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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전 KT 회장(74)이 2012년 KT 신입사원 채용 때 정·관계 인사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30일 구속됐다. 그동안 두 차례 재판에 넘겨져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던 이 전 회장이 구속 수감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남부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 전 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09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KT 수장이었던 이 전 회장은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와 고졸 공채에서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하거나 부정 채용을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KT 인재경영실 채용 담당 직원들은 이 전 회장이 언급한 지원자들을 ‘관심 지원자’로 분류한 뒤 각 전형 과정에서 탈락 대상자로 분류될 때마다 합격권으로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4월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배점 방식을 바꾼 혐의를 받았다. 1심 법원은 “청탁이나 금품을 받지는 않았지만 정당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며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을 뒤집고 이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항소심 판결을 유지해 이 전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KT 회장에 취임한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인 2013년 다시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2011년부터 2년 동안 지인이나 친척이 운영하는 3개 회사 주식을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여 KT에 103억 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 등으로 이 전 회장을 2014년 불구속 기소했다. KT 임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27억 원 중 11억여 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도 함께 받았다. 이 전 회장은 4년에 걸친 재판 끝에 지난해 4월 파기환송심에서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석채 전 KT 회장(74)이 2012년 KT 신입사원 채용 때 정·관계 인사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 방해)로 30일 구속됐다. 그동안 두 차례 재판에 넘겨져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던 이 전 회장이 구속 수감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남부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 전 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09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KT 수장이었던 이 전 회장은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와 고졸 공채에서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하거나 부정채용을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KT 인재경영실 채용 담당 직원들은 이 전 회장이 언급한 지원자들을 ‘관심 지원자’로 분류한 뒤 각 전형 과정에서 탈락 대상자로 분류 될 때마다 합격권으로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 비서실 직원들이 인재경영실 직원들과 특정 지원자 합격 여부에 대해 논의한 업무용 이메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였던 2001년 4월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배점 방식을 바꾼 혐의를 받았다. 1심 법원은 “청탁이나 금품을 받지는 않았지만 정당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며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을 뒤집고 이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항소심 판결을 유지해 이 전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KT 회장에 취임한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인 2013년 다시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2011년부터 2년 동안 지인이나 친척이 운영하는 3개 회사 주식을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여 KT에 103억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 등으로 이 전 회장을 2014년 불구속기소했다. KT 임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27억 원 중 11억여 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도 함께 받았다. 이 전 회장은 4년에 걸친 재판 끝에 지난해 4월 파기환송심에서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의 집 앞에서 협박성 발언을 한 유튜버 A 씨에 대한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A 씨가 수차례에 걸쳐 협박성 발언을 한 데다 이런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증거로 남아 있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윤 지검장 집 앞에서 한 자신의 발언을 유튜브로 생방송했다. A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 서울 서초동 윤 지검장 자택 앞에서 1시간 50여 분 동안 유튜브 생방송을 했다. A 씨는 방송에서 “차량 번호 땄으니까 정문으로 나오기만 해봐”, “너를 죽여 버리겠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계란 2개를 손에 쥐며 “휘발유 들면 잡혀가겠지만 날계란은 (처벌할) 법이 없다”고도 했다. 