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

신규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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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방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newji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9~2026-04-08
대통령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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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캉말캉·‘빠지직’에 쾌감…다 큰 어른이 뭐하는 짓? 들여다보니

    ‘아, 이 쫀득한 것은 무엇인가, 이 알록달록하고 부드럽고 잘 늘어나고 심심한 것은 무엇인가.’ 왠지 반가운 느낌이 손바닥에서 팔을 타고 올라왔다. 어슴푸레하고 희미하게 뇌 속의 뭔가를 자극하는 감각이다. 서울 마포구의 ‘슬라임’ 카페 ‘릴리데이지’에서 1일 기자는 얼토당토않게도 백석(1912~1996)의 시 ‘국수’를 떠올렸다. 말랑말랑하고 잘 늘어나는 장난감 슬라임과 국수는 묘하게 닮았다. 찰지면서도 심심한 느낌이 푸근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말이다. 카페 직원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해 봤다. 양푼에 물풀을 붓고, ‘액티’(베이킹소다를 물에 녹인 것이라고 직원이 설명했다)를 넣은 뒤 주걱으로 젓는다. 콘택트렌즈 세척액을 조금 넣고 다시 저으면 기본 슬라임이 완성된다. 여기에 원하는 향이나 색소, ‘토핑’(슬라임 안에 넣도록 만들어진 구슬 모양 등의 작은 플라스틱, ‘파츠’라고도 한다)을 더하면 된다. ●“‘키덜트’족이 눈치 안보는 시대” 40대라면 말캉말캉한 촉감에, 던지면 벽에 달라붙던 어릴 적 장난감 ‘먹깨비’가 떠오를 것이다. 20, 30대라면 풍선 속에 녹말가루가 들어있는 ‘만득이’를 추억할 수도 있다. 슬라임은 유행한지 좀 된 아이들 장난감이지만 최근 아이들을 넘어 ‘키덜트’족의 놀잇감으로 떠올랐다. 기자가 방문한 ‘릴리데이지’ 카페도 성인끼리 오는 이들이 전체 손님의 20% 가량 된다고 했다. 이날도 20대 남녀 커플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때 문방구에서 파는 ‘액체괴물’이 있었거든요. 그것과 같아요. 추억도 떠오르고, 아무 생각 없이 만지작거리고 놀면 한두 시간이 금방 갑니다. 아이들만 갖고 놀기에는 아까운 아이템이죠.”(황은선 씨·21세) “보기에도 예쁘고 이렇게 슬라임에 토핑을 많이 넣으면 주무를 때 ‘빠지직’하고 크게 소리가 납니다. 독특한 쾌감이 있지요. 시각 청각 촉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는 장난감이에요.”(김예찬 씨·21세) 황 씨는 “풀이나 토핑을 따로 사서 자신만의 슬라임을 만들고 노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다 큰 어른이 뭐하는 짓’이냐고? “사람은 몰두하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안정감과 쾌감을 느낍니다. 슬라임을 갖고 노는 건 이 같은 ‘자기 통제’ 느낌과 관련이 있어요.”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손으로 쉽게 변형할 수 있는 슬라임의 특성이 스트레스를 낮춰준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장난감으로 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슬라임 뿐만이 아니다. 유튜브에서는 계란 모양 초콜렛 속에 장난감이 들어있는 과자를 개봉하면서 어떤 장난감이 나오는지 계속 보여주는 콘텐츠도 인기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은 어른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별로 없다”며 “슬라임 카페는 키덜트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원하는 걸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안전하게 갖고 놀려면… 슬라임 카페들이 성업 중이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슬라임을 만들다가 손이 빨갛게 변했다거나 피부염이 생겼다는 이들도 있다. 슬라임이 젤 같은 특성을 갖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인 붕사도 문제가 된다. 붕사는 물에 녹으면 강한 염기성을 띤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붕사는 만진다고 해서 바로 탈이 나지는 않지만 피부가 민감한 이들은 장시간 만지면 피부가 붓거나 빨갛게 된다”고 말했다. 상당수 슬라임 카페들은 붕사 대신 렌즈세척액을 넣어 슬라임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붕사가 없을까? 이덕환 교수는 “미국에서 만드는 렌즈세척액에는 붕산이나 붕사를 보존제로 소량 첨가하지만 그 자체로 인체에 위험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슬라임을 만들며 여러 화학물질이 섞이면 서로 어떤 작용을 일으킬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 교수는 △슬라임을 맨손으로 너무 오래 갖고 놀지 말고 △슬라임을 만진 손을 입에 넣거나 눈을 만지지 말고 △놀 때 비닐장갑을 끼는 게 좋다고 권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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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체괴물’ 열풍은 어디서 시작됐나? 유튜브 통해 국내 퍼져

