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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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100%
  • “국가-지역-성별-나이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성에 차이”[바이오헬스케어 소식]

    GC녹십자의료재단(이사장 이은희)은 글로벌진단네트워크(GDN)와 공동 연구한 전 세계 17개국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검사 결과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GDN은 글로벌 12개의 진단검사기관 협의체다. 국내 검사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GC녹십자의료재단이 소속돼 있다. 이번 연구는 GC녹십자의료재단의 진단검사의학과 최리화 전문의와 안선현 전문의가 공동 저자로 참가했으며 9개의 GDN 소속 검사 기관과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진도 합류했다. GDN 소속 검사 기관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한 5억여 개의 지질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국가, 지역, 성별, 나이에 따라 심혈관질환의 위험 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남녀 모두 중년기에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았다. 연령대, 성별을 통틀어 총콜레스테롤 평균 수치는 한국이 177.1㎎/㎗로 가장 낮았으며 오스트리아는 208.8㎎/㎗에 이르는 등 국가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총콜레스테롤 정상치(193㎎/㎗)를 초과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호주를 포함한 7개국이다. 최리화 전문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가 간 문화적, 유전적 차이로 인해 지질 검사 결과가 다양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가 심혈관질환의 지질 매개 위험 완화를 위한 정책과 보건 시스템 접근 방식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안선현 전문의는 “17개 국가 중에서 한국의 평균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게 나타난 원인 중 하나는 발전된 보건의료 정책과 꾸준한 노력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인지율과 치료율이 향상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라며 “그런데도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10명 중 3명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주기적인 혈액 검사와 교육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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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렉라자로 폐암 1차 치료 가능… 현장서 약 선택 폭 넓어져”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지난달 말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특정 유전자 변이(EGFR)가 있는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다. 그동안 국내에선 다른 치료제를 한 번 사용한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만 쓸 수 있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때까지 조기 공급프로그램(EAP)을 통해 약을 무료 지원하기로 했다. EAP가 가동되면 환자들은 한 달 600만 원에 이르는 약값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렉라자 연구개발에 참여했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를 만나 렉라자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홍은심 기자= 렉라자는 어떤 환자에게 쓰이나. 안명주 교수=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의 80∼85%에 해당하는 비소세포폐암은 EGFR, ALK, ROS1, KRAS 등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특히 EGFR 돌연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관찰되며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렉라자는 2021년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LASER301 글로벌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3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신청을 했고 허가가 났다. 홍 기자= 렉라자 연구개발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안 교수=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를 위해 TKI 억제제가 개발됐다. 하지만 일정 기간 치료제를 쓰고 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이 중 40∼50% 환자는 T790M이라는 또 다른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다. 내성 유전자를 표적하는 약제로 현재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타그리소는 이미 폐암 1차 치료법으로 허가가 됐다. 그러던 중 렉라자가 타그리소와 비슷한 기전으로 개발됐다. 유한양행에서 개발을 시작해 국내에서 첫 1상을 시작했다. 이런 약제들은 보통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개발되는데 렉라자는 국내 연구자에 의해 1상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주 초기 용량에서부터 점점 양을 늘려 환자에게 독성이 가장 적으면서 효과가 큰 투여량을 알아보기 위해 1상을 진행했다. 1상 연구는 1년여 정도 걸렸다.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했고 2상을 시작했다. 2상은 T790M의 내성 유전자가 있는 환자에게 진행했다. 2차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와 보험 급여도 받으면서 2021년부터 렉라자를 진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 허가를 위해 3상 연구인 LASER301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환자를 포함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했다. 글로벌 임상을 대규모로 진행한 건 한국에선 굉장히 드문 일이다. 유한양행에서 3상을 했고 3상 연구가 작년에 유럽종양학회(ESMO) 아시아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면서 6월 드디어 1차 치료 허가를 받은 상태다. 홍 기자= 렉라자 보험급여 적용은 언제쯤 예상하는가. 안 교수= 급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다. 아마도 타그리소와 비슷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홍 기자= 그럼 임상 현장에서 렉라자와 타그리소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게 되는 건가. 안 교수= 그렇다. 폐암 치료제도 많이 발전해서 어떤 치료제를 쓰든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1∼2세대 EGFR 치료제도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등이 있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환자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다. 약제에 따라서 효과는 비슷하더라도 부작용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렉라자와 타그리소 두 약제 모두 뇌 전이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다. 타그리소는 드물지만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환자라면 렉라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렉라자를 쓰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타그리소로 바꿔가면서 치료해볼 수 있다. 홍 기자= 부작용 이야기가 나왔는데 렉라자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안 교수= 일반적인 EGFR TKI 억제제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이다. 피부 발진, 피부 건조증, 피부 가려움증 등이 있다.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작용 증상도 일상에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다. 홍 기자= 기존 1차 치료제보다 렉라자를 쓸 때 이점이 있을까. 안 교수= LASER301 3상 연구 결과를 보면 1차 치료의 1세대 약제와 지금 3세대 약제를 비교할 때 무진행 생존 기간에 대해 이레사는 9.7개월, 렉라자는 20.6개월로 거의 2배 정도다. 무진행 생존 기간이란 무작위 배정 시점부터 객관적인 질병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이레사 같은 약제들은 뇌 전이 환자에게서 효과가 작다. 반면 렉라자는 뇌 전이 환자에게서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무진행 생존 기간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홍 기자= 폐암 치료에 있어 약제 내성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렉라자는 어떤가. 안 교수= 20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는 내성이 생긴다. 아직 내성 기전에 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타그리소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렉라자든 타그리소든 내성으로 치료에 실패할 경우 현재는 백금 기반의 항암 치료를 표준요법으로 한다. 하지만 30∼40%의 치료 반응이 나오는 얀센의 아미반타맙과 렉라자 병용 요법 외에도 ADC(항체 약물 접합체) 또는 항암 치료 등 여러 약제가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결과는 유럽종양학회나 여러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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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가 인플루엔자 백신, 고령층에 효과적… 일성신약과 손잡고 국내 공급”[만나러 갑니다]

    최근 글로벌 백신 기업 CSL 시퀴러스코리아가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 쿼드’ 공급을 위해 일성신약과 전략적 판매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플루아드 쿼드는 시퀴러스의 면역증강제 MF59를 포함한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65세 이상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에 사용한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시퀴러스의 독점 면역증강제인 MF59는 면역 반응을 개선해 효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백신 성분을 말한다.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생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에 적용한다.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에 대한 면역 반응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을 방문한 다니엘 도웰 CSL 시퀴러스 APAC 총괄을 만나 플루아드 쿼드에 관해 물었다. 홍은심 기자= CSL 시퀴러스는 어떤 회사인가. 도웰 총괄= CSL 시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많이 생산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특히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과 대유행 인플루엔자 백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경우 WHO와 협력해 백신 바이러스 후보를 개발함으로써 인플루엔자 퇴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해당 절기에 유행할 백신 바이러스 후보군을 설정해야 하는데 이때 인플루엔자 예방과 대응 백신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또한 지난 5번의 인플루엔자 대유행에서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한 역사를 갖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아시아 인플루엔자 대유행(1958년)과 홍콩 인플루엔자 대유행(1968년)이 발생했을 때 백신을 공급했으며 2009년 신종플루(H1N1)가 유행할 때도 한국의 백신 회사에 신종플루 백신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면역증강제 MF59를 제공했다. 