법조계에선 A 씨가 윤 지검장에게 실제 해를 끼칠 것처럼 발언한 만큼 협박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 씨가 “검사만 해가지고 이런 20억∼30억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건 비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등 윤 지검장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언한 데 대해서는 명예훼손 혐의 적용 가능성도 있다. A 씨는 5월 중 윤 지검장 집 인근 도로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A 씨는 지난달 7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집 앞에서 “지인 아들이 바바리맨 옷 입고 여자애들 학교까지 찾아갔는데 서영교가 재판 청탁해 벌금형으로 끝났다”며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 의원이 A 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해 서울 중랑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A 씨는 또 8일과 15일 민주당 우원식 의원 집 앞에서 “우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나를 극우로 낙인찍었다” “아들이 군대는 갔다 왔냐”며 생방송 도중 고성을 질렀다. 우 의원은 이번 주 중 A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도 넘은 비방 방송으로 논란이 된 유튜버는 A 씨뿐만이 아니다. 유튜버 B 씨는 지난달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쥐약이 든 상자를 전달하려고 시도했다. B 씨는 이 전 대통령 집 앞을 지키는 경찰의 제지로 상자 전달에 실패하자 인근 편의점으로 가 택배로 상자를 부쳤다. B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을 당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유튜버 C 씨는 지난달 7일 이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항소심에서 너는 다시 꼭 구속될 것이다. 너는 유죄다”라고 발언했다.고도예 yea@donga.com·이소연·김소영 기자}

김포공항 화장실에서 가짜 폭발물이 발견돼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8일 서울 강서경찰서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반경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1층 입국장 남자화장실에서 건전지 수십 개를 전선으로 감아놓은 ‘유사 폭발물’(사진)이 발견됐다. 전선으로 휘감긴 건전지 뭉치는 검은색 가죽 가방에 담긴 채 화장실 양변기 위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부가 이 가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항 폭발물처리반(EOD) 요원들은 X선 투시기로 가방 내부를 검사했다. 이들은 건전지 뭉치가 폭발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곧장 청사 바깥으로 이동해 뭉치를 해체했다. 건전치 뭉치 안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뇌관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가짜 폭발물을 공항 화장실에 두고 간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가짜 폭발물과 관련한 협박전화는 없었다”며 “(건전지 뭉치를) 누가 두고 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사 안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포공항 화장실에서 가짜 폭발물이 발견돼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8일 서울 강서경찰서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반경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1층 입국장 남자화장실에서 건전지 수십 개를 전선으로 감아놓은 ‘유사 폭발물’이 발견됐다. 전선으로 휘감긴 건전지 뭉치는 검은색 가죽 가방에 담긴 채 화장실 양변기 위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부가 이 가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항 폭발물처리반(EOD) 요원들은 X선 투시기로 가방 내부를 검사했다. 이들은 건전지 뭉치가 폭발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곧장 청사 바깥으로 이동해 뭉치를 해체했다. 건전치 뭉치 안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뇌관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이 가짜 폭발물을 공항 화장실에 두고 간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가짜 폭발물과 관련한 협박전화는 없었다”며 “(건전지 뭉치를) 누가 두고 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사 안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예기자 yea@donga.com}