    슬라임(액체괴물) 열풍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본래 슬라임은 미국 공포영화에서 연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이후 1970, 80년대 장난감 회사들이 슬라임을 생산하며 대중화됐다.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슬라임은 2015년경 유튜브를 통해 국내로 퍼졌다. 당시 어린이 유튜브 채널 ‘캐리TV’에 올라온 슬라임 제작 영상은 24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였다. 지난해부터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아이유, 설리 등 연예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러 종류의 슬라임을 만지고 노는 영상을 올리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MBC ‘나 혼자 산다’ ‘무한도전’ 등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며 국내에서 대중적인 장난감으로 자리 잡았다. 높은 인기만큼이나 파생된 콘텐츠도 다채롭다. 어린이 유튜버들에게 슬라임은 필수 콘텐츠로 꼽힐 정도다. 문방구에 있는 제품들을 리뷰하거나 각양각색의 슬라임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50ml에 1500원’이라며 직접 만든 슬라임을 소량으로 판매하는 유튜버도 생겨났다. 구독자 63만 명을 끌어 모은 ‘마이린TV’ 최린 군(12)의 아버지 최영민 씨(47)는 “요새 슬라임 콘텐츠가 많아 단순 리뷰뿐만 아니라 숨겨 놓은 슬라임을 찾아내는 ‘보물찾기’, 슬라임 여러 개를 모아 만든 ‘선물상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슬라임을 만지작거리는 영상에 자막을 입혀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콘텐츠도 생겨났다. 슬라임 영상이 아이들 고민 상담 창구가 된 셈이다. “3학년인데 몸무게가 44~45㎏을 왔다 갔다 해요ㅠㅠ”, “여자인데 남자처럼 생겼어요” 등 고민 동영상을 올리면 시청자들이 댓글을 달아 상담을 해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도 늘었다. 음란행위나 자해, 자살 관련 내용을 자막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슬라임 동영상에 대놓고 성인 인터넷 사이트를 홍보하기도 한다. 유튜브에 업로드 돼 조회수가 40만 건이 넘은 ‘남사친의 나쁜손 시리즈’에서는 슬라임을 만지면서 친구에게 성희롱을 당한 이야기를 자막으로 풀어놓는다. “어린이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 달라”, “수위가 많이 높다” 등 안내성 제목이 달려있지만 나이제한이 없어 누구나 해당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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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도서관’ 후원 국민銀, 독서문화상 대통령 표창

    ‘작은 도서관 운동’을 지원하는 국민은행이 독서문화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월 31일 경남 김해시 김해문화의전당 애두름마당에서 열린 ‘제24회 독서문화상’ 시상식에서 국민은행에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국민은행은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함께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대상으로 ‘책 읽는 버스’를 지원하고 전국 각지에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는 등 독서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작은도서관…’ 대표인 김수연 목사(72)는 “2008년부터 국민은행은 선의를 갖고 작은 도서관 설립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공로가 크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그간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시리즈를 통해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한편 국무총리 표창은 신훈정 팔판작은도서관 관장과 이경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장, 전근호 부산은행 부부장이 수상했다. 문체부가 주최하고 김해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은 이날부터 9월 2일까지 진행하는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막식에서 열렸다. 올해 독서문화상 수상자는 대통령 표창(1명), 국무총리 표창(3명), 문체부 장관 표창(25명) 등 총 29명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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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널A ‘도시어부’ 알래스카편, 5.3% 최고시청률

    어복도, 시청률도 터졌다. 미국 알래스카로 간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도시어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8월 30일 방송한 ‘도시어부’는 5.3%(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도시어부’ 시청률이 5%대에 진입한 것은 1월 26일 이후 7개월여 만으로 당시 기록했던 5.2%를 넘어선 자체 최고 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예능·교양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방송에서 기존 출연자 이덕화와 이경규, 마이크로닷, 게스트인 배우 장혁은 알래스카 남쪽의 땅끝마을 호머에서 대광어 선상낚시에 나섰다. 이덕화는 길이 136cm, 무게 30kg의 대형 광어를 낚았다. 묵직한 입질에 그는 “왔다”를 외치며 낚싯대와 사투를 벌였다. 멤버들은 이날 낚은 물고기로 광어 스테이크와 문어숙회, 연포탕 등을 만들어 먹어 더 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여기서 낚시하다가 한국 가면 시시하겠다” “낚시 욕구가 생겼다”며 찬탄을 쏟아냈다. ‘도시어부’는 낚시와 예능, 여행, 먹방 등이 결합된 신개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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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우주에선 소변과 전기가 같은 가치라고?

    뭔가 친숙한데. 처음 책표지를 보고 든 생각이다. 검색을 해봤다. 정말 영화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 ‘마션’ 등의 포스터와 글씨체가 비슷하다. 내용은 어떨까. 사실 우주 소재는 수많은 콘텐츠 덕분에 익숙하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도입될 정도다. 그만큼 식상할 수 있지만, 더 꼼꼼하고 현실적이라는 면에서 ‘인듀어런스’는 가치가 적지 않다. 2015년 3월부터 1년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체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인인 저자가 당시 삶을 기록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주비행을 4번이나 한 베테랑. 마지막 비행에서 340일을 체류한 그는 미국인 중에 우주 체류 최장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우주에서는 평범했던 일상도 특별해진다. 무중력 상태에서 운동을 하려면 멜빵을 차고 러닝머신 로프에 몸을 연결시켜야 한다. 몸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건으로 물기를 터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한다. 소변 방울이 날아다니는 참사를 겪지 않으려면 볼일(?)도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고립된 공간에서 겪는 외로움도 묻어난다. 그는 녹음해 온 빗소리나 새소리, 나뭇가지에 바람이 부딪히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매일 듣는다. 신선한 농산물이 수북이 쌓인 마트 풍경도 보고 싶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조차 그리워진다. 사랑하는 이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때는 깊은 무력감마저 느낀다. 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게 습관이 됐다. 우주정거장에서는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주 유영은 우주에서 하는 작업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 ISS에서 러시아 우주인들의 소변과 미국 태양 전지판에서 생산한 전기는 우주에서 등가교환을 한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소변을 받아 기화시켜 물로 쓴다. 우주인들만 할 수 있는 이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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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도서관’ 조성 기여…국민은행, 독서문화상 대통령 표창 수상

