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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한라산 둘레길 1구간(무오법정사∼돈내코계곡)은 상큼한 숲 향기가 가득했다. 동백나무, 붉가시나무가 푸른빛을 발산하는 가운데 돈내코계곡 도착 직전 아름드리 삼나무 수백 그루가 베어진 현장이 나타났다. 빼곡한 나이테를 유심히 들여다보니 족히 40∼60년생에 이른다. 목재 활용을 위해 산림법인 측이 벌채를 하고, 수송하기 쉽도록 길이 6∼8m 크기로 잘랐다. 삼나무가 베어진 자리에는 더이상 삼나무를 심지 않는다. 산림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나무, 해송 사라질 듯 광복 이후 대대적으로 인공 식재된 삼나무는 그동안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경제수종이었다. 감귤산업이 번성하기 시작한 1970∼1980년대에는 세찬 바람을 막는 방풍림으로 곳곳에 심었다. 울창한 삼나무 숲은 방향물질인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삼림욕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지만 봄철에 날리는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면서 애물단지로 변했다. 특히 삼나무는 다른 식물에 해로운 독성물질을 발산하는 특성 때문에 나무 아래에는 자생식물이 자라지 못해 종 다양성을 해치기도 한다. 소나무 종류인 해송은 광복 이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집중적으로 심었다. 제주지역 산림면적 8만8874km² 가운데 해송 면적은 18%인 1만6284km²를 차지한다. 단일 수종으로는 최대 규모이지만 재선충병 확산 때문에 산림당국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은 한번 발생하면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해송을 고사시킨다. 해마다 항공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잠복한 재선충까지 잡기는 버거워 보인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 해송을 내년부터 2023년까지 자생을 제외하고 대부분 벌채한다는 구상이다.○ 인공림 정책 변화 2000년을 전후해 인공조림보다는 숲 가꾸기 사업에 중점을 두면서 산림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기간인 2008∼2017년에 조림은 408km²인 반면 숲 가꾸기는 7576km²에 이른다. 이는 휴식과 치유, 교육의 공간으로 숲의 가치가 급속히 높아진 점을 반영하고 있다. 숲은 기후협약 등에서 인정하는 탄소흡수원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대안이기도 하다. 이 같은 산림정책을 추진하면서 삼나무, 해송 등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동백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종가시나무 등의 향토수종을 비롯해 생물자원으로 각광받는 황칠나무, 고로쇠나무 등을 심는다. 이들 수종을 중심으로 앞으로 내년부터 매년 4000km²의 숲 가꾸기 사업을 5년 동안 펼치고 한라산 둘레길 1구간 국유림에 피톤치드 발생량이 많은 편백나무로 대규모 ‘치유의 숲’을 조성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붉은오름휴양림에 목재문화체험장을 2015년까지 만들어 베어낸 삼나무, 해송 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고영복 녹지환경과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인공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림정책이 변하고 있다”며 “동식물이 공생하면서 한편으로는 약용식물 재배 등으로 소득에도 기여하는 숲 가꾸기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 전남 영암군 신북면 행정리 선산농장. 1만 m² 넓이의 거대 축사에서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졌다. 축사에는 사료공급 자동화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30년 축산 경력의 임정균 대표(56)는 사료를 하루에 4번씩 준다. 사료를 적게 자주 주는 게 소화를 돕고 육질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일반 축산농가에서는 4.5×9m 넓이의 우사 한 칸에 보통 4∼5마리의 한우를 사육하지만 이곳은 비육우는 3마리를, 번식우는 1∼2마리만 키우고 있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잘 먹고 스트레스 없이 자란 까닭에 이 농장 한우의 1등급 출현율은 85∼95%에 달한다. 동물 복지를 추구하며 최고의 고급육을 생산하는 임 대표는 지난해 농협중앙회의 ‘올해의 축산대상’을 수상했다. #2. 전남 화순군 남면 모후산 자락에 자리한 다솔농장. 산란계(産卵鷄) 7000여 마리를 기르는 이 농장은 좁디좁은 케이지 속에 갇혀 알만 낳는 다른 산란계 농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축구장 2개 정도 크기인 1만5000여 m²(약 4545평)가 방사장이다.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농장에서 산란계가 하루에 낳은 달걀은 4500여 개. 탁 트인 방사장에서 닭들이 마음껏 돌아다니다 보니 낳은 알은 모두 유정란이다. 자연방사 형태의 동물복지를 실천한 이 농장은 지난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로부터 전남 제1호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녹색 축산 1번지 2010년 발생한 구제역 사태로 소 등 340만 마리의 가축이 매몰됐고 3조3000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 친환경 축산 농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남도는 당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전남이 1934년 이후 단 한 번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축산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친환경 축산 정책 덕분이다. 전남도는 2006년 친환경축산 5개년 계획을 세워 축산 환경 개선에 나섰다. 이어 2008년부터 녹색축산 5개년 계획, 2011년부터 동물복지형 녹색축산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녹색축산 기금 1000억 원을 조성하고 녹색축산 육성조례를 제정했다. 품종 개량과 명품 브랜드 육성, 동물복지형 축산에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2년 도축한 전국 한우의 등급 판정을 분석한 결과 전남산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61.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58%)보다 3.4%나 높은 것이다. 