2014년 8월 전주교도소. 안모 씨(44)가 교도소 정문을 나섰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살고 출소하던 길이었다. 교도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차량이 경적을 울렸다. 가족은 아니었다. 친구도 아니었다. 안 씨는 이 차에 탔다. 일명 ‘상선’으로 불리는 마약 판매상이 타고 있었다. 상선은 말없이 필로폰이 든 작대기(주사기)를 건넸다. ‘출소뽕’이었다. 출소하면 약을 끊고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주사기를 보는 순간 결심이 흔들렸다. 안 씨는 작대기를 팔뚝에 꽂았다. 이틀 뒤엔 판매상을 직접 찾아갔다. ‘중독의 쳇바퀴’는 이렇게 계속됐다. ○ 교도소에서 마약 배웠다 자영업자였던 안 씨는 2001년 사업 실패 후 필로폰에 처음 손을 댔다. 그는 필로폰 투약으로 투옥되는 일을 4차례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네 번째 출소 후 필로폰을 투약해 몇 차례 실신한 뒤에야 약을 끊기로 결심했다. 13일 마약 중독자들이 직접 만든 재활공동체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 사업단’ 사무실에서 만난 안 씨는 “죽음의 문턱에 서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왔지만 모든 걸 잃었다”고 했다. 동네 친구한테서 필로폰을 받아 투약하던 그는 2008년 처음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마약 전문가’가 됐다. 다른 범죄 수형자들이 마약 범죄에 물들 것을 우려한 교정당국은 마약사범들만 한곳에 모았다. 3평 남짓한 방에 판매책과 투약자들 6명이 모였다. 이곳에선 매일같이 ‘상선’의 연락처와 마약 시세가 오갔다. 안 씨는 상선 연락처를 공책에 빼곡히 적어 나왔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상선들은 출소 후 안 씨를 찾았다. 전과가 쌓일수록 안 씨는 세상과 단절됐다. 그의 주변엔 마약사범뿐이었다. 누가 봐도 폐인으로 보이는 안 씨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도 없었다. 세 번째 수감생활을 마치고 2016년 11월 출소했을 때 상선은 ‘출소뽕’과 함께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건넸다. 휴대전화에는 마약을 팔아야 할 투약자 연락처가 저장돼 있었다. 투약자들에게 약을 팔라는 얘기였다. 안 씨는 결국 부산에 있는 상선에게서 필로폰을 받아 수도권에 뿌리는 ‘판매상’이 됐다. 마약 판매로 하루 300만 원 가까이 벌기도 했지만 번 돈은 모두 필로폰을 사는 데 썼다. ○ 혼자서는 끊을 수 없었다 마약사범들은 혼자 의지만으로는 마약을 끊을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추모 씨(41)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처음 구속된 이후 매일 ‘두 개의 자아’와 싸웠다. 이혼한 후 필로폰에 손을 댄 추 씨는 약 기운이 사라지고 정신이 들 때면 마약을 끊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필로폰 투약으로 2016년 기소됐지만 초범이란 이유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그는 보호관찰 기간에도 수시로 필로폰을 투약했다. 한 달에 한 번 소변검사를 받으러 보호관찰소에 갈 때면 다른 사람의 소변을 준비해 갔다. 보호관찰소에선 약물치료 강의를 한다면서 필로폰을 맞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보여줬다. 한 마약사범은 “선생님, 다이어트 하는 사람한테 ‘먹방’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라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추 씨는 “죽지 않으면 중독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두 번이나 목을 맸다”고 했다. 필로폰 투약으로 4차례 처벌받은 서모 씨(48)는 2002년 출소 후 3년간 약을 끊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다시 중독의 늪에 빠졌다. 그는 1999년 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누나를 칼로 위협했다. 이 사건으로 실형을 살고 난 뒤 약을 끊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아무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이사해 마약을 끊었지만 술김에 다시 팔뚝에 필로폰을 찔렀다. 그 뒤로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다. 노숙을 하면서도 돈만 생기면 마약을 샀다. 전문가들은 마약사범의 재범을 줄이려면 실형을 선고해 단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독을 치료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자문위원인 박진실 변호사는 “검찰이 마약 투약자가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할 수 있고 법원도 치료명령을 선고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며 “마약 중독은 뇌질환이기 때문에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반드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세월호 참사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장애진 씨(23·여)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밝은 갈색 단발머리에 노란 후드티를 입은 앳된 얼굴의 장 씨는 5년 전 ‘그날’ 세월호에 타고 있던 경기 안산시 단원고 2학년생 가운데 한 명이다. 장 씨는 올 2월 동남대 응급구조과를 졸업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기 전 그의 장래 희망은 유치원 교사였지만 이후 응급구조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응급구조사 자격증도 땄다. 그는 “병원에 취직해 경력을 쌓은 뒤에 소방공무원을 지원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는 “기억 물품 받아가세요”라며 시민들에게 노란 리본과 팔찌를 나눠줬다. 장 씨를 알아본 시민들은 “아주 잘 컸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추모제 내내 밝은 표정의 그였지만 연단에서는 “언제든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며 울먹였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시민 약 2000명(경찰 추산)이 모여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들 중 약 500명은 추모 리본 모양으로 선 뒤 노란 우산을 펼쳐 커다란 세월호 추모 리본을 만들었다. 지난달 철거한 ‘세월호 천막’이 있던 한쪽에 서울시가 설치한 기억안전 전시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전시물을 보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직장인 우은영 씨(43·여)는 “워킹맘이라 주말에도 바쁘지만 아침부터 두 딸의 손을 잡고 광장을 찾았다”며 “희생된 아이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평범한 시민도 나온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수지 씨(30·여)는 “학생들이 살아 있다면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앞으로도 매년 추모제에 와서 이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꾸려 사안을 전면 재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단 한 번이라도 ‘빨리 탈출하라’고 했으면 304명이 전부 살았을 것”이라며 “국민을 보호하고 구해야 할 국가가 구하지 않고 오히려 구조 방해만 했다”고 주장했다.고도예 yea@donga.com·구특교 기자}

