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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사진)이 5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 하차를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해 가을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워런 의원은 14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에게 크게 밀렸다.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서조차 3위에 머물렀다. 워런 의원은 이날 지지 후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은 바이든 대 샌더스 간 ‘2파전’으로 굳어진 가운데 워런 의원의 지지층이 어디로 향할지가 변수로 떠올랐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대도시에서 환자가 늘어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30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233명, 사망자는 14명(워싱턴주 13명, 캘리포니아주 1명)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이날 처음 환자가 확인됐다. 뉴욕주에서는 하루 사이 환자 11명이 늘었다. 미 보건당국은 5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승객이 사망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 승객에 대한 검진을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크루즈선사는 승객과 승무원 등 약 100명이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밝힌 21명보다 확연히 늘어난 수다. 크루즈선은 현재 검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예상한 것을 충족할 만큼의 충분한 진단키트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오후 10시 기준 미 존스홉킨스대의 시스템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와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는 10만 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3400명을 넘어섰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을 과시하면서 그래프 하나를 흔들어 보였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등이 세계 195개국을 대상으로 전염병의 조기 추적 및 보고, 신속 대응 및 완화, 치료 및 의료진 보호 등 6가지 질병 대응 역량을 종합 평가하고 내놓은 ‘세계보건안보(GHS)’ 순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위 10위 국가를 일일이 호명했다. 미국은 1위(83.5점), 한국은 9위(70.2점)로 세계 195개국 평균(40.2점)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은 51위(48.2점)에 그쳤다. 실제로 한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 다음으로 많지만 검사 횟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한참 순위가 처지는 국가들마저 빗장을 거는 신세로 전락했다. 전염병 대응 역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급한 마음에 코로나19가 확산된 한국에 빗장을 거는 나라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를 붙들고 일이 터진 다음에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어르고 달래본들 약발이 서지 않는다. “우리보다 못한 나라”라는 ‘정신 승리’로 위안을 삼을 일도 아니다. 미국이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고, GHS 순위가 높은 호주(4위)가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에 나선 것을 보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더 높고 많다. 이 틈을 타고 비 올 때 우산마저 빼앗으려는 파렴치한 나라도 있을 것이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얼마 전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때 우방인 호주, 영국, 캐나다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호주에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던 일을 언급했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조차 “이런 위기 속에서 동맹국은 없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마당에 “네 어려움도 내 어려움”이라는 온정주의 외교는 한가롭게 들린다. 2009년 신종플루가 멕시코에서 창궐했을 때 중국은 공항에 도착한 멕시코인들을 격리시켰다. 멕시코행 항공기 운항을 막고 멕시코인에 대한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멕시코 정부는 차별적이고 근거가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당시 주중 멕시코대사로 일했던 호르헤 과하르도 씨는 최근 트위터에 “중국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며 “2009년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와 반대로 했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말하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는 중국이 어려울 때만 유효한 듯하다. 영국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여권파워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189개국으로 일본(191개국), 싱가포르(190개국)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세계 어디서나 통할 것 같은 마패와 같던 한국 여권이 유엔 회원국 절반 넘게 환영하지 않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데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어, 하는 사이 고립무원의 ‘갈라파고스’ 신세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개방경제의 나라 한국은 자국 이익 중심의 일방주의가 횡행하는 ‘탈세계화’의 시험지를 받았다. 상호주의와 다자주의의 믿음은 버리지 말아야 하지만 그것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국가 간 분쟁의 심판 역할을 하던 국제기구가 힘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사후 대응도 한계가 있다. 국가적 취약점을 사전에 진단하고 위험 요소를 줄여나가는 선제적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위기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면 탈세계화 시대 위기관리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대도시로 사태가 번지고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크루즈선의 의심환자가 예상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221명, 사망자는 14명(워싱턴주 13명, 캘리포니아주 1명)으로 집계됐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는 78명, 워싱턴주 장기요양시설에서 확인된 환자는 24명으로 늘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이날 처음 환자가 확인됐다. 뉴욕주에서는 하루 사이 환자 11명이 늘었다. 