당시 신종플루 백신에 사용된 면역증강제와 같은 기술이 플루아드 쿼드에도 적용됐다. 홍 기자= 플루아드 쿼드 접종이 허가된 국가는 어디인가. 도웰 총괄= 플루아드는 3가 백신(aTIV)으로 시작해 1997년 유럽에서 허가받았다. 현재는 항원이 추가돼 4가 백신으로 20개국 이상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다. 미국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등 해외 보건 당국에서는 면역 반응을 고려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면역증강제 포함 백신을 우선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4가 플루아드 쿼드가 지난해 9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홍 기자= 플루아드 쿼드와 일반 4가 인플루엔자 백신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도웰 총괄= 백신 접종 시 발생하는 면역 반응이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65세 이상부터는 백신 접종 시 면역 반응이 떨어진다. 플루아드 쿼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일반 백신 대비 높은 면역 반응을 통해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과 사망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2017년 호주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접종했던 일반 인플루엔자 백신이 유행 균주에 효과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던 문제다. 플루아드 쿼드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된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호주와 미국, 영국에서는 65세 이상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플루아드 쿼드를 포함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우선 권고란 의료기관에서 플루아드 쿼드와 일반 백신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플루아드 쿼드의 접종을 권고한다는 의미다. 홍 기자= 플루아드 쿼드의 국내 허가 사항이 해외 허가 사항과 같은가. 도웰 총괄= 같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됐으며 65세 이상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홍 기자= 면역증강제 MF59는 어떻게 작용하나. 도웰 총괄= 면역증강제는 항원을 투입했을 때 면역세포가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면역 반응을 개선해 백신의 효능을 강화해주는 성분이다. CSL 시퀴러스의 MF59는 면역증강제의 한 종류로서 인플루엔자 백신, 그중에서도 대유행 대비에 특화돼 있다. 면역증강제를 포함한 백신은 같은 항원량으로 면역 반응을 향상할 수 있어 백신의 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면역증강제가 같은 것은 아니며 안전성 프로파일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MF59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리얼 월드 데이터(RWD) 등 오랜 기간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성 프로파일과 우수한 면역 반응을 확인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MF59는 우수한 면역증강제로 알려져 있다. 홍 기자= 면역증강제 포함 백신과 고용량 백신의 효과나 부작용 차이는 있나. 도웰 총괄= 플루아드 쿼드는 면역 반응을 향상하는 면역증강제를 포함한 백신이고 고용량 백신은 항원을 더 많이 함유한 백신이다. 해외 예방접종 자문위원회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두 제품이 효과 측면에서 동등하다고 보고 있다. 안전성도 마찬가지다. 해외 예방접종 자문위원회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두 제품이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동등하다고 보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허가돼 사용 중인 만큼 해당 백신들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홍 기자=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발생 비율이 여성에서 더 높았던 원인이 백신 접종 시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슈가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접종 시 성별이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나. 도웰 총괄=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과 실사용 임상 근거에 따르면 플루아드 쿼드 접종 시 부작용 측면에서 성별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홍 기자= 향후 호흡기 질환과 관련해 앞으로의 상황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도웰 총괄= CSL 시퀴러스에서 호주 보건부 협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똑같은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조류인플루엔자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는 가장 임박한 위험은 인플루엔자 팬데믹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우리는 호흡기 질환 관련해 여러 종류의 팬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 정부는 공중보건을 지키고 자국민을 호흡기 팬데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협력 시스템을 잘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CSL 시퀴러스에서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세포 배양 기반 백신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과 자가 증폭 mRNA 등 다양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연구들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나이를 대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호흡기 질환 전반의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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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순환 안돼 다리 묵직… 야간에 증상 더 심해져[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여름이 되면 환자가 증가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더운 날씨에 긴바지보다 짧은 하의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다리에 튀어나온 혈관을 발견하기 쉽기 때문이다.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의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85%는 ‘다리 혈관의 돌출’을 생각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실제 환자 중 혈관 돌출을 경험한 환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발바닥 통증,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 등을 호소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판막은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만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망가지면 다리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된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무겁고 붓는다. 아침보다는 저녁이나 야간에 증상이 두드러진다. 하지정맥류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 임신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이외에도 복부 비만, 만성질환,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 심부정맥 혈전증의 과거력,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혈관 초음파 검사로 판막의 기능을 확인하고 하지정맥류를 진단하게 된다. 정확한 명칭은 ‘도플러 초음파 검사’로 검사를 통해 피의 흐름과 혈관이 좁아진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0.5초 이상 역류가 확인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한다. 혈관 초음파는 금식이나 조영제의 투여 등 특별한 전 처치 없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피부를 절개해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절개술보다는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 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열이나 접합제 혹은 경화제를 주입하고 폐쇄하는 수술법이 많이 시행된다. 혈관을 폐쇄하면 하지에 정체되는 혈액이 없어지면서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게 된다. 열을 이용한 수술은 고주파 혹은 레이저를 이용해 혈관을 태우거나 혈관 벽의 구성을 변화시켜 폐쇄하는 하지정맥 폐색술이 주로 시행된다. 주변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부위 주변 마취가 필요하고 필요에 따라 하반신 마취나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업무 특성상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면 3∼5분마다 다리를 교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고 발목을 까딱까딱하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라며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을 피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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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다공증, UBAP2 유전자로 진단 정확도 높인다

    골다공증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UBAP2의 유용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아주대 의과대학 의학 유전학과 정선용 교수팀과 내분비대사내과 정윤석 교수팀은 호서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UBAP2(ubiquitin-associated protein 2)’ 유전자가 뼈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혔다.골다공증은 골 강도의 감소로 인해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골격계 질환이다.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 복잡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골다공증은 여성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넓적다리뼈 골절의 경우 사망률이 20%에 이르는 등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골다공증 환자의 혈액 표본을 활용해 현재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뼈 형성 바이오마커 Osteocalcin(OCN)과 UBAP2의 진단 특이도, 민감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UBAP2가 골다공증 진단에 매우 유용한 바이오마커임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UBAP2의 유용성을 밝히기 위해 생체 내 실험과 생체 외 실험도 함께 진행했다.한국 국립보건원 주관으로 구축한 KARE(Korean Association Resource) 코호트에 등록된 여성 2666명의 유전정보·역학 정보·임상 정보를 이용해 UBAP2 유전자의 rs2781 SNP(단일염기다형성)가 골다공증·골밀도와 긴밀하게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쥐와 물고기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골세포에 UBAP2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을 때 뼈 이상 형성을 확인했다.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군과 정상 대조군의 골수 표본을 비교한 결과, 골다공증 환자에서 UBAP2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해 있음을 밝혔다. 정선용 교수는 “대규모 한국인 유전체·역학 자료와 환자 표본을 활용한 다기관 연구를 통해 UBAP2가 골대사 조절을 통해 뼈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임을 규명했다”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특히 유전체 연관성 분석과 생체 내·외 기능 연구를 통해 바이오마커로서 UBAP2의 우수성을 밝힘으로써 앞으로 임상에서 골다공증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6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6.6)에 ‘UBAP2는 조골세포 및 파골세포 생성 조절을 통해 뼈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란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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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경 이전 자궁 절제술 받은 여성, 뇌졸중 발생률 높아