“세월호 참사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장애진 씨(23·여)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노란 후드티를 입고 밝은 갈색 단발머리의 앳된 얼굴인 장 씨는 5년 전 ‘그날’ 세월호에 타고 있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생 가운데 하나였다. 장 씨는 올 2월 동남대 응급구조과를 졸업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기 전 그의 장래희망은 유치원 교사였지만 이후 응급구조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응급구조사 자격증도 땄다. 그는 “병원에 취직해 경력을 쌓은 뒤에 소방공무원을 지원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는 “기억 물품 받아가세요”라며 시민들에게 노란 리본과 팔찌를 나눠줬다. 장 씨를 알아본 시민들은 “아주 잘 컸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추모제 내내 밝은 표정을 짓던 그였지만 연단에서는 “언제든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며 울먹였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시민 약 2000명(경찰 추산)이 모여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들 중 약 500명은 추모 리본 모양으로 선 뒤 노란 우산을 펼쳐 커다란 세월호 추모 리본을 만들었다. 지난달 철거한 ‘세월호 천막’이 있던 한쪽에 서울시가 설치한 기억안전 전시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전시물을 보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직장인 우은영 씨(43·여)는 “워킹맘이라 주말에도 바쁘지만 아침부터 두 딸의 손을 잡고 광장을 찾았다”며 “희생된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평범한 시민도 나온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수지 씨(30·여)는 “학생들이 살아있다면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렇지 못한다는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앞으로 6주기, 7주기 잊지 않고 추모제에 와서 이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을 꾸려 사안을 전면 재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단 한번이라도 ‘빨리 탈출하라’고 했으면 304명이 전부 살았을 것”이라며 “국민을 보호하고 구해야 할 국가가 구하지 않고 오히려 구조 방해만 했다”고 주장했다. 참사 이후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서도 16일 열릴 5번째 추모제를 앞두고 14일 준비가 한창이었다. 조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 구조와 희생자 수습, 그리고 선체 인양 작업을 도왔다. 이날 조도면에 따르면 조도 초·중·고교생과 주민 120명은 16일 오전 11시 나래마을 해안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제를 갖는다. 학생들은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바다를 향해 노란 꽃들을 헌화한다.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노란 풍등 10개도 날린다. 조도고 학생대표 박태영 군(19·3학년)은 “5번째 추모제지만 마음은 언제나 무겁다”고 말했다. 세월호 승객을 구조하러 어선을 몰고 사고해역으로 달려갔던 조도 주민 김대산 씨(50)는 “내 아들이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또래여서 가슴이 더 아프다”며 “세월호 선실 유리창 너머로 붉은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를 기다리던 단원고 학생들 모습이 꿈에 보여 잠을 이루지 못한 밤도 숱했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서울 강남경찰서는 필로폰 투약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영화배우 양모 씨(39)를 12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이날 오전 3시 경 강남구 논현동 학동역 인근 도로에서 달리는 차량을 향해 여러 차례 뛰어들었다. ‘한 남성이 차도에 뛰어든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양 씨를 파출소로 데려갔다. 양 씨는 파출소 안에서도 횡설수설하며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경찰이 양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지만 음주상태는 아니었다. 