시군별로는 영암군의 한우 거세 1등급 이상 출현율이 89.4%를 기록해 전국 1위를 차지했고 고흥군이 2위(87.5%), 장흥군이 7위(86.8%)에 올랐다. 연간 1만 마리 이상을 출하하는 지역 가운데 1등급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역시 전남으로 61.4%를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전북 59.7%, 경북 59.5% 순이었다.○ 친환경 축산 인증 확대 한우 명품 브랜드를 육성한 것도 최고의 품질을 입증하는 데 한몫했다. 녹색한우, 순한한우, 함평천지한우, 영암매력한우, 담양대숲맑은한우, 영광청보리한우 등 6개 브랜드에 현재 2400농가가 참여해 연간 14만 마리를 출하하며 96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축산 인증 농가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도내 3621농가가 친환경 축산 인증을 획득해 전국 9308농가의 39%를 차지했다. 이는 친환경 축산 인증을 시작하기 전인 2005년 34농가에 비해 무려 106배가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전북이 12.6%, 경남 10.1%, 경기 8.9%, 충남 8.6% 등을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축산 인증은 생후부터 출하까지 전 기간 적정 사육 밀도 준수, 축사와 가축 사육조건, 사료와 영양관리, 동물복지, 질병관리, 가축분뇨 처리 적정성 등을 준수해야 한다. 안병선 전남도 축산정책과장은 “전남산 한우가 전국 최고의 품질을 보여준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친환경 축산정책에 한우농가들이 적극 동참한 결과”라며 “올해는 친환경 축산물 생산을 50%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21세기 장성아카데미’가 2일로 800회를 맞는다. 1995년 시작된 강좌가 어느새 사회교육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주제로 1995년 9월 15일 첫 강의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매주 목요일 정계·관계·학계·재계 저명인사가 강단에 섰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임권택 영화감독, 허영호 탐험가, 홍수환 전 복싱 세계챔피언 등이 다녀갔다. 800회를 맞는 2일에는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장성아카데미는 전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경기도의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충북도의 ‘청풍아카데미’, 대구시의 ‘달성아카데미’ 등 비슷한 형태의 강좌가 200여 개나 생겼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제가 준 볏짚을 먹고 자란 소가 귀여운 송아지를 낳았어요. 새끼가 태어나면 주위의 어려운 친구에게 나눠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 너무 행복해요.” 전남 보성군 벌교중앙초등학교 6학년 박아영 양(13)은 올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6개월 된 송아지를 인근 마을 다문화가정에 보냈다.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박 양은 2년 전 농협전남지역본부의 ‘희망 송아지 나눔 사업’을 통해 암송아지 한 마리를 받았다. 농협은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학을 위한 종잣돈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11년부터 송아지 분양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이 키운 소가 새끼를 낳으면 첫 번째 송아지를 다른 다문화가정에 재분양해 ‘희망의 끈’을 이어가도록 했다. 박 양은 ‘릴레이 분양’의 첫 사례다. 박 양의 아버지 박인수 씨(54)는 “분양받은 소가 수송아지를 낳는 바람에 집에서 키우던 암송아지를 분양했다”며 “어미 소는 우리 딸 대학 갈 때 학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웃었다. 박 양으로부터 송아지를 받은 베트남 출신 누엔티녹탕 씨(27)는 “남매가 아직 어리지만 남편이랑 소를 잘 키워 내가 받은 희망을 다른 다문화가정에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의 후원자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다문화가정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송아지 나눔 사업을 비롯해 다문화여성대학, 일대일 맞춤 영농교육 등을 통해 결혼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친정어머니 인연 맺기, 모국 방문 지원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결혼 8년차인 태국 출신 마니 잔람 씨(39)는 전남 곡성군 곡성읍에서 벼농사뿐 아니라 멜론, 딸기를 재배하며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마니 씨가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농협의 교육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다. 마니 씨는 지난해 곡성농협이 개설한 다문화여성대학에서 한글을 배우고 한국의 음식문화와 풍습을 익혔다. 농업 기술과 농산물 유통 흐름 등을 가르쳐주는 기초농업교육과정도 수료했다. 인근 삼기면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유광순 씨(61·여)는 마니 씨의 후견인이자 친정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마니 씨는 농협이 소개해준 유 씨에게 품종 고르는 법, 병해충 예방법 등 농사 기술을 배워 딸기와 멜론을 재배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을 농업인으로 키우는 일대일 맞춤영농교육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다양한 교육지원 프로그램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15주 과정의 다문화여성대학은 지난해까지 33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도 담양 창평농협 등 5곳에서 120명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다문화여성대학은 언어 문제, 문화 차이로 시부모나 배우자와 갈등을 겪거나 자녀 양육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농촌 정착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기초농업교육과 일대일 맞춤영농교육은 노령화돼 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448명이 기초농업교육을 받았고 273명이 전문 여성농업인과 결연해 농사 기술을 배웠다. 이주여성 모국방문 지원사업도 7년째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4억3000만 원을 들여 144가정이 친정에 다녀왔다. 