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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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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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칼럼42%
생활/가정33%
스포츠일반7%
사회일반3%
국제일반3%
야구3%
日프로야구3%
문화 일반3%
메이저리그3%
  • 北 양송호 조선체육대 학장 오늘 학술대회서 기조 강연

    양송호 북한 조선체육대 학장이 20일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한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양 학장이 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 및 1988 서울 올림픽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아시아인의 소통, 신뢰, 존중: 스포츠가 답이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22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중국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 온 외국 학자 300여 명을 포함해 1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에서는 양 학장과 고철호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 등 체육계 인사 8명이 참가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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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연습-인내 없으면 태극마크도 없다”

    “한마디로 도련님들이죠.” 올해 4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디비전1 A그룹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들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그 대회에서 5전 전패를 당한 뒤 B그룹으로 강등됐다. 그렇지만 몇몇 선수의 부모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있었다. 최근에는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합숙훈련 도중 숙소를 무단이탈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건 당사자인 3명은 모두 무기한 대표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무대에 선 백지선(영어명 짐 팩·47·사진) 신임 한국 아이스하키 총괄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성품이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백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슛과 패스 등 기술적인 면에서 훌륭하다. 그렇지만 내 원칙과 기준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성품이다. 국가대표는 개인과 가족뿐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HL 디트로이트 산하 아메리칸하키리그(AHL) 그랜드래피즈의 코치로 9년간 활동한 그는 자신의 하키 철학을 ‘3P’로 요약했다. 열정(Passion)과 연습(Practice), 그리고 인내(Perseverance)다. 백 감독은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고 NHL에서도 이 원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선수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하루하루 집중하고 발전한다면 충분히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국인 한국의 대표팀 감독을 맡는 건 오랜 꿈이었다. 고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선수 육성 외에도 외교사절로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백 감독은 9월 IIHF 총회를 찾아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 계획과 경기력 향상 방안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자신의 하키 철학에 또 하나의 ‘P’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P는 평창(Pyeongchang)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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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76위 양건, US 아마 챔피언십 깜짝우승

    세계 아마추어 랭킹 776위 선수가 제114회 US 아마추어 골프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대회 사상 가장 낮은 세계 랭킹의 챔피언 등극이다. 주인공은 한국 선수 양건(21)이다. 양건은 18일 미국 조지아 주 존스크리크의 애틀랜타 애슬레틱클럽 하일랜즈코스(파71·749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코리 코너스(22·캐나다)와의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2홀 차로 승리했다. 1895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9년 안병훈(23) 이후 두 번째다. 한국계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2008년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가 우승한 적이 있다. 강원 평창에서 태어나 어릴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5년을 보낸 뒤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에 다니는 양건은 이날 우승으로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할 경우 내년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던 양건은 “지난 5, 6년 동안 골프 대회 정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부상을 극복하고 내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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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신같은 웨지샷… 컴퓨터 퍼팅… 역시 女帝

    라운드 내내 짧은 퍼팅이 번번이 야속하게 홀을 비껴갔다. 컴퓨터 퍼팅을 자랑하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퍼팅은 어김없이 홀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결과는 메이저대회 LPGA 챔피언십 2연패였다. 강철 같은 멘털(정신력)이 일궈낸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18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먼로골프클럽(파72·671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선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이날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린시컴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422야드)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박인비는 파를 지켜 보기를 범한 린시컴을 따돌리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3만7500달러(약 3억4000만 원). 올 시즌 2승째를 거둔 박인비는 LPGA투어 통산 11승 가운데 5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며 큰 무대 체질임을 입증했다. 동일 메이저대회 2연패는 박세리도 해 보지 못한 일이다.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에서도 박세리와 타이를 이뤘다. 이번 대회는 코스가 길고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박인비는 정교한 쇼트게임과 결정적인 퍼팅을 앞세워 모든 난관을 극복했다. 대표적인 장면은 연장전에서 나왔다. 박인비의 드라이버샷은 219야드를 날아가 린시컴(258야드)에게 40야드 가까이 뒤졌다. 세컨드샷 때 7번 아이언을 잡은 린시컴과 달리 박인비는 우드를 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어프로치샷을 더 가깝게 붙였고 1.2m 거리의 챔피언 퍼팅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반면 린시컴은 1.8m 퍼팅을 실패한 뒤 눈물을 쏟았다. 박인비는 이에 앞서 2타 차로 뒤지던 17번홀에서는 5.5m 버디 퍼팅을 성공한 데 이어 최종 18번홀에서도 4m 파 퍼팅을 성공해 파를 세이브했다. 18번홀에서 파만 지켜도 우승할 수 있었던 린시컴은 7m 남짓한 거리에서 스리 퍼트로 보기를 범하며 연장전을 허용했다. 박인비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막상 연장전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해졌다. 특히 작년 대회 연장전에서 우승했던 경험이 침착하게 경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는 마지막 날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17번홀과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3위(8언더파 280타)에 자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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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들의 ‘그린 반란’… 이번엔 고진영

