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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명절이면 아이들이 찾아오길 기다려도 보고… 옆에 기대 앉아 쉬게 해줄 수 있는 넉넉하진 않아도 떳떳한 남편, 아빠가 되고 싶어요." 올해 2월 출소한 김모 씨(42)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10년 뒤 자신의 모습과 다짐을 담은 편지를 이렇게 적었다. 두 자녀를 위해 더 이상 죄를 짓고 살지 않겠다는 의지와 가족 사랑이 묻어났다. 최근 출소한 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트럭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김모 씨(55)도 "10년 뒤에는 (내 소유의) 대형 트럭을 운전하고 있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현재 트럭을 사기 위해 매달 적금을 붓고 있다. 이처럼 출소자들의 10년 뒤 모습을 담은 '10년의 약속' 편지가 타임캡슐에 보관됐다.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공단은 출소자들의 자립을 돕고 재범을 낮추기 위해 29일 '2014 허그 후원의 날' 행사를 열고 타임캡슐 봉입식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출소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16개 기업의 홍보 부스도 마련 됐다. 법무부는 1기업 1출소자 고용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충호 한국법무보호공단 이사장은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출소자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변함없는 동행자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경기도교육청과 사업 계약을 맺은 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비서실장(사무관)인 정모 씨(45)를 21일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의 정 씨 사무실과 자택, 교육용 소프트웨어 납품업체 W사, 태양광시설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정 씨는 경기도교육청에서 근무하던 2012년부터 W사 등으로부터 납품에 편의를 봐준 대가로 4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기도교육청 야구단에서 인연을 맺은 현모 씨로부터 W사 윤모 대표를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사는 2000년대부터 경기도지역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등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구축, 홈페이지 관리, 교육 관련 소프트웨어 제공 등에 관련한 계약들을 맺어 왔다. 검찰은 정 씨와 윤 씨, 현 씨를 상대로 이번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이 더 있는지, 정 씨가 받은 것으로 보이는 돈이 윗선으로 전달된 건 아닌지 추궁하고 있다. A고등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던 정 씨는 2011년 1월 경기도교육청 지방교육행정사무관 감사담당관으로 승진해 교육청으로 영전했다. 올해 6월 이 교육감이 당선된 뒤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됐고 7월 1일 교육감 취임 직전 교육감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부가 전세임대차 보호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기준이 되는 전·월세 전환율 상한도 현행보다 낮추는 등 현재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어 가는 주택시장의 추세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법무부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연구용역을 대학 및 민간 연구기관 등에 위탁해 이런 내용의 주택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법무부가 검토 중인 개정안 내용에는 현행 2년간 보호되는 전·월세 세입자의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현행 10% 수준인 전·월세 전환율 상한선을 내리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무부는 “주택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것은 맞지만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전세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면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대폭 올리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통신제한조치(감청) 영장 집행에 불응하겠다”고 선언해 파문을 일으켰던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법질서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과거의 대화 내용을 수집해 제공하는 현행 방식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감청 영장 집행방식을 두고 논란이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참고인석에 앉자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등을 중심으로 “‘감청 영장 거부가 실정법에 어긋나더라도 책임지겠다’는 발언이 국내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의 대표로서 할 얘기냐”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사과한다”면서도 “송수신이 완료된 과거의 대화 내용을 제공해 온 현행 감청 영장 집행방식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래에 일어날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겠다는 감청 영장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 위법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감청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법률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기 위해선) 카카오톡 서버에 실시간 감청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와 같은 방식으로 협조할 의향이나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앞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나 유괴범 등 시급한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감청설비 