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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대통령은 국민 속으로.”2022년 3월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며 이 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데 약 500억 원이 들 것으로 봤다. 야권에선 영빈관 신축과 합동참모본부 이전 비용 등을 모두 합치면 이전 비용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같은 논란 속에 문을 열었던 용산 대통령실은 윤 전 대통령 임기 종료와 함께 2년 11개월 만에 다시 문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의 대선 주자들도 잇따라 대통령실 재이전 의사를 밝히면서다.● 민주당 “군사 쿠데타, 주술 의혹…용산 불가”민주당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용산 대통령실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인 데다 보안 상 허점도 많고, 각종 ‘주술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8일 “한국의 대통령실 자리가 용산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본산이고, 현실적으로 봐도 국방부와 같은 한 공간 내에 있는 것이 여러 가지로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용산 대통령실에 주술적 행위를 해놨을 것이란 세간의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용산 불가론’의 사유로 들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국정조사 때 그 공간 안에 어떤 부분에 무엇을 묻어 놨다는 등 질문이 꽤 많이 있었다”며 “그에 대해 답이 시원하게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용산 대통령실로 들어가는 데에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이 도·감청에 취약하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미국 정보기관이 용산 대통령실을 감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민주당 내에선 대통령 집무실로서의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청와대로 회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병주 최고위원운 전날 “용산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청와대 지역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서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친명(친이재명)계 재선 의원도 “청와대가 개방돼 보안이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체 건물을 대중에 공개했던 건 아니다. 리모델링을 거치면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민주당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지정하면서 대통령 집무실도 함께 세종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세종 대통령실’을 공약한 바 있다. 9일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한 김동연 경기지사도 최근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의사를 밝혔다.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임기 초에는 용산 대통령실을 그대로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 집무실은 어쩔 수 없이 용산에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민주당 의원도 “청와대에 보안 시설을 다시 갖추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고, 제3의 후보지를 찾더라도 마찬가지다. 당분간은 용산 집무실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청와대로 돌아가야” 목소리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용산 불가론’이 우세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일 시장 퇴임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대통령실)은 불통과 주술의 상징이 돼버렸다”며 “당연히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건 국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일단은 용산에서 시작을 하되 청와대를 개조를 해서, 지금 청와대의 규모를 좀 줄여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또 경호를 잘 하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는 국민들에게 일부는 개방하고, 미국 백악관 모델을 차용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홍 시장과 안 의원 모두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용산 대통령실 청산을 주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한동훈 전 대표도 용산 대통령실을 계속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급작스럽게 용산으로 옮기는 바람에 후유증이 컸었다”며 “집무실을 어디로 이전할지는 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용 문제를 들어 용산 집무실 이전에 부정적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국민들은 또 다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에다 더 비용을 들여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직에서 사퇴한 김문수 전 장관과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더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개헌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밝혔다. 조기 대선과 동시에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바꾸는 권력구조 개편을 추진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 주장에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은 개헌과 더 나은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국민투표법상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할 수 없다”며 “국민투표법이 개정돼 개헌이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된다면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반영),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 등은 논쟁 여지가 커서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복잡한 문제는 각 대선 후보들이 약속하고, 대선 후 그 공약대로 개헌하면 된다”고 했다.반면 국민의힘은 권력구조 개편에 더해 국회 권한 조정 방안을 담은 개헌안을 대선일에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의 권한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우 의장은 “개헌은 각 정당 간 합의하는 만큼 하면 된다”며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서두르자”고 밝혔다.이재명 “권력개편 개헌, 논쟁만 커질수도… 대선후 추진하면 돼”‘대선-개헌 동시투표’ 사실상 일축… 李 “개헌으로 내란 덮어선 안돼”5·18정신-계엄요건 강화 담는 원포인트 개헌엔 가능성 열어둬비명계 “내란 핑계로 개헌 방관”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개헌보다는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밝히며 대선과 함께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추진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일축했다. 개헌 자체에 대해선 “안 할 수 없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이 대표가 대선·개헌 동시투표 구상에 거리를 둔 것. “개헌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당 강성 지지층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제외한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게재와 계엄 요건 강화 등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치권이 57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까지 관련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李 “권력 개편 개헌은 대선 후에 해야”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대통령은 5년 단임제에서) 재평가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국정에 안정성이 없다”며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데 국민이 공감하고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을 두고 대통령 4년 연임제와 중임제, 국무총리 추천제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조기 대선 전 정치권의 권력구조 개편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것. 그러면서 “이런 복잡한 문제들은 각 대선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개헌을 그 공약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대선 후에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당 지도부 의원은 “개헌 논의가 시작되는 순간 ‘내란 공범’인 국민의힘이 협상 파트너가 된다”며 “게다가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유력 주자인 점을 이용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두고 거래하려 들 텐데 굳이 휘말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개헌을 위해선 국회의원 20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더라도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해 과반이 개헌안에 찬성해야 하는 만큼 현행 국민투표법에선 개헌에 대한 국민 합의에 이르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행 국민투표법에선 대선과 달리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는 만큼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시일이 촉박하다는 현실론을 들어 개헌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 이 대표는 “(현행법상 국민투표는)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 본투표일에만 할 수 있고 사전투표 날엔 투표를 할 수 없다”며 “이번 주 안에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사무처에 “재외 선거인 명부를 작성해야 해 최소한 15일까진 국민투표법이 개정돼야 원활한 대선 준비 업무가 가능하다”고 전달했다. 