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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스미싱(문자사기), 보이스피싱(전화사기)의 진원지로 늘 중국이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폭발적인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국의 치안력 때문에 ‘중국발 사이버범죄’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뉴스포털 시나닷컴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이 사이버범죄와 개인정보유출로 입은 피해액은 총 2890억 위안(약 51조 원)에 달한다. 사이버범죄 건수는 한 해 10만 건을 넘어 11만 건 이상씩 일어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실제로 중국 칭다오(靑島)와 옌지(延吉) 일대에서 해커조직을 만났다는 한국인 사업가 장모 씨와 접촉했다. 그는 26일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어떤 식으로 중국에서 사이버범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세세히 설명했다. 장 씨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 등 무역을 중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장 씨는 “중국 옌지 일대는 중앙시장을 경계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뉜다”며 “북쪽 지역은 북한 보안원뿐만 아니라 질이 좋지 않은 조선족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의 활동무대는 주로 옌지 중앙시장 북쪽 지역이다. 해커들의 본거지는 밖에서 보기에는 일반 오피스텔이나 PC방처럼 생겼다는 게 장 씨의 설명이다. 장 씨는 “찻집에서 해커들을 만나 사무실로 함께 들어갔는데 오피스텔처럼 생긴 방 안에 또 내실이 있고 4, 5명 정도가 컴퓨터 여러 대를 켜놓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대학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던 장 씨는 “컴퓨터 모니터에 오가는 화면들을 곁눈질로 쳐다봤는데 한국의 어떤 사이트에서 정보를 추출해 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대부분의 해킹 조직에는 한국인이 1명씩 끼어 있고, 필리핀이나 인도에서 온 해커들도 상당수 있다”며 “조직 중간 지도부는 주로 조선족이나 한족, 맨 위에 한국인이 있다고 해커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선양(瀋陽)에 파견 나가 있는 한 한국 경찰은 중국 사이버범죄 조직의 본거지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본거지를 한국 경찰이 찾아가도 중국 공안이 조사를 허락하지 않아 조사를 할 수가 없다”며 “중국 공안이 해커 조직을 붙잡아도 체포 경위 등은 한국 측에 일절 설명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이버범죄 단속이 강화되더라도 중국에 있는 범죄 조직들은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는 게 개인정보 브로커들의 얘기다. 중국 공안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범죄 조직이 쓰는 전화와 통장이 모두 대포고 사무실도 최소 6개월에 한 차례씩은 옮겨 다니기 때문에 꼬리를 밟힐 염려가 없다고 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삼성이 최근 채용제도를 개편하면서 신설한 ‘대학 총·학장 추천제’의 할당 인원을 각 대학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별 할당 인원을 놓고 지역이나 전공 등에 따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주요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는 삼성의 총장 추천제에 대한 비판 글이 속속 올라왔다.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는 “대학교마다 취업 할당 인원을 통보하고 그에 맞춰 납품하라는 듯한 태도가 어이없다”며 추천제 보이콧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밖에 온라인상에서는 ‘삼성이 재단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균관대에 가장 많은 추천권을 줬다’, ‘여대와 호남 지역 대학은 차별받았다’, ‘지나친 이공계 쏠림 현상이다’ 등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이날 “총장 추천제를 둘러싼 오해가 많다”며 해명에 나섰다. 삼성그룹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115명으로 가장 많은 추천 인원을 배정받았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가 각각 110명,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는 각각 100명의 추천권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출신 대학을 조사해 입사 비율이 높은 학교 순서대로 추천 인원을 할당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산학협력 학과를 운영 중인 성균관대에 많이 배정된 것일 뿐 재단 운영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성균관대에 휴대전화학과와 반도체학과를 설치해 운영 중이고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경북대, 인하대 등과 산학협력을 맺었다. 여대와 호남권 대학의 배정 인원이 적은 것 역시 기존 입사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학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대 중에서는 이화여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확보했고, 숙명여대(20) 서울여대(15) 덕성여대(10) 순이었다. 호남 차별 논란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인도나 러시아에서도 인재를 데려오는 시대에 호남이라고 차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도체, 휴대전화 업종 특성상 이공계 수요가 많은데 경북대, 부산대 등 영남 지역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같은 이공계 관련 학과를 특화시켜 많은 졸업생을 삼성에 입사시켜 왔다”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은 “대학 총장 추천을 곧 삼성 입사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총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은 서류전형만 면제받을 뿐 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에서는 아무런 특혜를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은택 기자}
동양그룹의 사기성 어음 발행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동양그룹 계열 건설부문 전 대표이사 A 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 오전 11시경 강원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의 한 주택에서 A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발견 당시 방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술병과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경찰은 시신에 별다른 흔적이 없고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 검찰에서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2005년 초 미국에서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인 패리스 힐턴과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휴대전화 번호와 집 주소가 인터넷에 유포됐다. 2004년 10월 미국 신용정보 회사인 초이스포인트가 해킹을 당하면서 유출된 개인 정보였다. 