어스가 총 7장의 레드카드를 받게 됐다. 이날 라싱에서도 알카라스를 포함해 3명이 퇴장 당했다. 텔로 심판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아직 레드카드를 꺼낸 적이 없다. 스위스-카메룬 경기에서는 스위스에 옐로카드 2장, 카메룬에 1장 등 총 세 번의 경고만을 줬다. 2차전까지 한국의 누적 옐로카드는 3장으로 포르투갈(5장)보다 적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지난 월드컵 득점왕 해리 케인(29·잉글랜드)이 이번엔 도움왕 타이틀 수확에 시동을 걸고 있다. 케인은 30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도움 기록 1개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 도움 부문 단독 선두(3도움)로 올라섰다. 1-0으로 앞선 후반 7분 우측 윙으로 공을 몰고 간 케인이 페널티 지역을 향해 오른발로 빠른 땅볼 크로스를 올려주자 동료 필 포든(22)이 왼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웨일스를 3-0으로 꺾고 조 1위(승점 7)로 16강에 올랐다. 스포츠 통계 전문회사인 ‘옵타’에 따르면 잉글랜드 선수가 월드컵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한 건 2002년 데이비드 베컴(3도움) 이후 20년 만이다. 케인은 21일 이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라힘 스털링(28)과 마커스 래시포드(25)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26일 미국과의 2차전에서는 1차전 부상 여파로 도움을 추가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의 도움 기록 추가로 지난 대회 득점왕(6골)에 올랐던 케인이 이번 대회에서는 도움왕 타이틀 거머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현재 도움 부문 공동 2위 그룹은 2골을 기록한 6명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하는 국가의 선수들은 추가 도움 기록을 쌓을 기회가 사라지는 만큼 이날 승리로 16강행을 확정한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리한 입지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 케인의 도움왕 도전에서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는 포르투갈의 브루누 페르난드스(28)다. 조별리그 3차전까지 2도움을 기록해 이 부문 공동 2위에 오른 페르난드스는 득점도 2개를 올리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16강행이 확정된 네덜란드의 데이비 클라센(29)과 프랑스의 테오 헤르난데스(25)도 토너먼트에서 추가 도움을 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월드컵은 조별리그 경기 수가 제한적이고 토너먼트 진출국 수도 계속 줄어드는 만큼 한 선수가 한 대회에서 대량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최다 도움이 2개로 총 17명의 선수가 이 기록을 남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에콰도르의 후안 콰드라도(34)가 4도움으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 3개의 도움을 기록한 케인은 ‘손케듀오’로도 불리는 클럽팀 토트넘의 동료 손흥민(30)과의 특별한 조합(케미)으로 도움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도움 9개로 리그 7위를 기록하며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등극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케인이 클럽팀 활동을 하며 손흥민에게 제공한 도움은 24개에 달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운명이 됐다. 한국이 속한 H조에서는 포르투갈만 16강행을 확정했을 뿐 나머지 세 팀의 운명은 최종 3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다음 달 3일 0시에 나란히 시작하는 한국-포르투갈, 가나-우루과이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경우를 문답으로 알아봤다. 문. 한국은 포르투갈을 꼭 이겨야 하나. 답. 그렇다. 비겨도 탈락이다. 한국이 무승부로 승점 1을 보태도 전체 승점은 2로 29일 현재 2위인 가나(승점 3)를 넘어설 수 없다. 문. 한국이 이기면 자동 16강 진출인가. 답. 아니다. 가나가 우루과이를 이겼을 때도 한국은 그대로 3위가 돼 16강에 오를 수 없다. 한국 팬이라면 가나 대신 우루과이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단, 우루과이가 너무 잘하면 안 된다. 문. 그건 무슨 뜻인가. 답. 우루과이가 3점 차 이상으로 이기면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뜻이다. 한국과 우루과이가 모두 이겨 똑같이 승점 4가 되면 △골득실 △다득점 △맞대결 성적 △페어플레이 성적의 순으로 승자를 가린다. 현재는 한국(2득점 3실점)이 우루과이(무득점 2실점)에 골득실과 다득점 모두 앞선 상태다. 그런데 우루과이가 3-0으로 이기면 한국이 1-0으로 이겨도 우루과이가 골득실에서 앞서 16강행 티켓을 따낸다. 문. 그럼 한국도 골을 많이 넣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답. 그렇다. 특히 우루과이가 가나와 비길 때는 확실히 그렇다. 두 팀의 무승부 때 한국이 2점 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무조건 16강에 가지만 1점 차로 이겼을 때는 4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이 3-2로 승리할 때는 가나와 우루과이가 0-0으로 비겨도 가나에 조 2위 자리를 내준다. 