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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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kjs0123@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칼럼50%
건강37%
생활/가정13%
  • 女 권총 삼총사 1점차로 웃었다

    정경미(29)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유도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 여자 유도 대표팀의 맏언니 정경미는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 78kg급 결승에서 북한의 설경(24)에게 지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 투포환과 태권도를 하다 유도복으로 갈아입은 정경미는 이번 우승으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2회 연속 우승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여자 유도는 전날 금메달 2개를 딴 데 이어 이번 대회 3번째 챔피언을 배출하며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사격장에서도 이틀 연속 금빛 총성이 울렸다. 한국은 사격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 이정은, 곽정혜가 1748점을 합작해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1747점)을 1점 차로 제친 짜릿한 승리였다. 한국 사격은 전날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17세 김청용(청주 흥덕고)이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수집했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 14, 은 15, 동 16개를 기록해 중국(금 26, 은 14, 동 18개)에 종합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3위 일본은 금 13, 은 13, 동 16개로 한국을 바짝 쫓았다. 북한 역도는 3일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괴력을 과시했다. 북한의 이정화는 역도 여자 58kg급에서 합계 236kg을 들어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은 23일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해 아시아경기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21일 자유형 200m에서도 3연패에 도전했지만 하기노 고스케(일본), 쑨양(중국)에게 뒤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기노, 쑨양과 다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박태환이 명예회복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기노는 자유형 200m에 이어 22일 개인혼영 200m와 계영 800m에서도 우승해 대회 첫 3관왕이 됐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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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만의 LPGA 우승 허미정, 아빠 캐디와 함께 울었다

    그토록 기다려온 트로피를 다시 들어올린 허미정(25)은 눈물을 쏟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딸의 등을 두드려줬다. 22일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 RTJ골프장(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 세계 랭킹 93위 허미정은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세계 1위 스테이시 루이스(17언더파 271타)를 4타차로 제쳤다. 이로써 허미정은 신인 때인 2009년 첫 승을 거둔 뒤 5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나흘 동안 자신의 캐디를 맡아 동행해준 아버지 허관무 씨(60)와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허미정의 목소리는 밝았다. "울고 싶어서 운 게 아니라 힘들었던 순간이 떠올라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빠 덕분에 마음이 편했어요." 이번 대회 기간 허미정은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평소 쓰던 5kg도 넘는 투어백 대신 1.3kg에 불과한 스탠드 백을 사용했다. "1년에 한 대회는 가벼운 백을 쓸 수 있도록 한 LPGA투어 규정이 있어요. 앞으론 허리가 안 좋은 아빠가 힘드실까봐 캐디 부탁은 더 못할 것 같아요." 국가대표 출신 유망주였던 허미정은 2011년부터 스윙 교체 후유증으로 3년 가까이 슬럼프에 허덕였다. 허미정은 "미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확실한 구질이 있어야 했다. 페이드 대신 드로 구질로 바꾸려 했다. 하지만 10년 넘게 몸에 배인 스윙을 버리고 안하던 걸 하니까 혼란에 빠졌다. 골프가 참 안돼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도 예선 탈락을 반복하며 내년 시즌 출전권까지 놓칠 위기에 몰린 허미정은 두 달 전 미국 올랜도에서 댈러스 부근으로 이사까지 했다. 분위기를 바꿔볼 의도였다. 성적 부진으로 함께 하던 전담 캐디까지 지난달 떠나보낸 허미정은 9월 들어 스윙에 자신이 붙으면서 평소 장기였던 퍼팅까지 살아났다. 포틀랜드 대회와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연이어 톱10에 들었던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버지에게 1년 만에 다시 캐디를 맡아달라고 했다. "2년 전 이번 대회와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대회 때 아빠가 캐디를 해주셔서 공동 3위를 했거든요. 퍼팅 라인을 아주 잘 보세요. 캐디피 아꼈으니 아빠 원하는 거 뭐든 사드려야죠." 허미정은 우승 상금 19만5000 달러(약 2억400만 원)를 포함해 9월에만 상금으로만 41만 달러(약 4억3000만 원)를 벌었다. 올 시즌 허미정의 평균 퍼팅 수는 28.77개. 박인비(28.9개)를 제치고 1위다. 고향 대전에서 의류사업을 하다 딸 뒷바라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허관무 씨는 "다 관두고 한국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으니 이런 날이 왔다"며 흐뭇해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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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5시간 30분 혈투, 끝판왕 이현일

    강력한 스매싱으로 매치포인트를 따낸 맏형 이현일(34·MG새마을금고·사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이 5시간 30분이 걸린 마라톤 대결 끝에 일본을 꺾고 아시아경기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9회 연속 메달을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3단식, 2복식) 8강전에서 ‘셔틀콕 대통령’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을 3-2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3, 4위전을 치르지 않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은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예상 밖으로 꺾은 대만과 22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1단식 손완호(상무)와 2복식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상무) 조가 연이어 이기며 쉽게 승리를 낚는 듯했다. 하지만 3단식 이동근(요넥스)이 모모타 겐토에게 1-2로 역전패한 뒤 3복식에서도 김기정-김사랑(삼성전기) 조를 대신해 출전한 올 세계개인선수권 챔피언 고성현(상무)-신백철(김천시청) 조가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 조에 33분 만에 0-2로 완패했다. 마지막 단식에 나선 이현일도 첫 세트를 14-21로 패해 위기를 맞았지만 2, 3세트를 21-18, 21-9로 잡으며 역전승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세계개인선수권에서 만난 박주봉 감독은 2년 만에 한국 대표팀에 복귀한 이현일의 가세를 부담스러워했다. 박 감독의 예상대로 이현일은 아시아경기에 네 번째로 출전한 노련한 경험을 살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살렸다. 한국 대표팀 이득춘 감독과 박주봉 감독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을 뿐 아니라 동향(전북 전주)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이날 한일전에서는 어떤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은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인도를 3-1로 꺾고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22일 세계 최강 중국과 맞붙는다. 한편 계양체육관은 전날 조명이 나가는 정전 사태로 5분 가까이 경기 중단 사태를 빚은 데 이어 이날은 플레이를 방해하는 조명과 에어컨 바람 탓에 출전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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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잡은 지 3년… ‘왼손 고교생’ 일냈다