미 보건당국은 5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승객이 사망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에 대한 검진을 시작했다. 승객들은 선실에 자가 격리된 채 헬기로 투하된 진단 키트로 검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크루즈 선사는 승객과 승무원 등 약 100명이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밝힌 21명보다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크루즈선은 현재 검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 최대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는 이날 위생용품, 독감 관련 제품 등을 주문당 5개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이 아시아인 남성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며 섬유탈취제를 뿌리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예상했던 것을 충족할 만큼의 충분한 진단키트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첫 사망자가 지난달 멕시코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가 탄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706명의 탑승객을 집단 감염시킨 채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같은 카니발 코퍼레이션 소속임이 밝혀지면서 크루즈선 집단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4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출신의 71세 남성이 숨졌다. 그는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고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사망자가 평소 기저 질환을 앓았다. 다만 병원 입원까지 사회적 접촉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망자와 같은 기간에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승객 11명과 승무원 10명 등 총 21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하와이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샌프란시스코항으로 불러들이고 탑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 배에는 각각 2600여 명의 승객과 1150여 명의 승무원이 탈 수 있으나 정확한 탑승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중 사망자와 같은 기간에 배에 머물렀던 63명은 아직도 배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캘리포니아 최대 도시 겸 미 2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계약직 검역 요원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역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전세기를 투입해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뉴욕주립대, 뉴욕시립대 학생들을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학생들은 귀국 후 2주간 격리된다. 미 하원은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83억 달러(약 9조8800억 원)의 긴급지출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25억 달러의 긴급 예산을 요청한 지 9일 만에 3배가 넘는 예산을 신속하게 승인했다. 하원 전체 435명 중 415명이 찬성했고, 야당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합의안이 타결됐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세부 명세는 주·지방정부의 의료장비 구매(31억 달러), 진단키트·백신·치료제 등 구매(3억 달러), 해외 바이러스 확산 대응(12억5000만 달러), 영세 기업 지원(10억 달러), 고령자를 위한 메디케어 원격 진료 예산(5억 달러) 등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아형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숨진 첫 사망자가 지난달 멕시코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가 탄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706명의 탑승객을 집단 감염시킨 채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같은 카니발 코퍼레이션 소속임이 밝혀지면서 크루즈선 집단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4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출신의 71세 남성이 숨졌다. 그는 지난달 11일~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고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사망자가 평소 기저 질환을 앓았다. 다만 병원 입원까지 사회적 접촉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망자와 같은 기간에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승객 11명과 승무원 10명 등 총 21명이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하와이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샌프란시스코항으로 불러들이고 탑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 배에는 각각 2600여 명의 승객과 1150여 명의 승무원이 탈 수 있으나 정확한 탑승자 숫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중 사망자와 같은 기간에 배에 머물렀던 63명은 아직도 배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캘리포니아 최대 도시 겸 미 2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계약직 검역 요원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역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전세기를 투입해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뉴욕주립대, 뉴욕시립대 학생들을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학생들은 귀국 후 2주간 격리된다. 미 하원은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83억 달러(약 9조8800억 원)의 긴급지출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25억 달러의 긴급 예산을 요청한 지 9일 만에 3배가 넘는 예산을 신속하게 승인했다. 하원 전체 435명 중 415명이 찬성했고, 야당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합의안이 타결됐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세부 내역은 주·지방정부의 의료장비 구매(31억 달러), 진단키트·백신·치료제 등 구매(3억 달러), 해외 바이러스 확산 대응(12억5000만 달러), 영세기업 지원(10억 달러), 고령자를 위한 메디케어 원격 진료 예산(5억 달러) 등이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비해 무보험 환자의 치료비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무보험 환자에 대한 치료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국가 재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퍼지면서 무보험 미국인들이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건강보험 체계의 허점이 부각되면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치료비를 병원에 보전해주는 국가 재난 복구 프로그램 적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2017년 허리케인 어마 사태 때 이 프로그램을 가동해 환자들의 치료비를 보전해준 바 있다. 2018년 현재 고용주나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보험자는 미국 전체 인구의 8.5%인 약 2750만 명에 달한다. 