당시 유명 인사들을 포함해 14만 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갔고 800여 명이 자신의 명의로 만들어진 위조 신용카드 때문에 피해를 봤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고객 정보 보안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들어 초이스포인트사에 ‘징벌적’ 벌금 1000만 달러(약 106억 원)를 부과했다. 고객에게는 500만 달러(약 53억 원)를 물어 주도록 했다. KB국민, NH농협, 롯데카드 3사의 이번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주민등록번호와 카드번호 등 10개가 넘는 개인 정보를 털린 직장인 김준희 씨(28·여)는 “화는 나는데 이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누가 왜 내 개인 정보를 빼 가는지, 어디에 쓰려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른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일상처럼 벌어지면서 시민들은 어지간한 정보 유출 소식에는 둔감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처럼 개인 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회사에는 ‘징벌적’ 벌금과 손해 배상 등 강력한 법적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역대 주요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을 통해 정보 유출에서 악용까지의 흐름을 분석했다.○ 누가 어떻게 빼냈을까 2011년 8월 삼성카드 고객 정보 47만 건이 유출됐다. 고객 정보는 대부 중개업체로 넘어가 대출 광고에 이용됐다. 대부 업체에 돈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긴 범인은 삼성카드 직원이었다. 반면 같은 해 발생한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은 외국인까지 합세한 외부 해커 조직의 소행이었다. 정보 유출 범죄는 크게 정보를 보유한 조직의 내부인과 외부인의 범행으로 나뉜다. 내부인은 정보가 저장된 장소를 잘 알고 접근하기에 유리하다. 반면 해커 조직과 같은 외부인은 경찰 수사망에 쉽게 잡히지 않는다.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수사팀 허민구 수사관은 “해커조직의 서버가 중국이나 홍콩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적으로 수사 공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때론 정보가 담긴 저장장치를 통째로 빼돌리기도 한다. 2011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구형에서 신형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ATM 내부의 하드디스크들이 통째로 사라졌다. 사라진 하드디스크는 자그마치 450개. 고객 금융 정보 2000만 건이 담겨 있었다. 기기 교체와 함께 폐기됐어야 했지만 ATM 운송·폐기 업체 대표가 하드디스크를 파기하지 않고 빼돌려 고객 정보를 유통시킨 것이다.○ 유출된 정보들, 어디에 쓰였나 유출된 개인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는 1994년에 일어난 일명 ‘지존파 사건’이다. 조직적으로 연쇄 납치 살해 범행을 저질렀던 ‘지존파’는 브로커를 통해 현대백화점 우수 고객 1200명의 명단을 빼냈다. 이들은 명단에서 범행 대상을 골라 납치해 살해했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개인 정보 자체가 ‘돈’이 되기 시작했다. 보험사 고객 정보는 보험 만기일이 다가오는 고객에게 신규 가입을 권하고,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데 쓰였다.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는 대부 업체 손에 넘어가 대출 광고에 이용됐고, 대출이 성사될 때마다 해커 일당은 건당 수수료를 챙겼다. 서울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이양주 팀장은 “여러 명의 ID를 빼낸 뒤 다른 사람의 ID로 상품 구매 후기 등을 남겨 소비자를 유혹하는 이른바 ‘입소문 내기’에 개인 정보가 악용된 사례도 있다”며 “해커들이 쇼핑몰 운영자에게 e메일을 보내 정보 구입 의사를 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일본에선 회사 책임 엄격히 물어 2008년 중국 해커 조직에 회원 1800만 명의 정보를 해킹당한 경매사이트 옥션은 아무런 배상 책임을 지지 않았다. 반면 내부 직원 소행으로 밝혀진 엔씨소프트(2005년), 국민은행(2006년) 등의 사례에서 법원은 회사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처럼 한국은 정보 유출이 회사 내부자의 범행일 때만 회사 측 배상 책임을 인정해 왔다. 하지만 일본은 외부 해커의 소행인 경우에도 회사 측의 정보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2004년 일본 최대 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야후BB의 고객 8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해커 일당이 다른 곳에 고객 정보를 넘기기 전에 경찰에 붙잡혀 2차 유출은 없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고객들에게 40억 엔(약 40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이은택 nabi@donga.com·강은지 기자}

2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롯데카드 센터. 대기 순번표를 뽑자 801번이 찍혔다. 평소 한산하던 센터 안은 150여 명의 고객들로 가득 찼다. 롯데카드 센터의 대기인 번호는 하루 최대 300번 남짓이지만 이날은 1000번을 넘었다. 한 고객은 “낮 12시 전에 왔는데 세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고객들은 “콜센터가 전화를 안 받아 직접 찾아왔다”고 소리치며 항의하는 등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20일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 피해 여부를 주말에 확인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해당 카드사와 은행들은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카드사 홈페이지와 콜센터는 접속자가 폭주해 마비되기도 했다. ○ “못 믿겠다” 성난 고객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지점마다 평상시와 달리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고객으로 북적였다. 대부분은 주말에 카드 정보 유출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카드 재발급을 받으려는 이들이었다. 오전 10시경 국민은행 명동지점을 찾은 변현모 씨(46)는 “보이스피싱 등이 걱정돼 아예 결제 계좌를 해지하러 왔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은 해당 카드사와 은행을 “더는 못 믿겠다”며 예금을 빼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위대선 씨(52)는 “계좌에 있는 모든 돈을 이번에 사고가 안 난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서대문점에서 만난 안남신 씨(40)는 “이 정도 피해를 주었으면 지점에서 나와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일하는 모습이 괘씸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 카드사 홈페이지와 콜센터도 마비 피해자들의 문의 전화가 카드사 고객센터로 몰리며 20일 오전 한때 ‘1588’로 시작하는 지능망 서비스 전체가 불통되기도 했다. 지능망 서비스는 고객이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해당 기업의 가장 가까운 콜센터로 연결하는 기능이다. KT 측은 “평소 지능망 시간당 이용 통화 수는 약 7만 건이었으나 은행 문이 열리자마자 평소의 8배 이상으로 늘어나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카드사 홈페이지도 한때 접속이 되지 않았다. 