    ‘작은 도서관 운동’을 지원하는 국민은행이 독서문화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월 31일 경남 김해시 김해문화의전당 애두름마당에서 열린 ‘제24회 독서문화상’ 시상식에서 국민은행에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국민은행은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함께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대상으로 ‘책 읽는 버스’를 지원하고 전국 각지에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는 등 독서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작은도서관…’ 대표인 김수연 목사(72)는 “2008년부터 국민은행은 선의를 갖고 작은 도서관 설립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공로가 크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그간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시리즈를 통해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한편 국무총리 표창은 신훈정 팔판작은도서관 관장과 이경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장, 전근호 부산은행 부부장이 수상했다. 문체부가 주최하고 김해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은 이날부터 9월 2일까지 진행하는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막식에서 열렸다. 올해 독서문화상 수상자는 대통령 표창(1명), 국무총리 표창(3명), 문체부 장관 표창(25명) 등 총 29명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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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오체’ 댓글놀이-복고풍 소품 인기몰이

    “‘러브’하고 싶소.” 19일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미션)’ 시청자들이 모여 있는 한 포털사이트 채팅방. 고애신(김태리)의 대사를 차용한 한 누리꾼 말에 “나도 그러하오” “이번 생은 글렀소” 등 답글이 금방 몰려들었다. 드라마를 방영하는 중간에도 시시콜콜한 잡담이 뒤를 잇는다.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모두가 이 ‘하오체’를 쓴다. ‘미션’이 이날 14회에 드디어 시청률 15%(닐슨코리아)를 넘어섰다. 가장 중요한 타깃으로 꼽히는 20∼49세 시청률도 평균 9.3%로 동시간대 1위.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팬층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미션’을 즐기는 시청자들은 무언가 독특하다. ‘하오체’를 이용한 댓글 놀이는 방영 뒤에도 이어진다. 등장인물의 대사를 따라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제국 시기의 사건, 인물 등 극 중 배경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도 등장한다. 대한제국 시절을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보니 복고풍 의상과 소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개화기 룩’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한복 대여 전문점에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김태리한복’ ‘#고애신스타일’ 등을 홍보한다. 종로구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박미경 씨(45)는 “중국 등 외국인들까지 ‘미션’ 스타일 한복을 찾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흰색 셔츠와 한복 치마를 매칭해 평상복으로 입고 SNS에 “김태리 스타일이다”라며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쿠도히나(김민정)가 차고 나온 귀걸이나 김태리 머리띠의 브랜드를 문의하는 글도 많다. 모두 드라마 속에서 간접광고(PPL)로 등장한 상품이다. “‘미션’ 덕에 개량한복을 처음 사봤다”는 후기 글도 적지 않다. 남성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희성(변요한)이 기른 수염 모양을 따라하는 팁도 공유한다. 옥션은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자개 목걸이나 전통지갑 등 복고풍 패션과 생활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함축적인 대사를 놓고 시청자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일도 많아졌다. 예컨대 지난달 22일 6회에서 유진(이병헌)과 구동매(유연석), 김희성이 함께 술을 마시는 장면을 놓고 “국제질서를 은유적으로 빗댔다”고 해석하는 식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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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미 추 “서울 배경의 만화 만들어보고 싶어요”

    “언젠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만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마블 영화 원작인 ‘앤트맨’ ‘데드풀’ 등에 참여한 만화 작가 에이미 추(50·사진)가 말했다.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29일 그를 만났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이 28, 29일 개최한 ‘문화소통포럼(CCF) 2018’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여성을 위한 만화를 출간하는 ‘알파걸 코믹스’ 창립자다. 그가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에서 일하게 된 건 큰 도전이었다. 미국 만화 업계에서 여성 작가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을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 작가도 남성 캐릭터와 이야기를 잘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2011년 ‘알파걸 코믹스’를 설립한 것도 여성 만화가와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다.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참여하는 작가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어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그는 “할리우드 작품에서 여성은 섹시함으로만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화에서 여성도 입체적이고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드풀, 앤트맨, 원더우먼 등의 인기를 지켜본 그에게도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차기 작품들을 한국어로도 번역해 출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오즈의 마법사’로 유명한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바다의 요정’을 각색한 그래픽 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다. ‘CCF 2018’에는 ‘슈퍼 기억력의 비밀’을 쓴 에란 카츠 작가(이스라엘), 일본 팝아트 ‘가와이’ 문화를 만든 마스다 서배스천(일본) 등 10개국의 문화계 리더가 참석했다. 송승환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연출로 한국 문화의 정수를 널리 알린 공로로 ‘K-문화소통상’을 받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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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함 잃고 주춤했던 육아예능, ‘다문화 코드’로 새 활로

    한동안 침체기였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다문화가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예능에 출연한 다문화가정만 5팀이 넘는다. 뭣보다 서구적 외모를 지닌 혼혈 아동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끈다. 12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한 축구선수 박주호의 딸 나은은 출연하자마자 ‘한국의 수리 크루즈’라 불리며 관심이 폭발했다. 채널A ‘아빠본색’에 출연했던 리키김의 딸 태린은 브래드 피트의 딸 샤일로를 닮아 화제가 됐다. 물론 외모가 인기의 전부는 아니다. 다문화가정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세인 나은은 박주호와 스위스인 엄마 안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자연스레 ‘언어 천재’가 됐다. 아빠와는 한국어로, 엄마와는 영어나 독일어로 대화한다. 할머니와 전화할 때는 스페인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했다. 박주호 부부는 “(특정 언어를) 강요하진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배우도록 내버려두는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광경도 흥미롭다. ‘슈퍼맨이…’에서 샘 해밍턴은 아들 윌리엄의 백일 상에 오를 음식에 “이국적 분위기도 내고 싶다”며 치킨과 만두를 추가한다. 윌리엄은 애호박볶음, 물김치 등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 ‘아빠본색’에서 리키김은 미국에 살면서도 가족들과 함께 아침에 국민체조를 한다. 의외로 ‘한국스러운’ 교육 방식도 눈에 띈다. 자유분방할 것이라고 짐작한다면 큰 오산이다. 해밍턴은 두 아들 윌리엄과 벤틀리에게 한국식 예절을 가르친다. 식당에서 식탁에 발을 올리는 아들에게 정색하고, 음식이 나오면 “감사합니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채널A ‘아빠본색’에 출연했던 미 육군 정보대대장 브라이언 데이비스는 세 아들과 함께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우려고 드라마 ‘대장금’을 봤다. 삼둥이 이름은 순신, 세종, 주몽이다. ‘슈퍼맨이…’ 관계자는 “지난해 독일에 있을 때부터 박주호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는데, 한국에 오면서 출연하게 됐다”며 “샘 해밍턴 등 다문화가정 부모들의 부드러우면서도 엄격한 훈육 방식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다문화가정 육아예능의 선전에는 최근 사회는 물론 대중문화가 혼혈인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다. 모델 한현민이나 가수 전소미,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버논 등은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런 분위기를 TV 역시 예능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외모나 특이함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다문화가정을 희화화하는 데만 그칠 위험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간 여러 예능이 외국인이나 혼혈인을 그런 시각으로 대하다 ‘반짝 화제’로 끝난 경우가 많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어떤 가정이든 결국 육아 예능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시청자와 ‘공감대’를 쌓는 것”이라며 “새로움에 치중해 ‘신선함’만 강조하기보단 다문화가정을 다각적인 면으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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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로만 사는 아내 안타까워 쓴 작품”