다만 이 대표는 원포인트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은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개헌이 가능해지면 5·18 정신의 헌법 게재 및 계엄 요건 강화 등은 이번 대선 때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우 의장은 “개헌은 각 정당 간 합의하는 만큼 하면 된다”며 환영 입장을 냈다. 하지만 의장실 내부적으론 “김이 빠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의장실 관계자는 “그래도 이번 대선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하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내란 수습 핑계로 개헌 방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이 대표가 개헌 반대 입장을 내놓은 데에 반발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개헌과 내란 종식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란 수습을 핑계로 개헌을 방관하는 태도는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대선 후보가 공약하고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분권형 4년 중임제 등 공감대가 큰 사안은 대선과 동시투표하고 국민적 동의가 더 필요한 부분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계엄 방지 개헌,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행정수도 이전부터 합의하고 다른 개헌 사항은 내년 지방선거 때 추진하자”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개헌보다는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밝히며 대선과 함께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추진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일축했다. 개헌 자체에 대해선 “안 할 수 없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이 대표가 대선·개헌 동시투표 구상에 거리를 둔 것. “개헌이 윤 전 대통령 파면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당 강성 지지층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이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제외한 5·18 정신의 헌법 게재와 계엄 요건 강화 등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치권이 57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까지 관련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李 “권력 개편 개헌은 대선 후에 해야”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대통령은 5년 단임제에서) 재평가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국정에 안정성이 없다”며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데 국민이 공감하고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다만 “지금은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면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을 두고 대통령 4년 연임제와 중임제, 국무총리 추천제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조기 대선 전 정치권이 권력구조 개편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것. 그러면서 “이런 복잡한 문제들은 각 대선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개헌을 그 공약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대선 후에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당 지도부 의원은 “개헌 논의가 시작되는 순간 ‘내란 공범’인 국민의힘이 협상 파트너가 된다”며 “게다가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유력 주자인 점을 이용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두고 거래하려 들 텐데 굳이 휘말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개헌을 위해선 국회의원 20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이 대표는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더라도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해 과반이 개헌안에 찬성해야 하는 만큼 현행 국민투표법에선 개헌에 대한 국민 합의에 이르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행 국민투표법에선 대선과 달리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는 만큼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시일이 촉박하다는 현실론을 들어 개헌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 이 대표는 “(현행법상 국민투표는)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 본투표일에만 할 수 있고 사전투표 날엔 투표를 할 수가 없다”며 “이번 주 안에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사무처에 “재외 선거인 명부를 작성해야 해 최소한 15일까진 국민투표법이 개정돼야 원활한 대선 준비 업무가 가능하다”고 전달했다.다만 이 대표는 원포인트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은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개헌이 가능해지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게재 및 계엄 요건 강화 등은 이번 대선 때도 가능하다는 취지다.우 의장은 “개헌은 각 정당 간 합의하는 만큼 하면 된다”며 환영 입장을 냈다. 하지만 의장실 내부적으론 “김이 빠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의장실 관계자는 “그래도 이번 대선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하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부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내란 수습 핑계로 개헌 방관”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이 대표가 개헌 반대 입장을 내놓은 데에 반발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개헌과 내란 종식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내란 수습을 핑계로 개헌을 방관하는 태도는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대선 후보가 공약하고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분권형 4년 중임제 등 공감대가 큰 사안은 대선과 동시투표하고 국민적 동의가 더 필요한 부분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계엄 방지 개헌,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행정수도 이전부터 합의하고 다른 개헌사항은 내년 지방선거 때 추진하자”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6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 경선 준비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주중 대표직을 사퇴하고 경선 참여를 선언할 예정이다. 다만 ‘어후명(어차피 후보는 이재명)’ 기류 속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추대식에 들러리를 서야 하냐”는 경선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만큼 이 대표 측은 당직을 맡은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최소 규모로 경선 캠프를 꾸리고 ‘로키(Low-Key)’로 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용진 전 의원이 이날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에선 경선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李 대선 캠프 윤곽… 비명계 출마 고심 이 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례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선 일자를 공고할 경우 9일경 당 대표직을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은 직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경선 캠프는 소규모로 운영하고, 본선 때 당 조직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경선 선대위원장에는 5선이자 이해찬계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내정됐으며 당내 비명계와 소통이 강점인 3선 강훈식 김영진 의원이 각각 캠프와 정무 총괄 역할을 맡는다. 4선의 윤후덕 의원은 정책, 3선의 김병기 의원은 조직 분야를 각각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재선 이소영 의원이 TV토론 준비를 전담하고 김구 선생 증손자인 김용만 의원이 후보 수행직을, 안태준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비명계에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7일 오전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밖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박 전 의원은 “경선 후보가 아닌 평당원으로서 국민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한 제 역할을 찾아 헌신하겠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전재수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도 출마를 아직 고심 중이다. 