한국이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해 맞대결 성적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문. 페어플레이 성적이란 건 뭔가. 답. 옐로카드와 레드카드 수다. 현재는 한국과 우루과이 모두 옐로카드 3장씩을 받았다. 이 숫자까지 똑같을 때는 추첨을 통해 16강 진출 팀을 가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크로아티아 팬들이 캐나다 축구 대표팀 골키퍼 밀런 보리언(35·츠르베나 즈베즈다·사진)에게 ‘문자 메시지 테러’를 가했다. 크로아티아 도시 크닌에서 태어난 보리언이 ‘배신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보리언에게 2500통이 넘는 ‘문자 폭탄’이 날아온 건 28일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가 캐나다에 4-1 승리를 거둔 다음이었다. 크로아티아 매체 ‘베체른지’는 “보리언의 연락처가 인터넷 메신저 ‘와츠앱’을 통해 유포됐다”고 전했다. 1987년 보리언이 태어날 때만 해도 크닌은 유고슬라비아 영토였다. 유고는 4개 종교를 믿는 8개 민족이 모여 만든 연방 국가였다. 1991년 크로아티아의 독립 선언과 함께 내전이 발발하면서 유고는 결국 7개 국가로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크닌은 크로아티아 땅이 됐다. 세르비아계였던 보리언의 가족은 1995년 전쟁을 피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로 탈출했다. 월드컵 경기장에 ‘크닌, 95, 보리언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는 문구가 등장했던 이유다. 세르비아계(세르비아 정교)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는 종교를 제외하면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같은 민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쟁 과정에서 서로 학살을 저지르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어머니가 크로아티아계인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세르비아가 탈락한 뒤 크로아티아를 응원했다”고 인터뷰했다가 양국에서 모두 비판을 받았다. 2000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보리언은 2009년 세르비아로 돌아와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튀르키예,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다시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고 있다. 보리언은 세르비아 여권도 소지하고 있어 ‘외국인 선수 쿼터’에 관계없이 세르비아 리그에서 뛸 수 있다. 보리언은 “나를 향한 이 모욕적이고 원시적인 비난이 그들에 관한 많은 걸 말해주고 있다”며 “내게는 지금 현재 나의 나라(캐나다)와 내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이 상황에 대해 더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외나무다리에서 정말로 ‘원수’를 만났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치르고도 아무도 16강 티켓을 확정짓지 못한 B조 이야기다. 30일 오전 4시 동시에 3차전을 치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4개 팀은 1위 잉글랜드가 16강에 오르지 못할 확률도, 4위 웨일스가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할 가능성도 모두 열려 있다. 1승 1무의 잉글랜드가 마지막 경기를 내주고 1무 1패의 웨일스가 1승을 따내면 승점 4점 동률로 골득실까지 따져 우위를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앞을 막아선 상대는 영국 축구의 ‘한 지붕 숙적’ 웨일스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56년 만의 두 번째 월드컵 정상을 노리고 있다.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웨일스도 조별리그 탈락을 면하려면 1승이 간절하다. 웨일스는 당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의 에이스 해리 케인(29·토트넘)과 웨일스의 핵심 공격수 개러스 베일(33·로스앤젤레스)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케인은 2018년 러시아 대회 당시 득점왕(6골)에 오른 잉글랜드 대표 골잡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두 경기 연속 득점이 없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베일은 이번 대회 미국과의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케인과 베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이기도 하다. 정치적 앙숙 관계인 미국과 이란도 B조 16강 진출권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미국은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당시 미국은 승점 4(1승 1무 1패)로 포르투갈과 동률을 기록한 뒤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반면 이란은 1978년과 1998년, 2006년, 2014년, 2018년까지 총 5회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27일 현재 2위 이란이 승점 3(1승 1패)으로 3위 미국(승점 2)에 앞서 있지만 이번 맞대결에서 미국이 승리하면 이란을 떨어뜨리고 16강행을 확정한다. 이란은 미국과 비기기만 해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열게 되고 이기면 확실히 16강에 오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