    “드라마는 소설의 감정을 절대 흉내 낼 수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그 생각이 바뀌었어요.” 서울 성북구의 작업실에서 24일 만난 소재원 소설가(35·사진)가 말했다. 그는 4일 종영한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를 집필하며 드라마 작가로 데뷔를 했다. 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별이…’는 바람난 남편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50대 여성 서영희(채시라)가 아들의 아이를 임신한 정효(조보아)와 함께 생활하며 겪는 갈등을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최고 시청률 10.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그는 임신한 아내를 보며 소설을 집필했다. “임신하자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고 오직 엄마로 살아가는 아내가 안타까웠어요. 내가 알던 한 여성이 아니라 ‘○○엄마’로 불리며 자아를 잃어가는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대본이 나올 때마다 항상 아내에게 검수(?)를 받았다. 그는 배우들이 드라마를 살렸다며 공을 돌렸다. “초반 대본에 감정을 서술한 지문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첫 방송을 보고 배우들에게 신뢰가 생겨 이를 줄였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채시라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도 해줬다. ‘임신부는 염분이 있는 음식을 피한다’는 대본을 보고 “염분 있는 음식도 먹는다. 단정적인 표현에 여성들이 죄책감을 느낄 수 있으니 배려해 달라”고 의견을 냈다. 사실 소 작가는 이미 ‘핫’하다.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작인 ‘나는 텐프로였다’를 시작으로 ‘터널’ ‘소원’ 등 여러 소설이 영화화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룬 소설 ‘균’의 시나리오 작업도 마쳤다. 내년에는 또 다른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을 계획이다. 그에게는 ‘대중적이지 않으면 쓰지 않겠다’는 철칙이 있다. 소설을 쓸 때도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을 염두에 둔다. 요즘은 세 살 아이를 키우고 부모 모임에 참석하며 소설 소재를 얻는다. 가난도 동력이 됐다. 열세 살에 부모의 이혼을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장애가 있었고 집은 가난했기에 글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이, 더 빨리 썼다. “아버지 덕분에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받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경치는 예쁘지만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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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조선 말기에도 우리 시문학은 꽃을 피웠네

    19세기 조선 말기는 시문학사에서 취약한 시기다. 열강의 침략 속에 전통과 근대가 충돌했고, 전통에 속하는 것들이 허물어진 탓이다. 고종 시대 문단과 문인의 활동상이 담긴 사료도 다른 어떤 시기보다 부족했다. ‘용등시화(榕燈詩話)’의 가치는 그래서 크다. 저명한 시인이자 관료였던 무정 정만조(1858∼1936)가 을미사변에 연루돼 유배된 전남 진도에서 1906년경 이 비평집을 완성했다. 제목 그대로, 용나무 창가 호롱불 아래서 쓴 시화다. 193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문화면에 실린 ‘용등시화’를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와 김보성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찾아내 현대어로 옮겼다. 정만조는 조선 시문학이 18세기 이후 쇠퇴해 말기에 그 명맥이 끊어졌다는 기존 시각을 거부한다. 19세기 초 활약한 한시사가(漢詩四家·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등이 이전과 다른 시풍을 통해 시문학의 계승과 발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용등시화는 고종 시대 시단을 전체적으로 조망한 거의 유일한 사료”라고 평가한다. 강위, 황현 등 당대 주요 작가와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시가 실려 있다. 흥선대원군, 김홍집, 유길준 등의 시와 그에 얽힌 일화도 담았다. 서울 남산의 북쪽 지역인 회현방(會賢坊)을 중심으로 시를 창작한 시사(詩社) ‘남사(南社)’의 활동도 풍성하게 보여준다. 언급한 인물들의 활동은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게 아니라 정만조가 직접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서술했다. 정만조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제대 강사, 조선사편수회 위원 등을 지내며 친일 행적을 이어갔다. 안 교수는 “친일 행적은 그것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조선 말기 시단과 지성계, 정치계를 깊이 이해하도록 안내하는 우수한 저서로 활용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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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능 무한 경쟁시대, 새로움이 전부는 아니다”