미 병원협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병원이 받지 못한 치료비는 380억 달러로 집계됐다. 톰 니켈스 미국병원협회 수석부회장은 “비용 때문에 환자에 대한 검진이나 치료를 재고해선 안 되기 때문에 당국이 국가재난 프로그램을 옵션으로 사용하는 것을 살펴보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미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이날 킹카운티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3명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사망자는 워싱턴주에서 모두 나왔으며 킹카운티에서만 8명이 숨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퇴치에 써달라며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HHS)에 자신의 월급을 기부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HHS가 주도하는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지원하가 위해 2019년 4분기(10∼12월) 급여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 당시 “대통령이 되면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취임 후 3년 동안 국토안보부, HHS 등에 기부해 왔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 수준이다. 시민단체들은 “10만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즐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생색 내기용 기부’”라고 비난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정미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전 예고 없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했다. 긴급 금리 인하도, 한꺼번에 0.50%포인트를 낮춘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및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은 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춘 1.00∼1.25%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18일 예정된 정례 FOMC를 앞두고 이뤄진 기습 조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증시가 개장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 및 바이러스 차단 조치가 미국과 해외 경제에 당분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천명한 ‘베이비스텝’ 원칙, 즉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바꾼다는 룰에 따라 금리를 조정해왔다. 12년 만에 이 원칙을 깰 만큼 경기 침체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미국 주요 지수는 오히려 3% 가까이 하락했다. ‘돈의 달인’으로 불리는 미 경제방송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번 금리 인하는 투자자들이 ‘와우, 코로나19 충격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모양이네’라고 느끼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시장을 살리려는 연준의 노력이 시장에 역효과를 냈다는 뜻이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생산 차질, 소비 침체에 직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는 커지고 있다. 앞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콘퍼런스콜(전화 회의)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적절한 재정적 조치 등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유럽과 일본이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정책 여력이 크지 않은 금리 조정보다는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한발 먼저 경기 부양책을 동원해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대출금리 하향 등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취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생활비 지원과 감세 정책 등을 실시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큰 이탈리아도 정부 재정을 투입해 경기 침체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코스피가 2.24% 상승 마감했다. 앞서 7거래일 동안 4조5568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가 8거래일 만에 1530억 원어치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미 간 금리차가 없어지면서 한국 등 신흥국이 주목받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7.4원 내린 달러당 118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4일 한은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점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상황이 급박해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추경 효과가 커지거나 반감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은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4월 9일) 전에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인하한 적이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2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명이 숨졌다. 확진자도 1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미국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이날 미 서부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사망자 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3명은 시애틀 근교 킹카운티 커클랜드의 장기 요양시설인 라이프케어센터 주민, 한 명은 스노호미시카운티 주민이다. 미 전체 사망자도 6명으로 늘었다. 모두 워싱턴 거주자다. 이날 기준 확진자 수는 전일보다 14명 증가한 103명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주민과 배우자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조지아의 첫 확진자다. 