    폐경 이전에 자궁 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조기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뇌졸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심장내과 이병권 교수·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육진성 교수팀이 한국 여성의 조기 자궁 절제술과 심혈관 질환 위험 연관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뇌혈관 질환은 전 세계 여성 36%가 앓고 있는 질환이다. 여성 사망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폐경 이후의 여성은 심혈관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가 중단되면서 헤마토크리트 수치(적혈구의 용적률)와 저장 철분 수치가 높아져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끈끈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적혈구 응집에 의한 혈전 형성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외과적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 자료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40~49세 여성 중 13만5575명을 대상으로 2011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평가해, 자궁절제술 그룹과 자궁 비 절제술 그룹 5만5539쌍을 각각 평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추적 관찰했다.참가자 평균 연령은 45세였으며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년에 자궁절제술 그룹에서 115건, 자궁 비 절제술 그룹에서 96건으로 자궁절제술 그룹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약 25%가량 더 높았다.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 재관류술의 발생률은 그룹 간에 비슷했으나 뇌졸중 위험은 자궁절제술 그룹에서 약 30%가량 더 높았다.이병권 교수는 “생리가 지속해서 유지되는 것이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의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며 “생리가 멈추면서 혈액 흐름의 특성, 즉 혈유변학적 변화가 일어나게 돼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기적 헌혈이 혈유변학적 인자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대규모 추가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헌혈을 통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전 세계적 혈액 부족 사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미국의학협회저널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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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대 정신질환자, 당뇨병 위험 최대 2.36배 높아

    20·30대 젊은 성인 중 조현병이나 조울증,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 당뇨병 위험이 최대 2.36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민경·이재혁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영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이 정신질환과 당뇨병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정신질환이 당뇨병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환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연구가 미비해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고자 연구를 시행했다. 특히 최근 40세 미만의 젊은 성인에서 당뇨병 발생이 큰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20·30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39세 일반인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등 약 650만 명을 분석했다. 정신질환의 범위는 당뇨병과 연관성이 보고된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다섯 가지를 포함했다.연구 결과 당뇨병 발생률은 1천 명을 1년 관찰했을 때 발생 수를 나타내는 1000인 년 당 일반인이 2.56명이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2.89명으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정신질환별 당뇨병 발생 위험은 조현병(6.05명)이 일반인보다 2.36배, 조울증(5.02명)이 1.96배 높았다. 또 수면장애(3.23명), 우울증(3명), 불안장애(2.78명)를 앓는 경우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정신질환 치료 약이나 생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의 생활 습관이 당뇨병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당뇨병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고 운동이나 식사 제한 등 적절한 생활 습관을 관리하기 어려워 비만이나 당뇨병에 상대적으로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민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젊은 성인층에서 정신질환과 당뇨병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에 의의를 갖는다”라며 “40세 미만의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을 통해 당뇨병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2형 당뇨병과 한국 젊은 성인들의 정신질환 연관성’이란 이름으로 SCI급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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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처럼 뿌연 시야, ‘녹내장’ 신호일 수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시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누르거나 시신경 등에 영양,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처음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야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주변부가 뿌연 안개처럼 보인다. 말기에는 검게 보인다. 녹내장은 만성 녹내장과 급성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한순간에 눈 속의 압력이 상승하는 증상으로 안구 통증과 두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빠르게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방치하기 쉽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진행이 빠른 편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눈의 체액(방수)이 나가는 배출구는 열려 있지만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한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돼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녹내장의 약 80% 정도가 개방각 녹내장이다. 우리나라는 정상 안압을 가진 녹내장이 개방각 녹내장의 70∼80%를 차지한다. 한 번 망가진 시신경은 지금의 치료제나 의료 기술로는 회복할 수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심한 경우,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약물 치료로 진행된다.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주기적으로 점안한다. 약물 사용이 어렵거나 약물 처치만으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레이저 홍채절개술, 섬유주성형술 등의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치료법 중 하나는 방수를 유출하는 튜브를 눈에 삽입하는 것이다. 문제는 환자 안압 변화에 따른 방수량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튜브 지름에 따라 방수량이 달라지는데 실리콘 소재 튜브를 안구에 삽입하면 지름 조절이 불가하다. 처음에는 지름이 큰 만큼 안압을 많이 떨어뜨린다. 실제로 이러한 초기 저 안압을 경험하는 환자 비율은 50∼70%에 이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실리콘을 이물질로 인식해 방수 방출구 주변에 섬유 조직이 과도하게 형성되면 방수의 원활한 배출을 방해하고 안압의 재상승을 유발한다. 최근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이규배,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최웅락 교수 연구팀은 안압이 증가해 발생하는 녹내장의 병기에 맞춰 안압 조절이 가능한 방수 유출 튜브를 제작했다. 성학준 교수는 “녹내장 방수 치료에서 사용하는 튜브는 지름 조절이 자유롭지 못해 환자 안압 변화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이번에 개발한 튜브는 크기 조절이 가능한 만큼 초기 저안압은 물론 후기 고안압까지 예방할 수 있기에 기술 이전한 티엠디랩의 상용화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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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어머니가 치매면 자녀도 위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부모 중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부모와 자식 간에는 유전자를 비롯해 생활 방식과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도 여럿 발표돼 혼란이 있었다. 또한 그동안 여러 종류의 치매 중 어떤 병이 연관성이 높은지, 부계와 모계 병력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자녀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총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상 평가와 신경 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응답자의 치매 여부를 진단했다. 응답자들의 평균 연령은 72.8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59.2%였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의 위험이 51%, 알츠하이머병은 80% 높았다. 이러한 모계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자녀 성별과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형질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포지단백 e4 대립유전자였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X 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은 모계 유전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주관적으로 혹은 보호자 관찰상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 중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향후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중요한 영향력이 있으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본인 성별과 없이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라며 “대규모의 다국적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치매의 모계 유전 경향은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 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더 엄격한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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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백병원 8월 말 문 닫는다… 환자에 병원 이전 지원