    사격 경력 3년밖에 안 된 고교생 왼손 총잡이는 하루에 두 번이나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인천 아시아경기 사격 남자 공기권총 1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2관왕에 오른 김청용(17·청주 흥덕고)이었다. 김청용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201.2점을 기록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팡웨이(중국·199.3점)와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진종오(179.3점)를 제치고 개인전 정상에 섰다. 단체전에서도 진종오 이대명과 1744점을 합작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 12, 은 10, 동 9개로 이틀 연속 종합순위에서 중국(금 12, 은 9, 동 11개)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전날 걸린 2개의 금메달을 휩쓴 펜싱은 이날도 금메달 2개를 석권했다. 구본길은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서 2회 연속 우승했고 전희숙은 플뢰레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보탰다. 김재범은 유도 남자 81kg급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대회 초반 최고 빅 카드였던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은 3연패에 실패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에서 금메달은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에게 돌아갔고 박태환의 라이벌인 중국 쑨양은 은메달을 땄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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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우슈 신동에서 아시아 최고수로

    2006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12세 우슈 신동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인 그에게 진행자였던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8년 후 그 소년은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20일 강화 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우슈 투로 남자 장권에서 총점 9.71점으로 우승한 이하성(20·수원시청)이었다. 한국이 우슈에서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일찍이 천재성을 인정받은 그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릎 통증 후유증으로 우승 후보로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이하성 역시 “금메달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며 기뻐했다. 일찍이 방송 무대를 밟았던 이하성은 일본 무술영화 ‘가무이 외전’ 주인공의 아역을 맡기도 했다. 이런 끼를 발휘하며 강심장을 키운 그는 아시아경기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강한 정신력과 함께 세심한 연기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하성은 여섯 살 때 “집에서 너무 뛰어 다닌다”며 놀 곳을 찾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우슈 도장을 찾았다. 우슈 투로는 대련이 아닌 혼자 하는 표현 무술이다. 그 가운데 장권은 동작이 크고 넓다는 특징이 있다. 체조의 마루운동처럼 전신을 종횡으로 움직이며 빠르고 우아한 권법을 선보인다.승마 마장마술 단체 5연속 우승 한편 한국 승마는 20일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아시아경기 5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김균섭, 김동선, 황영식, 정유연이 출전해 상위 3명의 평균 점수에서 71.746%를 얻어 일본(69.842%)을 따돌렸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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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 개막]유재학號 ‘젊은 쌍탑’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남자 농구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0년 만의 값진 금메달을 땄다. 당시 프로 1년차 김승현과 연세대에 다니던 방성윤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우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12년 만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대표팀에는 김종규(24)와 이종현(20)이 골밑을 책임질 새로운 트윈 타워로 떠올랐다. 207cm의 김종규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LG를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206cm의 이종현은 올 시즌 고려대를 전관왕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18일 경기 장소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이들을 만났을 때 마침 아시아경기 최종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시상식 예행연습 때 코트에 시상대가 놓이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실제 경기에서 꼭 우리의 목표를 이루고 싶다”며 두 손을 맞잡았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이달 초 끝난 스페인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국이 비록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5전 전패를 기록했어도 김종규와 이종현은 최고 수준의 빅맨들과 맞서면서 포스트 플레이에 새롭게 눈을 뜰 수 있었다. 고된 훈련으로 체중이 3kg 줄어든 김종규는 “신장과 기술이 뛰어난 유럽, 호주 선수들과 맞붙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그런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예선 5경기에서 평균 2.6개의 블록슛으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이종현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을 상대로 많이 배웠다. 아시아경기 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두 어린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골밑이 받쳐줘야 외곽도 살아난다. 수비에서도 요령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번에 이란, 필리핀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한국의 모든 경기와 준결승, 결승전 입장권은 매진됐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대회가 개막되면서 이제 시작이라는 실감이 난다. 지난 몇 달 동안 힘들게 운동하며 땀도 많이 흘렸다. 평소 배운 대로 한다면 잘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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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의 꿈’ 인천서 하나되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를 밝힐 성화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19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회식을 갖고 10월 4일까지 16일간의 열전의 막을 올렸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모든 회원국에서 1만4500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우정 어린 경쟁을 벌인다. 36개 전 종목에 걸쳐 1068명의 선수단을 구성한 한국은 9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5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개 종목에 273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북한은 여자 축구, 역도, 체조 등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톱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 아흐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OCA 의장, 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조직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을 비롯해 6만여 명의 관중이 참석했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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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 19일 개막]“배드민턴 입장권 구할 수 없나요”

    이득춘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요즘 때 아닌 티켓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 아시아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경기 장소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만난 이 감독은 “배드민턴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고 하더라. 주위에서 표 좀 구해 달라는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고 말했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는 “대표 선수들의 부모님도 표를 못 구해 응원을 못 갈까 봐 발을 구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열흘간의 배드민턴 경기 티켓 4만여 장이 모두 팔렸다. 사격도 100% 판매됐지만 경기장 규모가 작아 전체 티켓 판매량은 2000장이 안 된다. 배드민턴의 매진 사례는 우선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의 실력을 지닌 거물들이 인천을 찾아 팬들이 수준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 남자 복식 세계 1위 이용대-유연성 조를 비롯해 남자 단식 세계 1위 리총웨이(말레이시아) 등과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린단(중국) 등 셔틀콕 최강자들이 총출동한다. 최고 인기 스타 이용대를 앞세운 한국 남자 복식이 최근 끝난 세계선수권에서 1, 2, 3위를 휩쓸며 화끈하게 몸을 푼 것도 흥행의 호재였다. 배드민턴은 국내 생활 체육 동호인이 400만 명으로 추산될 만큼 저변이 넓어 티켓 판매에 순풍을 일으켰다. 김중수 협회 전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원정 응원까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4305석 규모의 계양체육관은 코트 엔드라인에서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짧게는 5m에 불과해 선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관전의 묘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아시아경기 배드민턴에는 남녀 단식, 남녀 복식, 혼합복식, 남녀 단체전 등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편 조직위원회는 17일 현재 입장권 판매 금액은 목표액 350억 원의 51%인 180억3600만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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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비 공’ ‘효주 공’으로 뜬 스릭슨, 새 클럽도 뜰까