매사추세츠주에서도 이탈리아로 단체 여행을 다녀온 2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부 플로리다주에서는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환자가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감염지 여행 및 확진자와의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발병한 환자들이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주 등에서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지역사회 전파가 이렇게 잘 이뤄지는 호흡기 계통의 병원체를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간 상태”라고 우려했다. 환자가 속출하자 미 정부는 확진 판정 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하고 검증한 진단 시약만 사용하고, 지방 보건소가 양성 판정을 내리더라도 CDC의 추가 검증을 거치도록 했던 방침을 바꿨다. 지역 보건당국 및 민간기관의 진단이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 수는 물론 지역 감염 사례 보고 역시 대폭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워싱턴주에서는 이미 50여 명이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집단 발병이 발생한 워싱턴 킹카운티 당국은 공무원의 야근을 승인하고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간이주택을 확보하는 등 환자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지역 감염에 대한 우려 고조가 마스크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킹카운티의 한 코스트코에서는 1일 문을 열기 30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생겼다. 아마존 역시 자사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파는 판매업자의 부정 판매행위 단속에 나섰다. 한 달 전 18.2달러(약 2만3000원)에 판매된 10개들이 N95 마스크가 5배 이상 비싼 99.99달러(약 12만1400원)에 팔리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회 역시 75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제약회사 경영진과 만나 백신 개발 속도를 앞당기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료 전문가들은 빨라도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백신의 일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CBS방송이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날 “주말까지 민간기업의 도움을 얻어 진단검사 키트를 100만 개 확보하고, 진단 능력 역시 하루 1만 회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아형 기자}

2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새 4명이 늘고, 환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미 워싱턴 주(州) 보건당국은 이날 4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3명은 시애틀 근교 킹카운티 커클랜드의 장기요양시설인 라이프케어센터의 주민이다. 다른 한 명은 스노호미시 카운티 주민이다. 워싱턴 주의 사망자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사망자가 발생한 워싱턴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하고 있다. 특히 18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8명(4명 사망)이 발생한 라이프케어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주민과 직원 등 50여 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애틀·킹카운티 공중보건국 제프 더친 박사는 “앞으로 며칠, 몇 주간 환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킹카운티 주는 공무원의 야근을 승인하고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간이주택을 확보하는 등 환자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내의 환자 수는 103명으로 전날보다 14명 늘었다. 각 주의 보건당국과 연구소에서 자체 코로나19 검사에 나서면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주민과 배우자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환자도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시화되자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마스크 등 보건용품과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한 라이프케어센터 인근 커클랜드 지역 코스트코에서는 1일 문을 열기 30분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섰다.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검사 결과가 뒤바뀌는 일도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가 미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귀환한 여성이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됐다가 최근 검사에서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격리 해제된 뒤에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의 호텔, 쇼핑몰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 니런버그 샌안토니오 시장은 트위터 계정에 “CDC가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중에게 노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글을 올렸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CDC가 제때 진단검사 키트를 보급하지 못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이번 주말까지 진단검사 키트를 100만 개 확보하고 진단 능력도 하루 1만 회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미 의회에서는 75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재선을 이유로 근거 없는 낙관론을 고수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1일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자 2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내 혼란, 리더십 실종, 정보 부족 등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완전한 혼란(complete chaos) 상태’라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 의료인이 아닌 변호사 출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총책임자로 임명한 것을 두고도 실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인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지사로 재직하던 2015년 주 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발생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의료 전문가의 주삿바늘 교체 권고를 거부하고 담배와 암의 관련성에도 의문을 표시한 전력이 있다. 백악관 일각에서 ‘외부의 의료 전문가를 데려오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행정부의 대응 실패로 보일 수 있고 충성심을 믿을 수 없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HIV가 잡히도록 기도나 했던 사람을 임명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도 “과학을 믿지 않는 사람을 책임자로 지명한 것은 훌륭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백악관이 펜스 부통령과 별개로 데버라 벅스 국무부 세계보건외교 담당자를 코로나19 특별대표로 임명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사령탑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장관, 펜스 부통령, 벅스 특별대표까지 책임자만 3명에 달하는 ‘옥상옥’ 상황이 연출됐다. 