    한국 여자 골프의 대표적 황금 세대는 일명 ‘세리 키즈’라 불리는 1988년 용띠들이다. 박인비와 신지애, 김인경, 김하늘(이상 26)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호적상 한 살 위인 최나연도 이들과 친구 사이다.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이들은 아직도 국내외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다. 올해 한국 여자 골프계에는 ‘세리 키즈’의 뒤를 이을 만한 황금 세대가 나타났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1995년생 ‘돼지띠 3인방’ 고진영과 백규정, 김민선(이상 19)이 주인공이다. 이들보다 한 해 먼저 데뷔한 김효주도 이들과 동갑이다. 3인방 중 가장 먼저 우승한 선수는 백규정이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6월 롯데 칸타타 오픈을 휩쓸었다. 나머지 두 선수도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신인왕 포인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17일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6766야드)에서 끝난 넵스 마스터피스 2014에서는 두 번째 우승자가 나왔다. 넵스 소속의 고진영이었다. 이날 2언더파 70타를 친 고진영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6언더파를 친 조윤지(23)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소속사 주최 대회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것.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이다. 고진영으로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한 하루였다. 선두 이정민(22)에게 3타 뒤진 2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샷이 무너지더니 10번홀(파4)에서 더블보기, 11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순식간에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대회 후 고진영은 “11번홀이 끝난 후 ‘우승이 쉬운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지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마음을 가라앉힌 고진영은 14번홀부터 거짓말처럼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4번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한 고진영은 15번홀(파3)에서도 2m 안팎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고진영은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3연속 버디를 완성하며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고진영은 “경기 후 (백)규정이, (김)민선이가 축하의 의미로 물을 뿌려주면서 워터파크에 가자고 했다. 스트레스는 항상 셋이 같이 푼다. 친구들이 있어서 투어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이정민은 이날 하루에만 6타를 잃고 2언더파 286타로 공동 8위에 머물렀다. 3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KLPGA투어 대회에 모습을 보인 신지애는 공동 26위(7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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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미, 일본서 시즌 3승… 상금 1위로

    이보미(26·사진)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NEC 가루이자와 72 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시즌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보미는 17일 일본 나가노 현 가루이자와 72 골프장 북코스(파72·655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오야마 시호, 시쿠치 에리카(이상 일본)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이보미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149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을 핀 왼쪽 3m에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올해 5월 호켄 마도구치 레이디스, 지난달 센추리21 레이디스 토너먼트에 이어 시즌 3승째이자 JLPGA투어 개인 통산 8승째. 우승 상금 1260만 엔(약 1억2600만 원)을 받은 이보미는 이 대회 공동 4위에 오른 안선주(11언더파)를 제치고 올 시즌 상금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대회 전까지는 시즌 상금 8252만 엔(약 8억2000만 원)으로 안선주(8572만 엔·약 8억6000만 원)에 이어 2위였다. 이보미는 일본 투어에서 받은 상금 총액도 3억 엔(약 30억 원)을 넘겼다. 지난주 메이지컵에서 우승한 신지애(26)를 포함해 올해 한국 선수들은 22차례의 JLPGA투어 가운데 10승을 합작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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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 시즌 12호 솔로포

    메이저리그 텍사스의 추신수(32)가 12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17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안방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0-5로 뒤지던 4회말 맷 슈메이커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11일 휴스턴전 이후 6경기 만의 홈런. 그러나 팀은 초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4-5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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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고투저 프로야구, ‘밴 트리오’만 보이네