    서울백병원이 8월 31일까지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고 폐원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7일 “각 부속병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8월 31일까지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서울백병원의 폐원을 의결한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현재 병원 구성원 전원에 대한 고용은 유지하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알려진 병원 운영 및 환자 진료 종료 시점을 그대로 확정해 통보했다. 서울백병원은 원내 공지와 전화 등을 통해 외래·입원·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종료일과 각종 서류 발급 등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원 중인 환자들의 타 병원 전원도 지원하는 한편 현재 수련 중인 인턴들은 같은 계열인 다른 지역의 백병원이나 타 병원으로 옮겨 수련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업체 검진과 임상 연구 등 진행 중인 의료사업도 다른 백병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외에도 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제학원과 서울백병원 측은 상주인구가 희박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병원의 의료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찾았으나 누적된 적자를 만회할 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은 “외부 전문 기관의 경영 컨설팅을 받았고 종합병원 유지, 전문병원 전환, 검진센터 및 외래센터 운영, 요양병원 및 요양 거주 시설 등 모든 대안을 분석하고 논의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전체 의료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백병원 각 진료과 동문 대표들은 성명서를 내고 폐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들은 동문 대표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인제학원 이사회는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시민에 헌신하고 의료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병원 설립자의 후손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와 병원 소속 교수들이 서울시청에서 강철원 정무부시장과 만나 “재단에서 출구 전략 없이 폐원 결정을 한 것은 부당하다”며 폐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조와 교수 등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는 병원 측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진료 종료 시점을 결정했다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도심 공동화와 대형 병원과의 경쟁 등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20년간 누적된 1745억 원에 달하는 적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폐원을 결정했다. 다음은 서울백병원 동문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서울백병원 동문 성명서“인제학원 이사회는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시민에 헌신하고 의료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하라.”서울백병원 동문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의 독단적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서울백병원은 한국 최초의 현대식 민간병원으로 민간병원 최초 혈액은행,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선수촌 전담병원 등 의료인들의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 의료의 한 축을 굳건히 담당해 온 서울 근대화의 중요한 유산이자, 중구 유일의 대학병원이다.우리 서울백병원 동문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하며 전국 곳곳에서, 또 해외에서, 자부심을 갖고 의료인으로서 환자와 지역사회에 헌신해 왔다. 동문 일동은 작금의 서울백병원 폐원 의결이라는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재단 이사회가 서울백병원의 현 위기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없는지를 엄중히 묻는다.인제학원 이사회는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인술제세의 백병원 설립이념을 명심하고, 서울백병원이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동문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에 폐원 의결을 철회하고 서울백병원이 의료와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를 촉구한다.2023. 7. 7.서울백병원 동문일동 동문대표: 내과 동문대표 양대원, 성형외과 동문대표 유영준, 마취통증의학과 동문대표 윤재철, 정형외과 동문회장 최일규, 정신건강의학과 동문회장 박세현, 이비인후과 동문회장 윤상필, 영상의학과 동문회장 황대헌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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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톡스, 왜 맞을수록 효과 떨어지는 것 같지? “내성 생긴 탓일지도”

    미용 관리를 위해 쁘띠 시술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인기 있는 시술 중 하나가 소위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주사다. 주름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면서 다양한 부위에 적용이 가능해 널리 시행되고 있다. 톡신을 안 맞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맞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톡신을 자주 쓰면 내성이 생겨 사용 효과가 떨어진다. 이에 작년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는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을 위해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사항을 담은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더퍼스트피부과 포항점의 류한원 대표원장에게 톡신 시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의 사항을 들었다. 홍은심 기자= 요즘 가장 대중적인 시술이 보툴리눔 톡신 주사다. 톡신 시술을 받으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나? 류한원 더퍼스트피부과 포항점 대표원장= 에스테틱 목적으로 톡신을 사용할 때는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근육의 동작을 마비시킨다. 이마, 미간, 눈가 등에 주사해서 원치 않는 근육의 움직임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애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일정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볼륨 자체가 줄어드는 특징을 이용해서 턱과 종아리, 승모근 등의 볼륨을 줄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홍 기자= 톡신 시술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는 어디인가? 류 원장= 이마, 미간, 눈가 주름이 가장 많이 시술받는 부위다. 최근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톡신 시술을 결심한 이유 1위는 이마, 미간, 눈가 주름 부위의 개선을 위해서였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4%가 해당 부위를 꼽았고, 사각턱 개선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6% 비율로 나타났다. 홍 기자= 시술 부위가 달라지면 톡신의 주사 방법이나 주입 양도 다를 것 같다. 류 원장= 부위마다 근육, 지방의 분포나 깊이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 미간, 눈가 주름은 단순히 주름이 생기는 부위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주름 밑에 숨겨진 실제 근육의 움직임과 분포를 고려해서 시술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미간과 이마는 서로 교차하면서 근육이 이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시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쪽만 더 심해진다든지, 표정이 뻣뻣해진다든지 하는 등 시술 후에 불편감이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톡신 시술 시에는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제품 선택도 중요하다. 미간, 눈가, 이마 등 적응증을 모두 허가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홍 기자= 톡신은 내성 같은 부작용도 주의해야 한다. 톡신 내성에 대해 알려달라. 류 원장= 톡신 내성이 생겼다는 것은 앞으로 더 이상 톡신의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 내성이 생기면 돌이킬 수가 없다. 따라서 내성 예방을 위해서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뉴로톡신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톡신을 사용하고 있다. 홍 기자= 순수 톡신이 무엇인가? 류 원장= 톡신은 실제 효과를 내는 뉴로톡신(신경독소)과 그것을 둘러싼 복합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복합단백질은 톡신을 감싸서 전달해주는 포장재 역할을 한다. 톡신으로 인한 내성이 생기면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복합단백질을 이물질로 인식한다. 따라서 복합단백질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한 뉴로톡신만 함유한 제품을 사용해야 내성이 생길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모든 톡신 제품은 제품 안정화를 위해 부형물을 사용하는데 부형물의 성분도 내성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염화나트륨(NaCl)이 활성화 뉴로톡신을 비활성화 뉴로톡신으로 변형시키면서 항체 형성에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염화나트륨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이 순수톡신이라고 할 수 있다. 톡신은 반복해서 시술할 경우 내성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효과를 위해서 순수 톡신은 필수적이다. 