이 대표 측이 그간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고려했던 박주민 의원도 대선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독주와 비명계의 부진 속에서 당내 경쟁이 좀처럼 불붙지 않는 것과 관련해 “지난 대선 경선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공격을 받아 내상을 입는 것보다는 조용한 경선이 낫다”고 했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후보로 뽑히더라도 본선을 앞두고 컨벤션 효과 부재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민주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에 난색 당내 비명계와 조국혁신당 등에선 경선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일극 체제’인 민주당에서 현행 경선 방식으로는 이 대표의 일방 독주만 부각돼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과 범진보 정당들이 모두 참여해 한꺼번에 대선 후보를 뽑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공식 제안했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는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 헌정수호 연합 정부가 돼야 한다”면서 “혹여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민주당만의 담장 안에 가두지 말라”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손에 땀을 쥐는 경선이 국민의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각 당에서 대선 후보를 정하고, 이후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를 실현하겠다는 과정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오픈 프라이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지 않는다는 것인데, 당원과 지지자들이 동의하겠나”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사진)이 6일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동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어려운 권력 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하자는 것”이라며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헌법개정특위(개헌특위)를 구성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에 대한 개편안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안’을 마련한 뒤 6월 3일로 예상되는 대선 당일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이다. 우 의장은 “4년 중임제에 대해선 정당들의 공감대가 넓다”면서도 “구체적인 개헌안에 대해선 특위에서 구성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조기 대선에 맞춰 개헌에 합의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민주당 지도부 및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개헌보다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공개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에 동참할 것”이라며 “당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우원식 “4년 중임제 개헌 논의를”… 친명 “의장놀이 중단하라”[尹파면 이후]“대선날 개헌 국민투표하자” 제안민주 “내란규명 집중을” 반발… 국힘 지도부는 “개헌 논의 동참”대선전 개헌특위 합의 쉽지 않아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차기 대선일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하면서 ‘개헌론’에 본격 불을 붙였다. 정대철 헌정회장도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책임총리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개헌안에 동의했다”며 힘을 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직후 정치권이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자 이 대표 등 대선 주자들을 향한 개헌 압박이 거세지는 모습이다.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60일 내 치러지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현실적으로 개헌 논의까지 동시에 진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향후 국회 차원 개헌특위 등의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우원식 “대통령 4년 중임제 공감대 넓어”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선고로 국가적 혼란은 일단락됐지만 대통령 권력을 둘러싼 파괴적 갈등의 소지는 상존한다”며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내자는 정치개혁 요구, 국민의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를 하자는 사회개혁 요구가 개헌으로 집약되고 있다”고 했다.우 의장은 대선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할 것을 제안하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과 국회 헌법개정 특위(개헌특위) 구성을 하자고 했다.그는 국민투표법을 “가장 큰 절차적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며 “(재외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해결하고, 공직선거와 동시투표의 법적 근거를 만드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국민투표법 개정을 통해 개헌 동시투표를 위한 일정 단축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6월 3일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과 맞춰 국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18일 전인 5월 16일까지는 국민투표일과 투표안 공고가 이뤄져야 한다. 우 의장은 “국민투표법에 보면 국회 공고 기간 및 국민투표 공고 기간 등을 합쳐 최소 38일이 필요하다”며 “(개정을 통해) 이 기간을 조정하면 (개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친명계 ‘반대’, 국민의힘은 ‘동참’우 의장의 제안으로 조기 대선 전 개헌 논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지만 실제 개헌 논의가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60일 내에 전격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우 의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와 개헌 논의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개헌의 주요 내용인 권력 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선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대가 높다는 부분은 확인했다”고 했다. 정 회장도 통화에서 “(파면 전인) 3일 이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책임총리제 등에 대한 개헌을 대선 전에 먼저하고 나머지 개헌은 대선 후에 하자는 점에 동의했다”고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정 회장과의 통화에서는 개헌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우 의장의 개헌 제안에 반발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금 개헌이 최우선 과제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최우선 과제는 내란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여 그 책임을 묻는 일”이라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윤석열 파면이 엊그제고 아직 관저에서 퇴거도 안 한 상태인데 과연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강경파는 우 의장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도 쏟아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도 우 의장을 향해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는 국회의장놀이 중단하고 더이상 개헌 주장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고, 양문석 의원은 “개헌? 개나 줘라”면서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 그리고 국민이 겨우 숱한 고비 넘겨줬더니, 이 무슨 망발인가”라고 했다.국민의힘 지도부는 개헌 논의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원내대표가 국회 개헌특위에 우리 당 인원을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뒤에 논의되는 부분은 당 개헌특위에서 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우리가 고무 스탬프처럼 찍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국민의힘은 탄핵이 인용된 만큼 대통령제 등 권력 구조 개편보다는 원내 1당인 민주당을 겨냥한 의회 권력 분산에 개헌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개헌특위 소속 의원은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을 당했는데 허울뿐인 제왕적 대통령제 아니냐”면서 “의회의 권력을 줄이고 협치를 강제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이 대표에게 개헌 동참을 압박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은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및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내놓은 바 있다.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이끌어 본인 임기를 3년으로 줄인 뒤 2028년에 22대 대선과 23대 총선을 함께 치르고, 차차기부터는 미국처럼 4년 중임제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헌법재판소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고 밝혔다. 헌재는 파면에 직접적인 이유가 된 12·3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할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취임 이후 지난해 총선까지 약 2년 동안 윤 전 대통령이 국정을 주도할 기회를 받았지만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한 부족한 책임의식으로 인한 권력 사유화와 일방적 국정 운영, 소통과 협력 대신 진영정치로 극단화의 길을 향했던 윤 전 대통령의 총체적 정치 실패가 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피청구인은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으로 민주주의와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에야 야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단 한 차례 영수회담을 가졌다. 이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등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가 아닌 ‘척결의 대상’으로 규정했다. 헌재는 또 “피청구인은 취임 2년 후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회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며 “(총선 패배 후) 야당과,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되었다”고 했다. 