믹 멀베이니 대통령비서실장 대행이 펜스 부통령의 지시를 받들어 ‘모든 소통을 부통령실을 통해서 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한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윗선의 눈치를 보느라 빠른 정보 공유 및 정확한 전달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관료의 준비 부족도 질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응팀 멤버인 국토안보부 산하 시민이민국(CIS) 켄 쿠치넬리 국장대행은 트위터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현황이 정리돼 있는 온라인 지도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올렸다. 이날 워싱턴주 당국은 기저질환이 있는 70대 남성이 커클랜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도 같은 병원에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명의 사망자를 감안할 때 워싱턴주에서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최대 1500명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코로나19는 기적같이 사라질 것” “민주당의 비판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 새로운 사기(hoax)”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내 상황은 한국에 대한 추가 입·출국 제한 조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전체가 아닌 대구에만 국무부의 여행 금지 조치를 발령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전격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중국, 이란과 달리 동맹인 한국에 일종의 배려를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에이자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한국 전체를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에서 두 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이란을 다녀온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 워싱턴 주 킹카운티 보건 당국은 이날 기저질환이 있는 70대 코로나 19 남성 환자가 커클랜드 에버그린헬스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는 전날 50대 남성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한 바 있다. 주 보건당국은 이날 추가로 80대 여성, 90대 여성, 70대 남성 등 커클랜드 장기요양시설인 라이프케어센터 주민 3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시설 직원과 주민 각각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현재 50여 명의 직원과 주민이 증상을 호소해 검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주 다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워싱턴 주는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전날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명의 환자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를 인용해 워싱턴 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돼 최소 150명에서 1500명이 감염됐을 가능성을 전했다. NYT는 “연구진은 1월20일과 지난달 28일 발생한 2명의 코로나19 환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서로 접촉한 적이 없고 발생 시차가 있는 두 환자의 바이러스가 유사하다는 점은 약 6주간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자 미국 동부의 명문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 등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경보 3단계(경고)가 발령된 나라를 다녀온 교수, 학생, 직원 방문자들에 대해 자가 격리를 권고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이 대구에 한해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베트남과 터키 등 81개국이 한국에 대한 입국을 금지·제한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들의 발이 묶였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의 40% 이상이 한국에 빗장을 걸면서 고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에게 한국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을 여행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위험이 큰 국가들에서 오는 여행객들은 비행기 탑승 전 검역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도착 뒤에도 검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은 지난달 29일 하노이에 이어 제1경제도시 호찌민 공항에도 한국발 여객기의 착륙을 불허했다. 베트남 정부가 이를 국내 항공사에 늑장 통보해 이날 오전 인천에서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이륙한 하노이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40분 만에 긴급 회항했다. 또 터키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1일부터 전격 중지하면서 1일 오전 기준으로 이스탄불 공항에만 우리 국민 228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당국은 “우리 국민들이 귀국 일정을 변경하기 위해 공항이나 호텔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

정부의 ‘외교적 대응’에도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우리 국민의 발이 묶이고 있다. 베트남이 사전 통보 없이 한국발 비행기의 착륙을 금지한 가운데 1일 오후 기준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는 총 81개국으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한국의 글로벌 고립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해외 체류 국민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교부는 1일 응우옌부뚜 주한 베트남대사를 초치해 베트남 당국의 여객기 착륙 불허 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지난달 29일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한 뒤에야 베트남 정부의 하노이 착륙 불허 통보를 받고 급히 회항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당국은 항공사는 물론이고 외교부에도 항공기 착륙 불허 방침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 전날인 28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국인 무비자 입국 중단에 항의한 지 하루도 안 돼 일방적인 추가 조치를 단행한 셈이다. 