    박인비(26)와 김효주(19)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메이저 2연승을 합작했다. 박인비는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2연패를 달성했다. 그 뒤를 이어 김효주는 15일 끝난 에비앙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이 둘은 같은 브랜드의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던롭스포츠의 스릭슨 제품이다. 던롭스포츠 코리아는 박인비와 김효주가 쓰는 공에 특별한 볼 마크를 인쇄해 전달하고 있다. ‘여왕’을 상징하는 크라운 모양을 새겼다. 스타들의 활약 속에 올 상반기 스릭슨 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좀처럼 바뀌지 않는 골프공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킨 스릭슨이 신제품 클럽 라인인 ‘뉴 Z 시리즈’를 19일 출시한다.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에 아이언까지 퍼터를 제외한 모든 클럽으로 이뤄졌다. Z745, Z545 드라이버는 헤드를 기존 모델보다 2g 무겁게 설계해 볼 스피드를 향상시키면서도 샤프트 무게는 평균적으로 2g 가볍게 해 헤드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었다. 또 페이스 두께 분배를 최적화해 스위트 에어리어가 기존 제품 대비 35% 확대된 ‘부스터 컵 페이스’를 적용해 미스샷에도 비거리를 보장해 준다. 하이브리드는 컨트롤 성능과 비거리를 강화시켰으며 아이언은 안정된 스핀 성능을 발휘하도록 제작됐다. 던롭스포츠 코리아는 서울 서초구 새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2500만 원을 들여 최첨단 스윙 분석 시스템인 트랙맨을 도입해 골퍼의 스윙에 최적화된 클럽을 찾아주고 있다. 이 회사 김세훈 마케팅팀장은 “트랙맨을 활용하면 100가지가 넘는 분석 자료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체형, 스윙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면 비거리와 방향성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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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 D-2]북두칠성 따라… 종합 2위 항해가 시작된다

    한국은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90개 이상의 금메달로 5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최근 라이벌로 재부상한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텃밭 지키기가 중요하다. 대한체육회의 종목별 경기력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다수의 금메달을 휩쓸 수 있는 전략 종목은 양궁 펜싱 볼링 골프 사격 태권도 정구 등 7개 종목이다. ‘북두칠성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목표 달성에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성적과 우리와의 상대 전력을 감안한 것이다. 일단 강세 종목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효자 종목에서 순풍을 타고 다크호스 종목들까지 뛰쳐나온다면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기록한 역대 한국 최다 금메달인 96개를 넘기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한국 1위=세계 1위’라는 등식을 세운 태극 궁사들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8개 석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연속으로 전 종목 우승의 성과를 냈다. 리커브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새롭게 컴파운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이 추가돼 양궁장 시상대에 태극기가 더 자주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는 종주국의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금메달 4개를 땄지만 2006년 도하 대회의 9개에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번 대회 태권도에 걸린 금메달은 16개. 하지만 특정국 쏠림 현상을 견제하기 위해 국가별로 12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이대훈이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태권도는 6체급 이상의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사격은 대회 때마다 첫 금메달의 낭보가 전해지는 종목이다. 신호탄이 되는 사격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로 대박을 터뜨렸다. 진종오 김장미 등 간판스타를 앞세운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7개 안팎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펜싱과 골프는 새 효자종목으로 올라섰다. 검사들의 칼끝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와 같은 금메달 7개를 향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경기 전초전이던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에 걸린 금메달 6개를 모두 차지하며 화끈하게 몸을 풀었다. 골프는 아시아경기 3회 연속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4개 독식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끝난 유스올림픽 골프에서 우승한 여자 유망주 이소영은 2관왕 후보다. 정구와 볼링은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아경기에서 노다지로 불렸다. 정구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7개 전 종목을 휩쓸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인식 감독과 정구 명가 농협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장한섭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정구는 5개 이상의 금메달을 꿈꾸며 강도 높은 훈련을 해 왔다. 대회를 치르는 하드 코트 적응도를 높이기 위해 올 초부터 국내 대회도 주로 하드 코트에서 여는 등 공을 들였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 8개, 은 5개, 동 2개의 풍성한 수확을 한 볼링은 남녀 개인전과 2·3·5인조, 개인종합, 마스터스에 걸쳐 12개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광저우 대회 3관왕 최복음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3관왕 손연희의 손에 시선이 집중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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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아시아경기 넘버2 향한 ‘북두칠성 프로젝트’는?

    한국은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아경기에서 90개 이상의 금메달로 5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최근 라이벌로 재부상한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텃밭 지키기가 중요하다. 대한체육회의 종목별 경기력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다수의 금메달을 휩쓸 수 있는 전략 종목은 양궁, 펜싱, 볼링, 골프, 사격, 태권도, 정구 등 7개 종목이다. '북두칠성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목표 달성에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성적과 우리와의 상대 전력을 감안한 것이다. 일단 강세 종목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효자 종목에서 순풍을 타고 다크호스 종목들까지 뛰쳐 나온다면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기록한 역대 한국 최다 금메달인 96개를 넘기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한국 1위=세계 1위'라는 등식을 세운 태극 궁사들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8개 석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연속으로 전 종목 우승의 성과를 냈다. 새로운 종목으로 리커브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컴파운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양궁장 시상대에 태극기는 더 자주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는 종주국의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금메달 4개를 땄지만 2006년 도하 대회의 9개에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번 대회 태권도에 걸린 금메달은 16개. 하지만 특정국 쏠림 현상을 견제하기 위해 국가별로 12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이대훈이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태권도는 6체급 이상의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사격은 대회 때마다 첫 금메달의 낭보가 전해지는 종목이다. 신호탄이 되는 사격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로 대박을 터뜨렸다. 진종오, 김장미 등 간판스타를 앞세운 사격은 이번 대회 7개 안팎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펜싱과 골프는 신흥 효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검사들의 칼끝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와 같은 금메달 7개를 향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경기 전초전이던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에 걸린 금메달 6개를 모두 차지하며 화끈하게 몸을 풀었다. 골프는 아시아경기 3회 연속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4개 독식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끝난 유스올림픽 골프에서 우승한 여자 유망주 이소영은 2관왕 후보다. 정구와 볼링은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아경기에서 노다지로 불렸다. 정구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7개 전 종목을 휩쓸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인식 감독과 정구 명가 농협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장한섭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정구는 5개 이상의 금메달을 꿈꾸며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해 왔다. 대회를 치르는 하드 코트 적응도를 높이기 위해 올 초부터 국내 대회도 주로 하드 코트에 여는 등 공을 들였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 8개, 은 5개, 동 2개의 풍성한 수확을 한 볼링은 남녀 개인전과 2,3,5인조, 개인종합, 마스터스에 걸쳐 12개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광저우 대회 3관왕 최복음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3관왕 손연희(용인시청)의 손 위에 시선이 집중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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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이 단단했던 10세 소녀… 몸 단단해지면 ‘효주시대’ 활짝”