    플랫폼도 늘고 콘텐츠도 늘었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무언가 새롭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 하지만 예능 PD들은 “새로움이 전부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22일 열린 ‘콘텐츠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국내 간판 예능 PD들이 제작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채널A ‘하트시그널’의 이진민 PD(42)는 “독창적인 게 좋다는 인식은 예능 PD에 대한 오해 중 하나”라며 “내 아이디어가 새로워도 대중적이지 않으면 회사의 승인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C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는 황지영 PD(39)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익숙함에 내 아이디어가 ‘조금’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SBS ‘런닝맨’의 정철민 PD(35)는 “(제작에) 광고 수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만든 예능 프로그램의 생존 비법은 무엇일까. 황 PD는 ‘나 혼자 산다’ 폐지설이 돌던 2016년 메인 PD가 됐다. 그는 “새 프로그램보다 죽은 프로그램을 다시 살리는 게 더 힘들다.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이슈메이커’가 필요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나 혼자…’는 시청층이 남성 위주로 협소하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출연진이 대다수였다. 다니엘 헤니를 섭외한 것은 여성 시청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주목도를 높이자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관찰 영상 비중을 줄이고 스튜디오 토크도 늘렸다. “서로 친하지 않으면 웃기지 못한다”며 출연진을 묶어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다. ‘나 혼자…’는 지난해 12월 MBC 연예대상 8관왕을 거머쥐었다. “멤버들이 친해지며 ‘케미’가 생기니 프로그램 분위기가 확 살았어요. 물론 전현무 씨와 한혜진 씨는 산을 타라고 했는데 ‘썸’을 탔지만요.(웃음)”(황 PD) 관찰, 짝짓기 예능의 물결 속에서 이진민 PD는 ‘하트시그널’을 통해 ‘썸’의 디테일을 살릴 방안을 고민했다. 그는 “일반인 출연자로부터 리얼리티를 이끌어 내려면 판을 제대로 짜는 게 중요했다”며 “카메라, 동선 등을 완벽하게 준비해 촬영 중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감정의 흐름을 담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진 신체 부위만 촬영하는 카메라를 수십 대 뒀을 정도. 이 PD는 “식사를 하던 출연진의 발 움직임을 포착한 장면이 ‘연출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다”며 “‘하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전에 다리만 찍는 카메라를 투입한 결과”라고 했다. 2016년부터 ‘런닝맨’을 연출한 정 PD는 “런닝맨 고유의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꼴찌 출연자가 벌칙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로 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양세찬 전소민 씨를 합류시키는 등 변화를 준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통에도 힘썼다. 정 PD는 “메인 PD의 가장 큰 역할은 연기자, 스태프와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라며 “멤버들과 수시로 만나고 유재석 씨와 새벽에 3시간씩 통화하며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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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움이 다가 아니다” 간판 예능 PD들이 말하는 프로그램의 생존 비법은…

    플랫폼도 늘고 콘텐츠도 늘었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무언가 새롭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 하지만 예능 PD들은 “새로움이 전부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22일 열린 ‘콘텐츠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국내 간판 예능 PD들이 제작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채널A ‘하트시그널’의 이진민 PD는 “독창적인 게 좋다는 인식은 예능 PD에 대한 오해 중 하나”라며 “내 아이디어가 새로워도 대중적이지 않으면 회사의 승인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C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는 황지영 PD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익숙함에 내 아이디어가 ‘조금’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SBS ‘런닝맨’의 정철민 PD는 “(제작에) 광고 수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만든 예능 프로그램의 생존 비법은 무엇일까. 황 PD는 ‘나 혼자 산다’ 폐지설이 돌던 2016년 메인 PD가 됐다. 그는 “새 프로그램보다 죽은 프로그램을 다시 살리는 게 더 힘들다.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이슈메이커’가 필요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나 혼자…’는 시청층이 남성 위주로 협소하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출연진이 대다수였다. 다니엘 헤니를 섭외한 것은 여성 시청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주목도를 높이자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관찰 영상 비중을 줄이고 스튜디오 토크도 늘렸다. “서로 친하지 않으면 웃기지 못한다”며 출연진을 묶어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다. ‘나 혼자…’는 지난해 12월 MBC 연예대상 8관왕을 거머쥐었다. “멤버들이 친해지며 ‘케미’가 생기니 프로그램 분위기가 확 살았어요. 물론 전현무 씨와 한혜진 씨는 산을 타라고 했는데 ‘썸’을 탔지만요.(웃음)”(황 PD) 관찰, 짝짓기 예능의 물결 속에서 이진민 PD는 ‘하트시그널’을 통해 ‘썸’의 디테일을 살릴 방안을 고민했다. 그는 “일반인 출연자로부터 리얼리티를 이끌어 내려면 판을 제대로 짜는 게 중요했다”며 “카메라, 동선 등을 완벽하게 준비해 촬영 중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감정의 흐름을 담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진 신체부위만 촬영하는 카메라를 수십 대 뒀을 정도. 이 PD는 “식사를 하던 출연진의 발 움직임을 포착한 장면이 ‘연출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다”며 “‘하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전에 다리만 찍는 카메라를 투입한 결과”라고 했다. 2016년부터 ‘런닝맨’을 연출한 정 PD는 “런닝맨 고유의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꼴찌 출연자가 벌칙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로 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양세찬 전소민 씨를 합류시키는 등 변화를 준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통에도 힘썼다. 정 PD는 “메인 PD의 가장 큰 역할은 연기자, 스태프와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라며 “멤버들과 수시로 만나고 유재석 씨와 새벽에 3시간씩 통화하며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다”고 했다.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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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퀸 “다큐멘터리는 새로운 시각에 눈뜨게 해야”