마약 투약을 의심한 경찰이 간이 시약검사를 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양 씨는 곧바로 체포돼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필로폰 투약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양 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타민 성분이 든 다이어트 약 봉지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경찰은 양 씨가 이 약을 과도하게 투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늘리는 법안에 반발해 3일 국회 울타리를 넘어 경내에 난입한 혐의(공동건조물 침입 등)를 받는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경찰의 소환에 불응했다. 1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경찰서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김 위원장에게 통보했지만 김 위원장은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위원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따로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지난달 27일 국회에 진입하려 하다가 이를 막는 경찰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민노총 조합원 7명도 경찰서에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소환에 불응한 민노총 조합원 8명에게 “19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다시 한번 통보했다. 경찰은 김 위원장 등이 두 번째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3일 국회에 들어가겠다면서 경찰이 설치한 안전펜스를 부수고 경찰관을 때린 혐의로 민노총 조합원 5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이로써 ‘불법 폭력 시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민노총 조합원은 모두 22명으로 늘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고려대는 13일 고려대 인촌기념관 강당에서 2020년 입학 전형을 안내하는 진로 진학 콘서트를 연다. 오전 오후 한 차례씩 열린다. 고려대는 참석하는 고교생과 학부모에게 올해 입시 결과 분석 내용을 공개한다. 올 신입생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자소서 작성 요령을 설명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항목별 중요 평가요소를 소개한다. 19학번들이 고교생들에게 자신의 자소서 작성 방법과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과정 등을 직접 설명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방송인 겸 미국 변호사인 로버트 할리 씨(한국명 하일·60·사진)가 온라인으로 필로폰을 사들여 투약한 혐의로 8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4시 10분경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주차장에서 할리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온라인을 통한 마약 유통을 단속하던 경찰은 최근 할리 씨가 온라인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정황을 확인하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할리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필로폰을 구매해 서울 시내 자택에서 일부 투약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할리 씨는 필로폰을 함께 투약한 공범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할리 씨의 동의를 받아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양성 반응에 대한 감정을 곧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강조사를 거쳐 체포 시한인 48시간 안에 할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변호사로 1986년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할리 씨는 1997년에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할리 씨는 방송인으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수원=이경진 lkj@donga.com / 고도예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근 국회 무단 진입을 잇달아 시도하며 불법 시위를 벌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에 대해 엄정 수사 의지를 밝혔다. 경찰은 관할인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27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현장에서 채증한 영상을 바탕으로 민노총 조합원들의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일부에게 소환 통보했다. 민 청장은 8일 서면 답변 자료에서 “27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민노총의 불법행위를 엄정 수사하고 주동자를 엄정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민노총이 3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반대한다며 국회 울타리를 파손하고 불법시위를 벌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영등포서 지능과장 등 15명 규모의 전담팀에 맡겼다. 민노총 조합원들이 2명의 방송기자를 폭행한 사건도 강력 2개 팀(12명)에게 전담시켜 피의자 4명을 특정하고 1명을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3일 국회 앞에서 벌어진 불법시위를 다각도로 촬영한 DVD 70여 개 분량의 채증자료를 전수 조사하며 불법 행위자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과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해 15일 출석하라고 8일 통보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고도예기자 yea@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일부 조합원이 취재 중인 기자를 폭행한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TV조선 수습기자 A 씨는 3일 오후 11시 10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한 지상파 방송사와 인터뷰하던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곧 민노총 조합원 3명에게 가로막혔다. 