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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3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첫 평의(評議)를 연다. 헌재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 휴일 출근한 헌재… 12일 첫 평의 헌법재판소는 페루 헌법재판소를 방문 중인 김이수 헌법재판관(63·사법연수원 9기)을 조기 귀국시키는 한편 12일 오전 10시 재판관 8명이 모여 첫 평의를 연다. 평의란 헌법재판 심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절차에서부터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재판관 7명 이상이 모여 논의 및 토론을 하는 자리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12일 첫 평의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 절차, 박 대통령 소환 문제, 집중 심리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심판 청구 6일 만에 열린 첫 평의에서도 재판관들은 본안사건 심리보다 변론 기일이나 소환 문제 등 절차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를 주로 했다. 공개변론 횟수나 최종 결정 시점 등은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가 어렵다. 베니스위원회 헌법재판공동위원회 회의 참석차 출국했던 강일원 헌법재판관(57·14기)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에 지정되자 해외 일정을 줄이고 10일 오후 급히 귀국해 헌재로 출근했다. 강 재판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오후 5시 33분 헌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바르고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주심재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재판관은 11일 오전에도 출근해 자료를 정리했다. 탄핵심판의 재판장인 박한철 헌재 소장(63·13기)도 11일 오전 10시 40분 출근해 탄핵심판 절차 등을 검토했다.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과 여론은 헌재에 조기 선고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헌재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가 접수되는 16일 이후 서둘러 변론 기일을 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 난항 박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과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를 지내고 대형 법무법인 화우에 몸담았던 채명성 변호사(38·36기)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관 출신 등을 중심으로 대리인단을 꾸리기 위해 법조인들을 물밑 접촉하고 있지만 변호인단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중심으로 이용훈 전 대법원장(당시 변호사) 등 12명의 ‘매머드급’ 대리인단이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 후 3일 만에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이 전 대법원장 외에도 박시환 전 대법관, 하경철 전 헌재 재판관, 양삼승 변호사, 이종왕 전 삼성그룹 법무실장 등 법원과 헌재, 검찰을 대표하는 고위급 변호사들이 노 전 대통령 변론에 적극 나섰다. 당시에는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탄핵안을 발의할 때부터 “탄핵 사유가 안 된다”는 야당과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 상태였다. 노 전 대통령이 중립성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해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을 수는 있어도 탄핵감은 아니라는 게 법률 전문가와 다수 국민의 생각이었고 헌재도 결국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지금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서 8가지나 되는 범죄 혐의가 밝혀진 데다 헌법상의 위반 소지도 여러 건 제기돼 탄핵심판의 분위기가 노 전 대통령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박 대통령 측, 전면 부인 답변서 낼 듯 박 대통령 변호인 측은 검찰이 박 대통령을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 등과 직권남용 혐의 등과 관련해 공모 관계를 인정한 부분을 전면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본 출연금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일반적 직무 범위 밖으로 법리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사실관계를 치열하게 다투면서 설사 인정이 되는 사실관계는 헌법이나 법률의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탄핵 결정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 정도가 크다는 점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공개변론에서 박 대통령의 호칭 등을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헌재 탄핵심판의 준거법이 형사소송법이라고 해서 대통령을 ‘피고인’으로 부를 순 없다.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의 법률상 자격은 ‘피소추인’이다. 박 대통령이 탄핵안 의결로 직무권한이 정지됐다고 해도 대통령의 신분을 잃은 것은 아니어서 헌재가 ‘피소추인 박근혜’로 부를지, 그냥 ‘대통령’으로 부를지 주목된다.배석준 eulius@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

사건번호 2016헌나1. 사건명 대통령(박근혜) 탄핵. 9일 오후 5시 57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헌법재판소는 최대한 신속하게 이번 사건을 처리할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에 청구서를 즉시 전달한 뒤 박 대통령의 답변서 제출 마감일도 16일까지로 못 박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10일 내) 답변서 제출 시한보다 3일이나 앞당겨져 심리를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재판부 의지가 엿보인다.○ “3월 중에 결정 가능성 높아” 탄핵정국의 관건은 단연 탄핵심판의 결정 시기다. 내년 1월 31일로 끝나는 박한철 소장의 임기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늦어도 “3월 말 전에는 결정을 끝낸다”는 게 헌재의 복심이다. 헌재 재판관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3월로 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대통령의 명운을 가려야 한다는 사안의 무게감, 심판 정족수(재판관 7인 이상의 출석 및 6인 이상의 찬성)를 옥죄어 오는 재판관들의 임기 문제, 그리고 촛불 민심이다. 국정 혼란을 막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해야 할 헌재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보다 신속하고 충실하게 결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헌재가 3월 중 ‘박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릴 경우 차기 대통령 선거는 5월에 치러지게 된다. 한 전직 헌법재판관은 “박 소장으로선 대통령 파면 여부를 가리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결론을 내리고 싶겠지만, 탄핵심판은 형사재판 절차를 따라야 해 증인 소환 등에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1월 말 이전 결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직 헌법재판관은 “박 소장이 퇴임하면 수석 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데, 이 재판관마저 퇴임하면 7명의 재판관으로 탄핵심판 결론을 내려야 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헌재가 이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박 대통령, 증인으로 부를까 헌재는 박 대통령의 답변서가 제출되는 대로 첫 변론기일을 지정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심리 과정에서 헌재는 무엇보다 조속한 증거자료 확보와 증인 채택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은 박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탄핵심판 변론은 일반에 공개되지만 국가 안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엔 법원조직법을 준용해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다. 