    “리얼리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새로운 사실이 튀어나올지 몰라요. 처음 구상과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죠. 그게 다큐멘터리의 매력입니다.” ‘다큐멘터리 거장’ 고든 퀸 감독(76·사진)이 22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말했다. 그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퀸 감독은 53년 동안 ‘어 굿 맨’(2011년), ‘보이콧 1963’(2017년) 등 수많은 작품을 연출했다. 영화제작사 ‘카르템퀸 필름’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4명의 심사위원과 함께 경쟁 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에 오른 11편의 작품을 심사한다. 퀸 감독은 “다큐멘터리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소소한 이야기라도 관객이 잊고 있던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이야기와 인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덧붙였다. “편집실에서 젊은 감독들과 작업할 때 ‘교육적인 메시지에 신경 쓰지 말고 무슨 사건이 있고 어떤 인물들이 있지?’라는 기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야기 속에 주제의식이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댄스 영화제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심사 기준으로 ‘열정’을 강조했다. 퀸 감독은 “왜 그 이야기를 해야 하고 왜 중요한지, 해당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이 적절한지 감독이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열정이 있어야 새로운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최근 난민 등 국제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 많지만 사실 30년 전에도 이런 문제는 있었다”며 “감독은 관객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2004년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는 EIDF는 전 세계 33개국 72편의 작품을 EBS 채널과 VOD 서비스로 제공한다. 퀸 감독은 “작품들이 공영방송 TV에서 방영된다는 점에서 EIDF는 다른 영화제와 다르다”며 “EIDF처럼 보다 많은 시청자가 작품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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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광 “사회초년생 매니저와 일하면서 사소한 고마움 크게 느껴”

    “다들 저보다 송이나 광복이를 먼저 물어보시더라고요.” ‘예능 대세’로 떠오른 소감을 묻자 매니저와 반려견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지난달 21일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합류한 개그맨 박성광(37)을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20일 만났다. 그는 ‘전지적…’에서 두 달 남짓 함께 일한 사회 초년생 매니저 임송 씨와, ‘정글의 법칙 in 사바’에서는 가수 토니안과 ‘케미’를 선보이며 ‘열일’ 중이다. 박성광에게 ‘전지적…’은 “사소한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남몰래 주차 연습을 하고 엄마와 통화하며 “힘들다”고 눈물을 쏟는 임 씨를 위로하는 따뜻함에 시청자들은 공감했다. 그는 “송이와 일을 하면서 전 매니저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깔끔한 차량을 보며 내가 없을 때 청소하는 매니저들의 노고를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최근 수습 기간을 끝내고 정직원이 된 임 씨와는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였다. 이날 그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만져주는 임 씨의 손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송이는 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게 만들 정도로 세심하다”며 “‘1일 1죄송하다’ 수준으로 위축돼 있어 죄송하단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웃었다. 바빠진 삶에 행복하지만 수직 상승한 인기에 부담도 된다. 체력이 달릴 때도 많다. 그때마다 ‘예능인은 피곤할 자격이 없다’던 선배 강호동의 말을 되새긴다. 그는 “관심 받기가 얼마나 힘든 건지 잘 알고 있다”며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예능에 출연한 개그맨 선배들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최근 신봉선 누나가 칭찬을 해주며 ‘착한 이미지가 굳어지면 재미를 놓칠 수 있다’는 진심 어린 조언도 해줬어요. 생각해 보니 예능으로 와서 말수가 줄었더라고요.” 데뷔 12년 차인 그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10년 넘게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만큼 공개 코미디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는 “언젠간 공연장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 영화를 지난해 상영한 데 이어 장편 영화도 준비 중이다. 반려견주답게 동물과 교감하는 예능도 찍고 싶단다. “개그맨으로서 본분에 충실하면서 무리는 하지 않으려고요. 이경규 선배님도 ‘하는 건 좋은데 너무 일을 벌이지 마라’고 충고해 주셨어요. 하하.”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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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문화]‘예능 대세’ 박성광 “높아진 인기 부담 느껴질땐 강호동 말 되새겨”

    “다들 저보다 송이나 광복이를 먼저 물어보시더라고요.” ‘예능 대세’로 떠오른 소감을 묻자 매니저와 반려견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지난달 21일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합류한 개그맨 박성광(37)을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20일 만났다. 그는 ‘전지적…’에서 두 달 남짓 함께 일한 사회 초년생 매니저 임송 씨와, ‘정글의 법칙 in 사바’에서 가수 토니안과 ‘케미’를 선보이며 ‘열일’ 중이다. 박성광에게 ‘전지적…’은 “사소한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남몰래 주차 연습을 하고 엄마와 통화하며 “힘들다”고 눈물을 쏟는 임 씨를 위로하는 따뜻함에 시청자들은 공감했다. 그는 “송이와 일을 하면서 전 매니저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깔끔한 차량을 보며 내가 없을 때 청소하는 매니저들의 노고를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최근 수습 기간을 끝내고 정직원이 된 임 씨와는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였다. 이날 그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만져주는 임 씨의 손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송이는 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게 만들 정도로 세심하다”며 “‘1일 1죄송하다’ 수준으로 위축돼 있어 죄송하단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웃었다. 바빠진 삶에 행복하지만 수직 상승한 인기에 부담도 된다. 체력이 달릴 때도 많다. 그때마다 ‘예능인은 피곤할 자격이 없다’던 선배 강호동의 말을 되새긴다. 그는 “관심 받기가 얼마나 힘든 건지 잘 알고 있다”며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예능에 출연한 개그맨 선배들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최근 신봉선 누나가 칭찬을 해주며 ‘착한 이미지가 굳어지면 재미를 놓칠 수 있다’는 진심어린 조언도 해줬어요. 생각해보니 예능으로 와서 말수가 줄었더라고요.” 데뷔 12년차인 그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10년 넘게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만큼 공개 코미디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는 “언젠간 공연장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 영화를 지난해 상영한데 이어 장편 영화도 준비 중이다. 반려견주답게 동물과 교감하는 예능도 찍고 싶단다. “개그맨으로서 본분에 충실하되 무리는 하지 않으려고요. 이경규 선배님도 ‘하는 건 좋은데 너무 일을 벌이지 마라’고 충고해주셨어요. 하하.”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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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털털한 여자예요”… ‘여배우의 망가짐’ 예능 대세로