조합원들은 A 씨의 휴대전화를 뺏으려다 A 씨를 밀어 넘어뜨렸다. 김 위원장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을 막겠다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경내로 들어갔다가 체포돼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 직후였다. A 씨는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또 3일 민노총 조합원들의 국회 경내 진입 당시 이를 취재하던 MBN 영상촬영 기자 B 씨도 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한 조합원이 사다리 위에서 촬영하던 B 씨를 밀어 넘어뜨린 영상을 확인했다. B 씨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4일 성명을 통해 “헌법에 의해 언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단지 불편한 관계, 다른 관점의 보도라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노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라는 수단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것처럼 기자들은 집회 참가자의 목소리를 담아 현장에 없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해 보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폭력을 동반한 취재 방해는 국민의 알 권리를 막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방송기자연합회도 “수적 우세를 이용해 집회 취재 중인 기자를 폭행한다면 군부독재 하수인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불만이 있다고 기자를 폭행하는 것은 언론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5일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기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도예 yea@donga.com·조종엽 기자}

“선생님, 얼른 대피하세요.” 4일 오후 8시경. 강원 고성군 원암리 자택(사진)에서 책을 읽고 있던 안병영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78)은 제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자택 인근에서 큰 산불이 났으니 빨리 피하라는 다급한 목소리였다. 산불이 난 지 40분 이상 지난 때였다. 산불은 이날 오후 7시 17분 원암리 일성콘도 인근에서 시작됐다. 안 전 부총리의 집에서 걸어서 약 30분 거리인 곳이다. 안 전 부총리는 전화를 끊자마자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자 바람에 불씨가 날려 왔다. 멀리서는 큰 불길이 솟고 있었다. 안 전 부총리는 바로 도로까지 뛰어나가 손을 흔들었다. 마침 지나던 승용차를 얻어 타고 동네를 벗어났다. 아내는 서울에 가고 집에 없었다. 안 전 부총리는 2006년부터 아내와 함께 강원 속초에서 살다가 2008년 원암리에 집을 짓고 거처를 옮겼다. 안 전 부총리가 책을 내기 위해 2년간 준비해 온 자료들은 모두 재로 변했다. 서울의 자녀 집에 머물고 있는 안 전 부총리는 “농사지으며 글 쓰고 자연을 벗 삼아 지낼 수 있었던 보금자리가 사라져버려 허망하다”면서도 “마지막으로 달려 나가는 차 하나를 천우신조로 잡아타고 빠져나왔으니 집이 사라진 건 아무것도 아니다”며 웃었다.고성=한성희 chef@donga.com / 고도예 기자}
KT가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유력 인사의 채용 청탁을 받은 지원자를 ‘관심 지원자’로 분류하고 전형마다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각 전형 단계에서 탈락할 때마다 번번이 점수가 조작돼 합격한 지원자도, 입사 지원서도 내지 않았는데 전형 도중에 서류 합격자로 둔갑해 최종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사실은 KT의 부정 채용에 관여해 기소된 이 회사 전 인재경영실장 김상효 씨(63)의 공소장에 담겼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A 씨(33)는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접수 기간에 입사 지원서를 내지 않았지만 전형 도중 서류 합격자로 둔갑했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2012년 10월 김 씨에게 “김성태 의원 딸을 하반기 공채에 정규직으로 채용해 달라”면서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다른 지원자들이 인·적성 검사 시험까지 마친 시점이었다. 김 씨는 이후에도 A 씨 전형 결과를 챙겼다. 다른 지원자와 달리 적성검사를 면제받은 A씨가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 불합격권인 D등급을 받자, 김 씨는 이 점수를 합격권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지원자 허모 씨는 서류심사와 인·적성 검사, 1차 실무면접에서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매번 특혜를 받아 최종 합격했다. 김 씨는 각 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기 전에 허 씨가 불합격 대상자란 사실을 인사 담당자에게서 보고받고 점수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업무를 총괄하던 김 씨가 유력 인사와 연락하며 청탁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김 씨는 2012년 10월 고교 동창인 김종선 전 KTDS(KT 자회사) 대표 딸이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 인사 담당자를 시켜 김 전 대표 딸을 서류전형 합격자로 만들었다. 김 씨는 같은 해 11월 성시철 당시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KT 인재경영실 사무실에서 만나 공항공사 간부 자녀를 채용해달라는 청탁을 받기도 했다. 공항공사 간부 자녀는 1차 실무면접에서 떨어졌지만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국회가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 등을 처리하면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4일 선언했다. 