유출 피해를 확인하려고 접속한 고객들은 접속 지연에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회사원 김모 씨(29)는 “카드대금이 연체될 때는 하루 수십 번도 잘도 전화하더니 자기들이 잘못을 저지르니까 전화도 안 받는다”고 말했다. ○ “2차 피해 보았다” 주장 잇따라 나와 이번 유출 사건과 관련해 2차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금융 당국과 카드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카드사 민원센터에는 “스팸 문자와 대출 전화가 급증했다”는 고객 항의가 빗발쳤다. 롯데카드 고객 A 씨는 19일 오후 갑자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5000원 결제 문자가 뜨더니 10분 간격으로 여러 번 추가 결제 문자를 받았다며 이번 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2차 피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해당 고객이 본 피해는 과거에도 여러 번 발생했던 ‘구글 아이디 해킹’에 따른 사건”이라며 “이번 유출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보 유출에 따른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도 시작됐다. 강모 씨 등 130명은 20일 3개 카드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이은택·정호재 기자홍유라 인턴기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안하늘 인턴기자 고려대 영문학과 4학년}
연예인 에이미(본명 이윤지·32)의 성형수술비 등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된 춘천지검 전모 검사(37) 측이 성형외과 원장 최모 씨(43)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 검사의 변호인인 임신원 변호사는 19일 “전 검사가 최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성형외과 전 직원 김모 씨로부터 협박을 당했다”며 “이 때문에 전 검사가 수천만 원대 금품을 김 씨에게 제공했고 검찰도 이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이 여성이 고소하는 과정에서 최 씨의 휴대전화를 받아 살펴보다가 전 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발견한 뒤 전 검사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20일 전 검사를 접견한 뒤 구체적인 협박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 고위간부의 동생인 최 씨는 지난해 8월 병원에서 김 씨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해 잠들게 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최 씨가 성폭행 고소사건을 수사한 담당 경찰관과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다른 경찰관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최 씨를 고소한 김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경찰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사건을 담당하는 김모 경사가 최 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라 편파수사가 우려된다”며 “최 씨의 과거 프로포폴 관련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이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경찰은 담당 경찰관을 교체했다. 한편 전 검사와 연인 관계라고 밝힌 에이미는 19일 자신의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친구의 신고로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가족을 통해 에이미의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미는 18일 채널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누가 뭐라 해도 (전 검사는) 나를 살려준 사람, 제일 힘들 때 곁에 있어준 사람이다”라며 전 검사와 연인 관계임을 분명히 했다.장관석 jks@donga.com·이은택·채현식 채널A 기자}

“이렇게 살아버리니… 더 답답해.” 김모 할머니(70)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한숨쉬듯 토해냈다. “죽었어야 했다”며 덜덜 떨리는 왼손으로 가슴께를 쳤다. 13일 오전 3시, 전날 기도원에 다녀온 김 할머니는 화장실에 있는 살균소독제 락스를 마셨다. 토하고 구르는 할머니를 건넛방에서 자던 막내아들이 발견하고 병원으로 모셔갔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여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파킨슨병과 치매 등 장기 투병이 필요한 병마(病魔)는 단순히 몸만 괴롭히지 않는다.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끊임없는 고통을 준다. 경제적 타격을 주면서 자살, 살인 등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게 해 끝내는 가족을 해체시키기도 한다. 병마의 위협에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 “죽지 못해 답답해” 3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할머니는 아파트 계단을 청소하며 3남 1녀를 키웠다. 자식들은 건강하게 자라줬지만 다들 형편이 어렵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막내아들도 작은 용달차로 그때그때 운송업을 하며 벌이를 한다. 지난해 여름, 할머니는 이석증(균형감각을 담당하는 귓속 세반고리관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갔다가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몸무게는 반년 만에 10kg이 빠졌고 점점 왼쪽 손과 발의 떨림이 심해졌다. 당뇨와 고혈압도 할머니를 괴롭혔다. 지난해 말 집주인이 3000만 원인 전세금을 4000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하면서 할머니는 ‘내가 자식에게 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락스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복도에서 아들이 병원비를 걱정하는 통화를 할 때마다 “죽지 못해 답답해”란 말만 되풀이했다. 김 할머니는 부양능력이 있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병마는 가정을 통째로 흔든다 “끝나지 않을 터널을 걸어가야 하는 숙명이죠.” 강민상(가명·29) 씨는 불치병 환자 가족으로 12년째 살고 있다. 강 씨가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그 뒤 서울 중위권 대학에 입학한 강 씨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빚을 져야 했다. 아버지의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집까지 팔아야 했던 가정형편상 도무지 학비를 마련할 수 없었던 것. 대학 4년 동안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 2700여만 원을 안고 사회로 나왔다. 결혼을 생각했던 여자친구는 사지가 마비된 채 집에 누워만 계시는 아버지가 있다는 말에 그를 떠났다. 병마의 고통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급습해 삶을 흔든다. 지방에서 부군수를 지내고 퇴직한 정철목(가명·82) 씨는 2000년 막내아들(43)이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15년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시 지방에 살며 막내아들의 두 살배기 손자를 보는 낙에 살았던 정 씨 부부는 서울로 급히 집을 옮겨 대형병원들을 전전했다. 하지만 막내아들은 눈만 껌뻑일 뿐이었고 며느리는 3년 만에 손자를 데리고 떠나며 인연을 끊었다. 