임기 중 치러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 패배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 설득에 실패한 결과라는 점을 지적하며 비상계엄이 아닌 국회와의 협치 등 민주주의적 방식을 통해 국정 위기를 해결했어야 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물론이고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등을 두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당시 여당과도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했다. ‘김건희 리스크’와 이른바 ‘충암파’로 불리는 측근들에 대한 견제 요구를 무력화하고 거대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극단적인 정파 정치가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헌재는 “피청구인으로서는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의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고 판단했더라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6일 “윤 전 대통령은 공적 책임의식이라는 게 전혀 없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제는 치유와 회복의 리더십, 통합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김건희 리스크에 “제 처를 악마화”… 맹목적 ‘충암파’가 계엄 실행〈상〉 헌재도 지적한 尹의 정치실패“선거는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尹, 공과 사 구분 못한 국정운영 논란巨野 줄탄핵-金특검법 등 압박에… 결국 헌법 벗어난 ‘국가긴급권’ 행사“원래 선거라는 건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느냐.”윤석열 전 대통령은 경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0월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과 관련해 사진 촬영 장소가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사무실이었냐는 질문에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제가 한 것인데”라며 “가족이 뭐 어떤 분들은 후원회장도 맡는다”며 이같이 말했다.2년 11개월 만에 막을 내린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김건희·충암파 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사 구분을 못 한 국정 운영과 윤 전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물론이고 김 여사 문제를 놓고 한동훈 전 대표와 충돌한 윤 전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이 윤 전 대통령의 고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김건희 라인’이나 충암파 등 소수의 충성파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비판 여론에 귀를 닫으면서 결국 총체적 정치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정권 아킬레스건 된 ‘김건희 리스크’지난해 9월엔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명태균 씨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거세졌다. 명 씨가 김 여사와 사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물론이고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에게 직접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됐다.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구체적 해명 없이 의혹을 부인했다. 그 대신 “그야말로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좀 악마화시켰다”라거나 “선거와 국정이 잘되게 원만하게 도운 것일 뿐”이라며 김 여사를 감쌌다.김 여사가 대통령실 인사들의 면접을 보는 등 직접 인사에 관여해 왔고 대통령실에 포진한 ‘김건희 라인’들이 김 여사에게 따로 주요 사안을 보고하며 국정에 개입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 보수 진영 인사들은 “대통령이 김 여사에게도 같은 보고서를 보내주라는 이야기를 직접 한 적이 있다” “김 여사가 현안에 대해 맥을 정확하게 짚어서 대통령이 ‘이 사람이 한 큐가 있다’라며 으쓱해하기도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을 지원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전했다.2023년 12월 불거진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은 윤석열 정부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던 한 전 대표와 갈등이 본격화된 것. 여기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 대사에 임명해 출국시킨 사건과 황상무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회칼 테러’ 발언 등은 총선 패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국민의힘은 108석 확보에 그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매서운 총선 민심을 확인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오히려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며 극단 대결의 길로 접어들었다.헌재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이례적으로 “취임한 때로부터 약 2년 후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면서도 “그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하여서는 안 되었다”고 밝혔다.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선택한 여러 정책들이 국민들에게 선택될 정도로 설득할 수 있고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할 기회가 있었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지속적으로 배타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맹목적 충성 ‘충암파’가 계엄 실행 옮겨비상계엄 직전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를 제시하는 한 전 대표와의 ‘윤-한 갈등’은 극에 달했고 야당은 거듭 줄탄핵과 ‘김건희 특검법’ 등을 재통과시키며 윤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대통령이 계엄까지 하게 된 건 이재명 대표와 한 전 대표에 대한 분노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민주적 절차 대신 극단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윤 전 대통령의 성향이 비상계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2023년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만일 육사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조차 모르게 충암고 선후배인 ‘충암파’와 공관, 안가 등에서 만나 비상계엄 선포를 비밀리에 논의했다. 결국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선봉에 서면서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가 현실화됐다.이에 대해 헌재는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은 것”이라며 “가장 신중히 행사되어야 할 권한인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하여,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윤 전 대통령은 자기가 마음대로 힘을 사용할 수 있다고 권력을 가지고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동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어려운 권력 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하자는 것”이라며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헌법개정특위(개헌특위)를 구성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에 대한 개편안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안’을 마련한 뒤 6월 3일로 예상되는 대선 당일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이다.우 의장은 권력 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선 “4년 중임제에 대해선 정당들의 공감대가 넓다”면서도 “구체적인 개헌안에 대해선 특위에서 구성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조기대선에 맞춰 개헌에 합의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민주당 지도부 및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개헌보다 내란종식이 우선”이라며 공개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조기 대선과 개헌을 동시에 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라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5일 파면하면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 수사는 ‘명태균 게이트’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 여사를 곧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공천 개입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해 7월 20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한 뒤 디올백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최재영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대가를 바라고 디올백 등 선물을 건넨 게 아니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를 권고한 최 씨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도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종결했다. 다만 김 여사와 비슷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 씨가 3일 대법원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되면서 김 여사도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항고장이 접수돼 서울고검이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여사 조사는 ‘명태균 게이트’ 사건으로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를 검찰청사로 불러 사실관계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여사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명 씨에게 “너무 걱정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전 미리 보내면서 보안 유지를 부탁하자 김 여사가 “넵 충성”이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도 확보했다. 명 씨 측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폭로도 내놓은 바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도 김 여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가 “‘VIP’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고 임 전 사단장 이첩 중단을 지시한 배경에 김 여사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계속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총 4차례 통과됐으나 번번이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돼 왔다.