    “아빠와 감독님이랑 택시 타고 파리 가고 있어요. 택시비가 200만 원(1500유로)이래요. 휴게소는 없어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천진난만하기만 했다. 15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김효주(19·롯데)였다.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이 된 그는 당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항공기편으로 파리까지 가려다 에어프랑스의 파업으로 택시에 올라 600km를 이동하고 있었다. 김효주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꼬마 때부터 자신을 지도해 준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54)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감독님이 대회장에 오셔서 든든했어요. 딴 선물이 뭐 필요 있나요. 우승이면 그만이죠.” 김효주는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려다 어이없이 뒤땅을 친 데 대해 “페어웨이가 딱딱할 줄 알았는데 부드러워 실수가 나왔다. 감독님의 흰 머리가 부쩍 늘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전화기를 건네받은 한 전 감독은 “선수가 잘했을 뿐이다. 내 자리는 늘 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한 전 감독은 “효주가 한국에서부터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안 좋았다. 이번 대회 개막 이틀 전 통증이 심해져 다리를 절뚝거렸는데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며 기특해했다. 6세 때 원주에서 골프를 시작한 김효주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힌 뒤 아버지와 함께 수도권에서 골프 레슨을 하던 한 전 감독을 찾아 지도를 부탁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10년 가까이 흘렀다. 한 전 감독은 “효주는 하루에 7∼8시간씩 골프를 칠 만큼 운동밖에 몰랐다. 여려 보였지만 속은 단단했다”고 칭찬했다. 완벽하다는 평가를 듣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김효주의 스윙은 한 전 감독의 지도 아래 완성됐다. 한 전 감독은 골프는 물론이고 진학 문제, 스케줄 관리에 식사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한 전 감독은 최광수 신용진 등과 1988년 프로 입문 동기이지만 고질인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다. 2006년과 2010년 아시아경기에서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한국이 금메달 8개를 휩쓸도록 이끌었다. 유망주로 이름을 날리던 김효주는 2010년 아시아경기 선발전에서 1타 차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한 전 감독은 “어린 마음에 상처받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시상식에서 김효주는 태극기를 두르고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 그런 제자를 보는 스승의 눈가도 촉촉이 젖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LPGA투어 5년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까지 뛰어올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의 희망을 밝혔다. 선수로서 못 해본 우승의 꿈을 지도자로 이룬 한 전 감독은 “효주가 체력이 약해 보강해야 한다. 더 큰 무대를 향한 효주의 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기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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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석 기자의 스포츠 인생극장]왕년의 농구스타 ‘코끼리’ 김영희