정 씨 부부는 10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인 막내아들을 집에서 간병하다가 심신이 지친 탓인지 지난해 가을 나란히 암에 걸렸다. 14일에는 10여 년째 지병으로 고통 받던 부부가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장기투병으로 심신이 미약해진 상태에서 기약 없는 투병 생활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후 강북구 미아동 자택에서 손목을 칼로 그은 채 쓰러져 있는 임모 씨(67)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 옆에는 임 씨의 부인 채모 씨(67)가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임 씨는 병원으로 실려 가는 구급차에서 “오랫동안 아프고 힘들어 아내와 같이 죽으려 했다”고 말하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임 씨는 신부전증, 채 씨는 허리디스크로 10여 년 동안 극심한 고통을 앓아온 데다 3년 전에도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걸로 알려졌다. ○ 장기투병 지원, 여전히 부족하다 이처럼 장기 투병을 하는 가정,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경우에도 의료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병원에 갈 필요가 있지만 치료를 포기하는 비중’은 4.8%인데, 그중 72.6%가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 걸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어도 의료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다. 가족을 치료하기 위해 전전하다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의료비 지출로 빈곤가구(소득이 중간수준의 절반 미만인 가구)로 전락한 비율이 0.3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높다. 김민영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사무국장은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재난적 의료비’(가구당 평균 의료비 부담이 소득의 10%를 초과하는 경우) 지원 제도가 있지만 특정 질병에만 지원된다는 허점이 있다”며 “환자 처지에서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은지 kej09@donga.com·이은택·조동주 기자}
체포영장이 발부돼 은신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가 조만간 경찰에 자진 출석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사무실과 조계사, 민주당 당사 등지에 머물고 있는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 13명이 이르면 13일 오전 경찰에 자진 출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내부에서는 이미 자진 출석 방침이 결정됐고, 임시 지도부 체제 전환 등 후속 대책에 관한 논의만 남아 있다고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만약 김 위원장 등 지도부가 경찰에 출석해 체포되거나 구속되면 노조 지도부는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된다. 노조 지도부 신병처리 문제가 정치권에서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더는 은신하고 있을 이유가 없고, 사측과의 대화도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마냥 버티고 있기 막막하다”는 분위기가 많다는 것. 최근 자진 출석한 노조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된 것도 노조 지도부가 자진 출석 쪽으로 가닥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nabi@donga.com·조종엽 기자}

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막리 방광산 자락에 있는 청송여고는 작은 학교다. 전교생 140명에 학년당 2개 학급뿐이다. 지난해 졸업생은 47명. 학부모들은 청송읍 일대에서 대부분 농사를 짓는다. 최근 청송사과가 유명해진 뒤로는 사과 재배로 벌이가 좀 늘었다는 농가도 몇 있다. 이 작은 시골학교가 지난 사흘간 광풍(狂風)의 한가운데에 섰다. 우(右)편향 서술 논란이 일었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이유에서다. 청송여고는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학교에 대한 비난과 옹호가 번갈아가며 쏟아졌다. 학교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취재진이 몰렸다. 학부모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오류 조사 결과를 내놨다. 교학사 교과서는 총 251건으로 다른 교과서보다 2∼4배 오류가 더 많았다. 검정을 통과했지만 집필 과정의 완결성이 다른 교과서에 비해 떨어져 보인다. 사과로 비유하면, 아이들이 먹어도 건강에는 이상이 없지만 가장 맛이 좋고 영양가가 많은 사과는 아닌 셈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저 먹을 수 있는 사과가 아니라 가장 달고 영양가 많은 사과를 먹이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문제는 청송여고 학부모들이 아니라 외부에서 반대하는 이들이 의견을 드러낸 방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진보성향 시민단체, 일부 누리꾼의 방식은 폭력적이었다. 청송여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7일 학교는 마비됐다. 교무실과 교장실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들의 비난 전화가 쇄도했다. 학교 앞에는 ‘친일’ ‘독재 미화’ 등 살벌한 단어를 내건 피켓 시위가 등장했다. 박지학 교장은 기자를 만나 “난생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심장이 벌렁벌렁했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교과서가 편향됐고 불의(不義)하다”며 항의하는 이들의 방식은 정의롭지 못했다. 광풍의 한가운데서 남모르게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은 청송여고 학생들이다. 방학 중에도 학생들은 보충수업을 받으러 등교했고 그때마다 취재진과 낯선 어른들, 비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격했다. 모교를 향해 쏟아지는 온갖 출처 모를 비난의 글들도 읽었을 것이다. 9일 등굣길에 만난 3학년 학생은 “안 좋은 일로 인터넷과 뉴스에 학교 소식이 도배돼서 무서워요. 어떻게든 빨리 해결돼서 학교가 예전처럼 조용해지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사건은 일단락됐고 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학교를 뒤흔든 수많은 사람들은 사라질 테지만 학교는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채 남았다. 이 과정을 지켜본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수업시간에 다시 예전과 같은 눈빛으로 선생님을 바라볼 수 있을까. 다시 밝게 웃으며 교장 선생님께 인사할 수 있을까. 10년, 20년 뒤 학창 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야 할 모교가 상처투성이인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지 곱씹어 봐야 한다.청송=이은택·사회부 nabi@donga.com}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던 철도노조 간부 2명이 법원의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다. 이로써 철도 파업으로 구속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대전지방법원은 8일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조직국장 고모 씨(45)가 낸 구속적부심 신청을 받아들여 고 씨를 석방했다. 9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도 영주지역본부 차량지부장 윤모 씨(47)가 낸 구속적부심 신청을 받아들여 오후 6시 윤 씨를 석방했다. 그동안 철도 파업과 관련해 노조 간부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10명은 기각됐고 고 씨와 윤 씨 등 2명만 발부됐다. 