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만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설특검부터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일반 특검과 달리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5일 파면하면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 수사는 ‘명태균 게이트’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여사를 곧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공천 개입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가 검찰청사에서 조사받는 것은 처음이다.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해 7월 20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한 뒤 디올백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최재영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대가를 바라고 디올백 등 선물을 건넨 게 아니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를 권고한 최 씨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도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종결했다. 다만 김 여사와 비슷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 씨가 3일 대법원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되면서 김 여사도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항고장이 접수돼 서울고검이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김 여사 조사는 ‘명태균 게이트’ 사건으로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를 검찰청사로 불러 사실관계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여사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명 씨에게 “너무 걱정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전 미리 보내면서 보안 유지를 부탁하자 김 여사가 “넵 충성”이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도 확보했다. 명 씨 측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폭로도 내놓은 바 있다.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도 김 여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가 “‘VIP’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고 임 전 사단장 이첩 중단을 지시한 배경에 김 여사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계속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총 4차례 통과됐으나 번번이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돼 왔다.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만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설특검부터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일반 특검과 달리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민의힘은 18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협의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고심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후임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한 대행이 야당의 2차 탄핵안 발의 시 헌법재판관 후임자를 임명하느냐’는 질문에 “통상 재판관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정부에서 임명과 관련된 청문회 개최 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한 뒤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됐을 때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았을 경우 자동으로 전임자의 임기를 연장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야 모두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관 구성을 둘러싼 줄다리기에 나선 것이다.한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지금의 혼란은 모두 한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로부터 시작됐다”며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과 최 부총리 쌍탄핵을 위해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본회의를 여는 의사일정 협의건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처리했다.뒤바뀐 입장… 與 “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후임 임명” 野 “지명 막는 법안 처리”대통령 몫 헌재 재판관 퇴임 앞 충돌與, 임명권 없다던 입장서 달라져미임명에 韓 탄핵한 野 “지금은 안돼”文-李 임기 연장 법안도 소위 처리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고심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야가 일제히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퇴임(18일) 이후를 위한 ‘플랜B’ 카드를 검토하고 나섰다. 헌법재판관 8인 체제에서 쉽사리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헌재 ‘9인 체제’ 구성도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구상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국민의힘은 3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문 재판관 및 이 재판관의 후임자 지명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두 후보자의 후임자를 보수 진영이 임명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한 뒤 곧바로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與 “대통령 몫 2명만 임명해야”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미 최상목 당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한 권한대행은 당연히 2명의 재판관 후보를 추천해서 임명해야 한다”고 가세했다.이는 지난해 12월 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원수가 아니라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 보류를 요구했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반헌법적 헌재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에 최소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 후임을 서둘러 지명하라”고 한 권한대행을 공개 압박했다.특히 여당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2명만 임명하고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마 후보자를)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한다는 건 결국 헌정 체제 수호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복 입은 좌파 활동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마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한 권한대행이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 후임을 임명할 경우 헌재 내부 지형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의 이념 성향은 진보로 분류되는 만큼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면 헌재 구도가 보수 우위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野, 대통령 권한대행 임명 막는 법안 상정민주당은 이날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상정한 뒤 법안1소위원회를 통과시켰다. 이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기존 민주당의 입장과 충돌하는 것이다.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과 마 후보자의 임기를 자동으로 개시하는 법안도 이날 법사위 법안1소위에서 처리됐다.다만 민주당은 마 후보자 임명 상황 등을 보고 법안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런 법을 추진한다면 18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안 된다는 가정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문제가 있다”며 “원내 지도부 입장에서는 그 법이 타당한지, 시점에 맞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다”고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민의힘은 18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협의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고심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후임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한 대행이 야당의 2차 탄핵안 발의 시 재판관 후임자를 임명하느냐’는 질문에 “통상 재판관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정부에서 임명과 관련된 청문회 개최 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한 뒤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됐을 때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았을 경우 자동으로 전임자의 임기를 연장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야 모두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헌법재판관 구성을 둘러싼 줄다리기에 나선 것이다.한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지금의 혼란은 모두 한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로부터 시작됐다”며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과 최 부총리 쌍탄핵을 위해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본회의를 여는 의사일정 협의건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처리했다.뒤바뀐 입장… 與 “대행이 文-李 후임 임명” 野 “지명 막는 법안 처리”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고심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야가 일제히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퇴임(18일) 이후를 위한 ‘플랜B’ 카드를 검토하고 나섰다. 