    “어디서 저런 선수를 데려온 걸까요.” 13일 SK와의 경기 도중 LG 관계자가 한 얘기다. 마운드에 선 SK 투수는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밴와트(28)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밴와트는 LG 타선을 상대로 6과 3분의 1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5안타로 5실점했으나 자책점은 2점밖에 되지 않았다. 실책 등으로 점수를 많이 내줬지만 공격적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타선의 도움으로 팀이 8-5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된 밴와트는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2일 삼성전 이후 이날까지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이만수 SK 감독은 13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밴와트의 연승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의 승리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현재 SK는 42승 54패로 8위에 머물고 있지만 밴와트의 호투가 없었다면 승률은 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SK는 4위 롯데와의 승차가 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좋아야 야구도 잘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로드리게스나 히메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이름이 같은 선수가 아무래도 야구를 잘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밴’씨 성을 가진 선수들의 맹활약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하다. 밴와트를 비롯해 등록명이 밴으로 시작하는 투수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 씨 성의 대표주자는 넥센의 왼손 투수 밴헤켄이다. 올해로 한국에서 세 시즌째 뛰고 있는 밴헤켄은 1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의 부진한 투구에도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17승(4패)째를 수확했다. 밴헤켄은 특히 5월 27일 SK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그날 이후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 밖에 12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인 밴덴헐크는 삼성 선두 질주의 일등 공신이다. 지난해 7승(9패)에 그쳤던 밴덴헐크는 올해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밴’ 씨 트리오가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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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와트-밴헤켄-벤덴헐크, 밴씨 3총사가 한국야구 흔든다?

    "어디서 저런 선수를 데려온 걸까요." 13일 SK와의 경기 도중 LG 관계자가 한 얘기다. 마운드에 선 SK 투수는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밴와트(28)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밴와트는 LG 타선을 상대로 6과 3분의 1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5안타로 5실점했으나 자책점은 2점 밖에 되지 않았다. 실책 등으로 점수를 많이 내줬지만 공격적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타선의 도움으로 팀이 8-5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된 밴와트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달 12일 삼성전 이후 이날까지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이만수 SK 감독은 13일 LG와 경기를 앞두고 "밴와트의 연승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의 승리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현재 SK는 42승 54패로 8위에 머물고 있지만 밴와트의 호투가 없었다면 승률은 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SK는 4위 롯데와의 승차가 3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좋아야 야구도 잘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로드리게스나 히메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이름이 같은 선수가 아무래도 야구를 잘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밴'씨 성을 가진 선수들의 맹활약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하다. 밴와트를 비롯해 등록명이 밴으로 시작하는 투수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 씨 성의 대표주자는 넥센의 왼손 투수 밴헤켄이다. 올해로 한국에서 세 시즌 째 뛰고 있는 밴헤켄은 1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의 부진한 투구에도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17승(4패) 째를 수확했다. 밴헤켄은 특히 5월 27일 SK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그날 이후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 밖에 12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인 밴덴헐크는 삼성 선두 질주의 일등 공신이다. 지난해 7승(9패)에 그쳤던 밴덴헐크는 올해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밴' 씨 트리오가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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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비공식기록 결승타, 이승엽 처럼만 친다면…