전날 국회 담장을 허물고 경찰을 폭행하는 ‘폭력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강경노선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경찰은 민노총 지도부가 사전에 폭력 시위를 치밀하게 계획한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민노총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노동법 개악(改惡) 저지 4월 총파업·총력투쟁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총력투쟁을 다시 준비할 시기”라며 “민노총의 모든 힘을 모아 조직의 명운을 건 무기한 총파업을 해서라도 반드시 노동 개악을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이에 대의원들은 4월 총파업과 함께 7월과 올해 하반기 총파업까지 함께 의결했다. 특히 지도부는 “힘찬 투쟁으로 노동법 개정을 막아냈다”고 전날 시위를 자찬하며 “조합원 수가 10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3월 말 기준)”고 밝혔다. 조합원 100만 명 돌파를 공식 선언한 셈이다. 다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조합원 수(103만6236명)를 넘지는 못해 ‘국내 1노총’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날 민노총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시킨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경사노위 참여 문제는 안건에도 오르지 못했다. 대화보다 투쟁이 우선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다. 사회적 대화를 주장해온 김 위원장은 일부 온건파의 경사노위 참여 안건 발의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 폭력 시위를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위원장 등이 폭력시위를 미리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 시위대는 3일 오전 10시 45분 국회 1, 2문 사이에 설치된 철제 담장(울타리)을 흔들어 넘어뜨렸다. 당시 경찰은 담장이 무너진 자리에 2m 높이의 저지 펜스를 설치했지만 시위대는 이를 밧줄로 묶어 쓰러뜨린 뒤 경내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김 위원장 등을 조사하면서 사전에 밧줄을 준비했는지 추궁했다고 한다. 경찰은 또 민노총의 국회 난입 현장에서 확보한 동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난입 시위를 주도한 인물이 추가로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민노총 시위대는 지난달 27일 국회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벌인 직후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에 들어가려고 시도한 바 있다. 이달 2일에도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등 8명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나겠다며 국회 안에 진입했다가 방호인력에게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집회에서 반복적으로 불법행위에 가담했거나 주도한 사람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며 “집회 총책임자인 김 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폭력 시위를 주도한 김 위원장 등 민노총 지도부 25명은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밤 12시 전후로 모두 풀려났다. 지도부가 풀려나면서 4일 임시 대의원대회는 예정대로 열릴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도주 우려가 작아 구속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는 청와대와 같은 국가중요시설 최고보안등급 ‘가급’에 해당해 경찰이 민노총을 ‘치외법권 조직’으로 예우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유성열 ryu@donga.com·고도예 기자}

“우리 애 휴대전화에서 이상한 게 나왔어요.” 지난해 9월 30대 여성이 다급히 경찰서를 찾았다. 초등학생 딸이 낯선 사람과 나체 사진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미성년자들을 꼬드겨 나체 사진을 받아낸 혐의로 50대 남성 A 씨를 입건했다. 그런데 경찰이 압수한 A 씨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발견됐다. 미성년자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아동 포르노’ 영상 수천 건이 유포된 대화방이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이런 영상을 촬영하고 대화방에 유포한 아동 포르노 동호회장 B 씨(43)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대화방에서 영상을 돌려보며 B 씨에게 제작비를 지급한 A 씨 등 3명은 성폭력 재발방지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들에겐 너무 쉬웠던 아동포르노 제작 대화방에 유포된 영상 대부분은 B 씨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3∼19세 미성년자들을 찾아 말을 걸었다. 무직인 B 씨는 자신을 기획사 보컬 트레이너로 소개하면서 미성년자들을 가수로 데뷔시켜줄 것처럼 접근했다. 이어 연인처럼 굴면서 성관계를 유도했다. 미성년자들에게 ‘성관계에 동의한다’는 서류까지 받아냈다. 영상 속에 얼굴이 드러난 피해자만 25명에 달했다.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화방이 운영되는 동안 피해 미성년자 중 ‘성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자신이 범죄 피해를 당한 건지 몰랐기 때문이다. 