헌법재판관 8인 체제에서 쉽게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헌재 ‘9인 체제’ 구성도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여야 구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국민의힘은 3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문 재판관 및 이 재판관의 후임자 지명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두 후보자의 후임자를 보수 진영이 임명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한 뒤 곧바로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與 “대통령 몫 2명만 임명해야”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미 최상목 당시 권한대행이 임명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한 권한대행은 당연히 2명의 재판관 후보를 추천해서 임명해야 한다”고 가세했다.이는 지난해 12월 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원수가 아니라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 보류를 요구했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반헌법적 헌재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에 최소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여권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문 재판관 및 이 재판관 후임을 서둘러 지명하라”고 한 권한대행을 공개 압박했다. 김 장관은 “민주당의 폭거를 막으려면 한 대행이 문·이 재판관의 후임을 빨리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여당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2명만 임명하고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마 후보자를)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한다는 건 결국 헌정 체제 수호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복 입은 좌파 활동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마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한 권한대행이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 후임을 임명할 경우 헌재 내부 지형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의 이념 성향은 진보로 분류되는 만큼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면 헌재 구도가 보수 우위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野, 대통령 권한대행 임명 막는 법안 상정민주당은 이날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상정한 뒤 법안1소위원회를 통과시켰다.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과 마 후보자의 임기를 자동으로 개시하는 법안도 이날 법사위 법안1소위에서 처리됐다.다만 민주당은 마 후보자 임명 상황 등을 보고 법안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런 법을 추진한다면 18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안 된다는 가정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문제가 있다”며 “원내 지도부 입장에서는 그 법이 타당한지, 시점에 맞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다”고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이 대표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해수호 3대 사건인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이란 정부 발표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14년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란 연구 논문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가 하면, 2023년 ‘천안함 자폭설’을 주장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해 논란이 됐다. 이날 발언을 두고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재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천안함 유족의 사과 요구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유족은 전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그동안의 만행에 대한 사과 성명을 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민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이 대표를 향해 팔을 휘두르며 항의하다가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장에서 만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모욕하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하자 “지금은 거의 없지 않나”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퇴행적인 북한 정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기념식에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의 용기 위에 세워졌다”며 “영웅을 추모하는 것은 곧 국가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 10회째를 맞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이 대표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해 수호 3대 사건인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이란 정부 발표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14년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란 연구논문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가 하면, 2023년 ‘천안함 자폭설’을 주장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해 논란이 됐다. 이날 발언을 두고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재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다만 이 대표는 천안함 유족의 사과 요구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유족은 전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그동안의 만행에 대한 사과 성명을 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민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이 대표를 향해 팔을 휘두르며 항의하다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장에서 만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욕하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하자 “지금은 거의 없지 않나”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퇴행적인 북한 정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기념식에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의 용기 위에 세워졌다”며 “영웅을 추모하는 것은 곧 국가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재난 예비비는 충분하다. 국민의힘이 사람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정쟁을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금 비상 상황이라는 것을 민주당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산불 피해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7일 본회의 등 국회 일정을 멈추고 피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끝나자 여야 지도부 역시 일제히 산불 현장을 찾아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사상 최악의 ‘괴물 산불’을 앞에 두고도 여야가 정치적 셈법에 따른 신경전을 이어가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온다.● 李 “국민의힘이 시비” vs 權 “비상 상황 모르나” 이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전날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곧장 경북 안동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간 이 대표는 이날 경북 의성, 청송, 영양 등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고 이재민을 만났다. 이 대표는 이날 신속한 피해 복구 지원을 수차례 약속했다. 그는 산불 영향으로 소실된 의성 고운사를 찾아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과 시설에 대해 예산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준비하겠다. 이런 위험한 시기에 쓰자고 다 세금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의성 점곡체육회관에서 이재민을 만난 이 대표는 “나라에서 상당 기간 먹고 입고 자는 것을 다 책임지겠다. 정부 입장에서 큰돈이 아니니까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지원 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영양 소재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문화체육센터를 방문했다가 한 남성이 휘두른 겉옷에 얼굴을 맞기도 했다. 경호원이 곧바로 이 남성을 제지하면서 부상은 입지 않았다. 이 대표는 청송군 산불대피소에선 또 다른 시민의 항의를 받고 “답답하니까 그럴 것”이라며 “(이재민들은) 정치하는 사람, 국회의원이면 당연히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왜 이렇게 화재 진압도 느리고 임시 피해 지원도 부실하냐’라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추경 편성을 통해 예비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청송 소재 이재민 대피소에서 “재난 지원 예비비가 충분해 추경을 안 해도 (지원)할 수 있다. (예비비)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을 비판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은 시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시비를 건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산불재난대응특별위원회와 함께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상황 점검을 마친 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번 산불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 모든 것을 다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산불과 관련해 필요한 논의는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추경을 통해 재난 대응에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찾았다.