박 대통령 신문도 헌재법상으론 재판부가 심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소추위원 측 신청에 따라 가능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변론기일 또는 신문에 출석하지 않아도 심리는 진행되며, 불출석에 따른 처벌 조항도 없다.○ 주심은 ‘중도보수’성향 강일원 재판관 이날 소추안이 접수된 직후 박 소장과 재판관들은 2시간 정도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탄핵심판 심리에 착수했다. 베니스위원회에 출장 중인 강일원 재판관과 페루 대법원·헌법재판소에 출장 중인 김이수 재판관이 빠져 재판관 7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동시에 헌재 연구관들도 대거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헌재는 전자배당 방식으로 강 재판관을 주심 재판관으로 지정했다.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강 재판관은 9월 청탁금지법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주심을 맡았다. 국회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지만 개정 헌재법에 따라 재판관 전원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의견을 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역대 헌재가 마주한 ‘문제적 사건’ 중 가장 엄중하다. 공석이 생긴 재판부에서 1, 2명의 반대로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헌재의 존립 자체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뒤늦은 해명은 군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7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최순실 씨 말이다. 최 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8일 오전 기자단에 “청문회에 나온 증언과 의원들의 질문 가운데 사실에 관한 착오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요청해왔다. 그러고는 청문회장에서 최 씨가 직접 했어야 할 말들을 카메라도 없는 비공개된 장소에서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늘어놓았다. 이 변호사는 먼저 “최 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알지 못한다. 사회 통념상 받아들여지는 범위 내에서 서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 제기된 문제는 ‘최순실의 존재를 사전에 알았느냐’란 것이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쟁점이 된 것은 서로 아는 사이냐의 문제인데 다른 얘기가 나와 안타까웠다”며 김 전 실장을 옹호하고 본질을 흐리려 했다. 그는 검찰이 확보한 태블릿PC가 최 씨 것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고영태 씨가 “최순실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한 발언을 토대로 삼았다. 그는 검찰이 태블릿PC를 최 씨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것이 어떻게 제출됐는지, 사무실에 방치한 것을 가져갔다면 절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며 되레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또 차은택 씨가 “최순실이 대통령과 동급이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논리보다는 “엄청난 인격적인 모욕이며 해도 너무한 과장”이라며 감정적 반박을 하기도 했다. ‘최 씨가 차은택을 김기춘에게 소개한 적이 없느냐’ 등의 질문에는 “법조를 출입하는 기자라면 내 말을 이해할 것”이라며 기자들을 훈계하려고까지 했다. 결국 이 변호사가 이날 기자들을 불러 모은 건 최 씨를 법적으로 변호하고 방어하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그들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과정을 밖에서 지켜보며 법적 검토를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말만 언론에 알렸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 비춰 보면 최 씨의 청문회 출석 거부는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최 씨가 재판을 통해 사실을 규명하고 그에 관한 처벌을 달게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며 어떻게든 법적 처벌을 피해 가려 하고, ‘법대로 하라’고만 외치는 최 씨의 이중적 태도에서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다. 위기의 시기를 어렵게 헤쳐가려는 국민의 한숨과 분노가 깊어지는 이유다. 김민·사회부 kimmin@donga.com}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터 글을 보고 분노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검사의 본모습이면 이런 보고를 받았을 때 수사를 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은 크게 술렁였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 조작과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56·사법연수원 23기·현 대전고검 검사)의 ‘폭탄 발언’ 때문이었다. 같은 해 4월부터 수사팀을 이끌었던 윤 부장검사는 10월 팀장 직무에서 배제됐다. 지휘 라인에 사전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 체포 및 자택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도록 공소장을 변경했다는 게 이유였다. 직무 배제 나흘 뒤 국감장에서 윤 부장검사는 수사 외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보고 경위와 외압 정황을 모두 털어놨다. 윤 부장검사는 이 사건으로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2014년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올해 초 검찰 인사에서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받았다. 그는 수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검찰 안팎에서 이론이 거의 없지만 2013년 수사 당시 직속상관인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항명 파동을 일으킨 것은 그의 검사 경력에 오점으로 남아 있다. 그러던 그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64·사법연수원 10기)호(號)의 수사팀장으로 중용돼 대형 수사 무대로 복귀했다. 박 특검은 법무부와 검찰에 윤 부장검사의 특검팀 수사팀장 파견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특검팀 수사팀장은 수사팀에 파견될 20명의 현직 검사를 이끈다. 이번 특검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중요한 역할이다. 박 특검은 “처음에는 윤 부장검사가 사양했지만 같이 수사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이기 때문에 제가 아주 강권했다”고 말했다. 윤 부장검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특검팀 파견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장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박 특검은 “복수 수사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영화나 삼류소설에 나올 이야기지 그런 사람이면 뽑지도 않았다. 수사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특검과 윤 부장검사는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를 함께했다. 박 특검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윤 부장검사는 평검사로 수사에 참여했다.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어서 세 사람이 대통령 수사를 두고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낸 손꼽히는 ‘특수통’ 검사다. 