    이름보다 ‘코끼리’라는 별명이 더 유명했다. 1980년대 농구 코트를 호령했던 김영희 씨(52)다. 1982년 인도 뉴델리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멤버였다. 2m가 넘는 키로 하늘 높은 줄 모른다는 얘기를 듣던 그를 추석 다음 날인 9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자택에서 만났다. 다세대주택 2층의 20m²(약 6평) 단칸방에서 마주한 김 씨는 거동이 불편했다. 올해 초 장(腸)마비 증세와 폐에 물이 차고 담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쓰러져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고 한다. 2개월여 동안 입원했던 후유증이 남은 것이다. 합병증으로 윗니도 몇 개 없었다. 그는 “찾아오기 힘들지 않았느냐. 집에서 보자고 해 미안하다”며 신문지 크기만 한 상에 송편과 포도 한 송이를 차렸다. 매년 명절을 혼자 보내다 손님은 기자가 처음이라고 했다. 소파와 싱크대로 채워진 공간의 한쪽 벽에 놓인 장식장에는 녹슨 훈장, 트로피와 함께 코끼리 인형들이 눈길을 끌었다.○ 너무 작게 태어났지만… 김 씨는 아기 때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너무 작게 태어나 할머니가 백일기도를 했다고 하더라. 아버지(165cm)와 어머니(163cm)도 크지 않았다.” 그러던 그의 키가 자라기 시작한 것은 다섯 살 때부터. “(부산 석포) 초등학교 입학식 날엔 맨 뒤에 설 정도가 되더니 5학년 때 175cm가 넘었다. 학교에서 나 때문에 배구팀을 만들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공부를 중단하고 상경해 1년 동안 실업 배구팀에서 생활했다. 아버지가 결핵으로 요양 중이라 어머니는 생선 행상을 했다. 밥 구경도 못하다 서울 와 배불리 먹으니 키가 187cm까지 크더라.” 농구와 배구장을 전전하던 그는 부산 동주여중 농구부 시절 일찌감치 실업팀 한국화장품과 전속 계약을 했다. 박찬숙에 맞설 대항마로 ‘영희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줄 알았다. ○ 큰 키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1981년 서울 숭의여고 졸업 후 한국화장품에 입단한 김영희는 대회 엠블럼에 코끼리 그림이 들어간 점보시리즈가 출범하면서 한껏 주목받았다. 당시 한 경기 최다인 52점을 넣으며 개인 타이틀 5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에 발목이 잡혔다. 3점슛 제도 도입으로 농구 전술이 바뀐 것도 악재였다. “경기에 지면 모든 게 내 탓이었다. 대표팀에서도 벤치에 자주 앉아있었다.” 빙하기를 맞은 공룡 신세였던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다 돌연 은퇴식도 없이 코트를 떠났다.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는 코끼리처럼 그날을 떠올리던 김 씨는 몸서리를 쳤다. “1987년 11월이었다. 샤워할 때 머리에 감각이 없더라. 두통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 뇌종양이라더라. 이틀만 늦게 갔어도 위독할 뻔했다. 스물다섯 살 때였다.” 시련은 끝난 게 아니었다. 1998년 유일한 친구 같은 존재였던 어머니가 59세로 세상을 떠난 뒤 2000년 아버지마저 세 차례의 암 수술 끝에 눈을 감았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7개월 가까이 곡기를 끊었다. 130kg 나가던 체중이 70kg까지 빠지더라. 목숨을 끊으려 한 적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김 씨는 2002년 거인병으로 알려진 말단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그의 키가 현역 때보다 커진 205cm에 이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심장과 장기 등이 계속 커져 죽게 되는 병이다. 매달 150만 원 넘게 드는 성장호르몬 억제 주사를 평생 맞아야 한다. 다행히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에서 계속 도와주고 계시다. 나를 왜 이렇게 크게 만들어 힘들게 하는지. 하늘을 수도 없이 원망했다.”○ 처음으로 행복을 느끼는 꺽다리 아줌마 김 씨는 자신을 향한 세상의 낯선 시선도 힘들었다. “어려서부터 외계인 취급을 받았다. ‘장군감’이라고 말하던 동네 어른들을 피하려고 멀리 돌아다녔다. 처음 부천에 이사 와서는 아이들이 집 앞에 몰려와 ‘거인 나오라’고 외쳐댔다.” 4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며 외출도 꺼렸던 김 씨의 마음을 잡게 한 건 어느 날 불쑥 떠오른 어머니의 유언이었다. “‘엄마 아빠 다 죽고 너 혼자 되면 남에게 먼저 베푸는 삶을 살라’고 하셨다. ‘힘들어도 누군가를 부축하고 일으켜야 너도 살 수 있다’면서 말이다.” 기초연금과 메달포상 연금 등으로 매달 50만 원가량을 손에 쥐는 김 씨는 면도날 끼우기, 양말 실밥 제거 등 가내 부업으로 장애인과 소년 소녀 가장 등을 도왔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쌀 같은 구호품 등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다. “장애인 자원봉사를 나갔는데 몸이 불편해 양말도 혼자 못 신는 분들을 보며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홀몸노인들에게 팥죽을 끓여 주기도 하고 나를 놀리던 꼬마들에게는 과자와 사탕을 건넸다.” 김 씨는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최근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관심이 집중된 전 프로농구 코치 박승일 씨 얘기도 꺼냈다. “언젠가 승일이 어머니를 만났는데 몸이 부쩍 마르셨더라. 아들 생각해서 밥이 안 넘어가도 많이 드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장애 5급인데 3급만 되어도 그에게 큰 힘이 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제 김 씨는 주변 사람의 농담도 웃으며 받아넘길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어떤 어르신이 내 신발(330mm)을 보더니 항공모함 같다고 하길래 ‘내 신발 한번 타고 노를 저어 유럽 여행 가시라’고 웃으며 말했다. 큰 과일은 싱겁고 푸석푸석하지 않으냐. 내가 사람은 커도 마음은 솜사탕 같다. 아무 꿈도 없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농구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다. 언젠가 농구장 가서 치어리더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그러다 코트 무너지면 어떡하지. 호호.” 김 씨가 몇 개 안 남은 치아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그 미소가 보름달처럼 환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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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갔던 골프장, 직접 평가하세요

    높기만 했던 국내 골프장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골프장 공급이 늘어나면서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되던 부킹난이 해소되고 있다. 한편 그린피(골프장 이용료)도 저렴해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대중화에 성공한 스크린 골프는 실제 골프장을 향하게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 수단에 치우쳤던 골프가 가족, 친구들의 놀이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불황과 세월호 사고 등의 여파 속에서도 국내 골프 인구가 줄지 않고 있는 이유다. 오히려 20, 30대 젊은 층과 여성 골퍼들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슈퍼 갑’으로 불리며 고압적이었던 골프장도 내장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골프 부킹 서비스 업체 XGOLF가 ‘2014∼2015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을 선정(사진)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10대 골프장 또는 코스는 회원제나 고가의 퍼블릭 골프장이 대부분이었다. 일반 골퍼들은 높은 진입장벽 탓에 ‘그림의 떡’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은 골퍼들의 실제 체험이 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선정 후보는 최근 1년 동안 XGOLF 사이트에 등록된 이용 후기가 100건 이상이거나 평균 평점 8.0 이상인 골프장이 된다. 누구나 쉽게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을 선택해 골프 대중화를 이끌 의도다. ‘운동’을 마친 골퍼들이 담아내는 생생한 이용 후기를 통해 캐디 서비스, 코스 관리, 가격 만족도, 부대시설 등에 대한 세부 평가도 이뤄진다. 조성준 XGOLF 대표는 “그린피, 접근성 등에서 종합적인 만족도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골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골프 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정 과정은 우선 후보 골프장을 추린 뒤 소비자 선정위원과 전문가 패널의 현장 평가와 서면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점수를 합산해 10대 골프장을 결정한다. 전문가 패널은 골프장 경영자, 골프용품업체 최고경영자(CEO), 코스 설계가, 프로골퍼, 지도자 등을 망라하고 있다. 전문가 패널로 참여하게 된 한연희 전 골프 대표팀 감독은 “새로운 시도다. 골프장과 골퍼들의 올바른 관계 정립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XGOLF는 26일까지 소비자 선정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응모는 XGOLF 홈페이지(www.xgolf.com)에 선정위원이 되고 싶은 이유를 댓글로 남기면 된다. 선정위원이 되면 전문가 패널과 함께 선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시상식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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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이스 민 “모국에 오고싶어 코리아오픈 출전”