홍 기자= 그 밖에 오랫동안 안전하게, 또 효과적으로 톡신 시술을 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 류 원장= 톡신을 비롯한 모든 에스테틱 시술을 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에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가 발표한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의 내용을 숙지하고 지키면 충분히 오랜 세월 동안 안전하게 톡신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에서는 톡신 시술 전 총 세 가지 요소를 확인할 것을 강조한다. 제품의 안전성, 내성 발생 가능성,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술 주기이다. 톡신 시술 전 앞서 이야기한 내용과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이 세 가지만은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첫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을 확인한다.둘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내성 발생 가능성을 확인한다.셋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술 주기를 확인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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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이 모자라” 왜 우리는 때로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느낄까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누구나 공평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시간’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이 주어진다. 하지만 시간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2023년이 ‘벌써’ 반이 가버렸다. 어지러울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단순한 일상이 계속되면 시간도 빨리 흐른다시간은 어떤 자원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태어나 죽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시간을 소비한다. 시간의 속도에 가장 관심이 많았던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이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정말 절대적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그의 질문이 상대성이론을 탄생시켰다. 특수상대성이론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려지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 크기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상대적이다. 빠르게 날아가는 로켓 내부의 시간은 외부 관찰자보다 느리게 흐른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의 시간은 지구 표면에 붙어 있는 사람보다 빠르게 흐른다. 그래 봐야 그 차이가 10억 분의 1초가 될까 말까다. 그래서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의 시간이 거의 동일하게 흐른다고 봐도 좋겠다. 시간은 동일하게 흐른다. 첫눈에 반한 이성을 만났을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제로 시간이 멈췄을 리 없다. 누구나 시간은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기에 의문을 가지기조차 어렵다. 해가 뜨고 지며, 따뜻한 물은 점점 차가워지고, 꺼내놓은 음식은 부패한다. 만약 깨진 유리컵의 파편이 다시 모여 말끔한 유리컵 상태로 되돌아가는 영상을 본다면 우리는 영상을 거꾸로 재생했다고 확신한다.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큰 방향이 명백한 시간의 흐름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방향이다. 재밌는 건 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물론 실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르게 느낄 뿐이다. 어릴 때 자려고 누웠는데 잠은 안 오고 시간이 느리고 지루하게 흘러갔던 경험이 있다. 하루가 꽤 길었던 것도 같고, 매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갈망하며 방법을 찾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가 너무 짧다. 벌써 한 해의 반이 가버렸고 내년에도 이맘때가 되면 마찬가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대체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흘러갈까. 미국 신경학자인 피터 맹건 박사는 청년, 중장년, 노년으로 세 그룹을 만들어 마음속으로 3분을 센 뒤 실제 흘러간 시간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청년 참가자는 대부분 정확한 시간 길이를 맞혔지만 60대 이상 참가자는 대부분 더 긴 시간을 3분으로 느꼈다. 체감 시간이 더 빠르게 흘렀다는 의미다. 처음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길을 오가면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과학 해설자 궤도는 “젊을 때는 새로운 학습이나 보상 과정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외부 자극을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것인데 많은 생각이 정신없이 생겨나니 상대적으로 외부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외부 자극이 일상화되면서 도파민 분비도 줄어들기 때문에 세월이 빠르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느끼는 이유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고 느낀다. 시간의 속도에 대한 인식은 처리하는 새로운 정보의 양에 영향을 받는다. 어릴 때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기 때문에 뇌는 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더 광범위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새로움’은 시간의 속도에 대한 감각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예측할 수 있는 일상에 익숙해지고 처음 접하는 정보가 줄어들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낄 수 있다. 반복적인 일상을 처리하는 데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고 정신 활동의 부하가 줄어든다. 이러한 효율성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찬승 마음드림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주목할 만한 의미 있는 사건이 있다면 짧은 시간도 풍부하게 느껴지지만 무의미한 일상이 반복되면 일 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너무 바빠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났다고 느낀다. 나이가 들수록 타인이 요구하는 행동, 의무가 많아진다. 이렇게 외적인 요구에 집중하다 보면 맡겨진 책임을 해치우기 바빠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고 느낀다. 정 원장은 “이것보다도 시간이 더 빠르다고 느낄 때는 내향적인 활동에 몰두할 때”라며 “외향적 활동을 할 때의 시간은 외적인 기준에 맞춰 흐르지만 사색, 명상, 공상 등에 몰두할 때 시간의 속도는 매우 빠르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젊을 때는 외향적 활동을 통해서 세상에 적응하지만 노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면세계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내향적 활동을 한다”라며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은 거의 일정하게 흘러간다. 시간은 스위스 장인의 명품 시계처럼 얼마나 정교하게 흘러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곳곳에 숨겨진 경이로움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장 내일 아침 출근길부터 처음 가는 경로를 찾아보고 주변을 관찰한다면 첫 출근길만큼 길게 느껴지는 여정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늘 새로운 것을 생각하면 낯선 기억이 시냅스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대량 분비되고 시간은 점점 느려질 것이며, 하루를 이틀처럼 보낼 수도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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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광판 사진 찍고 선물 받아가세요”

    동아일보와 씨제이웰케어가 연간 캠페인으로 진행 중인 ‘웰니스 캠페인’에 독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웰니스는 웰빙·행복·건강의 합성어다.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웰니스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현대인에게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웰니스 캠페인은 현대인의 웰니스 생활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화문과 서대문, 명동 전광판에서 동아일보와 씨제이웰케어가 준비한 웰니스 응원 문구를 볼 수 있다. #웰니스 캠페인 태그와 함께 웰니스 캠페인 전광판 문구를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 푸짐한 경품도 받을 수 있다. 전광판은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남대문로 76 리모와 명동점 △충정로 77 서대문역 1번 출구 앞에 있다. 인증 사진에 응모한 독자 중 추첨을 통해 1등 현금 20만 원(1명), 2등 현금 10만 원(4명), 3등 이너비 콜렉티브 콜라겐 4주분을 제공한다. 당첨자는 8월 4일(금)에 발표할 예정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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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암 유전자, 혈액 검사로 더 정확히 진단한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김민환‧김건민 교수 연구팀은 녹십자지놈 연구소장 조은해 박사 연구팀과 함께 혈액 검사를 통해 더 간편하게 유방암 유전자를 진단하는 전장 유전체(WGS) 순환 종양 DNA(ctDNA) 분석법을 개발해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최근 혈액 검사만으로 암 환자의 혈액 내 존재하는 종양 DNA인 순환 종양 DNA를 진단하는 표적 유전자 배열(targeted sequencing) ctDNA 분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 중 200여 개만 표적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구조 변이를 정확하게 검사할 수 없어 효용성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전장 유전체 ctDNA 분석법(LP-WGS ctDNA)은 유방암 환자의 혈액 내에 존재하는 종양 DNA를 찾아낸다. 기존의 유전자 검사법보다 간편하다. 전체 유전자를 진단해 암유전자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산모의 혈액을 분석해 태아의 기형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는 비침습적 태아 유전자 검사 기술인 NIPT의 원리를 응용했다.연구팀은 분석법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207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가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채취한 혈액을 검체로 사용했고, 종양 조직의 유전자 DNA 분석법과 혈액을 이용한 ctDNA 분석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분석법을 통해 확인한 유전자 변이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혈액 검사로 암 조직의 유전자를 진단하는 ctDNA 분석법의 정확도를 확인했다.이 분석법을 기반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한 I-Score도 개발했다. I-Score는 유전자 복제수 변이를 측정해 암 재발 위험률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I-Score가 높은 환자는 유전자 구조 변이가 많고 암이 공격적이라 재발과 진행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I-Score의 기능 평가를 위해 대한 항암요법연구회 다기관 3상 연구인 PEARLY 임상시험에 등록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465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 분석을 시행했다.I-Score가 높고 항암에 비완전 관해를 보인 환자군에서의 2년 무 재발 생존율은 55.9%였던 반면, I-Score가 낮으며 항암에 완전 관해를 보인 환자군에서는 96.9%로 나타나 매우 낮은 재발률을 보였다. 이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I-score 점수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재발 위험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항암제 치료가 어렵고 재발과 전이도 빠른 유방암 타입이다.연구팀은 전장 유전체 ctDNA 분석법이 유방암 타입과 표적항암제 표적 유전자 진단, 표적항암제 내성 원리 규명, 난소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상동 재조합결손(HRD)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손주혁 교수는 “이 분석법을 통해 침습적인 조직검사 없이 혈액 검사만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암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특히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I-Score로 맞춤형 항암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는 암종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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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 TOP5 공개