변양균·신정아 사건, C&그룹 사건 등을 수사했고, LIG그룹의 기업어음(CP) 사기 사건을 수사할 땐 LIG그룹의 3부자를 모두 기소했다. 2012년 말 특수부 검사들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검란(檢亂)’ 사태 때 선봉에 섰던 ‘강골 검사’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가 1일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6·23기)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파견해 줄 것을 법무부와 검찰에 요청했다. 박 특검은 이날 오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윤 부장검사가) 안한다고 사양했는데 제가 같이 수사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이기 때문에 제가 아주 강골했다"며 요청 이유를 밝혔다. 윤 부장검사는 앞서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수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는 의지를 갖고 수사하다 인사 좌천을 거듭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장을 지내며 LIG그룹의 CP사기 사건을 지휘해 삼부자 전원을 기소하기도 했다. 박 특검은 또 "특검 준비기간 20일을 채우면서 준비하는 것도 국민들께 죄송해 가능한 빨리 준비를 끝내겠다"며 이번 주 내로 특검보 인선까지 마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검찰 특수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만나 우리 특검 수사 방향을 잡겠다"고 덧붙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특별검사에 박영수 변호사(64·사법연수원 10기)가 임명되면서 검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검찰은 특검 준비 기간(20일)에도 특검과 협의를 거쳐 기존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구속 만기일을 연장한 장시호 씨(37·구속)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구속)에 대한 수사만 마무리되면 나머지 사건은 특검으로 보낼 가능성이 크다. 30일 법무부, 대검찰청이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제출한 ‘최순실 등 관련 의혹 사건 수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환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시점에 특검이 가동되면서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특검에서 이뤄지게 됐다. 검찰이 적시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혐의는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도록 지시한 것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알고서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정도 의혹은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이 국정 농단 사태에 개입한 실체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시각이 많아 향후 특검 수사에서는 이들과 최 씨의 관계 등을 밝히기 위한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까지 이화여대 비리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정유라 씨(20)의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면접위원 및 교직원들을 줄소환했고, 최경희 전 총장(54), 남궁곤 전 입학처장(55),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1)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러나 최 전 총장 등 이화여대 비리 ‘몸통’의 신병을 확보하기 전에 특검이 임명돼 수사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검찰은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 장 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는 매듭지을 방침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장 씨의 혐의는 본인이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2800만 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국가보조금 사기, 회삿돈 횡령 등이다. 김 전 차관은 올해 3월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한 것과 문체부 산하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일감을 지인이 재직 중인 학교인 미국 조지아대에 맡기도록 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김준일 jikim@donga.com·김민 기자}
앞으로 발급되는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이혼, 재혼 사실이나 혼외(婚外) 자녀 등 민감한 정보가 빠진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은 개정 가족관계등록법 시행에 따라 일반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현재의 신분 관계 등 필수 정보만 기재해 발급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가족관계증명서는 일반 외에 상세, 특정 등 세 종류로 나뉘게 되는데, 이혼 전력 등의 정보까지 담긴 상세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특정 증명서는 신청인이 필요에 따라 선택한 사항만 기재된다. 이혼, 재혼 등의 정보까지 기재된 기존 가족관계증명서는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사생활이 본의 아니게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법원은 “바뀐 제도는 이혼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사생활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 거주자들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기도 편해진다. 지금은 외교부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만 가능했지만 앞으론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efamily.scourt.go.kr)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고, 외교부 온라인 시스템(apostille.go.kr)을 통해 해외 공문서 인증 확인서인 ‘아포스티유’를 받으면 된다. 대법원은 또 출생증명서 없이 주변 사람의 보증으로 출생신고를 가능하게 한 ‘인우보증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전과자가 이 제도를 악용해 신분을 세탁하거나 외국인이 불법으로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으론 출생신고를 하려면 의사나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나 예방접종, 산모의 진료기록 사본 등을 첨부하거나 가정법원에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장관 취임 후 오직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백성들이 윗사람을 믿지 못하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의 자세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무 행정을 위해 쉼 없이 노력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르고 나은 길인지 심사숙고 끝에 사직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9일 임명된 김현웅 법무부 장관(57·사법연수원 16기)은 2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 말을 남기고 장관직을 떠났다.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대면 조사를 거부하고 국민의 하야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백성의 신뢰’를 언급한 것이다. 