김명환 노조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 13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아직 자진 출석하지 않았거나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교학사가 출판한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해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경북 청송군 청송여고가 9일 오전 교과서 심의위원회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은 8일 본보 기자에게 “9일 오전 학교에서 회의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를 쓸지, 아니면 채택을 철회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저기서 전화도 오고 사람도 오고 죽겠다. 하도 시달려서 이제 사람 만나기가 싫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청송여고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과 경북청송군농민회 회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항의 방문했다. 한편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회의 강종창 위원장(48)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교과서 선정 문제는 반드시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도 위원장인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교학사 교과서가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교과서 채택 사실을 몰랐느냐’며 거세게 항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송여고 관계자는 “사립학교의 경우 교과서를 채택할 때 학교운영위원회에 자문을 하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다만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검토를 거쳐 논란이 된 교과서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청송=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모 씨(58)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자녀를 두고 있었다. 아들은 인기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본명 박정수·31)이고 딸은 영화배우 박인영(32)이다. 하지만 박 씨는 2012년 4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 박 씨는 수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온 아버지(85)를 봉양해오다 지난해 초 어머니(79)마저 폐암 말기와 중증 치매 판정을 받자 주변에 괴로움을 호소해왔다.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된 지난해 초부터는 주변 지인들과의 모임에도 발길을 끊은 채 간병에만 힘쓸 정도로 효자였다. 박 씨가 1995년부터 운영했던 전자부품 수입업체도 경영난에 시달렸다. 자신의 아파트(168m²)를 담보로 6억여 원을 빌렸지만 갚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박 씨에게 연예인 아들과 딸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박 씨는 트위터, 개인 블로그, 미니홈피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녀들의 사진과 소식을 수시로 전했다. 팬들 사이에선 먼저 미니홈피 일촌 신청을 해주는 ‘친절한 아버지’로 유명했다. 박 씨는 2012년 10월 30일 아들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자 훈련 기간 매주 한 차례 애절한 편지를 쓸 정도로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와 박 씨 노부모는 6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동작구 신대방로 아파트 방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간병을 도우려고 함께 살던 박 씨의 외조카는 아침이 돼도 인기척이 없어 박 씨 노부모의 방문을 열어봤다. 노부모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이불을 꼭 덮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 박 씨는 장롱 문고리에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 방 안에선 박 씨가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 “미안하다”고 쓴 유서가 발견됐다. 당초 박 씨는 이날 노부모를 요양병원으로 옮겨 모실 예정이었다. 경찰은 박 씨와 노부모가 5일 오후 11시경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병든 노부모를 간병하던 박 씨가 노부모를 목 졸라 살해하고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특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6일 오후 “이특의 아버지와 조부모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발표해 팬들을 씁쓸하게 했다. 군 복무 중 비보를 접하고 빈소로 달려온 이특은 시종 비통한 모습이었다. 7일 낮 입관식을 할 때에도 검은색 상복을 입은 이특과 유족들은 할 말을 잊은 듯 멍한 표정이었다. 고려대 구로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소녀시대 수영, 영화배우 김효진 등 동료 연예인들이 잇따라 찾아왔다. 빈소를 찾은 박 씨의 중학교 동창 정모 씨는 “박 씨가 2일에도 새해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믿을 수 없다”며 침통해했다.조동주 djc@donga.com·이은택 기자}

서울대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더 빠르게 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 결과가 상용화되면 줄기세포로 뼈, 피부, 장기 등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서울대 정종훈 교수팀(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과 김장호 연구원은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생체모방형 나노지지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나노지지체란 줄기세포가 붙어서 자랄 수 있는 일종의 피부나 표면같이 생긴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은 두께 55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미세한 나노입자들이 이어진 ‘나노 실’이 모여 만들어진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지난해 6월 29일 미국 하와이 학회 출장 중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한 ‘천재 나노과학자’ 서갑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당시 41세)의 마지막 프로젝트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번 연구에서 서 교수는 인간의 피부조직을 닮은 나노지지체 개발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19일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게재가 확정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매매가 번져 가면서 성매매 알선을 전문으로 하는 앱까지 등장했다. 지금까지 앱을 통한 성매매는 주로 채팅 앱에서 이뤄졌다. 채팅 앱은 성매매에 악용되긴 했지만 앱 자체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유포되는 앱은 기존과 달리 사용자와 성매매 업소를 연결해 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업소의 위치,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성매매 여성의 사진까지 내걸고 앱 사용자에겐 ‘화대’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6일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앱 장터)에 접속했다. 검색 창에 성매매와 관련된 단어를 입력하고 검색하자 60여 개의 목록이 나왔다. 대부분 단순한 채팅이나 음란게임 앱이었지만 그중 10여 개는 직접 성매매를 알선하는 앱이었다. 몇몇 앱은 내려받는 동안 주민등록번호 입력이나 별다른 성인인증 과정도 없었다. 취재팀은 이 가운데 앱 하나를 내려받아 실행했다. 