올해도 21가정이 모국 나들이에 나선다. 이들에게는 왕복항공권과 가구당 50만 원의 체재비, 기념품이 제공된다. 올 6월에는 ‘전남 농협과 다문화가정이 함께 하는 아이 러브 유 대한민국’이라는 합창대회도 열 예정이다. 다문화 여성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농협도 있다. 강진농협은 지난해 다문화여성 3명을 본점과 파머스마켓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채용했다. 박종수 농협전남지역본부 본부장은 “다문화가정은 이미 우리 농촌의 보편적인 가족 형태 중 하나가 됐다”며 “이주여성이 농촌지역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진도에 대규모 해양리조트가 건설된다. 전남도는 국내 대형 리조트 업체인 대명그룹과 진도 해양리조트 조성 사업을 위한 투자협약식을 도청에서 30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대명그룹은 진도군 의신면 초사리 일대 51만5000m²(약 15만6000평)에 1500억 원을 투입해 570실 규모의 해양리조트를 건설한다. 현재 70%가량 토지를 매입했다. 전남도와 진도군은 나머지 토지 매수를 돕고 농정, 건설, 관광문화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전담팀을 꾸려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진도 해양리조트 인근에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과 운림산방, 첨찰산 등 관광 명소가 많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영광원전의 명칭이 ‘한빛원전’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영광군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5월 초 한수원이 이사회를 열고 영광원전 명칭 변경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새 이름은 공모를 통해 접수한 안 중 한국의 빛을 의미하는 ‘한빛원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광군은 한수원 요청에 따라 2월 영광원전의 새로운 명칭을 공모했다. 10일간 진행된 공모에서 177명이 총 187건을 제안했다. 제안된 안 중 현재 영광원전의 소재지 이름을 딴 ‘계마원전’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원전이 들어서면서 사라진 계동마을에서 명칭을 따온 ‘계동원전’, ‘서해원전’, ‘천년원전’, ‘우리원전’도 있었다. 영광군은 원자력발전소 이름에 ‘영광’이란 지명이 사용되면서 원전 고장이나 사고 때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지역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특산품 판매가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수 년 전부터 이름을 바꿔 줄 것을 요구해 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도공무원교육원이 신문에 보도된 도정 현안과 시사성 있는 사설을 읽고 토론하는 신문활용교육(NIE)을 교육과정에 도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전남도공무원교육원에 따르면 15일 3주 과정으로 입교한 일반직 신규 공무원 79명을 대상으로 분임 토의 과정에 NIE를 활용토록 하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교육원 가운데 NIE를 도입한 것은 전남도공무원교육원이 처음이다. 주제는 최근 일간신문에 보도된 ‘줄지 않은 공무원 비위’, ‘교량 명명에 옥신각신하는 두 지자체’, ‘전남 11개 군 지방세로 월급도 못줘’ 등 기사와 ‘전통시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안을’이란 사설 등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문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을 심어주고 개인별 잠재 능력 및 아이디어를 이끌어내 참신한 정책 수립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교육생들은 매우 유익한 학습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에 참가한 전남도 일자리창출과 박현주 씨(45·여)는 “도정의 시사성 있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소집단 토론문화를 배우게 됐다”며 “앞으로 지역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공무원교육원은 교육생 반응이 좋아 중견반 교육과정에도 확대할 예정이다. 박환기 전남도공무원교육원장은 “공직자들의 사고력 훈련과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 과정에 신문을 읽고 토론하는 분임토의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NIE는 신문을 활용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 방법으로 살아 있는 지식의 습득과 학습 동기 유발, 효율적인 집단·토론학습, 통합교과 학습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나주시 반남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50여 기의 고분이 늘어서 있다. 폭 50m, 높이 9m 규모인 덕산리 3호 고분에는 대형 옹관을 부장(副葬)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점토를 구워서 만든 관’을 일컫는 옹관(甕棺)은 한국 고대사 최대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반남면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295호)은 마한과 백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물이다. 옹관묘부터 백제식 석실분(돌방무덤)까지 아파트처럼 쌓여 있는 다시면 복암리 3호분은 마한문화가 백제문화로 편입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이다. 나주시가 영산강 유역에 산재한 고대 유적을 보존하고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나주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다음 달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범위와 규모 등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기초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올 11월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자미산 자락에 문을 여는 국립나주박물관과 2014년 복암리고분전시관 개관을 계기로 영산강 고대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순 나주시 문화재관리팀장은 “나주는 2000년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영산강 고대문화의 보고”라며 “마한, 진한, 변한 등 삼한시대 유물을 비롯해 영산강 유역에서 살았던 고대인의 묘제 등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적이 산재한 만큼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 전남 영암군 시종면 내동마을. 