● ‘산불 추경’ 두고 충돌한 여야 여야는 이번 산불을 계기로 중단됐던 추경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규모와 세부 내용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제시한 자체 추경안에 국민안전예산 9000억 원이 포함된 만큼 예비비 증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예산안을 처리하며 예비비를 정부안 4조8000억 원에서 절반인 2조4000억 원으로 감액했다. 이 중 재난 대응 등에 쓰는 목적 예비비는 1조 원 줄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허영 의원은 “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이 재난 대응을 악화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근거 없는 사실 왜곡”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예비비 4조8000억 원은 코로나 상황에 편성된 것보다도 훨씬 과도한 금액”이라고 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 등 18조 원 규모 내수경제 회복 예산도 추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계엄과 항공기 참사, 산불로 얼어붙은 내수경제 회복도 절실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바우처 등 소비 진작 4대 패키지의 적극 검토를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비비 삭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삭감한 2조4000억 원 중 2조 원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고소득자, 저소득자를 가리지 않고 돈을 뿌리자는 소비쿠폰과 지역화폐 추경에는 목을 매는 민주당이 정작 예기치 못한 화마로 생명과 재산을 잃은 국민과 공무원을 위한 재난 예비비 추경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의성=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재난 예비비는 충분하다. 국민의힘이 사람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정쟁을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지금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민주당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산불 피해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7일 본회의 등 국회 일정을 멈추고 피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끝나자 여야 지도부 역시 일제히 산불 현장을 찾아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또 다시 충돌했다. 사상 최악의 ‘괴물 산불’ 앞에 두고도 여야가 정치적 셈법에 따른 신경전을 이어가는데 대한 비판이 나온다.● 李 “국민의힘이 시비” vs 權 “비상상황 모르나”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전날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곧장 경북 안동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간 이 대표는 이날 경북 의성, 청송, 영양 등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고 이재민을 만났다.이 대표는 이날 신속한 피해 복구 지원을 수차례 약속했다. 그는 산불 영향으로 소실된 의성 고운사를 찾아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과 시설에 대해 예산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준비하겠다. 이런 위험한 시기에 쓰자고 다 세금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의성 점곡체육회관에서 이재민을 만난 이 대표는 “나라에서 상당 기간 먹고 입고 자는 것을 다 책임지겠다. 정부 입장에서 큰 돈이 아니니까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지원 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이 대표는 이날 영양 소재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문화체육센터를 방문했다가 한 남성이 휘두른 겉옷에 얼굴을 맞기도 했다. 경호원이 곧바로 이 남성을 제지하면서 부상은 입지 않았다. 이 대표는 청송군 산불대피소에선 또 다른 시민의 항의를 받고 “답답하니까 그럴 것”이라며 “(이재민들은) 정치하는 사람, 국회의원이면 당연히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왜 이렇게 화재 진압도 느리고 임시 피해 지원도 부실하냐’라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다만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예비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청송 소재 이재민 대피소에서 “재난 지원 예비비가 충분해 추경을 안 해도 충분히 (지원) 할 수 있다. (예비비)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을 비판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은 시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시비를 건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산불재난대응특별위원회와 함께 정부 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상황 점검을 마친 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번 산불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 모든 것을 다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산불과 관련해 필요한 논의는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추경을 통해 재난 대응에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경북 안동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찾았다.● ‘산불 추경’ 두고 충돌한 여야여야는 이번 산불을 계기로 중단됐던 추경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규모와 세부 내용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제시한 자체 추경안에 국민안전예산 9000억 원이 포함된 만큼 예비비 증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예산안을 처리하며 예비비를 정부안 4조8000억 원에서 절반인 2조4000억 원으로 감액했다. 이중 재난 대응 등에 쓰는 목적 예비비는 1조 원 줄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허영 의원은 “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이 재난 대응을 악화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근거 없는 사실 왜곡”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예비비 4조8000억 원은 코로나 상황에 편성된 것보다도 훨씬 과도한 금액”이라고 했다.특히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역점사업으로 꼽히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 등 18조 원 규모 내수경제 회복 예산도 추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계엄과 항공기 참사 산불로 얼어붙은 내수경제 회복도 절실하다. 민생회복소비쿠폰, 바우처 등 소비 진작 4대 패키지의 적극 검토를 촉구한다”고 했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비비 삭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삭감한 2조4000억 원 중 2조 원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고소득자, 저소득자를 가리지 않고 돈을 뿌리자는 소비 쿠폰과 지역화폐 추경에는 목을 매는 민주당이 정작 예기치 못한 화마로 생명과 재산을 잃은 국민과 공무원을 위한 재난 예비비 추경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의성=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대형 산불로 소실된 경북 의성 고운사를 찾아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과 시설에 대해 예산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준비하겠다”고 했다.전날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곧바로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산불 현장을 찾아간 이 대표는 이날도 고운사 등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앞서 25일 고운사는 산불 영향으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인 가운루와 연수전이 전소됐다. 이 대표는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 등과 함께 불탄 사찰 경내를 둘러보며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라며 위로했다.이 대표는 고운사 방문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천년 고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같다”며 “다른 인근 지역의 지금 전통 사찰도 위험 상태라고 하고 봉정암도 상당히 위험하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는데 어쨌든 화재 피해 축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될 것 같다. 이런 위험한 시기에 쓰자고 다 세금 내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등운 스님은 이 대표에게 “고운사 뿐 아니라 이 지역 시골 사람들이 더 고통받는데 그분들 먼저 챙겨주시면서 지역 예산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이후 이 대표는 이재민이 모여 있는 경북 의성 점곡체육회관을 찾았다. 한 이재민이 “집도 없고 재산도 다 탔다. 하루 저녁에 다 잃어서 오갈 데가 없다”고 호소하자 이 대표는 “나라에서 일정 기간 다 책임진다. 정부 입장에서 큰 돈 아니니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경북 청송, 영양에 있는 산불 대피소를 추가로 방문할 계획이다.