김 장관은 “힘든 시기에 여러분께 무거운 짐을 남겨두고 떠나게 돼 정말 마음이 아프고 가는 발걸음도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법무·검찰은 국가 존립의 근간인 법질서 확립의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검찰개혁에 대한 각계의 요청이 빈발하는 등 쉽게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며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다음 날인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당분간 이창재 차관(51·연수원 19기)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골프 모임에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장모에게 “차은택 씨(47·구속 기소)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 씨 측의 ‘장외 폭로’로 골프 회동에 이어 실제 청탁이 오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우 전 수석과 최 씨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28일 “2014년 6월 초 차 씨가 최 씨로부터 ‘기흥컨트리클럽(CC) 여사님’이라며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76)를 소개받아 골프를 친 뒤 대화를 나눴다”며 “최 씨가 김 대표에게 차 씨를 가리켜 ‘문화 쪽 일을 많이 할 사람이니 도와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라며 화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잘 봐달라’는 말은 인사치레 내지 ‘덕담성 발언’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세 사람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그간 우 전 수석 측은 ‘최 씨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등 의혹에 대해 최 씨와의 관계를 부인해 왔지만 차 씨 측 주장대로라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 씨가 깊은 교분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5일 본보에 골프 회동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 뒤 김 변호사는 27일 차 씨 기소 직후 “세 사람이 골프 모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세 사람이 이같이 골프를 치고 대화를 나눈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된 2014년 5월 12일로부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때다. 차 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엔 “우 전 수석을 모른다”고 했지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차 씨가) 우 전 수석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폭로한 것도 ‘최순실-차은택-우병우’ 삼각 고리를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도 “골프를 친 것 자체가 직접적 범죄 혐의에 연관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사 필요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향후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골프 모임 후 차 씨는 그해 8월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뒤 정부 관련 문화 사업이나 대기업 광고 수주 등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전 수석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약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순소득이 6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황제 변호사의 억대 수임료를 밝혀내 즉각 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배석준 기자}

차은택 씨(47·구속 기소)가 2014년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동업한 직후 최 씨의 지시를 받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의 공관에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5·구속)을 소개받았다고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27일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 씨는 2014년 4, 5월경 고영태 씨의 소개로 최 씨를 처음 알게 됐고, 두 달쯤 뒤 최 씨의 지시로 김 전 실장의 공관에 갔다”며 “그곳에는 김 전 차관과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먼저 와 있었고 차 씨는 김 전 실장과 10분 정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국정 농단 파트너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김 전 차관도 최근 검찰에서 “차관 취임 초기 김 전 실장이 전화로 ‘만나 보라’고 한 약속 장소에 최 씨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이날 채널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차 씨를 한번 만나 보라고 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고 차 씨와의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최 씨를 모르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조만간 불러 차 씨와 문체부 실세들의 만남을 주선한 배경이 무엇인지, 최 씨의 국정 농단에 함께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차 씨는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장모 김장자 씨가 운영하는 골프장인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에 내정된 직후인 2014년 6월) 최순실 씨를 비롯해 김장자 씨, 고영태 씨, 이화여대 교수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김 변호사가 털어놨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차 씨와 그의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을 이날 구속 기소하면서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에 KT가 광고 7건을 발주하도록 강요한 주범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최 씨,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 차 씨와 공모(共謀)해 각종 광고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고 밝혔다.김민 kimmin@donga.com·신동진 기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이 변호사로 활동했던 2013∼2014년 벌어들인 순소득이 약 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우 전 수석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약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40여 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당 수임료는 억대로 추정된다. 앞서 1년 4개월간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홍만표 전 검사장(57)은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억 원 상당의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와 강남구 등으로부터 입수한 우 전 수석의 세금 납부 명세를 확인한 결과 우 전 수석은 2013년 지방소득세 종합소득분으로 1억2769만3360원을 냈다. 2014년 소득분은 9864만7870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역으로 순소득을 계산한 결과 우 전 수석이 2013∼2014년 번 소득은 각각 35억 원, 27억 원으로 총순소득이 약 62억 원으로 조사됐다. 우 전 수석이 서울 서초구 오퓨런스 빌딩에서 운영했던 변호사 사무실 임대료, 직원 비용 등을 뺀 돈이다. 