월출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아담한 단층집 한 채가 자리하고 있다. 영암군이 집 없는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지어준 공동주택 ‘달 뜨는 집’ 6호다. 2011년 12월 입주식을 가진 이곳에는 홀몸노인과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4가구가 오순도순 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전영혜 씨(58·여)는 이곳에 오기 전 사글세 집을 전전했다. 정부 보조금과 노동 품삯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전 씨는 ‘달 뜨는 집’으로 옮기며 난생 처음 자신의 이름을 문 앞에 내건 보금자리를 갖게 됐다. 전 씨는 “혼자 아들을 키우며 살다보니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며 “올해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집 걱정도 않게 돼 사는 게 아주 즐겁다”고 말했다. #2. 영암군 영암읍에 사는 정후채 씨(72)는 지난해 12월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썼다. 광주농고를 졸업한 뒤 대학 문턱을 밟지 못한 게 평생의 한으로 남았던 정 씨는 ‘왕인대학’에 다니며 배움의 갈증을 풀었다. 왕인대학은 세한대(옛 대불대) 평생교육원이 영암군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1년 과정의 무료 평생교육 프로그램. 정 씨는 120명의 노인들과 함께 매주 월, 수요일 영암군 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건강, 역사, 지리, 한학 등 교양강좌를 듣고 틈나는 대로 현장학습을 다녔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왕인대학을 수료한 60세 이상 노인은 모두 1373명. 정 씨는 “강사진이 잘 짜여 있고 실버시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3. 왕인문해학교는 노인들의 ‘글 깨움터’다. 처음 문을 연 2008년 당시 영암에서 글을 모르는 65세 이상 노인이 7000여 명이나 됐다. 그동안 문해학교를 다닌 노인은 5712명. 배움의 때를 놓쳐 한평생을 ‘까막눈’으로 지낸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글을 깨쳤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개설된 제6기 문해학교에는 65개 마을, 854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노인들은 글자뿐만 아니라 터미널에서 버스승차권 사는 법, 은행자동화기기 사용법, 관공서 서류 떼기 등 현장학습도 한다. 노인들을 가르치는 교육지도사 80명도 모두 영암 사람들이다. 이들은 교통비 등 실비만 받고 자원봉사하고 있다. 6년째 교육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하태연 씨(80)는 “글을 모르시는 분이 한 사람도 없도록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7년 연속 복지행정 우수 자치단체 영암군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희망복지지원단 업무평가에서 최우수기관, 복지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2006년 복지평가와 2007년 주민생활지원서비스 혁신평가 대통령상, 2008년 복지종합평가 우수상에 이은 7년 연속 복지 분야 수상이다. ‘달 뜨는 집’은 민관협동 복지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영암군이 영암지역자활센터와 손잡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사업에 나선 것은 2006년. 군서면 월곡마을의 1호 ‘달 뜨는 집’을 건립한 이후 지금까지 6호가 건립돼 26가구가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수시로 이곳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청소도 해주고 밑반찬도 만들어 주고 말벗도 되어준다. 영암군은 다음 달 삼호읍에 7호 입주식을 갖는 등 올해 2동을 건립할 예정이다.○ ‘복지천국’ 종합사회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은 영암군의 ‘복지 메카’다. 이곳에서는 노인, 여성, 장애인,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연중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교양프로그램 왕인대학을 비롯해 ‘찾아가는 노인대학’ ‘행복한 시니어 교실’이 개설돼 복지관은 1년 내내 노인들로 북적인다.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늘리기 위한 여성자치대학, 한식조리 등 직업훈련도 호응을 얻고 있다. 무지개 합창단, 운전면허 취득반 등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체계적인 재활교육은 복지관의 자랑거리다. 언어·물리 재활치료실을 운영하고 직업 및 취미교육,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 연간 장애인 1만800명이 이용하고 있다. 민병훈 영암군 희망복지지원담당은 “노인복지, 자원봉사, 자활고용 등 업무를 통합해 처리하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가 없다”며 “전국에서 복지행정 노하우를 배우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신안군 암태도와 압해도를 잇는 새천년대교(7.2km)는 5205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건설사업이다. 2010년 착공한 이 다리는 국내 최초로 기둥이 세 개 있는 3주탑 현수교로 지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26%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 구간은 현재 뱃길로 두 시간 거리이지만 다리가 완공되면 20분으로 단축된다. 다리가 놓이면 목포에서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장산도, 상태도, 하의도, 도초도, 비금도 등 9개의 섬 등 이른바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전남지역 해상교량 건설사업이 올해도 활발히 추진된다. 21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청장 구자명)에 따르면 올해 총 2528억 원을 투입해 전남지역 13개 현장에서 16개 해상교량 건설사업을 벌인다. 