    ▽문제 하나. 어떤 팀이 2-2 동점에서 5-4로 이겼다고 치자. 이 경우 결승점은 3점째일까, 아니면 5점째일까. 축구에서는 5번째 골이 결승골이다. 야구는 다르다. 비록 상대 팀이 2점을 더 냈다고 하더라도 3번째 타점이 결승타가 된다. 야구의 결승타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1회초에 선취점을 낸 뒤 10-0까지 앞서다 결국 10-9로 이겼다고 하자. 이 때의 결승타는 1회초 선취점을 낸 타점이다. 결승타라면 마땅히 그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한 방이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결승’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하다. 그나마 그 점수가 상대 실책이나 투수의 폭투로 나왔다면 아예 결승타라는 게 없어지고 만다. ▽메이저리그는 1980년부터 승리 타점(Game Winning RBI)이라는 이름으로 결승타를 공식 기록에 포함시켰다가 위의 이유를 들어 1988년을 마지막으로 이 기록을 폐지했다. 일본 프로야구 역시 1981년부터 1988년까지만 결승타를 공식 기록으로 채택했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1989년까지 최다 결승타에 대한 시상을 하다가 1990년부터 이를 폐지하고 최다 안타로 대체했다. ▽공식 기록의 자리에서 물러난 지 20년도 더 됐지만 결승타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야구 기사에서는 결승타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지들은 매 경기 기록표를 지면에 싣는데 결승타는 각주의 가장 앞에 자리한다. 그만큼 많은 팬들이 결승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를 친 선수는 ‘국민타자’ 이승엽(38·삼성·사진)이다. 13일 현재 15개의 결승타를 쳤다. 2위 그룹인 채태인(삼성)과 테임즈(NC·이상 11개)를 4개 차로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40세 가까운 나이에 가장 많은 결승타를 기록 중인 것도 대단하지만 더욱 눈여겨볼 것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이승엽이 치는 결승타는 정말 결승타답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다. ▽결승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안타나 4사구일 수도 있고, 희생플라이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땅볼로 결승타를 칠 수도 있다. 그런데 올해 이승엽은 무려 9차례나 홈런으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5월 28일 LG전 8회 역전 3점 홈런, 6월 18일 SK전 연장 10회 결승 홈런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 중반 이후인 6회 이후 때린 결승타도 7차례나 된다. 11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연장 10회초 결승 안타를 쳤다. 영양가로 따진다면 영양가 만점짜리 결승타들이다. ▽그동안 이승엽이 슈퍼스타 대접을 받아온 것은 많은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필요할 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 왔기 때문이다.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회말에 이상훈을 상대로 친 동점 3점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 8회에 터뜨린 역전 2점 홈런 등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한 기록원은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에서 결승타가 사라진 것은 결승타의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결승타로 보기엔 함량 미달의 결승타가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승엽처럼만 결승타를 친다면 다시 결승타라는 항목을 부활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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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장면]번복 또 번복

    SK 이만수 감독은 12일 LG와의 경기에서 아쉬운 일을 겪었다. 5회말 수비 때 심판진에 합의 판정을 요청했으나 30초를 넘긴 뒤 요청해 신청 자체가 기각됐다. 마음속에 칼을 갈았던 이 감독은 13일 LG전 4회에 2구 연속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결과는 두 번 모두 성공이었다. 1-3으로 뒤지던 4회초 2사 후 1루 주자 나주환이 2루로 도루를 시도했으나 아웃 판정이 나왔다. 이 감독은 재빨리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곧이어 LG 투수 류제국은 임훈을 상대로 몸쪽 공을 던졌다. 임훈은 몸에 맞았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심판은 볼을 선언했다. 이때 다시 이 감독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이번에도 몸에 맞는 볼로 판정이 바뀌었다. 두 차례 합의 판정에 성공한 SK는 곧이어 터진 정상호와 한동민의 적시타에 힘입어 4-3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두산과 한화의 대전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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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킬로이 “파혼 뒤 뭘 하겠나, 골프에 다 바쳤다”

    올해 1월 1일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자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의 약혼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파혼 사실을 알린 건 5월 말이었다. 이미 지인들에게 약혼식 초청장까지 발송된 뒤였다. 매킬로이는 “모든 문제는 내게 있다. 초청장을 보낸 뒤에야 내가 아직 결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못난 남자의 궁색한 변명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가 아닌 ‘골프 선수’ 매킬로이에게 파혼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매킬로이는 파혼 선언 직후인 5월 25일 유럽 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7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고, 곧이어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또 11일 끝난 다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까지 휩쓸었다.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필 미켈슨이 인정한 것처럼 현재 남자 골프 최강자는 단연 매킬로이다. 최근 세 대회 연속 우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12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보즈니아키와의 결별이 최근 상승세의 비결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있었던 일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보즈니아키와 헤어진 뒤 뭘 할 수 있었겠나. 골프 코스에 가거나 헬스장에 다녔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전에도 골프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파혼 후 내 모든 것을 골프에 바쳤다. 확실히 효과를 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매킬로이는 14일 시작되는 PGA 투어 최종전인 윈덤 챔피언십을 건너뛴 뒤 21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 나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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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심하지 말라, 25세 황제 시대… 매킬로이, PGA챔피언십도 제패