앞서 28일 하노이에 입국한 한국인 200여 명은 하노이 외곽 군부대와 병원 등지에 강제 격리된 상태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 수도 매일 늘어나고 있다. 1일 오후 기준 ‘입국 금지국’은 터키와 앙골라가 추가돼 전날에 비해 2개국이 늘어난 36개국이 됐고, 격리 조치를 취하는 등의 ‘입국 제한국’은 45개국이 됐다. 터키는 1일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등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을 중단해 이스탄불 공항에 한국인 228명이 발이 묶여 공항과 호텔에서 귀국 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지역도 전날 11개 지역에서 저장성 충칭시 베이징시가 추가돼 14개 지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식사로 죽과 밀가루 빵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구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 금지’로 격상하면서 한국 입출국 통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미 국무부는 대구 외에 한국의 다른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지만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미국 명문대들은 한국을 다녀온 학생과 교수 등에게 2주간 자가 격리를 요구하고 한국에 대한 방문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강 장관은 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를 하고 “양국 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내에선 워싱턴주에서 50대 후반 남성이 지난달 29일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처음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는 최근 대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50대 여성이 코로나19 1차 양성 진단을 받았다. 주한미군에서는 29일 네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미 국방부는 60여 명 규모의 자체 의료연구진을 최근 한국에 급파해 주한미군 관계자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백신 연구를 진행한다고 미 행정부 소식통이 전했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뉴욕=박용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26일(현지 시간) 진행한 기자회견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미국인의 불안을 다독이고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는 데 집중됐다. 뉴욕 증시가 24, 25일 이틀 연속 3%가량 급락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총괄책임자로 임명했다. 또 25억 달러(약 3조 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독감 사망자가 연간 최대 6만900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독감보다 높지 않다는 주장도 내놨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경제성장과 증시 호황을 흔들 변수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들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던 입국·여행 제한 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런 차원으로 해석된다. 매달 미국으로 들어오는 한국인 입국자는 평균 약 20만 명. 이들에 대해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취하면 당장 양국 기업인들의 산업 현장 점검, 출장 회의 등이 모두 중지된다. 한미 간 교류가 축소되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군사 분야를 포함한 각종 외교안보 관련 교류와 세미나, 유학생 입국도 전면 중단이 불가피해 엄청난 파장을 부를 수 있는 사안이다. 이를 감안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는 것에 기자회견 내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입국 제한 조치에 관한 질문에는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조치)를 다른 나라에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 존스홉킨스대가 발표한 세계보건안보지수에서 미국이 ‘보건 위기 상황에 가장 잘 대응하는 나라’ 1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위 리스트에 올라 있는 국가 9위인 한국까지 언급했다. 미국이 이달 초 전격적으로 입국을 제한한 중국과 달리 동맹국인 한국을 배려한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군(軍)에 한정된 조치이지만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꼭 필요한 상황을 제외한 사령부 산하의 한국행을 모두 제한했다. 국무부가 이날 나흘 만에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턱밑까지 와 있기 때문이다. CNN은 한국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항에서의 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내 확진자는 총 60명으로 늘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귀국한 미국인 확진자 42명 외에 중국 여행을 했거나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한 확진자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26일(현지 시간) 진행한 기자회견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미국인의 불안을 다독이고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는 데 집중됐다. 뉴욕증시가 24, 25일 이틀 연속 3% 가량 급락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 또 25억 달러(약 3조 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독감 사망자가 연간 최대 6만900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독감보다 높지 않다는 주장도 내놨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경제 성장과 증시 호황을 흔들 변수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들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던 입국·여행제한 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런 차원으로 해석된다. 매달 미국으로 들어오는 한국인 입국자 수는 월 평균 약 20만 명. 이들에 대해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취하면 당장 양국 기업인들의 산업 현장 점검, 출장 회의 등이 모두 중지된다. 이로 인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군사분야를 포함한 각종 외교안보 관련 교류와 세미나, 유학생 입국도 전면 중단이 불가피해 엄청난 파장을 부를 수 있는 사안이다. 이를 감안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는 것에 기자회견 내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입국 제한 조치에 관한 질문에는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조치)를 다른 나라에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미 존스홉킨스대가 발표한 세계보건안보지수에서 미국이 ‘보건 위기상황에 가장 잘 대응하는 나라’ 1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위 리스트에 올라있는 국가 9위인 한국까지 언급했다. 