    바이오 분야의 차세대 신생기업을 한데 모으는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의 상위 5개가 선정됐다.더컴퍼니즈(대표 문경미)는 올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된 총 22개의 팀 중, 5개 팀이 심사위원단과 자문단을 통해 선발됐다고 3일 밝혔다. 자문단장을 맡은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시즌1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신약 개발 분야에서 진척을 이루고 있는 회사들이 많이 지원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글로벌 바이오테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역량을 집결할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연합해야 한다”라며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를 통해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 상위 5개에는 △라이보텍(공동대표 김윤기·우재성, Circular mRNA플랫폼) △ 아테온바이오(대표 최소희, 종양 미세환경 신규 타겟 및 차세대 first-in-class 혁신 항체 신약)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진희, 의약 화학 기반 혁신 신약) △카나프테라퓨틱스(대표 이병철, 종양 미세환경 표적 플랫폼 보유 및 혁신 신약) △포투가바이오(대표 윤성준, 인공 나노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등이 선정됐다.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는 3일부터 2주간 상위 5개 팀에 대한 개별적인 영상과 기사를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개별 팀의 핵심 기술 및 창업 배경을 소개하는 내용과 매칭된 멘토사와 미팅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파악하는 순서로 준비했다. 더불어 오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2023(BIOPLUS INTERPHEX KOREA 2023)’ 행사의 부대 세션으로, ‘최종 라운드(FINAL ROUND)’를 진행한다. 해당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은 이벤터스 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은 스타인테크 및 법무법인 디라이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심사위원은 현장에서 각 팀의 발표를 듣고, 최종 선택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 심사위원에는 △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상무 △김승용 UTC인베스트먼트 이사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상무 △김호종 쿼드 자산운용 수석팀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함께한다. 자문단에는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배진건 우정바이오 기술 심의자문단장 △손미진 수젠텍 대표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나섰다. 상위 5개와 멘토사에는 △라이보텍 – 오스코텍 △아테온바이오 –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 알테오젠 △카나프테라퓨틱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포투가바이오 – 우정바이오가 매칭됐다. 이들은 현재 각 사의 협업 포인트를 찾기 위한 촘촘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문경미 더컴퍼니즈 대표는 “이번 시즌은 선배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며 “인류 생명 연장의 꿈을 꾸는 혁신 신약 기업들이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한 가능성을 높여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약 개발은 스스로 모든 것을 채워갈 수 없는 부분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영역”이라며 “후보물질 발굴 과정부터 임상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적으로 앞선 경험을 한 이들의 비결이 빠르게 흡수되며 서로 간의 시너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는 더컴퍼니즈가 주관하고, 법무법인 디라이트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를 맡았다. 파트너에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이 함께 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심사를 맡은 투자사에서 각각 20억원씩, 총 80억원의 투자의향서를 제공했다. 이들은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 참가팀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예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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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웰니스’를 응원합니다

    새로운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CJ 웰케어와 동아일보가 6월부터 1년간 웰니스 캠페인을 진행한다. 웰니스는 웰빙·행복·건강의 합성어다.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웰니스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현대인에게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CJ 웰케어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의 세분화된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업체다. 박성선 CJ 웰케어 대표는 “UN 인구 보고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기대 수명은 71.7세였다”라며 “건강 수명을 늘리려는 욕구가 높아진 만큼 웰니스 삶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웰니스 캠페인은 동아일보와 CJ 웰케어가 현대인의 웰니스 생활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화문과 서대문, 명동 전광판에서 CJ 웰케어와 동아일보가 준비한 웰니스 응원 문구를 볼 수 있다.웰니스 캠페인 전광판 인증 사진과 인스타그램 이벤트기간: 6월 18일(월)∼7월 16일(일)당첨자 발표: 8월 4일(금)상품 발송: 8월 중참여 방법: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헬스 동아 계정 팔로우와 ‘좋아요’를 누른 후 두 가지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참여 가능.① 인증 사진 부문‘웰니스 캠페인’ 전광판 문구를 찍은 사진과 본인 인증. 사진을 본인 계정에 올린 후 참여 완료 댓글 달기 (#웰니스캠페인 해시태그 필수)*전광판 위치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남대문로 76 리모와 명동점, 충정로 77 서대문역 1번 출구② 인스타그램 리그램 부문헬스 동아 해당 게시글 리그램 이후 참여 완료 댓글 달기※비공개, 유령 계정은 당첨에서 제외됩니다.상품① 인증 사진 부문1등 현금 20만 원(1명)2등 현금 10만 원(4명)3등 이너비 콜렉티브 콜라겐 4주분 (6.5만 원 상당 10명)② 인스타그램 리그램 부문스타벅스 쿠폰(추첨 200명)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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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염병 극복 앞장선 체외진단 기업… ‘펨테크’ 기업으로 성장 가속화[바이오헬스케어 로그인]

    “여성의 생애주기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다양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으며 진행됩니다. 여기에는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2차 성장 이후 월경이라는 하나의 단계를 거치며 본격화하는데요. 전 생애주기는 인류의 영속성을 위한 것으로 기술로 관리되고 지원받아야 할 필수 요건입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이사의 말이다. 인류 지속의 중심에는 ‘여성의 몸’이 있다. 임신, 출산이 없다면 인류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여성의 몸을 잘 이해하는 여성 벤처기업이 여성의 호르몬 모니터를 지속하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감염성 질환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프로세스의 핵심을 ‘여성 호르몬 테스트’라는 영역으로 확장했다. ‘글로벌 체외 진단 토털 플랫폼 선도 기업’을 표방하는 수젠텍은 바이오와 IT는 물론 NT와 AI 등 융복합 기술을 결합해왔다. 이를 통해 고민감도와 정밀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진단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질병의 예측 및 예방, 진단, 맞춤형 처방, 치료 후 관찰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을 구현했다. 최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 심혈관 질환, 인플루엔자(독감), 당뇨, 감염증, 임신, 배란 등을 진단하는 진단 키트와 분석 기기, 100여 종이 넘는 알레르기 항원인 물질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 및 전자동 분석 시스템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39개국의 주요 인허가를 취득해 92개국에 수출 중이다. 2030년까지 126조 원… 글로벌 펨테크 시장펨테크는 여성과 기술이 합쳐진 신조어로 2016년 처음 등장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여성 건강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펨테크는 활용 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펨테크 시장에 관심을 가진 상황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펨테크애널리틱스는 글로벌 펨테크 시장은 2030년까지 973억 달러(한화 약 127조 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업계에서는 여성이 생애주기 동안 시달리는 월경불순, 월경곤란증, 불임증, 자궁경부암, 갱년기 등의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펨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소비재 및 헬스케어업을 영위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과 신생 기업 제휴를 통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최근 CJ올리브영에서 월경 주기 관리 서비스인 ‘W케어’를 발매하고 한화손해보험과 이화의료원에서도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펨테크 시장 정조준수젠텍은 2022년 12월 출시한 여성 호르몬 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슈얼리 스마트’ 시리즈를 통해 개인용 홈 테스트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젠텍은 여성의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질병이 발병하지만 이를 측정하기 위해선 매번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다양한 여성 질병이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 집중했고 소변을 통해 간단하게 여성 생애주기의 다양한 호르몬을 측정하고 신체적 변화를 자가 진단하고자 했다. 