의성=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6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며 24시간 광화문 철야 농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를 향해 “이유 없이 (선고를) 미루는 것은 헌정 질서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헌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선고를 계속 미루고 있다”며 “헌재 판결이 다음 달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무엇이 그리 어렵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나라의 지휘탑이 무너져서 혼란과 혼돈 그 자체”라며 “이것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해야 될 헌재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없이 계속 미룬다는 것은 그 자체가 헌정 질서에 대한 위협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불의”라며 “헌재는 역사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재판관 8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8명의 판단이 역사에 기록돼 후세에 길이 전해질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24일부터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당 공식 회의를 열고 있는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24시간 체제로 가동하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회의 후 “당의 총력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늘(26일)까지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천막당사를 24시간 체제로 가동하고 광화문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건 탄핵 선고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이번 주 안에도 선고기일 지정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간의 의혹대로 (윤 대통령) 복권, 복위를 시키자라고 주장하는 헌재재판관들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의심이 현실화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청구인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기일 신속 지정 촉구 결의안’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다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될 예정이었던 27일 국회 본회의는 연기됐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검찰과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썼던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 개선에 썼다면 얼마나 좋았겠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6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당연한 일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돼 참으로 황당하다”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향해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면서 일극체제를 공고히 한 이 대표는 곧바로 산불이 발생한 자신의 고향 경북 안동시를 찾는 등 대선 행보를 재개했다.● 李 또다시 법원서 구사일생… 당 일극체제 강화 이날 재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는 민주당 의원 60여 명이 집결했다. 이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법원 앞에 모여든 이들은 1시간 반가량의 선고문 낭독이 끝나자 두 줄로 도열해 법원을 나서는 이 대표를 배웅했다. 이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의원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입장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하며 자동차로 향하던 이 대표는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모여드는 의원들을 보고 다시 돌아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당 관계자는 “당분간은 이 대표를 옥죌 사법 리스크가 없는 만큼 ‘이재명 일극체제’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아킬레스건으로 꼽혀 온 사법 리스크의 중대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0년 10월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이 파기환송되면서 구사일생한 데 이어 이날 판결로 다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와 재판부를 향해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경쟁적으로 환영 입장을 냈다. 친명(친이재명)계 정청래 의원은 “신은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다”고 했고, 김승원 의원은 “다시 살아 돌아온 이 대표님”이라고 했다. 안호영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이재명 죽이기’라는 집요한 정치탄압 작전이 법 앞에 무너졌다”고 했다. 비명계 고민정 의원도 “표적 수사와 정적 죽이기가 진실을 덮을 수 없다”고 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항소심에서 1심 유죄 판결이 모두 뒤집힌 만큼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형 선고 상황을 가정한 비명계의 ‘후보 교체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李 트럼프 측근 면담 이어 산불 현장 방문 이 대표는 이날 법원의 판결 직후 자신의 고향인 안동시를 찾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를 만난 한 여성 이재민은 “빨리 오셔야지 왜 이제야 왔나”라며 “지금 집이 다 탔다. 진짜 돌아갈 데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재민은 주거지원 등을 당부하며 “회장님(이 대표)은 다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너무 뻔뻔한 것 같아 미안하다”는 이재민에게 “평생 세금 내셨지 않나. 당당하게 요구해도 된다.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적 고난은 한 차례 넘겼지만, 산불 피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떠올리니 걱정이 앞선다”고 적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줄탄핵은 강경 노선의 당에 맡기고, 이 대표는 경제,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투 트랙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제 사법 리스크의 굴레를 벗은 만큼 중도 외연 확장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 산불 피해를 입고 있는 경북 안동을 찾았다.이 대표는 이날 이재민 대피소가 차려진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을 찾아 이재민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대표는 현장을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민들에 대한 지금 상태의 지원도 중요하겠고, 이분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생계 터전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주거 지원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워낙 규모가 큰 재난이라 지금 전국적으로 충분히 물량이 있을지도 걱정이 되는데, 지금부터라도 챙겨 보겠다”고 했다. 안동시는 이 대표의 고향이다.이날 이 대표를 만난 이재민들은 “머물 곳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집이 다 타버렸는데 이제 오면 어떻게 하느냐. 불을 꺼 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빨리 와야 됐는데”라며 “빨리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김병주 최고위원, 문대림 한병도 의원 등이 함께했다.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 대표가 선고 직후 안동을 찾은 이유에 대해 “선고와 관계없이 (이 대표는) 계속해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선고가 나자마자 바로 법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당장이라도 (이재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 지원금이나 조립식 모듈형 (주택)도 가능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27일에도 산불 피해 지역에 머물며 고운사 등 피해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했다.안동=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6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며 24시간 광화문 철야 농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를 향해 “이유 없이 (선고를) 미루는 것은 헌정 질서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헌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선고를 계속 미루고 있다”며 “헌재 판결이 다음 달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무엇이 그리 어렵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나라의 지휘탑이 무너져서 혼란과 혼돈 그 자체”라며 “이것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해야 될 헌재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없이 계속 미룬다는 것은 그 자체가 헌정 질서에 대한 위협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불의”라며 “헌재는 역사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재판관 8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8명의 판단이 역사에 기록돼 후세에 길이 전해질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24일부터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당 공식 회의를 열고 있는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24시간 체제로 가동하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회의 후 “당의 총력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늘(26일)까지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천막당사를 24시간 체제로 가동하고 광화문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역 의원들이 매일 진행 중인 헌재 앞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민주당이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건 탄핵 선고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이번 주 안에도 선고기일 지정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간의 의혹대로 (윤 대통령) 복권, 복위를 시키자라고 주장하는 헌재재판관들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의심이 현실화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청구인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기일 신속 지정 촉구 결의안’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다만 27일 국회 본회의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려던 계획은 시기를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 다소 여유가 생겼다”며 “국민의힘이 산불로 본회의 연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본회의 개최 시기를) 추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