국토관리청은 해상교량을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건설해 지역의 관광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섬을 따라 여수와 고흥을 최단거리로 잇는 여수시 화양∼적금∼고흥군 영남 간 연륙·연도교 건설사업은 올해 69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빨간 풍차와 원색의 튤립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 네덜란드 이야기가 아니다. 크고 작은 1004개 섬이 보석처럼 흩어져 있는 전남 신안군의 최북단에 위치한 임자도 풍경이다. 임자도는 요즘 튤립 천지다. 대광해수욕장 인근 튤립공원과 진리나루터에서 공원에 이르는 7km 길에 심어진 300만 송이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렸다. 빨강 노랑 파랑 보라 주황 등 형형색색의 꽃이 바닷바람에 하늘거리며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충기 신안군 대광개발사업소 튤립담당은 “18일 현재 90%가 개화해 일주일 후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튤립축제와 개화 시기가 딱 들어맞아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섬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모래섬과 튤립의 만남 신안군에서 임자도는 7번째로 큰 섬이다. 자연산 깨가 많이 나 ‘임자(荏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임자도는 모래로도 유명하다. ‘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 말을 마셔야 시집을 간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임자도는 대파의 주산지다. 모래흙으로 물이 잘 빠져 구근류(알뿌리)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대파 대체작목을 찾다 튤립에 눈을 돌렸다. 국내 대파 생산량의 5%를 생산하는 임자도 주민들은 과잉생산과 중국산 수입 여파로 가격파동을 겪어 왔다. 토질이 튤립을 키우기에 적합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2007년 목포대에 연구를 의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튤립 구근 재배에 성공했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섭씨 5도 이상으로 춥지 않고 해풍 때문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딧물이 없는 이점을 살려 튤립재배단지를 넓혀 갔다. 모래섬과 튤립의 만남은 축제로 연결됐다. 신안군은 2008년부터 농민들의 튤립재배단지를 활용해 축제를 열었다. 지도읍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 가야 하지만 튤립축제는 대성공이었다.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10일간 섬 전체 인구(3800여 명)의 25배가 넘는 10만여 명이 찾았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처음엔 섬에서 펼치는 축제가 주목받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신안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힐링 예술축제로 진화 임자도 튤립축제는 매년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행사장에 식물을 다듬어 각종 동물 형상을 만든 ‘토피어리원’을 조성했다. 토피어리란 로마시대 정원을 관리하던 한 정원사가 자신이 만든 정원의 나무에 ‘가다듬는다’는 뜻의 라틴어 토피아(topia)를 새겨 넣은 데서 유래했다. 토피어리원 곳곳에 능선을 만들고 향나무, 꽝꽝나무 등을 이용한 전갈, 토끼, 하마, 거북, 코끼리, 공작, 새, 공룡 형상을 한 102점이 설치됐다. 관람로 600여 m에 측백, 애기동백, 사철보리수 등을 심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축제 무대는 동양 최대 규모의 백사장(12km)인 대광해변과 튤립재배단지를 연계해 조성한 튤립공원이다. 공원은 튤립광장, 튤립원, 구근원, 체험관, 품종전시포, 수변정원, 꽃 유채원, 동물농장, 소나무숲길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는 80여 종의 튤립을 비롯해 수선화, 히아신스, 프리틸라리아, 무스카리 등 구균류와 팬지, 리빙스턴데이지, 비올라 등 초화류를 구경할 수 있다. 말을 타고 튤립단지를 돌아볼 수 있는 승마 체험과 꽃마차 투어, 트랙터 타고 모래밭 여행, 튤립 아로마 향초 만들기 등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축제 기간에 지도읍 점암나루터에서 임자도 진리나루터까지 철부도선 세 척이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진리나루터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061-240-8881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장성군의 필암서원 등 조선시대 대표적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남도는 18일 오후 장성군 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등재추진단’과 함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혜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세계유산과 교육문화유산’ 기조발제를 하고 안동시 손상락 씨가 ‘안동 도산서원 계승과 활용’ 사례발표를 했다. 19일에는 분과회의 결과 보고와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이에 앞서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정부, 자치단체, 민간전문가 19명이 참여하는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을 발족시켰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서원은 필암서원을 비롯해 도산서원·병산서원(경북 안동), 소수서원(경북 영주), 무성서원(전북 정읍),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이다. 9개 서원은 2011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유산을 향후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을 통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도록 하기 위한 예비목록이다. 문화재청이 정식 등재를 신청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현지 실사를 벌인 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18∼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주시청 문화광장에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축산물 직거래 할인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한우와 돼지고기 산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품목은 한우 불고기, 돼지고기, 훈제오리, 우족 사골, 벌꿀 등으로 시중가보다 20∼40% 싼값에 판매된다. 