회사의 우수한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이 바로 슈얼리 스마트다. 슈얼리 스마트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으로 에스트로젠, 프로게스테론, 황체형성호르몬, 인간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난포자극 호르몬 등 여성호르몬 5종의 측정을 통해 여성호르몬의 패턴을 진단, 관리할 수 있다. 이후 사용자들은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생리 전 증후군, 배란, 임신, 이상 임신, 유산 위험, 갱년기 장애 등을 언제 어디서나 진단하고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에는 슈얼리 스마트와 슈얼리 스마트 배란 듀오, 슈얼리 스마트 완경 듀오 제품이 미 FDA 허가를 받았다. 회사는 미국 허가는 물론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 회사도 설립했다. 중국 헬스케어 기업 ‘지스본’과 함께 중국 여성들의 호르몬 관리를 위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마트 팩토리, 연구소 확장 통한 성장 가속화 손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제품의 개발은 설립 초기부터 표방한 미션”이라며 “질병의 진단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맞춤형 처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1년 설립된 수젠텍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으며 2022년 말 기준 141명의 임직원이 차별화된 진단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선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입지도 견고히 구축했다. 회사는 최근 세종시에 신사옥 PIUM(혁신적이고 유용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움직이는 장소)을 건립해 수젠텍 글로벌연구소를 개소하고 세계 시장 표적의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오송에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선진화된 생산 기지를 확장하며 코로나 이후에 발맞춰 신사업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오와 다양한 영역의 기술을 융복합하는 회사답게 차세대 체외 진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토대를 갖추며 ‘공유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인재들과의 결합을 추진 중이다. 손 대표는 “회사는 하나의 조직으로 목표하는 방향성이 같은 이들의 모임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 자체에서 사회 공익이 실현되는 곳”이라며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뜻을 모은 만큼 성과에는 명확한 보상과 서로가 뚜렷한 기술적 진보를 이룰 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무 발명 보상이나 우수 사원에 대한 포상은 이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며 “놀 때는 제대로 놀고, 일할 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매년 근속연수에 따른 스톡옵션 지급은 물론 기여도가 높은 직원에 대한 포상을 확대하고 있다. 설립 초기 여성 비율이 60%에 가까웠던 만큼 여성 직원에 대한 복리후생 제도가 탄탄하다. 수젠텍은 여성 생애주기를 다루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기반으로 전 인류의 예방학적 진단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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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빨라 수술 어려운 ‘소세포 폐암’, 유일한 예방법은 금연”

    소세포 폐암은 암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전신으로 퍼져가는 특징이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22년 12월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소세포 폐암 발생 건수는 3055건이다. 소세포 폐암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하기도 어렵다. 대신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사용한다. 1차 치료는 항암 효과를 지닌 성분인 백금을 기반으로 한 ‘시스플라틴’ 혹은 ‘카보플라틴’에 ‘에토포시드’나 ‘이리노테칸’을 병용하는 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다만 소세포 폐암 환자 가운데 1차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암 초기에도 평균 생존율이 2년 미만이며 중기로 넘어가면 1년 이상을 넘기기 어렵다. 1차 치료에서 실패하는 경우 치료를 완료해도 질병이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환자가 2차 치료를 수행해야 한다. 최근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 폐암 환자들이 2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항암 신약 젭젤카(성분명 러비넥테딘)가 출시됐다. 김세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게 소세포 폐암의 특징과 치료 방법에 대해 물었다. 홍은심 기자=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의 차이는 무엇인가. 김세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은 세포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나누게 된다. 소세포 폐암의 경우 비소세포 폐암과 비교해 세포의 크기가 작고 널리 퍼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세포 폐암은 전체 폐암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병기에 따라 종양의 크기에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1∼3㎝ 정도이고 말기로 갈수록 이것보다 더 커질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종양이 여러 장기에서 발견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홍 기자= 소세포 폐암의 발병 원인은. 김 교수= 소세포 폐암의 95%의 환자는 흡연을 했던 경험이 있다. 국내 폐암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폐암은 전체 암종 중 2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폐암 환자 수가 증가하므로 소세포 폐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홍 기자= 소세포 폐암과 비교했을 때 비소세포 폐암이 더 위험한가. 김 교수= 소세포 폐암의 경우 약물 치료가 매우 잘되는 암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재발한 암은 빠른 속도로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전이가 된 환자는 치료 약물의 옵션이 많지 않고, 예후도 좋지 않다. 따라서 소세포 폐암은 초기에 발견됐다 하더라도 비소세포 폐암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소세포 폐암은 암 초기에도 평균 생존율이 2년 미만이다. 중기로 넘어가면 1년 이상을 넘기기 어렵다. 홍 기자= 소세포 폐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김 교수= 소세포 폐암은 비소세포 폐암과 달리 항암 화학요법이 치료의 원칙이다. 확장기의 경우 수술에 대한 효과가 없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는다. 제한기 I기 즉, 암이 3㎝ 이하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고 원격 전이가 없는 경우에 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소세포 폐암에서 이런 환자는 전체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약 19%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폐암이 소실된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적 뇌 방사선 치료를 한다. 홍 기자= 최근 미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러비넥테딘 성분의 항암 신약이 올해 초 국내에 출시됐다. 효과는 어떠한가. 김 교수= 러비넥테딘은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함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존에 쓰던 약보다는 오래 지속할 수 있고 독성도 적다고 알려져 있다. 약효를 보이는 기간은 기존 약 대비 3∼4개월 정도 늘었다. 3주 간격으로 1회 1시간 투여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소세포폐암 환자 중 50% 이상이 2차 치료제로 러비넥테딘을 처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비급여로 도입됐기 때문에 소세포 폐암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처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홍 기자= 소세포 폐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김 교수= 폐암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을 하지 않는 것 외에는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폐암 발생 가능성은 담배를 피운 양과 기간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담배를 끊은 후에도 위험 감소 속도가 워낙 느려서 최대 20년까지 폐암의 위험도가 본래 안 피우던 사람보다 높기 때문에 금연은 빠를수록 좋다.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적, 직업적 요인도 가능한 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좋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국가 암 검진에 포함돼 만 54세에서 74세의 남녀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인 30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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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V는 약 복용하면 전파력 ‘0’… 걱정-좌절 마세요”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21년 ‘국내 HIV·AIDS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1년에 신고된 HIV(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 신규 감염인은 975명이었다. 남성이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누적 HIV 감염인 수는 2021년 기준 1만5196명(내국인) 정도다. 연령대별로는 20∼40대 젊은 층이 전체 환자의 대부분(81.4%)을 차지했다. 상세하게 보면 20대(36.1%), 30대(30.1%), 40대(15.2%)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단을 못 받은 사람들도 상당수 되는 것으로 여겨져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고 말했다. HIV 감염은 치료제만 잘 복용하면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하다. 안진영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HIV 감염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상세히 들어봤다. 홍은심 기자= HIV와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의 차이는 무엇인가. 안진영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HIV 감염이라 한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HIV 감염이 계속 진행돼 면역 체계가 파괴되고 그로 인한 암이나 감염 등의 질병이 나타나면 AIDS라 부른다. 