    280야드를 남겨두고 친 3번 우드 샷이 날카롭게 공기를 갈랐다. 낮게 날아간 공은 핀 왼쪽 2m 지점에 멈춰 섰다. 침착하게 친 퍼팅은 어김없이 홀로 떨어졌다.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꾼 이글이었다.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458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제96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0번홀(파5·590야드)에서 투 온에 성공한 선수는 한 명밖에 없었다. 이글을 잡아낸 선수도 그가 유일했다. 다른 선수들과는 클래스가 다른 샷을 선보인 그는 우승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주인공은 새로운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였다. 누가 봐도 대단한 샷이었지만 정작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10m가량 낮게 날아갔고, 생각했던 것보다 13m가량 왼쪽으로 날아간 샷이었다.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 1타 차 선두로 라운드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6번홀까지 보기만 2개를 범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예전 같으면 와르르 무너질 법한 상황이었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매킬로이는 10번홀 이글로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탄력을 받은 매킬로이는 13번홀(파4) 버디에 이어 1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3언더파 68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친 매킬로이는 2위 필 미켈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80만 달러(약 19억 원). 지난달 말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PGA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올 시즌에만 메이저 대회 2승을 올렸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더해 메이저대회 통산 4승째다. 매킬로이는 25세 95일 만에 메이저대회 4승을 거뒀는데 그보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에서 4번 우승한 사람은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등 2명밖에 없다. 우즈는 24세 202일, 니클라우스는 25세 76일 만에 메이저 4승을 달성했다.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은 2008년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석권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이후 6년 만이다. 매킬로이는 브리티시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3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도 일궈냈다. 3연승은 2007년부터 2008년에 걸쳐 우즈(미국)가 5연승을 기록한 이후 약 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5월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 파혼한 매킬로이는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결별 이후 출전한 6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이런 여름을 맞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금까지 한 4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오늘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에 US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는 8타 차로 우승했고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도 2타 차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싶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 목표가 생기겠지만 우선 지금은 이 목표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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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리거 양성소’ 한화, 4번째는 클레이

    팀 성적은 최하위지만 투수 양성 능력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해야 할까. 또 한 명의 한화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가 탄생했다. 6월 초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화에서 퇴출된 오른손 투수 케일럽 클레이(26·사진)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LA 에인절스는 11일 트리플A 솔트레이크 소속의 클레이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다고 발표했다. 에인절스는 10일 보스턴과 연장 19회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면서 9명의 투수를 썼다. 모자란 투수력을 보강하기 위해 클레이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클레이는 올해 한화에서 10경기에 나와 3승 4패 평균자책점 8.33으로 부진해 6월 퇴출됐다. 하지만 솔트레이크로 옮긴 뒤에는 한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3승 3패에 평균자책점 3.78의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클레이가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면서 올 시즌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화 출신 투수는 류현진(LA 다저스)과 프랜시슬리 부에노(캔자스시티), 다나 이브랜드(뉴욕 메츠) 등 4명으로 늘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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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송구-골프 샷, 정확도 겨룬다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김효주(19·롯데)는 정확한 샷이 장기다. 프로야구 롯데 외야수 손아섭(26)은 정확한 송구로 곧잘 주자를 잡아낸다. 김효주의 샷과 손아섭의 송구 중 어떤 게 더 정확할까. 5일 롯데와 NC의 경기가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에 가면 정답을 알 수 있다. 이달 말 열리는 KLPGA 하이원리조트 오픈 골프대회를 앞두고 야구 선수의 송구와 골프 선수의 샷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를 겨루는 이색 대결이 펼쳐진다. 홈 플레이트에서 65m 떨어져 있는 핀에 볼을 가깝게 붙이는 쪽이 승리하는 이종(異種) ‘니어 핀’ 대회다. 롯데 선수 중에서는 손아섭과 전준우(이상 외야수), 이명우(투수)가 출전한다. 여자 프로골퍼로는 김효주 외에 김하늘(비씨카드), 조윤지(하이원리조트)가 나선다. 일대일 매치플레이로 2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승리한다. 매치마다 선수들은 세 차례씩 송구(또는 샷)를 시도해 매번 승패를 가린다. 대회는 경기 40분 전인 오후 5시 50분에 시작된다. 우승팀에 수여되는 상금 300만 원은 하이원리조트 골프 대회의 자선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김효주는 경기 전 시구자로도 나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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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포 쏘는 유격수, 강정호의 눈은 어디로