할인 가격은 한우 불고기(kg당) 1만6500원, 돼지고기 앞다리(kg당) 5000원, 우족 사골(kg당) 7000원, 훈제오리(800g) 1만 원 등이다. 박종수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직거래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고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61-289-7253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은 2009년부터 ‘한국도요물떼새네트워크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국은 봄과 가을철 서해안 등 갯벌을 통과하는 도요새, 물떼새의 보호를 위해 결성된 전국의 민간단체, 학계, 정부기관의 협의체로, 국제 네트워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사무국을 유치한 신안군은 국내 33개 도요새 물떼새 도래지역에서 매년 4차례 서식지 현황과 개체 수 조사를 하는 등 종(種) 보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안군은 도요새와 물떼새의 낙원이다. 국내에 기록된 도요새 물떼새 63종 가운데 51종은 번식지나 중간 기착지로 신안의 갯벌을 이용하고 있다. 신안군이 국내 최초로 도요새 물떼새 도감(368쪽·사진)을 발간했다. 한국야생조류협회와 함께 펴낸 도감에는 국내에서 관찰된 63종의 도요새와 물떼새 사진과 정보가 담겨 있다. 전문가 30여 명의 도움을 받아 서식지, 번식, 행동, 암수 특징 등의 정보와 생동감 넘치는 현장 사진을 실었다. 도요새와 물떼새는 계절과 연령별로 다양한 깃의 형태와 색깔을 띠어 전문가들조차 구별이 쉽지 않다. 신안군은 이번 도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바다제비, 갈매기 등 신안의 섬과 갯벌에서 서식하는 철새들의 도감을 시리즈로 펴낼 계획이다. 이경규 신안군 주무관은 “도요새와 물떼새는 신안 갯벌의 중요성을 알리는 깃대종”이라며 “도감을 신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영화 ‘서편제’ 재현 행사가 열린 13일 전남 완도군 청산도 도청항 부두는 하루 종일 알록달록 등산복 차림의 인파로 붐볐다. 이달 1일 ‘슬로우 걷기 축제’가 개막한 이후 하루 최대 인파인 6000여 명이 섬을 찾았다. 이 때문에 하루 11회 운항하던 화물여객선이 3차례 더 다녀야 했다. 청산도는 4월이면 쪽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 푸른 청보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한 달 동안 섬은 축제의 장이 된다. 이 기간에만 섬 주민(2257명)의 30배가 넘는 7만여 명이 다녀간다.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흘러가는 ‘느림의 미학’이 청산도의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느리게 걷는 11개 ‘슬로우 길’ 완도항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인 청산도는 1993년 1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편제’로 널리 알려졌다. 때 묻지 않은 자연 환경과 느리게 살아가는 섬 주민의 생활양식은 2009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바다를 배경으로 한가로운 어촌마을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11코스(17길), 100리(42.195km)를 ‘슬로우 길’로 조성했다. 미항길, 사랑길, 낭길, 범바위길 등 코스별로 정겨운 이름도 붙였다. ‘슬로우 길’은 2011년 국제슬로시티연맹 공식 인증 ‘세계 슬로우 길 1호’로 지정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청산도가 미국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선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선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슬로우 길 때문이다. 슬로우 길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국내 3대 걷기코스로 자리 잡았다. 2009년 슬로우 걷기 축제를 시작하면서 연 9만 명에 머물던 관광객이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33만 명이 찾았다. 1코스인 당리 입구(서편제 촬영지)에서 봄의 왈츠 세트장, 연예바위, 읍리 앞개, 권덕리 해변을 거쳐 범바위까지 걷는 5코스가 인기 구간이다. 바다 풍광을 보며 10km를 걷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걸으면서 체험하는 느림보 우체통 편지쓰기, 조개 공예, 슬로우 길 보물찾기, 느림 풍경 담아오기 등은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13일 서울에서 청산도를 찾은 김성님 씨(65·여)는 “봄의 왈츠 세트장을 배경으로 유채와 보리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광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슬로우 장터’도 인기 걷기 축제 기간 동안 청산도는 여느 섬과 딴판이다. 여름휴가 때처럼 나루터에 승용차가 줄 지어 늘어서고 섬 곳곳에서 장터가 열리는 등 시끌벅적하다. 주말에는 모텔, 펜션, 민박 110여 곳이 관광객들로 꽉 차 빈방이 없다. 식당과 상점도 호황을 누린다. 1년 매출의 절반을 4월 한 달 동안 올리는 곳도 있다. ‘슬로우 장터’는 4월 청산도의 신풍속도다. 주민들은 산이나 들에서 캔 쑥, 달래, 취나물, 두릅, 고사리 등을 가지고 나와 관광객들에게 판다. 주민 정옥남 씨(58)는 “봄나물을 팔아 200만 원 가까이 소득을 올린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슬로 푸드’는 청산도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양지리에 자리한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섬 여행학교’에서는 섬에서 채취한 나물 등으로 슬로 푸드를 만들어 판다. 슬로시티 사무국(061-554-6969)에서 하루 150명 정도 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걷기 축제 기간에는 슬로 푸드 도시락(1개 6000원)도 판매한다. 관광객의 발길이 늘자 교통편도 개선됐다. 하루 4회 섬과 육지를 오가던 정원 100명의 화물여객선 1대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지만 4월 한 달 동안에는 하루 7∼11회 운항하고 있다. 