    “신비주의요? 이제는 어림없죠.” 여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단발성 예능 홍보’ 공식으로는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더라도 고상함을 내려놓지 않으면 “왜 나왔느냐”는 비판을 듣기 일쑤다. ‘여배우의 예능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에 여배우들은 코믹한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망가지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민낯은 기본, 생리현상은 덤 예능은 여배우의 털털함을 어필하는 장이 됐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6일 합류한 배우 한고은은 거리낌 없이 손으로 모기를 잡고 고추를 먹다가 시원스레 코를 풀었다. 남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탔을 때는 두 손으로 남편의 가슴을 마구 쓰다듬기도 했다. 지난해 SBS 예능 ‘런닝맨’에 합류한 전소민은 ‘배우 자존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개그맨들만 한다는 ‘머리에 스타킹 쓰기’, ‘사이다 마시고 트림하기’ 등을 하며 망가짐도 불사한다. 민낯 출연은 기본이다. 6월부터 방영 중인 tvN 예능 ‘섬총사 시즌2’에서 배우 이연희는 전남 여수시 초도에서 양치질을 한 후 “민망하다”며 터프하게 민얼굴에 로션을 바른다. tvN 예능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에서 배우 하지원은 화성 탐사훈련 특성상 민낯 촬영이 일상이다. 데뷔 24년 차 한고은은 “민낯으로 방송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음식도 그냥 먹어서는 안 된다. 더 맛있고 게걸스럽게 먹어야 한다. 한고은은 남편과 국수 3인분을 시켜놓고 볼이 터질 정도로 비빔국수를 욱여넣는다. 방송 후 ‘한고은 비빔국수’가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올랐을 정도다. 이연희는 갑오징어 라면을 지켜보며 “빨리 면을 넣으면 안 되냐”며 보챈다. 라면이 다 익자 신발과 모자를 벗어 던지고 ‘먹방’을 이어갔다. 1인 방송도 활발하다. 2015년부터 네이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를 시작한 배우 박보영은 종종 예고 없이 방송을 한다. 안경에 후줄근한 후드티를 입고 시청자들과 잡담을 한다. 무엇이 이들을 변화시켰을까.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처럼 연예인의 일상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배우들이 ‘예능에서 말로 웃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편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분석했다.○ 소속사도 단속→방임으로 선회 소속사들도 “전통적 여배우 관리법을 버릴 때”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배우의 예능 출연은 필요악이었다. 돌출 발언을 못 하게 단속하거나, 촬영 중 민감한 발언을 했을 경우 제작진에 편집해 달라고 사정한 적도 많았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예능에 출연하기 전 배우의 언행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관리했지만, 요즘은 사전 준비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내숭 떨지 마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했다. 배우와 제작진은 모두 ‘윈윈’이다. 예능 고정출연은 “작품 홍보를 위해 방송에 출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드라마, 영화를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효과도 있다. SBS ‘동상이몽…’ 관계자는 “여배우는 신비주의에 싸여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 많기 때문에 출연만으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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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비주의? 어림없어” 민낯은 기본, 생리현상은 덤…여배우 성공 공식

    “신비주의요? 이제는 어림없죠.” 여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단발성 예능 홍보’ 공식으로는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더라도 고상함을 내려놓지 않으면 “왜 나왔느냐”는 비판을 듣기 일쑤다. ‘여배우의 예능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에 여배우들은 코믹한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망가지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낯은 기본, 생리현상은 덤 예능은 여배우의 털털함을 어필하는 장이 됐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6일 합류한 배우 한고은은 거리낌 없이 손으로 모기를 잡고 고추를 먹다가 시원스레 코를 풀었다. 남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탔을 때는 두 손으로 남편의 가슴을 마구 쓰다듬기도 했다. 지난해 SBS 예능 ‘런닝맨’에 합류한 전소민은 ‘배우 자존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개그맨들만 한다는 ‘머리에 스타킹 쓰기’, ‘사이다 마시고 트림하기’ 등을 하며 망가짐도 불사한다. 민낯 출연은 기본이다. 6월부터 방영 중인 tvN 예능 ‘섬총사 시즌2’에서 배우 이연희는 전남 여수시 초도에서 양치질을 한 후 “민망하다”며 터프하게 맨 얼굴에 로션을 바른다. tvN 예능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에서 배우 하지원은 화성 탐사훈련 특성상 민낯 촬영이 일상이다. 데뷔 24년차 한고은은 “민낯으로 방송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음식도 그냥 먹어서는 안 된다. 더 맛있고 게걸스럽게 먹어야 한다. 한고은은 남편과 국수 3인분을 시켜놓고 볼이 터질 정도로 비빔국수를 욱여넣는다. 방송 후 ‘한고은 비빔국수’가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올랐을 정도다. 이연희는 갑오징어 라면을 지켜보며 “빨리 면을 넣으면 안 되냐”며 보챈다. 라면이 다 익자 신발과 모자를 벗어 던지고 ‘먹방’을 이어갔다. 1인 방송도 활발하다. 2015년부터 네이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를 시작한 배우 박보영은 종종 예고 없이 방송을 켠다. 안경에 후줄근한 후드티를 입고 시청자들과 잡담을 한다. 무엇이 이들을 변화시켰을까.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처럼 연예인의 일상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배우들이 ‘예능에서 말로 웃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편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분석했다.●소속사도 단속→방임으로 선회 소속사들도 “전통적 여배우 관리법을 버릴 때”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배우의 예능 출연은 필요악이었다. 돌출 발언을 못하게 단속하거나, 촬영 중 민감한 발언을 했을 경우 제작진에게 편집해 달라고 사정한 적도 많았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예능에 출연하기 전 배우의 언행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관리했지만, 요즘은 사전 준비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내숭 떨지 마라’고 말할 정도다”고 했다. 배우와 제작진은 모두 ‘윈윈’이다. 예능 고정출연은 “작품 홍보를 위해 방송에 출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드라마, 영화를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효과도 있다. SBS ‘동상이몽…’ 관계자는 “여배우는 신비주의에 싸여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 많기 때문에 출연만으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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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맹목적 지지-무관심이 나치 악행 낳았다