미국이 이달 초 전격적으로 입국제한 조치를 취했던 중국과 달리 동맹국인 한국을 배려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한숨 돌렸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염이 확산될 경우 우리는 그 어떤 조치에도 매우 준비돼 있다”며 사정이 달라지면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군(軍)에 한정된 조치이지만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꼭 필요한 상황을 제외한 사령부 산하의 한국행을 모두 제한했다. 국무부가 이날 나흘 만에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턱밑까지 와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내 확진자는 총 60명으로 늘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귀국한 미국인 확진자 42명 외에 중국 여행을 했거나 확진자와 접촉으로 감염된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이날 캘리포니아의 한 확진자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어머니가 공항에서 무사히 나오시기만 바랬습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권모 씨(36)는 2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 입국 금지를 전격 지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권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답변하자 놀란 가슴을 비로소 쓸어내렸다. 그 시각 권 씨의 어머니 남모 씨(65)는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서 마음을 졸였다. 남 씨는 “기내에 좌석은 3분의 2 정도만 찼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누군가 마른 기침을 하자 깊은 정적이 흐를 정도로 모두 바짝 긴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자 미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뉴욕 거주 동포들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때에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진출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직접 상대하는 항공사는 승객이 줄고 뉴욕 현지 여행사와 음식점들은 매출이 50~70%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3월부터 일부 뉴욕 노선에 투입된 항공기를 368석 규모의 ‘747-8’에서 261석 규모의 ‘777-300’으로 바꾸기로 했다. 미 델타항공도 한시적으로 한국 운항 노선을 줄이기로 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미국 법인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던 현지 여행사들은 남미 등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장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한국 내 생산라인 가동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북미법인은 현지 고객사의 특별한 요청이 없는 경우 한국에서 미국 출장을 자제하고 화상회의 등을 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한국 출장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한국 내 생산 차질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미국 현지에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여행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주재원 파견에 애를 먹고 있다. 한 시중은행 뉴욕지점은 주재원이 비자를 받아 나오지 못할 경우 한국에서 뉴욕 근무시간에 맞춰 인터넷으로 함께 일하는 대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 한인 동포사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동포사회에 보급하고 인종 혐오나 범죄가 늘어나지 않도록 시 당국 등에 대책을 촉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지역 단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대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황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해 보건당국과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낸시 메서니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나타날 것이다. 이는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에서는 1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12명은 해외여행을 하던 중에 걸렸고 2명은 미국 내에서 감염됐다. 중국에서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3명,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40명을 더하면 전체 확진자는 57명이다. 미국은 현재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격리 관찰하며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환자가 적고 최초 감염원 추적이 가능할 때는 이 방식이 효과적이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CDC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 내에서 퍼질 경우 학교 휴교, 스포츠 행사와 콘서트·비즈니스 모임 취소, 재택근무 등을 요구하는 대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메서니어 박사는 “일상생활이 극도로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DC의 경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등 미 대도시들은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NBC에 따르면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세계 상황이 변하고 있다.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경고한 CDC와 달리 백악관은 위험 요인을 낮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뉴델리에서 “미국에는 코로나19 환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의 상황은 아주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CDC의 경고를 ‘비상계획’이라고 설명하며 “바로 시행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등 워싱턴 조야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대비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25억 달러(약 3조425억 원)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과거 대유행 전염병 대책 예산보다 적고 CDC가 보급하는 진단키트 배포 차질로 주와 지방정부의 진단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내의 코로나19 전체 검사자는 426명에 불과하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겨냥한 입·출국 제한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마저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와 칭다오(靑島),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등이 25일부터 한국에서 온 승객 전원에 대한 강제 격리·통제 조치를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한국인들의 미국 입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승객들 내릴 때까지 격리 몰라 황당” 중국 웨이하이시 당국이 관할 공관인 주칭다오 한국총영사관에 통보해 온 시점은 이날 오전 9시경(현지 시간)으로 인천공항발 제주항공편 비행기가 출발하기 불과 20여 분 전이었다. 