    “서울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노래방 정말 많아요. 생선회가 너무 프레시(fresh)해요.” 12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만난 재미교포 테니스 유망주 그레이스 민(민은지·20·사진)은 처음 찾은 모국의 인상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는 13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기아자동차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전날 한국 땅을 밟았다. 1980년대 초반 미국 애틀랜타로 이민을 떠난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그는 미국 주니어 테니스의 강자였다. 2011년 윔블던 주니어 복식에서 ‘제2의 샤라포바’로 주목받은 유지니 부샤드(캐나다)와 짝을 이뤄 우승한 뒤 그해 US오픈 주니어 단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2년 전 프로로 전향한 그는 “꼭 한국에 오고 싶어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좋은 추억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8세 때 동호인 테니스를 즐기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은 그는 14세 때 전미 주니어 랭킹 1위에 올랐다. 꿈나무로 선발돼 미국테니스협회(USTA) 아카데미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받으며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마쳤다. 키가 162cm인 그레이스 민은 “포핸드에는 자신 있다. 키가 작아 남보다 빨리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까맣게 탄 피부와 탄탄한 하체 근육은 강도 높은 훈련량을 보여줬다. 최근 US오픈에서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중국 여자 선수가 4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선수의 활약은 그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 “다음엔 한국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내 수준을 높이고 싶다. 세계 50위 이내 진입이 목표다.” 진지하던 그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물었을 때였다. “할머니를 꼭 만나고 싶어요. 게장, 순두부, 상추쌈도 먹을 거예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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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젊은 골프인구 잡아라”… 9홀만 돌기 캠페인까지