설치를 요청해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감청설비 부착에 불응하면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서버를 통째로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대상으로 감청 영장을 집행해 온 방식이 적법했는지를 두고는 야당 의원들과 검찰이 법리 공방을 벌였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등은 “감청 영장으로 과거의 대화 내용을 제공받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은 “감청 영장의 집행을 다음카카오 등 업체에 위탁한 시점에는 해당 대화 내용이 아직 송수신되지 않은 미래의 자료였기 때문에 해당 증거 수집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다만 김 지검장은 “앞으로 감청 영장을 청구할 땐 차장검사가 아닌 검사장이 직접 결재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감청 영장으로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적법성 논란이 계속될 경우 향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재판에서도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놓고 법리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 등은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실시간 인터넷 모니터링’ 계획 등을 발표해 ‘사이버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지검장은 “부적절한 표현으로 오해를 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변종국 bjk@donga.com·조건희 기자}

다음카카오의 감청 영장 불응 방침에 대해 ‘위법 논란’이 뜨겁다.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국내 사용자가 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사이버 망명 행렬도 여전하다. 결론적으로 사정기관은 법적 절차를 거쳐 빠르게 영장을 집행하면 여전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 서비스 역시 ‘수사 무풍지대’는 아니다. 쟁점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Q. 수사기관이 언제든지 카카오톡을 들여다볼 수 있나. A. 아니다. 수사기관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수사에 관련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있다. 영장을 통해 받은 대화 내용도 법으로 엄격히 보호된다.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대화 내용을 감청하면 해킹과 마찬가지인 불법 행위가 된다. 영장을 받아 확보한 내용을 수사와 관련 없는 제3자와 공유할 경우에도 처벌을 받는다. Q. 감청 영장으로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봤나. A. 그렇지 않다. 감청이라는 용어가 불러온 오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제한조치’로 불리는 감청은 ‘앞으로 발생할 대화’를 실시간으로 듣거나 보는 것인데, 카카오톡에는 실시간 열람 시스템 자체가 없어 불가능하다. 그동안은 감청 영장을 신청해도 신청한 날로부터 2, 3일 뒤의 기록을 받아왔다. 법원 내부에선 “감청 영장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 “요건이 더 엄격한 감청 영장으로 압수수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 있다. Q. 다음카카오가 13일 밝힌 대로 감청 영장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나. A. 그렇지 않다. 감청 영장 대신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집행하면 카카오톡에서 거부할 근거가 없다. 과거와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카카오톡이 대화 저장 기간을 2, 3일로 줄이면서 검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서 압수수색 영장을 더 자주 발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Q. 대화 내용 저장 기간을 2, 3일로 줄이는데, 왜 굳이 저장하나. A. 아예 저장하지 않으면 휴대전화가 꺼져 있거나 해외여행 시 데이터 서비스를 차단시켜 놓는 경우 메시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불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Q. 다음카카오가 발표한 ‘암호화 기술’이나 ‘프라이버시 모드’가 적용되면 2, 3일 이내 자료 요청이 와도 제공이 불가능한가. A. 그렇지 않다. 수사기관이 ‘암호키’(암호를 푸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받으면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정당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암호키를 함께 주거나 암호를 풀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화 자체는 검찰 수사보다는 불법적인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이다. 암호키가 사용자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프라이버시 모드’가 적용돼도 범죄 수사에 국한해 사용자 스마트폰을 압수해 볼 수 있다. Q. 게임, 모바일 상품권, 뱅크월렛 카카오 등 카카오톡과 연계된 서비스 이용 정보는 어떻게 관리되나. A. 서비스별로 관계 법령에서 정한 일정 기간 동안 보관한 후 파기된다. 예를 들어 ‘선물하기’의 경우 거래 명세는 관련법에 따라 5년간 보관된다. 단,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발송된 선물 ‘메시지’는 다른 대화 내용과 마찬가지이므로 2, 3일만 보관되며 이후 삭제된다. 그 외 뱅크월렛 카카오나 카카오페이의 금융거래 명세는 다음카카오가 보관하지 않는다. Q. 텔레그램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를 쓰면 압수수색이 불가능한가. A. 그렇지 않다. 경찰은 “외국에 서버를 둔 메신저도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수사한 적이 있다”며 “메신저별로 확보 가능한 자료는 다르겠지만 수사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업 역시 이 점을 밝히고 있다. 구글은 “해외 수사기관이 상호사법공조조약(MLAT)에 의거한 정보 제공 요청을 하게 되면 미국 수사당국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외국의 법적 요청이 수반되고, 해당 지역의 법에 의해 필요성이 인정되며,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텔레그램은 수사당국 요청에 대한 입장을 알리지 않고 있다. Q. 검찰의 지난달 18일 ‘사이버 모니터링 방침’이 카카오톡 검열을 얘기하나. A. 