우 전 수석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지낸 뒤 2013년 5월 변호사로 개업했으나 이듬해 5월 대통령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약 1년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박 의원은 “세금 자료로 추산한 60여억 원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실제 수임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 전 수석은 수임액 등 신고 누락을 인정하면서도 탈세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법조계에는 우 전 수석이 검찰을 떠난 뒤 후배들에게 “최소 수억 원 이상의 고액 사건만 수임한다”고 자랑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우 전 수석이 납부한 지방소득세 종합소득분은 종합소득세의 10%를 내는 것이다. 2013년 종합소득세는 약 12억7693만 원이다. 1년 소득이 1억5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8%의 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바탕으로 종합소득세를 찾아 세율을 적용하는 식으로 역산하면 우 전 수석이 1년간 벌어들인 2013년 순소득은 약 35억 원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2014년은 27억 원 규모다. 다만 우 전 수석이 보유한 금융자산도 지방소득세에 반영되지만 예금 이자상당액 정도가 여기에 반영되므로 이율이 1∼2%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관보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2015년 본인 예금 35억 원, 2016년 25억 원 등이 있었다. 그가 해당 기간 공직자로서 벌어 들인 소득액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2013∼2014년 중 변호사로 1년간 활동하며 40여 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변호사법이 규정하고 있는 수임액 명세를 변호사단체에 내지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우 전 수석을 둘러싼 몰래 변론 및 탈세 의혹을 보고 있다. 현대그룹 ‘막후 실세’라는 의혹이 제기된 ISMG코리아 대표 A씨의 횡령 사건 변호 과정에서 제기된 몰래 변론 의혹도 있다. 우 전 수석은 변호사로 활동하는 동안 변호사법 28조에 의한 수임에 관한 장부를 작성하고 보관해야 한다. 이 장부에는 수임한 순서에 따라 수임일, 수임액, 위임인 등의 인적사항, 수임한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내용 등을 기재해야 한다. 검찰은 이 장부를 토대로 수임액 등을 확인해 조세 포탈 의혹을 파헤칠 수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민 기자}
최순실 씨(60·구속기소)의 최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이 27일 구속 기소됐다. 최 씨 등에 대한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모한 것으로 표현한 부분은 KT가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는 등과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 한 부분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차 씨와 그의 측근 송 전 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중국에 머물던 차 씨가 귀국한 지 20일 만이다. 차 씨와 송 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광고업체 C사 대표 한모 씨를 상대로 지분 80%를 넘길 것을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57·구속기소)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회장과 포레카 대표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차 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 3월까지 최 씨,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자신의 지인 이모 씨를 KT 임원으로 취직시키고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최 씨, 안 전 수석 공소장에 박 대통령이 이 범행에 공모관계에 있다고 적시했고, 이번 차 씨의 공소장에도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KT에 차 전 단장의 지인 이 씨가 채용되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송 씨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주한 LED 사업 수주 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38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차 씨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번 공소장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자신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를 문체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자리에 앉혔다는 의혹이다.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민 기자}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4일 SK그룹과 롯데그룹 압수수색 당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가 기재된 영장을 집행한 뒤 두 회사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두 회사의 면세점사업 담당자를 상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인허가 과정에서 청와대 등 정부 관계자를 상대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은 최순실 씨(60)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 등을 기소하기 직전에 박 대통령과 독대한 주요 기업 총수들을 소환 조사했다. 최 씨 등의 공소장에는 직권남용 혐의 등의 공범으로 박 대통령을 적시했다. 검찰은 추가로 ‘뇌물죄’ 적용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이에 검찰은 대기업 총수들을 다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서는 대기업이 피해자 성격의 참고인이지만 뇌물 혐의가 적용되면 함께 처벌받는다. 대기업 총수의 재소환이 가시화되면 재계에서 ‘기업 죽이기’라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와 관련해 교육부가 전날 최경희 전 총장 등을 수사 의뢰 및 고발한 사건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특별수사본부 내 별도 수사팀을 꾸려 정 씨를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22일 이화여대 사무실 20여 곳과 관련자 주거지 등 모두 23곳의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최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의 자택이 포함됐다. 정 씨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과 관련해서 검찰은 이날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3)에게 3차 소환통보를 했지만 박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마협회는 정 씨를 지원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장기 로드맵’ 등을 짰다. 검찰은 박 사장을 추궁해 삼성이 정 씨 독일 훈련비용으로 거액의 돈을 전달한 정황과 이 로드맵 작성 등이 삼성 윗선의 지시로 진행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최 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광고감독 차은택 씨(47·구속)와 차 씨 등과 함께 광고사를 강탈하려 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구속)은 27일 기소될 예정이다. 검찰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로 10일 차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차 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문화예술계 비리와 횡령, 국정 농단 의혹 등을 수사했다. 송 전 원장도 포레카 강탈 시도에 개입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민 기자}