홍 기자= HIV 감염 경로는 무엇인가. 안 교수= HIV는 기본적으로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침이나 대변, 소변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정액이나 질액, 모유 등 일부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가장 주된 전파 경로는 성관계다. 콘돔 착용과 같은 안전한 성관계를 하면 감염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특히 성관계 시 상처가 나는 상황에서 감염률이 다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성관계가 중요하다. 홍 기자= HIV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안 교수= 증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감염 초기에는 발열, 몸살 기운, 장염 등 전형적인 일반 바이러스 감염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HIV에 걸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는 이상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무증상기로 오랜 시간을 지내는 경우가 많고 무증상 시기에 검진을 통해 HIV 감염이 밝혀진다. 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면역 기능이 점점 떨어져서 일반인에게서 잘 나타나지 않는 기회감염이 발생하면 감염의 원인을 찾다가 HIV 감염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홍 기자= 무증상 상태는 얼마나 오래 유지되나. 안 교수= 감염인마다 다르지만 무증상 상태는 2∼3년부터 길게는 7∼10년 이상까지 지속될 수 있다. 한 예로 약 12년 전 HIV 감염을 확인했는데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 후에 AIDS 상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본인이 고위험군인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홍 기자= HIV 감염인의 생존율과 사망률은 어떤지 궁금하다. 안 교수= 최근에는 생존율이 많이 개선돼 20대에 진단을 받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70대 후반까지 비감염인과 동일하게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다. HIV 감염인도 약을 꾸준히 잘 복용하면 바이러스가 억제돼 면역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서 HIV 때문에 단명하지는 않는다. 과거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복용하지 못하는 등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로 인해 기회 감염, 기회 암 등 면역력이 떨어져 AIDS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기대 수명이 늘면서 HIV 감염인도 일반 인구의 사망 원인과 같이 암,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홍 기자= HIV 검진은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가. 안 교수= 거주지와 상관없이 가까운 보건소에서 신속 검사가 가능하다. 신속 검사는 익명, 무료로 이뤄진다. 다만 신속 검사 결과에서 정밀 검사 대상자로 안내받은 경우 정밀 혈액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하며, 정밀 혈액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받았다면 보건소 에이즈 담당자 연락처로 전화해 상담과 지원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HIV 감염이 확진된 경우는 반드시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직도 신규 환자 중 면역세포가 많이 떨어져 AIDS 상태로 발견되는 비율도 상당하다. 빨리 발견해야 좋은 상태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공중보건적학적으로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경우도 막을 수 있다. 홍 기자= HIV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안 교수= HIV 바이러스는 ‘레트로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의 일종인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몇 가지를 조합해 복용을 시작한다. 현재까지는 이 약을 계속 복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 치료라 할 수 있다. 약제 요법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3개 또는 2개 성분을 단일 제제(1알)의 경구제로 하루 한 알 복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95% 이상 복용해야 바이러스 통제가 완벽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약을 복용하지 않는 동안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질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약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홍 기자= 2제 요법과 3제 치료 요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요법 간 차이는 무엇인가. 안 교수= HIV는 치료제가 전혀 없는 질환이었다가 1980년대에 약이 개발돼 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치료를 해 보니 바이러스가 줄어드는 것 같다가 다시 늘어나면서 결국 실패해 1개 약제로는 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됐다. 2개 성분으로 치료를 해도 유사한 사이클을 보였다. 1990년대 들어 3개 성분으로 치료를 해 보니 약을 유지하는 한 바이러스가 억제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3제 요법이 가장 많이 쓰였다. 그러나 최근 3제 요법과 효과는 유사하지만 성분 수를 줄인 2제 요법이 출시됐고, 바이러스 통제가 잘된다는 데이터들이 나오면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홍 기자= 최신 HIV 치료제 개발 현황은 어떠한가. 안 교수= 환자 개별 건강 상태 및 질병 활성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질환이 안정돼 약만 잘 복용하면 되는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내원한다. 내원 시 검사를 통해 약제 부작용은 없는지, CD4 림프구 수치는 안정적인지 등을 확인한다. 현재 HIV 치료제는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인데 해외에서는 한 번 맞으면 약 두 달 정도 긴 시간 동안 치료 효과가 작용하는 주사제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도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도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기자= 일상생활에서 HIV 감염인이 스스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안 교수= 무엇보다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특히 처음 내원했을 때 약 복용을 잘 지키지 않으면 혈중 바이러스 레벨이 억제되지 않고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교육하고 있다. 식사를 같이하는 등 일상생활은 괜찮지만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 예를 들어 면도기를 같이 사용한다거나, 혈당 체크를 위한 인슐린 니들 등에 노출될 만한 환경은 제한해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다. 안전한 성관계의 중요성 또한 교육하고 있다. 홍 기자= 마지막으로, HIV 감염인 및 AIDS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안 교수= HIV 감염인들이 내원하면서 걱정, 좌절감 등을 느끼고 본인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닐까,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오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약을 잘 복용하면서 면역력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면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혈중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전파력이 거의 0에 수렴한다고 강조한다. 여러 대규모 연구를 통해 많이 밝혀진 사실을 말하자면 HIV 감염자도 약을 잘 복용하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하면서 지낼 수 있다. HIV 감염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완벽히 예방을 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HIV 감염인 본인과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또 하나의 대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검진이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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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고 아픈 치아, 원인 모두 달라… 내원해 확인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일상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치통. 치통은 발생 원인과 부위가 다양하다. 치과에서 다루는 통증은 치아 내부에 있는 연한 조직인 치수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잇몸이나 치조골 등 치아 주변 조직, 턱관절 부위에서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치아나 치아 주변에서 생긴 통증으로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치아 원인이 아닌 비치성통증(치아의 문제가 아닌, 입술, 광대뼈, 턱관절 부위의 통증)인 경우도 있다. 치과를 찾은 환자는 대부분 ‘이가 시리다’ 혹은 ‘아프다’라는 말로 증상을 이야기한다.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으로부터 시작해서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의료진의 자세한 문진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시리다’라고 하는 증상에서 시작해 시린 증상의 부위, 자극원, 정도, 증상의 지속 시간 등 다양한 질문이 뒤따를 수 있다. 이가 시린 증상은 치수 조직 내 신경 또는 상아질 내부에 분포하는 신경에 의해 느껴질 수 있는 감각이다. 환자는 때로 아픈 통증과 시린 감각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노출된 상아질을 통해 전달되는 찬 자극은 상아질에 분포된 신경을 자극해 시린 감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치수 조직 안에 분포하는 신경에 의해 찬 자극 때문에 유발되는 시린 증상을 느낄 수도 있다. 치수 조직에 의해 전달되는 시린 감각은 많은 경우 우식(충치)증이나 깊은 수복물과 같은 원인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감별이 용이하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치경부가 심하게 파인 경우를 치경부 마모증이라 한다. 이런 치경부 마모증에 의한 상아질 노출 또는 우식(충치)증이나 깊은 수복물(레진, 인레이, 크라운, 브리지, 임플란트, 틀니 등)의 없는 경우에도 시린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교합으로 인해 과도한 힘이 치아에 가해지는 경우나 금(크랙) 등으로 인한 치수염의 경우에도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음식물을 씹을 때 아프다면 치아 내부 치수 조직 염증이 치아 뿌리 주변으로의 확산으로 인한 것인지 교합이나 저작압의 문제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치아에 금이 있거나 치아 뿌리에 금이 있는 경우도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면 비치성 통증의 가능성이 있다. 이진규 강동경희대 치과병원 교수는 “치통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치과의사와 함께 신중하게 파악하길 권유한다”라며 “환자가 통증을 느끼면서 아프다는 표현만으로는 정확한 원인과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치과에 내원한 환자는 본인의 불편함에 대해 세밀히 관찰하고 이를 진단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알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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