아니다. 검찰이 언급한 것은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게시글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뜻이다. 검찰은 악의적인 허위사실이 유포돼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를 추린 뒤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해 수사에 착수한다. 관련법에도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글은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Q. 네이버 ‘라인’은 카카오톡과 어떻게 다른가. A. 네이버는 국내 기업이지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 주식회사’는 일본에 본사와 서버를 두고 있는 일본 기업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수색영장이 효력을 미치지 못한다. 단, 사용자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면 라인 대화 내용도 볼 수 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재형·변종국 기자}

고속도로의 터널이 무너지지 않도록 암반에 설치하는 ‘록볼트(Rock bolt)’ 철근을 설계량의 3분의 1 정도만 시공하고 공사비를 빼돌린 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문홍성)는 한국도로공사의 발주를 받아 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하면서 록볼트 등 주요 자재를 설계보다 적게 쓰고 공사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G토건 현장소장 양모 씨(47)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D건설 현장소장 고모 씨(43)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시공업체인 S사 이모 대리(36) 등은 도로공사의 점검과 검찰 수사에 대비해 록볼트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했다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요청으로 터널공사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도로공사에 의뢰해 2010년 이후 착공한 고속도로 터널 121곳을 전수조사해 78곳에서 록볼트를 설계보다 적게 쓴 사실을 확인해 미시공 비율이 높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터널 15곳을 집중 수사했다. 록볼트가 설계에 비해 가장 적게 시공된 곳은 주문진∼속초고속도로 5공구 터널 2곳이었다. 현장소장 양 씨는 2009년 10월∼2011년 1월 록볼트 설계수량 1만8350개 중 1만2420개를 시공하지 않고 비용을 과다 청구해 8억3681만 원을 빼돌렸다. D건설 등 7개 업체 관계자들도 동홍천∼양양고속도로 등 터널 13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약 5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부실시공의 뒷면에는 현장감독의 부실 등 업계 관행이 자리 잡고 있었다. 피의자들은 도로공사 직원이나 검측감리원이 터널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의 실제 사용량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거래명세표 등으로만 확인한다는 허점을 악용해 공사비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양 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인근 주민의 민원 등을 해결하면서 적자가 발생하면 회사의 문책을 받을 것을 우려해 록볼트를 적게 사용하고 빼돌린 공사비로 이를 메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직접 수사한 터널 15곳을 포함해 전국의 터널 78곳에서 과다 청구된 록볼트 등 주요 자재비용 187억 원을 전액 환수할 방침이다. 또 도로공사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고, 시설관리공단에 터널 안전 정밀진단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변종국 bjk@donga.com·조건희 기자}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가 보험회사에 판매한 개인정보에는 당초 알려진 ‘경품 행사에 참여한 고객’뿐만 아니라 자사(自社) 회원 가입 고객정보 수십만 건도 포함돼 있다는 단서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검찰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고객정보를 직접 선별한 뒤 이를 사들인 보험회사가 L생명보험과 S생명보험 외에 또 다른 L생명 등 3, 4곳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2부장)은 홈플러스가 이승한 당시 홈플러스 회장과 도성환 사장 명의로 L생명보험 대표 등과 개인정보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홈플러스 회원 개인정보도 보험회사에 판매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개인정보도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웹하드에 회원정보를 등록하면 보험회사들은 △보험 계약을 이미 체결한 사람 △악성 전화응대나 보험사기 위험요소 등을 가진 자사 ‘블랙리스트’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DNC(Do Not Call)’ 고객을 걸러낸 뒤 보험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별해 홈플러스에 다시 건넸다. 이후 홈플러스는 회원들에게 ‘좋은 보험 상품을 안내한다’는 취지로 형식적인 텔레마케팅을 한 뒤 건당 2000∼4000원에 개인정보를 넘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L, S생명 등의 개인정보 거래 방식과 판매금액 및 수익을 확정한 뒤 이달 안으로 불법적으로 개인정보 판매를 주도한 관련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장관석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최측근으로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한 ‘금고지기’로 지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가 체포 33일 만인 7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송환됐다. 검찰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김 씨의 신병을 인도받은 즉시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4월 16일) 전인 올해 3월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씨는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뒤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4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의 한 아파트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검거됐다. 