    유격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다. 유격수의 결정적인 수비 한 번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유격수는 팀 내에서 가장 수비 범위가 넓고, 야구 센스가 좋은 선수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았던 김재박 전 감독도 수비형 유격수였다. 김 전 감독의 뒤를 이었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수비 솜씨로 훨씬 인정받았다. 타격까지 뛰어나면 금상첨화겠지만 둘을 동시에 갖춘 선수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이종범(현 한화 코치) 정도가 공격과 수비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타준족으로 유명했던 이종범 코치는 1997년 화려한 수비 솜씨를 뽐내면서도 30홈런을 쳤다. 17년의 기다림 끝에 이종범급의 유격수가 등장했다. 넥센의 강정호다. 강정호는 2일 LG와의 방문경기에서 1회 상대 투수 리오단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강정호의 수비 솜씨가 전성기의 박진만(SK)이나 손시헌(NC)보다 앞선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로 뛰었던 만큼 좋은 어깨를 바탕으로 강한 송구를 한다. 발놀림이 빨라 수비 범위도 넓은 편이다. 수비도 수준급이지만 공격은 톱클래스다. 3일 현재 타율 0.341에 85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격 9위에 타점 2위다. 장타력(0.723)은 1위, 출루율(0.437)은 7위에 올라 있다. 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강정호는 이종범이 보유하고 있는 유격수 역대 최다 홈런은 물론이고 홍세완(KIA 코치)이 2003년 기록한 유격수 최다 타점(100개)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홈런 1위 박병호(넥센)에도 3개 차로 다가가 있어 1990년 장종훈(28개) 이후 최초의 유격수 홈런왕도 노려볼 만하다. 올해로 7시즌을 채우는 강정호는 시즌 후 소속 구단 넥센의 허락을 받으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 강정호는 “해외 진출보다는 매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를 미국과 일본의 구단들이 그냥 놔둘 리 없다. 양국의 스카우트들은 올 시즌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잠실-광주경기 취소, 문학은 노게임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넥센-LG의 잠실 경기와 삼성-KIA의 광주 경기는 태풍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SK와 NC의 문학 경기도 2회말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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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트로피 아홉 개째 모을 거야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도시 애크런이 배출한 가장 유명한 선수는 ‘킹’으로 불리는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30)다. 인구 20만 명 정도인 이 도시에서 태어난 제임스는 인근 도시 클리블랜드에서 미국프로농구(NBA)에 데뷔했다. 잠시 마이애미로 외도했던 제임스는 최근 자유계약선수(FA)로 다시 클리블랜드에 돌아왔다. 그런데 애크런에만 가면 ‘왕’을 넘어 ‘황제’가 되는 선수가 있다. ‘골프 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39)다. 애크런에 있는 파이어스톤 골프장(파70·7400야드)에서는 매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열린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무려 8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2위 그룹을 7타 차로 따돌리는 완승을 거뒀다. 2주 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서 69위의 부진을 보인 우즈는 31일(현지 시간) 시작되는 이 대회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우즈가 올해도 우승하면 샘 스니드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단일 대회 최다 우승(8승)을 넘어서게 된다. 스니드는 1938년부터 1965년 사이 그레이터 그린즈버러 오픈에서 여덟 차례 우승했다. 우즈는 캘리포니아 주 베이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도 8승을 거뒀다. 우즈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유는 모르겠지만 파이어스톤 골프장에만 서면 시야가 그렇게 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79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스니드가 보유하고 있는 PGA 통산 최다승(82승)에도 3승 차로 다가서 있다.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우즈에게 올 시즌 첫 승 장소로 이만한 곳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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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한국체대 총장 장기공백, 평창도 흔들린다