    1911년 베를린의 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성이 있다. 매질도 잦았던 엄격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순종을 배웠다”고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은 그에게 부와 출세에 대한 열망을 심어줬다. 당시 대부분의 독일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정치에 무관심했다. 나치가 정권을 잡았던 1933년 총선. 그는 독일 국가인민당의 깃발이 멋있다는 이유로 표를 던졌다. 오전에는 유대인 보험회사에서, 오후에는 나치 당원 밑에서 일하는 이중생활(?)도 서슴지 않았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나치 당원이 됐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치 권력의 중심부로 자리를 옮겼다. 1942년부터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의 여비서로 일했던 브룬힐데 폼젤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1월 10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잘못한 게 없어요. 그러니 져야 할 책임도 없죠. 혹시 나치가 정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독일 민족 전체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만요. 그래도, 그건 우리 모두가 그랬어요.” 다큐멘터리 영화 ‘어느 독일인의 삶’(2016년)에서 그의 항변은 일관되고 단순하다. 자신을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평범하고 무지하며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나치의 만행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을 독가스로 죽인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그는 몸담았던 나치를 위해 통계를 부풀리거나 괴벨스의 발언을 타이핑하는 등 “별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하면서도 의무를 다했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한다. 전쟁 막바지에도 도망을 택하지 않았다. 지하 벙커에서 손수 독일의 항복 깃발을 만들면서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자신이 맡은 일을 어떻게든 잘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되고 이기적인 건가요? 그게 설사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는 걸 알았더라도 말이에요.” 악행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는 해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도 떠오른다. 그에게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폼젤의 증언을 정리한 정치학자 토레 D 한젠은 “그는 비난받을 점이 많다”고 일갈한다. “나치의 악행을 알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젠의 말대로, 나치의 최종 목표에 무관심하면서도 맹목적으로 지지했던 ‘외면’이라는 키워드가 독일 국민에게 깊게 뿌리박혀 있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다르게 흘러갔다”는 게 한젠의 지적이다. 이 책은 나치 부역자의 변명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가 적지 않다. 살기 힘들어질수록 극단이 판친다고 했던가.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프랑스 마린 르펜과 네덜란드 헤이르트 빌더르스 등 극우 지도자의 선전(善戰)을 목도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같은 독재자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의 부상에서 나치 독일의 징후가 엿보인다. 나치는 민족의 부흥을 약속했고 전쟁 패배와 경제난으로 고통받던 독일 국민은 이에 화답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한 무지, 무관심은 곧 ‘죄’다. 한젠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사라질 때 민주주의가 말살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당신은 혹시 또 다른 브룬힐데 폼젤이 아닌가. 그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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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무한대기… 쓰러지는 아역들

    “엄마, 너무 힘들어.” 이모 씨(40)는 지난달 단편 드라마 야외 촬영장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한 아홉 살 아들의 말에 그저 물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 35도가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 촬영은 4시간씩 사흘간 계속됐다. 이 씨는 “하루 촬영 시간을 줄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작사는 비용이 늘어난다며 거절했다. 결국 탈진한 아이는 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져 입원했다. 방송계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아동 배우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14년부터 시행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15세 미만은 일하는 시간이 주 35시간을 초과하면 안 된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촬영하는 것은 휴일에만 가능하고, 보호자가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법을 지키는 현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아역 배우는 촬영이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고 ‘무한 대기’도 다반사다. 올해 한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한 A 양의 어머니 박모 씨(38)는 “촬영이 오후 4시로 예정됐지만 밤 12시를 넘겨 찍었다. 준비하고 대기한 시간을 합치면 10시간 가까이 걸렸다. 제작진은 ‘방영 3, 4일 전부터 촬영을 시작하니 이해하라’는 식이다”라고 했다. 새벽 늦게 촬영이 끝나 조금 쉰 뒤 곧바로 강행하는 일명 ‘디졸브 촬영’(화면 겹치기 방식의 장면 전환 기법에서 나온 촬영장 속어)에 아이가 동행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수업 때문에 촬영 일정을 조정하기도 어렵다. 한 아역 배우 부모는 “촬영 스케줄은 일방적으로 통보받기 때문에 시간을 바꿀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스태프 간 오가는 고성, 욕설 등에 아이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아동 배우들은 열악한 조건을 견딜 수밖에 없다. 촬영장에서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다작(多作) 스펙’을 갖춰야 섭외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단편 드라마에 아들을 출연시켰던 김모 씨(40·여)는 “PD가 주 40시간 넘게 촬영을 요구했다. ‘일주일만 고생하면 끝나지 않느냐’고 말해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영국에서 어린이는 하루 4시간 이상 촬영할 수 없다. 제작사는 이를 엄격히 지켜 영화 ‘해리포터’는 영화 촬영이 6개월 이상 걸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9세 미만은 6시간, 16세 미만은 7시간 등 연령별로 촬영 시간을 정해놓았다. 촬영 현장에 교사자격증을 지닌 선생을 보내 아이의 학습권도 보장한다. 한 외주 제작사 PD는 “노동 여건을 개선할 때 성인뿐 아니라 아이까지 고려해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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