검찰은 수사 착수 보름 만인 4월 25일 김 씨에게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어 5개월여 동안 미국 체류자격 취소 요청, 범죄인 인도청구, 인터폴 수배 등의 절차를 차례로 밟으며 국내 송환에 공을 들였다. 김 씨가 막대한 규모로 추정되는 유 전 회장의 실제 소유 재산의 실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 씨는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에서 유 전 회장의 장·차남에 이은 3대 주주이며, 또 다른 핵심 2개 계열사의 대주주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일단 김 씨의 6, 7가지 이상의 혐의(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를 확인했다. 국세청도 탈세 혐의로 김 씨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세청은 지난달 중순경 한국제약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여 김 씨가 ‘스쿠알렌’을 판매하면서 매출신고를 누락해 15억여 원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특히 김 씨가 △재산상 가치가 없는 유 전 회장의 사진들을 고가에 사들인 혐의(1억여 원) △한국제약의 자금이나 영업권 등 권리를 무단으로 빼돌린 혐의(15억여 원) △본인 소유의 서울 역삼동 건물과 강원 횡성의 버려진 땅을 회사가 고가 매입하거나 임차하게 한 혐의(30억여 원+α) 등 100억 원 가까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찾아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자금 약 200억 원을 빼돌려 김 씨 본인과 언니, 지인 명의로 부동산을 사두거나 주식과 보험에 투자한 정황도 파악해 총 300여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 보상과 구조비용 확보를 위해 김 씨의 범죄수익 관련 재산도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과 같은 방법으로 추징보전 절차에 들어간다. 또 김 씨 재산의 실소유주가 유 전 회장인지를 입증하고, 김 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이 숨겨둔 국내외 차명 재산의 소재와 규모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가수 조덕배 씨(55·사진)를 25일 구속 수감했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8월경 지인 A 씨로부터 필로폰 0.21g과 대마초 2g을 각각 3회, 1회 제공받은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법무부는 수형자(구금돼 형 집행을 받는 사람) 내면의 인성 변화를 꾀하기 위해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와 협약을 맺고 서울구치소와 청주여자교도소 등 8개 교정기관에서 바둑교실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서울 구치소에서 열린 협약에서는 윤경식 법무부 교정본부장과 수형자 대표가 직접 대국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5월 시작된 인천구치소의 바둑 교실이 수형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바둑 교실을 확대 운영하도록 했다. 수형자 바둑교실은 나종훈 7단 등 프로와 아마추어 바둑 기사들이 직접 교정기관을 찾아 주 1회 2시간 씩 바둑의 정석과 포석, 기초행마 등을 가르친다. 윤 본부장은 "흔히 인생에 비유되는 바둑을 통해 겸손과 절제, 인내심을 길러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임명 3개월 만에 전격 사퇴한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청와대가 낸 서면자료에 따르면 송 전 수석은 6월 10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이 보낸 자기검증질문서에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거나 받은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 항목에 “아니요”라고 거짓 답변했다. 결국 청와대는 송 전 수석의 말만 믿고 검증작업을 게을리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다만 청와대는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 외에 추가로 확인된 비리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공식 해명을 내놓은 것은 송 전 수석이 사퇴(20일)한 지 사흘 만이다. 사퇴 사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송 전 수석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직에서 물러나 수사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유무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유를 밝혀 사표를 수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송 전 수석은 6월 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 경찰관은 조사 당일 전산 입력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6월 10일자로 송 전 수석에 대해 범죄 및 수사경력을 조회했지만 전산상 조사 사실이 조회되지 않아 ‘해당사항 없음’으로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송 전 수석에 대한 경찰 조사 사실은 이번 달 16일부터 전산조회가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송 전 수석이 서울교대 총장으로 재직(2007∼2011년)할 당시 교육부의 인가 없이 ‘1+3 국제특별전형’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23일 기록 검토에 착수하고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송규종)에 사건을 배당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 외에 서울교대와 ‘1+3 국제특별전형’을 운영하는 데 개입한 유학원 간 뒷거래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 조사에서는 서울교대와 유학원 사이에 입학금과 수업료 명목으로 33억 원이 오간 사실만 파악됐지만, 업계에서는 “유학원이 이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 한 명당 일정 금액을 대학 또는 대학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는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됐다.