초기 화면에 안마방, 풀살롱(룸살롱 성매매), 키스방, 기타 항목으로 나뉜 메뉴가 떴다. 기타로 들어가자 출장 성매매 업소와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목록이 떴다. 각 업소 연락처, 위치, 성매매 조건과 가격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업소 여성의 신체 사이즈와 야한 포즈의 사진까지 나왔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켜자 가까운 거리 순으로 성매매 업소 목록이 올라왔다. 반면 iOS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애플사의 아이폰에서는 앱스토어 검색 결과 성매매 알선 앱이 나오지 않았다. 앱 이용자들의 돈만 챙기고 실제 성매매까지 이뤄지지 않는 거짓 광고인지 확인하기 위해 취재팀은 한 출장 성매매 업소를 골라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남성은 처음에 “잘못 걸었다. 어디로 걸었느냐”고 했지만 “○○앱을 보고 걸었다”고 말하자 태도를 바꿔 “맞다. 위치를 알려 주면 아가씨가 그쪽으로 간다”며 몇 시에 예약할지 물었다. 그는 “선입금(돈을 먼저 계좌로 보내는 것)은 무조건 사기”라며 “아가씨를 만나서 직접 주면 된다. 그 대신 예약 시간 30분 전 확인 전화가 오면 꼭 받아라”고 말했다. 성매매 스마트폰 앱이 넘쳐 나는데도 경찰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취재팀이 서울 지역 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을 찾아가 앱 실행 화면을 보여 주자 “이런 앱은 본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 “신고가 들어온 것도 없어서 수사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앱만으로는 정말 성매매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성매매 현장을 잡아야 성매매 알선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도 “이 앱 같은 경우 알선이라기보다 단순 광고로 보여 성매매특별법상 알선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업소가 적발되면 처벌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앱 개발자나 구글 담당자에게 할 수 있는 강제 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단속을 위한 단서로는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손을 놓고 있다. 방통위는 앱의 유포나 사용을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뉴미디어심의팀 관계자는 “음란한 사진이 첨부돼 있다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하는 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되면 사용자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성인 인증을 받아야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앱의 유포를 막을 대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글 서버 자체가 해외에 있어 강제로 앱을 삭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6일 현재 10여 개의 성매매 앱을 앱당 1000명이 넘는 사용자가 이미 내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인 신모 군(16)은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는 친구들도 대부분 기본적으로 외우고 있다”며 “만약 그런 앱이 있다면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권오혁 기자}

“도로명주소 듣고 출동했다가 사건현장 못 찾아서 다시 지번주소 불러 달라고 했다.”(경찰관 A 씨) “우리 집은 성수동이고 아차산은 한참 먼데 왜 새 집주소가 아차산로인지 모르겠다. 생뚱맞다.”(주부 김모 씨) 도로명주소 제도가 전면 시행된 새해 첫날, 곳곳에서 혼란스러운 풍경이 벌어졌다. 경찰서와 소방서를 비롯한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도로명주소에 적응하지 못해 당황하기 일쑤였다. 경찰서 내부 전산망 등은 과거 지번주소를 새 도로명주소로 바꾸는 자동변환시스템을 갖춘 반면 서울시청 등 관공서에서는 여전히 과거 지번주소를 입력해야만 민원서류 발급기가 작동하기도 했다.○ 경찰도 소방관도 헷갈린다 사건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은 그동안 지번주소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난감해했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출동 나간 경찰이 상황실 근무자에게 무전으로 ‘지번주소로 다시 알려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중랑경찰서 교통조사계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도로명주소로 접수가 들어오면 지번주소를 다시 검색한 뒤 사고지점을 찾아간다”며 “지번주소에는 ‘○○동’의 동 개념이 있어서 대략 위치가 파악됐는데 도로명주소에서는 동이 사라져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소방서의 한 소방관은 “1년간 훈련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많이 불편하진 않다”면서도 “시내의 큰 대로는 도로명주소가 편할 것 같은데, 작은 골목골목으로 들어가면 길이 워낙 많아 도로명주소가 가끔 헷갈린다”고 말했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주소안내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전화로 주소를 문의하자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 중 편한 방식으로 안내해드리겠다”며 선택한 방식으로 답했다. 반면 02-120번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주소를 묻자 서울 광진중학교의 경우 ‘광진구 자양2동 693으로 확인됩니다’라며 과거 지번주소가 날아왔다. 관공서 민원기기 중에는 새 도로명주소를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서울시청 1층에 마련된 무인민원발급기에는 ‘새 도로명주소 입력 시 민원서류 발급불가’라는 알림문구가 적혀 있어 새 도로명주소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 홍보는 많은데 안내자료는 부족 정부는 도로명주소 시행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1일 서울 지역 경찰서마다 시행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민원서류 등을 작성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주소 안내책자 등은 없었다. 교통사고를 신고할 때 작성하는 교통사고 발생상황 진술서도 여전히 ‘○○시 ○○구 ○○동 ○○번지’ 식의 과거 지번주소로 안내돼 있었다. 경찰서를 찾은 김모 씨(32)는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이야 인터넷 검색해서 찾으면 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서투르니 난감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찰이 쓰는 전산망에는 자동으로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바꿔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사건기록을 입력할 때 지번주소를 기재하면 도로명주소로 변환되는 식이다. 반면 경찰서나 지구대나 파출소 안에 비치된 관내지도는 모두 과거 방식의 지번주소로 표기돼 있었다. 한 경찰은 “전국 경찰이 사용하는 지도나 주소자료 등을 모두 도로명주소 방식으로 교체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낯설어하는 시민… 적응기간 필요 시민들은 아직 “낯설다”는 반응이어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주부 김령이 씨(37)는 “1년 동안 집 앞에 도로명주소 안내판이 생겨서 알고는 있다”면서도 “어디 가서 집 주소를 적으라고 한다면 지번주소가 더 익숙해 지번주소를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달동네’에 연탄배달 봉사를 다녀온 대학원생 안진우 씨(31)는 “달동네에도 도로명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좁은 지역에 길이 워낙 많아서 결국 지번주소와 지도로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도로명주소가 사용하기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양천구청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근무하는 이모 씨는 “민원인 입장에서는 불법주차된 차량을 신고할 때 굳이 지번을 알아볼 필요 없이 도로명만 알면 위치를 설명할 수 있어서 익숙해지기만 하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강은지·조건희 기자}