수사가 시작된 후에도 “아저씨를 사랑한다”며 면회를 온 피해자도 있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B 씨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나체 사진을 받아내는 등의 성범죄(음란물 제작·유포)로 검거된 건수가 2017년 한 해에만 총 427건이었다. ○ 미성년자 가장해 채팅 앱 가입하자 수십 명 접근 본보 기자가 2일 ‘○○(11세)’란 이름으로 휴대전화 채팅 앱에 가입하자 30분 만에 40여 명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들은 친구 관계나 가정환경이 어떤지 묻고는 편하게 고민을 상담하라며 접근했다. 이어 ‘이런 채팅 앱은 위험하니까 만나서 얘기하자’ ‘얼굴을 볼 수 있게 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신체 사진을 먼저 보낸 뒤 ‘왜 네 것은 안 보내느냐. 사기로 고소하고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외롭게 지내는 아이들이 온라인의 대화 상대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쉽게 유대감을 쌓는다”며 “많은 어린이들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가 잘못됐다는 걸 모르고 응하곤 한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로부터 나체 사진을 받아낸 성인들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성폭력을 저지르는 일도 있다. 중학생 C 양은 2017년 1월 채팅 앱에서 대화를 나누던 D 씨 요구로 나체 사진을 보냈다. 그런데 그는 순식간에 돌변해 사진을 유포하겠다면서 성관계를 요구했다. 원치 않는 성관계를 하고 6개월간 괴로워하던 C 양은 결국 부모에게 알린 뒤 지난해 경찰에 신고했다. ○ “성적 의도 접근 자체도 처벌해야” 전문가들은 성인이 온라인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만나자고 하거나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것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는 성인이 온라인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성적 표현을 하거나 부모의 허락 없는 만남을 시도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미성년자를 꼬드겨 음란행위를 하도록 한 성인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유포 혐의는 최소 징역 5년,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다. 하지만 본보가 대법원 판결검색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이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피고인의 1심 형량을 살펴본 결과 전체 79건 중 23건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원이 초범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직권으로 형량을 절반 가까이 깎고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때문이다. 고도예 yea@donga.com·남건우·김자현 기자}
KT에 특혜 채용된 지원자 중에 전직 한국공항공사 간부의 딸을 포함한 유력 인사들의 자녀와 지인이 포함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KT 부정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가 2012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A 씨(33) 등 5명을 특혜 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로 이 회사 전 인재경영실장 김모 씨(63)를 1일 구속기소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신입사원 공개 채용 업무를 총괄하면서 서류나 면접 전형에 탈락한 5명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이 중엔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의 딸과 김종선 전 KTDS 사장의 아들도 포함됐다. KTDS는 KT의 자회사다. 2012년 당시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우리 회사 간부의 딸’이라며 채용을 청탁한 지원자도 비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혜 채용 대상자로 별도의 명단에 이름이 적혀 있었던 이들 5명 중에는 청탁자가 누구인지 분명치 않은 허모 씨도 있었다. 김 씨는 검찰에서 정 전 사무총장 딸과 김 전 사장 아들에 대해서는 “채용 청탁을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의원 딸과 성 전 사장 지인 자녀와 관련해서는 “윗선의 지시로 부정 합격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찰이 최근 김포국제공항에서 술에 취해 국내 항공사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일본 후생노동성 간부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후생노동성 과장 다케다 고스케(武田康祐·47) 씨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폭행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이지만 피해자인 국내 항공사 직원 2명은 다케다 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다케다 씨는 31일 현재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사건을 넘겨받으면 다케다 씨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약식기소로 벌금형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출국한 외국인이 한국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벌금을 납부해야만 국내로 다시 입국할 수 있다. 다케다 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9시경 만취 상태로 김포공항 출국장에 나타났다. 다케다 씨의 상태를 확인한 국내 항공사 직원들은 탑승을 거부했다. 그러자 다케다 씨는 “한국인은 싫다”고 고함을 지르며 직원들의 얼굴 등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틀 전인 17일에도 술에 취해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탑승을 거부당하자 일본항공(JAL) 직원을 손으로 밀치고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