강경석 coolup@donga.com·변종국 기자}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의 민관 유착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철도시설공단의 전직 고위 간부가 뇌물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철도시설공단 재직 시절 삼표이앤씨 등 철도부품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오병수 전 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61)을 21일 체포해 조사한 뒤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부이사장은 관련 업체들이 철도시설공단과 수의계약 등을 맺고 공단이 발주한 철도 공사에 부품을 납품하게 해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다. 그는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58·사망)이 이사장에 임명된 직후인 2011년 10월 건설본부장에서 부이사장으로 승진해 2년여간 재직한 뒤 지난해 말 퇴직했다. 오 전 부이사장의 뇌물수수 혐의가 포착되면서 올해 5월 검찰이 철피아 수사에 나선 이후 철도시설공단의 최고위급 임원 상당수가 관련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철피아 수사를 다음 주에 마무리할 방침이다.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 의혹 당사자인 정윤회 씨(59)가 검찰 조사에서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고 있었다’고 암시하는 기사를 쓴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 씨는 지난달 중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에서 가토 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의 참고인(피해자)으로 조사를 받았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로 피해 당사자의 의사가 중요한 범죄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선 “박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지 굳이 기자를 처벌하길 원하는 건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가 막판에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외국 기자를 국내법으로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어서 진상이 확인되고 적절한 수위의 유감 표명이 있다면 일본과의 외교관계 등을 고려한 조치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반면 “남의 나라 국가수반을 겨냥한 저질 추측기사에 대해 이번에 엄격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다. 검찰은 일단 윤두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산케이가)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것을 기사로 썼으며 엄정하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포함한 두 피해자 모두 가토 지국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특히 정 씨는 “서울 강남의 자택에 머물다 (이동 시간을 포함해) 4시간여 동안 강북 모처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한학자를 만났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한학자의 진술과 통신기록에서 나타난 정 씨의 동선을 파악해 정 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한 만큼 가토 지국장을 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은 또 19일에는 산케이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사이트 ‘뉴스프로’ 관계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기사 번역자 민모 씨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 논란과 맞물린 국민적 관심 사안인 만큼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각종 경품 행사에 응모할 때 고객이 개인정보 이용란에 ‘동의’한다고 서명하면 해당 업체가 정보를 다른 업체에 팔아넘기는 장사를 해도 문제가 없을까?’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은 이런 ‘정보 장사’를 동의하는 범위를 벗어난 불법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과 이승한 전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개입돼 있는 정황도 포착하고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활용 동의’ 서명했으면 끝?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15조)고 명시돼 있다. 문제가 된 홈플러스 경품 행사는 응모카드에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휴대전화 연락처, 자녀 수를 기재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취급 위탁 및 이용’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이라는 제목 아래 작고 빽빽하게 적인 글 내용에 ‘동의’한다는 표기를 해야 응모 자격이 주어진다. ‘기재, 동의 사항 일부 미기재, 미동의, 서명누락 시 경품 추첨에서 제외된다’는 문구가 붉은 글씨로 크게 적혀 있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내용을 보면 ‘생명·손해보험상품 등의 안내를 위한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측은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는 데 고객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도 이 논리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고지 사항을 알리고 적법한 동의를 얻었다면 어떤 식으로 활용하든 합법’이라는 얘기다.