검찰이 배수진을 쳤다. 소위 정부에서 ‘가장 힘센’ 부처인 기획재정부 압수수색도 불사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수뢰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대가성이 의심되는 모든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참여한 기업들에 ‘기업이 반드시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다’라는 신호도 강하게 보냈다. ○ 면세점 특혜 대가성 수사 검찰이 24일 압수수색한 기재부, 관세청, 롯데그룹, SK그룹은 면세점 사업에 연관된 대상들이다.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특허권을 쥐고 있고 기재부는 면세점 관련 정책 실무를 담당한다. 롯데와 SK 계열사인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서울에 있던 면세점 사업권을 한 곳씩 잃었고 신규 면세점 사업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날 기재부 압수수색에서는 검찰이 정책조정국에 중점을 뒀다. 이 점이 의미심장한데 관광·서비스산업 정책 등을 총괄하는 정책조정국은 면세점 정책 수립과 관련이 깊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면세점이 필요한 기업들을 위해 ‘새 판’을 짜 주려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정책조정국은 업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검찰이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면세점 허가 이외의 다른 사업에서도 정부의 특혜 단서가 발견될 수도 있다. 지난해 롯데와 SK의 면세점 특허권을 박탈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올 4월 정부는 외국인 관광 특수 등을 명목으로 면세점 4곳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의 발표에 조변석개(朝變夕改)가 따로 없다는 비판이 컸다. 검찰은 바로 이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올해 1월 SK와 롯데로부터 각각 111억 원, 45억 원을 출연 받았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은 올 3월 SK와 롯데에 다시 80억 원과 75억 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는 박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을 2월에 독대하고 신동빈 롯데 회장을 3월에 독대한 이후였다. 추가 출연은 끝내 무산됐지만 청와대가 개입해 면세점을 고리로 롯데와 SK를 집중 공략했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롯데면세점 승인 현안과 관련해 롯데 최고위 임원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의 접촉을 시도한 롯데 자료가 수사 당시 발견됐다는 의혹에 대해 최 전 부총리는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과정에서 롯데는 물론이고 그 어느 기업과도 접촉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면세점 승인 절차는 엄격하고 공정해 누구도 승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 모든 혐의 수사하겠다는 검찰 현재 검찰은 박 대통령의 직권남용 및 뇌물죄 입증에 필요한 곳이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두 수사하겠다는 기세다. 전날 압수수색한 삼성그룹의 합병 건은 당시 여론이 외국계 펀드인 엘리엇이 국내 대표 기업을 장악하게 둘 수 없다며 합병을 지지한 측면이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 초반에 검찰이 이들 의혹 수사에 미온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비난하며 폄훼하자 검찰도 강경대응으로 급선회했다. 검찰이 연일 대기업들을 강공으로 밀어붙인 데에는 기업 관계자로부터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두 재단 출연금을 놓고 대가성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고강도 수사를 벌이면서 진실을 말하라고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실제 삼성은 24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검찰 소환에 크게 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장관의 진술에 따라 정부든, 삼성이든 윗선의 어디까지 수사가 미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명령’을 결정했다. 이는 검찰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최 씨는 딸 정유라 씨(20)가 면회를 와도 만날 수 없다. 법원은 또 이날 검찰이 청구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구속사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나온 첫 영장 기각이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민 기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탄핵 정국 속에 ‘사정라인 투 톱’ 공백이 길어지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청와대 내에선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곧 두 사람의 사표를 반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박 대통령에게 사표 반려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도 끝내 두 사람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먼저 박 대통령이 두 사람의 사표 수리 결정을 늦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면서 김수남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행여나 김 총장이 나가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뜻이라면 탄핵 사유가 또 하나 추가된다”고 경고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수석의 사퇴 의지가 강해 청와대가 고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수석으로선 후배 검사들이 수사한 것을 부정할 수도 없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특검과 탄핵을 앞둔 상황에서 최 수석은 교체할 수 없고, 김 장관의 사의 수용은 검토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마련해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본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2일이나 9일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음 주초까지 초안을 마련해 최종안 조율에 들어간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주도하는 ‘탄핵 찬성’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도 4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김민 기자}

청와대를 겨눈 검찰의 칼날이 매서워졌다.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의 공소장에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명시하지 않은 검찰은 수뢰까지도 밝혀내겠다는 기세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검찰은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 이미 검토한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뿐 아니라 롯데면세점의 정부 관계자 접촉, CJ그룹의 K컬처밸리 조성 정황, 국민연금공단의 삼성 계열사 간 합병 찬성건 등을 새로 파헤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 출연금 대가성 주목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에 롯데면세점 수사 자료를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특수4부는 올해 대대적으로 롯데그룹을 수사했던 곳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가(家) 왕자의 난’ 여파로 여론이 곱지 않았던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를 받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월드타워점 재승인은 받지 못했지만 중구 소공동점은 지켰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설마 했던 롯데는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4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해 롯데는 또 다른 기회를 잡았다. 정부의 발표는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 원을 출연한 지 약 3개월 뒤에 나온 것으로, 검찰이 대가성을 의심하는 지점이다. 