한국인 19명을 포함한 승객 163명은 웨이하이 국제공항에 내린 뒤에야 강제 격리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공항 측은 방송을 통해 마중 나온 가족과 지인들에게 “기다리지 말고 돌아가라. 상황이 심각하다. 정치와 연결된다(되는 문제다)”고 알렸다. 12일 인천시로부터 마스크 2만 개를 지원받았던 웨이하이가 10여 일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웨이하이는 산둥성 칭다오와 함께 한국인, 한국 기업이 많은 지역이다. 도착한 한국인은 대부분 기업 관계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하이 소식통은 “황당하다. (격리 사실을)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날 선양 공항에 내린 한국발 항공편 승객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일괄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4일간 자가 격리를 요구받거나 집중 격리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로 이송된 한국인은 없었다고 선양 소식통이 밝혔다. 칭다오 공항과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공항에 도착한 한국발 항공편 승객들도 공항에서부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금지되고 시 정부 측에서 준비한 차량으로만 목적지로 이동했다. 칭다오 소식통은 “승객들이 개별적으로 예약한 호텔에서 14일간 격리하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발표 없이 지방 정부에서 잇따라 나선 것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의 방식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다. 후시진(胡錫進) 환추(環球)시보 편집장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한국에서 오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중국 정부 차원에서 긴급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인 미국 입국에도 영향 미칠 듯 미 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경계)로 올린 지 이틀 만에 최고 단계인 3단계(경고)로 올렸다.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본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을 다녀온 미국인이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방문객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내 코로나19 환자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하면 다른 나라들도 이를 선례로 삼아 비슷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 미국이 2일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결정하고 14일 이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자 호주, 뉴질랜드 등이 비슷한 조치를 내놨다. 외교부와 외신을 종합하면 25일 현재 카타르, 이스라엘, 이라크, 홍콩 등 14개 국가 또는 지역이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했고 12곳은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겨냥한 입·출국 제한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와 칭다오(靑島)시,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등이 25일부터 한국에서 온 승객들에 대한 통제 조치를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한국인들의 미국 입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승객들 내릴 때까지 격리 몰라 황당” 중국 웨이하이 당국이 관할 공관인 주칭다오 한국총영사관에 통보해온 시점은 이날 오전 9시경(현지 시간)으로 인천공항발 제주항공편 비행기가 출발하기 불과 20여 분 전이었다. 한국인 19명을 포함한 승객 163명은 공항에 내린 뒤에야 강제 격리된다는 사실을 알았다.공항 측은 방송을 통해 마중 나온 가족과 지인들에게 “기다리지 말고 돌아가라. 상황이 심각하다. 정치와 연결된다(되는 문제다)”고 알렸다. 웨이하이는 산둥성 칭다오(靑島)와 함께 한국인·한국 기업이 많은 지역이다. 이날 도착한 한국인은 대부분 기업 주재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하이시 당국은 “한국, 일본 발 승객에 대해 14일 간 집중 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지만 웨이하이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은 한국에서 오는 것 밖에 없다. 웨이하이의 소식통은 “황당하다. (격리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날 칭다오 공항과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공항에 도착한 한국발 항공편 승객들도 공항부터 다른 사람과 접촉이 금지되고 시 정부 측에서 준비한 차량으로만 목적지로 이동했다. 칭다오 소식통은 “승객들이 개별적으로 예약한 호텔에서 14일간 격리하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발표 없이 지방 정부에서 잇따라 나선 것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의 방식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후시진(胡錫進) 환추(環球)시보 편집장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한국에서 오는 모든 사람들을 14일 격리하는 조치를 중국 정부 차원에서 긴급하게 내놓아야 한다”며 주장했다. ● 한국인 미국 입국에도 영향 미칠 듯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경계)로 올린 지 이틀 만에 최고 단계인 3단계(경고)로 올렸다. 그만큼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한국을 다녀온 미국인이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방문객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CDC는 이날 “지난 14일간 한국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고 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의학적 도움을 구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내 코로나19 환자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하면 다른 나라들도 이를 선례로 삼아 비슷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 미국이 2일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결정하고 14일 이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자 호주 뉴질랜드 등이 비슷한 조치를 내놨다. 외교부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25일 현재 카타르, 이스라엘, 홍콩 등 8개 국가 또는 지역에서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했고 16곳은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