○ 검찰, “문구 내용, 글씨 크기 등 종합 판단해야” 그러나 검찰은 동의를 구하는 문구 내용과 형식 등을 종합해 위법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홈플러스의 경우 ‘다른 업체에 돈을 받고 정보를 제공한다’는 문구 자체가 없고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는 문구만으로는 고객들이 자신의 정보가 홈플러스의 수익 사업에 이용된다는 점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개인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설명하는 글씨를 의도적으로 작게 했거나 온라인 응모권의 경우 미리 ‘동의함’ 난에 체크를 해 놓은 상태로 화면을 띄워 놓는 등의 ‘꼼수’가 있었는지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홈플러스 경품 행사에 응모한 윤모 씨(58)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문구) 글씨가 너무 작은 데다 구렁이 담 넘듯 대충 알려주는 것 자체가 사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홈플러스 관계자들 사이에 “연매출 40억 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응모권 모집 실적에 따라 점포마다 건당 50원씩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조직적인 정보 장사가 벌어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전우현 교수는 “고객들이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했다면 일단 법적으로 문제는 없겠지만 적시된 ‘활용 목적’의 해석에 따라 법리 다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검찰이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의 도성환 사장과 이승한 전 회장이 경품행사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데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두 사람을 포함한 임원진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전날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홈플러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할 때 도 사장의 집무실을 포함한 최고경영진의 사무실이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도 사장과 이 전 회장의 구체적인 보고 및 지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최근 4, 5년간 경품행사에 응모하는 조건으로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가족 수 등 구체적인 정보를 모았고, 이 정보를 건당 1000∼2000원대의 가격으로 보험사에 팔아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특히 검찰은 벌어들인 돈을 회사 수익으로 처리하면서 최고경영진에게까지 ‘개인정보 장사’가 보고 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고급 외제 승용차를 내놓은 경품행사 추첨 결과를 조작해 차량을 가로챈 범행은 일부 중간간부급 직원들의 비리지만,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는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죄로 판단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며 정밀한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고객들이 경품행사 카드에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표시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경품행사 카드에 동의 표시를 한 것은 제휴 보험사의 마케팅에 활용해도 좋다는 의미이지, 자기 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홈플러스에 수십억 원대의 수익을 안겨줘도 된다는 뜻은 아닌 만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식물국회’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지게 됐다. 새누리당은 17일 국회법정상화TF(태스크포스)를 열고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내기로 했다. 권한쟁의 심판이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간에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 헌재에 결정을 청구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이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는 헌법 49조를 위반해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국회는 본회의 중심주의이고 의원 각자가 법안을 심의 표결할 권한이 있다”며 “이런 권한을 행사 못한 채 임기가 지나면 폐기되든지, 행사하더라도 아주 지연된다면 권한 침해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국회선진화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주 의장은 “토론과 조정 절차는 충분히 보장하되 일정 시기가 되면 반드시 표결로써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 개정 역시 국회선진화법의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할 경우 처리하기가 어렵다. 또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에 해당하는 국회법 제85조의 2, 제86조, 제106조의 2 등 조항에 대해 18일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장택동 will71@donga.com·변종국 기자}
국가대혁신 차원에서 출범한 국무총리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달 공공기관의 계약 관련 비리, 국가보조금 또는 지원금 비리를 핵심 척결 대상으로 지목한 이후 검찰이 본격적으로 공공부문 비리 수사에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17일 김일수 테라텔레콤 대표(66)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자택과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07, 2008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낸 김 대표가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16일 대보그룹을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대보그룹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과 한국도로공사 간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도로공사 지역본부장 출신인 A 씨는 퇴직 1개월 만에 대보정보통신 부사장으로, 도로공사 부사장이었던 B 씨도 이 회사 고문으로 취업하는 등 ‘교피아(교통+마피아) 낙하산’ 인사들이 속속 들어갔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장학재단에 대보 측이 해마다 수천만 원씩 기부해 왔고,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66)은 교피아 쪽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한전KDN 납품업체들로부터 압수해온 회계장부 분석을 통해 한전KDN 쪽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뒷돈이 회사 경영진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추적하고 있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검찰이 공공부문의 민관 유착 비리를 겨냥한 동시다발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한국도로공사에 납품하는 대보그룹 계열사의 횡령 및 금품로비 정황, 한국전력공사의 납품비리 흔적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1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대보그룹과 그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을 압수수색했다. 