주말인 28일 오후 서울의 심장부인 태평로와 세종로가 불법 시위대에 의해 유린당했다. 이 부근에 있던 시민들은 체감온도로 영하 8.4도의 추위 속에 발이 묶인 채 오도 가도 못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는 처음에는 비교적 큰 충돌 없이 진행됐다. 주변에 174개 중대 1만4000여 명을 투입한 경찰도 서울광장 주변을 전경버스와 경찰 인원으로 봉쇄해 시위대의 불법 도로 점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2만4000여 명(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오후 5시경 결의대회가 끝난 뒤 시위대가 숭례문 방향과 광화문 방향 양쪽으로 해산하면서 불법 시위 조짐이 보였다. 민노총 플랜트건설노조원 1500여 명은 서울광장에서 숭례문 방향 인도를 따라 가다 국민은행 남대문지점 앞 횡단보도에 이르렀다. 오후 5시 20분경 이들은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시청 방향 태평로2가 5개 차로로 진입했다. 시위대는 깃발과 방송용 차량을 앞세워 시청 방향으로 향했다. 노조원들이 먼저 차로로 진입하자 고려대민주동우회, 경희총민주동문회,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등의 깃발을 든 시위대 1500여 명도 이들을 따라 차로에 합세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에게 벽돌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대 3000여 명은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시청역 8번 출구 앞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대치했다. 경찰은 네 차례나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이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오후 6시 55분경이 돼야 자진 해산을 시작했다.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던 또 다른 시위대는 오후 5시 30분부터 태평로1가 일대를 불법 점거하기 시작했다. 시위대 3000여 명은 △서울광장에서 대한문 방향으로 이어져 있는 횡단보도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버스 정류장 근처 전경버스 틈새 △청계광장 소라탑 앞 전경버스 틈새 △일민미술관 앞 횡단보도 등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도로로 진입했다. 차벽과 경찰 인원으로 만든 ‘폴리스 라인’이 무너진 것이다. 이 일대를 단속했던 담당 경찰은 “시위대들이 처음에는 경찰 제지를 우려해 깃발이나 피켓을 들지 않고 일반인인 것처럼 횡단보도 등을 통해 도로로 자연스럽게 들어왔다”며 “이들은 도로를 점거한 뒤에야 서로 깃발을 건네받고 본격적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위대 500여 명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경우회의 집회가 끝난 오후 6시경 집으로 돌아가는 보수단체 회원들 사이에 숨어 있다 갑자기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의 1차 목표는 광화문광장, 2차 목표는 청와대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광화문광장 앞과 일민미술관 앞 횡단보도 등지에 전경버스 등을 설치해 시위대가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하려는 것을 막았다. 불어난 시위대 5000여 명은 ‘청와대로 가자, 박근혜 퇴진’ 등을 외치며 세종대로 일대를 불법 점거한 뒤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곳에서도 4차 해산명령까지 내렸지만 물대포를 쏘는 등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 시위대가 불법으로 태평로와 세종로 일대를 점거하는 바람에 시민들은 영하의 칼바람을 맞으며 오지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날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406번 버스를 기다리던 한모 씨(32)는 “이곳을 지나는 버스가 단 한 대도 오지 않아 수십 명의 시민들이 추위 속에 발만 동동 굴렀다”고 말했다. 이날 민노총 노조원들의 행진을 취재하던 채널A 영상취재 기자가 노조원들에게 폭행을 당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노총 플랜트건설노조원 4000여 명은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사전 집회를 가진 후 오후 2시 47분부터 2개 차로를 이용해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는 서울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촬영하던 채널A 영상취재기자에게 노조원들이 갑자기 “야! 너 종편이지, 찍지 마”라며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 다행히 현장에서 노조원들을 감시하던 경찰관의 만류로 큰 폭행사태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4명을 체포했다. 도로 점거 혐의로 체포된 1명은 조사 후 석방했으며 경찰을 폭행한 3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재 조사 중이다. 경찰은 “채증 자료를 분석해 도로 점거 주동자에 대해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려던 철도노조 간부 1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조합원들을 선동해 불법 파업을 유도하고 코레일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방해 등)로 철도노조 대구기관차승무지부장 황모 씨(46)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황 씨는 28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중구 의주로에서 민노총 집회 장소로 이동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백연상 baek@donga.com·이은택 기자}
서울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적용되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당초 추진했던 문과생의 의대, 치의대, 수의대 교차지원의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 교차지원 허용 방침이 발표된 뒤 일반고와 과학고 학부모의 항의가 잇따르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7일 공식적으로 재검토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27일 “융합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입시제도의 급격한 변화가 학교와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교차지원 허용은 추후 교육여건과 사회 환경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의대, 치대, 수의대를 뺀 다른 단과대에서 이미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달 14일 교차지원 확대안을 발표하자 교육계에선 “교차지원안이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불리하고 문과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외국어고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대의 발표 후 치러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시에서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의 1.5 대 1에서 올해 2.1 대 1로 뛰어올랐다. 