섬 내 교통은 농어촌버스 1대, 17인승 마을버스 1대, 택시 4대뿐이었으나 이제는 35인승 투어버스 1대와 45인승 버스 2대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안봉일 청산면장은 “4월이면 1970년 전국 3대 파시 중 하나였던 청산도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금명간 달팽이와 바다를 소재로 한 상징물을 부두 앞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슬로시티’ 청산도 인증 기록―2009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지정―2011년 국제슬로시티연맹 인증 ‘세계 슬로우 길 1호’―2012년 CNN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선’ 선정―2012년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선’―2013년 농림수산식품부 청산도 구들장 논 ‘국가중요농업유산 1호’ 지정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행사가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된다. 올 행사는 5·18정신인 ‘민주·인권·평화’의 가치 회복을 위한 시국 행사가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다. ‘5·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행사위는 5월 한 달 동안 광주와 전남북,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2013 오월 광주, 다시 평화와 통일로’라는 슬로건 아래 정신계승, 문화예술, 학술·교육, 국제·타 지역 연대 등 10개 분야 50개 행사를 진행한다. 과거 5·18 기념행사는 오월 정신을 기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지만 올해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용산참사 등 사회현안과 연계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초 5·18민주묘지 인근 도로에서 5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또 중순부터 동(洞) 주민들이 5·18을 소재로 만든 ‘찾아가는 5·18’과 5·18민주묘지∼옛 전남도청∼옛 상무대 등을 둘러보며 5월 정신을 몸소 체험하는 ‘역사 기행’도 시작된다. 이와 함께 ‘5·18 민주올레길’ ‘주먹밥 나누기’ ‘헌혈행사’도 진행된다. 17일엔 광주역과 금남로에서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대회와 전야제가 열린다. 전야제에선 광산구 주민 등 5180명이 오카리나를 연주한다. 하순엔 오월 정신 계승과 시민주도형 참여 행사인 ‘민주 기사의 날 기념식 및 차량시위 재현’ ‘부활제’ ‘휘호대회’가 펼쳐진다. 김영정 행사위 집행위원장은 “올 행사는 오월 정신과 이념이 범국민적 시민사회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청각·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볼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가 상영된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18, 19일 ‘7번방의 선물’ 등 4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청각·시각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영화에 한글 자막과 한국어 더빙, 화면 해설이 제공된다. 영화는 고 권정생 선생의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엄마 까투리’,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등이 성우로 참여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배우 임수정이 화면해설에 참여한 ‘터치 오브 라이트’, 역대 한국 영화 관객동원 3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 등이다. 영화 관람은 무료이며 좌석은 미리 예약해야 한다. 하루 4차례 상영하며 1회 상영 때 120명이 관람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는 영화 관람 전 간식이 제공된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기획관리팀 062-650-0322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화순전남대병원의 의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4일부터 이틀간 전남 화순군 화순읍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한 러시아 정형외과 의사 알렉산드르 카조프(61), 막심 고르딘 씨(53)는 전남대병원 관절센터장 윤택림 교수의 고관절(엉덩이뼈관절) 수술을 지켜본 뒤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두 사람은 러시아 시베리아 동북부에 있는 마가단 주 지역병원 전문의다. 윤 교수의 초청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은 “수술 부위를 최소한으로 절개해 환자의 회복 기간을 크게 줄이는 수술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9일에는 중국 유력언론 기자단과 대형 여행사 임원 13명으로 꾸려진 의료관광 시찰단이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암과 관절 분야의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살펴보고 병원 인근 치유의 숲도 둘러봤다. 올해로 개원 9주년을 맞는 화순전남대병원이 세계 속의 병원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외국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의 재인증을 받는 등 글로벌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집계한 결과 지난해 화순전남대병원은 외국인 환자 366명을 유치했다. 2011년(86명)보다 무려 322%가 늘어나 증가율 면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나라별로는 중국 몽골 러시아 미국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 다양하다. 화순전남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최초로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아 외국인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 2011년 국제메디컬센터를 가동하면서 통역요원과 의료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국제보험 통용시스템을 갖춰 해외환자 유치에 나섰다. 수도권보다 지리적 여건이 불리했지만 암 치료 ‘국내 톱5’의 경쟁력과 뛰어난 관절치료기술을 내세웠다. 해외 유명병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외국인 의사를 초청해 의료기술을 시연하면서 세계 의료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4년 연속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육성사업’ 대상 병원으로 선정됐고 지방에선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병원 혁신사례’로 꼽혀 중동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 샘물은 힘차고 기백이 넘치는 멋진 남자 왕건과 어여쁘고 지혜로운 여자 오씨가 만나 사랑과 꿈을 이룬 곳입니다…. 