    한국은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설상이나 썰매 종목에서는 여전히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2018년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은 자칫하면 외국 선수들의 잔치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올해 2월 소치 올림픽에서 한 줄기 빛을 보여준 선수가 있다. 스켈리턴의 윤성빈(20·한국체대)이다. 선수 경력이 1년 반밖에 안 된 윤성빈은 한국 썰매 역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는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체대는 소치 올림픽을 대비해 2년 전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봅슬레이, 스켈리턴, 루지 팀을 만들었다. 엘리트 선수 양성 특성화 대학인 한국체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소치 올림픽 결선 2라운드에 진출한 모굴의 최재우(20)도 이 학교 재학생이다. 1977년 개교 후 스타들을 양산하며 한국 엘리트 체육의 산실 노릇을 한 한국체대지만 최근에는 총장의 장기 공백이라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김종욱 전 총장이 물러난 뒤 현직 한국체대 교수 3명이 잇달아 선거를 통해 총장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교육부 인사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비리 의혹 및 논문 표절 등으로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고 탈락했다. 총장 공백 사태 속에 미래를 준비해야 할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 내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업무는 쌓여갔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고 일을 추진할 사람이 없었다. 몇몇 한국체대 교수들과 체육계 인사들이 뜻을 모아 구원 투수로 요청한 사람이 바로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다. 행시 26회 출신의 조 전 차관은 31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문화관광부 체육국장과 기조실장 등을 지내 체육 행정과 정책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초등학교 때 체조 선수로 활동한 이력도 있어 몇몇 체육인과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명이 출마한 총장 후보 선거에서 조 전 차관은 과반 표를 얻어 총장 후보로 선출됐다. 교육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면 총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 전 차관은 지위를 이용해 낙하산으로 내려온 게 아니라 공정한 선거를 통해 총장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에 ‘관피아’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빨리 임명 절차를 밟아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굴러가던 학교 행정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에도 총장 임명에 실패한다면 한국체대의 정처 없는 표류는 더 지속될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키워야 할 겨울 종목 선수들의 선발과 육성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평창 올림픽까지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이헌재·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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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스타]9년 연속 20도루… 정근우, 이종범 넘다

    한화 정근우가 ‘대도(大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준호(NC 코치)와 이종범(한화 코치)도 해내지 못했던 9년 연속 2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정근우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방문경기에서 1회초 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를 훔쳐 시즌 2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2005년 SK에서 데뷔한 정근우는 이듬해인 2006년 45도루를 시작으로 9년 연속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9년 연속 2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는 정근우가 유일하다. 정근우는 3회에도 합의판정을 통해 1개의 도루를 추가했다. 올 시즌 김주찬(KIA)과 이종욱(NC)도 같은 기록에 도전하고 있지만 정근우가 가장 먼저 20도루를 성공시키며 대기록의 첫 주인공이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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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내가 감독이라도 유원상-김상수 뽑겠다

    화장실 가기 전이랑 갔다 온 후 사람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이 다 그렇다. 한 선수가 있었다. 화장실에 가기 전에는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이라고 했다. 자랑스럽게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가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다. 앞으로 국가가 부르면 당장 달려오겠다.” 몇 년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구 대표팀은 정말 그 선수를 불렀다. 그러나 그 선수는 팀 적응이 우선이어서 오기 힘들다고 했다. 인정한다.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다. 문제는 그런 선수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것.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멤버 구성이 7차례나 바뀌었다. 그래서 결과는 어땠나. 1라운드에서 탈락한 타이중 참사가 됐다.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니 채 2년도 되지 않았다. 병역 혜택이 없는 WBC는 선수들에게도 구단에도 그리 매력적인 대회가 아니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에 안 오겠다는 선수들 때문에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이유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는 너도나도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나섰다. 군 미필 선수는 물론이고 WBC 때 선수 차출에 시큰둥했던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참으로 절묘하고 오묘한 ‘황금비율’의 최종 엔트리가 나왔다. 13명의 병역 미필 선수가 포함됐다. 거의 모든 구단이 최소 1명 이상의 미필 선수들을 엔트리에 밀어 넣었다.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좋게 보기 힘든 구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이번 대표팀에 뽑힌 유원상(LG)과 김상수, 차우찬(이상 삼성), 손아섭(롯데)은 제3회 WBC 멤버였다. 대표팀의 부름에 군말 없이 임했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 애썼다. WBC에 출전한 병역 미필 선수들 가운데 이번에 뽑히지 않은 건 전준우(롯데)뿐이다. 한 야구인은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해도 비슷한 실력이라면 국가를 위해 뛰었던 선수들에게 더 눈길이 가지 않았겠나. 지난 WBC 때 선수 선발 문제로 고생한 류 감독과 기술위원회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타이중 참사 후 국제대회에서 병역 혜택을 입은 선수에 대해 향후 몇 년간 대표팀의 부름에 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당장 2017년 WBC 때 태극마크 기피 현상은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그런데 WBC에 출전한 선수에게 다음 아시아경기 출전 우선권을 준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태극마크를 두고 흥정하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한국 야구의 수준이고 현실인 것을.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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