반면 이화여대는 이날 문과생의 의예과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2015학년도 입시안을 원안대로 고수하겠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인터넷 기사에 패륜적인 내용의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이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댓글을 음란물로 간주해 처벌하겠다고 나선 건 처음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7, 8월 ‘고종석 사건’ 등 2건의 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한 인터넷 뉴스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의 댓글을 단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백모 씨(25) 등 1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종석 사건’은 지난해 8월 전남 나주시에서 고 씨가 이웃집에 살던 7세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사건이다. 백 씨 등은 당시 “남자의 로망, 로리타를 일개 서민이 즐기다니 부럽다” “여성이란 존재가 성욕 채우는 장난감 아닌가? 장난감 가지고 논 게 무슨 잘못이냐” “어린 나이에 좋은 경험했다” 등 성폭행범의 행동을 옹호하고 피해아동을 모독하는 내용의 음란 댓글을 달았다. 이번 수사는 아동성폭력추방시민단체인 ‘발자국’ 전수진 대표 등 1071명이 악성 댓글을 단 아이디 74개를 고소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다룬 댓글을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해 왔으나 앞으론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아도 패륜적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댓글까지 처벌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대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이사회와 평의원회의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누가 차기 이사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안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현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양강 구도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1년 법인화가 된 뒤 현 오연천 총장은 예외적으로 초대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2014년 7월 20일 오 총장의 임기가 끝나면 총장과 이사장직이 분리된다. 총장이 교수 임명 등 인사권을 가진다면 이사장은 예산 배분 등 ‘돈줄’을 쥔다. 대학 구조개혁도 이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한 예로 중앙대는 박용성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 체제 출범 뒤 교수평가 점수가 낮은 교수에게는 연구실을 몰수하는 등 구조개혁에 나섰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오히려 총장보다 이사장의 권한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정해진다. 현재 서울대 이사진은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년 7월경 새 이사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2일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박 전 회장이 가장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점쳐졌다. 박 전 회장은 196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대 교수를 지냈다. 최근 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사회 내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정 전 총리의 서울대 입성이다. 정 전 총리는 이사회를 견제하려는 평의원회(교수 측)의 전폭적인 지지로 12월 2일 이사회에서 새 이사로 선임됐다. 경제학과 A 교수는 “이전까지는 박 전 회장이 차기 이사장이 될 게 거의 확실했지만 정 전 총리가 등장하면서 알 수 없는 싸움이 됐다”고 밝혔다. 인문대 B 교수는 “박 전 회장의 동생 박용성 회장이 중앙대 이사장을 맡은 뒤 학교에 갈등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며 “서울대도 비슷하게 될까 우려가 컸는데 정 전 총리가 오면서 견제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이사 C 씨는 “정치를 하던 분(정 전 총리)이 서울대 이사장직을 맡는 게 과연 옳은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철도 파업을 지지하는 내용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붙고 ‘철도 민영화 괴담’이 확산되는 가운데 철도 파업과 관련한 플래시몹 행사까지 열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총파업 시작과 촛불집회를 예고한 날과 같은 28일 열릴 예정이라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위터리안 ‘People's sing 플래시몹(아이디 @LesMis_Flashmob)’은 16일 올린 첫 트윗에 ‘레미제라블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민중의 노래를 듣고 있는가)?을 합창하는 플래시몹을 진행한다’며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진행하며 날짜와 장소를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8일 오후 3시 서울역 2번 출구 광장과 부산역 10번 출구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트위터리안이 지정한 노래는 2012년 개봉한 영화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장면에서 봉기한 프랑스 민중이 부른 합창곡이다. 철도 파업을 지지하고 경찰의 민노총 강제 진입 등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의미로 이 노래를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는 한국어로 개사해 행사 당일 공지할 예정이다. 트위터와 오늘의 유머 등 진보 성향 사이트를 통해 플래시몹 공지가 퍼져 나간 뒤 ‘참여하겠다’는 트윗과 댓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과 부산 2곳이던 행사 장소도 광주(충장로 우체국 앞), 대전(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대구(중구 대구백화점 광장) 3곳이 추가됐다 경찰은 이번 행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같은 날 열리는 민노총 집회 및 촛불행사와 연계될 경우 불법 시위로 변질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트위터와 온라인 사이트에는 ‘서울역에서 끝나면 광화문이나 시청으로 이동합시다’라는 등의 글도 올라와 민노총 집회와 결합될 개연성이 크다. 경찰청 관계자는 “적법하게 집회시위 신고를 한 뒤 플래시몹을 하더라도 끝난 뒤 신고된 장소를 벗어나 행진하거나 이탈하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며 “당일 행사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시몹은 e메일이나 스마트폰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수의 사람이 약속 장소를 정한 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모여 약속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처음에는 문화예술이나 우스꽝스러운 행동 등을 주로 했지만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기점으로 일부 플래시몹은 사회 비판적 이슈를 담은 집회의 성격으로 변하기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