대보그룹은 서원밸리골프클럽과 대보건설을 비롯해 고속도로 휴게소 15곳, 주유소 13곳을 운영하는 대보유통 등 10여 개 계열사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었다. 검찰의 핵심 수사대상은 2002년 공기업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인수한 대보정보통신이다. 이 회사는 도로공사의 발주를 받아 통행료징수시스템 등 고속도로 정보통신시설을 통합한 뒤 유지 및 관리해 왔다. 검찰은 이 회사 자금이 빼돌려진 단서를 잡았으며, 납품 과정에서 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 등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16일 K사 등 한전 납품업체들과 한전 및 자회사인 한전KDN 전현직 간부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납품업체들로부터 전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준 대가로 한전KDN 간부들이 거액을 받은 혐의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납품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간부가 3, 4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한전 또는 한전KDN과 장기간 거래해 온 납품업체들이 건넨 금품이 경영진에 상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특히 전력 장비를 한전KDN에 납품해 온 K사 등에서 뭉칫돈이 자주 빠져나간 흔적이 포착됐고, 한전 간부 A 씨는 납품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자신의 아내 계좌로 받은 정황이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최우열 dnsp@donga.com·조건희·변종국 기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동양그룹 이혜경 부회장(62·여)이 보유한 고가의 미술 작품을 미리 빼돌려 대신 팔아준 혐의(강제집행면탈 및 횡령)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61·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1일 밝혔다. 홍 대표는 이 부회장으로부터 자신이 보유한 국내외 유명 화가 작품들을 대신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사기관이 강제 집행하기 직전에 미술품을 판 혐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홍 대표가 미술품 2점의 판매 대금 15억여 원을 챙긴 정황도 포착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간첩 피고인을 1시간만 만나면 설득이 끝나는데, 검찰은 8개월 동안 수사해 얻은 50가지 증거를 내놔도 판사 설득이 안 된다.” 간첩 혐의로 기소됐던 중국 국적 유우성(류자강·34) 씨에 이어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 간첩 혐의를 받아온 홍모 씨(41)까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10일 검찰 내에선 이런 자조 섞인 말이 나왔다. 유 씨 사건과 관련한 증거 조작 논란이 한창이던 3월 27일 민변은 구속 상태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실에서 조사 중이던 홍 씨를 접견했다. 이틀 전 재판부에 반성문까지 제출했던 홍 씨는 민변 변호사를 만난 직후부터 모든 진술을 번복했다. 5개월여 뒤인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는 홍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해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항소심 준비에 나서면서 유 씨 사건에 이은 검찰과 민변의 ‘2차 대전’이 벌어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은 증거가 조작됐다는 유 씨 사건과 미란다 원칙을 충분히 지키지 않았다며 재판부가 검찰 측 증거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은 홍 씨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1심 판결에 가장 크게 반박하는 부분은 ‘절차 미비’를 들어 홍 씨가 간첩이라고 볼 수 있는 50여 개의 객관적 물증을 판단조차 하지 않고 제쳐 놓았다는 점이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증거 중엔 홍 씨가 갖고 있던 남한 내 비전향 장기수의 딸 결혼식 사진이 있었다. “비전향 장기수 측을 접촉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령과 함께 사진을 받았다는 홍 씨의 초기 진술에 따라 압수수색을 벌여 확보한 것이다. 또 홍 씨에게서 “북한 간부와 연계(지시를 받아 활동)하라”는 지령을 받은 탈북자 이모 씨의 증언과 관련 문자메시지도 물증으로 제출했다. 홍 씨의 부탁으로 야시경, 쌍안경, 이동식저장장치(USB 메모리) 등을 가지고 홍 씨를 만나러 갔던 탈북 브로커 유모 씨에게서도 쌍안경과 USB 메모리를 압수했다. 이들 물품은 북한 접경지대에서는 일반인이 소지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특히 1심 재판부는 검찰이 홍 씨에 대한 2차 피의자 조사 때부터 영상녹화를 하지 않은 점도 피의자 신문조서 자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역시 객관적인 증거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진술한 조서의 진정성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 증명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돼 있다는 것이다.:: 미란다 원칙 ::수사기관은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하고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와 진술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는 원칙. 1966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납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어네스토 미란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게 계기가 됐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