    ▽공부 잘 하는 딸=아빠, 나 100점 받았어요. ▽골프광 아빠=그래. 너무 실망하지 마라. 조금만 더 노력하면 90대에 진입할 수 있을 거야. 한국의 주말 골퍼들 사이에 꽤 회자됐던 골프 유머 한 토막이다. 골프는 점수(타수)가 낮을수록, 남들보다 적게 쳐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스포츠. 그래서 100점 만점 받은 딸을 ‘백돌이’(보통 파 72 코스에서 100타 이상 치는 골퍼를 일컫는 말)로 여겨 분발을 촉구한 셈이다. 미국 골프 업계는 요즘 이런 유머를 나누며 웃을 기분이 아니다. 골프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들이 최근 “골프는 위기다. 이대로 계속 가면 골프의 미래도 없다”는 경고성 기사를 잇달아 게재했다. 특히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는 1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세대가 골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골프 업계에는 “젊은 골퍼를 잡아라”는 특명이 떨어졌다.줄어드는 골프 인구, 휘청대는 골프 산업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 용품 매장인 ‘딕스(Dick's)’는 7월 초 매장 내 골프 코너에서 근무하던 티칭 프로 등 골프 전문 직원 400명 이상을 정리해고 했다. 골프 매장을 축소했고 그렇게 확보한 여유 공간에 여성과 아이들 스포츠 의류 코너를 확장했다. 딕스가 이런 결정을 내려야 했던 근본 원인은 골프 인구의 감소이다. 전미골프재단(NGF)의 조 베디츠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골프 인구는 2003년 30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500만 골퍼를 잃어 현재의 골프 인구는 약 2500만 명이지만 몇 년 안에 500만 골퍼가 또 떠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전미스포츠용품협회는 더 비관적 숫자를 내놓았다. 미국 골퍼는 2009년 2230만 명이었고, 지난해 1890만 명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NGF가 최근 18세 이상 1200명을 상대로 골프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가 골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들이 골프를 표현한 가장 대표적 단어가 ‘재미없다(boring)’였다. 미 언론들은 “골프 입문 연령대인 18∼30세의 골프 인구가 지난 10여 년간 35%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것이 골프 전체 인구 감소의 가장 직접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20, 30대의 ‘골프 무용론’이 치명타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의 통계에서도 18∼34세 인구 중 골프를 하는 사람은 2009년에서 2013년 사이에 13% 감소한 반면, 마라톤 같은 달리기 인구는 29%나 증가했다. SF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이 젊은 세대 중 달리기·조깅 인구는 2400만 명, 볼링은 1550만 명, 골프는 650만 명 수준이다. 골프 인구는 요가 인구(1100만 명)보다도 450만 명이나 적다. 젊은 세대가 골프를 외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 어려워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다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 효과가 없다 △함께 골프 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등이다. 병원에서 접수 업무를 하는 브리트니 위크 씨(25)는 고교 때 골프를 즐겼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골프 칠 시간을 내기 어려워졌다. 위크 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말에 시간이 나도 동갑내기 남편과 시간을 보낸다. 남편이 골프를 안 치니까 혼자 골프하긴 싫어서 결국 안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스포츠 평론가인 맷 파월 씨는 “골프는 느리고, 플레이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 또 비싸다.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스포츠”라고 말했다. 특히 초보자가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추려면 많은 시간이 들고 상당한 수모를 겪어야 하는 점도 젊은 세대가 외면하는 주요 이유이다. “젊은 골퍼 못 잡으면 골프의 미래 없다” 최근 골프 관련 조사들을 보면 골프를 자주 치는 골퍼의 평균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젊은 층에서는 골프를 치는 횟수가 점점 줄고 있다. 65세 이상 골퍼는 일주일에 1회 이상 골프를 즐기는데, 29세 이하는 1년에 평균 7회 라운딩하는 데 그쳤다. 미국골프협회의 마이크 데이비스 국장은 “골프 관련 모든 통계를 종합해볼 때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결국 젊은 골퍼의 확보”라고 강조했다. WSJ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9홀 캠페인(Play 9 campaign)’이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18홀을 소화하기에는 시간도, 돈도 부족한 젊은이들을 겨냥해 ‘9홀 경기’를 활성화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NGF의 통계에 따르면 카트비를 포함한 9홀 그린피는 23달러(약 2만4000원), 18홀은 52달러였다. ‘넥스트젠골프’ 등 젊은 골퍼의 확보에 주력하는 단체들은 “젊은 세대에 맞게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는 ‘퀵 골프’, 홀 크기를 피자 크기(지름 12인치)만큼 크게 만들기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골프 업계는 25세 동갑내기인 로리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 같은 젊은 골프 스타에 대한 기대도 크다. 특히 이들의 활약이 ‘골프는 시간 많고, 나이 많은 늙은이의 스포츠’란 인식을 개선하고 젊은 세대를 골프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 예찬론자들, “골프를 오해하지 마라” WSJ가 ‘골프의 위기’를 보도하자 독자 투고란에 골프 예찬론자들의 반론이 곧바로 올라왔다. 애틀랜타에 사는 로슨 글렌 씨는 “골프는 원래 배우는 데도, 실제 경기를 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든다. 세상의 가치 있는 일들이 대부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골프로 맺은 관계들은 더욱 의미 있고 더 오래간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필립 존슨 씨는 “골프는 게임이지, 스포츠가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농구나 테니스처럼 스태미나 혹은 힘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당구나 체스처럼 정확성과 능숙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존슨 씨는 “골프는 3시간 넘는 동안 골프 클럽을 80회 안팎 휘두르는 게 운동의 전부”라며 “18홀 다 돌고 맥주 한잔하는 ‘19홀의 유혹’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중년 남자의 나온 배를 ‘골프 배’라고 부르기도 한다. 10대 고교생인 맬러리 브렛슨 양도 골프 옹호론자다. 학교 골프팀의 일원인 그녀는 “골프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나는 70대 중반의 할아버지와도 동반 라운딩을 한다. 우리 집안 모두가 골프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중년기, 한국은 청년기, 중국은 유아기 일본 역시 경기 침체, 고령화 등의 이유로 몇 년째 골프 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다양한 레저 활동에 몰두하는 젊은 층이 골프장을 향한 발길을 끊은 것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는 내년 3월 말까지 ‘골프 20’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0세가 되는 청년들에게 골프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다. 이 캠페인에 따르면 1994년 4월 2일부터 1995년 4월 1일에 태어난 사람은 신청을 통해 골프장 9홀 무료 라운드, 골프 연습장 1시간(공 100개) 무료 이용, 렌털 클럽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는 ‘20세 청소년은 미래 일본 골프계를 담당할 주역’이라는 슬로건까지 내세웠다. 국내 골프 상황은 미국, 일본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2004년과 2013년의 연령대별 골프장 이용 횟수를 비교하면 20대와 30대는 늘어난 것으로 드러난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까지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는 10년 전 3.7회에서 5.1회로 증가했다. 50대와 60대의 이용 횟수는 평균 3회 가까이 줄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중년 이상의 골프 인구가 여전히 청년층보다 많기는 해도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선진국 골퍼의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는 미국이 17∼18회, 일본이 13회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올 상반기 골프장 내장객은 줄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일과 주말 비수기 시간대 입장료 대폭 할인 정책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젊은 계층의 골퍼들이 꾸준히 골프장을 찾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토털 골프 문화 기업 골프존이 올해 초 IPSOS코리아와 전국 15개 시도의 20∼59세 성인 남녀 5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서도 30대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골프 저변이 확대된 것으로 나왔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가 유행하면서 실제 골프장 라운드로 연결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패턴은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현상이라는 게 골프 산업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조사에서 지난해 연령대별 신규 골퍼는 20대(26.7%)와 30대(35%)가 두드러졌으며 50대(5.4%), 60대(2.1%)는 미미했다. 20, 30대가 필드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골프장과 용품 업체들도 이들을 타깃으로 삼아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드레스 코드를 완화해 반바지 라운드를 허용하거나 악천후에서는 플레이한 홀까지만 그린피를 지불하는 ‘홀별 정산제’, 요일과 시간대에 따른 탄력 요금제 등을 도입해 젊은 층의 호평을 받았다. 인터넷이나 공동구매를 통해 부킹 문제를 해결하고 저렴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늘었다. 젊은 층의 골프 인구 증가는 올 시즌 황금기를 맞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갤러리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베어즈베스트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한국여자오픈은 4만 명 가까운 관중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흥행 열기는 KLPGA투어에 탄탄한 실력과 외모까지 갖춘 어린 스타들이 쏟아지면서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어르신들을 위한 무대라는 평가 속에 인기가 떨어졌다. 새 얼굴이 드물었고 한국을 비롯한 호주, 스웨덴 출신의 이방인들이 지배했던 탓이다. LPGA투어가 인기를 회복한 데는 폴라 크리머, 미셸 위, 렉시 톰프슨 등 20세 전후의 미국 출신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팬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이유도 있다. 국내 골프 용품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골프웨어는 전통적인 중후한 느낌에서 벗어나고 있다. 패션성과 기능성이 강화된 스타일이 30, 40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프로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 소재, 디자인, 패턴에서 만족도를 높인 덕분에 ‘나도 선수처럼 입고 싶다’는 젊은 주말 골퍼들의 환영을 받았다. 타이틀리스트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점의 월 매출액은 의류 2억5000만 원을 포함해 3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눈에 띄는 옐로, 블루, 네이비, 레드 등 원색의 골프 웨어와 골프화도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골프 산업의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녹색 아편’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에서 골프는 서방 자본가의 퇴폐적인 스포츠로 낙인 찍혀 외면 받았다. 1984년 광둥 성 중산온천 인근에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섰다. 30년 남짓한 짧은 역사 속에서 중국 골프장은 800개를 넘어섰으며 18홀 기준으로는 1200군데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골프협회는 현재 300만 명 수준인 중국 골프 인구가 2020년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중국의 우수 선수 발굴, 골프 산업 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시욕이 강한 중국 특유의 문화와 귀족 스포츠라는 골프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져 단기간에 부를 축적한 중국 젊은 계층에 골프가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김종석 기자}