신규 면세점 3곳의 사업자 선정은 원래 다음 달로 예정돼 있지만 일정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특수본이 건네받은 자료에는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이 지난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촉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검찰의 칼끝이 최 전 부총리를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문형표 전 장관도 소환 통보 검찰은 23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문형표 공단 이사장을 이날 소환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전날엔 최광 당시 공단 이사장(69)을 소환 조사했다. 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구는 공단 내 기금운용본부다. 홍완선 당시 본부장은 주도적으로 합병안 찬성을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최 전 이사장은 홍 전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전 이사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정부 관계자가 홍 전 본부장을 연임하도록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합병을 이끈 홍 전 본부장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보호하려 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CJ그룹의 K컬처밸리에 대한 수사 강도도 높이고 있다. CJ가 경기 고양시에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이 사업 역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컬처밸리는 지난 10년 동안 해당 사업을 맡을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 CJ가 사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검찰은 이 사업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민 기자}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을 겨눌 ‘최순실 특별검사법’이 23일 공포를 거쳐 시행된다.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최장 120일에 걸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의혹을 파헤칠 ‘슈퍼 특검’답게 현 정부 핵심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내에,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 야당 추천 인사 2명 가운데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임명되는 순간 한 달 남짓 숨 가쁘게 달려온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모든 수사 자료를 특검에 넘기게 된다. 특검 수사는 준비 기간 20일과 본격적인 수사 기간 70일을 합쳐 90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안에 수사를 끝내지 못하면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30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이 기간을 ‘셀프 연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제 검찰에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보름도 채 되지 않는다. 검찰의 남은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정리하고, 나머지 핵심 인물들에 대한 신병 처리와 기소를 마무리하는 한편 이화여대 특혜 의혹과 대리 처방 논란 등 기타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검찰은 특히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밝혀내는 데 이번 수사의 성패와 조직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하는 건 선언적 의미를 넘어섰다. 특검에서 부실 수사 논란이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조사는 특수본이 목숨 걸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검찰은 23일 청와대에 다시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공소장 내용은 약한 편이다.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을 보면 깜짝 놀랄 거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박 대통령이 끝내 조사에 불응하면 검찰이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 수사는 검찰이 사실관계를 밝혀낸 부분을 토대로 의혹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불러 수사의 외연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대기업들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출연 문제를 놓고 대가성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불러 조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의 소환이 점쳐진다. 검찰이 아직까지 마땅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국정 농단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소환이 유력해 보인다.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진술은 대통령이 받는 의혹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20일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법조계는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하지 않은 점을 보면 박 대통령이 버티기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검 조사까지 불응한다면 박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증인으로 채택돼도 불출석하면 그만이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스스로 법정에 설 경우의 수는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 수사는 내년 3월 말∼4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도중에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결정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재법의 ‘180일 이내 선고’ 규정에 강제성이 없는 데다 헌재 공개 법정에서 박 대통령이 위헌, 위법 여부를 놓고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 특검법에 따른 대법원 판결은 내년 12월 대선 직전에야 나올 것으로 보여 대선 표심(票心)에 특검 결과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번 특검법은 1심은 공소 제기일로부터 3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2개월 내로 재판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특검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브리핑하고, 대선 이전에 대법원 판결까지 마무리하면 ‘최순실 게이트’ 민심이 대선에도 반영되지 않겠느냐”라며 대선 정국을 염두에 뒀음을 시사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우경임 기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는 외교, 장차관 인선 자료뿐 아니라 각종 국무회의 자료 및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주요 감찰 내용도 받아 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민정수석실 자료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58)과 관련한 보고도 있었다. ‘비선 실세’ 최 씨가 대통령 친인척 정보도 수집한 것이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에 담긴 녹음 파일 및 문자메시지 등을 분석한 자료와 문건이 유출된 시기를 대조한 결과 박 대통령이 최 씨 의견을 ‘컨펌(확인)’해 국정에 상당 부분 반영한 정황을 포착했다. ○ 청와대 민정수석실 자료 들여다본 최순실 청와대가 최 씨에게 넘긴 비밀 문건 47건 가운데 2013년 3월 11일 문건은 조금 특별하다. 최 씨에게 전달된 문건은 ‘모 회장과의 친분 사칭 기업인에게 엄중 경고. 