이 신비의 샘물을 마시면 당신의 사랑과 꿈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전남 나주시 송월동 ‘완사천(浣紗泉)’이란 샘 앞에는 이런 안내판이 있다. 완사천은 고려 태조 왕건이 나주에서 활동할 때 장화왕후를 만나 사랑을 나눈 전설이 깃든 자리다. 4년 전 안내판이 설치된 뒤 완사천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젊은 남녀가 샘물 한 바가지를 나눠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지역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역사적 현장이나 전설, 인물, 지역 특산품 등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 대박 난 ‘홍동백서’ 나주시는 올 1월 설을 앞두고 경북 영주시와 함께 내놓은 과일세트가 전량 매진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과일세트는 나주시와 영주시가 지역 특산품인 배와 사과를 한 상자(7.5kg)에 6개씩 담아 상품화한 ‘홍동백서(紅東白西)’. 이 브랜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탄생했다. 사과와 배의 최대 산지인 두 자치단체는 지난해 수확 시기가 비슷한 두 과일을 한 상자에 담아 판매해 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이 아이디어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모한 ‘영호남 기쁨 창조사업’에 선정됐고 올해부터 2년간 10억 원을 지원받아 마케팅 사업을 벌이게 됐다. ‘홍동백서’는 차례상에 붉은 과실인 사과는 동쪽, 흰 과실인 배는 서쪽에 진설하는 점에 착안해 만든 것. 동쪽의 붉은 과실 영주사과와 서쪽의 흰 과실 나주배를 한 상자에 담아 포장함으로써 영호남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화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상품 개발과 출시를 유통업체가 아닌 자치단체들이 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마트를 통해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1만 세트가 팔렸고 4300세트를 추가로 납품해 10억72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 뽕할머니 만나보세요 해마다 음력 3월 보름을 지난 사리 때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에 바닷길이 2시간 동안 열린다. 폭이 18m나 될 정도로 넓어 회동리에서 모도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신비의 바닷길’에는 애틋한 전설이 녹아 있다. 유난히 호환(虎患)에 시달리던 회동리 사람들은 어느 날 호랑이를 피해 뗏목을 타고 모도로 피난을 갔다. 뽕할머니는 가족들과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혼자 남게 됐다. 할머니가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용왕님께 간절히 기도를 하자 바닷길이 열려 가족과 상봉했다는 것이다. 진도군은 ‘제35회 신비의 바닷길 축제’(25∼28일)를 앞두고 뽕할머니 선발대회를 연다. 설화에 나오는 뽕할머니처럼 타지에서 고생하는 자식들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올 선발대회는 18일 진도문화원 주관으로 진도문화원 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신청은 15일까지 진도문화원이나 읍면사무소에 하면 된다. 뽕할머니는 축제 기간 전통 복장을 하고 관광객과 사진 촬영을 하는 등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스토리로 되살아난 하멜 조선을 서양에 처음 알린 ‘하멜 표류기’를 쓴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1630∼1692)은 조선에 억류된 14년(1653∼66년) 중 6년을 전남 강진에서 지냈다. 그가 머무른 전라병영성 마을에는 네덜란드풍 유물이 남아 있다. 납작한 돌을 촘촘하게 쌓고 흙으로 고정한 후 다음 층은 돌을 반대 방향으로 놓고 쌓는 담장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하멜 기념관과 동상, 풍차도 있다. 역사적 현장에 ‘스토리’라는 옷을 입힌 대표적 사례다. 강진군은 2016년까지 150억 원을 투입해 하멜기념관 일대에 하멜촌을 조성한다.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착했을 당시 타고 온 상선인 스페르베르호(길이 36.6m, 높이 11m)를 실물처럼 건조해 바다에 떠 있는 것처럼 설치한다. 1만5000m² 크기의 튤립 정원을 만들고 펜션 10∼15동을 네덜란드의 옛 주거양식으로 지어 관광객에게 색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에서 21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송영준 씨(59)는 오후에 졸음이 밀려오면 광주 동구 대인동 롯데백화점 광주점 정문 앞 도로에 차를 댄다. 송 씨는 정문에 차려진 가판대 앞에서 동료들과 차를 마시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송 씨는 “차나 음료, 커피 등을 무료로 마실 수 있고 피로도 풀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백화점 정문이 택시운전사들의 사랑방이자 졸음방지 명소로 인기”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2년째 벌이고 있는 ‘졸음운전 방지 캠페인’이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점은 4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졸음운전 사고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택시운전사들에게 비타민 음료와 냉커피, 녹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졸음 방지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고 서비스 매니저들이 피로를 푸는 스트레칭 요령도 알려주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0여 명. 입소문이 나면서 오후가 되면 택시들이 정문 앞 도로에 줄지어 서 있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주변 도로에서 교통안전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직원 50여 명이 ‘무단횡단 하지 맙시다’ ‘신호를 지킵시다’ ‘음주운전을 추방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벌인다. 류민열 롯데백화점 광주지역장은 “나른한 오후에 택시운전사들의 피로를 덜어주고자 음료 제공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4년째 벌이고 있는 교통안전 캠페인 덕분에 주변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