    • 201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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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주, 천당과 지옥 사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골프다. 그래서 끊을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지 모른다. 프로골퍼도 마찬가지다. 김효주(19·롯데)의 맹렬한 기세가 한풀 꺾였다. 12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 전날 남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인 61타를 쳤던 김효주가 이날은 첫날 스코어보다 11타나 많은 1오버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133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오후 10시 30분 현재). 이날 2타를 줄인 허미정이 2타 차 2위로 김효주를 쫓았다. 전날 버디만 10개를 낚은 김효주는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4개를 했다. 1라운드에 23개였던 퍼트 수는 29개로 치솟았다. 날카롭던 아이언 샷도 무뎌져 88.3%였던 그린적중률이 66.7%로 떨어졌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효주는 마지막 홀인 9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3라운드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발판을 마련했다. 현장을 지켜본 김효주의 코치인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은 “핀 위치가 까다로워졌다. 전반에는 날씨가 쌀쌀해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었다. 1∼4m 거리의 퍼팅 6개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효주가 첫날 남긴 61타는 LPGA투어 사상 메이저 최저타 기록을 1타 줄인 것이다. 종전 기록은 62타로 핀란드의 미네아 블롬크비스트(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와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2006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1라운드)가 세운 바 있다. 남자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은 63타로 24명이 갖고 있다. 박인비는 1타를 잃어 중간 합계 1언더파 141타를 기록했다. 손목 부상으로 5주를 쉬고 돌아온 미셸 위는 1라운드 13번홀까지 버디 1개에 더블 보기 2개, 보기 2개를 기록한 뒤 기권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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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 D-7]‘대표 은퇴 → 복귀’ 세 번째… 왼손에 꽉 쥔 라켓

    30대 중반에 다시 달게 된 태극마크가 소중해 보였다. 띠동갑 차이도 더 나는 어린 후배들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연방 셔틀콕을 날리고 있는 그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11일 인천 아시아경기 배드민턴 경기장인 계양체육관에서 만난 이현일(34·MG새마을금고)이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던 그는 6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간청에 따라 다시 태릉선수촌에 들어왔다. 왼손잡이로 단식 전문인 그가 한국이 금메달을 노리는 남자 단체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앞서 두 번이나 대표팀을 떠났다 합류한 이현일은 “나를 불러준다는 건 내 실력을 인정해준다는 건데 영광이다.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 박주봉 감독은 “현일이의 가세로 한국의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현일은 한국체대 시절인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도 받았다. “12년 전에는 내가 거의 막내였다. 그때 형들이 잘 끌어준 덕분에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번에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어깨가 무겁다.” 이현일에게 이번 아시아경기는 네 번째 무대다. 부산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노골드였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강한 이유다. 이현일을 비롯한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주부터 실제 경기장에서 코트 적응 훈련을 하며 막바지 컨디션 점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현일은 “에어컨을 켰을 경우 셔틀콕이 공중에서 날리는 현상이 있다. 미리 대비하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용대와 유연성을 비롯해 남자 복식 3개조가 탄탄한 만큼 단식에서 힘을 내주면 충분히 금메달을 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일은 소속팀 MG새마을금고에서 트레이너 한 명을 대표팀에 파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기도 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훈련 강도가 높아지는데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것 같아서 회사에 요청을 했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현일이가 코트 안팎에서 선수 이상의 역할을 해준다. 오랜 경험으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10년 전 이현일은 남자 대표선수로는 처음 귀걸이를 하고 등장했다. 개성이 강했던 20대를 지나 어느덧 5세 된 딸을 둔 가장이 된 그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철없던 때였다. 요즘 후배들은 참 착한 것 같다”며 웃었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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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감독들, 신인 꼽으라면 온통 “이승현”

    프로농구 감독 7명이 일제히 “승현이”라고 말했다. 17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가 나오면 누구를 지명하겠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였다.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감독 7명이 이구동성으로 지목한 최대어는 고려대 이승현(22·사진)이었다. 197cm의 포워드인 이승현은 골밑과 외곽 플레이에 모두 능하며 왼손잡이라는 희소성까지 지녔다. 최근 끝난 대학농구리그에서 그는 고려대를 2년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연세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국가대표 차출로 빠진 센터 이종현의 공백을 메웠다. 대표팀에서 이승현을 지도했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약점이던 외곽 슛 보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우려는 자세가 진지한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모비스, 준우승팀 LG, 오리온스에 1순위 지명권을 양도한 KT를 제외한 7개 구단이 이번 드래프트에서 이승현을 노릴 수 있다. 오리온스의 지명 확률은 25%로 가장 높으며 나머지 6개 구단은 12.5%다. 호주에서 전지훈련 중인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이승현은 슈팅거리가 길고 볼배급도 잘한다.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이승현을 영입한다면 우리가 구상하는 가드 1명, 포워드 4명의 농구를 완성해 높이와 스피드의 두 토끼를 잡게 된다”고 말했다. 인삼공사 이동남 감독은 “이승현에게 무게가 실리지만 군입대한 오세근과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역대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주성, 하승진 등의 대어를 줄줄이 낚았던 허재 KCC 감독이 ‘신의 손’으로 다시 이름을 날릴지도 관심거리다. 허 감독의 아들인 연세대 허웅도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의 문을 두드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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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아시아경기 D-8]北 선발대 11일 입국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 273명 가운데 선발대 94명이 11일 고려항공의 TU-204기를 이용해 평양공항을 떠나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이날 오후 7시 10분 인천공항에 입국할 예정이다. 94명의 선발대에는 장수명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와 임원, 심판, 의료진 등이 포함됐으며 선수는 남자 축구 20명, 여자 축구 18명과 조정 8명(남자 4명, 여자 4명) 등이다. 북한 선발대는 입국 후 인천 남동구 아시아경기 선수촌으로 이동해 입촌 절차를 마친 뒤 첫날밤을 보낸다. 축구는 북한의 강세종목으로 19일 대회 개막에 앞서 사전경기로 조별리그를 치르게 돼 맨 먼저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북한 남자 축구는 15일 오후 5시 중국과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북한 여자 축구는 16일 오후 5시 베트남과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273명의 선수단(선수 150명)을 파견하는 북한은 11일을 시작으로 16일(87명), 19일(33명), 22일(41명), 28일(7명) 등 5개조로 나뉘어 인천에 도착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선수와 지도자, 기자 등 10명은 일본에서 오게 되며 리히텐슈타인의 파두츠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 박광룡은 현지에서 이동한다. 북한 선수단은 28일과 10월 5일 평양으로 돌아간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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