민정수석실 비위 조사 사항’이다. 모 회장은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을 보좌해 온 측근 전모 씨(41)는 지난해 5월 8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3년 4월인가 5월쯤 박관천 전 행정관(51)으로부터 박 회장과의 친분을 사칭한다는 기업인 관련 문건을 받았다. 박 전 행정관이 ‘박 회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A 회장이란 사람이 소란을 피운다. 실제로 친분이 있느냐’고 물었다”라고 증언했다. 전 씨는 해당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최고 권력자인 박 대통령이 동생 박 회장보다 최 씨와 깊이 교류하는 와중에 최 씨가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부분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박 회장은 물론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2)과도 절연하다시피 멀리해 왔다. 빈자리는 최 씨가 대신했다. ‘피보다 더 진한 물도 있더라’고 한탄했다는 박 회장의 이야기가 수긍되는 대목이다. 민정수석실에서 받은 자료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 3월 13일 최 씨는 ‘경제수석 민정수석 지시 사항’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확보했다. 주가를 조작하는 대기업 오너나 편법 증여, 부당 거래, 탈세, 국가안보, 불법 사금융에 대해 엄단하라는 지시 사항이다. 이는 최 씨가 각종 기업 이권에 개입할 토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의지를 미리 알고 기업에 간섭했다면 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 정부의 첫 공식 일정은 최순실 손으로 최 씨가 받아 본 국무회의 및 정부 정책 추진 자료의 백미(白眉)는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고한 정부 주요 경제 정책 현안 관련 대통령 지시 사항이다. 이 자료는 2013년 4월 24일에 최 씨에게 넘어갔다. 박 대통령은 초기 내각 인선에 실패하며 취임(2013년 2월 25일)한 뒤 10일 만인 같은 해 3월 6일 비상 국정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표류가 장기화하면 북한의 위협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비상 국정 운영 체계 가동 방안은 같은 날 최 씨에게 건너갔다. 공인된 ‘비상시국’에도 청와대는 자료 유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 정부의 의미 있는 ‘첫’ 공식 일정들은 최 씨의 손을 대부분 거쳤다. 최 씨는 2013년 3월 6일 ‘금주 및 다음 주 VIP(대통령) 일정 계획, 국정기획수석실에서 보고한 대통령 상세 일정안’ 문건을 받았다. 이 기간 청와대가 수행한 일정은 3월 10일 첫 국무회의 개최, 11일 대통령비서관 40명 인선안 발표, 3월 12일 방미 일정 계획 발표였다. 이 중 대통령비서진과 관련해 최 씨는 같은 해 8월 4일에도 교체 내용을 입수했다. 대통령비서진에 최 씨 측근이 다수 포진해 있던 사실과 무관치 않은 정황이다. 최 씨는 3월 11일에는 박 대통령의 상장회사 방문 일정을 확인했다. 대통령의 특정 상장회사 방문은 이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회사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최 씨가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자료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 정보를 지인들에게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의 초등학교 동창생 학부모가 운영하는 자동차 소모품 업체의 현대자동차 납품 계약을 성사시킨 대가로 시가 10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현금 4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4년 10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인 이모 씨의 업체 KD코퍼레이션에서 제조하는 원동기용 흡착제의 현대차 납품을 부탁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현대차에서 KD코퍼레이션의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만나 KD코퍼레이션을 납품 업체로 채택해 달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제품 성능 테스트나 입찰 등을 생략하고 KD코퍼레이션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KD코퍼레이션은 2015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0억5991만 원 상당 제품을 현대차에 납품했다. 최 씨는 이 대표가 올해 5월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도록 돕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 씨가 금품을 수수한 부분은 사인 간의 거래로 법적 처벌이 어렵다. 현대차그룹이 최 씨 측 업체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에 ‘황제 입찰’을 도운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관해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 그룹 관계자를 만나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기아차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도 “플레이그라운드와 관련해 기업 총수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니 잘 살펴보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올해 광고 발주 업체를 4곳으로 확정한 상황인데도 자사 계열사인 이노션을 배제하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을 준 것으로 검찰에서 조사됐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올해 70억 원 상당의 일감을 받아 9억1807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CF 감독 차은택 씨의 국정 농단에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근 검찰에서 “김 전 비서실장 소개로 최순실 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최 씨의 국정 농단을 김 전 실장이 묵인, 방조 또는 배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전 차관은 검찰에서 “(2013년 9월) 차관 취임 초기 김 전 실장이 전화로 ‘만나 보라’고 해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최 씨가 있었고 이후 최 씨를 여러 번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은 또 “그 전에는 최 씨를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지금까지 “비서실장 당시 최 씨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최 씨를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취임 첫해인 2013년 박 대통령이 저도에서 1박 2일 여름휴가(7월 29, 30일)를 보낼 때 김 전 실장과 최 씨도 함께 저도에 있었으며 그 자리에서 비서실장 교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첫날인 그해 8월 5일 허태열 당시 비서실장을 김 전 실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최 씨의 태블릿PC에는 박 대통령이 경남 거제 저도에서 찍은 사진 13장이 저장돼 있었다. 이 중 8장은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사진이었다. 김 전 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차관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최 씨를 모른다. 통화한 일도, 만난 일도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또 “2013년 (대통령이 머문) 저도에 간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다음 주에 김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에게 최 씨를 소개했는지, 최 씨와 어떤 관계인지 등 김 전 차관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김 전 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라며 김 전 실장에 대한 즉각 소환 및 구속 수사를 주장했다.길진균 leon@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